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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탁 위 모든 음식에는 진화의 역사 담겨 있네

    식탁 위 모든 음식에는 진화의 역사 담겨 있네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조너선 실버타운 지음/노승영 옮김/서해문집/346쪽/1만 7000원‘언제부터 누가 만들기 시작했을까’ ‘어떤 재료들을 쓴 것일까’. 식탁의 음식을 놓고 가져봤을 궁금증들이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지금 그런 의문들은 더욱 전문적으로 확대되고 연구되는 추세다. 영국 에든버러대 조너선 실버타운 교수는 그 궁금증들을 진화생태학의 관점으로 풀어낸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에는 진화의 역사가 담겼다.”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인간과 동식물의 진화 궤적을 품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진화는 인간과 음식의 상호 연관성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는 지론이다. 요리의 진화는 먹거리·식자재의 선택과 취급이라는, 인간 위주의 성격이 강하다. “사람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기본적 방법인 요리는 인류 진화의 결정적 계기였다.” 인류 유형별 식습관 가상 비교는 대표적 단초로 소개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포크·나이프를 쓰지 못한 채 음식을 먹는 장면, 130㎝ 키의 호모 에렉투스가 익히지 않은 코끼리 스테이크를 대하는 모습, 네안데르탈인이 익힌 채소를 대하는 표정…. 책은 7만년 전 인류의 소규모 집단이 아프리카에서 전 세계로 이주하면서 조개를 먹기 시작한 건 아주 중요한 요리의 시작이라고 소개한다. 책의 특장은 요리의 진화를 식자재인 동식물의 진화와 연결하는 생태학 측면의 강조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4000종 이상의 식물 식자재 풀이가 눈길을 끈다. 겨자와 서양고추냉이의 매운맛, 생강과 고추의 불같이 매운맛, 식물의 약용 효과…. 그것들은 모두 적으로부터 달아나지 못하기 때문에 방어 전략을 진화시킨 소산이다. 전채요리부터 주 요리와 후식까지 모든 유형의 요리 발달사를 훑은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왜 우리는 음식을 나눠 먹는가.” 그 답은 이 대목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달걀에 영양소가 풍부한 것은 병아리가 자라는 데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와우! 과학] 다른 고래 잡아먹은 고대 ‘괴물 고래’ 발견

    [와우! 과학] 다른 고래 잡아먹은 고대 ‘괴물 고래’ 발견

    6600만 년 전 수많은 생명체를 사라지게 만든 대멸종은 비조류 공룡만이 아니라 모사사우루스나 암모나이트 같은 중생대 해양 생물 역시 사라지게 했다. 따라서 신생대 초기 바다에는 큰 생태학적 공백이 생겼다. 이 공백을 채운 포유류가 바로 고래다. 물속으로 들어간 고래의 조상은 빠르게 진화해 이미 수천만 년 전 지금처럼 거대한 크기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이 가운데 4000만 년 전에서 3400만 년 전 바다를 지배했던 거대 포식자가 바로 바실로사우루스(Basilosaurus isis)다. 최대 몸길이 15-18m에 달하는 거대한 이빨 고래로 자기보다 작은 해양 동물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데로 사냥했던 바다의 폭군이었다. 물론 오늘날의 범고래처럼 다른 고래도 마다하지 않고 사냥했다. 그리고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작은 고래를 즐겨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독일 베를린 자연사 박물관 과학자들은 2010년 이집트 카이로 인근에서 바실로사우루스 화석을 발견하던 중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바실로사우루스의 화석 가운데 부서진 뼈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이를 분석한 결과 이 화석은 바실로사우루스의 뼈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고래의 뼈가 포함되어 있었다. 바실로사우루스의 배 안에서는 도르돈(Dorudon atrox)이라는 훨씬 작은 고래의 화석이 발견됐다. 현재의 돌고래 크기의 원시 고래인 도루돈이 우연히 같이 매장되어 화석이 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연구팀은 바실로사우루스가 도루돈을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 도루돈의 뼈가 부서져 있을 뿐 아니라 주로 바실로사우루스의 복부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당시 해양 생태계의 왕인 바실로사우루스에게 작은 고래는 좋은 먹잇감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화석이 발굴된 장소의 이름이 고래의 배라는 뜻인 와디 알 히탄(Wadi Al Hitan)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은 카이로 남쪽의 사막이지만, 수천만 년 전에는 바실로사우루스와 도루돈 같은 크고 작은 고래들이 번성했던 바다였다. 고래의 배라는 이름처럼 이 장소는 바실로사우루스가 사냥을 하며 배를 채우던 장소였을 것이다. 바실로사우루스의 복부에서 발견된 도루돈은 우리에게 수천만 년 전 해양 생태계를 모습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신년 인터뷰] “소통·지혜로 향기로운 버섯 캐는 돼지처럼… 배부른 꿈 이루시게”

    [신년 인터뷰] “소통·지혜로 향기로운 버섯 캐는 돼지처럼… 배부른 꿈 이루시게”

