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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

    ■교육부△대변인 임창빈△충청북도 부교육감 주명현△부산대학교 사무국장 황성환 ■외교부◇총영사△주뉴욕총영사 박효성△주니가타총영사 정미애△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 김완중△주밀라노총영사 유혜란△주보스턴총영사 김용현△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 박준용△주시애틀총영사 이형종△주애틀랜타총영사 김영준△주토론토총영사 정태인△주후쿠오카총영사 손종식 ■해양수산부◇국·과장급 승진 및 전보△해양산업정책관 김성범△어촌양식정책관 정복철△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 윤종호△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 부단장 김재철△해양생태과장 명노헌 ■금융위원회◇금융그룹감독혁신단△감독제도팀장 홍성기△지배구조팀장 남동우 ■국민권익위원회△기업고충민원팀장 장대환△운전심판팀장 최기수 ■MBC△비서실장 박장호△보도국장 한정우△보도국 부국장 도인태△보도국 취재센터 정치부장 박준우△보도국 취재센터 경제부장 이성주△보도국 취재센터 사회1부장 성장경△보도국 취재센터 사회2부장 이승용△보도국 취재센터 전국부장 이태원△보도국 취재센터 문화레저부장 김승환△보도국 취재센터 국제부장 최장원△보도국 취재센터 기획취재부장 임영서△보도국 편집1센터장 민병우△보도국 편집1센터 뉴스데스크편집부장 김효엽△보도국 편집2센터 뉴스투데이편집부장 여홍규△경영인프라국장 윤화중△인재경영센터 인사부장 박미나 ■㈜한화◇전무△추교훈(화약부문) 윤경식(방산부문) 서광명(무역부문)◇상무△오규동(화약부문) 고창성 전연보 정정모(이상 방산부문) 윤원재 구자봉 박종태(이상 무역부문) 박진억(기계부문)◇상무보△최영철(화약부문) 김문수 최세훈 남창우 유재승 윤이원(이상 방산부문) 손현규 박상재(이상 무역부문) 강경보(기계부문) ■한화테크윈◇항공방산 부문 상무보△강형석 윤현수◇시큐리티부문 상무보△김기철 ■한화지상방산◇상무보△권인 이동원 심상출(연구임원) 이용갑(전문위원) 전진모(전문위원) ■한화정밀기계◇전무△이기남◇상무보△조영호 ■한화파워시스템◇상무보△정위택(전문위원) ■한화디펜스◇상무보△윤정오(연구임원)
  • “다친 이길연 집배원 출근 압박”… 뿌리 깊은 과로사회의 그림자

    “몸 아프면 동료 눈치보는 환경” 대책위 오늘 순직신청 기자회견 지난 9월 5일 유서 한 장을 남기고 광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길연 집배원의 진상 규명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에는 이 집배원에게 출근을 압박한 사실관계가 일부 드러나 순직을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4일 전국집배노조와 ‘고(故) 이길연 집배원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대책위) 등에 따르면 이 집배원이 근무하던 서광주우체국 집배실장은 지난 8월 29일과 31일에 고인과 통화하면서 ‘복무관리 차원에서 출근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고 진상보고서에 밝혔다. 이어 ‘고인은 추가 치료를 원했고, 추가 진단서 없이는 병가 처리가 곤란함을 설명’한 뒤 ‘추가 진단이 나오면 제출하라고 안내’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겨 있다. 이 집배원에게 출근을 종용한 정황을 추정할 만한 것으로,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고인은 지난 8월 10일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서광주우체국은 같은 달 11일부터 31일까지 이 집배원을 공무상 재해가 아닌 일반 병가로 처리했다. 대책위 등은 “서광주우체국이 오는 12월 20일에 1000일 무사고운동 달성을 앞두고 있어 일반 병가로 처리했다”고 의심하면서 “고인이 치료를 요청했지만 수차례 출근을 종용해 고인이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 집배원은 유서에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고 남겼다. 지난 1월 1일부터 8월 10일까지 이 집배원의 팀 평균 업무량은 등기 108개, 택배 11개, 일반통상 1004개, 운행거리 19.7㎞였다. 이 집배원이 병가를 사용한 날부터 9월 17일까지 팀 평균 업무량은 등기 120개, 택배 23개, 일반통상 1199개, 운행거리 23㎞로 모두 증가했다. 심지어 추석 특별 배송 기간을 앞두고 있었다. 공무상 재해를 당하고도 동료에게 미안해할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이 이 집배원의 부담을 더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대책위는 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진상보고서 결과를 발표하고 순직 신청 기자회견을 연다. 앞서 지난달 30일 강성주 신임 우정사업본부장은 “고인의 순직 처리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힘과 부로 억압해선 평화 못 이뤄… 탈성장·탈성직·탈성별 지향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힘과 부로 억압해선 평화 못 이뤄… 탈성장·탈성직·탈성별 지향

    한글날인 지난달 9일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리교신학대. 교정과 강의실마다 각양각색의 교회와 개신교 단체 130곳이 부스를 차려놓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모두 일반인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작은 교회와 단체들. 이른바 대형 교회가 아닌, 초대 교회 본연의 의미를 되살리자는 소규모 교회들의 결집이었다. ‘작은 교회 한마당’. 2013년부터 ‘작은 교회 박람회’로 매년 열려오다 올해 5회째를 맞아 ‘한마당’이란 타이틀로 바꿔 열렸다. 그 파격의 행사를 주관해온 건 바로 개신교 초교파 단체인 생명평화마당이다.생명평화마당. 그 모임의 시작은 2010년 부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4대강 문제며 환경 파괴, 남북관계 경직이 일반인의 최대 관심사였을 때였다. 평신도, 목회자, 신학자 800명이 모여 이른바 ‘그리스도인 선언’을 발표했다. 그리스도교 복음의 핵심은 바로 생명과 평화임을 만천하에 천명한 개신교계의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 선언의 정신을 이어 가자며 발족한 게 생명평화마당이다.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방인성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김경호 예수살이 총무가 주도했다. 그 태동 모델은 독일 평신도들이 해마다 개최하는 ‘교회의 날’이다. 매년 주요 도시를 바꿔가면서 여는 이 행사는 평신도와 교회들이 모여 독일의 첨예한 이슈와 현안에 어떻게 대응하고 헌신해야 할지를 토론하고 해법을 찾아내는 종교적 행사로 널리 알려졌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지역사회와 사회 전체를 위해 헌신의 몸짓을 결집하는 자리로 유명하다. 생명평화마당은 독일 ‘교회의 날’을 모델로 삼았지만 조금 차별화된다. 바로 한국교회가 섬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자성의 단체라는 것이다. ‘기독교 성서에서 이야기하는 생명평화의 바른길을 제시하자.’ 처음엔 주로 환경 파괴와 한반도 갈등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선언하는 목회자, 신학자, 활동가들의 연대로 시작했다. 하지만 사회적 목소리에 가려진 생명과 평화의 길을 다시 보게 됐고 그래서 2013년부터 시작한 게 ‘작은 교회 운동’이며 그 실천적 행사가 바로 작은 교회 박람회다. ‘작은 교회 운동’이란 무엇일까. 한마당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성장·대형화에 대한 경계와 함께 작음의 성서적 의미를 입에 올렸다. “힘과 부의 크기로 억압한다고 해서 평화가 이뤄지는 게 아니지요.” “낮은 곳에서 섬김으로 모든 다양성을 존중할 때 평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스도인이라면 구체적으로 지역사회를 어떻게 섬길지를 이제 고민해야 합니다.”그 말마따나 생명평화마당의 ‘작은 교회 운동’은 세 가지를 지향한다. 바로 탈성장과 탈성직, 탈성별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성장주의를 이제 탈피하자는 것이다. 교회가 너무 성직자 중심인 상황에서 신도들이 맹종하게 된다는 교회 현실의 개선도 담고 있다. 여기에 교회 내 각종 차별로 신음하는 신도들의 고충을 듣고자 한다. 교회의 규모는 복음의 본질에 가깝게 갈수록 작은 공동체가 돼야 하며 작은 공동체가 돼야 이 세 가지를 모두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마당을 다녀간 인원은 줄잡아 3000명에 이른다. 그 방문객 중에는 스님과 천주교 신부, 원불교 교무 등 이웃 종교 성직자뿐 아니라 일반 신도들도 대거 눈에 띄었다. 초종교 행사로 번지는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그 ‘탈경계’와 작은 교회들의 이례적인 만남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다양한 목회를 하고 있는 교회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어요. 나 자신이 너무 편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 반성했습니다.”(윤철구씨·52) “우리 교회만 색다른 목회와 신행을 하는 줄 알았는데, 지향점이 다른 작은 교회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목회와 교회 형태는 달라도 모두 식구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심정희씨·48) ’박람회는 보여주고 알리는 행사지만 한마당은 전시가 아닌 실질적인 나눔과 연대의 시작입니다.’ 생명평화마당의 새 전환이란다. 지금까지의 작은 교회들의 연대는 이제 지역과 범종교의 차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작은 교회 박람회’ 행사를 연 1회의 모임에서 지역에서 수시로 열리는 작은 교회 연합 행사로 바꿀 계획이다. 우선 내년에는 부산, 광주, 대전, 전주에서 소규모 한마당 행사를 잇따라 열겠단다. 그 종착점은 결국 종교 간 교류를 통한 종교 역할 다지기로 매듭지어질 것 같다. kimus@seoul.co.kr
  • [동호회 엿보기] ‘좋은 벗’ 붓 삼아…매주 월요일 그녀들은 꿈을 색칠한다

