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생태학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거액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V자 반등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공약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징역 5년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17
  • 아내의 고향서… 6년째 제주살이 하는 문태준 시인에게 제주를 묻다

    아내의 고향서… 6년째 제주살이 하는 문태준 시인에게 제주를 묻다

    “노동하는 시간은 사유의 시간입니다. 생각을 비우는 일도 삶의 공부입니다.” 지난 2일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에서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오롬마르’(산마루 제주어)에서 만난 문태준(56)시인은 풀을 뽑다가 잠시 쉼표를 찍고 앉아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농부였다. 제주바다를 닮은 푸른 모자에 수건을 걸친 목에는 땀이 송송 맺혀 있었다. 멀구슬나무에 시선이 머문 채 상념에 빠져 있는 그를 차마 부르는게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문 시인은 1994년 등단한 이후 30여 년 동안 9권의 시집을 내고 500여편의 시를 발표했다. 2020년 8월 아내의 고향 제주 애월읍 장전리에 정착한 그는 어느덧 6년째 제주의 느린 삶에 스며들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4년 가장 좋은 시로 뽑혔던 ‘가재미’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큰어머니의 이야기-지난달 31일 제주시 육필문학관에서 열린 북토크때 가장 먼저 대표작 ‘가재미’를 낭송해줬는데.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큰어머니의 이야기다.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기 전 마지막으로 뵌 기억이 오래 남았고, 그 기억이 결국 한 편의 시가 됐다. 큰어머니는 늘 조용하고 자상한 분이었다. 저희 집은 너무 가난했는데 큰어머니는 항상 먹을거리를 챙겨주시고 부모님이 안 계시면 형제들을 돌봐주시던 따뜻한 기억이 남아 있다.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뵌 뒤 그 기억이 오래 남아 시가 됐다. 시 속의 ‘가재미’는 물속에서 좌우로 흔들리며 살아온 큰어머니의 삶을 겹쳐 표현했다.” (‘가재미’는 시인과 문학평론가들로부터 2004년 문예지에 발표된 시 중에서 가장 좋은 작품으로 뽑혔던 대표작이면서 ‘맨발의 가수’ 이은미가 힘든 시절 냉장고에 붙여놓고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을 끈 시이기도 하다.) -유년시절 가난했던 시절을 담담하게 회상했는데. “제 고향은 경북 김천이다. 가난했던 시절 아버지를 따라 산에서 나무를 하고 지냈다. ‘가재미’ 속 오솔길과 대낮의 뻐꾸기 소리,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은 실제 경험들이다. 당시엔 라면이 귀해 국수와 함께 삶아 먹던 기억이 생생하다.” -유년시절인데도 당시 ‘나는 누구지’ 라는 철학적인 자문을 했다 들었는데. “한여름 산길을 혼자 내려오다 ‘여기가 어디지, 나는 누구지’라는 질문을 처음 품었던 순간이 지금도 선명하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질문이 제 삶과 시를 계속 이끌어온 힘이 된 것 같다. 가난했지만 그 풍경들이 모두 제 시의 바탕이 됐다.” # 중학교 2학년때 원인모를 병에 가매장 의식 치러…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어온 경험했다-중학교땐 원인모를 큰 병을 앓았다고 들었다. “중학교 2학년 무렵 원인을 알 수 없는 큰 병을 앓았다. 심방(무당)은 아버지가 나무하러 갔다가 어떤 나무를 잘못 잘라서 그런 것 같으니 의식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알몸으로 마당에 누운 나를 가마니로 덮었고 아버지는 내 몸에 흙을 덮어주며 눈물을 흘렸다. 일종의 가매장 의식을 치르는, 삶과 죽음의 문턱을 한 번 넘어온 경험을 했던 것 같다. 그 뒤부터 존재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절을 자주 찾게 됐다.” -불교 사상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경험이 종교적인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절을 자주 찾았던 그는 자연스럽게 불교와 가까워졌고, 생명과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도 자연스럽게 깊어진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한 뒤 우연처럼 불교방송(BBS)에 입사하게 됐고 30년 가까이 불교방송에서 일하며 수많은 스님을 만난 경험이 문학에도 스며들게 된 것 같다. 불교방송 면접때 대학 시절 배웠던 불교 경전인 ‘육조단경’의 내용을 설명하는 문제가 출제됐고, 운좋게 그 경험이 합격으로 이어진 걸 보면 불교와 인연이 되려고 했던 것 같다.” # 500여편의 시와 9권의 시집 낸 문 시인 “시를 많이 읽을때 좋은 시가 나오는 것 같다”-북토크에서 좋은 시를 쓰려면 시를 많이 읽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시를 많이 읽어야 한다. 시를 읽으면서 ‘이 시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시인은 무엇 때문에 이 작품을 쓰게 됐을까’를 계속 질문해야 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시를 알아보는 눈이다. 문장을 잘 만드는 것보다 무엇이 시가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안목이 먼저다. 그 눈이 생기면 표현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시는 특별한 영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삶의 기억에서 시작된다. 시는 결국 삶을 기억하는 일이다.” -‘시대를 반영하는 시선’에 대한 질문을 한 독자도 있는데. “예전에는 시대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참여시가 활발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시대의 문제를 문학으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낀다. 그렇다고 시대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부채의식 같은게 여전히 남아 있다. 4·3에 대한 시도 썼지만, 내게는 너무 무겁고 버겁다. 생명과 생태, 불교 생태학 같은 문제에 더 관심이 많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대에 응답하고 싶다. 문학이 감당해야 할 몫을 고민하면서도 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그동안 500여편의 시를 썼다고 했는데. “시를 쓰고 시를 잊어버리려 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내가 쓴 시, 생각의 짐들을 정리하고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정호승 선생님이 ‘시를 많이 쓸 때다’ 라며 조언해주기도 했다.” # 아내의 고향이 애월읍 장전리… ‘오롬마르’ 카페 앞 집은 아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어떻게 제주에 정착하게 됐나. “제주는 아내의 고향이다. ‘오롬마르(산마루 제주어·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바로 앞이 아내가 태어난 곳이다. 2020년 불교방송 제주총국장으로 부임하며 제주에 눌러앉게 됐다.” -애월읍 장전리에서 탑동(원도심) 불교방송까지 장거리 출퇴근이 힘들지 않나. “약 14~15㎞에 불과한데 출퇴근 시간에 많이 막힌다. 그래도 탑동, 도두동을 거쳐 외도, 하귀를 지나는 해안도로로 퇴근할 때가 좋다. 50분 정도 소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잡한 시내를 관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2년 전 ‘측백나무 위에, 칸나 위에, 다시 붉은 꽃 주변을 어정거리는 흰나비 위에, 저르렁 울려오는 소읍의 유희와 소음 위에’ 떠 있는 ‘무지개’란 시도 그렇게 탄생했다. ‘어느날 아침에는 산까치 한마리가 항아리에 앉아 있다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훨씬 전날에는 일어난 구름, 사랑, 실바람과 풍설, 질긴 장마, 무서리, 그리고 동백꽃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라고 한 ‘항아리’ 시도 제주에 스며든 4년 전에 쓴 시다.” -제주살이에 만족하는가. “집 앞에는 바다가 있고, 주변에는 나무와 밭이 있다. 이웃들이 복숭아를 따가라고 하면 바구니에 담아 나눠 먹기도 하고, 풀을 뽑거나 마당을 가꾸는 노동도 제게는 잘 맞는 것 같다. 다만 여름철 풀모기와 무더위는 쉽지 않다.(웃음)” # 느리고 천천히 살아가기 좋은 곳이 제주다… 그 제주의 풍경과 시간을 시에 담고 싶다-방금전에도 풀을 뽑다가 잠시 그늘에서 쉬며 상념에 빠져 있던 것 같던데. “노동하는 시간은 사유의 시간이다. 풀을 뽑다 보면 오래전 기억들이 계속 떠오른다. 서울에서 있었던 일, 어린 시절의 풍경, 누군가의 말들이 차례로 생각난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더 하려고 애썼다면 요즘은 하지 않는 연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비우는 것도 삶의 공부다.” -제주 어디가 특히 좋은가. “제주는 걷기 좋은 곳이고, 느리게, 천천히 살아가기 좋은 곳이다. 족은노꼬메오름, 한라생태숲도 좋다. 아직 제주를 다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제주에 오래 살며 제주의 풍경과 시간을 시에 담고 싶다.”
  • 북극 심해 바닷속에서 육아를?…희귀 10㎝ ‘꼬마오징어’ 첫 포착 [핵잼 사이언스]

