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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디잔치… 최혜용·서희경,KLPGA 개막전 활약

    2008년 최고의 해를 보낸 최혜용(18·LIG)과 서희경(22·하이트)이 ‘버디 잔치’를 벌이며 2009개막전을 열어 젖혔다. 올해 신인왕 최혜용은 19일 중국 샤먼 오리엔트골프장(파72·6460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인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는 불꽃샷을 터뜨리며 7언더파 65타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2008년 루키 시즌을 한 차례의 우승과 꾸준한 성적으로 동갑내기 라이벌 유소연(하이마트)을 제치고 신인왕에 올랐던 최혜용은 이로써 프로 데뷔 두 번째 우승은 물론 미리 치러지는 2009 개막전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후반기에만 6승을 올리며 신지애(20·하이마트)에 이어 상금 2위에 올라섰던 서희경도 보기 한 개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로 5언더파 67타를 때려내며 단독 2위 자리를 꿰차 7승째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세계 음악영재 등용문’ 한국서 열린다

    ‘주니어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International Tchikovsky Competition for Young Musician·이하 ITCYM)’가 내년 한국에서 열린다.ITCYM 추진위원회는 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내년 6월17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있을 1·2차 예선과 본선 일정을 설명했다.ITCYM은 세계 3대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를 모태로 만들어진 대회로,17세 이하 청소년이 참가하는 콩쿠르 가운데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바이올린·첼로·피아노 3개 부문의 입상자들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에 참가해 성인들과 경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세계의 음악 영재들에게 꿈의 무대로 자리잡고 있다.1992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첫 대회가 열린 뒤 일본 센다이(1995년),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1997년),중국 샤먼(2002년),일본 구라시키(2005년)를 거쳐 6회 대회를 한국에서 갖게 됐다.문화체육관광부,경기도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전 총장이 한국측 추진위원장,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이 총예술감독을 맡는다.김남윤 총예술감독은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 도요타나 야마하가 타이틀 후원사로 나서면서 일본 음악계가 세계적으로 급성장한 것은 국가적,사회적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방증”이라면서 “아직 음악 분야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세계적인 콩쿠르를 유치하게 된 데 대단히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음악 영재들에게 꿈의 무대를 눈앞에서 경험하게 하고,눈높이를 세계 무대로 옮기는 교육적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오디오 자료를 첨부한 참가 신청서는 내년 3월31일까지 ITCYM 서울사무국이나 경기도문화의전당,모스크바협회 사무국 가운데 한 곳으로 접수하면 된다.(031)230-3440.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中-타이완 직항노선 증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과 타이완이 현재 주말에 한해 주 36편 운항하고 있는 양안 직항노선의 운항 횟수를 주 108편으로 늘려 매일 운항하기로 했다. 본토 63개 항구와 타이완 11개 항구도 상호 개방해 해운 직항도 실현했다. 중국-타이완의 협상창구인 해협양안관계협회의 천윈린 회장과 타이완 해협교류기금회의 장빙쿤 이사장은 4일 오전 타이완 타이베이 위안산호텔에서 제2차 양안 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4개항에 대해 합의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양안간 항공기 운항 도시는 현행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샤먼, 난징 등 5개 도시에서 16개 도시를 추가해 21개 도시로 확대된다. 화물 직항기 역시 매월 60편 운항된다. 화물 직항기 운항 공항으로는 대륙의 상하이와 광저우 공항, 타이완의 타오위안과 가오슝, 샤오강 공항이 각각 선택됐다. 전면적인 우편교류와 식품안전 협력 방안도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양안 대표단은 금융위기 대처방안과 관련, 무역대금 결제수단을 미국 달러화 대신 양안 통화로 대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한편 1949년 국공내전 이후 59년만에 중국의 고위급 인사를 맞은 타이완에서는 천 회장 방문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중국산 멜라민 분유 사태를 항의하고 타이완 주권을 주장하기 위해 1000개의 풍선을 날리겠다고 호언했던 타이베이시 좡루이슝 시의원 등 시위대들은 풍선 대부분을 압수당했다. 이 과정에서 타이완 경찰은 시위대의 중화민국 국기조차 압수해 “중화민국 국기까지 버리느냐.” “계엄 시기보다 더 심한 억압이 아니냐.”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jj@seoul.co.kr
  • 中 ‘부동산 살리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부동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부동산 가격 추락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같은 사태로 이어져 금융위기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긴축 정책 후유증 등으로 지난해 말 선전에서 시작된 한파가 전국 대도시로 번진 상태다. 거래가 끊기고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곳이 나타났다. 급기야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한채 사면, 한 채 더’식으로 끼워팔기에 나섰고 아파트를 살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편법이 나타나자 각 지방 정부들이 잇따라 유사한 정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신화통신은 16일 상하이(上海), 항저우(杭州) 등 중국 경제를 선도하는 창장(長江)삼각주 도시를 비롯한 중국 14개 도시가 부동산시장 살리기 대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중앙 정부도 이를 묵인하는 태도를 보이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면적인 긴축완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면서 “전국 단위의 부동산대책 입안이 눈앞에 닥쳤다.”고 분석했다. 상하이는 집을 살 때 회사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한도를 50만위안(1억원)에서 60만위안으로 상향조정했다.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인 항저우는 24개 조항의 ‘항저우 부동산시장 발전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100만위안(2억원) 이상 주택매입자에 대해서는 항저우 호적을 부여하고 일정 면적 이하의 주택매입자가 제2주택을 매입할 때도 주택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충칭(重慶)은 90㎡ 이하의 주택매입자에게 거래세를 면제했고 청두(成都)는 회사지원 주택보조금 한도를 30만위안으로 올리고 상환기한을 30년으로 연장했다. 장쑤(江蘇)성 성도인 난징(南京)은 신규 분양, 기존 주택을 불문하고 90㎡ 이하 매입자는 시 정부로부터 매입대금의 1%,90~144㎡의 주택매입자는 0.5%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중부 허난(河南)성은 부동산 담보대출 비율을 종전 70%에서 80%로 늘려 주택매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창사(長沙), 선양(瀋陽), 샤먼(廈門), 쑤첸(宿遷) 시안(西安) 등도 유사한 대책을 내놓았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팍스 시니카 시대로-중국의 비상] 뜨는 차이완… 떠는 코리아

    [팍스 시니카 시대로-중국의 비상] 뜨는 차이완… 떠는 코리아

    |광저우 이지운특파원|“사실상 자포자기 상태였던 타이완 기업들의 움직임이 달라졌습니다.”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의 한 공장 단지. 한국인 김모 사장은 “떠나려던 타이완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다.”며 긴장했다. 사출·금형 공장을 운영하는 그에게는 경쟁자인 타이완 기업의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1∼2년새 불어닥친 각종 규제와 행정 강화 등으로 업계는 심한 구조조정 중이었고 타이완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옮기려던 참이었다. 어차피 수요는 존재하기 때문에, 일부만이라도 정리되면 다소 숨통이 틜 수 있다고 버텨온 그였다. 김 사장은 “어차피 정리해야 할 한계 업종이긴 하지만, 나름의 경쟁력으로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타이완 기업들 제조물량 80% 中공장 의존 중국과 타이완이 ‘차이나+타이완’을 의미하는 ‘차이완’이라는 단일 경제권의 모습을 갖춰가면서 그 불똥이 중국 남방의 한국 중소기업에 미치기 시작했다. 광저우(廣州)시 외곽에서 만난 신발업체 이모 사장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뭔가 다시 돌파구가 있을 것이라고들 믿는 것 같다. 안그래도 타이완 업주들은 ‘관(官)’을 상대로 하는 일은 우리와 비교하면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이었는데….”라며 우려했다. 최근 정보 수집차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을 다녀온 한 인사는 “양안(兩岸) 기업들의 교역회가 전에 없는 성황을 누리고 있더라.”고 전했다.“전람회 참가 기업수가 전년도보다 최소 20% 이상 늘어 사상 최고였다.”고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열린 ‘타이완 경쟁력 포럼’에서는 타이완 진먼(金門)도와 샤먼을 잇는 ‘진샤 특구’의 설립 논의가 구체화됐다. 차이완 경제권의 형성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은 비단 중소기업에 머물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타이완이 6세대 LCD 패널 생산공장의 대륙 설립을 허용하는 등 타이완의 주요 디스플레이 및 정보통신(IT)기술이 속속 중국 대륙으로 이전되고 있는 데 한국 대기업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반도체·6세대 LCD 등 한국과 경쟁 불가피 중국은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등 첨단제품 분야에서 한국·일본에 근접한 타이완의 핵심기술을 유치하고자 공을 들여왔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타이완 정부가 ‘산업 공동화’ 등을 우려해 핵심 기술 관련 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법으로 제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었다. 올해 푸젠성은 중앙 정부의 비준을 받아 앞으로 5년 안에 정보산업 교류, 정보산업 혁신시스템 공동 건설 등 8개 영역에서 타이완과 제휴할 수 있는 협의서를 체결했다. 이미 타이완 소프트웨어 기업의 대량 이전으로 관련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어 샤먼은 관련 분야에서 엄청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제 중국 남부에는 제2의 샤먼이 속속 형성될 전망이다. 타이완 기업들은 전체 제조 물량의 80%를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고, 직항편이 실현되면서 물류비용은 최고 30%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타이완 자본과 기업들은 동북지역까지 관심을 두며 투자 대상 지역을 물색하고 있다. 추석인 오는 14일 타이완 진먼도와 중국 샤먼에서 펼쳐질 대형 불꽃쇼는 차이완 경제권의 본격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jj@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하편)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하편)

