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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벌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사법부

    엊그제 열린 두산그룹 비리사건 1심 공판에서 총수 일가를 비롯한 피고인 14명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물론 집행유예도 유죄다. 법치국가에서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피고인들의 죄질로 미루어 볼 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재판부가 “회사 돈 286억원을 횡령하는 등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하면서도 관대한 처분을 내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개인의 경우 수천만∼수억원만 횡령해도 대부분 실형을 살고 나온다. 당연히 형평성 문제가 야기되지 않겠는가. 재벌 감싸기 논란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재판부가 집행유예형을 내린 이유로 제시한 것도 설득력이 약하다. 횡령금을 변제하고, 분식회계한 이유도 공사수주를 위한 것이었다고 두둔했다. 회사 돈을 몰래 빼내 생활비 등으로 썼다가 갚기만 하면 된다는 얘긴가. 미국 법원은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른 엔론사 재무책임자에게 중형을 선고할 것이라는 보도다. 법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집행유예 판결은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다. 시중에는 “삼성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 역시 ‘형평성’ 차원에서 봐주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국민의 눈이 그만큼 매섭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앞서 검찰이 1명도 구속하지 않고 전원 불구속기소한 것 또한 ‘재벌 봐주기’의 전형이다. 불구속 수사를 확대해 가는 방향은 옳다. 하지만 국민의 법감정과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재벌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법원과 검찰을 누가 신뢰할까.
  • [박동섭 가족클리닉-행복 만들기] 부부 협력으로 만든 재산 이혼 2년안에 분할 가능

    2004년 8월에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남편과 하루도 같이 지내기 싫었고 헤어지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재산분할 문제는 거론하지도 않았습니다. 아이만 키우고 싶다고 주장해 제가 양육권자로 지정되면서 이혼했습니다. 이혼한 뒤 남편은 명예퇴직을 했고, 퇴직 일시금으로 수천만원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매월 200여만원의 연금을 받게 됩니다. 이밖에 남편 재산으로는 시가 3억여원 상당의 아파트 1채가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재산분할을 할 수 있을까요.-이영희(54·여)- 이혼한 뒤 2년 안에 이영희씨는 가정법원에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고,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어느 정도의 재산도 분배받을 수 있습니다. 이혼이나 혼인취소, 사실혼 종료의 경우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부부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재산입니다. 주택이나 예금, 주식 등이 부부 중 남편이나 아내 한 사람의 단독명의로 되어 있어도 실질적으로 부부의 공유재산이고, 명의만 쫓아 이혼 후에 이 재산들을 명의자 단독소유로 귀속시킨다면 불공평하다고 하겠습니다. 공유재산에 관한 자기의 몫을 분배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게 재산분할청구제도입니다. 부부쌍방의 협력이라는 것은 부부가 맞벌이를 한 경우는 물론, 아내가 육아와 가사노동에만 전념한 이른바 전업주부인 경우도 포함됩니다. 재판상 이혼을 할 때 부부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 있다면, 법원으로서는 부부가 그 재산 형성에 기여한 정도 등 당사자 쌍방의 일체의 사정을 참작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남편이 가정일에 불충실한 행위를 했다고 해도, 그런 사정은 재산분할의 액수를 정하는데 참작할 사유가 될 뿐 바로 남편이 재산형성이 기여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개 남편은 월급을 타서 모두 아내에게 갖다 주고, 아내는 그것으로 가정생활의 유지비용인 생활비로 소비하고, 아내가 주도적으로 마련한 자금과 노력으로 어떤 재산을 취득했다고 남편의 기여분을 ‘0’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직·간접으로 남편이 그 재산의 유지·증가에 기여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 경우에도 부부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재산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남편은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을 기초로 형성된 재산이라고 해도 그 취득·유지에 처가 가사노동으로 기여한 경우라면 그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명의신탁된 재산도 실질적으로 부부 일방의 소유에 속한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이혼할 당시 남편이 이미 수령한 연금·퇴직금 등은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혼해서 이혼할 때까지 제공한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는 퇴직금 부분을 나누게 되겠지요. 그러나 앞으로 받을 수 있는 퇴직금 등은 청산적 분할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고,‘기타사정’으로 참작해야 한다는게 판례의 대세입니다. 아직 수령하지 않은 연금이나 퇴직금도 장기간 근로를 기초로 장차 받을 것으로 예정된 후불적 임금이므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와 하급심 판례도 있긴 합니다. 남편이 공무원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지 않고 매월 180여만원씩 연금형태로 받기로 한 경우, 이를 일시금으로 계산해 이를 포함한 전 재산의 40%를 처에게 분할해 주라는 판결이 있었습니다. 이 판례가 만들어진 사건에서 이혼판결은 1997년 10월 확정되었으며, 남편은 1999년 3월에 다니던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퇴직하며 남편은 1억7700여만원을 수령했습니다. 아내는 1999년 10월에 재산분할심판 청구를 했습니다. 남편이 입사했던 1973년부터 퇴직했을 때까지의 기간 중 입사시부터 이혼소송의 변론종결일까지의 혼인기간 안에 아내가 제공한 근로의 대가 상당액을 계산하면, 그것이 1억6000여만원이라고 인정하고 그것을 분할대상으로 삼은 사례입니다. 국민연금법 57조2항을 보면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이 노령연금 수령권자와 이혼한 뒤 60세가 되었거나 60세가 된 뒤 이혼한 경우 일정한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상환능력 없는 아버지 고리채 추심 시달려요

    Q모 캐피털 업체에서 2년 전에 재산이나 생활능력이 없는 아버지에게 연 60%의 이자로 500만원을 빌려 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이 주는 생활비에서 이자를 넣어왔는데, 원금을 훨씬 넘는 금액이 건너갔는데도 남은 채무는 그대로입니다. 최근 생활비가 부족해 이자를 못갚자 추심원이 살림살이를 압류하겠다며 독촉하는 모양입니다. 갚아드리고 싶지만 금액이 부담되고, 능력 없는 사람을 고리대금으로 착취하는 사람들이 얄밉습니다. 일부금액만 갚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나요. - 나효인(34) A해결방법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채권 가치가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캐피털 업체는 1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받으면 거래에 응하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채권 가치는 받을 수 있는 금액에서 그것을 위해 투입될 비용에 의존할 것입니다. 결국 캐피털 업체가 아버지에게 받으려고 해보았자 비용만 들어가고 받을 금액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하겠습니다. 채권의 가치라는 게 채무자의 재산상태에 의존하지만, 나효인씨 아버지처럼 갚을 능력이 없고 정상적인 금융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상대로 터무니없는 이자와 수수료 명목의 수입을 챙기는 약탈적 대출에서는 채무자가 빚을 갚을만큼 재산을 갖고 있는지보다는 채무자의 노동능력 또는 친족과 친지 등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돈을 받아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캐피털 업체 스스로 평가하는 채권의 가치가 채무자의 추측보다 훨씬 높다고 하겠습니다. 나효인씨가 캐피털 업체측에 빚을 조금 줄여주면 갚겠다고 제안한다면, 업체측에서는 나효인씨가 빚을 갚을 의지가 있다고 판단해 부실채권의 가치를 높게 평가합니다. 빚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오히려 거래가 쉽게 성립되지 않을 것입니다. 채권자인 캐피털 업체가 채권의 가치를 낮춰 인식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채무자인 아버지가 연체를 하면 가능해집니다. 업체측은 처음에는 추심을 심하게 하겠지만, 그래도 소용이 없다면 곧 돈을 돌려받기 힘들다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누구든지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값을 받을 때에만 자신의 물건을 판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우선 부모의 자식에 대한 의존심을 타파해야 합니다. 현대 사회는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팔아 아비의 눈을 뜨게 하는 것과 같은 효성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쓴 빚을 자식이 갚는 것은 그러지 않아도 물려받은 것이 없는 가난한 자식을 더 가난하게 하고, 자식마저 빚에 빠트리는 것입니다. 가진 게 없는 아버지가 법적인 조치를 당해도 잃을 것은 없습니다. 자식의 재산을 가압류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갚을 능력이 안 되는데도 돈을 빌려갔으니 사기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을 하는데, 약탈적인 고리대금 행위에서는 채무자가 갚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대금업자가 돈을 빌려준 것이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 ‘저렴하게 유학가기’ 실속 정보