    북극 심해 바닷속에서 육아를?…희귀 10㎝ ‘꼬마오징어’ 첫 포착 [핵잼 사이언스]

    지구상에서 가장 극한 환경 중 한 곳인 북극의 심해 속에서도 오징어가 살고 있었다. 최근 서호주대학 해양연구소 연구팀은 희귀한 북극 오징어가 바닷속에서 사는 모습을 처음으로 촬영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극지 생물학’(Polar Biology)에 발표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이 오징어의 이름은 ‘북극 밥테일 오징어’(Arctic bobtail squid·학명 Rossia moelleri)로 길이가 10㎝로 짧으며 동글동글한 몸매를 자랑한다. 연구팀은 지난해 9월 원격 조종 수중 로봇(ROV)을 이용해 그린란드 북동부 국립공원 인근 피오르 해역에서 이 오징어를 찾아냈다. 당시 연구팀은 수온 약 -1.6°C인 수심 50m 부근에서 처음 이 오징어를 발견했다. 생명체가 살기 힘든 최악의 조건이지만 놀라운 점은 혹한의 바닷속에서도 암컷 성체가 많은 알을 정성스럽게 돌보는 모습도 확인됐다. 특히 오징어와 같은 두족류가 환경 변화와 수온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발견으로 평가받는다. 연구를 이끈 페이지 마로니 박사는 “극한의 환경에서 북극 오징어가 최초로 촬영된 것은 미지의 심해 생태계와 생명체의 강인한 회복력을 보여준다”면서 “오징어가 환경 변화에 예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속도로 온난화되는 북극의 생태학적 변화를 추적하는 데 귀중한 기준점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꼬리 짧은 오징어라는 뜻의 북극 밥테일 오징어는 귀엽고 화려한 외모를 가졌으며 먹이사슬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중요 포식자다. 카멜레온처럼 색상이 변하는 게 특징으로 북극해에 서식하는 세 종의 밥테일 오징어 중에서는 가장 크고 혹독한 추위에 가장 잘 적응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 서산갯벌 ‘세계유산’ 등재…국가해양생태공원 탄력

    서산갯벌 ‘세계유산’ 등재…국가해양생태공원 탄력

    유네스코,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안 의결5000만 마리 물새 서산갯벌 등 의존박수현 지사 “인류가 보전 할 세계 유산”이완섭 서산시장 “해양신산업 동력 창출” 천혜의 해양 생태 보고인 충남 가로림만 서산갯벌이 세계유산 반열에 올라섰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인류가 함께 보전해야 할 세계 유산’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국제 인지도 증대 등에 따른 국가해양생태공원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26일 충남도와 서산시에 따르면 전날 부산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로림만 서산갯벌이 전남광주 고흥·무안·여수 갯벌의 세계유산 확대 등재를 의결·선포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은 2021년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서남해안 일대 1284.11㎢)의 최초 등재에 이어 2단계로 확대됐다. 세계유산 등재 당시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자문 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평가를 토대로 2단계 확대·등재 등을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 세계유산위원회 권고에 따라 도와 시는 지난해 64.67㎢ 규모 가로림만 서산갯벌을 전남 여수·고흥·무안과 함께 한국의 갯벌 2단계로 등재를 신청했다. 서산갯벌은 생물 다양성과 이동성 조류종 먹이 공급 및 중간 기착지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으며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IUCN은 서산갯벌 등이 세계 최대 규모이자 가장 생산적인 갯벌 생태계 중 하나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 중심부에서 다양한 이동성 물새에게 중요한 먹이터와 번식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AAF를 따라 서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5000만 마리의 물새 가운데 상당수가 서산갯벌을 비롯한 서해안 연안 습지에 의존한다는 것이 IUCN의 설명이다. 서산갯벌에는 한국의 갯벌에 서식하는 216종의 조류 중 도요물떼새류 32종과 기타 물새류 59종 등 총 174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14종은 멸종위기 조류다.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IUCN 멸종취약종(VU)인 노랑부리백로는 전 세계 개체군의 5% 이상이 서식하는 세계 최대 서식지다. 서산갯벌은 이와 함께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 노랑발도요를 포함해 여러 조류 종의 전 세계 개체군 1%가 서식 중이다. 서산갯벌을 비롯한 가로림만에는 흰발농게와 대추귀고둥 등 법정 보호종을 비롯해 600여 종의 갯벌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의 국내 유일 내륙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도와 시는 서산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에 따라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은 2032년까지 1500억 원을 투입, 점박이물범(동물)과 감태(식물), 자갈톱(지형) 등의 해양 자원을 특화해 가로림만을 자연과 인간, 바다와 생명이 어우러진 명품 생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세계유산위원회에 참석한 박수현 지사는 “가로림만이 충남과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넘어 이제는 인류가 함께 보전해야 할 세계의 유산이 됐다”며 세계유산 등재를 환영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가로림만의 해양생태학적 가치를 온전히 보존해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서산갯벌을 포함한 서산·태안 가로림만은 세계 5대 갯벌인 서남해안 갯벌에 속하는 국내 최초·최대 해양생물 보호 구역으로 147.05㎢ 면적에 해안선 길이 162㎞, 갯벌 면적은 80㎢에 달한다. 해역에는 4개 유인도서와 48개 무인도서가 있다.
  • 8500만년 전 뱀은 땅이나 나무 위 아닌 땅속에 살았다 [사이언스 브런치]

    8500만년 전 뱀은 땅이나 나무 위 아닌 땅속에 살았다 [사이언스 브런치]

    구약성서에는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가 등장한다. 이들과 함께 또 하나의 존재가 있는데 바로 하와에게 금단의 열매를 먹게 유혹해 낙원을 쫓겨나게 만드는 뱀이다.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나 문학작품 속 묘사에서는 뱀은 나무나 땅 위를 기어다니는 것으로 묘사됐다. 그런데 초기 뱀은 땅 위가 아닌 두더지처럼 땅속에서 생활했을 것이라는 재미있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 LA 자연사 박물관, 독일 슈투트가르트 자연사박물관, 핀란드 헬싱키대 생명공학 연구소, 호주 오스트레일리안 국립대, 빅토리아 박물관, 브라질 상파울로대, 팜파 연방대, 아르헨티나 국립자연과학박물관, 칠레 포유류 초기 진화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브라질에서 새로 확인된 뱀 종이 계통선(stem line)에서 분기된 가장 오래된 뱀일 가능성이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7월 23일 자에 실렸다. 뱀의 기원과 초기 진화에 대해서는 진화생물학계에서 오랜 논쟁의 대상이었다. 학계에서는 뱀이 쥐라기 중기인 약 1억 6000만 년 무렵에 출현해 백악기에 다양하게 분화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뱀이 처음에 살았던 서식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다. 연구팀은 브라질 남동부 후기 백악기 지층에서 새로운 뱀 종을 발견하고 ‘타메타라 미림’이라는 학명을 붙였다. 이 표본은 3차원 형태의 머리뼈와 몸통이 잘 보존돼 있으며 브라질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관절이 연결된 뱀 화석이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마이크로 컴퓨터단층(CT) 촬영과 3차원 기하학적 형태측정학(3D GMM) 기술로 화석의 신경해부학적 세부 구조를 복원했다. 그 결과, 약 8500만 년에서 7500만 년 전 분기됐을 것으로 보이는 타메타라 미림은 두개골 형태상 굴을 파고 사는 동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뱀의 뇌 구조는 멸종된 고대 뱀이나 현존하는 뱀들과도 상당히 달랐는데 이는 초기 뱀 진화과정에서 뇌 해부학적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기 뱀의 진화는 기존에 인식했던 것처럼 단일하고 선형적 사건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훨씬 역동적이었다. 역동적 진화로 서식지 이용과 감각 생태학 측면에서 반복적 변화를 수반했으며 여러 계통이 다종다양한 생활 방식을 독립적으로 개척해 나간 생태적 역사의 산물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티아구스 시몽이스 프린스턴대 교수는 “기존에는 뱀의 초기 진화가 해양, 땅속, 지표면 중 어느 하나의 생태적 환경에서 단일하게 기원했다는 논쟁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초기 뱀의 진화가 단일하고 선형적 형태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폭염 날리는 시원한 생수 한 병…‘성동 샘물창고’ 운영

