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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뜯어보기] 올해 한국 과학계는 무얼 연구할까?

    [뉴스뜯어보기] 올해 한국 과학계는 무얼 연구할까?

    2016년 세계 과학계는 연초부터 숨가쁘게 움직였다. 2월 말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예측했던 중력파의 존재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시작으로 3월에는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천재 이세돌 9단의 대결, 하반기에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골디락스 행성 ‘프록시마b’의 발견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과학계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 5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과학기술 50주년’이라는 모토로 다채로운 과학기술 관련 행사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복잡한 정국 상황 때문에 기억에 남는 행사는 없다. 그렇지만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는 어느 기관처럼 항상 그렇듯이 연구자들은 사회의 스포트라이트와 상관없이 지금 이시간에도 묵묵히 연구현장을 지키고 있다. 올해 국내 과학계에서 선보일 새로운 연구성과는 무엇들이 있을까. ● “숨만 쉬어봐, 어떤 질병인지 알려줄께” 질병진단 정밀호흡센서 등장 현재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폐암, 폐결핵 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을 채취하거나 조직 검사, 컴퓨터 단층촬영(CT) 같은 영상 진단 등 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환자는 시간 및 비용 부담이 크다. 음주측정기처럼 간단하게 숨쉬는 것만으로도 각종 질환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실제로 사람이 숨을 쉬면서 내뱉는 호흡 속에는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질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아세톤은 당뇨, 톨루엔은 폐암, 황화수소는 구취 등과 연관돼 있다. 현재도 호흡 속 가스를 분석하는 장비가 있지만 크기가 커서 휴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혈액검사에 비해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올해 안에 국내 연구진이 호흡만으로도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초소형 센서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 센서는 음주측정기처럼 가벼울 뿐만 아니라 혈액 검사만큼 정확하다. 이 센서는 기체분자 1000만개 중 1개를 인식하는 ppb 수준의 유기 화합물 가스를 검출할 수 있다. 나노 촉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휴대가 편리한 것은 물론 무선통신 시스템과 연결해 스마트폰과 연동돼 원격진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원격진료와 관련해 멀리 떨어진 환자의 초음파 영상 진단과 검진이 가능한 이동식 소형 경량 의료용 로봇도 올해 등장한다. 의료기관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산간이나 도서벽지에서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인터넷으로 연결해 초음파 영상을 촬영하고 기계 손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의사 ’아바타 로봇’인 셈이다. 이 로봇에는 ‘햅틱 인터페이스 기술’이 적용돼 의사가 로봇과 인터넷으로 연결돼 로봇팔로 환자를 맥진했을 경우 환자를 누르거나 만지는 힘을 멀리서도 정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오지에 있는 환자를 간단하게 진료하거나 만성질환자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용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악안면 성형수술은 윗턱과 아래턱의 기형 때문에 치아가 맞지 않아 얼굴 모양의 변형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수행되는 외과수술이다. 특히 턱 신경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정밀하고 복잡한 수술로 알려져 있다. 치아 임플란트 수술도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자칫 치아신경을 건드려 안면마비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들 수술 뿐만 아니라 두개골 함몰 재건수술 같이 근육과 신경이 복잡하게 지나가는 수술은 사전 준비가 복잡하고 어렵다. 이 때문에 3차원(3D) 환자맞춤형 모델링 영상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정밀한 입체영상을 만들어 수술부위를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한 뒤 수술에서 필요한 사항과 수술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수술계획 소프트웨어가 올해 등장해 복잡한 수술의 성공률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정확한 내비게이션…백색소음으로 잡는 층간소음 우리나라 인구의 65%, 대도시 인구의 80% 이상이 아파트나 연립주택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가장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층간소음’. 특히 요즘처럼 실내 활동이 많은 겨울철에는 층간소음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심할 경우 이웃간 살인사건까지 벌어질 정도로 심각하다. 층간 소음의 50~60%는 아이들이 뛰거나 어른들이 걷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소음이 대부분이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물 설계단계부터 저감기술을 적용하고 거실에 카펫처럼 흡음제를 깔아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층간소음을 완전히 줄일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내 연구진은 사물인터넷(IoT)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소음별 크기와 지속시간, 거주자의 연령과 연령에 따라 싫어하는 소리, 소리의 주파수를 분석해 특정 주파수를 이용해 윗층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중화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굳이 윗층과 아래층 사이에 소리를 막는 두꺼운 마감재를 넣을 필요가 없게 돼 공사 비용도 줄이고 손쉽게 층간소음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운전자에게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도 올해 등장한다. 현재 내비게이션 GPS 오차범위는 10m 정도 되지만 이를 70㎝ 이내로 줄이는 초정밀 GPS 위성보정 시스템이 그것이다. 현재와 같은 오차범위를 가진 시스템에서는 교차로가 복잡하게 엉켜이는 도심이나 고속도로의 진출입로가 여러 개인 곳은 헷갈려 원하는 곳이 아닌 전혀 다른 장소로 빠져나가게 돼 난감할 때가 간혹 있다. 그러나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은 2만2000㎞ 상공에 있는 위성이 내려보내는 위치정보 신호를 국내 7개 기지국에서 받아 중앙처리국에 보낸 뒤 보정값을 계산해 다시 위성에 쏘아올리고 내려받는 방식이다. 7개 기지국에서 받은 정보를 보정해 다시 받기 때문에 GPS 정보의 정확도는 그만큼 더 높아지게 된다. 초정밀 GPS는 일반 차량이나 항공기의 내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드론 등 무인이동체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는 2020년경이 되면 내비게이션 때문에 잘못된 길을 들어설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치유산균으로 아토피 잡고, 슈퍼컴으로 작황 예측 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만성적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은 부모들의 고민꺼리다. 환경오염, 식품첨가물, 집먼지와 진드기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발병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김치가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아토피를 앓는 연령대가 대부분 김치 먹기를 어려워하는 영유아들이다. 이 때문에 김치에서 유용한 유산균만 추출해 알약 형태로 만들거나 가루형태로 만들어 우유나 물에 타먹기 좋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최근 개발이 완료된 김치 유산균 ‘와이셀라 시바리아 WIKIM28’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WIKIM28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킨 동물을 이용한 실험에서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한 가려움과 붓기 등 증상을 40% 정도 줄일 뿐만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혈중 면역글로불린E(IgE) 생성을 절반 가까이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진이 민간기업과 기술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제품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식량전쟁에 대비한 연구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식량 작물의 미래 생산성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기술이다. 전국 농경지를 가로 세로 각각 30m 단위로 쪼개 여기서 생산되는 작물의 생산성과 작황을 예측하려는 것.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2000년부터 2080년까지 20년 간격으로 예측을 하는 것을 목표로 기후변화 시나리오, 연도별 변동성, 작물별 특성, 농지의 특성 등 수많은 변수를 계산하기 위해 서버 640대 분량, 중앙처리장치(CPU) 3840개로 구성된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총 830만 시간, 약 947년이 걸리는 대규모 계산에 해당한다. 이번 예측기술이 완성되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농업 생태계 변화와 미래 주요 식량작물 생산성을 예측해 국내 작물 수급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같이 식량안보 위기 국가를 대상으로 식량생산 예측정보를 제공해 식량원조 정책수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인식 AI “범인 꼼짝마” 지난해 초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대국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AI와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업들도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형세다. 국내에서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인식할 수 있는 AI ‘엑소브레인’이 대표적이다. 엑소브레인은 지난해 11월 국내 퀴즈왕들과 장학퀴즈 대결을 펼쳐 압도적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CCTV 동영상 속 대상을 분석해 추적할 수 있는 시각인식 AI ‘딥뷰’(DeepView)도 조만간 등장할 계획이다. 엑소브레인과 함께 토종 AI인 딥뷰는 CCTV 동영상 속 인물이나 차량을 파악한 뒤 다른 동영상 속에 나타나는 대상이 같은 사람이나 물체임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CCTV를 이용해 건물 칩입자나 뺑소니 차량을 찾기 위해서는 동영상을 일일이 돌려보면서 사람이 직접 조사해야 하지만 딥뷰 기술을 활용하면 순식간에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서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알아야할 과학 이슈 중 하나로 꼽힌 유전자 가위 기술 역시 올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연구 중 하나로 예상된다. 최신 유전자 가위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유전 질환 뿐만 아니라 비유전성 질환 치료 가능성에 국내 연구진이 본격 나설 예정이다. 실제로 생쥐를 이용해 노인성 황반변성 질환을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치료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VEGF라는 성장인자가 망막에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노인성 황반변성이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내고 유전자가위를 주입해 VEGF 유전자 일부를 제거해 치료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가 성공할 경우 다양한 유전성 난치병 치료 뿐만 아니라 비유전성 난치병 치료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운동 결심해도 안된다고요? 알고보니 ‘이것’때문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겠다’ ‘술을 줄이겠다’ 같은 다양한 결심을 하지만 사흘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결심처럼 지키기 어려운 새해 결심은 없는 것 같다. 살집이 있는 사람들은 몸을 움직이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결심을 지키기는 더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뚱뚱한 사람은 의지가 약하다’라는 말이 있지만 최근 과학자들이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은 의지 문제가 아니라 뇌 호르몬 이상 때문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당뇨·소화기 및 신장질환연구소(NIDDKD) 알렉세이 크래비츠 박사팀은 신체활동을 꺼리는 것은 뇌 도파민 신호이상과 관련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전에도 쾌락과 보상에 관여하는 뇌 호르몬인 도파민 신호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음식 섭취량에 영향을 미쳐 살이 찌게 된다는 연구는 있었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고지방식을, 다른 한쪽은 일반식을 먹이며 18주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2주째부터 고지방식 섭취 생쥐들은 일반식을 먹는 쥐들보다 눈에 띄게 살이 찌기 시작했고 4주째부터는 움직임이 적은 비만 쥐들의 움직임이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현저하게 느려졌다. 연구팀은 움직임 감소와 체중 증가에 대한 연관관계를 분석했다. 고지방식을 섭취한 쥐들은 실제 체중이 늘기 전부터 이미 움직임이 줄어드는 모습이 관찰됐다. 비만쥐는 대뇌 선조체에서 D2R이라는 단백질이 줄어든 것이 발견됐다. 파킨슨 환자들에게서도 D2R이 줄고 운동능력이 떨어지는데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날씬한 쥐의 뇌 선조체에서 D2R을 제거한 결과 신체 움직임이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신체활동 감소는 비만의 원인이 아닌 비만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크래비츠 박사는 “비만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도 많지만 이번 연구는 살이 찌면 도파민 신호 시스템을 교란시켜 신체를 덜 움직이게 되고 더 비만에 걸리게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의지력이 행동을 좌우한다는 말로 비만인들을 낙인찍는 일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길섶에서] 세밑 한파/이동구 논설위원

