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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론카드로 대출금 찾을 때 낸 ATM 수수료도 이자”

    최근 기업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A씨는 당장 생활비에 쪼들려 사금융 업체로부터 500만원을 대출받아야만 했다. 300만원은 계좌이체를 받고 나머지 200만원은 론카드를 이용해 출금하기로 했다. 론카드는 정해진 한도액에서 언제든 시중은행의 현금인출기(ATM)를 통해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카드다. A씨는 대출금을 꺼내 쓸 때마다 그 액수에 따라 이자를 물고, 아울러 은행에 출금 수수료 1000원도 낸다. 그러다가 대출 이자와 출금 수수료를 합치니까 사금융의 법정 한도 이자율 34.9%를 초과하고 말았다. 해당 사금융 업체는 금융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관할인 서울 중구청에 법령 해석을 의뢰했다. 11일 법제처에 따르면 법령해석심의위원회는 전문가 회의를 열고 “대부업자의 거래 상대방이 론카드로 은행의 ATM에서 돈을 인출할 때마다 지불하는 출금액과 그 수수료가 대부업자의 은행 계좌에서 은행으로 이체되는 즉시 은행에서 받는 수수료는 이자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금융 소비자인 A씨의 권익을 옹호한 해석이다. 법령해석위는 “ATM 인출은 대부업자가 고객의 편의를 위해 자기 비용으로 시스템을 구축·제공해야 하는 것을 대신 은행의 설비를 이용해 제공하고 있을 뿐”이라며 “따라서 출금 수수료는 대부업자의 영업비용으로서 업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 출금 수수료의 수익이 비록 대부업자 자신이 아니고 ATM 서비스를 제공한 은행의 몫이라고 할지라도 대부업자가 감수해야 할 비용이라는 것이다. 현행 대부업법 시행령은 이자율을 산정할 때 사례금,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연체이자, 체당금 등은 이자로 간주한다. 하지만 대출금을 입금받기 전에 지불하는 담보권 설정 비용, 신용조회 비용 등은 이자로 보지 않는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교육부, 로스쿨 예산 469% 늘려… 1인당 700만원 들여 해외 보내나

    교육부가 올해 로스쿨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선심성 사업을 늘렸다가 국회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사업의 성과가 미흡하고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없는 사업들이라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관련 사업의 폐기를 제안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16년도 정부 성과 계획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법학전문대학원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체제 정착’ 사업으로 2016년 53억 26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지난해 예산 9억 3600만원에 비해 무려 469%가 증가한 셈이다. 예산처는 이와 관련해 세부 사업 가운데 하나인 ‘취업 역량 강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업은 로스쿨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과 법학전문대학원의 취업설명회를 지원하는 것이다. 해외 인턴십은 매년 경제적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학생 180명에게 해외 기업과 로펌, 국제기구에서의 8주간 인턴 기회 제공에 따른 항공료와 생활비 등의 경비로 1인당 490만~700만원을 제공한다. 국내 인턴십 프로그램은 학생 180명에게 국내 기업과 로펌, 공공기관 인턴 기간 중의 생활비로 학생 1인당 140만~2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처는 이 사업에 대해 “수혜자의 일부만 취약계층으로 하는 사업이며 학생의 취업을 위해 필요하다면 각 로스쿨이 제공해야 한다”며 “매년 정부 예산을 들일 필요가 있는지 신중히 검토하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폐기를 권고한 셈이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사업을 검토한 뒤 폐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정책처의 보고서를 참고해 내년 사업 계획을 세울 때 예산 편성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청소년 동원해 살해·암매장에 사기대출

    지인을 살해한 뒤 명의를 도용해 대출을 받고 대학 동창생을 감금, 돈을 빼앗은 일당 11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7일 연인 사이인 신모(25·무직)씨와 강모(27·여)씨 등 5명을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박모(19)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범행에 가담한 박모(17)군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5명은 지난 8월 25일 오전 2시쯤 신씨의 지인 조모(25)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암매장하고 주민등록증을 빼앗아 제3금융권에서 조씨의 명의로 50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 등은 살인을 저지르기 전날 오후 9시 30분쯤 조씨를 만나 술을 마시면서 직업과 신용도를 묻고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조씨가 대출을 거부하자 자신들이 타고 다니던 렌터카 안에서 살해하고 함양군까지 이동해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경찰이 지난 3일 발굴한 조씨의 시신은 거의 백골이 된 상태였다. 또 이들과 공범 등 11명은 지난 8월 3일 오전 11시쯤 경남 진주시 장대동의 한 모텔에 강씨의 대학 동창 전모(27)씨를 사흘간 감금하고 열흘간 인천, 안산, 논산 일대를 끌고 다니며 600여만원을 대출받게 해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전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겁을 주며 물고문까지 했다. 학교 동창과 사회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생활비와 유흥비 마련, 대출금 상환을 위해 이 같은 짓을 했고 전씨의 장기까지 팔려고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北 黨창건일 정책 변화 없이 경축행사 위주로 진행”

    북한이 오는 10일 열리는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서 새로운 노선 발표 등 정책 변화 없이 열병식 같은 경축 행사 위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5월 사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열병식에 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6일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같은 전략적 도발 없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등을 중심으로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앞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데다 미국과 중국, 한국의 반발 등을 고려해 북한이 전략적 도발 대신 열병식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었다.<서울신문 10월 3일자 1면> 이뿐만 아니라 나선과 평성, 사리원, 남포 등 곳곳에 김일성, 김정일 동상이 들어섰으며 당 창립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회도 열렸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는 ‘위대한 승리, 빛나는 계승의 70년’이 열리고 있다. 또 유죄 판결을 받은 주민에 대한 대사면, 전체 군인과 주민에게 월 생활비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격려금 지급 등 시혜적 조치도 실시했다. 통일부는 당 창건 70주년 준비 및 전체 장병과 근로자 대상 특별격려금 지급 등으로 화폐 발행이 늘어나 북한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대출받으려 지인 살인-동창생 감금 ‘무서운 연인’

