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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이슈] 서울 자치구 세수다툼에 아파트 두동강

    [현장&이슈] 서울 자치구 세수다툼에 아파트 두동강

    한 동(棟)짜리 아파트인 보라매타운해태아파트(256가구)는 주민들의 주민등록이 둘로 쪼개져 있다. 124가구는 동작구 신대방2동이고 132가구는 관악구 보라매동(구 봉천1동)이어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민세는 관악세무서에 내더라도 집 소유권을 확인하려면 동작등기소를 찾아야 한다. 전화 이전도 동작전화국을 이용해야 하고, 쓰레기봉투 역시 동작구 것을 써야 한다. 506호에 살면 아이를 보라매동 당곡초등학교에 보내야 하지만 507호에 살면 신대방2동 보라매초등학교로 가야 한다. 통장도 동작구와 관악구 소속 2명이 따로 있어 혼란스러운 때가 많다. 아파트관리사무소 정찬범(45) 소장은 “‘동작구나 관악구 중 어디든 한쪽에 편입해 달라.’는 주민 요구가 많지만 양 구청에서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아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생활·행정구역 다른 세대 4000가구 지난해부터 동(洞) 통폐합 등 서울지역 행정구역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른바 ‘쪼개진 아파트’ 단지의 경계조정 노력은 저조해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서 파악한 바로는 같은 생활구역이면서도 행정구역이 달라 불편을 겪는 가구가 4000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은 분구(分區) 등의 과정에서 서울시가 편의적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생겨났다. 관악현대아파트(2134가구)는 1991년 봉천동 재개발 과정에서 아파트 주민들이 분리됐다. 현재 이 아파트의 주민 1729가구는 관악구 청림동(구 봉천3동)으로, 405가구는 동작구 상도동으로 나뉘어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동에 따라 서로 다른 행정·경찰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동작구가 나중에 관악구에서 분구된 만큼 동작구로 편입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끊임없는 주민 민원에도 이 아파트들에 대한 행정구역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자치구들이 세수감소 등을 우려해 경계조정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지역에서 경계조정에 성공한 경우는 2007년 금천구와 구로구에 걸쳐 있던 한일유앤아이아파트(390가구)가 구로구에 편입된 사례가 유일하다. 보라매타운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불편을 참다 못한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대다수가 원하는 구로 편입시키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세수 및 구의원 수 감소 등을 우려한 구청들이 이를 모두 묵살한 것으로 안다.”며 아쉬워했다. ●현행법상 市 강제 조정도 불가능 전문가들은 향후 뉴타운 등 재개발 과정에서 쪼개진 아파트 단지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 만큼 서울시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원구 월계동 470 일대의 경우 일부 지역(270가구)이 성북구 장위뉴타운 사업에 편입돼 쪼개진 아파트 단지가 지어지게 되지만 이를 조정하려는 자치구간 움직임은 전무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현행법상 강제적인 경계 조정은 불가능하다며 소극적인 자세다. 쪼개진 아파트를 없애겠다며 지난해 3월 ‘경계조정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아직까지 실적은 전무하다. 서울시 김영환 행정팀장은 “한일유앤아이아파트도 각 구청이 경계를 조정하는 데 10년이 넘게 걸렸다.”면서 “자치구간 세수를 비롯한 여러 현안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문제 해결이 상당히 힘들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추천서는 구체적으로… PR는 적극적으로

    “학생회장으로서 각 학교 간부들이 모이는 행사에 빠지지 않고 다니면서 정보를 얻었다. 정치대학 전통이 오래된 학교라는 점을 감안해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꿈을 적극적으로 밝혔다.”(건국대 정치학부 1학년 안혜인)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기록이 될 만한 것은 보관해뒀다 동영상을 마련해 서류에 첨부한 것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숙명여대 인문학부 1학년 이서경)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입학한 대학 새내기들은 16일 “꿈을 분명히 하고 현안에 대해 자기 소신을 뚜렷하게 밝히는 게 합격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각종 봉사활동에 대한 근거를 분명히 남겨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했다. 이화여대 보건관리학과에 입학한 김지민씨는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꿈이라고 쓴 뒤 보건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해 지난해 9월 초에 제출했다.”면서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에 적은 장래희망부터, 직접 만든 봉사동아리 운영보고서 등 일관된 생활상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고 귀띔했다. 지원하려는 학교를 연구해 자신이 얼마나 관계있는지 연결하는 것도 필수다.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백구열씨는 “경희대가 처음으로 디스플레이 관련학과를 세우고, 연구시설 등도 잘 갖추고 있어 진학하고 싶다는 점을 밝혔다.”고 전했다. 특수 재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특수재능란에 ‘기획력 보유’를 적은 이화여대 사회과학부 이주영씨는 “대학에 갈 생각이 없어 수능도 안 보려 했지만 목표인 NGO 활동을 하려면 대학공부가 도움이 될 것 같아 마음을 고쳐 먹었다.”면서 “면접을 맡은 사정관들이 ‘내신성적은 전혀 보지 않겠다.’고 해서 기획력에 대한 의견을 마음껏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교사나 학교장 추천서의 경우 ‘학생에 대한 구체적인 관찰 평가’를 중시하는 만큼 세심한 학생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임진택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했다.’거나 ‘학생이 수업시간에 이런 방식의 질문을 많이 했다.’는 식의 구체적인 서술이 있으면 아무래도 눈길이 더 갈 수밖에 없다.”면서 “학생이 자랑을 늘어놓고 교사가 도장만 찍는 방식의 추천서가 의외로 많은데 이렇게 하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이재연 오달란기자 hunnam@seoul.co.kr
  • 행안부 첫 통합출제 지방직 수험 가이드

    행안부 첫 통합출제 지방직 수험 가이드

    오는 9일 대전시청의 9급 지방공무원 공채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올해 지방직 시험의 막이 오른다. 이달 말까지 서울을 제외한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원서를 받는다. 올해 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행정안전부가 각 지자체로부터 위임을 받아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마다 각각 달랐던 시험날짜가 5월 23일로 통일됐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시험 기회가 한 차례 줄어들었다. 지방직의 경우 주민등록주소지와 본적지 두 곳에 원서를 낼 수 있지만, 시험날짜가 같아지는 바람에 한 곳밖에 응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원서를 두 곳 모두 낸 뒤, 시간을 두고 응시할 지역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올 시험 크게 어렵지 않을 듯 그동안 지방직 시험문제는 난이도가 들쭉날쭉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행안부가 문제를 출제하는 만큼 올해 시험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웅진패스원 강현철 도전사랑사업부장은 “올해 첫 전국 동시 출제인 만큼 행안부도 공신력을 높이고 오답 논란을 줄이려고 애쓸 것”이라면서 “문제 난이도가 항상 일정했던 국가직 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도 시험문제가 더 고급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데 최대 8억원의 예산을 들일 계획이다. 지자체가 보통 1억원 미만을 지출하는 것에 비하면 8배 이상 많은 액수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지방직 시험 문제는 부실하게 출제됐다는 비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수험생들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수진으로부터 문제를 제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동시시험… 소신지원을 시험은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지만, 응시원서는 여러 곳에 낼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시험 직전 어떤 지역에 응시할지 눈치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경쟁률이 낮은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소신 지원을 하라고 조언한다. 대다수 수험생들이 경쟁률이 낮은 곳으로 지원하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률이 높은 곳의 응시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볼 곳을 선택할 때는 과거의 커트라인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고시학원 관계자는 “경기도 등 이른바 ‘노른자’ 지자체는 전통적으로 커트라인이 높은 경향이 있다.”면서 “약간 불안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커트라인이 낮은 곳에 응시하는 것도 하나의 합격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국사 등 단기공략 노릴 만 과거 지방직에는 지엽적인 현안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예컨대 행정학의 경우 그 지역에 관련된 지방행정영역을 묻거나, 한국사에서 지역적 역사사실을 물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같은 문제가 출제되는 만큼 이런 문제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어 역시 지방직에서 종종 출제됐던 ‘지식 국어’ 영역보다는 ‘생활 국어’의 비중이 좀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시험기간이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기출문제를 풀더라도 국가직 문제를 중점적으로 풀 것을 권한다. 한국사 등 단기간에 고득점을 낼 수 있는 ‘전략 과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도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비법이다. 이그잼고시학원 노종태 수험연구소장은 “실전과 같이 시간을 재고 모의고사를 푼 뒤, 점수가 적게 나온 과목을 집중 공부해야 한다.”면서 “이미 어느 정도 실력이 올라와 있는 과목을 심화학습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길은 그리운 쪽으로 눕는다” 양현근 금감원 부국장 세번째 시집