    [동호회 엿보기] ‘좋은 벗’ 붓 삼아…매주 월요일 그녀들은 꿈을 색칠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팔레트에 짜 놓은 물감들을 보면 녀석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이 느껴집니다. 나는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까?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어떤 색깔일까? 아무것도 없는 하얀 캔버스에 스케치하고 붓을 들어 색칠할 때면 벅차오르는 기분에 심장 소리가 바깥까지 들리진 않을까 걱정도 해 봅니다.”# 가락지처럼… 15년간 女공무원들 끈끈한 우정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자기계발과 힐링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 경기 이천시청 그림 동호회 ‘가락지’다. 가락지는 여성들이 장식으로 손가락에 끼는 두 짝의 고리를 말한다. 이름 그대로 회원들 간의 영원한 우정을 뜻하기도 한다. 이천시청의 여성공무원만으로 출발했다. 가락지회의 역사는 2003년 시작돼 15년 전통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관심을 많이 가져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모든 공직자에게 문이 열려 있다. 근래에 신입회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동호회의 인기를 보여 주고 있다. # 퇴직 기념전시회 ‘전통’… 낙후지역 벽화 동참도 15명이 활동하고 있는 가락지회는 매주 월요일 퇴근 후 데생·수채화·유화 등 그림을 그린다. 학교에서 받던 미술수업이 아니라 자유로운 창작 활동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처음 시작하는 회원이나 그림 그리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회원들은 지도 선생님의 도움도 받기도 한다. 그냥 그림이 좋다는 이유로 10여년 세월을 넘기면서 그림 작업으로 친목과 정을 나눈다. 전시관, 미술관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그림의 소재를 얻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회원 모두가 저마다 꿈을 그려 가는 곳이다. 박경미(여성가족과) 회장은 “직장을 인연으로 만난 좋은 벗들과 그림 그리는 여유로움으로 행복을 공유하며 자유롭게 작업한다. 지친 일상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완성된 작품을 보면서 뿌듯한 성취감도 느낀다”며 “자기계발에 한몫하고 있다는 게 이 동호회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말한다. # “취미로 시작했다 출품… 화가 꿈 이룬 회원도”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퇴직하는 회원들을 위해 후배들이 퇴임기념 전시회를 열어 주는 게 전통이 됐다. 2012년 서광자(전 상수도사업소장) 회원과 지난 6월 말 박회자(전 예산공보담당관) 회원의 퇴임기념 전시회를 했다. 2010년 이천시청직장동호회전시회, 여성문화대학 전시전 등 수차례 초청돼 작품전을 갖기도 했다. 경로당 어르신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어르신들의 고충의 소리를 귀에 담기도 하며, 낙후된 요꼴마을 담벽에 벽화 그리기에 동참하는 등 재능 기부로 행복한 동행을 실천하기도 한다. 이미연(민주화공원사무소) 총무는 “취미로 시작한 일이지만 매년 작품전과 공무원 미술대전, 기예경진대회에 출품도 하고 달력을 제작하는 등 전문가의 반열에 들어 퇴직 후 예술가의 길을 걷는 분도 있다”고 귀띔한다. 어릴 적 화가의 꿈을 꿨던 이들에게 잃어버렸던 꿈을 찾아 주는 동심의 공간인 가락지회 방에는 매주 월요일 저녁 회원 모두가 각자의 꿈에 색칠을 하는 열기가 가득 찬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장애 탓 대입 거부당했던 학생, 30년 만에 국세청 서기관 됐다

    장애 탓 대입 거부당했던 학생, 30년 만에 국세청 서기관 됐다

    이종학(50) 광주지방국세청 법인세과장이 중증 장애를 딛고 지난 8일 발표된 국세청 인사에서 공직자의 ‘꽃’인 서기관으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전남 여수 출신인 이 과장은 아홉 살 때 목발에 기대어 처음으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심한 소아마비를 앓았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도 남들보다 1년 늦게 들어갔고, 당시 여수해양항만청에 다니던 아버지는 아들이 또래들로부터 놀림을 당하지 않도록 인적이 드문 거문도, 소리도 등 외딴 섬 근무를 자청했다고 한다. 우등생이었던 이 과장은 여수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의 유명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장애 때문에 연거푸 4차례나 낙방했다. 당시 사회 풍조가 장애에 대한 편견이 심했고 일부 대학은 소아마비 학생들의 입학을 불허하기도 했다. 이 과장이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을 때 담임 선생님이 “종학이 실력이 너무 아깝다. 세무대학에 원서를 내자”고 했다. 당시 국립대학인 세무대학은 이 과장의 입학을 허락했다. 이 과장은 대학을 졸업한 뒤 또 한번의 시련을 맞았다. 1991년 첫 발령지인 남광주세무서(현 서광주세무서) 총무과에서 일할 때 상사들로부터 “몸이 불편한 직원과 함께 근무하기가 어렵다”는 뒷얘기를 들어야 했다. 이 과장은 첫 발령 한 달 만에 아버지에게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참고 견뎌라”라고 했다. 이 과장은 자신 때문에 좋은 근무지를 마다하고 오지를 전전한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이후 광주세무서 부가가치세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부가가치세과는 음식점 등 업체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세금을 징수해야 하는 고단한 자리였다. 이 과장은 몸이 성한 직원들보다 징수 성과를 많이 냈다. 이 과장은 승진에 대한 소감을 묻자 “어렸을 때부터 어려운 고비가 많았는데 주변 분들 도움으로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빚 갚는 맘으로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부고]

