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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법원 충돌 격화] 檢·法 충돌 정치권 비화

    여의도에 때 아닌 ‘사법 개혁’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에, 민주당은 한명숙 전 총리를 비롯한 민주개혁 진영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각각 ‘뿔’이 났다. 이에 대해 여야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부분만 꼬투리 잡아 ‘개혁’이란 명분을 갖다 붙이고 있다는 빈축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일부 법관들이 보여준 정치성과 편향적 행태는 국민이 우려할 수준이 됐고, 개혁으로부터 무풍지대에 있던 법원, 검찰, 변호사 등 사법제도 개선에 시간을 늦출 수 없는 상태”라면서 “원내대표 산하에 사법제도개선특위를 만들고, 야당이 요구하는 검찰개혁특위 문제와 결합해 국회 차원의 특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검찰 개혁에 더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브레이크뿐만 아니라 핸들 조차 없이 질주하는 오만한 검찰을 개혁하는 것이야말로 18대 국회의 역사적·시대적 사명”이라면서 “안 원내대표가 검찰 개혁에 진정성을 갖고 임한다면, 민주당도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선진화법안 심의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지속적으로 국회 검찰개혁특위 설치를 요구했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여야의 움직임을 두고 근본적 개혁보다 여야의 정치적 필요가 우선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법원 개혁에 대해서는 자칫 잘못하면 헌법상 보장된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개악(改惡)’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직과 판사직을 역임한 한 중견 법조인은 “검찰은 엄연히 법무부 산하의 행정기관이자 준 사법기관으로 정치적 영향과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혁 필요성이 높지만,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 개혁은 독립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세종시 수정안 이후] 민주당, 안으론 ‘진통’ 밖으론 ‘불통’

    ‘세종시 정국’에서 민주당이 고립되고 있다. 내부 갈등은 커져만 가고, 외부 환경은 제1야당을 철저히 소외시키는 쪽으로 흐른다. 민주당은 연일 세종시 원안 사수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여권 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싸움이 워낙 커 좀처럼 관심을 끌지 못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뒤를 쫓는 형국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세종시 수정안이 파기되더라도, 그 공은 모두 박 전 대표의 몫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 전 대표가 충청권 표심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친이계가 수도권에서 인정받으면 민주당은 호남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당내 갈등이다. 지도부를 비판하지 않는 의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심점이 약화됐다. 지난해 초 입법 전쟁 당시만 해도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뭉쳤으나, 연말 예산 국회를 거치면서 지도부의 전략 전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 관계자는 14일 “비판의 흐름이 워낙 다양하고, 비판의 속마음이 제각각이어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뜨거운 감자는 여전히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이다. 복당 신청서는 제출됐으나, 친노(친노무현)·386그룹은 “탈당 과정의 해당 행위에 대해 진정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복당을 결정하는 최고위원회의와 당무회의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는데, 친노·비노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비판은 감수하겠지만 빨리 당으로 돌아가 통합의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구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검찰, 자신을 수사하는 게 개혁/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 자신을 수사하는 게 개혁/이기철 사회부 차장

    검사가 과연 한 식구인 검사를 수사해 단죄할 수 있을까? 형식상으로 가능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게 키워드로 떠오른 검찰개혁의 방향이다. 지난해 5월, 엄청난 충격파를 던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된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 수사팀 전원에 대해 ‘죄가 안됨’ 또는 무혐의로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당시 홍만표 수사기획관이 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과 노 전 대통령 딸의 미국 주택구입 사실 등이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가 목적이어서 수사의 필요성도 없다고 봐 불기소 처분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내린 결론을 요약하면 범죄 혐의가 일부 발견됐지만 ‘죄가 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비판이 거세다. ‘1억원대 명품시계’ 발언과 같은 피의자의 인격을 모욕적으로 훼손하는 피의사실 공표까지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발표한 날, 모임에서 만났던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국민의 알 권리와 피의자 인권보호의 균형이 전혀 맞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미 예상했던 결론”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검찰 스스로 법이 규정한 피의사실 공표죄를 쓸모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형법 제126조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그 직무를 통해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변호사는 “검찰이 자신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다면 피의사실 공표죄는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1억원대 명품시계 건을 누설한 ‘나쁜 빨대’는 찾아내지도 못했다. 검찰은 나쁜 빨대를 찾아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검찰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죄가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검찰의 자의적 설명일 뿐이다. 죄가 되고 안 되고는 검찰이 예단할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가리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검찰이 검찰을 상대로 한 이같은 고소·고발 사건이 2008년 475건이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158건이었다. 그러나 단 한 건도 기소하지 않았다. 이런 데서 검찰에 대한 불신의 싹이 튼다. 일반인들이 색안경을 쓰고 검찰 수사를 ‘해석’하고, 정치인들은 철저하게 이를 활용한다. 지난 연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꼭 그렇다. 검찰 불신은 일반인에게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검찰 사정을 잘 아는 변호사 역시 대체로 검찰을 믿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선호·우윤근 의원 등의 설문조사 결과, 변호사 76.1%가 검찰 수사관행이 부적절하며, 68.9%는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태도가 비인간적인 경우 많다고 답했다. 검찰도 잘못할 수 있다. 이를 검찰도 인정해야 한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을 닮는다.”는 니체의 말처럼 검찰이 사회의 거악( 巨惡 )과 싸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악을 닮는다. 검찰의 오류를 좀 더 엄정한 시각에서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다. 수사권을 경찰에 나누는 것이나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을 검찰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검찰은 조직이 아니라 공익의 대표자가 돼야 한다.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이 수사하지 않으면 어떤 기관도 수사할 수가 없다. 또 재판에 부칠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소권도 검찰이 독점하고 있다. 지금 한국 검찰은 슈퍼맨과 같은 무소불위의 조직이다. 검찰엔 ‘크립톤’과 같은 약점도 없다. 이러니 암만 포청천 같은 검찰이라도 팔이 안으로 굽듯, 제식구를 감쌀 수밖에 없다. chuli@seoul.co.kr
  • 美 작년 12월 일자리 8만5000개 감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10.0%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12월 한 달 간 8만 5000개의 일자리가 없어진 것으로 집계돼 당초 12월 중 일자리가 증가세로 돌아서거나 소폭 감소에 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빗나갔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전국 실업률이 10.0%를 나타내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8일 발표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9월 9.8%에서 10월에 10.2%로 껑충 뛰었다가 11월 10.0%로 내려섰다. 12월 중 사라진 일자리의 수는 무려 8만 5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한 일자리 감소 규모 8000개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의 고용사정이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경기 회복속도 역시 매우 더딜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지난해 11월에는 4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한 것으로 수정, 발표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이후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일자리가 증가하는 현상을 나타내 경기회복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으나 12월에 급감했다. kmkim@seoul.co.kr
  • ‘2월 인사설’ 술렁이는 검찰

    지난해 8월 인사 이후 6개월 만에 ‘2월 인사설’이 흘러나오면서 검찰이 술렁이고 있다. 7일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 수요가 있고, 인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인사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었지만, 6월 지방선거의 과열·혼탁 양상에 대비해 검찰이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점과 대전고검 차장 등 공석인 검사장 자리가 있기 때문에 2월 인사설이 불거졌다. 법무부는 8일 이 법무장관의 발언을 “일반적인 내용의 답변”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검찰 안팎에선 이런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 장관은 “순환보직 인사를 할 경우 (검사장급 검사가) 퇴진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엄격한 보직서열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 장관의 말이 액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순환보직, 즉 동일한 검사장급 자리로 수평이동해도 당사자가 ‘좌천성 인사’로 받아들이면 사표를 내는 등 공석이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검찰의 순환보직 인사는 대부분 승진인사로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사임으로 촉발된 지난해 8월의 갑작스러운 인사로 지방 검찰청이나 지청으로 발령났던 검사들과 검사장 승진을 앞둔 검사들은 2월 인사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당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검사들은 하나같이 “6개월짜리 인사”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당시 대검이나 서울중앙지검에 입성했던 검사들은 인사에 대한 언급을 삼갔고, 검사장급 검사들 일부는 어떤 형태의 인사라도 퇴진압박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달갑지 않은 눈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대검 중수부 군납·금융비리 칼대나

    새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라는 칼이 움직일까.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수사기능이 올스톱됐지만 중수부는 특수수사의 사령탑이라는 점에서 그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8월 김준규 검찰총장 취임 뒤 예비군 체제로 전환한 중수부는 지난해 12월 첫 소집된 뒤, 8일 집합연수를 통해 팀워크를 다지는 등 워밍업을 이어간다. 김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군납비리나 국부유출 수사를 강하게 거론했다. 대검은 공식적으로는 ‘통상적 발언’이라며 무게를 두지 말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검찰 관계자는 7일 “총장이 신년사를 다듬는 데 2주 가까이 공을 들이는 등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포석을 깐 언급이란 뜻으로 읽힌다. 이미 물밑으로 쌓아둔 각종 범죄첩보도 상당하다. 이를 통해 가닥을 잡고 있는 수사의 큰 두 줄기가 있다는 게 검찰 주변의 얘기다. 하나는 군납비리 수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군납 관련 리베이트만 없애도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근원적 처방’이라는 화두를 던진 상태다. 법무부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방산업체 비리 척결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다른 하나는 경제사범이다. 특히 금융권이 타깃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위기 때 금융권이 서민지원이나 기업구조조정에 몸을 사리는 대신 ‘머니게임’에 몰두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에 검찰은 수사의욕을 보이고 있다. 몇몇 은행지주회사들을 중심으로 검찰이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온다. 증시나 사채업자에 대한 수사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수부가 나설 만큼의 큰 그림이 되는 사건이 없어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과 중수부가 첩보를 생산한 뒤 각 지검에 넘겨주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수부가 실력행사를 할지, 관망세를 보일지는 다음달로 예정된 검찰 인사에 달려있다. 인사에 따른 라인업에 맞춰 ‘수위’가 조절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검찰 인사가 주목되는 이유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지상파 3사 명품다큐 안방 격돌

    2010년 경인년(庚寅年)은 한국사(史)에서 특별한 해다. 일제의 국권침탈 100년을 비롯해 6·25 전쟁 발발 60년, 4·19 혁명 50년, 남북 정상회담 10년 등 한국 근·현대사의 묵직했던 사건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념비적인 해다. 또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되기도 한다. 지상파 방송 3사는 2010년을 맞아 고품격·고품질의 다양한 기획물들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를 말하다 KBS는 4·19세대의 증언을 담은 ‘우리들의 50년, 한국의 50년’을 통해 한국 민주화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4·19혁명의 궤적을 추적한다. 또 1910년 한·일합병 조약이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를 살펴보는 4부작 다큐멘터리 ‘국권침탈 100년, 우리 시대에 던지는 질문’도 방송할 예정이다. 5부작 ‘한반도와 일본열도 2000년의 전쟁과 평화’와 ‘독일 통일 20년’, ‘남북정상회담 10년’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 드라마도 활발하게 제작해 1970년대 인기를 끌었던 ‘전우’를 다시 드라마로 제작하고 10부작 ‘한국전쟁’도 만든다. MBC는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는 TV 시리즈와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보는 라디오 프로그램 ‘판문점으로 가는 길’을 준비하고 있다. SBS도 ‘2010 역사 기획 프로젝트’를 세우고 다큐멘터리 드라마 ‘6·25 새로운 조명-대(大) 전투’와 2부작 다큐멘터리 ‘4·19, 미완의 혁명인가’, 한일합병 100주년 특집 기획 ‘제국의 몰락’을 준비했다. ●환경과 G20을 말하다 방송사들은 또 심각해진 환경 문제를 조명하고 G20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기획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KBS는 생태 다큐멘터리인 5부작 ‘동아시아 생명 대탐사, 아무르강’과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고선지 루트를 가다’, 녹색기술의 가능성을 점검해 보는 ‘미래기획 푸른 지구’, ‘동물의 건축술’ 등 다양한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MBC는 우리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G20 회담 개최를 발판으로 선진 일류국가로 나가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연중 특별보도 기획 ‘대한민국, 미래를 향해 뛴다!’를 방송한다. 또 환경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잇는 ‘지구의 눈물’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SBS도 G20 회담을 위한 연중 보도 시리즈 ‘2010 대한민국-일류 국가로’를 마련한다. 또 생태 위기의 툰드라를 조명한 3부작 다큐멘터리 ‘툰드라’와 지리산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 10년을 돌아보는 ‘자연으로 돌아간 반달곰’을 제작한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객원칼럼]헤이그의 경찰관/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

