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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가 본 여자] (상)일상에서

    “쯧쯧,여자들이란….” 남성들의 이 말 속에는 비하와 비난이 그득하다.여성들도 말한다.“저 여자,왜 저래?”,“저 여자 정말 (꼴보기)싫어!”.이는 남자들이 “저 남자 싫다.”라고 비난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왜 여자가 싫을까.남성들이야 자신과 달라 이해할 수 없어서 경원시할 수도 있다고해도,여성이 여성이란 사실을 콕 찍어 비난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다. 물론 여성들도 여성을 전혀 이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여자 팔자가 다 그렇지.”라는 여성 비하를 담았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일상에서,직장에서 여성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여성들 사이를 흐르는 거리감의 정체를 상,하로 나눠 해부해 본다. ‘시샘이나 하는 소인’이란 여성에 대한 편견은 유교에 뿌리하고 있는 것같다.칠거지악·씨받이·남아선호 등 여성을 억압하는 갖가지 풍습은 결국 이 땅의 여성들을 무능하게 만들었다.늘 약자는 강자의 논리에 휘둘리게 마련이었다. 그래서 ‘여성의 적은 여성’이란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으로 본 편견의 말을 거리낌없이 여성들은 차용하면서 남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보고 건너편 여성을 경멸한다. ●고부 갈등은 삼각 관계인가 여자가 싫은,싫을 수밖에 없는 연결고리는 고부 갈등이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하늘로부터 내려온다.’는 시어머니의 ‘심술’.이는 결혼생활을 ‘매운 시집살이’로 바꿔놓는다.20대 여성들이 모이면 주제는 ‘시집 흉’이고,30대는 ‘과외’라든가. 결혼을 하고나면 “나도 친정에서는 귀한 딸이었다.”는 넋두리가 연습이라도 한 양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바로 며느리로서 받게 되는 불평등 때문이다.그 불평등은 남성인 남편보다는 여성인 시어머니로부터 시작되게 마련이다. 김성자(68·서울 도봉구 수유6동)씨는 호된 시집살이를 이야기하면 지금도 어젯일인 양 넋두리가 나온다.“가난한 집안의 큰딸이라 7살부터 어머니를 도와 부엌일도 하고,동생도 키워 웬만한 고생엔 이골이 났지.그래도 17살에 시집 가서는 시어머니의 구박 때문에 못 살겠지 뭐야.이혼이나 가출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했고 몇 차례나 아이를 들춰업고 목 맬 생각을 했는지 몰라요.그때마다 아이의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살았지.새벽같이 일어나 일해도 내 입에 들어가는 보리밥 한덩이를 아까워하는 시어머니를 내가 45년이나 모셨어.돌아가시면서는 그래도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시더만.나는 시집와서 웃음을 아예 잃어 버렸어요.요즘같은 세상이었으면,나…안 살았어.” ‘시어머니 노릇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는 김씨,그러나 그의 며느리 윤자혜(47)씨도 시어머니는 여전히 어렵다.“시할머니가 시어머니에게 유난했던 것은 저도 알아요.그래서 나는 우리 시어머니가 안됐고,잘 해드리고 싶어요.하지만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세요.‘무거운 것,아비에게 들게 하지 마라.’는 등 아들을 남편마냥 섬기시지요.나는 아들을 내 마음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킬 생각이에요.그게 마음대로 될지….” 고부 갈등은 여전히 부부 갈등의 중요한 요소이자,이혼의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상담소의 이혼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이혼 사유가 되는 6호 사유(민법 제840조 6호)를 보면,고부갈등은 4.1%정도이지만 여기에 시가와의 갈등(2.6%),생활양식차이(0.9%),혼수시비(0.2%),마마보이(0.1%) 등을 합치면 8%에 이르는 내용들이 시가와 연결돼 있다.여기서도 시어머니로 대표되는 시가와의 갈등관계가 부부갈등의 중요한 원인임을 확인하게 된다.”고 일러줬다.한 남성을 사이에 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가히 ‘삼각 관계’라 할 만하다. ●남자가 되고 싶어 프로이트에 따르면 3∼5세의 여자 아이들은 자신에게는 오빠나 아버지가 갖고 있는 성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남성을 부러워 하는 한편 자신에게 남성 성기를 주지 않은 어머니를 원망한다고 한다.그래서 딸은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여 반감을 갖는 경향이 생긴다는데,이를 ‘엘렉트라 콤플렉스’라 한다. 정신분석학자 이론의 틀에 우리를 가둘 필요는 없겠다.그러나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겪는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느낀 여성은 자신만은 여성이 처한 부당한 현실에서 빠져 나오고 싶은 이기심을 갖게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나는 여자로 살기 싫어.”라는 외침과 “여자가 싫다.”는 말은 어쩌면 동의어인지도 모른다. 폭력 가정에서 자랐던 김순진(가명·42)씨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다.어머니를 늘 구박했던 폭군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 김씨.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먼저 떠오른단다.“아버지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엄마가 불쌍하기도 했고….그러나 내 속마음은 아버지보다 엄마가 더 싫었어요.고교시절까지 사회적으로 문제없는 아버지가 유독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만은 이렇게 이상하게 된 것은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어머니 탓이란 생각을 했고,어머니의 태도가 못마땅했어요.지나고 보니 폭력에 의해 어머니는 판단 능력을 잃었던 것인데….그래서 난 내가 여자인 것도 싫었고,아버지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요.”그는 결혼생활이 10년이 넘으면서,이제야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자신은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해도 남편의 가부장적인 태도 때문에 상처받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남편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던 지난 시대의 내 어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사셨을지 조금은 알겠어요.” 사춘기의 딸들이 어머니의 잘못을 조목조목 짚어낼 때면,어머니들은 말했다.“너도 살아봐라.”.어머니의 말씀처럼 ‘(결혼해서)살아본’ 딸들은 이제사 여성의 지난했던 삶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그 이해란 ‘여자의,어머니의 희생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는 것 일뿐,여성에 대한 자부심이나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더욱이 성숙해졌다고 지난 시대의 여성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의 딸들은 어머니와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경제력을 갖지 못한 채 살았던 어머니의 딸들은 “절대로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간다.반면 일하는 어머니 때문에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하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딸들은 “어머니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선언한다.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기보다 ‘어머니와 다른’ 삶을 택한다.반항하듯. 이혜정(4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결혼 후 병치레가 심한 아이를 위해 교사생활을 접었다.“아플 때,엄마가 내 곁에 없었던 외로움을 알기 때문에 아무런 미련없이 직장을 떠났어요.엄마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겁니다.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제 행동은 어머니에 대한 반발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열심히 사신 내 어머니에 대해 왜 나는 긍지를 가질 수 없었을까,이제 돌이켜 보면 내 겉은 여자이지만 속은 남자인 채 살아온 것 같아요.”이씨는 중2 딸이 “나는 직장을 가진 멋진 엄마가 더 좋은데 1등만 했다는 엄마가 왜 직장도 없느냐?”고 물으며,자신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말한단다.“내 삶이 ‘전면 부인’해야 할 만큼 무의미한 것이 아님을 딸에게 보여주는 것,그것이 딸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동서,따지고 보면 남인데… 결혼한 여성들이 겪는 갈등 중 하나는 동서와의 갈등이다.어떤 의미에서는 시누이와 올케의 관계보다 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부유한 집 출신으로 결혼할 때 시어머니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동서가 시집온 후 시어머니로부터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김진숙(38·서울 서초구 서초동)씨,그는 “‘동서’가 가족이냐.”고 물었다. “솔직하게 동서는 남이지 않아요? 전통 사회에서야 시집가면 친정 식구와는 모두 떨어졌고,한 울타리에서 설움받는 존재였던 동서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일 뿐,현대 사회에서 동서지간을 가족으로 묶는 것은 우스운 것이죠.