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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성비 황오염물질 20% 중국서 온다

    산성비를 일으키는 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SO(F)) 등 국내 황산화물의 20%가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라는 공식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연구원은 17일 “지난달 28∼30일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린 제7차 한·중·일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에 관한 전문가 회의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3국이 연구결과를 공개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중·일 3국은 지난 1999년부터 올해까지 ‘3국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 1단계 사업을 벌여 왔으며, 국립환경연구원의 이번 발표는 지난 6년간 진행해 온 연구작업의 결과물이다.3국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원과 피해지, 오염물질의 양 등을 규명해 3국간 회의에서 처음으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1998년 1년 동안 우리나라의 땅에 내려 앉은 황산화물 46만 5000t 가운데 9만 3510t(20.1%)이 중국에서 넘어온 것으로 분석됐다. 황산화물은 질소산화물과 함께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석유·석탄의 사용량 증가로 발생하는데 산성비의 주 원인이기도 하다. 연구원은 “3국간 장거리이동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밝혀낸 것은 큰 성과이며, 내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 공동연구 사업에서는 질소산화물의 국가간 영향도 측정할 예정”이라면서 “장거리이동 오염물질에 대한 연구에서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을 선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CEO 칼럼] 중국 톈진에서/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CEO 칼럼] 중국 톈진에서/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오늘 따라 중국 톈진(天津)의 밤 풍경이 맑고 아름답다. 공업도시라 분지가 아님에도 톈진의 하늘은 늘 매연으로 가득 차 가까운 건물조차 뿌옇게 보이기 일쑤인데 오늘처럼 바람이 센 날이면 수상공원을 비롯한 물 많은 이 도시가 활기차고 아름다운 곳임을 선명히 보여준다. 꼭 16년 전,88서울올림픽 개최 직전,90년 북경아시안게임 건축설계 자문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국교가 없던 이 땅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해마다 수차례 방문하고, 지금처럼 장기적으로 머물며 일하고 있지만 이렇게 빠른 발전적 변화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소달구지와 자전거 행렬이 한가롭던 베이징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은 이곳 사람들조차 이젠 기억하지 못한다. 외국인 전용 화폐에 괄세받던 인민폐는 이제 세계적인 통화가 되었다. 이런 얘기는 이제 상식이 되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러나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여전히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3월, 나는 톈진시 정부로부터 초청 받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건축가와 함께 이곳 하이허(海河)강 재개발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에 참여했다. 톈진의 도심을 남북으로 흐르는 이 강은 수나라 대운하의 일부이며, 톈진시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도시개발의 전략적 핵심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거창한 국제적 이벤트의 결과는 어처구니가 없었다.4단계 심사 즉, 전문가 심사, 해당구청 심사, 그리고 시 본 청 심사까지 1등을 한 우리는 당선 축하 인사까지 받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최종 심사인 시장 발표는 당선작이 없음이었고, 내용적으로는 이곳 박물관을 설계한 일본 팀에 설계를 맡겼다. 문제는 일본 건축가가 만든 최종안은 90% 이상 우리 안을 베낀 것이며 당초의 일본안은 흔적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톈진시 담당자조차 이 일에 분노하여 그 내용 일체를 내게 보내왔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모든 증빙 자료를 첨부하여 이 곳 시 당국에 공식적인 항의 편지를 보냈었다. 지난해 11월 이 곳 당국에서는 내게 공식적인 해명을 이렇게 했다.“지난 3월 사스가 창궐하여 류 선생은 불러도 톈진에 오실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일본팀은 이미 톈진에 사무소가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국제적 명분보다는 결국 정치적 음모가 우선이었던 것이다. 그때 내가 한 말은 이랬다.“나는 여태 중국의 문화와 대국적 품성을 존경하고 두려워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보면 별로 두려워할 것도 없어 오히려 안심이 되어 좋다. 중국도 아직은 멀었다.” 다시 일년이 지난 지금, 타이완 맞은편 개방도시인 샤먼(廈門)의 스포츠 공원 설계를 맡아 톈진에서 중국인들에게 일을 시키고 있다. 지금 창 밖의 저 휘황한 밤 풍경을 내다보면서,“중국도 아직은 멀었다.”고 한 치기어린 내 말을 후회하고 있다. 중국 현대사의 참담한 광기였던 문화혁명 같은 분위기가 바로 우리 땅에 불어오는 듯한데, 그 광란이 있었기에 오늘날 중국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다면 역사의 아이러니다. 우리도 후퇴의 역사를 다시 겪어야만 제2의 한강의 기적 같은 눈부신 미래가 온단 말인가? 그러나 나는 아직도 중국이 우리보다 현대사를 앞질러 개척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들도 국민 소득 1만달러 시대가 되면 체제가 붕괴되는 더 큰 고통을 겪을 것이고, 그때는 이미 터널을 빠져나간 우리는 중국보다 저 멀리 앞서갈 것이라 믿고 또 빌고 있다. 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 7~10일 아시아 전통예술 페스티벌

    7~10일 아시아 전통예술 페스티벌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아시아 각지의 전통 굿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2004 아시아 전통예술 페스티벌’.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기영)이 ‘아시아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를 주제로 처음 개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샤머니즘에 바탕한 아시아 각국의 전통예술이 공연,전시,학술 등 각 장르를 망라해 소개된다. 해외 초청공연으로는 인도 바닷가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테 암 케랄라’와 일본의 가무를 동반한 제사양식인 ‘다카치오 가구라’,몽골 특유의 대륙적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밤바도르지 단덕’ 등 8개국의 독특한 무속 의식이 펼쳐진다.병든 사람을 치료하는 전통 굿인 사하공화국의 ‘야쿠치야’,바이칼호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러시아 부리야트족의 전통세습 무당인 ‘발렌친카그다 예프’ 등 쉽게 접하기 힘든 아시아 샤머니즘을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이다. 국내 공연으로는 만신 김금화와 30여명의 참가자들이 풀어내는 서해안 풍어제,마을 공동의 대규모 제사의식인 남해안 별신굿,화려한 망자 천도의 굿인 서울 새남굿,죽은 자의 한을 씻어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진도 씻김굿 등 전국의 이름난 굿판이 펼쳐진다. ‘샤먼-아시아의 얼굴’을 주제로 한 전시 행사에는 미얀마의 성인식과 내림굿,리수족의 신년 의례 등 사진작가 김수남이 16년간 아시아 오지를 돌며 카메라에 담은 다양한 통과의례 영상물이 소개된다. 이밖에 아시아 각국 전통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아시아 샤머니즘’과 ‘아시아 문화의 같음과 다름’을 주제로 토론하는 학술행사도 눈길을 끈다.최종민 조직위원장은 “샤머니즘을 뿌리에 둔 아시아 전통 공연양식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 총체예술”이라면서 “평소 홀대받았던 아시아 문화를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www.ataf.or.kr(02)744-0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4)긴장 고조되는 양안관계

