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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퀸 머더’백수

    ‘백수(白壽)’란 백(百)에서 일(一)을 뺀 99세를 일컫는다. 인생은 40부터라고 했듯이 백수의 입장에서 보면 인생 60을 충분히 살아낸 나이라고 할 수있다. 사람의 나이속에는 인생역정의 수난과 영욕의 역사가 아로새겨져 있다. 그래서 한 시인은 ‘과거를 역력하게 기억할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장수하는 사람이며 ‘그 생활이 아름답고 화려했다면 비록 가난하더라도 유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2세의 어머니가 4일 99세의 생일을 맞았다. 공식적으로는 ‘퀸 머더’로 불리지만 그가 개인 서신에서 쓰는 이름은 피터. 빅토리아 여왕 시대 스코틀랜드의 스트레스모어 백작 딸로 태어나 1923년에 훗날의조지 6세와 결혼했고 남편은 차남이었으나 형인 에드워드 8세가 왕위를 버리고 미국인 이혼녀인 심프슨과 결혼하는 바람에 36년 왕비가 되었다. 보수적이고 위엄을 존중하는 그는 독일이 런던을 폭격하고 버킹엄이 위험에 처했을때도 폭격받은 지역을 방문하는 등 왕실이 군과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내조해온 것으로알려져 있다. 그러나 52년 조지 6세의 사망으로 딸이 왕위를 계승하자 48년째 은둔생활을 하면서 손자 3명이 줄줄이결혼에 실패하는 슬픔을 맛보았으며 2년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사망했을 때는 찰스 왕세자가 정신적인 안정을 찾도록 격려해주기도 했다. 나이란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 먹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나이에 책임지고 다복한 노년을 누릴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백세가 되면 머리카락이 다시 검게 되고 이빨도 새로 난다고 하지만 나이를 감당할만한 체력과 인품과 지혜가 없으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불행한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아무도 자신의 노년을 짐작할수 없으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노쇠나 기능의 약화만이 아니라 내면에 감추어졌던 눈이 밝아진다는 것을 알게 될뿐이다. 또 노년의 신비는 비합리적인 것이 성공하고 합리적인 것이 실패하며 행복과불행이 기약없이 문득 따라온다는 것을 깨닫게 될뿐이다. ‘퀸 머더’는 최근에도 파티와 경마를 좋아하고 아침부터 진이나 샴페인잔을 기울이며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만 지팡이와 안경을 쓸만큼 건강하다고 외신이 전한다. 그는 90세 생일때 자신의 소원은 “100살까지 사는 일”이라고 한것처럼 이제 1년만 지나면 1세기를 꽉 채우는 생일에서 10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만 주는 여왕의 서명이 든 생일축하 카드를 받게될 것이다. 그리고 ‘과거를 역력히 기억하는 유복한 사람’으로 남게될 것이다. [이세기 논설위원]
  • [사설] 公益우선의 민족정론지로

    대한매일이 18일로 창간 95년을 맞는다.잘 알려져 있듯 한말인 1904년 7월18일 애국지사 양기탁(梁起鐸)선생과 영국인 배설(裵說·Bethell)에 의해 창간된 대한매일신보는 암울했던 시기에 민족자존의 한줄기 빛을 비춰 준 국내 최초의 구국항일(救國抗日) 민족지였다.이러한 국권수호와 민족혼의 창간정신을 이어받아 지난해 11월11일 종전 서울신문 제호는‘대한매일’로,회사명은‘대한매일신보’로 회복됐고 이제 한여름 푸른 하늘이 열리는 내일 아침95돌 새 역사의 장(章)을 펼치게 된 것이다. 때문에 대한매일은 국내 최고(最古) 민족정론지로서의 가슴 뿌듯한 자긍심과 더불어 막중한 역사적 사명감을 느끼며 선진조국을 이끄는 공익(公益) 우선의 책무를 이행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굳게 다짐한다.제호 회복으로 다시 태어난 이후 8개월여 동안 대한매일은 우리 사회정의와 가치관을일그러뜨린 친일(親日)의 군상(群像)을 재조명하는 장편의 기획기사로 왜곡된 민족사를 바로잡는 등 일제식민통치의 잔재 청산에 힘썼다.또 뒤늦은 자괴감이 있기는 하지만 김구(金九)선생 암살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모두 12권의 역작 ‘白凡金九全集’을 발간했고 국난극복의 구국정신을 고취하는 등민족정론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열(熱)과 성(誠)을 기울여 왔다. 이제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천년을 여는 21세기의 문턱에서 끊임없는 변화와 개혁의 활기찬 발걸음으로 국가·민족의 힘찬 도약을 위한 견인차 역할에충실할 것이다.공익을 앞세우는 정론지로서 자기 혁신과 계발(啓發)의 채찍질로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를 가다듬고 역동적(力動的)인 미래가 열리게끔 지역화합과 남북화해를 바탕으로 한 민족적 에너지 결집을 뒷받침할 것이다. 특히 그릇된 특권의식에 젖어 직업윤리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각고의자정(自淨)노력과 함께 부패언론 추방에 힘쓰는 등 언론개혁을 선도해 나갈것임을 강조한다. 우리나라가 국민적 합의에 의한 개혁 추진으로 새로운 세기의 중심국가로 우뚝 서려면 여론을 형성하고 이끌어 나가는 중책을 맡은 언론이 무엇보다 앞서 개혁돼야 하기 때문이다.특정 사안의 부정적 측면을 드러내며 독자들을오도(誤導)하고 인기 영합만을 추구하는 상업적 센세이셔널리즘도 우리의 경계 대상임을 밝힌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1년 반이 넘는 지금까지 우리는 대내외적으로 국난극복의 쓰라린 고통과 국제환경 변화의 혼돈을 경험하며 살아가고있다.국내 경제는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다행스럽게도 안정성장 궤도를 향하고 있어 많은 우려를 덜어 준다.그러나 위기극복과정에서 심화된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현상과 이에 따른 부유층의 거액 탈세 및 사치성 과소비,불법적인 부의 세습화는 중산·저소득층에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일할의욕을 잃게 하고 있다.그러잖아도 최근의 부분적인 소비과열은 구조조정 지연의 빌미를 주면서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려 한다”는 비난과 함께 진정한 의미의 경제회생을 멀리하는 부작용을 빚는 것으로 분석된다.게다가 일부고위공직자 거액 수뢰 등 국민화합을 저해하는 사건들과 그침이 없는 소모적 정쟁(政爭) 등으로 대다수 국민들은 허탈한 감정을 떨치지 못하는 실정이다.따라서 우리는 특히 소외된 중산·저소득계층의 권익옹호에 힘쓰는 한편 재벌개혁 등 경제정의 실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정책의 시급함을 지적한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따른 한반도 및 동북아 긴장상태지속 등으로 우리 정부의 포용정책이 적잖이 시련을 겪고 있기도 하다.또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의 개막으로 경쟁력 우위의 강자만이 생존할 수 있는 국제경제의 새로운 환경변화가 진행중이다. 대한매일은 우리 국민 모두가 이러한 나라 안팎의 곤경을 슬기롭게 헤쳐 나감으로써 성숙한 민주산업사회를 이룰 수 있도록 합리적 이성(理性)과 보편타당성의 기반 위에서 공익을 앞세우는 올바른 비판의 시각을 꿋꿋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다.그리고 우리 한민족이 새로운 세기의 멀지 않은 장래에 하나로 뭉친 활력에 찬 모습을 갖추고 새롭게 세계무대에서 웅비(雄飛)할 수 있도록 민족정론지로서의 맡은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다짐한다.