그러니 이 정도 떨어져서 서로 좋게 지내면 되는 것이지,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한 것 같아요.” 4남매의 장남과 결혼해 동생들을 모두 결혼시킨 정유선(51·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아직도 큰아들네에서 얻어서 동생들에게 주려고 애쓰는 시어머니의 행동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고 했다.“남편이 어렵게 자랐지만,사회에 나와 빨리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그리 어려움 없이 우리는 집사고,재산불리고 살았어요.그래서 동생들에게도 잘 하려는 남편 마음에 맞춰 왔어요.하지만 이젠 동생들도 40대에 들어서면서 자리잡았는데도 여전히 시어머니는 내게 ‘뜯어서’ 동생들에게 갖다주는 게 낙이죠.그러면서 늘 나더러 욕심 많다고 흉보고….나 이렇게 말하면 나쁘지요? 하지만 제 속마음이에요.” 부모에게는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는 ‘자식’이지만,엄연히 며느리에게는 ‘남’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여성들은 알고 있다.다만 입에 올리면 나빠지기 때문에 쉽게 말하지 못할 뿐.이 역시 철저하게 남성 중심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물론 동서와 친자매 이상 가깝게 지낸다는 여성들도 있긴 했지만,이들도 ‘새로 만난 친구’정도라는 개념일 뿐,그것을 가부장적인 시각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부정의 뜻을 밝혔다. ●남성의 눈으로 보면 “여자는 참 이상해” ‘공자가 죽은’ 이 시대에 여전히 우리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고스란히 신봉하고 있다.남성들의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하지만,정작 여성들의 시각 역시 남성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철저하게 남성의 눈으로 여성을 바라본다. 이에 대해 여성학자 박혜란씨는 명쾌한 답을 한다.“내가 여성학을 배운 39살 이전에는 내 주위에는 온통 ‘이상한 여자’투성이었다.그러나 내가 여성을 알고,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여성들은 온통 당당하고,겸손하고,자신만만하면서도 결코 오만하지 않은 여성들이었다.그 여성들을 알게 된 것이 행복하다.여성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남성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성을 보기 때문에 그런 편견이 생기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hhj@˝
  • 미래, 진화의 코드를 읽어라/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욕망 가운데 하나다.고대 그리스의 델포이 신탁으로부터 현대의 미래학 혹은 트렌드 연구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미래를 분석하고 창조해 왔다.인간의 ‘미래만들기’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된다.하나는 문명종말론으로 대변되는 미래 냉소주의이고,다른 하나는 첨단기술옹호론이나 기술만능주의 같은 미래 낙관주의다. ‘미래,진화의 코드를 읽어라’(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이온화 옮김,넥서스북스 펴냄)는 이같은 두 가지 태도 모두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독일 태생의 미래연구가인 저자는 단순한 낙관도 비관도 아닌 보다 냉정한 ‘트렌드관’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저자는 ‘세계는 진화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나아가 트렌드를 생물계의 진화과정으로 설명한다.밀림의 동식물들이 각각 소생활권에서 서식하며 개별적으로 진화하듯 미래의 인간 역시 개인에게 닥칠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순발력과 적응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트렌드는 세계 경제와 문화의 흐름인 동시에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진화의 작동원리다.저자는 트렌드가 어떻게,어떤 속도로 진행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메가트렌드는 무엇일까.저자는 여성,고령화,개성화,코쿠닝(cocooning,가정 위주의 생활양식),교양 등을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거대물결로 꼽는다.이런 메가트렌드는 독립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서로 맞물리며 파도타기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여성 메가트렌드가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현상 같은 것이 그 한 예다. 책은 ‘트렌드와 역트렌드의 변증법’이라는 주제 아래 불량취미,슬로 푸드,슬로 시티 같은 역트렌드도 다뤄 눈길을 끈다.속도와 경쟁에 지친 현대인에게 ‘슬로 트렌드’는 특히 호소력을 발휘한다.알려지지 않은 그리스의 섬이나 스코틀랜드 고지대의 오두막 등이 도시인들에게 높은 값에 팔려 나가는가 하면 이탈리아에선 많은 도시가 ‘슬로 시티’를 선포하기도 했다.진화 코드의 해독능력은 ‘미래형’ 인간의 필수조건이다.1만2500원. 김종면기자˝
  • [녹색공간] 부안의 교훈 ‘에너지 절약’/윤순진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얼마 전 부안에서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대해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있었다.높은 투표율(72.04%)에다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91.83%).산업자원부 장관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주민투표 결과는 형식적인 법적 구속력 여부를 떠나 정책적 판단의 근거로 삼기에 충분해 보인다.정책결정이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면 주민투표가 갖는 정치적 효력은 무시하기 힘들다.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지역주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중요하며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의 사업 추진방식은 수용되기 어렵다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시켰다.지역주민을 정책 대상이 아니라 정책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시켜 정책 결정과정에서 민의를 반영하고 이해와 동의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는 게 부안이 주는 교훈이다. 부안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핵 폐기물을 양산하는 원전 중심의 전력 체제가 지속 가능한지를 묻고 있다.부안 주민들은 이제 반핵·생명·평화를 기치로 하는 부안 자치공동체를 꾸려갈 것이라고 선언하였다.태양의 도시라 불리는 독일의 대표적인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는 이 대목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1970년대에 이 지역 주변에 핵 발전소가 들어설 계획이었으나 강력한 시민운동으로 취소되었다.이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주민과 시의회,시 정부가 협력해서 원자력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나섰다.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확대해 왔다.프라이부르크는 이제 지속 가능한 환경정책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증거하는 전시장이 되었다.독일의 많은 도시들이 프라이부르크를 닮으려 한다.부안도 제2의 프라이부르크가 될 수 있을까? 부안에 지워졌고 부안이 감당한 과제는 부안만의 과제가 아니다.현대 산업사회에서 전력은 필수재다.그런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편리하고 깨끗한 전력이 발전과 송배전 과정에서 많은 환경문제가 야기되고 이로 인해 사회갈등이 유발된다는 사실에 둔감하다.또 문제가 돌출해도 한편으로 물러나 있기 십상이다.수도권의 경우 발전량은 전체 소비량의 26.3%에 불과하다.나머지는 다른 지역에서 끌어다 쓴다.수도권의 많은 주민들은 자신과 부안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자신의 생활양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을까? 물론 제도와 정책의 변화가 중요하다.정부는 공급확대를 지상과제로 삼던 데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력 정책의 중심축을 이동시켜야 한다고 점차 인식해가는 중이다.또한 올해를 신 재생 에너지 원년으로 정하여 신 재생 에너지의 확대보급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나름대로 분주하다.제도와 정책으로 기업과 일반 시민을 규제하고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하지만 기업과 일반 시민도 부족한 정책을 보완해 나가도록 촉구하면서 전력수요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우리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에너지 절약이 석유파동 시절의 오래된 구호나 포스터 속의 글자로만 존재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요즘은 아낀다는 걸 미덕으로 칭찬하기보다 어쩐지 궁상맞은 일로 치부하기 일쑤다.뭘 조금 아낄라치면 대범하지 못하다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하지만 환경을 살리고 사회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대기 전력을 줄이며 다소 비싸더라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자제품을 구입하는 일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에너지 짠돌이는 개인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면서 환경도 살리고 사회갈등도 줄일 수 있다.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윤순진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 말말말˙˙˙

