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생활 습관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나경원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528
  • 기고/ 고시생의 여름나기

    월드컵의 거대한 붉은 함성은 평소 같으면 마치 시간이 멈추어 선 듯 정적이 감돌았을 신림동 고시촌도 예외로 두지는 않았다.고시생들에게도 당연히‘대∼한민국‘은 결코 남의 나라가 될 수는 없었다. 그 붉은 흥분과 환희는 한차례 홍역처럼 지나갔지만 아직까지 그날의 함성이 후유증처럼 귓가를 맴돌고 있다는 수험생들이 많아서 문제다.6월 공부는 이미 망쳤다고들 하지만 7월까지도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초조해하는 고시생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월드컵이 아니라 해도 여름은 사람도 동물도 지치게 한다.고시수험생도 인간인지라 핑곗거리를 찾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온다습한 공기가 뜨거운 선풍기를 만날 때는 공부한다는 게 그만 ‘고통’이 되어버린다. 차라리 며칠쯤은 피서라도 갔다오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며 마음은 벌써 산으로,바다로 달려간다.그러나 마음가는 대로 현재를 즐긴 수험생에게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올 것은 자명한 이치다.오늘을 즐긴 수험생에게 내일은 아픔일 수밖에 없다.준비된 수험생만이시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에게 있어서 7∼8월의 여름을 잘 나는 것은 마치 보약의 복용에 비유할 수 있다.흔히 이 시기는 일년중 기본서에 충실해야 할 시기로 본다.이때 먹어둔 보약은 수험공부에도 기초체력을 형성케 해주어 가을쯤에 시작될 ‘진도별 모의고사’ 프로그램을 통한 본격적인 시험보기 연습을 잘 견디게 해줄 것이다. 이때 성적이 예상만큼 잘 나오기라도 하면 “이제 조금만 더하면 되겠구나.”하는 자신감을 갖게 되어 공부는 더욱더 탄력을 받게 된다. 반대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성큼 9월이 다가오면 그땐 차분하게 공부할 수있는 시간도 별로 남지 않는다.결국 늦가을쯤 되어서 공부량을 억지로 늘려보지만 힘이 부치고 체력도 바닥나고 만다.더구나 모의고사 성적도 기대보다 못하면 좌절한 나머지 시험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가기 십상이다.지난 1년의 시간이 마치 ‘바람처럼’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유난히 유혹이 많은 계절인 여름은 수험생에게 육체적·정신적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체력소모도 그 어느때보다 많아지고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라도 있게 되면 그 다음날은 여지없이 컨디션은 엉망이 되어버리고 만다.여름은 그만큼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한 채 공부를 해내기가 어렵다는 말이다.그래도 어찌하겠는가,이것이 당신의 십자가인 것을.공부안 된다고 어디가서 하소연하겠는가. 사람들은 합격증만 보고 싶어할 뿐 아무도 수험생활의 고통에 대해서 귀기울이려 하지 않는다.자신보다 자신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자신에게 맞는 공부습관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것도 수험생활을 지혜롭게 성공으로 이끄는 한 방법일 것이다. 김채환 (법률저널 대표)
  • 대한매일 창간98/열린 마음 밝은 마음 건강한 육체

    ■명사들의 ‘열린 건강법' “마음을 여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다.” 21세기 ‘열린 사회’에서 신분등의 제약으로 가장 ‘닫힌 사회’를 살아야 하는 명사들이 꼽는 건강비결이다.이건희 삼성 회장은 손주와 마음을 열고 노는 것이 건강의 원천이라 했고,시인 고은씨는 술먹을 일 있으면 주저없이 먹는,구애받지 않는 삶을 강조했다.대한매일 창간 98돌을 맞아 정·관계,재계,문화계 등 각계각층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명사들의 건강 비결을 들어봤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 = 뭐든지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것을 건강의 첫번째 비결로 꼽는다.타고난 강골이지만 운동도 거르지 않는다.이 전 총리가 즐기는 운동은 러닝머신.아침보다는 저녁시간을 이용한다.이 전 총리는 “1시간정도빠른 속도로 걷다보면 땀이 흠뻑 나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며 러닝머신예찬론을 편다.골프도 좋아하며,학생시절에는 기계체조로 몸을 단련했다고한다. ◆장승우 기획예산처 장관 = 등산을 즐긴다.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태백산 등전국의 명산 가운데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주말 고교동창생들의 등산모임에 틈나는 대로 참여하고,장거리 산행에도 가능한 한 동참해건강과 우정을 다진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 매일 아침에 30분가량 맨손체조를 하고 가끔등산을 한다.정계 입문 전에는 테니스를 자주 쳤지만 요즘은 거의 손을 놓았다. 이 후보의 건강 비결은 무엇보다 소식과 절제된 생활이다.된장찌개 국밥 설렁탕 등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양은 많지 않다. 단골로 찾는 집은 ‘혜화동 설렁탕’집이다.또 간식 후에도 이를 닦는 등 ‘청결’이 몸에 배어있다.승용차안에서 ‘토막잠’으로 피로를 풀기도 한다.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 =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섞은 자신만의 독특한동작으로 7년째 ‘기체조’를 거르지 않고 있다. 요즘은 운동할 시간이 없지만 과거에는 요트 볼링 골프 등 다양한 운동을 즐겼다. 강골인 그의 또 다른 건강유지법은 숙면.5∼6시간 푹 자고 나면 어떤 피로도 가신다는 것.연설을 많이 하는 요즘은 오미자차로 목의 피로를 풀며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삼계탕을 즐긴다.자주 찾는곳은 서울 효자동 ‘토속촌’이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 = 장수 집안인데다 어려서부터 검도 승마 야구로 신체를다져와 젊은이 못지않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은 아령,실내 자전거 등 주로 집 안에서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골프장을 찾는다.보약은 입에 대지 않고 개고기를 제외한 모든 음식을 잘 먹는다. 하루 3갑씩 피우던 줄담배는 몇년전 끊었으며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 ◆박근혜 한국미래연합대표 = 요가와 단전호흡으로 건강을 다진다.아침 5시쯤에 일어나 팔굽혀펴기를 하고 요가와 단전호흡으로 몸을 추스른다.요가는 몸을 벽에 기대지 않고 물구나무서기를 할 정도로 프로급이며 단전호흡도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다. 휴일이면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때로는 지인들과 테니스를 즐긴다.소식가로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전통한식과 생선회를 좋아한다. ◆정몽준 의원 = 누가 뭐래도 축구 예찬론자다.축구협회 일까지 겹쳐 늘 바쁘지만 체력을 유지하는 비법은 역시 ‘축구’다.축구화를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다닐 정도다.지방으로 출장을 가도 거르지 않고 ‘조기축구’에 나서는축구마니아다.축구뿐 아니라 테니스도 수준급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 = 가벼운 조깅이나 산책을 규칙적으로 한다.아침에는 신선한 새벽 공기를 마시면서 남산 주변을 산책한다.저녁 식사 후에도 가볍게 걷는다.이렇게 하면 위 운동이 강화되고 소화에 도움이 된단다. 그러나 최고의 건강 비결은 ‘즐거움’이다.시간이 날 때마다 손자와 함께노는 등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즐거움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면 건강은 저절로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지론이다. ◆구본무 LG 회장 = 평소 건강관리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편이다.다만 마음을 늘 밝게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건희 회장과 비슷하다.육체적건강은 밝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또 규칙적인 생활을 습관화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힘든 일이 생길 때는 주말에 골프 등 운동을 하면서 쌓인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손길승 SK 회장 = 기체조의 하나인 ‘심기신수련(心氣身修練)’을 통해 건강을 관리한다.손 회장은 “말로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수련과정을 통해 ‘기’를 느낄 수가 있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며 기체조의 효과를 설명한다. ◆김창성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과식과 과음을 경계한다.김 회장은 “건강을 위해서는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아울러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한다.매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며,하루의 피로를 푸는데는 1시간 정도의 운동이 아주 효과가 있다며 자신만의 건강법을 소개한다. 주말에는 골프를 하거나 등산으로 1주일의 피로를 푼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 = 건강유지 비결은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다.아침식사는 일의 집중력과 능률을 높여주며,하루 일과를 원활히 해주는윤활유와 같다고 생각한다.또 가족간의 사랑을 중시하고 즐기면서 일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지난 30여년 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하루 세시간씩 1주일에 세차례 테니스를 하며 건강을 다져왔다. 매일 새벽 5시 전후에 일어나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실내골프장을 찾는 등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운동 뒤에는 냉·온욕으로 마무리를 한다. ◆고은씨(시인) = 특별히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거나 보약을 먹지는 않는다.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술 먹을 일 있으면 주저없이 먹고,그 때문에 다음날 고생도 한다.건강에 관해 따로 고민하지 않고 일상을 편하게 사는 것이건강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김혜자씨(탤런트) = 이틀에 한 번은 꼭 수영하러 가는데 절대 무리는 하지않는다.주로 배영을 하는데 수영하는 모습이 예쁜 데다 물안경을 쓰지 않아도 돼 주름살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집에서는 자전거(기구)타기 아령 줄넘기 팔돌리기와 같은 맨손체조 등을 즐겨 한다.소식이고,고기보다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 = 나이(만 66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학창시절 3시간씩 걸어서 통학하면서 쌓은 튼튼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에 일어나 맨손체조를 해온 것이 건강유지의 비결이라고 소개한다.총재 취임 이후 바쁜 일정 때문에시간이 나는대로 사무실에 있는 아령이나 작은 역기를 들거나,모래주머니를 발에 묶어들어올리는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기고 / 일을 즐겁게, 휴식은 더 즐겁게 최근 우리나라의 주요 사망원인인 뇌혈관·심장 질환이나 암 등 만성질환은바르지 못한 건강생활 습관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생활 습관은 바람직하지는 않다. 성인남자의 흡연율은 67.6%,음주율은 72.4%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반면 규칙적인 운동실천자는 8.6%,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은 43.1%에 불과하다.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건강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다. 건강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첫째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갖는다.다양한 식품을 적당하게,그리고 규칙적으로 먹는다.지방을 가능하면 적게 섭취하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며,짜게 먹는 것을 삼간다. 둘째 적절한 신체 활동을 한다.운동을 일주일에 세 번,한번에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한다.어떤 운동이라도 괜찮다. 셋째 금연한다. 넷째 금주 또는 절주를 한다.호주에서는 알맞은 1일 음주량으로 맥주는 5.2잔,소주는 3.6잔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정신적인 안정을 유지하고,예방접종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등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부단한 노력이필요하다. 장수노인들은 한결같이 ‘적게 먹고,즐겁게,그리고 열심히 사는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의 첫째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서미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증진개발센터 소장
  • 대한매일 창간98/‘208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 고정관념 깨고 세계를 품안에