    폭염 날리는 시원한 생수 한 병…‘성동 샘물창고’ 운영

    서울 성동구는 ‘성동 샘물창고’를 오는 17일부터 본격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온열질환과 탈수 등 여름철 폭염 재난으로부터 구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성동 샘물창고는 공원과 하천변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장소에 냉장 생수를 비치한 생활밀착형 폭염 저감 시설이다. 올해는 오는 17일부터 8월 30일까지 운영하며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하루 두 차례씩 총 3200병의 냉장 생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응봉체육공원 ▲대현산배수지공원 입구 ▲마장동 청계천 생태학교 인근 ▲금호나들목 ▲옥수나들목 ▲성수 한신아파트 나들목 ▲용답역 2번 출구 ▲송정 제방길 9구역 등 주요 공원과 하천변 총 8곳이다. 특히 폭염이 가장 심한 시간대에 샘물창고 이용을 위해 외출하는 상황을 최소화하고자 올해는 오후 운영 시간을 기존보다 늦춘 오후 5시부터 생수를 배부한다. 또한 이용 편의를 높이고 안정적인 생수 제공을 위해 응봉체육공원, 금호나들목과 성수 한신아파트 나들목 등 3곳에서는 개인 인증 기능을 갖춘 자판기 형태의 샘물창고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1인 1병 생수 배부 방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샘물창고에는 동주민센터 자율방재단으로 구성된 관리자가 배치된다. 제공되는 생수는 무라벨 생수병을 사용해 환경 부담을 줄였으며 현장에는 별도의 분리배출 수거함도 함께 설치했다. 유보화 구청장은 “성동 샘물창고처럼 구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폭염 대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빈틈없는 현장 대응으로 모두가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한니발은 알프스 횡단 어떻게 했나…과학이 푼 2200년 미스터리 [달콤한 사이언스]

    한니발은 알프스 횡단 어떻게 했나…과학이 푼 2200년 미스터리 [달콤한 사이언스]

    1970~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완전정복’이라는 이름의 중학 자습서 표지에 그려진 나폴레옹의 그림을 기억할 것이다.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기 훨씬 전인 기원전 218년 카르타고의 한니발 군대는 로마군을 공격하기 위해 험준한 알프스를 넘었다. 그런데 한니발이 어느 알프스 고개를 넘었는가에 대한 질문은 2200년 동안 문헌학자와 고고학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생태학자와 생물학자들이 새로운 방법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놔 놀라움을 주고 있다. 독일 통합 생물다양성 연구센터, 프리드리히 실러 예나대 생명과학부, 영국 옥스퍼드대 생물학과, 케냐 나이로비 코끼리 보호센터 공동 연구팀은 생태학과 생리학적 방법을 통해 한니발은 병사와 코끼리의 에너지 소모가 가장 적은 ‘트라베르세트 고개’를 넘었을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7월 6일 자에 실렸다. 기원전 218년 한니발은 군사 4만 명, 말 7000마리, 전투 코끼리 37마리를 이끌고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본토를 공격해 로마의 허를 찌르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한니발의 알프스 횡단은 군사사(史)에서도 놀라운 위업으로 각국 사관학교에서는 전술학 수업에서도 중요하게 다룬다. 문제는 ‘한니발이 정확히 어느 고갯길로 알프스를 넘었는가’다. 이를 두고 고대 그리스 역사가 폴리비오스 이후 수많은 학자가 역사적, 물류적, 지형적 근거를 바탕으로 논쟁을 벌여왔다. 대략 두 개의 경로를 유력하게 보고 있는데 대다수 학자는 그 중 그르노블과 에통을 지나 콜 뒤 클라피에 고개를 넘어 수사를 통해 포 계곡에 이르는 길을 지지했다. 그런데 최근 문헌학과 지형변화학적 분석은 콜 드 그리몬과 갑을 지나 콜 드 라 트라베르세트 고개를 넘어 피안 델 레에서 포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을 지목했다. 이에 연구팀은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관점인 생물에너지학적 접근법을 적용했다. 알프스 횡단에 드는 에너지 요구량, 특히 전투 코끼리에 필요한 에너지에 초점을 맞춰 경로를 추정했다. 포에니 전쟁에서 한니발이 왜 코끼리를 투입했는지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로마군과 첫 전투에서 전술적 효과를 기대했을 수도 있으며 북이탈리아 지역에 사는 켈트족에게 위압감을 줘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논쟁 대부분은 문헌과 지질학적 고려에 치우쳐 정작 알프스를 넘은 사람과 동물의 생물학은 소홀히 다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니발 군대에 배속된 코끼리들의 몸무게는 최소 3t에 달해 기초대사 유지를 위해서만도 엄청난 식량을 먹어치웠다. 야생의 아프리카 코끼리는 평지를 걷기만 해도 하루 약 14시간을 먹이 활동에 쏟아야 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알프스를 넘기 위해서는 코끼리 사료를 짊어지고 가야 하는데 이런 에너지 비용의 증가는 식량 보급 문제, 피로 누적, 아사 위험이 겹쳐 병사와 동물 사망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비아 전투에서 전투 코끼리들이 투입돼 활약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한니발 군대와 코끼리가 알프스를 넘으며 겪었을 조건을 병사, 말, 코끼리 각각의 에너지 비용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재현했다. 연구팀이 직접 개발한 ‘R패키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형 고도 데이터와 동물 몸무게만 있으면 특정 지형에서 이동에 드는 에너지 비용을 지도 형태로 바꿔준다. 이렇게 만든 것이 ‘에너지 지형도’이다. 분석 결과, 이전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클라피에 고개보다는 트라베르세트 고개가 한니발 군대의 이동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라베르세트 고개는 한니발 군대의 총 에너지 비용이 5.42TJ(테라 줄)로 가장 짧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은 6.02TJ을 기록한 몽즈네브르 고개 경로, 그 다음은 6.28TJ로 나타난 클라피에 고개 경로, 가장 효율이 떨어지는 곳은 몽스니 고개를 넘는 경로로 6.456.28TJ로 확인됐다. 트라베르세트 경로와 비교할 때 몽즈네브르 고개, 클라피에 고개, 몽스니 고개를 경유하는 경로는 군대 전체를 기준으로 각각 11%, 16%, 19%의 에너지를 더 필요로 했다는 계산이 나왔다. 또 트라베르세트 경로에서 병사들은 횡단 중 체지방 보유량의 19%를 잃었겠지만 전투 코끼리들은 체지방의 4%만을 잃었을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병사들의 사망률은 높았지만 많은 코끼리가 알프스를 쉽게 건너 공격에 가담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프리츠 볼라트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케냐에 서식하는 아프리카 코끼리의 에너지학에서 얻은 통찰력을 적용한 것으로 이동 생태학이 어떻게 역사적 사건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 새로운 분석이 역사 해석의 모든 모호함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끼리를 데리고 험난한 알프스를 이동해야 하는 한니발이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 400년 전 화가는 어떻게 박쥐의 포식 습관 알았을까 [사이언스 브런치]