  • [외언내언]’싹쓸이 관광’

    요즘 김포공항 출국장은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로 북적댄다.여름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해외관광이나 어학연수를 떠나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미국이나 유럽,동남아의 유명 관광지로 가는 비행기표는 이미 동이 나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어려움도해외여행에 관한 한 이미 끝난 듯한 모습이다. 올들어 해외 관광을 위한 출국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무려 3배에 이른다는 통계이다.지난해보다 경제가 많이 나아지고 달러 환율도 안정되긴 했지만 관광객의 증가세는 경제회복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 과속이라 걱정이다.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관광업계도 덩달아 활기를 되찾고 있다.지난해 불황으로 문을 닫았던 많은 중소 관광업체들이 다시 살아나 관광객 유치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실정.불황으로 한동안 사라졌던 덤핑 경쟁과 저질 관광을 걱정하는 소리도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다시 늘어나는 해외관광객을 보면서 가장 큰 걱정은 아까운 외화를 마구 쓰는 호화·사치 여행도 함께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것.외환 위기는 일단 극복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한푼의 달러가 아쉬운 판에 호화 사치품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싹쓸이 관광’이나몸에 좋다는 것은 돈을 아끼지않고 먹어대는 ‘보신 관광’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경제가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여름휴가조차 갈 형편이 못되는많은 서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자제해야 한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 것인가.꼴불견일 뿐 아니라 IMF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그렇지 않아도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있다’는 따가운 소리를 듣고있는 판이 아닌가. 우리는 이미 IMF사태 직전의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어설픈 세계화와선진국 흉내로 실속 없이 마음만 들떠 흥청망청대다 외환위기를 겪은 것이엊그제 일이다.오죽하면 우리가 IMF사태를 겪자 최고급 상표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유명사치품업체들의 매출이 뚝 떨어질 정도였겠는가.벌써 유럽에서는 우리 관광객들의 싹쓸이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해외 관광의 진정한 의미는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에 있다.이색적인 풍물과경관을 맛보면서 내일의 힘을 축적하는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IMF사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싹쓸이는 졸부(猝富)들이나 하는 천한 짓이다.그같은 짓을 하는 사람을 존경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손가락질 받거나 비웃음을 사기 십상일 뿐이다. 장정행 논설위원
  • [사설] IMF 벌써 졸업 했나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김포공항의 출국장은 해외관광에 나서는 사람들과 여름방학을 맞아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들로 붐빈다.불과 1년여 전의 썰렁했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미국이나 유럽·동남아의 유명관광지로 가는 비행기편은 8월 중순까지표가 이미 다 팔린 상태라고 한다.해외여행객으로만 보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벌써 졸업하지 않았나 착각할 정도다. 올 들어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160여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0여만명에 비해 45.3%가 늘어났다.이들중 순전히 해외관광을 목적으로 한 출국자가 45만9,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무려 3배에 이르고 있다.관광 수지도 당연히 악화돼 지난해 5월까지의 12억달러 흑자가 올 들어서는 10억달러로 줄었다.지난해 해외여행 자제로 37억달러의 관광 흑자를 내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들도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내국인의 출국이 워낙 급증해 관광 수지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내국인 출국자가 지금 추세대로 계속 증가할 경우 올해관광 흑자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 사정이 크게 좋아지고 외화가 넉넉하다면 해외여행은 그리 탓할 일이아니다.세계화 시대에 해외여행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지금의 우리 경제는 너도 나도 해외여행으로 달러를 마음대로 써도 괜찮을형편이 아니다.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조금만 방심하면 또다시 위기가 덮칠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해외 여행객이 경제회복의 속도를 훨씬 앞질러 급증하고있는 것도 심각한 위험중 하나라 할 것이다. 우리가 또 한번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지금 나라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IMF사태로 중산층이 붕괴하고 ‘부익부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의 양극화를 걱정하는 소리도 높다.아직도 150여만명의 실직자가 고통을 겪고 있으며 대다수 서민들은 휴가도 잊고 있는 것이우리의 현실이다.좀 있다고 하여,형편이 조금 나아졌다고 하여 달러를 마구쓰기에는 아직 이르다.한 푼의 달러라도 아껴야 한다.우리는 아직도 분명히IMF관리체제 아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비단 해외여행만이 문제가 아니다.불과 1년반 전의 위기를 잊은 듯 여러 곳에서 일부 계층의 과소비 풍조가 되살아나고 있다.사회 각 분야,그중에서도특히 가진 자와 지도층의 자제가 필요한 때다.