    “‘대∼한민국’을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면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느꼈습니다.계산적이지 않고 사랑하는 것에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우리는분명 기성세대와 다릅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서울시청앞 길거리 응원에 빠짐없이 참여했던 정유진(22·이대 불문과3)양은 ‘208세대’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인터넷 세상 속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졌다가 월드컵을 계기로 뭉친 ‘208세대’.그들은 누구인가. ◆두가지 평가 = 길거리 응원을 주도한 ‘208세대’(20대이며 00∼02학번으로 80년대 이후 출생자)를 해석하는 시각은 극과 극을 달린다. 이들의 폭발적인 응집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한다.반면 길거리 응원을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현상으로바라본 사람들은 “질펀하게 즐긴 것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한다. 그러나 ‘208세대’ 당사자들은 두 가지 시각을 모두 부정한다.자발적인 집단행동을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나 애국주의로 과대 포장하지도 말고,아무 생각없이 거리로 뛰쳐나간 철부지로 치부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208세대의 특징 = 통계청에 따르면 ‘208세대’에 해당하는 20∼24세의 인구는 390만여명에 이른다.남한인구 4700만여명 가운데 8%를 웃도는 이들이 월드컵 잔치를 주도했다는 사실은 ‘208세대’의 문화적 잠재력이 얼마나 폭발적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들로부터 촉발된 자발적 집단화는 기성세대와 청소년에게까지 확산됐으며,길거리 응원은 남녀노소 모두 하나가 되는 잔치 마당으로 바뀌었다.‘208세대’가 터놓은 ‘축구 해방구’가 가정화목,세대화합,이웃사랑의 장으로 발전한 것이다. ‘208세대’는 80년 광주항쟁을 겪으면서 이념적 집단의식이 형성된 ‘386세대’와는 달리 탈정치적이고 문화지향적이다.90년대 초반을 풍미한 ‘X세대’는 개인적이고 소집단적인 성격이었지만,‘208세대’는 월드컵을 계기로자신의 문화를 사회 공동체에 널리 전파했다. 인터넷 세상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N세대’와는 달리 광장으로 뛰쳐나왔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난다. 한국청년정책연구소 김흥주 박사는 “‘208세대’의 키워드는 모바일(움직임)과 다양성”이라면서 “이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어울리는 즐거움을 맛보기 시작했으며,하나됨의 공간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분출구를 열어 주자 = 탈이념적인 ‘208세대’가 태극기를 두르고 ‘대∼한민국’을 외쳤다고 이들의 행동을 ‘애국’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김재홍 교수는 “이들의 열광은 월드컵과 응원 때문에 나온 것이지 결코 정치적인 발산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208세대’의 열정을 긍정적으로 유도한다면사회를 더욱 윤택하게 이끌 수 있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 박사는 “이들의 다양성과 자발성을 기성세대의구미에 맞게 재단하거나 이용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문화적상상력을 마음껏 내뿜을 수 있는 분출구를 적절하게 마련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창구 장세훈기자 window2@ ■208세대 김나리양 하루 서울의 모여대 불문학과 01학번인 김나리(20·가명)양은 여름방학을 맞았지만 오전 7시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월드컵 기간 동안 인천공항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오전 8시부터 불어 통역을 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다. 집을 나서 서울 종로의 한 프랑스어 회화학원에 달려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가을 학기부터 교환학생으로 프랑스 파리 제3대학에서 공부하기로 돼있어 프랑스어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이번에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것은 수시로 프랑스어 작문을 써서 교수님을 따라다니며 교정을 받았던 노력의 결과다.학교 선배들은 겨우 대학 2학년이 교수님을 쫓아다니며 전공 공부만 한다고 ‘개인주의적’이라는 핀잔을 주기도 한다.하지만 그녀는 “좋아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건 자기 발전을 위해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학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이메일을 확인하니 지난해 여름 프랑스 여행 때 사귄 폴란드 친구 카시아의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세계화 시대’에 언제 어떻게 도움이 될지 몰라 여행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과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다.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 보니 고등학교나 대학 친구들과는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소식을 주고 받는다.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도 인터넷을 통해 얻는다.화장품 하나를 사더라도 관련 게시판을 찾아 다른 네티즌들의 ‘사용 후기(後記)’를 읽어보고 선택한다. 화장품 값 등 용돈은 남동생 영어 과외로 해결한다.그는 “부모님도 따로과외 선생님을 두지 않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외출하기 전까지 조간신문을 펼쳐들고 국제면부터 살핀다.프랑스 관련 기사에 제일 먼저 눈이 간다.연극,영화를 소개하는 문화면기사는 따로 오려둔다. 그녀는 “정치면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지난 6월13일에도 투표를 하긴했지만 권리를 행사했을 뿐 정치인에게 많은 기대를 걸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오후 5시쯤 백화점에서 산 여성스러운 남색 원피스에 굽이 있는 샌들로 외출 준비를 마쳤다. 남자친구는 항상 폴로 스타일을 고집한다.오늘도 역시 폴로 티셔츠에 면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얼마 전부터 한쪽 귀에 귀걸이를 하고 다니는데 영 어울리지 않는다. 데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니 밤 11시.요즘 인기 있는 십자수를 놓았다.이틀이면 시계 십자수를 완성해서 방을 예쁘게 장식할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윤창수 강혜승기자 geo@ ■208세대가 바라본 신문 - “시류 영합않는 건강한 논조 아쉬워” 21세기 한국사회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할 ‘208세대’는 한국 신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208세대’를 대표하는 00,01,02학번 대학생들은 한국의 신문들이 인터넷서비스 등을 통해 인터넷 언론이나 지상파 방송과 경쟁하며 독자와의 거리를좁히려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관행을 그대로 답습한 듯한 취재·보도행태에는 아쉬움을 드러내며 자발적인 개선 노력을 기대했다.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00학번 유승현(21)양은 “10개 일간지 어디를 뒤져봐도 같은 주제,같은 내용일 뿐”이라면서 “이는 엠바고나 기자실 문제 등과거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그녀는 “모든 신문들이 6월 한달 동안 거의 매일 10개면 이상을 월드컵 관련기사로 채워 나가는 동안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여중생 문제를 신속하게 다룬 곳은 인터넷 언론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유양은 “우리 시대 신문은 넘쳐날 정도로 많다.”면서 “시류에 영합하지않고 논조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01학번 최남영(20)군은 “‘208세대’가 신문에 무관심한 것은 한국의 신문들이 우리 젊은 세대에게 다가오는 방법을 제대로 읽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뉴스나 정보만 선택적으로 섭취하는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기사를 발굴·보도하는 신문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정치학부 02학번 한진하(20)양은 “한국의 신문은 거대자본의 광고시장에 종속된 지 오래”라면서 “한국 신문이 수익 기반을 광고 위주에서 독자 중심으로 바꾸지 않으면 지금처럼 가쁜 호흡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내다봤다. 한양은 “대한매일이 월드컵 기간 동안 ‘대∼한매일’이라는 파격적인 제호와 과감한 편집으로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참신성을 보여준 모습이 참 보기좋았다.”면서 “신선한 변화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
  • 美 ‘비만 전쟁’ 확산

    미국에서는 지금 ‘비만과의 전쟁’이 한창이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비만과의 전쟁’을 선언한데 이어 미 상원의원들은 다음주 ‘비만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미 상원,다음주 비만법 제출= 미 상원의 빌 프리스트 의원과 제프 빙어맨의원은 다음주 가칭 ‘비만대처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연방정부가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 등을 국민들에게 교육할 수 있도록 예산을 증액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된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등에 세금 부과나 경고문 부착 등 강력한 내용은 빠졌지만 연방정부가 비만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정면대처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 주에서도 유사 법안의 입법을 추진중이다.캘리포니아주는 올초 학생들의 탄산음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교내 탄산음료 자동판매기에 대한 규제법을 마련했다.버몬트와 텍사스주는 ‘탄산음료세’부과를 추진중이다.거둬들인 탄산음료세를 비만 퇴치에 쓴다는 것. 미 국세청은 올해 헬스클럽 가입비와 다이어트 관련 약품구입비 등을 소득에서공제해 주기로 했다. ◇미 식품업계,담배업계 전철 밟을까= 전전긍긍 미국 식품회사들은 비만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비만 확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담배회사들처럼 집단소송 대상이 될까봐 미리 건강한 식습관 및 운동권장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미국 최대 식품회사 크래프트는 웹사이트에 건강 관련 내용을 대폭 확충했다. 코카콜라는 중·고등학생들에게 무료로 만보기를 나눠줬고,펩시콜라는 지난 4월 건강한 생활습관 및 건강식 개발을 위한 특별팀을 발족했다. 패스트푸드 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 제기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전문가들은 담배와 달리 식품에는 위해·중독 성분이 없고,원고의 심장질환이 특정 식품 때문이라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하지만 1960년대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주도했던 조지 워싱턴 법대 존 반자프 교수는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햄버거·피자 등 패스트푸드에 지방·칼로리 함유량을 표기하지 않은 것은 내용물에 대한 정보를 공개토록 한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 공중위생국에 따르면 미 성인의 61%,어린이의 13%가량이 과체중이다.매년 30만명이 비만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흡연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윗옷 입고 다닙시다”中언론 이색캠페인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언론이 ‘윗옷을 입고 다닙시다.’라는 색다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수은주가 상승하자 많은 중국 남성들이 전통적인 습관대로 웃통을 벗어부친 채 베이징(北京) 시내를 거닐어 여성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 청년일보는 2주 전부터 상의를 벗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남성들의 사진을 지면에 싣고 있다.수치심을 안겨 옷을 입도록 유도하자는 취지에서다.물론 개인의 사생활과 초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뒷모습만 찍거나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있다. 이 신문은 또 “윗옷을 입지 않은 남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제보하는 이에게 티셔츠와 100위안(1만 4000원)을 드립니다.”라는 광고까지 싣고 있다.직사광선에 그을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하는 칼럼도 곁들이고 있다. khkim@
  • “정치에 관심 갖고 줄대기 전념하라”

    민선시대 공무원사회 풍속도를 신랄하게 풍자한 ‘민선시대 간부 공무원 신 십계명’이란 글이 청주시 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 올랐다.지방선거를 둘러싼 공무원의 줄대기와 선거 개입 논란에 이어 지난 2일 취임한 신임 자치단체장들의 논공행상식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보는 이들의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ID가 ‘알림방’인 네티즌이 지난 3일 올린 이 십계명은 “이 세상에 직업은 정치꾼뿐이라는 신념을 갖고 개판인 정치판에서 누가 다음에 짱이 될지모르니 항상 정치에 관심을 갖고 줄대기에 전념하라.”며 ‘정치꾼이 되라.’를 첫 계명으로 꼽았다.이어 “오로지 미래만 있는 만큼 당연히 지나간 짱은 철저히 무시하고 새짱에게만 충성하며 필요하다면 새짱을 위해 지나간 짱에게 비난을 퍼부어라.”며 ‘배신을 생활화하라.’고 주문했다.또 ▲사팔뜨기가 되라 ▲각시는 파출부를 만들어라고 해 눈치파와 일부 공무원 부인들의 줄대기를 비꼬았다. 이와 함께 ▲철면피가 되거나 배짱을 가져라 ▲남의 공을 가로채라 ▲실탄을 준비하라 ▲음주가무에 능통하라 ▲시시각각 변하는 배우나 카멜레온이되라 ▲사주경계를 잘 하라 등 6개 항목을 언급했다.보너스로 ‘쫄따구를 조지는 습관을 길러라.’고 충고했다. 이 글은 “최소한 이 중 7개는 습관화하고 생활화해야 훌륭한 간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서 간부공무원을 꿈꾸는 하위직들에게 “출세하고 살아남는 이 비책을 몸소 체득해 내것을 만들 때 공직사회의 부귀영화는 저절로 나의 편이 될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선거철마다 줄서기를 하느라 안달하는 ‘정치 공무원’들의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해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과 “선거에 개입하는 공무원은 극히 일부이며 대다수는 건전한 생각을 갖고 있는데 지나치게 공무원 사회를 왜곡시킨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하는 등 평가가 엇갈렸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
  • 산업안전특집/CLEAN 3D/제35회 산업안전보건대회- ‘産災예방’ 107명 훈장·표창

