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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작과 명작의 차이는 뭐지? 걸작 판별 안내서

    그림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입문자라면 한번쯤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가지 힘’(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뜨인돌 펴냄)은 명작이 왜 명작인지, 좋은 그림은 어떤 기준으로 판별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안내서다. 저자가 제시하는 5개의 키워드는 표현력, 스타일, 자기세계, 아이디어, 몰입이다. 표현력은 ‘누가 봐도 잘 그렸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고 단순한 그림을 우주의 경지까지 끌어올리는 힘’이다. 가령 축구 경기에서 마라도나나 메시 같은 걸출한 선수가 뛸 때와 그러지 않을 때 느끼는 재미의 차이를 상상해보면 된다. 저자는 극한의 치밀함으로 승부한 얀 반 에이크, 현실에선 불가능한 시간과 공간을 캔버스에 창조해낸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직물의 온기와 공기의 질감까지 담아낸 베르메르를 표현력의 대가로 꼽는다. 스타일은 ‘누구도 흉내내거나 침범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과 고유 양식’이다. 그림에 문외한인 사람도 고흐나 세잔, 샤갈의 그림을 구별할 수 있는 건 이들이 구축한 스타일 때문이다. 확고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한 화가들의 그림도 명작의 반열에 오른다. 현대사회와 도시생활의 표면에서 인간의 본질을 발견한 에드워드 호퍼, 소용돌이치는 대자연의 에너지를 화폭에 옮긴 터너, 현대인의 존재론적 불안을 그림으로 표현한 뭉크 등이 대표적이다. 독특한 아이디어도 명작을 가르는 기준이다. 남성용 소변기에 ‘샘’이란 창조적인 이름을 붙여 예술 작품으로 만든 뒤샹, 대중문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앤디 워홀 등은 캔버스의 틀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 천재들이다. 평생 한 가지에 몰입해 경쟁자를 압도한 화가들도 있다. 점묘법의 대가 쇠라, 직선과 원색으로 복잡한 세계를 단순하게 표현한 몬드리안, 가느다란 신체로 실존의 불안을 담아낸 자코메티 등은 그 분야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지를 보여준다. 1만 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구글, 아티스트 백남준 탄생 78주년 기념 로고 선봬

    구글, 아티스트 백남준 탄생 78주년 기념 로고 선봬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구글코리아는 20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탄생 78주년을 축하하는 애니메이션 기념 로고로 구글코리아 첫페이지를 장식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반 고흐, 미켈란젤로, 에드바르 뭉크, 마르크 샤갈 등 역사적인 아티스트와 뽀빠이를 만들어낸 카투니스트 E.C. 세가 등 유명 현대 예술가의 작품세계를 구글 로고로 형상화했다. 이번 한국인 아티스트로는 백남준씨 작품을 모티브로 한 기념 로고를 선보인 것. 구글코리아는 백남준 탄생 기념 로고를 널리 알리고 축하하기 위해 백남준 모티브 구글 로고 스티커를 무료로 배포한다. (선착순한정) 배포는 트위터(@googlekorea)로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오는 24일부터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하고 있는 백남준 아트센터 방문자들에게도 선착순 배포한다. 로고를 디자인한 마이크 더튼 구글 웹 디자이너는 “텔레비전 화면의 애니메이션을 리듬감 있게 표현해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구글을 통해 평소에 감명을 받았던 백남준 작품의 진가를 깊이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 겸 구글 아시아 매니징디렉터는 “백남준은 현대예술과 비디오를 접목시켜 새로운 지평을 선보인 세계적인 아티스트”라면서 “새로운 시도를 중시하는 구글은 현대미술에 새로운 길을 연 백남준의 생일을 기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패션, 예술과 동거에 빠지다

    패션, 예술과 동거에 빠지다

    피카소 이후 금세기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오른 앤디 워홀의 시작은 구두 디자이너였다. 루이 뷔통이 세계적 브랜드로 활기를 띠게 된 것은 동양의 앤디 워홀이라 불리는 일본의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가 참여하면서였다. 이렇듯 미술과 패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16일 문화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패션 브랜드들의 미술 마케팅이 부쩍 활발하다. 화랑을 직접 운영하거나 작가를 지원하는 등의 사례가 늘고 있다. ●패션매장으로 들어간 갤러리와 설치미술 깃털이 휘어진 모양의 페이즐리 무늬가 특징인 이탈리아 유명 상표 에트로의 한국총판인 듀오는 서울 청담동 본사 건물 5층에 백운갤러리를 연다.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열리는 개관 기념전은 듀오가 후원하는 전속작가인 성영록의 5번째 개인전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성씨의 작품은 직접 배접(종이를 여러 겹 포개는 것)한 냉금지에 겹겹이 먹과 담채 및 화려한 금분과 은분 등으로 매화와 자연 등을 재창조한 것이다. 동양적인 페이즐리 문양을 활용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와 한국의 서정적이고 담담한 멋을 살린 미술의 만남이 흥미롭다. 해외 명품을 편집해 소개하는 분더숍은 개장 1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6일 청담동 매장 로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설치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을 설치했다. 작품 이름은 ‘아이보리 더블 네크리스’(Ivory Double Necklace). 지금까지 제작된 오토니엘의 목걸이 시리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높이 15m, 무게 1.5t에 이른다. 이탈리아 무라노 섬의 장인이 세공한 유리로 만들었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4층 높이의 공간을 수직으로 관통하며 매장의 명물로 떠올랐다. 패션 편집매장인 꼬르소꼬모도 청담동 매장에서 지난달까지 배우 김민희를 모델로 한 서동욱 작가의 회화전을 열었다. 패션매장이 화랑가가 몰려 있는 청담동에 유난히 많은 것도 패션과 미술의 불가분의 관계를 뒷받침한다. ●“상품 아닌 예술품 산다는 기분 들게 해” 에르메스가 2000년 제정한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은 10년 동안 현대 미술 작가들을 후원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미술상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수상후보자는 박진아, 배종헌, 양아치가 선정됐다. 2006년 개장한 서울 신사동 에르메스 아틀리에에서는 해마다 다양한 전시회가 열린다. 지금은 ‘보따리 작가’ 김수자의 10년 만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1년에 4번 바뀌는 매장의 윈도 디스플레이에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후보에 오른 작가들이 참여하는 점도 이채롭다. 미술가 그룹 ‘플라잉 시티’, 설치작가 배영환 등이 참여한 ‘작은 일탈’, ‘나뭇잎 배의 세계 일주’, ‘보아뱀 만드는 소녀의 이야기’ 같은 디스플레이는 매장을 단순히 쇼핑을 위한 장소가 아닌 예술적 공간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다. 루이까또즈는 모딜리아니전, 퐁피두센터 특별전, 20세기 사진 거장전 등 여러 전시를 후원했다. 전시를 기념하는 스카프, 지갑, 일기장 등 기념소품도 한정판으로 제작했다. 20세기 사진 거장전을 후원하면서는 파리 풍경의 흑백 사진을 프린트한 지갑과 스카프를 만들어 고객들의 열띤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아이그너, 겐조, 소니아리키엘 등의 브랜드를 한국에 소개한 웨어펀은 2007년 청담동에 오페라 갤러리를 열어 샤갈부터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외 미술을 소개하고 있다. 루이까또즈 홍보를 맡은 신화의 고은영씨는 “패션의 뿌리가 회화와 조각이라 미술 마케팅은 그 뿌리를 건드리는 고차원적인 효과가 있고,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가치가 담긴 명품을 사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 미술 마케팅의 힘이라는 설명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날개 비롯한 한국 시·소설도 번역해 볼래요”