    [차이나 리포트 2004] (14)긴장 고조되는 양안관계

    |샤먼 이지운특파원|2004년 6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의 한 부둣가.남쪽 바다를 바라보니 타이완이 코앞이다.타이완 진먼다오(金門島)에 딸린 작은 섬까지는 불과 4.6㎞.최근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양안(兩岸) 관계의 상징이다.날로 고조되는 긴장에도 불구하고 샤먼 곳곳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관광객은 넘쳐난다.중국의 ‘판문점’,샤먼의 ‘이중성’이다. 중국 남부 관광 명소의 하나인 이 곳은 매년 20만명의 타이완 사람이 드나들고,타이완의 돈이 쏟아져 들어온다.타이완의 대 중국 투자액은 전체 해외투자액의 40%.1987년 이래 중국에 진출한 타이완 기업 수는 어림잡아 3만곳.투자항목은 6만개에 이르고,총 투자규모는 600억달러 남짓으로 추산된다. 샤먼은 실로 돈과 사람이 지나는 관문이다.양안 곳곳의 섬과 야산에 숨겨진 수백기의 미사일도 이 흐름에 걸림돌이 되지는 못하는 듯하다. “타이완이 싼샤댐을 공격하면,중국의 보복은 타이완의 ‘하늘을 없애고 땅을 뒤덮을 것’”이라는 한 인민해방군 고위인사의 말에 힘을 얻은 때문일까. “누가 신경써요? 타이완이 샤먼을 공격하겠어요?(내륙의) 싼샤댐이라면 모를까….” 샤먼에서 만난 40대 초반의 운전기사는 이곳 사람들의 정서를 이렇게 표현했다.현지의 한국 기업 관계자들도 “심리적 동요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들 전했다. 그렇다고 코앞의 바다 건너 움직임에 관심조차 없을까.조선족 안내원은 “타이완 총통 선거에 대한 샤먼 사람들의 관심은 상당했다.”고 귀띔했다.그는 “천수이볜 총통에 대한 피격사건이 일어났을 때와 총통선거 개표 당일 신문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집에 가서 TV를 보느라 길거리에 사람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물론 이같은 관심은 양안간 군사적 긴장도의 상승이 걱정돼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정치권의 변동이 양안 경제에 미칠 파장이 더 고려됐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렇다고 타이완의 전격적인 독립선언→중국의 선공(先攻)→타이완의 반격으로 이어지는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샤먼대 타이완연구소의 리펑 부원장은 “(타이완의) 오판 가능성 문제가 남아 있어 낙관하기 힘들다.”면서 “타이완은 2006∼2008년을 독립과 관련해 매우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같은 대학 장원성 교수는 “(독립에 대한) 타이완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는지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타이완의 독립 욕구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는) 2008년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중국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리펑 부원장은 “타이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 일본에서 군사지원을 받을 것이고 한국에도 지원을 바랄 텐데 한국정부는 어떻게 할 것 같으냐.”고 거꾸로 질문을 던졌다.이런 질문은 베이징에서도 받았다.지식인들 사이에 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궁금증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장 교수는 “북한 핵과 타이완 문제는 갈라놓기 어려운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베이징에서 만난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왕이저우 부소장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그는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이라고 전제했지만 “중국 지식인 사이에서는 우리가 북핵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신 미국에도 타이완 문제 해결을 요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소개했다. 남북한 관계가 근본적으로 이중적 구조를 지니고 있듯,양안 관계 역시 단선(單線)적 시각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틀 속에 놓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샤먼이었다. jj@seoul.co.kr
  • [기고] 타이완 ‘독립 도박’ 가능성 적다/이영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타이완해협의 먹구름은 양안의 중국과 타이완 그리고 여기에 직간접으로 연루돼 있는 미국 사이의 3각관계가 역동적 변화를 거듭하면서 형성되고 있다.그 역동적 변화의 중심에는 역시 타이완이 자리하고 있다. 재집권에 성공한 천수이볜 총통은 ‘탈중국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2006년 ‘신헌법’ 제정과 2008년 시행을 천명했다.이러한 일정을 중국은 독립 ‘시간표’로 규정,강경한 입장을 밝혔다.지난 5월20일 타이완 총통 취임식 직후 중국 정부는 타이완이 “벼랑에서 말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독립은 평화가 없으며 분열은 안정이 없다.‘하나의 중국’ 원칙은 절대 타협할 수 없으며,타이완 독립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2008년 올림픽 개최를 위해 타이완의 독립행보를 좌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며,일체의 대가를 마다하지 않고 주권 및 영토 보전을 수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中, 타이완 독립노력에 최후통첩 중국은 5월17일 타이완에 “벼랑에서 말을 세우거나(懸崖勒馬)”,아니면 “불놀이로 자신을 태우거나(玩火自焚)” 하나를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의 ‘평화통일’ 노력 실패에 대비한 무력사용 의지를 배제하지 않는 가운데,타이완의 ‘도박’에도 대비하기 위한 군사획득 및 군현대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타이완해협 3각관계의 주축인 미·중관계는 최근 타이완으로 기울고 있는 미국의 태도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미국은 직간접적으로 타이완에 보다 광범위한 정신적 고무 및 암시를 보내고 있다.미국의 대타이완 군사판매를 포함한 군사협력은 빌 클린턴 행정부 후기부터 확대돼 왔으며,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모든 역량을 통한 대타이완 방위협력을 천명했다.미국은 대타이완 방위협력을 보장할 수 있는 ‘타이완관계법’을 유지하고 있다.중국은 미국이 양국관계의 대국적 틀을 중시함으로써 타이완에 ‘잘못된 신호(錯誤的信)’를 보내지 않도록,그리고 독립을 지지할 것으로 ‘오판’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누차 촉구해 왔다.후진타오 주석은 5월 말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독립세력의 분열활동은 타이완해협의 평화 안정에 대한 최대 위협인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함으로써,타이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중국에 ‘잘못된 신호’는 미국의 대타이완 첨단군사장비 판매다.이는 타이완의 ‘두려움’을 무디게 함으로써 ‘무력에 의한 통일 거부(以武拒統)’ 노선 강화를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거듭된 중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미국은 대타이완 군사관계의 전면적 제고를 의미하는 군사판매를 확대해 왔다. ●美·中·타이완 삼각관계 대전환 미국의 대타이완 군사판매는 미·중관계를 저해하는 돌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타이완의 전역미사일방어(TMD)체계 가입 실현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이는 중국의 타이완 정책에 대한 견제로 작용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수단이 될 것이다.타이완의 TMD 가입은 중국의 ‘한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서,타이완의 보다 넓은 ‘이탈’ 공간 확보를 의미한다.사실상 타이완에 대한 무기판매 및 방위협력을 포함한 미국의 타이완 전략은 미국의 국가이익,동아시아전략 그리고 대중(對中)정책 등에 대한 고려와 연계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중국은 미국의 타이완 전략 중심이 대타이완 방위협력 및 양안 균형유지로부터 중국을 겨냥한 ‘적극적’ 배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믿고 있다. 타이완해협 정세는 매우 민감하고 복잡하다.우선 중국에 있어 타이완과의 게임은 딜레마이다.반복되는 군사동원 엄포에도 불구하고,‘무력에 의한 통일(以武促統)’ 정책은 현재 주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수반될 위험 및 대가가 엄청나기 때문이다.군사행동은 미국의 개입을 초래하고,군사적 좌절로 인한 국내적 위신 손상은 보다 광범한 정치적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그러나 독립 지향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의 무력위협 사용은 불가피할 것이다. ●오판 가능성 완전배제 못해 한편 현실적으로 타이완의 선택 역시 다방면의 고려가 요구될 것이다.그중 하나는 중국과 미국의 반응이다.중국은 독립 저지를 위한 모든 조치들을 강구할 것이며,동시에 평화통일의 가능성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타이완이 중국이 설정한 ‘임계선’을 넘는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응할 것이다.이 경우 미국의 대응은 중국의 최우선 고려요소가 될 수 없을 것이다.만약 타이완의 행동이 미국의 동아시아 근본이익에 심각한 손상을 가한다면,미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것이다.따라서 타이완은 전략적 환경 및 반경이 계속 제한된 가운데,국가안보의 틀 속에서 구사되는 중국의 군사·외교·경제적 압력하에서 그리고 양안의 충돌발생 위험을 바라지 않는 미국의 지속적 압력하에서 독립선포라는 모종의 극단적 행동 선택이 어려운 실정이다.따라서 중국에 대한 보다 현실·실용적 선택이 현명할 것이다. 결국 타이완 혹은 중국에 의한 ‘오판’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하지만 최소한 당분간 양안관계는 상호 충돌 방지의 동기 및 기제들이 작용하는 가운데,상호 ‘대가의 공포’에 의한 ‘현상유지’의 인정과 ‘지위변경’의 시도 사이에서 실용적 평형이 유지됨으로써,중대한 위기 발생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그리고 희망어린 전망을 가져본다. 이영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베이징·샤먼 yglee@kida.re.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2) 상하이 집중탐구 ②