    [객원칼럼]헤이그의 경찰관/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

    네덜란드 헤이그 유학시절 있었던 일이다. 숙소 근처에 좋은 공원이 있어 매일 새벽 산책 겸 운동을 하다 알게 된 네덜란드인 한 사람이 일주일가량 보이지 않다가 나타났기에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자기는 경찰관인데, 이웃 아주머니가 아침에 배달되는 신문이 가끔 없어진다는 말을 듣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지켜보느라 아침운동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까닭인즉슨, 개를 데리고 아침운동을 시키던 한 청년이 개의 오물처리를 위해 이따금씩 그 집 신문함에서 신문을 꺼내갔던 것이다. 매일 그런 것도 아니고 별도 휴지를 준비하지 못한 날 가끔씩 신문을 집어가다 보니 일주일 이상 지켜보면서 그 원인을 밝혀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첫째는 이웃 아주머니가 정식으로 경찰에 신고를 해 조사가 이루어진 것이냐는 것이고, 둘째는 도대체 양식 없는 그 청년의 신상에 관한 것이었다. 우선 그 청년이 인도네시아에서 온 같은 동양인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좀 안 좋았고, 첫 번째 물음에 대해 그는 물론 정식신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아침 산책 나오다가 우연히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스스로 며칠 지켜보면서 이를 해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무관 시절의 얘기이지만 공직을 그만둔 오늘까지도 나의 머릿속에 그 경찰관이 깊이 각인되어 있다. 요컨대 스스로 작은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자기 직분을 다한 그의 사명감과 충실함 때문이다.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각자 저마다의 꿈과 소망을 지니고 보다 밝고 건강하고 희망찬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누구나 한결같이 개인과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하는 일과 사업이 잘 되고 번창하며, 사회와 국가가 안정되고 번영되며, 나아가 인류와 국제사회가 평화롭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이 모든 소망과 기원을 이루기 위해 새해 우리 모두가 다지고 실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조선조 대학자 서거정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모든 사물은 각기 직분을 가지고 있다. 소의 직분은 밭과 논을 가는 일이며, 말의 직분은 사람을 태우는 데 있다. 닭의 직분은 새벽에 우는 일이요, 개의 직분은 도둑을 지키는 데 있다. 직분을 지키지 않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 것일 뿐 아니라 화를 자처하는 노릇이 된다.” 그렇다. 한 해의 시작을 맞아 우리가 지니고 추구해야 할 고귀한 가치, 기본적인 정신, 최고의 준행덕목은 우리 각자가 자기 직분을 일탈하지 않고 충실히 하는 일이다. 남편과 아내는 가장과 주부로서, 학생은 학업에, 교수는 학문 연구와 교육에, 군인은 국토방위에, 정치인은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서, 기업인은 생산과 이윤창출에, 공직자는 참다운 공복으로서, 언론인은 정론직필의 사회적 공기로서 저마다의 직분에 충실할 때 우리 사회는 각 분야가 제자리를 찾아 제대로 작동하는 조화로운 순기능 사회가 될 것이다. 논어에 ‘모든 공장들은 작업장에 있으면서 자기의 일을 이루고, 군자는 학문을 통해 도를 구현한다.(百工居肆 君子學 以致其道)’라는 이치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그렇지 못하고 우리 사회가 각자의 직분을 일탈해 곁눈질하고 잿밥에만 관심을 둘 때 왜곡과 갈등, 분열과 부조화가 생겨난다. 교수가 연구와 교육보다 정치에 관심을 두면 폴리페서가 되고, 기업인이 정도경영보다 정치와 유착하면 정경유착이 되고, 언론이 굴절하면 곡언아세(曲言阿世)의 해괴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그 직위에 있지 않으면 그 직무를 논하지 말라(不在其位 不謀其政)’는 공자의 말씀은 직분을 일탈하여 남의 일에 주제넘게 간섭하고 오도하지 말라는 깨우침이다. 각자가 자기의 문 앞을 쓸어라. 그러면 거리의 온 구석이 청결해진다. 각자 자기의 직분을 다하라. 그러면 사회는 할 일이, 다툴 일이 없어진다는 괴테의 말은 새해 벽두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할 참으로 명료하고 소중한 진리다.
  • [인사]