    ■몽골에서 우리의 옛 모습을 보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오고바흐타의 진단은 몽골에 체류하는 동안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몽골 입성 4일째 되는 날,의료봉사를 마친 일행은 초원으로 야유를 나섰다.말이 야유지 그것은 또다른 고행의 체험이었다.워낙 햇볕이 따가워 일행들은 함부로 초원에 나서기를 꺼려했다.그냥 차안에서 너른 초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겠다는 투였다.그래도 몽골이라는 나라가 그리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필자는 작심하고 시원한 차량을 나섰다.더운 바람이 턱 하고 숨길을 막았고,발바닥에 밟히는 초원의 감촉은 뜨겁고 푹신했다.뜨거움은 태양에 달궈진 대지의 체온이고,푹신한 것은 빠삭하게 마른 모래흙이 밟히는 감촉이었다.걸음을 뗄 때마다 풀풀 먼지가 일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가 몽골과 역사·문화적 뿌리를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흔적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어워’였다.초원을 가로 질러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이어진 길(나중에 지도를 보고 그 길이 러시아령 바이칼 호수 쪽으로 이어지는 간선 국도임을 알았다.)을 따라가자니 길가에 익숙한 돌무더기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바로 어워였다.우리 식으로 보자면 성황당이다.모양도 성황당과 너무 닮았다.몽골인들은 길을 오가다 어워를 만나면 돌을 세개 쌓거나 주위를 세번 돈 뒤 기원을 하고 지나간다.의례까지도 우리의 성황당 의식과 너무 비슷해 놀랐다.요즘엔 차량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예전처럼 돌이 많이 쌓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몽골에는 토템이나 샤먼적 요소가 우리보다 훨씬 많이 남아 있다.예컨대 차량 운전자도 아워 앞을 지나칠 때면 경적을 세번 울리거나 아예 차로 아워 주변을 세번 돌고 지나가는 식이다.우리에게 익숙한 ‘삼세번 문화’와 흡사한 의식의 발현이다. 우리와 다른 점도 있었다.종교든 생활 관습이든 주어진 환경 조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의 원형 이탈은 불가피한 것이다.우리의 경우 큰 나무에 영성(靈性)이 깃들었다고 보고 그걸 성황당으로 삼는 데 비해 그들은 그냥 평지에 돌무더기를 쌓아 어워로 삼았다.삼림지대가 아닌 망망대해 같은 초원지대에는 나무가 거의 없어 우리처럼 노거수를 토템의 대상으로 삼기가 쉽지 않은 탓일 것이다.이 때문에 우리는 나무 등걸에 색색의 천을 걸거나 금줄과 유사한 기능의 새끼줄을 걸쳐 공간의 신성성을 표시하는데 몽골에서는 돌무더기 가운데 통나무를 박아 장소성을 나타냈다.그들은 이 나무에 예외없이 파란 천을 친친 두른다.물론 다른 색의 천도 걸려있지만 주종은 파란색 천이다. 파란 색 천은 옛적부터 몽골인들이 외경의 대상으로 삼았던 하늘을 뜻한다.그러고 보니 우리가 탄 버스의 운전석 위에도 씨름 샅바처럼 만 파란 천이 가로로 걸쳐져 있다.이런 습속은 일반인의 생활에도 깊숙히 자리잡아 게르나 현대식 주택엘 들어서도 거의 예외없이 출입문 위에 가로로 걸쳐 놓은 파란 천을 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그들이 하늘을 외경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충분히 이해됐다.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태양이 터를 잡은 곳이 하늘이고,철궁으로도 뚫지 못하고,천마를 달려도 다다를 수 없으니 어찌 그들이 하늘을 경외하지 않았겠는가.비록 지상에서는 동과 서,남과 북 천하에 대적할 사람이 없는 대제국을 일궜을지라도 하늘 만큼은 그들의 발아래 꿇릴 수 없었을테니…. 그들이 하늘을 외경의 대상으로 삼은 흔적은 까마귀를 신성시하는 것에서도 확인됐다.그들도 우리처럼 까마귀를 ‘태양의 사자’라고 믿는다.그래서 사냥에 나설 때도 까마귀는 건드리지 않는다.만약 누군가가 까마귀를 해쳤다면 전쟁터로 가는 길이든,결혼식장으로 가는 길이든 모두 포기하고 돌아온다고 한다.까마귀의 영성을 대하는 이들의 시각은 이 정도다. 이런 의식은 우리와도 닮았다.지금이야 까치는 길조이고,까마귀를 그냥 기분 나쁜 새로 여기지만 이는 근대 이후 우리나라에 이입된 서구적 의식의 영향 탓일 뿐 예전 우리 조상들은 까마귀를 영물(靈物)로 여겼다.몽골과 마찬가지로 우리 조상들도 까마귀를 ‘하늘의 사자’라고 여겼으며,이는 우리 신화 속에 깃든 삼족오(三足烏)의 전설이 입증해 준다.혹 어렸을 적에 할머니로부터 이런 얘기 들을 기억이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아,글씨 이 망할 구미호(여우)가 어찌나 신통방통한 둔갑술을 가졌는지 도저히 어찌 해볼 요량이 없는게야.그래 그 사람이 이젠 죽었구나 하고 아예 땅바닥에 다릴 풀고 퍼질러 앉았지.그러고는 조상께 하직인사를 올렸지 뭐야.‘인자 죽게 돼 조상님들께 제사도 못 올리게 되었다고….’그랬더니 눈앞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 게야.‘이 눔아,게서 죽으면 못써.얼렁 내가 일러준 주문을 외워봐.그러면 삼족오허고 삼족구가 와서 널 구해줄게다.’ 그래 정신이 퍼뜩 든 이 사람이 그대로 주문을 외았드니 금시 삼족오허고 삼족구가 와서 그 구미홀 쫓아내는거야.” 여기서 삼족오는 다리가 셋인 바로 그 까마귀이고,삼족구는 다리가 셋인 개를 말한다.이처럼 우리 의식 속에서는 둘 다 잡귀를 물리치고 주인을 지켜주는 신성한 영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삼족오를 일본이 잽싸게 건져내 자국의 축구 국가대표팀 문장으로 만들었다.사실 우리 축구대표팀의 문장에 넣은 호랑이는 애당초 우리 의식 속에 늘 있었던 것이어서 놀랄 일이 아니었으나 일본이 삼족오를 내미는 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 때 내 속으로는 “저들이 언제 우리 할머니 이바구까지 훔쳐 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아까웠었다.생각은 그렇더라도 까마귀에 대한 이런 의식이 동양문화의 중추를 관통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이로써 대륙의 문명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음을 확인하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다른 문화의 유사성은 씨름에도 있었다.아워도 그렇지만 씨름도 우리 민족이 중국의 한족과 전혀 다른 문화적 혈통을 가졌음을 확인시키는 결정적 근거가 아닐까.씨름의 민속 벨트가 몽골-러시아 극동지역-한국-일본으로 이어져 중국이 배제되고 있다.인류문화사적으로도 중국은 우리와 전혀 다른 언어 및 인종적 경로를 갖고 있다. 몽골에서 ‘부흐’라고 부르는 씨름은 샅바를 이용하는 우리의 것과 형식적으로는 약간 차이가 있다.그러나 두 사내가 서로 맞붙어 힘과 기술을 겨룬다는 점에서는 똑같다.승패를 가르는 방식,즉 넘어뜨리면 이기는 승패 규칙도 매우 흡사하다.해마다 7월 11∼13일에 몽골 최대의 나담축제가 열리는데,이 축제의 3대 행사가 바로 부흐와 말타기,마상 활쏘기이다.여기에서 그들에게 부흐가 생활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몽골 역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유도의 투브신바야르 나이단도 원래는 부흐 선수였다.현지에서 듣기로는,그가 부흐를 배우다가 ‘세상이 바뀌어 이제는 부흐로 먹고 살기 어려우니 유도를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선수가 되었단다.하기야 유도나 씨름이나 근본적인 역동의 원리는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는다. 몽골 체류 중 일행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가장 큰 곳 중 하나라는 재래시장을 찾았다.소액(50토그르기)이지만 입장료도 내야 했다.뙤약볕 아래 제법 널찍하게 펼쳐진 재래시장은 예의 인파로 북적였다.갖가지 물건을 파는 노점상들이 보도를 점령한 것도 우리에겐 익숙한 광경이었다.특히 냉차를 파는 노점은 옛날의 우리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했다.온갖 잡화가 진열된 그곳은 생각과 달리 잘 정리되어 있었고,풍성했고,사람들의 표정도 밝아 보였다.이 시장은 울란바토르에서도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또다른 익숙한 광경도 눈에 띄었다.식료품 가게에는 감자와 마늘,양파가 즐비했다.현지 안내원에게 물으니 몽골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들이라고 했다.우리와 다른 점은 어물전이 없다는 거였다.하기야 고비사막을 깔고 앉은 내륙도시 울란바토르에 신선한 생선이 있을리 만무했다.일행중 누군가가 우스개소릴 던졌다.“어디 가서 싱싱한 회나 한 접시 했으면 좋겠구만.” 이 시장이 매력적인 것은 몽골인들의 삶을 가감없이 드러낸다는 점이었다.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거리의 악사’가 눈길을 끌었다.초로의 여인이 짙은 화장을 하고 뙤약볕 아래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아들인 듯 싶은 젊은이는 반주가 담긴 카세트를 켜들고 그 뒤에 물끄러니 서있었다.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의 옛날들이 스쳐 지나갔다.일제에 의해 전통적인 우리의 권번이 해체되면서 수많은 기생들이 거리로 내몰렸다.이를테면 그 이전의 관기(官妓)가 중심이었던 ‘공창 시스템’을 자본주의식 ‘사창 시스템’으로 전환시킨 조치였다.하루 아침에 일자리에서 내몰린 기생들이,그것도 ‘애기기생’들을 모두 떠나보내야 하는 늙수그레한 노털 기생들은 천상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전국을 떠돌며 잔치집을 전전하거나 노상에서 술과 웃음을 파는 들병이로 전락했다.이 몽골 여인의 삶의 내력을 알 수는 없었으나 길거리에서 기예를 파는 처지가 딱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양 한마리를 해치우는데 고작 20여분. 몽골을 떠나기 이틀 전,몽골 현지 ACC 책임자가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몽골의 자연형 국립공원인 테일지 초원의 게르로 나가 양고기 오찬을 대접하겠다는 것이었다.정중한 초청이었기에 거절할 수는 없었지만 일행 대부분은 이미 여러번의 현지식에서 양고기의 누린 맛에 적잖이 질린 터라 서로 마주보고 눈만 꿈벅거렸다.그때 일행중 한 명이 나섰다.“너무 양고기에 기죽은 표정들 하지 맙시다.이미 초청을 받았는데 안 간다는 것도 결례이고 하니 그냥 가볍게 초원으로 산책 나간다는 생각으로 갔다 옵시다.” 그렇게 해서 울란바토르에서 차로 1시간 쯤을 달려 테일지 자연공원에 도착했다.그곳은 아름드리 삼림이 있고 바이칼호수에서 발원했다는 맑은 강물이 흐르는 천국 같은 곳이었다.산의 능선을 타고 펼쳐진 바위가 마치 금강산의 풍광 한 폭을 뚝 떼어다 옮겨놓은 듯 아름다웠다.안타까운 것은 거기에도 개발 바람이 불어 그 울창한 원시의 수림대가 차차 망가지고 훼손된다는 사실이었다.테일지로 가는 길목 곳곳에 베어넘긴 거목의 시체들이 즐비했다.그곳에서 말등에 올라타고 두개의 야트막한 하천을 건너 한참을 가니 광활한 초원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상상해 보라.인공이 가해지지 않은 원시의 초원을 눈앞에 두고 선 나그네의 가슴 울렁거리는 희열을. 말인 즉 인공이 가해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그곳에는 양과 말,야크떼를 거느린 유목민들이 살고 있었다.양털과 젖이 그들의 주수입원이었지만 가끔 게르에서 하루,이틀 묵으며 초원을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제법 짭짤한 수입을 올리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다.그곳 유목민들은 땟국에 절은 입성 말고는 어떤 문명의 티도 내지 않았다.예약된 게르에 들어서자 주인 사내가 딱딱하게 말린 양젖 버터를 권했다.마치 고구마 절편처럼 딱딱했다.맛을 보려고 입으로 가져가니 예의 누린내가 확 끼쳐 슬그머니 내려놓고 말았다. 게르 뒷편에서는 젊은 유목민 사내가 때맞춰 능숙한 솜씨로 양을 잡고 있었다.그걸 지켜보자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살아있는 양의 네 다리를 잡고 땅바닥에 누인 뒤 고작 연필만 한 주머니칼을 꺼내 명치 부위에 10㎝ 가량의 칼집을 냈다.그때까지 양은 멀쩡하게 살아 맴맴거리고 있었다.이윽고 사내는 칼집으로 손을 쑥 집어넣더니 검지를 대동맥에 걸어 뚝 하고 잡아뗐다.그걸로 끝이었다.양은 이내 목을 축 늘어뜨렸다.양의 숨이 끊어지자 사내는 손바닥을 밀어 익숙하게 가죽과 몸통을 분리했다.칼은 발목과 목을 분리할 때만 썼다.다음은 배를 갈라 내장을 들어내는 일.가슴을 갈라 내장을 들어내고,흉곽에 그득한 피를 준비한 그릇에 담아 선지 순대를 만들었다.그의 아내인 듯 보이는 여성이 들어낸 내장을 익은 솜씨로 손봐냈다.순대와 내장,적당한 크기로 나뉜 몸통은 그대로 통속으로 들어가 삶겼다.양 한마리를 잡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여분 정도,그러는 동안 땅바닥엔 피 한방울이 흐르지 않았다.일을 마친 사내는 풀섶에 쓱쓱 문대 손의 피를 닦았다.양 한마리를 그렇게 잡도리했다. 일행이 담소하는 동안 삶은 양고기가 가득 든 통을 든 사내가 게르로 들어섰다.건장한 사내는 순박하게 웃어보이며 통 속에서 막 삶긴 뜨거운 양고기를 꺼내 칼질을 시작했다.익숙한 솜씨였다.통속에는 양고기와 함께 돌과 감자도 들어있었다.게르에 차려진 간이 식탁위에는 금세 맛있게(?) 삶긴 양고기가 그득했다.다릿살이며 내장에 양의 선지를 채운 양순대가 모락모락 김을 피워올리고 있었다.술도 나왔다.말젖을 발효시킨 마유주였다.맛을 보니 시금털털해 아무래도 비위가 얇고 술에도 약한 필자가 감당하기엔 무리였다.일행 중 한 명이 “내 이럴 줄 알고 준비했지.”라며 술 한병을 꺼내 식탁에 올려놨다.몽골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칭키즈칸 보드카였다.독한 술이 돌자 처음엔 양고기 누린내에 고개를 모로 꺾던 사람들이 하나,둘 달려들어 안주 삼아 양고기를 맛보기 시작했다.더러는 “생각보다 먹을만 한데….”라는 후평을 내놓기도 했으나 준비해 간 고추장 맛으로 몇 점 먹어본 것이 고작이었다.30여명이 먹은 양고기가 너댓근에 불과해 보였다.남은 고기가 먹은 것보다 훨씬 많았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맞았다.벌써 며칠째 밥 다운 밥 꼴을 못 본 필자는 그걸로라도 면허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고기덩이 속에서 삶은 감자를 골라냈다.그러나 양고기와 같이 삶긴 터라 감자든 고기든 누리기는 매 한가지였다.양고기와 양순대,간 등이 있었지만 누린내 때문에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옆에 있던 누군가가 그런 필자의 옆구릴 쿡,찌르며 귀엣말을 건넸다.“아직 배가 덜 고팠구만….” ■애들아,말 달리자.저 땅 끝까지. 오찬을 마친 일행은 초원으로 나섰다.초원에서 몽골 말을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말을 타려니 연전 터키의 한 시골에서 말을 타다가 엉덩이 꼬리뼈 부위가 벗겨져 곪는 바람에 며칠 혼쭐이 났던 기억이 되살아났다.말안장에 쓸린 상처 부위가 덧나 나중에는 차를 타건 비행기를 타건 한시도 의자에 바로 앉지 못했던 그 끔찍한 여행의 기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터였다.그걸 아는 필자로서는 말등에 올라서도 말이 제 멋대로 달리게 할 수가 없었다.말은 과천 경마장에서 내달리는 유럽형 경주마처럼 크지 않았다.키가 작달막해 보였는데 그래도 가까이 다가가니 등이 어른 키높이만 했다.바로 이 말이 옛날 몽골 전사들이 타고 세계를 아우른 그 말이라고 했다.순식간에 내달리는 속도는 유럽산 경주마에 뒤지지만 지구력이 좋아 오래 달린다고 했다.또 먹성도 까탈스럽지 않고 병에도 잘 견딘다니 전쟁터에 타고 나갈 기마용으로는 그만인 듯 했다.그러니 유난히 말을 사랑했다는 당태종이 이곳에서 명마를 골라 준마도,백마도(百馬圖)를 그리고 그 유명한 당삼채로 완성해내지 않았을까. 그렇든 말았든 꼬리뼈의 추억 때문에 고삐를 바짝 당겨쥐어 말이 뛰지 못하게 한 뒤 게르 주변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끝냈다.그렇게 조심했는데도 나중에 보니 엉덩이 가운데 꼬리뼈 끝이 빨갛게 쓸려 있었지만 예전처럼 곪지는 않았다. 농사 유전자를 가진 한국인에게 말을 타는 일이 썩 어울려 보이지는 않았다.거북하고 어색한 몸짓이 우스꽝스러웠는지 그곳 아이들이 바라보며 키득거렸다.태어나 걸음을 떼면서부터 말등을 떠나지 않은 그곳 아이들 아닌가.아닌게 아니라 고작 예닐곱쯤 되어 보이는 꼬마가 잽싸게 말등으로 뛰어오르더니 ”츄∼츄∼”하는 입소리를 내며 가죽 고삐로 뱃골을 치자 말은 순식간에 초원 저편으로 질풍처럼 내달려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때 누군가가 한가지 제안을 했다.“저 꼬마녀석들에게 뭔가 선물을 줘야 할텐데 그냥 주기도 뭐하니 말타는 모습을 좀 보여달라면 어떨까?” 그런 뜻을 게르 주인에게 전했더니 주인 사내는 한 술 더 떴다.“이 마을(마을이라야 게르 서넛이 멀찍이 자리잡은 것에 불과했다.)에 저 또래 아이들이 모두 여섯인데 그들에게 목표를 정해 말타기 경주를 시켜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모두가 동의했다.하는 김에 5달러씩 걸어 이긴 사람이 본전을 제하고 나머지를 애들 시상금으로 주자고 제안했다.주인이 제안한 터라 딱히 그 사람들이 기분 나쁘게 여길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자고 동의하자 주인이 초원을 향해 높은 톤으로 소릴 질렀다.멀리 있는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였다.잠시 후 여기저기서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모여들었다.그들 뿐이 아니었다.아낙들,젖먹이들도 모두 눈을 반짝이며 게르 앞으로 모여 들었다.꼬마들은 제각각 아끼는 말을 골라타고는 고삐를 바투잡고 나란히들 섰다.그들은 말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듯 했다.우리야 한번 말등에 오르내리려면 기를 써야했지만 걔들은 가볍게 말등을 오르락거렸다.말에 올라탄 꼬마들은 뭐라고 주문을 외며 우리가 든 게르 주변을 천천히 열바퀴 돌았다.몽골의 전통적인 출정의식이라고 했다.이윽고 목표가 정해지고 모두 출발선에 섰다.목측으로 2000m쯤 되는 거리였다.사내가 신호를 하자 고삐를 꼬나쥔 꼬마들이 초원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마치 옛날의 몽골 전사들이 저렇게 내달려 도버해협과 북해의 거친 해안까지 다다랐던 것은 아닐까.그들의 모습에서 영화로웠던 칭키즈칸과 그의 아들 오고타이,손자인 쿠빌라이칸의 시대를 보는 것 같았다.그 모습은 시공을 초월해 그들이 말(馬)을 매개로 엮어진 불가분의 의식공동체임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애들이 말을 몰아 목표를 돌아오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얼굴이 발그레 상기된 아이들은 사내의 지시에 따라 마상에서 뭐라고 몇 번 고함을 지른뒤 훌쩍,훌쩍 뛰어내렸다.그들이 마상에서 내지른 소리 역시 무사히 말을 타게 해 줘 감사하다는 일종의 주문이라고 했다.논의 결과 아무리 애들이 수고는 했지만 직접 돈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여겨 사내에게 모은 돈을 한꺼번에 건넸다.그렇게 모은 돈이 한 40 달러쯤 됐다.사내는 한 켠으로 아이들을 불러모은 뒤 뭐라고 얘기를 나눴다.아이들이 깔깔대는 소리가 들렸다.잠깐 말 타는 것을 보여줬을 뿐인데 돈은 무슨 돈이냐는 투였다.거기까진 우리가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황무지 제국에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해가 기울고 있었다.구름 한점 없는 하늘 한 켠이 마치 불길이라도 이는 듯 선홍빛으로 타들었다.대륙의 장엄한 노을이었다.타드는 것이 하늘 뿐만은 아니었다.하늘과 맞닿은 대지도 붉게 달아올랐다.그 노을 속으로 누군가가 말등에 지친 몸을 싣고는 하염없이 길을 걷고 있었다.그의 뒤를 키 작은 양떼들이 따랐다.유목의 사내일 것이다.그 모습에서 문득 몽골의 전사들을 이끌고 천하를 휘저을 때 남긴 칭키즈칸의 말이 떠올랐다.“성벽을 쌓는 자는 망하고 이동하는 자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랬다.비록 그 말이 옛적 유목의 부정형 삶을 두둔하고 옹호하는 의미였을지라도 우리는 지금 그 의미를 결코 백안시할 수도,도외시할 수 없다.오늘날에도 그 교조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몽골의 거친 황무지,그 황무지와 하늘을 가장 단순하게 구획하는 일획의 지평선 위로 비장하게 물드는 노을.뜨겁게 달아 올랐다가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스러져 가는 그 노을에서 장대했던 몽골의 옛 제국을 보았다.참으로 비장했던 제국의 영화와 끝.그 노을을 응시하던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말문을 닫았다.자연이 연출한 그 무위의 파노라마 앞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전율 말고 무슨 영탄이 필요할 것인가.몇몇은 풀섶에 가만히 주저앉아 술병을 땄다.보드카였다.독한 술이 목줄기를 타고 넘어가 순식간에 흉금을 적셨다.노을에 함뿍 적신 얼굴 위로 서서히 술기운이 돌았다.노을과 사람이 함께 익어드는 것 같았다. 이윽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작한 노래가 거친 풀섶으로 나즈막히 흘렀다.“천등사안 바악딸째를 울고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려…”노래는 다시 이어졌다.“아아∼∼ 신라의 바아암이이이여 불국사의 종소리가 들리어온다 지∼나가는 나아그네에에여어 거∼얼음을 머어엄추어라 고오오요오하안 다아알빛아래….” 그 노래가 그 시각,그 자리에서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따지지 않았고,또 생각하지도 않았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장대한 자연의 섭리를 앞에 두고 터져나온 노래야말로 가장 진솔한 정서의 토로 아니었겠는가. 이윽고 맞은 저녁.몽골의 밤하늘은 별들의 천국이었다.장관이었다.요요한 풀섶에서 쳐다보는 밤하늘에는 별들이 촘촘하게 박혀 형용할 수 없는 자태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휘∼ 손을 내저으면 우수수 떨어질 것만 같았다.어린 시절 고향에서 보았던 그 광경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그 모습이 고스란히 몽골의 초원에서 재현되고 있었다.아주 오랫동안 뒤로 고개를 꺾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가슴이 울렁거렸다.기대하지 않았던 만남이 주는 설레임 때문이었다. 그 싱싱하고 영롱한 별들이 어느 새 술병 속에 떨어져 잠겼는지 몇 잔을 마신 보드카가 이내 목에 턱턱 걸렸다.그렇게 술과 함께 삼킨 초원의 별들이 훗날 내 속에서 어떻게 되살아날까. 봉사단원들은 모처럼 가진 초원에서의 휴식에 모두 흡족해 했다.ACC 김종구 총재가 일행과 함께 하며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꽃향기는 황홀해 보여도 산 하나를 넘지 못하지만 남에게 베푸는 봉사의 향기는 국경도 넘는다.” 사실 일상에 쫓기며 살아야 하는 갑남을녀가 ‘봉사’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김 총재의 말마따나 “봉사는 마약”인지도 모를 일이다.그렇지 않고서야 선뜻 사재를 털어 빈민에게 새 게르를 지어주기는 쉬울 것이며,자신의 직장일을 뒤로 하고 1년에 몇 차례씩 해외 봉사활동을 나서기는 또 쉬울 것인가.봉사활동 말미에 가진 한·몽 ACC 자평모임에서 김 총재는 이런 말을 했다.“재산이 많아 하는 봉사는 자선일 수는 있어도 엄밀한 의미의 봉사는 아니다.봉사는 자신의 여건을 초월해 나서는 것이다.세상에 아무 것도 잃지 않고서 할 수 있는 봉사란 없다.” 일행을 이끈 아시아 사랑나눔의 배용민씨는 현지에서 정을 나눈 안내원들과 따로 어울리며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눴다.그가 대뜸 이런 말을 꺼냈다.“고생할 때는 두번 다시 몽골엔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초원에서 밤을 맞으니 그 생각이 틀린 것 같습니다.이걸 보고 몽골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랬다.사실 몽골에서의 체험은 매우 특이했다.그러나 누린 먹을거리에 곤죽이 되고,태양에 주눅이 들었어도 그것이 잘 사는 나라에서 항용 겪는 무관심이나 비하와 모욕의 체험은 아니었다.사람들은 순박했고,지혜로웠다.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정성스러웠다.그런 정성이 양고기의 역겨운 노린내를 지우고도 남았다. 애당초 봉사하자고 나선 길에 무슨 호의호식을 바라겠는가.그런 생각이 봉사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지며 더 많은 땀을 쏟지 못한 아쉬움이 가슴으로 잔잔하게 배어들었다.밤이 지나면 다시 저 망망한 대지 위로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그리고 그 태양의 순환처럼 이 황무지에도 연대와 공유의 찬란한 세상이 다시 열릴 것이다.그렇게 기원했다. 글·사진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팍스 시니카 시대로-중국의 비상]‘중화 경제권’ 구체화 … 거대 패권국 우려