     지인을 살해한 뒤 명의를 도용해 대출을 받고 대학 동창생을 감금, 돈을 빼앗은 일당 11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7일 연인 사이인 신모(25·무직)씨와 강모(27·여)씨 등 5명을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박모(19)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범행에 가담한 박모(17)군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5명은 지난 8월 25일 오전 2시쯤 신씨의 지인 조모(25)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암매장하고 주민등록증을 빼앗아 제3금융권에서 조씨의 명의로 50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 등은 살인을 저지르기 전날 오후 9시 30분쯤 조씨를 만나 술을 마시면서 직업과 신용도를 묻고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조씨가 대출을 거부하자 자신들이 타고 다니던 렌터카 안에서 살해하고 함양군까지 이동해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경찰이 지난 3일 발굴한 조씨의 시신은 거의 백골이 된 상태였다.  또 이들과 공범 등 11명은 지난 8월 3일 오전 11시쯤 경남 진주시 장대동의 한 모텔에 강씨의 대학 동창 전모(27)씨를 사흘간 감금하고 열흘간 인천, 안산, 논산 일대를 끌고 다니며 600여만원을 대출받게 해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전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겁을 주며 물고문까지 했다.  학교 동창과 사회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생활비와 유흥비 마련, 대출금 상환을 위해 이 같은 짓을 했고 전씨의 장기까지 팔려고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이들은 다른 사람의 명의로 불법대출을 하는 ‘작업 대출’을 하려다 여의치 않자 지인을 상대로 살인을 저지르고 장기매매까지 모의했다”며 “풀려난 전씨는 현재 극도의 불안감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전주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8년 뒷바라지한 기러기아빠… 이혼 요구 타당”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딸과 아내를 8년간 뒷바라지해 온 ‘기러기 아빠’가 낸 이혼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부정행위 등 혼인 파탄의 직접적인 요인은 없었지만 남편이 아내의 귀국 거부 등으로 오랫동안 고독했다는 점에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됐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6일 부산가정법원에 따르면 A(54)씨의 부인 B(59)씨는 2006년 딸(당시 13세)의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갔고, 국내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A씨는 이들에게 생활비와 교육비를 보냈다. A씨는 딸과 아내가 처음 미국에 갈 때 동행했지만 이후 8년간 단 두 번 미국에 갔다. 그 외 기간에는 국내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딸과 아내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꾸준히 보냈다. A씨는 2009년 12월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힘들다. 친구들에게 돈 빌리는 문제로 우울하고 외롭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3개월 뒤에는 아내에게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이후에도 이혼을 요구하거나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면서 경제적 사정과 건강이 좋지 않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A씨 아내는 2012년 3월 8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혼에 동의한다는 이메일을 보냈고 A씨는 5000만원을 송금했다. A씨 아내는 여러 조건을 내세우며 귀국 의사를 내비친 적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2006년 2월 미국으로 간 이후부터 지난해 6월까지 8년 넘게 한 번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다. 부산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옥곤 판사는 “장기간 별거와 의사소통 부족 등으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남편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고 장기간 귀국하지 않은 아내에게도 혼인 파탄의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겁 없는 10대들’ CCTV선부터 자르고 상가 털어

     광주 광산경찰서는 6일 새벽 영업이 끝난 상가에 수십 차례 침입해 금품을 훔친 A(16)군과 B(16)군을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C(17)군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군 등은 추석인 지난달 27일 오전 1시 1분쯤 광주 광산구 운남동의 분식집에 침입해 CCTV 전선을 가위로 자른 뒤 간이금고에 보관 중인 현금 30만원을 훔치는 등 지난 8월 15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22차례에 걸쳐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한 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잠금장치가 허술한 상가 출입문을 벽돌 등으로 부순 뒤 실내 CCTV 선을 자르는 수법으로 일대를 털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군 등의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팔순 시어머니와 태국 며느리, 14년 만에 금 간 까닭은…

    팔순 시어머니와 태국 며느리, 14년 만에 금 간 까닭은…

    충북 충주의 한 조용한 농촌마을에서 14년째 무탈하게 지내온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있다. 그런 둘 사이에 최근 ‘배 밭’을 둘러싸고 균열이 생겼다. 서로 답답함이 쌓이더니 급기야 사이까지 멀어졌다. 1일 밤 10시 45분 방영되는 EBS 1TV ‘다문화 고부열전’에선 태국 며느리 김혜연(45)씨와 시어머니 정춘화(84)씨가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았다. 여든을 넘긴 시어머니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자식들을 돕겠다는 생각에 여전히 들로 나선다. 며느리도 억척같이 일한다. 근처 하우스에 일을 다니고 집안일까지 모두 해내면서도 인상 한 번 쓴 적 없다. 고부간에 큰소리가 오간 적도 없다. 그런 둘 사이가 요즘 배 밭 때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배 밭은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들이기 전부터 애지중지 가꿔 왔다. 그런데 올 초 병이 돌아 팔 수 있는 배보다 버려야 할 게 더 많아졌다. 안타까운 마음에 어떻게든 해보려고 약값을 들이다 보니 생활비까지 쪼들리게 됐다. 며느리는 속이 상한다. 시집 와서 지금까지 제대로 쉬지도 않고 일을 했는데도 돈이 모이기는커녕 이제는 배 밭 때문에 빚까지 지게 됐기 때문이다. 며느리는 배 밭을 그만두고 싶지만 시어머니는 한 번 적자가 났다고 배 밭을 하지 말자고 하는 며느리가 이해가 안 된다. 둘은 일손을 잠시 놓고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며느리의 친정인 태국으로 떠난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고향에서 며느리가 시집 오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지난 14년간 불평 한마디 없이 야무지게 농사일을 해낸 며느리를 생각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화’ 美 대선 이끌다