    ■국무총리실 ◇전보 <고위공무원(실장급)>△국정운영1실장 육동한△국정운영2〃 김호원△규제개혁〃 강은봉<고위공무원(국장급)>△일반행정정책관 류충렬△개발협력정책관 직무대리 이련주△규제총괄정책관 김효명△사회규제관리관 김성환△평가관리관 최대용△정무운영비서관 노병인△총무비서관 신영기<부이사관>△경제규제관리관실 경제규제심사1과장 박장호△평가총괄정책관실 평가총괄〃 심화석△정무기획비서관실 기획총괄행정관 한상원<서기관> [과장]△기획총괄정책관실 기획총괄과장 민지홍△〃 정책관리〃 이은청△〃 연구지원〃 송민섭△일반행정정책관실 의정〃 장영현△외교안보정책관실 자원협력〃 김진남△개발협력정책관실 개발협력기획〃 박구연△정책홍보기획관실 홍보기획〃 장상윤△산업정책관실 산업정책총괄〃 이효진△제주특별자치도정책관실 총괄기획〃 김성현△안전환경정책관실 안전지원〃 전종우△규제총괄정책관실 규제제도개선〃 심종섭△경제규제관리관실 경제규제심사3팀장 김민정△사회규제관리관실 사회규제심사1과장 김영관△〃 사회규제심사2〃 문기웅△〃 사회규제심사3팀장 김태훈△정책분석관실 정책분석제도과장 천명환[행정관]△정무기획비서관실 국회행정관 이용주△정무운영비서관실 정당협력〃 신인섭△정보관리비서관실 상황〃 박병순△공보기획비서관실 공보〃 민용기△연설비서관실 연설〃 백승일 ■교육과학기술부 ◇실·국장급△교육과학기술부 장기원(주 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대사) 문해주(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우승구△기획재정부 김정민△서울대 시설관리국장 정동훈△대구경북과학기술원 건설추진단장 김주한[실장]△기획조정 김차동△인재정책 최수태[정책관]△교육선진화 이기봉△미래인재 임승빈△거대과학 윤대수[사무국장]△서울대 황인철△전남대 이중흔△충남대 공병영△충북대 이진석[부교육감]△충북도 정일용△경남도 최진명◇본부 과장급△예산담당관 고경모△목포해양대 총무과장 김선호△기획재정부 송기민△장관 비서관 나향욱△교육과학기술연수원 김홍구△한국방송통신대 이현일△서울산업대 김희원△진주산업대 사무국장 고동천△교육과학기술부 김영철(유네스코 본부 파견) 이용균(미래기획위원회 〃) 홍민식 이의석 황판식[과장]△인사 이승복△인재정책기획 류혜숙△인문사회연구 박기용△교직발전기획 정종철△재외동포교육 서병재△방사선관리 신강탁△정책조정지원 김선옥[팀장]△교원단체협력 이난영△핵융합지원 김현수△과학기획 나인광◇본부 4급△인재정책실 김현주△교육과학기술부 이상연 홍원일 정시영(동북아역사재단 파견)△교육과학기술연수원 김태형△충북대 배동인△부산대 이강국△군산대 류재덕 ■국세청 ◇전보 <고위공무원> [국세청]△개인납세국장 조현관△국세청 이종호 김경수[서울지방국세청]△세원분석국장 이병국△국제거래조사〃 박의만[중부지방국세청]△세원분석국장 박차석<부이사관>△광주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정이종<과장급> [국세청]△전산운영담당관 성남효△소비세과장 이용우△재산세〃 류학수△자영소득관리〃 조용을△고객만족센터장 강성준△국세청 정달성 김호연 최재봉[서울지방국세청 과장]△운영지원 이근희△법무1 홍성로△법무2 배상재△신고관리 박외희△신고분석1 신광동△신고분석2 정경석△조사1국 2과 이준오△조사2국 조사관리 류기복△〃 1과 임성빈△〃 2과 김종국△〃 3과 김세환△조사3국 조사관리 장성섭△〃 1과 김요성△〃 2과 정회수△조사4국 조사관리 이만수△〃 1과 김호익△〃 2과 송기봉△〃 3과 김상진△국제조사관리 윤순기△국제조사2 현재빈[중부지방국세청 과장]△감사관 최영관△신고관리 김창섭△신고분석1 최남익△신고분석2 정극채△조사1국 1과 이진영△〃 2과 김영국△조사2국 조사관리 성점수△〃 1과 김주연△〃 2과 홍성경△〃 3과 김두홍△조사3국 조사관리 송찬수△〃 1과 이강태△〃 2과 신수원[대전지방국세청 국장]△납세지원 김호영△세원분석 최영묵△조사2 김명기[광주지방국세청 국장]△납세지원 신규석△세원분석 이종연[대구지방국세청 국장]△납세지원 김시재△세원분석 신윤종△조사2 하정국[부산지방국세청 국장]△납세지원 강남규△세원분석 최진구△조사1 진경옥△조사2 심상희△조사3 안광원[세무서장]△종로 장남홍△중부 진우범△성북 김문식△서대문 이정길△마포 김용석△강서 박영태△양천 신중식△구로 김용준△강남 공형학△삼성 이근영△역삼 김기정△성동 윤우진△도봉 진형양△강동 안승찬△인천 김대원△남인천 안종주△안양 한성수△동안양 김진현△시흥 안구원△동수원 김건중△성남 권기영△의정부 이환규△서대전 한선동△청주 홍순필△광주 박득용△북광주 박흥순△전주 김주현△나주 오용현△해남 박충규△동대구 박무한△남대구 김동수△중부산 류동환△서부산 강수구△부산진 이인수△수영 손동근△북부산 이종문△동래 이수진△금정 김안석△울산 박장호◇초임세무서장 발령△용인 강민수△춘천 윤영석△홍천 김정남△동청주 박용남△영동 이민수△제천 이종철△논산 임동현△보령 고명완△예산 윤봉환△서산 김영수△군산 최상동△여수 김대주△익산 안병영△순천 홍옥진△정읍 이경열△영주 정정룡△영덕 허남식△마산 이상우△동울산 이천길△진주 남동국△통영 이동렬△거창 이영운 ■특허청 ◇승진 <과장급>△다자협력팀장 김일규<서기관>△대변인실 소진혹△행정관리담당관실 안희철△산업재산인력과 정대순△정보개발과 이동영△운반기계심사과 최진석△생명공학심사과 정기주△반도체심사과 남인호△유비쿼터스심사팀 정소연◇전보 <과장급>△특허법원 파견 이강민 박시영 이미정 강흠정 김우순 김정옥 이재완 이태영 <서기관>△대법원 파견 박성호△화학소재심사과 강전관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최상목△기획조정관실 규제개혁법무담당관 남병호△기업재무개선지원단 파견 김건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박성현◇단장△수리과학 이향숙△화학화공소재 이관영△공학기반 홍원화△전자정보 홍성제△생명공학 이상철△핵융합 노승정◇센터장△원자력연구 정동욱 ■한국환경공단 ◇전보 <본부장>△연구개발 손상진△영남지역 김영조△충청지역 주창한△수도권지역 김병석△호남지역 윤우식<실장>△홍보 김영기△비서 김상원△감사 오승현<경영지원본부>△기획조정처장 강희태△경영관리〃 우종진△재무관리〃 김정근<기후대기본부>△기후변화대응처장 이준흥△대기환경〃 최일배△대기관리〃 이상구<물환경본부>△상수도지원처장 권영석△토양지하수〃 이종득△수질오염방제센터장 박기혁<자원순환본부>△자원순환지원처장 류승현△제도운영〃 우해은△폐기물관리〃 이삼우△영농폐기물선진화추진실장 윤익섭<환경시설본부>△상하수도시설처장 안충희△환경자원시설〃 손양래△수생태시설〃 임기성△에너지사업단장 박석현<연구개발본부>△검사진단처장 김준호△녹색산업진흥〃 임병무△환경분석연구〃 강범식<수도권지역본부>△환경관리처장 염상욱△자원순환〃 이명수△환경시설〃 노헌래△수계관리〃 최근웅<영남지역본부>△환경관리처장 조정철△자원순환〃 안효기△환경시설〃 류관희<충청지역본부>△환경관리처장 이덕호△자원순환〃 김종엽△환경시설〃 이진수<호남지역본부>△환경관리처장 박종환△자원순환〃 김덕모△환경시설〃 김경식<지사장>△서울 고재윤△강원 이진활△경북 신현주△전북 조재정<소장>△충북출장소 신재철△제주출장소 안종익△일산에너지사업소 구연기 ■한국수력원자력 ◇처장급 △발전처장 이태호△정비기획〃 이규봉△건설기술〃 이웅권△원자력발전기술원 정형종<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채완희[소장]△제1발전 강병국△제2발전 손금수△신고리제1건설 이종찬△신고리제2건설 이순형△신고리제1발전 하태근<영광원자력본부>△본부장 강재열△지역협력처장 유춘기△제1발전소장 전제근△제2발전〃 장응수<월성원자력본부>△본부장 정효선△신월성건설소장 유창형<울진원자력본부>△본부장 이용태△지역협력처장 김기홍△제1발전소장 최승호△제3발전〃 이방진 ■한국정보화진흥원△검사역 금봉수◇실장△경영기획 강동석◇단장△국가정보화기획 김현곤△정보문화사업 최두진△국가정보화사업 류광택△디지털인프라 이영로△지식기반구축 전종수△정보사회통합 신광우△정보기반지원 강선무△글로벌협력 박원근◇부장△경영기획 최완식△창의인재 박세규△재무관리 이현동△정보화전략기획 박정은△정보화평가분석 권미수△정책홍보 조용준△정보문화기획 류영달△미디어중독대응 고영삼△전자정부사업 정부만△녹색정보화지원 이혜정△융합인프라 이승택△융합서비스 하상용△공공인프라 이재근△지식인프라기획 이재호△국가DB사업 이현옥△지식서비스 한석안△정보사회통합기획 고정현△정보접근지원 홍경순△정보활용지원 이병하△정보기술전략기획 권웅기△정보기반정책지원 이헌중△정보화역량개발센터 권영일△글로벌기획 윤정원△글로벌사업 홍명하<승진>△정보윤리사업 김은정△전자정부기획 고원선△글로벌협력 류석상 ■한겨레신문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부본부장 유강문△전략기획사업부문장 윤승일△방송콘텐츠〃 이정용<미디어전략연구소>△연구위원 김종일 ■중앙일보 ◇승진 <편집제작부문>△부국장대우 노재현 김종수 이양수 전영기 김동섭△부장대우 김남중 이훈범 정형모 이정재 양영유 박정호 안충기 홍병기<일반부문>△이사보 장동승△수석부장 김진영△부장 김현수 안성호 백창현 이도성◇보임 <논설위원실>△논설위원 최훈(정치선임기자 겸임) 고대훈<편집국>△팩트체커 차진용[선임기자]△스포츠 손장환△국제 오대영△경제 김광기△산업 정선구△정보과학 하지윤 이재훈△문화 정재숙△정책사회 신성식[에디터]△탐사 김시래△중앙선데이정치 이정민△중앙선데이경제·산업 이정재[데스크]△정치 이상일△경제 남윤호△산업 고현곤△정보과학 홍승일△사건사회 박재현△내셔널 이철희△정책사회 양영유<전략기획실>△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 김영섭△디지털뉴스룸 에디터 임봉수△광고데스크 마성호<관계사>△조인스닷컴 대표직무대행 김영환 ■스포츠동아 <편집국>△기획담당 부국장 겸 스포츠2부 부장 김종건△스포츠1부 부장 양성동 ■뉴시스 △편집담당상무 겸 사진영상국장 고명진△편집국장 이상준△사업위원 최창식 ■EBS ◇승진 △학교교육본부장 박상호△이사회 사무국장 신동수◇전보△평생교육본부장 이상범△디지털기술〃 강순도△콘텐츠사업〃 손홍석△교육방송연구소장 김정기 ■종근당 <종근당>△부회장 김영은△영업총괄본부장 전무 김성기△병원본부장 상무 김춘한△병원1사업부장 이사 정광희<종근당바이오>△전무 강태원△이사 서생규<경보제약>△대표이사 부사장 이경주 ■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강서영업본부 송승영△남부영업본부 정희석△중앙영업본부 손길균△기업지원본부 권태균 백제욱△중기업영업3본부 윤석희△경수중기업영업본부 경수창 ■비씨카드 ◇부사장△CFO 박부영◇CxO△COO 이강혁△CTO 윤병한△CSO 최희섭△CMO 조중화◇본부장△서비스판매사업단 박귀순△차세대 IT추진단 이정규△전략추진본부 최희섭◇이사보△감사부 이경훈△CIO 김진호△HR서비스부 김의찬△지불결제연구소 김태진△영업지원단 김동원△회원사사업부 여재성◇부장△변화추진 김경주△신사업추진 서거정△IT개발 이홍석△플랫폼사업 송병식△채널운영 채병철△발급청구 강기성△마케팅기획 장홍식△네트워크사업 박미령△IT기획 허진영△재무관리 양태헌△총무 이정호△전략기획 정명철△가맹점사업 김세용△가맹점운영 조용문△영업지원 안광오◇지점장△강남 오현택△중앙 권기동△강동 박용현△분당 김정환△일산 김성환△부산 이병묵△대구 김종도△대전 권오준△광주 서용석△원주 박상범△제주 손용선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할머니가 사라졌다. 노인정과 공판장을 지나 경찰서로 뛰어가던 엄마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뭐라고? 할머니가, 어디? 엄마, 잘 안 들려요! 모퉁이를 돌아서자 팀장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얼결에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 재빨리 칸막이를 닫았다. 어느새 전화가 끊어져 있었다. 아침 식사 시간 전부터 기숙사에 와 잔소리를 해대는 팀장과 이러저러한 일들이 겹쳐 오후 두 시가 다 되도록 한 번도 자리에 앉지 못했다. 내친김에 변기 위에 걸터앉아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옆구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가 울렸다. 곧 리허설을 시작하겠다는 팀장의 목소리였다. 그건 안 됩니다. 코끼리들 상태가 좋질 않아요. 오늘은 무조건 쉬게 해야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팀장은 무전기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당장 달려오라고 했지만 당장은 가기 싫었다. 무전기의 전원을 끄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어디 가셨다는 거지? 몸도 안 좋으시면서.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시간이 지나서야 삼촌의 이름이 전광판에 떴다. 울고 있던 가족들이 황망히 수골실로 내달렸다. 나는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삼촌의 유골은 대리석 탁자 위에 새카맣게 탄 못들과 뒤엉켜 있었다. ‘냉각’을 거쳤다고는 하나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유골이었다. 할머니가 탁자 모서리에 가슴을 짓찧었다. 망연히 서 있던 아버지가 서둘러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려 했을 때, 나는 할머니가 작은 뼛조각 하나를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 탁자 옆에 서 있던 나도 얼른 새카맣게 탄 못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도 못 본 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고모들은 아예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내내 울음을 참던 아버지도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못을 내 몸에 박아두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쥐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나는 공항에서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나를 데리러 온 사촌 동생의 차를 탈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는데도 어쩐지 집으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례식장 앞에서 선뜻 안으로 들어서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나에게 둘째 고모가 내 몫의 상복을 내밀었다. 장례식장 안팎에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은 삼촌이 왜 죽었을까 답답해했고 삼촌의 동료와 친구들은 경찰서를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무당이라도 불러 알아볼 수 없을까? 사촌 동생이 불쑥 꺼낸 말이었다. 삼촌의 방에 널브러진 술병들, 불에 탄 이부자리, 종류가 다른 담배꽁초들. 어떤 추측은 가능할 테지만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날 밤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삼촌은 각기 다른 이유들로 죽고 또 죽었다. 효원 장례식장 국화실에 놓인 영정사진 속 삼촌은 너무나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릎에 올려놓은 상복이 자꾸 무겁게 느껴졌다. 할머니는 삼촌의 죽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바로 눈앞에서 삼촌의 시신을 보았다는데도. 거의 녹아내린 새카만 못과 유골을 분리하는 일은 아버지의 몫이었다. 뼈가 상하지 않게 하려는 아버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다가와 그만 잠에서 좀 깨어나라고 흔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런데 나는 어쩌려고 못을 집어든 것일까. 할머니가 두 주먹을 옹골차게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덩달아 나도 주먹에 힘을 주었다. 내 손이 못과 함께 타들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원내 방송이 들려왔다. 잠깐 눈만 감고 있었던 것 같은데……. 재빨리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숫자를 거꾸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득달같이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달라는 방송은 계속 되었다. 운영실이 가까워질수록 방송이 더 자주 들려왔고, 느려터진 두 발은 점점 더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내가 도착하기만 하면 저 공손한 팀장의 말투는 야수로 변해 나에게 돌진할 것이었다. 그때 가로수 사이로 한 여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남색 기지바지와 연두색 스웨터, 복고풍의 파마머리까지. 혹시 할머니인가 싶어 가던 방향을 바꿔 전속력으로 달려갔다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뒤돌아섰다. 팀장이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두루마리 휴지가 창문 쪽으로 날아갔고, 내 가슴팍에 내리꽂힌 전화기는 바닥에 떨어지면서 박살이 났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고 속으로 되뇌었다. 원내 방송 담당 아나운서가 시디 데크를 만지작거리는 게 보였다. 팀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사무실 안을 둘러보니 악단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악단장의 발치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나비넥타이가 떨어져 있었다. 기어이 팀장과 한바탕 한 것 같았다. 오전에 병원으로 실려 간 러시아 무용수는 응급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하혈이 심해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악단장과 팀장의 관계를 가장 잘 알고, 더듬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러시아 말을 할 줄 알았던 내가 그 ‘중요한’ 시기에 사라졌다는 것이 팀장이 화를 내는 이유였다. 앞으로 바짝 다가온 팀장의 손이 내 뺨을 향해 날아왔다. 그때 태국인 조련사 푸앙이 운영실 안으로 들어왔다. 푸앙은 코끼리들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퍼레이드를 취소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코끼리의 설사 따위는 팀장에게 먹혀들 만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나는 푸앙의 손을 잡아끌고 코끼리 우리로 갔다. 쏘냐는 계속 설사를 했고, 아프리카 산 일 년 생 코끼리 튀라는 쏘냐의 엉덩이 쪽에 대가리를 박고 누워 있었다. 제때 검사를 하며 건강을 돌보아 주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야생과는 달리 동물원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잔병치레가 잦았다. 그래서 예방 접종, 먹이, 변의 상태 등을 확인하여 제때 사료 혹은 건초 더미를 바꾸어 주는 것들은 무척이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일들이었다.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팀장은 번번이 동물원의 재정 상태를 운운하며 우리가 올리는 건의사항들을 묵살했다. 이하설, 오늘 제대로 하지 않으면 너부터 자를 줄 알아!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팀장님, 직접 오셔서 코끼리들을 살펴보시란 말이에요! 무조건 데리고 나가는 일이 능사가 아니란 말입니다. 뭐야? 푸앙이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코끼리 나가지 마, 나 죽어. 푸앙,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어떻게 되겠어. 그러니 나한테 제발 좀 이러지 마! 그러나 푸앙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삼촌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내가 아는 한 삼촌은 아픈 동물은 절대로 퍼레이드에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외국인 조련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 주었고, 윗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했다. 그 사람이 원하는 선에 맞추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못을 만졌다. 잠깐이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울고 있는 푸앙과 눈이 마주치자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오늘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퍼레이드의 리허설이 열리는 날이었다. ‘우리를 나온 동물들의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한 달 전부터 신문 및 지역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나날이 쇠락해가는 테마랜드의 혁신을 위해 팀장이 삼 개월 넘게 심혈을 기울인 행사였다. 만약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삼촌은 일급 코끼리 조련사이자 동물 쇼의 사회자였다. 공휴일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기 한 달 전이면 삼촌의 얼굴이 실린 포스터가 동네 곳곳에 나붙었다. 지역 방송국에서는 매일 테마 랜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또 어떤 쇼가 진행 중인지 보도해 주었다. 삼촌은 방송에도 자주 나왔다. 나도 삼촌에게 꽃을 건네는 어린이 중 한 명으로 텔레비전에 나온 적이 있었다. 십 년이 지나 스무 살이 된 나도 테마 랜드에 조련사 보조로 들어왔다. 그러다 조련사가 되었지만 그 삼촌에 그 조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내내 업무에 허덕이다 시간이 되면 퇴근하기에만 급급한 나날이었다. 삼촌처럼 되기를 원했지만 그를 뛰어넘을 재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동물 구입 차 태국과 러시아에 출장을 간 사이 삼촌은 직원 기숙사 방문 손잡이에 목을 맸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할머니는 삼촌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하루가 지난 뒤 실신한 채 삼촌이 있는 병원으로 실려 왔다. 어린이 날 행사를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바쁘게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래저래 악단장과 팀장 사이에 생긴 일들을 조율하고 동물원 곳곳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별 탈 없이 생활을 했다는 진술들이 이어졌다. 내가 아는 바와 다를 것이 없었다. 장례식 도중, 나는 삼촌이 행사를 진행할 때 입던 붉은색 조련복을 챙겨두었다. 팀장은 동물원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가 사육사들이 동물 관리를 잘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 구입의 명목으로 예산을 타갔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단란주점에서 여자애들과 놀아났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느 날에는 실내 경마장에서 누군가와 게임을 했다는 말도 들렸다. 건의서를 제출하면 가지고 있는 동물 관리나 잘하라며 번번이 우리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동물이 죽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후 사체처리비로 외유를 떠났다. 이사장이 바뀌고 줄을 잘 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마 후 악단의 인원이 대폭 감소되었다. 게다가 이러저러한 꼬투리를 잡아 악단장의 연봉도 삼십 퍼센트나 감봉시켰다. 대부분이 계약직인 연주자들은 불만을 표시할 수가 없었다. 곧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하나 둘, 동물원을 떠나는 연주자들이 늘자 참다못한 악단장이 팀장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악단장은 내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나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소주를 마시고, 매일 두 갑의 담배를 피웠다. 테마랜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든 짐승들과 관리되지 않은 채 잡풀이 번다한 식물원, 날만 흐리면 전기가 오르는 범퍼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놀이기구만 모아 놓은 부상 랜드였다. 사육조장에게선 늘 술 냄새가 났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는 이유로, 날이 더우면 덥다는 이유로, 동물들이 발정이 나면 수컷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늘 술을 마셨다. 나도 간간이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곤 했지만 어쩐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그는 술만 취하면 내게 삼촌의 이야기를 하려고 들었다. 삼촌의 성격과 그와의 관계, 동물들을 아끼던 마음, 은밀하게 나누곤 했던 농담들. 하지만 나도 다 아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반쯤 마신 매실 주스에 소주를 타먹곤 하는 버릇이 있었다. 오늘도 그는 코끼리 우리를 나오면서 빈 매실 주스 병 두 개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엄마의 목소리는 처음보다 많이 진정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없어진 할머니를 이곳에 있는 내가 어찌해 볼 도리는 없었다. 엄마,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요, 지금 좀 바빠! 통화를 끝내자마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조장님, 홍학 우리에 고양이가 들어와 새끼들을 물어뜯고 난동을 부렸어요. 뭐라고? 홍학 한 마리가 다리를 크게 다쳤어요. 알았어, 곧 갈게. 안 그래도 행사 준비 때문에 신경이 무척 곤두서 있는 홍학무리였다. 허겁지겁 바쁘게 뛰어가다 보니 남색 기지바지가 또 눈에 띄었다. 오늘은 동물원에 남색 기지바지가 유난히 많았다. 그 바지들은 여기서도 나타났고 저기로도 지나갔다. 동물원에 온 할머니들은 대부분 남색 기지바지 혹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모두들 엇비슷한 파마머리를 한 채 손차양으로 햇빛을 가리고 느릿느릿 걷거나 그늘에 앉아 김밥을 먹었다. 납골당은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치고 있는 공원을 지나 한참 더 올라가는 산 중턱의 후미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적한 공터인 줄 알았던 공원도 지나가며 살펴보니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었다. 그물이 벗겨진 하나밖에 없는 축구 골대, 녹슨 시소, 줄 끊어진 그네. 곳곳에 놓인 페인트칠이 벗겨진 벤치와 그곳에 누워 있는 사람들. 공원을 지나 한참을 걸었는데도 납골당이 나오질 않아 잘못 찾았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나와는 달리 할머니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따름이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산길을 따라 삼십여 분쯤 더 걸어가다 보니 자그마한 분지 위에 지어 놓은 건물이 하나 보였다. 우리는 곧장 유골 안치실로 들어갔다. 삼촌의 위패에 쓰여 있는 이름이 낯설었다. 이선빈이 아닌 고(故) 이선빈은 내게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알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저쪽 세계의 풀 수 없는 문제 같은 것인가. 돌아갔으나, 되돌아 올 수는 없다는 낙인? 오늘만큼은 할머니가 글자를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퍽이나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할머니는 귀신같이 아들 있는 곳을 찾아냈다. 가져간 술과 포를 놓고 준비되어 있는 향을 피웠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에 혹시나 싶어 뒤돌아보니 할머니는 대꾼한 두 눈을 슴벅이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계시라 해도 한사코 일어서서 창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술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잔을 쥐고 향 위에 세 번을 돌린 후 상에 올렸다. 두 뺨이 경련이 이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였다. 옆 칸에서 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담배에 불을 붙여 제상 위에 올려놓는 것이 보였다. 분향실의 향내에 짓눌려 있던 나는 생담배 타는 매캐한 냄새가 차라리 반가웠다. 우리도 한 대 필까, 삼촌? 부검 결과 별다른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악단장과 몇몇의 연주자들, 팀장에 대한 조사가 차례대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알지 못하던 우울증이 새로 생겨났으며,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알코올 중독이란 말이 덧붙여졌다. 추측성 발언들이었지만 조서에 쓰인 것들은 그대로 사인(死因)이 되었다. 분개한 가족들이 사건 수사를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곧바로 장례 일정이 잡혔다.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발인 날짜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할머니는 발인 전날 신발도 신지 못하고 영안실로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납골당 쪽을 다시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가 저쪽의 삼촌을 아직 내려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할머니의 어깨가 잔뜩 내려앉아 있었다. 듬성듬성하던 머리칼은 그 사이 더 빠졌는지 머릿속이 훤히 다 보일 지경이었다. 올라오는 길을 잘 찾았던 할머니가 돌아가는 길을 헷갈렸다. 납골당에 들어서는 길은 우리가 걸어온 길 하나밖에 없는데도 할머니는 분향실에서부터 출구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맸다. 