    며칠 새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하다. 찬바람까지 가세한 늦은 밤이면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린다. 한 해가 저물어 갈 때쯤 나타나는 ‘세밑 한파’다. 입시 한파만큼이나 친숙하다. 추위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맘때의 동장군은 그리 밉지가 않다. 한 해를 마감하는 아쉬움과 지난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교차하기 때문이리라…. 고향 친구 몇 명과 함께한 조촐한 송년 모임이 겨울밤의 추억들을 떠올리게 했다. 구들방 아랫목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읽었던 만화책이며, 야식으로 먹었던 고구마와 생무의 시원한 맛, 수확이 끝난 밭에서 캐낸 배추 뿌리를 질근질근 씹었던 기억, 쥐불놀이 후반쯤 얼어 버린 팥죽을 나눠 먹었던 동네 친구들과의 무용담들이 세밑에 만난 우정을 더욱 진하게 했다. 겨울밤이면 천장을 야단법석 뛰어다니던 생쥐들을 사로잡곤 했던 경험담에는 손을 마주치며 공감을 표시하는 친구도 있었다. 어느 시인은 “따뜻한 사람이 좋다면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라고 했다. 역설적이게도 겨울이 사람들에게 더 진한 온기를 전해 주는 것은 추위도 꺾지 못했던 정겨운 마음 때문이 아닐까.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별별영상] 얼음 위에서 골프치던 남성의 말로

