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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원이하 생계형 대출 급증

    1000만원이하 생계형 대출 급증

    이달 초 서울 서소문 국민은행 지점에 20대 초반의 직장인 A씨(여)가 찾아왔다. 매월 꼬박꼬박 30만원씩 적금을 붓고 있는 고객이었다. 그는 머뭇거리며 적금을 담보로 30만원을 대출받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렇게 30만원을 빌려간 그는 일주일 뒤 은행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50만원을 대출해갔다. 서울의 한 건설회사에 다니는 40대 B씨는 얼마 전 거래은행인 농협에 200만원 대출을 문의했다. 지난 달부터 두 달째 월급이 나오지 않아 생활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이미 지난 달에 바닥난 상태였다. 생계형 대출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실직과 임금 체불 등이 늘면서 생활비 용도 등의 소액 대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서소문지점의 경우, 2월 한달 동안에만 10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이 240여건(금액기준 총 9억원)이나 나갔다. 영업일 기준으로 따지면 하루에 10건이 넘는 셈이다. 그 중에서도 500만원 이하(188건, 4억 8500만원) 자잘한 대출이 약 80%나 됐다. 이 달 들어서도 보름새 1000만원 이하 대출이 89건(3억 7000만원)이다. 역시 대부분이 500만원 이하(61건, 1억 5100만원) 대출이다. 이옥원 지점장은 “최근 들어 몇십만원에서 200만~300만원짜리 소액대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면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생활비, 자녀들 학원비, 신용카드 대금 등에 쪼들리는 고객들이 예금이나 적금을 담보로 소액대출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예·적금 담보대출은 불입한 예·적금 한도 안에서 빌려 주는 것이라 즉시 대출이 가능하고, 대출이자(예·적금 이자+1.5%포인트)도 현금서비스보다 훨씬 싸 부담이 덜 하다. 조기상환 수수료도 없어 형편이 나아지면 언제든 갚으면 되고, 여의치 않으면 예·적금 만기 때 대출금을 떼고(상계처리) 원리금을 받으면 된다. 담보로 잡힐 예·적금이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신용대출을 문의했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고객도 많다. 서울역 앞 우리은행 역전지점 관계자는 “예·적금 담보대출뿐 아니라 소액 신용대출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면서 “필요한 금액이 몇십만원 소액인 데도 막상 대출 가능금액을 뽑아 보면 그마저 안 나와 되돌아 가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지점의 1000만원 이하 대출은 지난 달에 121건, 이 달 16일 현재 60건을 각각 기록했다. 적금 만기가 불과 몇 달 뒤인데 적금 넣을 돈은 없고, 그렇다고 해약하기는 아깝다 보니 소액대출을 받아 적금을 넣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신한은행 역삼동지점도 지난 한 달 동안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이 31건 총 4700만원 나갔다. 1회 평균 152만원씩 빌린 셈이다. 개인 자영업자들의 소액 보증서 대출(지역신용보증기금이 발급한 보증서를 토대로 이뤄지는 대출)도 늘고 있다. 상인 고객이 많은 신한은행 관악신사지점의 배을용 지점장은 “1년에 몇 건 있을까말까 하던 소액 보증서 대출이 올 들어서는 한달 평균 대여섯건으로 늘었다.”며 “보증서 발급이 수요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지역신보 출자금액을 늘려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얼마 전 지역신보 보강을 지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추부길 前 청와대 비서관 영장

    추부길 前 청와대 비서관 영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부장 이인규 검사장)는 22일 박 회장한테서 세무조사를 중단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의 돈을 받은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연차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현 정부 고위 인사를 사법처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1일 추 전 비서관을 전격 체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1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광재 민주당 의원을 21일에 이어 이날도 불러 조사한 뒤 자정 이후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르면 23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추 전 비서관은 지난해 9월 박 회장에게서 국세청 세무조사를 중단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억~2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30일부터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으며, 박 회장이 세종증권과 휴켐스 주식을 차명거래해 얻은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 세금 200억원 이상을 포탈한 사실을 밝혀내 지난해 11월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조사결과 박 회장은 여러 명의 자금 관리인을 통해 추 전 비서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미 퇴임한 뒤라 추 전 비서관이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대운하 전도사’로도 유명한 추 전 비서관은 지난해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일부를 겨냥해 ‘사탄의 무리’라고 비난하는 등 배후세력설을 주장하다 파문이 일자 사퇴했다. 추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받은 돈 가운데 일부를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나머지 돈 가운데 일부가 청와대나 국세청 인사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통화내역을 확보, 추 전 비서관이 누구와 어떤 내용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확인 중이다. 한편 이 의원은 박 회장에게서 2~3차례에 걸쳐 정치자금으로 미국달러와 한화 등 1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함에 따라 이날 박 회장과 대질 신문을 했다. 유지혜 오이석기자 wisepen@seoul.co.kr
  • [23일 하이라이트]

    ●TV소설 청춘예찬(KBS1 오전 7시50분) 경숙은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뒤 고통스러워하며 방황한다. 주형할매가 갑작스레 일어나지 못하고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광자는 순영에게 집안일을 떠넘기려 한다. 한편, 가수 선발대회에서 문규는 노래 반주를 하다가 실수를 해 자책감에 술을 잔뜩 마시는데….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아름다운 선율로 중남미를 감동시킨 중남미의 별, 바이올리니스트 도진미를 만나본다. 엘살바도르 화제의 인물 도진미의 연주 ‘아리랑’을 들은 중남미 사람들의 반응, 엘살바도르를 비롯해 중남미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과 기억에 남는 팬, 엘살바도르의 공연문화에 대해서 들어본다. ●하얀 거짓말(MBC 오전 7시50분) 은영은 형우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준비한 캠코더를 병원에 가져간다. 한편 은영은 신여사에게 비안이가 갑자기 물고기를 왜 죽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놀이쯤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는 신여사의 말에 은영은 심심하다고 물고기를 죽이는 아이는 없다고 대꾸하는데…. ●TV로펌 솔로몬(SBS 오후 8시50분) 직장생활하는 두 딸의 부탁으로 30년간 운영한 식당까지 접고 외손자 셋을 봐주며 생활비를 받기로 한 순임, 윤섭부부. 이들에게 손자 셋을 돌보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던 중 실직 등으로 딸들의 사정이 바뀌며 더 이상 노부부가 아이를 봐줄 필요가 없게 되자 두 딸은 생활비를 다 줄 수 없다고 하는데…. ●다큐 프라임(EBS 오후 9시50분)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과거의 상처로 인해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부부. 한 공간, 다른 형태의 삶을 사는 부부는 결국 8주 동안 부부 상담을 받기로 한다. 상담을 시작하면서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갈등을 쌓아왔던 이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8주 뒤, 이들이 보내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에티오피아의 커피를 1600년대 서양에 처음 소개한 건 이탈리아 상인들이었고, 그때부터 이탈리아는 세계적인 커피 소비국이자 수출국으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파도는 이탈리아도 비켜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소비가 줄어 커피 바들도 급격한 고객 감소를 겪고 있다.
  • [19일 TV 하이라이트]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어린시절 가난과 갑작스런 형의 죽음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던 이연우씨. 가슴속에 맺혀 있던 배움의 한을 풀기 위해 쉰여섯의 나이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를 만나본다. 또 미용실을 운영하며 가출하거나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을 보살피고 있는 150명 아이들의 엄마 임천숙씨도 만나본다. ●아내와 여자(KBS2 오전 9시) 자경은 위기에 빠진 재란을 구하려고 창하를 집으로 불러들여 만중과 저녁을 먹는다. 다정한 만중과 자경의 모습이 새삼 부러운 창하와 재란. 태환과 연하는 어린 아들로부터 태어난 걸 후회한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자 이혼 결심을 포기한다. 한편 근삼은 짐을 챙기러 가서야 희수가 집을 나가버린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MBC 오후 6시50분) 바닷가에서 타이어를 끌며 달리기를 하는 남편. 눈만 뜨면 옥상으로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른다. 집에서 팬티만 입고 몸매 자랑을 하는 환갑의 몸짱 남편을 만나본다. 또 전쟁게임에 푹 빠져 사는 전투 용사 남편, 온 동네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다니는 재활용 박사 남편도 만나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 S 오후 8시50분) 특별한 늦둥이를 키우는 집이 있다. 작지만 특별한 송아지 팔삭이와 함께하는 한지붕 소가족 이야기를 들어본다. 밤마다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리는 의문의 집. 바드득 바드득 잘 때마다 주위 사람들 잠을 확 깨우는 이갈이 아저씨. 주변 사람들을 너무 괴롭게 만드는 이갈이 아저씨를 만나본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다섯 살, 세 살의 남매를 둔 결혼 4년차 고혜현씨. 혜현씨의 행복한 신혼 생활은 생각보다 짧았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버거운 육아에 지쳐 갔고 남편이 직장 일에 바빠지면서 부부만의 시간은 점차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작 혜현씨가 힘든 이유는 힘든 육아와 가사가 아니라 혜현씨를 대하는 남편의 태도 때문이라는데….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경기침체에 원-달러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한국 유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생활비가 바닥이 난 유학생들은 급기야 인터넷 장터에서 차를 되팔거나 같이 방을 쓸 룸메이트를 구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경제적인 압박에 못 이겨 불법 아르바이트까지 나서는 유학생들도 적지 않다.
  • [나눔 바이러스 2009] 무의탁 노인·소년가장에 생활비