    ‘저렴하게 유학가기’ 실속 정보

    대학가에 등록금 투쟁이 한창이다.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는 한 학기 등록금이 무려 600만원에 달한다. 미국의 명문 사립대에 비하면 낮은 금액이지만 세계 100대 대학에 속하는 웬만한 주립대 학비와 맞먹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교육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이다. 불만 가득한 학생들은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해외로 향한다. 실속있게 해외로 유학갈 수 있는 정보를 정리한다. 입시 교육이 적성에 맞지 않아 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못 받은 수험생이라도 낙담할 필요가 없다. 해외에서 학비가 저렴한 명문 대학을 찾으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비싼 과외비를 쏟아 입학한 국내 명문대도 국제적인 명성에서는 100위안에 들지 못한다. 해외 유학이 막연하게 비쌀 것이라는 편견을 깰만한 실속 유학 정보를 소개한다. ●편입으로 학비 줄이기 미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명문대를 졸업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를 이용하는 것이다. 2년제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는 연간 수업료와 등록금이 3000달러(3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4년제 대학에 비해 입학 과정도 수월하다. 그렇다고 수업 내용이 부실한 것은 아니다. 우등반을 따로 운영하는 대학이 전체 30%나 된다. 플로리다주의 한 칼리지는 하버드와 예일 등 명문대 편입을 겨냥해 학생들을 모집할 정도다. 아예 학비가 비싸지 않은 4년제 대학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브리검영대와 오클라호마대, 유타대, 테네시대 등은 연간 학비가 340만∼1300만원이다. 국내 대학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지만 3400여개의 미국 대학 가운데 상위권 대학이다. 시사주간지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매긴 대학 순위에 따르면 브리검영대는 71위, 오크라호마대는 109위, 유타대는 120위를 차지했다. 직업교육과 고등교육 사이에서 유동성이 높은 영국에서도 이같은 방법은 통한다. 연간 수업료가 1000만원선인 1∼2년 과정의 직업교육 대학을 거쳐 연간 수업료가 2000만∼3000만원 정도인 정규대학에 편입할 수 있다. 영국은 정규대학이 3년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1년치의 학비와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추가된다. 영국문화원 관계자는 “일반 대학과 연계돼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칼리지를 졸업하면 파트너 대학에서 학위를 인증한다.”면서 “수업료는 직업교육 대학과 같아 연간 1000만원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직업 전문대학인 리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학사 학위 과정을 이수하면 명문 에섹스대 (University of Essex)가 학위를 수여하는 방식이다. 세인트 마틴스 칼리지(St Martin‘s College)와 명문 랭커스터대(University of Lancaster)도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보다 학비가 싼 해외 명문대 학비가 의외로 낮은 대학을 찾는 것도 저렴하게 유학하는 방법이다. 물가가 비싼 일본에서 명문 국·공립 대학은 한 학기 학비가 3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도쿄대를 비롯해 교토대, 오사카대 등 70∼80개 대학이 여기에 속한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340여개의 대학에서 수업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최고 4년, 최대 100%까지 학비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일본 학생지원기구 관계자는 “외국인이 유난히 많은 대학이 아니라면 4년동안 최소 한 학기 이상의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호주는 영어권 국가들 가운에서 학비가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1년 학비가 인문·상경·자연 계열은 1만 2000∼1만 5000 호주달러, 공대는 이보다 다소 높아 1만 5000∼1만 8000 호주 달러선이다. 인문계열은 한 학기에 우리나라 돈으로 430만원 정도를 지불하는 셈인데, 국·공립과 사립에 관계 없이 학비는 비슷하다. 캐나다는 학부과정보다 대학원 과정을 추천할 만하다. 학부과정의 한 학기 수업료는 600만∼800만원 정도로 미국 사립대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지만 국내 대학에 비하면 다소 비싸다. 시몬 프레이저대 (Simon Fraser University)의 인문계열 석사과정은 한 학기 등록금이 230만∼250만원 정도다. 명문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석사과정 한학기 수업료는 200만∼350만원정도에 불과하다. 국내 대학의 석·박사 과정보다 수업료가 낮다. 빅토리아대는 (Univeersity of victoria) 석사 과정이 학기당 220만원,MBA과정은 410만원에 불과하다. 물가가 비싸 학비도 비쌀 것 같은 스위스 대학들도 의외로 학비가 저렴하다. 공립대학은 연간 학비가 1200∼1600 스위스 프랑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20만∼160만원 정도다. 상하이 교통대학이 내놓은 2005년 세계 100대 대학에는 스위스 연방공대와 취리히대, 바젤대가 각각 27위,57위,87위를 차지했다. 스위스 대사관 관계자는 “취리히 공대와 로잔 공대 등에서 일부 석사 과정을 영어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독어권 특유의 6년제 학제에서 벗어나 갈렌대학이 석사과정을 도입하는 등 미국학제에 맞춘 학위 과정을 속속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수업료 없는 대학도 아예 학비가 없는 국가로 유학을 떠날 수도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 가운데는 학비를 전혀 내지 않는 국가가 많다. 독일 대학은 매학기 25∼100유로 정도의 학생회비만 내 수업료에서 해방된다. 최근 독일에서도 학비를 받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나 학생들의 반발이 만만찮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학비를 받더라도 비싼 학비를 도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게다가 베를린 자유대를 비롯해 일부 대학들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어 학위 과정을 내놓고 있다. 학사 학위과정 없이 석사학위를 취득하던 독어권 특유의 교육 시스템에서 학사학위 과정도 개설돼 있다. 뮌헨대와 뮌헨공대, 하이델베르크대, 괴팅엔대, 프라이부르크대 등은 세계 100위 대학에 포함된다. 하지만 유학생이 어학과정만을 통과하면 입학은 까다롭지 않다. 프랑스도 이와 비슷하다. 정부가 예산을 책임지는 덕에 학생들은 소액의 등록비만 내면 된다. 사립 학교도 기업이나 다른 기관들의 재정 지원으로 받아 영어권 국가에 비해 학비가 상당히 저렴하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日·加, 학비에 정착비도 지원 일본과 캐나다, 스위스, 러시아, 이탈리아 등 30여개 국가에서는 학부와 석·박사 학위 과정을 대상으로 정부 초청 장학금을 제공한다. 선발 과정은 일반적으로 서류전형과 해당국가 언어시험이다. 대체로 언어 실력이 장학생 선발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해까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한국 유학생은 4230명에 달한다. 지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장학금 과정은 일본 문부성 장학금.2004년 60명 모집에 1000명이 넘게 지원했다. 학비와 항공료, 정착비 외에도 다달이 17만 5000엔을 지급할 정도로 지원금이 풍족하다.2명을 뽑는 캐나다 정부 초청 장학금도 매년 20∼40명 정도가 몰린다. 학비와 정착금, 의료혜택, 항공료 등의 기본 지원금 외에도 매월 1200∼1300 캐나다 달러를 따로 내놓고 있어 인기다. 하지만 영어권 국가와 일부 선진국 등 주요국가를 빼면 제3세계 국가의 장학금은 지원이 저조한 편이다. 그리스와 터키,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던 때도 있다. 장학 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거나 해당 국가의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 등 지원 자체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국제적인 지역 전문가로 거듭날 수도 있다. 국제교류진흥원 장학담당 관계자는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지역 전문가가 요구되는 시대에서 다양한 국가로 눈을 돌리는 것도 희소성이 있는 지역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02)3668-1367.(www.ied.go.kr)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국내 유학생에 연간 2만弗 삼성·관정 장학금도 ‘큰손’ 정부와 튼실한 장학재단에서도 매혹적인 장학금을 꾸준하게 내놓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매년 석·박사 과정 학생 40명을 국비유학생으로 지원한다. 경쟁률은 4대 1 정도. 연간 2만 달러를 2∼3년동안 지급한다.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IT)분야 해외 우수 대학에 유학하려는 학부 졸업생을 대상으로 2년동안 연간 2만 달러,3·4년차에는 연 1만 달러씩 지원한다.70명을 선발하며 평균 경쟁률은 4대 1정도다. 이밖에 민간 장학재단에서 주는 장학금으로는 100명의 학생에게 4년동안 20만 달러를 후원하는 삼성 이건희 장학금이 유명하다. 관정 이종환 장학금도 100명에게 4년동안 모두 16만 달러를 지원한다. 두 장학금 모두 평균 경쟁률이 10대 1을 훌쩍 뛰어 넘을 정도로 치열하다. 과학재단은 이공계 학생 300명에게 2년동안 최고 6만달러까지 내놓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전력산업을 공부하는 학생 20명에게 최고 6만달러까지 지원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설맞이 어린이영화 봇물

    ■ 투 브라더스 모처럼 진기한 영화보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투 브라더스’(Two Brothers·20일 개봉)를 놓치지 않아야겠다. 수백마리 가운데 어렵게 캐스팅된 쌍둥이 호랑이들이 배우보다 더 실감나는 감동 드라마를 엮는 가족용 영화이다. 정글의 호랑이 두마리가 주인공이 되어 펼치는 동화같은 이야기에는, 스크린과 관객 사이에 진심을 교류하게 하는 에너지가 넘친다. 캄보디아의 아름다운 밀림. 새끼 호랑이 형제 쿠말, 송가는 도굴꾼들의 손에 이끌려 느닷없이 생이별을 하게 된다. 용감하고 씩씩한 쿠말은 서커스단에, 겁많고 소심한 샹가는 총독 아들(프레디 하이모어)의 장난감으로 팔려가게 된 것. 영화는 뜻하지 않은 시련에 맞닥뜨린 이들 호랑이 형제가 다시 만나기까지의 힘겨운 여정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진지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해피엔딩의 감동을 향해가는 이야기 전개과정은 단순하다. 하지만 영화는 넘치는 진정성으로 승부를 본다. 단 한컷의 CG(컴퓨터그래픽)도 없이 호랑이들의 ‘신통방통’한 연기만으로 채워지는 화면이 이채롭다. 호랑이들이 미소짓거나 그들이 형제애를 보여주는 장면 등에서 관객들은 꼼짝없이 무장해제되고 만다. 장 자크 아노 감독. 전체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내니 맥피 토끼처럼 툭 튀어나온 앞니 하나. 얼굴엔 흉측하게 늘어진 주름과 털난 사마귀가 빠지지 않았다. 여기에다 흉측하게 보이는 일자 눈썹까지. 고약한 사고뭉치 7남매를 변화시키는 보모 이야기를 다룬 ‘내니 맥피-우리 유모는 마법사’(27일 개봉)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엠마 톰슨 모습이다.‘지성파 배우’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그녀에게 놀라운 변신이다. 올망졸망 7남매를 키우는 장의사 세드릭(콜린 퍼스)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장의사 홀아비.7남매를 사랑하긴 하지만 워낙에 사고를 쳐대는지라 내로라하는 장안의 유모들, 두손 두발을 다 들고 도망가버린다. 여기에다 고모 아델라이드 백작부인은 아이들을 위해 새장가를 들지 않으면 생활비마저 끊어버리겠다고 협박이다. 이 때 나타난 사람이 바로 내니(nanny·‘유모’라는 뜻) 맥피. 맥피는 지팡이로 부리는 신기한 마술로 일단 아이들을 제압한다. 단순히 제압할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힘까지 키워준다. 그 다음은 생활비를 위해 마음에도 없는 억지 새장가를 가야 하는 세드릭 문제를 해결하는데…. 여기서 아이들은 매우 현명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물론 내니 맥피의 도움이 큰 역할을 한다.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소설 ‘간호사 마틸다’에 감명받은 엠마 톰슨이 영화제작을 제안한 뒤 각색작업까지 맡았다. 전체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치킨 리틀쬐그만한 데다 멍청해 보이기까지 하는 닭 치킨 리틀. 정말 미워보이는 미운오리새끼 애비. 먹을것에만 관심있는 겁쟁이 돼지 런트.‘치킨 리틀’(26일 개봉)의 볼품없는 주인공들이다. 어느날 하늘에서 떨어진 ‘하늘조각’에 머리를 맞은 치킨 리틀은 이를 쫓아가다 외계인 우주선과 맞닥뜨리고 만다. 하늘처럼 위장하고 있었던 외계인 우주선 가운데 한대가 정비불량으로 그만 한 조각을 떨어뜨렸던 것. 지구를 구하기 위해 치킨 리틀과 친구들은 이들 외계인과 대결한다.‘우주전쟁’에서 문어형 외계인 캐릭터를 빌려왔듯, 외계인들과의 대결은 다소 싱겁다. 화려한 볼거리와 소소한 재밋거리는 ‘디즈니 최초의 3D 컴퓨터그래픽 장편 만화영화’라는 기다란 홍보문구에 어울릴 만하다. 하지만 사건 자체는 다소 힘이 떨어진다. 모든 사건이 ‘외계인의 존재’를 둘러싼 치킨 리틀과 아버지간의 ‘갈등과 화해’에 모인다는 점도 다소 걸린다. 아이들 볼거리지만 너무 판에 박힌듯 하기 때문이다. 차이도 있다. 드림웍스의 ‘슈렉’이 피오나 공주의 변신 불발로 디즈니풍을 비웃었다면,‘치킨 리틀’ 역시 결말에 가서 할리우드풍을 비웃어 준다. 마지막에 치킨 리틀, 애비, 런트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들 캐릭터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전인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고슴도치 캐릭터도 재미를 더한다. 전체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총장이 된 조교, 美 은사 초청하다