    “꿈 중에서 용꿈이 최고라 그러는데 용꿈 꿔서 뭐할거야. 돼지꿈 꿔야 먹을 게 나와.”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만난 이어령(84) 전 문화부 장관은 한국인의 돼지꿈 이야기에 할 말이 많아 보였다. ‘탐욕스럽다’, ‘더럽다’ 같은 돼지에 관한 편견을 버리고 동물생태학자 라이얼 왓슨이 쓴 ‘The whole hog’ 같은 책을 보라고 했다. “정치·경제 등 현세적인 이야기는 일주일 동안 7회 (연재)하는 것 아니면 안 한다”던 이 전 장관. 대신에 돼지학개론은 ‘시대의 지성’답게 장장 2시간에 걸쳐 중국의 5호 16국부터 ‘21세기 비틀스’ 방탄소년단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이었다. 다음은 2019년 황금돼지해에 돼지꿈을 꿔야 하는 이유에 관한 일문일답.→역학자들은 올해가 천간의 기가 오행으로 보면 토에 해당되고, 색으로는 황금색이어서 2019년이 황금돼지해라고 이야기한다. 황금돼지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서양의 꿈 해석은 프로이트식 정신 분석이다. 그런데 우리 꿈은 개인의 정신 분석이 아니고 몇 천년 내려온 인류 문화의 집단 기억, 집합 기억이다. 우리가 지극히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이 진짜 현실을 지배하느냐 하면 그게 아니다. 꿈이 압도적으로 현실을 지배한다. 실제로는 ‘비비큐’(BBQ)를 먹지만 ‘봉황기 쟁탈전’ 하면서 봉황 같은 상상의 동물을 끌어오는 것처럼. 닭이 상상의 세계로 가면 봉황, 뱀이 상상의 세계로 가면 용이다. 금년은 땅에 속하는 해다.(2019년은 기해년(己亥年). ‘기’(己)는 황(黃)을 뜻하는 땅을 의미한다.) 땅은 노랗잖아. 가뜩이나 돼지가 ‘돈’인데 황금이니까. 십간십이지로 보면은 운세가 개인이든 나라든 모든 세상이 부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가 황금돼지의 의미를 갖는 건 프로이트식 정신분석이 아니라 문화 유전자의 유전적 분석을 해야 알 수 있다. →돼지꿈이 좋은 이유가 무엇인가. -소는 내내 길러 봐야 송아지 한 마리 낳을까 말까 하는데 돼지는 다산이다. 돼지 젖꼭지가 열두 개인데, 이건 열두 마리는 낳을 수 있다는 걸 뜻한다. ‘돼지저금통’들을 쓰는데 돼지 자체가 저금통이다. 8개월이면 어른돼지가 돼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잡식이라 사람 먹는 거 먹고, 짐승 중에서도 인간하고 제일 가까운 게 돼지다. 돼지 자궁에서 사람 인공 장기 만드는 연구 하잖아. 제일 거부 반응이 적어서 그런 거다. 요즘 시대에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은 죽는데, 돼지처럼 잡식하며 적응력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개미핥기, 판다처럼 음식 가려 먹는 것들, 한 우물만 파는 것들은 망한다. 프랑스 남부에 가면 아주 향기로운 송로버섯이 있다. 지하에 깊이 있어서 (사람은) 못 판다. 이걸 캐는 게 돼지들이다. 코가 발달해서 코로 냄새 맡고 땅을 파는 것. 황금 돼지가 새끼만 낳아서 벌어 주는 것 아니다. 지하에 숨어 있는 가장 향기로운 보물도 찾아 주는 거다. 이게 꼭 눈에 안 보이는 지하자원을 찾아 준다는 뜻이 아니라 마음 속에, 친구 속에, 자식들 속에 있는 보물을 냄새 맡을 줄 알고 파 보니 보물이 나오더라는 거다. 경제가 어려워진다 하는데 그 황폐함 속에서 돼지꿈 꾼 사람은 어딘가 갇혀 있는 보물을 찾게 마련이다. 보물섬은 아이들 판타지 속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기술·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서 향기로운 버섯을 딸 수가 있는 거다.→일반적으로 돼지는 먹이가 있으면 위장이 터질 때까지 계속 먹는다고 생각해서 ‘탐욕’을 상징한다. -잘못 알려진 거다. 집돼지는 인간이 필요한 만큼 살을 찌우려니까 그렇게 된 거다. 즉 돼지가 탐욕한 게 아니라 인간이 탐욕한 것이다. 사람들이 돼지 더럽다 그러는데 반드시 잠자리와 쌀 곳을 가린다. 인간이 한곳에 가둬 둬서 그렇지 들판에다 풀어 두면 반드시 구별한다. 들판에서 살던 놈들을 데려다가 키우는데 동물들 중에 돼지만이 유일하게 영역 표시를 안 한다. 무리를 지어서 평화롭게 산다. 또 소통을 잘하는 게 돼지다. 짐승들 중에서 가장 많은 언어를 가지고 ‘꿀꿀꿀’ 복잡하게 소통한다. 인간을 참 많이 닮은 것이, 자식 낳고 자장가를 불러 주는 게 또 돼지다. 우리는 돼지가 밤낮 처먹고 ‘꿀꿀댄다’ 하는데 그게 바로 소통하는 것이다. →돼지의 미덕이 발현된 사례가 있다면. -방탄소년단(BTS)이 하는 걸 보면 돼지가 갖고 있는 속성 그대로다. 얘들이 또 잡식이다. 영어도 쓰고 한국어도 쓰고 힙합에다가 한국 막춤도 넣고. 방탄소년단은 한자고 BTS는 영어니까 잡식이잖아.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춤추고 악기도 다루고 잡식이야. 한국인이 갖고 있는 허드렛춤, 막춤부터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육체리듬이 있어. 상식으로 알고 있지만 어디서 퉁닥퉁닥하면 어깨 으쓱으쓱하는 사람들은 한국인들밖에 없어. 올림픽 할 때 내가 제일 감동받은 게 실업학교 학생들 데려다가 춤을 가르치는데 춤을 배워 본 적도 없는 애들이 선생이 조금만 가르치면 잘 따라 해. (1988년 당시 이어령 선생은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았다.) 일본 안무가가 그걸 보고서 “귀하의 나라 참 부럽다” 하더라고. →1960년 스물여섯의 나이에 서울신문 논설위원에 발탁됐다.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4·19 때 서울신문사 건물이 불에 다 탔다. 당시 한국 최고의 언론인이자 원로였던 오석천씨가 개혁한다고 들어가서 운영을 맡으면서 파격적으로 언론 역사상 없는 스물여섯 살짜리를 논설위원으로 스카우트했다. (이 전 장관은 1956년 기성세대를 신랄하게 비판한 글 ‘우상의 파괴’를 통해 평단에 화려하게 등장한 바 있다.) 우리는 일제강점하에서 초등학교를 나와 해방, 6·25를 다 겪고 생존 자체가 희망이던 시절을 살았다. 하지만 우리 때는 남들과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스물 대여섯 나이에 대학원 나온 사람이 대학 교수를 하고 논설위원을 했다. 그 사람이 천재적이라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시대 즉 ‘노 마크 찬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그러니까 어느 시대든지 어둠과 빛은 있다. 단지 시대는 똑같은데 시대를 탓하는 사람이 있고, 시대를 활용하는 사람이 있다. 두 종류의 인간이 있는 거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웃, 청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황금 돼지’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라는 것. 엄청난 창조력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앞날에 드리운 어두운 구름 같은 것들, 무역전쟁·안보문제 등이 있지만 돼지꿈을 잘 꾸면 꿈처럼 현실도 잘 이뤄 나갈 수 있다. 꿀꿀거리며 끝없이 커뮤니케이션하는 돼지처럼 내 직장의 소리, 이웃의 소리를 소통의 소리로 잘 소화해 나가면 올해 복과 부를 누릴 수 있을 거다. 약한 놈이 센 놈을 업어 주는 게 지옥이고, 센 놈이 약한 놈을 업어 주는 게 천국이다. 업고 업히는 관계가 아니라 다 제 발로 걸어다니는 사회를 만들어 보자, 하면 평등 사회를 의미하는 건데 아직 우리가 그 단계로 가려면 멀었다. 갑을 관계가 현실적으로 존재했을 때는 갑이 을을 업으면 을은 갑에 업혔으니까 갑에게 감사하고 갑도 을을 업어 줬으니까 기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바로 인터디펜던스(interdependence), 상호의존성이다. ‘사’가 양보하고 ‘노’가 양보해서 서로 이익이 나올 수 있는 단계에 가야 그게 성숙한 사회이고 상생하는 사회라는 거지. 단순한 십이간지, 오랫동안 내려오는 속신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속에서 한 해를 사는 지혜를 발현해 보자. 대담 손원천 문화부장 angler@seoul.co.kr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꿀벌도 숫자 5까지 계산한다

