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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송파 세 모녀 살아나도 긴급복지비 받기 어렵다

    [단독] 송파 세 모녀 살아나도 긴급복지비 받기 어렵다

    #1. 홀로 살며 일용직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 가던 김모(49)씨는 올 초 공사 현장에서 허리를 다쳤다. 간신히 거동만 할 수 있을 뿐 현장 일을 할 수 없게 된 김씨는 당장 입에 풀칠할 일이 막막하다. 김씨는 구청에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했다. 그러나 김씨를 면담한 구청 담당자는 ‘김씨가 부상으로 근무 능력을 잃었다고 볼 수 없다’며 지원을 거절했다. #2. 이모(65)씨는 6년간 찜질방 등지를 전전하며 노숙 생활을 했다. 부인과는 20년 전 이혼했고 아들에게 월 30만원의 생활비를 받아 오다 최근 그마저 끊겼다. 적지 않은 나이에 심각한 당뇨와 고혈압에 시달리고 거주지 또한 불분명한 탓에 구직도 번번이 실패했다. 이씨는 한 노숙인 보호기관에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했지만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올 초 우리 사회를 안타깝게 했던 ‘송파 세 모녀 사건’의 교훈으로 정부와 여야는 내년 긴급복지지원 예산으로 1013억원을 책정했다. 올해(699억원)보다 44.9% 늘린 금액이다. 하지만 긴급복지지원 대상의 ‘위기 상황’에 대한 까다로운 규정과 현장 공무원들의 보수적인 집행 관행이 바뀌지 않는 이상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느끼는 체감기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일시적 ‘위기 상황’으로 당장 생계가 어려워진 저소득 계층을 조기에 발견, 지원하려는 취지로 2006년부터 시작됐다. 4인 가구 기준 생계비는 월 108만원, 의료비는 최대 600만원, 전기요금은 50만원까지 한 차례 지원된다. ‘위기 상황’이란 주 소득자의 사망이나 가출로 가계의 소득을 잃었거나 중한 질병 또는 부상, 가정폭력, 화재 등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경우를 뜻한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연락이 닿지 않는데도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근무 능력에는 지장이 없는 질병, 부상이란 이유로 거부당하는 경우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2015년부터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으로 소득 기준 및 금융재산 기준은 다소 완화되지만 정작 ‘위기 상황’ 규정에는 변화가 없다”며 “현행 기준으로는 ‘송파 세 모녀’(큰딸은 당뇨·고혈압, 어머니는 팔 골절)가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하더라도 복지 당국의 판단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예산 증액 못지않게 위기 상황 규정을 완화하고 적극적으로 집행하려는 현장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과 비슷한 규모의 예산이 편성됐던 2013년(971억원) 집행률은 55.2%(536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올해 예산은 699억원에 그쳤지만 집행률이 65.7%(10월 현재)로 높아지면서 집행 금액은 459억원을 기록했다. 복지 담당자들의 집행 의지가 관건이란 얘기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남재욱 정책위원은 “현재로서는 규정이 너무 제한적이라 공무원들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생사가 달린 긴급 상황에 대한 지원인 만큼 문턱을 낮춰 ‘선지원 후심사’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획일적 기준에 짜 맞추지 말고 개인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긴급지원을 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의 재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與 ‘부동산 3법’ 수정안 제시… 野 설득 시도

    여야가 28일 새해 예산안 처리에 전격 합의, 국회가 정상화되면서 예산 심사에 밀렸던 법안 심사와 처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여야의 이견이 극심한 쟁점 법안들의 연내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처리를 당부한 법안들의 국회 통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포함하는 공공부문 3대 개혁과제와 ‘김영란법’(공직자 부정청탁 방지법),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이다.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부동산 3법, 종교인 과세법(소득세법 개정안) 등도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는 법안들이다. 정기국회 내 처리가 물리적으로 힘든 만큼 12월 임시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야는 국회 국토교통위에 상정된 부동산 3법의 타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지역 상황에 맞게 탄력 적용하는 주택법 개정안과 재건축 사업시 조합원에게 주택 수만큼 새 주택을 주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안 등이다. 새누리당은 “투기를 조장한다”는 야당의 반대에 수정안을 제시해 설득을 시도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정기국회 내에 25개 민생법안을 포함하는 중점 법안들을 모두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13개 가계소득증대 법안과 12개 생활비 감소법안으로 나눠 상임위별로 각개 입법 전투를 벌여 처리하겠다는 각오다. 새정치연합이 밝힌 민생법안에는 휴일근로 연장근로 포함,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관련법,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주택 공급법 등이 포함됐다. 이처럼 새정치연합은 ‘민생법안’을 필두로 입법 전쟁에 임하는 한편 새누리당의 중점법안들을 ‘가짜 민생법안’으로 규정하고 입법을 저지할 계획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경단녀, 이젠 당당한 워킹맘

