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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일괄적용’ 논란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일괄적용’ 논란

    ‘지하철 무임승차’를 두고 찬반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65세 이상은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데, 지하철이 적자라며 (가려서 해야지) 왜 그러냐, 노인수당 받는 분도 많은데 ‘왜 내게 주는가, 정작 필요한 분들께 줘야 한다’고 얘기하는 분도 있다.”고 한 발언 때문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내 지하철 무임승차 인원은 2억 1918만여명, 비용은 2219억원에 이른다. ●예산 정부부담 시스템 마련돼야 김 총리 발언은 한 해 2000여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보편적’ 복지제도인 지하철 무임승차를 일정 수준 이하인 노인들만 대상으로 하는 ‘선택적’ 복지로 바꾸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편적 복지는 모든 국민이 혜택을 골고루 받을 수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단점이 있다.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무상급식 등이 예이다. 반면 선택적 복지는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복지대상자 선정 등에 어려움이 따른다. 기초수급자 생활비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김 총리의 발언을 놓고 시민들은 “돈 많은 노인들이 얼마나 지하철을 이용하겠는가. 하지만 저소득 노인들에게 지하철 무임승차는 큰 도움이 된다.”면서 “무임승차 대상 선별 자체가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정 기준도 모호하다.”며 반발했다. 또 65세 이상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매달 120만원을 지급하는 법안이 통과됐을 뿐 아니라 수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안고 있는 철도공사 직원도 무임승차를 하는데 ‘노인 일괄 무임승차 반대’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는 “무임승차로 인한 크고 작은 폐단이 많다.”면서 “감정섞인 대응은 옳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 ●서울시 “현행체제 유지할 것” 이에 대해 무임승차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서울시는 당장 무임승차 기준을 손질하지 않고 현행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철 무임승차 기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김 총리의 발언도 당장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의 단점을 이야기하면서 예로 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러나 “노인인구 증가로 지하철 무임승차 비용이 2014년에는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비용을 정부와 자치단체가 매칭으로 부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청춘의 미로, 고민… “나를 움직이는 힘” “권태로 이끄는 덫”

    청춘의 미로, 고민… “나를 움직이는 힘” “권태로 이끄는 덫”

    인간은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산다. 눈앞에 닥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해 밤낮 끙끙 앓고 애를 태운다. 고민이 심해지면 스트레스로 삶의 활력을 잃게 되거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선을 달리해 보면 고민이 때로는 삶의 방향타가 되기도 한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에서 희망을 얻을 수도 있다. 만약 고민이 없다면 삶은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츰 권태의 나락에 빠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싱글들은 고민을 안고 살지만 그들의 고민이 때로는 생산성을 담보하기도 한다. 연애부터 재테크, 직장생활까지 너무나도 다양한 그들의 고민을 들어봤다.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공부·연애 갈림길 선 커플 전전긍긍 싱글들의 고민 1순위는 누가 뭐래도 ‘연애’와 ‘결혼’이다. 술자리에서 누군가의 연애 고민에 귀 기울이다 보면 그가 얼핏 비련의 주인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루 종일 친구의 연애 고민을 상담해주느라 달콤한 휴일을 몽땅 다 날리기도 한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김지섭(25)씨도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큰 고민이다. 휴일도 없이 종일 공부만 하는 취업준비생이기에 생각만큼 여자 친구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해 매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김씨보다 네살이나 어린 여자 친구는 시간이 날 때마다 둘만의 시간을 갖자고 졸라대지만 김씨가 시간을 내지 못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 일쑤다. 추석 연휴에도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다른 곳에 잠시도 눈 돌릴 틈이 없었다는 그다. 김씨는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취업 준비를 하면서 연애하기가 정말 힘든 것 같다.”면서 “워낙 취업문이 좁아 하루 종일 모든 에너지를 공부에만 쏟아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내년 3월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대학원생 이다영(24·여)씨는 남자 친구가 마음에 걸려 잠을 이루지 못한다. 햇수로 2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와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학을 가게 되면 관계가 소원해질까 봐 걱정이다. 이씨가 생각하는 유학기간은 최소 5년. 부모도 이씨가 결혼 적령기를 넘길까 봐 유학 전에 결혼을 하고 떠나라고 은근히 재촉한다. 이씨는 “남자 친구가 ‘개미같이 돈을 잘 벌고 있을 테니 걱정 말고 공부하고 오라’고 말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부모님의 말씀도 이해가 되지만 급히 결혼하는 것보다 학위를 딸 욕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반대로 인천에 사는 대학생 김정민(25)씨는 여자 친구와 한번쯤 후회 없이 연애를 해봤으면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최근 2년간 그 흔한 소개팅조차 해보지 못했다. 평소엔 바쁜 일상 때문에 딱히 여자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이면 마음속으로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하며 스스로 되돌아보게 된다. 최근에는 생일에도 교수가 내 준 과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부담 없이 만날 땐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애인에게 얽매인 친구들이 부럽다고 생각할 때도 많다. 주변 친구들이 여자 친구 사귀어 봤느냐고 물었을 때 “고등동물이나 하는 활동을 내가 할 수 있나.”고 스스로를 깎아 내리면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다른 친구들이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면 내가 ‘잉여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매번 현실을 자각하면 너무 불행해서 버틸 수 없을 텐데 다행히 그 영역까지 들어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영선(28·여)씨는 최근 2년 넘게 사귄 남자 친구의 집을 찾았다가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남자 친구의 아버지가 대뜸 “사돈네는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라고 질문한 것. 불편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고 밖을 나오는 순간 온 동네 사람들이 주변에서 축하하는 것이 아닌가. 남자 친구의 어머니는 “이 아이가 며느리가 될 아이야.”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김씨는 속으로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남자 친구를 사랑하지만 쉽게 결혼을 결정하지 못해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씨는 결혼 후에도 일을 하면서 생활하고 싶지만 대가족인 남자 친구의 집에서 반대할 것이 뻔해 이래저래 속을 태우는 것이다. 특히 시부모와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는 “남자 친구에게 입장을 전하고 부모님을 설득하기로 했지만 정말 인생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호소했다. ■불투명한 미래… 자기계발로 돌파 싱글들에게는 ‘재테크’도 무시하지 못할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올 2월 유통업체에 입사한 박승종(32)씨의 고민은 ‘목돈 마련’이다. 지난 8월 대학원 후배가 결혼하면서 툭 던졌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후배의 집안은 그리 넉넉하지 못해 결혼자금 총 6000만원 중 4000만원을 처가에서 받았다. 결혼을 하든, 집을 사든 목돈 마련이 중요하다는 게 후배의 조언이었다. 최근 결혼한 고시생 친구도 고시에 합격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혼하느라 부모에게 손을 벌려야 했다. 그는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취업까지 한 상황에서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이래저래 고민만 늘어간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회 초년생은 정말 돈 쓸 곳이 많다. 입고 다닐 옷이며 구두, 가방을 모두 새로 사야 하고 밥 먹고 술 마시다 보면 남는 돈이 없다.”고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최근에는 어려운 형편에 매달 100여만원씩을 보험과 정기예금에 넣는 강수까지 뒀다. 그는 “돈이 있어야 어떤 고비든 술술 넘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미래를 보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권진희(27·여)씨는 업무가 끝나면 영어회화 학원과 중국어 학원에 다닌다. 아침에는 건강관리를 위해 요가도 한다. 새벽잠과 친구들과의 수다까지 뿌리쳐야 하는 빡빡한 일상이지만 불투명한 미래를 생각하면 요즘에도 잠이 오질 않는다. 권씨가 과거에 다녔던 직장에선 남녀차별이 유난히 심했다. 언젠가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 한 선배가 “업무를 제대로 시키려고 여자를 뽑는 것은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말까지 했다. 그는 취업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사회생활이 그렇게 녹록지 않음을 느꼈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 점점 경쟁하기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면서 “하루라도 젊을 때 열심히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김주아(27·여)씨는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고민이 많다. 직업이 교사라고 하면 주변에서는 “직장 잘 얻었다.”느니 “공부 잘했나 보다.”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생활의 단조로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직장 생활을 하기 전부터 대학원에 가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면서 “지금도 대학원에 가는 문제를 두고 얼른 판단이 서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장재훈(29)씨의 고민은 좀 별나다. 그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직장으로 갈 것인지, 개인사업을 시작할지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이다. 인생을 좌우할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매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느라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사업을 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하지만 개인사업을 하려고 해도 밑천이 없어 이래저래 고민이다. 그는 “지금 직장에 들어가 돈을 모은 뒤 중년이 됐을 때 사업을 할지 지금 바로 사업을 시작할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고민은 그만… 꿈을 위해 전진 하지만 모든 싱글들이 고민에만 얽매여 살지는 않는다. 고민을 통해 인생 진로를 선회, 대반전을 노리는 싱글들도 많다. 배우로 활동하는 이승조(31)씨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꿈을 이루기 위해 최근 진로를 연극무대로 옮겼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낚시터를 찾아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는 요즘 뮤지컬 오디션에 지원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탄탄한 몸을 만드는 데 할애하고 있다. 생활비가 필요할 때면 TV광고의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 고민을 승화시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비록 지금은 팬클럽이 없지만 미래에 무대 위에 서 있는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민(32)씨는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영어를 더 배우기 위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다 최근 사표를 냈다. 가족은 물론 주변 친구들까지 모두 만류했지만 결심을 굳힌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나왔다. 대학 시절부터 영국에서 현지 영어를 공부해 영화나 책을 번역하는 일을 해보는 게 꿈이었지만 입사 5년 동안 직장생활에 치여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영국에서 어떻게 유학생활을 할 지 알아보는 데 골몰하고 있다. 김씨는 “공부는 다 때가 있는 법이라는 옛말도 있지 않느냐.”면서 “영국에 가면 음식이나 문화 차이로 힘들겠지만 열정이 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영호(30)씨는 얼마 전까지 탈모 때문에 고민하다 최근 탈모 예방 노하우를 공유하는 동호회를 만들어 맹활약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빠지는 머리 때문에 ‘중년이 되기도 전에 대머리가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탈모 관리 전문가를 추천해주는 ‘준전문가’가 됐다. 과거 수많은 탈모 예방 치료를 받아보고, 탈모 예방 제품을 사용해본 덕에 그의 조언을 듣기 위해 인터넷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는 술집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과 단합을 하기도 했다. 그는 “고민이 있다면 무조건 세상 탓만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인면수심 입양엄마