    400년 전 화가는 어떻게 박쥐의 포식 습관 알았을까 [사이언스 브런치]

    네덜란드와 플랑드르의 르네상스 대표 화가인 얀 브뤼헐은 1611년 유화 ‘공기’(Air)를 완성했다. 4원소설의 물, 불, 공기, 흙 중 공기를 표현한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 속 천문을 관장하는 우라니아가 혼천의를 든 채 어지러이 날아오르는 수많은 새들에 둘러싸여 있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각각 태양과 달의 전차를 모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화폭을 가득 메운 새들의 압도적인 다양성이다. 이 속에는 새들의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 박쥐가 참새를 물고 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기도 하다. 박쥐가 날아가는 새를 잡아먹는 장면은 작가의 상상력 정도로 생각됐는데 과학자들이 실제 박쥐의 포식 행동이라는 사실을 새로 발견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스페인 세비야 도냐나 생물학 연구소, 파블로 데 올라비데대 물리·화학·자연계학과 공동 연구팀은 유럽에서 가장 큰 박쥐인 큰멧박쥐(Nyctalus lasiopterus)가 밤하늘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작은 새를 비행 중에 잡아먹는다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400년 전 그림 속에 있던 박쥐의 포식 행동이 진짜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6월 3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브뤼헐의 ‘공기’를 분석한 결과 그림 속에는 60종이 넘는 새들이 등장하는데 유럽 토종 새가 40종, 이국적인 외래종이 14종, 나머지는 가축화된 종이라고 밝혔다. 브뤼헐은 하늘을 나는 포유류인 박쥐도 포함시켰는데 총 4마리가 그려져 있다. 토끼박쥐속, 애기박쥐과의 박쥐가 그려져 있는데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오른쪽 위에 그려진 박쥐였다. 짧고 넓으며 둥근 귀, 길고 가느다란 날개, 갈색에서 적갈색에 이르는 길고 균일한 털 등을 보면 큰멧박쥐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큰멧박쥐가 날아가는 중에 참새류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됐는데 날아가는 새를 포식하는 행동은 지금까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생체기록장치, 음향 및 이동 추적, 분자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큰멧박쥐는 공중에서 참새처럼 작은 새를 낚아챈 뒤 날고 있는 상태에서 새의 날개와 머리를 떼어내고 두 발과 꼬리막으로 먹이를 붙잡고 반복해서 물어뜯으며 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은 길게는 20분 정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뤼헐의 그림은 이 포식 행동의 초기 단계를 포착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 점의 그림이 화가가 실제 현장을 목격했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니지만 박쥐를 묘사한 특정성을 보면 관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림에 등장하는 여러 박쥐 중 큰멧박쥐만 새를 입에 문 모습으로 그려졌다는 것은 구체성을 가진다는 의미다. 큰멧박쥐는 17세기 브뤼헐의 고향인 벨기에와 네덜란드 일대에서는 관찰하기 어려웠다. 브뤼헐은 공기를 그리기 전에 이탈리아에 머문 적이 있는데 이탈리아에는 이 종(種)이 서식한다. 박쥐의 새 사냥은 주로 한밤중에 벌어지기는 하지만 큰멧박쥐의 가까운 친척뻘인 흔한멧박쥐가 중부 유럽에서 가을 이동철에 낮에도 활동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브뤼헐이 대낮에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를 이끈 페드로 로메로-비달 스페인 도냐나 생물학 연구소 박사(보전생물학·조류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료나 예술작품 등 비정형 자료가 생태학적 통찰의 보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브뤼헐의 공기처럼 수많은 예술 작품 속에서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자연과학의 비밀들이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만큼 미술관과 박물관 소장품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인간만 출산이 고통스럽다고? 80년 정설 뒤집혔다 [사이언스 브런치]

    인간만 출산이 고통스럽다고? 80년 정설 뒤집혔다 [사이언스 브런치]

    통증은 개인의 주관적 영역에 속하기는 하지만 출산의 고통(산통)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심한 것 중 하나라고 알려졌다. 1940년대 영장류의 머리-골반 비율을 처음 비교 연구한 영장류학자 아돌프 슐츠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표준 측정법을 다른 동물들에게도 적용한 결과 비인간 대형유인원의 산도 입구는 신생아 크기에 비해 넓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부학, 조산학, 산과학 교과서에 관련 내용이 실리면서 ‘인간 출산이 유독 어렵고 고통스럽다’는 통념을 굳혔다. 그런데 80년 만에 이런 인간 중심적 착시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런던대(UCL) 인류학과, 서섹스대 생태·진화학과, 스위스 취리히대 진화의학 연구소, 스페인 바르셀로나자치대 카탈로니아 고생물학연구소,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병원 구강악·안면학과, 일본 교토대 인간행동 진화기원 연구소, 미국 슬리퍼리록대 보건·재활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산도와 아기 머리 사이의 빡빡한 맞물림은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라 다람쥐원숭이나 갈라고 같은 다른 여러 영장류에서도 인간과 비슷하거나 산도가 더 좁아 출산의 고통이 극심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출산에 따르는 해부학적 제약은 인간만이 아니라 영장류 전체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 6월 30일 자에 실렸다. 직립보행 탓도, 큰 뇌 탓도 아니다몸집이 출산 어려움 결정한다인간의 출산은 영장류 가운데 유독 힘든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 ‘산과적 딜레마’ 가설이다. 두 발로 걷기 위한 적응과 점점 커지는 뇌 사이에서 일종의 진화적 맞교환으로 인해 인간의 출산이 유독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비(非)인간 영장류에서도 난산, 분만 합병증, 사산이 보고돼 ‘다른 영장류의 출산은 상대적으로 쉽다’는 가정에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다. 더군다나 인간의 골반과 신생아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측정 방식을 그대로 다른 종에 적용하는 ‘인간 중심적’ 잣대가 비인간 영장류의 출산 제약을 실제보다 작게 평가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신생아 머리 크기와 어미 골반 안에 실제로 비어 있는 공간 사이의 관계인 ‘두골반 맞물림’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영장류 29종, 성체 암컷 표본 130개체를 대상으로 골반 입구와 신생아 두개골 치수를 담은 종 특이적 3차원 데이터를 확보해 연구했다. 그 결과, 비인간 영장류의 골반 입구는 인간 기준의 전통적 측정값에 근거한 기존 추정치보다 평균 11%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줄무늬밤원숭이, 양털원숭이 등 일부 종에서는 최대 18%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인원 중에서는 인간이 가장 빡빡한 맞물림을 보였다. 반면 고릴라나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의 신생아 머리는 상대적으로 더 여유 있는 공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람쥐원숭이가 인간보다 더 난산인간 출산의 ‘특별함’은 측정 오류가장 빡빡한 두골반 맞물림은 갈라고, 타마린, 다람쥐원숭이처럼 몸집이 작은 영장류에서 나타났다. 이들 종에서는 아기의 머리가 어미의 골반 입구보다 더 컸는데 이는 출산이 골반과 연조직의 유연성 같은 적응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좁은 산도로 인한 출산의 어려움이 태아의 머리 방향, 골반 인대의 이완, 신생아 머리의 유연성 같은 적응에 의해 부분적으로 상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리아 베티 UCL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출산에 따르는 제약이 영장류 전체에 걸쳐 여러 경로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며 “나무 위 생활을 하는 영장류들은 인간 출산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거론되어 온 ‘상대적으로 큰 뇌’나 ‘직립보행’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산과적 딜레마 가설이 오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 인천나우 5·6월호엔…바다·갯벌·습지·섬 자연환경 조명