    꿀벌도 숫자 5까지 계산한다

    시신경으로 물체 구분… ‘AI 개발’ 도움 개미와 함께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로 꼽히는 꿀벌이 인간의 10만분의 1 수준 밖에 안 되는 적은 숫자의 신경세포만으로도 숫자 개념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계산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영국 퀸메리런던대 생물화학부, 독일 고등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벌들이 적은 수의 뇌신경세포를 이용해 4~5개의 물체를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0’의 개념도 이해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비교적 가볍고 간단하게 작동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우선 1방울부터 5방울까지 각기 다른 숫자의 설탕물을 떨어뜨린 5개의 유리판을 마련했다. 설탕물 방울을 맛보도록 한 다음 그 숫자와 똑같은 노란색 동그라미가 그려진 유리판을 선택하도록 했다. 올바른 선택을 하면 단물을 마실 수 있고 실패하면 쓴 물을 맛보게 훈련시킨 것이다. 그 결과 꿀벌들은 자신이 맛본 설탕물의 숫자와 똑같은 노란색 동그라미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꿀벌들이 사람들이 숫자를 세는 방식처럼 수를 이해한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꿀벌들이 시신경을 이용한 시각적 기억 방식으로 숫자를 이해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사람처럼 복잡한 방식으로 숫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신경세포를 비롯해 수의 이해 작업이 단순화되고 최소한의 신경세포만을 작동시켜도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꿀벌 생태학자 베라 바사스 퀸메리런던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숫자를 인식하고 계산하는 것 같은 지적인 행동을 하는데 반드시 큰 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꿀벌의 행동을 정밀분석한다면 좀더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꿀벌도 숫자 5까지 알고 있다…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0개념도 이해

    꿀벌도 숫자 5까지 알고 있다…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0개념도 이해

    개미와 함께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로 꼽히는 꿀벌이 인간의 10만분의 1 수준 밖에 안 되는 적은 숫자의 신경세포만으로도 숫자 개념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계산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영국 퀸메리런던대 생물화학부, 독일 고등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벌들이 적은 수의 뇌신경세포를 이용해 4~5개의 물체를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0’의 개념도 이해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비교적 가볍고 간단하게 작동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앞서 지난 6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연구진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꿀벌도 ‘없음’이나 ‘결핍’을 의미하는 ‘0’ 개념을 알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우선 1방울부터 5방울까지 각기 다른 숫자의 설탕물을 떨어뜨린 5개의 유리판을 마련했다. 설탕물 방울을 맛보도록 한 다음 그 숫자와 똑같은 노란색 동그라미가 그려진 유리판을 선택하도록 하도록 했다. 올바른 선택을 하면 단물을 마실 수 있고 실패하면 쓴 물을 맛보게 훈련시킨 것이다. 그 결과 꿀벌들은 자신이 맛본 설탕물의 숫자와 똑같은 노란색 동그라미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꿀벌들이 사람들이 숫자를 세는 방식처럼 수를 이해한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꿀벌들이 시신경을 이용한 시각적 기억 방식으로 숫자를 이해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사람처럼 복잡한 방식으로 숫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신경세포를 비롯해 수의 이해 작업이 단순화되고 최소한의 신경세포만을 작동시켜도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꿀벌 생태학자 베라 바사스 퀸메리런던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숫자를 인식하고 계산하는 것 같은 지적인 행동을 하는데 반드시 큰 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꿀벌의 행동을 정밀 분석한다면 좀 더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구에 목매는 정치, 던져 봄이 어떠할까/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지역구에 목매는 정치, 던져 봄이 어떠할까/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비유가 있다. 19세기 말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윌리엄 로이드가 제기했고, 이후 재정학이나 생태학에 널리 소개된 이론이다. 이야기는 19세기 영국의 마을 공동 소유 목초지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공유지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은 이 마을의 소중한 가치였고 가축들이 목초지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지 않는 한 하등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런데 마을 농부들의 욕심은 이에 머물지 않았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더 잘살고 싶어 몰래 가축수를 늘려 갔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눈앞에 펼쳐진 것은 다름 아닌 황폐화된 목초지였다.개인의 이익만을 따지는 행동이 전 사회의 공공재를 파멸시키는 실례를 굳이 영국까지 가서 찾을 필요는 없다. 지난 8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정치인들의 행태가 바로 그 짝이기 때문이다. ‘밀실 야합’, ‘소소위 쪽지예산’, ‘실세 예산’ 등의 비난을 차치하고라도 가장 뼈아픈 대목은 노인기초급여 예산 4100억원과 청년일자리 예산 6000억원 등 국민 복지예산이 사라지고 지역구 예산이 1조 2000억원 늘어 났다는 점이다. 그리고 너 나 할 것 없이 “지역구를 위해 이만큼 했소이다”라며 대대적인 치적 홍보에 들어간다. 언론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뉴스를 계속 생산해 주었으면 하는 눈치다. 이 정도는 양반이다. 심지어 자치단체장의 1호 공약이었고, 지역 여야 의원들이 모두 협력해 얻어 낸 ‘경부선 철로 지하화’ 관련 예산 35억원을 마치 혼자 힘으로 따낸 것처럼 지역구 홍보에 열 올리는 국회의원도 있으니 말이다. 단언컨대 합리적 인간이 비합리적 사회를 낳는다는 이 역설은 그 지역구에서 있을 ‘차기 총선에서 재선’이라는 애물단지로부터 자유로울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갖다 주어야 하고, 누가 더 많이 갖고 왔나가 당선의 기준이 되는 사이클의 반복은 결국 나라살림을 황폐화시킬 것이다. 여기서 묻고 싶은 것은 왜 지역구여야 하는가다. 서울 성북구 사람들이 갑과 을로 따로 대표가 돼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성북구가 인접한 강북구와 무슨 갈등 관계에 있기에 따로 의원을 두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광주는 어떠하며 부산은 또 어떠한가. 서구와 동구가, 남구와 북구가 정말 다른가. 의회 구성에서 지역구가 등장한 이유는 지리적 구획이 대표를 선출하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구는 사회적 이해관계들을 골고루 대표하기에 좋은 단위가 아니다. 특히 1등만 뽑는 소선거구제는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다. 소금 장수와 우산 장수 중 수적 우위를 누리는 사람들만을 대표하기 쉽다. 그런데 좋은 의회는 소금 장수와 우산 장수 모두 골고루 대표가 되게 해야 한다.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일단 대표가 돼야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국민들이 줄어든다. 그런데 우리의 의원님들께서는 지역구를 포기할 마음이 없는 모양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합의했다고 하나 자기 밥그릇을 내려놓기 싫다는 속내가 여기저기서 느껴진다. 합의안 내의 ‘적극 검토’ 문구는 민주, 한국 양당의 이런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아예 지역구를 폐지하고 권역 단위로 대표를 선출해 보자. 한 예로 17개 시·도를 권역 단위로 인구수에 따라 의석수를 할당하고 정당득표율로 의석을 배정해 보자. 국회의원은 더이상 성북갑을 대표하지 않고 서울시를 대표한다. 광주를 대표하고 부산을 대표한다. 지역구가 단지 넓어졌을 뿐 사라진 것이 아니다. 기존 지역구 현안은 광역의회의 몫으로 넘기자. 지역구가 넓어지니 몰래 쪽지예산을 밀어 넣거나 함께 해놓고 자기 치적이라고 과장 홍보할 필요도 없다. 권역의 이기심은 정당의 전국 정책으로 견제된다. 지역 발전 문제는 권역 내 정당 간의 공개적 경쟁과 협력으로 풀어 간다. 공개되니 차기 선거에서 보상과 처벌도 쉬워진다. 많이 보상받기 위해 정당도 내부 개혁에 열을 올린다. 무엇보다 정당지지율만큼 의석이 배정되니 소금 장수도 우산 장수도 모두 대표가 된다. 의원수를 늘리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의석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해 온 소수 당들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 대구환경통합축제 열린다