    가정 불화를 겪어 오던 30대 주부가 입양한 딸을 학대해 병원에 입원시킨 뒤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낸 사건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생후 28개월 된 입양 딸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최모(31·경북 경주)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최씨는 2008년 4월쯤 생후 6개월 된 여아를 입양해 길러 오다 지난 1월 14일 오후 3시쯤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장염 등으로 입원 치료 중이던 딸을 질식시켜 지난 3월 7일 ‘저산소성 허혈증 뇌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넉넉지 않은 살림에 딸을 입양한 최씨는 국내 2개 보험사에 3건의 보험을 가입하고 월 25만 3000원을 보험료로 불입해 왔다. 입양 당시 건강했던 아이 얼굴에 이불 등을 덮어 씌워 숨을 못 쉬도록 해 경련과 청색증 증세를 일으킨 뒤 병원에 입원시켜, 진료 중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딸이 숨지고 이 보험사들로부터 치료비와 위로비 등으로 2600만원 상당을 지급받았다. 최씨는 앞서 2005년 5월쯤에도 생후 1개월 된 여아를 입양해 키워 오다 14개월 뒤 역시 장염 등의 증세로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딸이 숨지자 그동안 월 보험료로 10만원을 내 오던 2개 보험사로부터 1500만원의 보험금을 타 냈다. 최씨는 또 2003년 3월쯤 생후 20개월 된 자신의 친딸이 장염, 장출혈로 입원 치료 중 사망하자 1개 보험사로부터 1800만원(월 보험료 3만 6000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경찰은 최씨의 입양한 두 딸이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사실을 접하고 수사에 나서 엽기적인 범행을 확인하게 됐다. 경찰은 2번째 입양아가 숨진 병원의 진료기록을 확인해 ‘간질, 청색증, 경기 증세를 보여 종합검사를 벌였으나 전혀 이상이 없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의사나 간호사들이 진료 중 이상한 점을 느끼고 진료기록지에 메모한 내용에 주목했다. 메모에는 입원실 내 숨진 여아의 침대 주변에서 생활하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커튼으로 가린 가운데 아이가 ‘캑캑’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최씨를 불러 조사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수사과정에서 최씨는 어린이 입원시 지급되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평소 소독하지 않은 우유병에 끓이지 않은 물로 우유를 타서 먹여 장염 등에 걸리기 쉽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대형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는 자신의 남편이 수년 전부터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자 정수기 회사, 편의점, 대리운전 기사 등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저소득층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과 지방 언론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으로부터 총 2190만원의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죽일 마음까지는 없었으나 당시 남편과 불화로 가출해 혼자 지내던 터라 아이가 거추장스럽게 여겨져 모진 행동을 했다.”며 “지금은 후회한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 입양기관에서 입양된 아이들이 학대받는 사례가 더 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G20 정상회의 D-23] 환율이 바꾼 ‘유학지도’

    [G20 정상회의 D-23] 환율이 바꾼 ‘유학지도’

    미국·중국·일본 등 세계 강국들의 환율전쟁이 우리나라의 유학 행선지를 바꿔놓고 있다. 고환율로 만만치 않던 미국과 영국의 유학비용이 상대적으로 싸지고 저렴했던 호주나 캐나다의 유학비가 거꾸로 올라가면서 유학가려는 나라가 바뀌고 있다. ●상담자 10명중 6명 유학대상지 美로 바꿔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을 이번 겨울동안 호주 시드니로 보내려던 주부 김지연(45·양천구 목동)씨는 최근 연수지를 미국 보스턴으로 바꿀 계획이다. 호주 달러 가치가 최근 미국 달러와 거의 같아지면서 비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왕이면 미국영어를 가르치고 싶었지만 연간 1000만원이 더든다는 말에 포기했는데 별 차이가 없다는 계산에 미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근 유학원에는 김씨 같은 손님이 적지 않다. 심지어 호주나 캐나다 비자를 준비했던 사람들까지 환율을 계산한 후 미국으로 나라를 바꾼다고 유학원 측은 전한다. 유학닷컴 박미경 상담사는 “기존 상담자 10명 중 6명은 최근 미국으로 나라를 바꾸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숫자가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英도 파운드가치 떨어지자 인기 사실 우리나라 학부모와 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유학 대상지는 미국이다. 2009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어학연수 등을 위해 미국을 선택한 초·중·고학생은 전체 조기유학생의 29.9%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문제는 연간 1000만원 이상 드는 만만치 않은 비용. 이 때문에 필리핀이나 싱가포르 등 동남아(21.4%)나 영어권 국가 중 캐나다(14.6%), 호주(5.3%) 뉴질랜드(5.1%) 등을 선택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1167원(한은 기준환율)이던 원·달러 환율이 15일 기준 지난주말 1112원까지 내려가면서 전년 말 대비 미 달러의 절상률은 -4.9%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의 가치도 5.7%나 내려갔다. 반면 호주달러는 미국 달러와 1대1로 맞교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호주가 외환시장을 개방한 1982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연말대비 호주 달러의 절상률은 5.6%, 캐나다 달러는 0.07%를 기록했다. 유학생들의 입장에서만 보면 지난 연말 대비 미국과 영국 유학비용은 각각 4.9%, 5.7% 싸졌지만 호주의 유학비용은 5.6% 올랐다는 이야기다. 캐나다나 뉴질랜드는 비교적 변화가 적은 편이지만 가격경쟁력은 점차 사라지는 중이다. 유학원 등 관련업체에 따르면 1~2년 전만 해도 미국이나 영국의 유학비용은(어학연수생 기준) 학생들이 아껴 쓴다해도 한달에 50만~70만원 가량 더 들었다. 하지만 이제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모두 한달 유학비가 250만원(생활비+학비) 가량으로 엇비슷해졌다. 김영배 종로유학원 센터장은 “과거 유학시장에선 강남 아이는 미국이나 영국에 가고 강북 아이는 호주나 뉴질랜드에 간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 가격 비교는 무의미해질 정도”라면서 “(가격이 같다고 무조건 미국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학교시설이나 홈스테이 수준, 안전 등을 더 따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언제까지 갈 수는 없는 만큼 좀 더 치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전세 사라지고 월세·‘반전세’ 전환 급증… 서민 옥죈다

