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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상회담 자신감, 국정쇄신 이어가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오늘 귀국한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수세에 몰렸던 국면을 반전시킬 기회라고 반색하는 분위기다. 대통령과 여권이 자신감을 갖는 것은 국가를 위해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쇄신을 뒤로 제쳐놓아서는 안 된다. 노 전 대통령 조문정국에서 나타났듯이 현재 여권의 국정운영 체계에는 허점이 많다. 빨리 이를 보완해야 한다.이 대통령은 방미 출국에 앞서 라디오연설을 통해 최근의 시국 문제와 관련해 ‘근원적인 처방’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력구조 개편과 행정구역 및 선거구제 변경 등이 국정쇄신의 거대 담론으로 거론된다. 지역 및 이념대립,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 정쟁의 정치문화를 바꿔 나가기 위한 노력을 당장 시작해야 마땅하다. 그와 더불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할 부분은 과감히 해야 한다. 또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우는 인적 쇄신과 당·정·청 소통로 확장 조치가 있어야 한다.이 대통령은 야권으로부터 일방독주, 독재라는 비난을 받는 한편으로 보수지지층에서는 결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국정을 명쾌하게 정리해 국민에게 전달하는 면에서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대통령이 기자회견 혹은 담화를 통해 난마같이 꼬인 현안을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는 결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한나라당 쇄신위가 만들어 곧 제출할 건의안이 참고가 될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임시국회 개회를 외면하고 여러 조건을 내걸고 있는 민주당의 태도가 올바르지 않지만 여권은 대화와 타협으로 야당을 설득하겠다는 자세를 버려선 안 된다. 한·미 정상회담으로 안보 불안이 조금은 불식된 상황을 국정면모 일신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 [부고] 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 별세

