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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늑대와 양떼몰이/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늑대와 양떼몰이/오일만 경제부 차장

    역대 정권에서 반복됐던 ‘부패 게이트’가 이번 정권에서도 변함없이 재현됐다. 이른바 ‘부산저축은행 게이트’다. 한푼의 이자라도 더 받으려는 서민들의 돈이 부패고리의 ‘종잣돈’으로 쓰였다. 예금 인출 과정에서 소외됐던 ‘힘없고, 백없는 서민’들이 원금을 돌려달라고 길거리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들의 분노와 원망이 하늘을 찌른다. 피해를 입은 고객이 2만 7000여명, 피해액은 1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공정사회를 전면에 내건 현 정권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파괴력이 감지된다. 과거 게이트와 달리 이번엔 금융권력을 장악한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와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마피아)의 최상위 핵심들이 줄줄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 크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감독기관 차원을 떠나 정치권과 청와대를 포함한 부패 커넥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밀하고 끈끈하게 얽혀, 정밀하고 교묘하게 작동했던 부패 시스템은 우리 사회의 미래에 짙은 암운을 던진다. 해결 방법은 없는가. 부패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던 중국이 우리의 반면교사다. 중국 왕조의 흥망사를 끈질기게 추적했던 이중톈(易中天) 교수(중국 샤먼대)는 관료들의 부패가 중국 역대 왕조의 생명을 단축한 근본 원인이라고 단언한다. 중국도 온갖 감독·감찰부서를 만들어 관료들을 통제했지만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이 한통속이 되면 속수무책이다. 마치 도적패의 졸개가 두목에게 훔친 물건을 상납하는 구조다. 그는 관료체제를 ‘늑대(감독)에게 양몰이 개(관료)를 감독하게 하는 것이나 같다.’고 일갈했다. 이번 사태도 감독기관(금감원)과 피감기관(부산저축은행)이 전관예우를 고리로 먹이사슬을 형성, 금융 비리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관료제가 부패하는 이치에서 해결책을 찾아보자. 원래 양떼(백성)의 주인은 황제이고 관료는 황제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주인이 아닌 이상, 관료들은 목장의 항구적인 이익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자신의 임기 내에 주어진 권력과 기회를 이용해서 한몫 챙기는 것이 최대 관심사다. 이런 이해관계 속에서 감독·피감독 관료들 모두가 운명공동체가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공무원 제도가 지연과 학연이란 연결고리 속에서 서서히 부패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 우리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중국 춘추시대 최악질 도둑인 도척(盜跖)의 일화를 보자. 그는 도둑의 도(道)로 성용의지인(聖勇義知仁)의 5가지를 들었다. 재물이 집안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을 아는 것(聖)이고, 도둑질 하러 집안에 들어갈 때 맨 앞에 서는 것이 용(勇)이며, 도둑질을 마치고 맨 나중에 나오는 것이 의(義)라고 했다. 장물의 가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지(知)이고, 각자의 몫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은 인(仁)이라는 것이다. 장자(莊子)의 거협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도척의 도를 이번 부패사건에 적용해 보자. 금감원은 부산저축은행의 부실구조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聖), 그 부실을 앞장서 덮어줬으며(勇), 각자의 몫을 전관예우를 통해 공평하게 분배(仁)한 꼴이다. 다만 누가 ‘총대를 메고’ 이번 비리를 마무리할지(義)는 아직 모르겠다. 이런 신랄한 유머가 술자리에서 울분을 푸는 서민용 안주로 오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문득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조순씨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국의 고위 관료들의 머릿속에서 국익이란 상위 개념이 사라지게 되면, 결국 사사로운 ‘밥그릇’만 남을 것이라고. 그의 지적은 참으로 탁월한 혜안이었다. 국무총리는 물론 장·차관을 마치고 곧바로 대형 로펌이나 기업의 로비스트로 변신하는 사회 풍토 속에서 건강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전관예우 근절 역시 우리 관료시스템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만간 우리 사회는 새로운 저축은행 개혁안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이 분명하다. 더 이상 ‘늑대에게 양떼몰이 개를 감시하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고, 금융권력들이 부패에 개입할 수 없는 보다 정교한 금융 감독 시스템이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oilman@seoul.co.kr
  • 차 바닥에 시체 끌고 30㎞ 달려…사건의 진실은?

    꼬리를 문 의문의 교통사고, 그 진상은… 지난 15일 저녁 8시. 중국 푸젠성 첸저우시에서 고속도로를 거쳐 샤먼으로 차를 운전해 가던 A씨는 경찰에 의해 인근에 차를 세우고 조사를 받았다. 영문도 모른 채 차에서 내린 A씨는 자신의 차 바닥에서 그림자를 발견했는데, 이것이 다름 아닌 사람이라는 걸 알아챈 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A씨의 차 밑바닥에서 발견된 사람은 30세 가량의 남성으로, 온 몸이 매연으로 뒤덮인 채 숨진 상태였다. 사람이 매달린 것도 모른 채 30㎞가량을 달려온 A씨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의 진술을 믿고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기가막힌 타이밍과 우연이 겹친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 차량 바닥에서 시신을 발견하기 1시간 전인 15일 저녁 7시, 첸저우시 고속도로에 진입하던 또 다른 운전수 B씨는 운전도중 갑작스럽게 뛰어든 사람을 치는 사고를 냈다. 급한 마음에 갓길에 차를 세운 뒤 경찰에 신고를 하고 피해자의 상황을 살피려는 때, 바닥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경찰이 출동해 조사를 나왔지만 황당하기는 매한가지. 인근을 아무리 수색해도 차에 치인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조사 결과 B씨의 차에 치여 도로 한가운데로 튕겨져 나간 피해자를 미쳐 보지 못하고 A씨의 차가 지나갔고, A씨 차 바닥 부품에 B씨의 다리가 걸리면서 30㎞가량을 끌고간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를 조사중인 경찰은 “피해자가 B씨의 차에 치였을 당시 살아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두 운전수를 불러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피해자의 신원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3) ‘신문화운동의 기수’ 최남선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3) ‘신문화운동의 기수’ 최남선

