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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장훈 ‘이동 푸드마켓’ 배달원으로

    김장훈 ‘이동 푸드마켓’ 배달원으로

    가수 김장훈(44)씨가 5일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일일 배달부’로 봉사활동에 나섰다. 김씨는 오후 3시부터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는 ‘이동 푸드마켓’ 차량을 타고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 가정을 찾아다니며 식료품과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동 푸드마켓 차량은 푸드마켓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노인들이나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특수 제작된 차량으로 지난 3월 김씨가 강남지역 저소득층을 위해 기부한 1억원으로 마련한 것이다. 구는 도움이 필요한 3000여명의 지역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을 위해 쌀, 김치, 라면, 간장, 고추장 등 식료품과 치약, 비누, 세제 등 생필품을 구비한 ‘푸드마켓’을 운영하고 있는데 일원동 1호점에 이어 지난 4월 대치동에 2호점을 열었다. ‘이동 푸드마켓’은 한 달간 시범운영을 거친 뒤 다음 달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생필품 등의 기부를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강남구 복지정책과(02-2104-1756)나 이동 푸드마켓 콜센터(1688-3266)로 문의하면 된다. 김씨는 “강남구가 ‘부자구’로만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많이 살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구에는 영구 임대아파트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고, 기초생활 수급자는 여덟 번째로 많이 살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공직사회 해부] 공무원 국외유학 실태

    [공직사회 해부] 공무원 국외유학 실태

    영어권에 편중된 공무 원 유학을 어떻게 다변화할 것인가. 지난 3월 도미니카공화국, 코스타리카, 키르기스스탄, 몽골 등 개발도상국의 장·차관 4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각종 평가 항목의 1위를 휩쓸고 있는 한국의 선진 행정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다. 개발도상국의 실무자급은 장기 유학과정으로 한국을 찾기도 한다. 이는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1970년대부터 우수 공무원을 선발해 유학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유학은 그간 ‘골프 유학’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비판의 대상이었다. 공무원 유학,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공무원 국외유학의 정식 용어는 국외훈련이다. 국외훈련은 크게 직무훈련과, 흔히 유학이라고 표현하는 학위과정으로 나뉜다. 직무훈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외국의 연방정부 등 국외 정부기관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거나 전문 연구소에서 연구과제 등을 수행하는 형태다. 공직사회에서 ‘공직생활의 꽃’으로 불리기도 하는 학위과정은 4~7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영국·미국 등 영어권 국가와 일본·중국 등 비영어권 국가 그리고 특수지역으로 나눠 해당 국가의 대학에서 2년간 공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국외훈련의 역사는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들여와 국가 발전에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박정희 정부는 과학기술처(현 교육과학기술부)에 국비 국외훈련 제도를 도입했고, 1979년 총무처(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확대 시행했다. 국가 공무원 국외훈련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와 유학을 다녀온 공무원들은 유학에 대한 취재에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공무원의 유학은 항상 부정적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하면서 적당히 놀다 온다.”, “학교보다 골프장 출석이 더 많다.” 등의 비판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자비로 유학하는 대학원생이나 현지 교민들에게 일부 공무원들은 세금 낭비족으로 비쳐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다수 유학파 공무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06년부터 2년간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법제처의 A 과장은 “어느 조직이든 항상 말썽을 일으키는 일부가 조직 전체 이미지를 흐려놓는다.”면서 “유학 온 공무원 대부분은 빠듯한 생활비와 빡빡한 학업 일정에 치여 지낸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유학 당시 골프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행안부에서 ‘골프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와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행안부의 B 과장은 “현지 물가와 집값이 매우 비싸서 여유로운 유학 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당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는데 주 정부에서 여성과 아동이 있는 가정에는 일부 생필품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그나마 숨통이 조금 트였다.”고 털어놨다. 행안부는 유학 공무원들에게 대학원 등록금과 체재비 등을 지급하지만, 현지의 학비와 물가에 비해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학비는 미국 대학원 2년 과정을 기준으로 3만 6000달러가 지원 상한으로 정해져 있다. 상위권 대학원에 갈 경우, 1년 등록금은 3만 달러가 넘고, 부족분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행안부는 국외훈련 지원자가 많은 미국과 영국의 경우 교육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유학 가능 대학을 학과별 국내 평가 40위권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1년 기준 지원 학비 상한선은 2003년 1만 5000달러에서 1만 7000달러로 올랐고, 2005년 1만 8000달러로 인상된 이후 6년째 동결됐다. 매달 지급되는 체재비는 재외공무원 근무수당의 85%로 정해져 있다. 이는 미국 기준으로 210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매월 220달러의 의료보조비가 나온다. 법제처 A 과장은 “싼 집을 구하느라 노력했는데도 매달 체재비의 절반이 넘는 1200달러를 월세로 냈다.”고 말했다. 행안부의 B 과장은 “지원금이 현지 학비와 물가를 반영하지 못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유학이라는 혜택까지 누리고 있는 입장에서 이를 올리자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국외훈련 제도는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미국·영국 중심에서 탈피, 비영어권 국가 훈련을 권장하고 있다. 자원외교와 개도국 지원 등을 위해 훈련국가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 문제로 여전히 영어권 국가에 편중된 실정이다. 지난해 국외 훈련을 떠난 257명 가운데 60%인 154명이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영어권 국가를 선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영어권 국가는 별도의 어학연수비를 지급하지 않지만, 비영어권 국가는 어학연수비를 지원하는 등 비영어권 국가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32개 국가로 훈련 대상국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유학 대상 국가와 대학은 부처 업무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통일부의 한 사무관은 2009년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통일부 및 대북지원 발전방향 모색’을 주제로 미국 유학을 다녀왔고, 관세청의 한 주무관은 네덜란드에서 유럽연합(EU) 내 수출입 물류 선진사례를 연구하고 돌아왔다. 소방방재청은 독일에서 의용 소방대 운영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를, 기획재정부는 인도에서 한국·인도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을 연구했다. 김하균 행안부 교육훈련과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교육인 만큼 연구결과 보고서 검토 및 공개(www.training.go.kr)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국외훈련이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반려동물 ‘진료 부가세’ 합당한가

    반려동물 ‘진료 부가세’ 합당한가

    “사람을 치료하는 데 부가세를 붙이진 안잖아요. 반려동물도 저희에겐 가족이나 마찬가지인데….” “진료비 부담이 늘면 거리로 내몰리는 동물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집에서 기르는 개를 집회 현장에 데리고 나온 이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1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달 21일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반대’ 집회 현장의 성난 목소리를 담았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1일부터 시행되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에 따라 개나 고양이의 진료를 받으려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10%의 부가세를 더 내야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과 동물보호단체, 수의사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자료에 따르면 2004년 4만 5000여건이었던 유기동물 발생은 2009년 한 해에만 8만 2600여건으로 늘었는데 더욱 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수의사들은 유기동물이 늘어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리는 전염병 문제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이나 세상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우들에게 반려동물이 주는 정서적 효과를 너무 외면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반려동물 진료비가 부가세 부과 대상에서 예외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가세는 모든 재화와 용역의 공급에 부과하는 것이며 현재 생필품과 학용품, 치료 목적 이외의 진료 행위 등 기타 용역에도 부과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가가치세를 운용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반려동물 진료비에 부가세를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반려동물에 대한 제도와 문화가 미비한 우리나라에서 부가세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다. 동물보호단체 ‘KARA’의 심샛별 사무국장은 반려동물을 너무 쉽게 생산하고 거래하는 상황을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보고 규제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유기동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윤성이 경희대 교수가 보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전망, 반부패 교육할 자격 있나, 공연단체가 어린이 찾는 이유, 디지털 교과서 이런 것, 진경호의 시사 콕-대기업, 상생에 눈 돌려라 등이 방영된다. 글 사진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美→北, ‘13억弗’ 95년부터 식량·약품 지원