    [부고] 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 별세

    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과 주 일본대사를 지낸 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이 17일 오전 타계했다. 78세. 조 고문은 지난 1일 뇌경색 증세로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고문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봉하마을 빈소에 다녀오고 영결식에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전북 김제 출생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합동통신 정치부 기자와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지냈다.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창립대표를 맡기도 했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시절인 1978년 10대 총선 때 이철승 신민당 대표에게 발탁돼 서울 성북에서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 정계에 입문했다. 고인은 이후 30년 넘게 합리적인 정치인으로, 좌우명인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을 실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87년 대선 때 김대중 평민당 후보의 선거대책 부위원장으로 활약했고, 13~15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며 민주진영의 핵심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어 1996년부터 3년간 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을 지냈다. 97년 대선에서는 김대중-김종필(DJP) 연합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손학규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지만 2001년 12월 주일 대사로 발탁돼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까지 활약했다. 지난 17대 대선 때는 전주고 후배인 정동영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성훈(하나대투증권 부장)·성주(기아차 미주법인)씨와 사위 문정환(SC제일은행 상무)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장지는 김제 선영이며 발인은 20일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민주, 檢 수사·기소독점권 폐지 추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검찰 개혁을 주창하고 있는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기소 독점권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십시일반으로 노 전 대통령의 장례비용과 후속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1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민주당은 ‘검찰 개혁 13개 과제’를 정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6월 국회에서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13개 과제는 ▲공직부패수사처 설치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피의사실 공표죄 제도 개선 ▲검찰인사위원회 독립성 강화 ▲불구속 수사원칙 확립 ▲특수직권남용죄 신설 ▲검사회피제도 도입 ▲수사기관 종사자의 비밀엄수 등이다. 정세균 대표는 “사정의 칼날이 전 정권과 과거 권력에는 가혹하면서 자신들에게는 너그럽다. 국회 차원의 특위를 만들어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전날 문학진·강기정 의원이 기소된 사실도 민주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민주당은 또 이날 의총에서 평의원은 50만원, 상임위원장과 원내대표단은 각 100만원 정도 수준에서 자발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장례비용과 봉하마을 분향소 운영 경비 등을 나눠 내기로 했다. 우윤근 수석 원내부대표는 “봉하마을에서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품앗이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봉하마을 저작권 속앓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로 분주한 봉하마을이 고민에 빠졌다. 참여정부 당시 노 전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이 펴낸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과 서거 이후 재출간된 ‘노무현과 함께 만든 대한민국’의 저작권과 인세가 고스란히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로 넘어갈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2007년 6월 퇴임을 앞둔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실정을 거론하는 정치권의 공세를 정면돌파하기로 했다. 박정희 정권 때부터 참여정부까지 모든 지표를 분석해 이를 토대로 참여정부의 공과를 기록했다. 이 보고서를 책자로 옮긴 게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이다. 원고 전부를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고 한다. ‘노무현과 함께 만든 대한민국’은 10년 간 출판권을 가진 출판사 ‘지식공작소’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에 노 전 대통령의 참평포럼 토론 연설내용 등을 보태 추모 형식으로 다시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노 전 대통령의 업적 재평가와 추모 분위기 속에 1만여부가 팔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계약 취지대로라면 판매액의 10%에 해당하는 인세가 봉하마을 쪽에 넘겨져야 한다. 하지만 당시 출판사와 계약할 때 저자를 ‘청와대 비서실’로 정한 게 화근이 됐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여전히 ‘청와대 비서실’에 저작권이 귀속된다는 법률 해석에 따라 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가 인세를 챙기게 된 것이다. ‘지식공작소’는 16일 “법적으로 저작권은 국가소유”라면서 “계약주체가 ‘청와대비서실’로 되어 있어 마음대로 인세 수급자를 변경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봉하마을 김경수 비서관은 “법률해석이 엇갈리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상중이고 49재를 챙기느라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한 친노 의원은 “49재와 안장식까지 재정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텐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 인세를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 듣는다]“개헌은 필요하지만 본격 논의할 시점 아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 듣는다]“개헌은 필요하지만 본격 논의할 시점 아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6일 “현 시점에서는 서민경제와 남북문제 파탄을 막아 내는 게 급하다.”면서 “개헌논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문제는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이날 국회 대표실에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리더십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신뢰가 기본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잘 소통하고 원칙을 지킨다. 신뢰를 받으려면 우선, 오해가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소통해야 한다. 그 다음에 원칙을 지켜야 한다. 자꾸 왔다갔다하면 누가 신뢰하겠나. →영수회담을 제의하거나 제의가 온다면 응할 생각이 있나. -현 단계에서는 만날 필요 없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 것 아닌가. 야당을 무시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의 목소리도 경청하지 않아 (만나 봐야) 바위에다 계란 던지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대통령 사과부터 해야 한다. →대통령 사과를 비롯한 소위 다섯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6월 임시국회에 안 들어가나. -5대 조건과 임시국회를 꼭 연계시킨 것은 아니었다. 5대 조건은 무리하게 내건 것이 아니고 국민들이 이런 정도는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 원내에서 그것(다섯가지 조건)을 (임시국회와) 걸었다. 대통령과 여권이 성의를 보여야 국민들이 납득할 것 아닌가. 국민들이 납득해야 (국회에서 여당과) 머리를 맞댈 수 있다. →장외집회 더 참석 안 하나.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하기 나름이다. 당 대표 되면서 (원내·장외) 병행투쟁을 밝혔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원 숫자 가지고 일방통행 하겠다는 것이라면 국회에만 머물면 아무것도 못할 것 아닌가. 도저히 원내에서 문제 해결 안 되면 언제든 국민에 호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원내에서만 정치 하라는 법 있나. 우리가 의석이 상당히 되고 야당이 연합해 여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으면 뭐하러 장외로 나가겠나. 지금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하나를 못내고 탄핵발의조차 못하는 상황 아닌가. 그런 상태에서 항상 다수결 원리를 따르면 바보고 직무유기다.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이 처리되나. ‘표결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게 한나라당의 얘기인데. -1월6일에는 여야가 합의처리하기로 됐다. 그런데 3월2일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이 합작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해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하는 것으로 했다. 국민여론은 미디어법 반대가 훨씬 다수 아닌가. 그래서 여론을 반영해서 미디어법을 처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여론과 관계없이 (표결로 하자고 했으니) 숫자로 해보자고 하니까 접점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표결처리하는 것에 우리는 응할 수 없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는데 서거 이후 180도 달라졌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일부 인사들이 그랬던 적은 있다.그건 부인하지 않는다. 민주당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을 부정한 적은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독재자 발언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에서는 야당이 DJ에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독재자 발언을 할 때) 현장에 있었는데 하실 말씀을 하셨다고 본다. 우리가 지적해도 제대로 어필이 안 되니까 국가의 원로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위기에 처하게 되면 당연히 말씀을 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 →현 정부들어 남북관계가 냉각됐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토지임대료로 5억달러를 내라고 하고 근로자 월급을 300달러로 올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는데,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 따로 보지 말고 남북관계 전체적인 걸로 봐야 된다. 기본적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어떻게 남북관계에서 떼어 생각할 수 있나. 이 정권은 대북 적대시정책을 빨리 바꿔야 한다. 남북이 평화번영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이 바꿔야 할 것은 없나 -북한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은 거 아니냐. 핵실험을 포기해야 한다. 포기시키려면 남북 대화가 돼야 한다. 남북관계에 있어 가장 큰 당사자가 우리인데 중국이나 미국에 맡겨서 구경하는 걸로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이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진 민심과 관련해 개헌을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개헌은 원래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개헌을 연구할 때이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타이밍은 아니라는 게 당의 입장이다. 지금 개헌 정국으로 끌고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대통령은 개헌보다는 우선 민심수습부터 하고 서민경제를 살리고 남북문제 파탄을 막아 내는 게 급하다. 엉뚱한 것 얘기해서 상황을 호도하면 안된다.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에 대한 생각은. -민주당은 중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다. 그런 논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서 빨리하는 게 좋다. 다음 총선(2012년)이 가까울수록 국회의원 이해관계 때문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리 홍성규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여야 초선들 집단 움직임