내가 앞장서 걸을 수도 있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렇게 이끌고 있는 것만 같아 가만히 뒤를 따랐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지난 주말에 할머니와 내가 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납골당에 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내가 만약 그곳에 할머니를 모시고 간 것을 알면 크게 혼이 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의 기억에는 할머니가 한 번도 삼촌에게 다녀온 적이 없다는데, 처음이라는 할머니는 삼촌의 자리를 잘도 찾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홍학 우리 안의 소동이 잠잠해진 뒤였다. 고양이에게 물려 다리를 다친 홍학은 다행히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이 아니라 두 달 전에 알에서 깬 새끼였다. 놀란 홍학들을 진정시키느라 껍질 깐 호두와 아몬드를 두 자루나 뿌려주었다. 어느샌가 팀장도 홍학 우리 앞에 와 있었다. 그는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들을 좀 더 밝은 빨간색 형광 안료로 칠하라며 조련사들을 다그쳤다. 나는 홍학들에게 빨간 안료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보았지만 팀장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았다. 나는 물끄러미 팀장과 조련사들을 바라보다 문득 이제 여기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삼촌을 보내고도 꿋꿋하게 나오던 곳이고, 그가 하던 일만은 내 손으로 이어받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조련사들이 빨간 형광 안료 통을 들고 사육실 안으로 들어갔다. 퍼레이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나는 옷장에서 삼촌의 조련복을 꺼내 입었다. 오랫동안 묵혀둔 것이라 혹시 곰팡이라도 슬었으면 어쩌나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가 의자 위에 놓아둔 전기 총을 집어 들자 푸앙이 비명을 지르며 울어댔다. 미안해,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우리 얼른 끝내버리자. 나는 입을 앙다문 채 쏘냐의 뒷다리에 총을 쏘았다. 쏘냐가 움찔하며 왼쪽 다리를 들었다. 재빨리 엉덩이에도 총을 갖다 댔다. 한참 만에 쏘냐가 일어섰다. 푸앙이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다 울부짖으며 내 왼팔에 매달렸다. 쏘냐의 몸에 멋을 내느라 발라놓았던 노란색 형광안료가 설사에 섞여 줄줄 흘러내렸다. 바닥에 형광 선을 긋는 것 같았다. 무전기에서는 팀장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 무전기 소리를 무시하니 그 뜻 없는 말들은 점차 행진곡 풍으로 변해갔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괜찮다고, 얼른 끝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진흙탕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호두를 쪼아 먹고 있던 홍학들이 코끼리 우리 앞에 나와 있었다. 온몸에 빨간색 형광 안료를 잔뜩 바른 홍학 무리였다. 등에 홍학을 둘씩 태운 코끼리들이 정문으로 출발했다. 붉고 노란 머리들이 공중에다 점을 찍었다. 휴대전화와 무전기에서 팀장과 사육조장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어차피 코끼리들이 도착하지 않으면 행렬을 완성할 수 없고 또 사회자인 내가 가지 않으면 시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 역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허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뺐다. 팀장님, 지금이라도 리허설을 취소해 주세요. 뭐, 뭐야? 이대로 가단 코끼리들이 죽습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얼른 데리고 나와! 시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지켜보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니가 나한테, 대든 거냐? 쏘냐와 튀라는 절뚝이고 비틀거리면서도 앞만 보고 걸었다. 푸앙이 코끼리 배에 손을 얹고 함께 걸었다. 저렇게라도 가주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쏘냐는 설사를 하고 있었다. 코끼리, 죽어. 나도 죽어. 푸앙이 울며 말했다.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잖아, 미안해! 니가 살려! 푸앙, 죽어가는 것들을 일으키고 이미 죽은 것도 살려낼 수만 있다면야 오죽이나 좋겠니. 푸앙이 이를 악물고 우는 소리와 코끼리들의 거친 숨소리가 마치 한 덩이처럼 느껴졌다. 정문 쪽에 노란 나비넥타이를 한 악단장의 모습이 보였다. 전보다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잘 다려진 연미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심벌즈 연주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탬버린을 담당했던 사람이 심벌즈를 잡고 있었다. 다섯 명이던 작은 북 담당 연주자들은 둘밖에 없었고 심지어 트럼펫 연주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행렬이라도 완성해야 한다는 팀장의 고집 때문에 음악은 녹음해둔 것으로 대체되었다. 연주자들이 항의했지만 오늘은 ‘리허설’ 날이니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악단장의 말에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주자들의 얼굴 표정은 괜찮아진 것 같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불안한 처지인데 악단장마저 번번이 자신들 앞에서 팀장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에 익지도 않은 악기를 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갔다. 악단장은 연신 나비넥타이만 고쳐 맸다. 동물원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들고 환호성을 지르거나 직접 코끼리를 만지려고 다가갔다. 놀란 사육사들이 그들을 말리는 사이, 나는 희뿌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이었다. 눅눅한 공기와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 동물들의 우는 소리들이 마구잡이로 내 가슴속에 맺혔다. 그 사이 ‘시’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정문 쪽으로 다가왔다. 행사를 하는 날도 아닌데 무슨 일로 온 거지? 팀장은 ‘시’ 사람들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시’ 사람들은 악단장에게도 다가갔다. 팀장이 활짝 웃으며 악단장의 오른팔을 잡아끌었다. 팀장에게 이끌린 악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지 않은 손으로 엉거주춤하게 그들과 악수를 했다.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않은 채 인사를 하는 악단장을 바라보는 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팀장은 악단장에게 당장 연주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악단장은 시디를 틀기로 되어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빨리 하라니까! 팀장 자신도 모르게 나온 큰 소리에 본인이 더 놀라고 있는 사이, 악단장이 뒤돌아섰다. 그러나 내내 굽실거리거나 팀장에게 할 말을 다 못하고 돌아서던 악단장의 얼굴이 아니었다. 악단장은 맨 앞줄의 연주자가 들고 있던 바이올린을 넘겨받았다. 지휘봉을 연미복 허리춤에 찔러 넣은 악단장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축배의 노래였다. 멍한 얼굴의 팀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악단장의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다른 연주자들의 악기도 조금씩 리듬을 탔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당황한 팀장이 재빨리 ‘시’에서 나온 사람들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나는 와중에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절정으로 향해 갔다. 어느새 굵어진 빗방울들이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원숭이와 코알라, 나뭇가지에 걸쳐 놓은 채 들고 나온 나무늘보들을 적셨다. 문제는 코끼리 등 위에 빨간 형광 안료를 덕지덕지 바르고 올라 앉아 있는 홍학들이었다. 진회색의 코끼리 등에 붉은 물이 들어갔고,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열심히 연주를 하는 악단장과 ‘시’ 사람들을 서둘러 본관으로 끌고 가는 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바람이 거세지자 동물들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작은 소란이 일었다. 그때 푸앙이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홍학의 다리를 잡아챘다. 푸덕, 푸흐드덕! 홍학이 거센 날갯짓을 했지만 푸앙의 손아귀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푸앙이 정문과 반대쪽을 향해 뛰었다. 마치 홍학 연을 타기라도 한 것처럼 재빠른 속도였다. 홍학 한 마리가 사라지자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다른 홍학 네 마리도 푸앙이 사라진 쪽을 향해 날아갔다. 푸앙은 홍학의 습성도 잘 알았다. 아마도 어미를 데려갔을 거였다. 홍학이 날아가면 코끼리들은 그 자리에 앉아 무릎을 굽혀 반쯤 앉거나 선 채 왼발을 들어 쇼의 시작을 알리게끔 훈련되어 있었다. 내가 말려볼 틈도 없이 정문에서가 아니라 정문으로 가는 도중에 코끼리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붉은 꽃 한 송이를 등에 얹은 코끼리들이 추는 군무가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졌다. 그때까지도 정문 앞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거나 사진을 찍어댔다. 쏘냐와 튀라는 설사를 좍좍 갈기면서도 춤을 추었다. 코를 양 옆으로 흔들면서 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대로 접고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며 엉덩이춤을 추었다. 코를 하늘 위로 높게 치켜세웠다가 쿵쿵 땅을 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왼쪽 오른쪽으로 두 차례씩 긴 코를 하늘로 들어올렸다. 빗줄기를 쏟아붓는 하늘을 향해 코를 쏘아 올리기라도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한 번 쇼를 시작하면 끝이 날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게 훈련된 코끼리들이었다. 홍학과 함께 한 군무가 오 분, 코끼리만 하는 쇼가 십오 분이었다. 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코끼리들 옆에 전기 총을 든 채 무력하게 서 있었다. 코끼리의 군무가 점점 더 활기를 띠기 시작할 때쯤 다시 축배의 노래가 들려왔다. 악단장은 마치 무한 반복이라도 할 것 같은 완강한 표정이었다. 코끼리들은 덜렁덜렁 코를 흔들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다. 차례대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후 푸앙이 쏘냐의 어깨 위에 올라가 커다란 횃불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끝이 날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푸앙이 없다.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홍학들은 왜 하나도 돌아오지 않는 거지? 본관으로 갔던 팀장이 호루라기를 불며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정문을 가로지르는 팀장의 뒤쪽으로 익숙한 남색 기지바지가 지나갔다. ……할머니? 축배의 노래에 맞춰 자박자박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할머니였다. 나는 재빨리 할머니를 향해 뛰었다. 할머니, 할머니이! 그러나 할머니는 멈춰 서지 않았다. 내 등 뒤에서 악단장이 연주하고 있던 바이올린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뒤따라 전기 총을 쏘는 소리도 들려왔다. 코끼리들이 거세게 날뛰며 질러대는 울음과 구경하던 사람들의 비명이 뒤섞였다. 돌아서서 잠시 주춤하던 나는 다시 있는 힘껏 할머니 쪽을 향해 뛰어갔다. 빗물이 자꾸 눈 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삼촌의 뼛조각을 손에 쥔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어서인가. 내 손은 자꾸만 할머니의 몸을 움켜쥐려고 했다. 아버지가 못을 골라내자 화장장 직원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삼촌의 뼈를 유골함에 넣어주었다. 고모들은 자신의 혈육이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막힌 듯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촉망받던 조련사였으며, 사람 좋던 막내 삼촌은 그렇게 몇 줌의 유골이 되었다. 옥색 유골함 위에는 삼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제 삼촌은 옥함 겉면의 금박 이름으로만 남게 될 모양이었다. 할머니가 움켜쥐고 있던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크게 우시려는가 싶어 나는 고개를 돌려 유골함 쪽을 쳐다보았다.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단단히 쥐고 있던 두 주먹이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두 손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는 사이 할머니는 천천히 입을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수골실의 모든 것이 잠깐 멈춘 것 같았다. 할머니는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할머니가 갑자기 상체를 숙였다. 입 속의 것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가. 나는 의자에 걸터앉아 오랫동안 할머니 뒤쪽의 흰 벽을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잘 움직이지 않았고 무엇을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가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그러지 말고, 동물원에 가보자. 집으로 돌아온 후 할머니가 우리들에게 처음으로 한 부탁이었다.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지만 그것은 분명 동물원이라는 말이었다. 아버지가 동물원에 데려다주지 않자 할머니는 살아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모든 행위들을 다시 거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기세와 할머니의 고집 사이에서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나는 밤마다 할머니 방으로 가서 할머니의 몸을 쓰다듬었다. 여기 어디쯤 삼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할머니의 몸이 무척 단단하게 느껴졌다. 삼촌은 할머니의 쇄골 위에 올라 있었다. 할머니가 들이쉬고 내쉬는 숨 속에서도 삼촌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엔가 삼촌은 할머니의 팔목을 그러쥔 채 죽이 담긴 숟가락을 할머니의 입 속으로 밀어 넣어주기도 했다. 먹은 음식이 어쩌다 얹히기라도 하면 조용히 할머니의 등을 쓸어주었다. 나는 삼촌이 그렇게라도 여기서 할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삼촌, 좋아? 나는 탄 못과 할머니의 무릎을 번갈아가며 만졌다. 할머니는 오래 울었다. 가족들 모두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할머니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새벽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 다녀올 때도, 물에 만 밥 한 그릇을 다 먹고 난 뒤에도 삼촌의 베개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어쩌다 밥상에 삼촌이 좋아하던 창란젓이라도 올라오면 그걸 바라보며 오래 울었다. 눕거나 앉거나 간신히 일어서거나 벽에 등을 기대거나. 언제 어디에서건 어떤 자세로든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게 속으로 울고 있었지만 나는 할머니가 울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어쩌면 울다 지쳐 손으로 몸을 짚기라도 하면 어디에서건 삼촌이 만져져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러는 것인지도 몰랐다. 살아 있는 유골함이 되는 일은 무척 힘겨워 보였다. 그래도 할머니는 식구들 앞에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고,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난 오늘 할머니는 혼자서 동물원에 온 거였다. 우리가 걸음을 멈춘 곳은 식물원 입구였다. 할머니를 막 따라잡으려다가 도대체 왜 동물원에 왔고 또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궁금해 뒤를 따랐던 참이었다. 할머니의 남색 기지바지 속에서 끊임없이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원내 방송이 나왔다. 이하설 조장님,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식물원 뒤쪽에는 고사한 나무들이 즐비했다. 희귀한 꽃이나 과실수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팔려가거나 누군가가 빼돌린 뒤였다. 테마 랜드를 재정비한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곳도 여기였다. 할머니는 왜 하필 이곳으로 온 것일까. 마침내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단풍나무 둥치에 기대앉았다. 집에서 동물원까지 걸어왔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을 텐데……. 나는 천천히 할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집으로 모셔 갈 작정이었다. 그때 할머니가 손을 뻗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나뭇조각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내 새끼손가락만 한 나뭇조각이었다. 주저할 새도 없이 할머니는 그것을 입에 넣은 후 가슴을 쳤다. 그러다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크으헉, 으흑. 그것은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울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다가가 말리지 않았다. 할머니도 얼마간은 큰 소리로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주먹으로 툭툭 땅을 쳤고, 나무 둥치에 등을 짓찧었다. 돌로 만든 조형물에 얼굴을 갖다 박았고 두 손으로 머리채를 쥐어뜯었다. 할머니는 그동안 속으로만 쌓였던 울음들을 모조리 뱉어내려는 것 같았다. 그때 식물원 어디선가 커다란 새의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푸앙? 그는 나에게 다른 한국인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향기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자기를 찾는 거라 여기고 또 달아나버리면 어떡하지? 푸드덕거리는 새소리와 할머니의 울음이 식물원 안을 가득 채웠다. 죽은 나무들도 잔잔한 바람을 타며 울음소리와 박자를 맞췄다. 나는 할머니가 울고, 푸앙이 새들과 함께 마음을 삭이고 있는 여기가 아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누군가에게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눈물을 그친 할머니가 다시 걸었다. 나는 할머니를 뒤따라갔다. 할머니는 여전히 뒤에 있는 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참 동안 동물원 곳곳을 걷던 할머니는 코닥 필름 사진관 앞에서 멈춰 섰다. 우두커니 서서 문 닫힌 사진관의 창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코끼리 등에 올라 탄 삼촌이 붉은 조련복을 입고 활짝 웃는 사진이 붙어 있었다. 테마랜드 30년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된 사진들이었다. 오래되어 빛이 바랬을 뿐, 사진 속의 모든 것들은 충분히 식별이 가능했다. 할머니는 손을 뻗은 채로 창가에 바짝 다가섰다. 삼촌의 사진이 언제부터 저곳에 걸려 있었던 걸까. 테마랜드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저 사진을 그곳에 걸어 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할머니! 그제야 내가 큰소리로 할머니를 불렀지만 할머니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멀찍이 떨어져서 코끼리 등 위에 앉아 밝게 웃고 있는 삼촌과 그것을 향해 말 없이 손을 뻗는 여인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쓸쓸히 바라보았다. 내가 보고 있는 이 사진 속으로도 빗방울들이 쏟아져 내렸다. 정적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푸앙이 우는 소리였다. 푸앙은 팀장에게 멱살을 잡힌 채 이쪽으로 끌려오는 중이었다. 여전히 홍학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있었다. 야, 이하설! 나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등장에 놀라 나도 모르게 할머니!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내내 그렇게 멈춰 있을 것만 같던 사진 속 초로의 여인이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여인의 핏발 선 두 눈이 멈춘 곳은 내가 입고 있는 삼촌의 조련복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단추를 달고 솔기를 여며준 이 옷을 할머니는 단번에 알아차린 것 같았다. 어느새 창틀에서 떼어 낸 삼촌의 사진을 안고 있는 할머니가 다른 한 손으로 내 옷을 가리키며 다가왔다. 팀장과 푸앙도 이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코끼리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쏘냐와 튀라는 우리로 돌아갔을까.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나는 주머니 속에 있던 못을 꺼내 쥐었다. 나는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했다. 누군가 먼저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것만 같았다. <끝> ■ 당선소감 -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타슈켄트 동물원에는 코끼리 두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초원을 훑어야 할 우묵한 눈들이 녹슨 푸슈킨 동상을 바라보고 있지요.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코끼리 우리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늙고 병든 코끼리의 두툼하고 너덜너덜한 귓불을 한참 동안 쓰다듬어 주었어요. 그 코끼리들이 저와 함께 아랄 해를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요즘 노인정에서 한글을 배우고 계십니다. 손녀가 쓴 글을 읽겠다고 약속을 하셨어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글을 써나갈 작정이므로 할머니는 기필코 200세 장수하셔야 합니다.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이 소식을 누구보다도 기뻐해주신 ‘동인, 그 섬’의 대장 임철우 선생님(‘그 섬에 가고 싶다’를 필사하던 그 순간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잘 견디고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치열하고 엄중한 소설쓰기가 일상의 진부함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해주신 최수철 선생님(선생님의 조언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살고, 쓰겠습니다.), 검룡소에서 풀솜대를 뜯어주신 최두석 선생님(돌아가지 못하는 시의 자리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글 쓰는 손가락은 절대적으로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주신 서영채 선생님(밤새 꺼지지 않던 선생님 연구실의 불빛을 바라보며 술 취한 저는 도서관에서 잠들곤 했지요.),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신 주인석 선생님(아, 이제 오디오 튜닝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10년 전 홍성여고 문예반 수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 이정록 선생님.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행운입니다. 그 운명을 결정지어주신 어머니,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제가 무너지려 할 때마다 옆에서 바로잡아주고 격려해준 권오영 시인께는 미처 다 갚을 수도 없는 마음들을 받았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동안 내내 소설 쓰기의 치열함을 온몸으로 가르쳐주던 김도연 선배께 맥주 한 잔 사드리고 싶습니다. 철없는 저를 뒤치다꺼리해 주느라 고생한, 제일 먼저 축하해준 이진희 시인. 정말 고맙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끝까지 손에 들고 계셨던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같이 힘들어도 조금 더 기운을 낼 수 있는 뚝심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리보통(Ly-botong)’으로 달려가 그곳에 계신 분들과 커피 한 잔 내려 마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약력 -본명:이미선. 1983년 충남 보령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소설전공 수료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 세계언어대학 한국어 강사 역임 ■ 심사평 - ‘현대인 삶의 축도’ 동물원… 상징적 압축미 탁월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열 편. 이 가운데 다시 세 편의 작품을 어렵게 추려 놓고 생각했다. 신춘문예가 필요로 하는 소설은 어떤 소설인가? 우리 소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단편소설은 산문 양식임에도 언어의 경제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는 이 짧은 언어로는 ‘모든 것’을 쓸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양식은 이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어떻게? 수사학, 즉 기교가 우리를 지상적인 삶에서 초월적 의미의 세계로 순간이동시켜 준다. 그러니 기교가 모든 것이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도 있다. 상징적 깊이나 환유적 지시 체계를 갖추지 못한 훌륭한 단편소설이란 일종의 형용모순과도 같다. 하이준씨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현대적 일상을 사건으로 만들어 가는 문체가 돋보였다. 강남의 한 미장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조그만 사건은, 일상의 소소함이 그 한계 내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만든 장점도 갖추었다. 김명진씨의 ‘뷰티플 원데이’는 베트남에서 온 아버지와 아버지의 젊은 여인과 ‘나’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나’의 내면의 섬세함이 다문화라는 문제를 사회성 이상의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의미를 구성하는 사건이 너무 희박하고, ‘뷰티플 원데이’는 사건을 보편적인 의미로 상승시키는 힘이 부족하다. 이은선씨의 ‘붉은 코끼리’는 상징적 압축미가 뛰어나다. 동물원 코끼리 조련사의 이야기 안에 많은 것을 담았다. 동물원이라는 배경 자체가 어떤 상징성을 띤, 현대인의 삶의 축도로 이해하게 한다. 여기서 동물원을 지배하는 어떤 메커니즘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세계의 어떤 축도와도 같다. 이 작품은 쓴 것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면서 독자에게 시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재능과 생각을 겸비한 이은선씨에게 축하의 말씀과 함께 정진을 당부 드린다.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호남 기초단체장 판세