    “날개 비롯한 한국 시·소설도 번역해 볼래요”

    “이란과 한국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같은 아시아 문화권이기도 하고 남녀와 친척관계 등 사회적 풍습이 비슷하지요.” 주한 이란대사관에 근무하는 모르데자 솔탄푸르(49) 참사관이 이란 동화를 한국어로 처음 번역 출간해 화제다. 이란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 화리데 칼라트바리의 ‘블루 피플’(큰나 펴냄)로, 샤갈의 그림을 바탕으로 소녀의 외로움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룬 작품이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지내면서 외국어로 번역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그 반대로 한국어로 번역출간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한남동 주한 이란대사관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출판사 대표와 우연히 만나 (‘블루피플’을)정하게 됐다.”면서 “자신의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 고민하고 슬퍼하는 소녀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몇가지 어려움은 있었지만 이란과 한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 한국어로 번역하는 데 큰 부담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북한 유학… 남한서 한국문학 석사학위 모국 이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문화는 어떻게 이해했을까. 그는 1986년 한국어 전문가를 육성하려는 이란정부의 지원으로 김일성대학으로 유학을 떠났고 졸업 후에는 이란 외무부에서 일을 하다가 지금의 주한 이란대사관으로 옮겼다. 평소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던 그는 한국의 식민지 소설 등을 틈틈이 접하면서 재미에 흠뻑 빠졌다. 내친김에 연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뒤 2001년 ‘한국사회의 역사적 변동과 한국 근대소설의 흐름’이란 쉽지 않은 논문주제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연세대 최유찬 교수의 권유와 지도역할도 있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란은 물론이고 한국에 머무는 이란인 중에서도 한국문학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며 웃는다. “20세기 초부터 한국문학의 흐름을 꿰보는 일이지요. 일제 때의 항일문학, 1970년대의 노동운동, 1980년대의 민주화운동 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입니다.” ●“박경리 토지·이광수 흙 관심있게 읽어” 그는 이상의 ‘날개’, 박경리의 ‘토지’, 이광수의 ‘흙’을 관심있게 읽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앞으로 ‘날개’를 비롯, 한국의 시와 소설을 번역하는 일에 역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은 어린이가 커서도 페르시아문학을 이해하듯이 이란동화를 번역하는 일도 틈틈이 해보겠다고 말했다. 슬하에 딸 셋을 두었으며 큰딸(22)은 평양, 둘째는 이란, 셋째(10)는 서울에서 태어나 출생지가 3개국이다. 이들도 한국어를 조금씩 구사할 줄 알며 부인 역시 한국문화를 깊이 이해하려고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김문 부국장 km@seoul.co.kr
  • [글로벌 시대] 日 시골의 세계적 미술관/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 日 시골의 세계적 미술관/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연말휴가차 일본 북부에 위치한 야마가타현을 다녀왔다. 사실 도쿄나 홍콩 같은 대도시로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맨얼굴보다는 마천루 숲에서 같은 브랜드의 커피를 마시는, 글로벌 시대의 비슷해진 일상 풍경을 확인하기 쉽다. 그 나라의 진면목은 오히려 지방도시를 여행할 때 쉽게 드러난다. 야마가타현은 시골 고등학교 재즈밴드의 유쾌한 좌충우돌을 그린 일본 영화 ‘스윙걸스’의 무대였던 곳으로, 뛰어난 자연풍광과 함께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일본의 변방지역이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별다른 기대 없이 들렀던 야마가타 미술관이었다. 고작 인구 120만명에 일본의 47개 현 중 소득수준이 낮은 이 지방의 시립미술관은 입이 벌어질 만한 프랑스 인상파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 전시하고 있었다. 일본의 시골에서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을 만날 줄이야. 이 미술관은 1964년 당시 지역신문 사장을 위시한 지역 예술가들이 주축이 되어 민간주도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이곳이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으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는 1991년 이 지방 출신 사업가인 요시노 석고주식회사 회장이 평생에 걸쳐 수집했던 100여점의 프랑스 인상파 및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기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샤갈, 마티스. 전시장을 돌다 보면 1980년대 넘치는 유동성으로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을 싹쓸이했다던 일본의 과거가 실감난다. 하지만 주옥 같은 컬렉션을 보다 보면 단순한 경탄을 넘어 이 작품들을 사들였던 수집가의 안목과 열정에 존경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지방 도시에서 진정한 선진국다운 일본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대도시나 수도에 국한되지 않고 지방 소도시에까지 탄탄하게 뿌리내린 문화예술 인프라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거기엔 문화예술에 투자해 온 긴 세월과 민·관협력의 역사가 녹아 있는 것이다. 또 스스로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국제통화기금(IMF)이 인정하는 선진 경제가 되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만 오면 선진국이 되는 것일까? 선진국 문턱을 서성이는 한국은 선진국이 되고 싶어 안달인 나라다. 1990년대 세계화 기치 속에 부자나라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때부터 선진국 진입은 우리에게 곧 실현이 가능할 것 같은 달뜬 꿈이자 목표 같은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분은 경제적 규모와 힘을 잣대로 한다.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부탄은 국민총행복지수(GNH)를 국가지표로 채택하고 있다지만 아시아의 부자나라 한국은 아직 그 정도로 행복을 논할 여유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국내총생산(GDP) 수치에 목을 맨다. 나아가 해마다 발표되는 유엔의 인간개발지수나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순위 등을 보며 부산한 마음으로 우리의 현주소를 비교해본다. 개인적으로 선진국의 면모를 처음 피부로 접했던 건 1990년대 초 유럽의 스웨덴 체류시절이었다. 당시 내게 각인된 선진국의 단상이란 대충 이런 것이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단체관람을 위해 서둘러 앞치마를 벗고 채비를 하는 기숙사 식당 아줌마들, 차 한 대 다니지 않는 한밤중 횡단보도 앞에서 묵묵히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보행자들, 살 집 그리고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적어도 가위눌린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 사회 전반에 느껴지는 상식과 원칙의 무게감, 음침하지 않은 성, 소수자 인권과 제3세계 원조에 대한 관심 그리고 박하기 이를 데 없는 공용화장실 인심까지. 한국은 얼마나 선진국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올 여름 여행했던 속초를 훗날 다시 찾았을 때 이번 야마가타 미술관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면, 그때쯤이면 우리도 선진국임을 확신할 수 있지 않을까.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 [어린이 책꽂이]