    여야 초선들 집단 움직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초선의원들이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재선 386 그룹도 가세했다. 한나라당 친이 온건파 및 중립성향 초선 의원 48명은 15일 당내 쇄신파가 주도하는 쇄신논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민주당 초·재선 10명은 선명한 야당을 기치로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에서는 안국포럼 출신의 김영우·강승규·조해진·이춘식 의원 등 친이 온건파와 계파색이 옅은 중립지대의 정양석 의원 등이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계파 문제가 한나라당과 국가 미래의 중대 장애 요인임을 분명히 주지하고, 우리 초선 의원들부터 대화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를 위해 친이·친박 계파를 초월한 초선 의원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쇄신이라는 명분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흔드는 것을 비판하며 “진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중립지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쇄신파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들은 “계파색을 떠난, 진정성 있는 쇄신 논의에 앞장서겠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에서는 당내에서 비교적 강경파로 꼽히는 초·재선 의원 10명이 이번 주내에 ‘국민의 소리(가칭)’라는 모임을 발족한다. 재선 386 그룹인 강기정·백원우·조정식·최재성 의원과 초선인 김상희·김영록·이춘석·최문순·최영희·홍영표 의원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지난 6·10 범국민대회 개최를 위한 서울광장 점거농성에서 주도적으로 역할했고, 지난 11일부터는 잇따라 용산참사 현장을 찾고 있다. 조만간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시국토론회도 가질 예정이다. 한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지켜보며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야 할 절박한 시기라고 느꼈다.”면서 “좀더 강경하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모임의 배경을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대한문 지킴이’로 나선 최문순 의원은 “강하고 선명하게 투쟁하면서 국민과 소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모임 성격과 활동 방향은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당내 주류 386 그룹과 무계파 의원들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민주당이 향후 대여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성직자들도 시국선언

    전국 대학교수를 비롯해 대학생, 예술인 등이 현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가운데 성직자들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 승려 1447명은 15일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현 정부의 반성과 민주주의 발전을 염원하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읽었다. 스님들은 ‘국민이 부처입니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도 반성하지 않는 정부의 행태와 죽음마저 음해하는 정치검찰의 패악을 보며 이 나라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도 이날 오후 3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전국사제 비상 시국회의’를 진행한 뒤 오후 7시 용산 참사 현장에서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펼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채택했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개신교의 진보적 목회자 1000여명도 18일 오전 11시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정부의 국정쇄신과 보수 개신교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대근 강병철기자 dynamic@seoul.co.kr
  • 정치인 총리론 또 고개… 일부 “대증요법 안쓸 것”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방미(訪美)길에 앞서 국정 쇄신안을 제시할 뜻을 내비치자 정치권은 사실상 멈춰섰다. 이 대통령의 18일 귀국 보따리에 담길 내용물에 따라 정국의 향배와 정치 주체간 처신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이 대통령이 첫 반응을 보인 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여, 인적 쇄신 확신 한나라당 쇄신파 등은 개각을 비롯해 인적 쇄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확신을 내비쳤다. 청와대가 최근 정무·민정·국정원·경찰 합동 보고를 통해 전반적인 민심을 보고 받았으며, 귀국 이후에도 현 국면을 정리하지 않으면 향후 정치 일정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대국민 담화와 한·미정상회담 등으로 ‘조문 정국’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귀국 직후 국회 3개 교섭단체 대표회담,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 청와대·내각의 중폭 이상 교체순으로 일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총리와 대통령실장의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계속된 정치적 어려움 때문에 ‘정무형 대통령실장’의 필요성이 당과 청와대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정치인 총리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지금까지는 이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비난과 충격을 전면에서 받아내는 형국이었다.”면서 “이에 대한 완충작용으로써 정치인 총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채택한 최고경영자(CEO)형 이미지가 한승수 총리와 중복되고, 한 총리가 중점을 두고 있는 자원외교 역시 대통령의 전략과 겹쳐 서로 시너지 효과가 약하지 않느냐.”는 평가에서다. 반면 이 대통령이 국면전환용 개각 같은 ‘대증요법’은 쓰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그간 이 대통령이 정치권 요구에 떠밀려 과거 정권에서 되풀이했던 ‘깜짝쇼’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온 점을 근거로 든다. 이 대통령이 ‘근본적인 변화’를 언급한 것을 들어 개헌 논의를 제기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다. 거꾸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한 것으로 보아 귀국 후에도 뜸들이기가 한참 진행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없지 않다. ●야, 대통령 사과할지 주목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귀국 이후 정국 운영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국회 개회 협상에서도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컨트롤 타워가 출국했는데 협상을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얘기도 들린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는 여야간 접합점을 찾을 상황이 아니다.”면서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 여·야, 비정규직·미디어법 대치 접점이 안보인다