    대구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13 대구시청 2층상황실에서 환경 관련 행사의 통합 개최키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권역 중심의 통합 물관리 일원화 시대를 맞아 지역의 환경보전 및 시민의식을 고양하고 낙동강 강문화 활성화를 위하여 환경 주제 행사의 통합 개최에 합의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되었다. 주요목적은 내년 9월경에 대구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함께 강정고령보와 달성습지와 사문진나루터를 연결하는 환경·문화콘텐츠를 개발하여 지역축제와 연계·유치함으로써 사회적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여가문화의 질적 향상 및 지역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축제행사의 주요 내용은 대구시는 생태학습관 생태체험프로그램을 한국수자원공사는 달성습지 10리길 에코트래킹 투어 등을 실시하고 이 기간중에 사문진나루터 일원에서는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번 협약은 달성습지 일원의 환경·문화적 자원 활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낙동강 중심의 강문화와 달성습지 중심의 생태문화가 만나 지역축제와 어우러져 환경보전의식을 확산하고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앞으로 국내 유일의 물관리 전문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와 긴밀한 상생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봄, 가을철 알러지 심해지는 원인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봄, 가을철 알러지 심해지는 원인 알고보니...

    반려동물의 털이나 환절기 기온 변화, 각종 식물의 씨앗, 음식 등 알레르기의 원인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식물의 포자나 꽃가루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인 꽃가루를 확산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자동차 같은 교통 수단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공과대,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고등생물다양성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여름, 가을철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인 ‘돼지풀’(ragweed)의 꽃가루는 자동차와 트럭 때문에 더 멀리, 그리고 더 많이 확산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응용생태학’ 최신호에 실렸다. 길가나 빈터, 황무지 같은데서 많이 자라는 돼지풀은 8~9월 꽃이 피고 지면서 대량의 노란색 꽃가루를 만들어 낸다.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만들어지는 대량의 꽃가루는 알러지의 원인이 되고 있어서 ‘유해 외래생물종’으로 지정돼 있다. 연구팀은 이 돼지풀의 꽃가루의 이동반경과 경로를 조사한 결과 교통 체증과 자동차의 이동이 도로 주변의 공기흐름을 교란시켜 돼지풀 꽃가루를 수 십m 멀리 확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돼지풀 꽃가루는 자연적인 상황에서는 확산 반경이 1m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돼지풀 꽃가루가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와 덜 붐비는 도로에서 얼마나 이동하는가를 비교하기 위한 현장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돼지풀 포자에 형광색을 입힌 뒤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지 실험을 실시했다. 48시간 뒤 포자들이 얼마나 날아갔는지 자외선 램프를 이용해 관찰한 결과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에서는 돼지풀이 있는 곳에서 멀리 날아가지 않았지만 자동차들이 많이 다니는 곳은 최대 71m까지 날아갔으며 교통량이 적은 도로에서도 40m 가까이 흩어졌다. 또 연구팀은 2년 동안 돼지풀 확산지도를 만들어 확인한 결과 자동차의 움직이는 방향이 반대방향보다 돼지풀이 더 많이 자란 것으로 확인됐다. 안드레아스 렘케 베를린공과대 생태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래 침입종 식물의 확산에 교통 패턴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 첫 번째 연구”라며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알레르기를 유발시키거나 토종 식물 번식에 장애가 되는 외래종은 씨앗을 퍼트리기 직전에 뿌리째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전북 고창에 갯벌생태지구 조성… 423억원 들여 관광 활성화 추진

    전북도가 갯벌을 활용한 생태관광 사업을 추진한다. 6일 전북도에 따르면 423억원을 투입해 갯벌의 지속 가능한 관리와 복원사업을 추진, 생태관광산업 중심지로 육성한다. 갯벌 생태관광사업은 ▲갯벌생태지구 조성 ▲갯벌 생태계 복원 ▲해양보호구역 관리사업 ▲갯벌 식물원 조성 등이다. 갯벌생태지구 조성사업은 고창군에 추진된다. 249억원이 투입된다. 갯벌을 해양생태 환경교육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갯벌 탐방로 14㎞, 자전거 쉼터, 야영장, 주차장 등을 조성한다. 갯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진입도로와 교량도 건설한다. 갯벌생태계 복원은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고창갯벌의 환경개선이 목적이다. 생태복원에 필요한 기본계획 수립 및 모니터링 관련 설계를 하고 있다. 해양보호구역 관리사업은 생태관광 시설 기반조성과 시설운영으로 나뉜다. 생태관광 기반 시설은 갯벌 생태학습관 건립, 편의시설 설치 등이다. 시설운영은 생태안내인 교육·운영, 환경정화활동, 홍보물 제작 등이다. 갯벌식물원 조성은 염생식물을 활용한 경관자원 조성이다.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도 관계자는 “지역 특성에 적합한 관광 모델을 발굴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홍보·마케팅 강화로 갯벌생태관광 수요를 창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북지역 갯벌은 118.2㎢로 전국 2487.2㎢의 4.8%를 차지한다. 고창군이 64㎢로 가장 많고 군산시 27.6㎢, 부안군 26.6㎢ 등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와우! 과학] 무려 60㎝ 크기 ‘거대 도롱뇽’ 발견…신종 확인

