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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선거 D-1] ‘25% 득표’의 한계… 낮은 투표율, 정책갈등 부른다

    [지방선거 D-1] ‘25% 득표’의 한계… 낮은 투표율, 정책갈등 부른다

    대선, 총선 등 전체 선거를 통틀어서 가장 투표율이 낮은 선거가 바로 지방선거다. ‘생활밀착형’ 정책을 펼치는 대표자들을 선출하는 선거이지만, 유권자들이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6·2 지방선거는 천안함 침몰 사태, 세종시 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등 국가적인 대형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오히려 지방선거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인 지역 이슈가 매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큰 이슈에 후보자들 사이의 쟁점이 압도돼 관심을 못 끌다 보니 유권자들도 자신의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투표율이 낮으면 아무리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해도 대표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방선거 투표율은 왜 낮을까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바빠서도 아니고,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도 아니다.”라면서 “지방선거가 지방선거답지 않으니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교수는 “주목을 이끌어낼만한 정치거물들도 움직이지 않는 데다 전쟁과 평화, 전 정권 대 현 정권 타령만 하고 있으니 유권자의 관심의 창이 열리지 않는 것”이라면서 “내가 투표에 참여했을 때 결과를 바꿀 수 있겠느냐 하는 ‘투표효능감’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양승함 교수는 “지방선거의 본래 취지인 지방자치가 잘 뿌리를 내리지 못해 주민들이 냉소적”이라면서 “주민들이 지방선거가 자신의 생활정치와 관련된 중요한 선거라고 인식을 해야 하는데 국가적 차원의 큰 선거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선거의 경우 8개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데 정작 정보는 부족하다.”면서 “특히 교육감 선거의 경우 교육정책이 아니라 진보니 보수니, 이념 중심으로 편향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표율이 왜 중요할까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대의민주주의의 정수라고 입을 모았다. 낮은 투표율로 당선됐을 경우 선출직이라고 해도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체 투표율이 51.6%였던 지난 4회 지방선거에서 가장 투표율이 낮은 연령대는 20대 후반으로 29.6%에 불과했다. 이 선거에서 60%의 득표율로 당선된 후보라고 해도, 20대 후반 유권자의 민의는 사실 18% 정도밖에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대표성 결여는 곧 정책 시행에 있어 저항에 부딪치기도 쉽다는 뜻이다. 당연히 더 많은 갈등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황영아 간사는 “투표는 대의정치 행위인데 투표율이 낮으면 뽑힌 사람들의 정치적 대표성도 문제가 된다.”면서 “그들이 시행하려는 정책이 대표성을 획득할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되고, 대표자들도 유권자들 전반의 이해에 대해 고민하고 않고 지지층 이해만을 따져 지방 정부를 운영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대접받고 싶으면 투표하라’는 이론도 정설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투표를 안 하는 집단, 연령층에 대해서는 정치인들도 관심을 덜 갖기 마련이고 당연히 영향력도 떨어진다.”면서 “투표를 본인이 하지 않았다고 해서 투표 결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아니고, 좋은 후보가 되지 못했을때 책임은 전적으로 유권자가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표율 어떻게 올릴까 투표율을 높이려면 유권자들의 인식 변화는 물론 선거문화와 환경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많은 후보가 나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잘 모른다는 것이 문제인 만큼 선거기간을 늘려서 더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부재자 투표 활성화 방안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표를 대의민주주의의 체험학습현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김형준 교수는 “부모들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함께 투표장에 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투표라는 예방주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제대로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이 지나 선거권을 갖게 되면 반드시 투표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희대 임성호 교수는 “지금처럼 이슈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자초하는 것으로, 정당들은 구체적인 정책 대결로 가야 한다.”면서 “소속 후보자들이 제멋대로 나열식 공약을 못 내놓도록 정당이 제어하는 기능도 해야 한다.”고 정치권의 각성을 주문했다. 유지혜 강병철 오달란기자 wisepen@seoul.co.kr
  • MB특보 출신 교수 “노무현 ××” 막말 논란

    MB특보 출신 교수 “노무현 ××” 막말 논란

    유영옥 경기대 국제대학장이 공익근무요원들을 교육하는 자리에서 고 노무현·김대중 전직 대통령에 막말을 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유 학장은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특별보좌역을 맡았다. 1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유 학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공익근무요원 교육센터에서 ‘국가안보의 이해’란 주제로 공익요원에 강의를 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두고 “그 x신”, “자살이 아니고 x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유 학장이 “노무현이 왜 서거냐. 자살이지. 자꾸 거짓말하다 지가 혼자 ×진 거지. 우리가 죽으라고 했나. 지 혼자 ×진 걸 가지고 왜 서거라고 난리냐. 김양숙(권양숙)이 아버지가 지독한 간첩, 빨갱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김 전 대통령을 두고 “어떻게 적지(평양)에서 90분 동안 김정일과 둘이서 차를 탈 수 있냐. 참 우스운 대통령”이라며 “공산화 안된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두 전직 대통령 외에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과 박지원·정동영·박근혜 의원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사람들을 열거하면서 “김일성·김정일 만나고 온 사람은 다 죽었다. (김정일은) 재수가 없는 ×”라며 “이명박이가 만난다고 해서 절대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국회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해서도 “그 ×신 같은 것이 때려 부수고도 무죄를 받았다. 그런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유 학장이 통화에서 “학자적 양심에 따라 사실 그대로 말한 것” 이라며 “절대 비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 신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민감한 내용이고, 고발이 들어오면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北, 작년 7명 공개처형…인권침해 심각 南, 전교조교사 파면 등 표현 자유 억압”