    산업안전 보건인들의 축제 한마당인 ‘제35회 산업안전보건대회’가 산업안전보건강조 주간(1∼7일)을 맞아 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렸다.방용석(方鏞錫) 노동장관을 비롯,노사 단체장과 시민단체 대표 등 700여명의 안전보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이날 대회에서는 대우건설 이한욱 이사가 동탑산업 훈장을 받는 등 훈·포장 7명,대통령표창 11명,국무총리 표창 13명,노동부장관 표창 76명 등 모두 107명의 산재예방 유공자들에게 정부 포상이 수여됐다. 다음은 주요 포상자들의 공적사항. ● 동탑산업훈장 ◇대우건설 안산고잔 3차 대우아파트 이한욱 현장소장= 지난 24년간 국내·외현장에서 취득한 다양한 경험과 업무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안전,습관화된 안전,생활화된 안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체계적인 안전관리 활동을 위하여 일일·주간·월간·연간 안전관리 계획을수립,현장공정에 따른 단계적 안전관리기법을 체계화시켰다. 자율안전관리 정착을 위해 협력업체 안전관리계획 발표회,분임조활동외에도 패트롤팀 활동에 대한 협력업체 자율 참여에 힘을 쏟고 있다. 내실있는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동영상 프로그램을 도입,올바른 안전작업방법 지도 및 피드백 교육을 실시하는 등 근로자들의 안전의식 고취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철탑산업훈장 ◇한전기공 울진2사업소 김연도 명예산업안전감독관= 김 감독관은 18년전부터산업안전보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사업장의 안전문화 정착과 산재예방을 위해 현장 근로자와 호흡을 함께 하면서 각종 안전관리 기법의 적용과유해 위험요소의 발굴에 적극 나섰다. 개선 의견을 모아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반영했으며 산업안전 예방활동을 강화해 무재해 사업장을 만드는데 혼신의 힘과 정성을 기울여왔다. 아울러 9년간 한전기공㈜ 노동조합 울진 지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노·사공동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아침체조,매월 4일에 실시하는 안전점검,일상적 점검 및 무재해 운동의 추진기법인 작업전 ‘Tool Box 안전미팅’을 정착시키는 등 안전관리체제 정착에 노력해 왔다. 2001년 4월부터 명예산업안전감독관으로 위촉됐으며 사업장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안전보건 11대 기본수칙’의 생활화와 직원들의 안전의식을 변화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울진 원전 3,4호기 시운전 초창기인 지난 96년부터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시운전 공사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장에서 경험한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무재해 목표달성과 중대재해 예방에 공을 세웠다. ● 석탑산업훈장 ◇원진종합센터 양길승 대표= 70∼80년대 산재,직업병에 대한 상담기관이 거의 없던 시절부터 몇 안되는 보건 의료인으로서 산재추방과 직업병 예방 활동을 정열적으로 펴왔다. 86년 노동자를 위한 최초의 민간 상담·의료기관인 구로의원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했고 88년 노동상담 활동가들과 보건의료인이 함께 하는 산재·직업병 활동단체인 노동과 건강 연구회를 창립,초대 대표로 활동했다. 산재·직업병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하며,예방을 위한 노동자교육활동과 정책개발 활동도 폈다. 노동조합과 연대하여 많은 조사 작업을 해왔다.은폐 직업병 피해자를 찾기위해서였다.95년 이후 금속산업·자동차·조선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유기용제 중독,진폐증,근골격계질환 조사사업에 참여,노동자 건강의 예방과 관리제도 개선에 기여했다. ◇동부한농화학 구미공장 연재흠 공장장= ‘근로자들보다 더 많이 알아야 실천할 수 있다’는 철학으로 77년 환경기사 1급,91년 산업안전기사 1급,산업위생관리기사 1급 자격을 취득,솔선 수범하는 공장장으로서 이미지를 심어줬다.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시 되는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명예산업안전감독관,각 팀장들과 함께 매월 4일을 현장 안전점검의 날로 정하고 환경·안전에 관련된 문제점을 일일이 체크해 사전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직원들의 작업안전도를 높이기 위하여 제안 제도를 도입,획기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자의 사기 진작에 힘썼다.이를 통해 공정개선 및 작업환경 개선을 자발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제도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확고한 의지와 현장 근로자들의 투철한 안전의식이 조화를 이뤄 ‘무재해 5배수 달성’에 견인차가 됐다. ● 산업포장 ◇두산건설 용인신갈아파트 5공구 현장 기성호 안전관리자= 입사 후 10여년간건설현장 최일선에서 안전업무 중 산재예방 의식제고 및 재해예방기술 개발업무에 혼신의 힘을 다해 무재해 3배수를 달성했다.현장재해 예방을 위한 남다른 연구와 끈질긴 노력으로 2건의 안전용품을 개발,420만 근로자의 안전보건 증대에 기여했다. 이마에 땀이 흘러 안전모를 잘 착용하지 않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용생리대를 응용한 ‘안전모 땀흡수대’를 개발,실용화시켜 근로자의 보호구착용을 극대화하였다. 안전모 턱끈의 문제점을 개선한 ‘안전모 패션 턱끈’을 고안해 근로자의 자발적 착용을 유도하였다. ◇울트라건설㈜ 진주∼통영간고속도로 제23공구현장 성연경 현장소장= 교량 21개소를 포함한 총연장 11.4㎞의 진주∼통영간 고속도로건설공사 현장에서각종 안전공법 개선 및 무재해운동을 적극 추진했다.98년 6월 무재해 1배수달성을 시작으로 2001년 12월 무재해 5배수를 달성하는 등 단일건설 사업장으로는 보기드문 기록을 세웠다. 특히 토목시공기술사 및 안전자격을 겸비한 전문 기술인으로서 건설인 경력20년의 경험과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재해 예방과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작업환경 개선 및 각종 선진 안전기법을 적용 개발하는 등 밝고건강한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무재해 추진 기법으로 ▲안전모임(Tool Box Meeting)활성화 ▲일일 안전 당번제실시 등으로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등 근로자의 복지향상과 근로의욕 및 안전의식 함양을 위한 다양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어린이 책 세상/프레드가 겁쟁이라고? 등

    ◇프레드가 겁쟁이라고?(린다 제닝스 글,바시아보그다노비츠 그림) 고양이 프레드의 집에 주인이 작은 문을 만들어주었다.그러나 프레드는 새 문 앞에서 간이 졸아든다.새롭고 낯선 것에 주눅드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가르쳐주는 책.저학년용.문학동네어린이.7500원. ◇개미가 날아올랐어(이성실 글,이태수 그림) ‘자연과 만나요’시리즈의 둘째권.초여름 개미의 짝짓기부터 산란,천적들과의 싸움,겨울잠을 거쳐 다음해 초여름 새로운 짝짓기를 준비하기까지 개미의 한살이를 세밀화로 보여준다.다섯수레.8000원. ◇동물원 친구들(아베 히로시 글·그림,이선아 옮김) 96년까지 동물원에서 20년 넘게 온갖 동물을 돌봐온 저자가 동물의 생태를 설명.‘타조는 왜 날지 않을까’‘하마를 얕보지 마’‘공작의 깃털은 눈동자 무늬’등.어린이중앙.9500원. ◇수수깡 안경(이영철 글,신가영 그림) 30년대 동화작가 이영철의 5∼7세용 유년동화.주로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애기동화’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짧은 동화.70년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소년한길.7000원. ◇쏘옥 옷입기(기무라 유이치 글·그림,최윤정 옮김) 1∼3세 유아들에게 좋은 생활습관을 길려주는 ‘아기놀이책 시리즈’의 제9권.입체북처럼 돼 있어서,옷을 입듯 접었다 펼쳤다 하는 단순한 놀이를 할 수 있다.웅진닷컴.5000원. ◇빌 아저씨의 바닷속 여행(빌 나이 글,존 다익스 그림,김선영 옮김) 파도는 왜 치는지,바닷물은 왜 짠지 등 바다를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 분야를 넘나들면서 설명한다.저자가 코믹하게 등장해 흥미를 갖게끔 설명하고,강조할 부분은 박스로 빼 정리했다.초등학교 3∼4년 이상.비룡소.7500원. ◇행복을 깨달은 나무(윤희정 글,강정선 그림) 자연을 주제로 한 7편의 단편동화.하늘의 구름,시멘트 바닥의 풀 한포기도 무심히 보아넘기지 않을 감수성을 심어준다.초등 3∼4년 이상.채우리.6000원. ◇눈동자의 집(레모니 스니켓 지음,한지희 옮김) 얼굴 없는 괴짜 작가의 ‘위험한 대결’시리즈 첫권.이 시리즈는 99년 첫권이 나온 뒤 모두 8권이 출간,이중 6권이 뉴욕타임스 어린이책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잇따른 불행한 사건이독자를 유혹한다.초등 5∼6년 이상이 볼 만.문학동네어린이.6500원. ◇설아의 비밀일기(우봉규 글,원유미 그림) ‘학교생활 동화 시리즈’둘째권으로 이성친구 문제를 다룬다.4학년인 여주인공은 남학생 준호를 남몰래 좋아한다.어떻게 풀어갈까? 푸른나무.6000원.
  • 漢字교육 열풍/2005년 대입 제2외국어 선택과목 결정

    한글전용이냐,한자혼용이냐 해묵은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도로표지판에 한자가 등장할 만큼 현실은 달라지고 있지만 초등학교 한자교육 의무화등 일부의 요청은 7차교육과정에서 검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그러나 학부모들은 맥놓고 결론을 기다리는 대신 발빠르게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지난달 한국어문회에서 실시한 한자검증시험은 하루 만에 접수가 끝났고 전국 20만명의 초등학생이 몰렸다.한자학습지로 한자를 배우는 아이들이 80만명이나 되고,한자관련 책은 만화와 동화 등 어린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장르의 구분없이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라 한자를 잘 해야 국어를 잘한다,한자를 배우면 이해력과 창의성이 키워진다는 식의 장점 부각은 학부모들을 솔깃하게 한다.그래서 한자공부에 투자를 늘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더욱이 2005년부터 대학수능시험에 한문이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결정되자 더이상 한자공부를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 한다. ◆한자도 경쟁력이다=초등학교 3,5학년 남매를 둔 회사원 김성환(43·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씨는 퇴근시간이면 귀가를 서두른다.아이들과의 한자공부를 위해서다.‘교육은 아내 몫’이라 생각했던 그가 ‘한자선생님’으로 나선 것은 지난해 손위 동서 정성진(46·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네 아이들이 ‘한자 능력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부터이다.“한자를 직접 아버지가 가르친다는 말을 듣고 유난떤다고 흉봤는데 정작 자격을 취득했다는 말을 들으니 생각이 달라졌어요.그래서 우리도 당장 시작했죠.”최근 아이들이 한자능력 6급 자격을 취득했다며 김씨는 흐뭇해했다.“영어는 제대로 못 가르쳐도 한자는 아빠가 할 수 있으니까요.” 학부모들은 한자를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정규교과목시간이 아닌 재량학습으로 분류,학교마다 컴퓨터와 한자 둘 중에서 고르게 하고 있다.중·고교에서 1800자를 가르치므로 ‘한자공부는 충분하다.’는 교육관계자들의 주장과 달리 중·고교를 거친 서울대학생들의 형편없는 한자실력은 이런 탓이다. 초등학교에서는 교장재량이지만 아침자습시간을활용해 한자를 가르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학부모들의 수요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붐이라기보다는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한자도 일찍 가르쳐야=유아들의 조기교육 목록에도 한자는 당당하게 올랐다.유치원마다 한자 몇자씩은 가르치게 마련이고,올해들어 유아용 한자교재가 학습지업체에서 연이어 출시되면서 유아들의 한자교육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최근 유아용 한자교재를 출시한 재능교육은 출시 10일 만에 1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매년 10% 이상 한자학습지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유아학습지는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다.학습지교사 나지연(31)씨는 “학습지 중에서도 가장 학습관리가 쉬워 한자학습지의 선호도가 높고,회원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연규화(34·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씨는 최근 일곱살난 태란이에게 한자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유치원에서 한자공부를 잘 하면 초콜릿을 준다고 하니까 아이는 그전부터 배우겠다고 졸랐어요.하지만 한자교재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해 좀 어려워서 미뤄왔죠.그런데 재미있는 유아용 교재가 나와서 당장 시작했어요.” 다섯살난 동생도 벌써 어깨너머로 한자를 공부하고 있다고 연씨는 자랑했다. 진태하 명지대 교수는 “한자란 학문이 아니라 도구다.구구단과 마찬가지로 어릴 때부터 배우면 쉽게 체화될 수 있다.”고 한자조기교육을 반기며 “동북아문화권시대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이 한자를 익히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의미있다.”고 말했다. ◆왜 한자열풍인가=지난 3월,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1502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54.7%가 국한문 혼용에 찬성하고 있었다.또 20대(45.1%)에 비해 30대(57.1%),40대(61.5%)가 더 높게 나타났다. 한글을 뗀 자녀에게 일곱살부터 서예학원에서 한자를 익히게 해왔다는 김현정(41·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씨는 “한자를 잘 몰라 불편했던 경험이 있어 유행인줄 모르고 아이들의 한자교육에 신경썼다.”고 말했다.한글전용세대인 30∼40대 부모들이 아이들의 한자공부에 열성인 것은 부모세대가 현실생활에서 겪었던 ‘불편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또 기업체뿐 아니라 일부대학의 입시전형에서도 한자성적을 우대한다는 사실은 이미 한자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영어조기교육에 대한 반작용이자 발전속도가 늦은 영어보다는 쉬운 한자공부에는 뒤지지 않겠다는 기대도 갖게 한다. 더욱이 표의문자인 한자를 배우면 대뇌를 발달시킬 뿐 아니라 창의성을 키우고,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한자교육의 또다른 매력으로도 보인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일본에선] “”통일조국 축구 세계 No.1 소망””