    제국주의자들의 민족성 말살 책동이 강화되고 있다.민족이 고유한 민족성을 살리지 못하고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와 생활양식을 끌어들인다면 민족의 얼을 잃는 정신적 불구자가 될 것이다. -북한의 평양방송,제국주의의 문화적 침투가 강화되고 있다며-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윟하여 / (하)부부싸움과 화해

    부부상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화해를 잘하면 큰 문제없다.”라고 말한다.부부싸움을 할 때 지난 시대의 유물까지 되새김질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말고 ‘쿨하게’‘아름답게’ 부부싸움하는 ‘규칙’을 지킨다면 그 부부는 튼실한 사랑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우리 부부의 부부싸움을 돌아보자.그리고 우리 부부만의 ‘화해기술’을 익혀서 건강한 부부로 거듭나자. 유명 여배우 H는 자신의 이혼이유를 이렇게 말했다.“서로 화해하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나는 감정이 수그러질 때까지 혼자 시간을 갖고 싶은데 그는 불같이 화를 내다가도 돌아서면서 금방 잊어버렸고,나도 그렇게 하기를 원했다.하지만 나는 그의 자기중심적인 성격이 마치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고,날 존중하면 그렇게 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란 불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성경희(34·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씨는 한번 기분이 나빠지면 좀체 풀어지지 않는 남편 때문에 늘 고민이다.“무슨 남자가 그렇게 오랫동안 삐져 있는지 몰라요.저는 어떻게든 빨리 풀려고 맛있는 반찬도 준비하고,애교도 떨면서 노력하지만 좀체 풀리지않아 나도 지쳐서 포기할 때쯤,그때서야 그는 어색한 웃음을 보이죠.나는 이미 싸늘해져서 부아가 끓어오르지만 다시 싸우기 싫어서 풀린 척하고 겨우 휴전합니다.물론 제 마음에 감정은 차곡차곡 쌓입니다.” 갈등없는 부부는 없다.아무리 금실좋은 부부도 싸우지 않을 수는 없다.아니,오히려 금실좋은 부부일수록 토닥토닥 싸우면서 산다.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는 갈등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지속되는 갈등으로 근본적인 성격차이와 생활양식,원칙,성향,정체감 등 좀체 해결할 수 없는 거리감이다.다른 갈등은 해결가능한 갈등으로 한가지 주제에 대해 일시적으로 의견이 달라 일어나는 갈등이다.해결가능한 갈등은 서로 타협을 잘하면 해결된다. 그러나 대부분 다른 원칙과 성향을 갖고 있는 부부로서는 지속적인 갈등에 대해서는 예민해지게 마련.그러나 해결되지도 않을 문제에 집착하지 않도록 서로 조심해야 한다. ●부부싸움에도 ‘규칙’ 필요 부부싸움에 있어 비난과자기방어,경멸,도피는 절대 피해야 할 요소다.이 요소들은 이혼에 이르는 계단 역할을 한다. 비난하기보다는 불만을 이야기하고 자기방어 대신 자기 책임을 인정하며,경멸 대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부부싸움은 ‘싱겁게’끝나고 만다.부부싸움 도중에 자리를 피하거나,집 밖으로 나가버리는 도피는 부부싸움을 더욱 악화시킨다. 정현아(32·서울 강남구 서초동)씨는 작은 말다툼에도 주섬주섬 옷을 차려입고 집 밖으로 나가는 남편 때문에 늘 마음이 상한다.“큰 문제없지만 이런 식으로 감정이 쌓이면 이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내가 하는 말을 좀 들어주면 안될까요?” 또 싸움을 끝내는 방법은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화해’를 잘하면 싸움도 큰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한 부부는 자신들만의 화해법으로 싸운 뒤 화해하는 과정에서 더 가까워지고,새롭게 사랑을 확인한다.그러나 불행한 부부는 화해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한 쪽에서 화해를 시도해도 무시하는 태도로 싸움을 연장시켜 결국 상처를 덧나게 할 뿐이다. ●화해 잘하면 약,못하면 독 자동차 운전을 배울 때 브레이크 밟는 것을 먼저 배우듯 결혼에서는 ‘화해’란 브레이크 장치의 역할을 먼저 아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기술’이다. “그렇게 마음이 상했어? 내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네.미안해.” “이제 당신 마음을 알았어요.이제 마음 풀어요.” 등 아내든 남편이든 한 쪽에서 먼저 화해의 말을 하면 다른 쪽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고 감정을 누그러뜨리면 된다.이쯤에서 그만 싸움을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해 낫다는 결론에 재빨리 동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회사원 이정기(38·경기 고양시 일산구 주엽동)씨는 외식으로 화해를 시도한다.“작은 말다툼이 있어 서로 따지다가도 ‘오랜만에 우리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고 말하면서 갈등을 끝냅니다.때로는 아내가,때로는 제가 외식을 제안하는데 바깥공기를 마시면서 같이 걸어나가는 동안 마음이 안정되고,별 일도 아닌 것으로 화를 낸 것이 미안해지지요.” 이씨의 부인 김성주(37)씨도 화해방법으로 함께 외출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부부싸움을 하면서 뭔가 바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거든요.다만 감정이 상한 것을 남편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죠.일단 불평을 쏟아내면 마음이 가벼워져서 ‘이렇게 싸울 이유가 없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부가 더 화해시도를 많이 할까? 행복한 부부? 불행한 부부? 답은 불행한 부부 쪽이다. 먼저 이성을 되찾은 쪽의 화해 사인에 상대방이 동의하면 싸움은 끝이 난다.그러나 불행한 부부는 한쪽의 어떤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좀체 화답하지 않아,화해시도는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 기능은 하지 못한다.물론 거듭되는 화해시도는 결국 응어리로 남아 오히려 결혼생활에 짐이 되고 만다. 정신과 ‘마음과 마음’ 김준기 원장은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불필요한 자존심과 오기를 부리며 소모적인 다툼을 할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마음의 태도를 갖고 있어야 화해시도가 가능하다.그러므로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비판적인 논쟁보다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일로 우리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정말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야한다.”고 말했다.가끔 서운한 마음에 미워하고,싸우지만 사실은 더 가까워지고 싶은 것이 대부분 부부들의 생각이다.더 가까워지고,더 사랑하고 싶다는 진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화해방법’을 10가지쯤은 개발,준비하는 것이 좋다. 외식이나 영화관람,음악 함께 듣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식으로 말하면 나는 상처받는다.’‘우리 둘 다 지금은 차분해질 필요가 있어요.’‘내가 너무 지나쳤어요.미안해요.’‘잠깐만,우리 지금 서로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우리 이쯤에서 타협해요.’라고 말하면서 부부싸움을 중단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우리 부부는 건강한가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사이코드라마로 풀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결혼지능연구소(소장 이호영)에서 22일부터 제일화재세실극장 무대에 올리는 ‘부부 쿨하게 살기’(연출 손기호)는 두 남녀의 설레는 만남부터 꿈같은 결혼,신혼을 거쳐 세월만큼더께가 앉은 평범한 부부를 통해 누구나 원하는, 그러나 쉽지 않은 ‘결혼의 행복’을 함께 풀어갈 예정이다. 이 연극의 특징은 연극배우 임학순,염혜란 두 사람이 부부 역할을 맡아 연기를 하지만 이들이 여는 부부와 마찬가지로 좀체 풀지 못하는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정신전문의 김준기 박사가 함께 풀어간다는 점이다.또 부부치료할 때 사용되는 갖가지 테스트를 관객에게도 제공,연극을 즐기는 것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그들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볼 기회도 제공한다. 허남주 기자 hhj@
  • 오피니언 중계석/ ‘환경과 평화의 세기’ 강연 내용

    영남대 인문과학연구소와 녹색평론이 지난달 29일 ‘21세기를 위한 연속 사상강좌’를 개최했다.이 행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세계의 지성들을 초대해 그 메시지를 듣는 것으로,첫 순서로 일본의 대표적 환경운동가인 도다 기요시(戶田淸) 나가사키대 교수가 초청됐다.그는 ‘환경과 평화의 세기를 위하여’를 주제로 강연했다.내용을 소개한다. 지난 3월20일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침공 이유는 패권강화,석유이권,신무기 실험,군수산업이권 및 전후 복구사업의 이권,달러화 방위,중동의 정치지도 다시 그리기 등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미·영은 ‘테러집단 알카에다와의 관계’나 ‘대량파괴 무기의 보유’ 등 두 가지 이유를 내걸었다.물론 근거나 증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세번째 이유로 내세운 민주화와 해방을 위한 체제전환도 파탄이 났다.1개월동안 전쟁에서 해방 대상인 시민 2000명을 살해했기 때문이다.그들의 목적도 본래의 민주화라기보다는 친미정권의 수립이 아닌가 의심된다. 걸프전에서는 처음으로 열화우라늄탄이 대량으로 실전에 사용됐는데,이라크 침공에서는 전자파 폭탄이 사용됐다.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초 이라크 침공을 “파나마 침공의 확대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구 200여만명의 나라 파나마에서 노리에가 장군 한 사람을 체포하기 위해 덤으로 살해된 사람이 3000여명이나 된다.이라크 침공에서는 후세인 부자 3명을 체포 또는 살해하기 위해 많은 인명의 손실이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다. 이라크 점령에 대해 다수의 바그다드 시민들이 쌍수를 들고 크게 환영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미국 미디어는 조작된 영상을 방송,세계 여론을 조종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후세인 동상이 쓰러진 필드광장에 바그다드 시민이 대거 몰려가 해방을 축하했다고 보도했지만,실제로 동상 주변에 모였던 사람은 20∼30명에 불과했다. 이같이 부시정권은 프랑스 인권선언 이래 적용돼 온 국제분쟁정책에서의 ‘추정 무죄의 원칙’을 부정하고 이라크를 침공했다.1만보 양보해도 부시정권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214년이나 거꾸로 돌려버린 것이다. 미국이야말로 세계 최대의 대량파괴무기 소유국이며,중동에는 영국을 앞질러 세계 5위의 핵보유국 이스라엘이 있다.미국도 이스라엘도 핵사찰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자체가 불공평하다. 지난 75년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침공에서부터 이라크 침공까지 11번의 전쟁중 정당성의 여지가 있는 것은 폴포트정권을 타도한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뿐이다.눈을 돌려 일본 정부를 보면 고이즈미 총리가 ‘부시의 전쟁’을 선제공격이 아니라 이전의 유엔결의에 입각한 정당한 무력행사라며 지지한 데 대해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최대 군사대국이면서 자원낭비대국인 미국이 어떻게 변하는가,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21세기를 ‘환경의 세기’,‘평화의 세기’로 만들어 나가는 역사적 과제가 될 것이다.미국의 양심이라는 말을 듣는 노엄 촘스키(Noam Chomsky)는 “미국의 전후 대통령은 뉘른베르크재판의 기준으로 재판받는다면 모두 교수형감”이라고 말했다. 일부 석학들이 주장한 대량채취,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라는 ‘아메리카적 생활양식’에 대체되는것을 어떻게 구축하는가 하는 것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그것은 ‘근대 500년’을 재검토하는 것이기도 하다. ‘환경부정의’(선진국의 자원낭비와 도상국의 빈곤)를 유지하기 위해서 군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환경파괴형의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환경정책을 탈군사화,탈원자력,탈화학물질,탈자동차사회,탈육식문명,유기농업 추진,식량자급률의 향상 등을 들고 싶다.부시정권이 보이는 일련의 이상한 행동 때문에 비로소 탈군사화가 지구사회의 과제가 되고 있는데 글로벌 정의,환경정의,탈군사화의 실현을 지향하는 일이 21세기의 중요한 과제다. 정리 한찬규기자 cghan@
  • [CEO 칼럼] 전환시대의 패러다임

