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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 갔던 철새 민주 와도 찬밥

    민주통합당이 당을 탈당했다가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복당하고 있는 자유선진당 출신 이용희·이상민·김창수 의원을 놓고 당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공천을 받을 만하니 돌아오는 ‘철새 정치인’을 임시지도부가 야권 통합의 명분으로 받아주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쇄도하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6일 선진당 출신 5선 이용희·재선 이상민 의원 복당에 이어 KBS 수신료 인상에 찬성했던 김창수 의원의 복당 논의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일 대전에서 열렸던 대전·충남도당 합동연설회에서는 이상민 의원의 복당을 허락하고 지역위원장으로 앉힌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규탄하는 지역 당원들의 피켓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공천 결정에 불복해 탈당, 당 조직을 파괴하고 이당 저당 기웃대는 정치 철새에게 특혜를 주는 이유가 뭐냐.”며 새 지도부에 입당 조치에 대한 재심을 요청하고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원혜영 공동대표는 이상민 의원 입당의 당위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일부 당권주자들도 거들었다. 이인영 후보는 김 의원의 복당 신청에 대해 “총선이 불과 석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진정성이 없다.”며 반대했고, 이학영 후보도 “정치인의 정체성은 신뢰다. 새 인물을 발굴해야 하고(김 의원을)받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클래식 팬들 올핸 지갑 ‘텅텅’ 비겠네!

    클래식 팬들 올핸 지갑 ‘텅텅’ 비겠네!

    클래식 팬이라면 임진년 2, 6, 11월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운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 공연이 봇물 터지듯 열리기 때문. 2008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발표한 ‘세계 오케스트라 톱 20’ 중 네덜란드 로열콘세르트허바우(1위), 영국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4위), 독일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6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 오케스트라(14위) 등이 한국 팬을 찾아온다. 포트폴리오를 짜지 않고 ‘질러대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잔인하거나 행복하거나 첫 테이프는 2월 21~22일 로열콘세르트허바우(RCO)가 끊는다. 브람스 교향곡 2번,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등을 연주한다. 그라모폰 랭킹이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독일 베를린필과 오스트리아 빈필을 제친 ‘넘버 1’이다. 2010년에 이어 2년 만의 방한이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점이 눈에 띈다. 2010년 11월 이후 국내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영국 리즈 콩쿠르의 한국인 첫 우승자 김선욱이 피아노를 맡는다. 같은 달 23일에는 세계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이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들려준다. 1750년 바흐 서거 이후 도서관에서 잠을 자던 악보가 빛을 본 건 1829년 멘델스존에 의해서다. 당시 멘델스존은 거의 2년 동안 예행연습에 매달렸다. 바로크 음악의 모든 형식을 망라한 대작인 만큼 연주시간만 3시간이 필요하다. 2004년과 2008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하는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의 무대에 기대가 쏠리는 까닭이다. 런던심포니는 러시아 출신 수석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온다. 6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프로코피예프(피아노협주곡 3번), 쇼스타코비치(교향곡 5번·바이올린 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교향곡 6번) 등 러시아 레퍼토리의 정수를 들려준다. 깊이와 쇼맨십을 두루 갖춘 게르기예프의 능력을 잘 보여줄 선곡이라는 평가다. 피아노 협연은 러시아 출신 데니스 마추예프, 바이올린은 한국 출신 사라 장이다. 마니아들의 공연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3가지 요인(상임지휘자의 직접 지휘, 가장 자신 있는 프로그램 선곡, 협연자와의 궁합)을 모두 충족하는 셈. 1980년대 후반 개혁과 개방의 물결 속에 옛 소련의 오케스트라들은 재정난에 시달린다. 서방으로 짐보따리를 싸던 레닌그라드필과 모스크바방송 교향악단의 악장·수석급 연주자들을 붙잡아 설립한 게 1990년 창단된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다. 산파를 맡은 사람은 명(名)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인 미하일 플레트네프. RNO는 객원지휘자에 대해 낯을 가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여년을 함께한 플레트네프가 3년 만의 내한공연 지휘를 맡는다. 한국 관객은 운이 좋다. ●게르기예프와의 최적 궁합은? 11월에는 게르기예프가 한국을 다시 찾는다. 이번에는 마린스키극장 오케스트라와 함께다. 1860년 개관한 마린스키극장은 러시아 황실의 오페라·발레·오케스트라로 황금기를 보냈다. 그렇다고 옛 소련 체제 막바지의 침체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8년 게르기예프가 총감독을 맡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각기 다른 악단을 만나 게르기예프의 지휘가 어떻게 변주되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터다. RCO 내한 때 상임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오지 않는다고 실망한 팬이라면 11월을 노려볼 만하다.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이 얀손스와 함께 온다. 바이에른의 내한은 처음. 1949년 창단 때부터 초대 지휘자 오이겐 요훔의 헌신과 방송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이 악단은 동유럽의 유능한 연주자를 대거 영입하면서 급성장했다. 2차대전 이후 작곡가 말러가 재평가를 받는 데 공헌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첫 내한공연도 반가운데 베토벤 교향곡(2·3·6·7번)을 들고 온다. 기대치가 한껏 치솟는 까닭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국불교 대표적 學僧 지관스님 입적