    ■북한 국가대표 출신 재일조선인 김종성씨 [오사카 김현 객원기자] 한국 대표팀 미드필더 윤정환이 소속된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 월드컵 출전을 꿈꿨던 또 한 사람의 ‘우리 축구인’이 있다.북한 대표 출신인 김종성(金鍾成·38)이다.그는 지난 1월부터 이 팀의 코치를 맡고 있다. 재일본 조선축구협회 기술부장이라는 직함도 갖고 있는 그는 도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민족학교 축구부에 몸담았던 재일 조선인 3세이다. “어릴 때는 조국(북한)의 강한 축구가 마음의 의지가 됐다.”는 그는 “대표팀에 들어간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민족학교가 일본에서 차별을 받고 따돌림을 당해도 참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1989년부터 3년간 북한 대표로 활약했던 그는 1992년 일본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50m를 5초8에 주파하는’ 경이적 스피드가 눈에 띄어 J리그‘주빌로 이와타’에 스카우트됐다. 북한 대표 시절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서 뛰기도 했지만 예선 통과의 꿈은이루지 못했다.그렇다고 꿈마저 접은 것은 아니다.“월드컵을 목표로 하지 않고서는 진짜 축구선수가 아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궁극적인 꿈은 통일 조국의 축구가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면서도 “그 전에 나를 키워준 북한 축구를 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그러나 언제쯤 북한 축구 발전에 공헌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른다.1966년 월드컵 8강 진입을 자랑했던 북한 축구가 지금은 국제교류 부족으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월드컵에서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윤정환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솟아오르는 생각도 있다. “한국 대표가 우리 축구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는 그는 “남과 북,그리고 일본에 있는 동포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열심히 싸운다면 그것을 통해 모두의 마음을 통일 조국의 축구로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kmhy@d9.dion.ne.jp ■월드컵 외국인 홈스테이 [도쿄 간노 도모코 객원기자] 일본인 오노 도루(小野亨·30) 집에 1박2일간 홈 스테이를 하고 있는중국계 캐나다인 장 캐서린(35·여)은 점심은 우동,저녁은 다코야키를 대접받았다.간사이(關西) 출신인 부인 미유키(美由起·35)의 아이디어였다. 낙지를 넣어 만든 간사이 명물 다코야키는 먹어 본 적이 있지만 집에서 만든 것은 처음이라는 캐서린은 “만들기 어려웠지만 맛있었다.”고 기뻐했다. 세살배기 쓰구메(緖芽)와 3인 가족인 오노는 도쿄 이타바시(板橋) 구청이 월드컵행사로 마련한 외국인 홈 스테이에 응모했다. 오노는 응모 이유에 대해 “축구를 너무 좋아해 외국에서 오는 응원객들에게 일본의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응모했습니다.딸에게도 좋은 추억을 갖게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라고 말했다. 캐서린은 지난 4월부터 일본어학교에 다니고 있는 유학생.학교의 소개로 일본 가정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오노 집에 홈 스테이를 하게 됐다. 캐서린은 “매일 밤 목욕을 하는 습관을 비롯한 보통 일본인의 생활을 알 수 있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미유키도 “홈 스테이 기간이 좀 더 길었다면 여러가지 얘기도 나눌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이타바시 구청측은 당초 월드컵 입장권,추천장을 가진 외국인에 한해 홈 스테이 응모를 받았으나 까다로운 조건을 싫어하는 외국인들의 응모가 없자 조건을 완화했다. ktomoko@muf.biglobe.ne.jp ■동경신문에서/ ‘첫승 골' 이나모토 英아스날서 방출 ●일본 영웅 영국팀서 방출= 일본의 영웅으로 떠오른 이나모토 준이치(사진·23·아스날)가 정작 소속팀에서 버림을 받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스날은 2002∼2003시즌을 앞두고 이나모토와의 재계약을 포기,방출대상 명단에 올리고 1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협의회(PFA) 공식 사이트에 공시했다. 이에 앞서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이나모토가 월드컵에서 두 골을 넣었다고 해서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의문을 자아냈다. BBC와 스카이스포츠,로이터 등 영국 언론들은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아스날의 방출 결정을 비중있게 보도했으며 이를 접한 일본 언론들은 “일방적인 해고 통보”라며 공분을 표시하고 있다. 이나모토는 지난해 7월 감바 오사카에서 아스날로 옮길 당시 ‘1년 임대 후 활약여부에 따라 완전 이적한다.’는 조건으로 5년간 계약했지만 기량을 인정받지 못하고 1년 만에 방출됨에 따라 월드컵을 통해 월드스타로 떠오른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일본대표팀 부동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나모토는 월드컵 H조 벨기에,러시아전에서 연속골을 작렬하며 플레이메이커 나카타 히데토시(파르마)와 견줄 일본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월드컵 방한 재일 조선인 1300명 넘어= 월드컵 관전을 위해 한국을 찾게 될 재일조선인(북한 국적)이 130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이 가운데 800여명은 개인 관전 그룹으로 대부분이 분단 이래 처음으로 한국을 찾게 된다. 하나의 이벤트로 이처럼 많은 재일 조선인이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월드컵을 계기로 재일 동포 사이에 남북 우호 무드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월드컵 관전에는 10∼20명 단위로 민단을 통해 임시 여권을 발급받아 방한한다.앞서 민단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는 400여명의 월드컵 응원 방한단을 구성한 바 있다. 정리 도쿄 황성기특파원
  • [2002 길섶에서] 코리안 타임

    예전에 ‘코리안 타임’하면 약속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나타나는 것을 뜻했다.한국사람들의 시간관념 부족을 지적한 말이다.두 시간 간격인 자(子),축(丑),인(寅)시 등으로 쪼개 살던 생활 습관 탓이다.또 바빠봐야 별로 득될 게 없다는 궁핍한 현실의 결과이기도 하다. 물론 경제발전과 함께 ‘시간이 곧 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도 쑥 들어갔다.세계화 시대에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런데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후진성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코리안 타임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지구촌이 코리안 타임으로 맞추기 위해 야단법석이다.미 뉴욕 술집들은 주 정부에 ‘오전 4시부터 술을 팔게 해달라.’고 청원을 냈다 한다.아일랜드 시민들은 업무시간 변경을 요구하는 연대서명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약속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코리안 타임’이 아니라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의 표준시,코리안 타임’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 하겠다. 양승현 논설위원
  • 李·盧 거친 발언 ‘구설수 부메랑’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투박하고 거친 어투가 연일 화제다.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는 과거 농담성 발언이 최근 다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대선 후보의 일거수일투족,말 한마디는 전 국민에게 관심의 대상이다.그런 것을 아는 노후보가 왜 투박한 발언을 계속하는지,그리고 이 후보는 ‘언어순화’를 통해 득을 보고 있는지 등과 함께 그들의 심리분석까지 곁들여 대권주자들의 ‘독설(毒舌)’을 집중분석한다. ◆ 이회창 후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최근 언행은 조심스러운 편이다. 민감한 사안이나 정책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에게는 돌발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코멘트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정도다.2차례의 당내경선과 대선도전,오랜 당 총재 경력을 통해 정치적으로 가다듬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도 한때 ‘과격한’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한 사석에서 기자를 향해 ‘창자를 뽑아버리겠다.’고 농담했던 발언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지난 97년 대선 직전에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다소 풀어진 분위기속에’나눈 얘기 중 일부로 전해진다. 폭탄주를 마시면서 “내 기사 똑바로 쓰지 않으면 재미없어.”라는 말로 기자들과 농을 주고 받으면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그는 이에 대해 최근 한 토론회에서 “실수였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 즈음에 이 후보는 “○○기자는 ○○일보의 암적인 존재”라거나 “그렇게 신문을 만들면 내가 대통령이 된 뒤에 재미없을 것”이라는 말을 기자들에게 했다는 소문도 있었다.아직 제대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최근에는 “당시 이 후보가 K대 출신기자에게 ‘그 대학을 나오고도 기자가 될 수 있느냐.’고 했다.”고 한 언론관련 매체가 보도,또다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으며,측근들은 “해당 대학 출신의 기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말을 했겠느냐.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당시 한나라당 출입기자 중에는 “이 후보가 술자리에서 종종 과격한 발언을 했었다.”고 기억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그같은 발언을 문제삼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분위기를 전한다. 아무튼 요즘 이 후보에게 이런 실수를 찾기는 어렵다.실언(失言)으로 인해 두고두고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는 인식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창자’발언은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의 강한 이미지와 맞물려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 노무현 후보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연이어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실언(失言)이냐,의도된 발언이냐에 대한 궁금증이 당안팎에서 일고 있다. 노 후보는 이번주 발매된 ‘뉴스메이커’와 인터뷰에서“한보청문회를 계기로 검찰내에 이회창 후보 지원세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은‘검찰길들이기’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비판했고,검찰 일각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노 후보는 지난 28일 인천 부평역 앞에서 열린 정당연설회에서는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남북대화 하나만 성공시키면 다 깽판쳐도 된다.”고 말해,한나라당이즉각 “무자격,무자질을 드러낸 것”이라고 공격했고 민주당은 “말꼬리잡기식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등 공방이 벌어졌다. 29일에는 부산역앞 정당연설회에서 한나라당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후보를 비판하면서 “(지역개발을 위해) 손발을 맞춰야 되겠는데 안시장,배짱 쑥 내고…”라고 말할 때의 ‘안시장’이 ‘에이 썅’이란 비속어로 발언한 것으로 일부에서 보도됐다.그러나 민주당은 연설장면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에이 썅’이란 발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해당 언론에는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노 후보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거친 발언을 계속하자 ‘계산된 행동’이라는 해석도 나온다.“인간적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고도로 계획되고,계산된 발언”이라는 것이다.신선함과 솔직함으로 대표되는 ‘무현스러움’을 부각시키려는 득표전략의 일환이란 풀이다. 노 후보측도 30일 “대중과 호흡하는 연설자리에서는 대중적 속어를 사용,친근감을 높이는 연설기법의 하나”라고 설명,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노 후보의 거친 발언과 “나도 옥탑방을 몰랐다.”라는 등의 솔직한 발언에 대해 ‘무현스러움’의 표출이라고옹호하는 것이 주류다.찬성론자들은 “노후보의 솔직함과 친근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발언들이며 실언은 고치면 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언행을 보다 다듬어 대권후보로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도 만만치 않다. 이지운기자 이춘규기자 taein@ ■'대선주자 독설' 전문가 분석 최근 언론에 잇따라 보도된 대통령후보들의 과격발언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어떨까? 전문가들은 최근 문제가 된 언행만 보더라도 이회창 한나라당·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성격과 살아온 길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한다.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李相壹·43) 박사는 “이회창 후보는 위험 상황에서 상대편을 제압하려는 ‘과시행동’을 많이 하는 반면,노무현 후보는 복잡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양가(兩價)행동’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동물은 상대방에게 겁을 주기위해 자신의 몸집을 부풀리는데,이 후보는 말로써 자신을 부풀린다.”면서 “이 후보의 ‘창자’발언은 무의식적인 과시행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 후보가 발언할 때 손을 자주 쓰는 특징이 있는데,이는 불안심리를 보여주는 동시에 과시심리를 나타내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노 후보에 대해선 다른 해석을 내렸다.그는 “노 후보 의경우,경선과정을 거치면서 피로와 갈등,자존심의 손상 등으로 화가 난 것을 참고있는 상태”라면서 “특히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감정조절에 실패할 때 ‘깽판’같은 발언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후보의 삶 또한 발언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정치인의 정신분석을 연구하는 백상창(白尙昌·68·세계정신분석정치학회 부회장) 박사는 “이 후보는 오랜 기간법조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기준에 어긋난 사람을증오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기자들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용암처럼 분출될 때,‘창자’발언 같은 원시적인 감정표현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노 후보는 돈이 없어서 중학교 진학을 거절당할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히스테리적인 면모가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그는 “노 후보는 핍박과 냉소속에서 자랐다고 스스로 밝힌 만큼,기존의 제반질서와 엘리트에 대한 반발심과 반항심이 많다.”면서 “전통에 대한 무의식적 증오감은 노후보의 과격한 습관과 연관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노 후보의 발언을 계산된 것으로 평가하기도했다.백 박사는 “일반적 정치심리로 보면,정치인들은 자신이 원래 낮은 출신임을 강조하려고 스스로 저질스러운행동을 하거나 은어를 사용하기도 한다.”면서 “노 후보의 ‘깽판’같은 과격발언도 계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건강칼럼] 지방간의 식이요법

