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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미디어전략실 심의위원 김성호 ■외교통상부 △조정기획관 이정규 ■통일부 ◇과장급 전보 △기획조정실 기획재정담당관 백태현<통일정책실>△이산가족과장 오충석△정착지원〃 강종석<교류협력국>△교류협력기획과장 박광호△남북경협〃 윤민호△사회문화교류〃 서두현<남북협력지구지원단>△관리총괄과장 박철△운영협력팀장 최영준<남북회담본부>△회담3과장 김병대<통일교육원>△교육총괄과장 서정배△지원관리〃 이정옥<남북출입사무소>△출입총괄과장 김명상<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교육훈련1과장 김호성 ■환경부 ◇고위공무원 전보 △상하수도정책관 송재용 ■중소기업청 ◇서기관 승진 △중소기업정책국 국제협력과 김봉덕△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 충남사무소장 임길상△경남지방중소기업청 창업성장지원과장 정원탁 ■아시아경제신문 △정치경제부장(부국장) 이의철<이코노믹리뷰>△편집국장 조영훈△편집국50+팀장(부국장) 송광섭 ■한국경제신문 ◇부국장 대우 △제작부장 양윤모 ■데일리안·EBN △마케팅국장 오인환 ■고려대 △한·러 대화(Korea Russia Dialogue·KRD) 사무국장 허승철 ■KTB투자증권 ◇부사장 승진 △기관영업본부 이창근◇전무 승진△비서실 최희용△리서치센터 박희운△자산운용본부 박상현△중국사업본부 윤승용△기업금융팀 김진영◇상무 승진△채권금융팀 김경일△채권영업팀 김상철△법인영업팀 류재상◇상무보 승진△준법감시팀 윤준홍△자산운용팀 박주일 ■현대자원개발 △에너지자원본부장 상무 김원기△경영지원본부장 윤병섭◇부장△바이오자원 김용진△에너지광물 김성환△신재생환경 김광회△경영지원 한태일
  • 쓰나미 휩쓸린 채 카메라 놓지 않은 日기자

    지난달 11일 일본 쓰나미에 휩쓸렸던 한 일본인 기자의 투혼이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4일 일본 이와테 일보 등 현지 언론은 당시 쓰나미에 휩쓸린 와중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고 계속 촬영을 감행했던 지역신문 이와테 도카이의 지바 도야(36) 기자를 소개하며 당시 다른 카메라에 포착된 해당 기자의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지바 기자는 대지진 피해 상황을 보도하기 위해 이와테 현 항구도시인 가마이 시의 오와타리 강 일대를 취재하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상황에 그는 쓰나미가 밀어닥치리라 상상도 못했고 갑자기 밀려오는 거대한 물살에 그만 피할 새 없이 휩쓸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기자정신을 발휘하여 떠내려가면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고 셔터를 눌러댔다. 그는 30m가량을 떠내려오던 중 운 좋게 맨땅을 발견하고 간신히 물살에서 빠져나와 살아남았다. 하지만 카메라가 크게 손상돼 목숨을 걸며 촬영한 이미지는 살릴 수 없었다고. 한편 당시 물살에 휩쓸렸다가 생환한 지바 기자의 모습은 국토교통성 가마이시 항만사무소 직원이 당시 오후 3시 25분께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마지막 명령이다”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마지막 명령이다”

    1년전 천안함 실종 수병들에게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라.”라고 명령한 글이 전 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화제가 됐었다. 26일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맞아 당시 우리의 심금을 울린 이 글을 다시 싣는다. 46명의 수병과 이들을 구하려다 숨진 고 한주호 준위 등 47명 전사자의 명복을 빈다.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지난해 3월29일 동아대 의과대학 교수 김덕규씨는 해군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772는 천안함의 고유 식별번호다. 그는 실종된 천안함 승조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그들의 생환을 간절히 염원했다. ”디젤 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 가기 전에 귀대하라.”고 적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한글자 한글자 가슴을 후벼판다. 정말 무사히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개인 블로그 등에 퍼날랐다. 비록 물리적인 힘은 없는 글일지라도 해저 수십미터 깊은 바다에, 그리고 아직은 아무 대답없는 하늘에 이 글이 닿길 간절히 바란다. ●다음은 글의 전문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 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일본에 띄우는 편지-소설가 현길언

    일본에 띄우는 편지-소설가 현길언

    삶의 자양을 무진장으로 제공해주던 텃밭인 바다에 여러분은 인생을 맡기고 더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오면서 작은 행복에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믿고 사랑했던 바다가 어느 날 아무런 은원(恩怨)도 없는 여러분을 향해 거친 몸짓으로 밀려와 가족과 친구를 빼앗아 갔고, 열심히 일해서 마련해놓은 모든 것을 송두리째 망가뜨려버렸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가사의한 일은 여러분 탓은 아닙니다. 인간의 생사화복은 논리 이전의 문제입니다. 엄청난 재난을 당하고 절망하는 여러분, 재난이 여러분 탓이 아니기에 우리는 더욱 아픈 마음으로 여러분을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그 옛날 중동에 ‘욥’이라는 선한 사람도 갑자기 가족과 재산을 잃고 질병의 고통과 친구의 정죄(定罪) 앞에서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이겼을 때에 신은 그에게 더 많은 것으로 채워 내려주었습니다. 여러분의 내일은 욥처럼 더 풍성한 것으로 채워져서 잃어버렸던 것보다 더 좋고 귀한 삶을 살아갈 것임을 지구 가족들은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강인한 생명력은 여러분의 불행을 이기게 할 것입니다. 그 엄청난 혼돈의 상황에서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과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상황에 순응하면서도 극복하려는 여러분의 강한 의지를 보았습니다. 성난 검은 해일이 땅을 휩쓸어 갈 때에 나뭇잎처럼 떠내려가는 뱃전을 부여잡고 사투하는 사람들의 안간힘, 고립된 집 안에서 위기의 상황을 세상에 알리는 하얀 깃발, 수십 시간 진흙 속에 묻혀 있던 노인의 생환, 그것들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생존의 엄숙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생명력은 이제 고통받는 여러분에게 회복의 에너지가 되어 폐허를 딛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지구 가족들은 여러분의 절망과 아픔을 같이하며 사랑과 헌신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국가와 국가 간의 경쟁과 이해에 얽힌 대립을 극복하고 지구 가족으로서 공동운명을 절감하여 여러분의 회복을 위해 함께 일할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분쟁과 경쟁의 세계 질서를 뛰어넘어 화해와 협력의 새 질서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것도 지진과 해일로 인한 여러분의 고통에 상응하는 귀한 선물입니다. 슬픔과 고통을 서로 나눠 가질 때 더 빨리 회복될 수 있음을 모두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망연자실한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새로운 역사를 열어갈 여러분의 몸부림에 우리 모두는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것처럼 아름답고 장한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가족 친지의 생사를 모르고 배고픔에 허덕이고 언제 불행의 덫이 닥칠지 모르는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질서를 지키는 여러분의 의연한 모습에서 우리는 안정된 사회를 배울 수 있었고, 위기에 대처하는 지혜로운 모습도 대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것도 이번 재난이 세계인들에게 던져 주는 중요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여러분은 혼란의 와중에서도 살아남은 자로서의 감사와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잃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세상 사람들의 심금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제 세계가 여러분들에게 사랑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픔과 고통이 모든 지구 가족의 그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2차대전의 폐허 위에 새로운 경제 대국과 진정한 민주국가를 건설한 여러분의 저력이 이번 사태에도 유감없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저력이 이제 여러분의 회복을 앞당기게 될 것입니다. 이번 재난은 여러분의 탓이 아닙니다. 그러니 힘을 내십시오. 세계가 여러분에게 이웃으로서의 사랑과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인들은 여러분의 비극적 정황 앞에서 문득 지구 가족으로서의 강한 동류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회복되는 날, 여러분의 이야기는 절망을 극복하는 교과서가 될 것입니다. 힘을 내십시오.
  • 다가조市 구겨진 車 1000여대 뒤엉켜… ‘전쟁터 방불’