    인천나우 5·6월호엔…바다·갯벌·습지·섬 자연환경 조명

    인천시는 인천의 주요 정책과 도시 매력을 해외에 알리는 영문 소식지 ‘인천나우’(Incheon Now) 5·6월호(Vol.99)를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호는 ‘인천의 자연환경과 연결되다’(Connecting with Incheon‘s Natural Environment)를 주제로 인천의 생태·환경 자산과 지속가능한 도시 가치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바다와 갯벌, 습지, 섬, 하천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조명하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 인천의 모습을 담아냈다. 주요 콘텐츠로는 환경교육도시 재지정 소식과 함께 환경교육센터, 저어새생태학습관 등 시민 참여형 환경교육 공간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생태 보전과 환경교육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인천의 노력을 전달했다. 해양안전 분야에서는 인천해양경찰서 구조대를 조명했다. 해양사고 대응과 수난 구조, 갯벌 고립사고 구조 활동 등을 소개하며 해양도시 인천의 안전 시스템을 부각했다. 또 신호철 인천국제공항의료센터 원장 인터뷰를 통해 공항 이용객과 외국인 환자, 상주 직원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항 의료의 역할을 소개하며 글로벌 관문도시 인천의 의료 인프라를 알렸다. 교육·문화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학생들이 직접 인천의 역사·문화 공간을 탐방하며 제작한 매거진 프로젝트와 유학생이 바라본 인천 생활기, K-컬처와 미디어 환경 변화를 다룬 문화 칼럼 등이 수록됐다. 관광 코너에서는 수봉공원 스카이워크와 송도역사공원을 중심으로 인천 공원의 이색 명소를 소개하며 외국인 독자들에게 도심 속 휴식과 역사적 매력을 전했다. 시는 이번 호 발간을 기념해 오는 7월 17일까지 ‘다른 그림 찾기’와 구독자 리뷰 이벤트를 진행한다. 시민과 외국인 누구나 무료로 구독할 수 있으며, 인쇄본과 뉴스레터 형태로 제공된다. 시는 2010년 창간된 인천나우를 통해 재외공관, 국제기구, 외국기업, 해외 독자들에게 인천의 정책과 문화, 관광 정보를 영어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스티비 어워드가 주관한 ‘2025 국제비즈니스대상’(IBA)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시 관계자는 “이번 호는 인천의 자연환경과 해양안전, 공항의료, 글로벌 교육·문화 콘텐츠를 폭넓게 담아 지속가능하고 열린 도시 인천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며 “앞으로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인천의 도시 매력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 [책꽂이]

    [책꽂이]

    히스토리아 비테이(최재천 지음, 지식서재) 세계적인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지구 탄생부터 호모 사피엔스 출현까지, 다양한 생명체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진화론적으로 살펴보며 생존의 지혜를 밝힌다. 책 제목 ‘히스토리아 비테이’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생명의 역사를 과거, 현재, 미래와의 관계 속에서 조명해 지혜를 얻는다’는 뜻이다. 지구 생명체들의 역사를 돌아보며 팬데믹, 기후 변화, 인공지능(AI) 등 인류가 맞닥뜨린 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는다. 328쪽, 2만 4000원. 노동력과 함께, 사람이 온다(마티아스 테스파예 지음, 김규빈 옮김) ‘반이민’ 역풍으로 고생하고 있는 영국 등 많은 유럽 국가들이 덴마크의 이민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뭘까. 덴마크 법무부 장관을 거쳐 2022년부터 교육부 장관을 맡고 있는 저자는 무분별한 이민 정책이 노동자와 일반 국민의 저항을 받는 일을 직접 목격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민자를 향한 무조건적인 ‘관용’이 아닌 ‘감당 가능한 이민과 강력한 사회 통합’이 최악의 사회 분열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520쪽, 3만 5000원. 돈 때문에 불안하다는 착각(다우치 마나부 지음, 김정환 옮김, 부키) 코스피는 매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소셜미디어(SNS)에는 얼마를 벌어 은퇴했다는 계좌 인증이 넘쳐난다. 모든 사람이 ‘돈의 숫자’에 집착한다. 돈이 모든 이슈를 눌러버리는 시대다. 책은 돈 때문에 불안한 것은 착각이라고 설명한다.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가격이 비싼 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골드만삭스에서 16년간 일했던 저자는 이를 ‘가격의 저주’라 칭하며, 타인의 평가인 가격보다 자신의 만족감인 ‘가치’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272쪽, 2만원. 인상파 in 도쿄(전원경 지음, 세종서적)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을 보려면 뉴욕이나 파리에 가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일본의 도쿄라는 도시에서 인상파를 새롭게 발견하는 여정을 제시한다. 국립서양미술관, 아티존 미술관, 폴라 미술관, 도쿄 후지 미술관, 솜포 미술관 등 도쿄 미술관들을 직접 탐방하며 확인한 인상파 작품들을 미술사의 흐름과 함께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왜 이 작품들이 도쿄에 있는지, 그 이면에 어떤 역사적·문화적 맥락이 작용했는지까지 짚어낸다. 360쪽, 2만 3000원.
  • 동물원 출생 큰고니, 야생 무리 합류해 부산~러시아 왕복 비행 성공

    동물원 출생 큰고니, 야생 무리 합류해 부산~러시아 왕복 비행 성공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천연기념물) 여름이가 야생 무리에 합류해 한국~러시아 왕복 비행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센터는 ‘여름이’가 지난해 러시아 번식지로 떠났다가 겨울을 나기 위해 부산으로 돌아왔으며, 최근 다시 번식기를 맞아 러시아로 북상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전했다. ‘여름이’는 2023년 5월 용인에버랜드에서 부화한 개체로 같은 해 10월 부산 을숙도 물새류 대체서식지로 이동해 체계적인 야생 적응 훈련을 받았다. 2025년 봄, 등에 부착된 위치 확인 장치(GPS) 정보를 통해 여름이가 울산과 북한을 거쳐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연해주)까지 2천300km의 하늘길을 날아간 사실이 확인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에서 번식기를 보낸 여름이는 가을이 되자, 2025년 10월 경북 영덕, 경산시 인근으로 내려와 겨울을 보내고, 2026년 3월 다소 늦게 자신이 적응 훈련을 받았던 부산 을숙도 물새류 대체서식지를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온 것이다. 여름이는 한 달 넘게 주로 을숙도 물새류 대체서식지와 인근에서 먹이를 섭취하며 머물다가 1년 전과 유사하게 2026년 4월 러시아로 떠난 기록이 뒤늦게 확인되었고, 최근 위치추적 결과 1년 전에 머물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프리모르스키에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류 전문가들은 인공 포육 개체가 생존한 것을 넘어, 야생의 복잡한 이주 본능을 완벽히 회복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생태학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 고흥·무안·서산·여수 등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된다