    그리스신화에서 열 두신의 반열에 오른 디오니소스는 우리에게 술의 신 바카스로 더 잘 알려져 있다.디오니소스에의해 인간에게 내려진 술은 예부터 인간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쳐 왔다.제사 등 의식에 없어서는 안될 뿐 아니라 약으로도 사용되었고,불안을 줄이거나 고통을 없애는 데도사용됐다.대인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매력도 무시할 수 없는 기능이었다.그래서 술을 두고 ‘적당히 마시면 보약,과다하면 독약’이라고 했다. 술이 과하면 위·간장을 파괴하고,췌장염 등을 일으키는가 하면 뇌를 손상시켜 각종 정신질환을 야기하는 등 갖가지 문제를 일으킨다.지방간이 빚어내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지방간이란 혈중 지질이 너무 많아 지질대사를 하는 간조직에 침착되는 질환을 말한다.평소 술을 많이 마시거나 비만한 사람이 피로감을 잘 느낀다든지,기운이 없이 나른하거나 식욕이 없어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검사를 해보면 대개는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한의학에는 지방간이라는 병명이 없다.증상으로 보아 간창증(肝脹證),간실증(肝實證)의 범주에 속한다고 간주하며 음주 때문에 지방간이 많이 생겨 주상증(酒傷症)과도 관계된다고 보고 있다. 지방간의 원인은 술을 많이 마시거나 균형 잃은 식습관,특히 지방질이나 단맛의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반면 단백질이나 비타민류의 섭취량이 부족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한방에서는 술을 좋아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 습열(濕熱)이라는 병적인 기운이 간장에 모여 지방간이 된다고 여긴다. 이 경우 이 약,저 약을 함부로 쓰기보다는 간의 기능을돕는 음식을 통한 식이요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좋은 음식으로 냉이와 사철쑥이 있다.봄에 많이 나는 냉이는향긋한 냄새와 맛으로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간기능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식품이다.쑥 가운데서도 냇가 모래밭에많은 사철쑥은 간에 쌓여 있는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을 줄일 뿐 아니라,간효소인 GOT,GPT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다. 물론 술을 줄이고 단 음식이나 포화지방산이 많은 동물성 지방의 과다섭취를 피하는 대신 단백질과 비타민 및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통해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비만을 해소하면 대부분의 경우 지방간의 부담에서 벗어났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배정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한방 재활의학과 교수
  • 영동세브란스 ‘행동수정 프로그램’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는 다음 달 5일부터 비만 아동과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소아비만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소아비만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소아비만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행동수정 요법을 통해 비만의 원인인 잘못된 식사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방법. 비만 아동들의 심리적 변화를 점검해 음식 섭취량을 줄여주고 활동량과 운동량을 늘려 체중감량의 효과를 높이는 치료법이다. 행동수정 요법은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체중감소율이 다소 낮게 나타나지만 장기간에 걸쳐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없어 중도 포기나 재발하는 비율이 비교적 낮아 선진 의료국에서는 널리 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7∼15세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총 6개월간 16회에 걸쳐 진행하며,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부모 중 한 사람이 동반해야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영양사,운동치료사,간호사,사회사업가,임상심리사로 구성된 의료팀이 치료를 진행한다.(02)3497-3446.
  • [제정러시아 외교문서 새 발굴 대한제국 秘史] (3)러 거주 한인들의 수난과 투쟁사

    한인들의 러시아 이주문제가 표면화된 것은 1860년 러시아와 청국이 북경조약을 체결,광활한 우수리지역이 러시아영토로 편입되면서부터였다.이때 비로소 조선과 러시아는두만강유역을 경계로 국경선을 맞댔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발굴된 러측 극비문서에 따르면 1884년에러시아 거주 한인은 대략 1845가구 9000여명에 달했으며남우수리지방의 포시에트에 15개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독신으로 넘어와 품팔이를 하던 것이 점차 가족을 동반한집단이주로 본격화됐다는 것이다.물론 러측 문서에 나타난 이같은 한인이주는 이전부터 이곳에 거주하던 발해유민등 한인 원주민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인이주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1863년 조선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포시에트지역에 가족단위 이주민이옮겨온 이후 이주민 숫자는 매년 증가추세를 보였다.당시상황은 이와 같은 한인 이주민이 크게 도움이 됐다.(1908년 3월8일 아무르 동부지역 총독 운테르베르게르가 내무부장관에게 보낸 보고서) 한인이주문제는 아무르동부지역 총독부에서 내무부장관에게 보낸 보고서에 주로 등장한다.이주의 원인으로 대한제국 북부의 토질이 나쁘고 흉년이 계속된 데다 관헌의 파렴치한 착취에 따른 탈출로 분석했다.또 대한제국 국경에서 가까운 남우수리 지방은 습기가 많고 해양성 안개가 자주 끼어 러시아 농민들은 농지로 적합치 않다며 떠나 버렸지만 한인들은 이곳의 기후와 토질이 한반도와 유사해 벼농사에 적합하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러시아 행정당국에서도 한인 이민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이들은 러시아군대와 도시민들에게 농산물을 재배,공급하는 한편 도로개설과 보수 및 짐마차 부역노동 등에 동원했다.한인 이주가 급증한 것은 1870년 초 조선에 흉년이 겹쳤기 때문이다.많은 국민이 빠져나가자 조선정부에서자주 항의를 해왔다.1884년 한·러수호통상조약체결이전에이주해 온 한인은 러시아국민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이민온 조선인은 러시아국적을 소지하고 있으며 정교회를믿었지만 이들이 러시아인화할 것이라는 믿음은 근거없는추측이다.남우수리에 거주하는한 한인가족은 40년을 살았지만 조선식으로 살고 있다.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인들이 그렇다.러시아가 청국이나 일본과 전쟁을 하게될경우 한인의 충성심을 믿어서는 안된다.이곳은 적의 소굴이 될 것이다.이때문에 일본은 한인의 러시아 이민을 장려하고 있다.(상기 문서와 출처동일) 러시아 중앙정부나 지방당국은 한인들의 습관이나 생활풍속이 러시아인에 동화되지 않으며 황인종이 극동지방에 많을 경우 해롭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하지만 우선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 정책의 시행을 차일피일 연기했을 뿐이었다.1891년 두홉스키 아무르 총독은 오히려 적극 정책을 폈다.한인의 러시아 동화를 독려하는 한편 2년간 러시아잔류허가를 받은 한인이 만기를 넘겨도 추방하지 않았고 새로 오는 이민자도 거부하지 않았다.그 결과 1904∼1905년 러·일전 기간중 한인수는 ▲남우수리 2500명▲하바로프스크와 우드스크에 7500명▲아무르에 3만 3500명에 달했다. 카자흐부대가 관리하는 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 18명의 가옥 8채를 철거하지 말고 한인이 경작하는 농토를 몰수하지 말 것.15년간 병역의무를 면제해주고 고국의 가족을 초청,러시아국적을 취득하게 해 줄 것.(1897년 8월16일 타반트 마을 촌장 이성삼외 18명이 카자흐부대 사령관에게 보낸진정서).가족을 초청,농업에 종사한다면 러시아국적취득에 동의하며 국적취득후에는 이들을 카자크관할 마을로 편입시킨다(카자흐 사령관의 회답) 카자흐란 15∼17세기 과중한 세금과 압제를 피해 러시아의 중앙부에서 남방변경지방으로 도망친 농노 및 그 자손들을 총칭하지만 주로 카자흐인들로 구성된 비정규군 둔병(屯兵)을 지칭한다.이들은 정부로부터 토지를 지급받는 대신 유사시에 징집될 의무를 갖고 있었다.한인 이주자들도카자흐인과 마찬가지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 러시아는 한인들에게 미개간지를 개척하게 한 뒤 또 다른 미개척지로 밀어내고 개척지에는 러시아인들을 이주·안착시켰다.1937년에는 이민족을 국경지역에서 소개(疏開)시킨다는 명목아래 중앙아시아의 오지(奧地)로 강제이주시켰다.러시아가 추진한 한인 이주정책의 정체를 알 수 있게하는 대목이다. 이범윤을 중심으로 대한제국의 정치 이민자들이 노보 키예프스크(두만강 넘어 남우수리지방에 있던 소도시)를 활동거점으로 삼고 있다. 일본이 우리의 우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할지 유보하고 있다.(1908년 4월5일 남우수리지방 국경행정관 스미르노프가 연해주 주지사 플루그에게 보낸 통신문).한인 의병조직에 관심도 갖지 말고 처벌도 하지 말 것.그러나 격려하지는 말 것.(같은해 4월19일 플루크가 스미르노프에게 보낸 답신전문). 러시아 극동지역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부터 러시아혁명이 일어난 1917년까지 항일민족운동의 중심지였다.이후 러시아혁명정부가 빨치산부대를 해체하는 1922년까지는 공산주의운동의 본거지가 되었다.이곳이 항일운동의 근거지가 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우선 만주와 간도,연해주 등 국경을 맞대고 있어 한·러·청 3국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다.이와 함께 간도와 연해주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 이주민들의 풍부한 인적·경제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었다. 러시아내 한인들을 한인의용군으로 편성해 러시아에 공헌케 하는 방법으로는 산악지방에서 빨치산활동으로 일본군을 교란하게 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함경남북도에서 6000명의 모병이 가능하며 소총 2300정이 확보가능하다.…부대는 3개 연대로 구성하며 소대장이상 지휘관은 러시아인으로 한다.(1904년 11월3일 코르프 남작이 제안한 러·일전쟁시 한인의용군 편성계획). 일본 외무성이 다음과 같이 전해왔다.조선정부로부터 간도관리사(間島管理使)라는 직책을 부여받은 이범윤은 200명의 동지를 모아 통감부하의 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이들은 불라디보스토크에서 다량의 무기를구입하고 대한제국으로 침투하기 위해 노보 키예프스크에집결해 있다. 이들중 일부는 육로를 통해 경성(서울)으로 갔으며 또 다른 일부는 선박편으로 대한제국 북부로 떠났다.(1908년 7월9일 도쿄주재 러시아대사 말레비치가 외무부에 보낸 비밀전문). 만주에서는 상인들이 빨치산 대원을 도와 무기와 돈을 지원해 주었다.총대장은 이범윤이며 그는 4000명의 빨치산을 지휘하고 있다.그중 1000명은 총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나머지 3000명은 길림과 봉천지방 주민들의 지원을 받아 무장을 획책하고 있다.빨치산의 거점지역은 러시아와 청국국경지대에 일부 있으며 또 다른 일부는 간도에 있다.(1911년 11월11일 하바로프스크 아무르군관구 참보부가 총참모부 관리본부에 보낸 비밀첩보보고서) 1905년 러·일전쟁의 패배로 타의에 의해 대한제국에서손을 떼게 된 이후 한일합병을 전후한 시기까지 러시아의비밀문서에는 이범윤과 관련된 항일투쟁활동이 유독 많이거론되고 있다.유인석·홍범도 등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이 없다.러시아는 항일의병을 겉으로는 ‘강도단’‘폭도단’‘빨치산’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반도 북부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위해 활용하거나 일본군의 두만강쪽 국경침범을 저지하는 데 이용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다. 노주석기자 joo@ ■이범진·이범윤·이위종 3인의 항일 역정 러시아 문서보관국에서 발굴된 극비문서에는 이범진(李範晋·1852∼1910),이범윤(李範允·1856∼1940),이위종(李瑋鍾·1887∼?) 3인의 이름이 유독 많이 등장한다. 이들이 구한말 한·러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하지만 세사람의 관계와 비극적인 인생유전에 대해서는 국내에 거의 알려진 바 없다. 세사람은 피로 맺어진 혈연관계였다.페테르부르크주재 대한제국 공사였던 이범진과 헤이그밀사로 파견된 3인중 한명이었던 이위종은 부자지간이었다.만주와 연해주땅을 오가며 평생 항일의병활동을 한 간도관리사 이범윤은 이범진의 6촌 동생이었다.이같은 사실은 이범진의 손자 이원갑(李元甲·65)씨에 의해 확인됐다. 또 고종이 같은 전주이씨인 이범진을 ‘조카’라고 호칭한 점으로 미뤄 이들은 이씨 왕가의 먼 일족이었던 것 같다.이범윤은 일제의 핍박에 시달리던 고종을 연해주로 망명시키려는 시도를 한 사실도 문서 곳곳에서 드러난다. 고종의 측근이었던 이범진은 아관파천의 주역이었다.친러내각이 무너진 뒤 주미공사를 거쳐 주러공사로 부임했다. 고종은 “짐은궁중에서 일본의 포로로 잡혀있지만 북쪽러시아를 바라보며 짐과 백성을 자유롭게 해주리라는 희망을 걸고 있다.짐의 사랑하는 조카,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겠지만 그곳에 남아 니콜라이2세 황제에게 도움을 청하라.짐이 운명한 뒤에도 그곳에 남아있으라.일본이 수입과 지출을 통제하고 있으니 송금할 수가 없다.”(1908년 1월31일)는 서신을 보냈다. 조국으로부터의 재정지원이 끊긴 뒤 이범진은 러시아측이 제공하는 월 100루블의 정치성 생활보조금을 지원받고 연명하면서도 조선정부와 일본의 귀국종용을 거부했다.러시아 외무부차관이 소모프 서울 총영사에게 보낸 1910년 5월의 전문에는 “이범진은 귀국할 경우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러시아를 떠나지 말라는 고종황제의 어명을 지키느라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기술했다. 한일합병이후 ‘친러파’로 낙인찍힌 이범진이 일본에 복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살이었다.그는 1911년 1월16일 “우리의 조국은 이미 죽었습니다.전하께서는 모든 권리를 빼앗겼습니다.소인은 적에게 복수할 수도,적을 응징할 수도 없는 무력한 처지에 처했습니다.자살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고종에게남기고 목을 매달았다.그의 시신은 페테르부르크 교외 우즈펜스키 묘지에 안장됐으나 지금은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이범진의 둘째 아들 이위종의 일생은 더욱 기구하다.그는 7살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영국,프랑스,러시아를 전전하면서 3개 외국어를 익혔다.프랑스 샹생 육군사관학교를 중퇴,러시아로 들어가 주러공사관 참사관으로 일했으며 러시아의 귀족 놀켄 남작의 딸과 결혼할 정도로 엘리트 외교관이었다.1907년 고종의 밀서를 지니고 이준,이상설과 함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하지만 그가 만국기자협회에서 행한 일본규탄 연설은 세계에 일본의 잔학상을 최초로 알린 쾌거였다. 그는 생활고와 울분 등으로 러시아인 부인과 이혼한 뒤여기저기를 떠돌았다.1908년에는 군자금 1만루블을 관리하던 최재형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났으며 이범윤과 함께독립운동을 꾀했지만 러 당국에붙잡혀 추방당했다.1차대전때 러시아군 장교로 참전한 사실과 1917년 러시아 혁명이후 이름을 바꾸고 시베리아일대에서 살았다는 기록이 조선인국제공산당원의 한 보고서에 나와있다.이후의 행적은묘연하다. 이범윤은 1903년 조선정부로부터 간도관리사라는 직책을부여받은 뒤 한때 5개 대대의 무장병력을 거느렸다. 대한제국으로의 진격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그는 니콜라예스크에서 검거돼 이르쿠츠쿠로 추방됐지만 이곳에서도 1925년까지 항일운동을 폈다.연해주와 만주를 오가며 평생을 조국을 위해 투쟁했던 그는 노년에 거의 폐인이 돼 비밀리에입국,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노주석기자
  • [가자! 교통월드컵] 노인 교통사고 ‘세계 최악’