    [차이나 리포트 2004] (12) 상하이 집중탐구 ②

    한국인들은 지금도 “몇 년 후면 상하이가 서울을 따라잡을 것인가?“라고 묻곤 한다.중국인들도 10년 전에는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그러나 지금은 아니다.그들은 이제 “언제면 상하이가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될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상하이시의 투자환경에 대한 취재를 마치고 나서 그들의 이런 자신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롄(大連)에서 시작해 톈진(天津),칭다오(靑島),상하이,닝보(寧波),샤먼(廈門),푸저우(福州),선전,광저우(廣州)등으로 연결되는 포트벨트의 중심에 상하이가 위치하고 있다.동부 연해지역의 각 도시들을 선으로 연결해보면 활 모양이 된다.그 활의 중심부를 서에서 동으로 6000㎞를 달리며 내륙과 바다를 연결하는 양쯔강이 화살이라면 상하이는 화살촉이라고 할 수 있다.이 화살촉이 드넓은 태평양을 겨냥하고 있는 모습은 세계의 중심도시로 부상하려는 상하이 시민들의 열망을 보여준다. 상하이는 경제적으로도 중국 최대 경제권인 장강삼각주의 구심점이다.상하이 주변의 저장(浙江)성,안후이(安徽)성,장쑤(江蘇)성 등은 모두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일찍 시작된 지역이다.주변에는 양저우(揚州),우시(無錫),쑤저우(蘇州),항저우(杭州) 등 무려 10여개의 이름난 도시가 있다.장강삼각주에 밀집된 15개 도시의 GDP가 전체 중국경제의 19.5%를 차지한다.주변 지역의 시장 잠재성은 다국적기업들이 상하이에 투자를 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상하이는 줄곧 중앙정부의 커다란 관심을 받으며 발전했다.푸둥개발구의 최초 구상자는 덩샤오핑이었으며,그 건설작업을 직접 지휘했던 사람들은 장쩌민과 주룽지,리란칭,우방궈,쩡칭훙 등이다.이들은 모두 상하이 출신들로 중국의 중앙정치 무대에서 성공한 이른바 ‘상하이방(幇)’들이다. 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정치수도인 베이징을 제쳐두고 경제수도인 상하이에서 세계적인 행사를 잇달아 유치함으로써 국제도시로서의 상하이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1999년 가을 세계 500대 기업인의 모임인 ‘포천 글로벌 포럼 500’이 푸둥의 동방명주탑 앞에 위치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고,2001년에는 APEC회담이 상하이에서 진행되었다.2010년 박람회가 열리면 상하이는 또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맞는다. 상하이에 대한 투자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상하이의 푸둥지구는 선전,주하이 등 여타 경제특구와 달리 하이테크 산업의 생산,연구개발,그리고 최첨단 물류시스템 등이 고루 갖춰진 허브 특구로서 투자기회가 제일 큰 지역이다.그래서 푸둥에는 GM,IBM,GE,필립스,알카텔,씨티뱅크 등 다국적 기업의 본부 60여 개가 있다. 풍부한 고급인력도 상하이가 지닌 장점의 하나다.1990년대 후반부터 서구의 유명대학에서 MBA나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선진적인 경험과 지식으로 무장한 ‘해귀파’(海歸派·하이구이파)들이 돌아오고 있다. 이들이 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끄는 중심세력이 된다.개혁개방 이후 해외로 나간 중국 유학생 58만명 중 15만명이 이미 귀국했으며,이들은 전국에 4000여개의 기업을 세웠다.상하이 일대에만 최근 5년간 돌아온 해귀파가 2만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해귀파들은 기회의 땅인 상하이로 몰려들었다.그 이유는 간단하다.돈과 기회이다.기업들이 제시하는 스톡옥션을 보고 인재가 찾아 드는가 하면,우수 인재에 대한 정부의 배려로 그들이 몰리기도 한다.해외의 유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유학생이 대학교에 교수로 취직을 하면 주택을 무료로 제공하고,연구지원금을 충분히 지원한다.또한 외국인 자녀들을 위한 국제학교 설립에도 시당국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해귀파의 등장은 여러 측면에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상하이의 공무원들 중 상당수가 해외유학 경험을 가지고 있다.이들은 선진적인 공공 서비스 제공에 익숙해 있다. 현재 상하이시 정부는 자본주의식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중이다.그 골자는 시장 진입 장벽의 제거,정부간섭의 축소,투자환경 개선,법률환경 정비,시장요소의 효율 증대 등이다.상하이는 지난 해 중국내 200개 도시 경쟁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높은 투자기회를 검증 받았다.이같은 개혁 작업이 완수되면 상하이의 투자기회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상하이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jincd@posri.re.kr ■ 국제화 열풍 “위험도 크다” 상하이의 투자 전망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단기간에 이룩한 급속한 발전이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도시생활비의 상승,비싼 인건비,심화되는 교통난 등이 비즈니스 환경의 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 급상승하고 있는 부동산 임대료로 인해 외국기업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푸둥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420m의 진마오 빌딩 임대료는 홍콩 최고가 빌딩 수준에 도달한 상태이다. 상하이 투자진출은 시기적으로 이미 늦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중국 상무부 다국적기업연구센터의 왕즈러(王志樂) 주임은 “상하이의 높은 인건비와 부동산 가격을 고려할 때,한국기업이 꼭 상하이에 진출해야 하는 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상하이 보다 그 주변 지역에 대한 투자가 더 타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상하이의 국제화 열풍이 인근 도시로 급속도로 번져나가면서 주위 도시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하나은행 상하이지점의 고광중 지점장은 “당장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상하이 주변 도시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런 점에서 상하이의 대체 투자지로 급부상하는 곳이 쑤저우다.상하이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장쑤성 쑤저우는 상하이를 그대로 모방한 국제도시다.최근 상하이로 들어왔다가 이 곳으로 다시 옮기는 외국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밖에도 타이완 PC업체들이 집결해 있는 쿤산,전자부품·LCD업체 밀집 지역인 우시,난징 등도 상하이에 위협을 주는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jincd@posri.re.kr ■ 한국中企 ‘묻지마 투자’로 실패 다국적기업의 경연장이 되고 있는 상하이에 대한 한국기업의 진출은 어떠한가? 푸둥개발구 국제교류중심의 마쉐제에(馬學傑) 선전부 부부장은 “상하이의 핵심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푸둥지역에 이미 1만여 개 외자기업이 들어와 있다.”고 했다.이 중 한국기업은 233개로 예상보다 적다. 한국이 홍콩,버지니아제도에 이어 세 번째로 중국에 많이 투자를 하는 나라이다.상하이에 대한 투자가 부진한 이유에 대한 마 부부장의 설명은 이렇다.“한국 중소기업의 투자가 적기 때문이다.미국,일본,싱가포르 기업들에 비해 실력이 뒤지기 때문이다.한국기업은 자신의 특징에 맞는 투자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설명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한국 대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보통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치고 전략적으로 충분하게 검토한 후 진행되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기회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중국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국식 관행과 법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보다 적극적 진출이 필요하다. 현지의 경험과 지식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현장에서 직접 뛰는 것이 경험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상하이가 중국의 미래이고 또한 다국적기업의 경연장이라면 상하이에서 경험을 축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경험의 대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언론이나 연구소 등을 통해 쉽게 받아볼 수 있어야 한다. 정부와 사회가 다양한 분야의 중국 전문가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jincd@posri.re.kr
  • 원하는 대학 골라 공부하고 학위까지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이 함께 하는 통합교육프로그램이 처음 신설됐다. 29일 세계 7개 대학이 참가한 ‘세계총장대회’가 인하대에서 열려 ‘글로벌 U7컨소시엄’을 결성하고 통합교육프로그램과 글로벌 복수학위제를 주내용으로 하는 협정안을 채택했다.인하대를 비롯해 호주 로열멜버른대,중국 샤먼대,프랑스 르아브르대,이스라엘 하이파대,미국의 로드아일랜드대와 워싱턴대 등으로 구성된 U7컨소시엄은 이날 물류·경영·첨단과학·해양 등 4개 분야에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복수학위제를 실시하는데 합의했다. 기존 국내 대학의 공동학위제가 해외 대학의 학과 과정에 편입돼 학업을 수행하는 것과는 달리 U7컨소시엄은 7개 대학의 통합교육과정이 신설되는 것이다. 인하대는 매년 500명 이상의 복수학위 대상 학생을 선발,학비보조금 및 장학금 지원을 통해 추가적인 재정부담없이 교육시킬 방침이다. U7컨소시엄은 또 송도경제자유구역을 국제적인 교육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언어교육센터(Language Training Center)’를 설립,운영키로 했다.이곳에서는 단순한 외국어교육이 아닌,물류·경영 등에 대한 심층적 연구활동을 위한 외국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날 대회에서 초대 총장(임기 3년)에 인하대 홍승용 총장이 선출됐다.인하대내에 설치된 U7사무국 산하에는 교육·연구·행정 등 3개 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中, 비자없는 미국인 입국 거부

    |베이징 오일만·워싱턴 백문일특파원|중국과 미국간의 자존심을 건 외교 갈등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중국 출입국 관리 당국은 최근 푸젠(福建)성 샤먼(厦門)과 베이징(北京)에서 비자없이 입국하려던 미국인 수명의 입국을 거부하고 이들을 되돌려 보냈다고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가 6일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미국의 한 여성은 최근 여객기편으로 마카오에서 샤먼공항에 도착했으나 비자가 없어 입국이 불허된 데 이어 한 미국 여권 소지자도 이틀 후 같은 이유로 되돌아가야 했다. 또 베이징의 출입국관리소인 변방검사총점(邊防檢査總站)에 따르면,최근 수명의 미국인이 비자없이 입국하려다 좌절됐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새 비자발급 규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인에 대한 비자발급 절차를 강화하고,비자없이 도착한 미국 여권 소지자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하고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미국은 5일 유엔인권위원회(UNCHR) 연례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제재를 추진 중인 유엔인권위가 인권문제를 성실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이날 제네바 유엔인권위 연례 회의에서 중국의 인권침해 상황을 비난하는 결의안 채택을 지지하고 있으나 결의안이 토론도 없이 폐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킴 홈스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우리는 유엔인권위 내외의 맹방들에 이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oilman@˝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한표 행사” 타이완 기업인 귀국 러시

