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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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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예술 고수들이 펼치는 ‘울타리 굿’ / ‘쟁이’들이 뭉쳤다

    ●타악기·판소리·무용등 예술분야 총망라 타악기 김대환,색소폰 강태환,해금 김영재,판소리 안숙선,사물놀이 김덕수,수벽치기 육태안,무용 남정호 이혜경,지휘자 정치용…. 동양과 서양,전통과 현대로 엇갈리는 이들의 면면에서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자기 분야에서 ‘한가락’하는 인물들이라는 것은 알겠는데,이들을 한데 아우를 단어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20여년 전에는 어떠했을까.당시 소극장 공간사랑은 이런 ‘어우러짐’이 오히려 자연스러웠을 만큼 열린 공간이었다.이곳에 모이던 공연예술가 가운데 외곬으로 자신의 세계에 몰입했던 ‘쟁이’들이 모여서 우리식으로 한바탕 노는 자리가 바로 ‘울타리 굿’이다. 이 ‘울타리 굿’이 오는 10월 벨기에 브뤼셀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찾는다.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는 한국과 EU의 수교 40주년을 경축하고,암스테르담에서는 하멜 표류 350주년을 맞아 ‘하멜의 해’기념 공연을 한다.이에 앞서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내에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울타리 굿’은 1985년 산울림소극장의 개관기념 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려졌다.이후에도 3.5소극장(1987),국립국악원 우면당(1991),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1993) 등이 문을 열 때 등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만 마당이 벌어졌다. ●18일 국립극장 공연… 10월엔 유럽순회 산울림 공연 이후 줄곧 총연출을 맡아온 공연기획가 강준혁은 “언제나 출연진 가운데 몇 사람은 해외에 있고,다른 몇 사람은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을 때가 많았다.”면서 “뭔가 큰 일이 없으면 한데 모이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울타리 굿’은 1998년에는 프랑스 아비뇽축제의 한국 주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도 한 몫을 했다.이번 유럽 공연 역시 당시 아비뇽을 찾았던 벨기에와 네덜란드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으로 성사됐다.유럽 지역에서도 ‘시장성’을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울타리 굿’을 한국의 대표적인 공연 상품으로 육성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기대에 강준혁은 여전히 머리를 흔든다.조건이 아무리 좋으면 뭘하냐는 것이다.출연자를 모을 수 없는데…. 이렇듯 한국 공연예술 가운데 가장 ‘고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울타리 굿’이 유럽 공연에 내건 주제는 ‘세계 평화를 위한 비나리’.이라크전 이후 가장 전쟁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진 한국의 예술인들이 국제사회에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인 셈이다. ‘울타리 굿’은 기본적으로 강준일의 음악과,구히서의 대본,강영걸의 연출이 큰 틀을 짜고,강준혁의 ‘조정과 설득’을 거치면서 형상을 만들어낸다.명인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이들이지만 또 다른 명인들을 만나 새로운 조화의 세계를 체험하고 펼쳐간다.매기고,받고,채워주고,비우고,이어주는 과정에서 무대가 항상 살아 숨쉴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공연 주제 ‘세계평화를 위한 비나리' 이번 공연에서는 농기(農旗)를 하나 걸어놓는 것이 무대장치의 전부다.대신 모든 출연진은 들락날락하지 않고 무대에 앉아 있는다.살아 있는 무대장치인 셈이다.굿의 의미를 살리고자 관람객들의 참여에도 신경을 쓴다.출연진은 객석을 따라 입장함으로써 처음부터 관람객들과의 거리를 허문다. ●무대장치는 농기 하나가 전부 ‘울타리 굿’은 ‘자연과의 동화(Tuned with Nature)’라는 주제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프로젝트의 일부분.‘자연과의 동화’는 ‘울타리 굿’과 ‘산조와 시나위’‘꼭두각시 놀음’으로 구성된다.‘산조와 시나위’는 스위스 제네바·프랑스 낭트·스페인 바르셀로나,‘꼭두각시놀음’은 프랑스 몽펠리에·벨기에 브뤼셀과 앤트워프·네덜란드 헤이그·영국의 런던을 오는 10월 중 각각 순회한다. 한편 ‘울타리 굿’에는 장구의 장덕화와 피리의 최경만,아쟁의 최종관,거문고의 한민택,가야금의 김귀자,대금의 원완철,경기소리의 이금미도 참여한다.신시사이저를 맡은 정치용은 일정이 겹쳐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02)764-6546. 서동철기자 dcsuh@
  • 오피니언 중계석/ 대구 무엇이 문제이고 해법인가