    전세 사라지고 월세·‘반전세’ 전환 급증… 서민 옥죈다

    #1 11일 서울 잠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 공인중개업소를 찾은 주부 김모(41)씨는 “집주인이 전세금 2억 5000만원은 그대로 둔 채 따로 월세를 60만원이나 받겠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 일대의 전셋값이 2년 전보다 1억원 넘게 오르자 집주인이 상승한 전세금만큼 월 0.6~0.7%의 월세를 따로 요구한 것이다. #2 경기 판교신도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최모(43)씨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용인으로 이사했다. 그는 “전세기간이 5개월가량 남았지만, 살던 집의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두 배나 올라 내년 봄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면서 “분명히 내년에는 전셋집 구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09㎡ 아파트에 살던 최씨는 얼마 전 이웃 주민이 보증금 1억 5000만원과 별도로 월세 120만원을 얹어 주는 조건으로 재계약했다는 말을 듣고 이사할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서울 지역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여기에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요구까지 겹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은 우리나라 임대차 구조의 전면적인 변화까지 예고하고 있다. 올겨울 본격화될 ‘학군수요’(봄학기에 앞서 좋은 학군을 찾아 이동하는 부동산 수요)나 내년 봄의 ‘최악 전세대란’을 피해 초가을부터 서둘러 움직이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임대차 구조 전면 변화 예고 최근 전세난은 예년 가을 이사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해명과 달리 부동산 관련 여러지표들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5.3%로 2007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전세주택 수급 동향 등도 앞서 비슷한 징후를 보여 줬다. 이 지경에 이르자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까지 나서 “전세난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너무 안이하다. 저소득 세입자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서민들을 더 옥죄는 것은 전세가 상승보다 전세에서 월세 혹은 전세와 월세가 섞인 ‘반전세’로의 전환이다. 잠실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10년째 이곳에서 영업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고 반전세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일대 중개업소들에는 ‘보증금 2억 5000만원+월세 60만원’ ‘보증금 1억원+월세 50만원’이라고 적힌 전단이 즐비하다. 전세를 구하러 나온 김모(32)씨는 “월 70만~80만원을 생활비에서 추가로 부담하려면 애를 낳거나 집을 사기 위한 저축은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혀를 찼다. 반면에 세를 놓으러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은 50대 여성은 “111㎡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 2억 8000만원에서 최근 4억원까지 올랐다.”면서 “목돈이 있어도 솔직히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남들처럼 반전세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재개발 아파트의 입주 2년차를 맞은 잠실 일대에선 전세 계약 만료 가구가 쏟아져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같은 ‘강남3구’라도 대치동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E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가 귀하고, 부르는 게 값이지만 반전세나 월세 전환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은마아파트의 전셋값이 연초보다 5000만~8000만원 올랐지만 세입자들이 자녀의 학군을 보고 들어온 데다 경제력이 있어 재계약률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학군이 좋은 대치동과 같은 곳에서 나타나는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다.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학부모들이 일찍 이사를 준비하면서 학군수요가 이미 가을부터 나타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얼마 전 계약한 전세계약 두 건 모두 겨울에 이사를 원하는 학부모였다.”면서 “통상적으로 12월이나 1월에 집을 찾는 데 전셋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학부모들이 벌써부터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도시와 수도권도 닮은꼴 월세 또는 반전세 전환의 요구는 판교신도시 등 수도권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판교신도시의 R공인중개업소 임모(49) 사장은 “한두 달 사이에 전세와 반전세 요구가 서로 역전돼 반전세가 6대4 정도로 많다.”며 “보증금이 1억 5000만원 오를 경우 집주인들이 월 0.8% 이자를 적용, 월세 120만원을 따로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판교에 거주하는 진모(39)씨는 집주인의 월세 전환을 우려해 미리 계약을 해지하고 새 전셋집을 구한 경우다. 진씨는 “지난 7월 동판교 옛 전셋집에서 보증금 1억 8000만원을 빼내 서판교 아파트로 이주했다.”면서 “계약기간이 7개월가량 남았지만 인근에서 운 좋게 전셋집이 나온 사실을 알고 주저없이 이사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집값이 급락하고 빈집이 수두룩했던 용인 신봉동과 성복동도 요즘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L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이자비용이라도 충당하려고 앞다퉈 월세를 놓고 있다.”면서 “일대에선 아예 전세 매물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 고유의 임대차 제도인 전세제도는 월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비교적 양호한 주거환경을 제공해 왔다.”면서 “향후 전세가 상승으로 월세제로 대체된다면 서민 주거비용이 증가해 주거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김동현기자 sdoh@seoul.co.kr
  • “월급 36만원… 학생들과의 약속 때문에 강의”

    “지난달 월급 통장에 찍힌 금액이 36만원이더라고요. 연구 지원금이 끊긴 이후로 경기 의왕에서 서울까지 하루 3시간 30분을 통근하니 차비도 부족하죠. 그래도 학교에 남아 있는 것은 비록 한 과목이지만 제 수업을 들어주는 학생들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BK21) 탈락으로 실직 위기에 처한 서울의 유명 사립대 신모(51)연구교수가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그는 현재 이 학교에서 한 과목만 강의를 하고 있다. 연구교수가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통상 학교 측에서 1~2과목의 수업만 맡기기 때문이다. 강의료는 시간강사의 절반 수준을 받는다. BK21 연구 지원금까지 감안해 낮게 책정한 탓이다. 개강 바로 전 BK21 탈락 통보가 온 탓에 다른 학교의 일자리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정부 시책에 따라 교수자리가 파리 목숨처럼 왔다갔다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만 난다.”면서 “나뿐 아니라 36개 사업단에 소속된 최소 40여명의 연구교수가 8월 말 늦은 통보를 받은 탓에 어떤 준비도 못한 채 해직을 앞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지원금 250만원이 끊기면서 형편도 쪼들리기 시작했다. 기러기 아빠로 3년여동안 생활하고 있는 신 교수는 “학비조차 보낼 여력이 안 돼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미국에 있는 그의 아내와 아들이 사무실 경리와 서빙 등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긴 하지만 월세와 생활비 대기도 빠듯한 형편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하나은행 ‘흑진주 삼남매’에 따뜻한 손길

    하나은행 ‘흑진주 삼남매’에 따뜻한 손길

    다문화가정의 고아들인 ‘흑진주 삼남매’가 하나은행의 도움으로 돈 걱정 없이 고등학교까지 마칠 수 있게 됐다. 흑진주 삼남매는 가나 출신의 어머니 로즈먼드 사키와 한국인 아버지 황모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로 도담(12), 용연(11), 성연(10)이다. 2008년 어머니가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어렵게 삼남매를 부양하던 아버지마저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삼남매의 이야기는 TV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 소개된 적이 있다. 하나은행이 삼남매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달 9일 열린 다문화가정 지원단체인 지구촌 사랑나눔과의 다문화 금융서비스 지원 업무 협약식에서였다. 이 단체 대표인 김해성 목사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에게 삼남매에 대한 지원을 특별히 부탁했다. 하나은행은 친인척으로부터 양육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삼남매에게 단기적인 지원을 하는 대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생활비와 학자금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삼남매가 사는 지역 인근의 지점 임직원들을 양육 멘토로 정해 틈날 때마다 삼남매를 돌보기로 약속했다. 김 행장은 “어머니가 외국인인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가정에서 우리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등 딱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가정 자녀 문제는 매우 심각해 지원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다문화가정을 위해 다국어 병기 동화책 제작 및 무료 배포, 다문화 가정 자녀 이중언어 및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하나 키즈 오브 아시아(Kids of Asia)’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고학력 ‘콜걸’ 늘었다] 오피스텔 성매매 여대생

