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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만 바라보는 푸드트럭… 겨우내 절반 접었다

    지자체만 바라보는 푸드트럭… 겨우내 절반 접었다

    경기 시흥에서 태국음식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김모(28)씨는 올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50일 남짓 일손을 놨다. 추운 날씨에 행인도 뜸해진 데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주최하는 푸드트럭 행사마저 축소돼 일을 나가 봐야 재료비를 건지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활비라도 벌려고 택배를 배달하거나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했습니다. 적은 자본금으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푸드트럭을 시작했는데 겨울은 정말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끝까지 해보려는데 다음 겨울이 벌써 걱정이네요.”2014년 9월 규제 개혁의 일환으로 푸드트럭이 합법화됐으나 그 뒤로 지금까지 운영을 계속하고 있는 푸드트럭은 10대 가운데 3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특성상 많은 이들이 뛰어들었지만 노점상과의 갈등, 제한된 영업 장소 등으로 폐업이 속출한 것이다. 고객이 없는 겨울을 앞두고 10~12월에 폐업하는 경우가 특히 많았다. 전문가들은 개업부터 폐업까지 푸드트럭의 주기가 1년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방향에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312대의 푸드트럭이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1000대가 푸드트럭으로 개조된 것을 감안하면 31.2%만 영업하는 셈이다. 서울은 올해까지 푸드트럭을 1000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실상은 현재 33대가 운영 중인 게 고작이다. 시·도별로 경기가 99대로 가장 많고 경남(61대), 서울(33대), 인천(20대), 부산(16대) 순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에만 119대가 폐업했다. 겨울을 앞둔 10~12월에 문을 닫은 경우가 54.5%(65대)로 절반을 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자체의 대규모 푸드트럭 행사에 맞춰 영업신고를 하고 행사가 끝날 때쯤인 10월 이후 영업을 접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푸드트럭 사업자들은 영업 장소가 제한적이고, 장소 이동이 불가능해 지자체의 행사에 의존하는 구조라고 했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커피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이승철(41)씨는 “겨울이 오면 계절적으로 유동인구가 모이는 장소로 이동하거나 판매 품목을 바꾸면 영업이 가능한데 법적으로 허용이 안 된다”며 “이전에 번 것으로 겨울 보릿고개를 나야 한다”고 말했다. 합법적 영업장소임에도 주변 상점들에 일일이 허락을 받거나 인근 카페의 불만으로 홍보물을 푸드트럭에 비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서울시에서 1호로 허가를 내준 푸드트럭도 올해 2월 인터넷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매물로 나왔다. 양천구 신월동 서서울호수공원에서 와플, 커피 등을 팔던 김모(30)씨는 “공원 나들이객이 많은 편이었지만 겨울 벌이가 너무 없었다”며 “겨울에 손해가 워낙 컸고 몸과 마음도 지쳐 영업을 잠시 쉬었는데 재기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푸드트럭 운영자들은 계절적 요인이나 불법 노점상 및 인근 상점과의 경쟁 관계 때문에, 푸드트럭 시장이 진입과 퇴출만 활발할 뿐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193대의 푸드트럭이 영업을 시작했고 119대가 폐업을 신고했다. 하혁(35) 한국푸드트럭협회장은 “푸드트럭 규제가 계속 완화되고 성공 사례도 많아져 창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폐업과 창업이 잦고 푸드트럭의 주기가 1년으로 다른 자영업에 비해 짧다”며 “현행법상 도시공원과 관광지 등에서만 푸드트럭이 영업할 수 있는데 지자체가 조례로 영업지역을 추가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지자체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171개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실혼 남편과 불화로 6개월딸 질식사 시킨 비정의 엄마

    사실혼 남편과 불화로 6개월딸 질식사 시킨 비정의 엄마

    남편과의 불화를 이유로 생후 6개월 된 딸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비정한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천안 서북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19·여)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A씨는 전날 오후 5시쯤 자신이 사는 천안 서북구 한 원룸에서 잠을 자던 딸의 얼굴을 이불로 덮어 숨지게 한 혐의다. A씨는 범행 후 겁이 나자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 얼굴이 차갑고 입술이 파랗다’고 119에 신고했다. 아이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1시간 30여 분 후 숨졌다. 경찰은 ‘아이가 숨졌는데 이상하다’는 병원 관계자의 얘기를 듣고 수사에 착수,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A씨는 경찰에서 “남편(24)이 생활비도 주지 않으며 집에도 자주 들어오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말했다. A씨는 범행 직전 남편에게 ‘귀가하지 않으면 아이를 죽여버리겠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아이의 몸에서 또 다른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 부부는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2014년부터 사실혼 관계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오전 남편은 원룸 근처에 와서 주차돼 있던 차만 가지고 갔다. 이 차는 A씨 부모 이름으로 등록된 차량이다. 경찰은 아이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은 가끔 횟집 종업원으로 일하는 데 현재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가 확인되는 대로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시론] 소비 심리를 되살리려면/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소비 심리를 되살리려면/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민간 소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소비가 감소하면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신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과 환율조작국 지정 압력으로 수출이 줄 것으로 전망되며 대내적으로도 주력 산업의 중국 이전으로 제조업 공동화가 우려되면서 청년 실업이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인 불안정까지 가세하면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해 있다. 소비 심리를 좋게 하려면 중국의 추격에도 앞으로 우리 경제가 양극화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 주어야 소비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 노후 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연금제도를 확충해야 한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수명은 길어지고 있는데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퇴직 연령은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연금과 복지 체제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국민 대부분은 노후 소득이 준비돼 있지 않다.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연금과 복지 체제를 보완하고 확충해 노후 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 주어야 한다. 복지를 확충하면서 동시에 연금 가입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늘려 직장인 대부분이 연금에 가입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기술력을 높여 일자리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비록 연금과 복지 체제가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더라도 일자리만 있다면 노후 소득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정부 부문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만들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이 투자하지 않은 주된 원인이 정부 규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있다고 판단해 각종 대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기업의 기술력 부족 또한 기업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중요한 원인이다. 정부와 기업은 신산업에 대한 기술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체제를 개편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또한 일자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물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주거비와 교육비 지출을 줄여서 소비 여력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리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득이 늘어나도 주거비와 교육비 그리고 생활물가가 높으면 필수적 생활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종전과 같이 주택만 공급하고 도심으로 들어오는 교통 체계는 마련해 주지 않는 주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선진국과 같이 주택과 급행 지하철을 결합, 공급해 부심에서 도심으로 출근하기가 쉽게 만들어 주택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또한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고 유통 구조를 개선해 외국보다 월등히 비싼 제품 가격을 낮추어 국내 소비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임금과 소득을 높여 주어도 국내에서 소비하지 않으면 내수는 늘어날 수 없으며 일자리는 창출될 수 없다. 국내 일자리의 70%가 서비스업에서 만들어지고 서비스업은 대부분 내수산업이라는 점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은 내수 부양을 중요시한다. 최근 정부도 소비를 늘리기 위해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금요일 조기 퇴근으로 여가를 늘리고 고속철 요금 인하로 국내 관광 지출도 늘어나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구조적 원인을 개선하는 대책 또한 중요하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우리 소비와 내수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정치권은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좀더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홀몸 노인 모여 사는 전북 그룹홈 만족도 높아 올해 52곳 추가 예정