    홍덕률 대구대 교수는 대구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가장 심각하게 집적되어 있는 비극의 도시라고 주장한다.그가 생각하는 대구는 ‘껍데기 선진국의 위험도시’에 불과하다.그래서 “대구는 각성하라.”고 외친다.그러면서도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대구에는 희망이 있고,대구 시민이 떠안아야 하는 역사적 소명이 있다.”고 말한다.모순이 가장 첨예하게 표출되는 곳에서 해법이 찾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홍 교수의 ‘대구,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해법인가’에는 대구 사람이 아니고는 할 수 없을 통렬한 비판이 담겨있다.계간 ‘문학과 경계’ 여름호에 실려있는 그의 글을 요약한다. 192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참사는 250만 대구 시민에게 던진 절규였다.절규를 또다시 외면한다면 대구는 한 줌의 희망조차도 가질 수 없는 도시로 전락할 것이다.무엇을 어떻게 각성하고 어떻게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첫째는 대구의 동맥경화증이다.가장 심한 부위는 정치권이다.대구 정치권에서는 혈액순환도 신진대사도 안 된다.중앙정치에서는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대구정치에서는 없었다.늘 일당독재였다.정치적 지향과 이념이 다른 정당들간의 경쟁과 교체가 없었다.정당 내 혁신도 있을 리 없다. 둘째는 동종교배의 후진적 관계구조다.지역 국회의원만 한나라당 소속인 것이 아니라,지방자치단체장도 그들을 견제할 지방의원도 온통 한나라당이다.정치·행정분야만이 아니다.지역의 유력 언론이나 대학,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견제와 비판이 없다.건강한 문제 제기는 늘 허공에서 맴돈다. 셋째는 ‘수구병’이다.대구의 지배집단은 이념적으로 매우 수구적이다.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공유해 온 산업화 이데올로기와 냉전의식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이다.기존 질서에 대한 맹목적 집착,변화에 대한 저항,현실 안주 등이 대구의 지배집단이 앓고 있는 증상들이다. 대구의 정치,행정,경제,언론,대학에 포진하고 있는 지배집단은 이념적으로만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학연의 고리와 연고주의도 심각하다.예컨대 학교 선후배,고향 선후배,그리고 같은 가문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하고 서로봐준다. 연고주의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대구의 발전을 가로막는 다른 많은 병들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먼저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든다.토론은 없고 집단 내의 끈끈한 정과 소인배식 의리만 판친다.존경받는 어른을 찾기 힘든 것도 연고주의와 무관치 않다. 연고주의는 지역사회 전체의 활력을 죽게 만든다.잘 나가는 연고집단은 활력이 넘치지만,잘 나가지 않는 연고집단은 불만과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공적 조직은 분열되고 힘을 잃는다. 토론과 어른과 활력이 없는 3무(無)의 도시,공(公)은 없고 사(私)만 판치는 도시,술집의 작은 방은 꽉꽉차지만 토론회나 공청회는 늘 썰렁한 도시,지시나 훈계는 넘쳐나지만 정작 토론은 없는 창백한 도시,한 다리만 건너면 두루두루 닿는 연(緣)이 부담스러워 공식적 비판마저 말라버린 도시,이것이 연고주의 문화가 만들어낸 대구의 부끄러운 모습인 것이다. 그러나 대구의 문제는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다.대구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들이 가장 중층적으로 집적된 도시일 뿐이다.‘대구병’의 진단과 처방을 국가차원에서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첫번째 처방은 대구 정치권의 전면적 혁신이다.일당 독재구조,수구이념 일색인 정치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청산되어야 한다.둘째는 지방정부,셋째는 지역 언론,넷째는 지역 대학의 혁신이다.다섯째는 시민의식의 혁신이다.언론과 대학의 혁신은 궁극적으로 지역시민의식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시민의식의 혁신은 다시 지역 정치권과 지방행정의 혁신을 강제해 내는 힘으로 작용해야 한다.파괴적인 지역감정의 늪에서 벗어나 열린 애향심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대구가 국가권력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중앙주의도 이제는 벗어던져야 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옛날엔 저랬구나” 전통의례 재현 ‘풍성’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은 잠들어있던 우리 문화유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외국인은 물론 가족동반의 내국인들에게도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됐다. 수문장 교대의식의 성공에 힘입어 전통의례의 재현이 크게 활발해지고 있다.서울에서는 더욱 다양한 재현행사가 선을 보이고,역사깊은 지방도시로 그 범위를 빠르게 넓혀간다.새롭게 펼쳐지고 있는 재현의례 행사들을 만나본다. ●경복궁 흥례문 ‘임문휼민의’(臨門恤民儀) 조선시대 가뭄이 들거나 홍수가 나면 왕이 친히 궁궐문에 나아가 백성들의 고충을 듣고 곡식을 나누어주며 위로했다.‘조선왕조실록’의 영조 25년(1749년)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하고 자문위원회의 철저한 고증을 받았다.6·9·10월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3시.비가 내리면 다음 토요일로 순연한다.문화재청(042)481-4751. ●경복궁 사정전 상참의(常參儀) 조선 세종조의 궁중조회를 복원했다.6품 이상 신하들이 국왕을 알현하고 부복하는 상참의와 주요 국사를보고하는 조계 등 두가지 절차로 이루어진다.고려시대부터 이어진 의례다.북소리가 울리고 백관이 도열한 가운데 당직 군사들이 시위하는 왕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어 신하들과 국정을 협의한 뒤 국왕이 퇴장하는 것으로 끝난다.10월26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한국문화재보호재단(02)3210-1645. ●서울 인사동 포도대장과 순라군들 포도대장은 조선시대 한성부와 경기도 등 수도권 치안의 책임자이며,순라군은 도둑과 화재를 막고자 도성을 순찰한 군인이다.연기수업을 받은 공익근무요원 18명이 육모방망이에 삼지창,오랏줄로 무장한 채 순라군 행진과 범인체포,재판,형 집행 등의 과정을 재현한다.매주 토요일 오후 2시.종로구청(02)731-1183. ●수원 화성행궁 정조대왕 행차와 수문장 교대의식 화성행궁 행차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내관,상궁 등과 궁중복식 차림으로 봉수당에서 신풍루까지 걸어 나와 수문장 교대의식을 참관하는 장면을 보여준다.수문장 교대식은 화성행궁 정문을 지키는 수문장과 병사,기수단,취타대가 임무를 교대하는 의식을 재현한다.부대행사로 전통 타악기 페스티벌,정조시대 24반 무예전,전통탈춤,태껸시범 등도 펼쳐진다.10월말까지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1시30분.수원화성문화재단(031)246-6067. ●공주 웅진성 수문병 근무 교대식 백제장군복을 입고 장검을 찬 수문장 2명과 호위병졸 24명 등 모두 53명이 참여한다.수문병졸들이 성문을 지키는 동안 호위병졸들이 성곽외벽을 순찰한 뒤 장군에게 순찰결과를 보고하고 막사로 이동하는 장면을 재연한다. 오는 15일에는 살풀이,22일은 1인극 ‘금강의 노래’,29일은 행위예술 ‘호접몽’ 등의 공연이 있고,백제의상체험과 문양탁본,활쏘기,어가체험 등도 할 수 있다.6·9·10월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매시 정각.계룡문화회(041)855-7519. 서동철기자 dcsuh@
  • ‘25년 짝꿍’ 피아노·첼로 앙상블 / 프랑클·커슈바움 내한 오늘부터 4차례 연주회

    첼리스트 랄프 커슈바움과 피아니스트 페터 프랑클이 6∼11일 서울,마산,통영에서 4차례 연주회를 갖는다.두 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과 함께 25년 동안이나 실내악 활동을 함께 한 파트너이다. ㄷ 듀오 리사이틀은 작곡가 윤이상을 기려 오는 11월 첼로 부문이 처음 열리는 ‘제1회 경남국제음악콩쿠르’를 기념하는 무대이다.7일 금호아트홀,10일 마산 MBC홀,11일 통영 시민문화회관 소극장이다.모두 오후 8시. 두 사람은 베토벤의 ‘유다스 마카베우스 주제 변주곡’과 첼로소나타 작품 69,프로코피에프의 첼로소나타 작품 119,윤이상의 ‘7개의 연습곡’ 가운데 ‘돌체’를 연주한다.(02)6303-1919. 서동철기자 dcsuh@
  • 은행나무 아래서 판소리 듣는다