    “죽은 아들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서모(39)씨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죽은 아들이 생각나서다. 서씨의 아들은 지난해 12월13일 전격성 급성간염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입원한 지 5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나이 여덟 살이었다. 서씨는 아들 장례가 끝난 뒤 삶을 깊이 반성했다. 살면서 어떤 잘못을 저질렀기에 아들이 죽는 벌을 받게 된 건지 곰곰이 생각했다. 서씨는 가족에게만 애정을 쏟으면서 살아온 ‘이기적인 삶’이 문제였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는 곧장 한 복지재단에 죽은 아들 이름으로 50만원을 기부했다. 서씨는 “아들이 저세상에서 세상을 더 넓게 보고 남을 위해 살아달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아들을 잃은 슬픔은 형언할 길이 없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깨닫게 된 것은 큰 소득”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대형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서씨는 매월 수입 중 일부를 복지기관 등에 기부하고 있다. 나중에 돈을 모아 아들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게 꿈이다. 중소기업 사장인 황모(48)씨는 17년째 남몰래 가난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하고 있다. 황씨는 여러 복지기관에 매달 일정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의류, 상품권, 쌀 등 필요한 물품들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예전에는 복지관 한 곳당 매달 20만~30만원 정도 전달했는데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10만원으로 줄었다. 황씨는 “나를 위해서 쓰는 것을 아껴 나보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후원을 시작했다.”면서 “최근 경기 악화로 액수가 줄어들어 마음이 아프다. 후원금이 줄면 혜택받는 이들도 줄어들 것 아니냐.”며 애석해했다. 황씨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배움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초·중·고생들도 수소문해 온정을 전하고 있다. 현재 20명의 학생에게 1인당 5만원씩 후원하고 있다. 주민센터나 복지관을 통해 알게 된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도 월 10만~20만원씩 전해주고 있다. 노인정에는 틈나는 대로 들러 쌀이나 고기 등 먹을거리를 사다 준다. 황씨는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대한민국 극&극] 자린고비 고시생 - 폼생폼사 고시생