    한국불교 대표적 學僧 지관스님 입적

    대한불교 조계종 32대 총무원장을 지낸 지관(智冠) 스님이 2일 오후 7시 55분 서울 정릉동 경국사에서 입적했다. 세수 80세, 법랍 66세. 영결식은 8일 11시 경남 합천군 해인사에서 거행되며, 장례격은 3일 결정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관스님은 지병인 천식과 투병하다가 상태가 악화해 이날 세상을 떠났다.지관스님은 폐 천식이 심해 지난해 9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수면 치료’를 받으며 지병을 돌봤지만, 고령이라 회복되지 않았다. 지관스님은 9월 입원 직전 원고지에 친필로 ‘사세(辭世)를 앞두고’라는 제목의 임종게(臨終偈)를 남겼다. 스님은 임종게에서 “무상한 육신으로 연꽃을 사바에 피우고/허깨비 빈 몸으로 법신을 적멸에 드러내네/팔십년 전에는 그가 바로 나이더니/팔십년 후에는 내가 바로 그이로다.”라고 전했다. ●평생 불교 저서 편찬에 매진 1947년 해인사에서 당대 최고 율사(律師)였던 자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지관스님은 1953년 통도사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1963년 경남대를 졸업하고서 1976년 동국대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해인사 주지, 동국대 이사와 총장, 조계종 총무원장(2005-2009) 등을 역임했다. 지관스님은 조계종을 대표하는 학승(學僧)으로 꼽힌다. 지관스님은 퇴임 후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자신의 호를 딴 가산(伽山)불교문화연구원에서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 편찬작업에 매달렸다. 금석문(石文) 분야의 권위자였던 지관스님은 ‘가산불교대사림’ 이전에 ‘역대고승비문총서’(전7권)를 편찬했으며, 한국불교학연구자 100인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한국불교문화사상사’ 등을 펴내는 등 종단을 대표했던 학승다운 면모를 보여왔다. 그가 1974년 펴낸 ‘한국불교소의경전연구’도 한국불교학 자료의 서지적 기원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님은 1991년 동국대 총장에서 물러난 뒤 한국불교학연구를 통한 한국불교중흥을 위해 사재를 털어 창경궁 근처에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개원했다. 개원 후 연구원 10여 명과 함께 편찬 작업에 매진한 스님은 바쁜 일정에도 머물던 정릉 경국사에서 승용차 없이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출퇴근하는 등 솔선수범하며 배움과 가르침의 길을 걸었다. 그가 평생 매달렸던 가산불교대사림은 현재 13권까지 편찬됐다. 조계종 원로의원이던 지관스님은 2005년 제32대 총무원장에 취임했으며, ‘원로’답게 종단의 안정과 화합의 기틀을 마련하고서 4년 임기를 마치자 평화롭게 종권을 이양했다. 그는 총무원장 재임 시 조계종의 소의경전(근본경전)인 ‘금강경’을 표준화했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완공 등 조계사 성역화,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충남 공주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 국제선센터 건립 등을 통해 한국불교와 간화선의 대중화 기반을 구축했다. 고인은 조계종단에서 최연소 강사(28세), 최연소 본사(해인사) 주지(38세), 최초 비구 대학총장(1986년·동국대) 등의 기록도 갖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관광부 은관문화훈장(2001년)에 서훈되고 조계종 포교대상(2001년), 만해대상 학술부문상(2005년) 등을 수상했다. 이 밖에 종단교육공로표창(1969년), 서울시 정의사회구현 표창(1982년) 등 수상경력이 있다. ●故 노대통령 비명·만장 작성 한편, 지관스님은 지난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건립된 ‘아주 작은 비석’에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비명과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사용된 만장을 직접 쓰기도 했다. 반면 같은 해 6월,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심화된 국론분열을 수습하고자 7개 종단 종교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자 참석을 거부해 눈길을 끌었고, 2008년 7월에는 경찰이 조계종 경내에서 지관스님이 탄 차량을 과도하게 검문한 것과 관련, 어청수 당시 경찰청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민주화·통일애국 공헌 기억” 北 조전