    고흥·무안·서산·여수 등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된다

    멸종 위기종 및 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이자, 지구 생성 과정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지질학적 특징과 독특한 생물생태학적 군집 진화의 장소라는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다.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의 자연유산 분야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한국의 갯벌 2단계’(Getbol, Korean Tidal Flats PhaseⅡ)의 세계유산 확대 등재를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나뉘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와 IUCN에서 각국이 신청한 후보 유산을 심사한다. 이들 자문기구는 ‘등재’·‘보류’·‘반려’·‘등재 불가’ 등의 권고안 가운데 하나를 택해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한다.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 이번에 등재 권고를 받은 ‘한국의 갯벌 2단계’는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의 갯벌은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생물 2000여종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동아시아∼대양주를 잇는 철새 이동 경로의 중간 기착지이자 대체 불가능한 철새 서식지 보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확대 등재에 도전하는 곳은 충남 서산과 전남 고흥·무안·여수 갯벌이다. 기존에 등재된 서천 갯벌과 전북 고창 갯벌, 보성·순천 갯벌도 물새의 이동 범위와 서식 공간을 포괄하도록 완충 구역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IUCN은 “‘한국의 갯벌 2단계’가 세계유산의 등재 기준, 즉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 보전의 중요성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IUCN은 신청 내용을 토대로 기존의 세계유산 경계를 대폭 수정하는 ‘중대한 경계 변경’을 승인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했다. 2단계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갯벌’은 △보성-순천-여수-고흥 갯벌 △신안-무안 탄도만 갯벌 △무안 함해만 갯벌 △고창 갯벌 △서천 갯벌 △서산 갯벌 등 총 6곳으로 구성돼 서남해안 갯벌을 아우를 전망이다. 현재 한국은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반구천의 암각화’를 대표목록에 올렸다. 내년에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한양의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이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 공룡 사라진 뒤 유럽 누빈 거대 소 발견 [사이언스 브런치]

    공룡 사라진 뒤 유럽 누빈 거대 소 발견 [사이언스 브런치]

    들소, 물소, 소는 전 세계 생태계와 인류의 농경사(史)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물이다. 그런데 잘 보존된 초기 화석이 드물어 이런 소과(科) 동물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가장 가까운 친족 집단과는 어떤 관계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라이프니츠 진화·생물다양성 과학 연구소 산하 자연사박물관,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 카탈루냐 인류 고생태학 및 사회 진화 연구소, 로비라 이 비르길리대, 이탈리아 피렌체대 지구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약 440만 년 전 형성된 스페인 북동부의 ‘캄 델스 니노츠’ 화석 산지에서 발굴한 거의 완전한 골격의 소과 동물 화석을 분석한 결과 500㎏에 이르는 거대한 소과에 속하는 동물이 유럽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6월 4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최소 14개체에 이르는 방대한 화석을 검토한 결과, ‘파라보스 티그네레시’라는 종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플라이오세 초기 유럽에 살았던 물소를 닮은 다섯 종(種) 중 하나로 그동안은 ‘알레피스’라는 다른 속(屬)에 분류돼 있었다. 1991년 프랑스 바오 유적에서 발굴한 화석 일부를 토대로 연구해 ‘알레피스 티그네레시’로 이름 붙여졌지만 이번에 잘 보존된 화석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파라보스’의 특징을 더 많이 공유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재분류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팀은 뿔심의 크기와 단면 형태, 위·아래 어금니와 작은 어금니 비율, 뒤통수뼈와 바닥뒤통수뼈 형태, 팔다리뼈 비율 등을 측정해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에 서식했던 소과 동물과 정밀 비교했다. 그 결과 티그네레시 뿔은 앞쪽에 뚜렷한 용골(모서리 능선) 하나와 뒤쪽에 약한 용골 둘을 지닌 삼각형 단면을 보였다. 이는 곧고 매끄러운 뿔을 가진 원시적인 ‘파라보스 코르디에리’와 조금 더 진화해 나선형으로 꼬이고 깊은 골이 팬 뿔을 가진 ‘알레피스 리릭스’의 중간 형태라는 설명이다. 이빨도 알레피스처럼 크고 기저 기둥이 발달해 있어 파라보스 코르디에리와는 구별됐다. 연구팀은 이런 중간적 특징을 근거로 소족의 줄기 집단에서 갈라져 나온 한 계통이거나 마이오세의 트라고포르타키니가 늦게까지 살아남아 소족과 비슷한 모습으로 수렴 진화한 계통일 수 있다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트라고포르타키니는 신생대 마이오세 후기에 처음 등장해 플라이오세 초기까지 번성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소과 동물이다. 연구팀이 치아와 골격 11개 변수로 추정한 파라보스 티그네레시의 평균 몸무게는 419±31㎏. 가장 무거운 개체는 약 480㎏, 가장 가벼운 개체는 약 378㎏이었다. 그러나 현생 소과 동물과는 달리 암수의 몸집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400만 년 전을 전후한 유럽에서 몸무게 400㎏을 넘는 대형 소과 동물이 여러 계통에서 동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파라보스 티그네레시, 알레피스 리릭스(약 421㎏), 그레베노보스 안티쿠스(약 398㎏) 등이 대표적이고 이 흐름은 플라이스토세 렙토보스를 거쳐 최초의 들소로 이어졌다. 대형화의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지만 연구진은 유라시아 대륙을 장기간 지배한 한랭·건조화 추세가 식생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레오나르도 소벨리 라이프니츠 자연사박물관 박사는 “캄 델스 니노츠의 소과 화석들은 유럽 플라이오세 화석 가운데 가장 정교한 것으로 그 덕분에 유럽 대륙에 처음 출현한 대형 소과 동물의 모습을 한층 잘 이해하게 됐다”며 “이번 연구는 유럽 플라이오세 초기를 ‘대형 소과 동물의 시대’가 열린 출발점으로 지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경이감 느껴봐야 ‘과포자’ 사라진다

    경이감 느껴봐야 ‘과포자’ 사라진다

    일반인이 학자와 데이터 수집·분석생태학 넘어 천문학·뇌과학 등 확장1회 경험도 과학 소속감·정체성 높여교육 현장서 활용 땐 큰 효과 기대 서점에는 다양한 교양 과학책이 많이 나와 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는 수학 공부를 포기하는 ‘수포자’만큼이나 과학 공부에 손을 놓는 ‘과포자’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는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가 크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뉴욕공과대, 일리노이 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일식이나 월식처럼 경이감을 불러일으키는 자연 현상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시민 과학(Citizen Science)’ 활동이 과학을 더 가깝게 느끼고 흥미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 생태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피플 앤 네이처’ 5월 27일 자에 실렸다. 시민 과학은 일반인이 전문 연구자들과 함께 과학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자발적·협력적 연구 방식이다. 과거에는 주로 동식물 분포를 관찰하는 생태학 분야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천문학, 뇌과학, 기상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이처럼 시민 과학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현대 과학이 다뤄야 할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민 과학 활동이 과학에 대해 친밀감을 높인다는 것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과학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24년 북미 전역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당일에 동물들의 행동을 기록하는 자체 시민 과학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여기에 자원한 8~80세 일반인 남녀 528명을 관찰 조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일식 관찰로 느낀 경이감의 정도, 과학 소속감, 동물 행동 관찰 후 과학 정체성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도 했다. 과학 소속감은 과학 관련 활동에 참여할 때 자신이 그 세계에 속한다고 느끼는 정도이며 과학 정체성은 개인이 과학을 자기 정체성의 일부로 여기는 정도를 의미한다. 과학 소속감과 정체성은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핵심 요소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연구 활동에 참여한 일반인 모두 과학 정체성과 소속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이감이 커질수록 과학 정체성과 소속감도 정비례해 증가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단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과학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느낌과 과학 활동에서의 소속감, 연구자들에 대한 일체감 등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과학 활동을 직접 해 보면서 경이로움을 느껴 보는 것이 사람들을 과학과 더 깊이 연결시킨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과학 정체성과 소속감의 변화는 정규 교육이나 정기적이고 장기적인 참여 없이도 가능하다. 경이감은 일식 같은 큰 과학적 이벤트나 멀리 야외로 나가지 않고 집 주변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체험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카렌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는 “시민 과학은 과학자들만으로 불가능했을 수많은 발견을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참여자들의 과학 지식의 외연을 넓히고 과학에 대한 관심도를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 “사라지는 습지를 지킨다”… ‘물찻오름’ 제주도 제1호 습지보호지역 지정