    전북도가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홀몸 노인 그룹홈 사업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홀로 사는 노인들이 한데 모여 살 수 있도록 2015년부터 가족화 사업인 그룹홈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농촌 지역 빈집이나 경로당, 홀몸 노인이 사는 주택 등을 고쳐 함께 생활하는 그룹홈을 만들었다. 노인들이 함께 지내며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업 첫해인 2015년 81곳을 설치해 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76곳을 더 늘렸다. 올해는 52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도가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홀로 사는 노인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전북의 홀몸 노인은 6만 5054명으로 노인 인구의 20.8%에 이른다. 2014년에는 21.9%(7만 577명)로 매년 증가 추세다. 전북도 관계자는 “노인들이 모여 살면 서로 말벗도 되고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환갑 진입’ 빈곤층이 늙어 간다

    ‘환갑 진입’ 빈곤층이 늙어 간다

    한국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속에 빈곤층도 늙어 가고 있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주의 평균 연령이 처음으로 60세를 넘어섰고, 함께 사는 가구원의 수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비와 결혼자금 등 자녀 뒷바라지에 청춘을 바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은퇴와 동시에 빈곤과 고독에 놓이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 1분위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전년보다 1.5세 높아진 61.3세로 조사됐다. 가계동향 조사에서 소득 분위별 가구주 연령을 조사하기 시작한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연령대다. 또 소득 1분위의 가구원 수 역시 가계동향 조사 이래 가장 적은 2.4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소득 2분위(하위 20~40%)부터 5분위(상위 20%)까지의 가구주 연령은 각각 50.9세, 47.9세, 47.7세, 48.6세였다. 가구원 수는 2.97명, 3.31명, 3.43명, 3.5명이었다. 1분위 가구주의 나이가 소득 수준이 높은 가구보다 10살 넘게 많고, 가구원 수도 가장 적은 셈이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월 평균소득(144만 7000원)이 전체 가구 가운데 가장 큰 폭인 5.6% 감소하면서 3년 만에 2분위(291만 4400원) 가구 소득의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2013년 49.3%였던 2분위 가구 대비 1분위 가구의 소득 비율은 2014년 51.0%, 2015년 52.2%로 상승했지만 지난해 49.7%로 다시 낮아졌다. 이처럼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이유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전년보다 각각 9.8%, 17.1% 감소했기 때문이다. 2~4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각각 1.9%, 2.0%, 0.8%씩 감소했고, 5분위는 5.6% 늘었다. 또 2~4분위의 사업소득은 각각 3.4%, 11.2%, 9.3% 증가했고, 5분위는 6.6%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재산소득도 6.8% 줄어들었다. 다만 자녀가 보내 주는 생활비나 실업수당, 정부 지원 등을 포함한 이전소득은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고용 둔화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주로 일용직, 임시직으로 생계를 꾸려 가는 1분위 가구에 집중됐다”면서 “불경기 속 소비 부진의 여파가 주로 영세 자영업을 영위하는 1분위 가구의 사업소득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전체 소득이 줄다 보니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도 전체 가구 가운데 가장 큰 폭인 6.2% 줄었다. 그렇다 보니 생계를 꾸려 가기 위해 빚을 낸 적자액도 평균 6만 6800원으로 전년(적자액 2100원)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임완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령층의 빈곤율이 상승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저성장하에서 빈곤 정책의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기고] “전남으로 얼렁 오씨요” / 박남일 전남도청 일자리협력팀장

    [기고] “전남으로 얼렁 오씨요” / 박남일 전남도청 일자리협력팀장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모든 것을 갖추어 놓고 부르는 것은 아니다. 어렵다! 힘들다! 하지 말고, 전남에서 둥지를 틀어 보라고 권하는 것이다. 노년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업(家業)을 잇기를 권한다. 다만 권하는 데도 절실함이 묻어 있다. 도시에서 다른 일을 하고 싶고, 또 세상일을 경험하고 싶은 아들에게 아버지의 권유는 하찮게만 생각된다. 아버지도 그걸 알기에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다만 ‘살다가 어렵거든 하시라도 돌아와라 기다리고 있으마’하고 말을 맺는다.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 그 가업은 명품 직업이 되었다.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던 아버지는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가업을 이을만한 젊은이를 찾고 있다. 찾아오는 이가 싹수만 있다면 흔쾌히 받아들일 심산이다. 아들은 도시에서 이 소식을 듣고 몹시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가업이 타인에게 돌아간다는 게 탐탁치도 않고 그 간의 삶도 어렵고 힘들었던 것이다. 이젠 어떻게 할 것인가 결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시에는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그 수가 하도 많아 과잉 경쟁이 예사로 일어나고, 삶을 즐기는 여유를 포기해야 근근히 버틸 수 있다. 반면 농촌에는 청년들이 너무 적어 귀하신 대접을 받고 있다. 지원을 하고 싶으나 연령에 맞는 대상자를 찾기 어렵다. 또 그나마 있는 농촌지역 기업의 일자리는 외국인 노동자를 쓰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과거의 원인을 탓하는 것은 무용하다 생각된다. 다만 도시의 젊은이들이 현상을 직시해서 블루오션이 되어 떠오르는 농촌에서 기회를 잡기를 바랄 뿐이다. 모든 분야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도시를 탈출하여 농촌으로 향해 어떤 분야나 깃발만 꼽으면 풍성한 과실을 딸 수 있다. 농업의 예를 들어보면, 지금 농촌엔 농지가 넘쳐나지만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어 몇 년째 묵히고 있는 땅들이 많다. 농지는 몇 해만 농사를 짓지 않으면 황무지로 변해 버리기 때문에 땅 주인은 임대료 없이 농지를 이용해 줄 사람을 찾고 있다. 밭이나 논을 경작하면 작물 소득 외에 정책적으로 지급되는 직불제 등의 소득이 발생한다. 생각해 보라! 남의 땅에서 임대료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정책 지원금 혜택도 받으며 농사짓는데 필요한 농기계는 빌려서 쓸 수 있다면 솔깃하지 않은가? 여기에 신선한 아이디어만 접목된다면 대박을 낼 수도 있다. 참고로 15년 기준으로 전남엔 억대 부농이 4327농가에 이르고 있음을 밝혀 둔다. 일자리의 예를 들어보자, 전남에는 최근 5년 이내에 신규로 조성된 지방산단이 11개소에 이르고 공장용지가 저렴해 많은 기업들이 들어와 있고, 또 조만간 들어올 예정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할 청년인력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물론 임금수준은 수도권에 비해 낮지만 생활비나 물가를 따져보면 크게 적지는 않다. 도시의 살인적인 주택가격을 근로자 임금으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하지만 농촌에는 빈집과 공터가 남아돌기에 약간의 개량이나 간단한 시공만으로 그림 같은 집을 소유할 수 있다. 전남은 청년의 연령기준을 39세로 하여 취업지원금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 연령기준은 기업들의 인력난을 해소해 주기 위해 통계청 기준보다 휠씬 높게 잡은 것이다. 아무튼 청년이 전남에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음을 밝혀 둔다. 전남의 슬로건은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다. 의미는 활기와 매력과 온정의 사회를 구현하여 도시 청년들을 불러들이겠다는 포부이다. 전남은 넓고 깨끗한 들과 산, 바다와 갯벌, 많은 섬과 긴 해안선 등 청정한 환경을 갖고 있어 삶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고 도시에서 필연적으로 겪는 과잉경쟁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는 ‘기회의 땅’임이 분명하다. 도시 청년들이여 용기 있게 결행하여 전남으로 ‘얼렁 오씨기’ 바란다.
  • “김정남, 김정은에 ‘생활비 지원해 달라’ 편지”

