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정책대결,후반엔 혼탁/선관위 대선중간평가 토론 중계
◎지역감정 완화·관권개입 일소 “성과”/기업·체제부정 세력과 연대는 문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윤관)는 11일 상오 프레스센터에서 언론인 박권상씨의 사회로 김광웅 서울대행정대학원장,김상철 변호사,김지길 아현감리교회목사,서경석 공선협사무처장,이종석 동아일보논설위원실장,신락균 여성유권자연맹회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4대 대통령선거중간평가를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광웅 서울대행정대학원장(정당 및 후보자의 역할)=초반에는 정책대결의 양상을 띠었으나 종반으로 갈수록 금권과 상대방에 대한 비방등으로 혼탁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실천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은 공약의 남발과 선물을 주고 받는 「증여문화」가 여전히 문제가 되고있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정당의 원초적 기능이 정권을 잡는 것이라고 하지만 새롭게 출범할 차기정부가 후유증없이 새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상철 변호사(선거에 관한 국민의식)=지난 선거에 비해 준법의 관념이 생긴 점,관권개입이 거의 사라졌다는것,정책대안의 제시가 강조되는 점,방송연설의 기회가 제공된 점등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그러나 정치자금의 비공개와 흑막,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한 언론의 건전하고 용기있는 공개적 비판이 거의 사라진 것등은 문제이다.특히 후보자 개인의 거짓과 부도덕,위선과 변신등에 대한 비판과 해명,사실여부의 검증등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판기능의 마비는 국가의 기본질서나 안위에 관한 중요사항에 있어서도 나타났다.예컨대 체제부정세력인 「전국연합」이 모정당과 「정책연합」을 한것은 북한의 지령에 따른 것인데도 이에대한 비판이 결과적으로 해당 정당 후보의 당락에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는 두려운 현상까지 벌어졌다.
현대그룹의 자금과 인력이 국민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위해 투입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비판의식의 실종은 큰 문제다.
◇김지길 아현감리교회목사(지역감정을 중심으로)=지역감정은 많이 완화됐다.최소한 후보들이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고 청중들의 의식도 좋아졌다.
그러나 궁극적으로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해서는 차기정부가 지역별로 권력을 안배하고 소득도 고르게 배분되도록 해야한다.
◇서경석 공선협사무처장(시민단체의 역할을 중심으로)=과거에 비해 훨씬 공명하게 치러지고 있다.관권개입과 군부재자투표의 부정을 막게 된 것은 큰 성과다.
그러나 불법·탈법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첫째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금권선거이다.특히 특정 재벌의 선거개입이 모처럼의 공명분위기를 흐려놓고 있다.
둘째 정당의 외곽조직이나 사조직 및 일당 대학생 동원,입당권유,직능단체를 동원한 선거운동등이 중요 불법사례로 떠올랐다.
셋째 검찰과 경찰의 편파수사도 문제이다.현대에 대한 과잉수사는 정부의 중립의지까지 의심을 받게 만들었다.
앞으로 일주일이 지나면 투표일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병폐인 막판 금품살포를 막아야 한다.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 자신이 금품에 자신의 자존심을 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막판 흑색선전은 반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드시 봉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남은 선거기간동안 정책대결이 보다 심화될 수 있도록 각정당과 후보,선관위,언론매체등이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본다.
◇이종석동아일보논설위원실장(대통령선거와 언론의 역할)=신문·방송은 금품수수등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유권자들을 도덕적으로 부활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었어야 했다.
언론매체들이 각 후보와 정당들의 탈법·부정과 정부의 불공정한 단속에는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이에 상응하는 유권자들의 도덕성제고나 부정사례의 자발적 고발을 유도하는 데에는 별반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두번째로는 정부의 중립의지를 비난하기에 앞서 수사당국의 불공정에 대한 진상보도에 충실했어야 했다.국무총리등에 대한 책임은 그다음에 따졌어야 했다.이를 구분하지 않고 국부적인 문제를 정권자체의 문제로 확대할 때 선거결과에 대한 국민적 동의나 승복에 흠집이 생겨 새정권의 정통성과 정당성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언론이 해야할 일을 간추려 본다면 첫째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부정과 타락행위를 거부하는 도덕적 결단과 양심의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둘째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을 비판적으로 잘 수용해 비교해 줌으로써 유권자들의 선택을 도와 주어야 한다.
셋째 후보들의 내면적 실체라 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후보들의 TV토론을 가능한 한 실현시켜야 한다.
◇신락균 여성유권자연맹회장(여성계를 중심으로)=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선거운동양상은 사조직을 통한 표몰이,종교인들의 정치운동,신문들의 음성적 편중,공약의 화려한 경쟁,여성관련정책의 대거등장 등이라고 본다.
여성계는 앞으로 투표권행사의 중요성과 여성의 시민의식 강화,소신있는 투표권행사,여성정책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따른 투표,향응제공과 흑색선전의 거부,선거부정고발에 적극적인 자세를 갖도록 애써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