    은행나무 그늘에 멍석 한장. 8일 이명국 명창이 5시간 동안 ‘춘향가’를 완창할 ‘무대’이다.여기에 청중을 위한 막걸리와 떡이 준비된다.19세기 시골장터의 소리마당이 그대로 재현되는 셈이다. ●멍석 펼치고 막걸리·떡도 들어 이 명창은 1999년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의 완창에 나섰다.99년에 ‘심청가’에 이어 2001년에는 ‘수궁가’를 완창했다.‘춘향가’를 서울 성균관대 안에 있는 명륜당 은행나무 아래서 부르게 된 것은 전통적 소리마당을 꾸며보고 싶다는 그의 뜻이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에드워드 캔다 미국 캔자스대 교수의 생각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캔다 교수와 캔자스대 사회복지학과 학생 5명은 지난달 26일부터 박승희 교수의 안내로 효(孝) 문화탐방 여행을 하고 있다.3일과 4일은 경주 남산에 올랐고,5일에는 안동 도산서원과 하회마을을 찾는다.하회를 찾는 것은 서애 유성룡 선생의 제삿날에 맞춘 것.이들은 새벽 1시 시작되는 제사를 참관한다. 지난달 27일에는 전남 영암에 있는 박 교수의 시골집도 방문했다.5대조부터 산소를 돌보고 있는 뒷동산에 올라 예를 올렸고,대청마루에 앉아 계신 85살 아버지에게 마당의 흙바닥에서 절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박 교수는 “효는 인류를 구하는 사랑”이라고 말한다.사회복지란 가정,나아가 공동체가 파괴됐을 때 대체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쉽게 말해 아무리 훌륭한 시설에서 간호사가 도와주어도,가족이 보살펴주는 것과는 삶의 질이 다르지 않으냐는 것이다. 지금 사회복지학은 고통을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닌,행복을 위한 기초로 생각하는 추세.전북 진안의 마이산탑사를 찾았을 때 캔다 교수 일행이 감명깊게 받아들인 것도 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데 들어간 정성 때문이었다. ‘춘향가’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소리꾼이 5시간이나 걸려 한마당을 부르는 데는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지만,이 역시 행복을 추구하는 고통이다. 무엇보다 ‘춘향가’는 고난을 꿋꿋하게 이겨낸 인간승리자가 끝내는 억압자까지 포용하는 줄거리인데,이런 인생의 전환과정을 돕는 것이 사회복지학의 주요한 과제의 하나라는 것이다. 지난 21일 한국에 온 캔다 교수 일행은 한국 여행이 보름을 넘어서면서 식사시간만 되면 “돌솥비빔밥”과 “된장찌개”를 외친다.삭힌 홍어도 없어서 못먹을 지경이다. 그러나 한가지 실패한 것은 재래식 변소 체험이다.서산 개심사와 승주 선암사에서 두 차례나 시도했지만 모두 코를 잡으며 수세식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그러면서도 재래식 변소에서 재와 낙엽과 섞이며 퇴비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장 과학적인 환경보존”이라고 설명하자 머리를 끄덕였다. ●전통문화에서 사회복지 지혜 찾아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 깃든 사회복지 예지를 찾아서’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은 자매결연을 맺은 두 대학의 문화적 학술적 교류 사업의 하나.지난 2001년 안식년을 캔자스대학에서 보낸 박 교수와 캔다 교수의 친분이 이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미국의 아시안 센터가 비용을 대는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 4년 동안 계속된다.캔다 교수 일행은 10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은행나무 아래서 판소리를 듣다’ 공연 문의는 (02)760-0631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서동철기자 dcsuh@
  • 문화부 출범이후 최대 인사태풍

    문화관광부가 출범 이후 최대의 인사태풍에 휩싸이게 될 것 같다.1급부터 기능직에 이르기까지 본부와 소속기관 직원 전원이 대상이다. ●실국장 5명 옷벗는 ‘대학살’ 이창동(李滄東) 문화부 장관은 실국장급 인사를 금명간 단행한다.2급 이상 간부 5명은 물러나는 것이 확정적이다.차관보와 종무실장 등 1급 2명과 문화정책국장,체육국장,예술원 사무국장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1947년 이전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내부적으로는 1948년생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이렇게 되면 한두사람이 더 포함된다.규모도 그렇지만,정책국장과 체육국장 등 선임급 국장들이 떠나는 만큼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그러나 이번 대량 퇴출을 청와대의 ‘코드’에 맞춘 이 장관의 인사로 해석하는 것은 조금 성급한 것 같다.문화부에는 현재 사무관급 이상으로 보직이 없는 이른바 ‘인공위성’이 30여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나이순으로 물러나게 하는 방안도 당초에는 찬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이순은 오히려 직원들의 뜻을 받아들인 데가깝다.능력을 인정받는 이승규 정책국장이 물러나게 된 데는 이 장관도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물러나는 인사들에게는 ‘격에 맞는 자리를 약속’하며 ‘후진들을 위한 용퇴’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진다.따라서 인사태풍은 문화부와 소속기관에 그치지 않고,상당한 후폭풍이 산하단체 등에도 몰아닥칠 전망이다. ●‘과장급 운명’ 신임 실국장 손에 과장급에서 물러날 사람을 가리는 데는 새로 임명될 실국장들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새 실국장이 실시하는 과장급에 대한 하향평가가 결정적인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분이 보장되어 있는 과장급의 퇴출은 쉽지 않다.일단 실국장급처럼 나이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46년설과 47년설이 갈린다.평가 결과 더이상 일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도 포함된다.몇 사람이 나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지만,두가지 케이스를 합쳐 10명을 넘지 않으면 이번 인사의 명분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인사가 모두 끝나도 과장급 이상에 최소한 10명 이상의 무보직자가 남는다.평창의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는 유일한 대안이다. 상당수를 파견형식으로 소화할 수 있다.7월2일 프라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문화부는 이래저래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다. 과장 및 사무관급 인사가 끝나면 6급 이하와 기능직 인사도 대대적으로 단행한다.이미 본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에게 3순위까지 희망 근무부서를 적어내도록 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초대형 야외오페라 2탄 ‘아이다’ 온다

    ‘투란도트’에 이은 또 하나의 초대형 야외오페라 ‘아이다’가 9월18일과 20일 이틀 동안 서울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공연된다. 공연기획사 CnA 코리아는 최근 이탈리아 파르마 왕립오페라극장과 제작진 및 성악진,오케스트라 사용계약을 맺고 2일부터 ‘아이다’의 본격적인 매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1995년 이탈리아 베로나오페라단을 초청하여 같은 장소에서 ‘아이다’ 공연을 추진했지만,예산부족으로 무산된 경험이 있다.이번에는 ‘투란도트’의 성공 분위기에 힘입어 모두 60억원으로 예상되는 제작비 가운데 이미 개인투자 3억원을 비롯한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아이다’는 야외 오페라의 대명사로 불린다.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화려하고 이국적인 의상과 풍물이 눈길을 끈다.이번 공연의 출연진은 지난달 ‘투란도트’ 당시 600여명의 2.5배인 1500여명.코끼리와 말·낙타 등 90여마리의 동물도 등장한다. 개선장면은 이 오페라의 하이라이트.이번에도 이 장면에만 10억원을 쓴다.1000여명의개선행렬이 트랙을 한바퀴 도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유명한 ‘개선행진곡’을 두번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회당 5만개의 객석을 준비한다.표가 모두 팔리면 10만명이 보는 셈.입장권은 가장 비싼 것이 60만원,가장 싼 것이 3만원이다. CnA 코리아는 “‘아이다’의 룩소르 공연이 80만원,‘투란도트’의 자금성 공연이 200만원을 상회한 것을 보면 결코 비싸다고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1588-7890.www.aida2003.co.kr 서동철기자
  • 블록버스터 오페라는 물렀거라 / ‘우리식 무대’ 펼친다