    일본에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지 사흘이 지나면서 피해 현장 주민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며칠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기적의 생환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는 가운데 시신조차 찾지 못해 애태우는 가족들의 사연도 전해졌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사는 여성 대넛 듀벅은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엿새 전 태어난 손자가 딸과 사위를 살렸다.”며 안도했다. 일본 동북부에 살던 딸은 출산을 위해 한달 전 보금자리를 떠나 도쿄로 거처를 잠시 옮겼다. 아기는 지난 8일 세상의 빛을 봤으나 안정을 위해 도쿄에 며칠 더 머물렀고 출산 사흘 뒤인 11일 쓰나미가 딸의 아파트를 집어삼켰다. 도쿄에서 건강한 모습의 딸을 확인한 뒤 고향으로 돌아온 듀벅은 “아기는 하늘이 내려준 축복임에 틀림없다.”며 손자의 사진을 쓰다듬었다. 절망 속에서 피어난 기적은 또 있었다. 지진으로 고립됐던 여섯살이 채 안 된 영·유아 67명이 이틀 만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간 것. 최대의 피해지역 가운데 하나인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의 보육원에 있던 아이들은 쓰나미가 밀어닥치자 보육사와 함께 인근 마을회관으로 급히 몸을 피했고 옥상에서 이틀을 지새운 뒤 자위대 헬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보육사들은 “아이들이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고 보챘다.”면서 “내일이면 틀림없이 만날 수 있다며 겨우 달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라진 가족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이들의 사연도 이어져 마음을 아프게 했다. 센다이시에 사는 농부 가사마쓰 마사히(76)는 맨발에 바지를 무릎 위로 걷어 올린 채 폐허로 변한 마을을 헤매며 딸을 찾았다. 그는 “지진 이후 센다이 공항에서 일하던 딸과 연락이 끊겼다.”면서 “죽은 사람이 너무 많고 내 딸도 그 중 한 사람일지 모른다. 하지만 딸이 살아 있길 바라는 것이 나의 유일한 소망”이라며 애끊는 부정을 드러냈다. 또 일본발 쓰나미가 미국 서부 해안을 덮치면서 실종된 더스틴 워버(25)의 어머니도 아들을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미 서해안에서 쓰나미에 사람이 휩쓸려 실종된 것은 196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워버의 어머니는 “아들이 10대 때 수많은 이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왔는데, 실종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anmic@seoul.co.kr
  • 자위대 10만명 투입… 육·해·공 ‘기적의 생환’ 총력

    자위대 10만명 투입… 육·해·공 ‘기적의 생환’ 총력

    최악의 지진이 강타한 일본 열도가 생존자 구조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일본 자위대 병력의 절반을 비롯해 경찰과 소방·구급 대원, 공무원이 구조작업에 동원됐고, 헬기·선박 등 투입 가능한 모든 장비가 총가동됐다. 그러나 도로가 물에 잠겨 일부 지역에는 접근조차 어려운 데다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등 악재까지 이어져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은 13일 “간 나오토 총리로부터 재해지역에 투입하는 자위대 병력을 10만명으로 늘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전체 병력이 육상자위대 15만명 등 모두 2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가량을 구조·복구작업에 투입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당초 5만명의 병력을 미야기현 등 피해지역에 보낼 예정이었으나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투입 병력을 늘리기로 했다. 간 총리는 전날 피해현장을 살펴본 뒤 긴급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쓰나미가 몰고 오는 피해가 얼마나 엄청난지 느꼈다.”면서 “많은 해안 지역에서 주거지였던 곳이 휩쓸려 사라졌고 불길이 여전했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일본 적십자사가 의료진 400명 등으로 꾸려진 62개 구조팀을 현장에 급파하는 등 민간 구호단체의 대응 노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적십자 대원들은 공공기관 청사와 학교 등 임시 대피처에 모여든 30만명의 이재민에게 담요를 제공하는 등 온정을 나눴다. 구조대원들이 고군분투하면서 기적의 생환 장면도 연출됐다. 81명의 선원을 싣고 운항하던 중 11일 메가 쓰나미에 휩쓸려 실종됐던 선박은 12일 미야기현에서 구조활동을 하던 자위대 및 해안경비대 소속 헬기에 발견, 구출돼 안전지역으로 옮겨졌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같은 지역에서 조난자를 수색하던 미군 헬기는 초등학교 옥상으로 피신했던 마을 주민들을 구출하기도 했다. 자위대 소속 블랙호크 등 헬기들은 수몰지역 이곳저곳을 저공비행하며 지붕 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조난자를 수색 중이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의 안간힘에도 센다이시와 게센누마시 등 수몰지역의 도로 대부분이 파손됐고 교량마저 끊겨 구조작업에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구조차량들은 지진으로 뒤틀어진 채 모래 속에 파묻힌 도로를 조심스레 달리며 피해자를 찾아 헤매고 있다. 하지만 해안가 수백㎞를 수색했으나 생존자를 찾지 못하자 구조대원들은 애를 태웠다. 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에 이어 다른 원전에서도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혼란이 증폭됐다. 한편 일본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조만간 550억엔(약7470억원)을 지진피해지역 13개 금융기관에 긴급 방출할 계획이라고 교도 통신이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그리스 채무 위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5월 긴급 자본을 방출한 바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망치 하나로 6명 구조… 국적은 달라도 기적은 통했다