    1906년 3월, 17세의 최남선은 일본 와세다대 고등사범부 지리역사과에 입학하기 위해 바다를 건넜다. 초행길은 아니었다. 이태 전인 1904년에도 그는 일본을 다녀간 적이 있었다. 그는 대한제국 황실유학생단의 최연소 유학생이자 반장이었다. 당시 열 다섯이었던 소년의 눈에 비친 일본은 이전까지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듣던 과거의 일본이 아니었다. 그곳은 눈부신 신세계였다. 그 신세계의 거리에서 소년은 서점 유리창 너머로 매달 쏟아지는 수십 종의 잡지들에 매혹당했다. 소년에게 그것은 문명의 상징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그리고 남들보다 비교적 일찍 시도된 그의 유학생활은 모두 짧게 끝이 났다. 도쿄부립 제1중학에서의 첫 번째 유학은 조선유학생들의 무질서와 준비 부족 때문에 석 달만에 중단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 유학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갑작스레 파국을 맞았다. 문제의 발단은 와세다대 법정학부 학생들의 모의국회였다. 망해 버린 조선왕이 일본을 방문한다면 어느 정도의 의전을 갖추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했던 것. 이 사건은 당시 일본에 유학 중인 조선 유학생들에게 심한 굴욕감을 안겨주었다. 최남선은 조선 유학생 대표로 총퇴학을 주도하는 등 강경 대응했지만, 결국 학교를 자퇴해 버렸다. ●‘소년’ 창간 통해 대륙 중심 패러다임 바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학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지만 문명에 대한 열망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최남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년은 스스로를 ‘신보잡지광’(新報雜誌狂)이라 자처했다. 얼마 후, 소년은 신세계로부터 최신 인쇄기를 구입하고 인쇄를 위한 전문 식자공까지 대동하여 그렇게 바다와 함께 귀국했다. 신문명의 메카임을 자부하는 인쇄소 겸 출판사 신문관(新文館)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그리고 1908년 11월 1일, 바다 건너편의 것이었던 문명은 지금 이곳에서 최초의 근대적 잡지 ‘소년’(少年)이 되었다. ‘소년’은 최남선 1인 잡지였다. 일본을 경유한 새로운 지식들은 편집자 최남선을 거치면서 또 한번 선별되고 분류되어 마침내 전파되었다. 이 시기 최남선은 그 자체로 근대 지식의 매체(미디어)였다. 최남선은 일본 유학 시절 구입한 많은 신간 서적들과 당대 잡지들에 등장하는 담론들을 번역했을 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그만큼의 글을 썼다. 문명은 그렇듯 지식을 통해 식민지 조선으로 유입되었다. 창간호에 실린 ‘해에게서 소년에게’는 도래하는 문명의 힘과 미래에 대한 최남선의 태도와 각오가 잘 드러나있다. ‘텰썩 텰썩 텩 쏴’ 하는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바다의 위력 앞에서는 ‘큰 산이나 거대한 바윗돌’ 같은 무엇도, ‘아무리 권세를 가진 누구’도 힘없이 쓸려버리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돌이킬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시대의 조류이기에 끝내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그 어마무지한 새 기운이 대륙이 아닌 바다로부터 온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유사 이래 수천년간 대륙만을 바라보고 있던 반도 조선의 정수리를 내리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日제의 만주건국대학 교수직 수락 지조냐 학자냐의 양자 중 그 일을 골라잡아야 하게 된 때에 대중은 나에게 지조를 붙잡으라고 하거늘 나는 그 뜻을 휘뿌리고 학업을 붙잡으면서 다른 것을 버렸다. 대중의 나에 대한 분노가 여기서 시작하여 나오는 것을 내가 잘 알며 그것이 또한 나를 사랑함에서 나온 것임도 내가 잘 안다(‘자열서’(自列書) 중). 신문관 창립 이후 3·1운동까지 10여년간, 최남선은 자타가 공인하는 신문화운동의 기수였다. 하지만 ‘기미독립선언서’의 작성자로 3년여의 수감생활을 마친 후 그는 지조와 학자의 길 사이에서 학업을 선택한다. 학자로서의 최남선은 민족주의로 나아갔다. ‘조선역사통속강화’(1922)를 시작으로 최남선은 ‘불함문화론’(1925), ‘단군론’(1926), ‘살만교차기’(1927) 등 굵직한 역사 연구 저술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단군에 기원한 조선 역사’라는 그의 민족주의 역사학을 구성하는 중요한 뼈대였다. 동시에 그는 ‘풍악기유’(금강산, 1924), ‘심춘순례’(지리산, 1925), ‘백두산근참기’(1927), ‘금강예찬’(1928) 등 조선의 산천을 둘러보고 이에 대한 기행문을 남겼다. 그에게 있어 기행문은 여행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종교적 순례기였다. 민족은 그에게 이념이었고, 그는 이념에 입각한 자신의 이러한 작업을 조선학(朝鮮學)이라고 불렀다. 그가 했던 연구의 중심에는 언제나 조선 민족이 있었다. 그렇다면 대체 그가 버린 지조란 무엇이었을까. 대중들이 열망했던, 그리고 그 자신이 지켜오던 지조란 바다를 통해 흡수하려던 문명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남선에게 그 문명은 일본제국주의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그는 더 이상 바다를 맞이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눈을 돌려 대륙을 바라볼 수도 없었다. 지조를 바칠 만한 어떤 것도 없는 현실. 그렇기에 최남선은 지조있는 학자가 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지조 그 자체를 ‘휘뿌리고’ 학자의 길을 택한다. 그가 가고자 했던 학자의 길은 바다도 대륙도 아닌 새로운 지반에 대한 탐사였다. 모든 지조가 사라진 자리, 그 자리에 세울 새로운 시공간. 학자란 새로운 시공간의 발굴자들이었다. 최남선은 지조가 불가능한 현재를 버리고 과거 속으로 침잠한다. 문명화되어야 할 미래의 민족을 등지고, 대륙 바라기 조선의 시간을 넘어 순정한 시간, 그 태초의 시간인 단군으로 그는 깊숙하게 달려 들어갔다. 어느 순간 최남선은 그 태초의 시공간 속에 갇혀 옴짝달싹할 수 없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순정한 지반이란 건 현실 위에서는 세워질 수 없었다. 문명이란 바다를 통해 조선을 덮치던 제국주의의 시대. 그 바다 앞에 쓰러져간 ‘큰 산이나 거대한 바윗돌’처럼, 그의 세계는 무력했다. 바다를 동경했던 ‘담 크고 순정한 소년’. 그 담대함으로 바다를 버리고 순정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소년. 하지만 그 소년이 도착한 곳은 결국 바다의 친구였다. 1939년 4월, 최남선은 만주 건국대학의 교수 자리를 받아들인다. ●노년엔 민족주의와 결별 최남선은 그가 도착했던 태초의 시간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자 했다. 그는 샤먼(살만교) 및 민족주의와 결별한다. 그리고 1955년 최남선은 가톨릭에 귀의했다. 어쩌면 최남선에게 그곳은 샤먼과 민족 등이 없는 시공간, 아니 모든 시공간이 탈각된 지각 불가능한 무엇은 아니었을까. 최남선은 말한다. “민족이란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도 아니며, 당연히 있어도 안 될 것이요, 다만 ‘대립’의 의식으로만 성립된 것”이다. 민족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며 인류의 평등한 평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진실한 마음에 입각하여 이전의 가치를 완전히 쓸어버리는 민족혁명이다.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는 모든 지조를 쓸어버릴 것! 그에게 가톨릭은 “평화가 아닌 칼을 통해 불의를 없애고 정의를 세우는 교문(敎門)”이었다. 최남선이 지조 대신 학자를 선택한 것은 격변의 시대를 피해 달아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단적인 예로 그는 일생 동안 단 한순간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예외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학자로서 자신의 시대를 덮쳐오던 바다와 맞섰다. 현실을 뚫고 나갈 새로운 시공간을 발굴하는 지식인 최남선. 하지만 언제나 자신이 발굴한 그 시공간 속에 갇히고 방향을 잃을 위험에 놓인 지식인. 최남선은 끊임없이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지식인의 숙명을 가리키는 이름일지도 모른다. 현재를 넘어서고자 하나 너무도 쉽게 현실에 포획되고 마는! 문성환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中, 피폭 日관광객·상선 격리