  • “경영난 재벌기업 정부 지원 없다”

    정부가 재벌개혁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더 이상 경기부양책을 취하지 않고 재벌개혁 등 구조개혁에 역점을 둘 방침”이라며 “재벌기업이 경영난에 직면하더라도 정부로서는 지원을 하지 않고 기업의 자구노력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강장관은 재벌들이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아래로 낮추고 상호채무보증을 해소하지 않으면 “법률에 입각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5대 재벌의 경우 “작년 구조조정을 태만히 한 대우그룹 이외에는순조롭다”며 자산규모 2위인 대우의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강장관이 대우의 구조조정 지연을 꼬집어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편 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도 이날 강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재벌의 구조조정이 미흡한 상황에서 한국이 너무 이르게 샴페인을 터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빠른 경기회복은 칭찬할 만하지만 재벌개혁은 미흡하다”며 “일부대기업은 상당한 구조조정을 했지만 일부는 미진해 정부가 재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한국이 샴페인을 일찍 터뜨렸으며 아직은 자중할 단계”라고 충고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1년반內 경제회생” 지켜진 약속/金대통령

    “앞으로 1년반 안에 우리 경제를 회생시키겠다” 지난해 1월초 김대중(金大中)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들에게 했던 약속이다.당시는 국가부도 직전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설마…’하는목소리가 나왔다.외국의 경제전문기관들은 한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최소 4∼5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었다.심지어 한 야당지도자는 “1년반만에경제가 회생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극언을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반이 흐른 지난달 20일 우리나라를 찾은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한국은 위기에서 확연히 벗어났다”고 선언했다.물론 듣기 좋으라고 내뱉은 ‘립 서비스’가 아니다.호전된 경제지표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재정경제부는 2일 ‘지켜진 대통령의 약속’이라는 자료를 냈다. 자료에 나타난 지표들은 지난 1년반 사이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위기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외환부문이 크게 안정됐다.지난해 1월 달러당 1,700원대였던 환율은 지난달말 1,100원대로 떨어졌다.가용외환보유고도 88억7,000만달러에서 587억달러로 크게 확충됐다. 24%를 웃돌던 고금리는 IMF 이전보다도 낮은 8%대로 떨어졌다.280포인트까지 곤두박질했던 주가는 한때 800선까지 뛰어 올랐다.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서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4.6%로 집계됐다.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뿌리치고 금융기관과 재벌그룹 등 사회 전체적으로구조조정을 광범위하게 추진한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강력한 정치력으로 노사불안을 잠재운 것은 국가신인도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투자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은데다 국내외 금융환경이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재벌들이 하루속히 구조조정을 마무리,체질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7%대인 실업률을 낮추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김상연기자 carlos@
  • [사설] 사치성 소비재 수입할 땐가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면서 소비과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산업자원부가 발표한 5월중 수입액은 9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가 늘어났다. 이는 96년 1월 이후 40개월만의 최대 증가율이다.수입금액으로는 97년 12월이후 30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전체 수입 가운데 소비재 수입은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1.2%나 급증한데 비해 자본재와 원자재는 26.3%,9.3% 늘어난데 문제가 있다.특히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급증,소비과열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지난달 골프채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3배,승용차 2.5배,냉장고 1.5배,보석류는 배가 증가했다. 산업자원부는 내수회복과 소득수준 안정으로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위축됐던 소비가 급속히 회복돼 소비재 수입이 급증했다고 밝혔다.물론 당국의 분석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지난해 수입감소폭이 엄청나게 컸던점을 감안하면 그같은 풀이가 가능하다.그러나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데 반해 수출은 부진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소비재 수입증가는 국제수지를악화시키고 물가를 오르게 해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점에서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특히 사치성 소비재 수입급증은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부유층과 일부중산층의 외제선호현상은 IMF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과 소득이 줄어든근로자들에게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을 안겨준다.부유층의 과소비는 IMF 이후 부익부(富益富)·빈익빈(貧益貧)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해서는 안된다.외국의 일부 언론도 최근의 소비형태와 관련,‘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이러한 경고는 한국이 사치성 소비재를 수입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주고있는 것이다.그러므로 부유층과 일부 중산층은 우리경제가 IMF 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때까지 사치성 소비재 구입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다. 정부는 앞으로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소비재의 통관검사 비율을 높이고 원산지 표시나 위조상품 부착여부를 철저히 감시하는등 통관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전기용품과 유아용품 등 안전성이 요구되는 제품은 안전도 검사를 강화하고 화장품·건강식품·의약품 등 상품의 품질효능을 허위 또는 과장표시할 우려가 있는 제품도 통관과정에서 표시의 부정여부를 중점 검사해야 할 것이다.동시에 사치성 소비재의 경우 유통과정에서의 폭리를 중점적으로 단속,부당이득을 세금으로 추징하고 사치성 소비재수입량이 많은 기업은 중점 관리할 필요가 있다.
  • [사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월은 현충일(6일)과 6·25가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나라와 민족을 위해 몸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그분들이 남긴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기리는 행사들이 이달내내 전국적으로 펼쳐진다.해마다 맞는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한 듯하다.나라와 민족이어려울 때 목숨까지 던지며 위기에서 구한 고귀한 희생정신이 과거 어느때보다 절실한 오늘의 세태(世態)때문일 것이다. 6·25이후 최대의 국난(國難)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는 온국민들의눈물겨운 노력으로 위기를 겨우 넘긴 상태이다.그러나 아직도 실업자가 넘쳐나고 많은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맨 채 고통을 참고 있다.조금만 방심하면언제 또다시 위기가 덮쳐올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벌써 언제 그런 위기가 있었느냐는듯 일부 계층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는 소리가 불길하다.대다수 국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만 좋고 배부르면 그만이다’는 이기주의가 나라의 앞날을 걱정스럽게 한다.넋 나간 일부 지도층 부인들의 난데없는 ‘옷 로비’사건이 IMF사태로 어려움을겪고있는 서민들을 더욱 서럽고 가슴아프게 만들고 있다.정치권과 공공부문,재벌의 개혁이 지지부진한 것도 국가의 장래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이기주의 때문이라 할 것이다.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새삼 아쉬운 오늘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올해도 추모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이 연례적으로 치러진다.자라는 세대들에게 6·25때의 어려움을 맛보게 해주는 주먹밥과 개떡 먹기도 빠지지 않는다.연례행사에 덧붙여 올해는 반드시 해야할 과제가 있다.독재에 항거하여 목숨을 바쳤으나 아직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많은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제대로 대접해 주는 일이다.정당한평가와 대우로 이들의 고귀한 뜻을 살려야 할 것이다. 순국선열과 국가유공자를 추모하고 그들과 그들의 유가족을 돌보는 일은 국가의 임무이자 국민의 당연한 도리이다.그분들의 뜨거운 애국·애족정신과숭고한 희생정신이 오늘의 바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국가재정이허락하고 살림형편이 닿는대로 보훈사업은 늘려야 한다.더욱이 올해는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80주년이다.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金九)선생이 돌아가신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여 더욱 뜻이 깊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에 비추어 경건한 마음으로 오늘의 우리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호국·보훈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 [21세기 인천신공항시대 외국항공사 전략](2)싱가포르항공