    [와우! 과학] 무려 60㎝ 크기 ‘거대 도롱뇽’ 발견…신종 확인

    무려 60㎝까지 자라는 마치 신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거대한 덩치의 신종 도롱뇽이 발견됐다. 최근 미국 조지아 바다거북 센터 소속 생태학자인 데이비드 스틴 등 공동 연구팀은 플로리다에서 신종 도롱뇽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5일자)에 발표했다. 오래 전 부터 주민들 사이에 목격담으로만 나돌던 이 도롱뇽은 사실 외모가 도롱뇽보다는 장어와 흡사하다. 특히 머리는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돼있는 것처럼 보이고, 표범 무늬의 몸통이 돋보여 주민들 사이에서는 뱀장어목의 바닷물고기인 알락곰치로도 오인됐다.연구결과에 따르면 다 자라면 60㎝에 달하는 이 도롱뇽은 주로 늪지대와 개울가 등지에 살며 앞다리는 있지만 뒷다리가 없다. 또 머리에는 트리처럼 보이는 겉아가미가 화려하게 돌출돼 있다. 연구팀은 이 도롱뇽을 거대한 덩치로 유명한 사이렌(Siren) 속(屬)에 속하는 '사이렌 레티쿨라타'(Siren reticulata)로 명명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스틴 박사는 "이 도롱뇽을 처음 포획한 것은 지난 2009년이었으나 신종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샘플이 필요했다"면서 "5년이 지나 세마리를 더 잡아 DNA와 신체 구조를 분석한 끝에 기존 사이렌종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도롱뇽의 존재는 18~19세기부터 기술됐으나 여전히 연구는 부족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아직도 우리 뒷마당에 있는 숲과 늪에 알아야할 것이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포유류처럼 젖 먹여 새끼 키우는 거미 발견

    [와우! 과학] 포유류처럼 젖 먹여 새끼 키우는 거미 발견

    무척추동물인 거미가 포유류처럼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운다는 사실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중국 중신망 등 현지 언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 서식하는 깡충거미의 일종(학명 Toxeus Magnus)는 젖을 먹여 새끼를 기르고 다 자랄 때까지 돌본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중국 윈난 과학아카데미 등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관찰한 결과, 이 거미는 둥지에 알을 낳은 뒤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면 1주일가량 둥지 바닥에 액체를 흘려 새끼가 핥아먹게 한다. 새끼가 액체를 핥아먹는 방법을 터득한 후에는 어미 배 윗부분에 있는 산란관에서 젖을 빨며 성장한다. 이러한 과정은 새끼 몸길이가 어미의 80%까지 자라는 생후 40일까지 지속된다. 다만 생후 20일까지는 어미의 젖만 섭취하고, 이후 40일까지는 어미와 함께 나간 사냥에서 잡은 먹이와 어미의 젖을 함께 섭취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깡충거미가 새끼에게 먹이는 젖에는 다량의 단백질과 지방, 당분이 함유돼 있다. 특히 단백질 함유량은 우유에 든 단백질보다 4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포유류의 젖꼭지와 마찬가지로, 거미에게도 수유가 가능한 신체 기관(산란관)이 발달해 있다고 밝혔다. 또 어미젖을 먹지 못한 새끼들은 태어난 지 10일이 지난 후 모두 죽었다. 생후 20일간은 어미의 젖이 없으면 단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했다. 어미의 보살핌 형태 역시 포유류와 비슷했다. 어미는 새끼가 알에서 깨어난 뒤 새끼에게 기생충이 들러붙지 않도록 꼼꼼하게 살폈다. 어미가 돌보지 않는 새끼의 생존율은 50% 정도에 불과했지만, 어미가 돌볼 경우 생존율은 76%까지 올라갔다. 연구 결과를 본 영국 엑서터 대학의 행동생태학 전문가는 “깡충 거미 어미의 케어가 복잡한 형태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포유류와 같은 모유수유 및 부모의 보살핌을 통해 무척추동물의 진화 과정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30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북화해로 위기에 빠진 DMZ 동식물

    남북화해로 위기에 빠진 DMZ 동식물

    한반도의 중부, 남북한 사이의 비무장지대(DMZ)에서 살고 있는 흑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두루미, 담비 등 야생동물들이 한반도 평화분위기의 확산속에서 환경보호주의자들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월스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남북한의 경제 통합 구상과 개발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이 지역을 지구촌의 생태보고로 여기고 있는 환경보호론자들과 생태학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한 경제통합 구상을 밝히면서 DMZ 지역에 도로를 놓고 철도를 건설하는 등의 개발계획과 DMZ를 ‘평화지대’로 바꿔나가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 9월 남북한은 DMZ 북측지역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했으며, 10월에는 강원도 지역 DMZ 내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위해 땅을 파헤쳤다. 이같은 개발로 DMZ에서 철새, 희귀 식물과 동물, 곤충을 연구해온 생태학자들은 혹여 생태환경의 파괴와 교란이 일어날까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비무장지대에 공장을 짓고 도로를 내는 것은 알프스의 몽마르트 한복판에 공장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DMZ 생태연구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상징적 사업을 벌이는 것도 좋지만 철도를 놓으면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말하는 서재철 녹색연합 위원의 우려도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DMZ의 과도한 개발을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산림청은 DMZ 인근 지역 국유지 상당 부분을 보존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산림청 박현재 대변인은 DMZ를 통과하는 남북한 사이의 철도는 이미 깔려있는 노선을 되살리는 것이며 추가로 철도를 건설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WSJ는 ‘한국의 조류’ 앱을 운영하는 니얼 무어스가 DMZ 보존을 북한 지역 생태계 보존의 모델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면서 “콘크리트가 대거 들어서면 조류 서식지가 대거 파괴될 것”이란 그의 경고도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이 제기됐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유네스코 본부에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신청서를 냈다고 3일 밝혔다. 유네스코는 내년 3∼4월 회원국의 검토와 평가위원의 서면 평가, 7∼8월 평가위원들의 현장평가 등을 거쳐 2020년 4월 최종 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미적, 고고학적, 역사·문화적, 생태학적,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곳을 보전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지정하는 구역이다. 세계유산·생물권 보전지역과 함께 유네스코 3대 보호제도 중 하나다. 현재 40개 국가에 140곳의 세계지질공원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제주도·청송·무등산 등 3곳이 선정돼 있다. 한탄강 일대는 독특한 지질과 지형적 가치로 2015년 12월 환경부가 경기 연천과 포천, 강원 철원을 아우르는 1164.74㎢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했다. 고생대부터 신생대에 이르기까지 변성암 화성암 퇴적암 등 다양한 암석이 있고 용암과 침식작용에 의한 주상절리 경관이 뛰어나다. 특히 침식작용으로 30∼50m 높이의 U자형 협곡이 형성돼 지질학적 가치가 크고 용암지대와 주상절리 협곡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시대를 맞아 비무장지대(DMZ) 일원의 자연·생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한탄강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나혼자 산다?…펭귄 무리 속에 홀로 서있는 킹펭귄