    “보통 월 1000만원은 벌고, 생리기간 7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들을 꽉 채울 땐 1500만원까지 벌어요.” 서울의 명문대 법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성매매 여성 B(20)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청산유수처럼 말을 이어 나갔다. 일반 직장인의 몇 배에 달하는 수입을 자랑할 때는 얼굴에 자부심까지 느껴졌다. 그는 지난해 2월 친구의 권유로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시작했다.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일하며, 많을 때는 하루에 6~8명 정도의 남성을 상대한다. 그는 “처음에는 모르는 남성들과 성관계를 갖는 게 두렵기도 해서 많이 떨었는데, 오히려 그게 남성들에게 더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남성들은 오피스텔 여성들이 유흥업소 여성과 달리 아마추어여서 더 좋아하고 자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대생들 사이에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 일로 소문이 나면서 오피스텔 성매매에 나서는 애들이 많다.”면서 “외모가 좀 떨어져도 월 최소 600만원은 번다.”고 밝혔다. B씨는 “업주들이 보통 무이자로 500만~1000만원 정도 미리 준다.”면서 “예전에는 1억원까지 줬는데, 요즘은 선불금이 불법이어서 떼먹어도 할 말이 없기 때문에 1000만원 이하까지만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가씨들은 선불금으로 성형을 하거나 명품 의류·가방, 귀금속 등을 산다.”고 덧붙였다. B씨는 “나는 남자친구 모르게 한다.”면서도“요즘은 예전과 달리 남자친구가 있는 애들도 성매매를 한다.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하거나 갈등하지 않는다.”고 전했다.그는 “학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대부분 유흥비나 명품 구매를 위해 성매매를 한다.”면서 “나도 돈 벌어서 등록금도 내고 원룸도 좋은 데를 얻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는 ‘있는 집’ 여자로 비춰질 정도로 폼 나게 쓴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비싼 마카롱…1개 800만원 달팽이맛?

    세상에서 가장 비싼 마카롱…1개 800만원 달팽이맛?

    개당 가격이 800만원인 세상에서 가장 비싼 마카롱이 공개됐다. 미국의 한 엽기사이트는 4일(한국시각) “프랑스에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마카롱이 만들어졌다”며 “유명 파티쉐가 만든 것으로 유기농 재료만 써서 가격이 높다”고 전했다. 최고 가격의 마카롱을 만든 이는 프랑스의 유명 파티쉐 피에르 에르메. 그는 “다른 특별한 비법은 없고 최상의 재료를 이용해 마카롱을 만들 뿐”이라며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고 말했다. 마카롱은 아몬드와 코코넛, 밀가루, 달걀 흰자위, 설탕 등을 섞어 만든 프랑스의 고급 과자로 속은 부드러우면서도 겉은 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입에 쏙 들어가는 앙증맞은 크기와 모양에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은 보는 이의 식욕을 자극해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디저트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800만원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가격이 책정된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은 유기농 고급 재료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에르메는 생강, 인삼, 달팽이를 이용한 프랑스음식 등 독특한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맛의 마카롱을 개발해왔다. 에르메의 집안은 4대에 걸쳐 마카롱을 만들어왔다. 현재 전세계를 통틀어 파리와 일본에 단 13개 상점밖에 없는 그의 가게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에르메의 가게를 즐겨찾는 한 손님은 “에르메의 마카롱 맛은 세계 최고”라며 “돈이 결코 아깝지 않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피에르 에르메는 프랑스 알사스 지방에서 4대째 사탕공예를 이어온 집안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처음 제과업을 시작, 1997년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디저트 카페를 열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2006년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첫 해외 패션쇼에서 그의 디저트를 내놓아 프랑스를 대표하는 ‘럭셔리 디저트’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한편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가루만 모아도 생활비는 뽑겠다”, “2000원짜리 마카롱도 비싸서 잘 안 사먹는데”, “먹고 탈은 안나려나”, “먹다 떨어뜨리면 아까워서 어떡하나”, “마카롱 먹다 파산하겠다” 등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놀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 = 피에르 에르메 공식 홈페이지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취임100일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하루

    취임100일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하루

    6·2지방선거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난 1일로 임기 3개월째를 맞았다. 오는 8일은 ‘구청장 백일 상’을 받는 날이다. 43세의 젊은 구청장으로 잠자는 시간을 줄이며 하루 24시간을 마치 30시간처럼 활용 중인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그 때문에 성북구민들은 김 구청장을 보고 “구청장 임기가 1년인 줄 아는 모양”이라며 놀리기도 한다. 김 구청장은 “시간이 모자란다.”며 늘 팔팔하다. 김 구청장의 24시를 따라가 보았다. “손자를 돌보며 사는 할머니가 한 분 있는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했다가 부양의무자 조항에 딱 걸려 탈락했어요. 할머니가 자식 셋을 데리고 사는 할아버지와 재혼을 했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자 전처 아들인 큰아들은 친어머니가 아니라며 생활비를 주지 않아요. 할머니로서는 큰아들이 얼마나 나쁜 자식인지를 스스로 밝혀야 국가에서 보호해 주는데…. 청와대에 있을 때 그 조항을 없앴어야 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지금이라도 입법청원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청장 취임 100일 100인과의 만남’의 첫 행사로 지난 1일 오후 2시 마련된 구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 구청장은 이렇게 만남의 운을 떼었다. 최근 그의 머릿속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정부가 내년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숫자를 줄이면서, 실질적으로 이들을 선정해야 하는 구청에서도 신청자들에게 냉정할 수밖에 없다. 탈락자들은 구청장실로 전화해 “시너를 싸들고 가 청장실에 불을 지르겠다.”는 극단적인 전화통화로 자신들의 고통을 토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날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에게 “자주 만나도록 하고, 못 만나게 되면 트위터나 블로그 등에 할 말을 남겨 주세요. 의견을 올리면 답변을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이날 업무의 시작은 지난 7월1일 취임한 이후로 김 구청장이 가장 신경 쓰는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시범운영과 관련된 것이었다. 구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모두가 친환경 무상급식에 들어갔기 때문에 오전 6시20분 숭례초등학교에서 음식재료를 확인하러 갔다. 숭례초교 김희숙 영양사와의 대화에서 서울 초등학교 ‘급식비의 비밀’을 파악하게 된 것은 김 구청장으로서 큰 수확이다. 현재 시 초등학교 전체 급식비 평균은 우유 값을 빼고 2200원 수준이다. 그러나 강남 3구의 급식비는 2600원, 성북구는 2000원 안팎이다. 원래 시 친환경 무상급식을 평균급식 값으로 제공하려 하자 일부 시의원들은 높은 수준의 급식을 하던 아이들에게 질 낮은 급식을 주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그러나 높은 급식비는 학생 수가 적을수록 공급 단가가 높아진 탓이었다. 또 강남 학생들은 과일을 먹는 횟수가 강북 학생보다 더 많은데 이것 역시 급식비 상승에 일조한다는 것이다. 하늘로 치솟는 ‘김치’는 이날도 문제였다. 김 영양사는 “김치공급업자가 10월 중순 이후에는 공급하기 어렵다며 각서를 썼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김 구청장은 낮 12시 삼선초등학교의 급식 배식 현장을 방문해 지켜보기도 했다. 체육과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김 구청장은 3일 열린 구청장기배 배드민턴 대회를 준비하던 개운산 배드민턴 클럽에 들러 사람들과 인사를 했다. 구 배드민턴 선수들은 서울시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오후 5시30분에는 삼선공원 준공식에 참석, ‘뜨락음악회’를 즐겼다. 회의문화를 바꾸려는 노력도 3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오전 8시30분에는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생활구정 주요간부 주례회의’가 열렸다. 현재 청소년문화센터로 이용되는 건물을 조례 개정 등을 통해 구보건지소로 변경하기로 했다. 다른 의견들을 들어볼 차례다. 변경 보고서의 결재를 3일 동안 미룬 ‘뚝심’의 가정복지과장과 영역확대를 노리는 건강정책과장의 신경전, 도서관 자리로 숨겨놓은 장소를 빼앗길까 걱정하는 문화체육과장의 방어전 등이 치열했다. 구청에서 이 정도의 토론도 과거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고 참석 공무원은 전했다. 집을 나선 지 13시간30분이 지난 오후 7시30분. 김 구청장은 이제 구청 간부들과 워크숍을 위해 양평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바지런한 김 구청장의 뒤를 쫓아다니는 구청 공무원들은 거의 파김치 수준이지만 김 구청장은 여전히 쌩쌩하다. 밤 12시까지 워크숍과 뒤풀이에 참여한 ‘강철체력’을 선보였다. 김 구청장은 “청와대 행정관 시절에 매일 아침 7시면 근무를 시작했던 습관이 몸에 배었고, 오너(구청장)이다 보니 내 살림이라고 생각돼서 그런지 챙길 일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했다. 구청을 떠나면 갑과 을이 뒤바뀌기도 한다. 시장은 물론 시의원들에게 구 예산확보를 위해 협조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3개월된 구청장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가고, 구청장의 역할은 무궁무진해 보였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폭등하는 먹을거리 물가] 채소가 물가주범