    경단녀, 이젠 당당한 워킹맘

    이모씨는 병원 영양사로 일하다 자녀 4명을 키우느라 경력이 단절된 지 10년이 지났다. 올해 막내가 4살이 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아이들 교육비라도 보태고 싶어 영양사로 재취업하기 위해 새일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경력단절 기간이 긴 데다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5시 이전 퇴근이 가능한 직장을 원했기 때문에 취업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새일센터의 지원으로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근무하는 모 업체의 정규직 영양사로 일하게 됐다.(제주새일센터 김효숙 ‘아줌마가 당당히 직장인이 되던 날’) 시화공단의 자석공장 형성산업은 생산직과 사무직에 차별을 두지 않는 등 근로조건이 좋은데도 이직자가 많고 직원 구하기가 어려웠다. 새일센터가 문제점을 파악해 초과근무수당과 통근버스를 도입하도록 제안하자 받아들여졌다. 그 후 구직자들의 기피 기업이 선호 기업으로 바뀌었다.(시흥새일센터 안수연 ‘새일본부에서 바꾸라 하면 바꾸지요’) 다문화 가정이 많이 분포한 지역 특성에 맞게 광산구 다문화센터와 연계해 취업을 희망하는 결혼이민여성 11명을 모집했다. 5일간 결혼이민여성의 미래를 설계하고 직장 에티켓이나 근로기준법, 이력서 작성에 대한 교육과 모의면접, 동행면접을 제공했다. 그 결과 11명 중 9명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광주 광산구 새일센터 김명화 ‘다문화여성들, 꿈과 희망의 날개를 달다’) 아이가 셋인데도 남편이 생활비를 안 줘 가스마저 끊기고 기본생활비조차 없는 구직자 김모씨를 위해 새일센터 담당자는 봉사단체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해 지원했다. 또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상담서비스를 안내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하고 발굴했다. 결국은 어린이집 보조조리원으로 취업에 성공했다.(당진새일센터 홍기숙 ‘손을 내민 자의 손은 누구가는 꼭 그 손을 잡아준다!’) 27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국제청소년센터에서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린 ‘2014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발표된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성공 사연들이다. 이날 대회에는 전국 130개 새일센터 및 10개 광역본부 새일센터의 취업설계사, 직업상담사와 17개 시·도 공무원 250여명이 참가했다. 새일센터별로 취업성공과 구인처 발굴, 집단상담, 나만의 에피소드, 센터사업 사례 등 분야별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우수사례(35건)를 소개했다. 참여자 현장 투표를 통해 부문별로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선정, 시상하기도 했다. 여가부는 경력단절여성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이번에 발굴한 우수 사례를 다음달 중 사례집으로 발간, 전국 새일센터 및 유관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불안한 한국… 서글픈 노년

    불안한 한국… 서글픈 노년

    ‘세월호 참사’ 여파로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었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인재’(人災)를 가장 많이 꼽았다. 통계청이 전국 1만 7664가구에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 7000명을 조사해 27일 내놓은 ‘201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9%가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했다. 2012년( 37.9%)보다 13% 포인트 높아졌다. ‘광우병 사태’로 촛불 시위가 전국을 강타한 2008년(51.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통계청 측은 “2008년에는 조사 연령 대상이 15세 이상이어서 올해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불안하다’고 말한 응답자가 2008년과 같은 51.4%”라고 밝혔다. ‘안전하다’는 응답은 2012년 13.7%에서 올해 9.5%로 줄었다. ‘보통’이라는 답변도 48.9%에서 39.6%로 감소했다. 국가 안보와 건축물·시설물 붕괴, 교통 사고, 먹거리, 정보 보안, 범죄 위험, 신종 전염병 등 모든 분야에서 ‘불안하다’는 응답이 ‘안전하다’보다 높았다. 특히 건축물이나 시설물 붕괴·폭발에 대한 불안은 2012년 21.3%에서 올해 51.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인재’(21.0%)를 꼽은 비율도 2012년(7.0%)보다 3배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범죄 발생이 최대 불안 요인으로 꼽혔는데 올해는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인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부모 생활비를 부모 스스로 해결한다는 비율(50.2%)이 조사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자녀가 부모 생활비를 대는 비율이 절반이 채 안 된다는 얘기다. 자신들은 부모를 봉양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자식에게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세대의 서글픈 자화상을 방증하는 단면이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56.8%로 2008년(68.0%)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6.8%였다. 자살 충동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37.4%), 가정불화(14.0%), 외로움·고독(12.7%) 등이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경차유류세환급 7.8% 불과 “어떻게 받나?”

    경차유류세환급 7.8% 불과 “어떻게 받나?”

    경차유류세환급 7.8% 불과 “어떻게 받나?” 경차 사용을 장려하고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한 유류세 환급 제도가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신청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23일 제기됐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이 국세청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차 소유자의 유류세 환급 신청 비율은 7.8%(151만 3998대 중 11만 8761대)로 환급액은 9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9월 현재 7.8%, 92억원으로 가장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 도입 첫해인 2008년에는 경차 소유자의 14.6%가 환급받았으며, 환급액은 120억원이었다. 이 제도는 1가구 1차량(1000cc 미만)의 소유주가 ‘유류구매전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경우 연간 10만원 내에서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은 “경차유류세 환급이 널리 활용될 경우 가계부담을 줄이고 생활비를 절감할 수 있다”면서 “올해 유류세 환급이 다시 2년 연장이 된 만큼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정부는 홍보 노력을 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마워요 ‘키다리 아저씨’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온 만큼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돕고 싶어요.” 강원 속초여고 3학년 박지윤(18)양의 꿈은 ‘언어치료사’다. 언어장애의 원인과 증상을 진단하고 환자를 치료·관리하는 일이다. 또래들은 연예인을 동경하거나 아니면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 공무원 등을 선호하는 게 보통일 터. 하지만, 박양이 남다른 장래희망을 갖게 된 건 뇌성마비 지체장애 3급인 삼촌의 영향이 크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급성 간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뒤 박양은 할머니, 삼촌과 같이 살았다. 돈을 벌러 타지로 떠난 아버지는 연락이 잘 닿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삼촌이 이웃들과 소통하는 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박양은 19일 “삼촌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귀를 기울이다 보니 나중에는 할머니보다 내가 더 잘 알아듣게 됐다”며 “자연스럽게 삼촌 같은 분들과 타인의 의사소통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초·중·고 내내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연금에 의지한 빠듯한 살림살이였지만 박양은 늘 밝았다. 꿋꿋한 박양도 2012년 할머니마저 숨졌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박양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삼촌도 시설로 들어가 혼자 남게 됐을 때는 너무 막막해서 눈물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 무렵 아버지와 연락이 닿아 이따금씩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게 덜 외로워 학교 가는 시간이 오히려 더 기다려졌다”고 덧붙였다. 박양이 학교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익명의 후원자들 덕분이다. 박양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8년부터 7년째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의 국내아동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3명의 후원자에게서 매달 10여만원을 받고 있다. 후원자들의 이름과 직업도 모르지만 6개월마다 한 번씩은 꼭 감사 편지를 보냈다. 2012년에는 처음으로 “춥지만 언제나 밝고 열심히 생활하라”는 답장을 받고 뛸 듯이 기뻤다. 그는 “수학 점수가 안 나와서 학원을 다니고 싶었지만 한 달에 20만원이나 하는 수강료가 부담스러웠을 때 후원자 도움으로 포기하지 않게 됐다”며 “어른이 되면 꼭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양의 최종 목표는 언어 발달이 안 된 어려운 가정의 자녀나 노인을 돕는 것이다. 지난 13일 수능을 치른 박양은 “많은 분의 도움으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며 “나중에 나만의 언어치료실을 차리게 되면 후원자분들도 꼭 초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3곳의 대학 수시 지원 결과를 기다리는 박양은 “등록금과 생활비가 걱정이지만 일단 새내기가 되면 캠퍼스를 거닐고 MT도 가는 등 평범한 대학 생활을 즐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물가상승률 반영되나 죽을 때까지 나오나 두 가지를 기억하라