    20일 타이완(臺灣)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 내 타이완 기업인들이 대거 귀향길에 오르고 있다.고국의 명운이 달린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1표’를 행사하겠다는 비장한 각오 때문이다. 이번주 들어 20일까지 중국 전역의 타이완행 비행기표는 이미 동이 났다.표를 구하지 못한 타이완 기업인들은 돈을 모아 ‘전세기’를 예약한다는 방침이다.광둥(廣東)성 둥관(東莞)에는 지난 2월 중순 ‘중국 타이완 상인 귀향 서비스센터’가 설치됐고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도 타이완 상인연합회가 지난 11일부터 귀향 편의를 돕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 대륙에 투자한 타이완 기업수는 6만 8115개,기업인 수는 대략 30만명 이상이다.양안간 교역 규모는 작년에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583억달러)했다.이번에 귀향,투표에 참여할 기업인은 대략 20만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인은 양안간 교역 활성화를 위해 3통(通商·通航·通郵) 실현과 현상 유지를 원하고 있다.20만명 가운데 대략 80%가 야당연합의 롄잔(連戰)-쑹추위(宋楚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전했다. 이들은 가족·친지 등 1인당 5표 정도를 좌우할 수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과거 사업이 바빠 정치에 관심이 없던 이들은 타이완 독립을 추진하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재선되고 ‘방어성 국민투표’가 강행될 경우 대륙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oilman@˝
  • 책/몽골 비사

    유원수 역주 / 사계절 펴냄 몽골의 신화와 건국 과정을 담은 가장 오래된 사료인 ‘몽골 비사’(유원수 역주,사계절 펴냄)가 나왔다. 한국 학계가 몽골 제국사 원전사료에 직접 접근하게 됐음을 뜻한다.원제는 ‘원조비사(元朝秘史)’.‘집사’ 및 ‘원사’와 함께 몽골 제국의 3대 사서의 하나로 꼽힌다.무엇보다 유일하게 몽골인의 손으로 쓰여졌다. ‘몽골 비사’는 몽골족에게 구전되어 내려오던 내용을 13세기에 궁중시인이나 샤먼이 몽골어로 구술했고,그것을 위구르 문자로 기록한 것이다. 몽골족의 기원에서부터 서술하고 있지만,칭기즈칸의 일생을 다룬 내용이 대부분이다.사실상 그의 일대기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몽골 비사’의 최초 원전은 지금 전하지 않는다.남아 있는 것은 원나라 말 명나라 초에 작성된 한자 전사본(轉寫本) 사본들뿐이다.중세 몽골어를 한어 북방 방언의 한자 음을 빌려 적은 것들이다.역주자는 먼저 필사자나 각자공의 실수를 포함한 번역본의 잘못을 바로잡았다.한역본이 성립할 무렵의 한어 방언의 음가를 추적하여 최초 원전에 가까운 위구르식 몽골어로 재구성했고,다시 현대 한국어로 옮겼다.책 말미에는 복원된 몽골어 원문 전체를 라틴어로 읽을 수 있도록 옮겨놓았다. ‘몽골 비사’를 역주한 유원수 서울대 선임연구원은 “1994년에 처음 이 책을 펴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잘못된 곳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면서 “이제야 몽골을 연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자료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3만 2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정동주 역사문화에세이-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운주사 천불천탑(하)신비에 대한 오해와 몽골문화