    [폭등하는 먹을거리 물가] 채소가 물가주범

    정부는 소비자물가를 올린 주범으로 채소류 등 신선식품을 지목한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전체 489개 품목 중 26개 채소류가 물가를 올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매월 집계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2005년 기준 도시에 사는 가정이 월평균 쓰는 돈(184만 9136원) 중 각각 농축수산물(71개)과 공업제품(258개), 기타 서비스(160개)를 사는 데 얼마가 들었는지를 조사해 가중치를 매겨 산정하는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다. 따라서 똑같이 올랐더라도 한 달 생활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 물가지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가격이 비교적 싼 곡물의 물가비중(가중치)은 2.8%이지만 부담이 큰 교육비의 비중은 11.0%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채소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에 불과하다. 하지만 워낙 상승률이 높다 보니 전체 물가지수의 고공행진을 견인했다. 9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45.5% 올랐다. 전월 대비로도 19.5%나 상승했다. 상추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33.6%, 호박은 219.9%, 열무는 205.6%, 무는 165.6%, 시금치는 151.4%, 배추는 118.9%, 파는 102.9%, 마늘은 101.1% 올랐다. 전월 대비로도 호박 131.4%를 비롯해 상추 101.0%, 파 93.0%, 시금치 73.4%, 배추 60.9%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월 대비 9월 물가 상승률 1.1% 중 채소류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요인(기여도)은 0.78% 포인트에 달했다. 전체 물가 상승분의 70%를 채소가 주도한 것이다. 최근 가격이 많이 뛴 수산물을 포함한 농축수산물의 9월 물가 상승 기여도는 0.98%포인트로 나타나 전체물가 상승의 88%를 먹거리가 차지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도 “다행히 농축산물을 제외한 다른 물가들은 안정세여서 채소류 가격만 잡히면 전체 물가도 진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가격 폭등이 지금과 비슷한 물가폭등을 불러온 사례는 정확히 10년 전에도 있었다. 2000년 8월 말 태풍 쁘라삐룬이 일주일 동안 한반도를 강타하자 9월 채소가격이 전월에 비해 40.8%나 상승했다. 오른 채소값은 당시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을 1.3% 끌어올렸다. 태풍 매미가 한반도에 상륙한 2003년 9월에도 전월 대비 31%까지 치솟은 채소류 가격이 소비자물가상승(0.9%)을 견인했다. 이듬해인 2004년 8월에도 장마 뒤 이어진 고온다습한 기후에 병충해가 증가하자 채소류 가격이 24.5% 증가했고, 소비자물가상승률도 0.9% 상승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기고] 농촌의 부모님께 농지연금 권유하자/황의식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기고] 농촌의 부모님께 농지연금 권유하자/황의식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농민은 가난하게 살다가 부자로 죽는다.’는 속담이 있다.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은 아니다. 농가는 생산수단인 농지를 넓혀 규모화하여야 하기 때문에 젊었을 때 소득이 생기면 농지를 구입하는 데 많이 사용한다. 농가도 도시 근로자처럼 연금저축 가입 등 노후준비를 하여야 하는데, 영농기반 확대로 그것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농지는 쉽게 현금화할 수 없는 자산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노후에 농지를 가지고 있어도 농업의 수익성이 낮아 소득이 얼마 되지 않는다. 어려운 시절 자녀교육을 위해 헌신한 농촌의 고령농가도 합당한 노후를 맞이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고령농가는 영화 ‘워낭소리’의 두 노인네 모습처럼 열악한 여건에도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아파도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밤마다 잠을 설치곤 한다. 맛있는 찬값을 아껴서 명절에 온 손자에게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을 쥐여주면서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떠나가는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고령농가의 저소득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농촌은 고령화율이 34.2%로 도시보다 훨씬 심각하고, 도농 간 소득격차의 확대로 삶의 질 격차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노후 생활보장대책이 부족한 고령농가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대책이 절실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친서민 대책 중의 대책이라 할 수 있다. 마침 정부가 2011년부터 농지연금제도를 도입한다. 고령농가가 갖고 있는 농지를 바탕으로 평생 동안 매월 생활비로 연금을 받는 제도이다. 생산수단으로 고정화되어 있는 농지자산을 안정적인 수입으로 전환하는 정책이다. 농지를 연금화하여도 전처럼 농사를 지을 수 있어 농가는 농업소득을 그대로 얻는 장점이 있다. 농사가 힘이 들어 임대를 주면 연금을 받는 것 이외에도 임대료 수입을 더 얻을 수 있다. 그만큼 농가는 농지연금 수입 이상의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농지연금제도는 고령농가의 부족한 소득을 높여 삶의 질을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고령농가들이 이 정책에 참여하여 노후소득 부족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고령농가를 위한 농지연금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의사가 핵심적인 요소이다. 농가는 농지에 대한 애착이 강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깊다. 자신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다. 또 농지연금에 가입하고자 하여도 상속받을 자식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워 망설이는 고령농가도 많다고 한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고령농가가 농지연금에 가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자녀들이 먼저 부모에게 농지연금 가입을 권유하도록 하자. 고령농가가 농지연금에 가입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먼저 가입을 권유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고령농가가 노후생활에 활력을 되찾도록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자녀가 부모님에게 충분한 용돈을 보내드리지 못할 바에야 부모님이 소유한 자산으로 안정적인 여생을 보내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영농승계를 하지 않을 도시의 자녀들이 농지상속을 바라지 말고, 고령농가가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내도록 농지연금 가입을 권유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
  • 檢, 천신일 회장 소환하나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30일 임천공업 이수우(54·구속) 대표가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에게 40억원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2008년을 전후해 자문료 명목으로 10억원, 북악산에 건립하고 있는 세종옛돌박물관 건립을 위한 철근 12억원어치 등을 천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표는 자회사 주식 20여억원어치를 천 회장에게 판 뒤 그 금액을 다시 천 회장에게 돌려주는 등 모두 40억여원을 천 회장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천 회장에게 금품을 건넨 경위와 함께 대가성 여부에 주목하고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임천공업과 그 계열사가 최근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금융권 대출이 많았고 지난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으며 2006년 임천공업의 계열사 2곳이 합병한 점 등에 주목하고 이씨가 천 회장에게 금융기관과 채권은행 등에 대한 영향력 행사나 도움을 요청한 게 아닌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이 대표를 회사돈을 빼돌려 계열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거나 개인 생활비로 지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 구속 기소 이후 아직까지 크게 진척된 내용은 없다.”면서 “천 회장 소환 조사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9급 최연소·수석 합격자 후기