    총장이 된 조교, 美 은사 초청하다

    계량경제학과 중국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그레고리 차우(77) 명예교수가 제자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초청으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차우 교수는 13일 서울대 사회대에서 중국 경제와 교육 등에 대한 강연을 끝마친 뒤 정 총장과 해후, 오랜만에 스승과 제자로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실력이 뛰어났던 제자를 오랜만에 만나니 매우 반갑고 현재의 위치에 오른 모습이 무척이나 자랑스럽다.”고 반가워했다. 정 총장 역시 “선생님이 초청에 응해 주셔서 매우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1976년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 총장은 72년부터 74년까지 이 대학에서 차우 교수의 연구조교(RA)를 맡아 그의 강의를 들으며 인연을 맺었다. 정 총장은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조교 일을 시작했는데 훌륭한 은사님을 만나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해 봄 학술 교류를 위해 프린스턴대를 방문한 정 총장이 “기회가 되면 은사님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제안해 성사됐다. 차우 교수는 젊은 시절 박사 학위를 받은 논문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계량경제학도라면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한 이른바 ‘차우 테스트’를 개발한 경제학자이다. 자동차 수요를 결정하는 요소를 주제로 한 ‘차우 테스트’는 시간 변화에 따른 회귀 변수가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통계 테스트로 현재 실증경제학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해 “한국은행과 금융연구원, 서울대 등을 둘러봤는데 이렇게 훌륭한 경제학자들이 많은 줄 몰랐다.”면서 “한국은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서 고속성장을 한 경험과 함께 외환위기를 훌륭히 극복한 경험이 있으니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차우 교수는 이날 저녁 정 총장 공관에서 저녁만찬을 한 뒤 14일 출국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2000억원 청산비용 분담도 문제

    2000억원 청산비용 분담도 문제

    8일 잔류 인력의 철수로 신포 경수로의 미래는 완전히 접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핵위기가 해소돼 신포 경수로가 부활되는 상황이 오리란 일말의 기대도 찾아보기 힘들다. 남은 것은 청산을 둘러싼 ‘돈’ 문제다. ●인력 완전 철수, 새로운 협상의 시작 지난 10년간 경수로기획단을 이끌어온 장선섭 단장은 이날 미·일의 KEDO 사무국 직원들과 함께 신포로 가 잔류인력을 데리고 왔다. 그는 “북한측이 손을 흔들며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북한측이 이번 인력철수 문제를 과거처럼 ‘위협’ 카드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향후 새로운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미측과의 핵협상과정에서 경수로건설 요구와 함께 손해배상문제를 꾸준히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19일자 ‘상보’에서 “경제적으로 직간접적으로 수백억 달러의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며 미국의 보상을 강조한 바 있다. 북측의 반출불가 조치로 억류된 기자재는 455억원어치. 굴착기 지게차 크레인 공기압축기 유조차 수조차 화물트럭 앰뷸런스에다 각종 통신 의료 전산 설비, 생활비품 건설자재 등의 장비가 북한 소유라는 계산이다. ●청산비용 2000억원은 누구 부담 지난해 11월 KEDO집행이사국인 한·미·일·유럽연합(EU)의 회의에서 최종 종료 선언에 합의하지 못한 것은 청산 비용 분담액, 즉 공사참여업체에 대한 위약금, 각종 피해보상을 둘러싼 참가국간 이견 때문이다. 경수로 건설비용은 1998년 11월 국가간 재원분담 결의에 따라 한국이 70%, 일본이 22%를 분담키로 했지만 청산비용 문제는 포함돼 있지 않다. 우리 정부는 11억 3700만 달러를 이미 투입했고,KEDO 행정비용도 300억원을 들인 마당에 청산비용을 과도하게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로선 경수로 종료 대신 독자적 대북 송전 공급을 제안해 놓은 상황에서 청산비용을 많이 부담하게 되면 여론의 비난이 뻔하기 때문이다.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대상은 대부분 우리 업체들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국제강-철인 3대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국제강-철인 3대

