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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중심大 2차지원 19곳 선정

    교육과학기술부는 26일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2차 지원 대상으로 총 19개 대학의 29개 과제를 확정했다고 밝혔다.2차 WCU 사업은 인문사회 분야와 지방대학이 대상이다. 총 45개 대학이 141개 과제에서 지원을 신청했다. 선정 결과 전남대가 4개 과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대, 경상대, 연세대, 영남대, 울산과학기술대, 이화여대, 전북대가 2개 과제씩 선정됐다. 선정된 대학에는 과제당 20억원에서 최대 180억원 안팎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 대학들 가운데 일부는 지원받은 예산으로 신성장동력 기반의 새로운 전공, 학과를 내년 상반기부터 개설하게 된다. 아주대는 금융공학과, 서강대는 서비스시스템학과, 울산과학기술대는 친환경에너지학부, 전남대는 바이오에너지공학부를 신설할 예정이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부고]

    ●노신영(전 국무총리·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씨 상배 경수(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철수(애미크스그룹 회장)동수(광명특수인쇄 대표)씨 모친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2)3410-6915 ●정명철(영우디지탈 대표)명천(대원컴퓨터 〃)씨 부친상 김도현(전 문화체육부 차관)안경수(로지비스 전무)이재관(영우디지탈 사장)씨 빙부상 26일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2)2072-2011 ●민병옥(동성교역그룹 회장)씨 별세 상기(서울대 경영대 교수)은기(성광 대표)문기(성호IPO 〃)씨 부친상 조복제(동성교역 회장)이희동(엠마누엘교회 담임목사)씨 빙부상 25일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5시 (02)2072-2091~2 ●최화규(본디자인 이사)씨 부친상 김장섭(농협중앙회 문화홍보부 팀장)박중규(본디자인 대표)씨 빙부상 26일 경기 안산 제일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6시 (031)406-2000 ●김택균(남대전고 교장)형균(도서출판 동쪽나라 대표)연균(국민일보 종합편집부 부장)완균(한국외대 강사)씨 모친상 윤경노(남대전고 이사장)임일규(에이스로지스틱 대표)씨 빙모상 26일 대전 충남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42)257-6943 ●한엽(전 한국전력 송변전처장)씨 별세 규철(학생)씨 부친상 오연승(삼성전자 과장)씨 빙부상 한영환(전 동남보건대 학장)근환(전 신한종금 사장)씨 동생상 한욱(정원산업 사장)씨 형님상 26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2258-5957 ●홍성윤(자영업)성희(김&장법률사무소 차장)씨 부친상 신상국(하나은행 남동공단지점장)김광신(전주대 교수)유인록(SC제일은행 부지점장)이희준(자영업)박경한(〃)이규한(신한카드 과장)씨 빙부상 2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30분 (02)2227-7577 ●정동원(우리투자증권 목동WMC센터장)태원(한샘학원 강사)씨 부친상 2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2650-2746 ●강경화(전 동덕여대 교수·시인)씨 별세 강창민(전 서경대 교수)씨 상배 시원(한화)상원(대학생)씨 모친상 2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30분 (02)2227-7597 ●문재환(재현섬유 대표)씨 별세 홍기(수출보험공사 리스크관리부장)성기(하이닉스반도체 포토제조기술11팀 기장)희경(알로에마임 여주지사장)씨 부친상 김현주(서강대 강사)씨 시부상 엄홍구(서우토건 대표)씨 빙부상 25일 건국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2030-7902 ●정관현(성원전기 대표)씨 별세 연준(대원상사 대표)씨 부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010-2291 ●김용대(이천 양정여중 교장)씨 모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30분 (02)3010-2261 ●정인호(전 신한은행)경숙(개포고 교사)씨 모친상 홍인석(한국투자증권 지점장)씨 시모상 이상열(KTF 상무이사)씨 빙모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3010-2252 ●박동현(회사원)재현(자영업)씨 부친상 김갑수(경남은행 홍보실장)정민(회사원)씨 빙부상 26일 경남 마산 영락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55)256-9172 ●박애화(하나투어 이사)순석(약사)재석(조선일보 편집국)현석(MBC 예능국 차장)씨 부친상 26일 경기도 일산 백병원, 발인 28일 오전 10시 (031)902-4444
  • [열린세상] 이성과 감성 사이/김충현 서강대 광고마케팅학 교수

    [열린세상] 이성과 감성 사이/김충현 서강대 광고마케팅학 교수

    우 리는 유별나게 ‘정’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이 많은 인간적’이라는 표현은 종종 그 사람의 인품에 대한 찬사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은 그 이유나 원인을 엄밀하게 규명할 수 없는 마음의 상태로서 ‘감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 국민이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풍부한 감성을 지닌 민족이라는 점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분명한 것 같다. 1980년 대 초 미국 학계는 ‘감성’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였으며 많은 학자들이 감성을 바탕으로 한 연구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즉, 종전 까지는 사람을 주로 ‘이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합리성을 중심으로 연구를 해 오다가 ‘이성’만이 의사결정의 주요 요인이 아니라 때로는 감성에 의해 더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이미 우리는 일상에서 개인적인 일이든 또는 중요한 공공적 이슈든 상당 부분 감성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서구문화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광고는 서구의 이성적인 소구 광고보다 감성소구 광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감성’의 중요성에 대한 주장이 일반적이며 교육, 마케팅, 문화 나아가 정치까지 감성을 기반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감성지수(EQ) 까지 언급하면서 감성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한다. 물론 감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성‘과 ’감성‘은 조화를 이뤄야 바람직하다. 우리의 문화적 특성 상 이미 ’감성‘이 풍부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잠재된 감성이 충분히 개화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감성‘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것까지는 없을 듯하다.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물을 냉철하게 파악하여 합리성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사회적 문화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연 일 ‘박연차 게이트’니 ‘600만불의 사나이’ 등으로 전 대통령의 비리 혐의에 대해 전국이 떠들썩하다. 물론 검찰의 수사를 비롯한 사법적 최종 결정이 나야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이나 판단은 어떨지 궁금하다. 대통령 재임 시 보여주었던 당당한 언행과는 달리 ‘집’과 ‘증거’를 앞세워 뒤로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있을까? ‘노무현의 눈물’에 동정과 지지를 보냈던 것처럼 또다시 감성에 휘둘릴 것인지, ‘마음씨’ 착한 사업가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그저 생활에 보태 쓰라고 거금을 준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을 감동스럽게 받아들일 것인지 궁금하다. 퇴임하면 낙향하여 조촐한 한옥에서 농사나 지으면서 고향민들과 생활을 함께하는 최초의 전직 대통령을 예상하던 국민들은 여유 있는 ‘사저’에서 인터넷 정치로 또다시 사회적 분열과 갈등에 불씨를 지피다가 불미스러운 수뢰혐의에 대해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전직 대통령을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 우리에게 감성적 요소가 결여된다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 교육적 측면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인간적 차원에서 풍부한 감성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공공적 이슈나 사안에 대해서는 냉철한 판단을 위한 이성적 합리성을 사회적 가치로 준수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특히 국민들이 이러한 사안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일반 국민들은 대부분 언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최근의 언론 상황은 자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의도적 왜곡기사나 미확인 사실을 성급하게 선동적으로 보도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언론이 제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국민들로 하여금 보다 합리적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충현 서강대 광고마케팅학 교수
  • 추사 김정희 과거급제 증서 첫 공개