    ‘최대가 아니라 최고의 항공사를 지향한다’ 상품의 끊임없는 혁신과 최고의 서비스를 경영철학으로 하는 싱가포르 항공의 목표다.싱가포르 항공은 지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에도 위축되기보다 주변상황의 변화에 적극 대처,오히려 더 많은 이익을 냈다.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간 뒤 다른 항공사들이 노선을 감축할 때에도 서울과 싱가포르 노선을 그대로 유지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금융위기 와중인 지난해 11월 3억달러를 투입,기내식과 기내 서비스를 대폭 개선했다. 에드윈 퀴(郭福祥·49) 싱가포르 항공 서울지점장은 “우리 항공사는 장기적인 계획 아래 경영을 한다”면서 “아시아 금융위기가 닥쳤다고 해서 급작스럽게 운항 편수를 줄이거나 철수하는 것은 우리 고객들에게 대한 도리가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퀴 지점장은 “호주와 미주·유럽노선이 호황이어서 이들 지역 노선에 운항 회수를 늘리는 대신 동남아시아 노선을 소폭 줄였고 동남아 노선에는 중형여객기를 투입하는 식으로 아시아의 금융위기에 대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 항공의 장점으로 최고의 기내 서비스와 최신의 여객기들,광범위한 네트워크 망을 꼽았다. “올초 최고 항공사 상을 23개나 휩쓸었을 때는 우리 스스로도 얼떨떨했다”는 그는 싱가포르 걸(Singapore Girl)로 상징되는 기내 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여객기들의 기령이 평균 5년 이하로 신형이어서 고객들을 더욱 안전하고 빠르고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모실’수 있다고 강조했다. 퀴 지점장은 “21세기에는 다른 항공사들과의 제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항공기술이 발달할수록 기내 서비스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말했다. 싱가포르 항공에는 상품개발국이 따로 있지만 전 직원이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해내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고 했다.항공관련 사업에만 사업역량을 집중한 것도 최고의 항공사라는 명성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다. 그는 인천 국제신공항이 극동아시아 지역의 핵심 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이 도쿄 홍콩 대만 등과 너무 근접해 있어충분한 국제적인 수요가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지만 유럽의 경우 세계적인 국제공항들이 밀집해 있으면서도 모두 제 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라고 그렇게 되지말라는 보장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퀴 지점장은 그러나 인천이 허브(HUB·중추)공항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적정한 가격정책과 항공개방정책(Open Sky Policy)을 펴야 할 것이라고말했다.인천에 취항하고 싶은 외국 항공사들에게는 문호가 개방돼야 한다는것이다. 그는 “한국은 경제나 인구규모로 볼때 잠재적인 항공수요가 엄청나다”면서 “서울은 동남아에서 미주로 가기 위한 경유지로서의 역할 못지않게 그자체가 목적지로서 개발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균미기자 kmkim@*항공업계 첫 돌비 헤드폰 설치 항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70년대에 일반석(이코노미) 승객들에게 헤드폰과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식사의 선택권을 주었다.일반석 승객에게 샴페인을제공한 것도 처음이다. 90년대에는 전 좌석에 개인용 비디오 스크린과 기내전화를 설치했다. 이처럼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고 새로운 서비스 상품을 앞서서 개발해온 싱가포르 항공이 또 다른 ‘업계 최초’ 기록을 냈다. 싱가포르 항공은 1일부터 혁신적인 돌비 헤드폰 기술을 전 승객에서 선보였다.이는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제공되는 신 기술로 기존의 일반 스테레오 헤드폰과는 달리 승객들에게 영화관 수준의 입체 음향을 선사한다고 항공사측은 설명했다.비좁은 기내라는 사실을 잊고 영화관에 앉아 영화와 음악을 감상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호주의 레이크 DSP사에 의해 개발된 돌비 헤드폰은 가전제품과 퍼스널 컴퓨터,인터넷 등에 사용되기 전에 제일 먼저 싱가포르 항공의 기내 오락시스템인 크리스월드(Kris World)를 통해 세계에 선보인 셈이다. 싱가포르 항공 마이클 탄 수석부사장은 “돌비 헤드폰이 기내 오락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장벽을 제거해 우리 항공사의 기내 서비스 질을 한 단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항공의 기내 오락 시스템인 크리스월드는 보잉747과 777,에어버스 340등 대형 기종의 전 좌석에 개인용 소형 비디오 스크린을 설치,원하는영화를 마음대로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개인용 비디오 스크린은 대부분 다른 항공사들의 경우 비지니스급 이상 승객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김균미기자
  • 金대통령, 워크아웃기업 회생 적극지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지금까지의 경제적 성과에 도취돼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며,아직 우리 경제는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과 금융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심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으며,중도에 포기하거나 바뀌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력한 개혁의지를 거듭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고병우(高炳佑)동아건설산업회장을 비롯한 8개 기업체 대표 및 김진만(金振晩)한빛은행장 등 5개 주채권은행장 등이 참석한 워크아웃 관계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정부는 자구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기업은 어떤 기업이든 도와줄 것이나 64조원의 부실채권을 낳은 관행들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우리 기업중에 도대체 흑자를 낸 기업이 몇개나 되며,외국 은행들은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는데 우리 은행들은 뭐하고 있느냐”고 반문한 뒤 “올해 기업·금융·공공·노동 등 4대분야 개혁을 완수,내년 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이어 “4대분야 개혁이차질없이 진행되는지 적극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은행은 일단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이유로 우유부단하지 말고 회생을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면서 “기업도 문제가 생기면 은행과 상의해야 할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최근 경기가 다소좋아진다고 하니까 업계에 해이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5대재벌의 구조조정 문제점이 아직 남아 국제적 비판을 받는가 하면,6대 이하의 기업개선작업에도 해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 현대 이상민-맥도웰 MVP 토종-용병 후보

    ‘동반 2연패’가 보인다-.98∼99프로농구 정규리그 폐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차지할 토종과 용병이 과연 누구냐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로 나눠 수상자를 가리는 정규리그 MVP는 취재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개인기록과 팀 성적이 고루 반영되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우승팀 선수의 몫으로 돌아가는 게 관례.이에 따라 오는 13일 안방에서 샴페인을 터뜨릴 것으로 보이는 현대 다이냇의 이상민과 조니 맥도웰이 지난 시즌에 이어 거푸 영광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시즌 만장일치로 MVP 타이틀을 거머쥔 이상민-맥도웰 콤비는 올시즌에서 한층 세련된 플레이로 팀의 선두 독주를 이끌어 ‘찰떡궁합’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게임메이커 이상민은 ‘날쌘돌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질풍같은드리블과 송곳같은 패스를 뿌려대며 한경기 평균 7.7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이 부문에서 2연속 정상에 올랐던 강동희(기아·평균 7.31개)를 제치고 처음으로 ‘도움왕’에 등극할 것으로 여겨진다.‘탱크’맥도웰 역시 폭발적인힘을 바탕으로 득점 4위(평균 24.51점) 리바운드 2위(평균 13.35개)에 올라팀의 기둥임을 다시 한번 뽐냈다.올시즌에서는 제이 웹 대신 영입된 센터 재키 존스가 외곽공격에 주력하는 바람에 골밑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떠맡았지만 강약을 조절하는 원숙미로 잘 극복했다.전문가들도 “한국프로농구에 가장 잘 맞는 용병”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상민은 팀 동료 추승균,맥도웰은 ‘용병 농구천재’ 제이슨 윌리포드(기아)와 만능슈터 카를로스 윌리엄스(대우) 등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마음을졸여야 할 정도는 아닌 듯 싶다. 한편 정규리그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6시 하얏트호텔에서 있을 예정이다.