    지난해 북한에서는 7명이 공개처형되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집회 봉쇄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앰네스티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0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는 전체 인구(약 2400만명)의 3분의1이 넘는 약 900만명이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앰네스티는 특히 지난해 5월 북핵 실험 이후 국제원조가 급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당초 계획한 600만명 가운데 240만명에게만 긴급구호가 제공돼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또 지난해 최소 7명을 교수형 또는 총살 등의 방식으로 공개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처형은 살인, 인신매매, 밀수, 유해정보 유통뿐 아니라 종교문건 유포 등의 이유로도 시행됐다. 실제로 리현옥(당시 33세)씨가 성경을 배포하고 간첩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평안북도 용천시에서 공개처형됐다. 앰네스티 측은 “리씨의 부모, 남편 및 세 자녀가 북동도시 회령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식량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간 북한 주민이 중국 당국에 체포돼 강제송환된 사례는 수천명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국경 근처에서 구금됐고, 노동교화소에 3년 이하 동안 수용돼 휴식 없이 하루 10~12시간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앰네스티는 지난해 한국에서도 경찰력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표현·집회의 자유가 크게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불법시위 가능성만으로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둘러싸 시민의 출입을 봉쇄하고, 대량 정리해고에 항의한 쌍용차 노조원들에게 사측이 식량과 물을 차단한 사실에 우려를 표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전교조 교사를 대량 파면할 계획인 것에 대해서도 “정치참여와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비판한 도올 김용옥이 검찰에 고발되고,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경찰이 조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너른 영화세트장, 밀양

    너른 영화세트장, 밀양

    고백컨대 경남 밀양을 여행목적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배우 전도연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겨준 영화 ‘밀양’이나 청춘 아이콘 정우성이 동네 양아치로 돌변한 영화 ‘똥개’ 등을 보면서도 왜 밀양을 촬영지로 정했을까 의아했지, 가 볼 생각은 전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가보고 나서야 알았네요. 누대를 이어오며 축적된 세월의 향기 오롯한 위양못과 그 주변의 청보리밭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요. 그리고 이제는 쉬 보기 어려운 근대의 낡은 풍경들이 여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까지요. 옛것과 근대의 풍경이 어우러진 밀양은 그야말로 너른 영화 세트장 같았습니다. 여기에 밀양아리랑의 모티프가 된 아랑의 전설 등 옛 이야기는 먼 여정의 길동무가 되어 줍니다. 볕이 빽빽하게 내리쬐는 곳이라지요. 밀양은 요즘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팝나무꽃 곱게 핀 위양못 누군가 이맘때 밀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어디냐 묻거든 서슴지 말고 부북면 화악산 아래 위양못을 찾으라 답하시라. 둘레 166m에 불과한 자그마한 저수지 안에 5개의 섬과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 그리고 이팝나무 등이 어우러지며 빼어난 풍경을 그려낸다. 특히 바람이 없는 아침나절, 잔잔한 물 위로 주변 풍경이 모두 담길 때면 신선의 세계를 엿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안내판에 따르면 위양못의 축조시기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둘레가 4.5리(약 2㎞)에 달할 정도로 컸다. 위양지(位良池) 혹은 양양지(陽良池)로도 불리는데, 둘 다 ‘양민을 위한다.’는 뜻은 같다. 대개의 저수지가 그렇듯 위양못도 농사를 위해 조성됐다. 다만 저수지 가운데에 다섯 개의 인공섬을 만들고, 주위에 왕버드나무와 이팝나무 등을 심는 등 공들여 가꿨다는 것이 여느 저수지와 다른 점이다. 현재 세 개의 섬은 콘크리트 다리로 연결돼 있다. 나머지 두 개는 저수지 가운데까지 논이 확장되면서 사실상 뭍이나 다름없게 됐다. 위양못 풍경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완재정이다. 못 가운데 섬에 세워진 정자. 1900년에 안동 권씨 후손들이 지었다고 전해진다. 완재정 풍광은 담장 옆에 선 이팝나무꽃이 흰쌀밥처럼 피어나는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 전국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것도 그런 까닭. 밖에서 볼 때와 완재정 안에서 위양못을 내다볼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다리 위로 길게 나뭇가지를 늘어뜨린 왕버들이며, 물 속 깊이 뿌리 내린 이팝나무, 그리고 때맞춰 핀 수선화 등이 완재정까지 가는 길을 장식하고 있다. 완재정 마루에 걸터앉아 있자면 쪽문을 타고 들어 온 맑은 바람이 볼을 간질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완재정으로 향하는 다리는 평상시엔 철문으로 막혀 있다. 안동 권씨 문중 행사가 있는 날이 아니면, 관리를 위탁받은 동네 주민이 아침나절 청소하는 틈을 타 살짝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다행히 6·2 지방선거가 끝난 뒤엔 좀더 자유롭게 완재정에 다가갈 수 있을 전망이다. 권영빈(73) 안동 권씨 숭선회장은 “선거 뒤 현재 콘크리트 다리를 나무다리로 바꾸기로 시와 협의를 끝냈다.”며 “소로대(少老臺) 자리에 세워진 유리 팔각정도 목조 건물로 바꾸는 등 정비를 끝내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못을 에둘러 흙길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오래된 나무들 사이로 자박자박 걷는 맛이 각별하다. 못 주변의 어른 무릎까지 웃자란 보리밭은 운치를 더해준다. 때마침 산들바람이 이삭 팬 보리들을 흔들기라도 하면 그대로 한 장의 풍경화가 된다. ●영화 속 풍경이 된 도심 영화 ‘밀양’의 이창동 감독은 “소도시의 정취미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밀양을 촬영지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 감독의 말처럼 밀양은 다소 낙후돼 보이는 작은 도시다. 부산, 김해 등 덩치 큰 도시 옆에 붙어 있어 옹색한 느낌이 더하다. 그러나 도시를 한 바퀴 돌아보면 ‘개발이 덜 됐다.’라기보다 ‘그대로 남아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밀양 전체가 영화 세트장처럼 느껴진 것도 그런 까닭이다. 밀양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전도연 거리’가 있다. 가곡동 준피아노학원과 밀양남부교회, 삼문동사무소 등 촬영지마다 안내판이 서 있다. 특히 준피아노학원은 아예 밀양시가 임대해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밀양’의 주인공 이신애(전도연)가 학원을 운영하며 생활했던 곳. 밀양강 앞 커피숍 일마레에서 쉬어갈 겸 차 한 잔 마셔도 좋겠다. 월연정 아래 ‘백송터널’은 영화 ‘똥개’의 촬영지. 터널이 연이어 펼쳐지는 독특한 풍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쉬 보기 어려운 옛 풍경들과 오롯이 마주하고 싶다면 삼문동 일대를 둘러볼 것을 권한다. 잊고 살았던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곳이다. 담벼락에 숨어 몰래 ‘볼일’을 봐도 누군가는 틀림없이 쪽문을 통해 보고 있을 것 같은 좁은 골목길. 삼문동에서라면 연탄가게와 재봉틀 수리점, 낡은 브라운관 TV가 쌓여 있는 전파사 등이 외려 더 자연스럽다. 유난히 ‘여인숙’이 많은 것도 독특하다. 너덜너덜해진 아크릴 간판으로 손님을 한 명이나 유혹할 수 있을까 싶지만, 낡은 대문을 열고 슬쩍 들여다 보면 어김없이 방문 앞에 신발 한 두짝은 놓여져 있다. ●밀양강 위로 아랑의 전설은 흐르고 밀양 시내 한복판, 밀양강과 맞닿은 야트막한 구릉 위엔 영남루(嶺南樓)가 도저한 자태로 서 있다. 밀양의 첫손 꼽히는 관광명소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목조 건물.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한국의 3대 명루를 이룬다. 영남루를 찾았다면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아랑각(阿娘閣)이다. 영남루에서 대숲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밀양강이 훤히 보이는 곳에 아랑각이 세워져 있다. 대숲에 들면 유난히 차가운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곳에서 아랑의 비극이 잉태됐기 때문일 터다. 아랑의 전설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 본 내용이다. 밀양 부사의 딸을 사모하던 한 관노가 그녀를 범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살해한 뒤 대숲에 묻는다. 이후 밀양에 부임한 부사들마다 연이어 목숨을 잃는 변괴가 발생했고, 한 젊은 부사가 범인을 잡아 처녀의 원한을 풀어 주었다는 얘기. 아랑의 전설은 곧바로 ‘밀양아리랑’의 모티프가 됐다. 아랑의 정절을 사모하던 밀양의 아낙들이 ‘아랑 아랑’하고 부른 노래가 밀양아리랑이 됐다는 것. 남녀가 대숲에서 진한 애정표현을 하면 헤어지게 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전해온다. 젊은 연인들이라면 각별히 조심할 일이다. 글·사진 밀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서울에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동대구 분기점→대구~부산 간 고속도로→밀양나들목 순으로 간다. 수도권에서는 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김천갈림목→경부고속도로→동대구 분기점→대구~부산 간 고속도로→밀양 순으로 가면 시간을 조금 단축할 수 있다. 밀양시 종합관광안내소 359-5582. →잘 곳 밀양에는 이렇다할 호텔이나 콘도가 없다. 체험마을이나 펜션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단장면 평리 녹색체험마을(www.pyungri.com, 353-5244)과 초동면 봉황리 꽃새미마을(kkotsaemi.go2vil.org)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펜션은 단장면 일대에 많다. 구천리의 통나무 숲속마을(353-6378)은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다. 고례리 물안개 피는 마을(352-4400)도 깨끗하다. →맛집 밀양의 대표 먹거리로는 단연 ‘돼지국밥’이 꼽힌다.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밀양돼지국밥(354-9599)과 무안면소재지의 동부식육식당(352-0023), 밀양시장 내 단골집(354-7980)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5000원. →주변 관광지 올해는 사명대사(1544~1610)가 서거한 지 꼭 400년 되는 해. 무안면 고라리 생가터와 서산대사 등 3대 선사의 영정이 봉안된 재약산 표충사,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땀을 흘린다는 무안리 표충비 등을 묶어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1만마리 물고기가 돌로 변했다는 만어사 너덜겅도 볼 만하다.
  • [지방선거 D-7 여론조사] 고전 못면하는 야권