    지난달 ‘투란도트’가 월드컵경기장에서 막을 내리자,가을에는 ‘아이다’가 올림픽경기장 무대에 오르는 등 ‘블록버스터 오페라’가 음악계를 휩쓸고 있다.다행스럽게도 이런 상업적인 초대형 공연에 맞서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조용히 태동하고 있다.작곡가 김영동의 작업과 판소리 명창 안숙선의 구상이 대표적이다. ●한국적 대형공연으로 맞불을 놓는다 김영동은 음악극 ‘토지’를 최근 음반으로 냈다.박경리의 대하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그는 “투란도트나 아이다가 판치는 세상에서 우리식의 음악적 논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서둘러 음반을 냈다.”고 말한다. ‘토지’는 상업적 논리와는 철저하게 반대로 간다.아무도 위촉하지 않은 작업이니,작곡료는 한푼도 없다.반면 음반을 내는 비용은 자비로 충당했다.출연진만 14명에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서울대연합합창단,특별연주자까지 150여명의 연주자가 동원됐다.그로서는 ‘천문학적 액수’가 들어갔다. ‘토지’는 70분 남짓한 분량이다.‘귀에 들리는 노래’가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길상의 노래 ‘그대는 바다입니까’가 대표적이다.‘어디로 갈거나’같은 ‘히트곡’의 작곡가이니 특별한 일도 아니다. 김영동은 칸타타건,오페라건,뮤지컬이건 어떤 장르로도 공연이 가능하도록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가사를 쓴 이승하 중앙대 교수와 2시간 분량으로 늘리는 작업도 하고 있다.국적있는 초대형공연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김영동이 처음부터 ‘블록버스터의 대항마’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 것은 아니다.그는 1994년 ‘토지’ 완간 기념 잔치에서 축하공연을 했을 만큼 박경리와 가깝다.1995년에는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여 ‘토지’의 일단을 선보이기도 했다.거의 10년 가까이 매달린 작업이다. 그는 “이런 정도의 공연을 올릴 수 있어야 문화적 역량이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지않겠느냐.”면서 가을을 목표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철저하게 음악적 순수성을 되찾는다 음악인들이 블록버스터 오페라를 곱지않게 보면서도 현실적으로 해볼 수 있는 별다른 방법은 없다.오로지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작업을 되돌아보는기회가 됐을 뿐이다. 판소리 명창 안숙선이 마이크를 쓰지 않는 공연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반성의 결과일 것이다.장소도 한옥집을 생각하고 있다.판소리 공연의 역사적 전통에 맞는 공간인 데다,대청과 마당 등을 옮겨다니면서 각 대목의 상징성을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판소리 공연장소는 과거 ‘마당’에서 극장으로 바뀌었고,관람객이 늘어나면서 다시 소극장에서 대극장으로 옮겨갔다.스피커의 사용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최근 젊은 소리꾼들이 소리의 공력을 쌓기보다 ‘예쁜 소리’를 내는데 급급해하는 것도 이런 변화의 결과라고 본다. 안숙선을 ‘부추긴’ 공연기획가 강준혁은 상업주의적 공연에 대항하는 방안은 철저하게 처음의 순수함으로 돌아가는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역설적이게도 너무나도 상업적인 초대형 공연이,공연예술계가 순수성을 되찾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오피니언 중계석/‘왜 청소년 참여인가’ 세미나

    협상적(協商的) 민주주의가 있고,성찰적(省察的) 민주주의가 있다고 한다.이해 당사자들이 모여 각각 목소리를 높일 때 협상으로 정리하는 것이 협상적 민주주의라면,사회 구성원들이 전체의 공동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것이 성찰적 민주주의라는 것이다.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가 ‘왜,청소년 참여인가?’를 주제로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청소년 정책 연구 세미나를 연다.기조강연에 나설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청소년의 참여가 성공하려면 질서와 전통을 존중하는 평화적 과정이어야 하며,자신들의 주장과 사회전체의 공동선을 조화시키려는 성찰적 내용이어야 한다.”고 말한다.박 교수의 충고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김형주 청소년단체협의회 연구위원은 청소년뿐 아니라 정책 당국에 할 말이 많다.‘청소년의 참여의 정당성과 필요성’이라는 김 연구위원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들은 지난 연말 대통령 선거를 통해 분출된 새로운 사회로의 요구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청소년관(觀)이나 청소년정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청소년정책은 유감스럽게도 참여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분산되어 있는 청소년 부서들의 눈치보기 속에서 실종되고 있거나 청소년 정책 또한 증보판으로 부분 보완되거나 그것도 밀실에서 급조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땅의 청소년의 인권과 복지의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청소년 참여’라는 세계적 추세이자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않는 지나간 청소년 정책의 증보판은 더 이상 청소년의 권익 증진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또 한번의 실패한 정책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연령차별’이란 용어는 서구에서는 1969년에 처음 사용된 이래 청소년들의 직무나 경험에 대한 토론에서 자주 등장하였다. 청소년들은 ‘전(前)정치적’ 존재로 이해되며 너무도 자연스럽게 서구에서는 18세 이하,우리 나라에서는 20세 이하의 청소년 참정권을 박탈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어떠한 정당도 청소년정책에 관심을 갖거나 청소년의 이해를 대변하려 하지 않게 만드는 꼴이 된다.청소년들이 직무환경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한다.청소년 차별은 작업장에서의 불이익을 주며 이는 청년실업의 장기화가 잘 말해준다. 연령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집단 행동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청소년들은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 가령 필요하다면 20세 이하의 납세자들이 연대하여 참정권을 주지 않으면 납세하지 않을 것을 결의할 필요도 있다.의무는 있으되 권리는 없는 ‘불법적 국가’에 대한 시민의 불복종은 이 시대의 정신이요 진보이기도 한 것이다.청소년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의 일부로 볼 때에만 청소년 정책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 지도자들은 정부와 정치권에 청소년의 권익증진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게 청소년 참여를 진작하는 청소년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증진할 수 있는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아울러 노무현 대통령의 청소년 분야 공약사업이 실현되도록 주목하고 감시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이 기회에 분산되어 있는 청소년 업무가 집중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할 것이며,공약사업 중에 특히 ‘대통령 청소년 특별회의’를 실현시켜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증폭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들도 스스로의 권익을 증대하기 위해 연대해 나가야 한다.청년실업 문제나 ‘선거연령 18세 인하’문제뿐 아니라 대중매체의 연령차별에 대한 감시활동과 지방자치단체에 ‘청소년의회’를 설치하여 청소년 참여의 기회를 증대해 줄 것을 요구하는 활동도 필요하다.무엇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있어 청소년 관련 예산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홍보하는 사업도 결국 청소년들의 몫이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전시 리뷰 / 중앙박물관 ‘통일신라’ 특별전