    연간 2000명을 웃도는 노인(61세 이상)들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있다.이는 OECD에 가입한 주요 선진국들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특히 이들중 60%는 후진국 사고의 전형인 ‘보행중 사고’로 변을 당한다.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노인들이 교통사고에 취약한 것은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지는데다 보행체계도 보행자보다는 차량위주로 돼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운전자들의 과속,난폭운전도사망사고를 부채질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숨진 할머니 이야기] 김복자(가명·충남 서산) 할머니는 오는 6월17일로 칠순을 맞는다.서울에서 살고 있는 김 할머니의 4남매는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적금을 부어가며 칠순 잔치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잔치를 4개월 앞둔 지난 2월 김 할머니는 이웃집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잔치를준비해온 가족들에겐 ‘마른 하늘의 날벼락’과도 같았다. 김 할머니는 4차선 도로의 횡단보도를 거의 다 건넌 상태에서 과속 차량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부딪힐 당시 신호등이 빨간불로바뀐 상태여서 이렇다할 보상도 받지 못했다. 김 할머니의 막내 아들 송현수(47·가명)씨는 “평소 관절염으로 고생해온 분이 제 시간에 횡단보도를 건너기엔 무리였고 사고시점이 해질 녘이어서 운전자 눈에도 잘 띄지 않았을 것”이라며 “파란불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날마다 6명의 노인이 교통사고로 숨져] 주위를 둘러보면김 할머니처럼 애꿎게 목숨을 잃는 노인이 한둘이 아니다.노인을 배려하지 않는 신호체계와 성급한 운전자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살인행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5.3%인2043명의 할아버지·할머니들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매일 5.6명의 노인이 교통사고로 변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유형별로는 보행중 사고가 1238명으로 전체 노인 사망자의 60.6%를 차지했다.차량이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는 ‘후진국형 교통사고의 전형’으로 꼽힌다.이유 여하를막론하고 보행자는 보호돼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행중 교통사고로사망한 노인의 30% 정도가 횡단보도를 거의 다 건넌 상태에서 차량에 부딪힌 것으로 조사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이는 대부분의 신호체계가 노인들의 신체상태·보행속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OECD 가입국 가운데 최악] 시민단체 ‘바른 운전자들의 모임’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들은 매년 노인 10만명당 70명 정도가 교통사고로 희생되고 있다. OECD가 지난 2000년 조사한 국제도로교통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10만명당 교통사고 희생자수는 67.9명으로 나타났다. OECD 가입국인 영국(8.5명)·노르웨이(10.4명)·독일(10.7명)·스웨덴(11.1명)·호주(12.7명) 등 주요 선진국들과는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치다. [원인 분석 및 대책 마련 시급] 해마다 2000명이 넘는 노인들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물론이고 교통 관련 연구기관들조차 노인 교통사고에 대한 분석이나 대책에대해서는 무관심한 실정이다. 정부는 매년 교통사고 분석을 통해 연령별 교통사고 사망·부상자를 파악하고 있을 뿐 사고원인에 대한 정밀분석이나 대책 마련에는 소극적이다.교통 관련 연구기관들조차 노인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대다수 연구기관이 노인 교통사고 관련 연구논문은 고사하고 이렇다할 보고서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다만 교통안전관리공단이 지난 96년노인 운전자들의 운전 특성에 대한 연구자료를 내놓은 정도다. ‘바른 운전자들의 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노인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정부 차원의 계도와 개선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전광삼기자 hisam@ ■이용상 전북경찰청장 “교통사고는 어느 질병보다 무서운 재앙입니다.특히 노인층 교통사고 비중이 높아 운전자도 보행자도 모두 조심해야 합니다.” 이용상(李庸祥) 전북지방경찰청장은 “노인층 교통사고가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 특수시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북도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612명 가운데 보행자가 235명이고 이중 84.3%인 198명이 60세 이상노인이었습니다.” 이 청장은 “농촌지역의 특성상 생활농업 관련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이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 노인층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특별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교통관리과장·안전과장,경찰청 교통심의관을역임한 교통전문가인 이 청장은 부임과 함께 노인층 교통사고의 문제점 파악에 들어갔다. 분석 결과 새벽에 교회를 가거나 운동을 나가다 참변을 당하는 노인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청장은 노인층 교통사고 예방은 경찰은 물론 사회 각계 각층이 동참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관내 종교지도자들에게 특별서신을 보냈다.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경찰이 적극 앞장서겠으니교회나 사찰을 찾는 신자들에게 사고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줄 것을 당부해 달라는 것이었다.이와 함께 경찰서별로 교통안전교육 홍보반도 구성,운영하고 있다.도내 15개 경찰서 221개 지·파출소가 2643개 노인정을 찾아가 사랑방식 안전교육을 실시했다.야간 보행시에는 눈에 잘 띄는 밝은색옷을 입고무단횡단이나 차도 보행은 위험하니 절대로 하지 말도록 당부했다.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좌우를 꼭 살핀 뒤 건너도록 했다. 현장감 있는 교통사고 사진을 전시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마을별로 매일 아침·저녁에 홍보방송도하고 있다.홍보포스터 2700장을 부착하고 야광지팡이 1000개,야광어깨띠 800개를 노인정에 지급했다.최근에는 야광조끼 1000벌을 노인정에 전달했다. 경찰의 이같은 사고예방 활동은 노인들은 물론 가족들로부터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노인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32.4%에 이르렀으나 올 들어서는 27.4%로 5% 줄었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게 되면 한 가정이 파괴되고 그에 따른 사회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합니다.” 이 청장은 “교통사고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없다.”면서 하나뿐인 귀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나서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노인들 보행 행태 “해마다 많은 노인들이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는 것은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들에겐 창피한 일입니다.” 설재훈(薛載勳) 국무총리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 전문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고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고 해서 선진국에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후진국형 사회문제를 개선하려는 국민적 인식과 노력이뒷바침돼야만 진정한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설 전문위원은 각종 실험 결과를 인용,일반인들의 평균 보행거리는 초당 1.2m인데 비해 노인들은 0.8m에 불과하며,특히 관절염 등 보행에 지장을 주는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는 일반인의 절반수준인 0.6m 이하로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는 “횡단보도 신호체계가 초당 0.8m 이상인 경우 제 시간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이에 따라 노인 교통사고의 70% 이상이 도로를 거의다 건넜을 때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설 전문위원은 노인들의 무단횡단이 많은 이유와 관련,대부분의 노인이 신체적 불편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몸이 불편하고 다리가 아프기 때문에 아무데서나 무단횡단하려는 게 노인들의 보행 특성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또 노인들은 녹색신호가 켜진 뒤에도 한참 있다가 출발하는 것은 신호에 대한 반응과 운동능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설 전문위원은 “노인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먼저 노인들의 심리와 보행습관 등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신호체계를 노인·장애인·어린이 등 취약한 보행자를 기준으로 설정하고,운전자들도 도로 위에서는 신호보다 이들의 움직임에 주의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광삼기자
  • [임영숙 칼럼] 우측통행이 합리적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기초질서를 바로잡자는 운동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그 운동의 하나로 보행자의 좌측 통행을강조하는 목소리도 들린다.길을 걸을 때 질서있게 왼쪽으로 걷자는 이야기다.그러나 우리가 오랫동안 교육받고 길들여진 ‘사람은 왼쪽,차는 오른쪽’이라는 원칙을 월드컵을 계기로 재검토해 보아야 할 듯싶다.이 통행 방식은 월드컵 기간 중 한국의 이미지를 무질서하게 보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 자동차 통행방식에는 세계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자동차가 도로의 오른쪽을 이용하는 우측 통행 방식과 왼쪽을 이용하는 좌측 통행 방식이다.미국과 유럽 대륙은 우측 통행 방식을,영국과 일본 등은 좌측 통행 방식을 사용한다. 자동차가 우측 통행이면 사람도 우측 통행이고 자동차가좌측 통행이면 사람도 좌측 통행하는 것이 세계적인 관행이다. 빌딩의 회전문,에스컬레이터,공항의 무빙 트랙 등을 미국에서는 오른쪽,일본에서는 왼쪽을 사용한다.북한에서도 사람과 자동차 모두 우측 통행을 한다.이처럼 통행 방식이통일돼야 무질서를 초래하는 동선의 교차를 방지하고 통행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좌측 통행과 우측 통행이 뒤섞여 있다.차는 오른쪽,사람은 왼쪽으로 다닌다는 기본 원칙부터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데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1호선은 좌측 통행이고 2∼8호선은 우측 통행이다.사람의 좌측 보행원칙은 일제시대인 1921년 만들어진 것이고,자동차의 우측 통행은 미 군정청에 의해 1946년 결정됐다.서울 지하철 1호선이 좌측 통행인 것은 구한말 일본 방식으로 시작된 철도의 방향에 따른 것이고,2호선부터는 미국식을 따른 것이다.또 빌딩의 회전문이나 에스컬레이터는 미국식을 따라오른쪽으로 통행하도록 돼 있다.지난 1999년부터 전국의횡단보도에는 오른쪽 통행을 유도하는 화살표가 표시되고있기도 하다. 이처럼 좌·우측 통행이 뒤섞여 있다 보니 보행 질서가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지하철 통로는 보행자로 뒤엉켜혼잡하고 서로 몸을 부딪치는 것은 예사로 여겨질 정도다.이런 모습은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일본과 극명하게 대비돼 한국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우리는 무심코 보아 넘기는 일이지만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뒤섞인 좌·우 통행 방식의 문제점을 자주 지적한다. 통행 방식의 통일은 사고 위험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횡단보도를 건널 때 왼쪽으로 걸으면 달려 오는 차와 곧바로 마주치게 되지만 오른쪽으로 걸으면 차량 정지선과 보행자의 거리가 그만큼 멀어져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경찰청이 횡단보도에 오른쪽 통행을 유도하는 화살표를표시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효과를 바란 것이다.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어린이들에게 횡단보도에서의 우측통행교육을 시킨 결과 어린이 교통사고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보행 중 사망자가 약 70%에 이르는데 2000년 518명에서 2001년에는 439명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세계인이 몰려드는 월드컵에 앞서 우리 교통질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야 한다.자동차와 기차의 통행방향을 일치시키기는 어렵다 할지라도 보행자의 우측통행은 시민운동 차원에서 정착시킬 수 있다.몇십년 몸에 밴 습관을바꾸기 어렵다는 저항이 있을지도 모르나 우리나라의 전통적 통행방식은 우측 문으로 들어가 우측 문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당국은 횡단 보도에 우측 통행 화살표만 그려넣는 소극적 방식에서 벗어나 더욱 적극적으로 우측 보행이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어린이교통질서 교육 내용이 ‘사람은 왼쪽,차는 오른쪽’에서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교육부와 행정자치부,지방자치단체 등이 우측보행 원칙을세우기 위한 공동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성숙한 사회는 기초질서를 지키는 사회고,기초질서 지키기는 합리적인 시스템의 뒷받침에서 시작된다. 임영숙 공공정책연구소장 ysi@
  • 김대통령 퇴원이후…한달 10㎏’다이어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지난달 9일 과로 누적 등으로 국군서울지구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지 13일로 한 달이 됐다.현재 김 대통령은 식사를 제대로 하고 있으며,수영 등 운동도 다시 재개해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일정 및 건강 돌보기=의료진의 건의에 따라 일정을 대폭줄였다.지난달 29일부터는 수영을 재개했다.이달 초부터는외부행사에도 간간이 참석하고 있다.박선숙(朴仙淑) 청와대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1주일에 한두번 수영을 하고 가벼운 산보를 한다.”고 소개했다. 김 대통령은 수면시간도 1시간 정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이전에는 자정쯤 취침해 새벽 5시30분쯤 일어났으나 병원에서 퇴원한 뒤로는 아침 6시30분쯤 기상한다고 한다.그러나김 대통령 내외가 아들들의 문제로 숙면(熟眠)은 취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주치의인 허갑범(許甲範·65) 연세대 교수와 장석일(張錫日·49) 의무실장은 “이상 기미는 없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기본 건강=김 대통령은 살을 상당히 뺐다고 한다.75kg에서 지금은 65∼67kg 사이다.살을 빼면서 허리 둘레도 2∼3인치 정도 줄었다.나이가 들면 쉽게 찾아오는 당뇨병증세도 없다고 한다.허 주치의는 “공복시 혈당이 100도 안된다.”면서 “공복시 혈당이 110 이하면 정상”이라고 말했다.또 노인들에게 흔한 통풍(痛風·피 속에 요산이 많이 생겨 일어나는 염증)도 없다고 허 주치의는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복잡한 일이 많을 때는 가끔 수면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함께 종합 비타민제는 항시 복용한다. ◆식생활=좋아하던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지금은 채소와 과일을 즐겨 들고 있다.미역국과 우거지국을 가장 좋아한다.생선 가운데는 낙지를 특히 좋아한다는 것.젓갈류도 잘 먹었으나 짠 음식이 좋지 않다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멀리하고 있다는 귀띔이다.쇠고기 구운 것도 좋아한다. 식사량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였다고 한다.아침 식사는 공기밥 1그릇 정도비운다.밥 대신 떡이나 옥수수도 들고 있다.식사 습관이 서구화돼 있어 콘 플레이크도 자주 든다는 것이다. ◆의료진=허갑범 주치의와 장석일 의무실장은 김 대통령의표정만 보고도 건강상태를 금방 알아볼 정도이다. 허 주치의는 지난 90년 지방자치선거 실시를 요구하며 단식했던 김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그 뒤 97년 대선을 앞두고 연락이 와 98년 2월부터 대통령 주치의를 맡게 됐다. 허 교수는 경기 안성 출신으로 경복고,연세대 의대를 졸업했다.연대 의대 학장과 대한당뇨병학회장을 역임했고,현재는 한국성인병예방협회장을 맡고있다.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하회탈 의사'로 통한다. 장 의무실장은 경남고를 나와 중앙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성애병원 내과 과장으로 있던 90년 10월 김 대통령을 처음만나 지금까지 건강을 돌보고 있다. 주치의는 청와대에 상주하지 않는다.대신 의무실장인 장 박사가 군에서 파견나온 의무대장·군의관 및 간호장교들과 함께 김 대통령의 건강을 매일 점검한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광주비엔날레 벌써 30만명 ‘성공 예감’