    [지방선거 D-7 여론조사] 고전 못면하는 야권

    ‘북풍(北風)’을 등에 업은 ‘대세론’이 우위였다. 천안함 사태로 결집한 보수층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현역 단체장들 앞에서 ‘노풍(風)’도, 야권 후보 단일화도 미풍에 그치는 양상이다. 이번 여론조사가 표심의 ‘풍향계’로 대표되는 수도권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야권에 더욱 뼈아픈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방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무응답층’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실시한 1차 조사에서는 무응답층이 15.6%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3분의1 수준인 33.1%로 크게 늘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에이스리서치 대표 조재목 한양대 특임교수는 이에 대해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결과 발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행사 등 대형 이슈가 비슷한 시기에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판단을 유보한 무응답층이 실제로는 한나라당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보수 성향을 보이는 50대 이상 유권자 가운데 절반 가까운 46.0%가 바로 무응답층이라는 사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무응답층 가운데 45.1%는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15.4%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정당 지지도인 40.0%대19.0%보다 더 벌어지는 수치다. 한나라당 소속 후보들에 대한 지지세도 뚜렷했다. 서울지역의 무응답층 가운데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는 60.2%였다. 이는 1차 조사 때 무응답층의 52.9%가 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7.3%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 대한 무응답층의 지지율은 25.7%에서 21.2%로 떨어졌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무응답층 가운데 51.7%가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 데 반해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지지한다는 답은 24.6%로 절반에 불과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와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지지한다는 무응답층도 각각 51.8%와 26.4%로 큰 격차를 보였다. 야권에서 ‘필승전략’으로 내놓은 후보 단일화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조사 이후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가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과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지지율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이는 야권이 단일화를 흥행카드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데다, 부동층 흡수에도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지역의 부동층 가운데 59.8%는 오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부동층은 12.0%에 불과했다. 경기지사의 경우에도 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부동층이 43.5%로 유 후보(10.0%)보다 네 배 이상 높았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민주당 및 야권 후보 지지자들도 위축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44.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한 응답자들조차 한 후보의 당선을 믿는다는 답변은 49.8%에 불과했다. 인천시장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74.6%가 안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답했지만, 민주당 지지자 중 송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는 경우는 41.6%뿐이었다. 수도권에서 밀리는 추세가 계속되자 야권은 ‘천안함 패러다임’에서 빠져나와 국면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안보 허점을 강조하는 전략이 진보층을 결집시키기보다 보수세력만 뭉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이슈로 승부를 거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있다. 여전히 높은 수치를 차지하는 중도·무당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조 특임 교수는 “중도성향의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허리층’이 아직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데, 막바지에 이들을 어떻게 공략할지가 여전히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평생 모은 40억 재산 대학에 기부한 90대