    ●매기의 야구노트(린다 수 박 글·최정인 그림, 해와달 옮김, 서울문화사 펴냄) 고려 청자 이야기를 담은 ‘사금파리 한 조각’으로 뉴베리상을 수상한 한국 작가. 골수 야구팬 매기와 한국전쟁에 파병된 짐 아저씨의 우정을 통해 이번엔 한국전쟁과 노근리 사건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초등 고학년 이상. 9900원. ●우리 숲을 지키는 도토리 나무 육형제(이상배 글·조미자 그림, 해와나무 펴냄) 도토리는 도대체 어떤 나무에서 열리는 걸까. 도감을 찾아 봐도 도토리나무는 없는데….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 도토리 열매는 맺는 여섯 종류의 참나무를 재미난 일화와 그림을 곁들여 소개한다. 초등 고학년 이상. 8500원. ●신들의 나라, 그리스(조성자 글, 센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올림포스 신전, 크노소스 궁전, 아크로폴리스 등 유적지를 보며 이야기를 들으면 그리스 신화가 쏙쏙 들어오지 않을까. 두 번에 걸쳐 그리스를 꼼꼼하게 훑고 온 저자의 살아 있는 경험과 생생한 사진이 그리스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준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1만 1000원. ●똑똑한 뇌의 기발한 그림(요나탄 린드스트룀 글·그림, 김순천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수많은 뇌 관련 지식이 쏟아지지만 뇌는 여전히 신비로운 영역. 아주 간단한 실험과 진기한 체험을 통해 뇌의 기능과 역할을 온몸으로 체득할 수 있게 한다. 1만원. ●침대 밑 그림 여행(권재원 글·그림, 창비 펴냄) 한 전자회사가 광고 속에서 세계 명화 속 인물들을 살려냈듯이 이 책도 마찬가지. 호기심 많은 주인공 그림이를 따라 샤갈, 모딜리아니, 고흐, 로댕, 뭉크, 마티스 등 유명 화가의 그림 속 인물들과 시·공간을 넘어 조우하는 경험을 준다. 만화식으로 구성돼 있어 더욱 친근하다. 취학 전 아동부터. 1만원.
  • 움직이는 산수화는 어떤 모습일까

    움직이는 산수화는 어떤 모습일까

    ‘휴우~휴우~’. 올빼미가 두 눈을 꿈쩍이며 고적하게 울고 있는 사이 가파른 지붕 위로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다. 바람에도 꿋꿋한 네 그루의 푸른 소나무도 하얀 눈꽃을 입고 있다. 둥근 창으로 촛불이 흔들거리고 글 읽는 선비는 밤이 새는 줄 모른다. 그렇게 책읽던 선비의 창 옆으로 추운 겨울이 가고, 꽃피는 봄이 오고, 바람 시원한 여름과 쓸쓸한 가을이 찾아온다. ●LED 디지털 영상으로 고전 재해석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제주도 유배 시절, 자신을 위해 베이징에서 어렵게 구한 책들을 보내주던 제자이자 역관인 이상적의 절개를 기리며 그렸다는 세한도(歲寒圖)를 영상미디어 작가 이이남(41)이 새롭게 해석해낸 작품이다. 평면 TV모니터인 LED(발광다이오드)를 캔버스 삼아서 조선시대 산수화로 움직이는 영상작업을 해오던 그가 이번 작업에 4계절까지 포함하게 됐다. 더 이상 조선의 산수화는 곰팡이내 나는 과거의 잊혀진 그림이 아니라 최첨단의 기계를 통해 살아나게 된 것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개인전이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12층 신세계갤러리에서 7월21일까지 약 한달간 열린다. 서울 명동 근처에서 쇼핑을 한다면 쉬엄쉬엄 이 전시를 보러가라고 권하고 싶다. 일단 미술 상식이 없더라도 아주 재밌게 미술 교과서에 실린 익숙한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것도 움직이는 그림으로. 소치 허련의 산수화가 인상파 화가 모네의 ‘해돋이’와 만나 교류하는가 하면, 오스트리아 클림트의 그 유명한 ‘키스’가 4계절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사랑을 고백한다. ●눈동자 굴리는 모나리자… 세태 풍자 강세황이 그린 ‘영통동구’. 오른쪽 하단에 마땅히 있어야 할 나귀 탄 선비와 딴청을 피우는 동자가 보이지 않아 의아한데, 이런! 오른쪽 하단부터 능청스럽게 산길을 올라오고 있다. 일본 수묵화 ‘자연’ 속의 해오라기가 계절을 따라 물고기와 벌래를 잡아먹기도 한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는 1만 2000봉마다 크레인과 송신탑이 가득하다. 지구의 환경파괴를 고발했다. 통상 A4용지만한 크기로 인쇄된 겸재의 ‘금강전도’를 보다가 50인치 크기로 커진 금강전도를 보면, 겸재의 그림솜씨를 절로 감탄하게 된다. 실제 크기보다 3배 정도 커진 모나리자는 전투기와 낙하산을 따라다니느라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린다. 전쟁비판이다. ●피카소·마네 등 서양명화도 함께 감상 ‘신갤러리’ 작품에는 고흐, 피카소, 레제, 샤갈, 마네, 벨라스케스 등 작가들 작품 30여점이 들어가 있고, ‘리히텐슈타인연구’에도 서양명화 30여점이 전개된다.(02)310-192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독도 바닷속 속살이 새롭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지난 5월 초, 한국 해양연구원 산하 동해연구소는 첨단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독도 심해 탐사에 첫 발을 내렸다. 수심 200m 이하에서 발견한 놀라운 독도 심해 생태계와 화산폭발의 흔적, 그리고 심해생물까지 독도 심해의 놀라운 모습을 최초로 공개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8시30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색채의 마술사 또는 표현주의의 대가라 불리는 마르크 샤갈의 고향, 벨라루스. 자연과 예술이 숨 쉬는 자작나무숲, 넘실거리는 녹지 한 가운데에 목조가구로 이루어진 마을과 푸르른 벌판이 아름다움을 심어주고 있는 벨라루스로 떠나본다. ●잘했군 잘했어(MBC 오후 7시55분) 승현과 강주는 수희의 생일날 집으로 다시 한번 찾아가고, 수희는 승현의 뺨을 후려치며 분노한다. 미라는 흥신소에 강주의 뒷조사를 의뢰한다. 한편 호남은 강주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면서 책임지겠다고 선언한다. 강주는 이미 지난 일이라 말하고, 호남은 여전히 사랑한다며 맞선다. ●그것이 알고싶다<부양 전쟁! 내 아들을 고발합니다>(SBS 오후 11시20분) 사회는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미루고, 가정은 사회의 공적인 부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2009년 대한민국의 부양전쟁. 부양을 둘러싼 갈등의 원인을 취재하고, 그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의존심리, 부양과 상속의 관계를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 약 67만 명이 앓고 있으며, 30·40대는 물론 10대에서도 발병되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더 이상 노인병이 아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고통받는 무서운 질환인 류머티스 관절염의 조기발견에서부터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마침내 광호와 영달은 분리수거처리장에서 한 판 제대로 붙는다. 늦은 밤, 수진은 부재중 전화를 보고 대풍에게 전화를 하는데 그 전화를 진풍이 받아 두 사람은 티격태격 한다. 한편, 선풍은 비리 국회의원 취재 건으로 폭력배들에게 테러를 당해 옥희를 놀라게 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어린 시절 생계를 잇기 위해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떠난 할아버지. 중국 국적을 가진 할머니와 결혼한 할아버지는 한국으로 떠난 자녀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귀화 신청을 하였고, 2008년 6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시 찾은 땅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최수용 할아버지 부부의 사연을 만나본다.
  • [보고 듣고 즐기세요]