    “김정남, 김정은에 ‘생활비 지원해 달라’ 편지”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된 김정남이 이복동생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생활비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대북 문제 전문가가 27일 주장했다. 자유민주연구원 유동열 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정남 암살과 북한테러 대응’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원장은 “국정원에서 공개를 안 했지만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보낸 편지 끝 부분에 ‘내가 생활이 어려운데 생활비를 지원해달라’는 대목이 나온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동남아시아 여성 2명이 김정남의 얼굴에 신경작용 물질인 VX를 발라 살해한 것으로 밝혀진 것과 관련해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이 양손에 VX를 묻이고 얼굴에 발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김정남이 살해된 장면이 담긴 원본 파일을 보면 여자가 올라타서 김정남이 밀쳐내고, 여자가 튕겨져 나간다”며 “2.33초 만에 VX를 투입했다는 건데, 흐엉이 왼손에 A물질, 오른손에 B물질을 묻혀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얼어붙은 소비심리…입고 먹는 것 줄이고 車·스마트폰도 안 사

    얼어붙은 소비심리…입고 먹는 것 줄이고 車·스마트폰도 안 사

    연말 특수에도 69.7%… 분기 최저치 의류·신발 지출 1년 전보다 5.6% 감소 월 교통비 17.3% 줄고 담배도 덜 피워 식료품 지출은 물가상승에 2.9% 늘어소득 중에서 순수하게 생활비로 쓰는 지출 비율을 뜻하는 ‘평균 소비성향’이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씀씀이를 줄이고 통장에 그냥 돈을 넣어 두는 집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소득에서 세금, 연금, 이자 등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 소비성향이 지난해 4분기 69.7%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로, 사상 처음 60%대로 내려앉았다. 송년회와 성탄절 등 연말 특수가 몰린 4분기의 수치여서 더 충격적이다.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과 탄핵 정국 등이 소비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평균 소비성향도 71.1%로 전년보다 0.9% 포인트 하락했다. 2010년 77.3%로 정점을 찍은 뒤 6년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4분기 소비 항목별 지출 증감을 살펴보면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맨 흔적이 뚜렷하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의류비, 외식비, 주류·담배 등 기호식품 지출부터 줄였다. 당시 가구의 월평균 의류·신발 지출액은 18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5.6% 감소했다. 직물·외투와 신발 소비가 각각 5.2%, 6.0% 감소했다. 방한의류를 새로 사는 대신 이전에 입던 코트와 점퍼를 꺼내 겨울을 난 사람이 많은 것이다. 교통과 통신비 지출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개별소비세 한시 감면책이 끝난 영향 등으로 자동차 구입이 40.3% 줄고, 저유가로 연료비 지출이 3.1%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 월평균 교통비는 1년 전보다 17.3% 감소한 28만 8400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통신비는 6.2% 줄었다. 이동전화기기 등 통신장비 지출은 30.0%나 감소했다. 상당수 가구가 100만원을 호가하는 스마트폰 교체 시점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주류·담배 지출액은 1년 전보다 3.6% 감소했다. 담배와 주류의 감소폭이 각각 5.1%와 0.6%였다. 소주 등 가격 인상과 사라진 연말 특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계 소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13.7%)을 차지한 식료품 지출은 물가 상승으로 2.9% 늘었다. 채소와 육류 지출이 각각 17.2%와 9.5% 증가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인형뽑기방 전문털이 검거…5분 안돼 현금교환기 파손한 뒤 훔쳐가

    전국 인형뽑기방을 전전하며 현금교환기를 턴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순창경찰서는 23일 인형뽑기방 현금교환기를 공구로 뜯고 현금을 훔친 A(34)씨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1일 오전 4시쯤 순창군 순창읍 한 인형뽑기방에 들어가 준비한 공구로 현금교환기 2대를 파손한 뒤 현금 30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인형뽑기방에 침입한 그는 현금교환기 틈새에 공구를 집어넣고 젖히는 수법으로 손쉽게 범행했다. 범행하는 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마스크와 장갑, 모자 등을 착용했다. 그는 범행 후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 둔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하고 탐문해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3일부터 최근까지 남원, 부산, 경북 칠곡 지역의 인형뽑기방을 돌며 같은 수법으로 4차례에 걸쳐 450여만원을 훔쳤다. 그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다 방세도 밀려 생활비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복근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상 수상

    서울시의회 이복근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상 수상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복근 의원(바른정당, 강북1)은 2017년 2월 17일 서울특별시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16년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어 강신한 수도권일보·시사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로부터 상을 받았다. 이 의원은 2016년도 제271회 정례회 보건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국공립어린이집+1000 확충 사업’ 소규모 어린이집 공급과잉과 민간어린이집 경영악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의 차별적 요소를 없애 모든 어린이들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서울형 어린이집 등에 대한 반복적이고 잦은 평가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제재를 위한 평가가 되지 않도록 평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도 이 의원은 잉여 식품 등을 수집하여 나눠주는 마켓·뱅크사업은 음식물 낭비 방지와 환경보호는 물론, 저소득층의 실질 생활비를 절감하는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역할하고 있으나 자치구의 마켓·뱅크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로 의욕을 잃고 있어 이를 개선하고자 복지관 종사자 수준으로 처우를 높이고자 먼저 외부 용역연구토록 예산반영을 지원하고용역 결과에 따라 개선되면 저소득층 시민에게 높은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방안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감시와 견제, 그리고 대안제시 등 의회활동의 역할을 더욱 높이고, 아울러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서 저소득층 시민의 생활이 나아지고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는 시의원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전원일기] 애들 돌 반지 팔아 ‘허브 공부’ 올인…농촌·도시 경계 허물 거라 믿었기에