    미국의 저명한 과학철학자 토머스 쿤(Thomas S Kuhn)이 처음으로 사용한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소개된 지 40여년이 지났다. ‘세계를 보는 방식’으로 통하는 패러다임이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기업인과 일반인 사이에서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에서의 패러다임은 기업 구성원들의 인식 패턴과 정보처리 방식,의사결정 양식을 결정해 조직적인 지식 획득을 촉진하고 지식의 공유와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한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어려움에 대한 경영 해법을 찾기가 어려울 때,경영자는 흔히 종업원들에게 사고와 행동의 전환을 요구한다. 일례로 매출액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 있다고 치자.어떤 리더는 산업 전체의 수요 감소에 이유를 돌릴 수도 있고,어떤 이는 판매 촉진이 부족해 영업팀장을 교체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용 절감과 저가 전략으로 승부하는 대책도 강구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사안에 대해 적절한 문제 제기와 해결 방법이 제시되고 적절한 타이밍에 이것이 실행돼야 한다는 것이다.자칫 피상적 분석에 머무르거나 숲까지 보는 혜안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밝은 미래는 그만큼 늦어진다.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런 점에서 유효하다.지금까지의 관행을 처음부터 의심(skeptical)해보고 각각의 상황에 부여한 의미 자체를 다르게 가져감으로써 기존의 틀을 뒤흔드는 과정이다. 이는 기업 경영의 전체 시스템 변화뿐만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이 갖는 업무 태도에도 영향을 준다. 해외 거래선이 영업 활동에 생명줄과도 같은 필자의 회사를 보자.신규 시장과 신규 바이어를 개척할 때 바이어가 우리 회사의 상품에 아예 처음부터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경우,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고려한 ‘현지밀착형’ 마케팅 전략을 펼쳐 계약을 성사시킬 때가 종종 있다. 이것은 품질과 유통망 등만을 앞세우던 기존의 방식에서 한 계단 뛰어넘어 고객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하고 고객에 대한 패러다임을 훌륭히 전환한 좋은 예가 된다. 기업 경영의 시스템적 측면을 본다면 대우인터내셔널은 지금까지 ‘무역’ 중심으로만 여겨져 왔던 종합상사의 경영 전략을 이제 ‘무역+프로젝트 오거나이저(Project Organizer)’로 확대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해외 영업력을 배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 업무는 저리 자금의 적시 조달이나 경영실적 분석 등 재무 기능으로만 바라보던 발상을 선진금융기법 도입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활용 등 고차원의 재무 전략을 펼치는 노력을 하고 있다.또 경영기획에 있어서도 예측 불가능한 경영환경을 ‘도’아니면 ‘모’의 단선적 ‘외줄타기 경영’이 아니라 로드맵(road map)형 경영 전략을 통한 ‘시나리오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패러다임 점핑(Paradigm Jumping)’을 모색 중이다. 모든 기업에 보편적으로 타당한 패러다임은 없다.그 기업에 가장 적합한 패러다임의 변환 혹은 정착은 거창한 경영컨설팅 같은 ‘메스’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해오던 관행에 대한 차분한 자기성찰임을 잊지 말자. 이 태 용 (주)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 SARS 극복2題

    ■삼성SDI , 中 선전시 우수기업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극복은 한국 기업이 최고’ 국내 업체들의 중국 사업장이 사스 극복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돼 포상을 받는 등 중국시장내에서의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는 삼성SDI.이 회사는 컬러브라운관을 생산하는 중국 선전법인이 최근 선전시로부터 ‘사스예방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사스가 한창이던 지난 4∼6월 ▲24시간 상황실 운영 ▲직원의 충분한 휴식시간 보장 ▲방역활동 강화 등 철저한 사스 예방활동을 펼치는 한편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는 등 사스 극복에 놀라운 투지를 보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기자 ■LG전자, 中법인에 ‘사랑의 보온병' ‘사스 극복,직원들 공이죠!’ LG전자는 사스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서 회사 이미지를 높인 중국법인 직원들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전 임직원들의 정성을 모아 보온병 2만 6000개를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중국법인 직원들이 받은 보온병은 전 임직원이 받는 월 급여중 1000원 미만을 모은 ‘월급 우수리’를 통해 적립한 돈으로 주문 제작했다. 회사측은 “개인용 보온병은 차를 즐기는 중국인들의 생활양식과 사스를 계기로 높아진 위생의식을 고려한 선물”이라고 밝혔다.이에 중국법인 공회(노동조합)는 ‘사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임직원들의 관심과 배려 덕분’이라는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3대종단 “새만금갯벌 살려야”/盧대통령에 특단대책 촉구

    새만금 간척사업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종교계 대표자들이 새만금 갯벌 살리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영수 주교,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백도웅 목사 등 대한불교 조계종과 한국 천주교주교회의,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3대 종단 대표 성직자들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만금 갯벌을 살릴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3대 종단 성직자들의 삼보일배를 일부 환경단체의 이기적 집단주의로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면서 “목숨을 건 삼보일배는 환경운동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생활양식을 반성하는 인간 윤리운동의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 중·고생 40%가 인터넷중독자 / 댁의 자녀도 혹시 ‘e - 病’

    각급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각 가정마다 인터넷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중·고교생은 물론 초등학생과 대학생까지 인터넷에서 헤어나지 못해서다.게임,채팅 등으로 식사를 거르는 것은 예사고 심한 경우에는 아예 날밤을 새우는 등 낮과 밤을 바꾸어 생활하기도 한다.그러나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은 심각한 중독증으로 확산돼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사회적인 병폐로까지 번질 수 있다. 한 대학병원 조사 결과 우리나라 중·고교생의 40% 이상이 초기 혹은 중증 인터넷 중독자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입증했다.인터넷 중독,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에 대한 집착과 금단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일단 중독 범주에 들어서면 알코올이나 도박중독자와 마찬가지로 강박감,집착,내성과 금단증상,조절불능,일상생활의 부적응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특히 대인기피증,강박관념,우울증 등의 질환을 앓는 청소년의 경우 중독증에 잘 빠지며 일단 중독되면 체력 저하와 함께심한 경우 환각,착각 등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실태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김정숙 연구팀이 최근 인터넷을 하는 경기도 광명지역 중·고교생 764명을 대상으로 중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중 90%는 집에서 인터넷을 한다고 응답했다.또 인터넷 평균 사용시간이 길수록 중독 정도가 심했으며,중증 중독자의 경우 인간관계나 자아실현,식이상태 등이 매우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중독조사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Young의 인터넷 중독기준’을 적용,총 20문항을 각 5점 척도로 조사해 비중독자(20∼49점),중독 초기(50∼79점),중독 중증(80∼100점) 등으로 구분했다.중독 기준에서 비중독자란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정상적인 사용자,중독 초기는 인터넷 사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가끔 경험하는 부류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사용자,중독 중증은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한 사용자로 보면 된다. 조사 결과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중학생 3.1시간,고교생 2.8시간이었다.중독실태는 척도 50점 미만인 비중독자의 경우 중학생 59.1%,고교생 58.2%였으며,초기 중독자는 중학생 36.6%,고교생 40.3%,중증 중독자는 중학생 4.3%,고교생 1.5%로 나타났다.인터넷 사용자의 40% 가량이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문제와 대책 인간관계,규칙적인 식사,자아 조절 등 건강증진 생활양식 11개 항목과 중독 정도의 상호 연관성 조사에서는 중독 중증의 경우 거의 모든 항목의 점수가 초기 혹은 비중독자에 비해 크게 낮아 생활양식이 불량함을 입증했다. 인터넷 중독 정도와 자신이 자각하고 있는 건강상태에 대한 조사에서도 중독 중증의 경우 스스로 느끼는 주관적 건강상태가 7.99점으로 비중독자의 9.60점,중독 초기의 9.22점에 비해 크게 낮았다. 성별,학업 성적,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인터넷 서비스 유형에 따라서도 척도 점수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학업성적이 하위인 그룹의 중독 척도는 51.37점으로 중위 그룹 46.62,상위 그룹 45.29점보다 높았으며,1일 평균 사용시간이 긴 그룹에 중독자가 많았다.인터넷을 게임 혹은 통신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중독 정도가 심했다.사용하는 장소나 종교,생활수준 등은 중독 척도 점수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통제된 인터넷 사용이 중요하다.가정에서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사용하고자 하는 인터넷의 주제를 미리 정해 탐닉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며,여유 시간에는 운동이나 다른 취미활동을 통해 인간관계의 폭을 확대해 나가도록 한다.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중독자라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조언을 듣고 치료받는 것이 좋다. ■ 도움말 고대의대 천병철·고대안암병원 정신과 김린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창간99주년 특집1-건강 100세 / 담배, 어떻게 중독되나

    정신분석학의 아버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하루에 시가를 20개비씩 피워대는 골초였다.흡연 때문에 구강암에 걸려 30차례 이상 수술을 했지만 담배를 끊지 못했다.수술로 구강이 망가지자 나중에는 집게로 입을 벌리고 그 사이에 시가를 끼워서 피워댔다.그는 병들기 전부터 흡연을 ‘아주 나쁜 습관’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지만 결국 죽는 순간까지 담배를 끊지 못했다.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바로 담배의 중독성이다. 담배나 금연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중독성이다.흡연자들은 담배의 해악을 알면서도 이 중독성의 덫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한다.그러면 도대체 중독은 어떤 현상을 말하며 어떤 경로로 발현하는가. 의학에서는 ‘강박적이고 과도한 약물 사용을 특징으로 하는 생활양식’을 중독이라고 규정한다.물론 이런 규정에는 ‘해로움’과 ‘중단의 필요성’이 전제돼 있다. 알코올이나 헤로인처럼 매우 강력한 의존성을 유발하는 담배의 중독성은 니코틴에서 비롯된다.니코틴의 특성은 우리 인체에 쉽게 흡수되고 그 효과가 금방나타난다는 것이다.금연보조제로 쓰이는 패치를 보자.심지어는 발바닥의 두꺼운 각질부에 붙여도 니코틴 성분이 신속하게 체내로 흡수된다. 이런 니코틴은 흡연 때 구강 점막에서부터 흡수되기 시작하며,특히 무서운 것이 심리적 효과이다.일단 담배맛을 알면 흡연은 정신적 안정감과 긴장감 및 스트레스 해소라는 유혹을 선물한다.그러나 여기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약리작용은 니코틴이 중추신경을 자극해서 얻어지는 것이 대부분.잠자리에 들기 전에 담배를 피우면 수면에 방해를 받는 것도 니코틴이 중추신경을 쉽게 자극한다는 증거다. 담배를 처음 피우거나 너무 많이 피웠을 때 현기증과 함께 구토,두통 등이 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런가 하면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고 심장 운동도 촉진한다. 문제는 중독성을 초래하는 의존성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인간의 심신은 선천적으로 편한 것,기쁜 것 등 만족 편향적인 성질을 갖는데,담배가 이런 기호에 매우 적절하게 부응해 중독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흡연 경력이 오랠수록 금연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금연이 어려운 것은 흡연자의 몸과 마음이 니코틴의 작용에 의지하는 담배 의존형으로 바뀌고 길들여진 탓”이라며 “니코틴의 향정신작용에 의한 금단증상은 견디기가 힘들지만 반드시 이겨내야 하고 그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 [CEO 칼럼] 시스템 선진화의 중요성