    여·야, 비정규직·미디어법 대치 접점이 안보인다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비정규직법과 미디어 관련법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국회가 본격 가동되면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정규직법에서는 비정규직의 사용기간을 2년으로 규정한 현행 법 조항을 그대로 실시할 것이냐, 아니면 해당 조항의 적용을 일정 기간 유예할 것이냐가 핵심이다. 한나라당은 후자를, 민주당은 전자를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해당 조항이 첫 적용되는 7월부터 대량 실업사태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경제난 때문에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해고할 것이라는 논리다. 이에 한나라당은 해당 조항의 적용 시기를 2~4년 정도 유예하는 쪽으로 현행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생각이 다르다. 한나라당 주장처럼 사용기간 적용 시기를 유예하면 그 기간만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늦어지고 이에 따라 비정규직이 대량 양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해당 조항이 첫 적용되는 7월 이후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법안 처리의 열쇠를 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다만 실제 대량 실업사태가 발생할 조짐이 생기거나 재계나 노동계의 압박이 거세지면 여야가 어떤 형태로든 절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관련법은 여야를 정면 충돌로 몰고갈 뇌관이다. 한나라당은 여야 간 합의 정신을 강조한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3월 방송법을 비롯해 4개 미디어관련법을 여론수렴 등을 거쳐 6월 국회에서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반면 민주당은 당시 합의에 따라 구성한 미디어발전위원회에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만큼 합의 자체가 파기됐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내에서는 6월 임시국회를 미디어관련법과 연계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연일 “공당으로서 약속을 지켜라.”라고 압박하고 있고,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출발이 잘못된 악법이므로, 중단하는 게 답”이라고 쐐기를 박고 있다. 문제는 미디어관련법에 대한 여권 핵심의 강력한 의지다. 청와대 기류를 감안하면 정면 충돌을 피할 여지가 적어 보인다. 다시 한번 국회와 정국이 격랑에 빠져들 수도 있다. 한편 한나라당 안상수·민주당 이강래·선진과 창조의 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6월 임시국회 개회를 위한 비공개 회담을 가졌으나 기존 입장만 확인하는 등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5대 선결 조건을 거듭 언급했고, 한나라당은 ‘선(先) 등원’을 촉구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책꽂이]

    ●체 게바라(미요시 도루 지음, 이수경 옮김, 북북서 펴냄) 아르헨티나의 명문가 출신으로 의사이자 여행자, 시인, 카스트로와 쿠바혁명을 성공시킨 혁명가이자 정치가로서 다양한 매력을 다수의 흑백사진과 함께 제시. 1만 5000원. ●천재 앵무새 알렉스와 나(이렌 페퍼버그 지음, 박산호 옮김, 꾸리에 펴냄) 2007년 9월6일 알렉스란 이름의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가 31세의 나이로 죽었다. 다섯 살 아동과 맞먹는 지능을 가진 이 앵무새는 ‘내일 봐.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여자 과학자와 앵무새 간의 사랑과 헌신을 다뤘다. 1만 3000원. ●아! 노무현(유시민 외 다수 지음, 책보세 펴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일간지 및 월간지, 인터넷 블로그 등에 발표된 글들 가운데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썼던 노 전 대통령의 진면목을 잘 밝힌 글들을 추려서 묶어낸 서거 추모집. 1만원. ●교황들(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 김수은 옮김, 동화출판사 펴냄) 사도 베드로를 시초로 역대 교황은 265명. 독일 왕을 굴복시킨 그레고리오 7세, 예술을 적극 후원해 르네상스를 열어 준 식스토 6세, 교회 개혁 압력을 받은 레오 10세 등 가톨릭 역사의 큰 장을 장식한 8명을 집중조명. 인간으로서 교황의 욕망과 고통, 구원 과정을 다뤘다. 1만 8000원. ●미니멈의 법칙(김광희 지음, 토네이도 펴냄) 베어링은행, 엔론과 같은 거대 기업들의 붕괴도 모두 직원 또는 최고경영자의 사소한 비리와 실수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쇠사슬의 강도는 가장 약한 고리에서 결정된다.’면서 조직과 기업은 물론 개인들도 가장 취약한 점을 파악, 보완하고 관리할 것을 요구한다. 1만 2000원. ●언니들, 집을 나가다(언니네트워크 엮음, 에쎄 펴냄) 여성주의 커뮤니티 ‘언니네’를 운영하는 ‘언니네트워크’가 결혼하지 않은 ‘비혼(非婚)’ 이야기 28가지를 모았다. 비혼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혼하지 않은 삶이 더 행복하다는 생각은 하나다. ‘유력한 라이프스타일’이라고 꼽는 ‘비혼의 자유’를 엿볼 수 있는 책. 1만 2000원.
  • 여야 국회복귀 워밍업… 다음주 문 여나