    [팍스 시니카 시대로-중국의 비상]‘중화 경제권’ 구체화 … 거대 패권국 우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지금 세계는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또 하나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중국을 조금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같은 ‘중국 위협론’의 핵심은 ‘중국 패권론’이다. 세계 유일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은 ‘1극체제’에 대한 위협으로서 중국을 주시하고, 주변국들도 새로운 패권국가의 등장이 가져올 국제질서의 변화가 자국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계는 정치와 군사, 외교 등 다양한 측면에 모두 해당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경제 분야에서 중국 위협론은 그동안 중국산 공산품의 안전 문제에서부터 중국발 세계 인플레 우려까지 다양하게 대두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가장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 갈수록 구체화하고 있는 ‘중화 경제권’이다. 중화 경제권이란 중국과 홍콩, 타이완 등이 실질적 공동 경제권을 형성함으로써 엄청난 시너지를 발산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1차적으로는 세계 최대의 생산기지이자 시장인 중국과 국제 금융의 허브인 홍콩, 그리고 타이완의 하이테크의 결합을 의미한다. 나아가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미주 등의 화교 경제권이 가세하면 ‘중화경제 블록’이 완성되고, 미국·일본의 영향력을 자연스럽게 견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올 초 타이완 대선에서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당선됨에 따라 양안(兩岸)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마 총통은 선거전에서 ‘양안 단일시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장 중국의 위안화가 타이완 전국의 은행에서 환전되면서 ‘혈액’이 순환하기 시작했다. 양안간 ‘화폐 통합’의 시발점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기시간을 포함해 비행기로 12시간쯤 걸리던 타이완과 중국 사이의 이동시간도 지난 7월부터는 1시간30분으로 줄었다. 타이완 해협에 있는 대륙붕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하는 등 자원 협력도 가시화하고 있다. 마 총통은 특히 타이완의 최전방 군사기지가 있는 진먼(金門)섬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1958년 대규모 포격전이 벌어지는 등 양안 분단의 상징처럼 여겨진 곳이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은 액정표시장치(LCD) 업종 등의 중국 투자에 적용하던 규제를 완화했다. 타이완 금융시장에 들어오는 돈이 중국자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도록 했던 중국 자본 배제 제한도 없앴다. 타이완은 자국 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 상한선을 현재 순자산의 40%에서 60%로 완화하기로 하는 등 중국 투자를 더욱 장려한다. 내부적으로도 중국에 금융, 운송, 인적자원 등 5개 분야를 개방해 중국과 ‘하나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도 무관세 혜택을 홍콩뿐 아니라 타이완에도 똑같이 적용하도록 했다. 홍콩과 중국 선전(深)에선 두 도시 증시의 통합지수가 가동되는가 하면 홍콩-선전 경제특구의 개발 논의가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중국-홍콩-타이완의 경제협력으로 ‘유럽연합(EU)식 차이나 연합’의 탄생을 내다 보기도 한다. 아울러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세안과는 2005년 상품 분야 개방에 합의한 뒤 서비스 분야까지 협정 내용을 넓혀 왔다. 안정적인 자원 확보와 경제 블록화, 지역 통합에서의 주도권 확보 등의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2007년 중국-싱가포르 FTA 협상은 싱가포르와 기존 아세안 국가들을 묶는 ‘중화 벨트’의 완성으로 해석됐다. 중화 경제권의 미래를 밝게 보는 사람들은 전 세계 화교의 자산이 3조 7000억달러에 이르고, 동원 가능한 자본금이 2조 2000억달러라는데 주목한다. 여기에 중국, 홍콩, 타이완과 전 세계 화교를 합친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0조달러에 이른다. 미국, 유럽연합(EU)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교 경제권이 중국 위협론의 주요한 배경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처럼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다. 동시에 화교 경제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야기될 자원 쟁탈과 뒤따를 외교 충돌 가능성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중국은 주변국과 조화하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화평굴기(和平起)’를 거듭 강조하지만 서방국가들은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jj@seoul.co.kr
  • 마잉주 “진먼도와 샤먼 사이 다리 놓자”