    [별별영상] 얼음 위에서 골프치던 남성의 말로

    스웨덴의 어느 호수. 한 남성이 꽁꽁 언 얼음 위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려고 하는데요. 골프공을 향해 있는 힘껏 샷을 날리는 순간 비극이 일어납니다. 골프공 대신 바닥을 있는 힘껏 내리치면서 얼음에 균열이 생긴데다 남성이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얼음이 완전히 깨진 것입니다. 결국 남성은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됩니다. 당시 곁에서 이 모습을 촬영하던 친구들이 물에 빠진 남성을 재빨리 구해내 큰 사고는 없었다는 후문입니다. 사진·영상=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숨만 잘 쉬어도 머리가 똑똑해진다

    [달콤한 사이언스] 숨만 잘 쉬어도 머리가 똑똑해진다

    숨만 잘 쉬어도 머리가 똑똑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신경외과와 신경과학과, 심리학과 연구진이 호흡이 사람의 인지기능은 물론 뇌신경을 조정하고 기능을 향상시키기까지 한다는 연구결과를 뇌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숨쉬는 것은 단순히 뇌와 신체 곳곳에 산소를 공급하는 기능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호흡의 리듬에 따라 냄새와 기억, 감정과 관련된 뇌 부위의 전기적 신호를 조정함으로써 뇌 여러 부위의 세포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45년 영국의 생리학자 에드거 애드리언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전극을 이용해 고슴도치가 숨쉬는 과정에서 두뇌활동과 변화를 측정했다. 애드리언 교수는 호흡기관을 통과하는 공기의 속도가 뇌파의 크기와 빈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낸 뒤 생쥐와 다른 작은 동물들을 이용해 호흡과 뇌파의 관계에서도 똑같이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사람에게서는 호흡과 뇌와 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약물에 내성을 갖는 측두엽 간질이 심각해 수술을 받는 환자 7명을 대상으로 대뇌피질의 기억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후각신경구, 기억과 관련된 해마, 감정처리와 관련된 편도체 등 뇌의 3개 영역에서 뇌파와 환자의 호흡숫자와 방법을 측정했다. 그 결과 뇌파의 속도와 크기가 호흡의 속도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의 호흡은 사고나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확인하기 위해 일련의 행동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깊은 호흡을 천천히 할 때 이미지나 단어 같은 것들을 훨씬 잘 기억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깊은 호흡을 하더라도 코로 할 때와 입으로 할 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코로 숨을 쉴 때와 달리 입으로 호흡할 때는 타인의 감정인식과 기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코로 호흡하기 힘든 축농증 환자나 비염 환자들은 정신적 기능 향상을 위해서라도 관련 질환 치료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연구팀은 호흡은 뇌간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제어되는 신체 활동으로 정서적 자극이나 정신적 노력에 따라 호흡 패턴이 변경된다고 설명했다. 즉 호흡에 따라 정신적 기능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크리스티나 젤라노 신경과학과 교수는 “사람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과정에서 편도체, 후각피질과 해마와 같은 뇌의 뉴런까지 자극한다”며 “공황상태에서 호흡이 빨라지는 것은 숨을 빨리 들이마셔서 안정을 되찾기 위한 것으로 외부의 위험한 자극에 대한 반응시간이 빨라지도록 뇌를 순간적으로 재조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당뇨약하고 혈압약을 합하니 ‘무적 항암제’되네

    당뇨약과 혈압약을 합치면 강력한 약효를 가진 항암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바젤대 생명과학센터 마이클 홀 박사팀은 혈당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일부 항암효과를 갖는 당뇨약인 메트포르민과 혈압약인 시로시고핀을 더하면 항암작용이 강해진다는 연구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메트로포르민의 항암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메트포르민은 성인 당뇨환자에게 가장 많이 쓰이는 당뇨 표준치료제로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약품의 항암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당뇨치료에 쓰는 용량보다 많아야 하는데 그럴 경우 체내 부작용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메트포르민의 용량을 늘리지 않고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1000여 가지의 약물과 혼합시키는 실험을 한 결과 혈압강하제인 시로신고핀을 찾아 낸 것. 실제로 연구팀은 백혈병 환자에게서 채취한 암세포에 이 두 가지 약을 혼합한 성분을 정상 세포에 독성을 미치지 않을 정도 용량으로 투여한 결과 암세포들이 사멸하는 것이 관찰됐다. 또 간암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투여하면 종양이 줄어들면서 종양결절의 수가 줄고 일부 쥐에게서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져 암이 치료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홀 박사는 “메트포르민은 세포 에너지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을 차단하고 시로신고핀은 에너지원인 포도당 분해를 억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만든 혼합약물은 정상세포보다 대사활동이 왕성하고 증식속도가 빠른 암세포의 호흡과 먹을 것을 차단하기 때문에 암세포에 당연히 치명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태의 뇌 과학] 장내 미생물과 뇌 건강