    ■ 연극·뮤지컬 ●슈퍼맨처럼! 25일~5월10일 학전블루소극장. 휠체어를 타고 다녀도 슈퍼맨처럼 씩씩한 주인공을 통해 장애에 대한 편견을 허무는 극단 학전의 어린이극. 폴커 루드비히 작, 김민기 각색·연출. 5세 이상 관람 가능. 1만8000~2만원. (02)763-8233.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24일~5월10일 산울림소극장. 누구보다 사랑하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 극단 산울림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임영웅 연출, 박정자 서은경 출연. 2만~4만원. (02)334-5915. ●디에-버터플라이 27~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나비탄생설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중국 초대형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제작진이 참여했다. 2만 8000~12만 8000원. (02)501-1377. ■ 클래식·무용 ●정승희의 춤 ‘Images-비천사신무’ 26∼27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 작곡가 윤이상이 작곡한 ‘영상-Images’를 안무가 정승희가 무대화했다. 2만∼5만원. (02)582-4340.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31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지휘. 3만∼7만원. (02)2005-0114. ●삼현육각 정기연주회 24일 오후 7시30분 서울남산국악당. 취타풍류 한바탕, 민간 관악영산회상, 염불풍류(대풍류)한바탕이 흥겨움을 더하는 자리. 010-2724-6862. ●발레 ‘어부사시사’ 28∼29일 오후 6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한국발레하우스와 안무가 서정자가 고산 윤선도의 삶과 작품에 담긴 자연애를 춤으로 풀어냈다. 5만원. (02)332-3650. ■ 전시 ●꽃밭에서 11월15일까지 63스카이아트 미술관. 김근중, 이이남, 천경자, 샤갈 등 작가 40여명의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아트 등 작품 50여점이 전시된다. 1만 2000원. (02)789-5663. ●심리 전문가가 제안하는 사진효과 세로토닌전 4월7일까지 갤러리나우. 아동과 청소년의 심리적 안정과 집중력을 키우는 구본창, 주도양, 원성원 등 사진 작가 10여명의 작품 20여점을 선정했다. (02)725-2930. ●안규철-2.6평방미타의 집 4월26일까지 공간화랑. 2004년 로댕갤러리의 ‘49개의 방’이후 5년 만에 갖는 개인전. 개인이 외부 세계로부터 자신의 사적 세계를 지켜낼 수 있는 후퇴의 한계치에 대한 모색. (02)3670-3628. ■ 대중음악 ●인순이·박강성 더 솔-스프링 콘서트 27일 오후 7시30분 영등포아트홀. 3만 5000~5만원. (02)2670-3128. ●존 레전드 내한공연 29일 오후 6시 올림픽홀. 7만 7000~11만원. (02)3141-3488. ●윤희정&프렌즈-90번째 재즈이야기 25~26일 오후 7시30분 문화일보홀. 5만원. (02)3701-5754. ●독일재즈그룹 살타첼로 내한공연 27일 오후 8시, 28일 오후 6시 마포아트센터 아트맥홀. 3만~6만원. (02)3274-8600. ●나무자전거 만원의 행복 시즌2 27일~4월5일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4시·7시30분(월 공연 없음) 대학로 스타시티. 1만원. (02)745-1575.
  • 엄마, 아빠 국내외 명작 보러 미술관 가요

    엄마, 아빠 국내외 명작 보러 미술관 가요

    올 겨울방학은 아이들이 볼 만한 국내외 작가의 대형 전시회가 서울·수도권에 적지 않다. 우선 한강 이북에서 열리는 전시들부터 소개하겠다.관람료가 ‘공짜’인 국립현대미술관이 덕수궁 동관과 서관에서 3월22일까지 ‘한국근대미술걸작전’을 열고 있다. 이중섭의 ‘흰소’와 은지화,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장욱진의 ‘자화상’, 오지호의 ‘남향집’, 이쾌대의 ‘군상’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작가 105명의 대표작 232점이 기다린다. 구본웅이 소설가 이상을 그린 ‘친구의 초상’, 마티스의 영향이 느껴지는 이대원의 ‘창변’, 자신의 신산스러운 인생을 담은 천경자의 추상화 ‘그레타 가르보’, 이쾌대가 부인에게 보내는 애살스러운 연애편지도 등도 볼 만하다. (02)757-1800. 서울시립미술관에서 3월21일까지 열리는 ‘퐁피두센터 특별전’도 꼭 봐야할 전시의 하나다. 서양의 유토피아인 ‘아르카디아’를 주제로 풍요로움과 천국의 이미지를 담은 작품 79점을 기획전시한다. 마티스의 ‘붉은 색 실내’와 ‘폴로네시아 연작’, 샤갈의 ‘무지개’, 레제의 ‘여가’, 미로의 ‘블루 Ⅱ’ 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1만 2000원. (02)2124-8938 ‘루벤스 바로크 걸작전’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3월13일까지 열린다. 녹색 청색 등을 적소에 사용해 신화 속 여인들의 핑크빛 피부를 더 생기있고 화려하게 보이도록 했던 루벤스의 작품 19점과 동시대 플랑드르에서 활동한 작가 46명의 작품 75점이 전시됐다.1만 2000원. (02)722-4595.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은 3월25일까지 ‘피사로와 인상파 화가들’을 전시한다. 인상파 작가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피사로의 작품과 인상파에 영향을 준 밀레와 코로 등 바르비종파,르느와르와 마네 등 인상파 작가 19명의 ‘풍경’ 작품 90여점이 전시된다. 1만원. (031)960-0180. 강남으로 내려가보자.우면산 기슭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는 ‘서양미술거장전:렘브란트를 만나다’를 2월26일까지 연다. 렘브란트의 유화는 단 한 점만 전시돼 있어 ‘낚였다.’는 악평을 받기도 하지만 바로크 시대 작품을 만난다든지,렘브란트의 에칭 판화를 본다고 마음 먹으면 전시회를 즐길 수 있다.1만 2000원. (02)2113-3400.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에서는 내년 11월까지 ‘거울아 거울아’를 개최한다. 주제는 인물로 김호석, 김선두, 권기수, 박형진, 윤석남, 안윤모 등 작가 24명의 회화, 사진, 조각, 설치, 미디어 등 약 70점이 전시된다. 3~13세 어린이를 위한 전시로 체험공간까지 마련해 놓았다.관람료가 없다. 기왕 과천까지 갔으니 현대미술관에서 ‘2008년 젊은작가 모색전’도 보고 오면 좋겠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30~40대 작가 15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02)2188-6114. 경기 성남아트센터는 2월22일까지 호안 미로의 판화 103점으로 꾸미는 ‘호안 미로-최후의 열정’전을 연다. 7000원. (031)783-8142.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위작 왜 만들어지나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위작 왜 만들어지나