    대궁(大弓)양행, 남선(南鮮)물산, 조선(朝鮮)선재, 동국(東國)제강…. 고 대원(大圓) 장경호 회장이 1929년 설립한 가마니 회사 대궁양행을 시초로 한 동국제강그룹의 사명 변천사에는 웅대한 포부가 담겨있다. 활을 숭상하는 민족사를 표방한 대궁이나 바다건너 남쪽으로 뻗어나가길 소망한 남선, 조선, 해뜨는 나라의 긍지를 담은 동국 등 장경호 회장이 강조한 민족사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74년 락희(현 LG), 삼성, 현대, 한국화약에 이어 5대 그룹까지 올라섰던 동국제강그룹은 잇단 계열분리로 인해 지난해 4월 현재 자산 5조 8000억원으로 재계 26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가마니와 못을 팔며 시작한 이 전통의 그룹은 3세인 장세주(53) 회장대에 이르러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고 IT사업에 진출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남철로 수집한 철사 토막에서 연산 860만t체제로 장경호 창업주는 1899년 동래군 사중면 초량동에서 부농인 부친 장윤식씨와 모친 문염이씨 사이의 4남 2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났다. 지금의 부산 초량동 중앙시장 주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창업주는 1913년 서울의 보성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보성학교에는 부산출신 유학생이 단 두명 있었는데 나머지 한명이 4·19직후 과도정부 수반이었던 허정씨다. 둘은 광복 이후 각각 정치인, 기업가로 재회했는데 허정씨가 정계 은퇴 후 어렵게 살 때 장 회장이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장 회장은 은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 맏형 장경택씨가 운영하던 목재소 일을 돕고 농사를 크게 짓고 있던 두 형에게 가마니를 공급하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30세 되던 해인 1929년 대궁양행을 설립, 본격적인 가마니 장사에 나서면서 사업인생을 시작했다.1935년에는 남선물산을 세워 수산물 도매업, 미곡사업, 창고업 등으로 발을 넓혔다. 장 회장과 철(鐵)과의 인연은 우연찮게 시작됐다. 남선물산 창고에서 신선기(伸線機)를 설치해 철사와 못을 생산하던 재일교포가 창고에 화재가 발행하자 장 회장에게 신선기를 넘긴 것이다. 동국제강의 모태가 된 조선선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당시 장 회장은 검정 고무신을 신고 보퉁이를 맨 채 지남철을 들고 다니며 고철을 수집해 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동국제강의 연간 철강 생산량은 유니온스틸을 합쳐 무려 860만t에 이르지만 그 출발은 길거리에 굴러 다니는 쇠붙이였던 것이다. 한국전쟁 후 재건사업으로 못 수요가 폭발하자 조선선재는 큰 돈을 벌게 됐고 1954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동국제강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민간 제철소 시대를 개막했다. 당산동 공장으로는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장 회장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분개 소금’으로 유명했던 부산시 남구 용호동 일대 갯벌을 매립해 20만평 규모의 부산제강소를 완공한다. 1965년에는 50t 규모의 국내 첫 ‘고로(高爐)’를 준공, 한국 철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당시 동국제강의 위상은 박정희 대통령이 1964년 부산제강소를 방문, 종합제철소 건설을 맡아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장경호 회장은 “종합제철소는 민간기업이 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국책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완곡히 사양했다. 이후 정부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을 설립, 오늘날 포스코를 탄생시켰으니 장 회장이 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한국 철강사가 새로 씌어질 뻔했다. ●아내 반지를 빼서라도 투자하겠다, 강철왕 송원 장상태 장경호 창업회장이 동국제강그룹의 기틀을 닦았지만 장 회장은 워낙 불심(佛心)이 깊어 수시로 절에 들어가 100일간의 수행정진에 들어가는 등 현대적 의미의 경영자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동국제강의 본격적인 역사는 1956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당시 부흥부(경제기획원)에서 일하던 고 장상태 회장이 전무로 입사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큰 형(고 장상준씨)과 공직에 있던 둘째 형(고 장상문씨)과 함께 동국제강을 키워 온 장상태 회장은 1964년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2세경영’을 시작했다. 장 회장은 2000년 4월 지병으로 별세할 때까지 국내 첫 후판공장 설립, 부산신철(현 한국특수형강) 설립, 동일제강 인수, 한국철강·한국강업 인수, 연합철강·국제기계·국제통운 인수, 기업 상장, 직류전기로 도입, 포항 후판공장 준공, 국내 첫 항구적 무파업 선언, 부산제강소의 포항 이전, 일본 가와사키제철(현 JFE스틸)과의 포괄적 협력 체결 등 굵직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64년 취임 당시 4만 8000t에 불과했던 동국제강의 철강 생산량은 2000년 705만t으로 147배 증가했다.5억 6000만원이던 매출은 1조 5442억원으로 불어났다. 장 회장은 약간의 여유만 생겨도 설비투자에 나섰는데 주변에서 자금 걱정을 하자 “내 아내의 반지를 빼서라도 투자금을 마련할 테니 설비만큼은 최고를 써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장 회장의 존재감은 JFE홀딩스 스도 후미오 사장이 동국제강 사보 편찬팀과의 인터뷰에서 “장 회장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 때문에 지금도 동국제강 본사에 있는 장 회장 흉상 앞에 설 때면 자연스럽게 차렷자세로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스도 사장은 2005년 4월 방한했을 때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장 회장 납골탑을 참배하는 등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다. ●디지털경영 시도하는 3대 장세주 회장 동국제강은 장상태 회장 별세 직후 포항제철 사장을 역임한 김종진씨를 부회장으로 영입,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취임 1년여만인 2001년 7월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소를 방문하다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졸지에 수장을 잃은 동국제강 계열사 사장단은 ‘회장 주청의 글’을 통해 당시 장세주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키로 하지만 장 사장은 본인의 미흡한 점을 이유로 몇번을 사양했다. 장 사장은 선친과 교분이 두터웠던 박태준(현 포스코 명예회장) 전 국무총리와 해외 철강업계 수장, 모친인 김숙자(74)여사 등에게 차기 회장감을 상의했고 10여일의 고민끝에 “이젠 자네가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박태준 회장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장세주 회장은 중앙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학사장교(ROTC)로 포병장교 근무를 마친 뒤 미국 타우슨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78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 경리부·일본지사·인천제강소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가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입사 22년만인 2000년이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에 입사해 부장때까지 다른 신입사원들과 똑같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라면도 끓여먹고 술도 마시곤 했다. 아버지는 늘 현장에 있으라고 강조하셨는데 현장에서 쇳가루를 마시고 커야 나중에 본사에 오더라도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회고했다. 귀공자풍의 장 회장은 골프, 스키 등 만능 스포츠맨이다. 쉰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들이 즐기는 스노보드도 수준급이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스키를 즐겼던 선친과 많이 닮았다. 골프실력도 남다르다.74년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를 만큼 프로급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자웅’을 겨룰 정도다.2오버파 정도를 친다고 한다. 장 회장은 또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방 사장과 허광수 회장이 사돈이고, 장 회장 역시 범 LG가(家)와 사돈이어서 눈길을 끈다. 장 회장 취임 이후 동국제강은 매출이 2001년 1조 7852억원에서 2004년 3조 2674억원으로, 순이익은 149억원에서 456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장 회장은 2004년 7월 동국제강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CI(기업이미지)를 선포하면서 2008년 그룹 매출 7조원 달성 목표를 내걸었다.2005년 들어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유일전자(현 DK유아이엘)와 시스템통합업체인 탑솔정보통신(현 DK유앤씨)을 인수하는 등 IT영역으로도 발을 뻗고 있다. 중앙기술연구소 설립,MBA급 인재 100명 육성, 경영혁신운동 가동 등 인재육성과 기술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다. 장 회장이 2005년 7월 ‘그룹경영회의’에서 주문한 내용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동국제강의 ‘체질’을 바꾸고 싶어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경영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철강업, 물류업 등 우리 사업의 개념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선대 회장 시대의 경영패턴과 지금 시대에 해야 할 일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식하자.” ●창업회장 시절의 수수한 혼맥 장경호 창업회장은 보성고보 2학년 때 같은 고향 출신의 추명순씨와 결혼, 슬하에 6남 5녀를 뒀다. 창업회장이 성사시킨 11번의 혼사 가운데 유력가문이라고는 동명목재뿐이다. 장남으로 동국제강 회장을 지낸 고 장상준씨는 부산에서 사업을 하던 박상선씨의 딸 명년씨와 결혼,4남 2녀를 낳았다. 장상준씨의 장녀 옥자씨는 부산세무서장을 지낸 송귀범씨와 결혼했고 장남인 세창씨는 타워호텔 회장이었던 고 남상옥씨의 딸 덕자씨와 결혼했다. 덕자씨는 남충우 타워호텔 회장의 누나로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사촌동생이다. 차녀 옥빈씨는 태광그룹 이임룡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 이영진씨와 결혼했다. 장상준 회장의 자녀들은 동국제강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조선선재 경영을 맡았는데 선친에 이어 아들들도 일찌감치 유명을 달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978년 시집 ‘여(旅)’를 펴내는 등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장남 장세창 전 동일제강 사장은 2000년 지병으로 별세했고 차남인 장세명 전 조선선재 사장도 2005년 12월2일 59세로 사망했다. 조선선재는 곧바로 장세명 전 사장의 아들인 장원영씨를 대표이사로 추대해 새출발했다. 보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원영씨는 불과 서른살이다. 3남인 장세승(57)씨는 조선선재 상무로 일하고 있다. ●불사를 이어받은 둘째 창업회장의 둘째 아들인 고 장상문씨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장상문씨의 부인은 부산의 대표기업이었던 동명목재 창업주인 고 강석진 회장의 딸 강정자(76)씨다. 장경호 창업회장과 동향인 강 회장은 같은 불자로 친분이 두터웠다. 외무부 차관보, 스웨덴·멕시코 대사, 유엔대사 등을 역임한 장상문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1989년 사재 10억원을 출연해 전통문화 전문 출판사 ‘대원사’를 세웠다. 대원사는 현재 그의 아들인 장세우(57)대표가 맡고 있다. 장상문씨가 3대 이사장을 지낸 불교진흥원은 선친이 1975년 임종 직전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국불교의 중흥을 염원하는 서한과 함께 헌납한 31억 6000만원(현재가 2000억원)으로 설립됐다. 불교진흥원 초대 이사장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 당시 제2무임소장관이 맡았다. 동국제강과 LG그룹은 이후 사돈지간으로 발전하는 등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2004년 동국제강 창사 50주년 기념식에 구본무 LG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었다. ●두 아들을 장교로 보낸 장상태 장남인 장상준씨가 일찍(1978년) 타계하고 차남은 회사 경영에 뜻이 없던 터라 동국제강은 3남인 고 장상태 회장 체제로 운영돼왔다.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장 회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사를 마치고 귀국, 잠시 부흥부(경제기획원)에서 일하다 1956년 동국제강 전무로 회사에 발을 내디뎠다. 장 회장은 부산에서 무역업을 하던 김영희씨의 외동딸인 김숙자씨와 결혼해 2남 3녀를 뒀다. 김숙자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온 미모의 재원이었다. 김숙자씨는 시부모, 시동생 등 대가족을 모시고 살았는데 워낙 검박한 시아버지가 생활비(당시돈 500원)를 매일 매일 나눠주는 바람에 살림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남편인 장상태 회장도 농림부 장학금으로 미국유학을 다녀오면서 부친이 용돈을 많이 주지 않아 고생을 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미국 유학시절 부친이 차를 사주지 않아 걸어다녀야 했다고 한다. ROTC 출신인 장남 장세주 회장은 상명여대 교수를 지낸 남희정(44)씨와 결혼했다. 두 아들은 아직 학생이다. 막내인 장세욱(44) 동국제강 전무는 육사 41기생으로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96년에야 동국제강에 입사했다. 이후 남가주대 MBA를 졸업했다. 장 전무는 소위시절 친구 소개로 경제기획원 차관, 산업은행 총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을 역임한 김흥기씨의 딸 남연(42)씨와 연애 결혼했다. 장 전무의 처남도 육사를 졸업했다. 장 전무는 “원래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선친의 권유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장상태 회장의 장녀인 영빈씨는 지병으로 이미 세상을 떴다. 차녀인 문경(48)씨는 울산대 의대 교수로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의사인 윤준오(52)씨와,3녀 윤희(45)씨는 부산지역 실업가이자 8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이학만 화양실업 회장의 아들 철(47)씨와 결혼했다. 이철씨는 현재 철강유통회사인 세광스틸 사장이다. ●강철가문의 철 박물관 장상태 회장의 바로 아랫동생인 장상철씨는 부산제강소 공사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등 동국제강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다 1991년 세상을 떴다. 장상철씨 사후 유족들은 세연문화재단을 설립해 고인의 뜻을 이어갔다. 세연문화재단은 2000년 충북 음성에 세연철박물관을 개관, 전통제철 복원실험, 대장간 조사 등 철강문화 발굴·보급에 힘쓰고 있다. 장녀 인경(47)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장남인 세훈(44)씨는 동국제강 계열사인 국제기계 전무로 일하고 있고, 차남 세한(41)씨는 철강판매사인 ㈜동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차녀 은주(45)씨의 남편인 송봉헌(49)씨는 주 인도 공사다. ●불사와 사업을 동시에 장경호 창업회장의 5남인 장상건(71) 동국산업 회장은 부산지역 사업가인 김대성씨의 큰딸 명자(64)씨와 결혼,1남 3녀를 뒀다. 장 회장은 부산상고와 동국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동국제강 감사로 입사했다. 이후 동국제강 부사장, 동국건설 사장을 지낸 뒤 1977년부터 동국산업 경영을 맡아왔다. 장경호 창업회장이 1967년 설립한 대원사가 전신인 동국산업은 2001년 동국제강에서 계열분리됐고 현재 동국S&C, 대원스틸, 한려에너지개발, 동국내화, 신안풍력발전, 고덕풍력발전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장상건 회장의 형인 고 장상준 회장 자손들이 운영하고 있는 조선선재 지분도 16.6% 갖고 있다. 동국산업은 현재 장상건 회장의 외아들인 장세희(38) 전무(경영관리본부장)가 21.52% 지분으로 최대 주주다. 장 전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96년 동국산업에 입사했다. 장 전무의 부인은 동방그룹 창업주인 김용대 회장의 차녀 유경(36)씨다. 장 회장의 차녀 혜경(42)씨는 김장&리 법률사무소 설립자인 고 김흥한 변호사의 아들 유동씨와 결혼했다. 아직 미혼인 막내 혜원(36)씨는 국민대 시각디자인과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화려한 혼맥, 눈부신 성장 장경호 창업회장의 여섯 아들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이는 막내인 장상돈(69) 한국철강 회장이다. 경복고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2년 조선선재에 입사, 동국제강 상무·전무를 거쳐 82년 한국철강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85년부터 98년까지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2001년 한국철강을 갖고 독립했다. 한국철강은 계열분리 뒤 환영철강, 영흥철강, 대흥산업을 인수하며 한국특수형강, 세화통운, 마산항5부두운영과 함께 6개 계열사를 거느린 철강 전문그룹으로 도약했다. 한국철강 자체만으로도 지난해 매출 6861억원, 순이익 1120억원을 거둔 알짜기업이다. 환영철강 역시 매출이 4000억원이 넘고 한국특수형강도 지난해 매출이 2500억원에 달한다. 장 회장은 동국대 재학시절 이화여대 미대생이던 신금순(66)씨와 연애결혼했다. 장인인 신종식씨는 한때 동국제강 계열사인 부산신철(현 한국특수형강) 사장으로도 일했었다. 장 회장은 3남 2녀를 뒀는데 혼맥이 가장 화려한 편이다. 장남인 장세현(42) 한국특수형강 대표이사 부사장은 뉴욕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한국철강에 입사했고 환영철강 부사장을 거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화학과와 일본 와세다대학원을 나온 차남 장세홍(40) 한국철강 전무는 고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차녀인 박은경(34)씨와 결혼했다. 박 전 회장은 재계혼맥이 두텁기로 유명한데 맏사위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아들인 김선협씨, 셋째 사위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다. 3남 세일(35)씨는 영흥철강 기획이사를 맡고 있다. 차녀인 인영(38)씨는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은(42) LS전선 상무와 결혼했다. 구 명예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이다.LG가와 동국제강의 남다른 인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ukelvin@seoul.co.kr ■ 장씨일가 불교와 인연 동국제강 장씨 일가를 이야기하면서 불교와의 인연을 빼놓기 어렵다.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의 묘비에는 ‘대원거사(大圓居士)’라고 새겨져 있다. 부인 고 추명순씨도 적선화라는 법명으로 통했다. 장 회장이 불교에 귀의한 계기는 17세 때 목격한 막내동생의 죽음이다.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된 장 회장은 양산 통도사 주지 구하 스님을 통해 처음 불교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1925년 통도사에서 첫 안거를 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잡았고 수시로 금강산 마하연, 통도사, 청도 운문사, 부산 금정사, 금정산 무위암 등에서 안거와 정진을 거듭했다. 장 회장의 불사는 이후 불서보급사 설립, 대중포교당인 대원정사 설립 등으로 발전한다.1973년 대원불교대학까지 설립한 장 회장은 죽음을 예감한 1975년 스웨덴 대사로 있던 차남 장상문씨에게 불사를 부탁하고 사재 30억원을 불교사업에 희사, 대한불교진흥원을 탄생시킨 뒤 스스로 자리에 누워 입적했다. 그가 임종 직전 남긴 열반송은 ‘심즉시불(心卽是佛), 마음이 곧 부처이니 이를 믿고 깨달으라.’는 말로 끝난다. 창업 회장을 이어받은 장상태 회장도 부산제강소를 이전하면서 1996년 100억원을 출연해 대원복지재단(현 송원문화재단)을 설립, 장학사업·아동복지사업 등을 펼치며 선친의 유지를 이어갔다. 장 회장은 또 2000년 임종 직전 화장을 부탁해 장묘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는데 이 역시 그의 불심과 무관치 않다. 부인 김숙자씨, 아들인 장세주 회장, 장세욱 전무도 이미 화장을 약속했다. 창업회장이 생전에 불사를 부탁한 둘째 아들 장상문씨는 1981년 대원정사 이사장과 신행단체인 대원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선친이 못다이룬 사업에 속도를 냈다. 장상문씨는 1989년 불교진흥원 이사장에 취임한 뒤 불교계의 숙원이었던 불교방송을 개국하는데 성공했다.UN방송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초대 불교방송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도 현재 대원정사 이사장직을 맡아 선친의 뜻을 받들고 있다. 동국산업은 1992년 재단법인 ‘불이원’을 설립, 소외된 이웃을 돕고 있다. 장 회장은 2004년 12월 부산에 대원정사 지원을 마련, 불교 포교에 힘을 쏟고 있다. 또 2005년에는 사재를 털어 부산 대원불교대학을 개교, 부산·경남지역 불교 인재 양성에 나섰다. 장상건 회장과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이 불교계열인 동국대를 졸업한 것도 이 집안과 불교와의 남다른 연을 짐작케 한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하늘로 간 24살 ‘코리안드림’