    [김태의 뇌 과학] 장내 미생물과 뇌 건강

    ‘단장(斷腸)의 미아리 고개’, ‘애끊는 사랑’, ‘환장(換腸)하다’. 이 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마음과 내장을 연결 지은 말이라는 점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뇌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현상이 장과 관계있음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지혜가 있었던 것 같다. 수년 전부터 뇌과학자들은 장내 미생물과 뇌 기능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많은 연구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인체 내부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생물이라면 병원균부터 떠올리는데 이런 유해균은 전체 미생물의 일부일 뿐이다. 인체의 미생물 수는 인간 전체 세포 수의 10배 이상이며, 미생물의 유전자 수를 합치면 인간 유전체의 수백 배에 이른다. 미생물은 피부, 생식기, 호흡기 등 여러 신체 부위에 존재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다양하고 많은 미생물이 있는 곳은 위장관이다. 위장관에는 1000여종의 미생물 군집이 ‘미생물-미생물’, ‘인간-미생물’ 간의 상호작용을 하며 존재한다. 이들 미생물 군집이 지니는 유전자 집합체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하며 뇌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위장관에서는 5억개의 신경세포 ‘뉴런’이 신경망을 이루고 있다. 뇌를 제외한 다른 장기에 이렇게 많은 뉴런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위장관을 ‘제2의 뇌’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장관에서는 세로토닌의 95%, 도파민의 50%를 생산한다고 하니 그렇게 불릴 만하다고 하겠다. 어떻게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을 알아볼 수 있을까.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로첼리스 디아즈 헤이츠 박사는 무균동물을 만들어 이들의 뇌와 행동을 살펴보았다. 무균동물에서는 신경전달 물질의 대사가 증가하고 신경세포 간 연결 형성 능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시부터 정상 마이크로바이옴에 노출시키면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더라도 이런 차이가 정상화됐고 다 자란 뒤에 마이크로바이옴에 노출시키면 뇌와 행동이 정상화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를 볼 때 마이크로바이옴이 생후 뇌발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과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새 치료법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자폐증, 우울장애, 불안장애, 조현병 등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캘리포니아공대의 살키스 매즈매니언 박사는 자폐증 동물모델에서 ‘박테로이데스 프라질리스’라는 장내 미생물이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이 미생물을 동물모델의 장에 넣어주었더니 자폐증 증상이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 또 그는 자폐증을 보이는 개체에는 ‘4-에틸페닐설페이트’라는 미생물 대사물질이 증가돼 있고 이 물질을 정상 생쥐에게 주입했을 때 비슷한 자폐증이 유발된다고 보고했다. 캐나다 구엘프대의 에이미 뉴먼 박사는 야생 다람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가 장내 미생물에 주는 영향을 연구했다. 스트레스 수준을 나타내는 대변 내 ‘글루코콜티코이드’의 대사물질 양이 많을수록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스트레스가 장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우리말에 ‘속이 편하다’라는 말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위장관에 이상이 없어 소화가 잘되고 건강하다는 뜻이 되기도 하고, 마음에 걱정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최근 과학이 장과 뇌의 관계를 밝히기 전부터 어쩌면 우리는 그 관계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저물고 있다. 2017년 한 해는 속 편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 피부암 진단하는 문신 나왔다

    피부암 진단하는 문신 나왔다

    흑색종 같은 피부암을 진단하거나 수술할 때 사용되는 문신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캘리포니아 나노시스템스연구소 분자및의학약리학과에 소속된 한인 연구원 최순실 박사가 논문 제1저자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나노’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미국화학회가 26일 밝혔다. 문신은 장식이나 미용 목적으로 주로 쓰이지만 수술을 앞둔 환자의 수술부위를 표시하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특히 비흑색종 피부암의 경우 조직검사 후 암 여부를 판단하고 수술을 할 때까지 최소 3개월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지워지지 않는 문신으로 환부를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런 수술용 문신에는 주로 흑연, 먹물, 형광색소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피부에 착색이 돼 수술 후에도 남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암 수술 이후 다시 레이저 수술로 문신을 제거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또 문신 색소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는 사례도 잦다. 연구팀은 이 같은 의료용 문신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평상시에는 눈에 보이지 않고 특정 파장의 푸른 빛을 쪼였을 때만 보이도록 했으며 시간이 오래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하는 문신용 잉크를 개발했다. 나노입자로 만든 문신용 잉크를 생쥐에게 사용해본 결과 문신의 지속기간은 3개월 가량이며 문신이 남아있는 과정에서도 염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0년 뒤, 인간 노화 시계는 거꾸로 간다…쥐 실험 성공 (연구)

    10년 뒤, 인간 노화 시계는 거꾸로 간다…쥐 실험 성공 (연구)

    앞으로 10년 뒤, 노화의 시계 바늘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세상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소크(Salk)연구소가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성체 세포를 초기 배아 단계로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사용해, 쥐의 신체 나이를 젊게 하고 수명을 30% 연장시키는 데도 성공했다고 한다. 향후 10년 내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구팀의 주안 카를로스 교수는 “노화는 단 한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며 “신중한 조절을 통해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쥐 보다 사람을 다시 젊어지도록 만드는 일이 훨씬 더 복잡하지만, 생각보다 앞으로의 치료적 개입에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답했다. 새 기술에 포함된 핵심 유전자 4개는 ‘야마니카 인자(Yamanike factor)’라 불린다. 10년 전 일본의 생물학자인 신야 야마니카에 의해 처음 발견됐고, 피부나 내장 세포의 유전자를 태아상태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장기에 손상을 입히거나 암을 유발할 수 있어 문제가 됐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연구는 야마니카 인자를 간헐적으로 자극할 경우, 아무런 부작용도 발생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건강한 쥐의 손상된 장기가 빠르게 회복되도록 도왔다. 조로증을 앓는 생쥐에게도 이 치료술을 적용하자 수명이 30%까지 늘어났는데, 이 치료가 사람에게도 비슷한 효과를 일으키면 100세 이상까지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이런 의학적 약진이 가속화 된다면, 우리의 몸은 젊음을 유지하고 수명도 길어져서 치매, 암, 심장병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들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 = 포토리아(@transurfer)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무섭게 생긴 이웃집 동물 마음은 어떨지 모르잖아