    물가상승률 반영되나 죽을 때까지 나오나 두 가지를 기억하라

    은퇴 후 생활비가 200만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 나은퇴(54)씨. 국민연금의 수령 연령 조정에 따라 62세부터 월 100만원가량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나씨는 이에 연금보험으로 30만원, 퇴직연금을 종신연금으로 수령해 70만원을 다달이 받을 수 있게 준비해뒀다. 얼핏 보면 200만원이 준비됐지만, 실제 필요한 생활비 마련에는 실패했다. 연금별 특징을 고려하지 않아서다. 이런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연금 자산을 구성할 때 반드시 두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연금수령액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는가’와 ‘죽을 때까지 연금이 나오는가’다. 19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종신연금 100만원은 국민연금 72만원(남성 기준), 확정연금 100만원은 국민연금 67만원에 불과하다. 서로 다른 연금이 같은 가치를 지니도록 조정해주는 ‘연금 전환율’을 적용한 결과다. 종신연금은 139만원이어야, 확정연금은 148만원이어야 국민연금 100만원과 같은 가치를 갖는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은 해마다 한 차례씩 전년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연금수령액을 올려준다. 그리고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계속 나온다. 반면 생명보험사의 주요 상품인 종신연금,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수령 방식을 종신으로 고른 퇴직연금 등은 죽을 때까지 연금이 나오지만 물가상승률은 반영하지 않는다. 즉 저물가라도 물가가 조금씩 오르기 때문에 연금 가치가 매년 떨어진다. 10년, 20년 등 약속한 기간만 연금이 나오는 연금보험이나 연금저축 등은 가입자가 약속한 기간이 지나서도 생존해 있으면 아무 가치가 없게 된다. 연금보험이나 연금저축은 가입자가 연금 수령기간 중 사망하면 남은 연금의 상속은 가능하다. 생존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사적 연금이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종신연금 100만원은 국민연금 69만원, 확정연금 100만원은 국민연금 57만원에 불과하다. 사적 연금의 실제 가치가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종신연금은 146만원, 확정연금은 176만원이어야 국민연금 100만원 수준이다. 연금을 받을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종신연금이나 확정연금은 물가상승률이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수령 초기의 연금이 나중에 받는 연금보다 많은 가치를 갖게 된다. 따라서 수령 초기에는 받는 금액의 일부를 재투자해야 나중에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지 않는다. 재투자가 어렵다면 종신연금을 여러 개 가입해 연금 수령시기를 분산시켜 연금액이 늘어나도록 만들어야 편안한 노후가 가능하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확정연금이 전체 소득원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할 경우 수령기간을 늘리거나 연금액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왕의 얼굴(KBS2 밤 10시) 선조(이성재)는 자신이 군주의 상이 아니라는 관상가 백경(이순재)의 말 때문에 왕이 된 지금까지 악몽에 시달리며 산다. 게다가 왕의 관상에 대한 비책이 담겨 있는 책 ‘용안비서’를 사람들이 알게 될까 전전긍긍한다. 그러던 어느날 밤 ‘용안비서’를 훔치러 궁으로 들어온 침입자들에게서 별 5개가 그려진 표지를 발견한 광해군(서인국)은 그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MBC 밤 11시 15분)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는 김범수와 기타리스트 박주원,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와 양평이형으로 더 잘 알려진 하세가와 요헤이가 출연해 뮤지션다운 음악방송을 선보인다. 한편 MC 김구라는 사유리가 하세가와에게 관심이 있다며 전화 연결을 해 하세가와를 당황하게 한다. 그런데 전화 연결된 사유리는 엉뚱한 매력을 선보이며 하세가와의 진땀을 뺀다. ■피노키오(SBS 밤 10시) 인하는 대학 졸업 후 방송기자 시험에 매달리지만, 피노키오 증후군(거짓말을 하면 딸꾹질 증세를 보이는 가상 증후군) 때문에 3년째 낙방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다 겨우 엄마가 있는 방송국에서 최종 면접시험을 보게 되고, 13년 만에 엄마를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푼다. 한편 택시 운전을 하며 생활비를 보태는 달포는 엄마에 대한 기대가 큰 인하가 걱정스럽다.
  • 부양의무자 최저소득 기준 月 404만원으로 완화… 수급자·부양의무자 모두 노인이라도 혜택 못받아