    추사 김정희 과거급제 증서 첫 공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문과 합격증인 홍패(紅牌)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일 한국학의 대가인 마르티나 도이힐러 런던대 동양아프리카연구소(SOAS) 명예교수가 추사의 홍패를 비롯해 조선시대 대표 역관 이경수, 광수 형제 가문의 제문 등 고문서 20여점을 장서각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홍패는 문과의 회시에 급제한 사람에게 주던 증서로 붉은색 종이에 성적, 등급, 이름을 먹으로 적었다. 추사는 1819년 정기 과거시험인 식년시 문과에서 병과 9인으로 합격했다. 당시 장원은 김정희의 절친한 친구 조인영이었고, 합격자 총 39명 중 김정희는 18등이었다. 한중연은 “추사의 필적과 유품 등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홍패의 발견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출신으로 유럽 한국학의 선구자인 도이힐러 교수는 1960년대 초반부터 한국학 관련 고문서를 꾸준히 수집해 왔다. 현재 서강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국제인문관·50주년기념관 기공식

    서강대(총장 손병두)는 17일 ‘국제 인문관’과 ‘개교 50주년 기념관’ 신축을 위한 기공식을 갖는다. 개교 50주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2011년 6월 완공할 예정인 두 건물은 쌍둥이 빌딩 형태로 지하 4층, 지상 11층 규모(연면적 6만 9000여㎡)로 지어진다.
  • “시민들 힘모아 재활병원 세우자”

    “시민들 힘모아 재활병원 세우자”

    국내 최초로 시민이 만드는 장애재활병원 건립에 각계 인사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푸르메재단은 8일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시민과 기업이 함께하는 장애재활병원 건립 선포식’을 가졌다. 2012년 경기 화성시 향남읍 일대에 조성될 ‘푸르메재활병원’ 건립에 필요한 비용을 모으기 위해서다. 선포식에는 김성수 이사장, 강지원 변호사 등 푸르메재단 이사진을 비롯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최영근 화성시장, 박형규 목사 등이 참석, 건립비용 모금에 나서기로 했다. 김민수(서울대 교수)·구성애(아우성소장)·박완서(소설가)씨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 246명도 건립위원으로 동참했다.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인 김용해 신부는 ‘푸르메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시민 호소문’을 통해 “매년 30만명 이상이 교통사고와 질병으로 장애인이 되고 있지만 취약한 재활프로그램과 정부의 관심 부족으로 재활치료를 받기 힘든 실정”이라면서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푸르메재단은 이날 엄홍길(산악인)·이은미(가수)·나경은(MBC 아나운서)씨와 김세진(12·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3관왕)군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했고, 아주대학교 이일영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건립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이 교수는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노트윌재활병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 후원금으로 설립·운영되는 병원으로 100% 무료”라면서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선진국형 재활전문병원 건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전체 장애인 400만명 가운데 90% 이상이 후천적 장애인으로 추정됨에도 재활병상을 찾아 전국을 떠돌거나 후진적 재활치료로 희망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푸르메재단은 오는 2012년까지 건축비 340억원을 투입해 3만 8057㎡(1만 1512평)의 부지에 연면적 1만 6500㎡의 재활병원(150병상 규모)을 건립한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인천 송도, 글로벌 대학촌으로 발돋움

    인천 송도, 글로벌 대학촌으로 발돋움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국내외 유명대학들이 입주하는 ‘글로벌 대학촌’이 조성된다. 6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 4공구(45만 8000㎡)에 건설 중인 인천대가 오는 9월 개교하며, 5·7공구에는 연세대 국제화복합단지(61만 4000㎡) 와 국내 대학단지(36만 5000㎡)가 각각 조성된다. 국내 대학단지에는 고려대·서강대·한국외대·인하대의 특성화대학 입주가 확정됐으며, 또 다른 대학과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참여할 연세대 국제화복합단지는 지난해 11월 착공됐다. 아울러 송도 5·7공구(29만 5000㎡)에는 2012년까지 글로벌대학캠퍼스가 조성된다. 글로벌대학캠퍼스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뉴욕주립대·미주리대·휴스턴대·듀크대 등 10개 해외대학의 분교 및 교육·연구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앞으로 매립될 11공구에도 추가로 캠퍼스용지가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송도는 단위 면적당 대학캠퍼스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글로벌 유니버시티 허브’로 발돋움하게 된다. 인천경제청은 지난달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를 설립한 데 이어 이달 중 사업안에 대한 시의회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총사업비 1조 700억원은 국비와 시비 각 25%, 나머지는 학교 인근 수익용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개발이익금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송도 대학촌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것은 인천대다. 인천대는 2007년 4월 착공됐으나 지난해 민간사업자에 의해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달 인천도시개발공사 직접사업으로 전환된 이후 순조로운 진행을 보여 오는 9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인천대는 도화동의 모든 단과대학을 송도로 이전시켜 ‘제2의 개교’를 하게 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에 글로벌 대학촌이 형성되면 학문연구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동시에 외국으로 유학가는 학생들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6일~18일 여의도 벚꽃축제