  • 국민의 정부 국난극복 1년-金대통령의 시련과 도전(1회)

    金大中대통령의 취임 1년은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었다.그 어려움은 국내외에 걸쳐 광범위했고,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무엇보다도 6·25이후 최대국난으로 일컬어지는 환란(換亂)위기를 극복해야 했다. 민주주의의 숙원이었던 50년만의 여야간 수평적 정권교체인데도,당선축하연 하나 열지 못하고 선거 다음날부터 위기극복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했던것도 이 때문이다.그 결과,39억달러에 불과하던 가용 외환보유고가 지난 15일 현재 522억달러를 넘어섰다.金대통령이 “이제 제2의 외환위기는 없다”고 국민앞에 자신있게 밝힐 정도이며 외국에서 빌린 돈을 갚고있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방에서 보듯 金대통령의지난 1년은 한마디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정책기조 위에 서있었다.‘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이라는 국정운영 철학을 기초로 숨가쁘게 내달렸던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공공부문의 개혁,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 4대 개혁이 그것이다. 어려움에 봉착하면 金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진두지휘했다.외자유치와 ‘세일즈외교’를 위해 지난해 4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시작으로 미국·일본·중국·아태경제협력체(APEC)·베트남 방문 등 최일선에 섰다. 튼튼한 안보를 기본 축으로 한 대북 3대 독트린과 포용정책의 일관성은 한반도의 기존 구도를 변화시키고 있다.숱한 국내의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북한의 태도에 우리가 일희일비할 이유가 없다”는 金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했다.이렇다할 구체적 성과는 아직 없지만,판문점 장성급회담에서 Y2K(컴퓨터 2000년 인식)공동대처 방안 논의가 제의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듯 金대통령의 지난 1년은 자민련과의 공동정권이라는 태생적 한계속에서도 경제,외교·통일,사회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사상초유의 노사정 합의를 기초로 추진되어온 경제개혁 조치는 벌써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대외신인도가 제고되기 시작했고,내수경기도 서서히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아직 샴페인을 터트릴 생각을 하지않아야 한다”는 金대통령의 우려가 있지만,이렇듯 개혁의 성과는 그의 리더십에 기인한 바 크다.원칙이 서면 일관되게 추진하고,민주주의와 공정경쟁질서를 존중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창출과 깊은 연관이 있다.여권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金대통령이 아니었다면 하기 어려운 일들”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취임 후 “1년만 도와달라”는 야당을 향한 호소는 끝내 무위로 끝나 숱한 정치적 굴곡을 경험해야했고,과거를 매듭지으려는 총풍과 세풍은 정치공방으로 비화했다.이 과정에서 대기업 빅딜과 새정부의 인사정책이 교묘히 얽히면서 지역감정으로 본질이 왜곡되는 기현상을 초래했다.검찰의 항명사태에서 보듯 50년 동안 계속된 수구·기득권층의 저항 또한 내각제라는 정국변수와 맞물려 만만치 않다.이러한 숱한 난제를 극복하면서 어떻게 개혁을 과감히 몰아붙이고 새로운 2000년을 여느냐에 국민의 정부의 장래가 걸려있다. 梁承賢 yangbak@
  • 金대통령 청남대 구상 뭘까

    金大中대통령은 부인 李姬鎬여사와 함께 청남대에서 설연휴를 보내고 17일오후 귀경했다.13일 오후 3시 청와대를 떠났으니 4박5일 동안 머문 셈이다. 金대통령은 청남대에서 주로 오는 21일 열릴 ‘국민과의 TV대화’를 준비한것으로 알려졌다.각 수석실에서 여론조사와 PC통신을 통해 수집한 30여개의최종 예상질문과 기초 답변자료 등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했다고 한다.청남대에서 몇몇 관계자들을 불렀으나,국민과의 대화 준비에 관여하고 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대화의 핵심은 취임 후 지난 1년 동안 국민의 협력에 감사하면서 ‘다시 뛸 것’을 호소하는 데 있다.그래서 모두발언을 생략하고 곧바로 질문을받는다는 구상이다.연두교서를 발표하지 못한 만큼 국민들의 궁금증 해소에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변의 건의에 따른 조치다.대신 그동안 두차례 국민과의 대화에서 金대통령이 약속했거나 예측했던 언급을 중간중간에 삽입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생각이다. 金대통령은 이번 대화에서 늘상 얘기해오던 대로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생각을 하지말아야 한다”는 기조에서 4대 국정개혁을 마무리짓고,내년 총선 전까지 정치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할 것으로 보인다.튼튼한 안보속에서 국민의 협조 아래 획기적으로 대북정책을 발전시키겠다는 약속도 곁들여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안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오면 비켜가지않고 밝히겠다는 자세라는 게 청와대관계자의 전언이다.한자병용과 국민연금 문제,그리고 ‘DJ비자금’으로 불리는 정치자금,정계개편과 화합조치,그리고 내각제 등에 대해서도 나름의 준비를 하고있다는 설명이다. ‘DJ비자금’에 대해서는 ‘이번 경제청문회에서 밝혀진 내용’과 중앙선관위 신고액을 토대로,정계개편과 화합조치에 대해서는 ‘국민화합을 위해 인위적인 개편은 하지않겠다.그러나 여야 모두 전국정당화 되어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기초로 답변하겠다는 것이다. 내각제는 ‘金鍾泌총리와 대화가 잘되고 있다’는 선에서 정리중인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 특별기고-빌 게이츠와 33억 달러

    컴퓨터를 만지는 사람치고 미국의 컴퓨터황제 빌 게이츠를 모르는 사람은없다.그가 설립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간 매출액은 113억 달러,세계 58개국에 2만5,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적 컴퓨터사의 회장이기도 하다. 1975년 설립한 회사를 세계 굴지의 회사로 키운 데는 그만의 경영철학과 기업관이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지난달 29일 33억4,000만 달러(약 4조원)를 재단에 기부했다는 외신 보도는 우리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본래 게이츠는 성서의 교훈대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기 위해 조용히 진행하려 했으나 언론의 집요한 추적으로 실체가 드러났다는 것이다.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라면상자며 텔레비전 몇대를 쌓아놓고 그 앞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우리네 과대포장 문화와는 한참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큰 일을 하고도 실체를 감추려는 사람들에 비해 작은 일을 드러내려는 홍보에 밝은 사람들은 어딘가 촌스럽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다.33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거금을 선뜻 재단에 기부하기 위해선 우선가진 것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기부하려는 용단을 재촉하는 가치관의 정립이 있어야 한다.부자라고 누구나 선뜻 돈을 내놓고 ‘뜻있게 씁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 서부를 개척할 당시 금광을 중심으로 졸부들의 행태는 말이 아니었다.100달러짜리 지폐로 담배를 말아 피우는가 하면 말 잔등에 올라탄 채 말에게 샴페인을 먹이는 추태를 벌이기도 했다.현대판 졸부 역시 어느 곳에나있게 마련이고 추태의 모양새만 달라졌을 뿐 예나 다를 바 없다.