    지난 2월 온 국민에게 비통함을 안겨주었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참담한 기억이다.희생자 수가 너무 많은 것도 가슴이 아팠지만,방재나 안전시스템의 부재가 사고를 더 키웠다는 보도에 우리는 그저 망연자실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잠시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서울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사고,서해 페리호 침몰사고 등 다른 대형참사 때도 우리는 같은 이유로 인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음을 알게 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참사나 구조적 병폐들에는 줄곧 ‘시스템 부재’라는 말이 따라 다닌다.이는 곧 사회를 지탱하는 데 필수적인 일부 규범이나 법규,제도가 존재치 않거나 사회 구성원들이 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하지만 좀 더 냉철히 문제를 살펴보면 ‘시스템 부재’는 그다지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시스템의 유무’가 아니라,우리 사회 대부분의 시스템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는 점이다.생활양식이나 의식의변화를 제대로 반영치 못해 작동불능 상태에 빠져 있거나,아예 무용지물로 전락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도 그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도 큰 원인이다. 반면 선진국은 시스템 공급자인 국가가 체계적이면서도 공정하며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시스템을 제공하고,소비자인 사회 구성원들은 국가를 신뢰하며 정해진 원칙과 룰을 능동적으로 따르려는 의식이 깊게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미국의 산업안전보건청(OSHA)이다.OSHA에서는 산업안전 및 보건관리 활동 전반에 대해 체계적이면서도 강력한 기준을 마련하고,이를 위반하는 일체의 행위를 허용치 않는다.관련 업계도 그 기준에 따르는 것을 당연시할 뿐만 아니라,애당초 위반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몇 년전 괌에서 우리나라 굴지의 건설업체가 OSHA의 규정을 위반하고도 국내 방식대로 대응했다가 결국은 약 700만달러의 벌금을 물어야만 했던 일이야말로 우리와 그들간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인식 차가 얼마나 큰지를 쉽게 짐작할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하지만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2만달러 시대’는 단지 국민 개개인이 땀 흘려 일한다고 해서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각 경제주체들이 성취한 독립적인 결과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제되어야만 비로소 가능한 일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진실로 2만달러 시대의 도래를 원한다면 국가는 먼저 법과 제도,프로세스 등 각종 사회 시스템들을 정비해 글로벌 스탠더드화하고,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해 구성원들을 계도해야 한다.또 구성원들은 자발적인 의식개혁을 통해 개인보다 사회공동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자세를 갖고 사회 각 시스템에 대한 호응도를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와 구성원 모두 원칙을 지킴으로써 시스템 내부에서의 선순환을 유지하는 일이다.어느 일방이든 원칙을 어기면 시스템도 깨어지기 마련이고,그 이후에는 우리가 지금껏 보았던 끝없는 혼란만이 야기될 뿐이기 때문이다. 김 종 훈 한미파슨스(주) 대표
  • [열린세상] 전통과 현대 공존하는 도시

    우리나라처럼 오랜 역사를 지녔으면서 도시 속에서 역사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드물다.신라 천년고도 경주는 고분이나 도시주변의 문화재 이외에 도시 자체 내에는 전통적 요소가 별로 없으며 수도 600년 역사의 서울도 역사도시로서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가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경주시에는 첨성대·월성·계림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 있고 서울에도 남대문·경복궁·창덕궁 등이 있다.그러나 도시경관은 이렇게 점적으로 존재하거나 현재는 기능을 하지 않는,유물적 가치만 지닌 대상으로서의 경관요소보다는 도시의 살아 숨쉬는 전통적 장소에 의해 역사성이 높아진다.생활환경의 측면에서 전통이 살아 현대와 공존하는 모습이 바람직한 것이다. 외국의 예를 들면,파리는 대도시 한복판의 유서 깊은 마레지구를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면서 현대적 기능을 갖는 장소로 조성해 새로운 문화관광요소가 되었으며 영국은 요크·체스터·바스 등 중세도시를 주민의 거주성을 살리면서 건물,가로 및 광장을 보존적으로 정비했다.가까운 나라일본도 교토 등 역사도시의 전통 거리인 마치나미를 주민의 합의와 참여를 전제로 각기 그 지역적 특성에 맞게 꾸며 오늘날 살기에 편하면서도 사랑 받는 가로경관으로 조성하였다. 우리의 경우 이렇게 도시 속의 전통적인 장소로서 서울의 북촌을 들 수 있다.북촌지역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양반주거지역으로서,문화재들이 화석화된 역사경관이라면 이곳은 살아 있는 전통경관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의 특징을 보여주는 장소로서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면서 1984년 한옥보존지구로 지정하였으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은 주민과의 마찰로 1991년 이를 해제하여 난개발이 예상되었다.그러나 북촌이 아예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고조되어 2000년대 들어와 시당국,관계전문가 그리고 일부 주민을 중심으로 북촌 가꾸기 종합대책을 세우기에 이르렀다.시에서는 일부 가옥을 구입하여 안내센터를 세우는가 하면 한옥을 사랑하는 모임(한사모)에서는 무형의 전통적 문화기능을 수용함으로써 문화관광자원으로서 활용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요인으로 북촌은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전통경관으로서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현대의 생활양식에 적합한 모습으로 바뀌는 것 같지 않다.무엇보다도 북촌이 지니는 서울을 대표할 만한 전통적 경관요소로서의 가치와 매력이 아직 높이 평가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이를 올바르게 가꿀 자세와 태도도 정립되어 있지 않다. 북촌은 전통과 현대,개발과 보존이라는 이원적 성격을 잘 조화시키면서 박제화된 문화가 아닌 현재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야 한다.이러한 역사경관을 계획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온고창신(溫故創新)이라는 접근태도를 제안하고자 한다.‘온고’는 논어의 온고지신이란 말에서 따온 것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옛 것을 따뜻하게 데워서 새로운 숨결이 흐르는 실존적 공간으로 만들자는 뜻이고,‘창신’은 200여 년전 실학의 대가 연암 박지원이 제창한 법고창신에서 나온 말로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배경으로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요약하면 옛 것은 옛 것대로 살리면서 현실에 맞도록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려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현재 과다하게 디자인이 된 인사동거리 같이 너무 전통요소의 재현에 기울어지면 과거지향의 복고적 환경이 될 것이고,전통을 무시하고 새로운 것만 만든다면 역사경관으로서의 진정성이 소멸될 것이다.조선총독부를 헐고 경복궁을 대대적으로 새로 짓는 일이 서울의 전통문화를 살리는 일이 아니고 온고창신의 정신으로 전통문화와 현재의 지역문화와의 단절을 없애고 우리 고유의 생활환경을 재생하는 일이 서울의 진가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이 규 목 서울시립대 교수 조경학
  • [열린세상] 사스보다 무서운 삭스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라는 새로운 질병이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불과 수개월 전에 나타나,아직 정체나 치료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이 바이러스가 발생 지역에서 인간의 생활양식까지 뒤바꾸어 놓고 있다고 한다.사스에 대한 공포는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에겐 사스보다 더 경계해야 할 증후군이 있다.오래 전에 발생하여 전국민의 생활과 의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무차별적 서울 강남선호 의식일 것이다.명명을 하자면 중증 급성강남증후군(Severe Acute Kangnam Syndrome)으로 발음도 삭스(SAKS)로 사스와 비슷하다.주로 수도권 거주자 의식에 침투하며,환자와 직접 접촉은 말할 것도 없고,신문이나 TV에서 관련기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그 사회적 병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언론에 비친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우리나라 ‘고급’아파트의 65.9%가 강남에 몰려 있다.8월말 현재 전용면적 45평 이상이면서 시가 6억원을 넘는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2만351가구가 강남에 집중되어 있다.(2002.9.9) ●한국의 파워엘리트(Power Elite)중 절반 이상이 강남지역에 집중 거주하고 있다.한 언론사 인명사전에 등재된 공무원,정치인,기업인,법조인,언론인 등 10개 분야 인사 8만 5293명 중 55%가 강남에 살고 있다.(2003.3.10) ●강남으로 개원의들이 집결하고 있다.성형외과 피부과 등 비교적 진료비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과목의 강남 집중현상이 특히 심하다.강남의 개원의 수는 서울시내 총 개원의의 28%를 차지하며,전국 성형외과 개원의의 절반가량이 강남에 밀집해 있다.(2002.2.19)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지원이 강남지역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지난 3월 기준 재단에서 보증을 선 금액은 모두 1916억 2800만원.이중 강북은 29.7%에 불과한 반면 강남은 70.3%나 된다.(2001.5.2) ●지난주 서울교육청에서는 서울지역 고교 신입생 자녀들을 전학시키려는 1000여명의 학부모들이 정문에서 줄을 서 사흘씩이나 밤을 새우는 사건이 벌어졌다.이들의 70%가 강남지역 전입을 희망하는 강남 집중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2002.3.4) 이 삭스라는병원체에 감염되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이미 강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 증상은 자신이 ‘특별하다’는 환각에 빠지게 된다.그리고 끊임없이 경제적 신분상승 욕구를 추구하게 되며 경제적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더러는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려는 편집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삭스에 감염되고도 강남에 살지 않은 사람의 대표적 증상은 피해의식이며,조금 악화되면 ‘내 자식만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남으로 진출시키겠다.’는 욕구로 나타난다.이런 사람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병증 중의 하나가 어디든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이면 일단 서 놓고 보는 일이다. 최근 정부가 강남 집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강도 높은 치료방안을 내놓았다.골자는 결국 세금을 대폭 올리는 내용이다.그러나 항간에서는 효과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강남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가난하게 만들어 내쫓아버리거나,아니면 사람들의 강남 진출욕구를 조금 무디게 만들어보겠다는 것일 뿐,병에 대한 근원적 처방이 아니라는 것이다.정부가 진정으로 강남 집중증후군을 제대로 파악했고 또 강남 집중으로 빚어지는 갖가지 사회적 병리현상을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근원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 한번도 강남에 살아 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서는 때로 ‘재테크에는 실패했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이미 삭스 초기증세에 들어선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 용 경 포스코 건설 부사장
  • 창호 틈새로 녹차향 솔솔/ 전주 한옥마을 전통생활체험