    “데드라인 전에 기필코 합격하겠다는 목표의식, 공부는 큰 밑그림을 그린다는 기분으로….” 올해 국가직 9급 이색 합격자들은 하나같이 준비기간이 길지 않았다. 최연소 합격자인 김종명(19)씨나 수석합격자인 문하나(26·여)씨 모두 공무원을 목표로 수험준비를 시작한 지 1년 안에 ‘끝’을 봤다. ●“검찰직만 찍어놓고 수험생활” 김종명씨는 파출소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 아버지 덕에 어렸을 적부터 자연히 수사직종을 꿈꿔왔다. 김씨는 “아버지가 검찰 수사직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들려주셔서 공무원 중에서도 검찰직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부경대 2009학번으로 한 학기를 다니고 나서 바로 휴학한 뒤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국어, 영어, 한국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미리 관심을 가졌던 덕분에 실력을 쌓아 그리 낯설진 않았다.”면서 “과목별 수험서를 계속 반복해서 봤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스터디를 따로 하지 않고 혼자 공부한 그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스터디로 보충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혼자 공부하는 편이 차라리 집중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내기 대학생활을 남들만큼 즐기진 못했지만 일단 꿈을 이뤘으니 복학해서 새로운 대학생활 경험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6개월치 방세·학원비만 잡아놓고 공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문하나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 6개월 만에 합격통지서를 손에 거머쥔 케이스. 공연기획사 콘텐츠 분야, 방송사 연출팀 등 공무원과 판이한 분야에서 3년여 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문씨는 “자취하는 데다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준비하다 보니 무엇보다 빨리 합격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치 학원비와 생활비, 방세만 통장에 남겨놓고 시험 준비를 시작하니 절박함이 더해져서 딴 생각 않고 공부만 전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절대 공부량이 많은 만큼 처음엔 제목 위주로 흐름을 훑는 통독법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문씨는 조언했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자세하게 보려고 하면 시작 전부터 질리는 게 공무원 시험공부”라면서 “큰 밑그림을 먼저 그린다는 기분으로 공부하고 공부량을 조금씩 자세하게 늘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기간 점수 올리기 어려운 영어는 문씨에게도 복병이었다. 문씨는 “단어를 이미지 위주로 암기하고 하루에 단 10문제를 풀어도 완벽히 이해하는 게 주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람&이슈] 17살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노래

    [사람&이슈] 17살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노래

    27일 오전 7시 서울 불광동 버스정류장. 뚝 떨어진 아침 기온 탓에 쌀쌀했지만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15개월 된 딸 새벽이를 품에 안은 성은이(17·여·가명)의 팔이 점점 밑으로 처졌다. 160㎝의 키에 갸냘픈 몸집의 ‘어린 엄마’에게 10㎏이 넘는 새벽이가 버거워 보였다. 길을 지나다 나이를 묻던 한 아주머니가 대뜸 호통을 쳤다. “어린 것이 행동을 어떻게 했길래…. 쯧쯧.” 성은이에게는 그런 세상의 따가운 편견이 더 버거울 듯했다. “나이 들어 보이려고 파마도 했는데….” 성은이는 말끝을 흐렸다. 눈물을 꾹 씹어 삼킨 성은이가 버스에 올랐다. 목적지는 구로동의 서울시한부모지원센터. 2006년 중학교 2학년이던 성은이는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2008년 한순간의 실수로 덜컥 아이가 들어섰다. 조언을 구할 엄마조차 없었다. 성은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아빠는 헤어졌다. 그 뒤부터 아홉 살 성은이가 노동일을 하는 아버지와 유치원생인 남동생들을 보살피며 엄마 노릇을 했다. 고사리손으로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며 살림을 했다. 그러나 월 80여만원의 아버지 수입과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을 합쳐도 네 식구가 제때 밥해 먹기에는 빠듯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입양 보내라.’는 말을 수 없이 들었으나 어린 엄마는 끝까지 버텼다. 엄마 없이 큰 자신처럼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中2때 자퇴 뒤 덜컥 임신 성은이는 새벽이가 아장아장 걸을 무렵 큰 결심을 했다. ‘공부를 다시 시작하자.’,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자.’ 구청 사회복지 담당자의 소개로 지난 5월 서울시한부모지원센터가 마련한 미혼모 교육학교인 ‘캥거루스쿨’에 등록했다. 싱글맘을 위해 아이돌보미 서비스와 각종 상담·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성은이는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7시30분쯤 새벽이와 함께 센터로 간다. 9시에 도착한 뒤에는 오후 4시까지 월~금요일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검정고시에 필요한 과외교육을 받는다. 이미 고입검정고시는 평균 90점대인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성은이는 5~8월 진행된 캥거루스쿨 1기 교육을 마치고, 이날 문을 연 2기 교육에 참여해 대입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집안 살림에, 양육에, 공부까지 하느라 매일 밤 녹초가 돼 쓰러져 잠들기 일쑤다. 생활도 고달프다. 아버지에게 받는 20만원이 모녀 생활비의 전부. 그는 “한 달에 기저귀 값만 10만원이 넘게 들고, 뇌수막염·폐규균 예방접종 등에 한 번에 십몇만원씩 드는데 감당이 안 된다.”면서 “싱글맘을 위해 보육료 10만원 외에 금전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 “어린 미혼모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무료 진로·직업교육 기관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캥거루스쿨서 대입검정고시 준비 고달픈 생활에도 성은이는 꿈을 떠올리며 힘을 낸다. 성은이의 소원은 제과제빵학과에 들어가 과자점을 여는 것. 새벽이가 빵을 유달리 좋아하는 것도 과자점을 열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비슷한 처지의 싱글맘들에게 무료로 빵·과자도 나눠 주고 싶단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아이를 보면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기랑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잖아요. 애기가 있어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을 것 같고, 우리 새벽이가 돈 걱정 없이 좋아하는 빵이나 과자도 원 없이 먹을 수 있으니까….” 성은이가 당차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가계빚 부담 환란후 최고수준

    가계빚 부담 환란후 최고수준

    상환능력 대비 가계부채의 규모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신용평가회사인 한신정평가가 최근 가계부채 현황과 금융업권별 리스크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순상환여력(가계 소득에서 세금이나 생활비 등을 지출하고 남은 저축 가능금액)대비 가계부채 배수가 7.2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따질 때 7년 넘게 모아야 현재 갖고 있는 가계빚을 다 갚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가계부채 배수는 2003~2005년 6.4, 2006년 6.8, 2007~2008년 6.7, 지난해 7.3이었다.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이후 지난해에 이어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가계부채 배수의 증가는 가계부담이 커짐으로써 가계는 물론 이를 빌려준 금융회사의 부실화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신정평가는 설명했다. 또 금융권역별 가계부채 부실가능 금액 산출에서는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사(카드, 캐피털 등)의 부실가능 규모가 은행과 보험사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이자비용이 20% 증가할 경우 저축은행이 대출해 준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9.3%인 6385억원이, 여신금융사는 3.5%인 3690억원이 각각 부실가능금액으로 추정됐다. 같은 조건에서 은행과 보험사는 부실가능 금액이 3조 9602억원과 1조 3101억원으로 규모는 컸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2%와 2.0%에 불과했다. 이혁준 한신정평가 책임연구원은 “은행과 보험권의 가계부채 부실가능 금액은 다른 업종에 비해 매우 많은 수준이지만 비중이 작고 차주의 양호한 신용등급과 높은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실제 가계부채 부실가능금액은 추정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사의 경우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변동폭이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라면서 “차주들의 신용등급과 가계소득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작년 5만원→올해 6만500원 “과일·채소 금값에 시름 깊어요”

    작년 5만원→올해 6만500원 “과일·채소 금값에 시름 깊어요”