    중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과 상선에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돼 중국 당국이 관광객과 상선을 잇따라 격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지난 23일 도쿄발 항공편으로 장쑤성 우시(無錫)공항에 도착한 일본인 2명에게서 기준치를 심각하게 상회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돼 방사능 오염처리 전문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한 뒤 퇴원시켰다고 밝혔다. 질검총국과 병원 등은 “이들에게 요오드 제제 등을 처방했으며 피폭량이 건강을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은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 이들은 각각 후쿠시마 원전에서 350㎞, 200㎞ 떨어진 나가노, 사이타마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도했다. 질검총국은 또 지난 22일 푸젠성 샤먼(廈門) 국제항으로 입항한 일본 미쓰이 O.S.K 라인스 소속 상선에서 ‘비정상적인’ 수준의 방사선이 검출됐다고 공개했다. 하지만 방사선 수치 등은 밝히지 않았다. 질검총국은 지난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면서 일본산 수입품에 대한 방사선 검사를 철저하게 실시하라고 일선 검역 당국에 지시한 바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동물원 서커스 중단하라” 中 학대국 오명 벗기 나서

    “동물원 서커스 중단하라” 中 학대국 오명 벗기 나서

    ‘외줄 타는 곰과 물구나무서는 코끼리,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호랑이’ 중국 내 동물원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아찔한 동물 묘기를 앞으로는 찾아보기 어려울 듯하다. 중국 당국이 ‘동물 학대국’의 오명을 벗기 위해 각 동물원에 ‘서커스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동물쇼 덕분에 700여개의 동물원이 매년 1억 500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 짭짤한 수입을 거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꽤 과감한 조치다. 그러나 이번 금지령이 지칠 대로 지친 동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중국 정부가 18일 전국 관영 동물원 300곳에 동물을 학대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번 조치로 정부가 운영하는 동물원에서는 동물 서커스 공연이 전면 금지된다. 관람객이 안심하고 만질 수 있도록 어린 호랑이의 이빨을 뽑는 등의 가혹 행위도 일절 할 수 없게 된다. 맹수의 먹이로 사용하기 위해 동물원 안팎에서 숨이 붙어 있는 닭과 염소, 소 등을 사고팔던 행위도 금지된다. 중국 당국이 칼을 빼든 것은 동물보호단체의 지속적인 항의가 효과를 발휘한 덕분이다. 이들 단체는 공연 과정에서 동물들이 야성을 거세당한 채 잔인하게 학대당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 푸젠(福建)성의 샤먼(廈門)지역 동물 보호협회장인 샤오빙은 “한 유원지의 원숭이들은 매일 권투쇼를 강요받는 바람에 온몸이 상처투성이였고 다 큰 사자는 말의 등 뒤에 위태롭게 업혀 목숨을 건 채 기예를 벌이고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무대 뒤에는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해 홍콩의 아시아동물협회가 중국 동물원 13곳의 실태를 조사해 보니 동물들이 훈련 과정에서 쇠로 된 채찍 등으로 무참히 구타당하는 등 학대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협회의 동물복지책임자인 데이비드 닐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수익원을 잃게 된 동물원들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흥분했다. 서커스에 동원된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질 좋은 먹이를 제공받는 등 오히려 윤택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서커스가 중단되면 여러 동물원이 파산하게 될 텐데 이 경우 동물들이 갈 곳을 잃어 최악의 환경에 내몰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방 제거에 특효? … ‘회충 다이어트’ 충격

    지방 제거에 특효? … ‘회충 다이어트’ 충격

    몸매 관리·취업이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중국의 한 여학생이 일자리를 구하기 전 몸매관리를 위해 회충을 먹어 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남부 샤먼에 사는 이 여성은 부화하지 않은 회충의 알을 먹으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설을 믿고 회충 알을 다량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충은 결국 여성의 뱃속에서 부화했고, 복통을 일으켜 병원으로 후송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여성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요즘 취업난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눈에 띄려면 예쁘고 날씬해져야만 했다.”면서 “부화한 회충이 몸속에서 지방을 없애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담당 의사는 “목숨에 지장은 없지만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극악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현재 취업난에 휩싸인 중국의 많은 여성들이 경쟁력을 위해 지나친 다이어트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이 언론은 식욕을 억제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이나 사진을 노려다 보는 방식이나,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특별한 비누’로 하루에 수 십번씩 샤워하는 ‘샤워 다이어트’ 등의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방식은 과학적으로 전혀 증명된 바 없으며, 도리에 건강에 매우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인력자원사회보장부(Ministry of Human Resources and Social Security) 대변인 이청지는 “현재 중국은 엄청난 취업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 사이에서의 취업 경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혜윤 KLPGA 시즌 개막전 역전우승

    김혜윤(21·비씨카드)이 역전 우승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011 시즌을 힘차게 열어젖혔다. 김혜윤은 19일 중국 샤먼의 오리엔트 샤먼 골프장(파72·6503야드)에서 열린 KLPGA 시즌 개막전 현대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마지막날 4언더파 68타를 몰아치며 3라운드 합계 4언더파 212타를 적어내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 5월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이후 7개월여 만에 우승한 김혜윤은 정규투어 통산 우승 횟수를 3승으로 늘리며 희망찬 새해를 맞게 됐다. 1, 2라운드 선두였던 이정민(18·삼화저축은행)은 4타를 잃고 공동 12위(1오버파 217타)로 떨어졌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KLPGA 2011시즌 17일 티샷…유소연 2연패 시동