    ●전병천(전 동대전로타리 회장)씨 별세 원배(심텍홀딩스 전략경영그룹장)씨 부친상 송인협(대전시 시사편찬위원회)최용규(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씨 장인상 4일 대전성모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42)220-9870 ●인순기(전 서울신문 제작국 부장)씨 모친상 4일 고양명지병원, 발인 6일 오전 (031)810-5444 ●서기(건축사)립(사업)정(CJ CGV 대표이사)씨 모친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410-3151 ●서광태(의사)씨 모친상 임창섭(전 하나금융투자 사장)씨 장모상 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7일 오전 6시 (02)2258-5940 ●이순복(전 경남신문 회장)씨 별세 형근(사업)종근(현대백화점 상무)씨 부친상 5일 마산의료원, 발인 7일 오전 8시 30분 (055)249-1400 ●권도훈(SK텔레콤 매니저)석훈(연세SD치과 원장)씨 부친상 박옥난(창문여중 교사)홍상희(연세SD치과 원장)씨 시부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02)3010-2232 ●김흥봉(전 경우회 부회장)씨 별세 승혁(제이에스브이 대표)창혁(기가텔레콤 대표)씨 부친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02)3410-3151 ●유은하(전 KBS 라디오센터 PD)씨 별세 4일 수원 중앙병원, 발인 6일 오전 11시 30분 (031)231-8888 ●류수미(KBL 마케팅 과장)씨 부친상 5일서울 한일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30분 (02)901-3440 ●임철재(한국은행 정책보좌관)씨 장모상 5일 보령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41)930-5632
  • 독립지사 8인 무덤 ‘망우 독립유공자 묘역’ 문화재 등록

    독립지사 8인 무덤 ‘망우 독립유공자 묘역’ 문화재 등록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쓴 독립지사들의 무덤이 자리한 서울 망우 독립유공자 묘역이 등록문화재가 됐다. 근대 전통공예 장인의 생활상을 간직한 통영 소반장 공방은 문화재청이 문화재 등록을 추진한 첫 사례로 등록됐다.문화재청은 망우리공원에 있는 언론인 오세창(1864~1953), 아동문학가 방정환(1899~1931), 문일평(1888∼1939), 오기만(1905∼1937), 유상규(1897∼1936), 서광조(1897∼1964), 서동일(1893∼1966), 오재영(1897∼1948) 등 독립운동가 8명의 묘소를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근에 만해 한용운 묘소(2012년 문화재로 등록)도 자리하고 있는 망우리공원은 이번 문화재 등록으로 선조들의 치열한 독립운동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역사적 장소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섬을 근거지로 항일 투쟁을 벌인 당진 소난지도 의병총도 문화재가 됐다. 소난지도 의병총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뒤 충남 지역 의병들이 연합해 일제와 싸웠던 곳으로 일제가 섬 지역까지 항일 세력을 탄압한 실상을 보여 준다. 1928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통영의 소반장 공방은 지역 민가의 고유성과 소목 장인의 독창적인 기교가 어우러진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등록됐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보유자인 추용호씨의 공방 주택으로, 살림집의 안채와 직업공간인 공방의 기능을 함께 갖춰 근대기 장인들의 활동상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는 평이다. 1936년 주민공동체가 세운 영광 원불교 신흥교당 대각전, 1918년 건축된 일본식 사찰인 목포 정광정혜원, 전통 목조건축 기법이 표현된 국궁장인 광주 관덕정, 수원 구 소화(小花)초등학교, 수원 구 부국원 등도 함께 등록문화재가 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역대 대통령, 추석 연휴 어떻게 보냈나?

    역대 대통령, 추석 연휴 어떻게 보냈나?

    ‘일일 교통통신원’ 역할에 재래시장과 전통 마을 방문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추석 연휴 일정은 빼곡하다. 최장 열흘간의 ‘역대급’ 연휴인 만큼 가족과의 휴식 일정 외에 민생 현장을 찾는 일정을 많이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대통령들은 주로 가족과 함께 추석을 조촐하게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주로 청와대 관저에서 보냈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소가 있는 국립현충원을 찾아 성묘했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추석 때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추석특집 아침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대통령 부부의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주제로 대화하며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했고, 서민정책 현장에서 만났던 인사동 풀빵장사 부부, 구리 시장 할머니 등과도 만났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의 선영을 찾아 성묘하고 마을 주민들과 식사를 함께하곤 했다. 독서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청와대나 대통령 공식 별장 청남대에 머물며 독서에 열중했다. 김 전 대통령이 명절 때 읽은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정도로 관심이 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고향인 경남 거제나 청남대에서 휴식을 취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도 별다른 일정 없이 조용히 추석을 보냈다. 추석 연휴는 역대 대통령들에게 정국 구상의 시간이었다. 물론 모든 대통령들이 평온하게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2006년 북한이 핵실험을 선언하는 바람에 추석연휴 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청와대로 돌아왔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1년 9·11 테러가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추석을 맞아 맘 편히 연휴를 보내지 못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국가와 윤리(김우창·박성우·주경철·이상익·최장집 지음, 글항아리 펴냄) 네이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강연 프로젝트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에서 나눈 이야기를 모은 첫 번째 책으로 저명한 학자 5명이 ‘윤리란 무엇이고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했다. 440쪽. 1만 9500원. 종교와 군대(강인철 지음, 현실문화 펴냄) 종교사회학을 연구해온 저자가 한국전쟁을 계기로 도입된 군종제도의 역사와 정당성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새로운 유형의 군종 모델을 모색한다. 368쪽. 2만원. 오늘도 비출산을 다짐합니다(송가연 지음, 갈라파고스 펴냄)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이며 맞벌이를 해도 독박가사, 독박육아에 시달리는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현실적인 이유를 짚는다. 368쪽. 2만원. 너무 맛있어서 잠 못 드는 세계지리(개리 풀러·T M 레데콥 지음, 윤승희 옮김, 생각의길 펴냄) 볼리비아의 감자가 어떻게 유럽을 지배하는 음식이 되었는지, 카카오가 왜 신들의 열매인지 등 세계 지리학과 음식의 오랜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280쪽. 1만 5000원. 한글 대표 선수 10+9(김슬옹·김응 지음, 이수진 그림, 창비교육 펴냄) 신숙주, 주시경, 이극로 등 한글의 참뜻을 지키고 세종의 한글 창제 정신을 이어 온 조선 시대 인물 10명과 근현대 인물 9명의 일화를 담았다. 224쪽. 1만원. 한국고전번역원 ‘우리 고전 속 역사·인물·지혜 이야기’ 3종(김용인 외 2명 지음, 전기윤 외 2명 그림, 한국고전번역원 펴냄) ‘아빠와 함께하는 한강 역사 여행’에서는 한강 유적지의 역사적 의미를, ‘책만큼은 버릴 수 없는 선비’에서는 조선 후기 독서광 이덕무의 글을, ‘그만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소’는 장애를 딛고 능력을 펼친 조선시대 인물 6명을 소개한다. 각권 116~136쪽. 각권 8000원.
  • 독서광 구두닦이 그녀 “책 읽기는 위안… 숨통”

    독서광 구두닦이 그녀 “책 읽기는 위안… 숨통”