    나혼자 산다?…펭귄 무리 속에 홀로 서있는 킹펭귄

    마치 '모두가 예 할때 아니오'라고 답하는 광고가 연상되는 재미있는 사진이 올해의 생태사진으로 선정됐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생태학회(British Ecological Society) 매년 이맘때 발표하는 올해의 야생사진 선정작을 발표했다. 이 상은 아름다운 야생을 사진으로 담아 경쟁하는 것으로 대상은 전세계 생태학자와 학생들이다. 여러 다양한 시상 부문 중에서 단연 눈길을 끈 사진은 수많은 펭귄무리 속에 홀로 서있는 펭귄의 모습이다. 종합우승작으로 선정된 이 사진은 남극 연안 마리온 섬에서 촬영된 것으로 사진 속에서 홀로 서있는 펭귄은 어른 킹펭귄, 그리고 나머지는 새끼들이다. 통상 새끼들은 스스로 체온 조절이 어려워 어른 펭귄 들에 둘러싸여 보호 받는데 사진 속 어른 펭귄은 그 무리 속에 홀로 있었던 셈이다. 킹펭귄은 펭귄 가문에서 두번째로 덩치가 큰 종으로 아프리카와 남극 대륙 사이에 있는 피그섬이 주 서식지다. 이 사진을 촬영한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대학 크리스 우스투이젠 박사는 "주 연구대상은 범고래와 물개지만 펭귄의 생태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로 킹펭귄들이 먹을 것을 찾아 점점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도록 강요받고 있어 이들의 미래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킹펭귄의 개체수는 급격히 줄고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프랑스 생물학연구소 앙리 위메스키슈 박사 연구팀은 킹펭귄의 주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30여 년 사이 개체수가 무려 90%나 줄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킹펭귄의 개체수가 급감하게 된 정확한 원인은 찾지못했으나 연구팀은 그 ‘용의자’로 엘니뇨를 꼽았다.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를 뜻하는 엘니뇨는 비정상적인 해수 온난화 현상을 의미하는데 현재 지구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연구팀은 1990년 대 후반 유독 심한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면서 피그섬 주위의 해수 온도가 상승, 킹펭귄의 주먹이인 정어리나 오징어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영국생태학회 소속 리차드 바드겟 교수는 "사진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는 힘을 갖고있다"면서 "펭귄의 서식지 생활을 보여주는 이 사진은 미래에 대한 인식을 높여준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철새야 어서와’, 김해 화포천 겨울철새축제

    ‘철새야 어서와’, 김해 화포천 겨울철새축제

    경남 김해시는 1일 철새들이 본격적으로 화포천을 찾는 12월을 맞아 화포천습지 생태공원에서 철새축제를 비롯해 이달 한달 동안 철새관련 다양한 생태체험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화포천은 김해시 진례면 신안리에서 발원해 진례면, 생림면, 진영읍, 한림면을 흘러 한림면 시산리에서 낙동강으로 합류되는 지방하천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멸종위기종인 독수리, 큰기러기, 큰고니 등 겨울철새 월동지다. 시에 따르면 독수리는 300마리, 큰기러기는 2000마리 넘게 찾는 겨울철새 서식지다. 시는 오는 8·9일 이틀간 ‘철새맞이 축제’를 개최해 생태학습관에서 각종 만들기와 전시, 강의 등 다양한 행사를 한다. 생태학습관 1층 휴게실에서는 나만의 철새 머그컵 만들기, 새 모형 모자 만들기, 독수리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새 크리스마스트리(새해 소원적기), 화포천의 새 세밀화, 화포천을 찾는 철새의 이동경로 등을 전시하고, 3층 전시실에는 스탬프로 만드는 나만의 화포천습지 체험 등 새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9일에는 노영대 자연다큐멘터리 감독이 ‘독수리의 긴 여행’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로 오는 독수리의 여정과 생태에 대해 강의를 한다. 12월 한달 동안 독수리 먹이 나누기 체험, 겨울철새들을 관찰하는 ‘어서 와 철새들아~’, 현미경을 통해 새 깃털의 구조와 특징을 관찰하는 ‘마이크로화포모스-깃털의 비밀’, 솔방울과 자연물을 이용한 트리 만들기 프로그램인 ‘만들기로 만나는 겨울 풍경’, ‘발자국으로 알아보는 화포천습지 세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탐방객을 맞는다. 체험프로그램 가운데 일부는 화포천습지생태공원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해야 참여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화포천은 지난 10월 국토교통부에서 아름다운 우리강 탐방로 100선에 선정된 곳으로 탐방로를 걸으면서 겨울철새들이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겨울 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광주환경운동연합·장성시민연대, 장성군 파크골프장 건설 철회 주장

    전남 장성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군에 들어서기로 한 골프장 건설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장성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생활SOC(사회간접자본) 체육진흥시설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돼 국비 3억원 등 사업비 10억원을 내년부터 투입해 골프장을 조성한다. 18홀 규모 파크골프장 부지는 황룡강 정비사업으로 마련한 둔치 여유 공간을 활용한다. 파크골프는 나무로 만든 클럽으로 공을 쳐 잔디 홀에 넣는 스포츠다. 18홀 기준으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걸려 체력 부담이 적고, 장비 구애를 받지 않아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광주환경운동연합과 장성시민연대 등이 골프장 건설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미 과도한 인공시설로 황룡강 본연의 모습을 잃었고, 유지관리 비용 소요 등 군민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고 반발하고 있다. 장성시민연대 등은 “파크골프장 건설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 아니라 파괴다”며 “황룡강 둔치에 친수기능과 무관한 과도한 체육시설을 조성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둔치는 홍수시 통수 공간으로 하천 생태축의 일원인데도 골프장까지 들어선다면 하천 건강성은 심하게 훼손된다”며 “경기장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 약 살포는 불가피하고, 이는 수질과 수생태에 악영향을 준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장성시민연대 등은 “체육공간 부지는 하천 밖에서 찾아야 한다”며 “빼어난 생태공간으로 자연생태학습장 등 하천만의 고유 장점과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친수사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성시민연대는 “군비 7억원이 들어가고, 유지관리에 대한 부담도 고려해야한다”면서 “지역의 생태환경과 공공세금을 지키는 방향에서 검토해야 하는 만큼 황룡강 둔치 파크골프장 조성계획은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씨줄날줄] 초연결 사회와 로그아웃/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초연결 사회와 로그아웃/김성곤 논설위원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미디어 생태학자인 수전 모샤트는 2009년 10대의 딸 셋과 함께 6개월간 인터넷과 게임 등 모든 전자 기기의 전원을 끄는 ‘오프라인’ 세상 실험을 한다. 자녀의 반응은 처음에는 “농담이에요?” 했다가 이후엔 반발로 바뀌지만, 이를 설득해 ‘로그아웃’ 세상을 강행한다. 하루하루 변화를 일기로 쓴다. 이를 통해 사라졌던 토론이 이뤄지고, 가족애를 재확인했다고 한다. 잘 자고 잘 쉬고 잘 먹는 진정한 휴식을 깨닫는 성과도 거둔다.만약 지금 한국의 어떤 가정에서 이를 실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가출자가 나오거나 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자녀가 나오지 않을까. 우리는 이미 네트워크에서 독립체가 아닌 구성 요소가 돼 버린 지 오래다. 우리의 일상은 빅데이터의 일부가 됐다. 사람들은 ‘초연결 사회’에 살면서도 오프라인 사회를 꿈꾼다. 방송에서 오지체험 등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금단증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히말라야 하면 세상과는 단절된 곳으로 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맘먹는 사람의 상당수는 거기 가서 한 보름 동안 전화도 인터넷도 잊고 세상과 단절한 채 지낼 꿈을 꾼다. 하지만 그곳도 네트워크에 닿아 있기는 마찬가지다. 트레킹 중에는 인터넷 등이 불통이지만, 통나무로 지어진 로지에 가면 난방은 안 되어도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과 와이파이가 터진다. 3000m, 4000m, 5000m 고도가 높아질수록 사용료는 높아진다. 처음에 인터넷과의 단절을 꿈꿨던 사람들은 며칠이 지나면 너도나도 유료로 와이파이를 연결해 찍은 사진을 보내고 뉴스를 접한다고 한다. 지난 24일 KT 서울 아현지사에 난 불로 빚어진 서울 서북부 지역 등의 통신대란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명확한 화재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고, 복구도 진행 중이다. 결제가 안 돼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결과는 대란이었지만, 그 원인은 KT 지사 가운데 등급이 가장 낮은 D급 지사 지하 통신망에서 난 작은 불이었다. 백업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고, 스프링클러도 없었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로 이뤄지는 초연결 사회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다. 그렇다면 로그아웃에 대한 대비책은 최악을 가정해 철저히 강구하는 게 맞다. 끊어지면 세상이 멈추고 수습이 곤란한 혼란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로그아웃 대비책뿐 아니라 갈수록 네트워크 세상에서 부속물로 전락해 가는 인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sunggone@seoul.co.kr
  • 불암산 힐링타운 같은 쉼터 4곳 조성… 노원표 소확행 완성