    KLPGA 2011시즌 17일 티샷…유소연 2연패 시동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1시즌 여왕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내년 시즌 개막전인 현대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이 17일부터 사흘간 중국 샤먼골프장(파72·6503야드)에서 펼쳐진다. 올해 5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2006년 초대 챔피언 신지애(22·미래에셋)가 이듬해까지 2연패했다. 2008년에는 최혜용(20·LIG)이, 지난해에는 유소연(20·하이마트)이 우승해 총 4회 연속 한국자매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선수 41명과 중국, 타이완, 태국 선수 등 총 110여명이 출전한다. 올 시즌 대상과 상금왕 등을 차지한 이보미(22·하이마트)는 내년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준비로 불참한다. 서희경(24·하이트)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준비하느라 참가하지 못한다. 강력한 우승후보로는 디펜딩챔피언 유소연이 꼽힌다. 그는 지난해 서희경과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로 줄곧 우승 소식이 없었다. 시즌 내내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했다. 대회 2연패를 통해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2008년 우승했던 최혜용도 재도약을 위해 샷 감각을 다듬고 있다. 김혜윤(21·비씨카드), 이정민(18·삼화저축은행), 김현지(22·LIG), 이정은5(22·호반건설) 등 올 시즌 1승 이상씩 거둔 실력파가 총출동한다. 2부투어에서 실력을 키운 신예들도 대거 출전한다. 아마추어 시절인 지난해 KB국민은행 그랜드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장하나(18·삼화저축은행)가 가장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달 끝난 시드순위전에서는 2위를 차지, 내년 시즌 전 경기 출전권까지 따냈다. 2부투어 상금왕 이민영(18·ADT캡스)과 3부투어에서 5승을 거두며 상금왕을 차지한 이예정(17)도 기대해볼 만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파리의 남서쪽, 가론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보르도. 프랑스 제 1의 와인 산지로 유명한 이곳은 르네상스 시대에 지어진 유적들이 역사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어 고풍스러운 멋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고성들 사이로 흐르는 와인의 향취를 따라 보르도의 매력에 빠져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오후 10시 25분) 도로의 끝, 계곡 안쪽에 위치했다 하여 ‘안창마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곳은 한국 전쟁 당시 화마를 피해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에 의해 하나 둘 만들어진 곳이다. 60년 세월만큼 굽이진 골목마다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동네 안창마을에서의 3일을 함께 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1912년 12월 6일. 이집트 나일강변 아마르나에 있는 사막도시에서 독일 고고학팀이 이집트 정부의 허가 하에 유적을 발굴 중이었는데 한 고고학자가 너무도 아름다운 한 조각상을 발굴하게 되고 조각상은 곧 논란의 중심이 됐다. 시를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며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도 만나본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토요일 오후 11시 10분) 지난 7월 29일 낮 충북 영동의 한 낚시터에서 심하게 부패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익사체를 인양한 119 소방대원과 경찰들을 놀라게 한 것은 바지 뒷주머니에서 발견된 신분증. 그는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반 소속의 이OO 형사. 자살인가 타살인가. 끝나지 않은 의문들을 알아본다. ●꿈꾸는 U(OBS 토요일 오후 5시 55분) 저마다 독특한 색깔의 입담을 선보이는 출연자들과 연출자의 100% 리얼 영상수다의 장, ‘꿈꾸는 U’. 제1회 OBS 꿈꾸는 U 영상 페스티벌 심사위원을 맡은 최종일 대표(‘뽀롱뽀롱 뽀로로’ 제작)의 극찬을 받은 애니메이션 우수상 ‘연환’과 여우주연상 수상작 ‘척추측만’이 방송된다. ●최후의 툰드라 4부 샤먼의 땅(SBS 일요일 오후 11시 10분) 영구동토의 땅, 툰드라. 수 만년동안 그 땅에 터를 잡고 살아왔지만, 자연은 늘 인간에게 혹독하고 매서웠다. 극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강력한 리더가 필요했다. 바로 샤먼이었다. 드넓은 대지 위에서 잃어버린 순록을 찾아주고, 병 든 사람을 고쳐주던 샤먼.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그들의 삶을 공개한다. ●영상앨범 산(KBS1 일요일 오전 7시 20분) 제주도는 한라산(1950m)과 380여 개의 오름(기생화산), 180여개의 동굴을 품에 안은 땅이다. 1970년 한라산이 국립공원에 지정된 이후 개방 되지 않았던 비경 사라오름(1324m)과 또 하나의 명소 용눈이 오름(약247m)을 건축가 김원철씨와 제주 두모악을 운영하는 박훈일 사진작가가 오른다.
  • 소련의 토벌 광풍 속에 살아남은 샤먼

    소련의 토벌 광풍 속에 살아남은 샤먼

    호평을 받고 있는 SBS 4부작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 마지막 편이 5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영된다. 1부 ‘땅의 노래’, 2부 ‘툰드라의 아들’, 3부 ‘곰의 형제들’에 이은 마지막 편 주제는 ‘샤먼’이다. 영하 60~70도의 혹독한 툰드라 지역에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샤먼 덕택이다. 드넓은 대지 위에서 잃어버린 순록을 찾아주고, 병든 사람을 고쳐주는 샤먼. 영험한 기운 덕분이라지만 사실 그들은 자신의 피와 살을 내어주며 봉사하는 존대다. 때문에 툰드라 주민들은 그들에게 절대 권력을 쥐어주었다. 그러나 공산주의 소련은 샤먼을 인정하지 않았다. 근대화 물결 속에서 샤머니즘은 귀신놀음쯤으로 격하되고 비판받으면서 샤먼에 대한 대대적 ‘토벌 작전’이 벌어졌다. 샤먼이라는 이유로, 샤먼의 친족이라는 이유로 사형당하거나 감옥에 간 사람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샤먼의 성지들은 불태워져 파괴됐다. 이런 상태로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다보니 샤먼의 흔적이나 자취를 찾기 쉽지 않다. 취재진은 이런 상황에서 시베리아 최북단 타이미르 반도에 살고 있는 응가나산족을 찾았다. 응가나산족 최고 샤먼이자, 툰드라 최고 샤먼으로 꼽히는 카스조르킨 형제의 활약상이 1970년대 기록된 영상자료로 남아 있다. 이들은 아픈 환자가 찾아오면 접신한 뒤 화살을 자신의 몸에다 찔러 넣는 의식을 통해 환자를 치료했다. 샤머니즘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꼽히지만, 그 때문에 샤머니즘 탄압 당시 비참하게 죽어간 인물이다. 취재진이 만나고자 한 사람은 이들의 손자인 이고르. 그는 샤먼 탄압의 광풍 속에서도 근대적인 정규 학교교육을 모두 거부하고 비밀스럽게 할아버지의 대를 잇는 샤먼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그러나 혹독한 탄압의 기억이 여전해서일까. 이고르는 낯선 이방인들을 쉽게 만나주지 않는다. 두달 동안 기다리고 설득한 끝에 겨우 만나게 된 샤먼 이고르. 그는 취재진에게 어떤 말을 해줬을까. 이어서 찾은 곳은 투바공화국와 부랴트공화국. 이들은 1991년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된 뒤 샤머니즘의 부활에 앞장서 온 나라다. 실제 이들 나라에서는 샤먼에 대한 공인자격증도 있고 샤먼협회나 샤먼 센터 같은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도 자기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이들과 상의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제작진은 특히 부랴트공화국에서 열리는 샤먼들의 축제 ‘타일라간’을 화면에 담았다. 수십명의 샤먼들이 다 함께 접신하는 광경, 그동안 비밀스럽게 치러 오던 검은 양을 바치는 의식 등을 모두 화면에 담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서 만나는 유라시아 문화