    [新전원일기] 애들 돌 반지 팔아 ‘허브 공부’ 올인…농촌·도시 경계 허물 거라 믿었기에

    겨울의 끝자락, 어디를 둘러봐도 메마른 풍경이다. 잿빛 먼지로 뒤덮인 아스팔트와 건물들, 앙상한 나뭇가지로 경계가 흐릿해진 산등성이와 누렇게 얼어붙은 들판에도 봄이 오긴 오는 걸까. 마음마저 스산해지며 벌써 초록이 그립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 남짓, 수원역에서 내려 원평리를 경유하는 버스로 갈아탄다. 금세 도심을 벗어나 차창 밖 풍경이 바뀐다. 원평 정류장에서 내려 마주 보이는 2차선 도로를 따라 100여m쯤 걸어 들어가자 통나무를 잘라 촘촘하게 이어 붙인 나무판자를 외벽처럼 두른 비닐하우스 몇 동이 나타난다. 이종노(57)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화성시 매송면 ‘원평허브농원’이다.#국내 유일 입장료 없는 허브 농원 입구에서부터 축축한 흙냄새, 상큼한 허브 향기가 훅하고 끼쳐 든다. 실내로 들어서자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처럼 초록으로 뒤덮인 세상이 펼쳐진다. 어디선가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노랑, 연두 깃털 고운 앵무새들이 지저귄다. 원목으로 짠 벤치와 탁자가 곳곳에 놓여 있어 규모가 제법 큰 정원 카페, 내지는 식물원을 연상시킨다. 신발을 벗고 앉아 쉴 수 있는 평상이 있고, 아이들이 놀기 좋은 버섯 동산과 미니 미끄럼틀과 그네도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농원이고 쉼터다. 입장료도 없고, 따로 허브티 코너가 있지만 음료는 주문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김밥이나 과일 등의 냄새가 심하지 않은 종류에 한해 음식물 반입도 가능하단다. “오는 사람들마다 얼마라도 입장료를 받으라고 난리인데, 내가 여기 일에 관여하고 있는 동안은 전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공간을 삭막한 도시 생활로 지친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거든요.” 농원이 개장한 것은 1999년. 벌써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소나무처럼 늠름하게 자란 밑동 굵은 로즈마리와 라벤다, 율마 등의 짙은 향과 자태가 그 세월을 가늠하게 해 준다. #결혼하며 귀농… 열무·상추 농사부터 시작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 토박이가 1988년 올림픽 준비로 한참 들뜬 서울을 뒤로하고 결혼과 더불어 귀농한 것은 도시 생활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농촌에 대한 동경이나 농업을 위한 어떤 사명감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저 먼저 귀농하신 어머니, 아버지가 생경한 농사일에 힘겨워하시는 모습을 더이상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뵙고 갈 때마다 수원역 앞에 눈물도 참 많이 뿌렸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건데, 처음에는 손가락만 한 열무를 첫 작품이랍시고 아주 자랑스럽게 도매시장으로 가져가서는 상인들을 어이없어 웃게 하기도 하고, 상추는 무조건 크면 좋은 건 줄 알고 부채만 하게 키워 당당하게 갖고 나갔다가 한 박스도 못 팔기도 했어요. 그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던 거죠.” 게다가 자연 재해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폭설로 작물이 잔뜩 들어 있는 비닐하우스가 폭삭 주저앉기도 하고, 부모님 살림집으로 사용하던 비닐하우스가 누전으로 몽땅 타 버리기도 했다. 홍수가 나서 농장이 온통 흙속에 파묻혀 버린 적도 있었다. 장대비를 맞으며 짐을 실은 경운기를 몰고 가다가 신호 대기로 교차로에 서 있는데, 맞은편 승용차 안의 젊은 여자와 눈이 마주쳤을 때 돌아보게 된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뜨거운 눈물만 하염없이 흘린 적도 있었다. 그래도 주어진 현실을 꿋꿋하게 견디며 동틀 무렵부터 늦은 밤까지 열심히 일했다.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쌓였다. 수원 도매시장에서는 성실한 사람, 신용이 있는 사람으로 통하게 됐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가족의 기본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게 됐고, 자식들을 위해 허리 한 번 펴지 못하며 고생하신 부모님도 가끔은 낮잠을 자고 마을 어른들과 함께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상추값이 폭락하기 전까지는. “그해 상추가 정말 예쁘게 잘 자라더라고요. 꿈에 부풀었죠. 이게 다 돈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이라는 것이 생산자인 우리가 결정하는 시스템이 아니잖습니까. 출하를 해 보니 4㎏ 한 박스가 250원에 낙찰되더군요. 그것도 다 팔지 못해 썩어 나가는 게 태반이었죠.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어떤 오기가 발동하더라고요.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서 농촌과 농업의 잠재적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결심을 그때 하게 된 거죠.” 대학원에 가겠다는 그에게, 아내 이덕화(55)씨가 아이들의 돌 반지를 팔아 학비를 마련해 줬다. 외환위기로 한창 금 모으기 운동을 할 때였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집에서 찬물로 샤워하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했지만 갈등도 컸다. “장학금을 타기도 했지요. 하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있고, 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 굳어진 머리로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보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회의가 들기도 했죠. 그때마다 아내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습니다. 적금을 깨고, 아이들 보험까지 해약해 가며 제 학비를 다 대주었으니까요.” 그렇게 만난 것이 허브였다. 허브라는 식물과 유용성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때였는데, 수업 시간에 본 해외 영상 자료가 잊혀지지 않았다.#처음엔 하우스 귀퉁이에 어렵게 구한 모종 심어 하우스 한쪽 귀퉁이에서 허브 재배를 시작했다. 광주의 친구에게 부탁해 어렵게 구한 모종을 가꾸고, 삽목 가지들을 얻어 아내와 함께 밤새 다듬어 새벽에 심었다. 허브들이 어느 정도 자라자 하우스 하나를 통째로 비워 흙을 돋우고 자갈을 깔고, 통나무를 잘라 칠해 가며 하나씩 하나씩 허브 정원을 꾸며 나갔다. 부모님과 이웃 농민들의 눈에는 당연히 헛심 쓰기, 혹은 고급 취미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반대가 거셌고, 압박이 너무 심해 한때는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일단 밀어붙였다. 이 대표에게는 허브가 단순한 1차 작물이 아니라 농민과 도시민이 유기체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새 자원으로 보였다. 석사 논문도 허브로 썼다. “석사 학위증을 부모님 앞에 놓고 큰절을 하는데, 정말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아내도 ‘여보 수고했어요’ 하고 말끝을 흐리며 우는데….” 채소 농사를 짓던 온실에서 그대로 허브를 가꾸었던 터라 처음에는 실패도 많았다. 모종 5만본을 그대로 버린 적도 있었다. 홍보할 방안을 알지 못하니 판로도 마땅치 않았고, 방문객 역시 있을 리 없었다. 1999년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온실 위에 쌓인 눈을 쓸어내고 있는데 한 남자가 지나가다 안을 살펴보더니 물었다. “홈페이지 하나 만드실래요?” “그거 공짜예요?” 당시 이 대표는 홈페이지가 뭔지도 몰랐다. “물론 공짜지요.” 그는 농촌진흥청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이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의 도움으로 어렵게 홈페이지(www.herbsfarm.co.kr)를 만들어 개설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에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심껏 답변하느라 하루 서너 시간도 자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의 진정성 있는 답변을 받은 사람들이 농원으로 직접 찾아오고, 꾸밈없고 소박해서 좋다는 입소문을 타며 동호회 등이 결성돼 정기적으로 방문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누적 방문객이 수만 명에 이르게 되고 신문과 잡지와 방송 등에서도 취재를 나왔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이종노가 일약 허브계의 스타가 돼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도 허브가 막 소개돼 붐이 일기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아직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허브 가공품 생산과 판매를 위해 2000년 12월에는 ‘허비너스’라는 법인도 설립했다. 유명세를 타고 나니 해외 허브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들이 찾아와서 판매를 종용하는데, 허브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더란다. “우리가 재배한 허브로 우리 제품을 만들면 되는데, 왜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요? 그래서 또 연구를 시작한 거죠. 특별한 방법으로 추출한 오일은 물론이고 허브 소금, 비누, 양초, 샴푸 등 제가 개발한 향과 원료를 바탕으로 지역의 기업과 협력해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허브 아토피·비염 치료제 등 특허도 여러 개 허브를 함유한 아토피 치료제, 비염 치료제, 두피 보호제 등 여러 특허를 획득해 벤처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국내외 각종 박람회에 참여해 허브 소금 등을 수출하기도 했다. 내방객들이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미리 예약한 단체 손님에 한해 허브를 이용한 음식들을 제공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장려하기 전에 이미 그는 허브로 6차 산업의 비전을 보고 실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그는 경기도지사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등 유수의 상을 비롯해 각계로부터 표창장과 감사패를 받았다. 허브와 관련된 강연뿐 아니라 귀농, 귀촌에 대한 교육, 농산물 홍보와 마케팅 및 컴퓨터 활용법 등 농촌 생활 전반에 걸쳐 각 교육장마다 강사로 나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해 농림부 베스트 강사 상을 받기도 했다. #“성공 비결, 두려움 없는 도전… 그리고 진정성” 원평허브농원은 5000평 규모의 시설에서 연간 3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성공 비결을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없는 도전 의식과 성실과 진정성에서 찾는다. 항상 메모지를 갖고 다니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하고 실행에 옮겼단다. 거기에 입장료도 없이 농원을 개방한 것으로도 알 수 있듯 따로 고객 관리라는 것을 할 필요도 없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대했다고 한다. 현재 농원 운영은 거의 세 자매가 맡고 있다. 어릴 때부터 흙과 허브와 함께 자란 첫째가 결혼해 사위와 함께 농원을 가꾸고 분화를 생산하고, 둘째 딸이 허브 차와 제품 판매 및 체험 프로그램을 맡고, 올해 대학에 들어간 셋째 딸이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농원 일을 돕는다. 도시와 농촌의 경계가 사라지고, 도시민과 농민이 소통하고, 세대를 넘어 젊은 농부들이 꿈을 펼치는 곳,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루고 그들이 이어 가는 우리 농촌의 미래가 밝다. 이번 주말에는 짙은 허브 향에 싸여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산뜻하고 담백하게 마음의 평안까지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나 역시 자주 찾게 될 것 같은 그곳이 벌써 그립다.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 정부 위탁사업에 친인척 올려 인건비 빼돌린 공무원들