    [이주의 어린이 책] 무섭게 생긴 이웃집 동물 마음은 어떨지 모르잖아

    콩이네 옆집이 수상하다!/천효정 지음/윤정주 그림/문학동네/88쪽/1만 1000원 가장하지 않은 유머,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빚어내며 재능 있는 이야기꾼으로 인정받은 천효정 작가가 새 작품을 내놨다. 이번에도 투명하고 천진한 아이들을 그대로 들여보낸 듯한 등장인물들이 입가에 어느새 미소를 머금게 한다. “수상하다, 수상해! 당장 친구들한테 알려야지!” 누구의 말이든 의심하지 않고 믿고 먼저 덥석 손을 내미는 생쥐 콩이가 야단법석이 났다. 집 옆 구덩이에 온몸이 시커먼 정체 모를 짐승이 스멀스멀 나타난 것. 하도 작아 강낭콩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콩이의 달음박질에 친구들이 하나씩 말을 보탠다. 남 흉보기 대장 두더지 빽은 옆집 동물이 다리가 여섯 개라는 소문을 전한다. 비꼬기 대장 개구리 씨니는 눈이 다섯 개라고 공포를 더한다. 보따리에 시체를 넣고 다닌다는 소문이 도는 청설모 아저씨 깡군은 문제의 이웃이 패거리로 다닌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들려준다. 친구들이 살을 붙이면 붙일수록 이웃 동물은 점점 기괴해지고 공포는 몸집을 불린다. 집에 콕 박혀 있기로 한 콩이의 결심에 동물 친구들이 찾아오고 뒤이어 의문의 손님이 문을 두드린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웃이 제 발로 찾아온 것. 그의 등장에 동물들이 공격 태세를 갖추자 생쥐 콩이가 아차, 싶다는 듯 입을 연다. “생각해 보면 이사 온 동물의 생김새가 어떻다는 얘기만 들었지 마음씨가 어떻다는 얘기는 못 들었잖아. 무섭게 생겼다고 꼭 나쁜 동물이라는 법은 없는데 말이야.” 누군가를 순전히 믿기만 하고, 눈치는 없어도 호감 표현엔 거침없고, 얄밉게 말하지만 사랑을 갈구하는 동물들.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이 깃든 이들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초등 저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어 이게 아닌데…’ 노는 데 정신 팔려 먹잇감 빼앗긴 고양이

    ‘어 이게 아닌데…’ 노는 데 정신 팔려 먹잇감 빼앗긴 고양이

    고양이가 주저하는 사이 생쥐를 가로채는 암탉의 영상이 화제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시카고에 사는 다니엘 보에(Daniel Boe)가 촬영한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뒤뜰에서 생쥐와 놀고 있는 다니엘의 애완 고양이. 그는 생쥐를 쫓아 앞발로 툭툭 건드리며 괴롭힌다. 잠시 뒤 먹잇감이 될 생쥐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던 고양이 뒤편 작은 텃밭에서 갑자기 암탉이 뛰쳐나와 생쥐를 가로채 간다. 눈앞 먹이를 두고 먹기보단 노는 것에 정신이 팔린 고양이가 저녁 식사감을 잃은 것이다. 고양이는 보통 먹잇감인 쥐를 사냥하기 전 갖고 놀다 죽이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Daniel Bo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거북이·말·뱀… 인간사 담아낸 詩 안의 동물원

    거북이·말·뱀… 인간사 담아낸 詩 안의 동물원

    ‘벼룩도, 친구도, 애인마저도,/우릴 사랑하는 것들은 어찌 그리 잔인한가!/우리네 모든 피는 그들을 위해 흐르지./사랑받는다는 인간은 불행하지.’(벼룩)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1880~1918)는 늘 스스로를 ‘사랑받지 못한 사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시에는 사랑받지 못함과 사랑받음 사이의 아이러니를 짚어 내는 삶의 비밀이 있다. “‘이 시를 보면 사랑 많이 받는 사내’와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차이는 별로 없다.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한꺼번에 고통을 받고 사랑받는 사람은 오래 시간을 두고 그 고통을 나눠 받는다.” 아폴리네르 연구자 황현산 고려대 불문학과 명예교수의 해설이다. 짧으면 네 행, 길어도 여섯 행인 동물시에 인간사의 진리와 비밀이 이렇게 얼굴을 내민다. 아폴리네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황 교수가 우리말로 옮긴 ‘동물시집-오르페우스 행렬’(난다)이다. 아폴리네르의 동물시 30편과 프랑스 판화가 라울 뒤퓌의 목판화 30점이 짝을 이룬 시집은 1911년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동물시 전체가 묶여 국내에 소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 목차를 훑어보면 그대로 동물원이다. 거북이, 말, 산양, 뱀, 고양이, 사자, 산토끼, 낙타, 생쥐, 코끼리, 애벌레, 파리, 낙지, 해파리, 세이렌 등이 줄지어 등장한다. 시인이 시 안에 불러들인 건 동물들이지만 시 바깥으로 발화되는 건 인간과 예술의 속성, 삶과 죽음이다. ‘하늘을 향해 먹물을 내던지고,/제가 사랑하는 것의 피를 빨고/그게 맛있음을 알아가는,/이 몰인정한 괴물, 그게 나로다.’(낙지) ‘돌고래들아, 너희는 바다에서 놀건만,/날이면 날마다 파도는 쓰고 짜지./어쩌다, 내 기쁨이 터져나올 날도 있을까?/인생은 여전히 잔혹하구나’(돌고래) 황 교수는 “예술의 속성을 가볍게 우의하는 시집이지만 또한 죽음의 시집이다. 이 죽음을 통해 이 세상은 다른 세상으로 연결되고, 농담이 지혜로운 예언이 되고, 시는 또 하나의 깊이를 얻는다”고 의미를 전했다. 시 속 주인공인 동물을 그리고 시에 관한 내용이나 풍경으로 액자를 두른 뒤퓌의 판화를 한 점 한 점 살피는 것도 시 읽기에 감칠맛을 더한다. 아폴리네르는 1910년 뒤퓌에게 시집의 삽화를 부탁하면서 “‘나는 경탄한다’가 내 좌우명”이라고 했다. 한 세기를 건너 시인이 우리에게 건네는 말도 그것일 것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