러시아 경제 몰락에 일조한 집단도 졸부들이었고,동남아 여러 나라의 경우 역시 그랬다.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 대열에서 빼내기 어렵다. 건국 이래 우리나라의 정치사는 그 어느 정권도 돈 때문에 얼굴을 구기지않은 정권이 없었다.혁명정부,군사정부,문민정부,다소의 차이는 있었지만 역시 돈 때문에 꼴이 말이 아니었다.정치를 빌미로 오고 간 천문학적인 돈,그리고 그 돈의 가치와 의미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정치인들의 안간힘을 들여다보는 소시민의 심정은 착잡하고 슬프다. 바로 벌고 바로 쓰는 것은 기업윤리여야 하며 경제윤리의 뿌리다.그것은 바로 배우고 바르게 살아야 하는 인생윤리나,바로 믿고 바로 살아야 하는 신앙윤리와도 다를 바 없다.우리 시대는 잘사는 사람은 많아도 바로 사는 사람은 적다.기업의 성공은 창업주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악장이나 지휘자만의 노력으로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동안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장담한 사람은 많았다.그러나 기업 이윤의사회환원은 허울일 뿐 어느 기업도 빌 게이츠처럼 선뜻 자기 살을 깎아 사회를 섬기려는 곳은 없다.창조주는 인간을 더불어 사는 존재로 창조했다.지금우리 시대가 겪고 있는 시련도 더불어 살아야 된다는 가치관과 삶의 결단만이루어진다면 극복이 가능해질 것이다. 욕심껏 불다가 터지는 고무풍선처럼,사욕을 채우기 위해 주머니를 부풀리다가 터지는 굉음들,그 소리를 들으면서도 졸부행진을 거듭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한번쯤 안경 속에서 빛나고 있는 빌 게이츠의 두 눈을 들여다 보라”,그리고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는 성서의 교훈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 金대통령, 21일 3차 국민과의 대화

    金大中대통령은 오는 21일 오후 7시부터 두시간동안 개최되는 ‘국민과의 TV대화’에서 국정전반에 대해 소상히 밝힐 계획이다.시민들로부터 25개∼27개의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형식이다.주관 방송사인 SBS측이 이번 대화의 부제를 ‘희망을 가집시다’로 정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대화의 주제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것만이 우리경제가 살 길’이라는 점이다.金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영국이냐,브라질이냐의 갈림길에 서있음’을 알리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게 될 것이라고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이를 위해 제1회 국민과의 대화에서 金대통령이 밝힌 ‘내년 중반부터는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서고 내후년부터는 호전될 것’이라고 언급한 장면을 대화에 앞서 방영할 계획이다.당시에는 낙관적이라며 거의 믿지않았으나 국민들의 애국심과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환란극복·무역수지흑자 등을 기록하면서 끝내 일궈내지 않았느냐는 사실을 국민에게 심어주기 위함이다. 朴대변인은 “金대통령과 정부를 믿고 더 뛰자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면서 “호화사치품 수입과 해외관광이 급속히 늘고있는데,우리는 아직 샴페인을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호소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梁承賢yangbak@
  • “우리경제 상황 안심단계 아니다’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일을 꿈에도 생각하면 안된다” 金大中대통령이 29일 경제부처 실·국장들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하면서하고싶었던 얘기는 이 대목이 아니었는가 싶다.金대통령은 이날 우리 경제의 중심축인 경제관료들에게 많은 당부를 했다.4대개혁의 내실화와 실업대책,경제활성화,개혁의 주체로서 공무원의 역할,그리고 은행대출 관행 개선 등을 역설했다.그러나 무게중심은 ‘우리에겐 아직도 극복해야 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데 있었다. 金대통령의 상황인식은 여러 언급을 통해 나타났다.“약간의 성공에 안심하고 개혁을 적당히 봉합하면 옛날로 돌아가 버린다.수술부위를 더욱 덧나게해서 엄청난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한마디로 ‘우리경제가 아직 안심할 상태가 아니다’는 판단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그 예를 외국에서 찾았다.뉴질랜드는 개혁하는데 9년,영국은 10년이나 걸렸다고 했다.우리는 고작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흔들리는모습이 보인다는 지적에 다름 아니다.이는 일부 부유층의 해외여행 급증과과소비 재현 등에 대한 우려의 표시이기도 하다. 金대통령은 “우리도 수년동안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강조했다.올중반부터는 플러스 성장으로 접어들겠지만,IMF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金대통령이 경제부처 실무자들인 이들에게 태풍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경제개혁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물론 뉴질랜드나 영국의 개혁처럼 우리는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나 여전히 남은 과제는 개혁과 고통분담이라는 뜻이다. 金대통령은 따라서 올해는 4대개혁을 내실화해야 하고,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경제재건의 확고한 토대를 만들기위해서는 여러분의 지혜와 성의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경제를 짊어지고 있는 여러분이 약소국의 설움을 해결할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개혁의 주체로서 이들의 사기를 북돋웠다.梁承賢 yangbak@
  • ‘장밋빛 함정’… 경기낙관 이르다/白汶一(경제 프리즘)

    요즘 주말 행락인파가 부쩍 늘었다. 관광예약도 예년 수준에 버금간다고 한다. 백화점 고객의 발길이 잦아지고 술자리 씀씀이도 늘고 있다. IMF 체제 이후 바짝 죈 허리띠는 느슨해지고 거리에는 차들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왜 그럴까. 막연한 ‘경기 낙관론’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려는 정치적 동기도 깔렸다고 한다. 경제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이 잇따라 내놓는 낙관적 경기전망도 한몫 거들고 있다. 실제로 경기가 좋아지면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다는 것은 가만히 생각하면 득될 게 없는 ‘함정’이다. 경제지수가 100에서 0으로 떨어졌다가 1로 올라가면 성장률은 플러스가 된다. 과거 100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오랜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대외신인도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성급하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등급을 상향조정하려면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한다. 설령 신용등급을 높이더라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중요하다. 물론 환영할 일이지만 신용평가기관의 신용평가는 그들의 고객을 위한 일종의 참고기준일 뿐이다. 증시를 보면 ‘장미빛 환상’에 빠진 느낌이다. 객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조건 사라’고 말한다. 근거를 물으면 구조조정 완결과 국제시장에서의 한국의 ‘이머징 마켓’ 이미지 등을 내세운다. 그러나 기업의 내재가치는 나아진 게 전혀 없다. 갈곳 없는 투기성 자금들이 서로 사고 팔면서 거품만 일으킨 것이다.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다. 샴페인을 잘못 터뜨린 어리석음을 되풀이할 것인가.