    과일가게 앞에서 임재원(왼쪽·55)씨는 한참을 서성였다. 사과 3개에 5000원, 6000원, 1만원짜리 가운데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했다. “1만원짜리는 너무 비싸고, 5000원짜리는 너무 작고 상처가 많아 차례상에 올릴 수 없겠네요.” 결국 3개 6000원짜리로, 배는 7000원짜리 한 개만 구입했다. ●사과 3개 6000원·배 1개 7000원 19일 최저생계비로 생활하는 임씨의 추석 차례상 장보기에 따라나섰다. 기초생활수급 1종 대상인 임씨는 1인 최저생계비 42만 2180원으로 78세 노모와 생활한다. 한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최저’ 금액으로 두 사람이 생계를 잇는 것이다. 이 돈으로 생활하면서 명절을 나기란 쉽지 않다.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과일, 채소 값이 뛰어 걱정이 더 컸다. 서울 영천동 영천시장에는 추석맞이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임씨네 차례상은 소박하다. 과일 종류와 개수도 적고, 소고기 산적은 한 쪽만 올린다. 한과류는 생략한다. “다른 건 몰라도 햅쌀은 꼭 해요. 어머니의 원칙이죠.” 지난해보다 확연히 오른 과일 가격에 임씨의 주름살이 깊어 갔다. 건너편 채소 가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육점, 떡집에서는 다행히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때 5만원가량을 지출했던 임재원씨는 이날 6만 500원을 썼다. 지난해보다 20%가량 더 쓴 셈이다. 한 달 생활비 42만원의 7분의1에 해당한다. ●“무릎 아픈 노모 건강하셨으면…” 임씨네 가계부는 단출하다. 등촌3동 임대아파트에 사는 임씨는 12만원을 관리비와 공과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거의 식비로 지출한다. 옷을 사거나 문화생활을 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돼지고기나 생선은 한 달에 2~3번 먹는 수준이고 대부분 나물, 김치 반찬이 전부다. 임씨는 “명절이라고 돈이 더 나오는 건 아니니까…. 무조건 아껴 쓰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추석은 더 우울하다. 노모가 무릎이 아파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례상에 절하면서 아버지께 기도하려고요. 돈은 더 없어도 되니까 어머니 건강하게 해 달라고요.” 글 사진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올인’ 실제모델 차민수 “신정환, 도박중독 환자로 봐야 돼”

    ‘올인’ 실제모델 차민수 “신정환, 도박중독 환자로 봐야 돼”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 차민수 세종대 교수가 원정도박·거짓해명으로 물의를 빚은 신정환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차민수 교수는 9월 17일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SBS E!TV ‘E!뉴스 코리아’에 출연해 “신정환은 연예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환자로 봐야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프로갬블러’ 차교수는 “병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이 죽어가는 과정을 느끼지만, 도박은 그 과정을 느끼지 못한 다는 것에 심각성이 있다”며 “도박 중독은 모든 것이 완전히 파멸된 후 끝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 활동 중 두 차례 도박사건에 연루된 신정환이 ‘도박 중독’을 앓고 있는 것에 맹목적인 비난을 퍼붓는 현 사태의 문제성을 꼬집었다. 즉, “사람을 매장한다고 해서 ‘제 2의 신정환’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는 설명. 차민수 교수는 신정환이 귀국한다면 만나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며 “장기적 만남을갖고 올바른 가치관을 세울수 있도록 카운셀링을 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필리핀 세부에 머둘던 신정환은 현재 무비자 체류기한이 만료된 필리핀을 떠나 마카오로 거주지를 옮겼다. 국내 지인들의 도움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이종혁, 망치폭행사건에 분노…"예술이 돈벌인가?"▶ 남규리, ‘인형미모’ 물씬 풍기며 ‘핑크빛 폴폴’▶ 포미닛 민낯 화보 공개…’성형횟수 0회’ 발언 입증▶ 강혜정 "타블로, 모범적인 남편" 고백…’의미심장’▶ [빌보드] ‘파격의 연속’..레이디가가 베스트공연 탑5
  • 화려한 싱글도 피해갈 수 없는 집안일