    여야 국회복귀 워밍업… 다음주 문 여나

    여야가 국회 복귀를 위해 몸을 풀기 시작했다. 12일 오후 3개 교섭단체 원내 수석부대표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주말 물밑 접촉을 통해 14일 원내대표 회담을 준비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김정훈·민주당 우윤근 원내 수석부대표는 전날에도 만났다. 마냥 날선 대립을 이어갈 것 같던 정치권이 국회 복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조문 정국’ 뒤의 역풍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쟁에 파묻혀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때문에 다음 주 중반 이후 국회 문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개회를 하더라도 ‘정상화’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5대 선결조건을 관철해야 한다는 지금까지의 태도에서 한 치도 달라진 게 없다.”고 못박았다. 우제창 원내 대변인이 전날 “5대 조건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국정조사, 천신일 특검 도입 등에 대한 협상 결과에 따라 개회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정정한 발언이다. 그러면서도 우 수석부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요구사항이 전부 수용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듭 여지를 남겼다. 당의 한 중진의원은 “돌아온 지지층을 붙들기 위한 강한 야성(野性)을 복원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산적한 현안을 방기할 수도 없는 처지”라면서 “등원을 위한 동력을 어디서 어떻게 찾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조건 없는 등원’을 되뇌고 있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노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아무런 근거 없이 정치보복을 주장하는 것은 공허한 정치공세”라면서“빨리 국회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5대 선결조건’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민주당의 요구를 전면 차단하지도 않았다. 민주당에 ‘유인구’도 던졌다.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야당의 요구조건 가운데 검찰개혁 부분에 대해서는 여당 내에서도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동시에 한나라당은 당정회의 등을 통해 6월 국회에서 처리할 30대 법안을 확정했다. 먼저 ‘일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민주당에 등원을 거부할 수 없도록 몰아가겠다는 포석이다. 6월 국회에서 다시 폭력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그 책임을 야당에 떠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처럼 여야의 태도는 우선 국회 방기 책임론을 피하고 보자는 측면이 강하다. 국회가 6월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 그저 국회 문을 열었다 닫기만 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 野 “비겁한 검찰에 절망” 與 “권력 부패 근절돼야”

    12일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 발표를 놓고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여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민주당은 검찰을 맹비난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검찰은 무슨 지은 죄가 그리 많아 변명이 저리 많은지 쓴웃음이 난다.”면서 “표적·보복 수사가 아니었다는 치졸한 변명, 살아 있는 권력에 하염없이 작아지고 비겁한 검찰,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놓고도 여전히 반성 없는 모습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한 수사 종결을 놓고도 “대선자금 수사는 처음부터 아예 금 그어 놓고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어찌 그리 ‘친절한 검찰’인지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박연차-천신일 특검’ 도입 및 국정조사, 김경한 법무부장관과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의 즉각 파면 등을 거듭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핵심 몸통과 거물, 전·현직 대통령 식구의 언저리는 불구속하고, ‘전직’인 깃털 6명만 구속기소했다.”며 부실 수사를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이 궁금해하는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내용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국민의 눈과 입, 귀를 막은 것은 국민의 검찰이 아니다.”면서 “무기력한 검찰에 농락당한 기분”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지도층부터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며 검찰에 힘을 실어 줬다. 조윤선 대변인은 “권력형 부패의 근절을 향한 검찰의 지난한 노력이 앞으로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조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검찰이 법과 공정함이라는 방패와 칼만 갖춘다면 아무리 외롭고 험한 전장에서도 국민은 검찰의 편에 설 것”이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박연차 수사가 이 사회에 던진 과제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막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 석 달여에 걸쳐 진행해온 사건 수사 결과를 어제 발표하고,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정·관계 인사 11명을 추가로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초유의 비극 앞에서 사실상 수사가 중단된 셈이고, 수사과정에서 제기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달러 수수 의혹의 실체는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 혐의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불가피했다고 본다. 고인의 명예를 떠나 피의자의 사망으로 공소권이 상실된 터에 검찰의 일방적 발표는 공정성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비리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영원히 역사 속에 묻히게 됐다는 사실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검찰이 막판까지 수사결과 공개를 고민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인 점도 개운치 않다. 검찰 수사는 끝났지만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안긴 과제는 막대하다. 당장 검찰 수사를 짚어 봐야 한다.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법이 금지한 피의사실 공표의 잘못은 없었는지 따져 봐야 한다. 보복수사 논란도 있는 만큼 수사의 적정성을 가릴 슬기로운 해법을 찾는 데 여야 정치권이 앞장서기를 바란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검찰의 엄정한 수사의지를 꺾는 결과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권력비리 근절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여야는 정략적인 책임 공방에서 벗어나 즉각 국회를 소집, 사정기관 정비 등 다각적인 제도적 개선책을 찾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성찰이다. 박연차 게이트와 노 전 대통령 서거가 남긴 국가적 분열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사회 각 주체들의 냉정한 판단과 실천이 요구된다. 이번 사건을 한낱 정쟁의 대상으로 묶어두는 한 우리는 영원히 그 정쟁의 포로에 머물 것임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 靑 “DJ ‘독재자 발언’ 국민혼란·분열 조장”