    일요일인 2003년 12월28일 오후 2시에서 6시까지 울란바토르 시내의 한 찻집에서 촐몽 교수를 만났다.준비해 간 천불천탑 관련 사진자료를 보여준 뒤 내가 먼저 질문을 하고 촐몽 교수의 답변을 들었다. 문:고려와 몽골(원) 사이에서 매우 특별한 활약을 했던 홍다구 등 몽골에서 보낸 인물들을 몽골의 역사는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가? 답:그들에 관한 정통 역사 기록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몽골(원)의 역사기록은 1368년 명나라에 원이 멸망당한 뒤 대부분 파괴되었는데,홍건적 사건은 몽골의 역사기록을 불태운 대표적인 사례다.오늘날 몽골역사서 ‘몽골비사’ ‘집사’ 같은 기록도 고려,중국의 자료를 러시아 학자들이 정리한 것을 토대로 하여 몽골 측이 연구한 것들이다. ●유라시아 유목민 청동기때 석인상 건립 문:몽골인의 탑 세우는 관습에 대해 말해달라. 답:스투파(Stupa·탑) 관습이나 목적을 알려면 먼저 석인상(石人像)의 역사부터 이해해야 한다.유라시아 유목민족들에게서 사람 형상을 한 석인상 만드는 관습이 일찍부터 있어 왔다.대체로 청동기 시대부터다. 조상의 형상을 만들어 제사 지내기 위한 신앙 측면,뛰어난 업적을 남긴 선조들의 위업을 길이 받들기 위해서였다.이 관습은 돌궐족,거란족,몽골족으로 전승되었는데,13세기부터 본격화된 몽골 석인상은 탑을 세우는 이유와 겹쳐졌다.유명한 인물,전쟁 때 나라를 구한 영웅을 기념하는 기념물도 세웠다. 굳이 불교와 관련해서 탑을 세우지는 않는다.몽골인 정서에는 샤머니즘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문:몽골군은 상대국을 침략한 뒤 피정복국에 몽골의 문화를 강요하는 관습이 있었나? 답:그렇다.점령지에다 몽골의 역사를 쓰게 하거나 기념물을 세우게 하는 전통이 있었다. 문:(사진을 가리키면서)이런 문양이 몽골에도 있었나? 답:몽골 민속에는 이것과 똑같은 문양이 옛날부터 있어오고 있다. 문:X는 몽골에서 어떤 뜻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답:X는 몽골 전통가옥 겔의 하단부를 구성하는 힘살대로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유목민족은 계속 이동해야 하는데,그때마다 X문양의 힘살대를 접어서 싣고 다니다가 자리가 정해지면 X를 펴서 천막을 친다.X를 ‘하낭헤’라 부르는데,몽골인에게는 “하낭 겔에서 태어나 동굴에서 생을 마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소중한 역할을 하는 하낭헤이기 때문에 몽골인 삶 도처에 이 문양이 상징적으로 응용되고 있다.X는 동서남북,상하로 이어지는 연속성,영원성을 뜻한다.종교적으로는 민족,가족 간의 유대와 정을 상징한다.만약 운주사라는 곳의 탑에 새겨진 X문양이 몽골군과 어떤 연관이 있다고 가정한다면,타향에서 전사한 몽골 병사들의 영혼을 달래고 그들 영혼을 고향의 가족에게로 돌려보낸다는 주술적인 상징으로 이해해 볼 수도 있다.어디까지나 가정한 경우다. 문:혹시 몽골군이 상대국을 공격하는 군대 안에 무당을 배속시키는가? 답:그렇다.군대 안에 샤먼을 동행시키는 것은 고대로부터의 전통이었다.전쟁 개시 날짜와 시간,공격의 계속과 중단,후퇴에는 “영원한 하늘의 힘으로!”라는 뜻의 무당이 관여했다. 문:무당은 어떤 방식으로 점을 치는가? 답:주로 무구였지만 때로는 하늘의 별을 관측하여 지휘관과 군대의 운명을 예언했다. 문:별 중에서 몽골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무슨 별인가? 답:북두칠성이다.몽골인은 초원을 옮겨다니는 유목민이어서 어느 별보다 중요하게 여겼다.저녁 9시 이후가 되면 북두칠성을 향하여 우유를 뿌리면서 목축의 번성을 기원한다.우유를 뿌릴 때 사용하는 국자 안에도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다. 2003년 12월29일(월) 오전 11시 체렌한드 교수를 그의 연구실로 찾아갔다.준비해 간 사진을 보여준 뒤 물었다. 문:어떤 느낌이 드는가? 답:낯익다.이런 문양들(X,XX, )은 과거 몽골 역사 유물에서도 많이 발견되지만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 고스란히 살아 남아 있다. 문:X문양은 어떤 뜻을 지녔는가? 답:겔의 하단부를 떠받치는 접었다 폈다 하는 건축 재료로 연속성,영원성을 상징한다. 문:◇문양은 어떤 상징으로 통용되는가? 답:동서남북 사방을 튼튼하게 수호하고,강력한 힘을 나타내기도 하며,악을 물리친다는 상징적인 문양이다. ◇◇또는 는 하탄수이흐라 하는데 ◇의 응용이며 강화된 뜻이다.몽골의 고대 인물상의 귀고리,목걸이,반지에서 발견되는데,악을 물리치는 부적과 같다. 문: 문양은 어떤 의미인가? 답:안에 든 것은 꽃 문양이고 바깥 것은 하탄수이흐 문양이니까,두 문양이 겹쳐진 만큼 더욱 더 강력한 상징이다.활짝 핀 꽃은 번성,새로 태어남,신성한 힘을 상징하니까 신성함을 더욱 오래도록 수호한다는 상징이다.강력한 힘을 뜻하므로 악귀나 사악한 귀신을 항복받고 물리친다는 상징이다. 2003년 12월29일(월) 오후 3시 바야르 교수를 그의 아파트로 방문했다.그는 발목을 다쳐 깁스를 한 상태였기 때문이다.그에게는 70여구의 석불 사진을 보여주었는데,한참 들여다 보고 있던 그가 먼저 나에게 물었다.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몽골 석인상 연구’라는 저서를 갖고 있고,한국에도 그에게서 배운 학자가 계신다. 바야르:이 석상(石像)들은 어느 시대에 조성되었나? 필자:우리나라에서는 13세기경이라고 한다. 바야르:이 석상들은 한국인이 전통적으로 조성해온 석상이나 불상과 차이가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가? 필자:특히 정통한 불상 양식과는 좀 다른 것 같다는 말도있다.무더기로 세워져 있다든가,지난 시대인 신라나 삼국시대,고려 초의 불상기법에서 후퇴하며 조악하다는 지적이 있다.절 집 바깥 노천에 세워진 점도 불교 교리와는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바야르:돌로 만든 불상은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볼 수 있는데,시대적으로 특징이 있으며,불상으로서 지녀야 할 원칙 같은 것이 공통적으로 있기 때문에 알아보기가 쉽다.그런데 이 석상(사진)들은 불상이라기보다 석인상(石人像)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이 석상들은 한국 어느 지역에 있는가? 필자:한국 남단 전라남도 화순이라는 곳이다. 바야르:이 지역이 몽골군과 무슨 관련이라도 있는가? 필자:(몹시 놀랐다.삼별초와 몽골,고려 연합군의 전투,그 이전 몽골군의 침략을 얘기했다.) 바야르:(그는 갑자기 긴장하는 모습이었다.)몽골군이 주둔했던 곳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념물을 남겼다는 것이 제대로 연구되고 있지 않아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것들은 한국의 전통 불상들과는 확연히 다른 것 같고,몽골의 석인상과 유사한 점이 발견되기는 합니다만…. ●석불, 몽골인의 조상신 석인상과 비슷 필자:어떤 부분이 몽골 석인상과 유사하다는 것인가? 바야르:이 석상들 얼굴 모습은 돌궐제국 석인상과 퍽 닮았다.코를 기다랗게 처리한 점이 그러한데,눈썹과 코가 연결된 부분을 선명하게 처리한 것은 돌궐의 석인상과 매우 닮았다.몽골 석인상 연구는 손의 모양,다리 모양에 따라 연구된다. 필자:운주사 석상들의 손 모양으로 볼 때는 어떤가? 바야르:돌궐 석인상과 유사해 보인다.…만약 몽골군이 그 곳에 가서 기념물을 조성했다면 몽골 고유의 방식을 고집했을 수도 있고,그 지역 전통기법과 양식을 몽골 것과 융합시켰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어디까지나 가정해서 하는 말이다.이곳 석상 중에서 상투 모양이 있는데, 이것도 돌궐 석인상과 유사하다. ●무더기 石像 돌궐시대 제사유적에서 발견 필자:이 석상들은 무더기로 모여 있는데 이것은 불교 교리와 어긋나는 것이라고 한다.이런 예가 몽골이나 그 이전 시대에 있었는가? 바야르:돌궐시대 제사유적에서 발견되고 있다.제사유적지는 칸(지배자)의 제사유적인데,칸은 앉아 있는 모습이다.마치 부처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 옆에는 대신들이 좌우로 선다.대신들은 직위에 따라 그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노예계급은 무릎을 꿇고 손을 모으고 있다. 필자:이 사진은 흔히 와불(臥佛)이라 부르는데,이런 예가 몽골에도 있는가? 바야르:흔치는 않지만 몇몇 있다.일으켜 세우면 재앙이 일어난다 하며 그냥 둔다. 이번 취재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운주사 탑신에 새겨져 있는 문양들이 모두 몽골의 민속에 나타나 있다는 점,문양마다 특별한 의미가 있으며,그 의미들은 한결같이 현대 몽골 사회 곳곳에서 살아 있는데,특히 몽골에서 가장 유서깊은 간단사(寺)의 처마 끝이나 모든 사찰의 출입문과 지붕에서 문양들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이 문양들은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도 없다.그래서 오래도록 수많은 사람들이 이 문양을 신비한 것이라고만 말해왔지 않나 싶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운주사 천불천탑을 몽골인이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는 않으려 한다.다만 지금까지 논의되어온 비밀스럽다던 탑신의그 문양이 몽골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고,석불들이 불상이기보다는 몽골인들의 조상신인 석인상과 그 형태와 세우는 방식이 많이 닮았다는 점을 보고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문화의 새벽이 오기 위해서는 부질없는 권위주의적 학문 방법과 속좁은 민족 문화론을 내세워 너무나 객관적이고 엄연한 역사사실을 업신여기는 태도를 부끄럽게 여길 줄도 알야야만 한다.부끄러움을 알면 모두가 평등하고 아름답다.아,그리고 천불천탑은 몽골군의 삼별초를 진압한 전승기념물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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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백제왕(정찬주 지음,아래아 펴냄)성철스님 일대기를 다룬 ‘산은 산 물은 물’의 작가가 5년여 동안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왜곡된 백제 역사의 진실을 규명.성왕과 왕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일본에 고급문화를 전하는 과정을 그린다.전2권.각권 8000원. ●맛동산 리시브(양선미 지음,문이당 펴냄)98년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표제작 등 8편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삶의 막판에 몰렸거나 깊은 내면의 상처를 지닌 인물.이들의 사연을 맛동산,용 문신 등 다채로운 소재에 담아 부조리한 현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8500원. ●교수(샬럿 브론티 지음,배미영 옮김,열린책들 펴냄)‘제인 에어’의 작가가 쓴 첫 장편으로 국내 처음 번역.산업혁명 후에 상업과 사무적 인간관계가 횡행하는 영국 사회를 견디지 못한 한 청년이 벨기에로 건너가 사랑하고 일하면서 홀로서는 과정을 다룬다.9500원. ●숭어 도둑(이청준 지음,디새집 펴냄)‘흙으로 빚은 동화’라는 부제가 말하듯 중견 작가가 어린 시절 겪은 자연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준다.자신의 문학의 질료였던 시골체험을 바탕으로 자연의 아늑함과 인간의 정이 물씬 풍기는 내용을 대화와 구술 형식으로 전개.8800원. ●몽골 현대시선집(이스.돌람 외 지음,이안나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국내 처음 소개되는 현대 몽골 시문학.이데올로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서정성을 중시하는 60년대 몽골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4명의 작품과 해설 수록.9000원. ●무릉리 이야기(김숙희 지음,함께읽는책 펴냄)아동문학가인 저자가 한적한 시골마을을 소재로 사람사는 훈훈한 이야기를 동화처럼 형상화.강첨지와 선덕의 시선을 빌려 다양한 인물을 관찰하면서 농촌의 연대의식 등을 들려준다.7000원. ●오뚝이 신화(안문길 지음,와이겔리 펴냄)91년 늦깎이로 등단해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해온 작가의 소설집.경쟁 위주의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9000원. ●쓰시마 유코 소설집(유숙자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69년 등단이후 사회적 소수파 입장에서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의 작품집.15편의 단편이 서로 연결되는 형식에다 일본 전통의 구비문학과 사소설 기법을 섞어 원초적 인간과 샤먼의 목소리 등을 담았다.8000원. ●미겔 스트리트(V.S.나이폴 지음,이상옥 옮김,민음사 펴냄)200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대표작.직접 살았던 트리니다드 섬 주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17편의 작품에 담았다.그들의 좌절과 광기를 다루면서 따스한 공감의 눈길을 보낸다.8000원.
  • 책 / 샤먼 이야기