    “사라지는 습지를 지킨다”… ‘물찻오름’ 제주도 제1호 습지보호지역 지정

    “사라지는 산지습지를 지킨다.” 제주 사려니숲길 안에 숨겨진 산지습지인 물찻오름습지가 제주도 첫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가 심화하는 가운데 생물다양성과 원형 보전 가치가 높은 산지습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제주도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숲길 내 물찻오름습지를 제주도 제1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2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행정예고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지정 대상은 습지보호지역 8489㎡와 주변관리지역 31만 6058㎡를 포함한 총 32만 4547㎡ 규모다. 제주에 람사르습지 5곳이 존재하지만, 제주도지사가 직접 지정·관리하는 습지보호지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찻오름습지는 오름 분화구 내부에 형성된 드문 산지습지다. 화산섬 제주 특유의 생태환경을 간직한 곳으로, 식물 187종과 동물 44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습지 원형도 비교적 온전히 유지돼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매와 새호리기, 긴꼬리딱새 등의 주요 서식지로 확인되면서 보전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습지는 탄소 저장과 수자원 순환, 생물 서식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생태계로, 최근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물찻오름은 2008년부터 18년간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돼 일반인 출입이 제한돼 왔다. 다만 사려니숲길 축제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되며 탐방이 허용됐다. 도 관계자는 “이번 보호지역 지정이 단순한 출입 제한을 넘어 훼손 우려가 커지는 산지습지를 장기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습지 훼손 정도와 생태 변화 등을 분석해 탐방 인원과 개방 시기, 탐방 구간 등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정기적인 생태 모니터링과 함께 ‘물찻오름습지 보전계획’을 수립해 보호체계를 구축한다. 보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면서도 환경교육과 생태관광 등 지속가능한 활용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임홍철 도 기후환경국장은 “이번 지정은 제주의 우수한 내륙습지를 미래세대에 물려주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물찻오름습지가 지닌 생태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시골 쥐보다 대담한 도시 쥐… 과학이 풀어낸 이솝우화[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시골 쥐보다 대담한 도시 쥐… 과학이 풀어낸 이솝우화[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도시 쥐와 시골 쥐’라는 이솝우화 기억나시나요. 도시 쥐가 “화려하고 맛있는 음식이 뭔지 보여주겠다”며 시골 쥐를 도시로 초대해 진수성찬이 가득한 곳으로 이끕니다. 시골 쥐가 감탄하며 음식을 먹으려던 순간 문이 열리고 고양이와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두 쥐는 혼비백산해 도망칩니다. 소동이 가라앉고 도시 쥐가 다시 먹으러 나가자고 권하지만 시골 쥐는 “맛없는 음식이라도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시골이 좋다”며 도시를 떠납니다. 우화가 주는 교훈은 행복의 상대적인 기준, 분수에 맞는 삶, 안전한 소박함과 위험한 풍요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우화의 다른 측면인 “도시 쥐는 왜 위험 요소 가득한 도시를 떠나지 않을까”에 주목했습니다. 프랑스 몽펠리에대 기능적 진화생태학 연구센터, 몽펠리에 진화과학 연구소, 미국 노스다코타 주립대, 오리건 루이스앤클라크대 공동 연구팀은 도시에 사는 야생동물들이 시골에 사는 같은 종의 개체들보다 더 대담하고 공격적이며 탐험적이고 활동적이라고 20일 밝혔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연구 결과는 영국 생태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동물 생태학 저널’ 5월 19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28개국의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곤충 등 다양한 야생동물 집단 133종을 조사한 논문 80편을 메타분석했습니다. 특히 도시에 서식하는 개체군과 비도시 지역에 서식하는 개체군의 행동이 어떻게 다른지를 세계 단위로 비교 분석했습니다. 도시 동물의 행동 변화에 대한 종(種)간 비교 연구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같은 종 안에서 거주 환경에 따른 행동의 차이를 전 세계 규모로 정량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분석 결과, 도시에 사는 개체군은 시골 거주 개체군보다 대담성과 공격성, 탐험성, 활동성이 모두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경향성은 특히 조류에서 가장 뚜렷하게 관찰됐습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가속하면서 서식지가 줄어들자 동물들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트레이시 버크하트 미국 루이스앤클라크대 교수는 “동물들이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다면 특정 지역에서는 사람과 야생동물이 마주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며 “동물들이 대담해질수록 인수공통감염병 전파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 공룡 엄마도 이유식 줬다? 새끼 공룡 먹인 어미 공룡의 증거 포착 [다이노+]

    공룡 엄마도 이유식 줬다? 새끼 공룡 먹인 어미 공룡의 증거 포착 [다이노+]

    1978년 미국 몬태나주에서 발견된 마이아사우라 피블레소룸(Maiasaura peeblesorum)은 가장 크고 무서운 공룡은 아니었지만, 공룡에 대한 인식을 크게 변화시킨 놀라운 공룡이었다. 속명은 라틴어로 ‘좋은 어머니 도마뱀’이라는 뜻인데, 새끼를 돌봤던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이아사우라는 몸길이 9m에 몸무게 최대 4t 정도의 초식공룡으로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평범한 공룡이다. 이 공룡이 평범해 보이는 초식공룡이지만, 특별한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새끼와 둥지 화석이 대량으로 발견된 덕분이다. 이를 연구한 고생물학자 잭 호너와 밥 마켈라는 알에서 깨어난 새끼의 다리 발육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바로 먹이를 찾아 이동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럼에도 새끼의 이빨에는 마모 흔적이 있었는데, 이는 누군가 먹이를 가져다주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당연히 가장 가능성 있는 설명은 어미가 먹이를 가져와 새끼를 먹였다는 것이었다. 이는 공룡이 현재의 파충류처럼 새끼를 대개 돌보지 않았고 새끼들은 태어나면 바로 스스로 먹이를 찾아 먹을 수 있었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집는 결과였다. 이는 공룡이 사실은 현생 조류와 비슷하게 새끼를 돌봤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 연구로 공룡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과학자들은 그 이후로도 마이아사우라의 새끼 돌봄에 대해 연구해왔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진화·생태·생물학 부교수인 존 헌터와 동료들은 마이아사우라 새끼와 어미의 이빨 마모 상태를 비교해 이를 더 자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어린 마이아사우라의 이빨은 분쇄 마모가 훨씬 더 많이 나타난 반면, 성체는 절단 마모가 더 많이 나타났다. 어린 마이아사우라는 과일처럼 영양가가 높고 섬유질이 적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부모들은 섬유질이 많고 질긴 식물성 부위를 더 많이 섭취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렇게 좋은 먹이만 먹었다는 것은 어미의 돌봄 없이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 결과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공룡 부모가 새끼와 완전히 다른 먹이를 섭취하는 대신, 새끼에게 일부 소화된 먹이를 다시 토해내 먹였을 가능성이다. 이는 오늘날 새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으로 먹이를 구하기 쉬울 뿐 아니라 새끼가 쉽게 소화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새끼가 빠르게 성장할수록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생존 전략이다. 물론 이빨 마모 흔적만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번 연구는 현생 조류와 공룡의 연관성을 다시 보여주고, 공룡도 이유식을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저널 고지리학, 고기후학, 고생태학(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 ‘풍부한 먹이·따뜻한 날씨’… 철새 12만여 마리 울산서 ‘월동’