    평생 모은 40억 재산 대학에 기부한 90대

    95세의 노신사가 사업과 근검절약으로 모은 40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전북대에 기탁해 사회적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건신협과 새전주신협 이사장을 역임한 한수옥 회장. 한 회장은 24일 전북대를 방문해 서거석 총장에게 오피스텔 8채, 아파트, 건물 2동, 전주 근교 토지 2만 2150㎡ 등 자신의 전 재산을 기탁했다. 한 회장은 “평생 기업을 하면서 모은 재산을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쓰는 것이 무엇보다 값진 일이라 생각해 모든 재산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청정 한수옥 회장의 뜻을 받들어 장학회를 운영하고 지역과 국가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회장은 지역의 우수 인재양성을 위해 1983년부터 자신의 호를 딴 ‘청정(靑汀)장학회’를 만들어 매달 도내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아름다운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다. 1916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왕자표 연탄 사장, 대건신협 이사장, 전북상공회의소 초대 사무국장 및 부회장, 새전주신협 이사장, BBS 전북연맹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지방선거 D-8 여론조사] 천안함 여전히 제1변수… 충청표심 세종시에 민감

    [지방선거 D-8 여론조사] 천안함 여전히 제1변수… 충청표심 세종시에 민감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 영향을 끼칠 가장 큰 변수로 천안함 사태를 꼽았다. 지난 9일 서울신문의 1차 여론조사 결과와 일치한다. 다만 충청권 유권자들은 세종시 문제를 제1 변수로 꼽았다. 여론조사에 응한 유권자 가운데 천안함 침몰 사건이 지방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21.5%였다. 연령별로는 20대(28.9%), 직업별로는 학생층(30.8%)에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강원 지역의 응답률이 가장 높은 31.8%를 기록했는데, 이는 북한과 인접한 지역이라 남북관계의 여파가 경제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지역적 특징이 드러난 결과로 보인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공식 발표 결과를 신뢰한다는 응답도 강원 지역에서 76.0%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정당 지지도별로 보면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90.1%가 조사결과를 신뢰한다고 밝힌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61.2%만이 신뢰한다고 답해 신뢰도 평균치를 밑돌았다. 특히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유권자들은 민주당 소속 후보들에게 높은 지지를 보냈다.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는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 가운데 51.9%가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를 지지했고,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58.5%),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65.5%)도 ‘불신층’ 상당수의 지지를 받았다. 충청, 특히 충남의 유권자들은 세종시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충청권 유권자의 30.8%, 충남지역 유권자의 40.9%가 세종시 문제가 지방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대전에서는 30.3%, 충북에서는 21.2%가 세종시 문제를 가장 큰 변인으로 들었다. 충남지역에서 세종시 문제를 가장 큰 변수로 꼽은 유권자 가운데 세종시 수정안 찬성 입장을 취한 한나라당 박해춘 충남지사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6.7%에 불과했다. 박 후보에 대한 ‘야박한’ 표심은 세종시 원안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노풍(風)’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3.5%만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를 지방선거 변수로 들어 이번 여론조사에서 제시한 5대 변수 가운데 영향력이 가장 적었다. 특히 여론조사가 서거 1주기였던 23일 직전인 21~22일 사이에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보다 매우 낮은 수치다. 이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 노무현정신 계승을 표방하는 정당 스스로도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를 선거판에 이용하려 하다가는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확산 전략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와 같은 당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는 노풍을 주요변인으로 꼽은 유권자들에게서 각각 62.5%, 56.3%의 높은 지지를 받아 ‘좌희정·우광재’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인으로는 41.8%가 인물을 들었다. 정책과 공약을 고려하겠다는 유권자도 32.8%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정당을 보고 지지하겠다는 유권자는 19.6%로 가장 낮았다. ‘정책선거’에 대한 의지는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난립, 정당 선택의 여지가 대폭 줄어든 제주도에서 41.7%로 가장 높았다. 정당을 고려해 지지 후보를 고르겠다는 유권자는 격전지인 충북에서 22.9%로 가장 높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수도권 빅4 ‘브랜드 전쟁 중’

    수도권 빅4 ‘브랜드 전쟁 중’