    “8년 전 미국은 ‘희망 메신저’에 열광했지만 이제 ‘분노 대변자’를 찾고 있다.” 2016년 대선을 앞둔 미국인들이 분노에 휩싸인 채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후보에게 열광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08년 대선 당시 “예스, 위 캔”(할 수 있어) 구호를 외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깜짝 스타로 밀어 올리며 ‘희망’을 찾아내던 미국인들의 태도가 8년 만에 180도 바뀐 셈이다. ●미국인 80% “정책 잘못됐다” 분노감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으로 미국인 10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가 ‘미국의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고 답했다고 N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전체의 80%가 분노를 표시했다. 대표성을 상실한 정치 시스템을 44%로 가장 많이 꼽았고 부가 편중되는 경제 시스템(28%)과 모두 망가진 정치와 경제 시스템(8%)이 뒤를 이었다. 미국 에머리대 정치학자인 앨런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미국인의 삶이 잘못되고 있다고 느끼는 유권자들이 대거 드러난 여론조사”라고 평했다. 미국인들이 화가 난 주요 이유는 심화되는 양극화와 미래의 불확실성, 두 가지 측면 때문이다.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정치 시스템이 오직 워싱턴(정치인)과 월스트리트(금융인)를 위해 작동하는 것 같다’거나 ‘미래가 불확실해서 생활비를 쓸 때마다 불안하다’는 응답이 미국인의 심리를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고 꼽았다. ●“분노 표출 트럼프·피오리나에 열광” 그는 이어 “현실에 화가 난 데다 희망 찾기를 중단한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분노를 투영할 후보에게 끌리고 있다”면서 “신인·비주류 정치인이 인기몰이 중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화당에선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없이 꺼내는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를 공격해 반사이익을 본 칼리 피오리나, 의사 출신으로 오바마 저격수를 자처한 벤 카슨 등의 지지율이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던 젭 부시를 크게 앞질렀다. 민주당에선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만년 비주류 정치인 버니 샌더스가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론을 위협했다. 해프닝으로 끝날 듯했던 트럼프 등의 인기가 유지되는 데 이어 유권자들이 분노에서 동력을 얻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자 이언 부루마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 현상은 직업 정치인에 대한 반란”이라고 정색한 분석을 내놓았다. 선거 막판까지 분노 표심이 출구를 못 찾으면 막말 경쟁, 중도 성향 표심의 소외, 분열을 조장하며 인기영합적 공약을 쏟아내는 ‘진흙탕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가위 밥상머리 부모·자녀 세대 툭 터놓고 ‘Talk’

    한가위 밥상머리 부모·자녀 세대 툭 터놓고 ‘Talk’

    올 초 서울의 한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 준비생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모(28)씨의 이번 추석 연휴는 씁쓸했다. 1년 만에 가진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와 고성을 주고받아 마음이 한층 무거웠다. 박씨는 지난 24일 부산 본가에 내려갔다. 지난 설에는 취업 준비를 한다고 가지 않았지만 “할아버지 사실 날이 얼마나 남았겠느냐”는 부모님 말씀에 고향 집으로 향한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평소 취업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빚어 온 박씨는 가족들과 대면하는 게 불편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현실은 그 수준을 뛰어넘었다. 박씨의 아버지는 당장 대기업 취직이 어려우면 눈을 낮추라고 요구했고, 중소기업에 취직했다가 재취업을 시도 중인 박씨는 그럴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박씨는 추석 당일인 27일 오전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급히 서울로 상경했다. 그는 서울에 와서 혼자 영화 ‘사도’를 보며 울분을 달랬다. 박씨는 “극 중에서는 아버지 영조가 만든 책을 가지고 공부하는 사도세자의 모습이 나오는데 어른들이 만든 기준에 따라 취업을 하고 그 기준에 들어맞지 않으면 영영 취준생 신분인 우리와 사도세자가 다를 바가 뭐냐”고 말했다. 귀성길을 재촉하며 한자리에 모인 한가위 식탁 상차림에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 고민스러운 현실이 담겨 있었다. 여러 해째 취업을 못 하는 삼촌부터 시집 못 가는 고모의 얘기는 남의 얘기가 아니었고, 취업 경쟁에 축 처진 자녀들의 어깨를 보는 부모 세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년퇴직을 앞둔 부모 세대의 불안한 노후를 바라보는 자녀 세대도 편치 않은 마음뿐이다. 추석 밥상머리에서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취업’ 문제였다. 바늘구멍처럼 좁은 취업 문 때문에 버둥대는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에게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준비 중인 이른바 ‘대학교 5학년’ 김모(24·여)씨. 반복되는 취업 실패에 뒤늦게 어학연수라도 가겠다고 말을 꺼냈다가 어머니와 언쟁만 벌였다. 그는 영어 스펙이라도 확실하게 쌓아 취업에 재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씨는 “나와 비슷한 스펙을 가진 경쟁자들은 넘쳐나는데 내가 봐도 내가 그들보다 나은 점을 찾을 수 없다”며 “대학 내내 가지 않은 어학연수를 지금이라도 가야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딸의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 최모(52)씨도 한숨을 쉬기는 마찬가지다. 딸이 취업에 실패하다 보니 스트레스에 시달려 현실 도피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에 교환학생까지 다녀온 김씨가 다시 어학연수를 간다는 게 현실 도피로만 보인다. 모녀는 추석 연휴에 생각을 나눴지만 서로 생채기만 남긴 듯했다. 최씨는 “취업이 어렵더라도 딸이 잘 참고 이겨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중소기업 직장인 조모(43)씨는 연휴 때 취준생 사촌동생들을 만나 ‘유전(有錢)유취’ ‘무전(無錢)무취’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조씨는 “요즘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있는 집 자식들한테만 한국은 천국인 것 같다”며 “한 나라 안에서도 흙수저 청년들은 명절에도 취업 때문에 공부하고 있는데 금수저 청년들은 부모 덕에 취업도 걱정 없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였다. 그는 “우리 사회 고위층은 취업난이라는 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취업 못 하는 걸 부모 탓으로 돌리는 청년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보면 취업난도 있는 집, 없는 집으로 나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물론 취업은 자녀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년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에게도 마치 자녀와 일자리 경쟁을 하고 있는 듯한 씁쓸한 마음이 번진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이번 명절 때 경남 창원에 내려가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들은 아버지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아버지는 “요즘 50~60대 사이에서 하는 ‘100살까지 살라’는 말이 오히려 우울하게 들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노후는 두렵다.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이씨는 “아버지 세대가 다른 여유는 누리지 못하고 가족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왔는데 그 대가로 돌아오는 것이 불안한 노후라는 현실이 무겁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취업에 이어 결혼도 화두였다. 서울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계열 대기업에 다니는 허모(30)씨. 그는 이번 추석에 방문한 강원도 부모님 댁에서도 좀처럼 부모님과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결혼 성화가 그에게는 답답한 현실을 환기시키는 잔소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허씨는 앞으로 5년간은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2000만원이나 쌓인 학자금 대출을 갚고 부모님 생활비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형 뒷바라지를 해 온 그에게 결혼은 사치라는 게 스스로 내린 진단이다. 허씨는 서울에서 방 한 칸 전세라도 마련하려면 억대의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돈을 모을 자신도 없다. 허씨는 “부모님은 전세가 안 되면 월세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느냐고 권유하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며 “3포 세대, 7포 세대라고 하는데 굳이 결혼해 힘들게 살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경찰팀 종합 lsw1469@seoul.co.kr
  • 김정은, 전 주민에 黨창건 70주년 특별격려금