    최근 외신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현재 치료가 불가능한 암을 앓고 있는 영국의 14세 소녀가 아버지의 반대를 이겨내고 자신이 원하던 대로 미래의 치료를 기약하며 냉동인간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 100명 이상이 영국의 소녀처럼 미래를 기다리며 냉동 상태로 보관돼 있다고 한다. 생물은 생명현상을 나타내야 한다. 그래야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생명현상은 물질대사와 번식 활동을 포함한다. 동물은 물질대사를 위해 숨 쉬고 소화하고 심장이 뛰며 배설을 한다. 그렇다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냉동인간은 살아 있는 걸까 아니면 살아 있지 않은 걸까? 박테리아는 가히 적응의 달인이라 할 정도 다양한 환경 속에서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필수적인 영양물질이 부족하게 되면 이런 박테리아도 살기 어려워진다. 일부 박테리아는 이런 상황에서 특수한 구조인 내생포자를 형성해 ‘죽은’ 상태를 만든다. 마치 냉동인간 같은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생포자는 세포 내 모든 구조는 없어진 상태에서 염색체만 여러 겹의 벽으로 둘러싸인 구조로, 웬만한 환경 조건에 노출돼도 이겨낼 수 있다. 심지어 끓는 물에서도 살아날 수 있을 정도다. 박테리아는 이 상태로 수백 년을 견딜 수 있다. 그러다가 유리한 환경에 노출되면 물을 흡수해 대사를 시작하면서 생명 현상을 나타낸다. 또 박테리아는 죽은 상태로 공기의 흐름을 타고 최상층 대기에서 며칠에서 몇 주일까지 머무를 수 있다. 고공 정찰 비행기나 고(高)고도에 띄운 열기구를 통해 채집하거나 아시아에서 불어온 바람이 도착한 아메리카 대륙의 높은 산에서 얻은 공기 시료에서 이러한 박테리아들이 흔히 발견된다. 죽어 있던 박테리아는 채집돼 낮은 고도로 내려온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명의 특징을 나타낸다. 꽃은 수정이 일어나는 속씨식물의 기관이다. 수정된 세포는 나중에 식물이 되는 배를 형성하는데 이 배와 영양물질을 공급할 배젖을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면 종자가 형성된다. 종자는 형성되는 과정에서 물의 함량이 종자 무게의 5~15%로 감소하는데 이 정도면 어떤 생명현상도 일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종자의 ‘휴면’ 상태는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는 데에 유리하다. 땅속에 묻혀 있으면서 적절한 환경 조건이 만족될 때까지 종자는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한 야자수 종자는 2000년을 견딘 후 발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과학자들이 편형동물들을 밀폐된 통에 넣고 낮은 농도의 산소에 노출시킨 후 이들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들 편형동물은 서서히 움직임이 줄어들다 완전히 멈췄는데 이때는 물리적인 자극을 주더라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후 산소의 농도를 증가시켰더니 이 동물들은 소생해 ‘휴면’ 상태에서 깨어났다. 2005년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생쥐가 낮은 농도의 황화수소 기체를 마시게 한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이 기체를 마신 생쥐는 활동이 느려졌고 호흡과 심장박동도 감소했다. 또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체온조절능력이 사라진 것으로 추론했다. 이후 이 기체를 제거하자 생쥐의 모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황화수소 기체를 마신 뒤 생쥐는 ‘활동 유예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죽은’, ‘휴면’, ‘활동 유예상태’ 등의 단어로 표현된 생물들의 상태는 생물이 생명은 유지하고 있지만 살아 있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생물은 항상 살아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과 ‘살아 있다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요즘 들어 민주주의도 생물과 비슷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로 살아 움직이며 생명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는 주권자 국민들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무한한 생명력을 제공하는 원동력 아닌가 하는 생각에 깊은 외경심이 든다.
  • ‘화성 가는 길’ 가로막는 건 우주비행사 고독감·곰팡이

    ‘화성 가는 길’ 가로막는 건 우주비행사 고독감·곰팡이

    인류의 시선이 달을 넘어 화성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9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테슬라·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화성 식민지 개척’을 선언했다. 2018년 무인 화성탐사선을 발사하고 2022년 유인 화성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어 10월에는 ‘100년 안에 100만명을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했다. 비단 머스크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전통적 우주선진국들이 지금 화성 탐사에 앞을 다투고 있다.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 ‘제2의 지구’를 찾겠다는 게 목표다. 그런데 화성으로 가는 길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모양이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이달 초 화성과 그 너머 우주공간을 여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5가지 걸림돌을 지적했다. 바로 ▲우주방사선 ▲고독감 ▲우주곰팡이 ▲미세중력 ▲인적 오류다. 1 우주방사선대기권 등 보호막 없어 피폭 우주방사선은 태양 흑점폭발로 인해 발생하는 태양방사선(SEP)과 초신성 폭발과 같이 태양계 밖에서 생기는 은하방사선(GCR)을 말한다. 지구는 지자기와 대기권으로 감싸여 있기 때문에 지표면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우주 밖에서는 이런 보호막이 전혀 없기 때문에 우주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의대 연구진은 지난 10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생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6개월 이상 우주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전두엽 피질의 뉴런 연결과 중추신경계의 밀도가 약해지고 뇌세포에 변형이 발생해 기억력 저하와 치매 같은 각종 인지기능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 고독감고립된 공간·장시간 여행 탓 좁은 공간에 갇혀 먼 거리를 오랜 시간 여행할 경우 생기는 고독감도 큰 걸림돌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행동을 관찰한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잭 스투스터 박사는 “우주선에서는 행동과 심리적 제약으로 인해 지구에서라면 하찮았을 것조차 사람을 괴롭히고 미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유럽우주기구, 중국이 공동으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우주공간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실험자들을 생활하도록 한 ‘마스 500’ 프로젝트나 나사가 하와이에 화성 기지를 모방한 돔 모양 구조물을 설치하고 과학자 6명을 상주시킨 ‘하이 시즈’ 프로젝트도 고립된 공간에서는 나타날 수 있는 인간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것이었다. 3 곰팡이면역력 약화돼 병원균 감염 높아 또 다른 우주여행의 문제는 ‘곰팡이’다. 달 탐사를 위한 아폴로 계획이 시작될 때 이미 일부 미생물이 극저온과 고온,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주공간에서는 인체 면역력도 약화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병원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우주선은 청정공간으로 설계돼야 한다. 이와 관련,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연구진은 국제우주정거장(ISS) 내에서도 지구에서 쉽게 발견되는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라는 곰팡이가 서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 10월 말 미국 생물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에 발표했다. 호흡기관을 통해 침투해 폐렴을 비롯한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이 곰팡이는 우주 공간 내에서 변이를 일으켜 인체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4 미세중력뼈·근육 약화시켜 디스크 우려 무중력에 가까운 미세중력은 우주비행사의 뼈와 근육을 약화시켜 각종 디스크 질환을 쉽게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시신경과 안구에도 영향을 미쳐 시력 약화를 가져온다는 사실도 우주여행의 걸림돌 중 하나다. 우주인들은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매일 2시간 정도 운동을 하도록 권고받지만 골밀도가 낮아지는 것은 운동으로도 막지 못한다. 5 인적 오류예측가능한 위험 철저한 대비를 이와 함께 우주여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에 대한 사소한 판단오류 또한 화성탐사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이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사이언스는 지적했다. 우주 과학자들은 “영화 ‘마션’의 주인공처럼 예측 가능한 위험에 철저히 대비하고 과거의 자료를 통해 오류를 줄일 수 있다면 화성 탐사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공간 여행까지도 안전하게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마션’의 주인공이 현실이 아니라 스크린 속에 존재한다는 점일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수혈 없이 ‘젊은 피’ 만든다