    美→北, ‘13억弗’ 95년부터 식량·약품 지원

    미국이 1995년 이후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북한에 제공한 각종 지원 규모가 13억 달러(약 1조 4148억원)어치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26일 발간한 대북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네바 합의가 체결된 이듬해인 1995년부터 미국이 북한에 지원한 식량, 에너지, 의약품 등은 금액으로 따져 총 13억 1285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의 대북 지원은 제1차 북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지난해에도 홍수피해 복구 차원에서 60만 달러의 의약품 등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인도적 식량지원이 총 7억 815만 달러(225만 8164t)로 가장 많았으나 2009년 3월 북한이 구호단체에 떠날 것을 요구한 이후에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또 6자회담 합의에 따라 1억 4600만 달러어치의 중유가 지원됐고, 북한의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위해 설립됐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련 비용으로 4억 370만 달러, 의약품 등 각종 생필품 지원에 1000만 달러가 각각 투입됐다. CRS는 1995년 이후 2009년까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은 1200만t으로, 이 가운데 중국(26.9%)·한국(26.5%)·미국(17.5%)·일본(10.7%) 등 4개국이 전체의 80%를 넘는다고 밝혔다. CRS는 이달 초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한국은 미국이 식량지원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한국 정부와의 정책 조율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봉투는 ‘구식’… 가족명의 카드로 억대 제공

    봉투는 ‘구식’… 가족명의 카드로 억대 제공

    접대와 사례비를 받는 경우는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 공무원들에게 집중된다. 건축허가나 입찰 등 사업자나 민원인의 사정이 절박한 경우 결정권을 쥐고 있는 간부에게 읍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금품을 주고받는 것은 이미 한물간 수법이다. 한 위원회와 업무협조가 잦은 기관은 사실상 위원회의 점심·저녁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이 기관은 매달 위원회 인근에 있는 식당에 가서 미리 일정 금액을 결제해 놓고 있다. 덕분에 위원회 직원들은 자기 돈은 한푼도 내지 않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 이 기관 관계자는 “봉투를 주거나 직접 접대를 하려고 하면 ‘요새 그러면 큰일난다’며 사절하지만, 우리가 결제해놓은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은 꺼려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서울 한 구청 건축국장 B씨는 지역 재개발과 관련 업계 관계자로부터 식사대접을 받고, 커피숍에 차를 마시러 갔다가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네 받았다. B씨는 서류봉투에 든 돈을 들고 나오다 사정반에 적발돼 공직을 그만두고 역시 업무와 관련이 있는 건축회사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국토해양부의 경우 이권사업이 많다 보니 관련 업계사람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과천청사 주변 음식점이나 술집에서도 통 큰 손님으로 통한다. 별양동 한 음식점 주인은 얼마 전 저녁식사 후 간부들과 업계관계자들이 고스톱을 치고 나간 뒤 방석 아래서 60만원의 현금을 발견했다. 찾으러 오면 돌려주려고 놔 뒀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워낙 판돈이 큰 터라 이 정도는 돈으로 알지도 않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단란주점이나 고급 요릿집에서 접대를 받고, 귀가할 때 돈봉투를 넣어 주거나 차량에 넣어 두기도 한다. ‘반관반민’ 금융감독원도 올해 들어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받았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전·현직 임원 10여명이 잇따라 사법처리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 3월 말까지 ‘금융 검찰’을 지휘했던 김종창 전 금감원장마저 온갖 의혹에 휩싸이며 수사 대상이 됐다.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기소된 이모 전 금감원 부국장의 행태는 그야말로 비리 백화점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부국장은 보해저축은행 직원 친인척 명의의 현금카드를 받아 1억 2000여만원을 챙기기도 하고, 집값이 모자란다며 2억원을 건네 받기도 했다. 또 보해저축은행 직원 어머니 명의 신용카드 1장을 받아 노래방, 호프 등 유흥비와 생필품, 보석, 면세점 쇼핑 등에 흥청망청 사용하기도 했다. ‘한지붕 두가족’ 금융위원회는 과거 일부 직원이 재경부 소속이었을 때 산하 기관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근엔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안겼다. 금융위는 지난달 11일을 청렴의 날로 지정해 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반부패 청렴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유진상·홍지민·유지혜기자 jsr@seoul.co.kr
  • 감기약도?…일반의약품 슈퍼 판매 어떻게

    감기약도?…일반의약품 슈퍼 판매 어떻게

    앞으로는 슈퍼마켓에서도 치약 옆에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소화제나 상처치료용 외용연고제가 함께 진열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위한 ‘의약품 분류 조정 방안’을 사실상 마무리했다.<서울신문 6월 9일자 10면> 의약외품은 약보다는 생필품에 가까운 품목이어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상당한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분류체계도 바꾸나 최근 3개월간 검토한 조정 방안에 따르면 시민단체 등이 요구해 온 종합감기약과 해열진통제는 여전히 약국 밖으로 나서지 못하게 된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9일 “감기약을 약국 밖에서 파는 것은 약사법 위반”이라며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를 의약외품으로 분류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는 안전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약리적 관점에서 일반 감기약은 쇼크 등의 이상 반응을, 진통제는 간기능이나 무과립구증 등의 이상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등은 감기약도 슈퍼에서 팔 수 있다는 시각이어서 부처 간 갈등이 불거질 여지가 없지는 않다. “국민 편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도 변수다. 여기에다 현재 일선 약국 대부분이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를 팔 때 별도의 복약 지도를 하지 않고 있어 이런 약제가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복지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복지부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처방 없이 약사가 제조하는 일반의약품으로 나뉜 현재의 2단계 의약품 분류체계를 3단계로 분류하는 약사법 개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일반 의약품에 ‘약국외 판매가 가능한 약’을 새로 추가하고 여기에 감기약 등을 포함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영국이나 독일 등 3분류 체계 국가에서는 ‘자유판매품목’이라는 이름으로 약국외 판매약을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도 어린이용 아스피린, 구충제 등은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중앙약사심의위 ‘촉각’ 최근 여론의 도마에 오른 복지부가 어떻게 위기를 넘어설지는 15일로 예정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선 고시 개정, 후 약사법 개정’이라는 방침을 정한 약국외 판매의 첫 수순이 바로 이번 심의위원회이기 때문이다. 위원(12명) 과반수 출석에 출석위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재분류안은 가결된다. 위원 4명만 동의해도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가 실현되지만 위원회가 직역 간 갈등이 가열되는 마당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심의위를 거치는 게 가장 합리적이지만 최악의 경우 심의위가 동의하지 않아도 고시안을 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모든 가격파괴 정책 타깃은 가격에 흔들리는 10% 고객