    “민주화·통일애국 공헌 기억” 北 조전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별세 나흘째인 2일 북한 측에서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 유은혜 장례위원회 홍보위원은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가 고인의 부인 인재근씨 앞으로 조국통일범민족통일연합(범민련) 남측 본부를 통해 오후 2시 15분쯤 조문을 전해왔다.”고 발표했다. 북측은 조전에서 “김근태 선생이 오랜 병환으로 서거한 데 대하여 애석하게 생각하며 고인의 유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애국의 길에 남긴 공헌은 겨레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도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손숙 전 환경부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고인은)정말 따뜻하고 다정하셨다. 가슴에 사랑이 많으셨던 분”이라며 “살아 있는 우리가 죄인 같다. 정말 편안하셨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임채정 전 국회의장, 배우 안석환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시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강동구 길동에 사는 김병우(53)씨는 “존경하던 분인데 이렇게 돌아가시다니 허무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3만 7000여명의 조문객이 빈소를 다녀갔다고 장례위원회 측은 밝혔다. 빈소 앞 벽면 양쪽에는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않겠습니다. 편안하세요.” 등 조문객들이 고인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적힌 형형색색의 접착식 메모지 1100여장이 붙어 있었다. 중구 명동성당 본당에서 이날 오후 5시부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주관으로 고인에 대한 추모미사가 열린 데 이어 오후 7시부터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추모문화제가 거행됐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로 8시 30분 명동성당 본당에서 영결미사 및 영결식이 엄수된다. 영결식이 끝난 뒤 고인의 운구는 10시 30분부터 청계6가 전태일다리와 동상, 종로5가, 고인이 생전에 머물렀던 민주당 도봉 갑 의원사무실 등을 거쳐 오후 1시 장지인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도착, 안장될 예정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지구촌 권력교체 격동] 미국

    [지구촌 권력교체 격동] 미국

    2012년 대선을 치르는 국가중에서 국제 정치·경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국의 대선 기상도를 미리 살펴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중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자들을 중점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정권교체’냐, ‘4년 더’냐.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정권 탈환을 노리는 공화당 후보들은 하나같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단임 대통령에 그칠 것”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바마에게 대통령 자리를 맡겼지만 경제 회생에 실패한 만큼 이제는 권력을 내놓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오바마는 “4년이라는 시간은 경제를 회생시키기에 충분치 않은 시간이다. 더 일할 기회가 필요하다.”며 연임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오바마의 재선 가능성은 안갯속이라 할 만큼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의 재선 확률은 아무도 속단할 수 없는 경제 회복 여부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재선에 찬성하는 사람보다는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은 것은 오바마가 처한 현주소를 분명히 드러낸다. 반면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썩 매력적인 인물이 없다는 점은 오바마에게 고무적인 부분이다. 공화당 후보들과의 1대1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근소하게 나마 앞서거나 백중세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 국민들이 공화당 후보 가운데 뚜렷한 ‘대안’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3일부터 시작되는 공화당 경선은 일단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양자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깅리치는 공화당 주류 강경파의 지지를 받는 반면 롬니는 온건파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다. 깅리치가 치명적인 실수나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추가로 발견되지 않는다면 롬니를 꺾고 후보자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만일 깅리치가 돌출 악재로 급락한다면 그의 지지세는 롬니보다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나 론 폴 하원의원,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 등 강경파 후보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공화당 경선은 본질적으로 롬니 대 반(反) 롬니의 구도로 볼 수 있다. 만약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이 오바마를 압도해 재선 가능성이 희박해질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후보로 대신 내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을 수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전국 정당화 한목소리… ‘PK 표심잡기’ 안간힘