    마잉주(馬英九) 타이완 총통이 24일 “타이완 진먼도(金門島)와 중국 샤먼(廈門) 사이에 다리를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진먼도는 타이완의 최전방 군사기지가 있는 곳이다.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시의 코 앞에 있다. 지난 1958년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대규모 포격전이 벌어지기도 해 양안 분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타이완 중앙통신은 이날 “마잉주 총통이 발발 50주년을 맞은 ‘진먼 823포격전’ 기념식에 참석해 진먼도를 양안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자고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마 총통은 “진먼도는 2001년 소삼통(小三通, 양안간의 통상·통항·통신) 개방 이후 중국 샤먼과 더불어 양안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진먼도 주민들의 염원인 진먼~샤먼 대교 건설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마 총통은 “대만 행정원은 양안 관계 개선에 발맞춰 진먼의 관광, 문화 자원, 산업 등을 발전시킬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진먼도를 방문하는 중국민의 편리를 도모하고자 진먼에 도착해 ‘비자’를 받는 ‘어라이벌 비자’와 ‘복수 비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마 총통의 ‘진먼도 평화선언’으로 양안의 교류 개방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그러나 민진당 의원들은 “무조건 문을 열면 타이완의 ‘국가 안보’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마잉주 타이완 총통 23일 양안 평화선언