    ‘훌륭한 상품이 많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많이 팔리는 상품이 훌륭한 것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을 빗대 유통업계에 전해 내려오는 금과옥조다. 유통 채널별로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편익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싸고 질 좋은 제품을 ‘득템’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심리를 바탕으로 유통업체들은 ‘미끼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대형마트는 중간 유통과정을 대폭 줄여 저렴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팔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미끼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업태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이후 미끼 마케팅 등장 미끼전략이 불붙기 시작한 때는 2009년 이후. 1993년 이마트 창동점이 처음 들어선 이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다가 2009년 처음 마이너스 성장이란 쓴맛을 봤고 시장 포화상태로 몸집 불리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매출을 끌어올리는 처방전으로 미끼마케팅이 등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 훨씬 우월한 온라인 오픈마켓과 접근성의 이점을 지닌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한 뒤 대형마트들이 미끼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휴지, 기저귀, 세제 등 일부 생필품의 가격을 격주 단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하이 앤드 로’(high and low) 기법으로 한동안 소비자들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얄팍한 상술에 할인 물건만 콕 집어가는 ‘체리피커’형 소비자의 출현으로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에다 들쭉날쭉한 가격으로 불신만 더해 갔다. 고물가 시름이 깊어진 지난해부터 대형마트들의 미끼전략은 더욱 치밀해졌다. 온라인몰의 식품 매출이 급신장하는 등 다른 유통 채널에 소비자를 빼앗긴 것도 한몫했다. 한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 이상이 대형마트를 갈 때 가족을 동반한다. 방문 시간대도 주로 주말이나 휴일로, 이용자들은 대형마트 나들이를 하나의 이벤트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벤트를 기대하는 가족 단위 이용자들의 다양한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매출 성적표와 직결되는 셈이다. 골목상권, 중소업체를 고사시킨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삼겹살, 두부, 생닭, 콩나물에서부터 치킨, 피자, 자전거, 골프채, 넷북, LED TV 등 여러 가족 구성원들을 ‘낚기’ 위해 예전엔 생각도 못했던 미끼상품이 출현하는 이유다. ●더이상 동일 제품·가격 상식 안통해 품목의 다양화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저렴한 가격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가격 정보를 접하면서 소비자들은 날로 똑똑해지고 있다. 최근 정재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격 2.0, 새로운 가격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동일제품 동일가격’에 대한 상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소셜커머스의 출현 이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기업 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마케팅전문가 세스 고딘은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아무리 기발하고 재미있는 광고나 혁명적인 마케팅 기법도 두 번 감탄을 자아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의 굳게 닫힌 지갑을 여는 힘은 가격이라는 것. 국내의 한 트렌드 분석기관의 조사 결과에서도 구매를 결정 짓는 동기들인 접근성, 체험, 제품, 서비스, 가격 가운데 가장 큰 것이 가격으로 나타났다. 소비가 미덕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언가 늘 사야 한다. 여기서 가장 똑똑한 선택은 ‘잘 사는 것’이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요즘 잘 고른 미끼상품 하나는 똑똑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 위안을 준다. 그러면 미끼전략은 언제나 모든 소비자들에게 먹힐까.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모든 가격파괴정책은 가격에 민감하게 흔들리는 10%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90%의 소비자가 할인과 상관없이 늘 가던 곳을 가는 상황에서 매출 목표치 달성의 관건은 이 10%의 고객을 어떻게 유인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늙어가는 대한민국] “아기 울음소리 30여년째 뚝!… 57세가 우리 동네 막내”

    [늙어가는 대한민국] “아기 울음소리 30여년째 뚝!… 57세가 우리 동네 막내”

    지난 3일 오전 팔공산이 올려다보이는 경북 군위군 산성면 운산리. ‘늙은 군위’ 중에도 더 고령화된 마을이다. 한창 모내기철인데도 마을이 적막하다. 논에는 물론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마을에는 사람이 사는 집보다 빈집이 더 많다고 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00여 가구가 대대로 벼농사를 지었던 이곳에 지금은 겨우 45가구의 주민 55명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그마저도 남편이나 아내와 사별한 뒤 혼자 사는 가구가 절반을 넘는다. 70대 이상 노인이 주민의 93%인 51명이나 된다. 주민들이 “젊은이”라고 부르는 50대와 60대는 2명씩, 달랑 4명뿐이다. 1930년대에 8남매 집안의 맏며느리로 이곳에 시집왔다는 박정생(85)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5남매를 낳아 한때는 20명에 가까운 4대가 한가족을 이뤘지만 지금은 남편(87)과 단둘이서 살고 있다.”면서 “자식들은 물론 조카들도 모두 도시로 떠났다.”고 했다. 마을은 대구 등 인근 대도시에 개발 바람이 불면서 급속히 쇠잔해졌다. 집집마다 자식들을 도시로 유학 보내거나 공장에 취직시켰다. 가난을 대물림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에서다. 나이든 노인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등지면서 마을은 비어 갔다. 동네에 남은 노인들이 힘든 농사일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고 빈집과 논밭이 묵어났다. 이병무(60) 이장은 “마을 농사는 나이가 어린 임철순(57)·이우환(58)씨가 품삯을 받고 도맡아 짓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그마저도 일손이 많이 가는 동네 밭 10만여㎡는 그대로 버려진 지 오래”라며 한숨지었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아기 울음소리도 끓긴 지 이미 오래다. 이돈식(79) 노인회장은 “동네에서 아기 출산은 30여년 전에 멈췄다.”면서 “그러니 인근에 산부인과 병원이 있을 리 없다.”고 했다. 마을을 지키고 있는 노인들은 대부분이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지만 병원에 간다는 것은 엄두조차 못 낸다. 버스를 타고 30~50㎞ 떨어진 읍소재지나 영천, 대구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던 마을 구판장은 20여년 전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 이장은 “동네가 이 모양인데 무슨 꿈과 희망이 있겠어.”라며 “아마 10년 후쯤에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개탄했다. 반면 같은 날 울산 북구의 현대자동차 공장 정문 앞에서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승용차를 탄 근로자들이 물결을 이루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인근 효문공단과 매곡산업단지 등도 출근길 근로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근로자 김석현(38·북구 명촌동)씨는 “하이킹 복장에 자전거로 출근해 회사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근무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1만여명 등 수만명의 직장인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북구의 아침은 어느 지역보다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1997년 7월 신설된 북구는 산업 기반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당시 인구 10만 1067명에서 지금은 17만여명으로 늘었다. 덕분에 북구의 생산 연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72%까지 늘어났다. 반면 고령 인구는 계속 줄면서 5.3%에 불과하다. 자동차와 금속기계, 기계부품 등 국가 기간산업의 공장 933곳이 ‘젊은 북구’를 주도하고 있다. 글 사진 군위 김상화·울산 박정훈기자 shkim@seoul.co.kr
  • [함께 뛰는 대기업·중소기업] 현대차그룹, 임직원 4000명 매년 소외 이웃에게 생필품

    [함께 뛰는 대기업·중소기업] 현대차그룹, 임직원 4000명 매년 소외 이웃에게 생필품

    현대차그룹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어려운 이웃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해피 글로벌 청년 봉사단은 2008년 7월 창설돼, 국내외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매년 1000여명씩 세계 각지를 누비고 있다. 지난 1월 인도와 필리핀, 브라질 등 세계 오지마을로 봉사를 떠난 6기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모두 500여명이다. 지원자 2만 4000여명 중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뽑았다.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특별 가산점을 부여한 결과 78명의 교통사고 유자녀,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도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친다. 다문화 가정 멘토링, 이주 노동자 시설 정기 봉사, 빈곤 퇴치 캠페인, 헌혈 캠페인 등에 나서고 있다. ‘함께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구호 아래 체계적으로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활동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직원들 역시 적극적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매년 4000여명의 그룹 임직원이 직접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전국의 소외 이웃을 방문해 생필품을 전달하고 청소, 집수리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재단인 해비치재단은 저소득층 장학 사업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사안이 있을 때마다 도움을 주고 있다. 연평도 포격 피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통합 예술 치료가 대표적인 예다. 뜻하지 않은 포격으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연평도 어린이 100여명을 대상으로 전문 치료사를 동원해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경북 청도에 ‘코미디 철가방 극장’ 여는 개그맨 전유성 씨