    2010 호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는 민주당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친노신당과 무소속 후보간 경합이 예상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처음 치러지는 지방선거라서 민주당의 힘의 공백이 어떻게 작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지역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후 김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정치세력이 지방 정부를 장악해 온 탓이다. ●광주 무소속 당선 한번도 없어 그럼에도 15년여 동안 지속돼온 현재 민주당의 아성을 깨뜨릴 만한 새로운 정당의 탄생 등 변수는 커 보이지 않는다. ‘포스트 DJ시대’를 맞아 민주당의 구태의연함에 반기를 든 무소속 연대, 지역의 명망가, 전국적 지명도가 높은 ‘친노신당’ 후보가 경쟁에 나섰을 때 표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광주의 5개 구청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퇴직 공무원 3명과 정당인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년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도 ‘민주당 공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후보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예선(민주당 공천)=당선’이란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농어촌 지역과는 달리 그동안 광주지역에서 무소속으로 기초자치단체장에 입후보했다가 당선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22개 시장·군수를 뽑는 전남지역은 나주시장과 신안·장성 군수 등 3명이 무소속이다. 나머지는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이들 3개 단체장은 해당 지역에서 수십년간 농민운동을 해왔거나 민주당이 하향식 공천으로 지역주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후보와 맞붙어 입성한 케이스이다. 이런 탓에 진보적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를 기반으로 한 친노신당이 후보를 낸다 할지라도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남도당의 한 관계자는 “내년 선거에는 DJ의 입김이 직접적으로 작용하지는 않더라도 공천만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뤄진다면 일부 2~3개 지역을 제외하고 ‘싹쓸이’가 예상된다.”며 “주민들이 바라는 예비후보자를 면밀히 파악해 해당 인사를 영입시켜서라도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북지역은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군과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선거 이전에 무소속인 정동영, 신건, 유성엽 의원의 민주당 복당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연대 후보들의 돌풍이 점쳐지고 있다. 무소속 3인방이 하나로 뭉쳐 시·군마다 무소속 연대 후보를 내세울 경우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전북지역 선거판세가 앞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혼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전주, 정읍, 순창, 김제 등 4~6개 자치단체는 물론 지사 선거에까지 무소속 바람이 휘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시·군별로 민주당적을 가진 현역 시장·군수와 맞붙어도 경쟁력이 있는 거물급 인사가 무소속 연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하려는 예비후보자층만큼이나 무소속 후보로 나서겠다며 행보를 서두르는 입후보자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도내 정가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이 이루어져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지역 기반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주 전주고 동기동창 샅바싸움 전북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의 최대 관심지는 전주시이다. 현 송하진 시장이 민주당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전주고 동기동창인 김희수 도의회 의장이 도전장을 냈다. 김 의장은 역시 고교 동기인 정동영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했을 당시 당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정 의원 돕기에 몸을 던질 만큼 각별한 관계다. 더구나 전주시 국회의원 3명 가운데 정 의원과 장세환 의원이 고교 동기여서 전주고 동기동창 간 샅바싸움이 최대 관전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무주공산 임실 격전지로 떠올라 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무주공산이 된 임실군수 선거도 전·현직 도의원과 신진 인물들이 대거 나서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강완묵 전 도의원, 김진명·한인수 현 도의원, 김혁 민주당 부대변인, 이종태 전 부군수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무소속 유성엽 의원의 바람과 조직이 판세를 좌우하게 될 정읍시장 선거도 예측불허의 형국이다. 강광 현 시장의 아성에 정세균 대표의 고교 동기인 송완용 전북도 정무부지사 등 3~4명의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유성엽 의원의 민주당 복당 여부에 따라 선거 결과는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편 진보정당이나 단체 등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좀 다르다. 내년 지방선거에 무소속 또는 민주당이 아닌 당을 통해 입후보 예정인 한 인사는 “이제는 예전처럼 한 정당이 줄을 세워 공천하는 방식으로는 안 통한다.”며 “지역일꾼은 뽑는 지방선거는 지역에서 잔뼈가 굵고 그 지역의 애로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토종 정치인’이 적격”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조선전기 서예작품 20건 보물 지정