    마잉주(馬英九) 타이완 총통이 양안 분단의 상징인 진먼도(金門島)를 방문해 종전(終戰)을 제안하는 평화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4일 마 총통이 오는 23일 진먼도 군사기지에서 중국측에 화해와 협력의 메시지인 ‘진먼도선언’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날은 진먼도 전쟁 발발 50주년으로 총통부 왕위치(王郁琦) 대변인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마 총통은 외교·안보 라인을 통해 선언 내용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완 현지 언론들은 마 총통이 중국측에 “역사적이고 매우 중요한 연설을 할 것”이라며 관심을 집중했다. 타이완 연합보는 그가 ‘외교적인 종전협정’ 체결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도국들을 동맹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양측의 외교 주도권 경쟁을 끝내자는 의미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종전을 제안하는 진먼도 선언이 나오면 양안 관계는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완은 이미 지난 5월 마 총통 취임 이후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했다. 중국 본토인들의 타이완 직접 관광 허용, 양안간 투자제한 완화 조치 등이 취해졌다. 마 총통은 그러나 미국에 대해 무기판매 약속 준수를 촉구하는 등 안보문제에선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내다봤다. 중국 푸젠성(福建) 샤먼(廈門)시 바로 앞에 위치한 진먼도는 타이완 최전방 군사기지가 있는 섬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은 한국전쟁 실패 이후 옛 소련에 위세용으로 1958년 인민해방군에 진먼도 공격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8월23일부터 44일간 진먼도에서 치열한 포격전이 전개됐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양안 하늘길이 59년만에 열렸다