    “고향도 버리고 쫓기듯 올라온 서울에서 고개도 못 들고 구두를 닦았지만, 책은 유일한 위안이였죠.”21일 서울 관악구청 근처의 한 구둣방. 4.9㎡(약 1.5평) 남짓한 공간에 수십종의 구두 굽, 검은 때가 묻은 수선도구, 헝겊 조각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구석의 낡은 의자는 남편 강규홍(63)씨와 함께 구두를 닦는 김성자(53)씨에게 훌륭한 도서관이다. 김씨 내외는 1991년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와 26년째 이곳에서 구두를 닦고 있다. “자고 일어나니까 직업이 바뀌어 있더라고요. 광주에서 슈퍼를 상대로 큰 도매업을 했는데 남편이 교통사고를 내면서 한순간에 무너져버렸죠.” 구두닦이 일이 순탄했던 것도 아니었다. 구둣방 초창기에는 손님과 언쟁을 벌이기 일쑤였다. “광이 나게 하지는 못할 망정 있던 광도 없애버리니 다툼이 생겼고, 천대를 받다 보니 마음을 다칠 수밖에요. 남편에 대한 원망도 커졌죠.” 그때 책이 김씨를 구원했다. 일이 잠시 끊긴 틈에 집에서 굴러다니던 책을 무심코 가져와 읽었는데 의외로 큰 위안이 됐다. 책을 읽을 때면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김씨는 좀더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구두 닦는 일이 부끄러웠어요. 책을 읽으면서 남의 시선보다는 나답게 사는 게 뭔지 생각하게 됐죠.” 책 살 돈이 없어 구둣방 옆 서점에서 ‘도둑 독서’를 했다. “서점에서 매일 책은 안 사고 서서 읽기만 하니까 주인이 뭐라 하대요. 사정을 이야기하니 주인이 ‘언제든 와서 읽어도 좋다’고 했어요.” 하지만 갈수록 동네 서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책 읽기에 위기가 왔다. 다행히 2012년 11월 관악구가 구청 한쪽에 ‘용꿈꾸는 작은 도서관’을 만들면서 김씨의 독서는 운명처럼 부활했다. 2010년 이전 5개에 불과했던 관악구의 도서관은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사업’을 하면서 지금은 43개까지 늘었다. 김씨는 한 달 평균 15여권의 책을 빌려 지난 5년간 얼추 900권을 읽었다. 김씨는 특히 심리와 관련된 책을 즐긴다. “얼마 전 유은정이라는 의사가 쓴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는 책을 읽었는데, 남편이나 아이에게 뭔가를 베풀면서 내 마음대로 대가를 바라고 있었던 건 아닌지 되짚어 보게 됐어요.” 김씨의 책 읽기는 가족에게도 영향을 줬다. 김씨는 손님 응대법이 담긴 책이나 유머집을 슬쩍 남편 곁에 뒀다. 지금은 남편도 책 읽기를 즐기게 됐다. 부부의 책 읽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들도 독서를 좋아한다. “남편과 저는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자식들은 대학 나와서 자기 밥벌이를 하고 살아요. 다른 건 못 해줬지만, 책 읽는 기쁨을 알려준 거 같아 다행이죠.” 올해 4월 관악구는 김씨를 독서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우연히 구둣방을 찾았다가 쌓여 있는 책을 보고 김씨의 내력을 알게 됐다. 유 구청장은 “누구보다도 독서홍보대사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했다. 김씨는 “구둣방에 놓인 책을 본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책 얘기를 하게 된다”며 “어려울 때 책이 나를 잡아줬듯, 치열하게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한테도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광주에서 집배원 스스로 목숨 끊어…유서엔 “사람 취급 안 하네”

    광주에서 집배원 스스로 목숨 끊어…유서엔 “사람 취급 안 하네”

    장시간 노동과 교통사고, 극단적인 선택 등으로 올해만 12명의 집배원이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또 광주에서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했다.6일 민주노총 전국집배노동조합(집배노조)에 따르면 전날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 이모씨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집배노조는 이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고 적힌 유서를 남겼다고 전했다. 집배노조는 “고인은 한 달 전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면서 “고인에게 업무로 복귀하라는 무리한 요구나 강압이 있었는지, 괴롭힘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이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집배원 사망 사건으로 집배노조가 고용노동부에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사업장’이 아닌 ‘공공기관’이라서 법령상 특별근로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이 아닌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집배원이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고용노동청은 집배원 일이 특례업종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규직 집배원’은 공무원법을 따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시간 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비정규직 집배원’의 경우 특례업종 종사자로 분류되는 탓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신라왕 극락왕생 빈 백제 유민…불비상에 아로새긴 망국의 한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신라왕 극락왕생 빈 백제 유민…불비상에 아로새긴 망국의 한

    1960년 대학 탁본 과제 계기로 발견 …세종·공주 소재 7점 국보·보물로 지정 1960년 동국대 불교학과 2학년이었던 이재옥 학생은 집 주변의 문화재를 탁본해 오라는 방학 과제를 받았다. 지도교수는 이후 1970년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내고 2011년 타계한 미술사학자 황수영 선생이었다. 학생의 고향은 오늘날에는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쌍류리로 바뀐 충남 연기군 서면 쌍류리였다. 그는 고향집에서 서쪽으로 언덕을 하나 넘으면 나타나는 세종시 전의면 다방리의 비암사에서 어릴 적부터 봤던 비석들을 떠올렸다. 극락보전 앞 삼층석탑의 3층 지붕에는 세 점의 검은색 비석이 있었다.이재옥 학생은 스님이 출타하기를 기다려 사다리를 놓고 석탑에 올라갔다. 하지만 처음 해 보는 탁본이라 표면의 이끼를 제거해야 하는 것을 몰랐던 데다 스님이 언제 돌아올지 몰라 서두르느라 찍힌 모양이 선명하지 않았다. 황수영 선생은 탁본을 새로 해 오라고 했고, 이재옥 학생은 다시 고향에 내려가 이번에는 이끼를 벗겨내고 제대로 탁본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바람에 외출했던 스님이 돌아왔고, 크게 혼이 났다. ‘부처님의 무덤’에 올라갔으니 당연한 일이다.탁본에 찍힌 명문(銘文)을 보고 황수영 선생은 조사단을 구성해 9월 10일 비암사로 향했다. 이날 확인한 것이 계유명전씨아미타삼존석상(癸酉銘全氏阿彌陀佛碑像)과 기축명아미타불비상(己丑銘阿彌陀佛碑像)과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彌勒菩薩半跏思惟碑像)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알려진 불비상이었다. 글자 그대로 비석 모양의 돌에 부처를 새겼다.이듬해 세종시 조치원읍 서창리 서광암에서 계유명삼존천불비상(癸酉銘三尊千佛碑像)이, 연서면 월하리 연화사에서 무인명석불비상(戊寅銘石佛碑像)과 칠존불비상이 조사됐다. 공주시 정안면 평정리에서도 삼존불비상이 확인됐다. 모두 삼국시대 백제땅이다. 한반도 다른 지역에는 없는 특정 불교조각이 일정 시기 좁은 지역에서 집중 조성된 것이다. 비암사 아미타삼존석상과 서광암 삼존천불비상은 국보로, 다른 5점의 불비상은 모두 보물로 지정됐다. 비암사 불비상 3점은 1962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넘겨진다. 지금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가장 중요한 전시유물로 대접받고 있다. 이제 팔순에 접어든 이재옥 선생은 여전히 비암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공주시 정안면에 살고 있다. 역사에 남을 ‘중요한 발견’을 한 셈이지만, 이 때문에 비암사(碑巖寺)는 비암(碑巖)없는 절이 되고 말았고, 그는 미안한 마음에 오랫동안 비암사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술회하고 있다.서광암 삼존천불비상은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이 박물관이 선사·고대문화실의 전시를 교체하고 있어 삼존비상을 볼 수는 없다. 공주 정안의 삼존불비상도 동국대박물관으로 넘겨졌다. 연화사의 두 불비상은 그대로 연화사에 있다. 서광암과 연화사는 모두 일제강점기 이후 세워진 사찰이라고 한다. 비암사 불비상도 다른 절에서 옮겨 왔을 가능성이 크다. 절 이름도 불비상을 옮겨 왔기에 이렇게 지었을 것이다. 황수영 선생은 비암사 불비상을 조사한 해 11월 ‘비암사 소장의 신라재명석상(新羅在銘石像)’이라는 논문을 처음 발표한다. 이후 최근까지도 적지 않은 미술사학자와 역사학자가 이들 불비상에 남겨 놓은 의문을 푸는 노력을 해 오고 있다. 불비상에 얽힌 의문이란 이런 것이다. 비암사 계유명삼존석상에는 ‘국왕·대신(國王·大臣) 및 칠세부모(七世父母)와 모든 중생(含靈·함령)을 위해 절을 짓고 불상을 만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이 불사(佛事)를 주도한 이들의 벼슬과 이름을 새겨 놓았다. 그런데 신라 관등인 내말(乃末)·대사(大舍)와 백제 관등인 달솔(達率)이 한데 명기되어 있다. 연화사 계유명삼존천불비상도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학계는 계유년을 백제가 망하고 13년이 지난 673년(신라 문무왕 13)으로 추정한다. 조각 양식이 8세기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라고 한다. 같은 이치로 무인년은 678년(문무왕 18), 기축년은 689년(신문왕 9년)으로 보고 있다. 망국민(亡國民)이 새로운 지배 치하에 막 들어서 조성한 불비상에 새긴 ‘국왕·대신’이 백제왕인지, 신라왕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백제왕과 대신으로 보는 학자들은 불비상을 백제 옛 땅에서 백제 유민들이 만들었다는 데 주목한다. 신라가 당나라와의 혈전을 앞두고 백제인들에게 관작을 주면서 회유하던 시기 망국의 군주와 대신의 극락왕생을 비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한 걸음 나아가 백제부흥운동과 연결시키기도 한다. 비암사 계유명삼존석상의 인왕상(仁王像)은 갑옷 차림에 왼손에는 긴 창을 들고 있고, 허리 장식은 X자형으로 교차되어 있는데, 사찰의 수호신이라기보다는 나라를 되찾고자 했던 백제부흥군의 모습을 상징한다는 주장이다. 신라왕과 대신으로 보는 학자들은 명문의 백제 유민 대부분이 신라 관등을 갖고 있는데다 백제부흥운동에 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근거로 삼는다. 특히 계유명 불비상을 조성한 673년은 당나라가 백제 옛 땅에 설치한 통치기관인 웅진도독부를 내쫓은 이듬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 신라가 백제 유민들의 역량을 당군 축출에 집결시키려면 황폐해진 민심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만큼 불비상과 사찰 조성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라왕과 대신으로 보는 학자들도 불비상을 발원한 백제 유민이나, 조상(造像)에 참여한 백제 조각가들이 마음속으로도 새로운 지배자들의 발복을 빌었는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백제 유민과 조각가들은 망국의 현실은 인정하면서도, 백제인의 정체성은 쉽게 떨쳐버릴 수 없었기에 옛 백제 양식으로 불상을 조성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일종의 절충론이다. 일련의 불비상은 죽은 뒤 서방정토에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아미타신앙에 기반한다. 따라서 ‘국왕·대신 및 칠세부모와 모든 중생’에는 백제 패망과 부흥운동 과정에서 죽은 중생, 당나라에 끌려간 1만 2000명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대외적이고 표면적인 조성 목적은 신라왕과 대신들을 위해서라지만, 심정적으로는 백제왕과 대신들을 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불비상은 새로운 통치자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백제 옛 땅 유민들의 복잡한 심사를 보여 준다는 것이다. 신라인으로 삶을 이어 가야 하는 망국민이기에 불상 및 사찰 조성에서도 타협하는 자세를 보여 주기는 해야 했으되 망국의 스타일로 불상을 만들어 사라져 간 사람들을 마음 한구석에 담아 두고자 하는 처연함을 불비상은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현장 행정] 악어 흉내 내는 구청장… 아이들 “또 읽어주세요”