    7:00 포근한 솜이불 걷고 아침맞이 갑자기 환한 느낌이 들어 눈을 뜨니 살짝 벌어진 문틈새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눈부시다.이 얼마만인가.아침 일찍 따끈한 햇살 기운에 잠을 깨본 것이. 모처럼 전통 한옥에서의 아침 기상은 상쾌하고 여유롭다.보송보송한 솜이불을 걷고 창호지를 바른 여닫이 창문을 양쪽으로 열어젖히니 봄을 가득 담은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곳은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한옥마을에 자리잡은 한옥생활체험관.700여채의 한옥이 모여 있는 마을의 특성을 살려 관광객들이 전통 생활양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7:30 대청마루위 가부좌 명상 30분 체험관에서의 하루는 조반(朝飯)을 먹기 앞서 대청에서 명상으로 시작된다. 원래 명상의 기본자세는 양쪽 발을 각각 반대편 허벅지 위로 올리는 결가부좌다.그러나 일반인들이 따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곳에선 한 쪽 발만 올리는 반가부좌로 대체했다. 반가부좌 상태에서 허리를 곧게 편 다음 눈을 살짝 내리깔면 일단 기본자세 완성.여기에 양 손바닥을 살며시 포개 배꼽 밑단전에 대고 호흡을 시작한다.숨은 입을 다문 채 코로,들숨과 날숨 모두 70% 정도로만 쉰다. “눈을 감지 마세요.오히려 졸리고 잡념만 생깁니다.” 강사인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 김창덕(38)씨의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다.그는 집중을 돕기 위해 놋그릇을 나무막대기로 천천히 치면서 숫자를 세라고 한다.밥주발에서 나는 소리가 참으로 청아하기도 하다. 30분간의 명상은 ‘퉁첸’이라는 티베트 목관악기의 맑은 연주 속에 마무리된다. 8:30 5첩 조식반상 “꿀맛이네” 명상후 조반은 5첩 반상.전통적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아침밥상이다.고사리,호박나물 등 숙채와 생채,생선 구이와 장아찌,마른 반찬 등 5가지 반찬에 밥과 국,장류 등을 놓는다. 명상 때문인지,아니면 아침 메뉴가 단촐하면서도 깔끔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밥숫가락이 가볍다.특히 노르스름하게 구워져 살이 뚝뚝 떼어지는 굴비,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씹을수록 단맛을 내는 애호박과 숙주나물이 입에 맞는다. 10:00 덖은 첫물차 혀끝이 훈훈 식사 후엔 차 마시기 순서다.차는 이른봄 손으로 직접 잎을 따낸 첫물차,즉 작설(雀舌)차가 제격.작설차는 이름 그대로 참새 혓바닥처럼 생겼다.작설차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쪄서 말리는 일본식 녹차와 달리 가마솥에 불을 때면서 찻잎을 문질러서,즉 덖어서 만든다.차를 제대로 덖으려면 불 때는 작업만 3년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차 만드는 일은 어렵고 민감하다. 반면 마시는 법은 단순하다.물을 끓여 알맞게 식혀 찻잎과 함께 찻주전자에 부은 다음 찻잔에 따라 마시면 되기 때문.단 찻주전자에서 처음 따른 것보다는 나중에 따른 것이 제대로 우러나 맛이 좋다.그래서 여러 사람이 마실 때는 한번에 찻잔을 가득 채우지 않고 돌아가며 수차례에 나누어 차를 따라 마셔야 ‘공평’하게 차맛을 즐길 수 있다. ‘다도’(茶道)라고 복잡한 격식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대부분 일본식으로 차를 마시는 법이라는 것이 전통차 애호가들의 지적이다. 14:00 전통명주 모은 술박물관 구경 한옥생활체험관 앞엔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있다.이곳에선 이강주나 송화백일주 등 전주의 명주를 비롯한 우리의 전통주들과,술을 만드는 도구,담는 그릇과 잔 등 술에 관에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다.시음도 가능하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계영배’(戒盈杯)란 술잔.술을 3분의2 이상 따르면 술이 밑으로 모두 새어나가도록 독특하게 만들었다.가득차 넘치게 되면 건강도 해치고 남에게 실수도 하므로 경계하도록 고안한 잔이다.과도한 음주를 경계하고 모자람의 미덕을 강조한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다. 완산구 교동 전통문화센터에서는 전통 다례와 풍물,혼례,음식 등을 체험하는 코너를 진행한다.그 가운데 전주비빔밥 만들기,민요와 우리 가락을 배우는 풍물체험,공연 관람이 인기상품.특히 센터 전속 풍물단과 전북도립국악원이 펼치는 사물놀이와 창작 타악 연주,판소리,살풀이춤 등은 전주가 자랑하는 상설 ‘전통예술여행’ 상품(관람료 5000원)이다. 글·사진 전주 임창용기자 sdargon@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 ■식후경 전주비빔밥(사진)과 콩나물국밥은 전주 음식의 대명사.비빔밥은 덕진공원 옆 ‘고궁’(063-251-3211)의 음식이 유명하다.돌솥비빔밥도 팔지만 전주비빔밥의 진수는 놋쇠그릇에 담는 비빔밥에서 맛볼 수 있다. 뜨거운 밥을 담아 무채,시금치,버섯,오이 등의 나물과 배,밤,잣,쇠고기 육회무침,계란 등을 넣고 비빈다.비빌 때 숫가락은 절대 금물.젓가락을 사용해야 밥알이 뭉개지지 않는다.비빔밥용 밥은 사골을 우려낸 뒤 기름을 뺀 국물로 짓는다.9000원. 콩나물국밥은 동문사거리 인근의 ‘왱이콩나물국밥집’(063-287-6979)이 맛있다.멸치 맛국물과 물을 반씩 섞어 계약재배한 무공해 콩나물,묵은 김치,약간의 해물 등을 넣고 끓여낸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 날계란을 두개 깨서 국그릇 옆 작은 그릇에 따로 담아준다.여기에 콩나물 국물 몇 숫갈을 떠 넣고 구운 김을 부수어 뿌린 뒤 숫가락으로 저은 다음 마시는데,약간 고소하면서도 독특한 맛이 난다.3500원. 저녁 때는 한옥마을 인근의 막걸리집 ‘한울’(063-287-2787)에 한번 가보자.허름하면서도 푸짐한 인심이 예전의 시골 선술집 그대로다.막걸리(한통 3000원)를 시키면 김치와 각종 나물,찌개 등 안주를 공짜로 무한정 서비스한다. ■가이드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빠져 26번 도로를 타야 한다.남동쪽으로 시내를 가로질러 달리다가 시청을 지나면 풍남동 리베라호텔이 나오고,그 뒤편에 한옥생활체험관 및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있다.고속버스는 서울에서 전주까지 10분 간격으로,기차는 1일 18회 운행된다. ●숙박 및 체험 프로그램 전통한옥생활체험관은 사랑채와 안채로 나뉘어 있다.이중 안채 및 사랑채의 2인용 방은 아침 조식(5첩반상) 포함 5만원,특실인 선비방·규수방은 10만원이다.화장실이 따로 달린 3인용 사랑채 별실은 8만원이다.주말엔 요금이 10% 가산된다.단체손님에겐 사랑채나 안채 전체를 대관해준다.문의 한옥생활체험관(063-287-6300),전주전통문화센터(063-280-7000),전주전통술박물관(063-287-6305). ●인근 가볼 만한 곳 팬아시아 페이퍼코리아(전 한솔제지)가 운영하고 있는 덕진구 팔복동 팬아시아종이박물관에 들러보자.파피루스,점토판 등 종이가 발명되기 전의 다양한 기록재료 샘플과 기록물,종이 발명 이후의 기록재료 발전 과정을 연대순으로 전시해 놓았다.전통 한지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관람 및 한지 만들기 체험 모두 무료.(063)810-2103.한옥마을에서 남원 방향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유황온천 ‘죽림쿠어하우스’도 가볼 만하다.비누칠을 하지 않아도 온몸을 미끄럽게 하는 알칼리성 유황온천수를 자랑한다.최근 개보수를 통해 온천탕과 사우나 시설,찜질방 등을 새롭게 꾸몄다.(063)232-8832.
  • 대형사고로 본 우리사회/ 고도성장 ‘채찍’… 안전장치 ‘파열’