    은행 관리라는 빡빡한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 부국장이 도시생활의 애환을 노래한 시집을 펴냈다. 금감원 은행업서비스본부 건전경영팀장인 양현근(49) 부국장이 주인공. 27일 금감원에 따르면 양 부국장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된 금융위기 속에서 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 체결과 시중은행 자본확충 등 굵직한 현안을 담당한 숨은 주역이다. 가계·기업의 대출채권 연체율,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은행들의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이 그의 주업무다. 양 부국장은 시집 ‘길은 그리운 쪽으로 눕는다’에 포함된 시 ‘헐렁한 저녁’에서 “넥타이를 푼다 / 빠르고 빽빽하게 조여졌던 하루가 풀려난다 / 앞단추도 몇 개 연다 / 단정하게 채워졌던 긴장이 느슨해진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양 부국장의 시집 발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창조문학 신인상을 받아 등단한 이후 2001년 첫 시집인 ‘수채화로 사는 날’, 2003년 두 번째 시집 ‘안부가 그리운 날’을 펴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강동구, 지역경제 활성화 ‘3촉’ 가동

    강동구가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3촉(三促) 프로젝트’를 마련, 집중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3촉은 소비촉진·고용촉진·개발투자촉진으로 지역민과 지역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게 취지다. 구는 우선 소비촉진을 위해 직원 기부금으로 마련된 상품권(5000만원)을 저소득층에 나눠준다. 침체된 전통시장과 위기 가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또 지역 관공서와 50인 이상 기업의 구내식당 16곳은 한달에 2회 이상 휴무해 직원들이 인근 음식점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고용촉진을 위해선 구청이 지역의 첨단업무단지에 입주할 기업과 인재 채용 협약을 맺는다. 지역인재 구청장 추천제도 실시, 지역인재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취업시키는 길을 마련했다. 개발 및 투자촉진, 중소기업자금난 해소 방안으로는 건설경기 활성화가 제안됐다. 이에 따라 첨단업무단지를 조기에 활성화시키고 숙원사업인 열병합발전소를 연내 착공한다. 중소기업 육성기금 30억원과 실질적 무이자 대출제도 마련된다. 구는 이와 함께 재정 조기집행과 복지뉴딜 프로젝트도 빠뜨리지 않았다. 현 상황을 재난에 준하는 위기상황으로 간주, 인건비와 법정경비를 제외한 모든 사업을 상반기 안에 발주토록 했다. 구는 기초생활수급자 중심의 정책에서 차상위·틈새계층 등 모든 저소득층을 아우르는 복지시책을 추진한다. 강동 복지 뉴딜 프로젝트이다. 구 관계자는 “지역민과 기업, 지역정부가 공동체가 돼 현안을 해결하는 사실상의 지역 거버넌스 제도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 5] “美·유럽 두 카드 쓰는데 한국은 한 패만

    [진보에 길을 묻다 5] “美·유럽 두 카드 쓰는데 한국은 한 패만

     “미국과 유럽은 두 팔을 쓰는데 한국 정부는 한 팔만 고집하고 있어요.”  장진호(40)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나 사회가 1997년 외환위기를 당하고도 그보다 더한 실패와 재앙을 준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일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데 이어 금산분리 완화, 금융지주회사법, 보험업법 등 ‘금융 빅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동남아 어느 국가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인 근저에는 지배 엘리트의 무지와 일차원적 사고, 나아가 지성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 연구원은 “자통법은 미국과 유럽에서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 정확히 역행한다.”며 이들 나라의 지배 엘리트들은 한 팔로는 대외적으로 주창해온 신자유주의 정책을 구사하면서 다른 한 쪽에선 필요에 따라 현실주의적인 정책을 펴는 반면 한국의 엘리트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납작 업드려 다른 한 팔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없애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스트리트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상한을 도입하고 지난해 말 AIG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은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외환위기 직후 말레이시아가 은행 국유화를 밀어붙일 때 성토했던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가 얼마 뒤 당시로선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한 사례를 우리 정책 당국자들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장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1998년 재벌의 제2금융권 소유를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잘못 진단한 끝에 나온 악수(惡手)란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에 한국이 더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은 세계시장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자본의 유동성이 원활해진 데도 원인이 있다.”며 만약 재벌에 은행마저 내줄 경우 국민경제에 미치는 폐해는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지난해 말 환율 방어에 연기금을 동원하는 등 국민이 노후에 대비해 믿고 맡긴 자금을 쌈짓돈 쓰듯이 하고 있다는 것. 더욱 문제는 지난 10년 간 초국적 금융자본이 국내에서 수익을 챙겨 떠날 수 있게 만든 것처럼 정부가 연기금 등을 동원해 떠받치는 행태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그나마 시민단체·노동계가 간여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펀드매니저 등에게 운용을 맡겨 거의 ‘조공(朝貢·emperial tribute)’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부채는 줄었지만 국민경제 전체의 부채는 줄지 않고 오히려 가계는 대출 이자로, 정부는 세금으로 은행을 이중으로 돕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런 은행마저 재벌 소유가 될 경우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성장의 근본적인 동력인 제조업을 기피하고 인수·합병(M&A)으로 머니게임이나 벌여 국민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장 연구원은 이에 따라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원리로 움직이는 금융주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준국유화 또는 반(半)국유화 은행의 출범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일본처럼 지역 밀착형에 비영리(NPO) 성격의 은행을 시민운동 차원에서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지난 10년간 ‘부자되기 신드롬’이 중립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연대와 공동체 정신을 사라지게 만든, 보수적인 정치적 프로젝트였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진보세력은 ‘욕망의 물꼬’를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정치세력화를 기약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다음은 장진호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4일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됐다.법 시행의 의미와 전망,진보진영에 던지는 과제부터 정리한다면.  자통법은 금융기관의 업무 장벽을 없애 금융 허브로 가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나왔다.다른 업종에 있던 금융기관들끼리 한 링에서 싸우게 만든 것이다.은행 보험 증권사가 자기 영역을 허물고 함께 겨뤄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문제는 경쟁이 격화되면 수익성 추구의 강도가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특히 증권사의 지급결제기능 허용 등은 은행과 증권사간 경쟁 격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동시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국내 진입장벽을 대거 허무는 결과로 금융부문의 초국적화를 가속시킬 것이다.또 경쟁 과정에 탈락되는 기관도 있을 것이고 많은 이들이 구조조정되는 한편,외국의 금융회사들이 국내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 97년 외환위기때 은행에서 일어났던 자본의 탈국적화가 제 2금융권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더 커졌다.  자통법이 안고 있는 급진적 규제완화는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진보진영이 이를 지적하고 대안을 마련해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금융위기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면서 사회과학도로서 느꼈던 문제점이 있다면.  금융위기 진행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보도는 성실했지만 왜 위기를 불러왔는가를 시스템의 위기라기보다 관리의 문제로 보는 정부당국의 변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데 지성의 위기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글로벌 스탠더드를 비현실적 교조적으로 국가의 정책 엘리트들이 단순히 무지해서가 아니라 이해가 녹아들어 있는 측면이 있다.글로벌 스탠더드 지경부 간부들이 판단 근거나 권위의 기반을 외부에서 찾는 경향이 짙다.이를 만든 미국과 유럽의 정책 엘리트들은 두 팔을 모두 사용한다.한 팔은 대내외적으로 내세워온 자유주의 이념을 외치고,다른 팔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현실적,실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월가 최고경영자에 대한 보수 상한이라든가 AIG에 대한 구제금융은 언제라도 국유화 등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일이다.몇년 전만 해도 사회주의적 짓이란 비판받을 수 있는 내용인데도 최근에는 이를 무시하는 두 팔을 주어진 글로벌 스탠더드에 너무 집착한다.생산 주체하는 사람들의 자율적 사고 기능이 멈춰섰다는 극언이 가능할 정도다.외부의 권위와 영향력을 업은 지배 엘리트가 영향력을 미친다는 역사적 관성에 따른 것이다.지성의 위기가 정치사회의 위기와 결합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산분리 완화,금융지주회사법,보험업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금융빅뱅 법안의 처리 전망과 향후 대응,진보진영이 염두에 둘어야 할 관점들을 요약한다면.  -1948년 건국 이후 미군정이 자유주의 경제질서를 이식하면서 은행의 민간 소유를 장려했다.그러면서 재벌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박정희 군사정권이 산업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은행 국유화를 시켰다.그런데 재벌은 은행을 갖고 싶다는 욕구를 내비치다 1980년대 이후 2금융권을 먹기 시작했고 그것도 모자라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은행을 소유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1948년 이후 1960년대 이전 문제점이 되풀이 되지 않겠는가 걱정된다.  자금 동원력이 커지니까 산업 부문의 경쟁력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돈놀이,M&A를 통한 머니게임에 몰두할 수 있다.재벌의 사금고화와 산업의 경시가 둘이 따로 떨어질 수 없다.재벌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굳이 제조업에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이유가 없어진다.  잘못된 보약을 처방해 큰 탈이 날 수 있다.산업자본으로선 단기적으로 횡재로 비치겠지만 국민경제적 입장에서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재벌의 2금융권 소유를 허용했는데 재벌의 과잉투자를 위해 종금사 등이 과도한 외채를 끌어들인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우리 경제의 불안정성을 확대하는 데 작용했다.  2금융권 소유 만으로도 재앙을 불러왔는데 은행마저 소유하게 하면 더 큰 규모의 빚잔치를 불러올 수 있다.  ●재앙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 해법을 제시한다면.  바둑에서 복기를 하듯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인에 대해 짚어야 한다.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그때 꼭 그런 결정을 해야 했는지,다른 대안은 없었는지,그 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현안에 매몰되다가 오늘 그런 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짚는 데 소홀했다.  사실 어떤 결과가 현실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 꼭 늦었다고 볼 수는 없다.한국경제가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급격한 환율변동과 타격을 입었는데 이것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잘못과 연계돼 있다.  신자유주의화,금융자본주의화,은행에 의해 자산운용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자는 제도의 전환보다 욕망의 전환,행동방식의 전환도 크게 나타났다고 본다.일상생활의 금융화가 최근 10년동안 공세적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가 동남아보다 한국에서 더욱 불안정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국내 경제가 세계경제에 긴밀하게 통합되었다는 측면도 있고 국내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초국적 자본의 이동이 용이해졌기에 가능한 면도 있다.최근 10년동안 경제정책에 금융 주도 노선이 관철됐던 배경에는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대폭 증대한 데도 원인이 있다.펀드 투자 붐이 이어졌고 최근 위기로 많은 손실을 봤다.  단순히 신자유주의로 인해 제도와 법률,규칙만 바뀐 것이 아니라 사고와 행동양식의 변화까지 수반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부자되기 신드롬과 일상생활의 금융화로 자산 설계와 재무적인 관심이 생애 설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10년간 재테크교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팽배해졌다.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줬는데 과연 그런가라는 질문을 뒷전으로 밀어놓았다.부자가 늘어난다는 건 빈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부자란 타인의 노동을 평균 이상으로 집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부자가 늘어나면서 국민 전체가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식민지 개척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집적한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부자되기 신드롬이 개인적 자산추구 경쟁으로 몰두하게 만들면서 사회 공동체적 연대성을 파괴시켜왔다.나 아니면 경쟁자로 파악하게 만들어 사회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개인적으로 탈출하는 전략에 몰두하게 하면서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상실하게 만들었다.80년대 전태일 평전이 대학가에서 꼭 읽어야할 책이었다면 지금은 워런 버핏이나 잘나가는 CEO의 평전이 팔리는 세태가 의미하는 바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위기를 통해 개인적 경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이제 그런 경쟁이 모두를 안정되고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면서 개인에 도움을 주는 기법이라 하겠지만 정치적 연대,약자에 대한 배려와 연민을 묻어버리고 개인적 생존전략만 추구하게 만드는 굉장히 효과적인 정치 프로모션이라 할 수 있다.이걸 바꾸지 않고선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도 어렵지 않겠느냐 보고 있다.  대중의 욕망의 물꼬를 어떤 방향으로 돌리느냐 이걸 고민해야 한다.  자통법을 시행하는 이유도 금융 허브화를 노리는 것인데 이게 뭔가.결국 외환위기 때 당한 것을 동남아에서 벌어(만회해) 보자 이런 얘기다.우리가 욕하던 국제적 수탈을 똑같이 다른 이에게 하려는 모순도 포함돼 있다.  서구의 복지국가가 식민지 수탈을 통해 이룩됐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70년대 서유럽 국가들은 재정 적자의 위기에서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연기금을 초국적 자본으로 바꿔 신흥시장의 배당을 뽑아 지원받는 전략을 썼다.연금을 시장화하기 때문에 위기에 취약해졌다.연기금을 시장화하니 불안정성이 높아진다.신흥시장의 노동가치를 배당 등으로 유출하는 것이니까 노동가치가 자본시장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니까.  ●금융빅뱅 법안에 그런 내용들이 포함됐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건가.  전혀 내용을 모르고 있다.심상정 같은 이가 어느 정도 그런 안목을 갖고 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법안에 대해 무감각하다.  월가 급여를 제한한다는 사회주의적인 규제가 나오고 있다.지금은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월가가 위기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고 그런 공감대가 맞춰질 정도로 위기가 심각한 것이다.유럽도 그런 식이다.우리는 그 정도 규제는커녕 있는 규제도 없애는 판국이다.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조금 더 잘하면 되겠지,정신무장을 잘하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계속)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이혼하려면 부부사이 빚도 나눠라” ‘그들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덩치 더 커진 ‘슈퍼 빅 백’ 패션계 접수하다 김정호의 22첩 대동여지도 실물로 보세요 올챙이 뻥튀긴 듯 못생긴 장치찜 ‘동해의 참맛’ 강원도에 생기려다 만 ‘누드 비치’ 제주도에선?
  • “간통죄 국민의 이불 속 보는 것”