    6일~18일 여의도 벚꽃축제

    서울지방경찰청은 ‘한강 여의도 벚꽃 축제행사’ 기간인 6~18일 여의도 윤중로 등 주변 3개 구간에서 교통 통제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6일 낮 12시부터 18일 자정까지 여의2교~국회 뒤~서강대교 남단 1.7㎞ 구간 및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여의하류IC 1.3㎞구간 등이 전면 통제된다. 또 여의하류IC 국회 남문 진입부에서 여의2교 북단 의원회관 앞까지 340m 구간은 주말 동안만 부분 통제되고 평일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는 통제가 해제된다. 경찰은 행사기간 교통경찰관과 교통기동대 등 관계자 76명과 순찰차·순찰오토바이 14대를 주요 교차로에 배치해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축제기간 중 행사장 주변도로 교통 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급적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장자연 사건에 비친 우리사회]찌라시의 사회학

    한동안 각종 포털사이트는 여기저기 올라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삭제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네티즌들이 고(故) 장자연씨에게서 성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유력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한 추측성 글을 퍼날랐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장씨 사건은 불행한 사건의 진실규명이라는 본질을 떠나 말초적인 흥밋거리로 치닫는 등 점점 게임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리스트에 어떤 유력 인사가 들어있을지에 관심이 더 많다. ‘피핑 톰(Peeping Tom·몰래 엿보는 사람)’의 등장이다. 통상 당사자들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고소·고발한 사건은 다르지만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리스트는 ‘찌라시(사설 정보지)’ 문화와 무관치 않다. 사설 정보지는 사설업체들이 시중에 떠도는 각종 정보를 취합해 돈을 받고 증권가 등에 유포한다. 경찰은 “시중에 떠도는 찌라시와 실제 수사 대상은 20~30%밖에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사설 정보지의 무차별적인 살포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에서 ‘찌라시’는 기성 언론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안 언론’의 구실을 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종휘씨는 “정보가 넘쳐날수록 관건은 에디팅(편집)인데, 기존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찌라시에 의존하게 된다.”고 짚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찌라시 문화에는 분명 사회적 관음증이란 병리 현상이 있지만 장씨 사건의 경우 경찰의 미진한 수사와 권력층의 배후설과 같은 소문이 합쳐지면서 찌라시에 관심이 몰린 것이라 단순한 사회적 관음증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같은 관음증이라도 구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관음증은 ‘권력 없는 자들의 관음증’이라는 것이다. 원 교수는 “공권력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리스트의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을 비판하기보다 권력층에 대한 견제가 되지 않는 사회구조를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씨를 자살로 몰고 간 후진적 연예사업과 남성 중심적 문화에 대한 비판 없이 무조건 ‘리스트’에만 집착하는 말초적 호기심은 문제다. 하지만 리스트 자체의 폐단을 감안하더라도 가해자가 누구인지 따져 물을 정도의 문제 제기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 연예인이 죽었고, 죽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혔다. 이를 궁금해하는 것을 남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희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후쿠야마 마사하루, 그가 지은 죄는… 박지성-홍영조 캡틴의 충돌… 이번엔 끝장보자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진화하는 ‘검은돈’ 거래 초고속인터넷 ‘진화의 10년’
  • [장자연 사건에 비친 우리사회] 性문제 발언권 없는 여성연예인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고(故) 장자연씨를 한없는 고통으로 몰아넣고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 동인(動因)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경찰 조사에 따르면 장씨는 소속사를 옮기기 위해 매니지먼트사측과 교감하에 그간의 성접대와 관련된 문건을 만들었는데, 의도와는 다르게 그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자 이를 고민하다 자살한 것으로 정리되는 형국이다. 이는 여성 연예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성(性) 스캔들’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가지 않았겠느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여풍이 거센 시대라지만 성 문제에 있어서만큼 여성들의 발언권이 제한된 사안도 없다. 일반인의 성폭력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지가 생명인 여성 연예인의 경우 자신이 피해자라고 해도 자신의 성 문제와 관련된 발언은 곧 사회적 매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돼 논란이 일었던 가수 A씨와 탤런트 B씨도 한동안 복귀를 꿈꾸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이동연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는 “본질적으로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문화가 문제”라고 꼬집는다. “장씨 사건의 경우 자살을 함으로써 장씨의 잘못이 아닌 주변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걸 알지만 일반적으로 여성 연예인의 성 스캔들에 대해서는 ‘네가 처신을 이상하게 하니까 그런 일에 휘말리지.’라는 남성중심적 사고방식이 근저에 깔려 있고, 이런 의식이 여성들을 이중으로 압박한다.”고 말한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장씨는 계약관계에서 힘없는 피계약자로서 고통을 겪었지만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약자의 입장으로 간 것이고 자살로까지 몰리게 된 것”이라면서 “장씨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중된 고통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성 문제에 있어서 사회적 약자의 입장인 여성은 자신의 의견 표출을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내몰리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의 경우 최후의 자기표현은 죽음밖에 없다. 기득권층은 자신의 이익이 침해당할 경우 여러 가지 반항수단이 있지만 약자는 죽음 혹은 침묵이 최후의 옵션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여성 연예인의 느닷없는 죽음 뒤에는 색안경을 끼고 비아냥대는 왜곡된 사회적 시선과 편견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김민희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목적 잃은 학문사회의 방향타 되길/김성애 경희대학교 대학원보 편집장