    강진으로 폐허가 된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기적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시민 영웅들은 살아온 방식도, 국적도 다른 낯선 이들의 생명을 구하려고 건물 잔해 사이로 기꺼이 손을 내밀며 희망을 끌어올렸다. 5년 전 뉴질랜드로 건너온 영국 출신 건설근로자 칼 스톡턴(43)은 망치 한 자루만 들고 현장에서 6명의 생환을 도왔다. 그는 참사가 발생한 22일 낮 평소와 다름없이 남섬 랑기오라 시의 건설 현장에서 동료와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때 인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톡턴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오토바이에 올라타 30분을 내달렸고 현장에 도착했다. ●“폐소공포증 있었지만 두려움 못느껴” 그는 “상황이 생각 이상으로 비참했다.”면서 당시를 떠올렸다. 구조대원들조차 충격 속에 허둥지둥하던 터라 스톡턴은 망치를 집어들고 무너진 4층 건물의 2m 두께의 강화 콘크리트 천장을 사정없이 내려쳤다. 어렴풋이 들려오는 비명 소리를 쫓아 몇 시간을 파내려 가다 보니 4명의 매몰자를 찾았고 땅 위로 꺼내 올릴 수 있었다. 1차 구조작전을 마친 스톡턴은 숨 돌릴 틈도 없이 2차 구조를 시작했다. 잔해 사이에 뚫린 30㎝ 남짓한 구멍으로 몸을 간신히 쑤셔넣은 뒤 조난자를 찾아 6m를 기어들어갔다. 그는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폐소공포증이 있었지만 그 순간에는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결국 몇 시간의 노력 끝에 기진맥진해 있는 두명의 시민을 더 찾아냈다. 이 가운데 한 여성은 “결혼을 하던 중 지진이 났다.”며 구조된 것에 감격스러워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스톡턴은 “아드레날린이 몸속에 뿜어져 나와 비행기의 자동운항모드를 작동시킨 것처럼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 잔해 사이로 목소리만 들리면 미친 듯 망치질을 했고 땅을 파고 또 팠다.”면서 “내 힘으로 6명을 세상 밖으로 끌어올렸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며 무용담을 뽐냈다. 또 “내가 구출한 여성의 결혼식에 초대됐다.”며 기뻐했다. ●새는 가스냄새 맡고 더 큰 참사 막아 아일랜드에서 건너온 젊은 영웅의 활약도 빛났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패디 맥고완(26)은 지진이 나던 당시 크라이스트처지 중심부의 인터넷카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바닥이 크게 울려 밖을 보니 할리우드 재난영화인 ‘인디펜던트 데이’의 한 장면처럼 땅이 움직이며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놀란 가슴을 간신히 추스른 뒤 거리로 나선 맥고완은 무너져내린 도시 곳곳을 누비며 구조 작업을 도왔다. 덕분에 건물 더미에 깔린 여성 한명을 구해낼 수 있었다. 그는 또 냄새를 통해 현장에 가스가 새어 나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려 더 큰 참사를 막았다. 당황한 시민들이 질서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그의 임무였다. 맥고완은 “잔해 속에서 남성 한명도 끌어올렸지만 이미 의식이 없었다. 인공호흡을 했으나 숨졌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중동에서 민주화 도미노의 기폭제 역할을 해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지진현장에서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뉴질랜드 대학생 사이에서 SNS를 통해 지진 피해자를 돕자는 운동이 확산되면서 자원봉사자 1만명이 현장에 몰렸기 때문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칠레광부 도쿄마라톤 뛴다

    “매몰된 갱도 안에서도 매일 달렸다. 달리기는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69일간 갇혔다 극적으로 생환한 33명의 광부 중 한명인 에디슨 페나(35)가 오는 27일 열리는 도쿄국제마라톤에 출전한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페나가 지난해 10월 구조된 이후 마라톤에 참가하는 것은 두 번째. 지난해 11월 7일 뉴욕국제마라톤에서 뛴 적이 있다. 계기도 특이하다. 페나는 지난해 8월 5일 지하 700m 광산에 매몰돼 생사의 기로에 놓인 순간에도 매일 8㎞ 이상 달리기를 하며 삶의 끈을 놓지 않아 유명세를 탔다. 이 얘기를 듣고 감명을 받은 뉴욕국제마라톤 조직위원회가 그를 브이아이피로 초청했다. 페나는 “참관하는 대신 내가 직접 뛰겠다.”고 나섰다. 갱도에서 이미 왼쪽 무릎을 다친 상태라 몸 상태도 온전치 않은 상황이었다. 아픈 왼쪽 무릎에 얼음팩을 두르고 뛴 페나는 5시간 40분 51초의 기록으로 테이프를 끊었다. 완주가 쉽지는 않았다. 경기 도중 도움을 요청하며 의료텐트에 들어가기도 했다. 뛰다가 힘들면 걷기도 했다. 관중은 페나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렬히 응원했다. 그가 피니시 라인을 밟은 직후 뉴욕에는 그가 좋아하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당시 마라톤 대회 스폰서 중 하나로 이 장면을 인상 깊게 본 일본의 한 스포츠용품업체가 페나를 도쿄국제마라톤으로 초청했다. 후지TV와 함께 마라톤 출전을 설득했다. 페나는 칠레의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2000켤레의 신발을 기부하기로 하고 참가에 응했다. 페나는 대회를 앞두고 하루에 약 9.7㎞씩 뛰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내가 마라톤을 하는 것이 청년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달리기는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칠레 광부 33인의 전설… 희망을 말하다