    양민종 지음 정신세계사 펴냄 우리 민족의 시원지로 알려진 한반도 북방 시베리아의 숲과 초원.그리고 그곳에 깃들어 살던 수많은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상징하는 솟대,돌무더기,하늘제사터,신목(神木),신조(神鳥),오색천….이런 상징물의 중심에는 으레 현란한 옷차림의 인물이 있다.샤먼이다. 신라 금관 같은 쇠모자를 쓴 채 북을 들고 춤을 추거나 불을 지피며 병자들을 치료하고 혹은 주문을 외며 생로병사에 관해 기원하는 인물.그의 허리띠에는 숫돌과 곡옥(曲玉),쇠방울,약병,물고기,칼 등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 그 존재이유가 범상치 않음을 대번 짐작케 한다.우리 문화의 원류가 한반도 북방에서 비롯됐고 그것이 바로 이같은 샤먼문화라면,샤머니즘에 대한 연구는 곧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육당 최남선이나 남창 손진태,간정 이능화 등 국학의 거두들은 한결같이 한반도 북방의 샤머니즘에서 우리 고대 문화의 뿌리를 찾았다. ‘샤먼 이야기’(양민종 지음,정신세계사 펴냄)는 이런 국학담론의 맥을 잇는 노작이다.저자(부산대 노문과 교수)는 샤먼의 본향인 북방 시베리아 지역을 직접 찾아 우리의 잃어버린 신화,샤먼의 세계를 복원했다. 루마니아 출신 미국 종교학자 엘리아데를 비롯,서구의 많은 학자들은 샤머니즘을 범세계적인 종교문화현상으로 본다.그러나 저자는 샤머니즘은 알타이 산맥에서 바이칼호에 이르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고유한 문화양태임을 강조한다.샤머니즘이라는 용어는 서구를 통해 들어왔지만,샤머니즘은 한반도에서 수천년의 토착화 과정을 거쳐 민중의 신앙으로 자리잡았다.단군 한배검을 비롯한 여러 신화들은 샤먼 세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샤머니즘은 ‘야만의 종교’가 아니다.고대인의 철학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다.저자에 따르면 서구인들은 우월감과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그리스 신화만을 과대포장하고 동아시아인들의 신화와 샤머니즘의 의미는 깎아내리고 사장시켜온 측면이 없지 않다.동아시아 샤머니즘의 심장부인 바이칼호 인근에 사는 부리야트 샤먼의 경우 우주는 하늘과 지상,지하의 삼계(三界)로 이뤄져 있다.각각의 세계에는 그리스 신화의 신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신들이 고유한 기능을 지닌 채 존재한다. 저자는 샤먼의 세계에서 인간이 사는 지상을 주재하는 주요 신이 여성이라는 점은 동양의 샤먼 신들이 고대 그리스 신과 같은 서구적 개념의 신들보다 남녀평등이 더 잘 이뤄졌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밝힌다. 대화체 형식으로 씌어져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1만3000원. 김종면기자
  • 출국뒤 재입국 불가 소문… 업체선 고용확인서 안줘…/불법체류 외국인 합법화신청 기피

    중국 지린성 출신 조선족 동포 김소연(41·여)씨는 국내에서 3년6개월째 체류하고 있다.그동안 식당일에서부터 청소까지 마다하지 않고 일했지만 요즘은 그나마 일이 없어 놀고 있는 형편이다.때문에 김씨는 정부가 독려하고 있는 불법체류자 합법화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김씨는 “신청 마감이 열흘 정도 남았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볼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일단 출국당하면 다시 입국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여차하면 신청을 안하고 불법체류자로 계속 남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리스양(39)의 체류기간은 2년8개월째다.외국인 근로자 취업이 금지돼 있는 건설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탓에 불법체류자 합법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됐다.정부에서는 일단 확인등록만 한 뒤 허용업종에 취업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다.리스양은 “건설업계에는 일자리가 많아 계속 불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면서 “설령 단속돼 강제출국되더라도 합법화 신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경기 의정부의 한 육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만란(29) 역시 “체류기간 3∼4년인 외국인은 신고 뒤 출국했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한 번 나가면 영영 못 들어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불법체류자 합법화 신청을 꺼리고 있다. 안산에서 건축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는 조선족 동포 한모(44)씨는 “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다니는 상황에서 고용확인신고서를 어디가서 구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시화공단의 도금 공장에 있는 스리랑카 출신 샤먼(30)은 공장주에게 고용확인 신고서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고도 “쫓겨날까봐 서류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합법화 신청률 낮아 정부가 내년 8월 고용허가제의 시행을 앞두고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정리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시행하고 있는 불법체류자 합법화 신청이 외국인 근로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심지어 일부 사업자들은 고용확인신고서 발급을 원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임금인상 등 불이익을 우려해 직장에서 내쫓기도 한다. 20일 현재 합법화 신청률은 전체 대상 22만 7000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1.9%인 9만 5055명에 불과하다.노동부는 이런 추세라면 합법화 신청 마감까지 70%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만약 이렇게 되면 6만 8000여명의 불법체류자가 발생,내년 8월 시행 예정인 고용허가제는 시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뒤늦게 길거리로 나서 노동부는 합법화 신청 기한이 임박하자 서울 마포구 한국산업인력공단 1층에 특별신고센터까지 마련했다.노동부는 당초 하루 1000명 정도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행 첫날 체류확인자는 199명에 그쳤다.전담 직원 20명이 하루에 10명도 처리하지 못한 셈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노동부는 장관뿐만 아니라 실·국장까지 거리로 나섰다.권기홍 장관은 21일 오전 7시부터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시 원곡동 일대를 찾아 전단지를 나눠주며 합법화 신청에 적극 참여토록 독려하는 가두 캠페인을 벌였다.노동부 실·국장들도 23일까지 경인지역내 외국인 근로자 주요 밀집지역을 찾아 캠페인을 펴기로 했다.관계기관 합동으로 계도에 나서기도 했다. ●합법화 신청이란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체류기간이 3년 미만인 불법 근로자에게는 2년간 취업자격을 주지만 3∼4년 체류한 근로자는 일단 출국한 뒤 재입국하면 기존 체류기간과 합산해 5년 범위 내에서 취업할 수 있다.그러나 4년 이상 머물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다음달 15일까지 자진출국해야 한다.다만 4년 이상 불법체류자가 자진출국하면 내년 8월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통한 국내 취업신청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김용수 유영규기자 dragon@
  • 진지한 사유와 은유적 표현의 ‘기인’/요셉 보이스展 ‘샤먼과 숫사슴’ 오늘부터 소격동 국제갤러리