    화려한 싱글도 피해갈 수 없는 집안일

    혼자 독립해 생활하는 것은 언뜻 호수에 떠 있는 백조처럼 우아하고 화려해 보인다. 멀리서 보면 누구보다 여유 있게 시간을 즐기고,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물고기를 포식하며 화려한 생활을 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으려면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다른 이들이 볼 수 없는 수면 아래에서는 쉼 없이 발을 놀려야 하는 노동이 뒤따른다. 잠시라도 발을 움직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물속으로 곤두박질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화려한 싱글이라도 ‘집안일’을 피해갈 수는 없다. 생활의 많은 시간을 집안일에 쓰지만 일은 끝이 없다. 조금만 방심하고 손을 놓으면 음식 접시와 빨랫감이 쌓인다. 싱글들의 가사생활에 얽힌 웃지 못할 이면을 들여다봤다. 대학생 이정일(23)씨의 자취방은 여느 또래들처럼 너저분하다. 이것저것 발에 걸리는 물건들이 많아 방안을 돌아다니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씨는 부모와 함께 살 때만 해도 ‘깨끗, 깔끔’을 모토로 살아 왔다. 한 번 입은 티셔츠·바지는 다시 입는 일이 절대 없었다. 집안에서는 이씨의 방이 가장 깔끔했다. 바닥에 머리카락 떨어지는 게 싫어 누나의 머리띠와 머리핀을 빌려 꽂을 정도였다. 속옷까지 직접 빳빳하게 다려 입으며 유난을 떨었다. 그러나 장거리 통학이 힘들어 올 초 집을 나와 혼자 생활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그를 바라보는 가족 모두가 ‘집안일은 깨끗하게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도 “간단한 음식도 할 줄 알아 혼자 사는 일에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집안일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수업을 마치고 과제를 하거나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돌아오면 빨래나 청소를 할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가사라는 게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음식은 집에서 곧잘 해 먹었지만 매일 갈아입어 수북이 쌓인 빨랫감을 빨고 다시 걷어 차곡차곡 개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손바닥만 한 원룸은 닦고 또 닦아도 금세 더러워졌다. 결국 이씨는 매주 토요일을 ‘대청소의 날’로 정해 놓고 토요일만 되면 집안일에 ‘올인’했다. 다른 날은 손도 까딱하지 않는다. 그는 “너저분한 환경에서 자취하는 친구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면서 “그래도 항상 깨끗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현준(32)씨도 나름 자취생활 4년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집안 상황은 ‘혼돈’ 그 자체다. 분리해서 내놓아야 하는 쓰레기를 그냥 아무렇게나 비닐봉지에 넣어 수북이 쌓아 놓았다가 주말이 되면 새벽을 이용해 한꺼번에 내놓는다. 이웃 주민에게 적발돼 주의를 받은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집에 들어오면 만사 제쳐두고 침대로 몸을 옮긴다. 격무로 몸이 피곤할 때면 씻지도 않고 그냥 침대로 들어간다. 집에서 밥을 해 먹으려다 씻어 놓은 그릇이 남아 있지 않아 나가서 사 먹는 일도 흔하다. 집안은 퀴퀴한 냄새로 가득 차 있지만 혼자 오래 살다 보니 그것조차 면역이 된 듯하다. 대구에 있는 어머니조차 서울에 있는 박씨의 집에 오면 “어떤 여자가 너같이 게으른 사람하고 결혼하려고 하겠냐.”고 면박을 주기 일쑤다. 박씨는 “하루에 최소 10시간 이상 일을 하다 보니 이것저것 챙기는 것이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면서 “친구들이 ‘그렇게 지저분한데 결혼이나 하겠냐.’고 놀릴 때마다 상처받지만 집에 들어오면 또 다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혜진(29·여)씨는 어렸을 때부터 음식 냄새를 싫어했다. 집안에서 생선 굽는 냄새, 고기 누린내, 기름 냄새 나는 것이 가장 싫었다. 향이 조금만 강한 음식 냄새를 맡으면 헛구역질이 바로 올라온다. 그럴 때마다 김씨의 어머니는 “나중에 다 해 먹고 살 건데 왜 그러냐.”면서 핀잔을 주곤 했다. 어머니의 구박 아닌 구박을 받고 살던 김씨는 ‘음식 냄새 해방구’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3년 전 독립했다. 그는 “비위가 약해 그러는 것뿐인데 엄마가 타박할 때마다 너무 서운했다. 혼자 살면서 좋은 향만 나도록 할 테다.”라고 속으로 다짐도 했다. 그러나 독립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김씨가 자취방에서 주방기기의 불을 켜는 일은 ‘물 끓일 때’ 빼고는 좀처럼 없다. 끼니는 거의 빵으로만 해결한다. 식빵을 사다가 토스트를 해 먹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끔 빵이 물릴 때는 냉동만두를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때도 있다.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 음식을 찾다 보니 얼리거나 딱딱하게 말린 가공식품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냉장고에 김치 냄새 배는 것이 싫어 김치도 먹지 않는다. 그런 김씨도 가끔 밥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김씨가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은 컵라면. 집에서 당차게 나왔지만 돌아온 것은 궁색한 가공식품뿐이었다. 그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나 설거지도 싫어하기 때문에 컵라면을 먹는 게 편하다. 앞으로 계속 이런 패턴으로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코 편해 보이지는 않았다. 직장인 최수영(32·여)씨는 평소 ‘수더분한’ 성격이다. 최씨는 특별히 깨끗하지도, 더럽지도 않은 중간쯤이라고 스스로 여긴다. 빨래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아서 하는 편이고 청소하는 주기도 일정하다. 긴 생머리를 갖고 있어 머리카락이 집안에 나뒹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밑반찬 위주로 간단하게 차려 먹는 편이다. 남들과 특별히 다를 것 없이 무던한 최씨가 절대로 참을 수 없는 것 한 가지는 물때가 찬 화장실이다. 최씨는 생각날 때마다 표백제나 소독제를 풀어 화장실 청소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물때는 못 참는다. 대학 때 친구 자취방에 놀러 갔다가 더러운 화장실을 보고는 도저히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아 청소용 솔, 소독제, 고무장갑 등 청소도구를 사다 대신 청소를 해 주기도 했다. 욕조나 변기가 더러운 것도 참지 못한다. 최씨는 “더러운 욕실에서 씻거나 용변을 보면 그렇게 불쾌할 수가 없다.”면서 “가끔은 얄미운 친구들이 일부러 화장실을 더럽게 해놓고 초대할 때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취 5년차인 직장인 김해영(30·여)씨의 일요일은 빨래와 함께 시작된다. 바쁘고 정신없던 평일 동안 내내 쌓였던 수건과 블라우스, 속옷 등을 세탁해야 한 주를 차질 없이 생활할 수 있기 때문. 친구들과 토요일 저녁까지 어울리거나 일요일까지 약속이 있는 날은 밖에 나와서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그는 “월요일 출근 때 입어야 할 정장 블라우스는 다림질까지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해 구겨진 옷을 입고 갈 때도 있다.”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기 때문에 청소며 설거지, 자질구레한 집안일까지 신경 쓸 일이 많아 주말 몇 시간은 꼬박 집안일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혼자 사는 것도 힘든데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까지 돌보며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곤한 집안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예 가사 도우미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회사 컨설턴트로 일하는 김재윤(33)씨는 일주일에 두 번 직업소개소에서 연결해준 파출부를 부른다. 4시간 동안 청소와 빨래, 집정리 등 집안일을 해 주는 대가로 3만원씩을 지불한다. 그는 “일주일에 6만원씩 24만원을 주지만 일주일 내내 신경 쓰지 않고 가사에서 벗어나는 게 기회비용으로 봤을 때 더 이득”이라면서 “평일뿐 아니라 주말에도 일에 파묻혀 지낼 때가 많고 야근이나 밤샘, 술자리가 많아 청소 등을 할 겨를도 없는데 50대 아주머니께서 가족처럼 가사를 도맡아 줘서 든든하다.”고 도우미 예찬론을 펼쳤다. 학원강사 7년차인 박효원(31·여)씨에게는 알아서 반찬까지 만들어 갖다 주는 ‘우렁각시’가 있다. 바로 인근에 사는 어머니다. 한 달에 서너 차례 딸 집을 찾는 어머니가 쓰레기 등을 가져다 버리고 냉장고에 김치며 멸치볶음 등 밑반찬까지 가득 채워 놓는다. 그는 “아직까지 어머니의 도움을 받는다는 게 조금 죄송하고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솔직히 시집 가기 전까지만이라도 엄마 그늘에 있다는 게 기분 좋을 때도 있다.”면서 “대신 용돈을 팍팍 챙겨 드리는 것으로 무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홍선아(28·여)씨는 자취생활 6년 만에 주부 9단이 다 됐다. 고향을 떠나 처음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세탁기 한 번 제대로 돌려본 적 없던 그다. 혼자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집안일은 엉망이었다. 색깔 옷을 흰옷과 섞어 빨아 물들이기 일쑤였다. 한 번은 음식물 쓰레기를 큰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여름철에 구더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비명을 내지르며 기겁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재활용 분리배출부터 수납공간 늘리기, 얼룩 없이 세탁하는 법까지 살림꾼이 됐다. 웬만한 밑반찬이나 찌개류도 척척 만든다. 그는 “1~2년 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사 먹기도 했지만 물가도 비싸고 직접 해 보자고 마음먹은 뒤로는 집안일이 재밌기까지 하다.”면서 “처음에는 혀를 끌끌 차고 내려가시던 부모님들이 이제는 내가 직접 만든 반찬을 먹어 보고 시집 가도 되겠다며 대견해하신다.”고 자랑했다. 직장인 최성훈(33)씨는 웬만한 여자보다 집안일을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혼자 생활한 지 4년. 처음에는 집안일이 하기 싫어 방바닥도 한 달에 한 번씩 청소하고,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쌓아 두곤 했지만 ‘이래선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자 생활패턴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시작했던 집안일이 이제는 인터넷 블로그에 가끔씩 글을 올릴 정도로 고수가 됐다. 이웃집 아주머니들과 함께 김치를 담글 때마다 “총각이 김치를 이렇게 맛깔나게 담그는 모습은 처음이야. 우리 사위로 들어오시우.”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다. 혼자 사는 친구의 생일날 그를 초대해 미역국을 끓여 주고 “돈 들여 나가 먹을 일 있냐. 내가 직접 만들어 보겠다.”며 얼큰한 꽃게탕을 만들어내 주변을 놀래키기도 한다. 최씨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했던 집안일이 이제는 내 생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결혼하고 난 뒤에 가끔씩 배우자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줄 수 있는 남자가 나의 이상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세상 떠날 때 전재산 기부”

    “세상 떠날 때 전재산 기부”

    중국의 한 부자가 1조원 가까운 재산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서약을 해 화제다. 천광뱌오(陳光標) 장쑤황푸(江蘇黃埔) 자원재활용유한공사 회장은 최근 회사 홈페이지에 “세상을 떠날 때 내가 가진 모든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양자만보(揚子晩報)는 천 회장이 최근 회사 홈페이지에 전 세계적인 기부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올려 “세상을 떠날 때 재산의 절반이 아니라 전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천 회장은 “‘더 기빙 플레지(기부서약)’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회장으로부터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내 재산은 국가 정책과 사회환경, 수많은 노동자들의 도움과 헌신이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사회로 환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게이츠와 버핏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내 억만장자를 시작으로 전 세계 주요 기업과 부호들을 상대로 재산의 50%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천 회장은 이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국 기업인으로서 처음으로 이 캠페인에 정식으로 동참하고 50% 이상이 아니라 100%를 기부하기로 한 것은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할 두 분에게 드리는 조그만 선물”이라고도 썼다.  천 회장의 재산은 50억위안(약 8640억원)에 이른다. 천 회장은 가족들은 5% 정도는 남겨 뒀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사회 책임에 대한 자신의 철학에 모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양자만보에 따르면 천 회장은 그동안 많은 기부를 해 왔다. 지난해 회사 순익 4억 1000만위안 가운데 78%인 3억 1300만위안을 사회에 환원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13억 4000만위안을 기부해 직접 수혜자만 70만명에 이른다. 그는 2008년 쓰촨(四川)성 대지진 당시 중장비를 끌어모아 36시간 만에 2000㎞ 떨어진 현장에 최초로 도착, 140여명을 구출한 공로로 중국 정부로부터 ‘지진 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을 가난하게 보낸 천 회장은 열살 때부터 4㎞ 밖으로 물을 길어 주거나 얼음과자 등을 팔아 생활비를 벌며 고학했다. 대학 졸업 후 버려진 가전제품이나 기계설비 부품을 재가공해 파는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어 지금은 연간 매출액이 121억위안에 이르는 사업가로 성장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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