    ‘멈춤,PAUSE,止’를 주제로 6월 29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가 개막 40일만인 8일 현재 관람객 29만6000여명을 돌파했다.파격적인 전시개념 도입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국제미술전으로 자리잡았다는 국내외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주요 일간지인 ‘르 몽드’와 ‘르 피가로’,일본의 아사히신문 등은 최근 “동북아시아 여러 도시가 비엔날레로 미술적 실험을 시도했지만 광주만 유일하게 성공을 거뒀다”고 극찬했다.이들 신문은 광주비엔날레가 기존 비엔날레의 틀을 깬 ‘무모하리만큼 실험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국 94명을 포함한 33개국 325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지난 대회때처럼 국가·장르별 또는 본전시·특별전으로이뤄지지 않았다.각각의 주제를 가진 4개의 프로젝트별로구성됐다.전시장소도 전시관에 국한하지 않고 5·18 당시상무대 자리 등 역사적 공간으로 옮겨졌다.각 프로젝트별전시 컨셉트와 공간을 둘러 봤다. ◆ ‘프로젝트1-멈춤’ ‘숨막히는 속도사회에서 잠깐 멈춰서 우리의 삶을 성찰하자’는 의미가 담긴 주제 ‘멈춤’을 표현하고 있다.전시관 1∼4,6전시실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에 미술작품들이 걸려 있을 것이란 상상은 깨지고 만다.대신 건축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목재, 천막,벽돌 등과 비디오 설치작품들로 뒤섞여 있다.또 전시장 안의 또다른 전시공간인 파빌리언이 18개나 들어서 있다.벽면에는 낙서,만화,사진 등이 덕지 덕지 붙어있다. 한편에서는 주민들이 춤판을 벌이고 있다.공간도 주제별로 분할하지 않았다. 관람객이 아무데서나 드나들 수 있도록 여러개의 입구와 동선을 미로처럼 꾸몄다. 큐레이터도 예술감독인 성완경씨와 찰스 에셔,후 한루 등 3명이 공동으로 맡았다.현지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초청,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다.미리 디자인된 공간에 작품을 운송해 내거는 대신 공간내의 구성에 초점을맞춘 것.세계미술의 주류가 아닌 대안공간그룹의 젊은 작가와 건축가들이 이들 공간을 꾸몄다.폴크스바겐 승용차를 뒤집어 거꾸로 매달아 놓고 타보라고 관람객을 유도하는설치작가도 있다.어떤 작가는 가건물을 짓고 그 안에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찍은 기념사진을 붙여 놓기도 했다.퍼포먼스,해프닝,작품 제작 등에 관객들이 즉석에서 참가해 살아 움직이는 요소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 ‘프로젝트2-저기:이산의 땅’ 비엔날레 전시관 제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세계 곳곳에 흩어진 한국인의 정체성문제를 다룬다.이국땅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들이 갖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문제에서 출발,세계속에 던져진 또 하나의 ‘나(한국사람)’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의 민족성이나 동질성 같은 개념은 요구하지 않았다. 현지문화와 모국문화 사이의 조화와 갈등,흡수와 거부,친밀함과 낯섦의 갈등 구조를 ‘정착’이란 개념으로 새롭게 접근했다.미국·일본·베이징·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문제를 작품과 다큐멘터리 비디오 등 영상물을 통해 보여준다. ◆ ‘프로젝트3-집행유예’ 옛 상무대가 자리했던 상무지구 5·18자유공원에서 열리고 있다.5·18민중항쟁과 관련된 지역적 특성이 강한 프로젝트이다. 5·18당시 시민들이 구금되거나 재판을 받았던 옛 헌병대 건물과 영창,군사법정,내무반 등이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역사적 사건이나 가치에 대한 공공의 기억 그리고 그것에 내재하는 가치나 습관에 대한 근원적 반성과 재구성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이다. 옛 상무대가 도시개발로 아파트촌과 유흥가들이 들어서는 과정 등을 영상을 통해 볼 수도 있다.유치장 창틀을 연상시키는 구조의 스크린에 옛 유행가로 만든 뮤직비디오 작품, 5·18 암매장 발굴의 허구성을 지적한 ‘개죽음’등이 눈길을 끈다. 또 동백림 사건으로 투옥됐던 고암 이응노 화백이 서울구치소 등지에서 제작한 16점의 작품도 볼 수 있다.우리나라에선 처음 선보인 이들 작품은 먹으로 그린 ‘자화상’시리즈 및 신문지와 밥풀을 이겨 만든 인물조각,나무 도시락을 소재로 한 꼴라쥬,문자 추상화 등이다. ◆ ‘프로젝트4-접속’ 최근 폐선된 경전선의 옛 남광주 역사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재래시장인 남광주 시장과 상인들이 내려다 보이고 주변에 오래된 가옥이나 건물들이 즐비하다. 70여년 동안 철길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버려진 땅이다.이곳에는 9개의 대형 파빌리언이 설치됐다. 철길 침목을 일으켜 세워 사람의형상을 만들거나 철로가 지나간 자리의 땅을 파 내려가 지층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NGO 파빌리언’을 통해 도시개발에 대한 의견 수렴과 폐선부지의 활용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철교 위의 보도교 설치와 박물관 건립을 통한 시간·공간·시민간의 접속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 본전시중 ‘집행유예’와 ‘접속’은 전시관에서 멀리 떨어진 5·18자유공원과 도심철도 폐선부지 등 역사·생활 공간으로 끌어냈다.역할을 다한 이들 공간은 망각 속에 버려진 가운데 재탄생을 기다린다는 점에서 주제와 합치된다.“신선하다 그리고 역동적이다.고정관념을 털어낸파격이 두드러진다.”(만레이 슈 타이완 큐레이터)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에너지가 넘친다.역사의 현장을 전시장으로 꾸민 점도 이채롭다.”(아키라 다테하타 일본 다마미술대 교수) 광주비엔날레를 둘러 본 국내외 전문가들은 후한 점수를 매겼다.준비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긴 했으나 전시 주제와 내용은 기존의 비엔날레와 대비되는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게 미술계 안팎의 평가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예술감독 성완경씨 “생활접목 살아숨쉬는 전시로” “박제된 예술의 틀을 깨고 생활과 접목된 살아 숨쉬는전시를 꾀했습니다.” 성완경(58) 2002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난해하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관객과 공동체에 다가서는 친밀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제 ‘멈춤’의 의미는.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뜻을담고 있다.멈춤은 단순한 도피나 휴지(休止)가 아니다.휴식과 재충전이고 새로운 출발이다.멈춤은 그래서 현실의변화와도 맞물려 있다.새로운 사상과 제도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요구한다.기존의 낡은 사상과 제도·관행을 버리는 일은 쉽지 않다.그러나 중요하다.현실의 갈피 사이에서멈춤의 긴급성을 읽어내고 그 실현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행사가 택한 덕목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은. 전 세계 25개 대안공간그룹 작가들이 참여했다.이들은 전시공간에서 직접 작품을 꾸미고 활발한 토론과 네트워킹을 이뤄내고 있다.또 수 많은 파빌리언을 설치했다.이런 형식은 세계 어떤 비엔날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파격’이다.그동안 예술계의 흐름을 서구중심의 가치와 문화가주도해 왔다.그러나 대안공간 그룹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범지구적인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으로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교환과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세계의 언론들이 광주비엔날레를 주목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아시아의 최대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할것으로 본다.지속적인 성공 여부는 아시아의 정체성 확보등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갖는 것이다.베니스 비엔날레 등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비엔날레 행사들이 대부분 ‘미술의신전’과 같은 모델로서 현학적 사유 또는 스팩터클의 효과에 기대고 있다.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진열돼 있는 미술’이 아니라 ‘행동하는 미술,함께 체험하는 미술’이다.이번 전시공간을 원초적 상거래 행위가 이뤄지는 복잡한시장터처럼 꾸민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우리만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 집중취재/ 신용카드 ‘범죄 온상’인가 (1)마구잡이 사용이 낭패 부른다