    연세의료원에 기증된 ‘떡 만드시는 어머니’가 위작 시비에 휘말렸다. 법정에서 진위를 가리게 된 ‘빨래터’에 이어 또 다시 박수근이라는 이름이 도마에 올랐다. ‘떡 만드시는 어머니’는 여러 기관으로부터 기증을 거부당한 전력이 있는 등 강한 위작 의혹을 받고 있어 앞으로 본격적인 감정 절차를 밟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미술 시장이 커갈수록 우리는 이런 위작 시비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리고 실제 위작 사례도 많이 나타나게 된다. 위작은 왜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위작이 만들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성공할 경우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위작이 많이 떠도는 작가는 피카소와 달리, 샤갈 등 작품 값이 매우 비싸고 유명한 작가들이다. 물론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이룬 대가들의 걸작을 모방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공하면 이에 따른 ‘보상’이 크므로 이런 위조 노력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이런 예술작품뿐 아니라 비싸고 희소한 모든 것에는 위조물, 곧 ‘짝퉁’이 존재해 왔다. 돈을 목적으로 한 것을 제외하면,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 주지 않는 전문가들과 세상에 대한 위작자들의 보복심리가 위작을 만드는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위작 사건으로는 베르메르의 작품을 위조해 나치에 판 ‘판 메헤렌 사건’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네덜란드 화상 판 메헤렌은 베르메르의 국보급 걸작을 적국에 팔아넘긴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판 작품이 진품이 아니며 직접 위조한 가짜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문제는 일부 전문가들이 오히려 이를 믿지 않고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는 것. 과학적 검사로도 위작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자 판 메헤렌은 교도소에서 공식 입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달에 걸쳐 베르메르의 위작을 제작했다. 재료의 성분까지 베르메르가 활동했던 17세기 것으로 변조시켜 놓은 정교한 위작이 탄생하자 전문가들은 그때 가서야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 결과 나치와의 내통 혐의가 기각되고 미술품 위조 혐의만 인정되어 판 메헤렌은 징역 1년의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외에 미술사에 기록된 유명한 위작 사건으로는, 가짜 중세 조각들을 만들어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판 알체오 도세나 사건, 가짜 로렌초 메디치 부인상을 만들어 루브르 박물관에 판 바스티아니니 사건 등이 있다. 모두 전문가들마저 완벽하게 속여 넘겼다. 끊임없이 나타나는 위작은 분명 미술시장의 어두운 그림자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감정 기술의 발달과 함께 예술작품의 가치를 돈이 아니라 정신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사회 전체적으로 더욱 커지도록 우리 모두 애쓰는 길밖에 없다. <미술평론가>
  • 샤갈·마티스와 천국의 문열다

    샤갈·마티스와 천국의 문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난 22일 개막해 120일동안 열리는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 특별전’의 부제는 ‘화가들의 천국’이지만,전시를 보면 관객들에게도 천국에 들어선 심정일 것 같다.  유희영 서울시립미술관장조차 개막식에서 “샤갈,마티스,미로,레제,칸딘스키,피카소 등 미술 교과서에서나 봤던 20세기 최고 작가들의 최전성기 초대형 작품들을 볼 수 있다.”며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말할 정도니까 말이다.유 관장은 지난해 퐁피두센터와 전시와 관련해 전시 작품을 협상할 때 마티스,샤갈,미로는 꼭 가져와서 한국에 전시를 해야겠다고 맘을 먹었다고 했다.그리고 실제로 해냈다.알랭스방 퐁피두센터 대표도 이날 “퐁피두 전시회가 전세계에서 많이 열렸지만,이렇게 많은 대표작이 해외로 유출된 것은 한국전시가 처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우선 2층 전시관 앞의 실커튼에 전사돼 있는 니콜라 푸생의 ‘아르카디아의 목자들’을 손으로 헤치면서 화가들의 천국에 입장하게 된다.16세기 유럽에서 지상낙원,유토피아라는 의미로 사용된 아르카디아는 서양 인문·예술 전반에 걸쳐 오랜 세월 영감의 원천으로 다양하게 해석되고 끊임없이 재생돼온 소재다.즉,그 소재가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에 이르는 광범위한 장소로서,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2층 전시관은 황금시대,쾌락 등으로 구성돼 있다.이곳에선 피카소의 ‘누워 있는 여인’,앙리 마티스의 ‘붉은 색 실내’와 같은 명작을 만날 수 있다.맨 마지막 전시는 지우세페 페노네의 ‘그늘을 들이마시다’.넓은 방 가득히 월계수 이파리가 철망 가득 도배를 하고 있는 설치미술이다.월계수 향이 가득한 러시아식 야채 수프를 마시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3층은 더 신난다.‘여가’ 등 레제의 작품 다수와 칸딘스키의 ‘파랑을 향해서’,샤갈의 ‘무지개’,마티스의 ‘폴로네시아’연작인 하늘·바다가 기다린다.야수파인 마티스가 말년에 종이오리기에 취미를 붙이고 페인팅 대신 콜라주를 즐겼다고 알고 있었지만,그 크기가 가로 3m의 대작인 줄은 미처 몰랐다.3층 전시관을 나갈쯤 A4용지 사이즈의 달력 그림으로 흔히 봐오던 호안 미로의 ‘블루Ⅱ’ 와도 마주친다.진품은 가로 355cm,세로 270cm의 대작.크기가 주는 감동이 ‘만땅’이다.  별볼일 없는 작품을 내걸고 바다 건너왔다고 감언이설하는 전시가 아니다.좋은 작가들의 좋은 작품이 가슴을 쿵쿵쿵 뛰게 한다.관람객에 떠밀려서 겨우겨우 작품을 보게 된다면,인내심을 가지고 두 바퀴 세 바퀴 다시 돌아봐도 좋겠다.내년 3월22일까지.관람료 어른 1만 2000원,청소년 9000원,어린이 7000원.(02)2124-893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Metro] ‘퐁피두센터 특별전’ 어제 개막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미술품들이 21일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미술관길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퐁피두센터 특별전’ 개막식에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서울이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인들 사이에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발신지로 자리매김되길 바란다.”면서 “전시를 계기로 문화선진도시 파리와 서울의 문화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22일까지 120일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지난해 5월 오 시장이 미국·유럽 순방 중 프랑스 파리에서 퐁피두센터 소장품들을 감상한 뒤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에 서울 특별전을 제의해 어렵사리 성사됐다.‘화가들의 천국’을 주제로 한 전시회에선 미로, 마티스, 피카소, 샤갈, 레제, 칸딘스키, 클랭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 79점이 전시된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Zoom in 서울] ‘퐁피두 작품의 진수’ 서울서 만난다