    [대한민국 극&극] 자린고비 고시생 - 폼생폼사 고시생

    서울 신림동에서 고시 합격의 꿈을 키우는 수험생은 줄잡아 3만명. “고시생은 모두 폐인, ‘찌질이’”라는 우스갯소리는 이제 옛말이다. 얼굴 생김새가 서로 다르듯 그들의 모습과 삶도 제각각이다. 어떤 고시생은 옛 선배들의 ‘관습’을 그대로 따라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짠돌이’ 생활을 한다. 반면 어떤 고시생은 시험이 끝나면 외국여행을 즐기고, 수십만원짜리 만년필을 쓴다. 외제차를 몰고 통학하는 고시생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제는 유별난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을 항상 맴도는 단어는 모두 똑같다. ‘합격(合格)’. 다만 주어진 환경이 달라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모습도 차이가 나는 것뿐이다. 전자는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해 ‘고시 패스’라는 고지를 정복하려 하고, 후자는 여유있는 경제력을 ‘합격’의 디딤돌로 삼는 것이다. 고시촌은 ‘헝그리’라 해서 인정받고, ‘럭셔리’라고 손가락질 받는 곳이 아니다. 잔인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합격’한 고시생이 박수받는다. 때문에 ‘럭셔리’와 ‘헝그리’ 고시생들은 위화감을 갖기보다는 한데 어울리는 모습을 곧잘 보인다. 쪽방에 살며 근검절약의 화신처럼 생활하는 ‘헝그리’ 고시생과, 겉보기에 여유로워 보이지만 항상 무거운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는 ‘럭셔리’ 고시생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 헝그리? 희망으로 채워요! 고시생들에 따르면 신림동에서 가장 저렴한 고시원의 월세는 보증금 없이 11만원이다. 2평 남짓한 곳에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수준. 그래서 고시생들 사이에선 ‘잠만 자는 곳’으로 불린다. 주로 신림9동의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그래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헝그리’ 고시생들에겐 소중한 안식처다. 신림동은 값싸고 맛있는 식당이 많다. 그래도 ‘헝그리’ 고시생들은 고시식당을 이용한다. 식당에서는 아무리 싸도 3000~4000원이 드는 반면, 고시식당에서는 1끼를 2400원에 해결할 수 있다. 고시식당에서는 식권을 낱개로 살 때는 3500원을 받지만, 100장을 한꺼번에 구입하면 24만원으로 할인해준다. 고시식당 음식이 지겨워 분식집을 찾는 ‘헝그리’ 고시생도 있다. 지난해부터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오모(23)씨는 1년 내내 고시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다, 최근 ‘분식파’에 합류했다. 오씨는 “분식집은 고시식당보다 크게 비싸지 않은데다, 메뉴를 직접 고를 수 있어 고시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고기가 그리울 때 ‘헝그리’ 고시생이 찾는 식당은 1인분에 3000원 하는 삼겹살집이다. 자주 갈 순 없고, 1주일에 한 번만 간다. 고기 질은 떨어지지만 다른 고시생들과 어울릴 때는 제법 기분을 낼 수 있다고 한다. 고시생들이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독서실은 한 달에 8만원짜리가 제일 싼 것으로 알려졌다. 책상 폭은 1.2m 남짓. 책을 여러 권 펼쳐 놓고 공부하기엔 비좁다. 한 독서실의 경우 회원은 200명인데,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는 PC는 3대밖에 없어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진다. ‘헝그리’ 고시생들은 학원 수강료를 아낄 수 있는 비법도 안다. 학원과 연계된 몇몇 독서실 회원이 되면 수강료를 15% 깎아 준다. 또 5명이 한꺼번에 학원에 등록하면 5%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림동의 헬스장은 3개월에 15만원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 그래도 ‘헝그리’ 고시생이 이용하기에는 여전히 벅차다. ‘헝그리’ 고시생이 체력단련의 장소로 삼는 곳은 고시촌 내에 있는 신성초등학교 운동장. 매일 밤이 되면 수십명의 고시생이 조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시생들에게 가장 소중한 게 ‘시간’이다. 하지만 ‘헝그리’ 고시생들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행정고시를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지난해부터 1달에 40만원을 받고 고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보통 2차 시험이 끝난 여름이 되면 과외를 몇 탕해 돈을 모은 뒤, 다음해 학원비에 보태는 고시생이 많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은 ‘장수생’들은 고시학원에서 서무 일을 보거나 심지어는 식당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고 고시생들은 전했다. ‘헝그리’ 고시생의 삶은 고달파 보이지만, 이들이 기죽는 일은 결코 없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인재가 되겠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고시생 김명진(28)씨는 “합격한 뒤 지금을 되돌아보면 오히려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럭셔리? 또다른 투자예요! ‘럭셔리’ 고시생이 주로 사는 곳은 개인생활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고급원룸이다. 신림동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장 비싼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원(관리비 포함)이다. 이곳은 고시학원과 5분 거리인데다, 냉장고·싱크대·드럼세탁기 등이 ‘풀옵션’으로 갖춰져 있다. 하지만 값비싼 원룸에는 의외로 침대가 없다. 부동산 관계자는 “‘럭셔리’ 고시생들은 원룸에서 제공하는 조악한 침대보다는 자신의 푹신한 침대를 직접 가져오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예 고시촌 인근의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생활하는 고시생도 있다. 신림동에는 고시학원에서 20분 거리에 30평대의 아파트가 있는데, 전세가는 1억 2000만~1억 4000만원이다. ‘럭셔리’ 고시생이 주로 찾는 독서실은 한 달에 18만원짜리 최고급이다. 화장실에 비데 설치는 기본이다. 책상마다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도록 최신 LCD모니터를 장착한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최근에는 비회원의 출입을 막기 위해 현관에 지문인식기를 도입한 독서실도 등장했다. 신림동에서는 1차나 2차 시험이 끝나면 외국여행을 가는 고시생을 종종 볼 수 있다. ‘헝그리’ 고시생이 보기에는 사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양모(26·여)씨는 이달 말 영국여행을 할 계획이다. 지난달 1차 시험이 끝나 여유가 있는 만큼 평소 보고 싶었던 서유럽의 부활절 풍습을 견학하기 위해서다. 양씨는 지난해에도 이집트를 갔다 왔다. 유능한 외교관이 되려면 공부도 중요하지만 견문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양씨의 생각이다. 집이 잠실인 김모(29)씨는 외제차를 몰고 신림동 고시촌으로 통학한다. 주차는 독서실에 하고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다. 김씨가 차를 모는 이유는 촌각을 아껴 공부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책상 앞에서 법전을 놓고 씨름하다 보면 지하철이 끊기는 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아 차가 필요하다. 합격생들에게 개인과외를 받는 고시생도 있다. 보통 서술형인 2차 시험 문제를 풀고 답안을 첨삭받는다. 한번 교습받는데 4만~5만원이 통상적인 가격. 고시생 윤모(27·여)씨는 “학원에 비하면 비싸지만 합격기도 들을 수 있고 꼼꼼한 첨삭 지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 관리 역시 ‘럭셔리’ 고시생은 남다르다. 헬스와 수영으로 몸을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 제 당 50만원이 넘는 보약을 지어 먹기도 한다. 최근에는 원기회복에 좋다는 물개즙이 인기다. 한 끼에 9000~1만원 하는 뽕잎 칼국수와 초밥을 즐겨먹고, 2만원짜리 스테이크를 찾을 때도 있다. ‘럭셔리’ 고시생의 삶은 일면 화려해 보이지만, 그들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집에서 지원을 많이 받는 대신 ‘꼭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심하다. 3년 전에는 한 고시생이 자신의 외제차를 몰고 한강에 투신해 고시촌을 술렁이게 했다. 고시생 강모(28·여)씨는 “‘럭셔리’와 ‘헝그리’ 고시생은 서로 환경이 달라 생활에 차이가 나기는 해도, 모두 똑같은 꿈을 품고 있기 때문에 유대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전·현대표 갈등이 자살로 내몰았나 입학사정관제…218명이 학생 10만명 면접 고시생 헝그리vs럭셔리,외제차 몰고 촌각 아껴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 차별법? 양도세 중과폭탄 제거에 부동산 시장 살까 에이즈 공포에 떠는 제천 르포…검사문의 폭주 불황 직격탄 의왕 컨테이너 기지 “지옥이 따로없다”
  • 보육문제 이렇게 해결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손자, 손녀 키우는 재미로 살았다.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활기를 얻을 수 있었고, “아이고 내 새끼”하며 아이들을 자식처럼 끔찍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노인들에게 그렇게 예쁘던 재롱도 재롱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종일 아이들에게 치여서 살다보니 노인들에겐 ‘개인생활’이 없어졌다. 자식 부탁이라 못내 들어주지만, 점점 아이 보기가 싫어진다는 노인들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교적 관리가 잘되는 국·공립보육시설의 부족으로 아이 보육과 관련된 가정 내 마찰이 늘어난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국·공립보육시설은 1769곳으로, 1만 4127곳에 이르는 민간보육시설의 12.5%에 지나지 않는다. 민간보육시설은 열악하고 못미더워서 못 맡기고, 국·공립시설은 없어서 못 맡기니 결국 부모들이 모든 것을 떠맡게 되는 것이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최재성 교수는 “보육 서비스는 나라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니 정부는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육시설에서 한두 살짜리 유아는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유아들을 위한 보육시설을 더 짓고, 나이별로 보육서비스 비용도 차별화해 금전적인 불균형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인들에게 보육 교육을 시키고 비용을 지원해 줘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키우도록 하자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혈연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아이도 가족이 키워야 안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고려대 사회복지학과 황명진 교수는 “노인에게 보육서비스 교육을 실시해 보육도우미로서 아이를 기를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길러줘야 한다.”면서 “아이들은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되는 환자와도 같기 때문에 가족이 키워야 애정을 갖고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처럼 ‘양부모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다.”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현실적인 지원을 해 그들이 부담을 덜고 양육에만 힘쓰면 가정도 화목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이준영 교수는 과거처럼 대가족제도를 선호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 미국의 예를 들어 새로운 보육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부모와 따로 살면, 집세도 2배, 생활비도 2배”라면서 “미국처럼 다시 대가족화 되면 양육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육부담 때문에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출산 장려운동에 쓸 예산을 보육비 절감을 위해 쓰면 저출산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김민석 최고위원 집유2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홍승면)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민석(45)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억 2000여만원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김 최고위원은 향후 5년 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지인 박모씨에게 부탁해 2억원을 송금받는 등 3명에게서 7억 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치자금을 받은 것이 아니라 생활비 등으로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돈을 준 당사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면 정치자금으로 쓰기 위해 무상으로 돈을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아메리칸 뷰티’ 같은 대중적인 영화 만들고파