    서울시 공무원인 김모(32)씨의 하루일과는 생활정보지를 뒤지는 일에서 시작된다.카드대금 결제일에 맞춰 속칭 ‘카드깡’으로 연체된 카드대금을 대납해 줄 사채업자를 구하기위해서다.그는 틈나는 대로 전당포를 기웃거리는 버릇까지생겼다. 그의 비극은 2년 전 카드사의 집요한 권유로 무심코 발급받은 신용카드 한 장에서 비롯됐다.1500만원이었던 빚이 지금은 7500여만원으로 불었다.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으려고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아 ‘돌려막기’를 하다보니 그의 지갑에는 어느덧 8장의 신용카드가 쌓였다. 공무원 월급으로는 월 150만원에 이르는 이자를 갚기란 불가능했다.김씨는 요즘 공무는 제쳐둔 채 하루종일 돈을 구하러 뛰어다닌다.연체사실이 알려지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될까봐 동료들에게 도움도 청하지 못한다.아내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혼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씨는 ‘해결사’까지 동원한 사채업자들의 빚 독촉에 한때 자살도 생각했고,영화에서 본 것처럼 ‘은행털이’도 생각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원 진모(34)씨는 카드빚으로 인해 아내를 형사고발해야 할 지경에 놓였다.진씨의 아내 최모(35)씨는 지난해 4월 남편 명의로 신용카드 2장을 몰래 발급받아 3200만원을 끌어썼다가 최근 남편에게 발각됐다.최씨는 남편에게 “이혼하겠다.”는 쪽지 한장만 달랑 남기고 가출해버렸다.연체금을 대신 갚지 않으려면 아내를 고발해야 한다는 카드사의 충고에 진씨는 고민만 거듭하고 있다. 진씨는 “카드빚 3200만원 때문에 이혼하는 것도 모자라 아내를 고발까지 해서야 되겠느냐.”면서 “나중에 자식들이알면 나를 어떻게 보겠느냐.”며 아내와 카드사를 원망했다. 박모(23·여·서울 논현동)씨는 카드빚 3000만원을 갚기 위해 낮에는 의류판매원,밤에는 보도방을 통해 테이블당 8만원씩 받는 룸살롱 접대부로 일하고 있다.그래도 하루가 다르게 빚이 늘어나자 팁을 많이 받는 ‘쇼’와 ‘2차’도 마다하지 않는다. 1년전만 해도 박씨는 서울의 대학에 다니는 미술학도였다.박씨가 이처럼 나락에 빠져든 것은 카드빚 때문이었다.박씨는 지난해 3월 학교 앞 가판대에서경품을 제공한다는 말에솔깃해 신용카드 1장을 만들었다.카드가 생기자 평소 사고싶었던 옷과 화장품,구두 등을 마음껏 구입했다.다음달 날아든 카드대금은 무려 400여만원.며칠간 고민하던 박씨는 또다시 카드를 만들어 ‘돌려막기’를 시도했고,빚은 5개월만에1000만원을 넘어섰다. 한순간 요술방망이처럼 느껴졌던 카드가 악몽이 돼 버린 것이다.고민을 거듭하던 박씨는 어느날 ‘월수입 300만원 보장’이라는 생활정보지의 광고를 보고 무작정 직업소개소를 찾아갔다.“눈 딱 감고 한달만 일하면 쉽게 1000만원을 벌 수있다.”는 소개업자의 꼬임에 빠져 접대부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선금으로 1000만원을 빌려 카드빚을갚은 뒤 일을 하면서 그 돈을 갚기로 했지만 서너달이 지나자 선이자와 옷값,화장품값,소개료 등이 합쳐져 처음 빌린 1000만원에 500여만원이 더 붙어 있었다.예정된 수순대로 박씨는 경기도의 한 윤락업소로 팔려 갔고 그곳에서 1500만원을 빌려 지난번 업소의 빚을 갚았다.이런 식으로 윤락업소 3곳을 전전했지만빚은 오히려 3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2월 천신만고 끝에 윤락업소를 탈출했지만 ‘이미 망가졌다.’는 자포자기 심정에 얼마전부터 또다시 접대부의길을 찾아나섰다.박씨는 매일 아침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학교에 간다고 거짓 전화를 한 뒤 자취방을 힘없이 나선다. 카드빚으로 인한 부작용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어린이 유괴,동반 자살,강도,살인 등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림대 사회학과 한준(韓準·37)교수는 “카드빚으로 인해신용불량자가 되면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게 되고 자칫하면 극단적인 범죄로까지 내닫게 된다.”면서 “관계당국의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카드 소지자들이 ‘빚은 내 자신의 미래를 저당잡히는 것’이란 생각부터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한 교수는 또 “어린시절부터 계획성있는 생활습관과 자제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표기자 tomcat@ ■20대 남녀2人 패가망신 사례 ◆20대 여성=“카드를 쓰고 사채를 얻은 것이 이렇게 인생을 망칠 줄 몰랐습니다.” 지난 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사기혐의로 구속된 K씨(27·여·광주시 북구)는 사채를 막기 위해카드빚을 내고 이를 갚기 위해 다방업주를 상대로 이른바 ‘탕치기’를 상습적으로 해오다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광주에서 전문대를 졸업한 그는 피아노 강습을 하면서 평범한 사회인으로 활동했다.그러던중 아버지가 병환으로 쓰러지자 돈을 더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병원비라도 보태려고 서울에 왔으나 막상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그는 ‘신분증만 있으면 대출해 준다.’는 신문광고만 믿고 사채업자에게 100만원을 빌렸다.당시 손에 쥔 돈은 선이자 명목으로 20만원을 뗀 80만원이었다.이자도 열흘만에 20만원씩 불어났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그는 광주와 보성 등지의 다방에 취직했다. 선불금으로 200만∼300만원씩 받았으나 빚갚기에 급급했다.길거리에서 카드사의 권유로 카드를 몇개 갖게 되고 카드 빚을 또다른 카드로 막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1년새 빚은 2500여만원으로 늘었다.카드 빚과 사채에 시달리던 그는 지난해 11월 전북 김제의 모다방 업주(30)에게 종업원으로 일할 것처럼 속이고 선불금 300만원을 받은 뒤 달아나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2700만원을 가로채는 ‘탕치기’ 전과자로 전락했다. ◆대학생=인천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G씨(26·3학년)는 신용카드를 3개 갖고 있다.한도액은 모두 2800만원.군대를 다녀온 뒤 지난해초 복학했을 때만 해도 신용카드는 하나로 한도액도 280만원에 불과했다.그러나 총학생회 일을 맡으면서 카드를 2개 더 발급받았다. 공무에 비례해 개인 씀씀이도 덩달아 커졌다.처음 식사비에서 점차 유흥비·쇼핑비 등으로 카드 사용영역은 확대되어갔다.월 20만원이던 개인용 카드사용액이 50만∼60만원으로늘었다.10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로 버는 월 30만원으로는 카드대금을 감당할 수없자 A카드사로부터 현금서비스를 받아 B카드사 빚을 갚는‘돌려막기’에도 능숙해져 갔다.카드사가 사용한도액을 마구 늘려 주었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가능했다.그러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고금리로 연체를3번이나 했다. 그는 “신용카드는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괴물”이라며 카드를 마구 쓴 일에 대해 후회했다. 인천 김학준·광주 최치봉기자 kimhj@ ■본인 확인않고 멋대로 발급 지난 3월 중순 금융감독원 인터넷 홈페이지(fss.or.kr)에는 금감원의 조치를 크게 환영하는 네티즌의 글이 많이 떴다.당시 금감원은 삼성·LG·외환카드에 1.5∼2개월간 업무정지 조치를 내렸다.늘 욕만 먹던 금감원이 칭찬을 받은 건 이례적이었다.금융이용자들이 카드업계의 영업행태에 대해 그만큼 불만이 많았다는 방증이었다. [무자격자에게 발급] 카드사가 신청인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멋대로 발급한 경우다.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한사람이나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 등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는 얘기다. 금감원이 지난 3월 전체 25곳의 카드사를 상대로 검사한 결과,본인여부 확인을 제대로 하지않고 995명에게 멋대로 발급해준 사실이 드러났다.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검사에서는 삼성카드가 무자격자 292명에게 카드를 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LG는 265명,국민·외환은 152명씩,다이너스카드는 36명이었다. [멋대로 정보유출] 카드회원의 신용정보나 금융거래 정보를회원의 서면동의없이 제멋대로 업무제휴를 맺은 보험사 등에 제공했다가 681건이 적발됐다.지난해 12월 검사에서는 비씨·국민·현대카드가 이같은 탈법행위로 적발됐고,지난 3월에는 삼성·LG카드가 추가로 적발됐다. [감독당국도 무섭지 않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도 우습게 봤다.지난해 12월 검사결과,카드업계를 대표하는 삼성·LG카드사는 업무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상습적으로 늦게 제출해 대표이사가 각서를 내야했다. [신용불량자 110만명 양산] 카드업계의 무분별한 영업행태는 신용불량자 숫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지난해 12월말 104만여명이던 카드 신용불량자는 지난 3월말에는 6만 5400여명(6.3%)이 증가한 110만여명으로 불어났다. 특히 지난 3월에 신규 카드회원 모집 및 발급업무를 정지받은 회사의 신용불량자등록이 많았다.LG카드가 지난해 말에비해 3만 6940명이 증가했고,삼성은 2만 8459명,외환은 2만5450명,국민은 2만 4988명이 각각 늘었다.대부분 전업카드사의 미성년자 신용불량자 수가 줄었는데 LG카드는 1145명에서 1389명으로 오히려 244명이나 증가했다. 박현갑기자 ■올바른 카드 사용법 신용카드는 ‘잘쓰면 약,못쓰면 독’이다. ◇주머니 사정에 맞게 써라. 신용카드 사용액은 대출금이나다름없어 소득수준에 맞게 써야 한다.과다한 쇼핑,증권투자등 건전하지 못한 소비나 투기목적으로 카드에 손대는 것은위험하다. ◇쓰지 않는 카드는 과감히 없애라.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폐기하는 게 좋다. 남의 권유로 마지못해 카드를 여러 장 만들었더라도 지갑에는 꼭 사용해야 할 1∼2장만 넣어두는 것이 좋다. ◇카드연체시 사채업자를 찾지말라. 카드대금이 연체됐을 때 이를 갚기 위해 연체대납업체나 사채업자를 찾아선 안된다.연체시 신용불량자로 등록이 되나 나중에 갚으면 신용불량에서 풀린다.고리의 사채업자들에게 의지하는 것은 더 큰 위험을 부른다. ◇현금서비스를 자제하라. 현금서비스를 지나치게 받으면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이용하면 비싼 수수료·이자도 부담하게 된다.오는 7월1일부터는 10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금 및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사용액도 은행연합회가 집중 관리하기 때문에 개인신용에 더욱신경써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카드발급 여부를 확인하라. 자녀가 잠시 아르바이트하면서 정식 직장이 있는 것처럼 속여 카드를 발급받거나,카드사가 자녀의 소득 등을 따지지 않고 발급해주기도 한다. 신용정보업자에게 소액의 수수료를 주면 자녀들이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어려울 땐 부모나 금감원에 연락하라. 미성년자 등 사회경험이 적은 사람은 신용카드 연체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부모나 소비자보호단체,금감원 등과 상의해 해결책을 찾는게 바람직하다. ◇분실·도난카드는 쓰지 마라. 분실 또는 도난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부당한 채권추심은 신고하라. 카드사가 연체대금을 빨리갚으라고 전화로 독촉하거나,가족 등을 협박하면 내용을 녹취해여신전문금융업협회나 금감원에 신고하라.당국이 카드사에 적절한 조치를 내려준다. ◇카드는 빌려주지 말라. 신용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맡겨서는 안된다. ◇상호 확인해야. 신용카드 결제 서명시 매출전표상의 상호와 실제 상호를 꼭 확인해야 한다. 전표와 실제 상호가 다를 경우 본인이 사용하지 않은 물품대금이 청구되는 수가 있다.국세청이나 금감원에 신고하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기고/ “카드사 수익금 떼내 범죄예방에 투자를” 최근 잇따라 발생한 연쇄 강도살인사건의 범인들은 한결같이 ‘카드빚’ 때문에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신용카드와 범죄 사이에는 어떤관계가 있을까? 신용카드가 없었다면 이들은 범행하지 않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은 카드빚 문제가 없었더라도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다수 의견이다. 신용카드는 능력범위를 벗어난 소비를 가능케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범죄의 유혹’을 불러일으킨다.범죄의유혹에 넘어가는 젊은이들을 다른 젊은이들과 비교해 보면 “남들처럼 입고 먹고 놀고 쓰고 싶으나 그럴 능력이 없다.”는상황에서 이들에게는 ‘법과 윤리’가 전혀 억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다.또 이들에게는 피해자의고통과 충격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며,“나는 잘못이 없는데 사회가 불공평하고 썩어 있어 피해를 보고 있다.”는강한 반사회적 심리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은 신용카드가 없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빚을얻었거나 그 이전에 물욕을 채우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범죄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겪은 애정결핍과 가정 불화 등으로 인한 정서 장애가 욕구 불만,감정조절 능력 부족 및 학습 부진,대인관계 문제 등으로 이어져법과 규칙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감정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심리상태에 놓여 있다. 모든 문제를 자신의 탓이 아닌 남과 사회 전체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일종의 ‘반사회적 성격장애’에 물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범죄 사회학적으로 해석하면 현대 사회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사회가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부,명예,권력’ 등을 얻지 못하더라도 부모 등 모범적인 주위사람과의 관계를통해 법과 규범을 지키며 나름의 자제력을 발휘하며 생활한다.반면 범죄자들은 모범적인 사람들보다는 불량한 선배나또래들과의 접촉에 경도돼 속임수와 폭력,절취 등 일탈적인방법과 습관에 보다 빨리 익숙해진다.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범죄다. 따라서 살인범들이 내세우는 ‘카드빚’은 스스로에 대한변명이자,다른 사람들이 이해해 줄 것으로 믿으며 스스로 꾸며낸 탈출구라고 할 수 있다. 동일한 카드가 주어지더라도 성장 환경이나 교육 등에 따라 그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지만 사리분별이나 경제력이없는 청소년에게까지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한 결과,100만명 이상의 신용 불량자를 양산한 신용카드 업계의 잘못된 관행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특히 최근 발생한 연쇄강도살인사건에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희생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뼈아픈 교훈을 느껴야 할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업계는 현금탈취와는 달리 ‘비밀번호’를알아내기 위해 고문 등 보다 잔혹한 범죄방식을 부추긴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범죄예방에 사용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범죄의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카드업계의자성과 자정 노력을 기대해 본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