    조선전기 서예작품 20건 보물 지정

    영·정조의 어필(御筆), 이황과 한석봉의 글씨 등 서예작품 20건이 새로 발견돼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31일 동종(同種) 문화재 일괄공모 사업으로 찾아낸 조선전기의 명필 및 어필 20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영·정조 어필 각 3건, 숙종·효종·인목왕후 어필 각 1건, 어찰(御札)을 모은 편지첩인 신한첩 2건 등 어필이 총 11건, 한석봉·황기로 글씨 각 2건, 김현성·서거정·성수침·양사언·이황 필적 각 1건 등 명필이 총 9건 포함돼 있다. 이중 정조 어필인 ‘신제학정민시출안호남(贐提學鄭民始出按湖南)’은 1791년 2월 정조가 호남에 부임하는 정민시(1745~1800)를 위해 쓴 것이다. 금은 가루로 장식한 붉은 비단에 행서(行書)로 칠언율시를 썼다. 재일교포 사업가가 국립진주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이번에 보물 1632-1호로 지정됐다. 영조 어필인 ‘숙빈최씨 사우 제문 원고(淑嬪崔氏祠宇祭文原稿)’는 어머니에 대한 영조의 절절한 그리움이 드러나며, 16세기 문신 양사언(1517~1584)의 초서 작품은 자유분방한 도가적 기풍을 잘 보여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영남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영남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

    영남은 전통적으로 ‘난공불락’의 한나라당 텃밭이다. 선거 본선보다 한나라당 공천 심사와 경선이 당락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2012년 대선의 밑거름’이라는 의미를 감안하면 여권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싸움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거일정과 맞물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가 야권 ‘약진’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부산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인 허남식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공언했다. 허 시장은 지역 살림에 해박한 경륜을 내세워 ‘안방’ 수성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힘 있는 정치인 시장론’에 힘입어 친박계 서병수 의원, 친이계 정의화·안경률 의원이 상대로 거론된다. 친박계 핵심인 김무성·허태열 의원도 거명되지만, 두 의원은 ‘친박계의 당내 역할론’에 따라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친박계의 대항마로 권철현 주일 대사의 이름이 오르기도 한다. 친박계 내부에선 권 대사에게 현실 정치 복귀의 빌미를 만들어 주느니, 차라리 정치 성향이 모나지 않고 평판이 좋은 허 시장에게 부산을 맡겨두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야권에선 ‘불모지 부산’에서 내리 재선한 민주당 조경태 의원과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 노재철 전 사학연금관리공단 감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 변호사, 해양수산부장관 출신인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린다. 문 변호사는 여권에서도 그의 거취를 지켜볼 정도로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민주노동당 민병렬·진보신당 김석준 시당위원장도 후보로 꼽힌다. 경남에서는 김태호 현 지사가 3선 도전 채비를 끝냈다. 남해안특별법 통과와 람사르 총회 유치라는 업적이 3선 도전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여권에선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 이학렬 고성군수, 남해군수 출신인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사건에 연루됐던 김 지사를 밀어낼 ‘새 물결’로 분류된다. 하지만 박·황 시장은 창원·마산·진해 통합이 현실화되면서 통합 시장 출마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야권에선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강력한 대항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인 ‘시민 정치’를 이번 선거에서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민주노동당 강병기 전 최고위원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울산에서는 박맹우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하다. 한나라당 정갑윤·강길부 의원이 교체 인물로 거론된다.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당선으로 확인된 노동계의 후보 통합이 변수로 점쳐진다. 민주노동당 김창현·진보신당 노옥희 울산시당 위원장이 유력 후보다. 민주당에선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국민고충처리위원장 출신 송철호 변호사가 후보로 꼽힌다. 심규명 변호사, 임동호 시당위원장, 차의환 전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도 거명된다. 대구·경북은 한나라당의 절대 우세 지역이다. 1995년 민선 1기 지방선거 이후 단 한 차례도 시·도지사 자리를 다른 정당에 빼앗긴 적이 없는 곳이다. 여권내 계파 갈등이 관건이다. 대구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김범일 시장에 맞서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쓴잔을 마셨던 친박계 서상기 의원이 지역 민심을 등에 업고 설욕전을 벼른다. 서 의원은 이미 시당위원장에 연임하면서 재대결을 예고했다. 후보군으로 꼽히던 이한구·이명규·유승민 의원은 최근 불출마 의사를 굳혔다. 서 의원으로서는 경기고 출신이라는 게 부담이다. 김 시장을 비롯해 역대 민선시장은 모두 경북고 출신이다. 때문에 친박계에선 후보 교체론이 간간이 흘러나오지만 그렇다고 서 의원을 대신할 적당한 인물이 거론되진 않고 있다. 야권에선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민주당 윤덕홍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김충환 전 청와대 비서관이 ‘아성 허물기’에 도전할 후보로 거론된다. 경북에선 친박계 김관용 현 지사에 맞서 포항시장 출신의 친이계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 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친이계에선 권오을 전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 야권에서는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인 박명재 포천중문의대 총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출마의지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여권내부의 자리 다툼으로 싱겁게 끝날 공산이 크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총선 전초전 6 ·2 표심잡기 사활 걸었다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총선 전초전 6 ·2 표심잡기 사활 걸었다