    김정은, 전 주민에 黨창건 70주년 특별격려금

    김정은(얼굴)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전체 군인과 주민에게 월 생활비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격려금을 지급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 같은 결정이 지난 23일 발표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른 것이라며 특별격려금 지급은 “당에 드리는 충정의 노력적 선물을 마련하기 위하여 헌신적으로 투쟁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격려금은 군인과 현재 직장을 다니는 주민은 물론 대학생, 은퇴자와 무직자까지 고교생을 제외한 모든 성인 주민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전체 주민과 군인에게 월급을 기준으로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정권 수립 후 처음이다. 과거 주요 기념일 때 주민에게 모포 등의 물품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시장 중심의 화폐경제체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을 각종 건설과 정치 행사에 동원하며 부담이 가중되자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탈북자는 “과거 경제계획을 초과 달성한 기업소나 농장에 일괄적으로 또는 개인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한 일은 있어도 전체 주민과 군인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대학생 생활비 대출 1조대…취업난 속 ‘빚폭탄’

    대학생 생활비 대출 1조대…취업난 속 ‘빚폭탄’

    대학생들이 학자금이 아닌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권에서 받은 대출이 지난 7월 말 현재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속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 대출 증가 속도 역시 가파른 것으로 나타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2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학자금 대출을 제외한 대학생·대학원생 대출 잔액은 1조 839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3년 3월 말 기준 8754억원에 비해 2085억원(23.8%) 증가한 수치다. 대출 건수는 6만 6375건으로, 한 건당 평균 대출액은 1633만원인 셈이다. 대학생 대출은 올해 들어서만 912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9927억원) 대비 증가율은 9.19%로,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계부채 증가율(9.1%)과 유사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대학생 대출의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7월 말 기준 대학생 대출 연체율 0.99%로, 가계대출 연체율인 0.42%를 훨씬 웃돌았다.대학생 대출 채권을 보유한 은행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씨티은행(연 7.91%)이었으며 부산은행(연 7.71%), 전북은행(연 5.2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협(연 2.9%)의 금리가 가장 낮았다. 우리은행(2.22%)과 농협(1.34%) 등 두 곳의 연체율이 비교적 높았다. 민 의원은 “취업난 속에서 특별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의 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정은, 노동당 70주년 맞아 ‘1개월 생활비’ 특별격려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전체 군인과 주민에게 월 생활비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격려금을 지급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같은 결정이 23일 발표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른 것이라며 특별격려금지급이 “당에 드리는 충정의 노력적 선물을 마련하기 위하여 헌신적으로 투쟁한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격려금은 군인과 현재 직장을 다니는 주민은 물론 대학생, 은퇴자와 무직자까지 고교생을 제외한 모든 성인 주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전체 주민과 군인에게 월급을 기준으로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정권수립후 처음이다. 과거 주요 기념일때 주민에게 모포 등의 물품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해 볼때 시장 중심의 화폐경제체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같은 행보는 당창건 7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을 각종 건설과 정치 행사에 동원하며 부담이 가중되자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탈북자는 “과거 경제계획을 초과 달성한 기업소나 농장에 일괄적으로 또는 개인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한 일은 있어도 전체 주민과 군인에게 특별 격려금을 지급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젊은층 실손의료보험 기본… 중년 간병인 지원보험 추천