    [현장 행정] 악어 흉내 내는 구청장… 아이들 “또 읽어주세요”

    ‘쨍쨍~, 해가 떴는데 어디 가세요? 나는 도서관에 갑니다. 쭉쭉~, 비가 오는데 어디 가세요? 나는 도서관에 갑니다. 펑펑~, 눈이 오는데 어디 가세요? 나는 도서관에 갑니다.’지난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성동구 성동구립도서관 유아열람실에는 영·유아 대상 ‘도서관송(song)’이 울려 퍼졌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노란색 앞치마를 두르고, 노래에 맞춰 귀여운 율동을 하며 열람실로 들어섰다. ‘책 읽어주세요! 명사 릴레이’의 첫 명사로 나서 동화를 구연하기 위해서다. 열람실에 앉아 있던 만 2·3세 아동 12명과 엄마들이 환대했다. 정 구청장이 택한 동화책은 ‘수박씨를 삼켰어’다.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렉 피졸리의 첫 번째 그림책으로, 수박씨를 삼킨 악어의 불안과 걱정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재밌게 담아냈다. 정 구청장은 구청장 직함을 내려놓고 동심으로 돌아갔다. 대형스크린에 비치는 동화 속 악어를 보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어린 악어 흉내를 냈다. “나는 수박을 좋아해요. 냠냠~. 수박씨를 삼켰어요. 수박씨가 뱃속에서 자라나요. 수박씨를 먹었는데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아이들은 “똥으로 나와요”라고 답하며 깔깔깔 웃었다. 구연을 마친 정 구청장은 “동화 구연이 처음이라 엄청 긴장되고 걱정을 많이 했다”며 “어린 아이들이라 집중하기 힘들 텐데도 집중해서 듣고 호응도 해 줘 뿌듯했다”고 했다. ‘책 읽어주세요! 명사 릴레이’는 성동구가 영·유아들이 도서관과 책에 친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했다. 자치단체 최초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손잡고 추진하는 영·유아 독서 프로그램으로, 저명인사들이 동화구연자로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 구청장은 “대여섯 살 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면 평생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다고 한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아이들이 책에 대한 흥미를 갖고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동화구연자로 나선 명사가 다음 연사를 추천한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인 이해식 강동구청장을 추천했다. 정 구청장은 “어린 시절 독서광이었던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든 건 동네 도서관이라고 했다”며 “아이들이 집 근처 도서관을 많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 이게 제2·제3의 빌 게이츠를 키워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잘 봐, 제2 전성기’ 김인경 LPGA 마라톤클래식 정상…시즌 2승으로 자신감 ‘업’

    ‘잘 봐, 제2 전성기’ 김인경 LPGA 마라톤클래식 정상…시즌 2승으로 자신감 ‘업’