    기초생활보장법 등 ‘송파 세 모녀 3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한 데 대해 여야는 18일 “복지국가로서의 이념적 발전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두 딸을 근로 능력 있는 부양의무자로 볼 것이기 때문에 법이 개정돼도 긴급구제 외 세 모녀를 구할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 여야가 합의한 세 모녀 법 개정안에 따라 달라질 상황을 문답식으로 정리한다. →일을 찾아 전국을 헤매느라 집에 들르지도, 생활비도 보내주지 못하는 목수 아들을 둔 노모(74세). 목수 아들의 수입은 들쭉날쭉하지만 월평균 350만원이고, 아들을 포함해 식구가 4명이라면? -그동안 기초생활급여를 못 받던 노모는 개정안이 시행될 때부터 급여를 받을 수 있다. 4인 가족 기준 부양의무자 최저소득 기준이 월 302만원에서 404만원으로 올랐다. 1만 6000여명(2000억원)이 추가 수혜 대상이다. →부모와 연락을 끊고 일정한 소득 없이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미혼모(42세). 새 학기마다 교복비, 교과서 대금 때문에 마음을 졸였는데? -연락을 끊은 조부모의 자산·소득에 관계없이 중학생 아들은 교과서 대금 지원(연 10만원 안팎)을 받을 수 있다. 40만명 추가 수혜가 예상되는 교육급여에 한해 부양의무제 기준을 정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단, 수급주체가 국토교통부(주거급여), 교육부(교육급여) 등 개별급여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과거처럼 동사무소에 신고하고 일괄적으로 각종 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고 급여별로 당국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함께 늙는 처지의 며느리(68세)와 시어머니(93)가 빈궁하게 함께 사는데 며느리가 부양의무자라면? -개정안에 따르더라도 며느리의 부양의무자 자격은 유지된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수급자와 부양의무자가 모두 노인 또는 중증 장애인인 경우는 10만 4000여명(7.8%)인데 이들은 이번에 구제받지 못한다. →부양의무자인 아들이 가난하지만 사이가 나빠 금융정보공개동의서를 써주지 않아 급여를 못 받았다면? -개정안에 따르더라도 급여를 받을 수 없다. 개정안은 부양의무자의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쪽에만 초점을 맞췄다. 국민기초생활보장지키기 연석회의 김잔디 간사는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선제적으로 부양의무자 소득 기준을 완화했지만, 동의서를 써주지 않을 정도로 가족관계가 악화된 경우가 많아 실제 수급자가 크게 늘지 않은 전례가 있다”면서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는 게 좋고, 그렇게 못 한다면 실제 부양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식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새정치연, 전·월세 인상 年5% 상한제 검토

    ‘신혼부부 집 한 채’ 구상이 실효성·형평성 측면에서 논란을 부른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16일 전·월세 상한제 도입 추진을 시사했다. 전·월세금을 연간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상한제는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있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정부가 10·3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뒤 시장이 활성화되기는커녕 전·월세 전환 증가로 세입자 부담만 2~3배 더 늘었다”면서 “정부는 엉터리·사이비 부동산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중산층·서민 맞춤형 입법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2015년 예산안 심의 방향을 정한 새정치연합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간병 부담 완화, 출산장려, 임대주택 공급, 도서구입비 세액공제 등 가계 생활비를 낮추는 내용의 12개 법안 중 하나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월세 상한제 논의는 2008년에 처음 나왔지만 시행 초기 전세금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에 밀려 제대로 논의되지 않다가 최근 전세난이 극심해지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원혜영 의원이 참여연대와 함께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3.6%가 ‘찬성한다’고, 23.4%가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의 나성린 의원과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전세대란, 그 해결책은’ 토론회에서도 전·월세 상한제가 언급됐다. 한편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은 자신이 주도하는 ‘신혼부부 집 한 채’ 정책과 관련, “새누리당은 ‘무조건 집 한 채 주겠다’ ‘공짜 집이다’라고 왜곡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정치적 음해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단독] ‘서울살이’ 도쿄보다 더 팍팍해졌다

    [단독] ‘서울살이’ 도쿄보다 더 팍팍해졌다

    14년 전인 2000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맥도날드의 빅맥 햄버거 한 개 가격은 3000원이었다. 하지만 2014년 현재는 그때보다 약 36% 오른 4100원을 줘야 사 먹을 수 있다. 빅맥 햄버거 한 개의 가격은 일본에서는 370엔, 지난달 평균 원·엔 환율로 환산하면 3633원으로 한국이 500원가량 비싸다. 대표적인 나라별 경제지표로 활용되는 빅맥 가격이 한·일 사이에 역전되면서 일본 도쿄가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라는 타이틀을 서울로 넘겨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16일 서울신문이 한국과 일본의 쌀, 기름값, 교통요금 등 주요 품목의 2000년과 2014년 물가를 비교해본 결과 빅맥 햄버거 외에도 스타벅스 아메리카노(톨 사이즈), 코카콜라(1.5ℓ), 휘발유(1ℓ) 등 4개 품목 물가가 한국이 일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만 오른 것은 아니다. 소득도 함께 올랐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2000년 3만 7259달러에서 2013년 4만 6140달러로 23%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 1만 1865달러에서 2만 6205달러로 120% 뛰었다. 상승률만 보면 일본보다 오름 폭이 훨씬 크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의 살림살이는 거꾸로 가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더 윤택한 것은 아베노믹스(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이 한몫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 100엔당 원화로 평균 1048.92원이었다면 2014년 10월 982.7원으로 66.22원이나 떨어졌다. 소득이 올라도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임금 상승률(명목임금-소비자물가 상승분)은 낮은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박맹우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실질임금 상승률은 1.28%로 같은 기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 3.24%의 절반을 밑돌았다. 경제가 성장한 만큼 가계소득이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소득에 비해 생활비 부담이 큰 ‘고비용 사회’가 될수록 서민들의 삶이 더 어려워지고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계지출 가운데 교육비는 1995년 월평균 11만 4967원에서 2013년 현재 31만 104원으로 169%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5인 이상 기업의 대졸 이상 월 급여 총액은 1995년 126만 3681원에서 2012년 현재 326만 4439원으로 158% 늘어 소득에 비해 교육비 지출이 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브레이크 없는 가계대출 10월 7兆 껑충