    [김문이 만난사람] 경북 청도에 ‘코미디 철가방 극장’ 여는 개그맨 전유성 씨

    웃음이 없는 인생은 얼마나 삭막할까. 웃음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묘약이다. 하여 ‘웃음거리’를 잘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기발함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개그계의 ‘대부’로 불린다.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심야극장과 심야볼링장을 창안했다. 마구 헝클어진 복잡한 문제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쾌도난마(快刀麻)처럼 단박에 해결한다. ‘듣도 보도 못한 콘서트’ ‘개나 소나 콘서트’ 등을 연출, 눈길을 끌었고 ‘구라 삼국지’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하지 말라는 것은 다 재미있다’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등 웃음을 자아내는 책만 하더라도 20권 가까이 펴냈다. ‘득도의 삐딱선’을 타고 좌충우돌 달려 ‘괴짜, 기인’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전유성(62)씨를 두고 하는 말들이다. 그는 최근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해 연거푸 기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후배 개그맨 김학래, 이봉원, 김대범, 안상태 등과 얘기를 나누던 도중 딸 전제비씨와 전화 연결을 통해 나눈 대화 내용은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때 딸은 “내가 머리를 새로 하거나 화장을 하면 아빠는 못 알아보신다.”고 말해 아연실색하게 했다. 딸은 또 “결혼 전, 예비신랑이 집에 왔더니 아빠가 신랑에게 ‘내가 결혼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거냐’고 딱 하나 물었다. 신랑이 ‘아닙니다’라고 했더니 ‘그런데 뭐하러 물어보러 왔냐’고 하셨다. 그러면서 조영남과 선약이 있다면서 사라지셨다.”고 폭로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개그맨’ 용어 처음 사용 전씨는 이렇게 가는 곳마다 다소 엉뚱하지만 웃음과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가 또 하나 일을 저질렀다. 20일 오전 11시 경북 청도에서 국내 최초의 코미디전용극장인 ‘코미디 철가방 극장’(코철)을 개관한다. ‘바로 코앞에서 엎어지고 자빠지고~정말 웃깁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는 것. 코미디협회장인 엄용수씨를 비롯해 주병진 김미화 김신영 등 후배들도 참석해 처음 생기는 코미디 전용극장의 의미를 빛낸다. 코미디 퍼포먼스팀 ‘옹알스’와 김정우의 마술, 서도소리 명창 이은관 선생의 수제자 박정욱씨의 무대 등 다양한 볼거리 행사도 동시에 진행된다. 지난 16일 방송 출연을 위해 잠시 서울에 온 전씨를 여의도에서 만났다. 늘 그렇듯이 청바지를 입었고 검은 모자를 썼다. 인사를 하자 “(홍보를 위해) 요즘은 완전히 저자세입니다.”라면서 웃는다. 항상 모자를 쓰는 이유를 묻자 “햇빛이 강렬하잖아요.”라고 말했다. 청도 풍각면에 ‘코철’을 세운 까닭을 물었다. (인터뷰 내내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개 0.1초 이내였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그냥 오다가다 청도에 들렀습니다. 그게 인연이 됐지요. 원래 방송을 그만두면 시골에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낡은 교회당이 눈에 보였고 야외음악당이 근사했습니다. 교회당 건물을 개조해 ‘니가 쏘다쩨’라는 카페를 만들고, 음악당에서 ‘얌모얌모 콘서트’를 열었고, 나중에 ‘개나 소나 콘서트’로 이어지면서 청도에 발을 딱 붙이게 됐지요. 그러고 보니 올해가 4년째입니다. 앞으로는 ‘코미디 시키신 분’을 위해 코미디 철가방을 들고 배달에 나설 작정입니다. 관람료도 자장면 값(4000원)에 맞췄지요.” 그가 기획한 ‘개나 소나 콘서트’는 청도의 소와 애완견을 위한 콘서트로 출발해 매년 관람객이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매년 말복에 열리며 ‘멍멍멍, 음매~’로 콘서트를 시작한다. 그동안 69인조와 72인조 오케스트라가 참여했으며 청도지역 수의사들이 대부분 자원봉사를 할 정도다. 내년에는 구제역으로 억울하게 죽어간 ‘소와 돼지를 위한 위령제’를 열 계획이다. ●특수장치 다양한 ‘코철’ 직접 설계 그렇다면 시골에 코미디 극장을 세우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코미디를 본 적 있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TV에서만 봤다고 그래요. 도시 사람들이야 공연장에서 본 적이 있겠지만 시골에선 그런 기회가 거의 없지요. 좀 더 양질의 코미디를 직접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개관하는 ‘코철’ 극장은 그의 성품대로 직접 팔을 걷어붙여 설계했다. 외벽은 중국집 철가방의 모습이다. 극장 입구에는 철가방이 반쯤 열려 있고 그 속에는 간자장과 짬뽕이 쏟아져 내린다. 또 젓가락과 고춧가루통, 식초통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또 높이 5.2m의 대형 소주병이 반쯤 기울어진 채 붙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철가방이 반쯤 열려 있다고 생각하면 쉽게 그림이 그려진다. 그는 이 대목에 이르러 “공연 전에 관람객들에게 ‘소맥’ 한 잔씩 돌리겠다.”며 웃는다. 얼른 ‘소맥’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소칠맥팔이 가장 간이 맞는다.”고 했다. 소주잔에 7부, 맥주잔에 8부를 따른 뒤 섞어 마신다는 뜻이다. 전씨가 자랑하는 부분은 극장 건물 내부의 특수장치. 무대 뒤 벽이 커튼처럼 돼 있어 공연할 때면 그것이 열리면서 800m 뒤에 있는 당산나무까지 무대가 확장된다. 세상에서 가장 큰 무대가 펼쳐진단다. “어설프게 보시면 안 됩니다. 코철은 4D 극장입니다. 배우가 재채기를 하거나 침을 튀기면 객석에서 얼굴로 바로 느낄 수 있지요. 객석 의자에 특수 구멍을 설치해 비가 내리는 상황이면 구멍을 통해서 물이 뿜어져 나오게 돼 있습니다. 폭포가 떨어지는 장치도 해놨고 바닥에서 분수도 올라오도록 해 놨습니다. 또 무대 뒤가 열리면 밤하늘의 달과 별이 호수에 떨어지도록 했지요.” 그런데 객석은 겨우 40석이다. 왜 그럴까. “도시에서도 100석을 다 채우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100석 공간에 40명밖에 안 차면 배우들도 공연하기가 싫어질 겁니다. 객석을 작게 만들어서 크게 채우자는 발상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40석의 의자 가운데는 후배 이성미, 박미선, 이홍렬 등의 이름이 새겨진 것도 있다. 평생 관람료를 미리 지불해서 그렇단다. 그렇다고 이들이 의자를 독점한 것은 아니다. 관객들은 이 의자에 얼마든지 앉을 수 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협찬과 익명을 요구하는 독지가들의 참여도 있어 극장을 개관하게 됐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전씨는 그동안 ‘코철’ 극장 개관을 준비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코미디시장’을 운영해 왔다. ‘코미디시장’은 꿈과 열정이 있는 개그 지망생들을 위한 ‘개그 사관학교’다. 현재 개그 스타로 활약하는 신봉선, 박휘순, 안상태, 김대범, 황현희 등이 1기생 출신이고 2기생 20여명이 얼마 전 수료했다. 이들에 대해 그는 “지금 2기생들 가운데 4, 5명은 새로운 스타로 명성을 날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코철’이 성공 사례가 되면 다음에는 코미디박물관을 만들 것입니다. 또 전국에 ‘코철’ 극장이 생겨나서 다들 눈앞에서 엎어지고 자빠지고 정말 웃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난 청도 삐끼… 오시면 손해 안봐요” 앞을 향한 그의 얘기는 계속된다. 연인 2명만 들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연장, 목만 집어넣고 보는 인형극장, 취미와 연령에 따라 골라서 볼 수 있는 뷔페식 극장 등등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청도에 와서 코미디를 보는 관람객들을 위한 보너스로 뭔가 해줄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풍경 좋은 ‘걷는 길’을 발견했다. 올레길, 둘레길은 있고 그래서 제목을 ‘몰래길’이라고 했단다. 그럴듯한 전설도 만들었다. ‘옛날 호랑이가 고스톱치고 원숭이가 광팔던 시절! 비슬산 자락에 화전민 동팔이가 살았다. 동팔이는 척박한 비탈 땅을 갈아 감자 심고 텃밭 가꿔 겨우겨우 풀칠하고 살았다. 동팔이는 매년 벌어지는 소 싸움장에 나가 소여물 끓이기, 소 이빨 닦아주기, 소 발톱깎기 등 닥치는 대로 뒤치다꺼리를 하며 몇 푼 벌면 생필품을 구해 지금의 몰래길을 넘어 오곤 했다.(후략)’ 그는 “이쯤 되면 먼길 청도에 오셔도 손해는 절대 안 볼 것이며 단체나 가족, 연인들도 한번쯤 오시면 잊지 못할 추억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미 ‘청도 삐끼’이며 청도역장에게 ‘청도 코미디 열차’를 하나 만들자고 부탁해 놓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문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설렘입니다. 앞으로 저희 극장에서는 장편 코미디로 가려고 합니다. 또 이영자나 신봉선처럼 미래의 스타들을 미리 만나 볼 수 있는 즐거움을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 개그맨 전유성은 ‘개콘’ 최초 기획으로 공개코미디 붐 주도… 저서 15권 넘어 1949년 1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희극배우이자 공연 기획자로 유명하다. 서라벌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뒤 탤런트 시험에 낙방해 1969년 MBC 개그 콘서트로 데뷔했다. 진로그룹 이사를 역임했으며 한때 서울 인사동에서 ‘학교종이 땡땡땡’이라는 복고풍 카페를 운영했다. 개그 콘서트를 최초로 기획해서 공개 코미디붐을 일으켰다. 1993년 불교방송 백팔가요를 시작으로 MBC 전유성·박미선 특급작전(1997), MBC 지금은 라디오시대(2003) 등의 진행을 했다. 2000년 올해의 인터넷 연예인상, 2004년 MBC연기대상 라디오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2001년에는 개그 사관학교인 ‘전유성의 코미디시장’을 창단했다. 4년 전부터 청도에서 지내고 있으며 매년 말복날 ‘개나소나 콘서트’를 열고 있다. 저서로는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전유성의 구라삼국지’ 등 15권이 넘는다.
  • [29회 교정대상 수상자] │박애상│ 박상철 경북 직업훈련교도소