    서울서 만나는 유라시아 문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족학 박물관 중 하나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표트르대제 인류학·민족지학 박물관 소장 유물이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전시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내년 3월 14일까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시베리아의 다양한 민족들의 생활 유물과 조선 후기 유물 등 405건 654점을 선보이는 특별전 ‘유라시아 문화, 만남으로의 여행전’을 연다. 24일 개막한 전시에는 시베리아 에벤키 샤먼의 조상 정령을 상징하는 가면, 부랴트족 전통 무기인 활과 화살, 아무르강에서 잡은 연어 가죽으로 만든 나나이족 여성 의복, 네기달족 샤먼이 병자를 치료하기 위해 만든 목각 표범 등 그동안 접할 기회가 적었던 시베리아 민족들과 중앙아시아 이슬람 문화권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소개된다. 러시아의 전통 물레와 중앙아시아 카자흐족 여성의 혼례용 머리 장식 등도 눈길을 끈다. 박물관이 소장한 조선 후기 유물과 각종 풍물을 담은 사진도 전시된다. 1880년대 초대 한국 주재 러시아 공사 베베르가 명성황후에게서 하사 받은 종이상자와 청자완을 비롯, 조선 시대 상궁이 러시아 귀부인에게 쓴 한글 편지, 러시아 의사 아추트가 수집한 한약재 삼기환 실물이 공개된다. 표트르대제박물관은 1714년 개관한 러시아 최초의 박물관으로, 세계 각지의 민족문화를 보여주는 유물 100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국립민속박물관은 표트르대제박물관 소장 한국 유물에 대한 전자도록을 발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 r
  • [新 차이나 리포트] (2부)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⑨ 한류를 향한 두가지 시선

    [新 차이나 리포트] (2부)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⑨ 한류를 향한 두가지 시선

    중국 대륙에서의 한류열풍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류스타들이 나서는 무대에는 변함없이 뜨거운 시선이 쏠린다. 최근 중국 상하이 엑스포 공원에서 한류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한국 주간 특별공연’이 마련되자 입장권을 받기 위해 전날부터 중국 전역에서 몰려온 2000여명의 팬들이 한뎃잠을 잤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지난달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네티즌의 94.5%가 ‘한국을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류’ 혹은 ‘혐한류’라는 이분법적 논리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다양한 시각을 살펴봤다. “정말 한국에서 오셨어요?“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후난대 3학년생 류징(劉靜·22)은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소개한 뒤 인터뷰를 요청하자 잔뜩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처음 접했다.”면서 “(배우들을 보면) 다들 너무 잘생기고 예뻐서 한동안 방에다 사진도 붙여 뒀었다.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고 즐거워했다. ●문화상품 통해 한국 호감도 높아져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만난 대학생 원신(溫馨·20)의 첫인사는 ‘니하오(你好)’가 아닌 ‘안녕하세요’였다. ‘이효리 언니’를 좋아하며 드라마와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접한 한국인들에에 호기심을 가지면서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역시 한국 제품을 쓰고 있는 그는 “한국인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된 다른 한국인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예전에는 단순한 호기심 정도만 갖고 있었고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는데, 지금은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원은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택시 기사도 “한국인이냐.”고 물은 뒤 “한국 사람들은 인사성도 바른 것 같고, 서울은 깨끗한 것 같더라.”고 웃어 보였다.  낯선 한국기자의 질문에 마지못해 대답하던 창사의 공무원 중(鐘·33)은 인터뷰가 끝날 즈음 갑자기 드라마 얘기를 꺼냈다. 인터뷰 내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던 그는 드라마 얘기를 하는 동안에는 환한 표정으로 “정말 재미있다. 우리 가족 모두 즐겨 본다.”며 한껏 호감을 드러냈다.  톈진에 사는 스청훙(史成紅·23)은 “한국인들은 세련되고, 음식도 맛있다. 한국에 너무 가보고 싶다.”며 한국 여행에 필요한 비용을 물어볼 정도로 한국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되고, 좋은 인상을 받은 사람들은 중국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런 반면 한국 드라마와 한국에 대한 느낌을 혼동하는 사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그 이상의 감정이 없다는 이들도 많았다. 직장인 싱위샤(邢玉俠·31)는 한국에 대한 생각을 묻자 “드라마에서 스타들을 접한 것 외에 실제로 한국인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잘 만드는 나라’,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 정도의 단편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도시 사람들 “드라마는 포장된 이미지”  한국인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직접 겪었던 좋지 않은 경험담도 털어놓았다. 한국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묻자 잠시 주저하다가 “사실 한국을 싫어한다.”고 말한 펑위메이(彭玉梅·25)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만나는 한국 사람들로부터 중국인들을 무시하는 듯한 거만함을 자주 느낀다.”고 전했다.  흔히 ‘한류’로 일컬어지는 한국에 대한 동경 혹은 호감은 드라마 속의 ‘포장된 한국 사회’를 벗어나는 순간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았다. 특히 인터넷 여론에 민감한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수개월도 더 된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경기 얘기를 꺼내는 사람은 물론 “한국과 중국이 다를 게 뭐가 있냐. 한국 같은 데는 별로 가보고 싶지 않다.”며 노골적인 발언을 하는 이도 있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SBS가 비공개였던 개막식 리허설 영상을 보도한 이후 혐한류는 인터넷상에서 벗어나 일상 생활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심각했다고 중국에 체류하는 한국인들은 입을 모았다. 조정현 웅진코웨이 중국 법인장은 “그 당시는 정말이지 (한국에 대한 악감정이) 심했다.”면서 “한국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방식의 마케팅을 바꿔야 하나, 그런 고민까지 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받은 긍정적인 느낌이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고, 한국어 공부 혹은 한국 방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국 드라마 열풍이 뒤늦게 시작된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의 경우 ‘한국 주부처럼 살기’가 유행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산’이라는 이유로 덮어놓고 구매하지는 않지만, 옷과 화장품의 경우 세련되고 질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은 중국인들 사이에 분명히 있었다.  베이징·톈진·항저우·창사·샤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2부) 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⑦ 인터넷과 중국인