    대구지하철 참사는 방화범이 저지른 것이지만 그 대처과정에서 보여준 미숙함은 과거 숱하게 빚어진 우리 사회의 대형사고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안전무시의 성장위주 사회가 또한번 총체적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다.서울대 사회학과 장경섭 교수가 한국을 ‘복합위험사회’로 규정하고 그 해결책과 함께 안전 확보에 따른 딜레마를 진단해봤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확률적 가능성이 현실화된 사건이다.방화범 문제는 접어두더라도,객차의 의자·바닥·천장을 온통 가연재로 설치한 일,화재가 났을때 승객 대피를 오히려 차단하는 지하철 역사,화재 경보를 무시한 상황통제실,화재 이후 기관사와 상황통제실이 함께 보여준 무대책 등이 겹쳐 일어났다.화재 경고를 무시한 또다른 열차의 진입과 실질적 승객 감금 행위,상황통제실의 계속된 무대책과 기관사 도주 유도 등도 가세했다.이 가운데 한가지만 막았어도 200여명이 극도로 비참하게 목숨을 잃는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런 비(非)상식적인 일들이한꺼번에 터진 것을 그저 대구 시민들만의 불운으로 돌릴 수는 없다.한국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비상식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는 대구지하철 화재뿐 아니라 그동안 끊임없이 발생한 대·소형 안전사고들에 의해 입증되었다.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대구·서울지하철 공사장의 폭발사고 등 초대형 구조물 사고가 잇따랐으며 교통사고율,산업재해율 등 일상적 안전사고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가 있다.일전에 인천 씨랜드 화재참사로 어린 자녀를 잃은 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 메달을 반납하고 외국으로 이주하기까지 했다. 이런 갖가지 위험요소로 시민의 안전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위협받게 되자,서구의 ‘위험사회’(risk society) 논의가 한국 지식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서구에서도 두 세기를 넘는 지속적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얻은 물질적 풍요의 이면엔 사고와 재난의 일상화라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서구인들은 원자력 관련 사고에서 유전자조작 식품까지 발전의 결과로 치러야 할 엄청난 비용에 직면해 있다.사고와 재난들이 더이상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일정한 확률로 발생하는 ‘일상성’의 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위험사회론이다. 초고속산업화를 통해 단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발을 들인 한국은 위험사회 증후군 역시 앞당겨 경험하고 있다.그런 한편 초보적 안전관리의 미비로 후진국형 재해들도 계속된다.장마때면 하천관리가 소홀한 도시들이 수중에 잠기고,난개발로 인한 산사태로 마을들이 흙더미에 묻히는 일이 반복된다.건설만 하고 관리는 하지않는 수많은 죽음의 도로들에서 만취 기사가 과속 운행한 대형버스들이 전복,수십명의 사상자를 내는 일이 이어진다. 일상화된 비리와 탈법 속에서 부실시공된 건축·구조물이 붕괴되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날림 사회형’ 재해가 널려있다.무엇이든 단기간에 최대한 건설·생산하고 소비하려다 보니 갖가지가 압축적으로 경험되는 ‘폭증 사회형’ 재해도 잇따른다.이런 재해들은 한국의 독특한 발전경험과 결부된 ‘한국형’ 재해다.한국은 선진국형,후진국형,나아가 한국 특유형의 갖가지 위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위험사회’가 돼가고 있다.이 가운데 한국형 재해들이 특히 문제이다. 증사회형 위험은 한국의 근대화가 ‘외연적 경제성장’ 아래 짧은 기간 엄청난 경제·사회적 변화를 거치면서 이뤄진 때문이다.생산과정의 효율성·안전성을 개선하기 보다 노동력과 자연자원을 착취하는데 급급하다보니 재난과 오염이 급증한다.외연적 성장전략이 주효해 생산·건설·소비·교환활동이 세계에서 유례없이 급증했다.경제 활동량에 대한 안전사고의 발생확률이 일정하다면 경제활동이 늘어난 만큼 안전사고도 늘 수 밖에 없다.그런데도 안전문제 대처는 뒤로 미루고 경제성장에 따른 이윤·소득·세수 증가만 누리겠다는 일종의 ‘선(先)성장,후(後)안전’의 태도가 만연해 있다. 제·사회활동의 폭증에 따라 위험이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막으려면 활동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물리적 시설과 장치의 확충뿐 아니라 조직·문화적 관리역량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그러나 이 관리역량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일종의 ‘문화지체’(cultural lag)다.이는 생산라인처럼 가동시간을 늘리거나 속도를 높여서 일시에 보강될 수 있는게 아니다.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상당기간의 학습·훈련·적응이 필요하다.조직·문화적 역량이 갖춰진 상황에서도 활동이 증가하면 안전사고도 따라 늘 수밖에 없는데,역량도 갖춰지지 못한 한국사회에서는 안전사고의 더욱 심각한 폭증이 우려될 수 밖에 없다.위험폭증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급격한 산업구조 및 생활양식의 변화 자체가 위험과 재난의 폭증을 추가로 야기한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형성된 독특한 ‘속도 효율(speed efficiency)’ 문화의 이면에는 일종의 날림사회형 위험이 급증하게 됐다.일정 수준의 국가경제 성장과 국민소득 향상,특정한 국가시설의 건설을 최단시일내에 이룩하는 것이 집권정부 업적의 증표가 되면서 속도 효율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나타났다.기업 차원에서는 폭발적 경제성장과 산업구조변화에 대응해 가급적 개별 사업들을 최단시일내에 마무리짓고 서둘러 다음 사업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기업 성장전략이 만연했다.무모한 납기 및 공사기간 단축을 최선의 경영성과로 여기는 속도 효율의 문화였다. 정부와 기업의 속도 효율에 대한 집착이 안전문제에 대한 담합적 부실을 야기했다.국가적 수출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생산업체들이 산업안전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풀(full)가동되는 것을 정부는 규제는 커녕 은근히 독려했던 것이 사실이다.심지어 대형교량 등 기간시설을 앞당겨 완공하기 위해 기업들을 재촉하는 것이 정부의 관행이었다.기업들도 이를 싫지 않게 받아들였다.설사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인등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는 언제나 ‘산업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령 만능주의 풍토 속에서 주로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법령과 규정들은 제대로 지켜지기만 한다면 산업 및 생활 현장에서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대목도 많다.하지만 현실적으로 무시되거나 느슨하게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법령과 규정들이 엄격하게 준수될 때 이또한 여러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업조직과 사회체계의 맹점을파악한 버스 운전사,지하철 노동자,통신회사 노동자 등은 준법투쟁이라는 상징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투쟁전략을 통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려 했다.그런데 준법투쟁을 통한 노동자들의 목표가 작업 안전성의 제고보다는 임금인상 등 다른 권익의 확보에 더 치중한다는 데 사회적 딜레마가 있다.결국 노사는 탈법 운행에 담합한 셈이다. ◆해결책 없나 한국인들은 선진국형,후진국형,한국특유형 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적인 위험사회에 살고 있다.따라서 안전사고의 예방과 대처가 어느 사회에서보다 중요하다.국가의 안전보장 및 관리업무가 국정의 최우선 사안의 하나이며,시민들과 기업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함과 동시에 자체적인 안전제고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생산노동자,농민,여성,아동,노인 등 자기보호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안전사고의 피해도 집중적으로 입게 되는 이중적 불평등의 문제도 국가적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이들은 그동안의 보수적인 정치·경제질서 속에서 자신들의 권익을 보상받기는 커녕 최근 발생한 각종 안전사고의 집중적 희생자가 되는 또다른 고난에 직면했다. 안전문제는 사회정의적 차원에서도 국가의 핵심적 공공사업의 영역인 것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과 공기를 마시고,안전하게 출퇴근·등하교를 하고 공공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국민복지적 차원에서 보장되어야 한다.보편적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국가관료,기업인,전문가,시민 개개인의 도덕적 각성과 문제의식 확립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발전이념을 재정립하는 것이 요구된다. 각종 사회적 위험 요인은 급속한 외형성장 등 물질적 팽창에 치중한 나머지 안전관리 소홀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안전복지 차원에서 경제발전의 공과를 재평가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노력을 재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최근 환경운동에서 제기한 ‘녹색 국민소득’(green GNP),‘녹색 급부’(green payments) 개념처럼 안전국민소득,안전급부 개념의 도입을 정책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경제활동에 수반되는 심리적·육체적 안전의 위협을 감안,국민소득의 변화를 재산정하는 것이 안전국민소득이다.사회의 여러부문과 집단이 수행하는 안전제고 역할을 파악,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안전급부 도입도 고려할 만하다.
  • 분단 이겨낸 혼란시대의 파수꾼-故 이문구 영전에