    브레이크 없는 가계대출 10월 7兆 껑충

    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 한 달 새 6조 9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지만 정작 집 사는 데 들어간 대출금은 많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547조 4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 9000억원 늘었다. 관련 집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월간 증가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반짝 급증한 지난해 6월의 4조 6000억원이었다. 이번에도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 전세대출 포함)이 가계 빚을 끌어올렸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의 87%(6조원)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역시 종전 최고였던 2012년 12월(4조 6000억원)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8월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되고, 기준금리가 두 차례(8, 10월)나 인하된 여파로 풀이된다. 한은 측은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 900가구로 2008년 4월(1만 2200가구) 이후 가장 많았다. LTV·DTI가 완화된 이후 8~10월 석 달 동안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각각 15조 2000억원, 14조 1000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집 사는 데 들어간 돈은 40%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금의 60%는 기존 빚을 갚거나 생활비·사업자금 변통 등에 쓰였다는 얘기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도 10월 한 달 동안 9000억원 증가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너무 가파르다”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6월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85%에 이를 정도로 한국의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실질임금 상승을 둔화시켜 내수 확대를 저해하고 기업 투자와 은행 대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가난이 낳고 무관심이 키운 病 ‘비만’

    가난이 낳고 무관심이 키운 病 ‘비만’

    [富] 한 달에 600만원을 버는 회사원 최모(42)씨는 아무리 바빠도 점심 때 짬을 내 회사 내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한다. 점심은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저녁은 채소와 콩 위주로 먹는다. 최씨의 몸무게는 72㎏로 날씬한 데다 피부도 좋아 종종 훈남 소리를 듣는다. [貧] 두 달 전 공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발을 다친 휴학생 김모(26)씨는 온 종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낸다. 생활비도 충분치 않고 딱히 밥을 차려줄 사람도 없어 끼니는 대부분 라면으로 해결한다. 스트레스는 과자를 먹으며 푼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빨리 먹고 빨리 일해야 하니 라면이나 정크푸드, 빵 등을 주로 먹었다. 지금 김씨는 키 173㎝에 몸무게 93㎏로 비만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뚱뚱하다는 것은 옛말이다. 요즘 비만은 가난 탓이다. 과일과 채소는 비싸서 살 엄두도 못 내고, 주로 싸고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라면이나 햄 등 고칼로리에 나트륨 덩어리 음식으로 밥상을 차리다 보니 날씬해지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은 부모가 일하러 나간 동안 싸구려 과자를 먹으며 텔레비전 시청에만 매달린다. 어릴 적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저소득층의 비만은 대물림도 된다. 날씬함은 이제 가난한 가정에서는 누릴 수 없는 사치품이 됐다. ‘비만도 나라가 구제해야 한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1년간 쌓인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9일 초고도비만율을 소득수준별로 분석한 결과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초고도비만율이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높고, 건강보험가입자 기준으로는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초고도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정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사회복지시설수급자, 북한이탈주민 등 취약계층으로 2013년 기준 145만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초고도비만율은 1.23%로 재산이나 소득이 높아 보험료를 많이 내는 최상위 집단(보험료 상위 5%)의 0.35%보다 3.5배가 더 높았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비만해 여성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초고도비만율은 1.57%에 달했다. 남성 의료급여 수급권자(0.87%)보다 3배 이상 높다. 건강보험료 가입자 중 보험료 최하위 집단(보험료 하위 5%)과 최상위 집단 간의 초고도비만율 격차도 2002년 0.12%에서 2013년 0.40%로 계속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와 시골의 비만율 격차도 컸다. 최고도비만율은 2013년을 기준으로 16개 시·도 가운데 제주도(0.68%)가 가장 높고, 대구·울산(0.39%)이 가장 낮았다. 질병관리본부 오경원 건강영양조사과장은 “아무래도 농촌 지역은 도시보다 평균 소득이 낮다 보니 몸 관리에 소홀하고,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만큼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가난병=비만병’이란 씁쓸한 현상은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국 해외개발연구소의 ‘미래다이어트’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과체중·비만 인구는 1980년 2억 5000만 명에서 2008년 9억 4000만명으로 4배가량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초고도비만율도 2002년 0.17%에서 2013년 0.49%로 상승해 최근 11년간 2.9배가 증가했다. 정부가 우선 저소득층 비만치료를 지원할 대책이라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비만 예방 대책은 첫발을 뗀 수준이다. 비만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건강보험공단의 비만관리대책위원회가 지난 10월에야 출범했고 아직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담뱃세를 올려 흡연율을 낮추듯 정크푸드 등 고칼로리 음식에 ‘비만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저소득층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반발이 거세 아직은 먼 이야기다. 미국은 2010년 어린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모든 학교 내에 설탕이 들어간 음료와 정크푸드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또 미국 50개 주 가운데 28개 주가 탄산음료 등에 별도의 세금을 매기거나 판매세 면세규정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비만세를 부과하고 있다. 프랑스는 식품과 음료광고에 당류·소금·인공감미료에 대한 건강 경고 문구를 넣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연간 광고예산의 1.5%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비만인구가 서민에 집중돼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비만세를 부과하면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세금을 걷는 것과 반대로 칼로리가 낮은 건강식품의 부가가치세를 내리거나 보조금을 지급해 서민도 건강식을 사서 먹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건강식품의 가격 수준을 임의로 조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은 예산 부족이 문제다. 대한비만학회는 고도비만 치료에 보험급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술 비용이 600만~800만 원에 달하는 위 밴드 수술이나 1200만~1300만원이 드는 소매절제술, 위 우회술 등을 건강보험 도움 없이 저소득층이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등 관련 학계는 비만 수술 보험 적용을 위해 10년이나 공을 들여 왔지만 가수 신해철씨의 죽음 이후 위 밴드술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난감해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는 최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주최로 열린 식품건강포럼에서 “비만 수술을 받은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 후 5년 내 사망률은 수술받지 않는 고도비만 환자보다 89%나 낮다. 즉 고도비만 수술은 득이 실보다 더 크다”면서 “고도 비만과 병적(病的) 비만을 포함한 모든 비만에 대해 예외 없이 건강보험 비급여를 고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용어 클릭] ■ 초고도비만 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BMI)를 기준으로 비만의 정도를 5단계로 분류했을 때 가장 심한 수준을 말한다. 체질량지수가 18.5 이하면 저체중, 18.5~23은 정상, 23~25는 과체중, 25~30은 비만, 30~35는 고도비만, 35이상은 초고도비만이다.
  • 살인 논산, 강도 목포, 절도 제주서 가장 많아