    [新 차이나 리포트] (2부) 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⑦ 인터넷과 중국인

    ‘중국’과 ‘인터넷’의 조합에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올해 초 발생한 ‘구글 사태’로 대변되는, 규제와 통제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국은 4억명이 넘는 네티즌이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인터넷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월드와이드웹(www)에 버금가는 ‘차이나와이드웹(cww)’과 함께하는 중국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중국 베이징 수도사범대학교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리둥궈(李東國·51)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늘 컴퓨터를 켜 놓는다. 지난 2007년부터 인터넷 주식 투자를 시작한 터라, 실시간으로 주식 현황도 챙겨 보고 친하게 지내는 학생들과 QQ(메신저의 일종)로 대화도 나눈다. 그는 “작은 돈을 투자하면서 배우는 과정”이라면서 “아직은 본전도 못 찾고 있다.”고 웃었다. 인터넷으로 신문과 영화를 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8년째 3평 남짓 되는 작은 가게에 앉아 있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있다. 자신의 이름이 한국의 축구선수 이동국과 같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처럼 중국에서도 인터넷은 젊은 층만의 전유물이 아닌, 거의 모든 세대가 이용하고 즐기는 대상이다. 특히 10대, 20대에게 인터넷은 곧 생활이다. 대학원생 셰수(謝舒·26)는 “조금 과장하면 24시간 인터넷을 사용한다.”면서 “공부도, 노는 것도 다 인터넷으로 한다.”고 말했다. 장펑청(江鵬程·25)은 인터넷으로 미국프로농구(NBA)나 유럽에서 펼쳐지는 축구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본다고 자랑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자체 메신저 프로그램을 개발, 학교 안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중국 네티즌 수는 4억 2000만명이다. 보급률은 이제 막 30%대에 올라섰지만 개발이 미흡한 서부의 상당 부분 지역과 지나치게 낙후한 농촌을 제외하면 중국 어디서나 인터넷 사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소식을 접하거나 학업 혹은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찾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소도시, 농촌에서도 일상이 됐다. ‘클릭’ 한번으로 좀더 저렴하게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최근 몇 년간 인터넷 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999년 18명이 설립, 중국 최대 인터넷 경매 사이트로 성장한 ‘알리바바’의 프로덕트 매니저 류웨이(劉衛)는 “지난 10년간 인터넷 쇼핑 시장이 빠르게 발전했다.”면서 “알리바바는 중국인의 인터넷 사용 방법을 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일반 쇼핑몰 ‘타오바오’의 경우 사용자가 1억명을 넘어섰고, 연간 거래액만 4000억위안(약 70조원) 이상이다. 기차표는 아직까지 인터넷 구매가 안 된다. 역이나 여행사에 가서 표를 사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올해까지일 듯하다. 중국 철도부 운수국의 쑤순후(蘇順虎) 부국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기차표 인터넷 예매가 이미 실질적인 추진단계에 와 있다.”며 연내 인터넷 열차표 판매를 예고했다. 정부의 언론 통제는 여전히 중국의 인터넷이 갖고 있는 어두운 단면이다. 구글이 결국 ‘백기 투항’한 데 이어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중국이동통신(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인터넷 검색엔진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하면서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가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항저우·샤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버스기사 폭행당하는데도 승객들은 ‘못본척’ 충격

    버스기사 폭행당하는데도 승객들은 ‘못본척’ 충격

    버스기사가 한 승객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는데도 다른 승객들을 수수방관한 채 지켜보기만 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9일 중국 샤먼의 29번 버스 안에서는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버스기사가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벌였다. 남자 승객이 버스기사에게 항의한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정차하지 않았다는 것. 이 남성은 자신의 아버지뻘 되는 기사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또 자신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5분가량 더 폭력과 욕설을 내뱉은 후에 창문을 통해 도망쳤다. 버스기사는 옷 앞섶이 피로 새빨갛게 물들 정도로 크게 다쳤지만,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서른여명의 승객 중 그를 돕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충격적인 장면을 담은 영상은 버스 내 CCTV에 녹화된 것으로, 이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과 소란을 벌인 남성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끔찍한 폭행이 눈앞에서 펼쳐지는데도 그저 구경만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불의를 보고도 나서려 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현 중국의 자화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폭행을 당한 운전기사는 목숨에 지장은 없지만 심한 두통 등을 호소해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타이완서 2㎞… ‘차이완시대’ 교류창구

    [新 차이나 리포트] 타이완서 2㎞… ‘차이완시대’ 교류창구

    흔히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에서 샤먼(廈門)이 갖고 있는 상징성은 ‘물리적 거리’로 대변된다. 타이완 진먼다오(門島)와 샤먼과의 거리는 단 2㎞. 이 때문에 양안이 정치적으로 순탄치 않은 때에도 사람과 돈이 흐르는 관문의 역할을 해 왔다. 샤먼시의 6개구 가운데 쓰밍(思明)·후리(湖里)구는 1980년 10월 중국의 5대 경제 특구 중 하나로 지정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표적인 ‘실패한 경제 특구’가 됐고, 관광·금융·물류·컨벤션쪽으로 노선을 수정했다. 이런 가운데 ‘차이완 시대’가 가시화되면서 다시 한 번 양안간 교류협력의 창구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쑨춘란(孫春蘭) 푸젠(福建)성 당서기는 지난달 20일 열린 제2차 해협포럼에서 “중국 국무원이 샤먼 경제특구를 샤먼시 전체로 확대하는 계획을 이미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계획과는 별개로 경제 특구가 시 일부에 국한되면서 비롯된, 샤먼 ‘섬’과 ‘육지’의 발전 불균형은 차츰 개선되고 있다. 발전에서 소외됐던 샹안(翔安)구에는 과거 타이완 정부가 해외 진출을 규제했던 첨단 품목의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지만, 한·중 수교 전인 1988년 한국 단독 투자 기업 1호가 진출한 곳이 바로 샤먼이다. 현재 700명 정도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샤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정권 바뀌어도 관계악화는 안될 것 괴리감 사라지면 10년 뒤도 통일”

    [新 차이나 리포트] “정권 바뀌어도 관계악화는 안될 것 괴리감 사라지면 10년 뒤도 통일”

    1980년 설립된 샤먼(廈門)대 타이완 연구소(TWRI)는 중국 정부의 타이완 정책에 대한 영향력에 있어 손꼽히는 싱크탱크다. 중국 교육부와 푸젠(福建)성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타이완 정치, 경제, 역사, 문학, 양안관계 등 5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곳을 이끌고 있는 류궈선(劉國深) 소장으로부터 양안관계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2004년 서울신문의 첫 ‘차이나리포트’ 취재 당시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했다. -2003년 민진당 집권 이후, 독립을 선포하려 하는 타이완의 일련의 행동과 정책 및 조치들로 대륙(중국)이 많이 긴장한 상태여서 그런 판단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2008년 국민당이 재집권하면서, 긴장관계를 해결하려는 여러 움직임이 있었고 현재는 일종의 화해 모드가 조성돼 있다. 대륙과 민진당의 관계를 보더라도 국민당에 버금가는 여러 가지 교류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양안 관계는 과거처럼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나. -그렇지 않다. 첫째, 양안간 교류가 밀접한 상태에 있고, 이는 양안 국민과 국제사회 지지를 받고 있다. 둘째, 기술 관료들의 정책 조율과 자문이 안정돼 있어, 누가 집권하든 타이완의 이해관계에 따를 것이다. 민진당 내부에서도 평화적인 교류를 털어버릴 만큼 극단적인 세력이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세 번째 이유다. 또 정치적 영향력면에서 볼 때 아직까지 민진당의 재집권 가능성이 크지 않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중 한 축이 타이완에 대한 무기 수출 문제인데. -지금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평화 교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 무역, 민간 생활, 사회 분야에 대한 완전한 교류·평화적 발전 단계에 도달하면 최고위 정책결정 차원에서 정치적인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다. →실질적으로 양안 관계가 좋아졌다는 것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 -정치인 사이에서야 투쟁이나 반대 의견도 존재하지만 민간은 실제로는 거리낌이나, 적대 의식 없이 교류하고 있다. 나 역시 민진당 인사들이 대륙에 오면 함께 술을 먹기도 하고 개인적 교분을 쌓는다. 또 섬과 대륙의 범죄 집단이 손을 잡고 자기들만의 사업을 진행시키기도 한다. →통일이 언제쯤 될 것으로 예상하나. -2030년 혹은 2050년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통일의 시점은 큰 의미가 없다. 통일에 대한 관념, 지향점이 시시각각 변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양안 국민들이 서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고 격리감·괴리감 없는 상태를 통일로 본다면 2020년도 충분히 가능하다. 샤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⑤ 양안관계의 ‘門’ 샤먼“양안