    [옴부즈맨 칼럼] 목적 잃은 학문사회의 방향타 되길/김성애 경희대학교 대학원보 편집장

    지난해 서울신문이 보도한 교육관련 기사는 3700여건이다. 그만큼 교육은 산업적·제도적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중대한 이슈로 자리잡았다. 서울신문은 작년 12월부터 ‘대학총장 초대석’ 코너를 신설했다. 이는 각 대학들의 교육철학과 운영방침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월급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은 손병두 서강대 총장(작년 12월2일자)을 시작으로, 고용불황에 취업지원책을 적극 고민하는 총장들의 노력이 보도됐다. 등록금 인상철만 되면 떠오르던 총장들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이해와 믿음으로 바뀔 수 있는 계기였다. 하지만 인터뷰마다 3불 정책, 글로벌화 등 비슷한 질문이 자주 반복돼 인터뷰의 참신성과 차별성이 떨어지고, 대학홍보지의 느낌을 주는 것은 한계로 지적한다. 기획연재를 통해 각 대학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지난주까지 총 13명의 총장들은 한결같이 ‘글로벌’을 강조했다. 그런데 ‘글로벌 리더십’에 ‘로컬 파트너십’을, ‘글로벌 캠퍼스’에 ‘로컬 커뮤니티’를 함께 강조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한편 D대와 S여대 등은 경쟁력 있는 학과를 집중 지원하는 방침을 피력했다. 사회적 수요에 부합하는 학과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대학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상을 제시하지 못하고, 사회(기업)가 필요로 하는 기술인을 수동적으로 양산해 내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지난주 “연구비 1억 횡령, 대학교수 3명 검거”(3월26일자)라는 충격적 기사가 실렸다. 또, “3월 자살 이상 급증, 10·20代가 위험하다”(3월10일자)는 입시교육에 급급해 학생들의 자살 앞에 수수방관하는 교육계의 냉담한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현재 교육계가 간과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그 중에서도 지금 학문사회는 그 목적부터 회복해야 한다. 세계 100대 대학 진입, 글로벌 캠퍼스 조성은 학문의 목적이 되지 못한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글로벌을 추진하는지가 바로 그 목적이 될 수 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케인스 같은 학자를 배출하기 위해 교육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3월28일자)고 말했다. 그런데 이것은 시스템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케인스 등 사회·경제학의 대가들을 보면 그 중심에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 있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쓰기 전 ‘도덕감정론’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유의식을 강조했다. 알프레드 마셜은 평생 인류의 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제를 공부했다. 그들의 학문적 파토스는 언제나 타인의 고통에 대한 반응이었다. 우리는 이들을 위대한 학자라고 부른다. 200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교육에 대한 우리나라 학생들의 가치관이 얼마나 개인적이고 도구적인지 알 수 있다. 조사 결과 ‘일에서 성공하기’, ‘하고 싶은 것을 할 여유’, ‘돈 많이 벌기’ 등의 항목에 비해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는 최하점을 기록했다. 조인원 경희대 총장(3월10일자)은 세계 문제에 대한 인식과 사람에 대한 이해를 강조한 바 있다. 진정한 세계인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지, 왜 어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 환자가 돼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사람이다. 이제는 목적을 되찾고 학문 스스로 변해야 한다. 타인에 대한 반응이 봉사활동에만 그친다면 학문과 활동은 분리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연구 이론이 모든 분야에서 개발돼야 한다. 이와 함께 시대적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학생들에게 원대한 사명을 심어줄 스승이 간절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성애 경희대학교 대학원보 편집장
  • 손병두 서강대 총장 “연임 포기”

    오는 6월 말로 4년 임기가 끝나는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차기 총장 후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30일 표명했다. 손 총장은 지난해 4월부터 2년 임기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직도 맡고 있어 총장직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대교협 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원로시인 김남조