    ‘아메리칸 뷰티’ 같은 대중적인 영화 만들고파

    소설가가 꿈인 소년이 있었다. ‘테스’, ‘제인 에어’, ‘폭풍의 언덕’을 좋아했다. 학창 시절엔 소극적인 성격에다 가리는 것이 많았다. 대학은 미국학과로 갔다. 부전공인 영문학과 수업을 더 열심히 들었다. 영화동아리 ‘햇살’ 회장을 3년 동안 지냈다. 이 경력은 영화아카데미 지원서의 공란을 채우는 데 보탬이 됐다. 아르바이트는 생계용이었다. 입시학원 영어강사로 등록금도 벌고 생활비도 댔다. 졸업 후까지 합치면 강사일만 5~6년은 족히 한 듯하다. 여기까지가 백승빈(32) 감독의 학창시절 이야기다. 영화 ‘장례식의 멤버’로 각종 국내외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감독임을 생각하면 얼핏 소박해 보인다. 그러나 저력은 숨어 있다. ‘영미문학 오타쿠’를 자처하고 궁극적인 꿈은 ‘소설가’라 밝힐 만큼 문학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캐릭터·스토리가 강한 이 영화에 이르게 했다. ‘장례식의 멤버’라는 제목도 미국 작가 카슨 매컬러스의 소설 ‘결혼식의 멤버’에서 따왔다. ‘장례식의 멤버’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연구과정(KAFA Films) 1기인 백 감독의 장편데뷔작이다. 아카데미 시절 9명이 공동연출한 ‘사냥꾼들’을 제외하자면 말이다. 영화 입문 과정이 영화만큼이나 흥미롭다. “강사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에 영화아카데미 입시 공고가 난 것을 봤죠. 지원하려면 포트폴리오가 필요했기에 서둘러 시나리오를 써서 2회 촬영만으로 23분짜리 ‘당일치기 여행자들’을 만들었어요. 면접 보러 갔더니 한 선생님께서 ‘영화를 이렇게 막 찍어도 되나. 영화과 출신이라면 절대 안 뽑았을 것’이라면서 화를 내시더군요.” 이렇게 해서 2005년 22기로 영화아카데미에 입성했다. 2007년 졸업작품 ‘프랑스 중위의 여자들’은 미장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졸업할 즈음 제작연구과정이 처음으로 생겼다. ‘장례식의 멤버’ 시나리오를 들고 지원했다. 합격이었다. 이듬해 9000만원의 제작비로 완성한 ‘장례식의 멤버’는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과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베를린영화제 때 상영이 끝나고 어떤 관객이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영화 속 가족들은 죽음으로밖에 소통을 못하는 건가.’라고요. 지금까지 접한 반응 중 가장 핵심을 찌른 질문이었죠.” 그 말대로 ‘장례식의 멤버’는 상실로 소통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열 일곱 살 희준(이주승)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한다. 생전에 희준과 알고 지냈던 세 사람이 등장한다. 이들은 한 가족임에도 서로가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영화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 가는 형식을 통해 이들과 희준의 관계를 드러낸다. 아버지 준기(유하복)는 대학농구단 재활치료사로 우연히 만난 희준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 어머니 정희(박명신)는 고등학교 교사로 제자 희준의 문학적 재능을 질투한다. 시체염습일을 하는 딸 아미(김별)는 어느 날 손목에 면도날 상처가 있는 희준을 만나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장례식의 멤버’는 복수의 플롯이 직조된 앙상블 영화다. 희준의 동명 소설이 액자형식으로 축을 이뤄 현실과 비현실이 끊임없이 중첩되고 교차된다. 다소 복잡한 구성방식에 ‘잘난 체하는 영화’, ‘새침한 영화’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백 감독은 “인정한다.”면서도 “구조에 대한 흥미가 컸다.”고 말했다. “저는 오히려 충분히 새침하지 못해서 아까워요. 좀 더 형식적인 실험을 확실히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죠. 앙상블 영화는 사실 첫 장편으로 연출하기에는 어려운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내공이 쌓이면 다시 한번 시도해 보려고요.” 사실 이같은 형식은 전작 ‘프랑스 중위의 여자’에서도 써먹은 적이 있다. 자전적 영화인 ‘프랑스 중위의 여자’는 한 책벌레 소년이 자신의 병든 어머니가 소설 ‘프랑스 중위의 여자’를 쓴 존 파울스의 연인이라고 상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백 감독의 어머니는 그가 대학 4학년 때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의 멤버’는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백 감독 자신은 “부끄럽다.”고 말한다. 시나리오 썼을 때와 완성했을 때의 간극이 느껴져서란다. “볼 때마다 아쉽고 아프고 그래요. 제가 스스로에게 좀 야박한 편이죠. 하지만 이런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장례식의 멤버’는 제겐 의미가 큰 작품이에요. 앞으로는 ‘아메리칸 뷰티’ 같은 좀 더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장례식의 멤버’는 제작연구과정의 또다른 작품 3편(‘어떤 개인 날’, ‘그녀들의 방’, ‘제불찰씨 이야기’)과 함께 서울 CGV 압구정(12~18일), 씨너스 이수(20~22일), 서울아트시네마(24~29일), 상상마당(새달 9일) 등에서 차례로 개봉된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주택담보대출 다시 급증세

    주택담보대출 다시 급증세

    지난 2월 은행권에 20조원이 넘는 돈이 전달에 비해 더 들어 왔지만 중소기업에 더 나간 돈은 3조원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올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당초 목표했던 50조원보다 10조원 적은 40조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은 2년여 만에 최고 증가세를 보여 대조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11일 낸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수신은 1월에 비해 20조 6000억원 늘었다. 전월 대비 은행 수신이 증가세로 돌어선 것은 지난해 11월(9조원) 이후 석 달 만이다. 김현기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돈이 넘치는 2금융권이 수신 영업을 소극적으로 한 것도 은행으로 돈이 이동한 한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그럼에도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1월 5조 8000억원에서 2월 1조 5000억원으로 크게 둔화됐다. 대기업들이 채권시장 온기를 틈타 대거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은행 대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은 1월에 비해 1조 3000억원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정부의 전액보증 지원 등과 같은 파격 조치에도 불구하고 1월(2조 6000억원)과 비슷한 2조 8000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월 추세로 볼 때 올해 중기대출 50조원 증가 목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4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도 심상찮은 대목이다. 1월(1조 8000억원)의 거의 두 배인 3조 3000억원이 늘었다. 2006년 11월(4조 2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김 차장은 “정부의 부동산경기 완화정책과 경기 침체 및 실질소득 감소 여파”라고 분석했다. 빚 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다시 꿈틀대고 있고, 집을 담보로 생활비나 사업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경찰 지구대 총무가 수금 억소리 나게 회식비 썼다