    靑 “DJ ‘독재자 발언’ 국민혼란·분열 조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보혁(保革)세력간 대결이 전·현직 대통령간의 충돌로 비화될 조짐이다. 청와대는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날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특별강연회’에서 현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과 관련, “전직 국가원수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국민화합에 앞장서고 국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전직 국가원수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분열시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지나치다.’, ‘어이없다.’는 반응이 주조였다.”고 전했다. 한 수석비서관은 회의에서 “사회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유도해야 할 분이 선동을 주장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수석비서관은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김 전 대통령 때부터 원칙 없는 ‘퍼주기식 지원’을 한 결과”라면서 “북한의 핵개발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6·15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530만표라는 사상최대의 표 차이로 선출된 정부를 독재정권인 양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대변인이 전직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 비판하고 수석비서관들의 발언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수십년 전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다가 환각을 일으킨 게 아닌가 여겨진다.”면서 “이제 김 전 대통령은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일갈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씨는 이제 자신의 입을 닫아야 한다.”며 “다 죽어가던 북한 독재자 김정일에게 사망 직전 중환자에게 마약투여하듯 엄청난 돈을 퍼줘 회생시킨 자가 바로 김대중씨”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김 전 대통령은 입이 열 개라도 독재를 말할 자격이 없다.”면서 “좌파정권 10년과 현재를 대비해 좌우대립과 투쟁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전직 대통령의 고언을 폄하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정세균 대표는 “국가 원로의 충정어린 말씀에 이러쿵 저러쿵 경우도 없고 예의에 벗어난 말씀을 하는 게 가관”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자들은 김 전 대통령의 충언에 경청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정 대변인은 “ ‘전직 대통령 죽이기’ 광풍에 휩싸인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김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박지원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자 국가 원로로서 현실적 위기를 지적하고 방향을 제시한 것을 두고 과민반응하는 것은 계속 위기 상황으로 가겠다는 어리석은 행태”라고 반박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 다수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면서 “소통이 막히면 그때부터 독재다. 귀를 닫고 있는 청와대를 볼 때 우리는 분명 독재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김 전 대통령의 연설에 한마디도 틀린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락 주현진기자 jrlee@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여의도 직장인 회식문화가 바뀌었다 ☞[실버세대 희망 Job기]”내 고향 알린다”…유망직업 ‘투어토커’ ☞이선균 “한예종이 좌파라고? 군대도 아닌데…” ☞휴대전화 너 없인 불안해 ☞中CCTV 미모 앵커우먼 간첩 혐의 체포 ☞삼성·LG 가전3총사 好好好 ☞여대생도 군입대 휴학 보장
  •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 檢, 노 前대통령 혐의 확신

    검찰이 12일 ‘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된 구체적 증거관계를 통상적 관례에 따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공여자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내사종결 이유에는 “제반 증거에 의하면 피의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뇌물을 준 사람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노 전 대통령의 혐의도 인정된다는 의미다. ●청와대 통화내역 확인 가 요구 그러나 정황·진술 등을 들이미는 검찰에 대해 되레 노 전 대통령이 박 전 회장이 자신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진술하는 시기의 청와대 통화 내역 확인을 요청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이 박 전 회장의 진술을 신뢰한 나머지 둘 사이의 통화내역도 확인해 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검찰은 “보존기간 경과로 확인불가”라는 청와대 경호처의 회신이 오기 직전 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에게 40만달러를 보냈다는 사실을 밝혔다. 둘 사이의 통화기록이 없을 경우를 대비한 국면전환을 위한 사전포석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인망식 수사와 신병결정 지연, 보복수사 및 피의사실 공표 등 검찰에 쏟아지는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가족들에 대한 수사는 증거와 진술에 따랐고, 신병결정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늦춰졌으며, 측근에 대한 수사는 금품수수 단서가 나왔기 때문에, 수사브리핑은 최소한도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검찰이 주장하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검찰은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책임회피와 자기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두 번 욕보이는 행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진실은 검찰이 누구의 지시로 어떤 목적으로 왜 ‘정치적 기획수사’ ‘짜맞추기 표적수사’를 했느냐에 대한 것이다. 일방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등 이번 수사와 관련된 검찰의 행태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檢 “역사적 진실은 수사기록에 보존” 검찰은 “역사적 진실은 수사기록에 남겨 보존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역사적 진실이 그리 오래 묻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은 서울남부지검에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 1과장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 박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는 과정에서 구체적 증거관계를 확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丁-鄭 어색한 동석