  • 외환관리와 경제환경 변화(정권교체 1주년:中)

    ◎대통령 당선의 기쁨도 잠시/국가부도 위기 극복 동분서주/12월18일 자정 당선 확정하고도 평상심 유지/“IMF 난국 이기자” 팔 걷어붙이며 독려/세일즈외교에 성과… 우방지원 끌어내 1997년 12월18일 자정무렵,국민회의 金大中 대통령후보의 일산자택 앞은 온통 흥분의 ‘도가니’였다. 건국 50년만의 첫 정권 교체를 확신한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려와 폭죽과 샴페인을 터뜨리며 “金大中 대통령”,“정권교체”를 연호했다. 저녁 내내 한나라당 李會昌 후보와 1%포인트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했던 ‘시소게임’은 밤 10시를 기점으로 승리의 추가 金후보로 기울었다. 세계 주요 통신을 통해 지구촌 곳곳에도 ‘한국의 선거기적’이 숨가쁘게 전달됐다. 승자측은 “전인미답의 가시밭길을 뚫고 정권교체의 금자탑을 이뤄냈다”고 기뻐했다. ‘진정한 역사의 승리자’가 됐다고도 했다. ○경제살리기 행보 시작 일산자택에 모여있던 金玉斗 의원 등 측근 20여명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金의원은 아예 부엌으로 달려가 두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토해냈다. 공동선거대책회의 종합상황실과 국민회의 상황실에서도 당직자들이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기쁨을 나눴고 곳곳에서 ‘승리의 찬가’가 터져 나왔다. 자택 서재에서 李姬鎬 여사와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金후보는 이날 10시 이후 “확실히 이겼다”라는 보고를 수시로 접했지만 고개만 끄덕일 뿐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金후보는 19일 아침 8시쯤,한복으로 곱게 단장한 李여사와 함께 열광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자택 현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정권교체의 첫날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의 환희도 잠시였다. 곧바로 대통령 당선자의 낮과 밤은 숨가쁘게 돌아갔다. 국가부도의 위기가 너무나 크게 덮쳐왔다. 당선 당일부터 만사를 제치고 IMF난국 극복에 팔을 걷어붙였다. 金당선자는 20일 林昌烈 경제부총리로부터 공식적으로 ‘국가부도’의 상황을 보고받았다. 외채규모를 설명듣고 쇼크를 받았다. “경제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느냐”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단기외채 규모,외환보유고,부실여신등 금융감독 문제등을 꼼꼼히 따졌다. 金당선자의 ‘경제살리기 행보’는 이래서 시작됐다. 훗날 金당선자는 “외환위기 상황을 파악하고는 급한 불을 끄기까지 온 밤을 뜬 눈으로 새웠다”고 회고했다. ○美에 개혁의지 일깨워 그의 경제행보는 우방국 정상과의 전화외교로 시작됐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며 협력을 요청했다. 이어 연말까지 미셸 캉드쉬 IMF총재,제임스 울펜손 IBRD총재,사토 미쓰오 ADB총재 등에게도 전화를 걸어 대외신인도를 높이는데 힘을 쏟았다.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미국대사, 오구라 가즈오 주한 일본대사와도 만나 협력을 부탁하는등 촌음을 아껴썼다. 한편으로는 金泳三 당시 대통령과 12인‘경제비상대책위’를 구성키로 했고 자민련 朴泰俊 총재와 金龍煥 부총재,국민회의 金元吉 정책위의장,柳鍾根 경제고문 등을 수시로 일산 자택으로 불러 대책을 숙의했다. 金당선자가 ‘충격’에서 헤쳐나와 자신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3일 데이비드 립튼 미 재무차관을 만나면서부터다. 金당선자는 립튼 차관에게 “새정부는 IMF협약을 100% 준수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한국이 세계 11번째 경제 대국으로 알고 있었으나 이제 진실을 알게 됐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립튼은 “대외 신뢰회복을 위해 많은 개방과 개혁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金당선자의 개혁의지를 읽은 립튼차관은 이후 주요국을 돌며 한국지원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급한 불이 꺼졌을 때 그는 다시 개혁의 한복판에 섰다. ◎경제지표로 본 1년 비교/외환보유고 88억弗서 487억弗로/30%대 콜금리 6%로/환율 1,200원대로 안정 지난 1년간 우리경제의 변화상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돌입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외환동향을 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해 12월 88억달러에 불과했던 가용외환보유고는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증가,1년만인 이달에는 사상최고치인 487억달러를 넘어섰다. 불과 1년전 금모으기 운동까지 벌이던 눈물겹던 상황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이에따라 정부는 이달에 1차로 만기가 돌아온 28억달러의IMF차입금을 상환키로 결정,대내외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외환위기로 한때 달러당 1,964원까지 상승했던 환율도 최근에는 1,200원대로 안정됐으며,오히려 너무 빨리 내려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변화에 힘입어 지난해말 일제히 곤두박질쳤던 국가신용등급(외채표시등급)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IMF직후 30%까지 치솟았던 콜금리는 올 9월 한자릿수를 회복한 뒤 이달들어 6%대까지 떨어졌다. 회사채유통수익률 역시 29%였던 것이 현재는 8%수준을 보이고 있으며,내년에 사상최저치인 6%대까지 내려갈 지가 관심이다. 은행대출금리도 올 상반기 15.6%까지 올라갔던 것이 10월 들어 13.7%까지 하락했다. 실물경제는 뚜렷하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다소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우선 지난해말 0.78%로 최고치를 기록한 어음부도율이 올 10월에는 0.18%까지 낮아져 외환위기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실업률은 여전히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말 2.6%였던 실업률은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점차 증가,9월말 현재 7.3%에이르고 있다. 단 7월 7.6%에서 8월 7.4% 등으로 조금씩 둔화되고 있는 것은 위안이 될 만하다. ◎정권교체 주역들 무엇하나/대부분 黨·政서 개혁주체로 맹활약/朴相千 법무 司正 총지휘/李海瓚 장관 교육개혁 앞장/자민련 朴浚圭씨 국회의장 맡아 金大中 대통령을 만든 주역의 대부부은 지금도 청와대와 일선 정부 부처,국민회의,자민련 등에서 개혁주체로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대선 당시 당무를 총괄했던 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은 대선이후도 줄곧 당을 챙기고 있다. 대선기획본부장과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李鍾贊 부총재는 안기부장을 맡아 銃風사건 등을 총지휘하고 있다. 야권후보 단일화협상 주역이였던 韓光玉 부총재는 서울시장출마 좌절이후 민화협 상임의장을 맡았다. 북풍사건을 차단하고 李會昌 후보 아들 병역문제를 부각시켰던 千容宅 국방장관은 최근 잇따른 군사고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방송대책단장을 맡았던 朴相千 법무장관은 정치권 사정으로 의원들의 ‘저승사자’라는 말을 듣고 있다. 대선기획본부장을 맡았던 李海瓚 의원은 교육부장관에 ,정책위원장을 맡았던 金元吉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 각종 경제개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鄭東泳 대변인은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에 논리까지 겸비한 대야 공격수라는 평을 받으며 대변인직 재선을 기록하고 있다. 당선후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무관’을 선언했던 동교동 가신그룹들은 주로 당을 지키고 있다. 韓和甲 의원은 ‘60세에 능참봉’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도 뒤늦게 원내총무라는 요직을 맡았다. 그는 국회대책에 머물지 않는 광범위한 행동반경으로 여권 실세로 불린다. 자민련 공신중에서는 朴浚圭 국회의장이 최고직위를 차지했다.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대선후보 단일화를 줄기차게 주장한 공로로 입법부 수장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金龍煥 수석부총재는 전면에 나섰던 일등공신이다. 명예총재인 金鍾泌 총리의 복심(腹心)을 전하는 최고 실세로 대선후보 단일화 협상을 주도했다. 당 내각제개헌추진위원장을 맡아 내년 내각제 개헌을 준비하고 있다.