    6·2 지방선거의 여야 주요 후보들은 사흘 연휴 뒤 월요일을 맞은 24일 다시 한번 승리를 다짐하며 선거운동에 속도를 올렸다. 후보들은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과 장소를 찾아다니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측은 오전 7시 캠프가 자리잡은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마당에서 ‘필승재다짐대회’를 갖고 ‘부동층 공략을 위한 대장정 돌입’을 선언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상 15%p 안팎의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부동층의 움직임에 따라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요 선거운동 장소로 내세운 곳은 서대문구 남가좌2동 소재 서울형 어린이집인 세연어린이집. 오 후보는 “‘서울형 어린이 집’을 통해 지난 4년간 국·공립 보육시설 대기자수를 5만 4000명으로 2만 6000명 줄였다.”면서 “재선 시장이 되면 서울형 어린이 집을 확대 운영하겠다.”며 주요 공약인 ‘보육걱정 없는 서울!’을 역설했다. 이어 도봉·노원·성북 등 ‘강북 벨트’를 중심으로 한 오후 유세전에서는 한 후보를 ‘과거 회귀 세력’으로 몰아세우며 서거 1주기가 겹친 ‘노무현 열풍’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강경 모드로 전환했다. 새벽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찾아 ‘한명숙의 시민광장 행동’을 천명했다. 천안함 사태가 북한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정권심판론이 희석되는 조짐이 뚜렷해지자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이다. 한 후보는 당국의 천안함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로 인해 “지방선거의 자취가 사라져버렸다.”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관련 대국민 담화가 이뤄진 직후에도 기자회견을 갖고 군지휘라인 등 책임자 처벌과 국정조사 실시, 정부의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과 단일화한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인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함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호남표 끌어안기’에 열을 냈다. 호남 공략으로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해 범야권 단일후보라는 적통성을 인정받으려는 행보로 보인다. 유 후보는 “과거 시사평론을 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몇 차례 비판했던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면서 “사과말씀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정부에 있어보니 김대중 대통령님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뚫고 거기까지 이루셨는지 알 것 같았다.”며 고 김 전 대통령의 치적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전통 야권 지지층과 신진 야권 지지층이 힘을 합쳐 승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이 여사는 “이기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옛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며 유 후보 견제에 나섰다.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구(舊)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소속 전 의원 등 원로 정치인 20여명은 한나라당 경기도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우리가 창당하고 소속됐던 민주당이 좌파세력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며 김 후보 지지를 천명했다. 지지선언에는 경기도 부천원미갑 4선 출신인 안동선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과 성남에선 3선을 지낸 이윤수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빗속 노란 애도물결 ‘盧風’ 재점화 될까

    빗속 노란 애도물결 ‘盧風’ 재점화 될까

    23일 새벽부터 짙은 안개가 부엉이 바위를 휘감고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봉화산을 가리켜 ‘낮지만 높은 산’이라고 했다. 그 산 중턱에 험하게 박힌 부엉이 바위에는 비가 끊임없이 쏟아졌다. 바위 아래에서는 노란 비옷이 넘실거렸다. 빗물에 추모식장 주변이 온통 진흙탕으로 변했어도 누구 하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1년 전에도 빗속을 뚫고 달려 왔다는 이광옥(40·서울 광진구)씨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저 바위만 없었더라도 그렇게 가시지는 않았을 겁니다.”라며 하염없이 바위만 바라보았다. ●방송인 김제동 추도식 진행 김해시 진영읍에서 봉하마을까지 3㎞ 남짓한 대로에는 노란색 바람개비가 방문객을 안내했다. 그러나 모든 길은 오전부터 주차장으로 변했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추모 행렬은 흡사 ‘구도’의 순례길처럼 보였다. 모두 다 ‘노무현 지지자’는 아니었다. 부산에서 일곱살 된 아들을 데리고 온 이명옥씨는 “살아 생전 그에게 한 표만이라도 찍어줬으면 이렇게 미안하지 않을 텐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추모식 사회는 방송인 김제동의 몫이었다. 그는 1년 전 서울광장 노제 때도 구름처럼 모인 추모객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비가 땅에서도 온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슬픔을 짓누르며 추모합니다.” 무수한 비를 다 맞으며 행사를 진행하는 그의 모습에 추모객들은 더 숙연해졌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고, 이해찬 전 총리가 추도사를 읽어 내려갔다. 도종환 시인이 추모시를 읊었다. “욕되게 살 수 없다며 몸을 던진 당신을 아직도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습니다.” 시인의 목소리가 떨렸고, 추모객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1년 전 여기 텃밭을 일구던 아버지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그날의 비극보다는 당신이 걸어오셨던 길, 당신이 걷고자 했던 길을 기억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며 울먹였다. 숙연함은 절정에 달했다. 추모식이 끝남과 동시에 묘역 준공식이 이어졌다. 시민들의 추모 글귀가 새겨진 박석(바닥 돌) 1만 5000개가 노 전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세워진 ‘아주 작은 비석’ 주변에 촘촘히 놓여 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에 시민들의 정성이 담겼다. 3대가 함께 박석을 기부한 가족 등 4명의 시민대표가 마지막 박석을 놓고, 조문객 100명이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523마리 나비를 날린 이후 유족과 시민들이 헌화 분향에 나섰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등은 오후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야권 후보 유세 접고 대거 참석 주최 측은 최대한 정치적인 색채를 배제하겠다고 했으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추모객 중 많은 이들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이념을 따르는 사람들이고, 참석한 정치인들도 대부분 그의 뜻을 이어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멀쩡한 대통령을 죽음으로 몬 사람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과거의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한다.”면서 “이런 적반하장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봉하에서 이렇게 많은 여러분을 보니 대통령님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들과 지도부 모두가 이날 지역 유세를 뒤로 하고 봉하로 달려 왔다. 김해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궂은 날씨에도 전국 분향소 등 수만명 추모 발길

    궂은 날씨에도 전국 분향소 등 수만명 추모 발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인 23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추모행사가 열렸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등 시민사회단체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 조문을 받았다. 이틀 동안 주최 측 추산 7만여명(경찰추산 1만 5000명)의 추모객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오후 1시30분부터 전국에서 2만여명의 추모객들이 모인 가운데 추도식 행사가 엄수됐다.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수만 개의 노란 리본이 마을 곳곳에 내걸린 가운데 방송인 김재동의 사회로 열린 추도식은 서울시청광장에도 생중계됐다. 또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지지자들은 ‘천안함 사태를 정치에 악용하지 말라’고 주장하며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있을 때까지 서울광장 무대 왼편 천막에서 철야하기로 했다. 오후 6시부터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가수 강산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 피아(Pia) 등이 공연하는 콘서트가 열리면서 행사는 절정에 달했다. 7시 부산대에서도 윤도현 밴드, 안치환과 자유 등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 콘서트’가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 공식 추모행사는 오후 11시 대한문 앞 시민 추모 제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노무현 회고록 중국어판 출간