    길고 긴 그림자를 무거운 짐처럼 짊어지고 한 시대의 앞장을 헤쳐왔던 거인 이문구가 어디로 갔는가.한 시대가 그 시대로써 떠맡아야 하는 장엄한 역사행보는 계속 앞길을 가야만 하는 중인데 이 세상이 텅 비어버렸다. 님의 그림자를 먼 발치에서 따르던 자들은 눈 앞이 캄캄한데 저 푸른 산 빛을 깨치고 차마 떨치고 나선 청산을 소리쳐 부른다.오늘을 주저앉히고 슬픔의 힘을 옮겨서 거대서사의 문학인을 우러르는데,그는 갔어도 그가 남긴 문학의 수풀이 울창하구나. 1941년 충남 보령의 척박한 땅에서 태어난 한 생명이 문학으로 추구해보고자 했던 문구(文求)의 가시밭길.1972년 5월 이문구와 내가 전국 방랑의 길에 나섰을 때였는데,경북 선산·구미를 거쳐 안동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내가 그에게 물었다.“‘관촌수필’이 엄청난 소설인데 어째서 수필이냐”고. ‘관촌수필’은 ‘멸문지화’라는 전통시대의 표현법에 해당될 그 자신의 가문사를 어떻게 하든 복원시켜야겠다는 1차적인 창작동기에 의해 쓰여진 ‘수필’이었지만 그의 문학적인 각오는 대단했었다.분단이 남긴 고통과 절망,산업화 시대의 모순과 갈등이 그의 고향 농촌을 거대 서사공간의 입체화면으로 비추어내고 있었다. 1974년 11월18일 발족된 ‘자유실천문인협의회’(민족문학작가회의 전신)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문인들이 가두시위를 벌여 탄생시킨 것이었는데,이문구가 ‘관산추정(關山芻丁)’이었다.고향을 지키는 산인 관산,바로 그러한 관산을 지키고 있는 사람.그는 문학동네의 온갖 뒤치다꺼리와 설거지마저 자진해서 떠맡아야 하는 ‘한국문학의 상머슴꾼’ 노릇에 일차적으로 충실하였지만 이로부터 그는 ‘진보’를 보수(保守)하고,‘보수’를 진보(進步)시키는 참으로 힘든 역할 쪽으로 나아갔다. 혼란과 고통의 시대의 파수꾼이었던 이문구는 한 세상 속에서 두 세계를 떠받치고 있었다.풍요로운 민족생활양식의 정통 상속자로서 그는 농민문학의 체통을 새롭게 세운 민족문학인이었고,산업시대 사회생산양식의 엄청난 문화변동에 맞닥뜨린 그는 반독재민주화의 시대정신을 자신의 문학실천으로 구현시켜 나갔던 근대문학인이었다.민족과 근대의 두 문학을 그는 하나의 이문구문학으로 우뚝 세워놓았던 것이니,벅찬 것이었기 망정이로되 그것이 실로 얼마나 영광된 문학위업이었던 것인가. ‘내 몸은 너무 오래 서있거나 걸어왔다’라는 벅찬 제목의 소설집을 만년에 남기고 그는 우리 곁을 떠나 현대문학의 청산이 되었다.그는 분단을 이겨냈고 독재를 극복해냈다.지나가는 이들이 어찌 이 숲 앞에서 머리 숙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박태순(소설가)
  • [시론]창조적 삶을 생각하자

    새해가 시작됐다.우리의 삶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왜 그것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공자도 플라톤도 “자기 자신을 알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되돌아보자.무엇보다 부끄러운 것은 후보자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얄팍한 지지성명 하나로 호강이나 높은 자리를 노렸던 교수·종교인·예술인 등등의 모습이다.정치인도 정치꾼도 아니면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에게 자신을 포장했던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러한 군상들이 어쩌면 ‘레밍’의 속성과 너무나 닮은꼴을 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하다.레밍은 강한 자에게만 몰려다니는 속성을 지닌 포유류의 북극산 들쥐로,일명 ‘나그네 쥐’라고 한다.그들은 무리가 일정 이상 불어나면 집단을 이루어 강자의 뒤를 따라 일직선으로 이동하여 무모하게 호수나 바다에 빠져죽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레밍과는 달리 그들의 생활양식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기본적 태도가 있다.반응적 태도와 창조적 태도가 그것이다.반응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등의 건설적 행동을 하지못한다.이런 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새로운 것도 창조할 수 없다는 점이다.반응적 태도를 가진 사람은 문제가 되는 것을 회피하거나 아예 무시해버리기 때문이다. 한편 창조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계속 잘 적응해 간다.그런데 창조적 태도에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그것은 개인적 숙련이다.개인적 숙련이란 삶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계속 효율적으로 창조해 가는 능력을 말한다.그것은 지칠 줄 모르는 내적 동기부여에서 비롯된 힘에 의해 가능하다.이러한 힘은 어떤 조직에 있어서도 끊임없는 혁신을 가능케 한다. 개인적 숙련을 높은 수준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구조를 창조하는 데 익숙하다.이를 통해 자신의 목표에 자연스럽게 효율적으로 다가간다.개인적 숙련을 추구하는 데 핵심이 되는 자기 인식의 두 가지 영역,즉 목표와 비전을 제시한다. 개인적숙련을 연마하지 않고 무임승차하여 안주하려는 사람들은 레밍과 무엇이 다른가.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예를 들어 사이버 시대에 젊은이들과 대화를 즐겨하는 사람들,노사간의 갈등으로 제도 개선이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가담한 사람들,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지난 6월의 월드컵 경기장에서 아니면 거리응원장에 참여하여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쳤던 사람들,두 여중생이 미군전차에 치여 숭고한 생명을 잃은 데 분노하여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위해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진정한 삶을 갈구했던 순수한 이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젊은 한국인임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나는 왜 여기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서 창조적 긴장 구조를 만들 때 새롭고 멋진 세상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개인적 숙련을 단련시켜 창조적 태도로 생활방식을 바꾸어나가야 한다.강자를 따라 줄서기에 급급했던 사람들도 이제 제 자리로 돌아가 무엇이 우리의 소중한 전통이고 가치이며 정체성인가를 깊이 반성하고 새 출발을 다짐할 필요가 있다.
  • 편집자에게/혐오시설 건설·환경오염 방지 병행을

    -‘달라지는 혐오시설’(대한매일 12월12일자 28면)기사를 읽고 주민 반대로 입지를 찾지 못하던 쓰레기소각장과 폐수처리장 등 혐오시설이 주민의 휴식공간과 환경교육의 장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한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런 노력은 항상 골칫거리로만 여겼던 님비현상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는 둘째 치고라도 혐오시설의 입지로 피해를 입는주민을 위해 형평성 차원에서 삶의 질 개선에 투자하는 것이어서 뒤늦게나마 바람직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혐오시설 건설을 정당화하는 쪽으로 흐른다면 곤란하다.지역발전기금 등의 이익 때문에 폐기물처리장 입지를 환영하는 전남 무안지역주민을 보고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것은 그들이 여전히 대도시의 폐기물로 인해 환경적 피해를 입는 사회적,환경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혐오시설을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유용한 대안이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남아 있다.소각장에서 나오는 다이옥신으로인한 대기오염 등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객관적 환경영향평가와 완벽한 방지시설 설치 등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곳에는 항상 사회적 약자가 있음을 인식하고 사회적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혐오시설이 필요한 것은 반환경적 소비생활로 인해 과도한 양의 폐기물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친환경적인 생활양식으로 바꿔 쓰레기,생활하수 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모든 시민이 자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 [씨줄날줄] 딩크족

    “제 인생의 1순위는 제가 하는 일입니다.아이는 갖지 않을 거예요.사랑해서 결혼했지 아이를 목적으로 결혼한 건 아니잖아요.” “전 애를 갖더라도 아주 늦게 가질 거예요.제 생활을 뺏기고 싶지 않거든요.” 우연히 엿본 어느 ‘딩크족’ 동호인 사이트에 올라온 신세대 직장여성들의 대화 내용이다.그들에게 일은 필수고 아이는 선택이다.일(직장)이 없이는 못 살지만 아이는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한다.이들을 딩크(DINK)족이라 부른다.‘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말이다. 딩크족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Double Income,No Kids’란 말에 압축적으로 표현돼 있다.부부가 모두 직장에 다녀 소득은 갑절이지만 자녀를 갖지 않는다.일하는 삶에서 보람을 찾고 자녀에게는 가치를 두지 않는다.미국의 베이비붐 세대에서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생활양식과 가치관이다.그들은 넓고 깊은 사회적 관심과 국제감각을 지니고 상대방의 자유와 자립을 존중한다.‘여피족’의 4촌쯤으로 보면 된다. 초고속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에도딩크족들이 상륙했다.중국어식 발음으로 ‘딩커쭈’(丁克族)라 불리는 이들은 의사,변호사 등 젊은 전문직 종사자 부부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수도 베이징에서는 신세대 부부 10쌍중 한 쌍이 딩크족으로 조사됐으며,경제도시인 상하이에서는 이런 부부들이 높은 소비성향으로 유행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딩크족이 확산된 것은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로 추정된다.당시 신세대 여성의 82%와 남성의 70%가 딩크족이 되기를 희망했다는 통계조사도 있다.세계적인 저출산국인 프랑스를 앞지른 최근의 우리나라 출산율 급락은 딩크족의 급격한 확산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딩크족들은 ‘왜 아이를 갖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첫째는 부부 사이에 누군가가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으며,둘째는 자신들의 커리어를 추구하는 데 더욱 몰두하고 싶기 때문이다.자녀를 바라보는 딩크족의 싸늘한 시각을 한눈에 감지할 수 있다. 부부관계를 부모·자녀간의 관계보다 앞세우는 서구적 가치관이 짙게 배어있다.앞으로 태어날 세대들이 자녀를 보는 시각은 또 어떻게 달라질까. 염주영 논설위원 yeom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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