    정치는 선거에서 기회를 찾는다. 굳히기도, 뒤집기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존재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오는 6·2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권력을 가늠케 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래로는 최일선의 득표 조직을 정비하고, 위로는 각 당의 당권(黨權)과 대선후보 문제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논리가 담겨 있다. 절박성으로 따지면 민주당이 더하다. 뒤집으려는 쪽이어서다. 당내에서는 사활(死活)의 문제로까지 인식하기도 한다. “지난 대선 참패로 ‘세포 조직’이 붕괴됐다. 이를 재생하지 않고는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다.”라고 한 관계자는 진단했다. 이런 점에서 6·2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탈출구다. 민주당은 수도권 수복이 ‘제1 고지’이다. 그래야 2012년을 노려볼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참패한 주요 원인의 하나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등을 한나라당에 내준 것을 꼽는다. 기초단체장, 기초의회마저 놓치면서 ‘풀뿌리’를 잃었다는 자성이다.한나라당은 민주당과 이익이 상반된다. ‘수성’해야 하지만 내부 사정이 녹록지 않다. ‘차기’를 놓고 주류-비주류 간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주류는 ‘물갈이’를 준비 중이다. 유권자에게 ‘새 얼굴’로 호소하겠다는 명분에서다. 기초단체장 등 적지 않은 현역이 그 대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비주류는 “친박계를 제거하려 한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 현 지자체장의 상당수가 박근혜 전 대표 체제에서 공천을 받았다. 나아가 국회의원에겐 현실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관내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2012년 총선은 어려워진다. 여야 문제 이전에 각각 당내에서 ‘죽고살기식’ 투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주요 정당 내의 과도한 ‘내전(內戰)’은 군소 정당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양질의 낙천자가 공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다단한 선거구도가 만들어내는 틈새를 겨냥해 당선을 챙긴 전례는 수두룩하다. 지방선거는 더욱 그렇다. 자유선진당은 충청 맹주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의 터를 닦으려 애쓴다. 친박연대에는 회생의 기회다. 6·2 지방선거에서는 선거 분위기를 달굴 대형 정치 이슈도 줄줄이 걸려 있다. 세종시 문제는 그 핵심이다.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 표심을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4대강 사업은 강이 흐르는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항목으로 확대될 개연성도 적지 않다. 선거 직전 맞게 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는 ‘이념’을 되살릴 수 있다. 본격적으로 달궈질 월드컵 축구 열기가 끼칠 영향도 관심사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등 각종 국가적 행사가 미칠 영향도 작지 않다.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는 19대 대선 후보군의 윤곽을 확인하게 될지 모른다. 이번 선거는 그 ‘인큐베이터’이다. 지지율 5% 미만 후보군에서 두 자리 숫자로 치고나올 인사가 생길 수도 있다. 승패는 차기 주자군에 축배나 독배를 강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최대 이해관계자라 할 수 있다. 정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진로가 갈릴 수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주요인사 신년사

    주요인사 신년사

    ■ 이명박 대통령 “배려·베풂의 따뜻한 사회 만들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0년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좋은 꿈 꾸셨습니까? 우리는 지난해 위기 속에서 미래로 뻗어 갈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어둠 속에서 새로운 밝음을 찾아냈습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이 되었고, 숙원이던 원자력 발전소 수출의 길을 드디어 열었습니다. 또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2009년 우리가 얻은 것은 자신감입니다. 2010년 우리가 갈 길은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와 정부는 ‘한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면 영원히 번영할 수 있다’는 뜻의 ‘일로영일’의 자세로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초석을 확실히 다지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길목에서 우리 서로 배려하고, 우리 서로 나누고, 우리 서로 베풀어서,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국민 여러분,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형오 국회의장 “열린마음으로 상생의 정치 실천” 2010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가정에 기쁨과 행운이 가득하고 뜻하는 일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 새해에는 호랑이의 용맹스러운 기세처럼 사회에 희망과 도약의 기운이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시련이 거셀수록 더욱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화합과 상생의 철학입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차이를 존중하고 다름을 조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멀리 내다보며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사회의 그늘진 곳을 살피고 챙기는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루하루를 희망과 보람으로 채워가는 알찬 새해가 되기 바랍니다. ■ 이용훈 대법원장 “국민들 법적 갈등 해소에 노력” 새해에는 우리 경제가 회복의 길로 들어서면서 우리 모두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사법부도 예외가 아닙니다.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모든 제도와 관행을 계속하여 고치고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저희는 국민 여러분의 신뢰만이 우리 사법부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 사이의 법적 갈등 해소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우리 사법부는 새해에도 국민과 계속 소통하면서 우리의 사회적 갈등이 나라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0년 새해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루고, 사회 구석구석까지 밝고 희망찬 소식이 가득 차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정운찬 국무총리 “민생안정·사회통합 위해 매진”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 6·25전쟁 60주년 그리고 4·19혁명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세계를 움직이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뜻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새해에는 우리 경제가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는 보다 희망이 넘치는 따뜻한 사회, 품격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 민생 안정과 일자리 창출, 사회 통합에 최우선을 두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국민의 뜻과 정성을 모아 세종시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고 세계적인 명품도시를 창조하는 데 매진하겠습니다. 사교육비 경감, 저출산 대책, 4대강 살리기와 신성장동력 확충 등에도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공직자들이 나라를 이롭게 하고 국민을 복되게 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서민·약자보호 당력 집중” 경인년에 대한민국은 새롭게 도약할 것입니다. 100년 전엔 일제에 주권을 잃었고, 60년 전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습니다. 올해 우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서민중심 정책을 통해 경제회생, 정치개혁, 사회통합이라는 3대 국정과제를 풀어 나갈 것입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육아·교육·주택·교통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서민과 약자를 보호하는 데 당력을 모으겠습니다.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 성원이 필요합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좋은 정책과 인물로 유권자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정세균 민주당 대표 “희망 만드는 한 해 돼야” 안녕하세요.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민주당 대표 정세균입니다. 경인년 새해, 국민 여러분 가정에 행복이 깃들길 기원합니다. 2009년, 참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라는 총체적 3대 위기가 국민의 삶을 흔든 해였습니다. 경제위기의 파고가 서민경제를 엄습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에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거가 안겨준 충격과 슬픔,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서거가 준 상실감과 아픔 또한 컸습니다. 어느 것 하나 희망을 말하기 힘든 한 해였습니다. 2010년은 다시 희망을 만드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영남 기초단체장 선거 전망

    영남권 지방선거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 ‘한나라당 내부 공천갈등’, ‘노동계 결속’ 등이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다. 영남에서는 부산 16명을 비롯해 경남 20명(창원·마산·진해가 통합되면 18명), 경북 23명, 대구 8명, 울산 5명의 기초단체장을 선출한다. 부산의 경우, 한나라당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예비주자들로 넘쳐나는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서 이기는 후보가 곧 차기 단체장’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부산의 이번 선거 관심사는 현역 기초단체장 물갈이 여부다. 지방의원과 관료 출신 예비주자들이 현역 단체장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서다. 5곳의 기초단체장 모두가 한나라당 소속인 울산의 경우 노동계 표심을 등에 업은 진보진영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진보진영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노동계의 결속을 통해 최소 1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5곳 가운데 중구·남구·울주군에서 확실한 우위가 점쳐지고, 근로자들이 많은 북구와 동구에서는 진보진영의 도전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노당은 역대 선거를 통해 동·북구 2곳에서 단체장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이번 선거에서 동·북구 탈환을 위한 노동계 결속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최소 1곳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진보진영 후보의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남지역도 현역 기초단체장 18명 중 15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들은 본선보다 더 어려운 공천이라는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을 타진하느라 분주하다. 이런 가운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김해 등 경남 일부지역의 선거 판세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는 친노 인사의 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해 탄생하는 거대 통합시의 초대 시장선거도 관심사다. 대구·경북은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간의 공천 경쟁이 변수다. 한나라당 내부 갈등이 이번 선거로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대구는 전체 8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7곳을 한나라당에서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박풍’에 밀려 한나라당 후보 4명이 고배를 마신 것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의 독식을 장담할 수만 없는 실정이다. 경북은 한나라당 텃밭인 지역 특성상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과 국회의원 간의 갈등으로 현직 단체장이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 김정한·대구 한찬규·창원 강원식·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누가 나올까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누가 나올까

    ‘지방선거의 꽃’은 단연 서울특별시장 선거다. 관내 25개 기초자치단체와 48개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가진 만큼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서울시장 선거는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선거 전체의 흐름을 좌우할 뿐 아니라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의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서울시장이 대선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여권의 현직 프리미엄과 야당의 반격이 관전 포인트다.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있어 20~30대 젊은 층에서 투표율이 높아지는 등 ‘돌풍’이 일지도 변수다. 민주당과 진보진영, 친노 그룹 등 범야권이 현 정권 심판을 내걸고 정책·선거 연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여권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이 ‘최초의 재선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다. 오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시정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4년 임기로는 부족하다.”며 재임 의지를 강력하게 보여왔다. 그러나 당내 비판적인 시각을 극복하는 게 최대 관건이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 서울 지역 후보들의 뉴타운 공약과 관련해 오 시장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데서 시작된 불만이다. 당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대세론’이 우세하지만 오히려 서울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서울시장 재선불가”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에서는 원희룡·정두언 의원이 오 시장에게 직간접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원 의원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 곳곳을 다니며 시정현황을 살피는 등 정책 및 공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 시장을 향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쏟아낸다. 지난달 9일에는 “(오 시장이) 4년간 한나라당의 지원 하에 시장을 하면서 한 게 뭐냐, 당에 기여한 게 뭐냐 등에 대해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오 시장을 정면으로 치받았다. 정 의원 역시 최근 서울 지역 의원 7, 8명을 만난 자리에서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어고 폐지론을 꺼내들었던 정 의원은 지난달 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에 나갈 사람은 이렇게 위험하게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세종시, 4대강 등 많은 문제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 대중성이 높은 나경원 의원은 당 최고위원과 서울시장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맹형규 대통령 정무특보와 서울시당 위원장인 권영세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무엇보다 한명숙 전 총리의 출마가 가장 큰 변수다. 한 전 총리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돌자 “나가겠다고 한 적도, 안 나가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수뢰설에 휘말리면서 검찰수사를 받는 등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청렴성·도덕성 이미지를 이어갈지, 주변의 출마 권유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인다. 당내에서는 송파구청장을 지낸 김성순 의원이 지난 11월24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재선의 김 의원은 지난 정기국회 국정감사 때부터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행정 전문가’를 내세우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역의원 가운데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추미애 위원장, 방송기자 출신으로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 의원, 3선의 송영길 최고위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원외에서는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이계안 전 의원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서울의 합계출산율을 2.1%로 올리기 위한 시정을 하겠다.”며 지난 연말 ‘2.1 연구소’를 띄웠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신계륜 전 의원과 문화부장관 출신인 김한길 전 의원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외부 영입 대상으로는 방송인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가장 먼저 꼽힌다. 하지만 본인은 지난 연말 출마설을 일축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지난 11월29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노 대표는 지난 12월4일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선거준비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수호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4월 울산 북구 재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던 두 정당에서 이번에도 단일화를 성사해 힘을 모을지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의 추모 열기를 이어 친노(親) 그룹의 약진도 예상된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여권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유 전 장관은 지난 11월 친노 그룹 중심의 국민참여당에 입당해 정치행보를 본격 재개했다. 국민참여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키워드로 본 2009 문화] 김추기경·장진영·DJ 등 애도열기 책으로 쏟아져