    노무현 회고록 중국어판 출간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회고록 ‘성공과 좌절, 노무현 대통령 못 다 쓴 회고록’이 23일 중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회고록에는 노 전 대통령이 집필을 결심하고 쓰기 시작한 90쪽 분량의 미완성 원고,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의 비공개 카페 ‘봉하 글마당’에 올린 글, 재임시절의 비공개 인터뷰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웅진씽크빅 중국 법인과 중국의 세계도서출판공사의 합작 법인인 세도베이징웅진이 펴냈다. 웅진씽크빅 중국 법인 이상수 대표는 “‘평민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면서 “특히 중국의 한국 정치사 및 동북아 정치관계 연구자들에게 의미있는 학술적 연구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기] 추모열기 사회통합으로 못이어져…민주주의·소통 등 이슈 부각안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전문가들은 노 전 대통령 서거가 우리 사회에 남긴 영향이 아직까지도 사회 전반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 지난해 서거 당시 뜨겁게 달아올랐던 노 전 대통령 추모열기가 사회통합으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 요인으로는 정치권의 ‘자의적인 노무현 해석’에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1년이 지난 5월 한 달 추모기간을 맞아 매일 140~150명이 신규로 회원등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서전 ‘운명이다’를 비롯한 노 전 대통령 관련 서적들은 전국적으로 7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엇갈렸다. 더러는 “1년 동안 달라진 것을 찾아볼 수 없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변화의 계기로 삼지 않은 정치권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노무현 정신’ 같은 얘기들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진보든 보수든 편한 대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해석했지, 근본적인 변화의 계기로 삼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도 “노 전 대통령 추모열기가 화합과 사회통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갈등이 커지고 깊어졌다. 통합의 정치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소위 노무현 서거 당시 부각됐던 ‘민주주의’ ‘소통’ ‘참여’ 등의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학자들도 있었다. 송세련 경희대 교수는 “고용불안 등 경제문제, 천안함 사태로 불거진 안보 이슈 때문에 심각한 사회양극화·민주주의 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어느새 묻히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이명박 정권의 정책 수정에 기여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노 전 대통령 서거는 이 정부가 일부 보수세력의 비판을 무릅쓰고 소통과 참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가치를 추구하게 했다.”면서 “결과는 미흡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가 6·2지방선거 국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불행한 사건 자체가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 결과적으로 야권에 이익이 됐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친노세력이 약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기] “그립습니다… 아직도 눈물이…” 평일에만 3000~4000명 다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기] “그립습니다… 아직도 눈물이…” 평일에만 3000~4000명 다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닷새 앞둔 지난 18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는 하루종일 장대비가 내렸다. 바지 밑단을 모두 적시는 궂은 날씨에도 추모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현재 봉하마을에서는 정확한 방문자 수를 집계하지 않지만 평일에는 3000~4000명, 주말에는 8000~1만명이 다녀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봉하재단)’의 관계자는 “5월 들어 방문객 수가 더 늘어 지난 16일에는 2만명이 왔다갔다.”고 밝혔다. 오후 1시쯤 봉하마을 입구 주차장에는 21대의 관광버스가 한꺼번에 800여명의 추모객들을 쏟아냈다. 마을 중심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추모객들은 방명록에 글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다. 대구 달서구에서 왔다는 김균환(50)씨는 “봉화산 부엉이 바위 근처까지 가서 담배 한대를 태워드리고 왔다.”면서 방명록에 “다만, 그립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현재 노 전 대통령이 몸을 던진 부엉이 바위 앞에는 나무울타리가 쳐지고 통제구역이라는 팻말이 걸렸다. 부엉이 바위에 오르지 못한 추모객들은 봉화산 자락에서 바위를 올려다보며 노 전 대통령을 회고했다. 전북 정읍에서 온 박복순(46·여)씨는 “아까운 분을 보낸 생각을 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지요.”라며 울먹였다. 강원 평창에서 온 위득춘(56)씨는 “궂은 날씨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걸 보면 생전 그 사람이 잘 살았다는거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봉화산 정토원에서 만난 선진규 법사는 “얼마 전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지관스님과 함께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를 만났는데 건강도 좋아 보이시더라.”며 권 여사의 근황을 전했다. 현재 권 여사는 노모를 모시고 사저에서 생활하고 있다. 평소에는 주로 독서를 하고 사저를 찾는 손님을 접견한다. 지난 16일 ‘추모의 집’과 ‘대통령의 길’ 개장식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낸 권 여사는 한달전부터 새벽마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걷던 산책 코스를 직접 둘러보고 단장했다. 봉하재단 김경수 사무국장은 “권 여사는 앞으로도 봉하마을의 또 다른 좋은 걷기코스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거 1주기 소회를 묻자 김 사무국장은 “지난 1년간은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가는 일에 주력했다.”면서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셨던 대통령의 유지가 사라지지 않고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남은 우리들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김해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설] 지방선거 열흘 앞두고 맞는 서거 1주기