    1963년 백남준의 첫 전시가 열린 독일 부퍼탈 파르나스 화랑에서는 기상천외한 퍼포먼스가 벌어졌다.백남준의 부탁으로 진열된 네 대의 피아노 중 한 대가 완전히 박살났다.당시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요셉 보이스(1921∼1986)가 어디선가 도끼를 들고 나타나 백남준이 때려부술 피아노를 대신 신나게 해치운 것이다.이 사건 이후 이 두 ‘기인’ 예술가는 결정적으로 가까워졌다.백남준은 보이스가 죽은 뒤 추모제를 지내면서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스를 무명시절에 만나 우정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개념예술가 혹은 행동주의예술가로 널리 알려진 현대미술의 거장 요셉 보이스.그는 독일 현대미술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으며,그 진지한 사유와 적극적인 표현방식은 그를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1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요셉 보이스전은 그 이름이 낯선 사람들에게는 보이스 입문의 자리로,그의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보다 깊은 보이스 이해의 장으로 기억될 만하다.전시의 주제는 샤먼과 숫사슴.이름만 들어도 이번 기획전이 무속적인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전시임을 짐작할 수 있다.보이스의 무속 혹은 샤머니즘의 세계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보이스는 2차대전 때 독일의 조종사로 전투에 참가한 기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보이스는 나치 공군에서 부조종사로 복무하던 중 러시아 상공에서 크리미아반도로 격추돼 죽음의 위기를 맞았다.이때 그의 얼어붙은 몸을 구해준 것은 그 지역 타타르인이 가져다준 펠트 천과 담요,그리고 기름덩어리였다.이 사건은 대지의 에너지와 샤머니즘적인 힘을 통해 2차대전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자 했던 보이스의 예술개념의 시발점이 됐으며,이 물건들은 그후 그의 작업의 중요한 소재가 됐다. 샤먼이란 무엇인가.샤먼은 승려이자 의사,현자,과학자이며 사회복지 담당자이자 대장장이이기도 하다.샤먼은 그들 나름의 몽환상태에서 영적 세계를 넘나들며 때로 영적인 조수로 동물들을 데리고 다닌다.이번 전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이스의 작품에 흔히 등장하는 동물은 남성을 의미하는 숫사슴과 여성을 의미하는 산토끼다. 전시에는 설치작품과 드로잉 등 모두 50여점이 나온다.‘3 Throwing Crosses with 2 Stopwatches’는 양쪽 팔을 없앤 십자가에 샤머니즘 또는 토템신앙을 연상케하는 원시적 형상의 이미지가 어우러진 초기작.엄격한 가톨릭 집안에서 자란 보이스의 초기작품 중에는 이처럼 종교적인 분위기의 작품이 많다.구리와 펠트로 만든 ‘Dumb Box’는 달과 산토끼의 무덤을 형상화한 것으로 여성의 성과 생산,인간과 환경 등의 관계를 암시한다.‘Scala Napoletana’는 나무 사다리를 중심으로 두개의 구(球)를 양쪽에 놓고 이를 철사로 연결시킨 작품.여기서 사다리는 인생을 의미한다.경제적 어려움과 잦은 자연 재해로 단련된 나폴리 주민들의 강한 의지를 보이스는 이처럼 기발하게 표현했다.(02)735-8449. 김종면기자 jmkim@
  • 인디언문화 생활속으로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간간이 접해오던 인디언 문화가 생활 속으로 조용히 파고들고 있다.‘문명의 야만’을 질타하는 인디언의 지혜에서 삶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느리지만 꾸준히 문화계 곳곳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관련 책 줄잡아 40여권 출간 그 동선이 가장 두드러진 쪽은 아무래도 출판계.지난해부터 주요 출판사들이 경쟁하듯 인디언 문화와 관련한 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북아메리카 원주민’‘샤먼의 코트’‘시팅불’‘인디언의 전설,크레이지 호스’‘우르릉 천둥이 말하다’ 등 시중 서점에 나와 있는 인디언 책은 줄잡아 40여권.1971년 출간된 이후 전세계에서 500만부 넘게 팔려나간 명서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도 지난해 7월 재출간됐다. 인디언 수난사나 원주민 멸망사 일색에서 인디언식 명상쪽으로 초점이 빠르게 옮겨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체로키 부족의 영적 치료사 이름을 제목으로 삼은 ‘구르는 천둥’과 ‘우르릉 천둥이 말하다’를 비롯해 ‘지혜는 어떻게 오는가’‘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가대표적인 것들이다. 출판사 나무심는사람의 박시화 편집부 차장은 “인디언 문화는 ‘라즈니시’류의 단순한 명상서적에선 맛볼 수 없는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면서 “경제불황의 늪에서 찾으려는 자기성찰 방식”이라고 인디언 출판붐을 해석했다. 인디언 관련 책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선보일 전망이다.새달 열린책들에서는 인디언 정신을 역설하는 내용의 신간 ‘지금은 자연과 대화할 때’를 펴낼 계획이다.나무심는사람들에서도 연말쯤 인디언 의학서를 출간한다. ●음반·패션에도 젊은층 반응 뜨거워 인디언 문화를 책으로 접해오던 많은 소비자들은 음반쪽으로도 귀를 열기 시작했다.뉴에이지·월드뮤직 전문 음반사인 알레스2뮤직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인디언 음반(The Indian Road)을 출시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단순한 플루트 연주와 인디언 원어 노래가 섞인 낯선 음반은 지금까지 1만여장이 팔렸다.비주류 음반치고는 기대 밖의 실적이다. 음반을 기획한 김영호씨는 “일부 지식인층 마니아들을 주로 겨냥했는데 뜻밖에 젊은층의 반응이 좋아 놀랐다.”면서 “11월쯤 북소리와 괴성 같은 인디언식 창법이 좀더 짙게 가미된 2집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음반사는 2집 발매에 맞춰 국내 첫 인디언 콘서트를 열 계획으로 인디언 여성 플루트연주자 메리 영 블러드와 인디언 여가수 조앤 셰난도를 섭외중이다. 인디언 열풍은 패션쪽에서도 조용히 분다.최근 ‘웰빙(Well being)족’들을 중심으로 인디언의 전통민속품을 본뜬 ‘드림캐처’ 스타일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인터넷서 인디언식 이름짓기 유행 민감한 젊은 네티즌들이 이런 흐름에서 빠질 리 없다.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인디언식 이름짓기가 그 하나.인터넷 해외 사이트에 접속해 ‘마늘냄새나는 스웨터’‘노르웨이의 연약한 자작나무’‘5월의 꽃 메리온’처럼 길고 재미있는 인디언 이름을 얻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 ‘인디언 스타일’이 현대인들의 정신적 허기를 달래주는 신약(新藥)일 수 있다면 반가운 일이다.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진 않다. 마니아 중심의 인디언 문화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인디언전문가 서정록(48)씨는 “자연과 인간의 가치를 동일시하고 공존공생의 삶을 중시하는 인디언 정신이 현대인들에게 충분히 위안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요즘 쏟아지는 신간 가운데 인디언 문화를 오류없이 제대로 전달하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황수정기자 sjh@
  • 이런 책 어때요 / 동북아시아 샤머니즘과 신화론

    김열규 지음 아카넷 펴냄 샤머니즘과 신화를 통해 한국 문화의 원류를 살폈다.저자(계명대 교수)는 ‘해모수-동명왕-유리왕’으로 이어지는 고구려 시조 3대의 신화와 박혁거세신화·탈해왕신화·수로왕신화·고조선신화를 분석,한반도가 무권(巫權)과 왕권이 중첩된 무왕(巫王)신화권에 속함을 밝힌다.또한 북유럽신화의 오딘·보단·볼바,그리스신화의 오르페우스가 지닌 샤먼으로서의 속성을 밝혀 샤머니즘이 국지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저자는,샤머니즘은 억압된 욕망과 좌절된 본능을 발산케 해 난장이나 서양의 카니발처럼 공동체 내부의 상흔을 해소시킨다고 말한다.2만2000원.
  • 인간의 땅 시베리아 400년 역사여행