    개종선교회 이사장으로 27년 넘게 수용자 교화에 힘쓰고 있다. 1983년 12월부터 기독교 종교교회를 주관, 41회에 걸쳐 1만 900명의 수용자에게 신앙지도 및 음식물·생필품 등을 지원했다. 또 1983년부터 성경통신 과정반을 운영하며,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교육교재를 지원하는 등 종교를 통한 수용자 심성순화에 기여했다. 이 밖에 탈수기와 TV·VTR 등 시청각 기자재, 선풍기, 제빙기 등도 기증했으며, 1997년부터는 수용자 체육대회 물품 및 거실용 달력을 지원하는 등 건강한 수용생활 유도와 복지 향상에 힘쓰고 있다.
  • [29회 교정대상 수상자] │박애상│ 서명섭 인천구치소

    인천 흰돌교회 담임목사로 27년 가까이 종교를 통해 수용자를 교화하고 있다. 기독교 종파교회, 교리지도 및 신앙상담, 성가경연대회, 성경퀴즈대회 등을 주관하고, 성경과 신앙 서적을 지원했다. 또 불우 수용자에게 영치금과 내의, 탈수기, 텔레비전, 열람용 도서 2746권을 기증해 수용자 복지 향상 및 교화프로그램 전파에 기여했다. 관공서 및 종교단체 등과 연계해 수용자 가족을 지원하는 ‘사랑의 징검다리운동’을 전개하고, 관심대상 수용자와 상담을 통해 모범수용자의 길로 이끌었다. 홀로 어렵게 생활하는 수용자의 모친을 방문해 생필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 [29회 교정대상 수상자] │자애상│ 김기원 안양교도소

    1997년부터 평택구치지소와 안양·여주·화성직업훈련교도소 등에서 천주교 종교 교회를 주관했고, 2005년부터는 수용자 천주교모임 지도 및 영세 등으로 신앙을 통한 수용자 심성 순화를 도모했다. 수용자 1000여명에게 영치금을 지원, 불우 수용자 등의 수용생활 안정에 이바지했다. 2008년에는 수원에 출소자 자활공동체인 ‘밝음터’를 개관, 의지할 곳 없는 130명의 출소자에게 숙식을 제공했다. 수용자 체육대회와 성탄미사 등 각종 행사에 생필품과 디지털 피아노, 도서 등 1억원 상당의 교화 기자재를 기증하기도 했다. 1995년 안양소년원 자원봉사자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다.
  • 생수, 우린 너무 믿고 있었네

    언제부터인가 음용수의 대종으로 자리를 굳힌 생수. 흔히 ‘먹는 샘물’로 불리는 생수는 이제 생필품으로 인식될 만큼 폭발적인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수 업체들은 각종 기능성을 가미한 생수를 앞다투어 내놓으며 소비자를 유혹하는 실정. 미국에서는 1초마다 1000명이 생수병 마개를 연다고 할 만큼 생수의 인기는 줄어들 줄 모른다. 그 생수는 과연 안전하고 믿을 만한 음용수일까. 미국의 수자원 전문가 피터 H 글렉이 쓴 책 ‘생수, 그 치명적 유혹’(환경운동연합 옮김, 추수밭 펴냄)을 읽다 보면 그 답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꼭지를 틀기보다 망설이지 않고 생수 병을 골라 잡는다.”는 저자의 말대로 생수의 인기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다. ‘믿을 수 없는 물’이란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야말로 생수를 생필품으로 둔갑시킨 주원인이란 지적이다. 그러면 생수는 과연 수돗물보다 더 안전한가. 저자는 생수의 취수원이며 가공 공정, 생수를 담는 플라스틱 병의 유해성을 들어 결코 수돗물보다 안전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한다. 여기에 생수를 만들고 운반하는 데 드는 고비용이며 탄소배출로 인한 환경파괴, 지하수 고갈 등 그 폐해는 수돗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 폐해에도 불구하고 생수가 폭발적인 수요를 이어 가는 이유는 바로 느슨한 규제와 관리감독에 있다. 책은 주로 미국의 사례에 치중하지만 진실을 호도하는 생수업체들의 상술과 정부의 관리 사각, 생수에서 검출된 이물질과 환경파괴의 피해는 우리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실정임을 일깨운다. 책 말미에 붙인 부록 ‘한국의 생수는 안녕한가’는 위험하고 은밀한 한국형 생수산업의 실태며 생수·샘물의 수질기준 비교 및 업체현황을 통해 그런 위험성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지금 미국에선 환경단체와 종교계 등을 중심으로 생수에 대한 저항운동이 일고 있다. 생수업체들은 이에 맞서 ‘녹색 생수’며 판매이익을 사회로 돌린다는 ‘윤리적 생수’를 들먹이며 전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수는 진정 안전한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엔 답하지 않은 채 시장 점유에만 혈안이 돼 있는 셈이다. 어디서 어떻게 생수를 만들고 무엇을 첨가했는지, 그리고 그 비용의 출처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상태. 그래서 저자는 최신 수돗물 체계의 지원·확장과 현명한 물 관련 규제의 집행이야말로 공공재인 물의 사유화와 오염을 막는 첩경임을 재차 강조한다. 1만 38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생수가 정말로 수돗물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니?”