    “누가 먼저 무너질지, 어떻게 그 사람을 먹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마리오 세풀베다) 21세기의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칠레 광부 33인의 생환. 그들은 지하 700m 광산에 갇혔고, 69일 만에 돌아왔다. 그들이 죽음의 대기실에 갇혀 있는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2010년 8월 5일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의 산호세 광산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 갱도 중간에서 70만t의 암석과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지하 700m 아래에 33명의 광부들이 매몰됐다. 비극으로 끝날 것 같았던 사건은 칠레 정부가 구조에 나선 지 17일 만에 “우리 33인은 대피소에 살아 있습니다.”란 광부들의 메모가 전해지면서 그 어떤 영화나 소설보다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일로 바뀌었다. ‘The 33’(조너선 프랭클린 지음, 이원경 옮김, 김영사 펴냄)은 영국 가디언지의 남아메리카 특파원으로 15년간 칠레에 머문 저자가 사건 이후 120여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한 사건 일지다. 칠레 당국으로부터 ‘구조대’ 신분증을 얻은 저자는 구조 현장에서 지켜본 광부들의 모습과 심경 변화, 가족의 사연, 구조 과정 등을 책에 생생히 담아냈다. 아울러 광부 33인의 갈등과 반목의 시간, 정부의 언론 통제, 유례 없는 구조의 시행착오 등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면의 이야기도 전한다. 칠레 북부 사막지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구리 생산지다. 칠레 수출 소득의 절반 이상이 광업에서 나온다.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이 거느리는 구리 광산에 고용된 광부들은 기술 수준이 낮고 광업계에서도 가장 하위 문화에 속해 있었다. 7일 일하고 7일 쉬는 이들의 삶은 7일간의 중노동과 7일간의 흥청망청으로 일관됐다. 산호세 광산으로 들어가는 사내들이 ‘로스 피르키네로스’(비참한 자들)라 불린 것도 그런 까닭이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69일을 하루하루 죽음과 대면하며 버틸 수 있었을까. 동료의 인육을 먹을 경우에 대비해 주전자와 톱을 준비했던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작업 반장 루이스 우르수아는 원칙과 규율에 근거한 리더십을 발휘했고, 63세의 최연장자 마리오 고메스는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로 광부들을 다독였다. 마리오 세풀베다는 유머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책은 희망과 믿음, 신뢰라는 오랜 덕목의 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짐승처럼 행동했던 이들이 저주와 욕설, 분노와 폭력의 시간을 누르고 기도와 수로 정비, 식량 배분, 조명, 유머, 의학, 기록 등 각자 역할 분담을 통해 희망을 한 조각씩 모으며 삶을 되찾는 과정 속에서 새삼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게 된다. 1만 2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캡틴 석! 당신이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캡틴 석! 당신이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아덴만 여명 작전’의 숨은 영웅 석해균(58) 선장이 총알파편 제거 수술을 받은 30일, 온 국민은 죽음의 문턱에서 어서 돌아오라며 빌고 또 빌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가 지난 21일 해군 특수전여단(UDT)이 펼친 구출작전 당시 입은 중상 탓에 의식불명의 몸으로 돌아온 석 선장은 30일 새벽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3시간 10분간에 걸쳐 긴급수술을 받았다. 귀국해서는 첫번째, 오만에서 받은 것까지 합치면 세번째로 오른 수술대였다. 유희석 아주대 병원장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앞으로 2~3일이 고비”라면서 “귀국 전에 비해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낙관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복부 총상 부위와 오른쪽 겨드랑이부터 허벅지까지의 광범위한 근육 및 근막이 괴사했다.”면서 “패혈증 및 혈액응고이상증(DIC)을 보이는 등 위중한 상태였다.”면서 이같이 덧붙였다. 31일 기준으로 48시간을 더 지켜봐야 영웅의 생환을 판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석 선장은 기도에 삽관하는 시술의 영향으로 향후 1~2일 사이에 폐렴을 일으킬 우려까지 있어 의료진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아프리카 오지인 오만에서 귀환하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건 또 다른 작전이었다.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챌린저604)’로 불리는 전용기를 타고 11시간이나 되는 장거리 비행 끝에 지난 29일 오후 10시 33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어렵사리 고국 품에 안긴 석 선장은 들것에 실린 채 천천히 내려졌다. 위중한 상태를 고려해 매우 조심스럽게 다룬 나머지 오후 11시를 넘겨서야 구급차는 병원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석 선장 몸은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다수의 의료장비가 부착된 상태였다. 전용기에 동승했던 이국종 아주대 외상센터장 등 의료진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행 도중 석 선장에게 안정제와 수면제를 투여하며 수면 상태를 유지시켰다.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는 그와 재회한 부인 최진희(58)·차남 현수(31)씨는 줄곧 눈물만 흘렸다. 국민들은 해군 부사관 12기 출신인 석 선장을 두고 “영웅이 사라진 시대에 국민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라.”고 기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기적의 생환’ 칠레 광부 33명 주식회사 만든다

    올해 ‘기적의 드라마’를 써낸 칠레 광부 33명이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브라질 뉴스포털 UOL은 지하 700m 갱도에 갇혀 있다가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칠레 광부들이 조만간 주식회사를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신들의 생환기를 다룬 책과 영화 등 저작물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광부들은 이미 칠레의 한 법률회사와 대리인 계약을 체결했다. 이 주식회사에는 광부 33명 모두가 주주로 참여하며 외부 투자자도 모집할 예정이다. 저작물 판매로 얻어지는 수입의 80%는 광부들에게 돌아가며 20%는 주식회사 몫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2010 톱10] TIME 선정 10대 월드뉴스

    [2010 톱10] TIME 선정 10대 월드뉴스

    21세기 첫 10년 마지막 해를 보낸 지구촌은 아이티 대지진 소식으로 문을 열어 위키리크스발(發) 외교전쟁을 치르며 세밑을 맡고 있다. 국제사회는 우울한 뉴스에 애태우다가도 간간이 들려오는 기적 같은 소식에 환호하기도 했다. 미 시사주간 타임이 10일 연말을 맞아 올 한해 지구촌을 달궜던 10대 국제뉴스를 추려 발표했다. 北 연평도 도발… 한반도 일촉즉발 3대 세습을 본격화한 북한은 올해 우리나라를 겨냥해 잇달아 도발하면서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다.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군인이 희생된 데 이어 지난달 11월에는 연평도 포격 도발로 군인 2명과 민간인 2명이 숨졌다. 매몰 칠레광부 70일만에 구조 지난 10월 13일(현지시간) 칠레 코피아포 인근 산호세 구리 광산 붕괴현장에 70일간 매몰됐던 광부 33명이 구조됐다. 광부들이 땅 밑 622m에서 공포와 싸우며 만들어 낸 ‘드라마’는 매몰자 가족은 물론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다. 위키리크스 美외교전문 25만건 폭로 ‘디지털 전사’(줄리언 어산지)와 세계 최강대국(미국)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어산지가 2007년 설립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지난 6월과 10월 미국의 전쟁 기밀문서를 공개한 데 이어 11월 하순부터 미 국무부 외교전문 25만여건을 차례차례 폭로하며 국제사회에 ‘외교폭탄’을 던지고 있다. 지난 7일 런던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어산지는 자신이 구속되면 미국 등에 치명타를 안길 ‘최후의 심판’ 파일을 공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파키스탄 대홍수… 국토 25% 침수 지난 7월 8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대홍수로 파키스탄 국토의 4분의1 이상이 물 속에 가라앉았다. 물난리로 2000여명이 숨졌고 2000만명에 달하는 이재민은 굶주림과 싸우며 사투를 벌였다. 아프리카 첫 월드컵… 한국 16강 치안 등에 대한 우려를 안고 지난 6월 11일 개막한 아프리카 대륙의 첫 월드컵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을 비롯해 한국의 첫 원정 16강 달성, 개최국의 첫 16강 탈락 등 여러 기록을 남겼다. 경기장 밖에서도 점쟁이 문어 파울의 활약과 남아공 전통악기 ‘부부젤라’ 응원전 등 다양한 화제를 낳았다. 국제사회 예멘발 소포폭탄 공포 아라비아반도 끝자락의 가난한 나라 예멘은 올해 테러세력의 새 근거지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10월 29일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가 발송한 것으로 보이는 예멘발 소포폭탄 2개가 영국 등에서 발견되면서 국제사회가 테러공포에 꽁꽁 얼어붙었다. 아이티 7.0 강진…23만명 사망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오후 중남미 섬나라 아이티에서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35초간 지속된 이 지진은 지구촌 최빈국의 많은 것을 앗아갔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궁을 비롯, 국회의사당 등 주요 건물이 모두 무너지면서 23만여명이 숨졌고 수백만명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아이티에서는 최근 콜레라까지 창궐, 2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유럽 각국 긴축재정안…시민 거리투쟁 심각한 경기침체로 유럽 각국은 올해 앞다퉈 긴축 재정안을 내놓았다. 시민들은 복지 축소에 반발, 거리투쟁을 이어갔다. 지난 5월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300억 유로(약45조원)를 긴급 수혈 받은 그리스 정부가 공공부문의 예산을 삭감하자 수만명의 시민이 대정부 투쟁을 벌인 것을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포르투갈 등에서 긴축 재정 반대 집회가 열렸다. 멕시코 끝나지 않은 ‘마약과의 전쟁’ 2006년부터 시작된 멕시코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이 올해에도 이어졌다. 그러나 출혈만 컸을 뿐 성적이 좋지 않다. 마약갱단과 정부군의 충돌로 올 한해 1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태국 뒤덮은 ‘붉은 셔츠 시위대’ 지난 4월과 5월 태국 방콕의 거리가 붉은 물결로 채워졌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복귀를 원하는 수천명의 시위대는 붉은 셔츠를 입고 길거리로 나섰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경진압을 벌여, 91명이 숨지고 1800여명이 다치는 참극으로 이어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50일의 기적… 뉴질랜드판 ‘허클베리 핀’