    전국 정당화 한목소리… ‘PK 표심잡기’ 안간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출마 등으로 인해 내년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한 부산에서 민주통합당 당권주자들이 첫 TV토론 대결을 벌였다. 새달 15일 실시되는 지도부 경선이 ‘대의원 투표 30%, 당원·시민선거인단 투표 70%’로 구성되는 투표 방식에 따라 순위가 갈리는 만큼 대다수 후보들은 지역 정서인 ‘노무현 마케팅’과 함께 전국 정당화를 통한 내년 정권 교체를 주장하며 부산·경남(PK) 유권자의 표심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당권주자들은 29일 부산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 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전국 정당화를 놓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친노(친노무현)계가 주축이 된 시민통합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폭력 전당대회 등의 배후로 지목된 호남 대표주자 박지원 후보에 대한 압박이 거셌다. 친노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한명숙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한 후보는 박 후보에게 “총선 승리의 시금석 중 하나가 영남에서의 의미 있는 의석 획득이며 전국정당이 돼야 정권 교체 기틀이 만들어진다.”면서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방안이 뭐냐.”고 되물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킬 당 대표를 뽑는 것이기에 한쪽 세력이 다 (지도부를) 차지하면 세력 균형이 무너져 영남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하며 ‘전략적 선택’을 호소했다. 박 후보는 문 이사장 등이 부산에 호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지원 요청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후보들은 ‘김해·낙동강 벨트’로 이어지는 19대 총선의 낙동강 전투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연계성과 향수를 자극하는 등 영남풍 확산에 힘썼다. TV토론에 이어 부산 연제동 국제신문사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한나라당 텃밭 중 하나인 부산에 출사표를 던진 문성근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를 언급하며 눈물샘을 자극했고, 한나라당의 또 다른 아성인 대구에 출마하는 김부겸 후보는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기존 지역구(종로)를 버리고 부산에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을 자신과 동일화시키며 “한 정당의 독점 폐해가 심하다. 공천 혁명, 지역주의를 극복한 전국 정당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지역구도 타파와 세대교체를 원하는 문 후보, 박용진·이학영 시민사회 출신 후보는 “시민선거인단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영선 후보는 “제 고향이 (부산에서)멀지 않은 경남 창녕”이라며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강조했다. 후보들은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태, 신공항 백지화 등을 언급하며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합동연설회에는 문 이사장,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부산 총선 출마자 외 당원 500여명이 모였다. 이인영 후보는 이날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해 온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TV토론 직후 서울로 떠나 연설회에 불참했다. 부산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김정은과 10분 면담… 순수 조문일뿐 별도 만남 안가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89) 여사와 현정은(56) 현대그룹 회장의 민간 조문단이 27일 1박 2일의 조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민간 조문단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의 별도 만남이나 대남 메시지 전달은 없었다면서 순수한 조문이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조문단은 남한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 부위원장을 만났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도 면담을 가져 어떤 식으로든지 북측의 메시지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전날 오전 방북한 민간조문단은 북측 통행검사소에서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의 영접을 받고 평양으로 향했다. 이들의 숙소는 북한을 방문한 최고위급 귀빈들이 묵는 평양의 백화원초대소로 1,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머물던 숙소다. 오찬을 마친 이들은 오후 6시 20분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조문했다. 이 여사 측은 “금수산기념궁전에 많은 인파가 있어서 40~50분을 기다렸다가 10분 정도 김 부위원장과 면담을 했다.”면서 “이 여사는 위로의 말을 전했고 김 부위원장은 멀리서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조선중앙TV에도 김 부위원장이 조화를 전달하며 말을 건네는 조문단의 손을 차례로 맞잡으며 인사말을 건네고 허리를 숙여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보였다. 짧은 대화를 나눈 현 회장도 “조문만 했고 여러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언급을 피했다. 이 여사 측은 “그때 일순간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밝혔고 현 회장도 “인상은 매스컴에서 보던 그대로다.”라고 설명했다. 조문단은 조의록에도 글을 남겼는데 이 여사는 ‘김 위원장이 영면했지만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 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썼고, 현 회장은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 준 국방위원장님을 우리 마음속에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현 회장은 이에 대해 “떠나기 전에 조의를 표시할 때도 내놨던 문구랑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문을 마친 이들은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서 묵었다. 별도의 만찬행사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여사 측은 “이번은 순수한 조문 방문이었기 때문에 오찬·만찬·조찬까지 현 회장 일행과 따로 했고 북측의 인사들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간 조문단은 27일 조식을 마치고 평양을 떠나기 전인 오전 11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수대의사당에서 면담했다. 이 여사는 면담에서 김 전 대통령 서거 때 북측이 조문단을 서울에 보낸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또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 정상선언이 계속 잘 이행되기를 바라며 민간 조문단의 방문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도 6·15, 10·4선언을 강조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노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세 분의 일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현 회장은 김 상임위원장과 일반적 얘기만 했고 순수 조문 목적이었기 때문에 (대북사업 등)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간 조문단이 평양을 떠날 때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나와 배웅을 하면서 백화원초대소에서 잠시 만남을 가졌다. 대(對)남한 정책을 총괄하는 김 부장은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측 조문단으로 왔었다. 당시 조문을 마친 김 부장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했다. 민간 조문단은 평양을 떠나 오후 1시 30분쯤 개성공단에 도착했다. 이 여사만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현 회장 측이 일정을 변경해 개성공단에 있는 현대아산 개성공단 사무소를 방문했다. 이후 민간 조문단은 오후 3시와 3시 30분 경기 파주시 장단면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돌아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이희호·현정은 귀경… “대남 메시지 없어”

    이희호·현정은 귀경… “대남 메시지 없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고 27일 귀경했다.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은 전날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조문 절차를 포함해 10분간 이뤄졌으며 별도의 접견이나 대남(對南) 메시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는 조문하며 김 부위원장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고, 김 부위원장은 “멀리서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김 부위원장은 이 여사와 현 회장이 악수를 청하려고 차례로 내민 손을 두 손으로 맞잡았다. 또 자신보다 키가 작은 이 여사가 몇 마디 말을 건네자 고개를 숙여 경청하는 등 깍듯하게 대했다. 현 회장과는 마주 서서 20초간 대화를 나눴다. 현 회장은 귀경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애도 표시만 했고 다른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여사 등은 이날 오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도 면담했으나 남북관계와 관련한 원론적 수준의 얘기만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석상에서 이 여사와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들은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이 이행되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 노력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상임위원장도 남북 정상선언 이행을 강조하고 “두 분과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세 분의 일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조문단이 평양을 떠날 때는 김 위원장 생전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배웅했다. 이는 기존의 남북합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도 평가된다. 북한전문가들은 김 부위원장이 직접 남측 조문단을 맞이한 것 자체가 경색된 남북관계의 실마리를 풀겠다는 대남 메시지라고 입을 모았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이희호·현정은, 젊은 北후계자 만났다