    ‘부처님의 나라’는 영화관처럼 어두컴컴했다.최고(最古)의 목판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란다.그러나 빛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의 희미함조차 다라니경에는 치명적이다.31일까지만 선을 보이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다라니경을 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통일신라’특별전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을 한 자리에 모은 최초의 종합적인 전시회다.이런 의미를 뒷받침하듯 국보·보물 10건을 포함하여 통일신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유물 500여점이 출품됐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사진)가 관람객을 압도한다.신라는 551년에 백제와 연합하여 고구려로부터 한강 하류를 빼앗았다.진흥왕은 555년 북한산을 순행했는데,이 비는 이 시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한다.특별전은 6개 부분으로 나눠져있다.북한산 순수비는 제1부 ‘통일로 가는 길’의 도입부에 해당한다.통일 이전 신라의 영역이 가야지역과 한강유역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2부 ‘중앙과 지방’은 최근 경주를 벗어난 지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진 발굴조사의 성과가 반영됐다.당나라식 허리띠의 분포는 통일신라가 도입한 중국의 복식이,새로운 국가 운영을 위하여 관료제를 정비함에 따라 어떻게 지방으로 퍼져나갔는지를 보여준다.제3부 ‘생활문화’는 ‘술 석 잔을 한번에 마시기’ 등의 벌칙이 새겨진 주사위와 다산과 풍요의 상징인 남근 등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제4부 ‘부처님의 나라’로 들어가는 길은 양지(良志)가 만든 녹유사천왕상전돌이 장식하고 있다.이곳에는 숙수사지 금동보살좌상을 비롯한 10여점의 소형 금동불이 전시됐다. 제5부 ‘국제감각과 대외교류’는 서역인을 닮은 문관상(文官像)과 중국도자기의 분포를 통하여 통일신라가 새로운 외래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음을 보여준다.6부 ‘호족의 성장과 후삼국’은 새로운 호족세력의 등장과 이들의 의식구조와 부합하는 선종으로 대표되는 사상계의 변화를 다루었다.지난 27일 중앙박물관에서 개막된 ‘통일신라’전은 새달 29일까지 계속된다.이후 경주박물관에서 7월29일부터 9월14일까지 열린다.(02)398-5120. 서동철 자 dcsuh@
  • “한국공예품 佛서 큰 관심”주민종 전통문화교류協 佛지사장

    “프랑스는 문화의 나라이기도 하지만,부자가 많은 나라이기도 합니다.뛰어난 기술을 가진 한국 공예품은 아무리 비싸도 시장은 열려 있습니다.” 파리에 살며 한국 공예인들의 현지진출을 돕고 있는 주민종(朱民鍾·사진·44) 한국전통문화교류협회 프랑스 지사장은 28일 “유럽시장에서 한국공예품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주씨가 한국에 온 것은 그의 주선으로 파리국제박람회에 참가했던 한국공예예술가협회(회장 이칠용) 회원들이 공로패를 전하겠다며 초청했기 때문.지난 4월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열린 박람회에는 85만명의 현지인이 찾았고,이중 절반이 한국관을 둘러봤다. 그는 “파리에서 종종 열리는 한국화가의 전시회가 소수에게만 알려진다면,공예전은 모든 계층을 파고든다.”면서 “공예전을 상업적 행사로 치부하지 말고,국가적 문화홍보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리박람회에서 한국공예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25만원짜리 징을 한 사람이 7개나 사가는가 하면,매듭은 순식간에 모두 팔려 다시 공수했다.공예인들은 “국내보다 파리에서 훨씬 더 대우받았다.”고 뿌듯해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피아노 직접 가지고와 연주 / 크리스티안 지머만 첫 내한독주회

    폴란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머만(사진)의 첫 내한독주회가 화제다.연주회에 쓸 피아노를 직접 가지고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머만은 1975년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열린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안단테 스피아나토와 그랜드 폴로네이즈’ 등 이 때 연주됐던 곡들은 ‘그라모폰’에서 음반으로 묶였다.뛰어난 연주였지만,음색은 다소 건조했다는 기억이 남아 있다.피아노가 좋지 않았기 때문일까. 한국에서 연주할 피아노는 지난 1월 독일 함부르크의 스타인웨이 피아노회사에서 만든 것이다.지머만은 이 피아노를 스위스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옮겨 길을 들였다고 한다.이 피아노는 일본공연이 끝나면 ‘지머만이 연주한 스타인웨이’가 되어 새 피아노 보다 비싼 값에 팔리기로 되어 있다. 사실 음악팬들은 음질이 형편없는 SP음반에서도,피아니스트가 하고 싶어하는 말들을 읽어낸다.우리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서울에서 열리는 연주회에서는 좋은 피아노를 요구하지만,지방연주회에서는 국산 피아노를 감수한다.백건우라고 최상의 스타인웨이 피아노로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까. 지머만의 독주회는 새달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브람스의 6개의 소품과 베토벤의 소나타 31번,쇼팽의 소나타 3번 등을 연주한다.(02)541-6234. 서동철기자 dcsuh@
  • “월드컵 함성 다시한번” 31일 평화콘서트

    축구도 보고,콘서트도 즐기고…. 한·일 월드컵 대회 1주년을 기념하여 31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평화 콘서트’는 초유의 ‘축구 콘서트’가 될 것 같다.상암경기장에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축구시합을 일본 도쿄로 부터 생중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7시부터 한·일전 전반전이 중계되는 가운데 월드컵 당시의 응원열기를 재현하고 나면,윤도현밴드가 ‘오 필승코리아’와 ‘아리랑’ 등을 부르는 가운데 대형전광판에는 후반전 경기가 펼쳐지게 된다. 이에 앞서 오후 6시부터 ‘2002년 월드컵 하이라이트 영상 모음’으로 콘서트의 분위기를 달구게 된다. 평화 콘서트는 한·일전 축구중계가 아니더라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이탈리아의 파페라가수 알레산드로 사피나,한국의 신예 파페라가수 임형주,윤도현밴드가 나서기로 해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최선용이 지휘하는 서울시교향악단과 서울시합창단이 참여하기로 하여 월드컵 성공을 경축하는 분위기에 걸맞은 화려하고도 수준 높은 무대가 일찍부터 예고됐다. 이날 콘서트는 한·일전 전반전이 마무리된 오후 8시 임형주가 ‘애국가’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하여,축구경기가 모두 끝난 오후 8시50분부터 조수미와 사피나가 아리아와 가곡,뮤지컬 히트곡 등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02)783-0114. 서동철기자 dcsuh@
  • 대학박물관 문 ‘활짝’ / ‘구색용’ 탈피 다양한 기획 중요유물 비교전·기념 특강