    경기 내내 미소 보이며 여유 유소연 이어 다승 대열 합류 “앞으로 더 많은 기회 잡겠다” 한국 선수들에겐 ‘약속의 땅’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대회. 박세리가 1998년 최저타 신기록(23언더파)으로 우승의 물꼬를 연 뒤 지난해까지 모두 10명의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다.24일(한국시간) 선두와 2타 차 2위로 출발한 김인경(29)은 최종 라운드 내내 미소를 머금었다. 그야말로 경기를 즐기는 자의 모습이었다. 16번홀,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홀컵 2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낚는 순간 카메라를 향해 더 환하게 웃었다. 대회 11번째 한국인 우승을 확정 짓는 버디 퍼팅이었음을 직감한 듯했다. 이날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으며 4라운드 합계 21언더파로, 2위 렉시 톰프슨(22·미국)을 4타 차로 제쳤다. 시즌 2승. 유소연(27)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LPGA 다승 대열에 합류했다. 김인경이 ‘잃어버린 전성기’를 되찾고 있다. 2012년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통한의 ‘30㎝ 퍼트’ 실수로 다 잡은 우승컵을 놓친 뒤 길고 긴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2013년 KIA 클래식과 2014년 포틀랜드 클래식 등에서 잇달아 연장전 패배를 맛보자 주변에서는 ‘30㎝ 트라우마’를 걱정하곤 했다. 얼굴엔 그늘이 졌다. 그러나 골프장 밖에서는 ‘독서광’과 ‘기부 천사’로 자신을 살찌우고 어려운 이웃을 챙겼다. 골프 선수의 황금기인 20대 중반이 그렇게 지나갔다. 시간이 약이었을까. 2016년 10월 마침내 LPGA 투어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길고 길었던 우승의 갈증을 확 풀어냈다. 트라우마를 우승으로 극복하는 데 4년 남짓이나 걸렸다. 지난 6월 숍라이트클래식 우승으로 지난해 우승이 운이 아니었음을 알렸고, 이번엔 ‘제2의 전성기’임을 당당하게 예고했다. 김인경은 하루 8타를 줄인 비결을 묻자 “정말 모르겠다. 특별히 기대하지도 않았다”며 웃었다. 마음을 비운 ‘무심함’이 비결이라는 얘기다. 또 “이번 우승으로 확실하게 자신감을 얻었다. 대회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지만 코스에 적응하고 정보를 숙지하는 게 잘 치는 비결이다. 더 많은 기회를 잡겠다”고 남은 시즌 각오를 밝혔다. 한편 지난주 US오픈 챔피언 박성현(24)은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김효주(22)와 양희영(28)이 나란히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2015년 챔피언 최운정은 9언더파 275타로 공동 20위였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한화건설 우수협력사 간담회 개최

    한화건설 우수협력사 간담회 개최

    한화건설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17년도 우수협력사 간담회를 개최하고 건축, 토목, 플랜트, 기계, 전기, 구매 등 각 부문에서 지난 한해 동안 품질향상과 기술혁신에 공헌한 협력사들을 격려했다. 이날 국영지앤엠, 대자기업, 윤창기공, 서광전기통신공사, 삼영기업 등 5개사가 최우수 협력사로, 22개사가 우수협력사로 각각 선정됐다. 또 2년 이내의 신규협력사를 대상으로 별도의 뉴파트너상을 지정해 3개사를 추가로 선정했다. 이날 선정된 협력사에는 운영자금 대여, 입찰기회 확대, 이행보증면제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이날 행사에는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과 30여개 협력사 관계자 등 약 70여명이 참석했다. 최광호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전개해 협력사와 신뢰에 기반한 상생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건설은 그룹의 경영철학인 ‘함께 멀리’ 정신을 바탕으로 2002년부터 매년 우수협력사 간담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올해로 16회째다. 지난달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포토] ‘충성!’… 중앙보훈병원 병실서 경례 받는 문재인 대통령

    [서울포토] ‘충성!’… 중앙보훈병원 병실서 경례 받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제62회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공상 군경 병실을 방문해 서광원 씨의 경례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中 관계개선 ‘파란불’

    中 관계개선 ‘파란불’

    중국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을 가장 반기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역사상 최악의 상태인 양국 관계가 문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 때문이다.새 정부에 대한 중국의 기대감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10일 보낸 축전에서도 잘 드러난다. 시 주석은 “나는 한국과 중·한 관계를 계속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당신(문 대통령)과 함께 한·중 관계를 더 발전시키길 원한다”고도 했다. 사드로 얽힌 양국 관계를 문 대통령과 직접 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는 인터넷을 통해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매 시간 문재인 대통령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CCTV는 문 대통령의 정책을 분석하면서 “한국의 새 정부는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오랜 인연을 쌓아온 양국 관계가 지난해부터 사드 문제로 역주행했다”면서 “양국의 많은 사람이 한·중 관계가 정상 궤도로 돌아오길 바라며, 문 대통령이 먼저 행동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어 “한·중 양국은 근본적인 이해 충돌이 없으며 장애물을 넘어서면 양국 국민 간 앙금도 빨리 사라질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의 손에 열쇠가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문 대통령이 사드 문제 처리에서 패기와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매체인 협객도는 “문 대통령 진영에 중국통이 많은 편이라 박근혜 정부처럼 중국에 뒤통수를 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은 진지하게 상대할 만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협객도는 또 “현재 사드 부품 대부분이 한국에 들어와 새 정부가 당장 사드를 철회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새 정부의 특사단이 조만간 중국에 올 것이며, 사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당교 국가전략연구원 량아빈 교수는 “문재인의 당선은 금방이라도 싸울 것 같은 한반도 긴장 정세에 서광을 비춘 것”이라면서 “한국이 남북문제를 주도하면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코리아패싱’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앙당교의 장롄구이 교수는 “화해와 대화를 주장하는 문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정세를 원치 않는 국민의 바람에 따라 북한과 회담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을 지원해주는 햇볕정책을 되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햇볕정책 회복에 대한 한국인들의 민의가 지금은 없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초록으로 나를 씻다