    “간통죄 국민의 이불 속 보는 것”

    신영철 대법관 후보자는 10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를 통해 사형제 및 간통죄 폐지, 흉악범 얼굴 공개 등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현안에 대해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다. 신 후보자는 사형제 폐지론과 관련해 “사형 판결이 확정되면 집행하는 게 맞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신 후보자는 “법철학적으로 접근하면 반문명적 성격 때문에 언젠가는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보지만 지금이 그때인지는 확신을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흉악범의 얼굴 공개 논란과 관련,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라는 공공의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이라고 전제한 뒤 “공공의 이익이 큰 경우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간통죄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위헌이라고까지 할 수 없으나 국민의 사생활이나 이불 속까지 들여다보는 것은 문제”라면서 “간통죄는 폐지를 생각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MB악법’으로 규정한 일명 떼법방지법(불법집단행위에 대한 집단소송법)과 관련해서는 “입법부가 판단할 문제지만 법이 도입되면 실무적으로 법원에서 일하기에 애로가 많을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의 용산참사 수사에 대해서는 “참사의 원인과 책임자 처벌 문제가 법원으로 넘어오게 된 만큼 성급하게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한 뒤 “법치주의란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한 기초로, 법치주의로 가야 한다는 원칙은 양보할 수 없지만 너무 냉정한 법치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또 미네르바의 구속적부심이 기각된 것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사이버 언론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에 맞춰 책임도 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판사가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한편 신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 1988년 충북 옥천 소재 땅 1959㎡를 명의신탁 형태로 매입한 것과 관련, “어머니 묏자리를 위한 것이었지만 외견상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청문회를 준비하며 많이 반성했다.”고 답했다. 신 후보자는 2001년 충남 공주 소재 논 4162㎡를 부친에게 증여받을 당시, 농지법은 자경목적일 때만 증여가 가능하도록 돼 있는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아버지가 하신 일이라 잘 몰랐고, 아버지가 계속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부자 간이라 괜찮으려니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소득이 있는 부친을 부양가족으로 신고, 소득공제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공제받은 것 같다. 적절히 상의해 반환하는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美·유럽 두 카드 쓰는데 한국은 한 패만”