    50일의 기적… 뉴질랜드판 ‘허클베리 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살아야 했다. 타들어 가는 목을 축이려 바닷물을 삼켰다. 갈매기도 잡아먹었다. 그리고 끝내 살았다. 남태평양을 50일간 표류하던 10대 소년 3명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실낱같은 기대조차 내려놓은 가족들이 이미 장례까지 치른 뒤였다. 최근 광산 붕괴로 29명의 광부를 잃었던 뉴질랜드인들이 사지에서 돌아온 이들 소년 3명의 생환에 환호하고 있다. ●생환기대 내려놓은 가족, 장례도 치뤄 뉴질랜드령 토켈라우제도에 사는 사무엘 펠레사(15)와 필로 필로(15), 에드워드 나소(14)는 지난달 초 바로 건너편 섬으로 건너가려고 작은 모터보트에 몸을 실었다. 친척 사이인 이들은 추억을 쌓으려 여행길에 나선 것. 그러나 소년들의 즐거운 여행은 불과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악몽으로 변했다. 출항 몇 시간 만에 방향감각을 잃고 조류를 따라 하염없이 바다로 흘러내려 간 것이다. 이들은 표류 이튿날까지 간식거리로 가져왔던 코코넛을 쪼개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다. 소년들의 사투는 먹을거리가 동난 사흘째부터 시작됐다. 펠레사 등 3명은 몸에 걸쳤던 방수포를 벗어 빗물을 받아 마시며 침착하게 탈수증세를 막았다. 그러나 빗물이 주린 배까지 채워주지는 못했다. 수면 가까이 헤엄쳐 가는 물고기나 멋모르고 보트에 내려앉은 갈매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표류 한달을 넘기면서 하늘마저 소년들을 버리는 듯했다.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날이 며칠째 이어지자 아이들은 바닷물에 손을 뻗었다. 염분이 섞인 물을 많이 마시면 자칫 콩팥을 해쳐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머릿 속이 뿌옇게 변해가던 소년들은 무의식적으로 바닷물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매몰광부 잃은 뉴질랜드 소년들 생환에 환호 조난 50일째. 소년들에게 마지막 생환 기회가 찾아왔다. 처음 배를 탔던 토켈라우제도에서 1300㎞ 떨어진 피지섬 인근까지 떠내려온 10대들은 3㎞ 남짓 떨어진 곳에서 어스름한 물체를 발견했다. 참치잡이 어선이었다.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소년들은 미친 듯이 손을 흔들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어선은 천천히 조난보트로 다가왔고 선원들은 소년을 한명씩 어선 위로 끌어올렸다. 선원들의 침착한 대응도 빛났다. 항해 직전에 배운 대로 소년들에게 구급약을 먹였고 자신들이 먹으려 했던 흰 빵과 오렌지, 사과 등을 기꺼이 내줬다. 50일 만에 꿀맛 같은 식사를 한 소년들은 천천히 힘을 찾아갔다. 1등 항해사인 타이 프레드릭슨은 “(소년들이)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지만 정신력은 매우 강해 보였다.”면서 “우리가 이 바닷길로 항해하는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소년들을 마주친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소년들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고향 마을은 초상집에서 잔칫집이 됐다. 실종 직후 뉴질랜드 당국은 공군 정찰기까지 동원해 수색했으나 찾지 못하고 2주 만에 ‘살아 있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가족과 친구 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소년들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필로의 아버지 타누 필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적이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울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생명의 窓] 누가 나를 지켜본다는 것/하지현 건국대 신경정신과 교수