    노인이 젊은이의 피를 수혈받고 활력과 젊음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는 SF나 공포물에서 흔히 사용되는 소재다. 국내 연구진이 피의 직접적인 교환이 아닌 피를 만들어 내는 세포를 회춘시켜 면역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융합연구단 최인표, 정해용 박사팀이 혈액세포를 만들어 내는 조혈줄기세포의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역(逆)노화를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해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8일자에 발표했다. 조혈모세포라고도 부르는 조혈줄기세포는 골수에서 자가 복제 및 분화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같은 혈액세포를 만들어 내는 세포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젊더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조혈줄기세포도 노화돼 혈액세포 생성 기능이 감소하고 몸 전체의 혈액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면역 저하, 빈혈, 암, 노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조혈줄기세포 내에서 활성산소 조절에 관여하는 ‘p38 MAPK’라는 물질이 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p38 MAPK의 활성을 억제하는 화합물을 개발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생쥐에게 이번에 개발한 화합물을 주사한 결과 혈액 생성 기능이 떨어진 늙은 조혈줄기세포가 젊게 변하는 역노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백혈구 감소증이 생기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펩타이드 주사를 주고 다른 그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뒤 수명을 관찰했다. 그 결과 펩타이드 주사를 맞은 생쥐들은 조혈줄기세포 기능이 회복되면서 더 오래 생존하는 것을 알게 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팝스타들 ‘스크린 격돌’… 갈고닦은 연기에 출중한 노래는 덤

    팝스타들 ‘스크린 격돌’… 갈고닦은 연기에 출중한 노래는 덤

    연기돌은 한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팝스타들이 출연한 작품들이 국내 극장가에서 잇따라 개봉해 눈길을 끈다. ●존 레전드 ‘라라랜드’ 男주인공 친구 역할 지난 7일 개봉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에는 음악 팬이라면 더욱 반가워할 팝스타가 얼굴을 내민다. 최고의 R&B·솔 싱어송라이터로 꼽히는 존 레전드(①·38)다. 무명 재즈 피아니스트와 연기 지망생의 꿈과 사랑을 그린 ‘라라랜드’에서 그는 남자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에게 밴드를 함께하자고 권유하는 친구이자 재즈 스타인 키스비로 나와 직접 작곡한 ‘스타트 어 파이어’를 부른다. 영화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에 견줘 안정적으로 캐릭터를 소화한다. 그래미 10회 수상에 빛나는 그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이야기를 다룬 ‘셀마’에 수록된 ‘글로리’로 2015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다. 이달 초 3년 만의 신작인 정규 5집 ‘다크니스 앤드 라이트’를 발표하며 음악 활동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어셔 ‘핸즈 오브 스톤’에서 권투 실력 뽐내 20세기 최고 파이터 로베르토 듀란의 뜨거운 삶을 그린 ‘핸즈 오브 스톤’(8일 개봉)에는 더 거물급이 등장한다. 지난 9월 4년 만의 신작인 8집 ‘하드 투 러브’로 컴백했던 어셔(②·38)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 9곡에, 빌보드 1위 앨범 4장, 그래미 8회 수상에 빛나는 R&B·팝 아티스트다. 데뷔 초창기인 1998년 일찌감치 스크린에 데뷔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선 링 위의 아티스트로 변신했다. 듀란의 라이벌이자 당대 미국의 우상이었던 슈거 레이 레너드 역할을 맡았다. 조나단 자쿠보위즈 감독은 현란한 발놀림을 자랑하는 레너드 특유의 복싱 스타일을 재현하기 위해 댄스 실력이 있는 배우가 적격이라고 판단했다고. 어셔는 다년간 갈고닦은 권투 솜씨와 근육질 몸매를 뽐낸다. 극중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엔딩에 8집 수록곡 ‘챔피언스’가 흐른다. ●신예 토리 켈리 뮤지컬 애니 ‘씽’ 코끼리 더빙 오는 21일 북미와 동시개봉하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씽’(sing)에서는 올해 그래미어워드 신인상 후보였던 신예 팝스타 토리 켈리(③·24)가 노래 솜씨를 뽐낸다. 화려한 시절을 되찾으려는 한 극장이 실수로 거액의 상금을 걸고 실시하는 오디션에 전국 각지의 동물들이 도전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미니언즈’, ‘마이펫의 이중생활’ 등으로 인기를 끈 신흥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일루미네이션의 신작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슈 매코너헤이, 리즈 위더스푼, 스칼릿 조핸슨, 태런 에저튼, 세스 맥팔레인 등이 코알라, 돼지, 고슴도치, 고릴라, 생쥐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로 나와 팝 명곡 64곡을 소화한다. 유튜브 스타였다가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팝계에 입문한 켈리는 빼어난 노래 실력을 가졌지만 무대 공포증이 있는 소심한 코끼리 소녀 미나를 연기한다. 극중에서 레너드 코언의 ‘할렐루야’, 스티비 원더의 ‘돈트 유 워리 어바웃 어 싱’을 불러 깊은 인상을 남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올 크리스마스에도 ‘호두까기 인형’… 국내 3대 발레단 작품 특징