    “미국과 유럽은 두 팔을 쓰는데 한국 정부는 한 팔만 고집하고 있어요.” 장진호(40)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나 사회가 1997년 외환위기를 당하고도 그보다 더한 실패와 재앙을 준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일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데 이어 금산분리 완화, 금융지주회사법, 보험업법 등 ‘금융 빅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동남아 어느 국가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인 근저에는 지배 엘리트의 무지와 일차원적 사고, 나아가 지성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 연구원은 “자통법은 미국과 유럽에서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 정확히 역행한다.”며 이들 나라의 지배 엘리트들은 한 팔로는 대외적으로 주창해온 신자유주의 정책을 구사하면서 다른 한 쪽에선 필요에 따라 현실주의적인 정책을 펴는 반면 한국의 엘리트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납작 업드려 다른 한 팔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없애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스트리트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상한을 도입하고 지난해 말 AIG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은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외환위기 직후 말레이시아가 은행 국유화를 밀어붙일 때 성토했던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가 얼마 뒤 당시로선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한 사례를 우리 정책 당국자들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장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1998년 재벌의 제2금융권 소유를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잘못 진단한 끝에 나온 악수(惡手)란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에 한국이 더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은 세계시장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자본의 유동성이 원활해진 데도 원인이 있다.”며 만약 재벌에 은행마저 내줄 경우 국민경제에 미치는 폐해는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지난해 말 환율 방어에 연기금을 동원하는 등 국민이 노후에 대비해 믿고 맡긴 자금을 쌈짓돈 쓰듯이 하고 있다는 것. 더욱 문제는 지난 10년 간 초국적 금융자본이 국내에서 수익을 챙겨 떠날 수 있게 만든 것처럼 정부가 연기금 등을 동원해 떠받치는 행태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그나마 시민단체·노동계가 간여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펀드매니저 등에게 운용을 맡겨 거의 ‘조공(朝貢·emperial tribute)’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부채는 줄었지만 국민경제 전체의 부채는 줄지 않고 오히려 가계는 대출 이자로, 정부는 세금으로 은행을 이중으로 돕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런 은행마저 재벌 소유가 될 경우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성장의 근본적인 동력인 제조업을 기피하고 인수·합병(M&A)으로 머니게임이나 벌여 국민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장 연구원은 이에 따라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원리로 움직이는 금융주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준국유화 또는 반(半)국유화 은행의 출범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일본처럼 지역 밀착형에 비영리(NPO) 성격의 은행을 시민운동 차원에서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지난 10년간 ‘부자되기 신드롬’이 중립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연대와 공동체 정신을 사라지게 만든, 보수적인 정치적 프로젝트였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진보세력은 ‘욕망의 물꼬’를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정치세력화를 기약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다음은 장진호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4일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됐다.법 시행의 의미와 전망,진보진영에 던지는 과제부터 정리한다면. 자통법은 금융기관의 업무 장벽을 없애 금융 허브로 가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나왔다.다른 업종에 있던 금융기관들끼리 한 링에서 싸우게 만든 것이다.은행 보험 증권사가 자기 영역을 허물고 함께 겨뤄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문제는 경쟁이 격화되면 수익성 추구의 강도가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특히 증권사의 지급결제기능 허용 등은 은행과 증권사간 경쟁 격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동시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국내 진입장벽을 대거 허무는 결과로 금융부문의 초국적화를 가속시킬 것이다.또 경쟁 과정에 탈락되는 기관도 있을 것이고 많은 이들이 구조조정되는 한편,외국의 금융회사들이 국내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 97년 외환위기때 은행에서 일어났던 자본의 탈국적화가 제 2금융권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더 커졌다. 자통법이 안고 있는 급진적 규제완화는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진보진영이 이를 지적하고 대안을 마련해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금융위기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면서 사회과학도로서 느꼈던 문제점이 있다면. 금융위기 진행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보도는 성실했지만 왜 위기를 불러왔는가를 시스템의 위기라기보다 관리의 문제로 보는 정부당국의 변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데 지성의 위기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글로벌 스탠더드를 비현실적 교조적으로 국가의 정책 엘리트들이 단순히 무지해서가 아니라 이해가 녹아들어 있는 측면이 있다.글로벌 스탠더드 지경부 간부들이 판단 근거나 권위의 기반을 외부에서 찾는 경향이 짙다.이를 만든 미국과 유럽의 정책 엘리트들은 두 팔을 모두 사용한다.한 팔은 대내외적으로 내세워온 자유주의 이념을 외치고,다른 팔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현실적,실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월가 최고경영자에 대한 보수 상한이라든가 AIG에 대한 구제금융은 언제라도 국유화 등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일이다.몇년 전만 해도 사회주의적 짓이란 비판받을 수 있는 내용인데도 최근에는 이를 무시하는 두 팔을 주어진 글로벌 스탠더드에 너무 집착한다.생산 주체하는 사람들의 자율적 사고 기능이 멈춰섰다는 극언이 가능할 정도다.외부의 권위와 영향력을 업은 지배 엘리트가 영향력을 미친다는 역사적 관성에 따른 것이다.지성의 위기가 정치사회의 위기와 결합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산분리 완화,금융지주회사법,보험업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금융빅뱅 법안의 처리 전망과 향후 대응,진보진영이 염두에 둘어야 할 관점들을 요약한다면. 1948년 건국 이후 미군정이 자유주의 경제질서를 이식하면서 은행의 민간 소유를 장려했다.그러면서 재벌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박정희 군사정권이 산업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은행 국유화를 시켰다.그런데 재벌은 은행을 갖고 싶다는 욕구를 내비치다 1980년대 이후 2금융권을 먹기 시작했고 그것도 모자라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은행을 소유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1948년 이후 1960년대 이전 문제점이 되풀이 되지 않겠는가 걱정된다. 자금 동원력이 커지니까 산업 부문의 경쟁력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돈놀이,M&A를 통한 머니게임에 몰두할 수 있다.재벌의 사금고화와 산업의 경시가 둘이 따로 떨어질 수 없다.재벌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굳이 제조업에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이유가 없어진다. 잘못된 보약을 처방해 큰 탈이 날 수 있다.산업자본으로선 단기적으로 횡재로 비치겠지만 국민경제적 입장에서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재벌의 2금융권 소유를 허용했는데 재벌의 과잉투자를 위해 종금사 등이 과도한 외채를 끌어들인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우리 경제의 불안정성을 확대하는 데 작용했다. 2금융권 소유 만으로도 재앙을 불러왔는데 은행마저 소유하게 하면 더 큰 규모의 빚잔치를 불러올 수 있다. ●재앙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 해법을 제시한다면. 바둑에서 복기를 하듯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인에 대해 짚어야 한다.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그때 꼭 그런 결정을 해야 했는지,다른 대안은 없었는지,그 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현안에 매몰되다가 오늘 그런 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짚는 데 소홀했다. 사실 어떤 결과가 현실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 꼭 늦었다고 볼 수는 없다.한국경제가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급격한 환율변동과 타격을 입었는데 이것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잘못과 연계돼 있다. 신자유주의화,금융자본주의화,은행에 의해 자산운용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자는 제도의 전환보다 욕망의 전환,행동방식의 전환도 크게 나타났다고 본다.일상생활의 금융화가 최근 10년동안 공세적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가 동남아보다 한국에서 더욱 불안정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국내 경제가 세계경제에 긴밀하게 통합되었다는 측면도 있고 국내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초국적 자본의 이동이 용이해졌기에 가능한 면도 있다.최근 10년동안 경제정책에 금융 주도 노선이 관철됐던 배경에는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대폭 증대한 데도 원인이 있다.펀드 투자 붐이 이어졌고 최근 위기로 많은 손실을 봤다. 단순히 신자유주의로 인해 제도와 법률,규칙만 바뀐 것이 아니라 사고와 행동양식의 변화까지 수반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부자되기 신드롬과 일상생활의 금융화로 자산 설계와 재무적인 관심이 생애 설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10년간 재테크교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팽배해졌다.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줬는데 과연 그런가라는 질문을 뒷전으로 밀어놓았다.부자가 늘어난다는 건 빈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부자란 타인의 노동을 평균 이상으로 집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부자가 늘어나면서 국민 전체가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식민지 개척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집적한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부자되기 신드롬이 개인적 자산추구 경쟁으로 몰두하게 만들면서 사회 공동체적 연대성을 파괴시켜왔다.나 아니면 경쟁자로 파악하게 만들어 사회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개인적으로 탈출하는 전략에 몰두하게 하면서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상실하게 만들었다.80년대 전태일 평전이 대학가에서 꼭 읽어야할 책이었다면 지금은 워런 버핏이나 잘나가는 CEO의 평전이 팔리는 세태가 의미하는 바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위기를 통해 개인적 경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이제 그런 경쟁이 모두를 안정되고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면서 개인에 도움을 주는 기법이라 하겠지만 정치적 연대,약자에 대한 배려와 연민을 묻어버리고 개인적 생존전략만 추구하게 만드는 굉장히 효과적인 정치 프로모션이라 할 수 있다.이걸 바꾸지 않고선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도 어렵지 않겠느냐 보고 있다. 대중의 욕망의 물꼬를 어떤 방향으로 돌리느냐 이걸 고민해야 한다. 자통법을 시행하는 이유도 금융 허브화를 노리는 것인데 이게 뭔가.결국 외환위기 때 당한 것을 동남아에서 벌어(만회해) 보자 이런 얘기다.우리가 욕하던 국제적 수탈을 똑같이 다른 이에게 하려는 모순도 포함돼 있다. 서구의 복지국가가 식민지 수탈을 통해 이룩됐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70년대 서유럽 국가들은 재정 적자의 위기에서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연기금을 초국적 자본으로 바꿔 신흥시장의 배당을 뽑아 지원받는 전략을 썼다.연금을 시장화하기 때문에 위기에 취약해졌다.연기금을 시장화하니 불안정성이 높아진다.신흥시장의 노동가치를 배당 등으로 유출하는 것이니까 노동가치가 자본시장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니까. ●금융빅뱅 법안에 그런 내용들이 포함됐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건가. 전혀 내용을 모르고 있다.심상정 같은 이가 어느 정도 그런 안목을 갖고 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법안에 대해 무감각하다. 월가 급여를 제한한다는 사회주의적인 규제가 나오고 있다.지금은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월가가 위기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고 그런 공감대가 맞춰질 정도로 위기가 심각한 것이다.유럽도 그런 식이다.우리는 그 정도 규제는커녕 있는 규제도 없애는 판국이다.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조금 더 잘하면 되겠지,정신무장을 잘하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계속) 글 /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새의자] “투명하고 합리적인 행정 펼것” 서만근 경남도 행정부지사