    [Zoom in 서울] ‘퐁피두 작품의 진수’ 서울서 만난다

    프랑스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국립 퐁피두국립현대미술관(퐁피두센터)의 소장 작품들이 한국을 찾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퐁피두센터와 공동으로 22일부터 120일 동안 ‘프랑스 국립퐁피두센터 특별전’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초 오세훈 서울시장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추진된 것으로, 퐁피두센터의 소장품을 한국에서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가들의 천국’을 주제로 한 특별전에는 20세기 작품부터 현대미술의 최근 동향까지 보여주는 작품 79점을 선보인다. 현대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피카소, 마티스, 샤갈, 레제, 보나르 등의 대표작도 포함돼 있어 기대를 모은다. 전시장의 공간 구성도 전시의 주제를 함축해 보여줄 수 있도록 전시 기획자이자 총감독인 디디에 오탱제와 전시장 디자이너 카티아 라피트가 전시에 앞서 두 차례나 한국을 방문해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초대형 작품도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가로 길이만 6m가 넘는 호안 미로의 초대형 작품인 ‘어둠 속의 사람과 새’는 한국 전시를 위해 액자에서 분리, 특수 제작된 실린더 박스에 담아 이동한 뒤 다시 전시장에서 조립해 설치했다. 호안 미로의 또 다른 대형 작품인 ‘블루 II’, 앙리 마티스의 ‘폴리네시아, 하늘/바다(그림)’, 블라디미르 두보사르스키와 알렉산드르 비노그라도프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 등도 전시된다. 오탱제 총감독은 “처음에는 이렇게 엄청난 대작들은 전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결국은 실현이 됐다.”면서 “퐁피두센터가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접근 가능한 것이라는 점을 알려주기 위해 건립된 것처럼, 관람객들이 어렵지 않게 당대 최고의 작품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양극화 중간에 끼인 인간 자유로운 삶의 길 찾기

    양극화 중간에 끼인 인간 자유로운 삶의 길 찾기

    “현대인들은 ‘진보냐, 보수냐’‘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등 이분법적 사고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소설집에는 이런 극단의 구도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길은 없을까 하는 모색이 담겨 있습니다.” 중견 작가 박상우(50)씨가 4년만에 소설집 ‘인형의 마을’(민음사 펴냄)을 내놨다.1980년대 이후 제도적 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짓밟히는 개인의 삶과 인간의 소외를 다룬 ‘샤갈의 마을’(원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사탄의 마을’(원제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사람의 마을’(원제 사랑보다 낯선)에 이은 ‘마을’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집이다. 표제작 ‘인형의 마을’을 비롯해 ‘독서형무소’ ‘노적가리 판타지’ 등 21세기 급변하는 세상을 살피는 7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인터넷 등 디지털문명 시대에 꿈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삶을 철저하게 파고든다.“‘이쪽이냐, 저쪽이냐’라는 양극화된 사회에서는 중간지대에 끼인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불행한 삶을 사는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작가는 털어놨다. ‘인형의 마을’에는 조선 세조 때 풍운아 남이 장군과 루이 16세의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 매국노 이완용을 칼로 응징한 이재명이 등장한다. 소설가인 주인공은 자신에게 남이 장군과 앙투아네트, 이재명이라는 세 역사인물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남이 장군은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대장부가 스무살에 나라를 평안케 못하면)이라는 자신의 시구를 유자광이 ‘남아이십미득국’(男兒二十未得國·대장부가 스무살에 나라를 얻지 못하면)으로 일부러 고쳐 쏘개질하는 바람에 능지처참을 당한다. 앙투아네트는 왕비와 창녀라는 극단의 모순된 이미지를 갖고 살다가 단두대에서 처형됐으며, 이재명은 백범 김구가 총을 빼앗자 칼로 이완용을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에 주인공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이들의 ‘불완전한’ 인생을 사이버 공간에서 ‘완전하게’ 변모시키려 한다.“당신의 인생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방해하는 망설임이 당신의 인생을 불완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완전한 인생을 경험하는 그 순간, 당신은 더 이상 지금까지의 당신이 아닙니다. 완전한 인생을 찾아 지금 길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수록작 ‘독서형무소’에서 7000일 이상 ‘독서형무소´에 갇혀 있던 ‘나’는 수천권의 책을 독파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고통받는다.“세상에는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영역과 육체적인 영역이 있죠. 이와 마찬가지로 독서형무소는 독서라는 정신세계와 형무소라는 자유롭지 못한 육체적 영역의 양자구도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은 독서라는 정신세계를 버리고 육체적으로 자유로운 출옥을 하게 되지만, 육체의 자유도 결국은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또다시 고통을 받게 된다. 요컨대 ‘독서’와 ‘감옥’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야만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는 게 작품의 메시지인 셈이다. 앞으로는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해체하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는 작가는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을’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는 이제까지 외부세계를 탐색해온 것과는 달리 나 자신의 내면 세계를 끌어내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만 1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샤갈·에밀 놀데 등 유명화가 그림 12점 도난