  • 고목에 꽃피는 시대­여름/민홍규 옥새 전각장(굄돌)

    금괴를 얻어 부자가 된 사내가 샴페인을 터트리며 길을 걷고 있었다. 이것을 본 바람과 태양이 사내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했다. 먼저 바람이 그를 스쳐갔지만 사내는 태연했다.더 세게 부딪쳐도 반응이 없자 화가 난 바람은 삭풍으로 변했다.깜짝놀란 사내는 금괴마저 내던지고 외투를 꼭꼭 여미며 종종걸음을 쳤다. 정말 차가운 경제난이 우리에게 왔다.한의학에서 배가 아프면 등에 침을 놓듯 동양식 처방으로는 따스한 문화가 차가움을 이기는 해법이다.이를 위해 정치인들은 옛부터 구조적인 틀을 만들어 운영했으며,지금 우리에게 닥친 구조조정은 곧 틀을 조정하는 일이다. 어느 미술가가 자신의 표현은 틀없는 무한정신에서 나온다고 역설했다.그러나 틀이 있기에 초월할 수 있는 것이며,틀을 벗어났다고 주장해도 결국 그것이 새로운 또하나의 틀안에 드는 것일 수밖에 없다.어느 음악가가 악보 없이 창작 연주를 했더라도 연주를 한 그 내용 자체가 악보로 남는 것이다. 산수화를 시작한 당나라 오도자등의 미술론이 송대에는‘사실을 그리되 외형을 넘어 생기를 그리는’필간형구(筆簡形俱)식 황전의 화론(畵論)을 낳아 서양 현대미술론을 몇백년 앞선 것도 모두 옛틀 덕분이었다.서예가 인간적인 원숙함과 같이가는 인서구로(人書俱老)정신인 것,추사체가 고송일지(古松一枝)사상인 것도 전래한 틀이 있어서이다.최근 진행되는 벤처기업의 신소재개발,정치 경제계의 새로운 조정,예술가의 독창성 모두 묵은 틀이 있기에 가능하다.한 시대의 틀은 언제나 경이로운 결과를 낳는 필요한 기성물이다. 종교·예술계 내부에 갈등도 있지만 어차피 삶이란 사람과 사람이 비벼가며 이루는 것.문화예술인부터 서로의 틀을 인정하자.그리고 새 천년을 맞는 이때 우리의 ‘신토불이 정신’을 달구어 IMF의 외투를 벗기자.
  • 부패척결이 핵심이다(張潤煥 칼럼)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국제적 비아냥거림 속에도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고 국민소득 1만달러로 선진국 초입에 들어섰다고 큰 소리쳤던 게 불과 엊그제 일이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아래 발가벗겨진 한국 경제의 실체는 절반은 거품이고 절반은 부패였다. 거품은 결국 스러지게 마련이나 우리는 지금 거품이 제풀에 스러질 때까지 기다릴 겨를이 없어 거품 빼기에 숨이 가쁘다. 거기에는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절반이 거품이었다면 나머지 절반인 부패는 어떤가. 정경유착·관치금융·비자금‥. 너무나 익숙한 용어들이다. 그리고 ‘부패공화국’이라는 오명(汚名)마저도 경제발전의 일정 단계에서는 불가피한 것쯤으로 치부해 왔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부실·차입경영의 거품과 정경유착·관치금융·비자금이 뒤엉킨 부정부패가 합작해서 결국은 IMF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거품과 부패가 IMF사태 불러 우리 사회 전반에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정부패 일소’니 ‘성역 없는 수사’니 구호도 거창하게 정치인과 공직자에 대한 사정이 벌어졌다. 그러나 얼마쯤 시간이 지나면 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게 도로아미타불이 되곤 했다. 그러나 제2의 국치(國恥)라는 IMF사태는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새로운 깨달음을 갖게 만들었다. 하루빨리 구제금융체제에서 벗어나 국가경제를 회생시키자면,그리고 다시는 국가적 치욕을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고 사회 각부문에 도사리고 있는 비능률을 척결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그것이다. 부패한 공직자와 정치인들을 다스리는 법들이 현재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법률들은 정치적 고려와 뿌리 깊은 온정주의,그리고 구조화된 부정부패 앞에 무력했다. 뿐만 아니라 공직자와 정치인에 대한 사정의 기준이 모호해서 편파사정이니 표적사정이니 하며 사정당국에 대한 불신을 불러오기도 했다. 따라서 정권 차원의 일시적 캐치프레이즈나 바람몰이식 일과성 사정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부패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국민회의는 96년 시민단체의 입법청원을 기초로 최근 부패방지법안을 확정했다. 국민회의의 부패방지법안은 내부 고발자 보호,돈세탁 방지,재산등록 의무자의 확대등 특기할 만한 부분을 담고 있다. 공직사회와 재계가 범죄카르텔을 형성하다시피 하고 있는 현실에서 내부에서의 제보 없이는 범죄 적발이 쉽지 않다. 따라서 내부 고발자를 법적으로 보호함으로써 범죄고발을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계좌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액의 뇌물이 현금으로 오가는 현실에서 일정액 이상의 현금거래를 신고토록 한 돈세탁방지 조항도 바람직하다. 부정부패가 중하위 공직자층에도 만연해 있는 현실로 볼때 재산등록 의무자의 확대는 시의적절하다. ○재정신청 범위 확대해야 국민회의는 부패방지법안을 확정하면서 특별검사제를 배제했다. 특별검사제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굳이 위헌적 요소가 있는 특검제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방법은 있다. 공무원의 직권남용 등에만 한정된 재정신청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면 된다. 꿩 잡는 게 매다. 부패 척결이야말로 부패방지법의 핵심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법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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