    교육부·문체부 2명 실형 선고 교육부의 청소년 대상 ‘예술교육’ 사업을 맡아 진행하면서 위탁 운영 대학들을 속여 억대 사업비를 가로챈 담당 공무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강성훈 판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교육부 소속 연구사 박모(54)씨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사무관 최모(59)씨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박씨에게는 사기죄를, 최씨에게는 사기 및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 행사죄를 각각 적용했다. 이들은 교육부 예산을 지원받아 분야별 예술교육사업을 운영하는 대학들에 “외부에서 해당 사업들을 돕는 인력이 있으니 대신 인건비를 지급해 달라”고 요청해 사업비를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자신의 지인이나 친인척을 ‘지원 인력’으로 둔갑시켜 그들 명의로 인건비를 받아 생활비 등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박씨가 교육부에서 학교 예술교육사업을 처리하는 위치에 있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09년 교육부와 문체부가 ‘예술강사 시범사업’을 공동 진행할 때 업무상 자주 만나 친분을 쌓았다. 박씨는 당시 시범사업이 진행된 부산시교육청 장학사로 재직했고 최씨는 문체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이 2012년 6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사기 범행으로 챙긴 액수는 1억 3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 판사는 “박씨와 최씨는 자신들의 지위를 남용해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관련 예산을 자신들의 친척이나 지인을 허위 연구원 등으로 등재하는 수법으로 가로채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단이 확인하기 어려운 교육부 또는 재위탁 사업에 인력이 필요한 것처럼 속여 처음부터 예산을 편성하거나 집행을 요구하는 등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지능적, 계획적”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금수저만 가능한 ‘무보수’ EU 인턴에 제동…“적절한 수당 지급” 권고

    금수저만 가능한 ‘무보수’ EU 인턴에 제동…“적절한 수당 지급” 권고

    유럽연함(EU) 산하 기관들의 ‘무보수’ 인턴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EU 각 기관의 비리·불법을 감시하는 EU 옴부즈맨실은 경제력과 관계없이 청년들이 인턴 채용에 응시할 수 있게끔 모든 인턴에게 적절한 보수를 지급하라고 지난 주말 대외관계청(EEAS)에 권고했다. EU옵서버 등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은 세계 140여개 나라에 있는 대표부 등에 근 800명의 무보수 전업(풀타임) 인턴을 고용했다. 외교관, 국제기구 근무 등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대외관계청을 비롯 EU 각 기관은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무급 또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않는 임금이지만 인턴 경쟁률은 수백 대 1에 달한다. 지난해 대외관계청 무급 인턴 출신인 한 오스트리아 출신 청년이 이런 관행의 문제점을 청원한 이후 옴부즈맨실은 대외관계청 인턴 행태를 조사해왔다. 대외관계청은 ‘무보수 인턴 관행은 무보수를 무릅쓰고라도 다문화환경과 EU 업무를 경험해보려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에밀리 오레일리 옴부즈맨은 “EU 대외관계청 인턴은 젊은이들의 경력에서 중요한 디딤돌일 수 있고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 가능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집안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생활비 부담 때문에 무급 인턴 자리를 지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평등은 유럽연합의 설립 가치이며 차별은 엄격히 금지된다”며 EU 이사회가 2014년 교육훈련제도 품질 기본구상에서 ‘무급 교육훈련생은 불리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직업적 기회를 제한할 수 있고 무급 노동의 한 형태’라고 인정한 점을 상기시켰다. 옴부즈맨실은 대외관계청에 인턴이 근무하는 지역의 생활비를 반영해 ‘적절한 수당’을 지급해 비차별 원칙을 존중하고 청년들이 재정형편과 무관하게 인턴을 지망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옴부즈맨실은 다른 EU 기관들의 무급 인턴 실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옴부즈맨실의 권고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EU 기관들은 통상 권고를 따르고 있다. 대외관계청은 5월 31일까지 이에 답변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은행 예·적금 가입자 3명 중 1명 중도해지한다

    불황 속 팍팍한 살림살이에 예·적금을 깨는 서민들이 해마다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은행 예·적금 가입자 3명 중 1명 이상이 중도 해지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예·적금 중도해지율은 35.7%로 전년대비 2.3%포인트가 증가했다. 예·적금 중도해지율은 전체 연간 해지 건 가운데 만기 이전에 중도해지를 선택한 건의 비중을 뜻한다. 최근 오르는 추세로 지난 2014년 33.0%에서 2015년 33.4%로 오른 후 다시 35.7%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중도해지 예·적금은 약 1053만건으로 이중 예금 611만건, 적금 442만건이였다. 건수로는 예금이 적금보다 169만건 가량 많지만, 해지율은 적금(40.8%)이 예금(33%)보다 높다. 통상 업계에선 가계 사정이 어려워질 때 서민들은 보험→펀드→예·적금 순으로 금융자산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예적금 해지율 증가는 경기 불황으로 목돈이나 생활비가 필요한 서민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저금리 속 예·적금 대신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탄 수요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하면 예치한 원금 중 일부만 찾는 ‘정기예금 일부해지 서비스’나 ‘예금담보대출’등을 고려해 보라고 조언했다. 예·적금을 중도해지하면 약정된 이자율의 절반 정도 밖에 챙길 수 없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급전 탓에 어쩔 수 없는 해약 건도 있지만, 일부해지나 예금 담보 대출이란 방법을 모르는 소비자도 있다”면서 “무작정 해지하기 전 돈이 필요한 기간과 만기일, 손해볼 이자 등을 꼼꼼히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힘 실린 특검 “朴대통령 다음주 초쯤 대면조사”

    힘 실린 특검 “朴대통령 다음주 초쯤 대면조사”