    [만나고 싶었습니다] 원로시인 김남조

    ‘말 없음의 시’라고 할까. 침묵 너머의 소리를 전하는 ‘깨달음의 시’라고 해야 할까. 한국 여성 시단의 최고 원로인 김남조(82)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묵시(默詩)’라는 화두를 던졌다. “세월 깊어져 지금은 침묵이 더 좋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할 말들이 그치진 아니합니다.” 60년 가까이 시업(詩業)을 이어온 이 노성한 시인에게 아직도 시로써 할 말이 남아 있는 것일까. 이제 시인은 하고 싶은 말들을 침묵, 아니 그 이상의 언어로 전하려 한다. 서울 효창동 비탈의 하얀 단독. 창밖 백목련 그림자가 우련히 비쳐 드는 2층 응접실에서 만난 시인은 예의 단아한 모습 그대로였다. 1953년 첫 시집 ‘목숨’ 이후 지금까지 열여섯 권의 시집을 내며 불굴의 시혼(詩魂)을 살라온 천생 시인. 얼마 전에는 한지에 요즘 보기 드문 납활자를 사용한 수제 시선집 ‘오늘 그리고 내일의 노래’를 펴내기도 했다. “시는 땀과 눈물의 수제품”이라고 믿는 그이기에 이처럼 공력이 든 활판시집이 더없이 맞춤해 보인다. 시집에는 그동안 써온 1000여편의 시 중에서 가려 뽑은 100편의 작품이 실렸다. “무릇 좋은 시란 영혼성이 깃들어 있는 시, 예언적인 시라고 생각해요. 시의 하늘은 종국에는 그런 데까지 이어지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는 최근 젊은 시를 호명하는 용어로 굳어진 ‘미래파’ 시에 대해서는 사뭇 마뜩잖은 표정이다. “‘형의 두개골을 파먹고… ’ 이런 식으로 나아가는 게 이른바 미래파라는 건데, 요즘 시가 점점 기괴한 쪽으로 흘러가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불온한 서정의 섬뜩한 시가 아닌 순연한 정조(情調)의 따뜻한 시를 지켜 나가자는 것이다. 김 시인에게 시는 영혼 혹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그 영혼이란 육체와 따로 노는 영혼이 아니다. 늘 육체와 함께하는 영혼, 육체를 입은 영혼이다. 그렇기에 그의 시는 사변적일지언정 공허하지 않다. 좀처럼 관념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삶에 대한 유정함, 종교적인 경건함, 만유에 대한 감사, 세상과의 화해·용서의 마음”이 생생한 시어로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참담한 영혼의 고통을 맛본 사람만이 감당할 수 있는 절대 긍정의 세계다. ●자신의 시대 업신여기는 건 모순 시인은 혹독한 일제 강점기를 거쳤고 한국전쟁의 참화도 몸소 겪었다. 처녀 시집 ‘목숨’은 그 전쟁의 와중에 탄생했다. 표제시 ‘목숨’에는 시인의 고단했던 삶의 한 자락이 그대로 녹아 있다. “아직 목숨을 목숨이라고 할 수 있는가/꼭 눈을 뽑힌 것처럼 불쌍한/산과 가축과 신작로와 정든 장독까지//(중략)반만 년 유구한 세월에/가슴 틀어박고/매아미처럼 목태우다 태우다 끝내 헛되이 숨져간/이 모두 하늘이 낸 선천의 벌족(罰族)이더라도/돌멩이처럼 어느 산야에고 굴러/그래도 죽지만 않는/목숨이 갖고 싶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시름겨운 시산혈해(屍山血海)의 참혹한 상황, 시인은 오죽하면 ‘벌족’이라는 말을 썼을까. “지금 우리 삶이 힘들지만 식민지 시절보다 슬프고 6·25때보다 더 가혹하겠어요.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시대를 업신여기는 건 의미 없는 일입니다. 자기부정이에요. 인생의 수틀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색상과 잘못 기워진 자국도 남지만 그것까지 포함해 산다는 건 그 자체가 축복입니다. 긍정의 눈으로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진보니 보수니 좌(左)니 우(右)니 하며 분열을 앓고 있다. 상생의 길은 없을까. “어린 아이들이 빨갛고 파란 예쁜 자동차를 보면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돌을 던지게 만드는 세상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문학 쪽도 마찬가지예요. 이수익·신달자 같은 괜찮은 시인도 성향이 어떠어떠하다고 한국 대표시인 목록에서 빼고 그랬지요. 편 가르고 증오하는 마음의 자리에 사랑이 들어서야 합니다.” 시인에게 사랑의 대상은 무궁하다. 사랑의 총량 또한 무한하다. “떫은 사랑일 땐/준 걸 자랑했으나/익은 사랑에선/눈멀어도 못다 갚을/송구함뿐이구나”(‘사랑초서’ 53)라는 시인의 시구처럼 더욱 넉넉한 사랑이 필요한 때다. 사회의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사랑 밖엔 길이 없음’을 설파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결코 무력하지 않다. 진리는 지극히 평범한 데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남(男)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서 일까. 시인의 시에는 굳이 ‘페미니즘적’이랄 게 없다. 스스로도 페미니즘 운동엔 별 관심이 없다고 고백한다. 이 또한 사랑의 프리즘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가장 여성적인 여성은 인간적인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남성적인 남성 역시 인간적인 남성이고요. 양쪽 모두 인간성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서로 싸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 아니겠어요. 여성이 여성이기에 받는 사랑의 몫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퍽이나 선명한 논리다. ●부권 상실 풍조에 아쉬움 시인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지적해온 부권(父權)상실 풍조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TV 드라마에서도 여걸형 가모장(家母長)이 뜨는 시대. 하지만 시인의 생각은 좀 달랐다. “부권의 역조현상이 점점 가속화하는 것 같아요. 아버지를 아버지의 자리에 앉혀 줘야 합니다. 뒷방에 내앉거나 머슴이나 문지기의 자리에 있어선 안 되지요. ‘기눌림’을 풀어줘야 해요. 남자에게는 큰 틀을 세우는 능력이 있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요즘 시류에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남 탓 하지 말고 각자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뜻의 원로의 충고로는 충분한 값을 지닌다. 우리 사회에 원로가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원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그들의 말을 들을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지금 헨리 키신저(86) 전 국무장관 등 7080세대 원로그룹이 정부 대외정책의 ‘선봉’에서 자문활동을 하고 있다. 성격은 다르지만 최근 우리에게도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원로회의가 생겼다. 김 시인은 공동 의장을 맡았다. 어떤 형태의 세속정치와도 절연된 삶을 살아왔기에 나라를 걱정하는 그의 말에서는 한층 진정성이 느껴진다. “38년간 대학에 있으면서 어떤 보직도 맡지 않았어요. 내 문학에 상처를 줄까봐서였지요. 지난 독재정권 시절엔 전국구 의원을 하라고 찾아온 이에게 ‘날 빼주면 평생 은인으로 삼겠다.’며 통사정해 돌려보낸 적도 있어요. 지금도 그때와 똑같은 심정입니다. 식민지 시절을 생각하면 나라가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인데, 정치도 국민 노릇도 너무 미숙하기만 하니….” ●감성에도 이성에도 치우치지 말라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시가 그의 후기작에 속하는 ‘좌우명’이다. “잎이 아닌 뿌리에서 더욱 봄답기를,/능금 익히듯 사람들 마음에 공들이고/충직한 농부에서 모범을 취하여라/백지를 능가하는 글을 쓰고/침묵보다 나은 말일 때 말하여라/살고 있는 이와 살다간 이를 동일하게 경애하며/다수의 복지를 섬기는 이에게/앞자리를 대접하고 아울러 그 줄에 서거라/감성에도 이성에도 치우치지 말며/행복에 앞서 가치를 생각해라…” 삶의 잠언, 나아가 우리 사회의 좌우명으로 삼아도 좋을 ‘국민교육헌장’ 같은 시다. 김 시인은 그의 애제자인 신달자 시인이 첫 시집을 냈을 때 ‘봉헌문자’라는 제목을 지어 줬다. ‘평생 문자를 받들며 살라.’는 뜻이다. 봉헌문자는 결국 그의 명제가 됐다. “시를 쓰는 건 살점을 뜯어내는 것과 같은 고통이지만 그 측은한 길동무와 언제까지 함께하리라.”고 지금도 다짐하고 있으니 말이다. 2007년 만해대상 수상 시집 ‘귀중한 오늘’ 출간 이후 80줄이 넘어 새로 쓴 시만 30여편. 60편쯤 모이면 내년에는 열일곱 번째 시집을 낼 계획이다. “문학은 내게 병이면서 치유”라고 말하는 노시인. 그의 바람은 시의 언어가 사회 구석구석 스며들어 미움으로 얼룩진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사랑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위해 시인은 오늘도 변함없이 뜨거운 기도의 문을 연다. 글 김종면 편집위원 jmk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7년 대구 출생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졸업, 서강대 명예문학박사 ▲숙명여대 교수(1955∼93년), 한국시인협회·한국여성문학인회의 회장 역임 ▲예술원상, 영랑문학상, 만해대상 등 수상. 국민훈장 모란장·은관문화훈장 받음 ▲저서:‘목숨’ ‘나아드의 향유’ ‘정념의 기’ ‘풍림의 음악’ ‘바람 세례’ ‘마음 안의 마음’ 등 16권의 시집과 ‘잠시 그리고 영원히’ ‘먼 데서 오는 새벽’ 등 12권의 수필집 등 다수 ▲현재 숙명여대 명예교수, 예술원 회원, 국민원로회의 공동의장
  • 메이비, 서강대 특별 강사로 선다