    [생명의 窓] 누가 나를 지켜본다는 것/하지현 건국대 신경정신과 교수

    2010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지하 700m 갱도에 갇혀 있다가 69일 만에 한 명의 낙오도 없이 모두 무사히 생환했던 칠레 산호세 광부들이다. 구조된 후에 그들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베일에 가려져 있던 지하의 삶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리차드 비야로엘은 생존 사실이 알려지기까지 17일 동안이 최악이었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 자기 몸을 갉아먹는 상태”였다며 굶어 죽는 공포에 휩싸였고, 더 힘든 것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파벌싸움까지 벌이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생존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며 상황은 극적으로 달라졌다. 루이스 우르수아의 지휘하에 기상·취침·식사 시간을 정시에 지켜나갔고, 좁은 공간 안에 취침·세면·화장실 구역을 나눠서 구조시점까지 건강을 유지해 나갈 수 있었다. 처음 이들이 갱도 안에서 협동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의아했다. 로또당첨의 확률로 타고난 천사표 광부들만 골라서 모여 있는 게 아닌가 했다. 33명이란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동단결해서 고립된 채로 상호 이타적으로 두 달을 버티는 것이 인간 심리의 본성을 이해한다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 17일의 상황을 접하게 된 다음에야 의문이 풀렸다. 역시 그들도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고립감과 공포 속에 반목과 질시, 분열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정신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큰 반전의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을 나는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의식과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고립 혹은 격리된 상황이 되어 오직 자기들만 있다는 의식을 갖게 되면 기존의 사회에서 통용되는 도덕, 죄책감, 양심, 법의식은 그 시점에 자기들 안에서만 통용되는 새로운 가치관에 의해 재조정된다. 안데스 산맥에 비행기 사고로 떨어진 조난자들이 사망자의 인육을 먹고 버틴 것도 차라리 굶어 죽을지언정 인육은 먹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가치관을 전면 재조정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재조정된 가치관은 초자아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내용이 된다. 살아남기 위한 동물적인 감각, 이기적인 본능의 만족이 사회적 관계에서 만들어진 양보, 의존, 신뢰의 코드를 무력화시킨다. 그들도 그랬다. 그것이 굳어질 뻔했다. 다행히 파국이 오기 전에 지상과 소통의 끈이 만들어졌다. 이때부터는 비록 몸은 갱도 안에 여전히 갇혀 있었지만 마음은 다시 지상세계의 그것으로 돌아가 갱도 안에서 새로 만들어졌던 생존의 규범에서 집단적 공생의 사회적 규범으로 복귀된 것이다. 밖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의식이 모두에게 작동한 것이다. 마치 최면에서 깨어난 것같이 말이다. 아이가 화장실 가는 습관을 들이는 첫 동기는 부모가 지켜보고 있고 그렇게 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중에 어른이 된 다음 산길을 가다가 용변이 급해지면 꼭 화장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산길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서 급한 용무를 보는 것에 그리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누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은 우리가 사회적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를 굳이 팬옵티콘을 들먹이면서 감시당한다고 여길 필요는 없다. 칠레 광부의 사례에서 그랬듯이 그런 의식이 희박해지면 자칫 사회적 관계와 인간적 긍지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 물론 최선은 ‘지켜보고 있다.’라는 의식이 내재화되어서 ‘그러면 안 된다.’고 자신이 생각하고 양심에 따라 사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의 청문회에서 과거에 일상적 관례라는 이유로 별생각 없이 저지른 일이 나중에 윤리적으로 손가락질을 받는 일이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처음부터 내가 하는 행동들을 보이지 않는 사회적 눈이 지켜보고 있다고 여긴다면, 그럴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모두가 그런 의식을 갖고 살아간다면 광부들이 갱도에 갇힌 것 같은 사회적 위기상황이 와도 급격한 공황과 붕괴, 사회적 혼란 없이 해결해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탈북 80대 국군포로 국내 송환

    지난 4월 초 탈북해 제3국의 한 재외공관에서 보호를 받아온 80대 국군포로 김모(84)씨가 국내로 송환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최근 제3국 정부가 우리 측과 교섭을 통해 김씨의 송환을 허가해줬다.”면서 “이에 따라 이번주 초에 김씨가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제3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김씨의 송환문제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4월 초 탈북했으나 제3국 정부가 국내 송환을 허가해 주지 않아 제3국 한국 영사관의 보호를 받아왔다. 김씨는 지난 9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을 통해 국회에 보내는 20장 분량의 편지와 국방부 장관에게 보내는 탄원서에서 자신의 기구한 인생사를 털어놓으며 송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씨는 탄원서에서 “고향에서는 내가 죽은 줄 알고 제사까지 지냈고 전쟁이 나던 해 혼인했던 처는 내 묘지 앞에서 목놓아 울고 친정으로 갔다고 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참혹한 이산가족이 없도록 해 달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08년에도 탈북했으나 한국 입국이 여의치 않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이번에 며느리와 함께 두번째 탈북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송환으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탈북해 조국으로 생환한 국군포로는 80명으로 늘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침묵의 맹세/이춘규 논설위원

    비밀을 지키자는 침묵의 맹세는 깨지기 쉽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가 단적이다. “당나귀 귀가 된 임금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특별한 모자를 썼다. 모자를 만든 이에게 발설하지 말도록 침묵의 맹세를 강요했다. 모자를 만든 사람은 아야기를 못하자 병이 났다. 대나무숲에 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하자 바람만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울려 세상에 알려졌다.”는 내용이다. 보통 사람들이 비밀스러운 일에 대해 침묵의 맹세를 지키기는 어렵다. 가족끼리, 친구끼리의 맹세 등이 그렇다. 비밀이 많은 정치인들은 비서나 운전기사, 경호원을 가족·친척으로 두어 비밀을 지켜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어느 정부에서든 실력자들은 비밀을 많이 알지만 언론인들이 질문하면 “입이 없다.”며 피해간다. 기밀이 많은 대기업들은 임원 이상에게 침묵의 맹세를 원하고, 지켜주면 대가를 지불해 주기도 한다. 맹세가 깨지면 총수가 홍역을 치르는 걸 자주 본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범죄조직 마피아 단원 사이에는 오메르타(Omerta)라는 침묵의 규약이 있다. 경찰 등에 잡혀도 조직의 비밀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협력을 거부한다는 침묵의 맹세다. 밀고자는 죽임으로 단죄한다. 귀가 들리지도 않고, 눈도 보이지 않으며, 조용한 자만이 100년을 평안하게 살 수 있다는 시칠리아 속담과 관련이 있다. 수사관들은 이 침묵의 맹세를 고도의 수사 기법으로 무너뜨리곤 한다. 가톨릭 교회 교황을 뽑는 선거회의인 콘클라베. 추기경들은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 침묵의 맹세를 한다. 길게는 수일이 걸리는 콘클라베가 끝날 때까지 숙소와 개최 장소를 오가며 침묵해야 한다. 선거 뒤에도 침묵으로 비밀을 지켜낸다. 그렇지만 여러 종교의 성직자들도 침묵의 맹세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부패한 성직자가 성도와의 약속을 파기,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성직자들도 이러니 일반인들이야…. 매몰 69일 만에 구조된 칠레 광산 광부들이 했던 침묵의 맹세가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광부들은 매몰 뒤 외부에 생존 사실이 알려질 때까지 17일간의 내부분열 등 불편한 진실에 대해 전원의 동의가 없는 한 “함구하자.”고 맹세했다. 인터뷰 등 수입 또한 공평하게 나누기로 했다. 하지만 언론의 취재 경쟁과 최고 수천만원의 인터뷰료 등의 유혹으로 맹세에 금이 가고 있다. 그렇다 해도 칠레광부 생환은 분명 사람들에게 희망을 쏘았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광산안전 재단설립 검토”