    막판 일정 조율… “우병우 부른 뒤 조사” 최순실 일가 불법재산 추적도 속도 朴대통령 동생 근령씨 참고인 조사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이 대면조사 일정을 물밑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내주 초 특검의 박 대통령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 핵심 관계자는 17일 “협의가 덜 된 부분들이 있어 이번 주는 어렵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부터 조사한 뒤 다음주 초쯤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과 특검팀은 현재 막판 일정을 조율하며 대면조사 공개 여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는 한 사실상 특검 수사의 마지막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번에 조사를 끝내야 하는 만큼 특검팀은 뇌물수수·직권남용·공무상 비밀누설 등 박 대통령이 받는 여러 혐의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해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가 핵심 물증과 증거인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청와대 압수수색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서울행정법원은 특검팀이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을 상대로 낸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 불승인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역시 특검팀의 압수수색 승인 요청에 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63)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최태민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박 전 이사장이 최씨 일가로부터 미국 유학 생활비와 아파트를 지원받은 사실<서울신문 1월 13일자 9면> 및 배경을 확인하고, 박 대통령 측과 최씨 일가의 재산 공유 관계·공동 이익 도모 등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北 김정남 피살] “장성택 비자금, 김정남이 관리했다 들어 공항서 죽인 건 北 비판자들 향한 경고”

    [北 김정남 피살] “장성택 비자금, 김정남이 관리했다 들어 공항서 죽인 건 北 비판자들 향한 경고”

    “김정남을 은밀한 곳에서 살해할 수도 있었겠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은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자와 반대자, 고위 탈북인사들에게 경고한 것으로, 일종의 선전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본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과 관련,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편집위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정남과 여러 차례 접촉한 기록과 주고받은 150여통의 이메일을 모아 책 ‘아버지 김정일과 나’(원제·2012년)를 출간한 바 있다. “그는 호텔 바 등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기도 했고,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식당이나 바 등 즐겨 찾는 곳을 정해 두고 다녔다. 마음만 먹었다면 은밀하게 살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세상의 주목을 받는 곳에서 살해했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정남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을 자주 다녀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지인을 만나거나, 사업을 위해 다녔다.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비즈니스도 많이 하는데, 장성택과 장성택 계열 사람들이 비자금을 두고 있고, 김정남이 그 자금을 관리해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점에 주목한다. 싱가포르에서 김정남은 사업체를 간접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정남은 실제 나에게 “중남미에 회사를 갖고 있고, 유럽에서 돈을 벌어, 동남아에 투자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정남은 싱가포르 등에서 장기간 거주했나. -김정남은 2014년부터 2015년 봄까지 1년 반가량 싱가포르의 고급 서비스 맨션에서 살았다. 마리나베이 샌즈호텔의 카지노 옆에 있는 일식당 등을 자주 이용했다. 그곳 일본인 식당주인은 “김 선생이 자주 다녀가고, 아들(한솔)을 데려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늦게까지 저녁을 먹거나 술을 마시기도 했는데 늘 예약 없이 불쑥 왔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곳에서 종업원들은 그가 아주 친절했고, 자신들과 어울리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김정남을 오랜 세월 비호해 오던 중국은 보호를 포기하고, 거리를 둔 것인가. -2011년 김정남을 베이징에서 만났을 때, 중국인 운전사를 대동한 고급세단 훙치를 타고 나왔다. 그는 나에게 중국 공안들이 지근거리에서 자신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번은 “중국에서 나를 보호해 주고, 생활비도 주고 있지만, (감시받는 느낌이어서) 귀찮다”고 말했다. →부인과 아들 한솔 등 식구들은 지금 어디 있나. -아마도 중국의 보호 아래 있지 않을까. 그들은 베이징에서 2~3곳의 거주지를 옮겨다니며 생활했었다. 2016년 여름 김정남을 베이징에서 봤다는 제보도 있었다. →김정남은 정말 정치에 무관심했나. - 스스로 “지도자 자격이 없다. 성격에 맞지 않다”고 했지만, 북한의 경제나 정치시스템, 세습에 대해 물으면 꼭 대답했고, 관련 뉴스를 인터넷을 통해서 잘 알고 있었다. 매일 뉴스를 보는 것 같았다. 3대 세습을 반대하고 김정은이 걱정된다는 말도 했는데, (북한에) 관심이 있어도 역부족이라고 스스로 판단한 듯했다.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은 없던가. -말로는 걱정 없다고 했지만, 실제 행동은 신경을 썼다. 그런데도 대비가 없었던 것은 그의 성격이 그렇게 꼼꼼한 타입이 아니었던 탓으로 본다. 그는 한국인 친구도 있었는데 늘 많은 문자를 많은 사람들과 주고받고 있었다. 김정은 측근들이 충성경쟁을 하며 김정남의 제거를 재촉했을 것이다. →김정남이 후계자에서 배제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을 뭐라고 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중국식 개혁·개방을 수용하라고 주장하다가 미움을 산 것이 아닌가 한다. 김정일에게 질책받은 뒤 “외국에 나가 있어라”고 해서 1995년 베이징으로 나가 살게 된 것이다. 그는 나에게 “북한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KEB하나은행, 티몬과 ‘28일간의 핫딜 적금’KEB하나은행이 소셜커머스 ‘티몬’, 자동차 경정비 브랜드 ‘오토오아시스’와 손잡고 다음달 13일까지 ‘28일간의 핫딜 적금’을 특별판매한다. 티몬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금리우대 쿠폰을 내려받으면 1인 1계좌에 한해 최고 연 2.8%(2년제) 금리의 정기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1년 또는 2년이며 가입금액은 월 10만~15만원이다. ●KB증권, 국내 최초 달러화 MMT 상품 출시 KB증권은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달러화 특정금전신탁(MMT) 상품인 ‘KB able 달러 MMT’를 출시했다. 국내 최초 달러화 MMT 상품으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 달러화 환율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KB증권은 연 0.6% 금리를 제공해 기존 증권사들이 제공해온 수시형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시중은행의 외화 보통예금보다 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5만 달러다. ●한국투자증권 ‘연금자산 START&UP’ 이벤트한국투자증권은 6월 말까지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준다. 연금저축계좌 또는 IRP 계좌를 새로 만들고 10만원 이상 입금한 뒤 자동이체로 월 10만원 이상 최소 3년간 등록한 고객 전원에게 모바일 상품권 1만원권을 준다. 다른 증권사에서 1000만원 이상의 연금저축계좌를 이전하면 2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별도로 준다. ●‘하나카드 컬처’와 함께하는 문화공연 이벤트 하나카드가 ‘하나카드 컬처’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문화공연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나카드 홈페이지의 ‘컬처’란을 통해 영화, 공연, 전시 등을 예매하면 무료초청 이벤트와 특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뮤지컬 ‘그날들’ ‘팬텀’ ‘보디가드’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40~60% 할인받을 수 있으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루나틱’, 연극 ‘라이어’ ‘러브액츄얼리’ 등을 1만원 특가로 제공한다. ●신한생명 착한생활비플러스종신보험 출시신한생명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보장자산이 2배로 증가하고 은퇴 후에는 사망보험금을 생활자금으로 주는 ‘신한착한생활비플러스(Plus)종신보험’을 출시했다. 가입 후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사망보험금이 매년 가입금액의 10%씩 10년간 늘어난다. 15년이 되면 사망보험금이 기존의 2배가 되는 셈이다. 또 45∼90세에 고객의 은퇴 시점에 맞춰 사망보험금의 10∼90%를 생활자금으로 받을 수 있다.
  • “빠르고 금리 낮다” 생활비·결혼자금도 P2P 대출