    대학박물관들이 달라지고 있다. 건물 한쪽에 ‘구색용’으로 갖추어 놓고 일년 내내 자물쇠로 잠가놓고 있던 과거와는 딴판이다.독립된 건물을 지어 새로 문을 여는가 하면,특색있는 전시로 눈길을 끌기도 한다. ●한양대 박물관 3년 동안의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30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4158㎡(1260평) 규모의 5층 짜리 단독건물이다.소장 유물은 모두 7700여점.2000여점은 지난 20여년 동안 60여차례의 학술조사를 통하여 발굴한 것들이다.전곡리 주먹도끼 등 구석기와 미사리 방제경,주월리 고구려 토기,이성산성의 목간과 목제인물상,목척(木尺) 등의 중요 유물을 전시한다. 개관을 기념하여 ‘오리진-인류의 진화·한민족의 기원’특별전을 갖는다.인류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것을 보여주고,한국인이 다른 민족과 공동으로 가진 과거의 경험을 인식케 하여 인간보편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02)2290-1394. ●용인대 박물관 ‘문화재의 또 다른 보존-복제와 모사’특별전을 새달 3일부터 13일까지 연다.복제나 모사는 진품을 위조하는 방법으로이용되면서 그동안 부정적으로 인식됐다.그러나 유물의 훼손이 심각하거나,전시환경이 열악하여 유물의 손상 가능성이 있을 때 복제와 모사는 관람객들이 직접 유물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가치있는 작업이 된다. 1997년 국내 최초로 문화재보존학과를 창설한 대학으로,자부심이 배어있는 전시회다.보물 제1286호 고려시대 수월관음도의 수리 이전 상태와 복원수리 이후의 상태도 비교전시한다.(031)330-3001. ●이화여대 자연사 박물관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곤충이 자연계에서 펼치는 진지한 삶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벌레들의 행성’특별전이 26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26일 오후 4시 조형예술관에서는 유현정 디자인학부 교수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서의 곤충’을 주제로 기념특강도 갖는다.(02)3277-3155. 서동철기자 dcsuh@
  • 대구U대회 성공기원 콘서트 / 28일 두류산공원 야외음악당 조수미·김건모등 스타 총출동

    한국을 대표하는 목소리들이 28일 저녁 대구 두류산공원 야외음악당에 대거 모인다.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성공기원 콘서트’에는 조수미와 김건모 보아 이은미 마야 박효신이 참여한다.지난해 월드컵 전야제에서도 조수미와 한 무대에 섰던 이탈리아의 파페라가수 알렉산드로 사피나와,재담꾼 김제동도 즐거운 시간을 마련한다. 방송인 임성민이 진행하는 이번 콘서트는 1부에서 인기가수들이 화려한 무대를 꾸미고 난뒤 2부에서 조수미와 사피나가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레퍼토리로 분위기를 달군다. 스포츠서울이 주최하고 대한매일이 후원하는 이번 콘서트는 제목이 일러주듯 오는 8월 대구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무대.지난해 엄청난 열기를 몰고왔던 한·일 월드컵대회의 성공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무엇보다 지하철 참사로 상심한 대구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겠다는 출연진의 뜻이 모아진,의미있는 자리이다. ‘영원한 가수왕’ 김건모는 최근 나온 8집 음반의 선전속에 뭔가 뜻있는 일을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행사소식을 들었다.김건모는 “대중가수가 세계적인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보아를 지방의 팬들이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보아는 “성원해주시는 대구시민들과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매력적인 중저음을 자랑하는 ‘발라드의 황태자’ 박효신은 대구지역 여성 팬들이 꼽은 최고의 발라드 가수 자격으로 초대됐다.‘맨발의 디바’ 이은미는 대학 축제철을 맞아 밀려드는 수많은 출연요청을 뒤로한 채 대구를 찾는다. 한편 지난해 월드컵 홍보사절로 월드컵의 성공에 기여한 조수미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도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로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다.조수미는 이흥렬의 ‘꽃구름 속에’와 마이클 볼프의 오페라 ‘보헤미안 걸’에 나오는 ‘대리석으로 지어진 집에 살고 싶네’,레너드 번스타인의 ‘투나잇’ 등을 부른다. 서동철기자 dcsuh@
  • 이양지 소설 ‘나비타령’ 실존모델 지성자씨 / 어머니 가야금曲 딸과 함께 연주

    “한선생 댁에서 몇시간을 지낸다는 것은 내게 있어서 우리나라였다.…방안에서 풍기고 있는 어렴풋한 마늘내,김치빛깔,세워둔 가야금을 바라보면서 끊임없는 장단에 빠져갔다.” 일본 문단에서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을 수상하며 촉망받았으나,요절하고만 재일 한국인 작가 이양지(李良枝·1955∼1992)가 쓴 ‘나비타령’의 한 대목이다.재일동포인 여주인공이 한국인도,일본인도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다가,한선생을 통하여 모국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자전적 소설이다. 여기서 한선생이 바로 이양지에게 가야금을 가르쳤던 지성자(사진·58)다.그는 70∼80년대 도쿄에 ‘지성자 가야금 연구소’를 차려놓고 우리 말과 풍속을 잃어가는 재일교포 2세들에게 한국과의 끈을 이어주었다. 그가 28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연주회를 갖는다.‘성금연의 가야금 창작 세계,올곧게 흐르는 가락,숨결 줄(絃)’이라는 긴 이름을 붙였다.작고한 성금연은 그의 어머니.유명한 성금연 가락 가야금 산조를 엮은 바로 그이다.아버지 역시 자신의 이름을 딴 해금산조를 짰던 민속음악계의 대부 지영희(작고)다. 지성자가 일본에 살게 된 것도 부모의 연주활동과 관계가 깊다.가야금이나 장구,양금을 악기가 아닌 장난감으로 갖고 놀던 그는 어린시절부터 어머니의 치마폭을 붙잡고 국내외 연주를 따라다녔고,일본에서 부모의 통역을 하던 사람과 친해지면서 결혼했다. 지성자는 이번에 어머니의 가야금 산조를 김귀자와 듀오로 연주한다.김귀자(33)는 그의 딸.3대가 한 무대에 오르는 셈이다.장단은 정화영. 승무의 인간문화재 이매방이 특별출연하여 더욱 뜻깊은 무대를 꾸민다.지성자가 연주하는 성금연의 15현 가야금을 위한 창작곡 ‘눈물이 진주라면’에 맞추어 15분 정도 즉흥무를 선보인다.특기인 살풀이도 출 예정이다. 일본의 타악연주자 다카다 미도리가 성금연의 창작곡 ‘새가락 별곡’을 지성자와 함께 연주하는 순서도 마련된다.(02)3445-0306. 서동철기자
  • 메트로놈 연주 들어보셨나요? / 28일 호암아트홀 ‘리게티 프로젝트’