    ‘1시간 동안의 어색한 동석, 그리고 헤어짐….’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9돌 기념 특별강연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를 비판한 이 자리에는 ‘어색한 동석자’가 금세 눈에 띄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었다. 4·29 재·보선에서 격돌한 뒤 남남이 되어버린 두 사람은 8명씩 앉는 원탁 테이블 70여개 가운데 하필이면 맨 앞줄 같은 테이블에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앉았다. 기자들 앞에서 손을 잡기는 했으나, 어색한 미소를 감추지는 못했다. ‘절묘한’ 좌석배치를 놓고 추측이 난무했다. 재·보선 직전 정 전 장관의 예방을 받은 김 전 대통령이 “어떤 경우에도 당이 깨지거나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국민이 실망한다.”고 당부한 점을 들어 ‘김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를 마련한 김대중 평화센터는 12일 “의전과 테이블 배정에 김 전 대통령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야3당 대표와 대선후보 출신, 장관급 출신 등을 배려해 좌석을 배정했다.”며 이같은 해석을 부인했다. 어색한 동석은 김 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기까지 1시간쯤 계속됐다. 정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의 연설 직후 정 대표와 별다른 대화 없이 퇴장했다. 이들의 껄끄러운 관계는 정 전 장관이 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당초 정 전 장관은 국회 사무처에서 의원회관 6층 사무실을 배정 받았으나, 같은 층 건너편에 정 대표의 사무실이 위치한 사실을 알고 계속 입실을 미루다 한 달 남짓 만에 5층에 둥지를 틀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서청원 전 의원의 5층 사무실이 때마침 비게 된 것이다. 정 전 장관 쪽은 “사무실 구조와 조망 등을 고려해 5층 사무실을 선택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고 있는 정 대표와 지난 대선후보 시절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던 정 전 장관의 입지가 서로 엇갈리면서 두 사람의 악연이 새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의사나 변호사가 진료나 변론을 탈법적으로 하면 강제폐업을 당하거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그뿐인가. 그 정도가 심하면 신체적으로도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기자가 몰래카메라를 사용하거나 비합법적인 취재로 부정부패를 폭로하면 벌을 받는 시늉은 잠시, 그는 곧이어 대중의 뜨거운 사랑과 함께 퓰리처상까지 받게 된다. 저널리즘의 세계다. 널리 알려진 미국 대학의 언론학 교재속에 나오는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싸고 언론책임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이번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주된 책임으로 검찰(56%)과 언론(49%)을 꼽았다. 취재보도 윤리가 논란의 핵심이다. 취재보도 윤리는 크게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공리주의 원칙(Utilitarian Principle)과 의무의 원칙(Duty-Based Principle)이다. 공리주의는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등에 의해 제기된 이래 취재보도의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사상적 배경으로 이용되어 왔다. 공리주의 입장은 행위의 윤리성에 대한 옳고 그름은 그 행위의 결과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에 기여하는가에 기초한다. 좋은 결과가 나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The End Justify, The Means)고 보는 시각이다. 노 전 대통령 관련 검찰수사 보도도 여기에 기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공리주의 원칙은 명확하고 완벽한 윤리기준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고 주장하지만 도대체 누가 최대다수를 정확하게 짚어 낼 것이며 또한 최대의 행복이 실제로 보장되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덧붙여 소수의 행복은 늘상 다수의 행복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 숙제다. 공리주의 원칙의 근본적인 한계다. 공리주의 원칙의 대척점에 있는 주장이 의무의 원칙(Categorical Imperative)이다. 이마누엘 칸트의 도덕철학에 기초한 윤리관으로 모든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면 남을 속이거나 사칭하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므로 절대로 그러한 행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리주의처럼 행위의 결과가 어떠한가를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사저 건너편 언덕에 진을 치고 밤낮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이 하는 인권침해성 취재행위는 정당한 절차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인들은 윤리적 절대성을 강조하는 의무의 원칙에 대해 융통성 없고 비현실적인, 한마디로 세상물정 모르는 주장으로 애써 무시한다. 특히 의무의 원칙을 따를 경우 취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저녁 뉴스시간, 탈법적인 성격의 몰래카메라가 들추어 낸 부정과 불법사례를 보며 쾌감을 느끼며 아무도 그 수단에 대해 문제삼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 그것도 바위산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일은 한국 현대사회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회전반에 전대미문의 상황을 야기했으며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언론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컵라면으로 삼시 세끼를 때우고, 빗물에 빨래하고 샤워하다 보니 피부병에 걸렸다.’ 봉하마을에 한달여 ‘뻗치기 취재’를 하고 온 취재기자들의 고생담이다. 무엇 때문에 문명시대에 그 같은 ‘개고생’을 했는지,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DJ “6·15 - 10 ·4선언 반드시 지켜라”

    DJ “6·15 - 10 ·4선언 반드시 지켜라”