    하늘로 간 24살 ‘코리안드림’

    새해 첫 여명을 앞둔 1일 오전 4시30분 경기 안산시 원곡동 편도 5차선 도로. 승합차 한 대가 지하도 입구를 들이받았다. 타고 있던 5명이 중태에 빠졌고 조수석 탑승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두스만타 브시퍼구마라(24)의 ‘코리안 드림’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두스만타는 2003년 6월부터 안산 원시동에 있는 섬유 제조업체 H사에서 일해왔다. 하루 11시간씩 공장일을 해야 하는 고된 생활이었다. 하지만 두스만타는 게으름 피울 줄 모르고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청년이었다. 힘든 기색 한 번 내지 않고 월급 100만원 가운데 80만원을 꼬박꼬박 고향으로 보냈다. 같은 공장의 스리랑카인 동료 두시타 로하나(28)는 “두스만타가 매월 송금일이면 ‘돈 보냈어요.’라며 흥분된 목소리로 가족에게 전화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고향에서 작은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는 아버지(53)와 어머니(48), 남동생(22), 여동생(16)은 장남인 두스만타가 벌어주는 돈으로 부족한 생활비와 학비를 충당했고, 그 덕에 다섯 가족이 살기엔 좁기만 했던 집을 넓힐 수도 있었다. 올 5월 말 산업연수생 비자가 만료되는 두스만타의 꿈은 고향에 돌아가 비디오 가게를 남부럽지 않은 규모로 키우는 것이었다. 사고는 월피동 스리랑카인 불교 사원에서 동료들과 밤새 새해 첫날 행사 준비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일어났다. 하지만 동료들은 그를 한줌 재로 고향에 돌려보낼 수 없었다. 주검이나마 온전히 보전해 고향으로 보내기 위해 쌈짓돈을 털었다. 회사의 스리랑카 동료 17명을 중심으로 안산의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공동체에서 모금이 시작됐다. 공장의 한국인 동료 70명도 230여만원을 보태 400만원 가까이 든 부패방지 처리비와 영안실 이용료, 비행기삯 등 비용을 충당했다. 한국식 삼베 수의까지 입혔다. 두스만타의 주검은 5일 오후 9시 비행기를 타고 스리랑카로 떠났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로버트 김 희망메시지] 개선돼야 할 시위문화