    초록으로 나를 씻다

    두 납자가 조주선사를 찾았다. 선사가 한 납자에게 물었다. “이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 “없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또 다른 납자에게 물었다.“자네는?” “있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옆에 있던 원주가 묻는다. “왜 온 적이 있든 없든 차 한잔하라고 하십니까?” 선사는 물끄러미 원주를 바라보고는 “자네도 차나 한 잔 마시게.” 중국 당나라의 선승 조주선사의 끽다거(喫茶去)다. 심오한 의미의 선문답이라 하는데, 장삼이사들이야 그저 이들이 음미한 차의 맛이 궁금할 뿐이다. 계절은 이제 우전(곡우 전에 나오는 차)을 지나 세작(참새 혓바닥이란 뜻의 찻잎)으로 가는 중이다. 말 그대로 차나 한 잔 마시러 갈 때다.① 경남 하동 지리산 바위 틈에서 자란 야생의 향 경남 하동은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始培地)로 알려진 곳이다. 푸른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야생차 재배지가 지리산 자락 여기저기에 넓게 펼쳐져 있다. 산비탈, 바위 틈에서 자라 자연스런 멋이 일품이다. 요즘은 세작이 한창 출하되는 시기다. 한국 최고(最古)라는 ‘천년차나무’가 있는 정금리 도심마을을 비롯, 지리산에 기댄 마을마다 여린 찻잎을 따는 일손들로 분주하다. 화개면 등을 중심으로 한 하동 지역은 전남 보성권, 제주권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차 생산 권역을 이룬다. 다른 지역에 견줘 재배면적은 넓어도 찻잎 생산량은 적다. 대량생산보다 가내 수작업 형태의 고급 잎차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명산에 명차 난다’는 말이 있듯 지리산 화개 지역은 따뜻한 공기와 강수량, 일조량 등 ‘명차’가 날 수 있는 여러 여건들을 갖췄다. 쌍계사에서 화개장터에 이르는 계곡에 찻집들이 많다. 대를 이어 온 덖음법을 자랑하는 집들이다. 짙은 숲그늘 아래에서 차 한 잔 홀짝이는 재미가 각별하다.② 전남 보성 대한다원·봇재다원 산자락 위 부드러운 곡선미로 유혹 전남 보성의 대한다원과 봇재다원은 한국의 차밭 하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를 만큼 이름난 곳이다. 산자락 경사진 곳에 인위적으로 가꾼 차밭의 부드러운 곡선미가 일품이다. 그 덕에 남도의 차밭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영화, 드라마 등의 촬영장으로 쓰인다. 수많은 사진작가들의 단골 출사지이기도 하다. 특히 이른 아침 대한다원 초입의 삼나무 숲에 내리꽂히는 햇살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보성 역시 토양과 습도, 일조량 등에서 최적의 차 재배지로 꼽힌다. 하동 등의 야생차들이 덖음차라면 보성 등에서는 주로 찜차인 증제차를 낸다. 한국차문화공원 내 차제조공방에서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다. 다향각에서도 차를 맛볼 수 있다. 굽이치는 차밭의 곡선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봇재 넘어 율포 가는 길에 있다. 예전엔 축제 등 대부분의 행사가 다향각 일대에서 열렸지만 요즘은 한국차문화공원으로 옮겨 진행되고 있다. 한결 여유 있게 차밭을 돌아볼 수 있을 듯하다.③ 전남 영암 덕진차밭 월출산 굽어보며 마주한 초록 융단 전남 영암 덕진차밭도 인위적으로 조성된 차밭이다. 월출산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수려한 경관 덕에 요즘 촬영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월출산 등 영암 인근에는 예부터 형성된 야생차밭이 드문드문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차밭은 덕진차밭이 유일하다. 덕진차밭은 월출산이 마주 보이는 백룡산 자락에 터를 잡았다. 크기는 약 17만㎡(5만평) 정도. 한국제다에서 1979년 조성한 곳으로 재래종 차가 90%, 나머지는 외래종들로 이뤄졌다. 역사가 제법 깊은 차밭이다. 세월이 더께로 쌓인 선암마을 돌담길을 돌아 야트막한 차밭 꼭대기에 서면 월출산의 자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월출산 왼편에서 떠오른 아침해가 녹차밭 사면을 조금씩 비추면서 초록빛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인상적인 풍경을 펼쳐 낸다.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④ 전남 강진 월남 차밭수줍은 모습 드러낸 ‘비밀의 정원’ 월출산을 두고 영암과 마주한 전남 강진에도 차밭이 있다. 이른바 월남 차밭이다. 월출산 남쪽 자락의 성전면 월남사지와 무위사를 잇는 2차선 도로 변에 넓게 펼쳐져 있다. 월남 차밭 역시 인위적으로 조성됐다. 겉모습이야 이름난 차밭들에 견주기 어렵지만, 그래도 바다 가까운 구릉에서 차밭의 푸름을 만나 눈을 씻는다는 건 정말 생각지 못한 횡재다. 차밭 바로 옆에는 유서 깊은 정원이 숨어 있다. 옛 선비들이 즐겨 찾아 더위를 식혔다던 백운동 별서정원이다. 강진 사람들에게조차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비밀의 정원’이다. 백운동 별서정원만으로도 월남 차밭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백운동 별서정원은 정문보다 후문을 통해 드는 게 더 운치 있다. 드넓은 차밭을 지나 오래된 동백들이 드리운 짙은 숲그늘을 지나면 계곡 한가운데 세월이 더께로 내려앉은 듯한 별서정원과 만난다.⑤ 제주 도순다원한라산과 어우러진 서정적 풍경 제주 도순다원은 초록빛 녹차밭과 한라산이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사실 제주에서 가장 이름난 차밭은 서광다원이다. 오설록녹차박물관 등 볼거리가 풍성하고 규모 역시 압도적이다. 하지만 서정적인 풍경이라면 도순다원에 한 수 양보해야 한다. 차밭 사이 고샅길에 서서 팔을 뻗으면 한라산 부악이 손에 잡힐 듯하고, 멀리 발 아래로는 물비늘 반짝이는 서귀포 앞바다가 두 눈에 가득 찬다. 그 고운 자태 속에 서 있으면 가슴에서 날 선 긴장이 가뭇없이 사라진다. 입 끝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린다. 초록이 주는 위안이다. 차밭은 서귀포 도순동에 있다. 찾아가기가 다소 까다롭다. 중산간에 있어 진입로 폭이 좁은 만큼 운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디벨로퍼가 이끈다] 흉물 된 D·E등급 공동주택… ‘주거 복지’로 도시 살린다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디벨로퍼가 이끈다] 흉물 된 D·E등급 공동주택… ‘주거 복지’로 도시 살린다

    ‘전면 철거,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을 지양하고 사람 중심의 도시를 조성하는 도시재생이 도입된 지 4년째다. 서양은 100년 전부터 도시재생이 추진됐지만, 우리는 2013년 관련 법이 정비되면서 도시 관리 패러다임이 개발에서 재생으로 바뀌었다. 서울·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도시재생이 진행되고,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 공약에 도시재생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 개념은 아직 생소하다. 이에 서울신문은 11회에 걸쳐 ‘서울형 도시재생’ 모델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취지를 종합·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다.사업성이 없어 대형건설사 등 민간기관이 등을 돌린 도심 지역 ‘정비사업’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나서 신선한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재난위험 시설, 달동네 등 주거 위험 지역인데도 사업성 문제로 흉물로 방치된 곳을 SH공사가 ‘주거 복지’ 차원에서 새로운 주거지로 정비한다. SH공사가 도시재생의 한 축인 정비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SH공사는 지난해 1월 서울의 위험한 건물 대표 격인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와 성북구 정릉동 정릉스카이 재건축에 착수했다. 강남아파트는 2001년 재난위험시설 사용제한 D등급 지정 이후 사람들이 떠나면서 급속히 쇠락했다. 건물 벽 곳곳에 금이 가고 이사하며 내놓은 쓰레기가 산재했다. 빈집에는 노숙자들이 살기도 한다. 폐가나 다름없다. 인근 주민들은 “우범지역”이라고 했다. 1974년 39.6㎡와 46.2㎡(12평·14평형) 서민 아파트로 건립됐지만, 재난위험시설 지정 이후 876가구 중 615가구가 이주했다. 현재 250가구가 거주하는데, 소유주는 70가구 정도이고 180가구는 중국인들과 빈민들이다. 한 주민은 “서울에서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붕괴 위험이 상존한다”고 했다. 그동안 3차례 재건축이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첫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남광토건은 워크아웃으로, SK건설은 사업성이 안 돼 그만뒀다. 주민들은 “재건축이 지체되면서 조합의 빚이 수백억원대로 불어나 아무도 재건축을 하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1월 서광이 비쳤다. SH공사가 나섰다.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를 짓기로 했다. 8년 임대 후 분양 조건으로, 주변 전세 시세의 80~90% 선에서 입주할 수 있다. 2019년 상반기 착공한다. SH공사 관계자는 “새 아파트에는 기존 876가구 대부분이 재입주한다”고 했다.지난 1월 철거된 정릉스카이는 1969~78년 순차적으로 건립됐다. 2~4층 규모의 5개 동에 140가구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이다. 2008년 재난위험시설 사용제한 D등급(1개 동)과 사용금지 E등급(4개 동) 지정 이후 대부분 주민이 이주했다. 철거 전까지 14가구가 생활했다. 건물 높이를 제한받는 자연경관지구에 속해 사업성 부족으로 10여년간 흉물로 방치됐다. 성북구는 2014년부터 3년간 주민 숙원인 재건축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SH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재건축을 제안했는데, SH공사가 이주 대상자들에게 공공주택 분양권을 마련해 주기로 해 SH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SH공사는 오는 11월 착공, 지하 3층~지상 4층 3개 동 16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을 조성한다. 주변 전세 시세의 60~80% 선에서 입주한다. SH공사 관계자는 “준공 뒤 분양 완료를 해도 적자가 25억원이지만, 수익성보다 서울시민의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내 재난위험 시설 D·E등급 공동주택은 34곳이다. SH공사는 단독, 다세대, 아파트 동 수 같은 규모 등을 파악해 강남아파트·정릉스카이 외에도 12곳을 선정, 현장 조사를 했다. 12곳 중 SH공사가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사업장 6곳을 먼저 택해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사업 정상화를 해 나갈 계획이다. 조범주 SH공사 도시재생사업부 부장은 “재난위험 공동주택, 주민 갈등으로 개발이 지연되는 갈등정체구역, 집창촌 같은 불량 주거지, 사업성 없는 달동네 등 민간이 하기 어려운 지역 위주로 사업 정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사업성이 없는 만큼 사업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사업성 개선을 위해선 정부와 정부 산하 기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정릉스카이를 행복주택으로 한 이유는 국비·시비·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다. 강남아파트도 중앙정부의 도움을 일부 받았다. SH공사와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 ‘리츠’를 통해 일반 분양분을 선매입해 미분양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대상지의 사업성 유무는 ‘사업성 비례율’로 판단한다. 사업성 비례율은 준공 뒤 분양 완료 전체 자산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을 착공 전 자산 가치로 나눈 것으로, 민간기관은 90% 이상, 공공기관은 100% 이상 돼야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사업에 착수한다. SH공사 관계자는 “강남아파트는 사업성 비례율이 64%”라며 “강남아파트처럼 재난위험시설은 사업성이 없어 민간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장남종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SH공사가 지난해부터 ‘사업성 제로’ 지역의 도시재생을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 사업이 성공해 ‘공공지원형 정비사업’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진다면, 다른 재난위험 지역 정비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의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난위험시설 지역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건축물의 건폐율·용적률·높이제한 등을 완화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용어 클릭] ■도시재생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다시 세우는 종래의 ‘전면 철거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방식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각 동네가 갖고 있던 역사와 문화, 환경, 생태 등을 보존하면서 사람 냄새 나는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게 목표다. 정비사업은 도시재생의 한 방법으로, 도시 기능을 회복하고 도시·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0. 내 친구가 결혼한다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0. 내 친구가 결혼한다