    서만근(54)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9일 취임했다. 서 부지사는 이날 취임식에서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행정을 강조했다. 그는 “공직자와 지방의회, 시민사회 등 모든 행정주체와 원만한 의사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 부지사는 “몇몇 사람의 지식이나 경험으로 행정을 이끌어가던 시대는 지났고 지금은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어우러져야 좋은 정책과 합리적인 결론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진주 남강댐물의 부산공급 계획 및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 등 현안에 대해 “차근차근 짚어가며 현명하게 푸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대구 계성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경북도 기획관, 영천부시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기획국장,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지원단장, 행정안전부 지방분권지원단장 등을 지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직설적·다혈질… 호된 질책·따뜻한 위로 교차

    정조는 학식이 높고, 성품이 온화한 개혁군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밀편지에는 흥분을 잘하고, 거친 언사를 쓰는 직설적이고 다혈질적인 성격의 인간적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호로자식·젖비린내… 거친 표현 많아 최측근으로 알려진 서용보(1757~1824년)에 대해서는 “호로자식”이라고 혹평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학자 김매순은 “입에서 젖비린내 나고 미처 사람 꼴을 갖추지 못한 놈”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조도 자신의 성품이 유별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797년 11월24일 아침에 보낸 편지에 “나는 요사이 놈들이 한 짓에 화가 나서 밤에 이 편지를 쓰느라 거의 5경이 지났다. 내 성품도 별나다고 하겠으니 우스운 일”이라고 썼다. 국정 전반에 대한 불만도 수시로 토로했다. “나는 시사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일마다 그저 마음속에 불길을 치솟게 만들 뿐이다. ” ●“찢든지 세초하라” 꼼꼼함 엿보여 뛰어난 문장가이자 문필가인 정조는 비밀편지에선 일상에서 사용하는 속어와 속담, 비속어도 자주 썼다. 1797년 4월11일에 보낸 편지 한 구절에는 ‘뒤쥭박쥭(뒤죽박죽)’이란 한글이 등장한다. 수차례에 걸쳐 철저한 비밀유지를 당부하는 대목에선 의외로 꼼꼼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이 편지는 보는 즉시 찢어버리든지 세초(洗草)하든지 하라.”고 당부했다.  편지는 주로 정치와 국정운영에 관한 정보와 의견들로 채워졌으나 단순한 안부와 정담을 나누는 내용도 일부 있다. 1799년 10월1일에 보낸 편지는 ‘300장(등) 안에만 들면 합격시키려 했는데.”라며 심환지의 아들을 과거시험에 붙이지 못해 아쉬워하며 위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찰첩의 종이와 형식도 당대 특징을 잘 보여준다. 다듬이질하여 반들반들하게 만든 고급 종이가 대부분이지만 저급으로 취급되는 피지(皮紙)도 사용된 점은 정조의 검소한 생활태도를 엿보게 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용어 클릭 ●노론은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계기로 벽파와 시파로 재편된다. 벽파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정당하다고 주장한 반면 시파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동정했다. 이런 이유로 정조가 즉위한 뒤 벽파는 왕실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세력으로 떠올랐다. ●심환지(1730~1802년)는 철저한 노론계 인물로 벽파의 영수였다. 따라서 ‘정조 독살설’이 나돌 때면 그를 배후세력으로 지목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독살을 방관한 인물로 치부하곤 했다. 그런 만큼 정조 치하에서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냈다고는 하나 정조와 하루에도 몇차례씩 편지를 주고받으며 국정 현안을 일일이 조율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정조는 심환지를 비롯한 벽파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자기 뜻대로 국정을 운영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심환지는 정조가 세상을 떠난 1800년 순조가 즉위하자 영의정에 올랐고, 이듬해 신유박해를 일으켜 시파를 탄압했다.
  • 대구 올 예산 12% 1월 집행

    대구의 예산집행에 탄력이 붙었다.2일 대구시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집행한 일반 회계 자금은 모두 4383억원으로 올 전체 예산 3조 4723억원의 12.6%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40억원보다 3143억원(352%)이 늘어난 것이다.일반·특별회계 및 구·군청 포함 재정집행률에서도 대구는 9.75%로 전국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다.또 대구시는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날 편성했다.통상적으로 5월경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온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앞당긴 것으로 심각한 지역 경제상황을 고려한 것이다.편성된 추가경정예산은 1365억원이다. 청년 및 노인 일자리 3759개를 새로 만드는 등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573억원을 투자하고, 복지 사각 소외계층 및 실직 등으로 말미암은 신 빈곤층 등 서민 생활 안정에 131억원을 추가 투입키로 했다.또 저탄소 녹색성장 선도도시 성장기반 조성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각각 130억원과 245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재정 부족으로 환급이 미뤄져 온 학교용지부담금 환급금 등 현안사업에 286억원을 쓴다.시는 이밖에 상반기 중 시 재정의 62%를 푼다는 목표 아래 자금집행절차의 단축과 방식 개선에 주력하기로 했다.시 관계자는 “지역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민간기업의 투자도 위축돼 있기 때문에 재정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초에 추경예산을 편성한 것은 경제위기에 선제 대응해 서민 생활을 안정시키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대학총장 초대석]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대학총장 초대석]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학생들에게는 따뜻한 언니로, 학부형들에게는 이웃집 주부처럼 여겨진다. 가날프지만 열성적이다. 고등교육 현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교육이 지향해 야 할 바를 쉽게 설명하는 재주가 있다.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이다. 올해 새내기 성신인이 될 합격생들의 휴대전화으로 보낼 총장의 축하메시지 촬영을 막 끝낸 심 총장을 만났다. Q:미아동 제2캠퍼스 조성은 잘되고 있나 →어떤 내용을 보냈나요. -잠재능력과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모든 교직원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는 내용입니다. 총장이 직접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면 아무래도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이번 정시모집에 1889명이 응시했는데 단 7명만 결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5%정도 결시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거죠. 학생들이 진취적 마인드를 갖고 차별화된 역량을 기르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평소 교수님들에게 ‘학교가 잘되려면 학생이 잘되어야 하고 그러면 교직원도 잘된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수가 먼저가 아니라 학생이 먼저라는 거죠. →제2캠퍼스 공사는 잘되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강북구 미아동에 제2캠퍼스인 운정캠퍼스를 조성중입니다. 이곳 수정캠퍼스와 5㎞정도 떨어져 있는데 지하철 4호선으로는 세 정거장거리입니다. 2011년에 완공됩니다. 서울에 제2캠퍼스를 두는 유일한 대학이 됩니다. 운정캠퍼스는 밖으로는 수만평의 녹지를 품고 안으로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친환경 글로벌 캠퍼스입니다. 간호대 생명과학대 자연대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캠퍼스 이름이 바뀌었네요. -원래 이곳은 ‘돈암’캠퍼스였는데 ‘수정’캠퍼스로 바꿨습니다. 예전에 이곳에 수정이 많았거든요. 수정은 투명해안이 훤히 보입니다. 대학행정도 수정처럼 맑고 투명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바꿨습니다. 제2캠퍼스는 운정 캠퍼스인데 학원설립자의 호가 운정(雲庭)입니다. Q: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한다는데 →통폐합 등 구조조정도 단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성신 2015 발전계획’에 따라 야간학과는 폐지하는 한편 체육학과, 레저스포츠학과를 스포츠레저학과로 바꾸고 등 유사 중복학과는 과감히 통폐합하고 자유전공학부, 법과대 신설 등 경쟁력 있는 학과 10개는 키울 것입니다. 영어교육도 강화합니다. 올해 신입생 영어교육을 위해 외국인 교수 12명을 선발했습니다. 교양교육도 강화합니다. 사회인으로 생활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는 어른들이 ‘공부해라, 공부해라.’라고만 강요한 결과입니다. 전인교육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에 나가서 봉사하고 협력할 수 있는 성신인을 만들 것입니다. →글로벌화는 어떻게 추진합니까. -12개국 44개 해외대학과 학술교류 협정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성신 문화인’ 양성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학부 졸업생 중 해외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에 입학허가서를 취득하면 연간 4명 이내에서 2년간 유학비를 지원합니다. 이 밖에 교환학생제도는 물론 영어를 집중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하여 국제화전문요원으로 양성하는 국제화 정예요원 과정도 운영 중입니다. 뉴욕시립 리먼대학과 복수학위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4년 재학기간 중 3년은 재학대학에서 1년은 교류대학에서 수학하면 양교의 학사학위를 복수로 취득합니다.  그리고 글로벌화될수록 우리 문화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 전통복식을 전공했습니다. 집무실 한 쪽에 전통염색 무늬들과 제가 모은 각종 도장들을 진열해 놓았는데 외국대학 총장들이 관심있게 쳐다봅니다. 그러면 제가 “천연염색을 해 보겠느냐.”고 묻죠. 다들 좋아합니다. 학생들 도움을 받아 풍물놀이 구경도 시켜주죠. 성신에 갔을 땐 성신만의 문화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해 3월에 뉴멕시코 대학에 갔을 때 우리나라 전통복식을 보여주는 퍠션쇼를 했습니다. 현지 학생들을 모델로 내세우기로 했는데 한 외국인 학생이 울고 있더군요. 알아 보니 뚱뚱해서 옷 맵시가 나지 않을 것 같아 모델선발에서 제외된 게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 학생들에게 ‘문화교류 하러 온 것이니 설령 속치마가 좀 보이면 어떠냐.’며 제일 큰 옷을 입혀 모델로 내세우게 했죠. 그 학생이 좋아한 것은 물론이고 뉴멕시코대학에서 그 자리에서 우리 학생 5명을 장학생으로 받아줬습니다. Q:해외봉사를 특별히 장려하는 이유는 →외국대학들이 국내대학과 다른 점이 있나요. -총장이 이런 얘기하면 교수님들이 긴장하겠지만 외국대학의 교수연구실은 굉장히 좁습니다. 그리고 수업도 아침 8시부터 시작하더군요, 우린 9시부터인데 말입니다. 교수나 직원들의 회의 참석률도 높고요. 연구도 참 열심히들 합디다.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장려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전 학생 때 고생하지 않았습니다. 성신여중에서 교생실습을 했는데 무허가 판자촌으로 가정방문을 간 적이 있습니다. 손이 튼 아이가 있어 ‘왜 이러냐. 손을 트지 않게 하는 크림이 없느냐.’고 물으니 그냥 배시시 웃기만 하더라구요. 그때 느꼈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굉장히 고마운 분이며 앞으로 말조심하고 살아야겠다.’고 말입니다. 전 우리 학생들도 봉사활동을 통해 느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학생들이 네팔,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해마다 봉사활동을 많이 합니다. 캄보디아에선 5년째 하고 있습니다. 교육활동은 물론 에이즈병원이나 고아원을 찾아가 환자를 돌보거나 어린 학생들을 씻겨주고 같이 놀아주죠. 그런데 학생들이 갔다오면 도와주고 왔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많이 배우고 왔다고 얘기합니다. 어떤 학생은 눈물을 글썽일 정도죠. 우수한 학생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봉사하고 공헌할 수 있는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NOW포토] 강주은 “남편(최민수)과의 생활, 즐거워요”