    칠레 매몰 광부 33명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광산 안전을 강화할 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몰 광부의 한명인 요니 바리오스는 17일(현지시간) 함께 구조된 동료 12명과 함께 사고 현장을 방문,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광산업체에 작업 안전에 관한 조언을 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바리오스는 “광산업계의 문제를 해결할 재단 설립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 재단과 우리의 경험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들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된 지 닷새 만에 광부 13명은 가족들과 함께 광산 입구에 차려졌던 ‘희망캠프’를 방문, 가톨릭과 개신교 성직자들의 인도 아래 생환에 감사하는 예배를 올리고 현장을 둘러봤다. 희망캠프는 지난 8월 5일 사고 직후부터 지난 13일 광부 전원이 갱도로부터 끌어올려질 때까지 가족 등이 무사생환을 빌던 천막촌의 이름이다. 현장을 찾은 광부 다리오스 세고비아는 “우리가 저 밑에서 고통받은 것처럼 이곳에서도 모든 이들이 고통받았다.”며 가족들의 용기와 의지에 찬사를 보냈다. 63세로 최연장자인 마리오 고메스는 가족과 함께 천막을 정리하면서 “우린 밖으로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늘 갖고 있었다.”고 말하고 “구조된 33명뿐 아니라 이번 사고로 일자리를 잃은 다른 동료 광부들에게도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칠레 로드리고 인스페테르 내무장관은 광부들을 지하 700m에서 한명씩 싣고 나온, 길이 4m, 무게 450㎏의 캡슐 ‘피닉스(불사조)’를 19일부터 중국 상하이엑스포 칠레관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두 3개가 제작된 피닉스 가운데 작업에 투입된 피닉스 2호는 산티아고 대통령궁 앞 광장에 전시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생존의 조건

    칠레 산호세 광산의 지하 600m 갱도에 갇혔다가 69일만에 구조된 33명의 광부들을 보면서 그 치열한 삶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위가 막막하기 짝이 없는 죽음의 바위벽에 에워싸인 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일이 어쩌면 기적처럼 여겨질는지도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은 살아남을만한 조건 속에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우선, 꾸준히 산소와 음식을 제공받았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강인한 의지와 삶에의 확신을 가졌더라도 먹지 않고, 숨쉬지 않으면 죽습니다. 이때의 죽음이란 인간이 주어진 환경조건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강인한 의지와 신념으로 단련된 인간이라도 폭이 협소한 생체조건의 제약을 받는 나약한 생명체일 뿐입니다. 예컨대 인간은 36.5도 안팎의 체온을 가진 항온동물이어서 평균 체온이 2∼3도만 낮아져도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2∼3도만 체온이 높아도 견뎌내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보면 생체조건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조건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생체조건이 항상 인간의 삶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생체조건보다 더 상위의 조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삶에 대한 실질적 희망이 그것입니다. 아무리 안락한 조건에서 사는 사람일지라도 희망을 잃으면 이내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질병도 마찬가집니다.희망을 잃으면 곧 죽음이지만 희망을 가지면 반드시 길은 열립니다. 지상의 사람들의 서로 살겠다고 아우성일 때 매몰된 그들은 서로 나중에 나가겠다고 버텼습니다. 그것은 희망을 나눈 인간애이며, 그들이 생환한 가장 결정적인 조건이었을 것입니다. jeshim@seoul.co.kr
  • [칠레광부 33인 전원구조] 매몰~구조 3대 관전포인트

    [칠레광부 33인 전원구조] 매몰~구조 3대 관전포인트

    ■ 지상의 리더십 - 33번의 환호 피녜라 대통령 ‘감동 100배’ 극비 프로젝트 “와, 이것 좀 보세요. 광산 밑으로 내려간 구조 캡슐 동영상이군요. 정말 특별한 순간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네요.” 칠레 광부 구출 작업이 시작된 13일(현지시간) 땅 밑으로 내려간 구조 캡슐이 화면으로 긴급 전송되자 CNN방송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는 갑자기 말을 더듬었다. 그러고는 입을 닫았다. 지하 622m로 내려간 캡슐 동영상이 느닷없이 공개됐을 때 생방송 중이던 세계 뉴스 앵커들은 하나같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수천명의 취재진에 칠레 당국은 지하 상황을 생중계할 비디오 카메라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다. 덕분에 세계 언론은 칠레가 기획한 ‘감동 시나리오’에 그대로 허가 찔렸다. CNN방송은 “(사전 예고 없이 전 세계에 공개된 지하 동영상은) 달 착륙이나 걸프전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에 버금가는 역사적인 방송 이벤트였다.”고 흥분했다. ‘광부들의 생환 스토리’를 생중계하면서 칠레가 거둔 마케팅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될까. CNN 등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갖춘 방송이 시종 구조장면을 생중계한 데 따른 국가 브랜드의 광고효과는 돈으로 환산하기조차 힘들다. 69일 만의 생환이 안겨 주는 감동의 이면에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기획력’으로 무장한 리더십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광부들의 생존 사실을 알리는 쪽지가 탐침봉에 매달려 올라온 것은 지난 8월 22일. 광부들이 쓴 쪽지를 보여주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세계에 약속한 그날 이후 피녜라 대통령은 코피아포 광산을 국가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깜짝 카드를 줄기차게 내밀었다. 맨처음 크리스마스 이전으로 잡았던 구출 시기를 11월 초, 이달 말에 이어 다시 최초 예상일보다 두달여 빠른 지난 12일로 앞당기면서 세계 언론들이 연일 코피아포발 속보를 싣게 만들었다. 지구촌 언론을 의식한 흔적도 역력했다. 지상으로 구출된 광부들이 말쑥하게 면도까지 끝내고 나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69일 생환 드라마의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썼던 ‘피녜라호(號)’의 위기관리 능력은 그래서 더욱 뜨겁게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는 셈. 이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칠레 억만장자 대통령의 3대 성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제난, 8개월 전의 대지진에 이어 이번 구출작전까지 취임 이후 맞닥뜨린 3가지 비극을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하의 리더십 - 69일간의 희망 영웅 우르수아 “가족을 위한 위대한 싸움” 33명의 매몰 광부 가운데 자청해 마지막에야 ‘죽음의 막장’에서 나온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54). 절망 속에 있던 매몰 광부들 사이에 유대와 단결을 이끌어낸 그의 지도력은 33인이 비극의 그림자를 떨쳐내고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광명의 동아줄을 놓치지 않게 했던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매몰 광부들의 생존이 알려지지 않아 바깥 세상과 완전히 단절됐던 최초 매몰 17일 동안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고 동료 광부들에게 희망을 일깨우며 질서와 절제 속에서 두려움과 고통을 감내하게 했다. 그는 동료들이 48시간에 한 번씩 스푼 2개 분량의 참치와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컵을 나눠 먹으며 버티도록 했다. 구조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에 대비한 것이다. 안전모에 달린 전등 사용도 엄격히 제한했다. 식수 확보를 제외하고는 불도저 등 중장비 사용도 못하게 했다. 대피소의 부족한 산소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광부들의 다양한 이력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팀을 나눠 경계와 휴식을 번갈아 하도록 해 체력을 아꼈다. 한 팀이 잠자리에 들면 다른 팀은 갱도 추가 붕괴나 지하수 유출 등의 유사시에 대비토록 ‘불침번’을 세웠다. 주변 청결을 위한 청소와 건강유지를 위한 운동도 규칙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행시켰다. 우물 세 개를 파서 식수를 조달하기도 했다. 엘비스 프레슬리 열광팬이자 노래를 잘 부르는 동료에게는 다른 동료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유쾌한 노래를 부르고 합창하면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간호사로 일했던 동료에게는 다른 동료의 치료와 심리 건강 유지를 살피도록 했다. 우르수아는 13일(현지시간) 구출 캡슐에서 나온 직후 “우리는 힘과 정신력을 갖고 있었고 싸우길 원했다. 가족을 위해 버텼다.”면서 “이는 위대한 일이었다.”고 벅찬 표정으로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효과적인 대응 - 22시간의 환희 광부 심리안정 배려속 굴착 경쟁시켜 급물살 ‘우리는 모두 살아 있다.’ 칠레의 산호세 광산 붕괴 17일 만에 매몰 광부들이 전해온 쪽지에서 기적은 시작됐다. ‘희망의 끈’을 발견하자 칠레와 국제사회는 저력을 발휘하며 기적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칠레 국민이 남미인 특유의 흥분을 절제하며 침착하게 대응할 때 세계는 69일간 구조 작업을 도우며 기적의 조각을 함께 맞춰갔다. 칠레의 초기 대응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광부의 심리 안정을 유도하고자 세심한 배려를 했다는 점이다. 땅 위와 아래를 잇는 유일한 보급 통로를 통해 화상 카메라를 내려 보낸 뒤 지상의 소식을 수시로 전하며 광부들을 위로했다. 특히 사고 발생 41일째인 지난달 14일에는 매몰 광부인 아리엘 티코나의 아내가 출산하는 장면을 녹화 영상을 통해 전했다.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며 광부들은 생에 대한 집념을 이어갔다. 또 전화와 영상장치를 통해 가족들과 자주 연락을 취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4개월로 예상됐던 구조기간을 두 달 가까이 줄인 것도 평가받을 만하다. 칠레 정부는 각국에서 온 토건 기술자에게 3개의 구출 통로를 동시에 파내도록 경쟁시켰다. 이 가운데 미국 굴착기 기사인 제프 하트(40)가 작업한 ‘플랜 B’ 통로가 가장 빨리 완성돼 신속하게 구출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국경을 초월한 지원 또한 구조 작업에 큰 보탬이 됐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은 앞선 기술을 전수해 구조캡슐 ‘피닉스’ 고안에 도움을 줬고 일본 역시 특수 제작된 우주복을 칠레에 보내는 등 온정을 나눴다. 스티브 잡스가 보내온 아이팟이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달한 묵주 등도 광부들에게 힘이 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비디오로 아내 출산 보고…독립기념일엔 자축행사…