    “빠르고 금리 낮다” 생활비·결혼자금도 P2P 대출

    최근 중고차를 장만한 이경민(35·가명)씨는 처음에는 할부를 고려했지만 결국 대출을 받아서 사기로 결심했다. 할부의 경우 금융사가 자동차에 대한 근저당을 설정해 할부가 끝나기 전까지는 ‘마이카’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다. 은행 신용대출 한도가 부족했던 이씨는 제2금융권에 문의해 3000만원을 18개월 만기로 빌리는 데 15.7% 금리를 제시받았다. 생각보다 높은 금리에 고민하던 중 P2P(개인 대 개인) 대출로 눈을 돌렸다. 같은 조건에 8.61% 금리가 가능했다. 그 결과 18개월 동안 178만원의 대출 이자를 아꼈다. 이씨는 “평균 7~8%인 할부 금리와 비교해 별반 차이도 없고 곧바로 내 명의로 차를 소유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은행 등 금융기관이 아닌 중개업체를 통해 대출받거나 빌려주는 P2P 금융 시장이 커지면서 이용자들의 대출 목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P2P 금융 시장의 규모는 1조 5000억원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P2P 금융 분석업체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P2P 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7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약 734억원의 대출이 이뤄져 지난해 1월 78억원보다 8.4배 급증했다. P2P 대출은 중개업체가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다. 핀테크(금융+정보기술) 산업의 하나로 꼽힌다. 크라우드연구소는 “올 한 해 9000억원 규모의 P2P 대출이 예상돼 누적 대출액 1조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P2P 금융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용자들도 다양한 목적으로 P2P 대출을 찾고 있다. P2P 금융업체 어니스트펀드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사 대출 고객을 분석한 결과 생활비, 자동차 구매, 결혼비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대출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환대출을 제외한 일반신용대출 목적 1위는 32.5%로 ‘생활비’가 차지했다. 그 뒤로 사업자금, 보증금, 병원비 순이었다. 특히 자동차 구매, 학비, 결혼비용, 여가비 등 실생활에 필요한 자금 마련 목적의 대출 신청이 늘었다. 지난해 결혼자금 1000만원을 P2P 금융으로 대출받은 김모(28·여)씨는 “카드론에 비해 대출금리가 낮을 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꼭 저신용자들만 P2P 금융을 이용하는 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1~2등급의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최저 3.83%까지 금리를 제공해 은행만큼 저렴하게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P2P 업체가 난립하면서 낭패를 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만큼 돈을 빌려주고 이자 수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은 불법·사칭 업체가 아닌지 P2P금융협회를 통해 반드시 확인하고 계약 형태와 조건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폐지 줍는 할머니들 속여 1억여원 뜯어낸 60대女

    함바식당 계약을 빌미로 할머니들을 속여 노령연금은 물론 폐지를 주워 모은 돈까지 뜯어낸 사기범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제모(64·여)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제씨는 2008년 6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공사 현장 함바식당 계약금과 운영자금을 빌려주면 원금과 함께 매달 식당 이익금을 주겠다고 속여 6명에게 1억 3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제씨는 과거 함바집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편이 대기업 건설사에 다닌다”며 건설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는 일정한 거처 없이 지인들 집을 옮겨다니며 생활한 제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돈을 가로채 잠적했다가 지난 10일 경찰에 검거됐다. 제씨에게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나이 지긋한 여성이었다. 조모(75)씨의 경우 노령연금과 폐지를 주워 모은 돈까지 모두 제씨에게 건넸다. 또 제씨가 사용할 휴대전화를 개통해 주고, 자신의 집을 제씨의 서류상 주소지로 제공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할머니들에게 뜯어낸 돈 대부분은 생활비로 탕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보장해 준다고 접근하면 사기 피해를 볼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新전원일기] 강의실 맨 뒤에서 주문전화 받던 청년 ‘부추 박사’ 되다