    ◆ 봄, 사랑 벚꽃 말고~ 결혼? 8년여 전, 내가 다리를 놔서 연애에 성공했던 O양(30)이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8년여 열애 끝 올 9월, 유부초밥이 된다는 것. 그 외에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는 줄 알았지만 웬걸, O양 포함 대학 동기 셋이서 가기로 했던 베트남 다낭 여행 계획이 취소됐다. O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자~” 했지만, 여행 주체이자 총무이자 우리 여행의 모든 것이었던 O양의 결혼 소식이 전해진 후 여행 얘기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O양은 ‘꿩 대신 닭’으로 속초 여행을 제안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O양은 신혼 여행으로 하와이에 갈 예정이다. 봄꽃과 함께 결혼 시즌이 왔다. 당장 이번주 토요일에도 가야 할 결혼식이 있다. 느닷없이 날아든 친구의 결혼 소식에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 친구가 결혼을 선언하는 일은, 발 딛고 선 땅바닥이 흔들리는 일? 늘 함께 어울려 다니던 친구가, 갑자기, 결혼을 선언하는 일은 발 딛고 선 땅바닥이 흔들리는, 진저리나도록 현실적인 날벼락이라고 작가 정이현은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말했다. 옆자리 동료가 로또에 당첨되었거나, 여고 동창이 뒤늦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종류의 소식보다 서른 한 살 미혼 여성에게 무엇보다 충격적인 소식이라는 거다. ‘달콤시’가 처음 연재된 지도 벌써 10여년인데, 현재의 서른, 서른 하나도 과연 그러한가. 맨 먼저 터져나온 반응은 ‘부럽다’였다. 상남동일루샤(30·여)는 “작년까진 ‘으잉, 벌써?’ 였는데 서른줄 되니 부럽다...”고 했다. “뭣이 부럽냐”는 질문에는 “안정적으로 변하는 게? 그리고 상대가 같은 마음이란 게 부럽다”고 했다. “차도 있고 스쿠터도 있고 돈도 차차 모이고 플스 게임기에 비싸고 맘에 드는 청소기에 방 두 칸 짜리 집에다가 고양이까지 있는데!” 라고 덧붙였다. 혼자 사는 것도 즐겁지만, 같이 사는 사람들이 부러운 것도 엄연한 감정이라는 것. 돈에 대한 부러움도 있다. “언제 내 친구가 결혼할 만큼 돈을 모았지?” 싶은 것이다. 최근 만난 새내기 유부녀는 경기도에 스무평 남짓한 아파트를 사면서 은행에 16년에 걸쳐 갚아야 할 빚을 졌다고 했다. 16년에 걸쳐 빚을 갚아야 하는 우리네 살이가 그악스러우면서도, 그 긴긴 세월 빚갚음을 감당하면서도 같이 살겠노라 다짐했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6년이면, 갓난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세월이다. 친구의 결혼이 내 애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방해하기도 한다. 결혼못해서광광대지않는여자(30·여)는 “쟤는 어떻게 저런 애를 만나서 결혼에 골인했을까 갑자기 내 옆에 있는 남친이 초라해보이고 왜 나에게 결혼을 하자고 안 하는 건지 개 짜증남. 남친이 없을 경우 쟤는 저렇게 벌써 만나서 결혼까지 했는데 나는 X발 돈도 남자도 없네 싶어 현타(현자타임의 준말. 욕구 충족 후 찾아오는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시간을 뜻함)가 옴.”이라고 말했다. 결못녀처럼 남자친구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묻다가는, 관계가 파경에 이르기 십상이다. 보다 현실적인 고민은 같이 놀 사람이 없어진다는 거다. 합정동이성경(31·여)은 “그래서 제가 친구가 없습니다, 요즘... 친구에겐 베프인 신랑이 생김”이라고 부연했다. 아무래도 결혼한 친구를 예전처럼 어떻게 갑자기 툭, 불러낼 것이냔 말이다. 흥청망청 놀던 싱글의 시대는 갔다. 이성경은 최근 나와 함께 다낭 여행 메이트를 잃었다.남자들은 “얼마 하지?” 라는 말이 먼저였다. 슬기슬기사람(31·남)은 “친소에 따라 다르지. 얼굴 알고 자주 보는 사이면 10만원, 매우 친하면 30만원”이라고 했다. “그럼 나는?”이라는 질문에는 “결혼하면 알려줄게”라는 말로 넘어갔다. 대학 이후로 연락이 뚝 끊긴 친구가 친한 척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까지 보내오는 건 정말 ‘극혐’이다. 퇴사하렵니다(32·여)는 “‘○○아, 나 결혼해~^^’ 하고 카톡이 왔길래 ‘응 그래, 축하해~^^’ 하고 말았지 뭐. 이 X이 내 결혼식에 올 사람인가, 안 올 사람인가 잘 판단해서 축의금 줘야지 하는 생각이 듬”이라고 일갈했다.   ◆ “아니, 내 친구가 언제 이렇게 다 커서 결혼을 다 하고!” 오랜 친구, 진실한 친구의 결혼에는 “뿌듯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불킥할 소싯적 흑역사부터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경우, 새삼 신랑·신부 측 부모님에 빙의해 “아니, 내 친구가 언제 이렇게 다 커서!”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잠실동수저(33·남)은 “베프의 경우 아들 보내는 느낌. ‘내가 진짜 나이가 들었구나~’ 싶으면서 어릴 때부터 함께 해 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르륵.”이라고 했다. 눈물이 헤픈 조카가필요해(30·여)도 말했다. “친구가 벌써 자기 결혼식에 날 전담 마크하는 동영상 한 명 투입한대. 내가 울게 뻔해서...아니, 막 같이 캔*아 그네 의자에 앉아서 얘기하고 그랬던 친구가 의젓하게 자라서 결혼을 다 하고!” 이 험한 세상에, 그 어려운 난관을 딛고 세상에 결혼하는 커플을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혼하는 친구가 마냥 부럽기엔 ‘결혼은 현실’이라는 명제가 너무 와닿고, 마냥 부럽지 않다 말하기엔 어폐가 있다. O양아, 축하한다. (다낭 얘기는 정말로 농담이다.) 김 선배, 축하합니다!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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