    비디오로 아내 출산 보고…독립기념일엔 자축행사…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지하 700m 어둠 속에서 68일간 이어진 불사조 33인의 생존기는 지난 8월 5일 밤(현지시간) 시작됐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834㎞ 떨어진 코피아포시 인근 산호세 구리 광산 갱도가 무너지면서 광부 33명이 매몰됐다. 보름이 넘도록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자 광부들이 모두 사망한 것 아니냐며 포기하는 분위기가 퍼져 나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사고 발생 17일 만인 8월 22일 드라마가 시작됐다. 혹시나 하며 수백 미터 지하 붕괴현장으로 기약 없이 찔러 보던 탐침봉에 하얀 종이쪽지가 매달려 나왔다. ‘대피소에 모두 33명이 있다. 우리는 무사하다.’ 막장이 붕괴되자 서둘러 갱도를 통해 아래쪽 대피소로 달려가 목숨을 건진 광부들이 지상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사진] 칠레 광부들 구조되기까지 이들은 작업반장인 루이스 우르수아 지도 아래 48시간마다 한 번씩 스푼 2개 분량의 참치와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컵으로 버티며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17일을 버텼다. 붉은 글씨로 적힌 쪽지는 이후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8월 26일 구조팀은 대피소로 연결한 구멍을 통해 소형 카메라를 내려보냈다. 광부들은 이 카메라로 피신처 곳곳을 보여 주며 자신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비둘기’라는 별명이 붙은 지름 12㎝ 금속 캡슐을 통해 광부들에게 물과 음식, 의약품이 공급됐다. 광부들은 가족과 편지 교환도 할 수 있게 됐다. 칠레 독립기념일인 9월 18일에는 갱도를 꽃으로 장식하고 국기를 게양한 뒤 국가를 부르며 고기와 생선, 채소로 만든 성찬도 즐겼다. 지상에 있는 의료진은 광부들이 지나치게 살이 찔 경우 구조용 통로를 통과할 수 없을까 우려했다. 광부들은 하루 2200㎉로 열량을 제한한 규칙적인 식사로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해야 했다. 아울러 구조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고안한 운동 계획에 따라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체력과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눈길을 끈 것은 비디오게임기와 캠코더, 소형 홈시어터, DVD, MP3가 포함됐다는 것이었다. 언제 구출될지 모르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칫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매몰 광부 가운데 한 명인 아리엘 티코나는 9월 15일 친척이 녹화해준 비디오 영상을 통해 부인이 딸 에스페란사를 낳는 장면을 동료들과 함께 지켜보며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에스페란사란 스페인어로 희망이란 뜻이다. 갑론을박 끝에 담배도 공급됐다. 당초 칠레 정부는 구출 예상 시기를 크리스마스 즈음이라고 했다가 곧 11월로, 다시 10월 중순으로 앞당겼다. 구조가 임박하자 광부들은 구조순서를 정하는 데서도 서로 동료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런 끈끈한 동료애야말로 이들이 함께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작업조장을 뽑고 전체를 둘로 나눠 한 조가 잠을 잘 때 다른 조는 일을 하거나 여가활동을 했다. 간호사 출신 광부가 동료들을 돌보고, 음악을 좋아하는 다른 광부는 오락 활동을 맡는 분업체계를 구축했다. 마침내 지난 9일 구조용 드릴이 매몰 지점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드디어 12일 밤 11시 20분(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 20분) ‘불사조’라는 이름이 붙은 구명 캡슐이 칠레 국영 구리 회사 코델코 소속 광산구조 전문가를 태우고 지하로 향했다. 17분 만에 광부들이 캡슐을 기다리는 갱도 지하 622m 지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13일 0시 11분 첫 번째 구조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구명 캡슐을 타고 지상에 올라왔다. 69일 만의 생환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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