    [로버트 김 희망메시지] 개선돼야 할 시위문화

    나뿐 아니라 외국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적인 노사간의 대결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폭력이 난무하는 한국의 시위 장면들이 미국 언론들의 주요 뉴스로 소개되곤 한다. 폭력을 휘두르는 시위는 불법이며 이성을 상실한 행동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사업체가 이익을 내지 못해 노동자 수를 줄여야 할 때 노동자들을 일시해고(furlough)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노동자들은 회사 방침을 따른다. 거의 모든 회사가 노동보험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일시 해고되어도 다음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처음 몇달간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방노동청에서 생활비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시위하는 동안에는 회사가 그들의 봉급에 책임이 없다. 그들이 받지 못한 시간당 급여를 노동조합이 보장해 주고 있다. 한국의 파업시위는 외국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외국자본이 한국에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수한 노동력을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는데 굳이 한국에 와서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기업들도 벌써 중국이나 동남아로 사업을 옮긴 회사가 더러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 파업이나 시위로 인해서 높아진 임금 때문에 ‘Made in Korea’가 경쟁력을 잃고 세계시장에서 고역을 치르고 있다. 반면에 품질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중국상품들은 미국시장이나 유럽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생산공장들도 문을 닫거나 싼 노동력이 있는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질과 가격면에서 경쟁력 있는 일본 자동차 때문에 생산량을 줄이고 있으며 막강하던 GM도 내년에 세 군데 조립공장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 평생직장을 보장받던 이곳에서 일하던 전국자동차노조원(UAW)들은 해고를 당하게 되었는데도 아무 말이 없이 걱정만 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는데도 시위를 하거나 회사에 들어가서 기물을 부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또이번 크리스마스 대목에 교통노조(TWU) 산하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공사(MTA)가 25년만에 파업을 했다가 법원의 거액벌금납부 명령과 지도부 형사처벌 경고 때문에 파업을 철회했다. 이들은 법원의 명령을 따랐다. 그리고 얻은 것이라고는 연금조항 재검토 가능성과 시민들의 원성뿐이었다. 이번에 우리나라의 ‘농민단체’가 유례 없는 원정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홍콩까지 가서 한국의 ‘폭력시위’를 세계의 눈에 보였다. 그들은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불법 폭력시위를 강행해 홍콩정부가 이에 대응했고 원정시위대원 몇명은 재판을 받게 되는 모양이다. 경제선진지역인 홍콩은 어떻게 재판할까 궁금하다. 최소한 미국에서는 법을 어긴 자는 실형을 살고 나와야 되는 것을 나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런데 한국의 농민들이 홍콩 원정 시위를 위해 자비로 그곳까지 갔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홍콩으로 가는 여비와 체재비는 적지 않았을 것인데 차라리 그런 돈으로 자신들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배우고 우리 농촌의 살길을 찾는데 좀더 노력했으면 지금의 농촌경제는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진다. 옛날 한국의 시위는 나라를 살리자는 시위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시위가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위가 합법의 선을 지키고 너무 이기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미국식 시위가 아니더라도 폭력보다 대화를 통해서 책상에 앉아서 해결되는 노사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선된 한국의 노동문화를 세계만방에 알려 많은 일자리가 한국을 떠나지 않게 하고 많은 일들을 외국에서 들여 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실업자수를 줄이면 우리나라도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 아닌가. 이참에 선진국의 준법정신도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 “학원비 오를 듯”… 고시촌 ‘술렁’

    “학원비 오를 듯”… 고시촌 ‘술렁’

    4년째 서울 신림동에서 법전과 씨름하고 있는 고시생 김모(32)씨. 요즘 김씨는 담배가 부쩍 늘었다. 올해 초 학원 수강료가 10% 가까이 오른다는 소문 때문이다. 지금 김씨가 다니고 있는 학원이 다른 학원을 인수하면서 몸을 불린 뒤, 강의 1회(3~4시간)당 가격을 슬그머니 1만 1000원에서 1000원 더 올린다는 것이다. 김씨는 “나같이 사정 넉넉지 않은 고시생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면서 “정작 오르면 집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원비 인상설 ‘무럭무럭’ 최근 신림동 고시촌이 술렁이고 있다.3∼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던 학원비가 올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비와 책값으로만 한달 생활비의 절반 가까이 쓰는 고시생들에게는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인상설’의 근원지는 지난해 11월 ‘공룡’으로 등장한 V교육원.H교육원과 학원 공동운영에 대한 합작사업 계약을 맺으면서 신림동 학원가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이들 학원들의 공통점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는 점이다.V교육원은 ‘한때 50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다.’는 말이 고시촌에 떠돌기도 한다. 이들은 경비 효율화를 위해 공동경영을 하면서 학원비 인상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H교육원 관계자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현재 수업료로는 정상적인 학원 운영이 쉽지 않다.”면서 “수강료 인상은 1월 개강 때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H법학원 관계자는 “아직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지만 올해 학원비를 올릴 때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6년 만에 100% ‘폭등’ 공정거래위원회도 V교육원과 H교육원의 수업료 인상설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공동 운영을 통해 실제로는 하나의 거대학원으로 신림동에 등장한 이들이 수업료를 올리면 독점에 따른 가격 인상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이 협소하고 한정돼 있는 신림동 학원가에서 덩치를 무기로 가격을 올린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림동 고시촌 수업료는 지난 1999년까지만 해도 6000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2년 9000원,2003년 1만 1000원까지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탔다.1000원 더 오른다면 6년 만에 무려 100%나 인상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평균 고시 비용도 100만원 선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고시촌에 상주하는 수험생들의 한달 평균 비용은 학원비 20만원, 잠만 자는 고시원 15만∼20만원, 식비 25만원에 책값, 용돈 등을 합치면 평균 90만원선으로 추산된다. 막상 학원비가 오르면 100만원은 충분히 넘기게 된다. 집에 손을 벌리는 대부분 고시생들의 시름이 더해지는 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해외봉사 4050 ‘렛츠 고’

    “중·장년층도 해외봉사에 나서세요.” 젊은 대학생들의 ‘모험’과 ‘봉사’ 의식을 충족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인기 높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총재 신장범)의 해외봉사단 사업이 만 40세 이상 중·장년층에도 문호를 열었다.KOICA는 29일 “교육과 의료보건, 농업, 공업 등에 전문기술을 가진 만 40세 이상 해외봉사단을 상시 모집한다.”고 밝혔다.이른바 ‘시니어 봉사단’은 61세까지 지원 가능하고, 활성화를 위해 해외 현지 생활비와 주거비·활동지원비 등도 일반 봉사단원의 2배 수준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매월 최고 900달러(최저 660달러)의 현지 생활비와 연간 2700달러의 활동지원비는 물론, 주거비, 현지정착비, 국내 적립금, 국내훈련수당, 출국·귀국 준비금 등을 받게 된다. 선발되면 3주간의 국내 훈련과 파견 후 2주간의 현지적응 훈련을 거친다.KOICA 관계자는 “기술과 지식, 그리고 봉사정신이 투철한 중·장년층의 관심을 바란다.”면서 “이들의 봉사가 한국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문의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KOICA 모집상담센터(02)740-5178∼9.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관기 채무상담실] 아버지가 전용한 학자금 대출 파산하면 제가 갚아야 하나요

    Q정수기 판매사업을 하던 아버지가 운영자금이 부족하다면서 제 앞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아 썼습니다. 여섯 군데에서 고리의 신용대출을 받아 금액도 2000만원이 넘는데, 취직도 안돼 갚을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학자금 대출은 파산으로 면책되지 않는다고 해서 근심입니다. -김한수(25)- A 미국에서는 학자금 대출에 대해 원칙적으로 면책을 부인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런 규제가 없으니 김한수씨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파산법은 채무를 처리하는 일종의 기술인데, 어떤 채권을 면책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 말것인지는 그때그때 국가정책이 작용하게 되어 있고, 특별한 이해관계인들의 로비에 의해서도 변질됩니다. 보통 학자금 대출이 면책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근거는 우선 학자금이 공부를 해서 나중에 돈을 벌게 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출의 성격을 갖기 때문입니다. 인적 자본에 투자한 사람에게서 그것을 회수할 길을 막으면 부당하다고 하겠습니다. 두번째로 장기저리의 자금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고, 셋째로 누구든지 재력과 신용이 없다고 학자금 대출을 부인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비가 비싼 의과대학이나 법과대학의 학비와 다년간 생활비를 학자금 대출을 받아 공부를 마치고, 시험에 합격해 면허증을 받은 다음에 파산신청을 해서 상환의무를 면하고 고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부당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학자금 대출을 신용카드 회사와 같이 여신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회사가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고 취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신용상 문제가 있으면 부인되며, 등록금을 대학에 직접 주는 것과 같은 안전장치 없이 이익만을 위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면책 대상에서 뺄 근거가 충분하지 못합니다. 현재 학자금 대출이 면책에서 제외된다는 규정이 없는 마당에 외국에서 적용되는 입법례를 들어 면책이 적용되지 않지 않을까 걱정하는 건 기우입니다. 물론 앞으로 학자금 대부업계의 요구로 학자금 대출이 면책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자를 충분히 낮추어야 하고, 누구든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 학자금 대출에 관해 면책을 부인하는 미국에서도 이것을 상환하라고 강요하면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된다면 특별히 면책을 인정하는 예외가 있습니다. 정 걱정이 된다면 제도가 바뀌기 전에 빨리 파산신청을 하시기 바랍니다.
  • 거리에서 짓밟히는 ‘가출 청소년’

    올해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A(18)양은 지난 5년이 악몽같다. 중학교 1학년 때 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중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했다. 어린 소녀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은 없었고 결국 생활비를 벌기 위해 회당 10만∼3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했다. 낙태를 하기도 하고 성매수자로부터 폭행도 당했다. 지난해 청소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쉼터에 입소했지만 아직까지 심리상담을 받으며 치료 중이다. ●성폭력 가해자는 친구·선후배가 46% 성매매나 성폭력에 노출된 가출 청소년은 A양만이 아니다. 가출 청소년 절반 이상이 강간을 포함한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3∼20세 가출청소년 4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가출 청소년 61.8%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간 피해 경험도 전체 28.1%나 됐다. 남자친구가 주는 돈으로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B(17)양.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돈이 떨어질 무렵 20대 남자와 채팅을 했다.B양은 법대 출신이며 홀어머니와 살고 있으니 어머니 말동무도 돼줄 겸 들어와서 살라는 이 남자의 제안을 믿고 약속 장소에 나갔다가 강간을 당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친구·선후배가 46.4%로 가장 많았고 B양의 경우처럼 채팅이나 거리에서 만난 사람이 37.9%, 용돈이나 잠자리 등 도움을 주겠다고 접근한 사람이 16.1%로 그 뒤를 이었다. 가출 청소년은 성폭력뿐만 아니라 성매매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전체 43.4%가 성매매를 제안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24.7%는 실제로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친구와 단순히 놀고 싶은 마음에 가출한 C(17)양도 성매매에 발을 들이고 말았다.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밥과 잠잘 곳, 거기다 용돈까지 준다는 쪽지를 받고 약속장소에 나갔다.C양을 기다린 것은 돈 10만원과 성관계 요구였다. 강간 피해를 경험한 경우는 61.8%가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지만 피해 경험이 없는 경우는 9%만이 성매매를 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 유형은 티켓다방 등 ‘고용형’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개인형’이 3배 가량 많았다. 성매매 동기(복수응답)로는 ‘가출 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가 52.3%,‘가출 후 잘 곳을 제공해준 사람이 원해서’가 48.6%,‘가출 후 용돈을 준 사람이 원해서’가 37.6%,‘친구가 권해서’가 22%를 차지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걸프전 참전군인보다 높아 강간 피해나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란 외상으로 경험될 만큼 심각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경험했을 때 나타나는 불안장애를 말한다. 부모님의 무관심을 견디지 못했던 D양은 가출 후 티켓다방에서 일했다. 결국 팔에 상처를 내 자해를 하는 등 심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다. 강간 피해를 입은 경우 심각도가 43.18, 성매매 경험자의 경우 41.31로 나타났다. 이는 걸프전 참전군인의 34.8, 아동기 성적 학대 경험을 가진 성인 여성의 30.6보다 높은 수치다. 청소년종합지원센터 김주영 긴급구조팀장은 “성매매의 경우 단순히 제안을 하는 경우에도 처벌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출 청소년들은 큰 피해를 입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까운 상담센터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론] 적립식펀드 현명하게 활용을/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경영학 박사