    [新전원일기] 강의실 맨 뒤에서 주문전화 받던 청년 ‘부추 박사’ 되다

    불판에 지글지글 고기가 구워지면 고춧가루 팍 뿌려 버무린 부추 겉절이가 절로 생각이 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위에 부추를 올려 먹으면 그 또한 일미. 음식의 풍미를 한층 더해주는 부추 덕이다. 더구나 비 오는 날이면 막걸리 한 사발에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부추 부침개 한 장이면 세상 다 가진 듯 마음까지 넉넉해지곤 했다. 이정훈(33) 친정애 부추농원 대표에게도 부추는 그렇듯 따뜻하고 정겨운 존재다. 4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부추 농사를 지어온 부모님의 삶이고 고혈이며 사랑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친정 엄마의 사랑이 물씬 묻어나는 ‘친정애(愛)’로 지었다. 이유인즉, 누나 셋이 결혼한 후에도 지극 정성으로 딸들을 챙기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친정 엄마의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란다. 어머니의 품 안, 어머니의 가슴만큼 아늑한 곳이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평생 부추 농사를 지어 ‘부추 농사박사’라는 별칭까지 붙은 부모님의 가르침 아래 이 대표는 포항의 특산품인 부추로 가족애를 전하고 건강을 선물하는 청년 창업가이자 농업인이 됐다. “부모님이 부추 농사짓는 모습을 늘 곁에서 보고 자랐으니까요. 저에게 부추는 너무도 익숙한 가족 같은 존재죠. 지금은 현재와 미래를 함께하는 동반자가 됐지요. 아니, 밥줄이 된 건가요? 하하하.” 이 대표가 유쾌하게 웃었다. 그에게서 진한 부추향이 났다.정직 - 만두 등 메뉴 개발로 식당 열어 아내와 정성 쏟아 단골 늘었죠 들깨부추칼국수 한 그릇이 눈앞에 놓였다. 연이어 부추비빔만두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의 인기 메뉴들이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하지 않았는가. 정갈하게 그릇에 담겨 나온 인기 메뉴는 보는 것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입안에 감도는 군침을 삼키고 요동치는 배꼽시계를 누르고 맛깔나게 음식 사진을 찍는 우리 일행을 이 대표와 그의 아내가 끌어당겼다. “부추는 향도 좋지만 맛이 더 좋습니다.” 대학생 정도로 앳되 보이는 부부는 “음식이 식는다”며 그들의 식사 자리로 우리를 안내했다. 이곳에서 나오는 모든 메뉴에는 부추가 주인공이다. 칼국수부터 만두, 전까지 부추가루와 부추를 듬뿍 넣어 겉과 속이 모두 초록빛이 난다. 식당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단골손님도 제법 생겼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꽤 많아졌다. “처음 3개월은 엄청 고생했어요. 음식이 맛이 없다, 짜다, 달다 하는 손님들이 많았거든요. 그때는 괜히 시작했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계속 레시피를 바꾸면서 음식 맛을 개선하니까 손님들 반응이 점점 좋아졌죠.” 이 대표는 모든 식재료를 우리 땅에서 나온 것만 사용한다. 식당 이름이 ‘바를정’인 것도 말 그대로 바르고 정직하게 만든다‘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좋은 예다. 부추즙으로 시작해 부추가공식품회사를 설립한 지 7년 만에 부추환, 부추건빵, 부추차, 부추국수, 부추만두, 부추크런치, 부추조청까지 개발해 연 매출 4억원을 올리는 탄탄한 회사를 만들었다. 2010년 창업 당시에는 한 해 매출이 1000만원에 불과했다. “남들과 조금만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 이렇게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부추의 어원은 ‘풀이 아니다’는 뜻을 가진 ‘부초’(否草)다. 부추만큼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을 가진 채소도 없으리라. 경기와 강원에서는 부추라 부르지만, 충청에서는 ‘졸’이라고 부르고, 전라도에서는 ‘솔’이라고 하며, 경상도에서는 남녀 간에 정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정구지’, 제주에서는 ‘세우리’라고 부른다. “어디 그뿐입니까. 남자의 기를 높여준다고 해서 기양초, 힘이 넘쳐 과부집의 담을 넘는다고 해서 월담초, 부부 사이가 좋으면 집을 허물고 부추를 심는다고 해서 파옥초,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라고도 불러요. 부추와 그에 얽힌 이야기, 속담이 많아서 불리는 이름도 정말 다양해요.”개발 - 농대 3학년 10평 공간서 시작, 매출 늘어나니 정말 재밌었죠 “나도 부추즙 한번 만들어 볼까.” 2009년 대학 3학년이던 이 대표는 TV에서 양파즙을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뉴스를 접하고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신종 인플루엔자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때라 양파즙이 예방 효능이 좋아 많이 팔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생각해 낸 것이었다. 평소 부추가 비타민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돼 몸을 튼튼하게 하는 여러 효능이 있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무릎을 치고 일어섰다. 그것이 바로 부추즙 창업의 시작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가업을 이어받을 생각으로 농대를 갔지만 실질적으로 식품가공을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였다. 일단 무작정 부딪혀 보겠다는 도전정신으로 그동안 모아놓은 돈과 부모님의 지원으로 자그마한 착즙기와 포장기부터 각각 한 대씩 구입했다. 하지만 영남대 원예생명학과를 다니는 평범한 대학생이 식품 가공에 대해 알 리가 만무했다. “식물의 생리학에 대해서만 공부했지 식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밤마다 공부를 했어요. 부추와 궁합이 맞는 한약재를 찾아서 하나씩 첨가하면서 만들었죠. 수개월 동안 몇 백만원어치는 족히 버린 것 같아요.” 벤치마킹을 하고 싶어도 부추즙을 만드는 곳이 전혀 없었던 터라 응당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부추즙 자체도 워낙 생소해 처음에는 홍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열 평 남짓한 크기의 제조장을 얻어 3개월 동안 부단한 단련의 시간을 보낸 결과, 드디어 2010년 3월 부추에 가시오갈피, 헛개나무, 대추, 감초, 약콩, 구기자까지 7가지를 넣은 첫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다. 제품을 보관할 곳을 마련하기 위해 기숙사에서 나와 자취방도 구했다. 주말이면 포항에 내려와 부추즙을 만들고 월요일에 30박스씩 들고 자취방으로 갔다. “네, 친정애 부추농원입니다. 오늘 바로 택배 보내겠습니다.” 수업 도중에도 수시로 걸려오는 주문전화를 받아야 했기에 항상 강의실 맨 뒷자리에 앉아야만 했고,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계약을 맺은 우체국으로 뛰어가 택배를 부쳤다. 낭만을 뒤로하고 땀과 주독야경으로 20대를 보낸 셈이다. 노력의 대가는 참으로 달콤했다. 온라인 광고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하루에 두세 박스가 전부였다. 그러다 열 박스로 늘어나고 점차 주문량이 많아지자 한 달 매출이 5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뛰었다. 착즙기도 한 대 더 늘렸다. “부추즙을 판매하고 남은 수익으로 학비를 내고, 생활비도 풍족하게 해결했죠. 지금 생각하면 그때만큼 재미있게 일을 한 적도 없는 것 같아요.” 판매가 급증하자 마케팅과 유통을 공부하기 위해 야간 수업까지 들으며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그 배움을 바탕으로 재주문을 유도하기 위해 제품에 헛개나무와 가시오갈피를 100g씩 서비스로 넣어 보냈다. 겨울에는 직접 생산한 부추 중 제일 좋은 상품을 골라 200g을 더 담아 보내기도 했다. 서비스뿐 아니라 내용물에도 주력했다. 맛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람들이 먹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좋은 원료를 쓰는 일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좋은 것을 되도록 많이 넣어서 제 부추즙을 먹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만들고 있지요.”미래 - 농장 규모 줄이고 친환경 재배, 전문회사 꿈… 부추만 생각하죠 포항 시내에 위치한 부추 가공공장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기계면에는 660평 규모의 부추농장이 있다. 기존 8000평 규모의 부추농장을 부추 가공식품에 오롯이 주력하기 위해 축소시킨 것이다. 정성들여 재배한 친환경, 무농약 부추는 생물로도 공급하지만 대부분은 가공하는 데 사용된다. “660평 규모로만 부추 농사를 지어도 제가 원하는 공급량을 충분히 만들 수 있거든요.” 이 대표는 1년에 4번 정도 부추를 수확한다고 한다. 보통 11월부터 1월까지는 휴면 기간인데, 이렇게 한번 쉬었다가 나오는 부추는 더 굵고 힘이 있단다.이 대표가 비닐하우스 문을 열자 한창 수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겨울에도 비닐하우스 안은 봄처럼 따뜻하고 습했다. 그래서 낮에는 옆쪽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서 중간에 있는 부추들을 바람을 말려줘야 한다. “부추 농사는 물, 햇빛, 바람이 제일 중요해요. 그다음이 퇴비인 거죠. 특히 어떤 물을 쓰느냐에 따라서 수확량이 달라져요. 우리는 암반수를 개발했는데 PH(산성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8.2가 나와요. 진짜 깨끗하고 좋은 물이 나오는 거죠. 그런 물을 계속 주면 수확량도 높아지고 병해충이 없어요.” 이제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부추즙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친정애 부추농원의 부추즙은 한결같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아무도 시작하지 않았을 때 시장을 선점한 덕분도 있고, 오로지 부추와 관련된 가공식품 하나로 밀고 나갔던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부추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절대 하지 않거든요.” 그의 머릿속은 온통 ‘부추 생각’으로 가득하다.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처가에 예비 장인을 만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때마침 건빵을 먹고 있던 예비 장인이 그에게 건빵을 건네며 먹어보라고 권했다. 당시 신제품을 개발하고 싶어 목이 말라 있던 이 대표는 장인이 준 건빵을 보자마자 섬광처럼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일명, ‘부추건빵’. 부추즙보다 좀 더 대중적인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싶었던 찰나였기에 그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처음 생산한 5000봉지는 한 달 만에 완판됐다. “농업도 자신만의 철학과 색다른 아이디어로 철저히 준비해서 뛰어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어쩌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성공이 빠를 수 있어요.” 현재 농업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그 어느 분야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그는 말한다. 오로지 부추 가공 전문회사를 꿈꾸는 이 대표는 부추 농축액과 부추 천연조미료도 구상 중에 있다. 그는 부추 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친정애 부추농원’이 연상되는 그날을 기다린다고, 꼭 그런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올봄에는 풋풋한 부추와 함께 건강을 지켜보면 어떨까. 글쓴이 방송작가 한정원‘6시 내고향’, ‘생방송 투데이’, ‘주주클럽’, ‘TV내무반 신고합니다’, ‘기분 좋은 날’, ‘여유만만’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참여.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 ‘명사들의 문장강화’, ‘명인명촌’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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