    경찰 지구대 총무가 수금 억소리 나게 회식비 썼다

    서울 강남경찰서 논현지구대 ‘총무’ 김모 경위는 지난 2006년 8월 관내 불법성매매업소인 K안마시술소 업주 남모(45·여·구속)씨에게 현금 30만원이 든 봉투 3개를 받았다. 지난해 6월 총무직을 이모 경사에게 넘기기 전까지 23개월 동안 김 경위가 받은 돈은 모두 2070만원. 이 돈은 지구대 3개 순찰팀에 분배돼 회식비로 사용됐다. 신임 총무 이 경사도 남씨에게 4차례에 걸쳐 281만원을 받아 돈을 각 순찰팀에 분배하고, 체육대회 음료수를 사는 등 그 역할을 ‘충실히’ 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이두식)는 서울 강남 일대 불법안마시술소와 경찰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성매매 업주의 내연남 차모(47·방배경찰서) 경사를 불구속 기소하고, 업주로부터 정기적인 상납을 받았던 논현지구대 경찰관들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징계통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차 경사는 지난 2006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내연녀 남씨의 성매매 알선 수익 중 1회 20만원에서 750만원씩 모두 120여차례에 걸쳐 1억 8600여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받은 혐의(범죄수익 은닉)를 받고 있다. 차 경사는 2005년에도 3000여만원을 남씨에게 받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되지 않았고, 검찰 조사 결과 성매매업소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단속정보를 흘려 준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검찰은 업주 남씨 등에게서 2년 넘게 매달 90만원씩 상납받아 팀 회식비 등으로 나눠 준 논현지구대 2명의 ‘총무’ 경찰관과 식사 접대, 한약, 휴대전화 요금 등을 제공받은 강남서 여성청소년계 윤모 경사에 대한 징계를 서울경찰청에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업주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경찰관 수가 특정되지 않아 관련 자료 일체를 경찰 측에 넘겼다.”면서 “(총무에게 받은 돈이 부적절한 돈인지)알고 받았는지 모르고 받았는지는 경찰이 알아서 조사하고 징계 등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경찰관들에게 돈을 건넨(성매매 알선, 뇌물공여 등) 남씨와 동업자 조모(41·여·구속)씨, 처벌을 낮춰 주겠다며 남씨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변호사법 위반 등) 브로커 장모(40·건설업자·구속)씨도 기소했다. 또 남씨의 안마시술소 경리이사인 김모(44·여)씨와 종업원 조모(3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등록금 없어 고민하더니… 명문대 중퇴 20代 숨진 채 발견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등록금을 내지 못해 명문대를 자퇴했던 20대 남성이 생활고를 비관해 한강에서 투신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10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쯤 서울 서강대교 인근 밤섬 모래변에서 정모(29)씨가 숨져 누워 있는 것을 유람선을 타고 가던 시민이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에 특별한 외상이 없고 부패상태가 심한 것으로 봐서 정씨가 20여일 전 한강 다리에서 투신한 뒤 밤섬까지 흘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씨는 1998년 서울 유명 사립대인 K대에 입학했지만 집안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내지 못해 2000년에 자퇴했다. 정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했지만 최근에는 일을 그만두고, 한 달에 11만원 하는 방 값이 밀릴 정도로 어렵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술집 여주인에 홀딱 빠져 3년동안 가족 모른체

    술집 여주인에 홀딱 빠져 3년동안 가족 모른체

    12일 상오 10시께 전(全)모여인(50·광주시 중흥동)은 뒷방을 들여다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편 손(孫)씨(52)가 극약을 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뒹굴고 있었다. 아들과 함께 전여인은 급히 남편을 병원으로 옮기던 중「택시」안에서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날 몇시간 뒤 광주지방 검찰청 검사장은 한통의 장문 편지를 받았다. 글씨며 문장이 엉망진창이었지만 그것이 대충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는 알아볼 수 있었다. 「H온천 공사할 때 술집이 현장 바로 옆이기 때문에 술거래를 하던 중 서로 눈이 맞아 몸이 닿게 된 후…」로 시작되는 이 유서는 손씨가 술집 여인을 사귀고, 또 어떻게 패가망신했고, 끝내는 「억울한 일을 당하니 생각다 못해 세상을 뜨기로 작심하여 이 유서를 쓴」다음 극약을 먹기까지의 경위가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손씨는 광주지방에서 신용있고 실력있는 건축업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3개의 극장과 모 TV방송국 건물 등 그의 손에 의해 이룩된 고층건물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정작 중흥동에 있는 손씨의 자택은「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 는 말이 있지만 건축업자의 집이라고 전혀 믿을 수 없게 초라하고 볼품이 없었다. 말하자면 손씨는 이제 알거지가 되어 껍데기만 남은 것. 손씨가 첩살림을 차렸던 임모여인(45)을 알게 된 것은 H온천 공사를 시작한 69년 봄. H온천 근처에 술집이 있어서 그는 공사장 인부들을 위해 공사가 끝날 때까지 그 술집에서 단골로 술을 팔아주었다. 『나도 1년 동안이나 통 몰랐당게요. 외박하면 공사장 일이 바빠서 그런가보다 여겼지 누가 각시 생긴 줄 알았을 것이요? 하도 돈을 안 갖다 주길래 알고 보니 임(林)가란 여자한테 푹 빠져 거기다 처박아 넣드란 말이요』 전여인은 이 때문에 심장병을 앓게 되었다고 말한다. 손씨는 임여인과 「서로 눈이 맞아 몸이 닿게 된 후 큰집은 자연히 멀어지던 차 큰집서 눈치를 채고 집을 조사하자」딴 곳으로 옮겨 계속 늦바람을 피웠다. 광주시 월산동에 방을 얻고 식료품 가게를 하나 차려 주었던 것. 경찰에 의하면 임여인은 전남 해남에서 출생, 목포로 시집갔으나 결혼생활 2년을 못 채우고 이혼을 했다. 이때 위자료 1백만원을 받아 그걸 밑천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광주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5년 남짓. 이동안 광주 각지로 옮겨 다니며 술집을 경영했다. 임여인이 광주에서 소문난 존재로 알려지기는 3년 안팎. 재산과 이름이 있는 중년 남자들 여러명과 사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林)가는 한글도 전혀 못쓰는 사람인디 그런 여자가 무슨 수로 수많은 남자를 얽어 기둥뿌리까지 뽑았을 것이요. 임가 배후에는 임가를 조종하는 사람들이 있어라우. 주인도 나중에는 그걸 알고 벌벌 떨드랑게요』 전여인의 말이다. 어쨌든 손씨는 임여인을 들어앉힌 뒤부터 지금까지 3년동안 거액의 대공사를 맡았으면서도 1원 한푼 집안으로 들여오지 않았다. 모두 5남2녀의 자녀를 둔 전여인으로선 기막힌 액운이 아닐 수 없었다. 두 번째 액운은 70년 봄. 월산(月山)동 가게 위치를 확인한 전여인은 4월 초순께 어느날 『각시질을 하려면 새끼들 입에 풀칠이나 해가며 하라』면서 가게의 물건 4만 5천여원 어치를 집으로 실어와 버렸다. 임여인은 고소장에서 이 당시 『칼을 들고 위협하며 도둑질해 갔다』고 밝히고 서광주(西光州) 경찰서에 김여인과 아들을 걸어 특수강도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과는 달리 전여인은 『아들은 구경하고 나 혼자 실어 냈지요』라고 상반된 주장. 『가정불화이니 봐달라』는 손씨의 호소로 화해가 성립, 보호실에서 풀려나왔다는 것이 전여인의 말. 이토록 본처와 자식이 곤욕을 치르고 있었는데도 손씨는 임여인에게 전혀 맥을 추지 못하고 물렁물렁 당하기만 했다. 『경찰서에서 나오는디 고(高)씨라는 형사가「잘못 걸렸구만. 저 여자는 옷 한 벌 남기지 않고 홀딱 껍데기를 벗겨야 떨어지는 계집」이라고 하드랑게요』 70년 5월, 손씨는 서울 A건설 주식회사의 하청공사를 맡아 영등포구에서 C회관을 세우게 됐다. 임여인도 뒤따라 올라와 손씨를 졸라 봉천(奉天)동에 30평 대지를 75만원에 매입, 23평짜리 주택을 세워 본격적인 살림을 차렸다. 이동안도 물론 손씨는 집에 생활비 한푼도 보내주지 않았고 이어서 두가지 대공사를 맡아 해냈지만 72년 3월까지 가족들을 전혀 돌보지 않았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금년 4월에 여동생이 시집 갈 때 내려왔다가 올라가지 않고 집에서 지내시더구만요. 다시는 서울에 가시지 않겠다고 그래요』 아들 손모씨의 말. 지난 5월 초순, 손씨에게 빨리 상경하라고 수차 독촉 편지를 내던 임여인은 광주에 내려와 손씨가 다시는 서울에 올라갈 눈치가 없자 엉뚱하게 전여인과 그 아들을 특수강도 혐의로 다시 고소했다. 70년 6월 월산(月山)동 가게에서 물건을 실어낸 사건을 또 문제삼은 것. 광주경찰서 수사과는 1차 구속영장을 기각 당하고 두 번째 신청하여 마침내 전여인 모자를 구속해 버렸다. 지난 14일,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전여인 모자는 풀려나왔지만 두 번째의 고소사건으로 손씨는 충격을 받고 유서에다 「본처와 둘째 아들을 경찰서에다 가두어 놓고 보니 본인은 배경도 없고 임여인 가족들은 배경이 좋아서 이렇게 억울할 일을 당하니 세상을 뜨기로」결심했다고 항변한다. 뒤늦게 손씨는 자신의 기나긴 악몽을 깨우친 셈. 아들 손씨는 말한다. 『모두 좋습니다만 70년도에 이미 화해가 성립된 사건을 다시 고소한다고 구속하는 것은 무슨 법률인지 알 수 없어요.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원칙에 벗어난 것이 아닙니까? 아버님의 자살은 그러니까 강요된 자살이라 이겁니다. 배경 없이 약한 사람은 죽어야 합니까?』 이에 대해 광주서 수사과 방(方)모 순경은 『전에 문제가 되었는지 모르나 임여인의 고소에 따라 수사를 한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수사하겠다. 그 외에는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대답했다. <광주에서 박안식(朴安植)·정일성(丁日聲)기자>[선데이서울 72년 5월 28일호 제5권 22호 통권 제 190호]
  • 환율따라 웃고 우는 사람들