    이희호·현정은, 젊은 北후계자 만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6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조문을 했고, 김 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여사 등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남측 인사가 김정은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26일) 오후 6시 20분 이 여사와 현 회장이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조문했고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조의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오후 10시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 일행, 김정일 영전에 조의 표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부위원장이 조문단 일행을 접견한 사실을 보도했다. 통신은 “일행이 김정일 동지의 영전에 묵상했으며 그 이의 영구를 돌아보았고, 김정은 동지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 부위원장은 “깊은 사의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조의 표시는 상주에 대한 예를 갖추는 형식으로 간단하게 이뤄졌다. 조문단이 조문을 하고 10분 만에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돌아간 점에 비춰볼 때 많은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자리에서 이 여사와 현 회장은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정도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 여사는 이날 오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출발하며 기자들에게 이번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짤막한 소감을 남겼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이 여사는 조문을 마친 뒤 조의록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영면하셨지만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썼다. 현 회장은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 주신 국방위원장님을 길이 길이 우리의 마음속에 기억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김 부위원장이 직접 조문단을 접견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정은이 조문단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최고지도자로서 향후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 자신감 있는 행보를 보여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자신과도 연계돼 있음을 은연 중에 과시해 안정감 있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문단 일행은 이날 낮 12시 평양에 도착해 오후 1시에 오찬을 한 뒤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시 북한 조문사절단으로 남측을 방문한 김기남 당 비서 등이 참석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현정기자 hjlee@newsis.com
  • 이희호·현정은, 김정은 면담 가능성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6일 1박2일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조문단은 이날 오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통해 방북할 예정이다. 조문은 오후에 이뤄진다. 이 자리에서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최근 북한이 남측 민간 조문단 방북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저돌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김정은과의 만남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문단은 28일로 예정된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고 27일 오후 귀경할 예정이다. 김대중평화센터 측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2009년 방한했던 북한 김기남 당 비서도 영결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문단은 이 여사 측 13명, 현 회장 측 5명으로 구성됐다. 이 여사 측에서는 이 여사 외에 차남 홍업, 3남 홍걸씨, 큰며느리, 장손 등 5명과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및 실무진이 동행한다. 현 회장 측은 장경작 현대아산 대표,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상무) 등 현대아산·현대그룹 임직원 4명이 현 회장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여사 측이 동행을 요청했던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정부의 ‘정치인 배제’ 방침에 따라 제외됐다. 정부는 북한이 이 여사 등 조문단 일행과의 통신 연결을 보장함에 따라 통일부 실무진을 방북단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북측이 이들에게 조문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도 방북단에서 제외했다. 한편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5일 남한 정부가 민간 조문단 방북을 전면 허용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며 남측을 거듭 압박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北 김정은시대]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정몽헌 前회장 별세때 北 조문 어떻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의 조문단이 방북하면서 역으로 과거 북한에서 왔었던 조문단도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이 남한 인사의 조문을 위해 조문단을 보낸 대표 사례는 김대중 전 대통령 때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타계 때다. 김 전 대통령 서거 때는 2009년 8월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실장, 맹경일 아·태위 참사, 리현 아·태위 참사, 김은주 북한 국방위 기술일꾼 등 6명을 조문단으로 보냈다. 서해 직항로를 통해 들어온 북한 조문단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첫 북한 당국자의 남한 방문이었다. 김 노동당 비서와 김 통일전선부장은 북한 대남 라인의 실력자들로 그동안 북한이 파견했던 조문단 가운데 가장 고위급이었다. 이들은 조문 뒤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앞서 정주영 회장이 별세한 2001년에는 송호경 당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4명의 조문단이 서울 청운동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별세 때는 유가족 등에게 조전을 보냈다. 정몽헌 전 회장 때는 조문단을 파견하지는 않았지만 금강산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송 부위원장 등이 참석해 조문을 읽었다. 또 1994년 문익환 목사 타계 때는 김일성 주석 이름으로 조전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조문단을 파견하지 못했지만 10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2004년 7명의 북측 대표단을 파견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정일 사망 이후] 日언론 “김정일, 17일 새벽 1시 평양 인근 별장서 사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시점과 장소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국내 안팎에서 꼬리를 물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정보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도 조심스러운 반응이어서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8시 30분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 급병으로 서거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일본 아사히TV는 그러나 22일 김 위원장이 17일 새벽 평양 교외 별장에서 숨졌다고 주장했다. 아사히TV는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김 위원장이 17일 새벽 1시쯤 평양에서 40㎞ 떨어진 별장 집무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숨지기 직전 경호원에게 물을 달라고 한 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2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중국 쪽 정보를 근거로 볼 때 위원장은 16일 오후 8시에 사망했고, 중국에는 이 사실을 18일 오후 8시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네 가지 근거도 제시했다. 그는 “첫째 북한이 17일 오전 8시 30분 이후 52시간이 지나 발표한 특별보도를 보면 업적을 부각시키기 위해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는 것을 강조했다.”면서 “둘째 김 위원장은 야행성인데 아침에 그렇게 시찰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셋째 김 위원장이 15일 대형마트에 갔다 온 뒤로 16일 동선은 전혀 안 잡힌다.”면서 “넷째 어느 시점에 발표하는 게 치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도 고민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도 ‘16일 사망설’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16일 백두산 인근에서 완전 무장한 인민군이 이동하는 것이 관측됐고, 15∼16일 이틀 동안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3대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김 위원장이 17일 열차에서 숨졌다는 것은 100%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베이징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도 17일 오전 11시 단둥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 30분에 사망했고, 2시간 30분 뒤에 연락을 받고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은 적어도 16일에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 방송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김 위원장 사망 관련 의혹에 불씨를 댕겼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는 단순한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 음모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주장들이 일정 부분 사실일 경우 북한이 의도적으로 사망 당시의 정황을 왜곡했다는 얘기가 되며,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가장 유력한 이유로는 김 위원장이 야전열차 안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히면서 ‘순직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함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암살이나 돌연사 등 북한이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기존 발표를 스스로 번복하지 않는 이상 어느 것 하나 증명하기 쉽지 않은 만큼 지금으로서는 단지 설에 그칠 수밖에 없다. 장세훈·정서린기자 shjang@seoul.co.kr
  • [김정일 사망 이후] 노무현재단 등 18곳 조전 발송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민간 차원의 조의문 전달을 허용함에 따라 노무현재단 등 민간단체들의 조전 발송이 시작됐다. 통일부는 22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노무현재단을 비롯해 남북강원도교류협력협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현대아산 등 모두 32개 단체가 대북 접촉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18개 단체의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에 대한 조전을 오후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히고 “조전의 수신처는 북측 장의위원회”라고 덧붙였다. 재단 측은 조의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서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여 유가족과 북한 동포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 우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해 10·4 남북정상선언을 발표하던 역사적인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다. (중략) 이 선언의 실천을 통해 평화와 공동 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고인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남북강원도교류협력협회는 민족화해협의회 앞으로 팩스 조전을 보낼 예정이다. 협회는 최문순 강원지사의 이름으로 “삼가 조의를 표한다.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는 내용을 조의문에 담았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본부별로 조의문을 보내기로 했다. 각 조전에는 “김 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서거를 애도하며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 이행을 통해 남북관계가 상생과 화해의 관계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아산은 조전을 통해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의 재추진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달란·배경헌 최지숙기자 dallan@seoul.co.kr
  •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일열차 안 움직였다” 오락가락 軍