    [NOW포토] 강주은 “남편(최민수)과의 생활, 즐거워요”

    최민수의 아내 강주은 씨가 아리랑TV 신설프로그램 ‘디플로머시 라운지’(Diplomacy Lounge)의 MC로 발탁됐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디플로머시 라운지’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주은은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각오를 전했다. 8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영하는 ‘디플로머시 라운지’ 는 주한 외국대사를 비롯해 국제 외교계 인사 및 각국 외교수반을 만나 한국과 관련된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보는 대담 프로그램으로, 강주은은 성균관대학교 신현국 교수와 나란히 진행자로 활약하게 된다. 서울신문NTN 조민우 기자 blu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주은 “남편 최민수 100% 믿는다”

    강주은 “남편 최민수 100% 믿는다”

    배우 최민수의 아내 강주은(38)이 아리랑TV ‘디플로머시 라운지(Diplomacy Lounge)’의 MC 자리를 꿰찼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디플로머시 라운지’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주은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자리가 낯설다는 강주은은 남편 최민수가 많은 응원을 해주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남편 최민수는 MC를 맡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남편을 늘 살면서 절 아깝게 생각했다. 사회에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고 사회활동을 하는 것에 많은 응원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은 이번 프로그램의 MC가 저한테 어울리는 자리라고 말을 했다. ‘사회가 세계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세계가 우리나라에 가까이 오고 세계가 우리나라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어울리지 않나.’라고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을 최민수와 함께 보냈다는 강주은은 남편에 대해 강한 믿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남편에 대해서 관심이 많을텐데 남편에게 ‘고독’은 첫번째 친구다. 옛날에도 오대산에서 몇개월씩 살았고 원래 산을 사랑했던 사람이다.”며 “근래 남편이 산에서 사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데 아내로서 남편이 산을 찾아가는 것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100% 서포트 해준다.”고 설명했다. 최민수는 지난해 4월 60대 노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승용차에 매단 채 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충격을 안겼다. 당시 경찰은 질주, 흉기위협 등은 심한 과장으로 와전됐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검찰은 최민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결정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도 최민수는 집을 떠나 산 속에서 칩거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남편 최민수가 산에서 칩거하는 모습이 아내로서 안쓰럽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들이 보기에는 안쓰러울 수도 있지만 100% 이해한다. 남편에게 산을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주은은 남편에게 “본인의 타고난 재능을 충분히 살렸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해서 결혼한 남자니깐 믿고 사랑하면 잘 살아나가겠다.”고 말하며 걱정해주시는 많은 분들게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한편 8일 밤 10시30분 첫 방영하는 ‘디플로머시 라운지’는 주한 외국대사를 비롯해 국제 외교계 인사 및 각국 외교수반을 만나 한국과 관련된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보는 대담 프로그램으로 강주은은 MC로 활약하게 된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주은 “남편(최민수)과 앞으로도 사랑하며 잘 살겠다”

    강주은 “남편(최민수)과 앞으로도 사랑하며 잘 살겠다”

    배우 최민수의 아내 강주은(38)이 아리랑TV ‘디플로머시 라운지(Diplomacy Lounge)’의 MC 자리를 꿰찼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디플로머시 라운지’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주은은 남편 최민수에 대한 변치않은 사랑을 과시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강주은은 기자들의 남편 최민수에 대한 질문에도 연신 웃으며 답변했다. 이번 MC를 맡은 것에 대해 남편 최민수가 많은 응원을 해준다는 강주은은 “남편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있는데 사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남편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남편은 타고난 예술인이고 아내로서 본인의 재능을 충분히 살렸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그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들이 이뤄졌음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저는 남편을 그렇게 많이 걱정을 안 하는데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께서 ‘최민수씨가 언제 돌아올 건지’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며 “남편을 100% 믿고 서포트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랑하면서 잘 살아나가겠다.”고 주변의 걱정을 일축했다. 최민수는 지난해 4월 60대 노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승용차에 매단 채 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충격을 안겼다. 당시 경찰은 질주, 흉기위협 등은 심한 과장으로 와전됐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검찰은 최민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결정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도 최민수는 집을 떠나 산 속에서 칩거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8일 밤 10시30분 첫 방영하는 ‘디플로머시 라운지’는 주한 외국대사를 비롯해 국제 외교계 인사 및 각국 외교수반을 만나 한국과 관련된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보는 대담 프로그램으로 강주은은 MC로 활약하게 된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자체 규제개혁 속도낸다

    기업 활동이나 국민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각종 규제 개혁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협의창구가 일원화된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09년도 지방자치단체 규제개혁 추진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행안부는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공동 참여하는 ‘지방자치 규제개혁 지원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지원단은 지자체의 건의사항에 대한 협의창구를 일원화한 것으로, 지자체간 중복 건의가 줄어들고 일괄 협의가 가능해 규제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원단은 또 중·장기 검토가 필요한 과제나 수용이 어려운 과제에 대해서는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대안도 제시하게 된다. 우선적으로 추진할 규제 개혁 분야는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 유치를 가로막고 있는 ‘덩어리 규제’이다. ‘녹색 성장’과 ‘4대 강 살리기’ 등 국정 현안,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규제들을 중점 발굴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규제 개혁 건의 주체에 지자체는 물론, 전경련이나 대한상의와 같은 민간 단체 등도 포함시킬 방침”이라면서 “각종 인·허가 관련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합동점검반도 편성해 지나친 서류 요구나 과잉 행정처분 등을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동안 지자체가 행안부에 건의한 안건 966건 중 42%인 404건이 개선 완료됐으며, 하반기에 접수된 2383건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별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지자체 자체 규제는 광역시·도의 경우 2007년말 3487건에서 지난해말 2930건, 시·군·구 규제는 같은 기간 3만 6084건에서 3만 2831건으로 각각 16%와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부자 증세하고 삽질 예산 깎아 교육재정 확충”