    살인 논산, 강도 목포, 절도 제주서 가장 많아

    지난해 전국에서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건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경기 용인인 반면, 관광도시 제주는 가장 많은 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범죄별로 절도는 제주, 강도는 전남 목포, 살인은 충남 논산, 성폭력은 경북 경산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났다. 또 범죄로 입건된 공무원은 경찰청 소속이 가장 많았다. 대검찰청이 2일 공개한 ‘2014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용인에서 발생한 총 범죄건수는 2만 862건으로 전국 총 범죄 발생건수 200만 6686건의 0.1%에 불과하다. 이번 통계에 적용된 용인의 인구는 94만 1477명으로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건수는 2216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반면 제주는 지난해 3만 6471건의 범죄가 발생, 인구 10만명당 6142건으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제주 다음으로는 여수(5937건)가 범죄 발생 빈도가 높았다. 특히 제주에서 발생한 절도 범죄는 982.5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동 성폭력 범죄 또한 제주가 6.6건으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아동 성폭력 사건 1051건 가운데 34.1%는 가해자가 이웃이나 친족, 지인, 친구 등 평소 피해자와 아는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 자료 배포에 앞서 2010년 ‘창원시’로 통합된 창원·마산·진해는 예전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범죄 통계를 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마산의 10만명당 범죄 발생건수는 171건으로 전국 최저로 나타났다. 반면 창원은 절도 1위, 강도 2위, 상해·살인 3위 등으로 통합 전 두 도시 간에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강도 범죄는 전국에서 2013건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인구 대비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곳은 전남 목포(7.9건)로 나타났다. 범행 동기는 생활비 마련(21.1%)이 가장 많았고 우발적 동기(20.4%), 유흥비 마련(14.9%) 등이 뒤를 이었다. 살인 사건으로 숨진 사람은 모두 354명으로 여성이 184명, 남성이 170명이다. 살인 사건의 인구 대비 발생 비율은 충남 논산이 7.9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인구 10만명당 성폭력과 방화 사건은 경북 경산(각 76.8건, 10.4건)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강도와 아동 유괴는 전남 목포(각 7.9건, 0.8건)가 불명예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각종 범죄로 입건된 사람 중 공무원은 모두 1만 1458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경찰청 소속이 1202명으로 가장 많았고 법무부(264명), 국세청(136명), 교육부(111명), 산업통상자원부(102명), 안전행정부(96명), 고용노동부(72명) 순으로 많았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입건자 대부분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면서 “공무원 정원 등을 감안하면 단순한 비교는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금융 특집] 생활비 지출 느는데 가계소득은 제자리… 저축이 정답이다!

    [금융 특집] 생활비 지출 느는데 가계소득은 제자리… 저축이 정답이다!

    28일은 저축의 날이다. 한때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던 기념일인데 우리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가계저축률도 2012년 기준 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가계소득은 제자리인데 교육비나 보험료 등 줄이기 어려운 지출은 꾸준히 늘어 저축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돈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씀씀이 속에서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저축성 소비를 위해 노력하자. 이왕 만들어야 하는 통장이라면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얹어 주는 곳을, 보험이라면 생활 안정에 좀 더 신경 써 주는 상품을, 써야 할 신용카드라면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카드를 찾아보자. 저금리 시대인 만큼 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증권 상품도 이젠 고민해 봐야 한다. 저축의 날, 저축에 도움이 되는 상품들을 모아 봤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금융 특집] 교보생명

    [금융 특집] 교보생명

    교보생명의 ‘멀티플랜교보통합CI보험’은 사망 보장과 중대 질병(CI), 장기 간병(LTC)까지 평생 보장하는 전천후 CI보험이다. 종신보험과 CI보험, 장기간병보험의 장점을 결합시켜 CI나 LTC 발생 때 진단보험금과 함께 매월 가족 생활자금까지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주계약 1억원에 가입한 뒤 경제활동기에 CI나 LTC가 발병하면 일시금으로 5000만원의 진단보험금을 받고 가족 생활자금으로 매월 100만원씩 3년간 받을 수 있다. CI나 LTC가 발생하면 치료비가 많이 들고 경제활동을 계속하기 어려운데, 이때 고액의 치료비와 가장의 소득 상실에 따른 생활비까지 지원해 안정된 생활을 돕도록 했다. 또 아프지 않고 은퇴하면 은퇴 시점부터 5년간 매년 1000만원씩 건강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어 은퇴 후 건강관리나 생활안정자금으로 쓸 수도 있다. 보험 하나로 본인을 비롯해 배우자와 자녀 3명 등 모두 5명까지 온 가족이 CI, 입원비, 실손의료비 등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평균수명의 증가로 치료비와 생활자금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했다”며 “경제활동기에는 CI와 LTC를 집중적으로 보장하고 은퇴 후에는 생활 안정을 도와주는 멀티플레이어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 은퇴자 88.4%·준비자 77.8% “경제적 여유 없다”

    은퇴자 88.4%·준비자 77.8% “경제적 여유 없다”