    [新 차이나 리포트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⑤ 양안관계의 ‘門’ 샤먼“양안

    2008년 6월 제1차 양안 회담 이후,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 기상도는 대부분 ‘맑음’을 유지했다. 타이완의 미국 첨단 무기 수입, 달라이 라마 방문 등 몇차례 고비도 ‘양안 평화 발전’이라는 대명제 앞에서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최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까지 체결하면서 양안관계는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다. 요즘처럼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말이 어울리는 시기는 물론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던 시절에도 늘 양안의 ‘문’으로 인식돼온 푸젠(福建)성 샤먼(廈門) 사람들로부터 양안관계의 현 주소를 들어봤다. “함께 수업을 듣는 타이완 친구들이 늘었다는 점 말고,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은데요?” 최근 양안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 소재한, 중국 정부가 지정한 중점대학 중 하나인 샤먼대 대학원생 15명과 가진 방담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답변들이 쏟아졌다. ‘지난해 타이완으로 여행을 갔다.’든지, ‘가깝게 지내는 타이완 친구가 생겼다.’는 등의 ‘소소한 변화’는 체감하고 있지만 중국 안팎의 언론이 연일 보도하고 있는, ‘경제·사회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비판적이다 싶을 정도였다. 천빙(陳炳·25)은 “고위당국 차원의 여러 가지 교류 협력의 변화가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민간에 있는) 우리에게 변한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야오예(姚燁·25) 역시 “같은 생각”이라면서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리훙잉(李洪英·23)은 “(양안관계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특별한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는 의미냐.”고 되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반응은 실제로 양안관계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동안 타이완에 대해 중국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어려운, 샤먼안의 정서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 양안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민진당이 집권하던 시절에도 해마다 20만명의 타이완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는 점을 돌이켜 보면 샤먼 사람들에게 현재 중국 안팎의 언론들이 조명하고 있는, 달라진 양안관계에 대한 얘기들이 ‘호들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샤먼에는 한때 군부대였던 곳이 서바이벌 게임장으로 바뀌었을 정도로 군사적 도발에 따른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서로를 향해 미사일을 겨누고 있는 것을 비롯, 군사적 긴장감이 남아 있다. 이는 결국 푸젠성의 경제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학생들은 지적했다. 린솬(24)은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른다는 이유로) 푸젠성에는 국가 기반 시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저장(浙江)성과 같은 다른 성에 비해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보충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양안 문제에 있어서 정부와 민간,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경제 부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이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라는 가시적인 결과를 낳는 등 경제 부문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 “타이완 사람들이 여기 와서 제한 없이 일을 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됐다.”는 투멍잉(·23)의 말처럼, 민간 그리고 경제 차원의 왕래는 이미 샤먼에서는 일상이 됐다. 이에 대해 류샤(劉霞·23)는 “사회 흐름상 경제가 가까워지면 정치가 가까워지는데 이는 정치는 경제에 의탁하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정치적 교류와 합작도 이뤄질 것”이라고 양안관계를 낙관했다. 중국과 타이완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이처럼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저우칭(周瓊·24)은 “최근 사법 시험을 봤는데, 그곳에서 시험을 보러온 타이완 변호사를 만났다.”면서 “상대방의 법률을 배우는 상황이 일반화되고, 양안간 모든 분야에서 밀착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팅팅(26)은 “정치 부분에 있어서 민감한 문제가 점점 희석돼 가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타이완과 회복(통일)하고 안 하고는, 형식이 중요하다기보다는 민간교류의 내용과 이질감 해소가 핵심”이라고 전했다. 샤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톈안먼? 건물이죠… 공산당은 취업용이고요”

    [新 차이나 리포트] “톈안먼? 건물이죠… 공산당은 취업용이고요”

    신세대를 이해하면 그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세대인 1980·90년대생들을 들여다보면 중국의 변화 방향과 폭을 가늠할 수 있다. 급증하는 종교 신도들을 통해서도 달라지는 중국을 엿볼 수 있다. 무신론을 주창하는 공산당 체제 아래서 “신은 있다.”라고 말한다.달라진 중국 신세대와 신자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1. “톈안먼(天安門)이 왜 인터넷에서 검색이 안 돼요?” 중국 창사(長沙)의 후난대학교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룽솨이(龍帥·19)는 ‘톈안먼 사건’이 검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1989년 사건을 아느냐.’고 묻자 고개를 젓는다. ‘톈안먼 사건’을 몰랐던 터라 정부의 인터넷 통제 정책을 얘기하면서 언급한 톈안먼을 있는 그대로, ‘베이징의 건축물’로 이해했던 것이다. 항저우(杭州)의 저장대학교에 재학 중인 장잉(張穎·19)도 마찬가지였다. 톈안먼 사건은 물론 인터넷 통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2. 우한(武漢)에서 만난 쉬제(許捷·21)는 공산당에 대한 생각을 묻자 “나와 큰 연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원이 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가입은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공기업에 취업하려면 당원이 유리하니까요. 다른 일을 하더라도 당원이면 한번 ‘검증’ 받았다고 인식되니까, 일단 입당은 하려고요.” 민주화와 정치는 중국 신세대의 관심 밖에 있었다. 톈안먼 사태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들어 본 적은 있어도 ‘깊게 알고 싶지 않다.’든지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다.’는 얘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베이징에서 만난 샤오팡(蕭芳·20)은 “인터넷을 통제하는 정책은 온당하다.”고까지 주장했다. 대신 취업 걱정과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이 그들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여행 잡지 기자인 리양(李楊·24)은 “정치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은 뒤 “요즘 최대 관심사는 월급을 더 많이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돈을 벌면 독일 유학을 가고 싶다고도 했다. 대학생 마징(馬靜·20)은 “2008년 위기 이후 금융이 인기있는 학과가 됐다.”며 전공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선호하는 직업은 한국 신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고, 대기업 입사를 희망했다. 베이징 영화학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하는 차이멍제(柴夢?·21)는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톈진에 사는 대학교 4학년 스청훙(史成紅·23)은 “부모님이 원해서 공무원 시험을 보긴 했지만 큰 회사에서 돈도 더 벌고 내 능력 이상의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의 신세대는 ‘인터넷 세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들도 인터넷으로 과제를 하고 친구들과는 ‘QQ’(메신저)로 대화한다. 최근 광둥(廣東)성의 혼다차 포산(佛山)공장 파업을 주도한 ‘신세대 농민공’ 역시 ‘QQ’와 휴대전화 문자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류징(劉靜·22)은 “컴퓨터를 안 하려고 노력하지만 자제가 잘 안 된다.”면서 “인터넷 없이는 하루도 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인터넷을 통해 알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고 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 ‘소황제(小皇帝)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바깥 세상에 눈을 뜬 이들은 금기시되는 공산당에 대한 비판에도 거침 없었다. 샤먼(廈門)의 대학원생 린산(林?·24)은 인터넷 통제에 대해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주제만 조금 바꾸면 검색할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공산당이) 우매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수도사범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둥링위(董玲玉·20) 역시 “국가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알 권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글·사진 베이징·톈진·우한·창사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① 대도시도 지방도 과외열풍