    내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가 되는 날이다. 봉하마을서 날아든 투신자살 소식에 온 나라가 충격에 빠진 지 1년이 흘렀다. 전직 대통령의 1주기라면 응당 나라와 국민들의 관심이 모이고 합당한 추도행사가 마련되어야 할 터이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로 인한 극도의 남북대치,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의 격랑에 1주기란 사실조차 묻혀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전직 대통령의 존재가 정략과 싸움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직 대통령의 1주기에 추도와 반성은 없고 분란과 세몰이만 난무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스스로가 ‘바보 노무현’이라 불렀듯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직하리만큼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대통령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지역주의 타파며 탈 권위, 남북의 화해에 승부사 기질로 일관했던 그의 소신과 치적 평가는 후대가 감당할 몫이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다진다는 지방선거에 앞서 전직 대통령의 존재를 새삼 들춰내고, 한편에서는 그에 맞서 깎아내리기 일쑤인 정략의 대치가 한심하고 부끄럽다. 천안함 침몰 참사와 지방선거 모두 분란보다는 힘을 모아야 하는 중대한 사안들이다. 순간의 득실을 따져 ‘북풍’ ‘노풍’을 들먹이며 몰아세우는 세몰이가 가당하단 말인가. 지금이야말로 분열과 투쟁 대신 통합과 타협을 생각할 때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계화와 지방화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치르는 선거이다. 가뜩이나 16개 시·도 중 9개 지역에서 전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야권 시도지사에 출마, 현 정권과 노무현 정부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지방선거에 지방이 빠지고 정략 바람이 불어대지만 많은 유권자들은 ‘북풍’이나 ‘노풍’에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의 1주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그에 맞서 역풍을 불어대는 퇴영적 움직임은 부메랑의 결과를 면치 못할 것이다. ‘바보 노무현’의 유지를 지금이라도 겸허하게 새기기를 바란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기] “사람 배려하는 정치… 그분의 유지 받들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기] “사람 배려하는 정치… 그분의 유지 받들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인 23일을 앞두고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은 노무현재단 상임이사 문재인 변호사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다.”라고 말했듯, 문재인을 빼놓고 노무현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웠다. 서거 1주기 추모 행사를 준비하느라 문 변호사는 바빴다. 시간 내기가 어렵다며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 무턱대고 조르니 지난 19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묘역 언론 공개행사에서 짬을 내주었다. 부족한 부분은 이메일로 보완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사퇴해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문 변호사는 한사코 자신을 노무현재단 ‘상임이사’로 소개했다. ●“자신을 버려 국민 가슴 속에 부활” 500만이 넘는 추모 인파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함께 슬퍼하고 마음 아파했다. 문재인 변호사는 “참으로 고마웠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엄청난 추모행렬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을 버려서 국민들의 가슴속에 부활했구나…. 노 대통령다운 죽음이었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통해 국민들이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에 대해 다시 인식하게 됐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암묵적인 다짐들이 많은 사람들의 밑바닥에 자리잡게 된 것 같아요.” 1년이 지난 현재 추모열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문 변호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만큼 차분해진 겁니다. 국민들이 노 대통령의 서거를 겪으면서 가슴 한 편에서 치솟았던 뜨거운 분노, 가치와 진정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같은 것들이 내면화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때때로 분출되기도 하고요.” 노무현의 가치가 국민들에게 남아있는 것, 그것을 문 변호사는 ‘노 대통령의 부활’로 표현했다. ●“소외된 사람에게 희망 준 분”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는 무엇일까. 그가 기억하는 노무현은 ‘끝까지 현실에 굴복하기를 거부한 이상주의자’다. 문 변호사는 “억압받고 소외되는 사람없이 누구나 사람 대접 받는 세상을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표현했던 분이고, 그것이 노무현의 가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사람사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에 투신했다. 대통령이 됐을 때나 심지어 퇴임하고 나서도 끝까지 그 목표를 내려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 동안 참여정부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 평가가 이뤄졌다. 문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은 서민들, 지방 사람들, 권력에 연고가 없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서민복지, 남북관계, 국가균형발전에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건국 이후 계속돼왔던 권위주의 체제를 해체하고, 진보적 민주주의에 대한 지향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제시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역사에 가장 큰 업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참여 정부 초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거친 만큼 과오에 대한 의견도 궁금했다. 문 변호사는 “투쟁적이고 대결적인 정치풍토 속에서 개혁에 주안점을 두느라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지 못한 점을 말할 수 있다.”면서 “언론과 싸우고 야당과 싸우느라 국민과 소통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현실 바로잡는 게 노 전 대통령 유지”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정치하지 마라.”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에 게재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문 변호사는 “정치현실이 너무나 적대적이고 고통스러워서 하신 말씀이다.”면서 “나는 그 속에 들어가기 겁이나 하지 못하지만, 그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노 대통령의 유지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 정치에 대한 문 변호사의 바람으로 인터뷰를 끝냈다. “지금보다 국민들을 통합하는 정치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뒤처지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정치로요.” 글 사진 김해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봉하 박석묘역 완공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봉하 박석묘역 완공