    ‘은퇴자의 현실과 은퇴준비자의 희망사항, 그 격차는 얼마나 될까.’ 은퇴부부의 월 생활비 기대치는 은퇴 준비자가 은퇴자보다 20만원가량 더 많았다. 건강도 은퇴 준비자가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양측의 희망 수명(은퇴자 85.3세, 은퇴 준비자 84.5세)은 되레 은퇴자가 높았다. 향후 질병 발병 가능성에서는 은퇴자가 뇌졸중(20.0%)을, 은퇴준비자는 암(19.6%)을 첫 번째로 꼽았다. 수년째 우리나라의 사망 원인 1순위는 암이다. 거동을 불편하게 하는 뇌졸중에 대한 은퇴자의 두려움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인성 질환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질문에는 은퇴자 48.9%, 은퇴 준비자 39.9%가 ‘그렇다’고 답했다. 질병 치료비는 은퇴 준비자(3001만원)가 은퇴자(2604만원)보다 400만원가량 더 들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개발원이 최근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성인 1000명(은퇴자 60~75세, 은퇴준비자 39~59세)을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부부 기준으로 은퇴자의 한 달 최소 생활비는 174만원(평균), 적정 생활비는 239만원으로 나타났다. 은퇴준비자는 20만원가량 더 많은 194만원(최소 생활비), 261만원(적정 생활비)으로 조사됐다. 노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자와 은퇴준비자 모두 ‘독립된 경제력’(은퇴자 41.3%, 은퇴준비자 46.5%)을 꼽았다. 그러나 알면서도 준비는 부실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은퇴자 88.4%, 은퇴 준비자 77.8%)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렇다 보니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대답(은퇴자 50.7%, 은퇴 준비자 52.1%)은 양측 모두 절반을 넘었다. 은퇴자의 실제 은퇴시점 연령은 61.3세였다. 은퇴 전 가구의 평균 월소득은 375만원, 은퇴 후 희망 월소득은 285만원이었다. 실제로 매월 지출하는 가족 생활비는 187만원(평균)으로 조사됐다. 은퇴자의 삶의 질은 대체적으로 낮았다. 경제적으로 ‘기본적 생활만 가능하다’는 응답이 56.4%, 은퇴 후 실제 생활비가 은퇴 전에 예상한 생활비와 비교할 때 ‘많이 든다’는 의견도 48.4%였다. 보유한 자산을 모두 써서 별다른 소득 없이 노후를 보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44.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은퇴자들은 노후 준비를 다시 한다면 40대에 준비하겠다는 응답(44.4%)이 가장 많았다. 은퇴준비자의 은퇴 예상 시기는 은퇴자보다 3.5세 많은 64.6세로 나타났다. 은퇴 후 삶의 예측에서 은퇴 준비자 4명 중 1명(25.0%)은 ‘불안하다’고 답했고, 5명 중 1명(20.8%)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 의견은 40대(21.7%), 연평균 수입 5000만원(25.1%) 초과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불안 의견은 50대(25.5%), 연평균 수입 3000만원 이하(34.8%)에서 많이 나왔다. 예상보다 오래 살아서 노후 소득이 부족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10명 중 7명(70.8%)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 ‘은퇴 후 자녀 부양이 부담된다’는 의견도 63.0%나 됐다. 특히 40대(65.2%)와 공무원·교사·군인 직업군(76.3%)에서 부담 의견이 많았다. 이들은 은퇴 후 자녀 교육비가 6930만원, 자녀 결혼비는 1억 2438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후 생활의 최대 복병이 길어진 수명과 자녀 교육비, 결혼 비용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은퇴 준비의 황금기인 40, 50대가 자녀의 사교육비 지출로 본인의 노후 준비에 소홀하다”면서 “통계적으로 자녀 사교육비와 노후 준비는 반비례여서 이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기댈 곳 없는 10대 중국동포 범죄와 손잡다

    기댈 곳 없는 10대 중국동포 범죄와 손잡다

    “현금을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만 해 주면 되는 ‘손쉬운 돈벌이’가 있다. 해 보지 않을래?” 중국동포 강모(15)군은 지난 6월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사는 사촌의 지인과 중국 메신저 프로그램 ‘QQ’로 대화하다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지난 3월 거주 비자(F2)로 입국한 강군은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다 3개월도 채 안 돼 그만뒀다. 아버지는 중국에 남았고, 한국에는 먼저 입국한 어머니가 있었지만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근근이 생활하던 터였다. 낯선 ‘타향살이’에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한 강군은 ‘궤도’에서 이탈했다. 가출을 한 뒤 PC방과 식당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비를 벌기에 급급했던 터라 별다른 고민 없이 ‘일탈’을 시작했다. 강군은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함께 중학교에 다녔던 친구와 선후배를 모았다. 그들 역시 지난해와 올 초 가족을 따라 한국에 들어왔지만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이미 자퇴한 상태였다. 강군 등 8명의 선후배, 친구들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대포통장으로 국내에서 인출한 돈을 중국에 보내고 송금액의 5~10%를 받아 총 5000여만원을 챙겼다. 손쉽게 번 돈은 금세 바닥났다. 강군과 친구 2명은 월세 60만원을 내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며 술값과 PC방 요금 등으로 사용했다. 강군의 중학교 선배 염모(17)군은 BMW 승용차를 렌트해 타고 다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중국 대출 사기 조직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입금한 돈을 찾아 중국으로 송금한 강군 등 10대 7명과 박모(20)씨를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272개의 대포통장과 현금카드를 넘겨받아 대출 사기 피해자 42명에게서 가로챈 5억 9000여만원을 인출해 중국 조직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강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한국에 온 뒤 학교에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다”면서 “큰 죄를 저지른다는 생각은 없었다. 단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말했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어린 아이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이에 비해 수법이 치밀해 공범이 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방인처럼 돼 버린 중국동포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저축銀 ‘사채짓’… 대학생 7만명에 年 30%대 고금리 대출