    “생수가 정말로 수돗물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니?”

    언제부터인가 음용수의 대종으로 자리를 굳힌 생수. 흔히 ‘먹는 샘물’로 불리는 생수는 이제 생필품으로 인식될 만큼 폭발적인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수 업체들은 각종 기능성을 가미한 생수를 앞다투어 내놓으며 소비자를 유혹하는 실정. 미국에서는 1초마다 1000명이 생수병 마개를 연다고 할 만큼 생수의 인기는 줄어들 줄 모른다. 그 생수는 과연 안전하고 믿을 만한 음용수일까. 미국의 수자원 전문가 피터 H 글렉이 쓴 책 ‘생수, 그 치명적 유혹’(환경운동연합 옮김, 추수밭 펴냄)을 읽다 보면 그 답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꼭지를 틀기보다 망설이지 않고 생수 병을 골라 잡는다.”는 저자의 말대로 생수의 인기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다. ‘믿을 수 없는 물’이란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야말로 생수를 생필품으로 둔갑시킨 주원인이란 지적이다. 그러면 생수는 과연 수돗물보다 더 안전한가. 저자는 생수의 취수원이며 가공 공정, 생수를 담는 플라스틱 병의 유해성을 들어 결코 수돗물보다 안전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한다. 여기에 생수를 만들고 운반하는 데 드는 고비용이며 탄소배출로 인한 환경파괴, 지하수 고갈 등 그 폐해는 수돗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 폐해에도 불구하고 생수가 폭발적인 수요를 이어 가는 이유는 바로 느슨한 규제와 관리감독에 있다. 책은 주로 미국의 사례에 치중하지만 진실을 호도하는 생수업체들의 상술과 정부의 관리 사각, 생수에서 검출된 이물질과 환경파괴의 피해는 우리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실정임을 일깨운다. 책 말미에 붙인 부록 ‘한국의 생수는 안녕한가’는 위험하고 은밀한 한국형 생수산업의 실태며 생수·샘물의 수질기준 비교 및 업체현황을 통해 그런 위험성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지금 미국에선 환경단체와 종교계 등을 중심으로 생수에 대한 저항운동이 일고 있다. 생수업체들은 이에 맞서 ‘녹색 생수’며 판매이익을 사회로 돌린다는 ‘윤리적 생수’를 들먹이며 전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수는 진정 안전한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엔 답하지 않은 채 시장 점유에만 혈안이 돼 있는 셈이다. 어디서 어떻게 생수를 만들고 무엇을 첨가했는지, 그리고 그 비용의 출처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상태. 그래서 저자는 최신 수돗물 체계의 지원·확장과 현명한 물 관련 규제의 집행이야말로 공공재인 물의 사유화와 오염을 막는 첩경임을 재차 강조한다. 1만 38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중장비 하나없이…히말라야 아이들 꿈을 짓는다.”(전문)

    “중장비 하나없이…히말라야 아이들 꿈을 짓는다.”(전문)