    “부자 증세하고 삽질 예산 깎아 교육재정 확충”

    “진보진영이 부자 증세와 ‘삽질(건설) 예산’ 축소를 통해 교육재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슬로건으로 하나가 되면 국민에게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비칠 것입니다. ”  2000년 삼성그룹 증여세 포탈을 규탄하며 국세청 앞에서 국내 최초로 1인 시위를 벌였던 윤종훈(48) 회계사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법무법인 씨엘 회의실에서 만난 그는 소액주주운동의 성과와 한계로 말문을 열었다. ●“감세와 재정개혁 미진 끔찍한 결과 부를 것”  “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고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전 시절 관행화 됐던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의 문제점을 파헤친 것은 의미가 컸습니다.하지만 기업과 재벌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공공성으로 담론을 확대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 부자 감세와 재정 개혁 등한시를 꼽았다. 윤 회계사는 “대공황 이후 경기 불황 극복 방법으로는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공공투자를 늘리는 것이 유일한데 이명박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 부자 감세로 이명박 정부 기간 90조원 가까이 날아갈 것인데 그 혜택은 5%의 부자와 대기업들 주머니로 들어간다.그로 인한 재정적 충격은 고스란히 서민과 중산층이 안게 된다. ”고 우려했다.  오바마노믹스도 이런 보편적인 길을 좇고 있는데 유독 현 정부만 역주행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 윤 회계사의 주장. 특히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4%나 7%로 보고 70조원 정도의 재정적자는 감수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마이너스 성장에 그친다면 끔찍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1인시위 이후 8년여가 흐른 지금, 그는 보편적 복지를 겨냥한 북유럽식 복지국가 모델, 즉 사회민주주의를 사회경제적 대안 이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보편적 복지란 극빈층 구제를 뛰어넘어 광범위한 근로계층과 서민층, 나아가 중산층까지 복지 혜택을 누리게 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세금 징수에 민감한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 윤 회계사는 진보진영 일부에서 거론되는 선복지 후증세 전략에 공감했다. 그러나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하는 게 더 급선무일 터 ●“국민에게 의미있는 정치세력 인정받는 게 중요”  “지금까지 진보진영은 ‘쌈빡한’ 논리나 정책이 없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정치역량이 부족했습니다. 거대담론보다 지역적 생활정치 의제가 부각되는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의 ‘건설족’에 맞선 정책의제를 발굴해 후보를 단일화하거나 표를 몰아주면 의미있는 정치 공간이 확보될 것입니다.”  그는 종부세 감소와 SOC 예산 증액으로 교육이나 아동복지에 주름살이 졌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 심플하게 ”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예를 들어 교육에 대한 투자를 핀란드 수준인 GDP의 2~3% 정도 확보하려면 20조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 ”고 밝힌 그는 “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에 맞는 정책의제를 개발해 하나의 요구로 엮어나갈 때 진보진영이 믿음직한 세력으로 인식될 것 ”이라고 결론내렸다.  작은 차이를 뛰어넘자는 말도 거듭했다.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이라면 한나라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 그는 “ 집권 1년 만에 역사를 20년 이상 후퇴시킨 이명박 정부보다 우리 안의 차이와 감정의 골이 더 크고 더 밉다는 말이냐고 되묻고 싶다. ”는 말로 절박함을 대신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음은 인터뷰 전문.200자 원고지 50장 가까운 분량이어서 둘로 나눠 싣는다. 살아온 이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자랑하고 내세울 일이 아니어서 밝힌 적이 별로 없다.1982년 초 대학 재학 중 시국사건에 연루돼 강제징집돼 그날로 대학에서 제적당했다.제대한 뒤 먹고 살기 위해 1984년부터 88년 복학할 때까지 노동현장에 있었다.처음 2년은 정비공으로,나중에 2년은 택시회사에 다녔다.박노해(본명 박기평) 시인은 버스였고 난 택시였다.  1988년 노태우 정권때 이른바 ‘운동권 장학생’으로 복학했다.등록금 1학기 분이 장학금으로 주어진 파격적인 조건이었다.1990년 졸업과 동시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평범한 공인회계사로 삼일과 산동 같은 대형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지냈다.그러다 1994년 개인사무실을 내면서 참여연대와 인연을 맺어 장하성 교수와 함께 소액주주운동을 하게 됐다.조세 문제가 앞으로 사회의 큰 쟁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국가의 미래를 논할 때 경국 조세와 재정에서 방향이 잡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장하성 교수는 소액주주운동에,난 일종의 역할 분담으로 참여연대 조세개혁팀 초대 팀장을 맡아 경제개혁센터를 세우는 등의 일을 하면서 삼성그룹의 탈세 의혹을 파고들었다.민형사 소송 외에 조세포탈을 걸고 넘어져야 겠다는 판단 아래 삼성그룹의 증여세 포탈 증거를 찾아내야겠다고 결심,1999년 초 결국 찾아냈다.  같은 해 4월 말에 안정남 국세청장 등을 만나 삼성그룹의 증여세 포탈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말을 듣고 기다렸으나 시간만 끄는 듯해 11월부터 행동에 들어갔다.국세청 앞에서 일인시위(국내 1호였다)를 벌인 것이다.그러면서 회계사로서 내 생명은 끝났고 힘든 생활이 이어졌다.생활은 찌들어졌다.  (2004년 16대 4·15총선에서는 총선연대 조사팀장으로 후보자들의 납세실적을 공개하는 등 의미있는 활동을 전개해왔다.현재 그는 법무법인 씨엘 소속 회계사 일을 하면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진보진영의 단결과 미래를 모색하는 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기획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소액주주운동의 성과와 한계라면.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이라고 주장한 것은 역사에 분명한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평가한다.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고 IMF 이전 관행이 되다시피 했던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의 문제점을 파헤친 것 또한 간단찮은 성과다.난 회계사로서 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뼈저리게 느꼈던 처지다.소액주주운동이 비자금 조성 관행을 차단하고 주주로서의 권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과 재벌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공공성으로 담론을 확대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 얘기는 스웨덴식 사회와 재벌의 대타협론으로 확장하지 못했다는 반성으로 들린다. =섣불리 우리 사회에서 대타협을 얘기해야 하나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스웨덴의 발렌베리 같은 재벌의 기업가 정신과 삼성그룹의 그것이 대등한 것인가 의문이다.협약 당사자로서 재벌이 사회를 바라보는 정신과 관점 등이 많이 다르다.그래서 재벌 해체를 주장하는 이들 입장에선 어림없다는 얘기가 나온다.경향성과 자세,국가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노동운동을 바라보는 시선 등에서도 스웨덴과 우리의 재벌은 많이 다르다.충분히 재벌기업이 과거 행태를 반성하고 형사상 민사상 책임을 진 다음 그런 협약으로 나갈 수 있지 않느냐 생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내가 알기에 스웨덴에 연구팀을 보내 할렌베리 사례를 연구했다.우리(진보진영)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이 선제적으로 치고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그럴 경우 재벌의 책임은 온데 간데 없어질 우려가 있다.재벌이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전제가 중요하다.이건 진보진영 안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재벌옹호론자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진보진영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이점은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진보진영이 대타협론을 관철시킬 역량이 있다고 보는지. =지금은 없다고 본다.현재 진보진영의 문제점이라면 쌈박한 담론이나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치력 부재다.참여정부에 참여했던 분들조차 정책이 없어 실패한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하지만 진보진영의 정치적 역량,소통과 통합의 능력 부재,또는 마인드가 아예 없는 것이 진짜 문제다.진보진영은 백가쟁명식으로 논쟁하고 국민들 앞에 심각한데 정작 대중들이 잘 모르는 문제 갖고 싸우느라 시간만 허비하곤 한다.이론적으로 정치해지고 다양해지는데 국민들 눈높이에서 승부하는 것은 영 부족하다.국민들의 표를 모으는 역량이 부족하다.’골방 진보’로 무엇을 하겠느냐.  이렇게 하면 일본식 고립된 진보로 전락하고 돌연변이 진보,비정상적 진보로 안위하는 처지로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진보진영은 여러 갈래로 찢겨져 있다.내년 지방선거가 굉장히 중요하다.대선이나 총선처럼 거대담론이 맞부딪히는 게 아니라 지역현안들을 놓고 생활정치를 실현하는 좋은 싸움판이다.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주민들과 밀착할 수있는 좋은 기회다.중앙도 중앙이지만 지역에서 진보진영의 분열로 인한 감정의 골은 정말 심각할 정도다.참여정부때 친노와 반노로 갈려 싸우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합치지 못하면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개판을 쳐도 진보진영에게 영영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우리끼리 심각하게 물어봐야 한다.우리가 이명박을 미워하는 만큼 우리 사이의 의견 차이가 그렇게 대단한가 라고.  우리가 역사를 20년 후퇴시키는 이명박 정권 만큼 우리를 서로 미워해야 하는 가 말이다.공동의 적을 설정하고 그를 막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중국을 통일한 마오저뚱처럼 국공합작 과정과 논쟁 과정을 깊숙이 연구해볼 것을 권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1980년대 사회운동 이후 진보진영이 자기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의견이 많다.진보진영이 성찰하고 돌아보아야할 일은. =IMF까지 오게 된 것은 필연이다.역량이 그것밖에 안 됐으니.과거 워낙 혹독한 정치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진보진영이 사회주의 논리에 심취해 있었다.사회민주주의란 대안이 설 자리가 없었다.그런 와중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민생과 관련된 사회경제적 대안에 대해선 진보진영의 담론이 형성되지 않은 마당에 외환위기를 맞아 신자유주의 물결이 급속하게 들어왔다..마치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사회민주주의 이념인 것처럼 오해되는 일이 벌어졌다.주주의 권익확보,경영 투명성 증대,정경유착을 차단해야 한다는 절박감 등이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마치 진보처럼 비치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진보진영은 대안 없이 신자유주의 비판만 수차례 지적하는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사회민주주의라는 담론이 형성되기 시작해 새로운 진보진영의 모델로 심각하게 나오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세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민주주의 담론,유럽식 복지국가의 담론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다가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한 번 놓쳤다.2004년 민주노동당의 지지율,부유세 지지율,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식 자본주의보다 유럽식 복지국가를 선호하는 여론이 폭발적으로 형성된 한해였다.국민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국회라든가 공개적인 정치의 장에서 적절히 제시했더라면 그 흐름들이 더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내부적인 논쟁과 분열,감정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쳐왔고 지금 진보진영이 사분오열된 모습으로 귀결된 것이 아닌가 본다.  이때 적어도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세력과 자유주의 구도에 안주하는 보수 정당,그리고 박정희 향수를 기억하고 의존하는 세력으로,소위 3강 구도만 유지했더라도 지금처럼 역사가 후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민주노동당은 강기갑 대표 개인의 이미지에만 의존하고 있지 정당한 정치세력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지금 진보신당도 노회찬,심상정 두 분의 개인적 퍼스낼리티만 있지,그 뒤에 든든한 세력이 보이질 않는다.노회찬 심상정 두 분은 지금 대중들이 연예인 보듯하는 것이다.시간이 지나면 관심은 멀어진다.지금 갖고 있는 자산을 조그마지만 소중한 것으로 가꾸기 위해선 대단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과거는 어쩔 수 없고 지금이라도 분열된 모습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는가를,국민들은 아무리 자기가 똑똑해도 분열된 사람은 믿지 않고 표를 주지 않는다.분열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해 조금씩 양보해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이렇게 본다.  타협하지 않으려면 혼자 운동하지,당이란 것은 왜 만드나.지리산에서 화염병 던지는 연습이나 하면 된다.정치의 기본은 적을 최소화하고 우군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거다.반한나라도 넓다.반MB로 좁혀야 한다.박근혜와 이명박을 갈라서게 만들어야 한다.그 둘을 가깝게 만들어놓아서 좋을 게 뭐 있겠나.한나라나 민주나 다 똑같은 놈들이라면 무슨 싸움을 하겠는가.  논란과 전선을 동일시하지 않아야 한다.전선은 전선대로,논쟁은 논쟁대로 벌여 나가야 한다.2010년 지방선거를 맞아 정책연합을 거쳐 선거연합을 이뤄내야 한다.국민들은 똑똑한 놈을 원하지 않는다.그보다는 믿음직한 정치세력을 바란다.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이 연대하면서 통 크게 양보하고 진보신당과 민노당이 서울시장 공동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뽑아야 한다.휴대전화 투표 방식도 개발돼 있지 않은가.이런 방법으로 두 당이 후보단일화하고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로부터 표를 모을 수 있지 않을까.<계속>
  • [인사]