    메이비, 서강대 특별 강사로 선다

    가수 메이비가 강사로 변신한다. 가수, 작사가, DJ로 다방면에서 활약중인 메이비는 오는 26일 낮 12시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진행되는 ‘서강대학교 방송작가 아카데미 개원기념 공개 특강’에 특별 강사로 초빙됐다. 서강대학교 방송작가 아카데미 측은 “작사가로, 가수로, 라디오 DJ로 다방면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메이비가 방송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며 이번 특강에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메이비는 메이비는 이효리의 ‘텐 미닛츠 (10 Minutes)’, ‘겟 차(Get Ya)’,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 ‘그래도 남자니까’ 등 수많은 히트곡의 노랫말을 썼으며 2006년에는 ‘대한민국 연예 예술상 작사상’을 수상했다. 맑고 청량한 음색과 서정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2장의 정규앨범과 다양한 싱글을 발표하며 가수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현재 KBS COOL FM의 간판프로 ‘메이비의 볼륨을 높여요’를 맡아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고수하는 인기 DJ로 활동하고 있다. 메이비 소속사 관계자는 “작가의 꿈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처음 강단에 오르는 것” 이라며 “라디오 진행을 하는 DJ로써, 작사가로써 메이비가 아껴두었던 작사 노하우 등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담을 모두 들려 드릴 예정” 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MA와일드독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이동준 기자 juni3416@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 시각] 대법관 자리/최용규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법관 자리/최용규 사회부 차장

    늘 선두를 달렸던 신영철 대법관도 물 먹을 때가 있었다. 대법관 자리를 다툴 때였다. 유력하게 거론되다 두어 번 미끄러졌다. 실력 있는 판사로 인정받던 그다. 초조했을 법하다. 신이 아닌 그는 ‘무리수’를 뒀다. ‘촛불 개입 이메일’ 결과는 참담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회부’ ‘위증혐의 고발’ ‘검찰 수사’. 신 대법관은 상상하지 못했을 터이다. 그렇지만 이런 꼬리표는 주홍글씨처럼 그를 따라다니게 됐다. 현재 그는 거취를 두고 장고 중이다. 하지만 법관으로 수명은 다했다고 본다. 법관의 생명은 신뢰이며, 이를 상실한 법복은 무거운 짐일 뿐이다. 주위의 시샘을 받을 정도로 잘나가는 판사였고, 내성적인 성격의 그가 왜 이같은 강수를 뒀을까. 신 대법관은 “사법행정 차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줄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대법관 자리’ 때문이라는 법조계의 해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는다. ‘친전’ ‘대내외비’라는 보안등을 켜면서까지 위험천만한 이메일을 보낸 것은 기실 대법관 자리가 눈앞에서 어른거렸기 때문이 아닐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껏 판결한다.’는 다짐도 ‘승진 제도’라는 벽 앞에서는 맥을 못추는 게 현실이다. 제도 개선 없이는 제2, 제3의 신영철 대법관은 언제든지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결국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제도의 문제다. 제도 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인사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 사법부 관료화의 근원으로 지목된 ‘제왕적 대법원장’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모든 것이 대법원장으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사법부 내 대법원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전체 2400여명 판사의 승진·보직이 대법원장 손에 달려 있다. 판사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대법관 전원의 임명제청권도 대법원장이 갖고 있다. 판사 세계가 대법원장에게 ‘충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판사들에게 승진은 법원에 남느냐 옷을 벗느냐, 곧 생사의 문제다. 고등부장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평생법관을 거론하는 이도 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다. 관료화가 결과적으로 신 대법관의 이메일 파동을 낳았다. 서강대 임지봉 교수는 “대법관 자리가 판사들의 최종 코스이기 때문에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법원 밖의 다양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대법관을 뽑아야 한다는 법조계의 주장은 눈여겨볼 만하다. 인사제도의 수술은 간단하면서도 쉽지 않은 이중적 속성을 갖고 있다. 인사권자가 칼자루를 포기할 때만이 가능하다. 선망의 대상인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提請)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형식적으로 대법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에 의해 거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사전조율은 있을 수 있다. 이 끈을 끊지 않으면 개혁은 요원하다. 근무평정 제도도 손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법시험이나 연수원 성적이 아닌, 승진의 또 다른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출발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판사들에겐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왔다. 성실성, 조직 적응력, 건강, 균형감각 등 기준이 지극히 자의적이다. 비밀주의도 문제다. 판사들은 자신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평가 결과에 대한 반박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견제장치도 없다. 판사들을 순치(馴致)시키는 도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이다. 근무평정 제도가 폐지되면 몰라도 존속된다면 개선책을 미룰 수 없는 이유다. 법조계에서 거론되는 법관회의의 내실화도 검토해 볼 만하다. 소장 판사들과 고참 판사들의 소통의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 흉금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다면 사법부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최용규 사회부 차장 ykchoi@seoul.co.kr
  • [열린세상] 좋은 광고로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김충현 서강대 광고·마케팅학 교수

    [열린세상] 좋은 광고로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김충현 서강대 광고·마케팅학 교수