    우랄산맥과 태평양 사이의 러시아 영토’ 아시아 북부 500만 평방마일,지구상 육지 면적의 12분의1을 차지하는 거대한 땅 시베리아는 뼛속까지 시릴 정도로 추운 곳이다.겨울철 평균 기온이 영하 30∼40도,영하 60도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숨을 내쉬면 수정구슬 모양으로 얼어붙는 숨결이 소나기처럼 땅바닥에 내리꽂힌다.그때 들리는 살랑거리는 소리를 사람들은 ‘별들의 속삭임’이라 부른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베리아가 원래부터 러시아 소유의 유럽 땅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또 이 땅에 거주민이라 할 만한 사람들이 있다면,동토의 땅으로 유배된 유럽의 혁명가나 전쟁포로,굴라그(Gulag,사상범 강제노동수용소)에 수용된 노예들일 것이라고 상상한다.그러나 러시아인이 시베리아에 발을 들여놓은 16세기 말엽 이전에도 시베리아는 이른바 ‘신세계’가 아니었다.러시아에 의해 정복되기 전에도 시베리아엔 30여 민족,25만명가량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북아메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과 마찬가지로 시베리아는 수천년 동안 그곳을 지키며 살아온원주민들의 고향이었던 것이다. ●샤머니즘 통해 시베리아 정체성 파악 ‘샤먼의 코트:사라진 시베리아 왕국을 찾아서’(안나 레이드 지음,윤철희 옮김,미다스북스 펴냄)는 ‘동토의 땅’ 시베리아가 사실은 인류의 문명 이전의 살아있는 문화가 숨쉬는 ‘인간의 땅’이었음을 보여준다.영국 출신의 러시아사 학자인 저자는 오늘날 시베리아의 샤머니즘을 러시아 통치하에 있는 시베리아의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는 유력한 단서로 삼는다.원주민들이 춥고 거친 환경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 샤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시베리아의 원형적인 모습을 살핀다. ●대표적인 아홉 민족 직접 찾아가 시베리아인들은 세상 만물은 살아 있으며 제각기 혼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그들의 세계관에 따르면 신들은 서로 싸울 때 바위를 집어 던진다.미동도 하지 않는 북극성은 신령들이 말을 매기 위해 박아놓은 말뚝.하다 못해 구름조차도 안개 자욱한 천막과 냄비가 갖춰진 가정과 가족을 거느린다고 믿는다.이처럼 활기 넘치는 만물이 우글대는 세상과 시베리아 원주민 사이를 이어주는 이가 바로 샤먼,곧 무당이다.저자는 쇠로 만든 새와 뱀,가죽끈 등으로 장식된 샤먼의 코트를 보면 동방박사가 입었던 것으로 착각할 만큼 이국적이라고 말한다.하늘에 올리는 감사제와 속죄의식을 주재하는 샤먼의 활동 중 가장 독특한 것은 혼령여행이다.혼령여행 길에 오른 샤먼은 사지가 잘렸다 다시 붙는 고통을 감내하는 가운데 샤먼의 영험한 능력을 얻게 된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시베리아를 시베리아인에게’라는 관점에서 씌어졌다는 점이다.저자는 시베리아를 대표하는 아홉 민족을 직접 찾아나선다.타타르,한티,부랴트,투바,사하,아이누,니브히,우일타,추크치족.이들의 문화는 민족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모두 근친상간을 허용하고 공동소유를 인정하는 원시공산제적인 모습을 보인다.그러나 이같은 근대적인 문명 이전의 문화는 ‘유럽의 아시아’가 우랄산맥 너머에서 나는 각종 특산물을 얻기 위해 ‘아시아의 시베리아’를 침략하는 과정에서 적잖이 훼손됐다. ●러시아 문화 유입… 타락의 길로 러시아인들에게 시베리아가강렬한 유혹의 대상이 된 것은 단연 어둠보다 까맣고 백설보다 고운 검은담비 모피 때문이었다.검은담비 모피는 권위와 부의 상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유럽으로 퍼져나갔다.모피는 러시아 경제를 살찌우는 데 큰 몫을 했다.하지만 시베리아에 검은담비 숫자가 줄어드는 대신 보드카와 담배가 들어왔고,매독과 천연두가 따라왔다.유럽인들 특히 러시아인들에게 시베리아는,더이상 고리키가 말한 ‘죽음과 사슬의 땅’이 아니었다.새로운 자원과 기회가 쌓여있는 ‘신천지’로 탈바꿈한 것이다.그러나 이와 함께 시베리아 원주민들은 타락과 노예화의 길로 접어들었고,마침내 자신의 땅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러시아에서 발간된 역사책들은 물론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기록하고 있지 않다. 저자는 카자크가 칸을 상대로 출정하던 아득한 과거로부터 원주민 민권운동가들이 석유개발에 반대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400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잃어버린 역사를 복원한다.전래민담과 KGB보고서 같은 참고문헌뿐 아니라 승려와 샤먼,수용소 생존자,공산당 기관원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정보를 전해준다. 이 책은 시베리아 원주민의 민족적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또 각 민족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인류애적인 관심 속에 되돌아보게 한다.한민족의 시원이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본향인 바이칼이란 주장도 있고 보면,우리로선 더욱 주의깊게 볼 만한 책이다.1만 3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책꽂이

    ●꽃의 유혹(샤먼 앱트 러셀 지음,석기용 옮김,이제이북스 펴냄) 어떤 꽃들은 자신의 성을 선택할 수 있다.습지에 사는 은매화는 한 해는 암꽃만 피우고 다음 해에는 수꽃만을 피우게 되어 있다.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은 아니다.은매화는 토양 속의 수분과 영양 상태,그리고 빛과 온도에 반응해 결정을 내린다.대개 암꽃은 열매를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과 시간을 요구한다.그래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수꽃이 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신비에 싸인 꽃의 삶을 밝힌다.1만원. ●일본의 부자들(도몬 후유지 지음,이강희 옮김,사과나무 펴냄) 미쓰이가는 에도(지금의 도쿄)에 직물가게를 연 것을 시작으로,현재는 일본 각지에 체인을 둔 미쓰고시 백화점으로 400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오사카가 경제 중심도시가 된 데에는 오사카 상인 요도야의 공헌이 컸는데,그가 세운 건어물·쌀·청과물 거래소 등은 400년 후인 지금도 대규모 거래시장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이처럼 오랫동안 이어져온 상인정신은 일본이 경제대국이 되는 토대가 됐다.이 책은 그 실체를 밝힌다.9000원.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김수삼 등 지음,김영사 펴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공학 실패사례 연구서.실패학은 도쿄대 공대 하타무라 요타로 교수가 ‘실패학의 권유’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학문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졌다.1만4900원. ●에곤 실레,벌거벗은 영혼(구로이 센지 지음,김은주 옮김,다빈치 펴냄) 찬란한 황금빛의 ‘키스’를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를 알고 있는 독자라면 클림트의 영향을 받은 후배작가로 소개되는 실레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하지만 실레와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여전히 낯설다.실레는 28세로 죽기 직전까지 성에 대한 강박,고독,죽음 등을 주제로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이 책은 거칠고 강인해보이면서도 불안하고 나약한 신경의 떨림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그의 작품과 내면을 보여준다.1만5000원. ●할(喝)!(한암 지음,홍신선 주해) 조계종 초대 종정인 한암 대종사의 설법과 기고문,경봉선사와 주고받은 편지,스승인 경허스님에 대한 행장 등을 묶어 주석을 붙였다.한암은 문장이 뛰어났지만 저술엔 관심이 없었다.스님이 생전에 남긴 책이라곤 오대산에서 필사로 엮은 ‘한암일발록’이 유일한 것이었지만 월정사의 화재로 소실됐다.‘인스턴트식’ 불교서적과는 다른 정신적 깊이를 지녔다.1만원.
  • 中·홍콩 항공노선 일부 운항 중단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달 한달 동안 중국과 홍콩 일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4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인천∼우한간 운항을 일시 중단시킨 데 이어,인천∼쿤밍(7∼18일),인천∼지난(7∼30일),인천∼산야(6∼30일),인천∼샤먼(8∼30일),부산∼홍콩(2∼23일),청주∼상하이(1∼20일),광주∼상하이(7∼28일),부산∼시안(3∼28일),제주∼베이징(4∼29일) 구간의 운항을 하지 않는다. 또 인천∼베이징과 인천∼타이베이 노선은 한달 동안 각각 4회와 8회 감편운항키로 했다.아시아나항공도 인천∼구이린(7∼27일),인천∼시안(8∼28일),인천∼충칭(7∼27일),대구∼상하이(7∼28일) 등 4개 노선을 당분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항공사들은 사스 공포가 확산되자 항공기 운항중단 외에 기내 소독강화와 승객·승무원 등의 피해노출 대책마련에 나섰다.아시아나항공은 전 승무원과 조종사 등에게 마스크를 지급했고,사스 피해가 극심한 홍콩노선의 경우 승무원들의 현지체류 금지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대만인 사스 환자 1명이 중국 베이징에서 대한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을 경유,대만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기자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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