    젊은층 실손의료보험 기본… 중년 간병인 지원보험 추천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지난 3월 모 제약회사에 입사한 김출발씨. 27세의 적잖은 나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보험이 없다. 경제적 여력도 없었지만 금융지식도 없어 무엇부터 어떻게 들어야 할지 막막하다.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보험에 가입하려고 해도 저축성이니 보장성이니 딱히 필요한 게 무엇인지도 감이 잘 안 온다. ‘아 몰랑’ 자포자기 직전의 김씨를 위해 ‘연령별 맞춤 보험 가입요령’을 짚어봤다. [10~20대] 보험은 ‘해약하면 밑지는 장사’다. 평생 유지를 목적으로 최소한의 금액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실제 낸 의료비 중 80%를 돌려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이 손해율(받은 보험료 중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 높다고 아우성일 만큼 평생 아프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적극 추천한다. 10대의 경우엔 성인에 비해 다칠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실손, 간병, 암보험 등 웬만한 손해보험 상품에 하루 입원하면 몇 만원씩 보험금을 주는 입원일당 특약이나 상해 및 질병으로 수술 시 별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수술 특약을 추가해 보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일상배상책임보험도 있다. 이것도 손해보험상품에 특약으로 붙여 가입할 수 있다. 우연한 사고로 다른 사람에게 물질적으로나 신체적 피해(배상책임손해)를 입혔을 때 최대 1억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30대] 재무설계를 기초로 한 보험가입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가정을 이루는 시기인 만큼 실직, 질병 등으로 수입이 끊겼을 때를 대비해 가족을 위한 안전망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다. 우선 노후를 대비해 가입하는 저축성 연금보험을 눈여겨볼 수 있다. 복리의 힘으로 은퇴자금을 만들 수 있어 30대 초반이 가입 적령기다. 10년 이상 유지 시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 또는 세액공제 등의 추가 세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특정 나이 이후 종신으로 받거나 일정한 기간 동안 해마다 일정 금액을 받는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망할 경우 유족에게 보험금이 나오는 종신보험도 있다. 최근엔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생전에 연금 등 생활비를 받아 쓸 수 있는 신(新)종신보험도 나왔다. 단 보상액이 크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고 오랫동안 부어야 하는데 해약하면 돈을 많이 떼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요즘에는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보다는 정기보험이 더 인기다. 정기보험은 정해진 기간까지만 보장을 받는 보험이기 때문에 보험료가 저렴한 편이다. 예를 들면, 가장의 활동 시기(유족의 경제력이 없는 시기)까지, 즉 대략 60세 전후까지 사망 보장을 받는 형태다. [40~50대] 기본적인 보험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 시기에 중점적으로 체크해야 할 부분은 질병에 관한 위험이다. 특히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은 간병인의 도움이 꼭 필요한 만큼 가족을 위해서라도 가입을 생각해 볼 만하다.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의료비나 간병비 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다. 아예 간병인을 지원해 주는 보험도 있다.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 작은 병도 큰 병이 될 수 있는 만큼 각종 질병이나 상해 후유장해 특약도 이 시기에 고려해 볼 만한 담보 중 하나이다. 후유장해란 추간판탈출증, 인공관절수술, 치매, 당뇨합병증, 암 절제술, 시력저하, 치아결손 등 질병이나 상해에 대해 치료한 후 영구적으로 남아 있는 후유증을 뜻한다. [60~70대] 최근엔 수명 연장과 통계의 발달로 인해 노인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늘었다. 만일 실손의료보험이 없다면 50~75세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있다. 물론 보험료가 비싸고 가입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로워 건강할 때 미리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병원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치과 치료비에 대해 보장해 주는 치아보험도 있다. 치아의 부식에 대한 치료나 임플란트 치료를 위한 보험이다. 대개는 40~55세에 가입이 가능하지만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김민석 더블유에셋 영업지원실장은 “80세까지도 가입이 가능한 암보험도 출시됐다. 가족력이 있다면 1000만~2000만원의 암 진단금을 추가로 가입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스타뷰] ‘창단 20주년’ 민간 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