    군과 국가정보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달리는 열차 안에서 지난 17일 숨졌다는 북한의 공식 발표와 달리 김 위원장 사망 당시 전용열차는 멈춰 서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21일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김정일 사망 사실도 몰랐던 군과 국정원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북한의 공식 발표를 뒤집으려는 저의를 모르겠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군 당국은 당초 지난 17일 김 위원장이 사망할 당시 전용열차가 움직인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가 이날 김 위원장 사망 때 전용열차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번복했다. 군이 김 위원장의 사망을 둘러싸고 기본적인 팩트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다가 최종 입장을 국정원과 맞춰 정리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 19일 “현지 지도에 나선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 30분에 달리는 열차 안에서 급병으로 서거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우리 정보 당국이 파악한 정보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김정일 전용열차 움직임과 관련해 “그 부분은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밝힌 내용이 있다.”면서 “정부가 국회에 답한 것으로 위증을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대로 믿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에서 “김 위원장이 어디에 가려고 평양 용성역에 대기 중이던 열차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열차가 움직인 흔적은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도 그렇게 파악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정보 소스는 하나”라면서 “연합 정보 자산으로 획득한 정보를 한국과 미국, 군과 국정원이 공유한다.”고 답했다. 북한 정보를 두고 군과 국정원이 이견을 보였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그는 “군과 국정원은 정보 공유 체계를 잘 구축하고 있고 필요한 정보는 원활하게 교류하고 있다.”면서 “매일 회의를 해서 정보 평가를 함께 하기 때문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국정원이 과거 정보를 갖고 장난질치던 버릇 그대로다.”며 “어제 정보위에서 원 국정원장의 발언 누출과 한나라당의 언론 플레이는 정보 부재 비판에 대한 물타기”라고 맹비난했다. 최 의원은 이어 “(김정일 사망을) 한반도 안정 모멘텀으로 삼아야 할 판에 면피용 계산기만 두드리는 역적 세력이 있다. 발본색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오종식 민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 인사들이 일부러 그런 정보를 흘리는 저의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라고 정보 당국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김성수·구혜영기자 sskim@seoul.co.kr
  • [김정일 사망 이후] 조의표현에 숨은 외교학