    경제 불황의 끝을 예견하기 어렵다. 정부와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조용하기만 하다. 글로벌 경제나 실물경제의 구조적 결함도 문제이지만 갈수록 위축되는 소비자 심리 또한 경제 활성화에 큰 장애물이다. 물론 기업이나 가계 불문하고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지만 지나친 투자·소비 억제는 경제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기 어렵게 한다. 정부는 대기업 금고에 잠자는 1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풀어 경제 활성화에 적극 참여하기를 요구하지만 기업은 들은 척하지 않는다. 이처럼 불황인 시기에 기업더러 생산 설비, 연구 개발에 투자를 권유하는 것도 어려운데 거기다 비용으로 간주되는 광고·마케팅을 활성화하라고 하면 어이없어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광고·마케팅 활동을 펼칠 이유가 있다. 우리 광고시장은 꾸준히 성장하여 세계 10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광고시장은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수준에서도 세계 수준에 크게 손색 없을 정도로 발전하였다. 최근 일본을 잠시 방문한 기회에 일본 광고를 유심히 살펴보았으나 오히려 우리 수준에 미흡한 것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광고계가 최근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대행사는 물론 광고미디어 관련기업도 도산 직전에 처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불황기에 광고·마케팅비를 대폭 삭감한다. 가장 쉽게 삭감할 수 있는, 투자가 아니고 ‘비용’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분석하면 그것은 비용이 아니라 장래를 위한 ‘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불황기에 꾸준하게 광고활동을 펼쳐온 기업이나 브랜드가 경제 회복시 그 효과를 톡톡하게 챙겼음을 입증하는 연구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것은 경쟁 브랜드나 기업이 불황기에 광고를 중단하거나 축소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지도와 선호도를 유지,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 이미지를 재활성화하거나 강화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다음으로 기업이 불황기에 광고·마케팅 활동을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는 꽁꽁 얼어붙은 소비자 심리를 다소나마 움직이려면 좋은 광고로 소비에 대한 긴장감을 해소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광고마저 침묵한다면 소비자들은 점점 더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하여 지갑을 더욱더 열려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이 있다. 평소 기업활동으로 획득한 이윤의 일부를 적절한 과정을 통해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라기보다는 필수적인 기업 책무로 이해된다. 국가가 전체적으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이를 회복하기 위한 총체적 노력에 기업이 앞장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다. 위축된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적절한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의욕을 고취하는 것도 당연히 기업이 수행해야 할 과제이다. 특히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희망, 나눔, 행복, 용기, 사랑, 웃음 등의 소재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광고나 독특한 브랜드 컨셉트를 위한 창의성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하여 우수한 광고를 집행한다면 광고주에게는 물론 시장경제 활성화와 사회적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반전시키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금고를 열어 광고 및 마케팅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에서도 기왕에 예정된 광고·홍보 프로젝트를 앞당겨 집행하여 경기 활성화 및 소비심리 제고에 일부라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광고대행사나 미디어도 이에 호응하여 충실하고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을 기약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충현 서강대 광고·마케팅학 교수
  • [사법개혁 이것만은 고치자] (하) 제왕화된 대법원장

    “궁극적으로 한 사람, 대법원장님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사위에서 사법행정권 행사와 재판 개입의 경계를 규정하는 일, 신영철 대법관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는 일, 이메일 유출 경위를 조사하는 일 등 앞으로 남은 법적 판단은 오롯이 ‘대법원장의 몫’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사건을 회부 것은 대법원장이 최종 결정을 앞두고 널리 의견을 구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재판 관여라 볼 수 있다.”는 대법원 진상조사단의 발표도 대법원장이 반드시 따를 필요가 없단다. 검사가 “범죄를 저질렀다.”며 기소해도 법원이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이처럼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제왕적 존재’다. ●전국 판사 2400명 인사권 독점 전국 2400명 남짓한 판사의 승진·보직 등 인사권을 독점하고, 대법관 전원(13명)의 임명제청권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3분의1(3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3분1(3명)의 지명권을 갖고 있다. ‘무소불위’의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한 ‘피라미드 관료 조직’이 탄생하게 됐다. 배석판사는 부장판사에게, 부장판사는 법원장에게, 법원장은 대법원장에게 ‘충성’하는 조직이 만들어진 것이다. 관료적인 법원에서는 헌법이 보장한 법관의 독립은 자취를 감추고 상명하복만 기승을 부린다. 잘못된 승진제도가 법원 관료화를 부추긴다. 승진은 법원에서 ‘생존’의 다른 말이다. 후배에게 밀리면 옷을 벗는 게 관행이기 때문에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사법연수원 수료성적이 승진을 좌지우지했다. 처음 법원을 배치받을 때부터 근무지를 지방으로 옮길 때, 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로 승진할 때 연수원 수료성적이 ‘노비문서’처럼 따라다녔다. ‘성적 지상주의’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대법원은 2000년 근무평정의 반영비율을 대폭 강화했다. ●사법의 지방 분권화 바람직 근무평정이란 1995년부터 법원장이 매년 한 차례씩 소속 판사의 실적, 성실성, 균형감각, 자질, 책임감 등을 A부터 E까지 다섯 등급으로 매겨 인사에 반영하는 제도다. 문제는 평가 내용이 모호해 법원장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법관들이 법원 수뇌부의 눈치를 살피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해법은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대법원장의 권력을 나누는 것이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사법행정 권한을 대법원장에서 고등법원장에게로 분산시켜 사법의 지방 분권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판사들을 고등법원 권역별(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로 임명하고 평생 그 권역에서 일하도록 하는 제도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대법원은 새달 초에 전국 법원장 회의를 열어 근무평정 및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신입사원 통해 본 산업계 대학 평가