    [스타뷰] ‘창단 20주년’ 민간 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

    “많은 분들이 서울발레시어터가 창단 20주년을 맞은 건 기적이라고 합니다. 창단 멤버, 전·현직 단원들, 사무실 직원들, 서울발레시어터를 아끼는 모든 분들이 힘을 합쳤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관객 분들께서 저희의 순수성과 열정을 믿어주셨습니다.” 순수 민간 발레단체 서울발레시어터(SBT)가 스무 살 성년이 됐다. SBT를 창단한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56)의 감회는 남달랐다. 순수 예술로 40여명의 직원을 20년간 건사하며 SBT를 국내 대표 발레단 반열에 올려놓은 건 기적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도 “정말 다행스러운 건 아내와 제가 단원들을 버리고 야반도주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발레단 운영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힘겨웠는지 익히 짐작된다. 그의 부인은 창단 멤버이자 현재 SBT를 이끌고 있는 김인희(52) 단장이다. ●“야반도주 안 한 게 다행… 우리만의 작품 만들고 싶어” 제임스 전 부부는 1995년 2월 SBT를 창단했다. 두 사람이 유니버설발레단에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이적한 다음해다. “1994년 11월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 지인들과 저녁을 먹을 때였어요. ‘우리도 해외 라이선스가 아니라 우리의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해외에도 수출하자, 발레 대중화도 이끌어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게 계기가 됐습니다.” 단체 운영 경험도 없었고 자금도 넉넉하지 않았다. 오로지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여러 번 고비가 찾아왔다. 첫 고비는 창단 3년째인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닥쳤다. SBT에서 운영하는 발레 학원 수입으로 발레단을 빠듯하게 꾸렸는데 IMF 한파가 몰아치면서 학생들이 대거 그만뒀다. 제임스 전 부부는 살던 아파트를 팔아 발레단 명맥을 힘겹게 이어갔다. 부부는 집값이 싼 곳을 찾아 월세를 전전했다. 2001년 9·11 테러가 터졌을 땐 6개월 문을 닫았다. 당시 ‘창고’라는 대형 기획 공연을 야심차게 만들었는데 테러 여파로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문화접대비 지갑을 꽁꽁 닫으면서 기업들이 티켓을 전혀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2002년 2월 현재 SBT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과천에서 다시 시작했다. 이후에도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세월호 참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험로를 넘어야 했다. “아무런 지원도 받지 않고 발레단을 운영한다는 건 솔직히 모험에 가까워요. 저희 부부는 발레단을 창단할 때 아이를 갖는 걸 단념했어요. 대신 발레단 단원들을 자식으로 품었습니다. 발레단을 운영하면서 아이를 갖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있으면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발레단만 신경 쓸 수도 없죠. 그 욕심을 버렸기에 발레단에 모든 것을 던질 수 있었습니다.” 창단 20주년 기념작으로 ‘BEING’(현존)을 택했다. 다음달 22~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제임스 전은 1995년 창단하던 그해 현존1, 1996년 현존2, 1998년 현존3을 무대에 올렸다. 현존1은 랩, 현존2는 록, 현존3은 미래적인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무용에 록, 뮤지컬 등 여러 장르의 공연을 가미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다들 깜짝 놀랐다. 이번 공연에선 현존1~3을 1시간 10분 분량으로 압축해서 하이라이트만 무대에 올린다. “현존을 통해 저희의 영혼은 아직 젊고 여전히 도전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와 아내도 무대에 오릅니다. 어떤 장면에서 등장할지는 비밀입니다.” 제임스 전은 열두 살 때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갔다. 회계사가 되려고 공부하다 늦은 나이에 발레를 시작했다. 대학 2학년 때 취미로 연극을 배웠는데 지도 교수가 연극을 하려면 무용을 잘해야 된다고 했다. “재즈, 현대무용 등 여러 춤을 접했는데 저랑 안 맞았어요. 고전음악에 맞춰 부드럽게 움직이는 발레를 본 순간 ‘저거다’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샌프란시스코발레단원이었던 지도 선생님께서 ‘너는 재주도 있고 음악성도 풍부하다’며 발레를 적극 권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발레에 푹 빠져 버렸죠.” ●작품·안무 첫 수출… 새달 기념작 ‘BEING’ 무대 올라 1983년 뉴욕 줄리아드 예술대학에 입학했다. “뉴욕의 유명학원 선생님께서 발레를 배우러 오라고 해서 뉴욕으로 갔습니다. 아르바이트해서 모아뒀던 2000달러만 달랑 들고 갔죠. 이를 악물고 버텼어요. 소규모의 한 아파트에서 서너 명이 같이 살고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충당했어요. 줄리아드 예술대학 오디션에 합격했는데 등록금이 없어 대출도 받고…. 진짜 힘들었죠.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해요.” 졸업 후 플로리다발레단에 입단했다. 1987년 유니버설발레단의 객원무용수로 초청받아 한국을 찾았다. 운명의 여인을 만났다. “당시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 미국인이었는데 그분이 미국에서 제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 와서 발레를 좀 해달라고 제안했습니다. 한국에 1년쯤 있다가 미국으로 가려 했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나 새 삶을 살게 됐습니다.” 제임스 전은 1989년 결혼 뒤 부인과 함께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했다. SBT는 그동안 102개의 작품을 만들어 980회 이상 공연했다. 제임스 전은 그중 90여개의 작품을 창작했다. 1998년 무용예술사 선정 ‘올해의 안무가상’을, 2004년 ‘백설공주’로 ‘무용예술상 작품상’을, 2005년 ‘올해의 예술상 무용부문-은상’ 등을 받으며 국내 대표 안무가로 입지를 굳혔다. 2001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해외에 작품과 안무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한국체육대학 생활무용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잘하던 학생이 요가 전향 안타까워… 4대 보험 들어 보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고전 발레를 중시합니다. 저희는 고전발레단이 아닙니다. 늘 혁신합니다. 새로운 ‘우리 것’을 만들죠. 이게 저희 발레단의 자부심입니다. 대중적으로 봤을 땐 많은 분들이 현존을 최고 작품이라고 하는데 제가 최고라고 여기는 작품은 없습니다. 모든 작품이 그때그때 하나의 의미가 있고 추억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는 “살면서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작품을 만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땐 록과 춤에 빠졌었어요. 뉴욕에서 공부할 땐 음악, 미술, 패션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어울렸고, 유럽 발레단 단원으로 활동할 땐 유럽 문화를 접했습니다. 영감은 없습니다. 살아온 삶에서 작품이 나옵니다.” 국내 발레단체 중 현재 4대 보험(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국민건강보험, 산재보험)에 가입된 곳은 SBT를 비롯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 등 4곳뿐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안타까움을 많이 느껴요. 학생들 중에는 중도에 포기하거나 졸업 뒤 꿈을 접는 애들이 많아요. 잘하는 학생들도 요가, 필라테스, 공연기획 등으로 진로를 바꿔요. 춤을 추고 싶은데 직업적으로 춤을 출 곳이 지극히 적기 때문이죠. SBT처럼 단원들 4대 보험을 들어주는 직업단체들이 전국에 퍼져야 합니다. 그래야 젊은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고, 훌륭한 안무가, 예술감독, 무용수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신임 경찰 3000여명 4700만원 쾌척

    신임 경찰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정성을 모았다. 한국장학재단은 신임 경찰들이 보육원을 퇴소한 대학생들을 지원하고 싶다며 4700여만원을 기부했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장학재단은 이 장학금으로 2016년 1학기에 보육원을 퇴소한 대학생들에게 생활비로 200만원씩을 지원할 예정이다.
  • 척박한 땅에서 삶을 개척한 이스라엘 사람들