    불암산 힐링타운 같은 쉼터 4곳 조성… 노원표 소확행 완성

    내년부터 ‘노원표 소확행’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다. 불암산 힐링타운을 시작으로 수락산 동막골 자연휴양림, 영축산 무장애숲길, 경춘선 테마공원, 초안산 힐링타운, 중랑천·당현천 생태하천 등 권역별 거점을 통해 산책하면서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힐링의 허브를 꿈꾼다.27일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과 함께 불암산 힐링타운을 찾았다. 취임 전부터 ‘힐링’과 ‘소확행’을 강조해온 오 구청장은 “가족 나들이 나와서 서너 시간 쉬엄쉬엄 산책도 하고 차도 한 잔 마시며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을 노원구 곳곳에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불암산 자락을 등진 불암산 힐링타운은 그 첫 번째 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불암산 나비정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설물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오 구청장은 “먼저 나비정원에 들어가서 나비를 본 다음 생태연못과 생태학습관을 들르는 것으로 힐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소개한다. 무장애길을 통해 연결된 불암산 자락길을 걷는 게 두 번째 힐링이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에는 불암산과 수락산이라는 큰 산이 있다 보니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거기다 산자락에 다양한 힐링 시설을 만들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하다”면서 “수락산과 불암산이야말로 노원구의 최대 보물”이라고 자랑했다.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불편하지 않게 산책할 수 있는 무장애길은 바로 불암산 자락길로 이어진다. 조금 더 걷자 전망대가 나왔다. 오 구청장은 “기왕에 설치한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를 만들 계획”이라면서 “장애인이나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부모들도 전망대에서 불암산과 노원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원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장애인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이라면서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누구나 불암산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내리막길을 조금 걷자 유아 숲 체험장과 산림치유센터 예정지가 나왔다. 불암산을 상징하는 바위봉우리가 한눈에 보이고 도심 바로 옆인데도 숲으로 둘러싸여 맑은 공기가 절로 느껴졌다. 오 구청장은 “산림치유센터와 유아 숲 체험장에서 나오면 철쭉동산에서 만개한 철쭉을 보는 걸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면서 “나비정원에서 시작해 한 바퀴 도는데 2.3㎞ 거리다. 하루 쉼터로는 적당한 거리”라고 덧붙였다.오 구청장은 불암산 힐링타운 같은 곳을 4곳 더 만들려는 야심 찬 계획을 진행 중이다. 거기다 당현천과 중랑천을 생태하천으로 정비해 권역별 힐링타운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도 구상한다. 오 구청장은 “수락산과 영축산은 3년가량, 화랑대역 철도공원은 2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구청장 임기 4년 동안 지금 구상하는 걸 마무리한다면 노원이 명실상부한 힐링의 허브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수락산 동막골에 조성하는 자연휴양림은 통나무집과 숲길 산책로, 방문자센터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오 구청장은 “수락산에 통나무집 30동 등으로 구성된 자연휴양림이 들어서면 서울시민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바로 옆에 있는 데다 주변에 주택가가 밀집한 영축산에는 길이가 5.2㎞에 이르는 무장애숲길을 위주로 구민 누구나 산책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내년에는 1단계로 1.9㎞ 구간을 완료하고 2단계 1㎞는 2020년, 3단계 1.5㎞는 2021년, 4단계 0.8㎞는 2022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6호선 화랑대역에는 경춘선 테마공원을 준비 중이다. 역사 주변에는 불빛정원을 조성해 밤이 아름다운 공원으로 꾸민다. 취임 6개월을 바라보는 오 구청장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단어는 힐링과 소확행일 것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정책방향과 예산 우선순위도 두 단어에 맞춰져 있다. 오 구청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방자치 초기엔 건물 올리고 도로 넓히는 경쟁이 있었습니다. 당장 눈에 잘 보이고 구민들에게 자랑하기도 좋으니까요. 이제는 그런 전시성 사업만으론 구민들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힘겨워하는 구민들에게 필요한 복지정책 역시 힐링과 소확행 관점에서 재구성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합니다.”취임 이후 ‘힐링도시 노원’을 슬로건으로 정한 오 구청장은 술자리 건배사도 ‘소확행’과 ‘힐링’으로 할 정도다. 특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모범사례로 칭찬했던 무더위 쉼터와 반려견 돌봄서비스 모두 힐링과 소확행 정신을 바탕으로 했다. 오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임기를 마치는 4년 뒤 구민들이 저를 평가하면서 힐링과 소확행을 실천한 구청장으로 기억해주는 게 소원”이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후변화로 한 세대 안에 송로버섯 멸종할 것” (연구)

    “기후변화로 한 세대 안에 송로버섯 멸종할 것” (연구)