    신입사원 통해 본 산업계 대학 평가

    기업에 취직한 신입사원들 가운데 자동차 분야에서는 성균관대 출신이, 설계분야에서는 한양대와 연세대 출신이, 금융 분야에서는 서강대와 고려대 출신이 가장 일을 잘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9일 발표한 2008년 산업계 관점의 대학평가 결과다. 산업계 관점의 대학평가는 국내 대학들의 교육과정이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과 얼마나 연계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처음 시범평가 성격으로 실시됐다. 각 대학들은 이번 평가결과를 토대로 교육과정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평가는 자동차, 금융(은행·보험·증권), 건설(설계·시공·엔지니어링) 등 7개 산업 분야에 걸쳐 이뤄졌다. 현대자동차, GS건설, 국민은행, 삼성생명 등 분야별로 24개 기업이 평가에 참여했다. 평가에 참여한 24개 기업 신입사원들의 직무능력에 대한 부서장들의 만족도 조사결과, 전체 평균은 72점으로 보통수준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보면 자동차 분야는 성균관대 출신 신입사원에 대한 직무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건설 분야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은 한양대 출신, 건설 시공은 연세대 출신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금융에서 은행 분야는 서강대, 보험과 증권은 고려대 출신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대학의 교육 내용이 산업계 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 능력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현 직무와 관련된 교육과정을 대학에서 얼마나 이수했는지에 대한 비율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는 36.1%, 금융 50.8%, 건설 48.1%로 비교적 낮게 나왔다. 대학별로 보면, 자동차 분야의 직무관련 교육과정 이수비율은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높게 나타났고, 건설 분야 중 설계는 홍익대, 시공은 부산대, 엔지니어링은 단국대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금융분야 은행의 경우 한양대와 중앙대, 보험은 연세대, 증권은 성균관대와 중앙대가 직무관련 교육과정 이수비율이 높았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법개혁 이것만은 고치자] (상) 자의적인 임의 배당

    [사법개혁 이것만은 고치자] (상) 자의적인 임의 배당

    ‘촛불재판 재촉 파문’으로 사법부의 고질적 병폐가 오롯이 드러났다. 법원 수뇌부가 합리적인 기준도 없이 특정 사건을 특정 법관에게 임의 배당해도 견제할 방법이 없고, 법원장이 재판 내용에 간섭해도 법관이 문제를 제기할 공식 통로가 없다. 대법원장이 인사권을, 법원장이 근무평정을 독점하면서 사법 관료화가 굳어졌다. 서울신문은 사법부의 구조적 문제를 짚고 대안을 제안하는 ‘사법개혁 이것만은 고치자’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싣는다. 1984년 8월3일, 김형기 대법원 판사(현 대법관)의 집으로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간부가 찾아왔다. 간부는 보름 전에 임명된 신임 대법원 판사에게 ‘송씨일가 간첩사건’의 기록을 건넸다. 1년 전, 이일규 대법원 판사가 주심을 맡아 안기부의 불법 구금이 인정된다며 무죄 취지로 판결, 고등법원에 돌려보낸 그 사건이었다. 유태흥 대법원장이 이번에는, 안기부의 요청에 따라 사건을 김 대법원 판사에게 ‘임의 배당’했던 것이다. 국정원 과거사위에 따르면 김 대법원 판사는 ‘짜여진 각본대로’ 같은 해 11월 유죄 판결을 내렸다. 25년이 지난 올해, 서울고법은 사법부 과거 청산의 일환으로 송씨일가 사건을 다시 재판하고 있다. 송씨일가 사건에서처럼 어떤 판사가 사건을 맡느냐에 따라 유·무죄까지 뒤바뀔 수 있다. 때문에 배당의 원칙은 접수 순서에 따라 기계적으로 재판부에 배분하는 것이다. 대법원 예규에도 ‘사건 배당은 재판부 배당 순서에 따라 한 건씩 배당한다.’고 나와 있다. 문제는 단서 조항에서 열어둔 임의 배당이다. ‘다만 쟁점이 동일하거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건은 배당 주관자가 적절히 배정할 수 있다.’ 배당권자가 중요 사건이라고만 판단하면 얼마든지 특정 법관에게 특정 사건을 보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송씨일가 사건의 임의 배당도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촛불사건의 경우 106건 가운데 62건이 기계식 배당, 44건이 임의 배당이었다. 19건은 특정 법관을 지정하고, 22건은 특정 법관을 배제하고, 3건은 특정 법관으로 범위를 좁혀 배당했다. 배당권자인 신영철 대법관이나 허만 형사수석부장은 여러 차례 배당기준을 바꿨다는 사실을 언론의 비판이 나올 때까지 대법원에조차 알리지 않았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대법원 예규 어디에도 그런 의무사항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원하는 재판 결과를 얻으려고 배당권자가 자칫하면 임의 배당을 남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도 단독판사의 문제 제기나 진상조사단의 조사가 없었다면 촛불사건 배당의 사법행정권 남용이 드러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제2, 제3의 ‘신영철’이 얼마든지 가능한 게 현실이다. 부장판사 출신인 문흥수 변호사는 “사건 배당은 재판의 첫 단추이기에 선진국에서는 당연히 재판권으로 판단하고 법관의 동의를 받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배당권자의 자의적 판단이 들어가지 못하게 임의 배당할 수 있는 사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임의 배당의 이유를 서면으로 남기도록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대법원 예규 등을 고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설] 대교협, ‘3불 정책’ 더이상 거론 말라

    대학입시에서 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3불(不)정책’을 2011학년도에도 유지할지를 두고 또다시 논란이 벌어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어제 개최한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수립을 위한 세미나’에서 김영수 대교협 대입전형실무위원장(서강대 입학처장)이 주제발표한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입 완전 자율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3불’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겠다.”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필답고사’와 ‘대학별 고교 종합평가’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를 사실상 허용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해석할 소지를 남겨둔 셈이다.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3불정책’을 유지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언제까지 이처럼 백해무익한 공방을 되풀이하려는가. 본고사·고교등급제를 2011학년도부터 도입한다면 고교 2학년생들이 당장 해당된다. 본고사를 추가로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에 따른 혼란이 얼마나 극심할지는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고교등급제가 도입되면 현재 고 1·2년생들은 본인 책임이 아닌 일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도 ‘3불정책’ 조기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어떤 교육관을 가졌기에 이토록 무리하게 밀어붙이려 하는가.본고사·고교등급제를 도입하더라도 이는 현 고교생들이 대학입시를 치른 뒤인 2013학년도 이후의 과제로 남겨야 한다. 대교협은 학생·학부모를 불안케 해 사교육 의존을 심화하는 ‘3불정책 조기 폐지’ 를 한동안은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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