    척박한 땅에서 삶을 개척한 이스라엘 사람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을 향해 벌여온 오랜 전쟁과 살상으로 세계적 공분의 대상이 되면서도 광야와 바다, 호수 등 자연환경은 또 다른 매력이 되고 있는, 애증의 나라다. 성경의 나라답게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과 얽혀 있는 수천년 역사를 품은 유적지도 풍부하다. EBS 1TV는 푸른 지중해의 항구도시에서 고도 예루살렘과 죽음의 땅 사해, 그리고 남부 네게브 사막을 거쳐 최남단 홍해까지 둘러보며 이스라엘의 재발견에 나선다. 15일 밤 8시 50분 세계테마기행 ‘이스라엘의 재발견’에서 척박한 광야를 개척해 온 이스라엘 국민들의 삶을 따라간다. 히브리어로 높은 봉우리를 뜻하는 헤르몬 산(해발 2814m)은 성경에도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명산으로 1년 내내 눈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눈의 산으로 불린다. 헤르몬 산의 만년설은 갈릴리 호수까지 흘러 들어가는데 이스라엘 전체 약 90%의 식수 공급원이 된다. 헤르몬 산 인근 ‘메툴라’ 지역에는 과거 아랍인들과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교전지가 남아 있다. 방앗간으로 위장된 비밀스러운 무기고를 찾아 아직도 진행형인 분쟁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황량한 광야를 비옥한 농토로 바꾼 원동력으로 유명한 키부츠 집단농장. 히브리어로 ‘협동’이라는 뜻을 가진 이스라엘의 집단 농업 공동체 마을이다. 그중에서 초창기 설립된 미슈마르 하에메크 키부츠를 찾았다. 토지는 국유로, 생산 및 자동차, 집, 교육, 생활비까지 공동 소유로 하며, 구성원의 전체 수입은 키부츠에 귀속된다. 주거는 부부 단위로 할당되고, 세탁과 젖소 키우기, 가게 점원 등 활동은 나눠서 하고 자기에게 맞지 않는 일은 바꿀 수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외도남녀’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외형상으로는 보면 일상에서 흔히 만날 법한 평범한 중년 남녀일 뿐이다. 서울신문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 대표 불륜남녀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내 이름은 김바람. 1966년생 말띠로 올해 50살(그래픽 ① 문항 참조)이 됐다. 명함에는 ‘XX 건설 부장’이라는 직함②이 새겨져 있다. 누구나 다 알 만한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다. 한 달 급여가 1000만원③쯤 된다. 덕분에 홑벌이지만 고등학교 1년인 큰딸,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아들④을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서울 강남에 34평(112.4㎡) 아파트 한 채도 있다. 행복의 충분조건을 갖춘 가정 같지만 내겐 말 못할 비밀이 있다. 3년 전 나는 지방의 소도시⑤ 지사로 발령받아 홀로 내려왔다. 물론 가족과 함께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생활도, 교육 환경도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곳으로 가족 모두 내려오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금요일 밤 상경해 가족과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늦게 내려오는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2주에 한 번꼴로 상경한다. 교통비도 부담됐지만, 무엇보다 힘에 부쳤다. 평일 밤 사택에 혼자 있노라면 외로움에 사무쳤다.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 조로 한 달 급여의 약 90%를 부친다. 빠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돈만 버는 기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내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⑥. 그러다 2013년 여름 이 도시의 한 성인 나이트클럽⑦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수수했지만 아름다웠다. 술에 취해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가족들과 떨어져 느끼는 외로움 등을 털어놨다. 그녀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듯했다. 그날 이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몇 차례 식사를 한 뒤 우리는 두 달 만에 ‘금지된 연애’를 시작했다. 남편 아닌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세상이 ‘간통’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인연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내 이름은 44살(①)인 주부 나불륜이다.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더 늦기 전에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의류 판매사원(②)으로 일한 지도 5년째다. 쾌활한 성격에 덕에 매장에선 나를 찾는 단골손님이 적지 않다. 비정규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긴 하지만 연봉도 2400만원(③) 정도는 된다. 덕분에 내 아이 2명(④)의 교육비는 내가 책임진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절친에게도 비밀인 이야기지만 남편과는 별거(⑤)중이다. 아이들 양육비와 생활비는 남편이 다달이 붙여준다. 연애할 때 만 해도 남편이 그렇게 가부장적인 사람인지는 몰랐다. 시댁과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남편은 철저히 자기 집만 생각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재결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지만 만나면 싸우는 일(⑥)도 이젠 지쳤다. 김바람씨를 만난 것은 42번째 생일날이었다. 매장 주인 언니가 “특별한 날인데 스트레스나 풀자”며 시내 외곽 한 나이트클럽(⑦)으로 데려갔다. 그런 곳에서 인연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기대감 없이 건넨 전화번호로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어진 몇 차례의 식사. 그는 남편과는 달리 다정다감했다. 무엇보다 내 말에 귀 기울여줬다. 그는 15년 넘게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아온 내게 ‘여자’라는 정체성을 다시 찾게 했다. 늦바람에 많은 돈을 들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서로 상황을 알기에 더치페이가 이뤄진다. 우리 둘의 총연애비용은 60만원 정도(⑧·⑧)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 드는 식사비와 모텔비가 대부분이고, 생일이나 기념일 때 선물비용이 드는 것 외에 목돈이 들 일은 없다. 서로 꺼내 놓지는 않지만 비슷한 고민도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아직 서로 배우자는 외도를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⑨·⑨) 혹시 관계가 알려지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것 같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2015 불륜 리포트] “날 이해해 줬기 때문” “여자로 봐줬기 때문”… 불륜의 변명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외도남녀’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외형상으로는 보면 일상에서 흔히 만날 법한 평범한 중년 남녀일 뿐이다. 서울신문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 대표 불륜남녀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내 이름은 김바람. 1966년생 말띠로 올해 50살(그래픽 ① 문항 참조)이 됐다. 명함에는 ‘XX 건설 부장’이라는 직함②이 새겨져 있다. 누구나 다 알 만한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다. 한 달 급여가 1000만원③쯤 된다. 덕분에 홑벌이지만 고등학교 1년인 큰딸,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아들④을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서울 강남에 34평(112.4㎡) 아파트 한 채도 있다. 행복의 충분조건을 갖춘 가정 같지만 내겐 말 못할 비밀이 있다. 3년 전 나는 지방의 소도시⑤ 지사로 발령받아 홀로 내려왔다. 물론 가족과 함께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생활도, 교육 환경도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곳으로 가족 모두 내려오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처음에는 금요일 밤 상경해 가족과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늦게 내려오는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2주에 한 번꼴로 상경한다. 교통비도 부담됐지만, 무엇보다 힘에 부쳤다. 평일 밤 사택에 혼자 있노라면 외로움에 사무쳤다.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 조로 한 달 급여의 약 90%를 부친다. 빠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돈만 버는 기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내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⑥. 그러다 2013년 여름 이 도시의 한 성인 나이트클럽⑦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수수했지만 아름다웠다. 술에 취해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가족들과 떨어져 느끼는 외로움 등을 털어놨다. 그녀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듯했다. 그날 이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몇 차례 식사를 한 뒤 우리는 두 달 만에 ‘금지된 연애’를 시작했다. 남편 아닌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세상이 ‘간통’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인연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내 이름은 44살(①)인 주부 나불륜이다.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더 늦기 전에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의류 판매사원(②)으로 일한 지도 5년째다. 쾌활한 성격에 덕에 매장에선 나를 찾는 단골손님이 적지않다. 비정규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긴 하지만 연봉도 2400만원(③) 정도는 된다. 덕분에 내 아이 2명(④)의 교육비는 내가 책임진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절친에게도 비밀인 이야기지만 남편과는 별거(⑤)중이다. 아이들 양육비와 생활비는 남편이 다달이 붙여준다. 연예할 때 만해도 남편이 그렇게 가부장적인 사람인지는 몰랐다. 시댁과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남편은 철저히 자기 집만 생각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재결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지만 만나면 싸우는 일(⑥)도 이젠 지쳤다. 김바람씨를 만난 것은 42번째 생일날이었다. 매장 주인 언니가 “특별한 날인데 스트레스나 풀자”며 시내 외곽 한 나이트클럽(⑦)으로 데려갔다. 그런 곳에서 인연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기대감 없이 없이 건넨 전화번호로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어진 몇 차례의 식사. 그는 남편과는 달리 다정다감했다. 무엇보다 내 말에 귀 기울여줬다. 그는 15년 넘게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아온 내게 ‘여자’라는 정체성을 다시 찾게 했다. 늦바람에 많은 돈을 들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서로 상황을 알기에 더치페이가 이뤄진다. 우리 둘의 총 연애 비용은 60만원 정도(⑧·⑧)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 드는 식사비와 모텔비가 대부분이고, 생일이나 기념일 때 선물비용이 드는 것 외에 목돈이 들 일은 없다. 서로 꺼내 놓지는 않지만 비슷한 고민도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아직 서로 배우자는 외도를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⑨·⑨) 혹시 관계가 알려지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것 같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친족 성폭행당한 딸에 위증 강요하는 가족