    양안 하늘길이 59년만에 열렸다

    빗장이 굳게 잠겼던 중국과 타이완간 하늘이 59년 만에 열렸다. 양안 직항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반세기 넘게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됐던 양안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타이완 마잉주(馬英九) 총통 취임 이후 봄바람이 불고 있는 양안관계에 실질적인 디딤돌을 마련함으로써 두 나라 관계가 밀월 무드로 접어들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이날 광저우(廣州),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샤먼(廈門) 등에서 이륙한 18편의 중국 여객기가 속속 타이완 공항에 도착함으로써 역사적인 양안 직항시대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타이완에서 베이징, 상하이 직항편도 운항을 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타이완에 도착한 중국인들은 모두 760명으로 관광 목적으로 일주일에서 10일 동안 타이베이 등에 머문다. ●가속페달 밟는 양안관계 이날 직항편 운항을 시작으로 매주 주말 중국과 타이완의 4개 도시를 연결하는 직항노선이 공식 개설됐다. 이와 관련,BBC는 이번 주말 타이완 8개 공항과 중국 5개 도시를 연결하는 36편의 비행기가 운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대륙 관광객들은 하루 최대 3000명까지 최장 열흘간 타이완 관광이 가능하다. 내년부터는 여행객 숫자 제한 규정도 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정부의 급진적인 타이완 독립 주장으로 인해 얼어붙었던 양안관계도 봄바람에 얼음이 녹듯 풀렸다. ●타이완 경제에도 훈풍 타이완이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던 양안의 긴장관계를 떨쳐 버리고 경제 회생에 온 힘을 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먼저 타이완은 ‘관광 특수’를 통해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시장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 관광객이 하루 1000명씩만 방문해도 타이완에 연 100억(약 3457억원)∼200억타이완달러(약 6914억원)의 경제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타이완 경제도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물류 허브로 도약할 꿈에 부풀어 있다. ●대륙 온통 축제무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직항편이 출발한 5개 도시의 공항에서는 비행기 이륙 전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열렸다.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는 타이완사무판공실의 왕이(王毅) 주임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이정표적인 사건’을 축하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양안 직항시대 개막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생중계를 했다. 정종욱 전 주중대사는 “양안관계의 놀라운 발전”이라며 “마 총통 집권기간 중에는 양안관계가 긴장 내지 갈등관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명해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원은 “양안관계가 제도화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타이완 경제성장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국제적인 삶의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대립이 표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양안 9년만에 대화 물꼬

    양안 9년만에 대화 물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과 타이완 간 문제를 논의하는 협상기구들이 9년 만에 처음으로 12일 베이징에서 역사적인 양안대화를 시작했다.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타이완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는 1999년 타이완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양안은 특수한 국가 대 국가의 관계”라는 ‘양국론’을 주창한 이후 대화가 중단됐었다. 이번 회담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우보슝(吳伯雄) 타이완 국민당 주석이 지난달 28일 열린 국공 영수회담에서 해협회·해기회 간 대화채널 복원을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9년 만의 회담에서는 평화협정 체결이나 미사일 배치 등 민감한 정치문제는 피하고 주말 직항노선 개설과 대륙 관광객 타이완 방문 등 경제협력 문제만 논의하게 된다. 이날 해협회와 해기회는 이날 상호 영구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팡젠궈(龐建國) 해기회 부비서장은 “설치될 사무소는 영사관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며 해협을 건너 양안 인민들의 교류와 여행을 용이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사가 보도했다. 두 나라는 이어 다음달 4일부터 중국과 타이완 각각 4개 도시를 연결하는 주말 직항노선을 개설키로 했다. 그간 중국·타이완 간에는 직항이 없어 홍콩이나 제주공항을 경유해야 했다. 우선 하루 평균 3000명 정도의 대륙 관광객의 타이완 방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타이완은 또 중국인 관광객이 중국 신용카드는 물론 위안화를 타이완달러로 환전해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밖에 양안간 화물기 운항과 타이완 금융회사의 중국 내 영업 등도 논의된다. 양안 협상이 개시됨에 따라 타이완군은 13일 최전방 진먼(金門)도에서 예정된 실탄 포격훈련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타이완 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타이완군은 매년 한차례씩 중국 샤먼(廈門)을 앞에 두고 실탄 포격훈련을 실시해왔다. 천윈린(陳雲林) 해협회 회장은 환영만찬에서 푸젠(福建)성 도요에서 1300도의 고열로 구워 만든 ‘부귀홍(富貴紅)’이라는 국보급 도예 작품을 선물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뜨거운 양안의 동포애와 유장한 중화문화로 양안 인민이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자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장빙쿤(江丙坤) 해기회 이사장은 ‘청공만리 연비인락(晴空萬里 鳶飛人樂·맑게 갠 날에 멀리 연을 날리며 친구와 즐거움을 나눈다)’이라는 제목의 대나무 조각품을 선물했다. 군자의 정을 나누자는 의미로 해석됐다. 장 이사장은 이날 만찬사를 통해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중국측에 위로의 뜻을 전하며 타이완 국민들이 상당한 성금을 내놓았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jj@seoul.co.kr ■용어클릭 ●해기회·해협회 양자간 교류협력 추진을 위해 1990년과 1991년 각각 만들어진 반관반민 형태의 기구. 타이완의 해기회가 먼저 만들어졌으며 준정부기구 간의 접촉의 필요성을 인식한 중국이 뒤따라 창설했다. 중국은 국무원 산하에 장관급 기구인 타이완사무판공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 [대한민국, 우주를 품다] 귀환우주인 ‘별’이 된다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 박건형특파원·서울 박상숙기자|1961년 러시아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첫발을 내디딘 이래 지금까지 우주 비행은 단 474명에게만 허락됐다.우주인은 1년이 넘는 혹독한 훈련과 공부를 견뎌야 한다. 실제로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와 미국 존슨센터에는 10년 넘게 훈련만 받고, 우주행을 기다리는 예비 우주인들이 수십명이나 된다. 전 세계에 중계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와 컬럼비아호 폭발사고에서 볼 수 있듯, 우주에 대한 열망은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는 ‘위험한 도전’으로도 여겨진다. 이소연씨가 타고 간 소유스 우주선 역시 20년 전까지만 해도 여러 차례 사고를 일으켜 수많은 우주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이겨내고 우주를 다녀온 우주인은 지구를 밖에서 바라봤다는, 그 진기한 경험만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치른다. 우주인이 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별을 쐈다’는 의미. 특히 최초 또는 유일의 우주인이 받는 대접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최초의 우주인인 양리웨이. 평범한 공군 조종사였던 그는 2003년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선저우 5호를 타고 21시간20분간 우주를 여행한 뒤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의 동상이 고향에 세워지고 교과서에 이름이 올랐으며, 그의 이름을 이용해 사업을 하려는 대기업들의 러브콜에 몸살을 앓았다. 또한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닐 암스트롱의 초청으로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를 방문하는 영광도 누렸다. 지난해 소유스 안에서 지구를 봤던 말레이시아 최초 우주인 세이크 무자파르 수코르는 정형외과 의사 출신으로 현재 강연과 TV 출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국 최초이자 유일의 우주인 헬렌 샤먼은 왕실 명예기사와 대학교수가 됐다. 프랑스 최초의 여성 우주인 클로디 에뉴레는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고, 아시아 최초의 여성 우주인으로 기록된 일본의 무카이 지아키는 우주를 향한 그녀의 도전이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자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국내 사정을 감안할 때 최소 수십년간 ‘최초, 유일’ 우주인으로서 명성을 누리게 될 이소연씨의 삶 또한 극적인 변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우주에서의 첫 경험’은 그녀의 몸값을 높일 전망이다. 다른 우주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TV 출연, 강연, 자서전 출간 등 숨가쁜 나날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또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그녀는 광고 모델로도 적격이어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들이 많을 듯하다. 그녀의 고향인 광주 서구 주민들은 공원에 ‘이소연 목련나무’를 심었으며, 정치권에서는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이소연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벌써부터 ‘이소연’이란 이름 석자는 유명 브랜드 못지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kitsch@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중국 샤먼에서 본 한반도 사태

    [정종욱 월드포커스] 중국 샤먼에서 본 한반도 사태

    모처럼 중국의 남쪽 지방을 둘러보았다. 베이징에서 중국 인민외교학회와 서울국제포럼이 개최한 세미나가 끝난 후 비행기로 3시간 거리인 푸젠성(福建省)의 샤먼(廈門)에 도착했다. 샤먼은 30년 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되어 외국의 자본을 받아들이는 창구가 되었고, 그 덕에 중국에서도 가장 잘사는 부자 도시가 된 개혁과 분단의 상징이다. 최근에는 타이완 대선에서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가 총통에 당선되는 바람에 양안관계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마잉주 특수’에 잔뜩 들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마잉주의 압승을 예언한 게 바로 샤먼대학교의 타이완연구소였다는 이 대학 주충시(朱崇實) 총장의 말에도 힘과 기대가 잔뜩 실려 있었다. 샤먼 쪽에서 바라본 진먼다오(金門島)는 손에 닿을 듯 가까웠다. 타이완해협을 가로지르는 직선거리는 2㎞. 걸어가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다. 하루 여섯차례 왕복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면 45분이 소요된다. 수속도 복잡하지 않다. 비자를 받을 필요도 없고 여행증명서 한 장이면 된다. 그것도 여행사에서 알아서 해준다. 오전에 샤먼을 떠나 진먼다오에서 점심 먹고 오후에 다시 돌아오는 하루짜리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 타이완 사람들이 소유한 고급빌라도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다. 마치 남부 프랑스의 고급 해안 별장지대에 온 착각마저 들 정도이다.‘일국양제(一國兩制)로 통일을 이룩하자’라는 간판과 이제는 용도폐기된 확성기가 진먼다오를 향해 흉물처럼 서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이곳이 중국 분단의 최전선이라는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침 베이징에서 세미나를 하는 동안에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남한측 상주인원들의 퇴거를 요구했고 서해상에서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원래 세미나의 주제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한·중관계와 동북아 평화’였고 분위기는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한·미관계를 강화한다고 해서 한국 정부가 최대의 교역 투자 대상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남북한 관계에 관해서도 북한내 정치·경제적 사정을 고려하면, 미국이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는 선에서 신고를 받아주면 핵 문제도 순조롭게 풀릴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비핵 개방 3000‘ 구상 역시 북한이 결국은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그런 분위기가 북한의 돌발행동이 보도되면서 다소 달라지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사태를 크게 걱정하거나 비관하지는 않았다. 세미나에 참석한 중국측 전문가들이나 샤먼에서 만난 한반도나 양안문제 전문가들은 좀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심각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들을 피력했다. 북한의 의도가 아예 판을 깨려는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를 시험하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게 주된 시각이었다. 그러면서 샤먼 전문가들은 원칙·신축성·자신감 그리고 인내라는 네 가지 처방을 제시했다. 그것이 타이완에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분리 독립정책을 추구했을 때 샤먼 사람들이 취한 일관된 선택이었다고 한다. 상대가 불만을 가진다 해서 원칙을 훼손하는 짓이 가장 어리석고, 강경일변도의 대응을 고집하는 것이 두번째로 어리석고, 자신감과 인내심을 잃고 허겁지겁 덤비는 것이 또 다른 어리석은 짓이라 했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덧붙였다.“분단 극복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입니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클릭 월드 Law] 외국기업 기존혜택 일부 인정