    남유럽의 수익성 높은 송로버섯(트러플) 산업이 기후 변화 탓에 한 세대 안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스코틀랜드 스털링대 연구진이 경고하고 나섰다. 환경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실린 이 연구논문에 따르면, 오는 2071년에서 2100년 안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에 서식하는 송로버섯의 수확량은 지금보다 78%에서 100%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연구진이 연구를 통해 가장 가능성이 큰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더 따뜻하고 더 건조해진 기후 변화 탓에 송로버섯 수확량이 급감하면 경제적, 생태학적,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심지어 이런 감소 현상은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과 산불, 해충, 질병 등 추가적인 요인으로 한층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유럽 송로버섯 수확량에 미래의 기후 변화가 미치는 위협을 고려한 것이다.연구를 이끈 스털링대 자연과학부 폴 토머스 박사는 “우리는 경제적으로 수억 파운드의 가치를 지닌 송로버섯 산업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송로버섯 수확과 관련 활동은 각 지역에서 핵심이 되므로, 예상되는 급감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영향은 막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산에 따르면, 송로버섯 산업의 가치는 앞으로 10년에서 20년 사이에 걸쳐 45억 파운드(약 6조5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 토머스 박사는 스위스 출신 울프 뷔트겐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함께 지난 36년간 프랑스와 스위스, 그리고 이탈리에서 지중해 송로버섯의 수확량을 지속해서 조사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머지않은 미래에 기후 변화가 미칠 영향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라면서 “이런 결과는 중요하면서도 상징적인 송로버섯을 지키기 위해 보존 계획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송로버섯을 보호하기 위한 잠재적인 방법으로는 자생지를 미래의 기후 변화에서 좀 더 유리한 새로운 곳으로 확장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는 “보존 전략은 토양의 온도 변화를 완화하고 토양의 습기를 보존하기 위해 멀칭(토양 표면을 덮어주는 작업)을 하거나 인공재배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코틀랜드에서는 1년 전쯤 송로버섯 재배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관련 연구자들은 에든버러 남쪽에 있는 비밀 장소에 있는 토착 참나무 밑 뿌리에서 송로버섯이 자라도록 했으며 훈련받은 탐지견의 도움으로 수확까지 성공했다. 당시 스코틀랜드 최초의 송로버섯 중 하나를 요리에 써본 미슐랭 스타 셰프 톰 키친은 값진 송로버섯을 스코틀랜드에서 충분히 공급받는 것은 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로버섯은 희귀한 버섯류의 일종으로, 영어로는 트러플, 프랑스어로는 트뤼프, 이탈리아어로는 타르투피 혹은 투베르라고 부른다. 향이 매우 좋아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사진=123rf(위), 스털링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화장실이 장원굴?… 말문 막히는 파주 율곡 마케팅

    화장실이 장원굴?… 말문 막히는 파주 율곡 마케팅

    9번 장원급제한 이이 선생 기리며 ‘수능 대박길’ 스토리텔링 걷기대회 실제론 미군들 훈련때 용변보던 곳 주민 “장원길은 정반대… 전설도 날조” 시측 “수목원 홍보용… 고증은 못했다”‘율곡 이이 선생’을 활용한 경기 파주시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도를 넘고 있다. 고증을 거치지 않다 보니 주한미군이 훈련 중 대소변을 보던 야외 화장실을 율곡 선생과 연관지어 ‘대학입시’에 효험이 있는 ‘장원굴(壯元窟)’로 수년 전부터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2015년 수목원 개장하며 탐방로 조성 18일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주민들에 따르면 파주시는 2015년까지 8년 공사 끝에 율곡리 95의 7 일대 율곡산 34㏊에 율곡수목원을 개장했다. 국비를 포함해 100억원을 들여 2층 규모의 생태학습장, 유아숲체험원, 전망대, 탐방로 등을 조성했다. 이후 매년 6월 ‘율곡 이이 구도장원길 걷기’ 행사를 열고 있다. 파주시와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6월 걷기 행사를 준비하면서 “율곡수목원에서 열리는 구도장원길 걷기 행사는 학생 및 가족,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둘레길 코스로 구성되며 ‘굴을 통과하면 과거시험에 합격한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오는 ‘구도장원굴’이 있어 시험 합격 기원을 빌어보는 재미도 더해진다. ‘건강과 시험 합격이 한 번에 내 품으로 들어오는 구도장원길’ 신청은 6월 8일까지 파주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홈페이지(pajuecoroad.com)에서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구도장원은 근처 마을이 고향인 율곡 이이가 1548년 12세 때 진사과 초시 장원으로 합격한 후 20~28세 사이 모두 9번 장원해 ‘구도장원공’이라 불린 데 따른 것이다. 파주시는 어머니 신사임당이 3~4개의 바위 틈새로 난 굴에서 아들의 과거급제를 위해 치성을 드렸다며 둘레길 걷기 행사를 준비하면서 구도장원굴을 만들어 냈다. ●파주시 “장원굴 통과하면 시험 합격” 그러나 이 마을 주민들은 율곡산과 장원굴은 율곡 선생과 전혀 관계없다고 주장한다. 파주 임진강 일대 역사적 사실 등을 학술지 등에 꾸준히 게재해온 김현국(55·IT개발기획)씨는 “굴을 통과하면 시험에 붙게 해준다는 전설이 있다는 율곡의 장원굴은 실제나 전설상으로도 율곡과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율곡리는 1리부터 4리까지 있다. 율곡의 덕수 이씨 본가가 있던 곳은 지금의 화석정 정자가 있는 율곡3리이다. 율곡수목원과 장원굴이 있는 마을은 율곡1리이다. 결국 화석정이 있는 율곡3리가 과거 ‘율곡동’ 혹은 ‘화석동’으로 불리던 율곡 선생의 덕수 이씨 본가 마을이며, 구도장원길이 있는 마을은 율곡의 화석정 마을 옆 동네일 뿐 율곡 선생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기록이 없다. 더욱이 장원굴로 부르는 곳은 한국전쟁 후 1970년대까지 미군들이 야외 화장실로 쓰던 곳이라는 증언도 있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뒷산은 30여년 전만 해도 미군들이 탱크 등을 동원해 훈련하던 곳”이라면서 “장원굴이라 불리는 구멍을 통과하면 작고 평평한 공간이 있는데 미군들이 용변 보던 모습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실제 바위 뒤는 잘 보이지 않는다. 파주 지역 역사에 밝은 한 인사는 “옛 문헌 등을 찾아본 결과 율곡은 과거 율곡3리 화석정 마을의 본가와 한양을 오갈 때 1번 국도인 의주대로길을 걸어다니거나 한양에서 배를 타고 내려오다 임진나루 또는 화석정 아래에서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따라서 임진강 습지에서 파평산 방향의 구도장원 둘레길은 한양을 오가는 길과는 정반대 방향이 된다.● 파주 향토문화연구소 “재조사 방안 추진” 이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는 “구도장원길은 고증을 토대로 만든 게 아니라 율곡수목원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고증을 통한 수정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주문화원 산하 차문성 파주향토문화연구소 소장은 “파주에서 활동하는 문화유산 해설사들도 구도장원길 등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어 차 소장은 “율곡 이이 선생의 구도장원길은 그쪽(율곡수목원) 방향이 아니라 의주대로 쪽이 맞을 것”이라면서 “재조사하는 방안을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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