    국가 간에 오가는 외교적 수사(diplomatic rhetoric)는 한껏 예의를 차린 말이어서 곰곰이 따져봐야 숨은 뜻을 읽을 수 있다. 지난 19~20일 발표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대한 한국과 미국, 중국의 공식 입장은 외교적 수사의 극치였다. 중국은 깊은 애도의 뜻을 밝혔지만 한국과 미국은 ‘위로’와 ‘걱정’이라는 어정쩡한 단어를 선택했다. 애도는 죽은 사람의 지나온 행적을 기리고 그를 잃은 슬픔을 표현하는 단어다. 국가 지도자가 사망하면 그 유족과 국민에게 유감의 뜻을 전할 때 쓰인다. 중국은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은 북한 인민들의 위대한 지도자이자 중국 인민들의 친밀한 친구였고 북한의 사회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애도했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0일 “북한 주민들의 안녕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고, 우리 정부의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과거 행적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독재적인 정권 관계자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했을 때는 상황이 다소 달랐다.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은 “미 국민을 대신해 북한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 김 주석이 미국과 회담을 재개하도록 지도력을 보여준 데 감사한다.”며 조의를 전했다. 한 나라의 존경받는 지도자가 사망하면 각국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1997년 중국의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 사망 소식에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은 “슬픔을 느낀다. 그는 세계무대의 탁월한 인물이었다.”며 애도했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옹호한 용감한 투사였던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김정일 사망 이후] 北 국상에 최소한의 예우…향후 남북관계 개선 ‘의지’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민간단체나 개인의 조전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향후 남북관계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통일부는 21일 정부 승인을 전제로 민간 차원의 조전 발송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 등 조전 보낼듯 최보선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조의문 발송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조전을 보내기 위해 대북 접촉 신청을 해 오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아산과 노무현재단, 남북강원도교류협력협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이 통일부에 조의문 전달을 위한 대북접촉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전날 노무현재단이 보내온 전문도 남북 간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할 예정이다. 민간 차원의 조전이 발송된다면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문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한해서만 허용했지만 조전 발송으로 북한의 ‘국상’에 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우’는 갖춘 셈이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에는 민간 차원의 조문단 파견이나 조전을 불허했었다. 김 주석 사망의 영향이 컸지만 이후 남북관계는 경색됐고, 조문 문제를 둘러싼 남남갈등도 불거졌다. 당시와 비교되는 이번 조치가 북한에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조문과 조전을 계기로 남북 접촉이 다시 재개되는 게 아느냐는 섣부른 전망도 내놓고 있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북측 고위급 조문단의 방한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었기 때문이다. ●일각 “기대만큼 효과 난망” 그러나 정부 차원의 조문과 조전은 아니기 때문에 기대만큼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편 통일부는 조전을 허용하면서도 ‘남북관계 유연성 발휘’라는 식의 별도 설명은 달지 않았다. 자의적 해석에 따른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정부 “이적성 처벌” vs 네티즌 “사전 검열”

    정부 “이적성 처벌” vs 네티즌 “사전 검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에서의 ‘김정일 추모’를 단속하겠다는 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찬반 격론이 일 조짐이다. 당국은 이적성이 뚜렷한 글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큰 만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거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경찰청은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김정일 추모 카페’ 2곳을 대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9일 국가보안법에 근거해 인터넷과 SNS에 올라오는 ‘친북·종북’ 게시글을 중점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적성이 뚜렷한 글의 경우 감시 및 처벌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SNS에는 그의 사망을 애도하거나 그를 찬양하는 듯한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에는 19일 “위대하신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서거를 애도합니다.”, “근조 기간입니다. 상복을 입읍시다.”와 같은 글이 올라와 있었다. 문제는 이런 글의 상당수가 장난이거나 조롱 또는 희화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해당 카페들이 이적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기존 판례에 비춰 이적성이 뚜렷한 글만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 소장은 “김정일을 찬양·애도하는 글을 일일이 단속해 시민들의 혼란과 동요를 막겠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면서 “이는 사실상의 사전 검열로 이어져 헌법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글로 논란을 일으켰던 최은배(45·22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도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인터넷 공간의 추모 움직임을 통제하겠다는 공안 당국의 방침을 ‘나치’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최 부장판사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인터넷 같은 의사소통기구를 주물럭거려 사고를 통제하는 나치와 비슷한, 반인권적 행태를 지적하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사설] 김정일 사망 조의·민간 조문 허용 의미있다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조의를 표명하고 민간 조문단의 방북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결정된 ‘정부 담화문’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담화문의 내용을 보면 김 위원장 개인에 대한 애도보다는 북한의 새 집권층과 주민들에게 전하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라는 의미가 더욱 크다. 일단 정부는 북한 측에 갈등이나 대결보다는 화해와 협력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반드시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가로놓여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김 위원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명한 의미를 북한 측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물론 북한의 새 권력층이 내부 상황에 따라 우리 정부가 보내는 선의의 메시지를 반드시 선의로 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으로서는 한반도 정세 안정에 최선을 다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담화문을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직접 발표한 것도 나름대로 정부가 고심한 결과였을 것이다. 류 장관은 취임 이후 막혀 있는 남북관계를 뚫어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조문하고, 일본의 후미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돌연한 서거 소식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고 발표한 데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조전을 보낸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조의 표명을 더 늦추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부는 또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해서는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남북관계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본다. 정부 조문단을 파견할 상황은 아니라 하더라도 나름대로 명분이 있는 민간 조문단의 방북을 굳이 가로막을 이유도 없었다. 보수 진영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정부의 조의 표명과 조문단 파견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 왔다. 그러나 지난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 사망 당시 정부가 조의를 표명하지 않고 조문단 파견에도 반대했을 때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남남갈등으로 이어졌던 경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위기상황을 관리해 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 개인자격 조문… 베이징 경유 이번주중 방북할 듯