    환율따라 웃고 우는 사람들

    경기침체로 환율이 폭등하면서 업계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관광업계는 밀려드는 일본인들 때문에 일손이 모자라고 백화점 명품매장엔 가방이 동났다. 해외로 나간 근무자들은 높은 환율 때문에 실질소득이 50% 가까이 늘었다. 반면 수입차 판매업자나 현지에서 직수입하는 총판, 그리고 해외로 나간 유학생들은 치솟는 환율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고마워~고환율!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분석한 결과 일본인은 23만 7816명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주목할 것은 일본 여성 관광객이 13만 8105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94%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국내외국인 여행 업무를 담당하는 한진관광 박미숙 과장은 “3월 단체 예약자 수만 봐도 작년 3월 9800명에서 50% 이상 늘어난 1만 5000명으로 예상돼 매일 야근을 하는 등 손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늘면서 백화점의 명품 판매량도 급증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1, 2월 비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5.7% 늘었다. 이는 일본인 쇼핑이 늘면서 루이뷔통 등 명품매출이 71% 늘어난 덕이다. 홍보실 관계자는 “명품 백의 경우 현지에 비해 최소 30~40% 저렴한 데다 최근 할인 판촉행사 덕분에 일본인들의 구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선전에서 한국 의류 수입업체 지사장으로 근무하는 최낙훈(34)씨는 요즘 신이 났다. 재작년 중국으로 발령이 날 때만 해도 친구도 없고 생활환경도 불편해 일을 그만둘까 고민했었지만 최근 위안화가 급등하면서 실제로 받는 월급이 늘었다. 최씨가 한국에서 근무할 때 받던 돈은 월 300만원 정도였지만 현지에서 지금 받는 월급은 약 2만 5000위안이다. 500만원이 넘는다. ●고환율~이제 그만! 수입차 업계는 비상이다. 작년 대비 환율이 40% 이상 오르면서 현지 화폐로 수입대금을 결제하는 영업 구조상 차를 한 대 팔 때마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 손해가 난다.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총 3113대를 판매한 CR-V(2WD)의 가격을 2일 3590만원으로 올렸다. 한 번에 450만원 올린 셈이다. 엔고(高)의 압박을 더이상 견디지 못한 때문이다. 혼다코리아 정지영 과장은 “환율 때문에 차를 팔면 팔수록 손해”라면서 “1월부터는 판촉과 광고를 중단했다. 올해 판매예상대수는 정할 수도 없는 상황인 데다 직원들도 경영 환경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수입과일 값도 폭등했다. 2일 수입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렌지, 바나나, 파인애플, 키위 등 수입과일은 30~100%까지 올랐다. 3월 현재 이마트에서 팔리는 오렌지는 개당 800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 올랐고, 바나나도 170원에서 240원으로 30%나 비싸졌다. 파리에서 유학 중이던 대학생 박비나(23)씨는 지난달 급히 귀국했다. 환율 때문에 도저히 유학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해 월 150만원이던 유학비는 최근 유로화 상승으로 2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 박씨는 “파리의 현지 물가도 최근 많이 올라 지난 두 달간 빵만 먹고 지냈다.”며 “예정한 1년을 다 마치지 못해 아쉽지만 부모님께 더는 부담을 드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브라운아이즈, ‘대박 3집’ 수익금 기부 화제

    브라운아이즈, ‘대박 3집’ 수익금 기부 화제

    남성 듀오 브라운아이즈가 3집 앨범 전 수익금을 전액 난민과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쓰기로 결정했다. 2일 소속사 측은 “브라운아이즈가 10만장 이상 판매된 3집 ‘Two Things Needed for the Same Purpose and 5 Objets’의 수익금 전액을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에 기부해 국내 소년소녀가장과 이디오피아 난민 돕기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라운아이즈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까닭은 지난해 해체 5년 만에 재결합해 발매한 앨범이 예상 외 큰 사랑을 받게 된데 대한 보답의 의미로 알려졌다. 브라운아이즈는 “5년만의 재결합 한 후 많은 사랑을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앨범 판매로 처음부터 큰 수익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수익은 꼭 의미 있는 일에 쓰기로 약속을 했었다. 앞으로도 앨범 판매 수익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브라운아이즈가 월드비전에 기탁한 앨범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에티오피아 자비테니한 지역에서 수인성 질병으로 생명까지 위협받았던 1600여 명의 지역주민을 위해 건립중인 총 4만불 규모의 우물 건립 사업에 사용된다. 나머지는 국내 소년소녀가장 13명의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로 지원된다. 한편 브라운아이즈는 지난해 6월, 해체 5년 2개월 만에 재 결성하여 3집 앨범을 발매했으며 온, 오프라인 차트를 석권하고, 발매 5주 만에 10만장을 돌파했다. 사진 제공 = 엠넷미디어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수원 “촬영 첫날 남편이 아침상 차려줘”

    지수원 “촬영 첫날 남편이 아침상 차려줘”