    ■경남 창원시 ◇4급 승진 △기획예산과장 신종우△행복나눔〃 이기태△도시디자인〃 김동하△농업기술센터소장 차상오◇5급 승진△평생학습과 변재혁△생활복지과 이용암△세무과 이희주△현안사업팀 방동섭 ■경북 영주시 △주민복지과장 문창주△순흥면장 송재익△안정〃 정중태
  • [권력기관장 인사] 한덕수 주미대사 내정자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상 분야 전문가. 1970년 행정고시(8회) 출신으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나 상공부(현 지식경제부)로 옮긴 뒤 통상 전문가가 됐다. 국민의 정부에서 초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2년 7월 ‘한·중 마늘협상’ 파동으로 잠시 공직생활을 접기도 했으나 참여정부 제2대 국무조정실장으로 공직에 돌아온 뒤 경제부총리 등을 거쳐 참여정부 마지막 총리를 역임하는 등 관운도 좋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위원장 등을 맡아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직·간접적으로 도왔다. 이 때문에 한·미 FTA 등 양국간 경제·통상 현안을 무리 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다양한 정부를 거치면서 자리에 욕심이 많고 ‘처세의 달인’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조용한 성격의 학자풍이다. 부인은 최아영(61)씨. ▲전북 전주(60)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8회 ▲통상산업부 차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CEO 칼럼] 노사가 함께한 신년 산행/이국동 대한통운 사장

    [CEO 칼럼] 노사가 함께한 신년 산행/이국동 대한통운 사장

    지난 4일 일요일 새해를 맞아 본사와 수도권 지역 임직원, 노조위원장, 노동조합과 함께 청계산을 찾았다. 어려움이 예상되는 한 해지만, “노사가 하나되어 힘을 모으면 충분히 헤쳐갈 수 있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다. 원터골을 출발해 해발 582m인 매봉 등정을 목표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행을 할 때마다 느끼지만 등산은 경영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은 듯하다.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간다는 점이 그렇고, 간혹 급한 경사로나 위태로운 벼랑길에 마주치게 되거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어려움이 한결 덜한 하산길에서 사고에 더 주의해야 하듯이 경영이 잘될수록 더 긴장해야 한다는 점도 그렇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두 시간 남짓, 가장 경사가 급한 ‘깔딱고개’를 넘어 우리는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정상에 도착했다. 일행의 몸마다 김이 피어오를 정도로 힘겨운 중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서로 부축하며 끌어주는 따뜻한 공동체 의식과 공유한 목표를 향해 한마음 한방향으로 나아가게 한 단결 덕택이었다. 정상을 정복했다는 성취감에 임직원들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거움을 나누었다. 정상에서 외치는 ‘파이팅’의 함성은 산상과 계곡으로 우렁우렁 퍼져 나갔다. 한 기업의 CEO로서 노사가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기업에 있어 이만큼 중요한 자산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노사불이(使不二)’라고 했다. 노와 사는 하나의 나무뿌리에서 뻗어나온 두 개의 가지와 같다. 뿌리가 죽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소위 ‘빅3’라 불리는 미국 대형 자동차 업체들의 노사관계는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회사가 망해가는데도 노조는 복리후생에만 집착했고, 경영진은 자가용 제트 비행기만 이용할 만큼 호화스럽게 생활했다. 정부 지원책이라는 동아줄 하나에 회사의 존폐가 매달려 있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국내 대기업 노조의 자기 혁신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대한통운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고유가 등으로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되자 노조 스스로 생산성 향상 캠페인을 시작했다. 미수채권 조기회수, 경비절감, 무사고 무재해 등 통상 사측에서 먼저 내세우는 것이 일반적인 세부행동지침을 노조가 먼저 수립하고 시행했던 것이다. 노와 사는 하나의 공동운명체임을 이렇게 웅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싶다. 그간 최고 경영자가 노조 대의원 대회에 직접 참석해 경영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경영전략회의에 노조위원장이 참석해 경영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서로 조금씩 양보해 가며 상호신뢰를 쌓은 것이 이런 바람직한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이러한 노사상생 문화는 회사 창립 이래 현재까지 무분규 무쟁의라는 빛나는 전통과 업계 정상의 실적으로 이어졌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었다. 등산이든 경영이든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화합과 믿음이 필수다. 당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위해 모든 기업과 노조가 새로운 노사관계를 세워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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