    개인자격 조문… 베이징 경유 이번주중 방북할 듯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개인 조문을 정부가 허용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중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해서도 조문을 허용하겠다고 밝혀 방북 일정과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이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김대중평화센터 최경환 공보실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정부에서 아직 공식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정부의 협조가 있어야만 갈 수 있는 만큼 잘 상의해서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조문은 북한의 28일 장례 일정을 고려해 앞당겨 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여사는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19일 전해지자 “2009년 8월 남편이 서거했을 때 조문 특사단을 서울에 보내주신 만큼 조문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조문을 희망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은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 비서, 김양곤 통일전선부장 등 정부 특사 조문단을 보내 왔다. 이 여사의 방북은 정부 차원이 아닌 엄연히 개인 조문인 만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북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여사가 고령인 데다 6·15 남북공동선언을 김 전 위원장과 채택한 김 전 대통령의 부인에 대한 예우를 고려해 전용 비행기편을 통해 서울~평양 간 직항노선으로 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북한 당국과 협의해야 할 사안으로, 향후 이 여사 측과 통일부의 조율 과정이 주목된다. 이 여사의 방북에는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동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재단도 이 여사와 동행할 조문단을 보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통일부는 그러나 “조문단은 두 유족과 최소한의 수행원으로 국한한다.”고 말해 권 여사와 노무현재단 인사들의 방북은 불허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영식 신부 일행, 남북강원도교류협력협회도 조문 방북을 신청했지만 모두 불허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은 이 여사 방북 허용에 즉각 환영을 나타내면서도 정부 차원의 공식 조문단을 보내는 것을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서 “정부도 정부 차원의 조문단을 보내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고 대화를 재개할 좋은 기회라는 뜻이다.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보수세력들이 6·25 전쟁범죄자에 조문할 수 있느냐고 비판하면서 남북관계는 얼어붙었고 미·일·중·러조차 유감스럽게 생각했다.”면서 “눈물 흘리는 조문도 있지만 ‘외교적 조문’도 있다.”고 정부 조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유족의 조문 방북을 허용키로 하면서 재계도 분주하게 일정을 조율하는 분위기다. 격랑에 휩싸인 북측 상황을 파악하고 남측 입장을 전달하는 대북 창구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정주영 명예회장(2001년)과 정몽헌 회장(2003년)이 타계할 당시 각각 조전과 조문단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었다. 이날 현대그룹은 정부의 방침이 발표된 직후 그룹차원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현정은 회장은 정부 발표에 앞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업지구 협력사업을 열어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한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타계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조의를 표시했다. 재계에서 공개적으로 조의를 나타낸 것은 현 회장이 처음이다. 그러나 정부가 조문을 위해 방북할 수 있는 사람을 ‘유족’으로 제한함에 따라 대규모 조문단 파견은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회장님이 최대한 예의를 갖추겠다고 말씀하신 만큼 정부 방침에 따라 챙기겠다.”면서 “다만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는 금강산 관광(1998년) 개시 전이라 그룹차원의 조문단이 없었던 만큼 규모와 일정에 대해 정부와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문 인원은 최대 10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과 정지이 현대 유엔아이 전무,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현 회장과 정 전무는 2008년 7월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이듬해 8월 방북해 묘향산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바 있다. 오상도·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김정일 용성역 대기 열차서 사망?

    김정일 용성역 대기 열차서 사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는 북한 발표와 달리 대기 중인 열차에서 숨을 거뒀다는 분석이 20일 제기됐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 사망 시점에) 김정일 전용 열차가 평양 용성역에 서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어디에 가려고 (열차에) 탄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열차가 움직인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열차는 지난 15일부터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달리는 야전 열차 안에서 서거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의 발표와는 다른 것이어서 진위 여부와 함께 그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마지막 공개 활동 이후 16일부터는 외부 활동을 위한 동선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 위원장이 16일 밤 평양 관저에서 사망했다.’는 설에 대해 정보 당국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애매하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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