    무대에는 100개의 ‘악기’가 줄지어 있다.지휘자가 등장하면서 ‘연주’는 시작된다.악기는 메트로놈.서로 다른 빠르기로 제각각 박자를 친다. 리게티(사진·1923∼)의 ‘100개의 메트로놈을 위한 교향시’다.통영국제음악제(TIMF) 앙상블이 28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여는 ‘리게티 프로젝트’에서 연주된다. 흔히 현대음악을 어렵다고들 하지만,리게티는 다르다. 기존 음악의 틀을 깨는 기발하고 신선한 시도로 많은 팬을 갖고 있다.‘100개…’는 어린이 음악회에서 연주되기도 한다. 죄르지 리게티는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에서 태어난 헝가리계 작곡가.80살을 맞는 올해,세계적으로 그의 음악에 잠재되어 있는 미래를 탐색해보는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리게티 프로젝트’는 한 위대한 작곡가의 발자취를 되짚는 것 말고도,현대음악의 저변을 차근차근 넓혀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이렇게 노력할 때 우리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도 성공할 수 있다는,젊은 음악가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김승근 통영음악제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최우정이 지휘하는 TIMF 앙상블은 이밖에 리게티의 현악사중주 1번과 피아노를 위한 연습곡 1권,바이올린과 혼·피아노를 위한 삼중주 등을 연주한다.(02)751-9606. 서동철기자 dcsuh@
  • 강탈 문화재 회수 가능성 높다

    국립공주박물관이 지난 15일 밤 강탈당한 국보 제247호 공주 의당 금동관음보살입상 등 4건의 문화재를 되찾을 수 있을까. 도난 문화재의 회수율은 높은 편이 아니다.전국적으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도난당한 136건 4989점 가운데 돌아온 것은 18%인 24건 453점뿐이다. 그러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공주박물관 유물만큼은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유물을 현금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에 신고… 처분 힘들듯 이미 국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범인들도 ‘시장’에 내놓는 순간 검거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려하고 있는 점은 해외 반출이다.하지만 백제의 불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에서도 금동 불상 등이 공개적으로 거래되기는 어렵다. 지난해 한·일 월드컵대회를 기념하는 전시회에 출품되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에도 잘 알려져 있다.경찰이 ‘수집가의 요구에 따라 강탈한 사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것도 처분하기가 워낙 어려운 유물이기 때문이다. 중앙박물관은 이미 유네스코에 도난문화재로 신고했다. 어느 나라에서도 경매시장 등 공개된 장소에 나오면 즉각 통보된다.아울러 문화재 절도 사범의 공소시효는 아예 없다.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팔려고 내놓았다가 발각되면 처벌을 받는다.문화재보호법은 불법 문화재라는 사실을 모르고 샀더라도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문화재 도난 사고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도난 사건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문화재 절도사범은 현장 답사를 하여 경보장치와 순찰시간을 파악한 뒤 밤 10시에서 새벽 4시 사이에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밤 10시25분에 일어난 이번 사건도 시간과 정황이 모두 일치한다는 것이다. ●“귀중한 유물 출입문서 먼곳 전시를” 망치를 이용하여 진열장의 유리를 깨고 유물을 가져간 것도 초보자의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다.1995년 순천 송광사에서 보물로 지정된 고려국사진영을 훔쳐갔을 때는 국사전 뒷벽을 허물었다.2001년 여주 목아불교박물관에서도 범인들은 지하 배수구를 이용하여 전시실 뒤쪽에 접근한 뒤 창문을 부수고 침입했다. 최근 ‘도난으로부터 박물관 보호’라는 논문을 발표한 이춘근 문화재청 기획과장은 “첨단 방지시스템도 완벽한 보호수단이 될 수 없는 만큼,귀중한 유물은 출입문에서 먼 곳에 전시하는 등 사전에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고문서로 보는 韓末사회상 / 국립전주박물관 ‘대한제국기 고문서’展

    대한제국은 1897년 10월12일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면서 시작됐다.제국의 개혁 과제는 자주독립과 자립경제의 완성,근대적인 교육의 추진이었다.조선왕조 500여년 동안 별다른 변화없이 유지되어 온 권력 및 행정 체제가 결정적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다. 국립전주박물관이 마련한 ‘대한제국기 고문서’ 특별전은 조선사회에 불었던 개혁의 바람과 향촌사회의 혼돈상을 그 당시의 문서를 통하여 살펴볼 수 있게 한다.22일부터 7월6일까지 기획전시실.(062-223-5652) 이번 전시회에는 갑오경장(1894) 이후 일제 강점 직전까지 황실 및 관부문서,외교문서,노비문서,매매문서 등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250여점의 문서가 출품된다. 전시는 3부분으로 나누어진다.제1부 ‘왕국에서 개항으로’는 왕국이 제국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과정을 관보,칙령,조회,훈령,보고,청원서,판결서 등으로 보여준다. 제2부 ‘자주와 예속의 기로’는 1876년 개항 이후 1910년 합병까지 조선과 대한제국이 어떻게 자주적이려 애썼고,어떻게 일본에 예속되어 갔는지를 표문과 자문,조약문 등 외교문서로 설명한다.제3부 ‘혼돈의 향촌사회’는 새로운 제도 및 문화가 어떻게 옛것과 상충하고 있는지를 노비문서와 호적단자,소지,상서,등장 등으로 확인시켜 준다. 주요 전시품으로,‘황태자 책봉 금책(金冊)’은 1897년 고종이 태자 척(·순종)을 황태자로 삼으면서 내린 것이다.청나라 황제가 책봉할 때는 옥책(玉冊)이나 죽책(竹冊)을 받았다는 점에서 권위와 격식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관리를 임명할 때도 교지(敎旨)를 대신하여 칙명(勅命)이 나타난다. 대한제국이 자주경제를 이루고자 맨 먼저 실시한 것이 토지와 가옥 조사사업이었다.토지소유와 매매에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됐는데,이 과정에서 ‘대한전토지계’와 ‘대한전토매매증권’‘대한제국전답관계’ 등의 문서가 나타났다. ‘관립학교령‘을 반포하여 전국에 관립학교도 많이 세웠다.진급장이나 상장,졸업장 등이 만들어진 것도 이 때다.1904년 외국어학교장 홍우관이 한어(漢語)학교 한문과 최홍순에게 준 상장이 눈길을 끈다. 1882년 ‘조선중국상민수륙무역장정’은 조선이 여전히 청의 속국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이후 러시아 및 프랑스와 조약을 맺을 때도 청의 간섭을 받아 ‘조선은 청의 속방’이라고 당사국에 알려야 했다. ‘자매문기(字賣文記)’는 1898년 노비 유성구가 돈을 받지 않고 아내를 풀어준 상전에게 “장차 딸을 낳으면 아이를 노비로 들여보내겠다.”고 약속한 문서다.갑오경장(1894)의 가장 큰 치적의 하나가 노비세습을 타파한 것이라지만,시골에서는 세습제가 유지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서동철기자 dcsuh@
  • 적외선감지장치 무용지물 CCTV없고 출입문은 ‘활짝’ 국보 관리 ‘기가막혀’/ 공주박물관 강도… 金佛像 털려