    시민들이 기부한 박석(薄石)을 깔아 새롭게 조성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19일 언론에 공개됐다. 박석 묘역은 오는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1주기 추도식에 맞춰 개방된다. 박석 묘역은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장된 ‘아주 작은 비석’을 중심으로 삼각형 형태로 조성됐다. 묘역 바닥에는 기부금을 낸 시민들의 다양한 추모글을 새긴 박석 1만 5000개와 자연박석 2만 3000개가 깔렸다. 묘역 입구에는 마음가짐을 정돈하는 뜻으로 직삼각형의 작은 연못인 수반이 조성됐다. 묘역 진입마당에서 묘소 중간에 수로 2개를 설치해 공원처럼 꾸몄다. 작은 비석 뒤편에 강판으로 설치한 곡장(曲墻·능이나 묘를 둘러싼 담)의 길이도 처음 30m이던 것을 60m로 늘렸다. 헌화·분향 등 참배시설과 조명·음향시설, 보안용 CCTV 등도 설치됐다. 수로길 옆 화강석에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이희호 여사가 직접 쓴 ‘내몸의 절반이 무너진 것 같은 심정이다’라는 글을 새겼다.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一念普觀三世事 無去無來亦無住(갔지만 가지 않았네 국민을 위한 불멸의 그 열정은)’, 송기인 신부의 ‘대통령님 평화가 이슬비처럼’이라는 글도 새겨져 있다. 국가보존묘지 제1호로 지정된 이 묘역은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에서 관리한다. 아름다운 봉하 김경수 사무국장은 “박석은 63세 일기로 서거하신 대통령을 기리는 의미에서 63개 구역으로 나눠져 설치됐다.”고 말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盧 그리며… 전국서 추모모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과 시민추모모임 행사가 22·23일 서울과 경남 김해 등에서 열린다. 노사모, 시민주권, 시민광장,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노사모카페 등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시민추모모임은 19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추모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시민모임은 22일 낮 12시부터 23일 오후 11시까지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노 전 대통령 사진전을 열기로 했다. 또 23일 오후 7시~9시30분 서울시청광장과 부산대에서 동시에 시민추모 문화제를 갖는다. 당초 서울시는 리틀엔젤스 예술단 공연을 이유로 시청광장 추모제를 허가하지 않았지만, 18일 일정을 조정해 허가를 결정했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진도 열린다. 시민모임은 22일 오후 2~3시 노 전 대통령이 당선 이전에 살았던 서울 명륜동 사저에서 안국동, 조계사, 대학로, 시청광장에 이르는 A코스와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에서 충정로, 정동길, 대한문으로 연결되는 B코스를 걷는 ‘민주올레’ 행사를 갖기로 했다. 23일 오후 2시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는 시민들이 기부해 조성한 박석묘역 완공식과 서거 1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추도식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유족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참여정부 주요 인사,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한명숙·유시민·안희정·김두관 후보 등이 대거 참석한다.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진행될 추도식에서는 추모연주, 추모영상 상영, 추모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도종환 시인 등이 추도사를 한다. 이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1만 5000여명의 시민들이 기부해 조성한 가로 20㎝, 세로 20㎝, 두께 10㎝의 박석묘역 앞에서 헌정사를 한다. 유족대표 인사, 시민 조문객 100명의 523마리 나비 날리기, 유족 및 내빈들의 묘역 참배에 이어 일반 참배객들에게도 묘역이 개방된다. 행사 참석자들은 오전 11시부터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진영읍 대창초등학교에서 봉하마을 묘역까지 걸어가는 ‘민주올레’ 행사도 갖는다. 같은 시간 노 전 대통령의 49재를 올렸던 봉화산 정토원에서는 서거 1주기 추모법회가 열리며, 법타스님과 송기인 신부가 각각 추도사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광장 23일 盧추모제 허가

    서울시는 23일 서울광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행사를 열 수 있도록 허가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는 23일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공연 행사 일정을 조정,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시민모임’이 신청한 추모제를 열 수 있도록 허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기는 선거, 당선의 길’ 펴낸 최문휴 전 국회도서관장

    ‘이기는 선거, 당선의 길’ 펴낸 최문휴 전 국회도서관장

    불 같은 청년의 시간에도 그는 그곳에 있었고, 관록어린 중년의 시간에도 그는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꼬박 35년의 시간을 대한민국 국회 안팎에서 보냈으니 그의 삶이 머문 장소는 늘 한국 현대 정치사의 복판 혹은 언저리쯤이었다. 덕분에 현실 정치가 안겨주는 패배의 처절한 고통과 승리의 짜릿한 환호를 모두 맛볼 수 있었다. ●야전서 당장 쓸 수 있는 필승전략 소개 최문휴(75) 전 국회도서관장이다. 그가 1967년 7대 국회부터 시작해 2002년 국회도서관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5년 동안 정치권에서 뒹굴고 겪었던 경험의 정수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이기는 선거, 당선의 길’(석향 펴냄)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남다른 시선이 집중된다. 적당히 선거제도와 역사 등을 정리하고, 선거 관련 이론을 설파하는 책상물림 학자들의 책과는 확연히 궤를 달리한다. 야전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필승(必勝)’ 실무지침 선거전략서를 표방한다. 최 전 관장은 18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의 필승 전략을 귀띔했다. 이명박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을 기본 축으로,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사업 등 여러 쟁점에 천안함 북풍,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등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 지배, 인지율 향상 등 7가지 필승 원칙과 함께 득표계좌 관리 전략 등 선거필승 3M(Management) 전략 등을 소개했다. 그렇다고 그가 승리 지상주의자인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우리의 선거가 아직까지 지역의 범주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론적인 얘기 같지만 인물과 정책, 지역의 발전이라는 기준을 분명한 원칙으로 삼아야만 하는 이유가 점점 강렬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천 단계에서부터 만연하는 부정과 비리의 사례들을 한 번 보라.”면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의 경우에는 정당 공천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지역주의 맞서 7대·15대 총선 출마 지역주의에 맞서 출마(7대, 15대 총선)하는 등 현실정치에도 실제 몸담은 이의 말이기에 진정성의 울림은 다르다. 그는 ‘TV시대의 선거전략’, ‘인터넷과 TV시대의 선거전략’, ‘e시대의 선거전략’, ‘U시대의 선거전략’ 등 변화하는 세상에 맞는 선거전략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왔다. TV, 인터넷, e메일, 유비쿼터스 등 선거를 둘러싼 환경이 바뀔 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며 선거의 비책을 제시해온 셈이다. 이처럼 선거 전략 전문가를 자임하건만 정작 자신이 직접 지역에 선수로 출마할 때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으니 한국 현실 정치의 비이성적인 벽이 여전히 높음을 방증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盧 전대통령 1주기 서울광장 추모제 불허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 등으로 구성된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위원회’는 “서울광장에서 오는 22일 열 예정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를 서울시가 불허한다고 통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단체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22일 오후 5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추모 행사를 열려고 서울시에 광장 사용신고서를 냈지만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서울광장에서 서울시 자체 문화행사가 있다고 사용을 불허했는데, 시 홍보 행사 위주로 광장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행사가 허용되지 않으면 대한문 앞에서라도 행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 13일 시민추모위 측이 22일에 서울광장을 사용하겠다고 신청했으나 같은 날짜에 리틀엔젤스 예술단 공연과 공명선거 퍼포먼스 등 다른 행사가 이미 허가돼 있어서 허락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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