    [新 차이나 리포트] 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① 대도시도 지방도 과외열풍

    지난 7일 중국의 대학 입시인 가오카오(高考)가 실시됐다. 학생들에게는 그동안 공부한 것을 평가받는 자리이자 ‘사교육 광풍’에서 해방되는 날이기도 하다. 정부가 학원 단속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사교육은 오히려 지역이나 부모의 경제 수준과 상관없이 확산되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중국 대륙에 상륙한 ‘학력=성공’의 공식이 사교육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간판’의 필요성과 아이의 행복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모들의 한숨도 깊어만 가고 있다. 베이징 류자야오(?家?) 인근의 한 학원. 강의실 밖 복도에는 류팡(劉芳·36)이 7살짜리 아들의 중국어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주말은 중국어와 수학 수업을 듣는 아들과 학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는 “같은 휴대전화라도 어떤 브랜드냐에 따라 사고 싶거나 꺼려지는 것 아니냐.”면서 “좋은 대학은 취업의 기본”이라고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를 설명했다. ●베이징·상하이 ‘VIP 수업’ 유행 류씨의 아들이 듣는 수업은 일반 학원 강의가 아니다.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VIP 수업’이다. VIP 수업이란 학원 전문강사로부터 1대1 강습을 받는 것을 말한다. 과외와 같은 개인 교습이 주로 집에서 이뤄지는 한국과 달리, 학원에 마련된 VIP 수업 전용 교실에서 공부를 한다. 일부 학원은 아예 VIP 수업만을 위한 분점을 따로 차리기도 한다. 수강료는 시간당 200~300위안(약 3만 6000~5만 5000원) 정도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평범한 직장인의 초봉이 월3000위안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하지만 ‘VIP수업’이라 해서 부유층의 전유물은 아니다. 수업을 집이 아닌 학원에서 하는 이유에, 가정 형편에 따라 공부방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포함돼 있음이 이를 말해준다. 주말을 아이와 학원에서 보내는 것은 비단 류씨만이 아니다. 토요일 아침이면 베이징의 명문 학교로 꼽히는 인민대 부속 중학교가 있는 중관춘(中關村) 인근의 학원가는 엄마 혹은 아빠와 손을 잡고 수업을 받으러 가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여기까지는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학원으로 들어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수업을 듣는 풍경은, 중국에서 그다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오전 8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학 경시대회 준비반에서 만난 한 아버지는 “숙제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같이 풀어보기 위해서 수업을 듣는 것”이라면서 “내가 바쁠 때면 아내가 온다.”고 말했다. 그를 만난 강의실에는 학생 25명과 학부모 11명이 있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학원비는 지출 목록에서 우선 순위를 차지한다. 베이징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진젠(金建·40)은 “한 달에 3000위안 남짓 번다.”면서 “어렵지만 아이가 영어를 어려워해서 1시간에 50위안짜리 학원을 보낸다.”고 했다. 이 같은 과도한 교육열은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 경우 이미 곳곳에 학원가가 형성됐고, 아직 사교육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는 대학생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샤먼(廈門)에서 차 가게를 운영하는 리젠방(李建邦·46)은 자녀 3명 중 대학생인 첫째를 제외한 나머지 두 아이에게 영어 과외를 시키고, 피아노와 무용도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수학, 작문, 피아노, 무용을 가르친다는 창사(長沙)의 주펑(朱楓·42)은 “베이징 뿐만 아니라 여기서도 교육비가 많이 든다.”고 전했다. ●1살짜리도… 사교육의 블루오션 베이징에서 만난 29세 뉴(牛)모씨는 전업주부이지만 주말이면 아들을 학원에 보내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아이가 몇 살이냐고 묻자 그는 “세 살”이라고 답한 뒤 “다들 요즘은 뭐든 일찍 가르치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창사의 한 주부는 최근 막 태어난 아들의 조기교육 상담을 하러 갔다가 시간당 100위안이라는 가격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그는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수업을 받게 하려는 부모들이 아주 많다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의 사교육 시장에는 아직 ‘룰’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높은 교육열과 맞물려 거대한 사교육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업계는 최소 300억위안(약 5조 5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아 교육이 인기를 얻으면서 사교육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다. 칭화대 토목과를 졸업해 벤처 사업을 하다가 사교육 시장에 뛰어들어 지금은 베이징 최대 입시종합학원인 징화자오위(精華敎育) 원장으로 있는 리펑쉐(李峰學·37). 그는 “사교육은 여전히 성장하는 시장”이라면서 “대상 연령이 낮아질수록 학부모들의 투자가 많아 유망하다.”고 전했다. 베이징·샤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미친듯이 벌어 학원비 충당… 지출 1순위”

    [新 차이나 리포트] “미친듯이 벌어 학원비 충당… 지출 1순위”

    “생활 수준은 높아졌지만 교육 문제에 대한 부담이 너무나 커졌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베이징에 사는 A(38)는 주저하지 않고 교육 문제를 꼽았다. 정보통신(IT)관련 회사에 다니는 남편과 맞벌이를 해 외곽이긴 하지만 집도 장만했고, ‘이만하면 중산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한 달에 3000위안을 들여 ‘VIP 수업’을 통해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아이가 인터넷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등 학습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강사들로부터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시라.”는 말을 듣기 일쑤다. ●‘과외 안하면 문제있는 집’ 인식 샤먼에 사는 38세 린(林)모씨는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사람들이 ‘너희 집 문제 있구나.’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도 가정교사를 붙이기 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돈을 들이면 성적이 오르는 걸 보고 나니 시킬 수 밖에 없더라.”고 말했다. 사교육은 가계 부담 이상의 문제다. 장잉타오(張?桃·40)처럼 “좋은 대학에 가면 사회에서의 ‘생존 조건’이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 (공부하라고) 밀어붙이는 건 옳지 않다.”며 일절 학업 관련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사람은 극소수다. ●“아이들 힘들지만 어쩔 수 없어” 난징에 사는 40세 직장인 리(李)모씨는 남편과 자신 모두 독자이기 때문에 자녀를 두 명까지 낳을 수 있었지만 아들 한 명만 낳았다. 그는 “미친듯이 돈을 벌어야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돈도 돈이지만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면서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어렸을 때라도 실컷 놀게 할 걸 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글 사진 베이징·상하이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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