    [시론] 적립식펀드 현명하게 활용을/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경영학 박사

    2004년말 8조 5000억원에 불과하던 주식펀드는 이제 24조 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연일 기관투자가들이 우량주식을 매수하다 보니 증시의 체질마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우리 증시는 상승률과 하락률 세계최고를 기록하면서 가장 변동성이 높은 시장으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이제는 웬만한 국내외 악재를 누르고 국제적으로 값싼 주식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연일 탄탄하게 상승하고 있다. 적립식 펀드투자란 최소한 3년 이상의 장기간 동안 매월 일정한 자금을 주식펀드처럼 위험한 상품에 꾸준하게 투자하는 방법이다. 특히 주가가 하락할 때 동일한 투자금액으로 좀더 많은 주식펀드를 매입함으로써 나중에 주가상승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적립식 투자가 늘면서 동시에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펀드로 자금이 몰려들기 때문에 여러가지 거품이나 부작용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우려되는 점은 적립식 투자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펀드투자 경험이 일천한 초보투자자들이 대거 펀드투자로 몰려들면서 현재 달성되는 수익률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주식펀드들의 평균수익률은 지난 1년간 62%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만 56%라는 엄청난 고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높은 수익률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둘째 적립식 펀드가 열기를 더해 갈수록 불완전한 판매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은행, 증권, 보험사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고객에게 전달될 때 제대로 설명이나 부가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펀드의 종류, 과거의 수익률과 위험, 앞으로 예상되는 투자위험, 합리적인 활용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약관과 투자설명서를 읽어보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수익률이 미래에도 이어질 것처럼 과잉홍보하면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셋째 적립식 투자기법에 대한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없다는 사실이다. 금융기관들이 5년과 같은 장기간 투자를 지속할 경우 이자소득세나 배당소득세를 감면해주고, 일정액의 소득공제혜택도 달라는 요구를 정부는 세수감소를 이유로 거절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으므로 노후대책이 시급하다. 적립식 펀드투자는 사실상 외국에서는 노후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연금투자기법으로 발달했다. 적립식 펀드투자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점은 증권시장의 미래나 국민들의 노후소득 마련 차원에서 분명히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을 단기간의 거품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몇가지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 스스로 적립식 펀드투자 역시 투자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세탁기나 자동차를 구매할 때 다른 제품과 비교해보고, 성능을 따져보고 나서 결정한다. 펀드도 이 정도의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서 매입해야 한다. 막연하게 감각적으로 펀드투자를 시작한 뒤 나중에 수익률 하락이 발생할 때 금융기관들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증권시장은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할 뿐, 무지한 투자자들을 보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는 엄청난 파괴력으로 다가오는 고령사회를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당장은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나중에 기대수익률이 높은 적립식 펀드투자를 좀더 활용할 수밖에 없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경영학 박사
  • [사회플러스] 학자금 대출 19일부터 접수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9일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정부 학자금대출 홈페이지’(www.studentloan.go.kr)에서 내년 1학기 정부보증 학자금대출 신청을 받는다고 14일 밝혔다. 대상 인원은 25만명으로 올해 2학기에 대출받은 19만 2000명에 비해 37% 늘었다. 이번 대출부터는 성년자 가운데 연 소득 약 2000만원 이하 가정으로 제한했던 생활비 지원 대상자를 미성년자를 포함한 연 소득 약 3000만원 이하 가정으로 확대했다.
  • 與, 한센인피해지원법 추진

    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13일 일제 치하에서 강제 격리된 한센인과 유족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한센인 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생활지원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한센인들이 일제의 격리수용 정책에 따라 소록도에 수용돼 부당한 피해를 봤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연말쯤 한센인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면 이를 토대로 조속히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법안에는 한센인 피해사건의 진상규명,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생활비와 의료비 지원, 기념관 건립 등 기념사업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대입 정시모집 지원 전략]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한성대학교 가군과 다군에서 각 666명,368명을 분할 모집한다. 예술대 미디어디자인컨텐츠학부는 다군에서만 뽑는다. 가군에서는 수능(60%)+학생부(40%)를 반영하며, 다군에서는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반영 영역은 인문계열이 언어(33%)+외국어(33%)+탐구(34%) 등 3개 영역을, 자연계열은 수리(33%)+외국어(33%)+탐구(34%) 등 3개 영역을 반영한다. 수능 반영영역에 따라 인문계열 응시자 가운데 탐구영역의 사회탐구 및 과학탐구 선택자에게는 취득한 표준점수에 일정 비율의 가산점을 준다. 자연계열에서도 수리 가형, 사회탐구 및 과학탐구 선택자에게 일정 비율을 가산점으로 부여한다. 단, 탐구영역은 과목별 성적 중 최고점을 취득한 두 과목을 반영한다. 학생부는 전 교과목의 석차백분위와 평어를 함께 반영한다. 교과성적과 출결성적 반영 비율은 각 90%,10%다. 학년별로는 1학년 30%,2·3학년 70%이다. 처음 도입한 예능계열 실기 100%전형을 올해에도 시행한다. 무용학과와 회화과는 가군으로, 미디어디자인콘텐츠학부는 다군에서 실시한다. 원서는 이달 24∼28일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방송통신대학교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으로 4개 대학 21개 학과의 학부과정과 6개학과의 평생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51개 캠퍼스가 있어 가까운 곳을 골라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TV나 인터넷강의 등도 활용할 수 있다. 등록금은 학기당 30만원 미만으로 4년제 대학 가운데 가장 싸다. 만 24세까지 병역연기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006학년도에는 신입생 5만 9700명과 2·3학년 편입생 9만 6646명 등 모두 15만 6000여명을 선발한다. 신입생은 입학시험이 없이 고교(고졸학력 검정고시) 성적 또는 수능 성적으로 선발하며, 편입생은 출신대학(전문대학 포함)의 전 학년 성적으로 뽑는다. 이달 29일까지 인터넷 접수를 실시하고, 창구접수는 서울 대학로의 대학본부나 지역대학, 시·군학습관에서 신입생은 내년 1월 4∼9일, 편입생은 11∼17일 받는다. 전형방법은 서류전형이 전부다. 고교졸업자는 내신성적으로, 타대학 출신자는 대학성적으로 선발한다. 이 가운데 매년 연장자를 모집정원의 10% 정도 우선 선발한다. ●성균관대학교 일반전형 인문계 822명, 자연계 928명, 예체능계 212명 등 전체 정원의 55%인 1962명을 정시모집에서 선발한다. 정원 외로는 특별전형을 통해 260명을 뽑는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의 신설이다. 삼성전자와 산학협력 차원에서 도입한 전공으로 정시에서 60명을 선발한다. 합격하면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이공계 장학생일 경우 생활비와 교재비까지 준다. 졸업하면 삼성전자로 입사를 보장한다. 올해 정시 전형의 두드러진 특징은 인문계는 다단계 선발로, 자연계는 일괄사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점이다. 인문계, 사범대, 건축학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으로만 모집인원의 50%를 선발하고,2단계에서 수능(57%)+학생부(40%)+논술·적성면접(3%)으로 합격자를 최종 선발한다. 자연계와 영상학의 경우 학생부(40%)+수능(60%)을 반영하고, 미술·디자인·무용·연기예술은 학생부 40%에 실기(40%), 수능(20%)을, 스포츠과학부의 경우 실기(20%), 수능(40%)을 일괄합산 사정한다. ●서울시립대학교 일반전형 1016명, 특별전형 231명 등 정원 외 모집을 포함해 모두 1247명을 가군과 나군으로 분할 모집한다. 인문·자연계열 일반전형의 경우 논술이나 면접 없이 수능(70%)과 학생부(30%)로 선발하며, 예체능계열은 수능과 학생부에 실기고사가 추가된다. 수능 성적은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인문계열의 경우 언어, 수리 가(또는 나형), 외국어 및 사회탐구 2과목을,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 가형, 외국어 및 과학탐구 2과목을 반영한다. 예체능계열에서는 언어와 외국어를 반영한다. 단 산업디자인학과는 언어와 외국어 외에 사회탐구 2과목을 추가로 반영한다. 학생부 교과성적은 석차백분율을 활용한다. 인문·자연계열의 경우 1학년은 국어, 영어, 수학 교과의 전 과목을, 2·3학년은 전 과목을 반영한다. 예체능계열에서는 전학년 모두 국어, 영어 교과의 전 과목을 반영한다. 특별전형으로는 외국어, 수학, 과학 특기자 전형을 비롯해 국가(독립)유공자직계손·자녀, 사회적배려대상자, 청백봉사상수상공무원자녀 특별전형이 있다. ●서강대학교 나군에서 모집한다. 인문사회계열은 언어, 외국어, 수리 나, 사회탐구(3과목 이상), 자연계열은 언어, 외국어, 수리 가, 과학탐구(3과목 이상)에 응시한 자만 지원할 수 있다. 올해 달라진 점은 신문방송학과가 독립해 커뮤니케이션학부로 모집하고, 인문사회계열에서 제2외국어·한문이 사회탐구 영역의 한 과목으로 포함돼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수능 성적은 표준점수를 활용하며, 모집단위별로 수능 가중치가 적용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반전형은 1유형에서 수능 반영은 인문사회계열은 언어, 외국어, 사탐(3개 과목), 자연계열은 수리 가, 외국어, 과탐(3개 과목)의 3개영역 합산성적으로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의 20%를 선발하고,2유형으로 수능, 학생부, 논술(인문사회계열만 해당)의 합산성적으로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의 80%를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성적은 3년 동안 이수한 국어, 외국어, 수학, 사회(인문사회계열), 과학(자연계열) 관련 전 과목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4과목을 선택해 4과목의 평어 평균이 우(4.0) 이상이면 만점이다. ●명지대학교 서울의 인문캠퍼스 모집인원은 총 761명으로 일반전형 나군 340명, 다군 310명, 정원외 모집 농어촌 70명, 실업계 41명이다. 용인의 자연캠퍼스 모집인원은 일반전형 나군 645명, 다군 252명, 정원외 모집 농어촌 52명, 실업계 50명이다. 원서접수는 이달 24∼28일 정오까지 인터넷으로만 실시한다. 나군 일반전형,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실업계 특별전형은 수능(75%)+학생부(25%)를, 다군 일반전형은 수능만 100% 반영한다. 수능 성적은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예술체육대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언어·수리 가·수리 나 가운데 택일(200점), 외국어(200점·필수), 사탐·과탐·직탐 가운데 택일(최고점수 2개 과목 100점씩 200점) 등 모두 600점 만점으로 반영한다. 예술체육대는 언어·수리 가·수리 나 가운데 한 영역과 외국어 영역만 반영하며, 취득한 표준점수를 1.5배로 환산해 반영한다. 자연과학대와 공과대 지원자가 수리 가형을 선택하면 3%의 가산점을 준다. 실기(면접)고사는 문예창작학과, 디자인학부, 체육학부, 바둑학과, 문화예술학부(영상콘텐츠전공)의 경우 수능(50%)+학생부(16.7%)+실기(33.3%)를 반영한다. ●국민대학교 가군 일반학생 1497명, 나군 일반학생 127명, 취업자 69명, 다군 일반학생 83명으로 1776명을 정원내로 선발한다. 정원 외로는 나군 농ㆍ어촌학생 119명, 실업계고교출신자 88명, 재외국민과 외국인 59명 등 266명을 뽑는다. 수능 성적은 모집단위별로 지정한 수능영역별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인문계는 언어, 사회탐구(2과목), 외국어영역을, 자연계는 수리 가, 과학탐구(2과목), 외국어영역을 반영한다. 인문계는 외국어영역에, 자연계는 수리 가형에 50%의 가중치가 부여된다. 예ㆍ체능계와 실업계고교출신자 특별전형은 해당 모집군 및 모집단위에 따라 반영 영역이 각각 다르다. 학생부 교과성적은 모집단위별로 지정한 학년별 반영교과의 지정 과목 가운데 학생이 이수한 모든 과목의 평어(40%), 석차백분위(50%) 및 출결성적(10%)을 교과성적 산출방법에 따라 산출하며, 평어성적 평균의 등급(33등급)과 석차백분위 등급(33등급) 성적을 합산하여 환산값을 성적에 적용한다. 일반전형의 가군 예술대 성악전공과 연극영화전공, 나군 예술대 음악학부(성악전공 제외)와 무용전공, 다군 미술학부는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며, 이외 모집단위는 일괄합산 전형을 실시한다. 원서접수는 이달 24∼27일 인터넷으로만 실시한다.
  • [씨줄날줄] 동티모르 산타/육철수 논설위원