    [클릭 월드 Law] 외국기업 기존혜택 일부 인정

    지난해 중국에서 제정된 통합 기업소득세법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만을 불러 일으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과도기에 대한 세금 정책’(이하 ‘과도기 세금정책’)이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과도기 세금정책’은 외국인 투자기업에 새로운 소득세법을 적용함에 따르는 충격을 완화하고, 외국인 투자의 기득권과 안정성을 유지시켜 주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서부대개발 세제 혜택 유지와 5개 경제특구와 상해포동신구에 새로운 혜택을 부여한 것은 ‘세제 통일’이라는 통합 기업소득세법의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통일된 세법 실행에 어려움을 야기시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국 투자기업 충격 완화·안정성 유지 통합 기업소득세법은 중국기업을 외국인 투자기업과 내국인 투자기업으로 구분해 차별적으로 ‘기업소득세’를 부과하면서 생기는 세제혜택상의 불공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제정됐다. 내국인 투자기업은 이를 환영했다. 하지만 외국인 신규투자 유치와 기존 외국인 투자기업의 기득권과 안정성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따라 마련된 게 ‘과도기 세금정책’이다. 과도기 세금 정책의 골자는 세가지다. 기존의 법률과 국무원 규정에 의해 실행되던 30여개의 세금 혜택에 대한 과도기 조치, 서부대개발 사업에 대한 기업소득세 혜택정책 유지, 그리고 심천 등 5개 경제특구와 상해포동신구에 새로운 지역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기존 법에 따라 경제특구에 설립된 제조업부문의 외국인 투자기업에 적용하던 15%의 세율은 향후 5년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상된다.2008년 18%,2009년 20%,2010년 22%,2011년 24%,2012년 25%다. 경영기간이 10년 이상인 제조업 외국인 투자기업에 부여하던 ‘2년 면제,3년 감면’의 세제혜택은 해당 세제혜택 기간이 끝날 때까지 적용한다. ●2007년 3월16일 이전 등기 완료한 기업 대상 이런 과도기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2007년 3월16일 전에 공상등기부서에서 등기설립을 완료한 기업으로 제한한다. 하지만 과도기의 세제혜택을 받는 기업도 수입과 공제금에 대해서는 기업소득세법의 규정을 적용받는다. 이 외 과도기의 세제혜택과 기업소득세법에서 정하는 혜택이 중복되는 경우에는 기업이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정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단 선택한 후는 변경이 불가능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이 밖에 기존의 서부대개발 혜택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선전·주하이·산토우·샤먼·하이난 경제특구와 상하이 푸둥신구를 기업소득세법상 경제 특정지역과 특수정책 지역으로 지정했다. 위 지역의 하이테크 기업에 대해서는 ‘첫 2년 면제, 그 후 3년은 25%의 절반 세율’을 적용하는 새로운 세제 혜택을 준다. 김옥림 법무법인 지평 중국팀 중국변호사
  • 바이칼의 게세르 신화/일리야 N 마다손 채록

    바이칼의 게세르 신화/일리야 N 마다손 채록

    ‘아바이 게세르’는 게세르 신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이다.‘아바이’는 바이칼 호수 주변에 사는 부랴트인의 구비신화에서 흔히 나타난다. 함경도 방언의 ‘아바이’와 마찬가지로 선조나 아저씨, 혹은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높임말이라고 한다. 바이칼 호수에서 알타이 산맥에 이르는 지역에 분포하는 알타이어계 민족들에게 아바이는 오늘날에도 남성 연장자의 이름 앞에 붙이는 일반적인 존칭으로 쓰인다. 부랴트어로 ‘뉴르가이’는 코흘리개라는 뜻이다. 부랴트인은 자식이 어렸을 때는 하찮은 이름으로 부르다가 열세 살 이상으로 성장하면 이름을 새로 짓곤 했다. 지상을 떠도는 좋지 않은 영(靈)이 아이를 해치지 못하도록 배려했는데, 우리가 아이를 개똥이 등으로 부른 것도 같은 이유이다. ‘바이칼의 게세르 신화-샤먼을 통해 만난 신들의 세계’(일리야 N 마다손 채록, 앵민족 옮김, 솔 펴냄)는 멀리 떨어진 지역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아바이’나 ‘뉴르가이’처럼 우리와 비슷한 정서와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의 하나가 될 것이다. ●바이칼에서 채록한 게세르 신화와 단군신화 비교 육당 최남선을 비롯한 선학들은 1920년대에 이미 바이칼 호수 일대를 우리 민족문화의 발상지로 주목했다. 육당은 고대사의 수수께끼를 해결할 단서로 단군신화 연구의 필요성을 들었는데, 단군신화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부랴트 게세르 신화와의 비교연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세르 신화의 도입부는 이렇다. 하늘신 가운데 가장 명망이 높았던 게세르는 악신(惡神)들이 재해와 빈곤으로 인간 세계를 도탄에 빠뜨리자 사람의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온다. 게세르는 배반당하고 자신보다 강한 적 앞에서 갈등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겨내는 힘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고통 받은 인간이 안쓰러워 고민에 잠기고 감당해내기 힘든 무리한 싸움에도 나선다. 이런 얼개의 이야기는 알타이의 ‘마아다이 카라’, 칼묵의 ‘장가르’, 티베트의 ‘게세르’, 몽골의 ‘게세르’, 부랴트의 ‘게세르 신화’, 그리고 한반도의 ‘단군신화’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동아시아의 보편가치로 나타난 인간주의는 우리에게 홍익인간이라는 이념으로 친숙하다. 부산대 노어노문학과 교수인 지은이는 바이칼 호수 인근에서 채록된 판본만 해도 100개가 넘고, 티베트나 몽골 것까지 합치면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게세르 신화 가운데 채록자의 창작이 포함되지 않은 판본을 찾아 번역하고 상세하게 주석을 달았다. 그는 ‘바이칼의 게세르 신화’에서 샤머니즘이 고대인의 관념이 담긴 철학이자 종교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오늘날의 부랴트 샤먼들은 잔혹한 희생제의를 펼치거나 혹세무민의 의식을 펼치는 대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며, 전통 의료행위와 심리 상담 치료를 병행하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전체에서 발견된 신화… 보편적 가치 찾아야 부랴트 샤먼들은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적극적으로 저술활동을 펼치고 대중교육에 나서기도 하는데, 가장 과학적인 합리성으로 무장한 계층이 당시의 시점으로는 가장 첨단을 달리는 문물을 만들어내는 텡그리(하늘의 신, 단군과 연결짓기도 함)로 활동하던 신화의 시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게세르 신화와 같은 얼개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채록본이 뜻밖에도 일연의 ‘삼국유사’에 실린 단군신화라는 데 주목한다. 우리가 북방의 신화를 본떠서 단군신화를 만든 것이 아니라 단군신화의 얼개가 게세르의 이름으로 동아시아에 퍼져 있는 모습으로 해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게세르 신화는 단군신화와 다를 바 없는 우리의 신화일 수도 있다.”면서 “여기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민족주의적 시각을 가질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 발견되는 신화를 통하여 동아시아의 보편가치로 다가가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2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로스쿨로 가는 길] 인하대학교-모든 과목에 e-class 활용