    ‘풍부한 먹이·따뜻한 날씨’… 철새 12만여 마리 울산서 ‘월동’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과 동천, 회야강이 겨울 철새들의 거대한 보금자리로 자리를 잡았다. 울산시는 지난 겨울(11월 1일~3월 31일) 동안 울산을 찾은 겨울 철새를 조사한 결과, 총 111종 12만 1733마리가 관찰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전년 102종 8만 9166마리 대비 9종 3만 2567마리(36.5%)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댕기흰죽지, 원앙, 물닭 등이 크게 늘었고 가창오리, 검둥오리사촌, 상모솔새, 댕기물떼새 등이 새롭게 확인됐다. 울산의 대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는 지난 2월 21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1만 4119마리가 관찰됐다. 시는 이번 조사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카운팅 프로그램을 도입해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한 표준 생태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는 “일본과 제주도 등 남방 개체군이 북상하기 전 울산 대숲으로 합류하면서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며 “이는 태화강 대숲의 생태적 수용력이 매우 높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법적 보호종의 방문도 잇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인 검독수리, 참수리, 흰꼬리수리를 비롯해 Ⅱ급인 흑두루미, 수리부엉이 등 총 15종이 확인됐다. 다운동 삼호섬 일대에서는 독수리가 최대 200마리까지 무리를 지어 날아오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 내가 변한 게 없다고? 실러캔스 진화를 보여준 잃어버린 고리 찾았다 [다이노+]

    내가 변한 게 없다고? 실러캔스 진화를 보여준 잃어버린 고리 찾았다 [다이노+]

    실러캔스는 고생대 데본기 무렵인 3억 7500만년 전 등장해 공룡보다 먼저 7500만년 정도 사라진 고대 어류로 생각됐다. 이들은 단단한 뼈가 있는 물고기 가운데 육기어류에 속하는데, 팔다리 같은 지느러미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육기어류는 현생 사지동물의 조상으로 그 후손들은 육지에서 크게 번성했으나 바다에서 물고기 형태를 유지한 사촌인 실러캔스는 결국 멸종해 사라졌다. 사지류의 후손들이 다시 바다로 돌아와 고래나 물개 같은 다양한 해양 동물이 된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1938년 남아프리카 근해에서 살아있는 실러캔스가 잡히면서 아쉬움은 놀라움으로 바뀌게 된다. 이후 과학자들은 서인도양실러캔스와 인도네시아실러캔스 두 종의 실러캔스가 깊은 바닷속에서 인간의 눈을 피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동시에 이들의 독특한 생태와 적응 능력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아직 실러캔스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남아 있다. 실러캔스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몇 억 년 동안 변화가 없는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것이다. 실러캔스는 3억 6000만년 전 표본이나 현생종이나 형태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해서 이런 명칭이 생겼지만, 사실 내부 구조나 생태학적 지위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예를 들어 실러캔스는 과거 얕은 물을 포함해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살았는데, 언젠가부터 심해 환경에 적응한 생물이 됐다. 하지만 왜 그렇게 됐는지를 알려줄 화석은 최근까지 발견되지 않아 실러캔스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로 남아 있었다. 포츠머스 대학의 대학원생이었던 잭 노턴과 지도 교수인 새뮤얼 쿠퍼는 150년 동안 런던 자연사 박물관 창고에 잠자고 있던 미스터리 물고기 화석이 바로 이 공백을 메꿔줄 실러캔스 화석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화석의 정체를 알기 위해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그 내부 구조를 정확히 확인했다. 그 결과 백악기 중기(약 1억 1000만 년 전~1억 년 전)의 실러캔스 화석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화석에 ‘마크로포마 곰베사’(Macropoma gombessae)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마다가스카르 공동체와 코모로 제도의 어부들이 살아있는 실러캔스를 부르던 전통적인 이름인 “곰베사(Gombessa)”에서 유래했다. “먹을 수 없는 물고기” 또는 “가치 없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과학적 중요성이 알려지기 전까지 이 화석과 실러캔스의 지위를 상징한다. 이번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실러캔스가 현재처럼 심해형 물고기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크로포마는 원시적인 실러캔스와 현대 실러캔스 사이의 신체 구조적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특히 두개골 구조와 지느러미의 위치가 현대 실러캔스(Latimeria)와 매우 비슷해져 심해 생활에 적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개골 구조만큼 중요한 변화는 바로 폐의 퇴화다. 고생대와 중생대 초 실러캔스는 얕은 바다나 담수에 살며 공기 호흡을 돕는 ‘기능적인 폐’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이 폐어나 혹은 현재 사지동물의 친척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특징이다. 하지만 심해 생활에 적응하면서 폐가 퇴화하고 그 자리에 지방이 가득 찬 기관이 발달했다. 심해의 높은 수압 환경에서는 공기가 든 폐보다 지방을 이용한 부력 조절이 훨씬 효율적이다. 따라서 백악기 중기 이후 실러캔스류가 얕은 바다를 떠나 심해 생활에 적응하면서 폐가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백악기 중반 실러캔스가 심해 생활에 적응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모사사우루스 같은 새로운 포식자의 압력이나 민첩하고 빠른 조기어류(현생 어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고기)와의 경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심해 환경에 적응한 것은 실러캔스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변화가 적은 심해 환경에 적응한 덕분에 6600만 년 전 대멸종에서 무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멸종 시기 갑자기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먹이가 줄어든 것은 본래 그런 환경에서 살았던 실러캔스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인간이 찾기 힘든 어려운 깊은 바다에 살다 보니 멸종되었다는 오해를 받았을 뿐이다. 멸종했다는 오해를 푼 후에도 실러캔스는 수억 년간 거의 변하지 않는 생물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렇게 환경에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적응한 탓에 오히려 멸종을 피한 경우에 속한다. 이번 연구는 실러캔스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라도 풀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돌 드릴로 치과 치료한 네안데르탈인[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돌 드릴로 치과 치료한 네안데르탈인[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충치로 인한 통증(치통)은 출산으로 인한 산통, 요로결석 통증과 함께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악의 3대 고통이라고 합니다.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조상들은 치통을 어떻게 견뎌냈을까요. 그냥 참았을까요, 아니면 나름대로 치료법이 있었을까요. 러시아 표트르대제 인류학·민족지학 박물관, 국립 고고학·인류학 연구소, 국립 물질 문명사 연구소, 무기화학 연구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미국 애리조나대, 우즈베키스탄 중앙아시아 석기시대 고고학·고생태학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들도 충치나 치아 손상 부위를 확인하고 소형 석기로 치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5월 14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러시아 차기르스카야 동굴에서 발굴한 약 5만 9000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어금니에서 치아 내부 공간인 치수강 깊숙이 이어지는 구멍을 발견했습니다. 치아 옆쪽에서는 이쑤시개를 사용한 흔적도 발견했는데 이 두 가지 흔적은 네안데르탈인이 치과 치료를 한 증거라고 연구팀은 추정했습니다. 연구팀은 현대인의 치아를 이용해 돌 도구로 구멍을 뚫는 드릴링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차기르스카야 동굴에서 발견된 어금니와 같은 형태의 구멍과 동일한 미세 홈 패턴이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마취 기술이 없었던 당시 돌로 만든 미세 드릴을 이용한 이런 치과 치료는 엄청난 고통이 있었겠지만 문제가 된 치아 부위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치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통증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 방법을 결정하며 효율적 시술에 필요한 손재주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한편 통증 완화를 위해 고통스러운 치료를 감내할 능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알리사 주보바 러시아 표트르대제 인류학·민속학 박물관 박사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이외의 종에서 치아 치료 흔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사례보다 4만 년 이상 앞선 기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보바 박사는 “마이크로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에서도 충치와 이를 치료한 흔적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고대인들도 원시적이지만 치과 관련 지식과 치료 기술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