    한해가 또 속절없이 저물어간다. 이맘 때쯤 천지사방에서 울려퍼져야 할 크리스마스 캐럴과 탄일종 소리도 예전같지 않게 뜸하고…. 그런 중에 멀리 적도 아래 조그만 나라, 동티모르에서 날아온 편지 한 통이 눈길을 끈다. 동티모르 주재 한국대사관의 유진규 대사가 서울신문 홍희경 기자에게 보낸 것이다. 대사관에 연락처를 남긴 한국인 70여명에게도 같은 내용이 전달됐다고 한다. 유 대사의 편지에는 잦은 출산으로 고통을 겪는 동티모르 여성들을 도와달라는 호소가 구구절절이 담겨 있다. 이 나라는 한 집에 아이들이 예닐곱명씩 되는데, 병원시설은 물론이고 배냇저고리·포대기·기저귀·비누 같은 해산용품이 턱없이 모자라 산모들이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닌 모양이다(서울신문 12월9일자 1면 보도). 동티모르는 인구 92만명에 남한면적의 7분의1에 불과한 독립 3년차 신생국이다. 우리나라는 1999년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국군 430명을 파병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 나라의 독립과 인권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동티모르의 구스마오 대통령은 한국을 다녀가는 등 두터운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포르투갈과 인도네시아의 통치에서 겨우 벗어난 동티모르에, 한국은 지구촌에서 둘도 없는 우방국인 셈이다. 그런데 하루 평균 800원의 생활비로 연명하는 동티모르 국민이 ‘부자이웃´ 한국민에게 크리스마스의 ‘산타’가 돼 달라며 손짓을 해온 것이다. 지구촌은 이제 혼자만 잘 살 수 없는 인류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연말 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18만명의 생명을 앗아갔을 때, 세계 각국이 보여준 성원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한 시간에 4000명이 굶어 죽는다고 한다.8억 5000만명은 기아에 시달린다. 세계인구의 20%인 12억명이 하루 1달러로 목숨을 부지한다는 것이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면서 연간 구호기부액이 국민 1인당 8달러에 불과해 국제사회에서 눈총을 받고 있는 우리다.100원이면 굶주리는 아프리카 주민 1명을 이틀간 먹여살릴 수 있다고 한다. 지구촌의 불행을 외면 말고 평화와 인류애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기회는 왔다. 올해는 성탄 노랫말처럼, 동티모르의 ‘깊고 깊은 산골 오막살이’까지 한국민의 온정이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기러기아빠 삶과 생활’ 보고서

    ‘기러기아빠 삶과 생활’ 보고서

    “아빠 입장에서는 완전한 희생입니다.” 3년 전 아홉살 아들과 여덟살 딸을 부인과 함께 뉴질랜드 더니든에 보낸 손강호(41·가명·회사원)씨는 연봉 3500만원을 전부 떨어져 지내는 가족에게 보내고 있다. 대신 본인은 주말마다 가게를 운영해 생기는 부수입으로 생활한다. 갖고 있던 집과 고향에 있는 땅은 벌써 팔아 현지 정착금에 보탰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살고 있다. 12,10세 된 두 딸과 부인을 2년 전 캐나다 밴쿠버에 보낸 신제동(41·가명)씨도 연봉의 60%인 2400만원을 가족들에게 보낸다. 살던 집은 처분한 뒤 작은 원룸으로 옮겼고, 적금도 해약했다. 신씨는 “돈이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삼겹살에 소주처럼 싼 걸 찾게 된다.”면서 “2년 동안 내 옷은 한 벌도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족을 외국에 보내고 혼자 사는 기러기 아빠들은 경제적 부담과 아버지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러기 엄마는 외국에서 남편 혼자 고생하게 놓아둔다는 주변의 가부장적인 시선에 힘겨워한다. 이런 결과는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김성숙 전임강사가 최근 발표한 논문 ‘기러기 아빠의 경제적 삶과 가정생활’에서 드러났다. 기러기 아빠 9명과 기러기 엄마 1명 등 1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 및 이메일 설문조사에서 이들의 연간 송금액은 2400만원에서 1억 4000만원까지 다양했다.6000만원 이하가 4명,6000만∼1억원 4명,1억원 이상 2명으로 연봉의 50∼100%를 가족에게 보내고 있었다. 명절 왕복 여행비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1000만원 정도가 더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3명은 원룸,2명은 작은 아파트로 규모를 줄였고 1명은 교외로 이사를 했다. 부모와 동거하는 기러기 아빠도 3명이었다. 송금액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현지에 적응하기 위한 사교육비로 10명 중 3명은 월 50만∼200만원씩을 영어를 배우고 악기를 사는 등 사교육비로 쓴다고 응답했다. 생활 변화에 따른 부적응도 심했다. 외로움을 술과 담배로 달래다 건강이 악화되고, 식생활을 밖에서 해결하다 보니 외도에 대한 걱정이 커지기도 했다.3개월 전 10대 아들 2명을 미국 중부로 보낸 김동원(46·가명·교수)씨는 “저녁이면 약속을 잡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보고, 먹을 자리가 생기면 끝까지 남아 있게 된다.”면서 “견디기 힘들다니까 아내도 걱정을 시작했고, 자꾸 술을 먹게 되니 애인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기러기 엄마는 동정어린 시선을 받는 기러기 아빠와는 또다른 고민을 안고 있었다. 남편이 미국 보스턴에 교환교수로 가게 되면서 15세 딸과 11세 아들을 함께 보낸 이삼순(47·가명·회사원)씨는 시댁 어른들이 남편 혼자 외국에서 자녀들을 돌보느라 고생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총가계소득의 90%에 이르는 1억원 정도를 송금하고 있는 이씨는 “기러기 엄마에게는 휴직하고 따라가지 혼자 왜 한국에 남아있느냐는 식의 시선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전임강사는 “무엇보다 기러기 가족들이 마음을 열고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기러기 가족 모임 등을 활성화하거나 복지기관에 상담센터를 마련, 부끄러움 없이 문제를 털어 놓을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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