    저축銀 ‘사채짓’… 대학생 7만명에 年 30%대 고금리 대출

    대학교 3학년 김서환(가명·26)씨는 저축은행 2곳에서 700만원을 빌렸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2~3개씩 뛰고 있지만 비싼 등록금을 내고 나면 생활비가 모자라기 일쑤였다. 급할 때마다 저축은행에 손을 벌리다보니 빚은 좀체 줄지 않는다. 김씨는 “다달이 원금과 이자(약 34%)로 40만원가량을 갚고 있다”면서 “고시원비와 생활비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어 다음 학기에는 아예 휴학하고 종일제 아르바이트를 구할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저축은행도 ‘얌체짓’에는 빠지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자 대출 금리는 되레 올리고 예·적금 금리는 대폭 내린 것이다. 저축은행서 30%대 고금리 대출을 받는 대학생 7만여명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70%다. 1년 만기 정기적금 평균 금리는 3.4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14일 기준 정기예금(2.79%) 및 정기적금(3.52%) 평균 금리보다 각각 0.09% 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한은은 지난 8월 14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25%로, 다시 이달 15일에 2.0%로 한 번 더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 전후로 저축은행은 예금 금리를 약 0.1% 포인트 인하한 셈이다. 반면 대출 금리는 되레 올랐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 8월 일반대출 평균 금리는 연 11.70%였다. 전달보다 0.30% 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간 8월에 대출 금리가 오른 업권은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뿐이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연평균 25% 이상의 고금리 대출 사업에 치중해 ‘돈놀이’ 비판을 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저축은행 대출 상품은 대부분 고정금리여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학생 7만여명이 연 30%가 넘는 이자를 물어가며 저축은행에서 2500여억원을 빌려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7개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올해 6월 말 기준 7만 1682명이다. 이들의 가중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28.3%로, 대출액은 총 2515억원이다. 1인당 평균 351만원을 대출받은 셈이다.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내준 곳은 현대저축은행으로 연평균 38.7%를 적용했다. 오에스비(36.6%), 스타(35.4%), 삼호(34.6%), 세종(34.3%), 참저축(32.3%) 등도 금리가 연 30%를 넘었다. 이들 저축은행은 “과거에 지금의 법정 최고 금리(34.9%)보다 높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학생들이 아직 돈을 갚지 못해 평균대출 금리가 높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에 대학생 신용대출을 무조건 줄이라고 하면 학생들이 대부업체로 내몰릴 위험도 있다”면서 “상환노력 등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금리 조정을 해나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시론] 공무원 연금 문제 누구의 책임인가/김종현 한양대 회계세무학과 교수

    [시론] 공무원 연금 문제 누구의 책임인가/김종현 한양대 회계세무학과 교수

    일반 개인들은 자신들의 한정된 수입에 대한 지출을 관리하고 저축 등을 통해 부(富)를 축적할 목적으로 가계부를 작성한다.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단위로 예상되는 급여와 기타 수입 등 총수입을 토대로 주거비, 생활비, 교육비, 의료비 등의 지출을 계획함으로써 낭비요소를 최소화하고자 한다. 총수입이 예상과는 달리 적거나 혹은 총지출이 예상과는 달리 많아지면 기존의 적금통장 등을 해약해 충당할 수도 있지만 그마저도 부족하다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중앙정부도 1년 단위로 회계연도를 설정해 일반공공행정, 교육, 국방 및 사회복지정책 등을 위해 얼마만큼 재정을 지출하고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계획하는데, 이것이 예산이다. 그리고 국가의 예산으로 수행되는 중앙정부의 재정활동에 대한 회계를 ‘국가회계’라고 한다. 그동안 국가회계는 가계부처럼 단식부기 방식으로 다뤄져 일반 국민은 나라 살림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2011회계연도부터는 복식부기 회계제도를 기반으로 국가재무제표를 작성해 국회에 보고하고 있다. 결국 이제는 국민 누구나 국가재무제표만 꼼꼼히 살펴보면 나라 살림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국가재무제표는 기획재정부 등의 관련 웹사이트에서 손쉽게 들여다 볼 수 있다. 국가재무제표는 국가의 자산과 부채, 순자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재정상태표, 회계연도 동안의 재정운영 결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재정운영표, 그리고 회계연도 동안의 순자산 변동을 설명하는 순자산변동표로 구성된다. 그 외에도 주석, 필수보충정보 및 부속명세서를 포함한다. 재무제표를 통한 나라 살림살이의 이해 사례로, 2013년 말 국가재무제표를 살펴보자. 중앙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자산은 1666조 3500억원이며,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있는 부채는 1117조 9199억원이다. 주목할 점은 부채 규모가 2012년 말 대비 215조 7964억원이나 늘었으며 증가액의 상당 부분은 장기충당부채, 특히 연금충당부채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물론 군인·공무원연금 충당부채의 계산방식이 바뀐 탓에 더 크게 증가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2012년 말 기준 장기충당부채는 472조 1378억원으로 이미 부채총액의 52.3% 수준을 넘어섰으며, 앞으로도 부채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국가가 예산상의 세입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나 차입금과는 달리 충당부채는 지급시기와 지급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회계상 추정부채를 의미한다. 그러나 과거사건이나 거래의 결과에 의해 회계기간 말 현재 부담하고 있는 의무라는 점에서 미래에 지출을 발생시키게 된다. 결과적으로 중앙정부가 벌어들인 총수입에서 정책 수행을 위한 총지출을 차감한 수치인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가 2013회계연도를 포함한 최근 5년간 연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당부채는 중앙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맥락에서 오래전부터 사회적 이슈였던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가 최근 더 크게 부각되고 있음은 당연한 결과다. 지금의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 문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재정 지속성을 낙관적으로 예측한 정부와 나라 살림을 꼼꼼히 살피고 감시하지 못한 국민 모두의 책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보수적 관점에서 향후 국가 재정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잠재적 부채요소는 없는지 투명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 국민들이 국가재무제표를 쉽게 살필 수 있도록 이해 가능성을 높여줄 의무가 있다. 국민 입장에서도 세금이 낭비 없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는지, 효율적·생산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등 나라살림에 대한 감시가 절실하다. 국가재정의 큰 축은 국민이 납부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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