    국립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던 국보 등 유물 4점이 강도에게 털리는 초유의 사건이 공주에서 일어났다. 15일 오후 10시25분쯤 충남 공주시 중동 국립공주박물관에 괴한 2명이 침입해 당직 근무자를 전기충격기와 흉기로 위협,끈으로 묶은 뒤 1층 전시실의 유리진열장을 깨고 국보 247호 공주의당 금동보살입상(公州儀堂 金銅菩薩立像)을 강탈해갔다.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괴한들은 같은 전시실에 있던 조선시대 분청사기 1점과 보령 앞바다에서 인양된 고려시대 상감청자 2점도 역시 유리장을 깨고 훔쳐갔다.국립박물관 역사상 강도에게 문화재를 털린 것은 처음이다. 사건이 나자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경찰은 강탈당한 유물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전국 공항과 항만·세관에 유물의 사진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문화재청은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는 사람에게 2000만원의 현상금을 주기로 했다. ●전문털이범의 소행?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사건개요를 설명하면서 “국보·보물이 즐비한 2층 무령왕릉실을 그대로 두었다는 점에서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공주경찰서도 “고도의 전문기술을 갖춘 문화재 전문털이범의 짓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탈해간 백제 금동보살상이나 상감청자,분청사기들은 모두 국제시장에서 높은 인기 속에,천문학적 가격에 거래되는 품목이다.무령왕릉 출토품의 경우 화려한 금제유물이 많기는 해도 해외에 반출했을 때의 환금성은 보살상이나 도자기가 오히려 낫다는 점에서 초보자의 소행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진열장 안에 함께 들어 있던 10여점의 도자기 가운데 인기가 높고,값도 많이 나가는 3점만을 강탈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방범시스템 허점 공주박물관에는 CCTV 4대와 VCR 11대,모니터 1대,적외선감지기 6대 등의 보안장비가 있으나 적외선감지기가 작동됐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이건무 관장은 “당직자가 바람을 쐬려고 잠깐 문을 열어놓은 틈에 강도들이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러나 사건 당시 당직근무자인 박문수 학예연구사는 기자들에게 “분명히 적외선감지기를 작동시켰다.”고 주장했다. 한편 CCTV는 2층 무령왕릉실에만 설치되어 있다.1996년 강당을 전시관으로 바꾼 1층에는 없다.2층에도 전시시간에만 작동시킨다.낮이라도 확대하면 범인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만큼 화면은 흐릿하다.비상상황에서 당직자가 사무실 버튼을 누르면 공주경찰서 중동파출소에 비상벨이 울리는 장치도 되어 있다.하지만 범인들이 당직실을 먼저 제압한 상황에서는 소용없었다.진열장에는 별도 방범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진열장 유리도 두께 1㎝ 정도의 일반 유리로 방탄은 고사하고 망치를 이용하면 쉽게 부술 수 있다. ●근무체계 취약 사건 당시 박물관 출입문에 달린 셔터는 열려 있었다.이 셔터는 평소에도 거의 내리지 않고 야간근무를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출입문 바닥에 설치된 셔터 자물쇠가 시멘트 더미에 묻혀 있는 데다,워낙 뻑뻑해 자주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공주박물관은 직원이 청원경찰 4명까지 포함하여 16명으로,전국 11개 국립 지방박물관 가운데 가장 적다.야간에는 직원 1명이 당직실에서,청원경찰 2명이 매표소 겸 경비실에서 각각 근무한다.범인들은 경비실의 반대편 울타리(높이 1.8m)를 뛰어넘은 뒤 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인원으로는 아무리 근무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떼강도’가 들이닥친다면 박물관 전시유물 전체를 강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곽동석 공주박물관장은 “공주박물관은 내년 상반기에 웅진동 새 박물관으로 옮길 예정인 만큼 중복투자의 문제가 있어 방범대책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다.”면서 “지금이라도 방범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건무 관장은 “국민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 박물관에 대한 일제 보안점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이 관장은 특히 “최근 법 개정으로 문화재 도난 관련 시효가 없어졌다.”고 강조하고 강탈한 문화재의 조속한 반환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서동철·공주 이천열기자 dcsuh@ ■금동관음보살입상 국립공주박물관에 침입한 2인조 강도가 강탈해간 금동관음보살입상(사진)은 가장 아름다운 백제불상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수작이다. 1974년 공주시 의당면 송정리의 한 절터에서 출토된 뒤 1989년 국보 제247호로 지정됐다.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현재 웅진 백제시대 불상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다.이 불상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단지 국보 한 점이 사라진 것에 머물지 않고,한국불교미술사에 지울 수 없는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미소 띤 얼굴은 풍만하고 삼면보관의 이마에는 보통 관음보살에 새겨지는 화불이 완전하지 않은 형태로 나타나 있다.따라서 관음보살의 도상이 완전히 확립되기 이전인 7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높이 25㎝로 돌출부의 도금이 일부 벗겨졌지만,전체적으로 손상이 거의 없는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왔다. 함께 강탈당한 다른 3점의 문화재는 도자기다.청자상감 포류문대접(높이 8.5㎝)과 청자상감 국화문고배형기(높이 10㎝)는 모두 1986년 보령앞바다에서 도굴된 뒤 압수했다.대접에는 안바닥에 기사(己巳)명문이 있고,고배형기에는 4개의동물모양의 돌기가 달려 있다.분청사기 인화문접시(입지름 15㎝)는 1986년 공주군 계룡면 하대리에서 발견됐다. 서동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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