    [키워드로 본 2009 문화] 김추기경·장진영·DJ 등 애도열기 책으로 쏟아져

    김수환 추기경, 장영희 서강대 교수,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배우 최진실·장진영씨 등등…. 올해는 많은 이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정치인이 포함된 만큼 이들의 업적에 대한 평가와 반응이야 엇갈리기도 했지만 애도 열기만큼은 전 사회적으로 퍼졌다. 출판계 역시 고인의 책, 고인과 관련된 책을 통해 애도를 보냈다. 지난 2월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뒤 출간된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가 상반기 내내 독자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으며 10만부 이상 팔린 것을 시작으로 장영희 교수가 유고 산문집으로 남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나오자마자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헌신 그 자체였던 김 추기경의 삶은 물론, 장애인으로서 마지막까지 암과 투병하면서도 주변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잃지 않은 장 교수의 글편들은 감동의 여운을 길게 늘어뜨렸다. 지난 5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 이후 하반기까지 서점가에는 연일 노무현 관련 서적이 쏟아졌다. 15년 전에 나온 자전 에세이 ‘여보, 나좀 도와줘’를 비롯해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노무현의 리더십이야기’ 등 기존의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지난 9월에 나온 마지막 회고록 ‘성공과 좌절’은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잠언집 ‘배움’, 1994년 정계은퇴 뒤 쓴 첫 자서전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옥중서신’, ‘김대중 행동하는 양심으로’, ‘대중참여경제론’ 등 수십년 동안 스테디셀러 자리에 있던 책들이 추모 열기 속에 개정 출간됐다. 지난 9월 위암으로 세상을 뜬 영화배우 장진영씨의 남편 김영균씨가 장씨와 관련된 내용을 엮은 책 ‘마지막 선물’도 최근 출간돼 추모 출판 열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강세였던 재테크 서적은 올해 주춤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재테크 여유’가 위축된 여파로 풀이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키워드로 본 2009 한국정치

    2009년은 용산참사와 함께 시작했다. 한 해가 지나도록 피해자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의 아픔처럼 올해 한국 정치도 상처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2009년을 관통한 ‘키워드’를 통해 한국 정치를 돌아본다. ●죽음 - 친노·동교동 다시 주목 한국 현대사는 2009년을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한 해로 기록할 것이다. 퇴임 이후 ‘시민 권력’을 꿈꾸던 노 전 대통령은 5월23일 봉하마을 뒷산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몸을 던졌다. “내 몸의 절반이 무너져 내렸다.”던 김 전 대통령은 이후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 8월18일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으로 서거했다. 이들의 서거는 국민에게 민주주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무한경쟁 시대를 살면서 귀찮고, 비효율적이라며 무시해 왔던 민주주의가 우리 시대에서 진정 실현되고 있는가를 묻게 됐다. 친노(親)와 동교동계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도 됐다. 민주당사 대표실에 나란히 걸린 두 사람의 초상화는 살아 있을 때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웅변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마지막 순간까지 바랐던 민주세력 대연합은 요원하기만 하다. ●변경 - 세종시 수정 정국 달궈 “대선 때 약속한 것을 바꿔 갈등과 혼란을 가져온 것은 죄송하다.” 11월27일 많은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곱씹었다.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이 대통령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하려던 세종시 계획의 수정을 공식화했다. 여론은 찬반으로 나뉘었고, 정치권도 출렁댔다. 세종시 논란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충돌을 불러왔다. 박 전 대표는 원안 고수를 강조하며 충청권 민심을 자신의 쪽으로 돌리고 있다. 친이(親李)계와 친박(親朴)계가 새해 벽두 정부의 수정안 발표 이후 어떤 동선을 보일지 주목된다. ●치수 - 4대강 예산국회 변수 이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에서 수정돼 나온 4대강 사업은 연말 예산국회를 파행으로 몰았다. 수자원공사로 사업 이전, 교육·복지·지방재정 등의 예산삭감 등을 놓고 여야는 팽팽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상징’이다. 야당은 “대운하를 위한 속임수”라고 공격하는 반면 여당은 “제2의 청계천 신화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친다. ●미디어법 - 미디어법 현재진행형 미디어법 논쟁은 직권상정, 회의장 점거, 경호권 발동, 의원 사직서 제출, 재투표·대리투표, 헌법재판소 심판 청구 등 역대 국회에서 보기 드문 기록을 남겼다.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인 미디어법을 두고 여당은 “미디어 산업 발전”, 야당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언론장악”이라며 대치하고 있다. 권력과 언론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국민은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7월22일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 직후 야 3당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가처분 및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10월29일 헌재는 의원들의 심의 권한이 침해됐음을 인정하면서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하는 애매한 판정을 내렸다. 미디어법 논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2009년은 벽두에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데 이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는 등 유난히 충격파를 던진 죽음이 많은 한 해였다. 강호순 사건 같은 강력사건과 연예계 성상납 같은 추문도 있었지만 남북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공동 진출하고, 한국이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등 한반도에 희망의 기운이 감돈 한 해이기도 했다.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이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고, 비록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구가 겪고 있는 온난화라는 공통의 위기를 앞에 놓고 세계 각국이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올해 10대뉴스를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국 내 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 역사 뒤안길로 검찰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월 고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국 사회는 전에 없던 감정의 극한을 경험했다. 충격, 당혹, 참담, 분노, 연민…. 저마다 다르되, 복합적이었다. 8월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결식이 국장으로 치러졌다.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에서 그의 존재감이 어떠했는지…. 상실의 한 해였다. 미사일 발사·핵실험… 잇단 북한발 충격파 북한은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5월 2차 핵실험, 11월 대청해전을 유발하며 1년 내내 남한을 자극했다. 8월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12월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이어졌다. 표면에 드러난 남북관계는 냉랭했지만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비밀접촉설도 심심찮게 나돌았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17년만의 화폐개혁이 단행됐다. 용산재개발 철거민 참사… 보상문제 난항 1월20일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4층짜리 남일당 건물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다. 경찰이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옥상 망루에 불이 붙었고, 화재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11개월이 지났지만 화재 원인, 강제 철거, 과잉 진압, 유족 보상 등을 둘러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종시 원안수정 논란… 국론분열 양상 정운찬 국무총리가 9월 초 내정과 동시에 꺼낸 세종시 원안 수정 입장은 올 하반기 최대 뉴스로 떠올라 지금도 활화산이다. 충청권과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까지 수정 반대에 가세하면서 국론분열 양상으로 치달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대통령과의 대화’를 갖기에 이르렀다. 수정안 최종본이 발표되는 내년 1월11일 이후에도 메가톤급 뉴스로 위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G20정상회의 서울유치 ‘국격 우뚝’ 내년 11월 세계인의 눈과 귀가 서울에 집중된다. 지구촌 최고의 20개 부자나라(G20) 정상들이 대한민국에 모두 모인다.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경제올림픽’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 외교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일대 사건이다. 지구촌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국격(國格)을 한 단계 끌어올릴 호기이기도 하다. 미디어법 등 입법전쟁… 난장판 국회 오욕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은 7월 여름 국회를 끝없는 파행으로 밀어 넣었다. 직권상정, 회의장 점거, 국회 경호권 발동, 의원직 사퇴, 재투표·대리투표 논란 등 입법부 파행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여야의 불신은 연말 예산안 심의로 이어졌다. 새해 예산안이 연내에 처리되지 못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準) 예산을 편성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나로호 궤도진입 실패… 절반의 성공 2009년 8월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전 국민적 관심속에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자국 땅에서 자국의 로켓을 쏘아 올렸다는 데 의의를 가지며 우리나라 우주개발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한쪽 페어링(위성덮개) 미분리로 과학기술위성2호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실패함으로써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인면수심 강호순·조두순 반인륜범죄 경악 올해도 반인륜적 강력 범죄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 1월 군포 여대생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강호순은 미궁 속에 빠졌던 경기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2008년 12월 8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은 징역 12년의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국민들은 지나치게 낮은 형량에 분노했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남아공월드컵축구 사상 첫 남북 동반진출 태극전사들은 1986년부터 월드컵 축구 본선 7회 연속 진출이라는 꿈을 일구며 국민들을 들뜨게 했다. 아시아예선을 무패(7승7무)로 마쳤다. 북한도 44년만에 본선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남북이 동반 진출하는 역사를 쓰게 됐다. 한국의 7연속 본선행은 브라질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 기록. 본선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B조에 편성됐다. 연예계 성상납 파문·잇단 자살 충격 지난 3월,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은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던졌다. 신인 배우 장자연의 자살이 화제를 몰고 온 것은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이 연예계의 고질적인 성(性)상납과 매니저의 폭력 때문이었다는 유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4월과 11월에는 신인 배우 우승연과 모델 김다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연예계가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국 제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 시대’ 개막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취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월20일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이라크 주둔군 철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지시하는 등 의욕적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러시아, 유럽과 관계를 재정립하고 중동과 평화의 외교시대를 열었으며 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경제 회복… 두바이 사태 새 변수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앞다퉈 내놓은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세계 경제는 지난 2년의 경기침체를 탈출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세계 증시는 지난 3월 바닥을 찍은 뒤 상승랠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정부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을 6개월 유예해 달라며 채무상환 유예를 선언하면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신종플루 대재앙… 208개국서 1만명 사망 지난 4월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플루는 빠른 속도로 확산,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현재까지 208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사망자수가 1만명을 넘었다. 빠른 확산속도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월 신종플루에 대한 경보 단계를 최고수준인 ‘대유행’으로 격상했다. 각국은 치료제와 백신 비축에 나서는 등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GM·크라이슬러 등 美 자동차제국 몰락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도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미국 업계 1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 3위 크라이슬러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 세계는 자동차 제국의 몰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GM은 파산법원의 주도로 감원과 채무 조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착수해 ‘뉴 GM’을 출범시켰다. 리스본조약 발효… EU 27개국 정치 통합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의 미니 헌법인 리스본조약이 12월1일 발효했다. 이로써 경제통합에 이어 정치적 통합을 본격화한 ‘유럽 합중국’이 탄생했다. 회원국 만장일치제였던 의사결정 구도를 다수결로 변경, 정책결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EU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헤르만 판 롬파위 벨기에 총리가 당선됐다. 日 하토야마 집권… 54년만에 정권교체 ‘8·30 중의원 선거’로 1955년 이후 계속돼온 자민당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고이즈미 정권 시절 심화된 민심 이반은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자민당은 지난 2007년 7월 참의원에 이어 중의원까지 민주당에 내줬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새로운 일본’을 기치로 각종 개혁 정책을 추진, 의원 친족의 국회의원 입후보 제한 등 7가지 공약을 지켰다. 코펜하겐 기후회의 선진·개도국간 온도차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열렸다. ‘선진국 책임론’을 내세우는 개발도상국과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선진국의 이견은 결국 제대로 된 정치적 합의조차 이루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194개 회원국 중 28개국만이 동의한 ‘코펜하겐 협정’은 내용면에서뿐만 아니라 절차상 문제를 갖고 있다. 中 신장위구르 유혈 충돌… 197명 사망 지난 7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로 197명이 죽고 1700여명이 다쳤다. 수백년간 곪아온 중국 내 소수 민족의 분리 운동과 자본주의 도입 이후 이 지역 GDP가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대부분의 부를 한족이 차지하는 현실이 맞물린 결과였다. 중국 정부는 지역 투자를 늘리는 등 ‘위구르 달래기’에 나섰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하늘나라로 마이클 잭슨이 지난 6월25일 자택에서 심장 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각종 추문과 건강에 대한 억측을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됐던 영국 런던에서의 컴백 공연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예계 최대 뉴스메이커였던 만큼 사망소식은 각종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를 장식했고, 사후에만 저작권료 등으로 10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란대선 부정 의혹… 혁명이후 최대 시위 6월13일 실시된 제10대 이란 대선은 당선자가 발표되자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 간의 박빙이 예상됐지만 아마디네자드가 압승하자 무사비 지지자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개혁 진영의 결집으로 이어졌고 각지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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