    네팔이 늘 그리운 건 산이 높아서만이 아니다. 깊은 골을 만들고 그 안에 행복한 얼굴의 사람들을 품어서다.  엄청난 등짐을 지고 가파른 길을 오르내리다 낯선 이와 마주치면 조심스레 비켜 서며 두 손 모아 ‘나마스테(산스크리트어로 ‘내 안의 신성이 당신의 신성에 경의를 표합니다’란 뜻)’를 읊조리는 이들, 그리고 논밭에 잇닿은 수천 개의 계단을 올라 학교로 향하던 아이들. 건물은 다 무너져 가고 교실은 비좁고 캄캄해도 낡은 공책에 ‘희망’을 꾹꾹 눌러쓰던 아이들.  그 아이들의 눈망울을 기억하며 엄홍길휴먼재단이 네팔에 16개 학교를 짓기로 한 가운데 지난 12일 부처의 고향으로도 유명한 룸비니주 쉬리 싯타르다 거떰부타에서 세 번째 학교 기공식이 열렸다. “내 발 아래 둔 히말라야 고봉과 같은 숫자의 학교를 지어 산과 신이 베푼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던 엄홍길(51) 대장의 약속이 이렇게 진척되고 있는 것은 홍순덕(41) 네팔 지부장에 힘 입은 바 크다.  직함이 그렇지, 사실 혈혈단신으로 현지인과 먹고 자며 이들을 부리는 현장소장 역할이다. 자동차가 다니는 큰길까지 내려가는 데만 사나흘 걸리기도 하는 히말라야 자락에 온갖 건축자재를 끌어올리는 일만도 보통 일이 아니다. 더욱이 중장비도 없이 학교를 짓느라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나라들의 비정부기구(NGO)들도 제대로 된 학교 하나 짓기가 힘들어 포기하는 형국인데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충북 제천에서 목조주택 사업을 하다 지난해 3월 엄 대장의 간곡한 당부에 넘어가(?) 1년 넘게 네팔에 눌러앉게 된 홍씨와 전화,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룸비니의 그곳 상황은. -기공식과 함께 연 진료캠프에 500여명이 찾아왔고 의류와 문구, 가방 등을 선물받은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고 가난한 형편에 기본적인 치료도 받지 못해 불치의 병으로 키우고 생필품도 턱없이 부족한 이곳의 생활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학교 건물조차 제대로 없는 이곳에 커뮤니티홀을 포함해 10개의 교실이 들어선다는 생각에 온 마을이 들떠 있으며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본격적인 공사는 24일쯤 시작한다. →어떻게 재단 일을 맡게 됐나. -지난해 3월 말에 처음 네팔에 왔다. 엄 대장이 첫 학교로 짓던 팡보체 휴먼스쿨을 마무리하는 일이었다. 당초 한 선교사에게 일을 맡겼는데 재단과 여러 문제가 있었고 준공이 임박했는데도 공사 진행에 진척이 없어 급하게 날 보낸 것이었다. 한달 반 현지인들을 독려해 어린이날에 학교를 교사들에게 인계한 뒤 6월 중순에 귀국했다. 본업에 전념할 생각이었는데 네팔 일을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고 해 돌아와 지난해 추석에 잠시 다녀온 것 빼고는 죽 네팔에서 일하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야 한다는 것 때문에 많이 고민했을텐데. -40대 초반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바탕으로 사업으로나 가정적으로나 자리를 잡아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인생 후반이 쉽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2000년 에베레스트와 2002년 로체, 그 이듬해 로체샤르를 함께 등정한 엄 대장과의 인연이 소중하고 오지에 학교를 짓는 사업이 보람도 있고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2~3년은 고생할 생각이었다. →왜 첫 휴먼스쿨이 팡보체에 들어섰나. -엄 대장이 첫 학교 터로 이곳을 잡은 것은 1986년에 함께 에베레스트에 오르다 1000m 아래 절벽으로 떨어져 세상을 먼저 등진 세르파 술딤 도로지의 고향이기 때문이었다. 또 수많은 산악인과 트레커들이 찾고 해발고도 4060m에 쿰부 히말라야의 전초기지란 상징성 때문이기도 하다. →홍 지부장이 정말 자기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두 번째 타루프이겠다. -지난 2월23일 완공한 타르푸 휴먼스쿨은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북 방향으로 95㎞ 떨어진 곳이다. 버스로 6시간 걸린다. 트레킹 명소로 떠오른 랑탕 히말라야의 들머리 트리슐리에서 25㎞ 떨어져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의 옛 학교 건물과 비교하면 정말 눈을 비비고 봐야 할 정도. 우리네 학교에선 새삼스러울 게 없는 화장실, 급수시설에 주민들 보건소를 겸한 양호실, 컴퓨터실까지 갖췄고 완공식 날 아이들이 난생 처음 타보는 미끄럼틀과 시소 등에서 밤 늦도록 뛰어놀던 기억이 새롭다. →처음에는 엄두가 안 났다고 들었다. -구입한 자재를 현장에 올리는 데도 위험한 산길로 3시간여를 곡예하듯 가야 도착하고 우기에는 거의 매일 장대비가 2~3번씩 내리고 산사태로 길이 막히면 우기가 끝날 때 까지 길을 보수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돌이켜 보면 꿈만 같다. →그렇게 한 채 짓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며 얼마만큼의 돈, 공력이 드는지 알려 달라.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물자 수송이 어렵다. 기계장비를 올리기도 쉽지 않으니 모든 작업을 인력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우기 한달 반은 공사를 못하고 네팔 명절 인 더사인축제, 띠알 축제로 15일 정도 쉬어야 한다. 자금도 많이 들었지만 재단을 돕는 모든 분들의 마음이 모아져 이곳 학생들에게 꿈을 이룰수 있는 소중한 학교가 세워지고 있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네팔말을 전혀 몰라 손짓발짓을 동원해 의사소통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비가 내리면 산사태로 길이 막히는 일도 많았다. 화물차가 오도 가도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모래를 나르는 트럭을 움직이기 위해 싣고가던 모래를 길에 뿌리면서 도착해보니 모래가 반밖에 남지 않은 일도 여러 차례였다. 말도 안 통하는 주민들과 협상하는 일 등을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이 정도로 했으면 큰 부자가 됐을 것이란 엉뚱한 생각도 했다. →재단에선 학교만 짓고 운영에 대해선 간여하지 않는 건가. -학교를 지어 주었다고 학교 운영이나 교사 배치 등을 관여할 수 없고 관여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기부 자체가 선의의 일이지만 기득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네팔만의 운영 방식이 있기 때문에 존중하되 학교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교사 지원이나 의약품 지원 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무조건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노력 여하에 따라 지원이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팡보체에도 헬스 포스트를 설치하고 심각한 장애 소녀였던 밍마참지를 국내에 초청해 무상으로 외과 수술을 받게 하고 간호 교육을 받게 한 뒤 헬스포스트에 간호사로 배치해 간단한 진료와 약품을 나눠주게 했다. 급여는 물론, 의약품도 꾸준히 보내고 있다.  학교에도 영어와 예체능 교사의 급여를 지원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현지인은. -자기네 학교가 지어진다는 생각에 쉬는 날에 현장에 나와 삽질도 하고 모래도 나르고 벽돌 내리는 일도 함께 했던 아이들이다. 우리 애들처럼 느껴졌고 학생들 역시 먼저 달려와 “나마스테!” 인사하며 삼촌처럼 따랐다. 주민들도 호박, 감자 등 반찬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이심전심이란 말대로 성심껏 서로를 대하면 나라와 피부색, 언어의 차이는 아무 것도 아니란 걸 깨닫고 있다. →2000년 에베레스트, 2002년 로체, 2003년 로체샤르 등정한 산악인으로 알고 있다. 산악인 엄홍길을 평가한다면. -청주대 조경학과 다니며 산악부 활동을 했는데 늘 존경의 대상이었다. 2003년 엄 대장과 함께 로체샤르 오르면서 더욱 존경하게 됐다. 좋은 일에 뜻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산에서 받은 은혜와 에너지를 더 넓은 곳으로 환원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 →재단에 기부한 이들로부터 어떤 찬사를 듣는지. -많은 격려를 듣지만 “지금 나 자신에게 충실한가?”라고 가끔 묻는다. 네팔과 이곳 어린이들에게 순수한 마음과 지극한 사랑을 변함없이 베풀고 나에게도 충실하게 생활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전기나 인터넷 모두 열악할텐데 여가는 어떻게 보내나.  (홍 지부장은 19일 전화 통화에서 답변과 사진 30여장을 이메일로 전송하는 데 14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푸념했다.) -네팔에 처음 왔을 때는 부족한 것들에 불평도 많이 하고 힘도 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내 생각을 내려놓고 네팔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편안해졌다. 짬이 나면 가까운 이들과 카트만두밸리의 산행코스를 오른다. 걸으면서 ‘난 누구인가?’ 생각하며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어려움이 상당할 것 같다. -충주에서 초등학교 보육교사로 일하는 아내와 아들 둘이 있는데 올해 큰아들의 중학교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해 굉장히 미안한데 가끔 전화로 적응도 잘하고 재미있게 지내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힘들어하는 가족들이 지금 하는 일에 대해 많이 응원해주고 있어 힘이 된다. →새삼스럽게 돋는 의문점 하나. 네팔이 필요로 하는 많은 것 중에 왜 학교인가. -제대로 된 교육과 의료 시설도 없는 곳에서 부모가 살던 것처럼 가난을 대물림하는 실정이다. 이 아이들에게 부모처럼 포터와 셰르파로 사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싶었다. 바로 그게 학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경제 브리핑]

    수출입銀 해외직접투자 59억弗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공공기관의 해외직접투자(FDI) 금액이 59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석유공사·가스공사 등 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원개발 투자에 힘입어 2010년 FDI 규모가 2009년보다 27.8% 늘었다고 집계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FDI 총액은 2002년부터 9년 연속 증가세로 기록됐다. 생필품조사 100개품목·165곳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물가안정을 위해 오는 15일부터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대상을 80개 품목, 135개 판매점에서 100개 품목, 165개 판매점으로 확대한다고 11일 밝혔다. 추가되는 품목은 ▲배추·무·양파 등 농축산물 5개 ▲빵·포기김치 등 가공식품 8개 ▲건전지·섬유탈취제 등 공산품 7개다. 조사대상 판매점 및 지역은 대형마트 14개, 기업형 슈퍼마켓 6개, 백화점 3개, 전통시장 7개 등이다. 주택연금 가입자 5000명 넘어 집 한 채로 평생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의 가입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7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이석희(84), 최종하(80)씨 부부의 주택연금 가입신청 건을 최종 승인해 5000번째 주택연금 가입자가 탄생했다고 11일 밝혔다..
  • 푸드나눔카페 2호 태릉점 가보니