    샤갈·에밀 놀데 등 유명화가 그림 12점 도난

    프랑스의 출신의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마르크 샤갈 및 유명 화가들의 그림이 도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샤갈 외에도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에밀 놀데와 키스 반 도건 등 유명 화가들의 그림 12점은 LA의 한 가정집에서 도난 됐으며 LA경찰과 FBI, 인터폴 등이 수사에 나섰다. LA에 살고 있는 중년 부부가 소유하고 있던 이 그림들은 부부의 집에서 일하는 도우미가 문을 잠그지 않고 집을 비운 대낮에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들은 두 개의 방에 나뉘어 보관돼 있었으며 지난 60년간 많은 돈을 들여 그림을 수집해 온 중년 부부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베벌리힐스 갤러리의 리차드 라이스(Richard Rice)는 “이번에 도난당한 그림과 규모는 세계적 수준에 달한다.”면서 “모든 그림은 미술관에 걸릴 만큼 수준과 가치가 높은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도난당한 그림의 가치가 적어도 400만 달러(약 44억원)이상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림이 도난된 뒤 FBI와 인터폴은 세계 각지의 경매업체에 그림 경매와 판매자를 주의하라는 경고와 함께 그림을 찾는 사람에게는 20만 달러(약 2억 2000만원)의 포상을 내리겠다는 공고를 내렸다. 한편 도난당한 그림 중에는 샤갈, 디에고 리베라, 에밀 놀데 외에도 한스 호프만, 아쉴 고르키 등 세계적인 화가들의 그림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텔레그래프(사진 왼쪽은 키스 반 도건, 오른쪽은 마르크 샤갈의 도난된 그림)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름다운 간판 2008] (3)간판, 예술로 태어나다

    [아름다운 간판 2008] (3)간판, 예술로 태어나다

    현재 전국의 간판 434만개 중 절반이 넘는 220만개가 불법이다. 하지만 업주만 나무랄 일은 아니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3층 이하 업소만 간판을 달 수 있다. 고층 건물이 많은 상업지역에서 4층 이상 업소는 불법·편법을 동원해 간판을 내걸 수밖에 없다. 이는 도심지역 대부분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다. 획일적 규제가 범법자를 양산하고, 간판 크기·갯수에 대한 집착 등 왜곡된 인식도 낳고 있다. 예컨대 낯선 사람이 드물어 ‘안면 장사’가 일반적인 아파트단지 내 상가들조차 간판을 덕지덕지 붙이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군포, 도시민의 놀이터를 리모델링하다 경기 군포시 산본은 정부의 200만호 주택공급 정책에 따라 분당·평촌·일산·중동 등과 함께 1990년대 초반 조성된 ‘1세대’ 신도시다. 산본역 주변 중심상업지역 11만㎡는 14만명에 이르는 산본 주민들의 ‘놀이터’나 다름없다. 때문에 이곳에 1500여 업소가 밀집해 과당 경쟁이 빚어지면서 건물은 5000개가 넘는 간판으로 도배됐다. 미관 저해는 물론, 안전사고에도 무방비로 노출됐다. 노점상까지 몰리며 공간의 질은 추락했다. 이같은 ‘바닥 경험’은 변화를 이끌어냈다.2000년부터 도시 미관을 좀먹는 노점상을 모두 없앴다. 노점상이 사라지자, 신도시 조성 이후 10여년간 방치되던 상업지역의 치부가 드러났다. 이에 2006년에는 가로수·가로등·보도블록 등 보행자를 위한 환경을 ‘업그레이드’했다. 가로 환경이 바뀌자 이번에는 건물을 뒤덮고 있던 볼썽사나운 간판이 ‘눈엣가시’가 됐다. 지난해 4월부터 중심상업지역 전체에 대한 간판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군포시 관계자는 “간판 정비를 위한 디자인 공모 당시 17개 업체가 신청했지만, 현장설명을 들은 뒤 무모하다고 판단한 12개 업체가 공모를 자진 포기했을 정도로 쉽지 않았다.”면서 “간판의 크기와 개수 등을 엄격히 제한하는 만큼 업주들의 반발도 거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는 조례를 개정, 간판을 내걸 수 있는 층수를 기존 3층에서 5층 이하로 완화했다. 높은 층일수록 간판을 크게 해 가독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전체 8층 이상 64개 건물 가운데 80%인 51개 건물에서 네온사인 등 혼란스런 간판은 사라지고 산뜻한 디자인의 입체형 간판으로 대체됐다. 또 간판 철거 후 지저분한 흔적을 제거하기 위해 건물 보수도 병행됐다. 나아가 간판 정비로 거리가 어두워진 만큼 보행자를 위한 야간경관조명을 올해 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업주들도 간판을 남보다 더 크고 더 많이 달아야 장사가 잘 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하지만, 그에 앞서 간판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의왕, 예술의 옷을 입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평촌IC에서 빠져나오면 의왕시 갈미상업지구와 마주한다. 평촌신도시와 갈미택지개발지구 등을 끼고 있는 탓에 2002년 상권 형성과 함께 현란한 네온사인과 초대형 원색 간판도 밀물처럼 쏟아져 흔하디 흔한 ‘유흥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간판 정비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별천지’가 됐다. 우선 지구를 6개 블록으로 나눈 뒤 세계적인 화가인 피카소·고흐·고갱·샤갈·마티스·미로 등 6명의 이름을 붙여 차별화했다. 각 블록에는 화가의 대표 작품을 응용한 ‘거리정보조형물’이 곳곳에 세워졌다. 또 기존 판류형 간판은 모두 떼내고, 건물 외벽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간판게시틀’ 위에 디자인을 강조한 입체형 간판이 설치됐다. 업소별 간판 수가 줄어든 대신, 이용자들이 업소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건물별로 산뜻하게 디자인한 ‘안내표지판’ 등이 들어섰다. 때문에 업소의 이름이나 정확한 위치를 몰라도 거리와 건물 등에 대한 정보만 있으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의왕시 관계자는 “불법 간판이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4층 이상 업소에도 간판을 허용했다.”면서 “밋밋하고 획일적인 간판을 없애고 세련되고 개성있는 간판을 설치, 거리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업소의 광고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간판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일부 업소는 여전히 창문 등에 너저분한 글씨를 새겨넣어 ‘옥에 티’로 남아 있다. 이곳에서 가계를 운영 중인 김모씨는 “간판이 바뀌어서 보기는 좋지만, 홍보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용객들의 시각은 다르다. 이모씨는 “간판이 바뀌니 음식을 잘할 것 같고, 청결할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더 크고 화려한 간판을 내건다고 눈에 더 잘 들어오는 것은 아니며,‘간판 끼리의 경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군포·의왕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함양에 160만㎡ 친환경공원 남해엔 나체허용 누드섬 조성”

    “함양에 160만㎡ 친환경공원 남해엔 나체허용 누드섬 조성”