    친족 성폭행당한 딸에 위증 강요하는 가족

    “가족들과 사촌 오빠가 미워서 거짓말했어요.” 지난 6월 4일 서울고등법원의 재판정. 증인으로 나온 A(17)양은 고종사촌 오빠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한 신고가 사실은 거짓말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거짓말이었다. A양은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보육원을 전전했고 2년 전 고모 집에 머물다 고종사촌 오빠 허모(19)씨에게 실제로 성폭행을 당했다.  허씨는 원심에서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A양은 고소를 취소해 달라는 진술서를 내는가 하면 2심 재판에서 성폭행당한 사실을 부인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양은 아버지와 고모 등의 회유와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위증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8월 20일 “피해자가 피고인을 허위 사실로 고소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친족 관계에 의한 성폭력 사범 건수는 2005년 190건에서 지난해 564건으로 10년 만에 3배가량으로 늘었다. 그러나 판사들은 성범죄 중에서도 친족 관계에 의한 성폭행은 특히나 판결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A양처럼 재판 과정에서 갑자기 진술을 번복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 16세 때 출산까지 한 피해 여성이 재판 도중 의붓아버지와 혼인 신고를 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피해자 어머니가 의붓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해 꾸민 일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친족 성폭행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대부분 진실을 숨기려는 가족들의 강요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이 나서서 ‘너 하나 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 나게 생겼다’, ‘가족끼리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 등의 논리로 피해자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확보’가 검찰의 우선 과제가 될 정도다.  판결 뒤에는 대개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한 집에 살다가 피해를 입으면 아예 돌아갈 곳이 없어지기 일쑤다. 이런 이유로 피해자가 말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친족 성폭행 피해자는 제대로 학업을 이어 나가기도 힘들다. 한 집에 살다가 범죄를 당한 뒤 가해자를 피해 가출을 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다 보니 학교 결석이 잦아지고 결국 자퇴로 이어지곤 한다. 미성년자인 피해자는 경제적 능력이 없어 홀로 학업을 수행하기도 쉽지 않다. A양의 경우 검찰을 통해 고시원 비용, 학비 등을 포함한 생활비 일부를 지원받고 있지만 범죄 피해자를 위한 좀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 가족 간의 범죄 행위에 대해 숨기려 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가족에 의한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가 더 클 수 있어 정부와 학교, 지역사회 등의 특별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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