    결혼 후 SBS 새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통해 브라운관에 컴백한 탤런트 지수원이 남편의 사랑을 받아 행복한 아내의 모습을 보였다. 지수원은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목동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극본 최순식ㆍ연출 이종수)의 제작발표회에서 “결혼하고 나서 첫 작품이다. 국가의 안녕은 부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결혼하고 나서 부부간의 문제를 그리는 역할을 하다보니 이전보다 현실적이고 섬세하게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브라운관에 컴백하게 된 과정을 묻자 지수원은 “남편이 결혼 후 가정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가 워낙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다. 하지만 남편의 동의를 구해서 나오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가정에 충실했었다.”며 “그랬더니 남편이 ‘니가 원하는 거라면 한번쯤 해보는 것도 괜찮다’며 허락해줬다.”며 밝게 웃었다. 실제로 신혼생활 중인데 극중 역할과 공감되느냐는 질문에 “드라마에선 남편이 짠돌이다. 하지만 실제 제 경우라면 남편이 돈을 조금 벌어오면 돈은 제가 벌면 된다.”면서 “사실 지금은 제가 번 돈은 제 돈이고 남편이 번 돈도 역시 제 돈이다.(웃음) 남편이 생활비를 주면 적당히 나눠서 아껴쓰려고 한다.”며 알뜰한 주부의 면모를 드러냈다. 남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지수원은 “드라마 첫 촬영날 제가 새벽에 나가려는데 남편이 아침상을 다 봐줬다. 빵을 굽고 스프랑 햄 등으로 상을 차려줬다. 남편과 둘이 산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감사했다.”며 남편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지수원이 맡은 오풍란 역은 오갑수(임현식 분)와 박예숙(박정수 분)의 맏딸이자 허세돌(이성민 분)의 아내로 몇 년 째 장편소설에 매달리는 무늬만 소설가다. 어려서 동생 오설란(유호정 분)과 항상 비교되며 엄마의 편애에 기죽어 살았다. 이후 짠돌이 남편과 살면서 힘들어 하던 중 드라마작가 류영하(선우재덕 분)와 정신적 불륜에 빠져든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각기 다른 캐릭터를 가진 네 딸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결혼상을 만들어가는 발칙하고 유쾌한 드라마로 여성시청자들에게 통쾌한 공감과 최고의 판타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유호정 윤다훈 한고은 박광현 지수원 이성민 테이 손화령 등이 출연하는 SBS 새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은 3월 7일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명박정부1년 정반대 평가

    이명박정부1년 정반대 평가

    이명박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여야가 정반대의 평가를 내놓으며 2월 국회에서의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기싸움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2일 “이명박 정부의 지난 1년은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경제살리기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온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년간 자율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를 추진했으며,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생활 법치주의를 구축하려 했고, 외교적 기초 역량을 강화해 4강 외교를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 2년차에는 국정의 모든 역점을 민생안정과 미래준비에 두기로 했다.”면서 “일자리 창출과 녹색성장 성취에 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이명박(MB) 정권 역주행 1년 평가 자료집’을 내고 지난 1년을 “정치· 경제·사회 모두 후퇴한 역주행의 1년”으로 규정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 후진기어를 넣고 가속기를 밟은 꼴”이라면서 “전 분야에서 낙제점을 기록했고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와 경제, 한반도 평화 등 3대 위기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지역에 모든 권력 기관장을 맡기는 형태로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며 탕평인사를 주문했고, “남북관계의 빙하기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북정책의 전환을 촉구했다. 자료집은 “747공약과 일자리 300만개 공약은 허구가 됐고 사교육비 절반·생활비 30% 감축 공약은 서민의 가슴을 쓰리게 만드는 독설로 변했으며, 용산참사로 인해 법질서만 따지는 실용정부는 ‘사람 잡는 실용정부’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이날 쟁점법안의 처리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쟁점이 있는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 정부 쪽 관계자들과 여야 정책위의장단이 모여 절충점을 찾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미디어 관련법 등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방침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MB악법’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5080] 은퇴남편 증후군…괴로운 부부들