    국가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가는 인천의 기반구축에 일조하고, 경제구조의 세계화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할 국제적인 전문법조인의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법조인 양성에 알맞은 최신식의 국제어학실을 갖췄다. 또 현재 교류 중인 미국 하와이대, 중국 샤먼대, 중국해양대, 베트남 국립하노이대, 일본 메이지대 등과 관련 사업을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또 미국의 FPLC,USC,University of Illinois 등과 교류협력을 위한 구체적 협의가 진행 중이며, 외국에서의 실무교육을 위해 미국의 로펌과 중국의 현지 법률회사들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화를 위한 교원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국 하와이대 존 반다이크 교수가 강의하고,U8대학 교수들과 미국 하와이주 문대양 전 대법원장을 초빙할 예정이다. 교육과정의 특징은 모든 과목에서 e-class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본과목은 사이버 강의와 교실 강의를 병행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교과목별 문제바탕학습(PBL), 문답식 수업진행(Socratic Method), 역할극(Role Play), 패널 토론 등 다양하고 적절한 교수방법을 실시한다. 입학전형에는 법학적성시험, 학부성적, 외국어능력, 사회활동 및 봉사활동 경력 등이 포함된다. 일반전형과 특별전형 모두 법학적성시험 30%, 학부성적 20%, 영어성적 20%, 사회경력 등 가산점 및 심층면접점수 30%를 반영하여 선발한다. 물류법학과 지적재산권 전문법률가를 양성하기 위해 학부에서 물류학 및 이공계를 전공한 사람을 총정원의 20% 이상 선발하고자 한다.
  • 중국 남녀 엿보기/에버리치홀딩스 펴냄

    중국 남성들은 ‘슈퍼맨’에 가깝다. 직장생활 하랴, 자녀 하교시키랴, 시장보고 저녁 준비하랴….24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좀 과장해 말하면 퇴근 후 남편이 해주는 저녁 먹고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TV를 보면 끝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가장’이라는 직권을 남용해 전횡을 일삼는 대발이 아버지의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 남성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해박한 지식으로 중국 역사와 사회를 독창적으로 해석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중톈(易中天) 중국 샤먼(廈門)대 교수.‘삼국지강의’‘중국 도시 중국 사람’ 등을 펴낸 저자가 이번에는 남녀평등을 넘어 여성상위의 중국 남녀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중국 남녀 엿보기’(홍광훈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펴냄)가 그것이다. 남녀 유형과 성생활, 결혼, 부부생활, 창녀와 매음, 바람 피우기, 음담패설을 가감없이 쏟아낸 이 저작은 ‘춘추좌씨전’이나 ‘사기’‘수호전’‘삼국지’‘홍루몽’ 등 고전소설부터 진융(金庸)의 ‘신조협려’까지 역사서와 문학작품,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남녀의 사례를 종횡무진 끌어내 시종 경쾌한 읽을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남녀유별과 현모양처 등의 개념, 결혼을 앞두고 중매를 서는 과정이나 첫날밤을 치르는 모습 등 중국의 풍습은 우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저자는 ‘중국 남자 엿보기’ 편에서 우유부단하고 연약한 남성상을 다루며 중국 남녀관계의 실상을 밝힌다. 중국 문학작품들이 전통적으로 나약하고 여성화된 백면서생이나 여성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강호호걸이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도덕군자 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강함’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중국 여자 엿보기’편에서는 현모양처 되기가 지극히 힘든 만큼 그것이 못될 바에야 차라리 맹렬 여성이 될 수밖에 없는 ‘정황’을 살핀다.1만 6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3국] 류싱,중·일 아함동산배 2연패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3국] 류싱,중·일 아함동산배 2연패

    제9보(150∼173) 류싱 7단이 26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제9회 중·일 아함동산배에서 일본의 일인자 장쉬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장쉬 9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바 있는 류싱 7단은 대회 사상 처음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류싱 7단은 중국 아함동산배에서도 중국 국내랭킹 1,2,3위를 달리는 구리 9단, 쿵제 9단, 후야오위 8단 등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우승함으로써 일본과의 상대전적에서 5승4패로 한발 앞서게 되었다. 중·일 아함동산배 우승상금은 500만엔, 준우승 상금은 200만엔이다. 권형진 초단이 계속 바둑을 끝낼 기회를 놓쳤지만 묘하게도 국면은 여전히 백이 우세하다. 반면 천신만고 끝에 위기를 벗어난 한상훈 초단으로서는 다소 맥이 풀리는 장면이다. 백154는 작은 자리.(참고도1) 백1,3으로 좌상귀를 정리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커 보인다. 흑이 159로 이었을 때 백이 (참고도2) 백1로 덥석 흑 두점을 끊어 잡는 것은 흑의 덫에 걸려든 꼴. 이하 백7까지의 수순으로 좌변 백집이 크게 부서지게 된다. 백170,172로 젖혀 이은 것이 반상최대의 곳으로 사실상 백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현재의 형세는 거의 반면승부의 양상. 한상훈 초단의 출중한 끝내기 솜씨를 감안하더라도 흑이 역전에 성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흑173이하의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차이나레이디스] 신지애 ‘2008 굿 스타트’

    올해 두 자릿수 승수가 못내 아쉬웠을까.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지존’ 신지애(19·하이마트)가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신지애는 16일 중국 샤먼의 오리엔트골프장(파72·6460야드)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차이나레이디스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정상에 올랐다. 무려 5타차로 2위 청야니(타이완·8언더파 208타)를 따돌린 뒤 챙긴 우승 상금은 4200만원. 지난 11월25일 끝난 ADT캡스챔피언십을 2007년 시즌 마지막 대회로 우승으로 치러낸 뒤 2008년 시즌 개막전으로 참가한 신지애는 이로써 대회 2연패와 함께 오는 2009년 미국 진출에 앞서 목표로 삼았던 KLPGA 투어 상금왕 3연패 행진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시즌이 바뀐 탓에 2007년 시즌 9승을 거뒀던 신지애는 ‘단일 시즌 두 자릿수 승수’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은 무산됐지만 한 해 10승의 진기록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1950년 샘 스니드(미국)가 11승을 따낸 뒤 두 자릿수 우승은 자취를 감췄고,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10승을 차지한 뒤 아직 두 자릿수 승수는 나오지 않았다. 3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신지애는 타이완 골프의 간판인 청야니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그러나 한때 2타차까지 따라 붙었던 청야니는 신지애가 13∼15번홀에서 3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는 사이 자멸했다. 안선주(20·하이마트)는 5언더파 211타로 3위에, 지은희(21·캘러웨이)가 4언더파 212타로 4위에 올라 새 시즌 역시 신지애의 독주를 둘이 힘겹게 따라붙는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 올해 2부투어 상금왕에 오른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정규 투어에 뛰어들 김혜윤(18·하이마트)은 공동5위(2언더파 214타)로 대회를 마쳐 내년 신인왕 경쟁에서 일단 기선을 잡았다. 김혜윤과 신인왕을 다툴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최혜용(17·예문여고)은 공동10위(이븐파 216타)에 올랐고, 유소연(17·대원외고)은 7오버파 223타로 공동35위로 루키의 해 첫 대회를 각각 마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차이나레이디스오픈] 지애 “주말엔 2008시즌 첫승”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지존’ 신지애(19·하이마트)가 새 시즌 첫 대회에서 상금왕 2연패에 시동을 건다. 무대는 14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 샤먼의 오리엔트골프장(파72·6460야드)에서 열리는 오리엔트차이나레이디스오픈.2008시즌 개막전이다. 올해도 다 가지 않았는데 웬 뜬금없는 개막전일까. 대회는 2007년에 열리지만 상금과 각종 기록은 2008년 시즌에 포함시키기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해마다 11월에 시즌 개막전을 여는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와 같은 경우다. 올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챔피언십이 끝난 지 19일 만이다. 중국과 태국, 타이완 등 다른 아시아권 선수들도 출전, 한국선수 45명을 포함해 참가 선수는 모두 120여명.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신지애다. 지난해 4라운드로 열린 이 대회에서 그는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타이틀 방어는 물론, 올해 아홉 차례의 최다승 기록을 또 갈아치우기 위한 첫 발걸음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ADT캡스챔피언십과 한·일대항전, 렉서스컵 참가를 위해 제주도에서 일본, 호주에 이어 곧바로 중국까지 날아가야 하는 체력적인 부담이 버거운 형편. 여기에 ‘타도 신지애’를 외치며 일찌감치 현지로 떠난 지은희(21·캘러웨이)와 안선주(20·하이마트)를 비롯해 수두룩한 ‘대항마’들의 선전 여부가 신지애의 2연패 달성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2의 신지애’를 꿈꾸는 신예들의 활약 여부도 눈길을 끄는 대목.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던 유소연(17·대원외고) 최혜용(17·예문여고) 등이 ‘루키 신고식’을 벼르고 있고, 올해 2부 투어 상금왕에 오른 데 이어 하반기 정규 투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혜윤(18·하이마트)도 생애 첫 승을 정조준했다. KLPGA는 3라운드 평균 타수 74타 이하의 선수와 ‘톱10’ 성적을 낸 중국 선수에게 KLPGA 투어 시드선발전 출전권을 주기로 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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