    김태호 경남지사가 지리산, 남해안 무인도 등 경남도내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대규모 관광 프로젝트 구상안을 내놓았다. 김 지사는 20일 서울에서 있은 중앙언론사 부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지리산 등의 풍부한 산악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경남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관광개발 사업은 천혜의 자연 환경이 조성된 지리산 자락 함양에 대규모 친환경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남해안 무인도에는 ‘누드섬’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골프장과 스키장이 들어설 함양군 다곡리조트 지구에 160여만㎡(50만평) 규모의 환경 친화적인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공원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 조형물이나 상징물을 본뜬 작품을 만들어 전시한다. 또 자연 환경을 전혀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 병원 없이 살 수 있는 웰빙휴양지 조성을 비롯해 갖가지 주제가 있는 공원을 조성한다. 김 지사는 “프랑스 샤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의 유명 작품을 모사(模寫)한 작품을 전시하는 세계 유명화가의 모사작품 전시장도 이곳에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방에서는 세계 유명 화가들의 실제 작품을 전시·감상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모사 작품 전시 공간이 마련되면 이를 통해 세계 유명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남해안을 제2의 지중해로 개발해 해양 관광과 휴양의 허브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남해안 섬 관광벨트 개발 사업’과 연계해 남해안 무인도 등에 ‘누드섬’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지리산의 ‘청정 한방’ 관련 제품을 제공하고 관광객이 마사지 등을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김 지사는 “남해안에 보석처럼 아름답게 흩어져 있는 섬과 빼어난 해안을 묶어 관광벨트로 개발하고 남해안을 투어하는 관광 크루즈 운항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최근 남해안 관광 개발을 위해 2012년까지 ‘섬·크루즈·이순신·공룡·습지’ 등 5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하는 남해안 관광 클러스터 개발 계획을 오는 9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었다. 한편 김 지사는 “남해안 섬 관광 벨트화 사업은 인접한 전남도와도 적극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경남도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지역이 거점별 산업과 관광중심지역으로 체계적으로 개발되면 수도권 중심의 개발 한계를 극복하고 남해안이 국가 균형발전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릴케·샤갈 친필편지의 향취 느껴보세요”

    “릴케·샤갈 친필편지의 향취 느껴보세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필체는 작품만큼이나 섬세했을까.100여년도 더 지난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알퐁스 도데의 편지에서는 어떤 서정이 묻어날까. JS씨어터와 서울에이전시는 10일부터 30일까지 ‘세계 예술가 친필 편지전’을 서울 논현동 워터게이트 컨벤션홀에서 연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는 역사 속 위대한 예술가의 친필편지, 사진, 소장품 등 모두 100여점이 전시된다. 만날 수 있는 작가는 로댕, 샤갈, 슈바이처, 귄터 그라스,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알베르 카뮈, 토마스 만, 구상, 조병화 등 30여명이 넘는다. 이 전시품들은 올여름 제주도에 건립될 예정인 ‘문학박물관’의 건립추진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영씨의 개인소장품. 이 대표는 “이번에 전시하는 친필편지 등은 국내 편지박물관 건립을 위해 모아 두었던 것”이라면서 “세계적인 작가들이 남겨 놓은 희귀한 유품들이며 비싼 미술품 못지않게 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 준비를 맡은 표재순 JS씨어터 대표도 “예술가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엽서 한 장, 편지 한 장을 통해 그들이 지향한 가치와 삶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필편지전은 지난 2월 피카소 포스터전으로 시작한 JS씨어터 ‘이야기가 있는 전시’ 시리즈의 하나. 개막일인 10일에는 이순재, 최불암, 손숙, 박정자 등 유명인사들이 직접 편지를 들려주는 낭송회가 마련된다. 입장료는 없다.(02)540-2310.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책꽂이]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리처드 F 버턴 지음, 김원중·이명 옮김, 세미콜론 펴냄)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아라비안 나이트’ 300여편의 이야기 가운데 직접 4편을 뽑아 자신의 컬러 석판화와 드로잉 26점을 함께 수록했다.1만 6000원.●그림 읽는 CEO(이명옥 지음,21세기북스 펴냄) 사비나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창의적 예술가들의 사례를 토대로 창의성의 조건을 짚어냈다. 르네 마그리트,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살바도르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 뿐만 아니라 젊은 사진작가인 주도양 등 국내 작가들의 발상전환 사례도 포함됐다.1만 5000원.●한권으로 읽는 불교(우더신 지음, 주호찬 옮김, 산책자 펴냄) 인도에서 탄생한 불교가 중국에서 꽃피고 한반도와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정수가 되는 과정을 짚었다. 중국 탱화와 불상, 불교건축 등 도판 300여개와 중국 불교경전의 내용을 곁들였다.2만 3000원.●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피에르 아도 지음, 이세진 옮김, 이레 펴냄) 고대철학·사상의 권위있는 연구가인 저자는 고대의 철학과 오늘날 일반적인 철학의 개념에는 심원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대철학 사조들의 특징을 정리하고, 고대철학에 대해 우리가 편견을 갖고 있었던 부분들을 교정해 준다.2만 2000원.●미술투자 성공전략(이호숙 지음, 마로니에북스 펴냄) 서울옥션 스페셜리스트를 지낸 아트딜러 이호숙씨의 미술품 투자 방법서. 초보 컬렉터들을 위해 기초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내용을 담았다.1만 3000원.●세계인과 한국인 사이(고철종 지음, 다산라이프 펴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고품격 한국인으로 사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방송사 현직 기자인 저자가 미국 연수 경험을 토대로 일류국가 국민의 모습을 살펴본 책.1만 1000원.●문명의 엔드게임(전2권)(데릭 젠슨 지음, 황건 옮김, 당대 펴냄) ‘거짓된 진실’을 쓴 미국 급진적 무정부주의자인 저자가 다시 한번 현대문명을 신랄히 비판했다.“문명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그렇게 될 수도 없다.”“고위층의 재산은 하위층의 목숨보다 값지다. 이것을 생산이라 부르고 정의라 부른다.” 등의 주장으로 지배체제의 폭력과 거짓을 까발렸다.1권 2만원,2권 1만 9000원.●별빛이 흐르는 밤(임정의 사진, 에디션뿔 펴냄) 건축 전문 사진작가로 유명한 지은이가 하늘의 별을 찍은 사진작품 72점을 모았다. 장시간 노출로 찍은 사진들이어서 달빛과 배경 등에 따라 하늘색이 바뀌기도 하며, 직선이나 동심원을 만드는 별들의 동선이 한폭의 그림 같다.2만 3000원.●지리산에 사는 즐거움(이창수 지음, 터치아트 펴냄) 8년째 하동 악양골에서 녹차와 매실 농사를 짓고 사는 사진작가가 지리산에서 찍어 모은 사진에 짧은 글을 곁들인 에세이집. 지리산 자락의 흙내음, 매화향이 끼쳐올 듯 정겹고 넉넉한 전원풍경들이다.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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