    [5080] 은퇴남편 증후군…괴로운 부부들

    30년 동안 직장을 다니던 남편이 어느 날 직장을 그만두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안에 죽치고 앉아 있다면? 누구는 ‘인생 2막’이라고 하고 누구는 ‘황혼 신혼’이라고 하는데 남편과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된 것을 아내가 불만스럽게 얘기한다면 그저 철없는 소리로 느껴질 법도 하다. 하지만 뭐지? 이 숨이 막혀 오는 듯한 기분은? 아들 딸 시집 보내고 이제 자유를 만끽하려는 찰나에 집으로 들어온 남편. 비정하게 말하자면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같다. 그렇게 부엌을 싫어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냉장고 속에 관심이 많아진 걸까. 전에 없이 처음 보는 외간 여자들과 수다도 떤다. 차라리 밖으로 나가서 하는 짓은 참을 수 있는데 아파트 울타리를 벗어나지도 않고 경비 아저씨랑 무슨 얘기가 저렇게 많을까. 그때부터 은퇴 남편을 향한 부인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견디다 못한 남편은 다시 탈(脫)가정을 시도하기도 한다. 황혼 신혼이 아니라 황혼 불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달라진 남편… 하루종일 잔소리에 반찬 타박까지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송양진(54·여·가명)씨가 오랜만에 옆 동네 친구 집을 찾았다. 친구들이 모여서 여느 때와 똑같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송씨도 이 친구들과 더불어 낮부터 저녁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남편을 챙기느라 발걸음이 뜸해진 것이다. 오랜만에 나온 송씨를 반겨주던 친구가 송씨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이랑 깨가 쏟아지니까 우리 생각도 안 나지?”라고 농담을 한다. 송씨의 ‘고난’이 시작된 것은 지난 연말.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으로 일하던 남편 안국진(57·가명)씨가 지난해 12월 초 회사를 그만둔 것이다. 처음에는 경제위기다 뭐다 해서 시끄러웠지만 하루아침에 집에 가라는 말에 상처받고 돌아온 남편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송씨는 “뼈빠지게 30년 일했으면 충분하고, 애들도 다 시집장가 갔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남편을 위로했다. 주말 출근과 야근을 밥 먹듯이 했던 남편 때문에 독수공방했던 수많은 시절을 이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어렴풋한 기대까지 있었다. 송씨의 이같은 기대는 채 1주일을 가지 못했다. 종일 집에서 함께 있는 남편은 30년 전 젊은 시절의 모습이 아니었고, 직장에 다니던 때와도 너무나 달랐다. 하루에 두세 시간 신문을 읽거나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것 이외에는 송씨 뒤를 졸졸 따라다니기 바빴다. 냉장고 문을 열어서 이것저것 살피는 것은 물론 안 하던 반찬 타박까지 한다. 송씨가 “하루 세 끼를 어떻게 전부 다르게 차리냐.”고 불평해도 막무가내다. 아침에 함께 가는 약수터에서는 처음 보는 동네 아줌마한테 말을 걸지 않나, 뜬금없이 경비실에 들어가서는 나올 줄을 모른다. 송씨가 친구들에게 남편과 붙어 지낸 두 달 동안의 푸념을 쏟아내길 30분. 송씨 휴대전화로 남편의 전화가 온다. ‘어디 갔느냐?’부터 시작해 ‘빨리 와라.’로 끝나는 내용. 송씨는 친구들한테 “남편이 웬수”라는 말만 남기고 집으로 부리나케 뛰어야 했다. ●은퇴 후에 시작된 ‘옆집 남편 시리즈’ 지난해 초 대형 회계법인에서 파트너로 일하다 은퇴한 허우진(65·가명)씨는 최근 집 근처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열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인 7평짜리 사무실은 허씨가 전에 쓰던 사무실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허씨는 진정한 자유를 찾은 듯한 느낌이다. 허씨가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건강 때문이었다. 끊임없이 접대를 하고, 사람들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고혈압과 고지혈증으로 건강은 나빠져 갔다. 부인과 의논한 끝에 시집간 딸이 낳아 맡긴 쌍둥이 손자나 돌보자는 생각으로 본인이 창업 당시부터 참여해 20여년간 몸담은 회사를 과감히 떠났다. 그동안 읽지 못한 책을 읽고, 자신처럼 은퇴한 친구들을 만나 골프나 치면서 허씨는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기를 6개월 남짓. 어느 날 문득 허씨는 부인과의 관계가 점차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퇴직연금을 받아 허씨가 부인에게 주는 돈은 매월 300만원 정도. 쌍둥이를 돌봐주는 대가로 딸이 보내오는 60만원을 합치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부인은 허씨가 소위 잘나가던 시절에 가져다 주던 금액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생활비가 불만인 눈치였다. 동창회나 동네 모임에 갔다 오면 ‘누구네 남편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서 부동산을 열었다더라.’부터 시작해 ‘옆집 아저씨는 창업을 준비하느라 매일 시장조사를 다닌다더라.’까지 밤새 잔소리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웃어 넘겼지만 매일 듣다 보니 허씨의 기분도 좋을 리가 없었다. 허씨는 친구들만 만나면 “평생 이웃집 남자, 친구 남편하고 비교는 안 당하고 살았는데 다 늙어서 이게 뭔일이냐.”고 하소연을 했다. 날이 갈수록 부인의 구박은 심해졌다. 심지어 한 달에 50만원 받던 용돈마저 ‘쓸 일이 없을 것’이라는 이유로 25만원으로 삭감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자 허씨는 과감히 ‘독립’을 결심했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함께 회계사 사무실 간판을 내걸고 다시 영업 전선에 뛰어든 것. 그러나 허씨는 결코 다시 치열하게 살 생각이 없다. 그는 “가끔 친구나 후배들을 통해서 한두 건 맡으면 된다.”면서 “집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집사람과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 같아서 벌인 일”이라고 말했다. ●‘황혼 이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도…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한 성주희(62·가명)씨는 지난 연말 모임에서 만난 고등학교 동창들의 대화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은퇴한 남편들과 지내는 친구들의 불만이 이날의 화두였다. 한 사람이 ‘우리 남편이 이렇다.’라고 말하면 자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의 경험담을 쏟아냈다.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성씨는 대화에 끼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고 심지어 몇몇 친구는 “주희가 부럽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건넸다. 어떤 친구는 “잔소리에도 꼼짝 못하는 것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지만, 집안일도 안 하고 예전과 똑같이 대접받으려는 것에 화가 난다.”고도 했다. “남자가 집에만 있으니 전혀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성씨는 “일본에서 은퇴 후 황혼 이혼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었는데 황혼 이혼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남편이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만 있게 되면 아내가 몸과 마음의 병을 얻고 불화를 겪으며 심지어는 이혼까지 하는 현상을 ‘은퇴남편 증후군(RHS:Retired Husband Syndrome)’이라고 부른다. 고령화가 오래전부터 진행된 일본에서 1991년 이름 붙여진 이 현상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집에 오면 가족과 별 대화없이 잠만 자는 남편의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반면 아내는 이같은 상황이 불만이어도 가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같은 생활이 수십년간 이어지게 마련이다. 같이 살아도 서로 잘 모르는 불편한 타인 같은 관계는 남편의 퇴직이라는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된다. 밖으로 나다닐 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붙어 살다 보니 남편의 좋지 않은 면들이 점점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남편의 얼굴만 봐도 구역질이 나거나 목소리나 발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이명(耳鳴)이 생긴다며 이비인후과를 찾아 하소연하는 부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맞벌이를 하거나 가족 내에서 평등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젊은 세대에 비해 가장의 권위를 인정하는 나이 든 세대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남성과 여성의 가족 내 관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작스러운 퇴직으로 인한 준비되지 않은 가족 재구성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대와 환경이 변한 만큼 과거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가정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지속적으로 가족간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같이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5080]월 200만원으로 넉넉한 황혼 [5080] 노인들의 힘겨운 겨울나기
  • [‘우리들의 바보’ 잠들다] “명절때 성당아주머니 못 쉴까봐 나가서 식사하셔”

    [‘우리들의 바보’ 잠들다] “명절때 성당아주머니 못 쉴까봐 나가서 식사하셔”

    정민수(48·도곡동 성당 주임) 신부는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에 서서 17년 전을 생각했다. 1992년 그는 김수환 추기경에게서 사제서품을 받고 94년부터 99년까지 김 추기경의 비서신부로 일했다. 정 신부는 이날 장례미사와 경기 용인 장지까지 서울신문과 함께하며 소회를 풀어놓았다. “오전 9시 본당 신도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명동성당으로 왔습니다. 성당 곳곳에 붙은 김 추기경님의 사진을 보고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정진석 추기경님의 강론을 듣다 보니, 김 추기경님과 함께한 날들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저녁을 먹고 무료할 때면 저와 수녀님들을 불러 ‘백가몬’이라는 유럽식 윷놀이를 즐겼습니다. 때로는 자정 넘은 시간까지 놀이에 심취해 저희가 만류한 적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씨는 한결같았습니다. 매년 설, 추석이면 성당 아주머니가 못 쉴까봐 혼자 나가 식사를 하던 추기경님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추기경님의 재산이 얼만지 궁금해하시던데, 돈은 거의 없으셨습니다. 쓰시는 곳도 보육원, 요양소 후원금 빼고는 거의 없었고요. 돈에 대한 개념도 없으셨어요. 1996년 추기경님 생신 때 가족들과 서울 로얄호텔에서 외식을 하시고 뒤늦게 가격이 70만원이 넘는다는 것을 안 뒤 ‘내 한 달 생활비 다 나가네.’라고 껄껄 웃으신 적도 있습니다. 추기경님은 불면증이 아주 심하셨는데, 되도록이면 약을 안 드시려고 했습니다. 정말 참을 수 없게 되거나 다음날 연설, 방문 행사가 있을 때만 수면제를 드셨습니다. 관이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추기경님이 좋아하는 ‘애모’와 ‘사랑으로’를 피아노로 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천국에서는 피아노 칠 수 있겠죠.” 글 사진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박연차 회장,노전대통령 자녀들에게도 돈 건네

    박연차 (64)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녀 등 가족들에게도 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집중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돈은 노 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퇴임 직후 차용증을 쓰고 박 회장으로부터 빌렸다는 15억원과는 별개의 돈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 자료를 들이대며 추궁한 검사에게 “생활비에 보태 쓰라며 준 적은 있지만, 뭘 바라고 준 것은 아니다.”며 노 전 대통령 가족들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 자체는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을 대신해 태광실업을 사실상 운영하는 장녀를 최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L씨, 정계 원로인 P씨와 K씨 등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P씨로 지목된 박관용(71) 전 국회의장은 19일 “정계를 은퇴한 다음인 2004년쯤에 박 회장이 내가 설립한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에 후원금을 냈다.”면서 “현역 정치인일 때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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