    “이명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함께 해 놓은 6·15 및 10·4 남북공동선언을 반드시 지켜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9돌 기념식’에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사업 복원과 개성공단 합의 이행사항인 노동자 숙소 설치도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한반도 비핵화는 절대적이다. 김 위원장은 교섭에 나서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지금 국민은 과거 50년 동안 피흘려서 쟁취한 민주주의가 후퇴한다고 걱정한다.”면서 “현 정부가 지금과 같은 길로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 이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면서 “자유롭고 확고한 민주주의 국가, 정의로운 경제, 남북간의 화해 협력을 이룩할 모든 여건은 우리 마음에 있는 양심 속에 순종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시론] ‘노무현 유지 정치’에만 기댈 건가/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시론] ‘노무현 유지 정치’에만 기댈 건가/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민주당 인사들이 ‘노무현 유지’ 정치를 위하여 엊그제 서울광장 점거 농성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의 추모인파가 500만명을 돌파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한 데 따른 자신감에서 내린 단안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 치열한 해석 논쟁을 벌이고 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마저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선구자로 전혀 다르게 평가되고 있는 마당에, 그의 자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고인의 유지를 미화하여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정한 비판이 요구된다. 우선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로 실조의식에 빠져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유혹이 파고들지 못하도록 자살예찬을 경계해야 한다. 이미 ‘노란 물결’에 취한 아이의 모방 자살로부터 민중항쟁을 선동하는 자살까지 등장한 바 있다. 또한 언론계·종교계·학계·사회단체들까지 나서서 추모정국을 장기화하려는 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이들 모두가 ‘소통의 부재’와 ‘차이의 존중’을 외치면서 기실 그 자신들도 당파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점에 있다. 특히 1000명이 넘는 대학교수들이 판에 박은 듯한 시국선언문에서 남북경색의 책임까지 현 정부에 전가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 타살’로 규정하고, 현 정부가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만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은 임기 5년의 대통령중심제 국가이고, 대통령은 임기 중에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 대통령의 비리 수사는 임기 만료 후에 개시되며, 역대 정권의 대통령들 모두가 그런 절차에 따랐다. 따라서 이는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헌법과 국가 권력체제의 구조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실존적 결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의 유서엔 분명 스토아의 운명사상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순교)보다는 ‘카토의 죽음’(자살)에 더 가깝다. 로마 공화정을 수호하기 위해 폼페이우스를 지지했던 카토는 전쟁에서 지자 카이사르에게 무릎을 꿇지 않고 아프리카 벽지에서 죽음을 택했다. 그러나 카토와 노무현의 죽음에는 큰 차이가 있다. 카토는 공화정의 수호라는 대의 앞에서 동료들을 피신시키고 자결하였지만, 노 전 대통령은 가족의 돈 문제로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이다. 그는 철저하게 혼자였으며, 그의 정부 각료들, 민주당, 그를 지지해 왔던 진보 언론과 방송들, 심지어 노사모까지도 모두 떠난 상태였다. 그 참담한 좌절 속에서 그는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라는 스토아의 지혜를 받아들였다. 프로이트는 모세가 유대인들에 의하여 죽임을 당했으며,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유대교가 생겨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프로이트의 부친살해 가설에 비추어 노무현을 죽인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바로 민주당과 그 추종자들이다. 지켜주지 못했다고 오열했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회한과 당혹감에 사로잡힌 그들은 이제 주군의 주검 앞에서 그 죄를 다른 이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대학교수들이 줄줄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민주당 인사들이 장외투쟁을 하더라도 이 진실만큼은 덮을 수 없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유지 정치’가 가능할지 모르나, 대한민국에서 ‘노무현 유지 정치’는 환상과 착시 현상에 근거한 시대착오적 발상일 뿐이다. 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 소극장 오페라축제 새달 국립극장서 막올라

    오페라의 대중화를 목표로 1999년부터 매년 개최된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가 새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11회를 맞은 이번 축제에는 서울오페라앙상블, 세종오페라단, 코리안체임버오페라단, 예울음악무대 등 4개 단체가 모두 6개 작품을 준비했다. 첫 문을 여는 서울오페라앙상블은 4~8일 ‘사랑의 변주곡’을 주제로 한두 편의 창작오페라를 선보인다. 첫번째 변주곡은 이강백의 희곡을 장수동 예술감독이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고 박영근이 작곡한 ‘보석과 여인’으로, 1991년 국립오페라단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이어 성수대교가 보이는 한강변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국의 현실을 코믹하게 그린 김경중의 ‘둘이서 한발로’를 공연한다. 11~15일에는 세종오페라단이 ‘사랑의 묘약 1977’을 올린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을 각색한 작품으로, 1977년 한국의 작은 마을이 배경이다. 코리안체임버오페라단은 국내 초연작 ‘카이로의 거위’와 ‘울 엄마! 만세’를 들고 18~22일 무대를 꾸민다. 모차르트가 미완성으로 남긴 ‘카이로의 거위’와 오페라인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도니제티의 ‘비바 라 맘마’를 각색했다. 예울음악무대가 25~31일 ‘사랑의 승리’를 선보이며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하이든 서거 200주년을 기념해 하이든의 동명작품을 탈바꿈시켰다. 김문식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 회장은 “소극장오페라축제는 참신한 창작 오페라와 초연 오페라에 주력하며 서울의 유일한 오페라 축제로 성장했다.”면서 “올해는 더 다양한 레퍼토리와 검증된 작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02)541-072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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