    푸드나눔카페 2호 태릉점 가보니

    5일 오전 7시 커피향이 짙은 지하철 6호선 태릉입구역 푸드나눔카페에 기타를 둘러멘 풋풋한 대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카페가 봄맞이 사랑나눔 이벤트를 펼친다고 해서 서울여대 클래식기타 동아리 ‘예현’ 회원들이 음악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푸드나눔카페는 기존 푸드마켓과 카페를 결합한 것으로, 차상위계층과 SOS위기가정에 식품 및 생활용품을 지원하고 일반 시민에겐 싼 값으로 커피를 판매해 기부하는 사랑나눔 쉼터다. 박다영 학생은 “나눔 공연이 처음이어서 아침 6시부터 부산 떨며 1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고 달려왔다.”며 “한두명이라도 우리의 음악을 듣고 상쾌한 출근길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라며 웃었다. 오전 8시 러시아워가 가까워지자 회원들은 기타 조율을 마치고 음향 등을 조절한 뒤 공연을 시작했다. 음악회 첫곡은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언제나 몇번이라도(Always With Me)’. 잔잔한 기타 선율이 붐비는 지하철역에 울려 퍼졌다. 은행원 이은정(32)씨는 “한끼 식사 값에 버금가는 커피보다 단돈 천원으로 즐길 수 있는 이곳 커피가 맛있어 매일 출근길에 사 간다.”면서 “선물로 머그컵도 받고 좋은 연주까지 듣게 돼 기분이 짱”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산 커피가 어렵게 지내는 이웃들에게 기부로 연결되는 줄은 까맣게 몰랐다.”고 흐뭇해했다. 1000원짜리 커피를 사면 500원은 커피 재료값으로, 나머지 500원은 기부돼 차상위계층에 지원하는 생필품 구입비로 쓰인다. 카페 안에는 식용유, 김, 라면, 통조림, 미역, 쌀 등 식료품들이 진열돼 있다. 가격은 100~200원. 심지어 5개들이 라면도 200원이다. 각 자치구마다 있는 푸드마켓이 기초생활수급자 회원들 노력으로 한달에 한번 원하는 것을 공짜로 구입하는 곳이라면, 이곳은 수급자 명단에서 빠진 차상위계층과 위기가정이 200원 미만으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게이다. 심상오 복지협력팀장은 “모든 복지정책이 수급자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틈새계층에 돌아가는 혜택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공짜 대신 동전 몇푼으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정지현 동아리 회장은 연주가 끝난 뒤 “출근하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잠깐 연주를 감상하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며 “나눔 공연이어서인지 연주하는 저도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홍성훈 푸드카페 관리운영과장은 “6일엔 노원구 기타공연 봉사단 ‘마들소리샘’ 이 펼치는 점심공연을 마련한다.”면서 “앞으로도 인근 대학교 동아리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문화나눔의 장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릉점은 도봉, 노원, 중랑구 등 3개구 차상위계층들이 이용할 수 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길섶에서] 에도코 /이춘규 논설위원

    3·11 동일본 대지진 취재를 위해 이달 중순 도쿄에 갔을 때 도움을 받은 일본인 지인들과 통화하는 일이 잦다. 몇몇은 에도코(江戶子·도쿄 토박이)다. 에도코는 도쿄의 이전 이름인 에도의 사람이란 뜻. 도쿄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을 가리킨다. 산업화 뒤엔 도쿄사람으로도 통한다. 방사능 공포가 에도코를 엄습했다고 한다. 오사카·오키나와로 피신한 에도코들이 많다. 지인 중 1명도 가족 중 노약자가 일본 서쪽지방에 피신했다가 돌아왔다. 부산 해운대와 서울에도 에도코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진 초기 질서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던 에도코들. 무사의 후예로서 절도가 약해졌다. 자신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평범한 자연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상도 일변했다. 달걀·생수 등 생필품을 사기 위해 장사진을 친다. 방사능 낙진을 걱정, 거리엔 인적이 드물다. 채소는 안 먹고 통조림·장아찌류만 먹는 사람이 늘었다. 변두리 지역 제한송전으로 촛불을 켜고 식사하는 에도코도 많다. 옹색하다. 간바레 에도코(힘내라 도쿄 토박이).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천안함 1년] 남북관계 돌파구는

    [천안함 1년] 남북관계 돌파구는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 1년간 몇 차례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조짐도 보였지만, 남과 북은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보지 못했다. 최근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을 재개할 계획을 밝혀 민간 차원에서부터 교류가 재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시점이 공교롭게도 천안함 1주기와 비슷하게 겹친다. 남북관계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대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1년 전 발발한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핵실험만큼이나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한반도 외교가 북한의 핵실험 전후로 극명하게 바뀌었다면, 천안함 폭침 전후로도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동북아 외교에서 갈등이 더욱 증폭돼 남북관계 악화뿐 아니라 관련 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대립이 심화됐다. 특히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공전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한·미·일과 이를 반박하는 북·중·러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천안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6자회담도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는 천안함 폭침 이후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안보리는 중·러의 반대로 천안함 도발의 주체를 명시하지 못하고 의장성명에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고만 밝혔다. 또 한·미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동·서해상에서 연합 훈련을 벌이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미·중 간 골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한·미 동맹에만 의존, 중·러와 거의 등을 돌려 ‘신냉전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한반도 외교의 긴장 상태는 지난 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 가능성을 다시 탐색하는 분위기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6자회담 참가국들 간 양자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재개도 검토되고 있어 남북 및 6자회담 참가국들 간 협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 대화, 북·미 대화, 6자회담으로 이어질 대화 국면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평화 문제는 결코 미국이나 중국, 북·미 양국 간에만 맡겨 놓을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주인 의식을 갖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일 지향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5·24 대북조치를 발표해 남북 간의 모든 교류를 중단시켰다. 대북 교역·경협 전면 중단, 대북 신규 투자 금지, 개성공단·금강산 지구를 제외한 방북 금지, 북한 주민 접촉 제한 등이 주요 내용이다. 5·24 조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제재 조치가 북한에 교훈을 준 것도 아니고 북한을 변화시키지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증거 가운데 하나가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이다. 지난해 10월 남북이 이산 가족 상봉 개최에 합의하면서 모처럼 남북관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 쌀 5000t과 시멘트 1만t을 비롯해 생필품과 의약품 등 수해 지원 물자 전달을 약속했다. 그러나 남북적십자회담을 이틀 앞둔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켰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재 조치가 실효성도 없었고 북을 아프게 하지도 못했다. 이래저래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을 거치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는 자세도 바뀌었다. 올 들어 북한의 강경한 태도가 전면적인 대화 공세로 바뀌었지만 우리 정부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대화 제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월 열린 군사실무회담이 고위급군사회담(본회담)으로 발전하지 못한 배경에는 우리 정부의 강경한 원칙이 크게 작용했다. 북측은 고위급 군사회담(본회담)에서 천안함·연평도를 포함한 모든 사안을 놓고 대화하자고 한 반면, 우리 측은 실무회담에서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서로 평행선을 달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한반도 정세 악화는 남북한의 상호 불신과 맞대응 강경 정책에서 기인한다.”면서 “남한은 북한을 굴복, 붕괴시키기 위해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고, 북한은 체제 생존을 위해 대남 맞대응 전략을 구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재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남북관계도 마냥 문을 닫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 여기에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면 남북 대화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대화 조건으로 내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근본적 태도 변화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계속해서 요구하는 한 본격적인 대화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연한 전략으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무진 교수는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대응 방식을 실무적 차원에서 다루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하반기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남북관계의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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