    올 크리스마스에도 ‘호두까기 인형’… 국내 3대 발레단 작품 특징

    현실적 서사 구조 - 국립발레단, 왈츠 장면 균형미 돋보여볼거리 화려·풍성 - 유니버설, 동화 속 환상 재현한 듯한국 전통춤 조화 - 서울발레, 장구·소고 가락도 어우러져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120년 넘게 ‘불패 신화’를 써 온 고전발레가 어김없이 무대에 오른다. 각국 발레단이 매년 12월이면 들고 나오는 ‘호두까기 인형’이다. ‘호두까기 인형’은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 발레’로 사랑받아 온 작품이다. 프랑스 안무가 마리우스 페티파의 원전을 재료로 한 유명 개정판만 12개에 이른다. ●트리 키우고 인형에 생명… 극 개연성 있게 전개 장인주 무용평론가는 “일본에서는 매년 12월 40여편의 ‘호두까기 인형’이 공연되는 등 전 세계에서 이맘때 성탄절 분위기를 내는 데 ‘호두까기 인형’을 대체할 작품이 없다”며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하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와 화려한 볼거리 등으로 매년 무대에 올라도 또 관객들이 찾는 레퍼토리”라고 소개했다. 올해도 ‘호두까기 인형’이 설렘 가득한 연말 분위기를 무대에 한껏 불어넣는다. 국립발레단은 이야기의 맛을 살린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빚어낸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그리고로비치 버전은 현실감 있는 서사 구조와 고도의 테크닉, 웅장함 등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주인공 마리의 큰아버지인 드로셀마이어가 안무가의 분신으로 나서 크리스마스트리를 거대하게 키우고 인형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을 부리는 등 극을 개연성 있게 이끌어 간다. 공중에선 눈처럼 흰 색종이 조각이 흩뿌려지고 24명의 무용수가 군무를 펼치는 눈송이 왈츠 장면에서는 거대한 만화경을 들여다보듯 아름다운 균형미가 돋보인다. 17~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9만원. (02)587-6181. ●실제 부부가 클라라·왕자로… 연기 대결 관심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동화 속 환상을 무대에 그대로 끌어들인 듯 화려한 무대와 의상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는 세련되고 정교한 멋을 추구하는 마린스키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을 토대로 하기 때문이다. 천연덕스럽게 익살을 떠는 생쥐 왕이 등장하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들의 전투는 어린이들에게, 주인공 클라라와 왕자의 아름다운 2인무는 연인들에게 사랑받는 장면이다. 실제 부부인 황혜민·엄재용,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주역인 클라라와 왕자를 맡아 이들의 커플 연기도 관심을 모은다. 16~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1만~15만원. (070)7124-1737. ●러시아 고전발레에 한국 고유의 신명 더해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 인형’은 고전에 중심을 두되 지루한 부분은 템포를 높이고 순서를 섞거나 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감상의 묘미를 높였다. 클라라와 왕자의 결혼식 장면에서 등장하는 각 나라의 전통춤에는 장구와 소고 가락이 어우러진 한국춤도 등장한다. 엄마 치마 속에서 뛰어나오는 아이들도 한복을 입고 상모를 쓰고 나와 러시아 고전발레에 우리 고유의 신명을 더한다. 16~1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1만 5000~3만원. 23~25일 용인 포은아트홀. 3만~7만원. (02)3442-26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보건당국 ˝AI 인체감염 위험 없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의 인체감염 가능성 없을까?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은 “현재 확인된 H5N6형 AI의 유전자를 다른 나라에서 확인된 AI 유전자와 비교한 결과 인체감염 위험성을 높일만한 추가 변이는 없었다”고 30일 밝혔다. 보건당국은 국내 가금류와 야생철새 분변에서 분리된 H5N6형 AI 유전자를 중국, 베트남 등에서 발견된 AI 유전자와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또 AI를 예방, 치료하기 위해 투여하는 항바이러스제(오셀타미비어, 자나미비어, 아만타딘)에 내성이 생길 때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도 없었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보건당국은 국내에서 유행 중인 AI 유전자의 인체감염 위험성을 직접 평가하기 위해 동물 감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동물 감염 실험은 병원체가 외부로 빠져나올 수 없도록 유지되는 BL3(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에서 생쥐, 족제비 등 포유동물을 이용해 감염 바이러스 특성 분석, 바이러스 변이 분석 등을 진행하며 최종 결과는 약 3개월 뒤에 나올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AI 인체감염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중앙 H5N6 AI 인체감염 대책반’을 운영해 지방자치단체에 전문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국내 AI 확산으로 가금류 도살처분 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29일 AI 인체감염 가능성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도살처분 참가자, 농장 종사자는 1천549명에 이른다. 지역 보건소는 이들에게 항바이러스제를 예방적으로 투약하고 AI 노출 후 잠복 기간(10일) 동안 능동감시를 통해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혹시 모를 AI 인체감염 예방을 위해 국민의 협조가 중요하다”며 “축산농가와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하고 30초 이상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삼, 파킨슨 병 치료에도 효과

    홍삼이 파킨슨병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김승태 교수팀은 최근 홍삼에 뇌신경세포 보호기능이 있어 파킨슨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최신호에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뇌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떨림, 경직, 자세불안정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기존에도 파킨슨병에 대한 인삼의 효과와 관련한 연구가 일부 있었지만 이번에는 홍삼 투여에 따른 뇌의 변화를 유전정보학적 기법으로 분석해 치료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파킨슨병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인삼을 찌고 건조시켜 만든 홍삼을 투여한 뒤 도파민 신경세포 파괴 정도와 단백질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으로 인한 행동장애가 줄어들고 도파민 신경세포 파괴가 억제된다는 사실을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인삼 성분이 당대사 및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63개의 단백질 기능이 회복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삼 성분이 파킨슨병으로 인한 운동기능 손실을 회복시키고 도파민 신경세포 파괴를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파킨슨병 뿐만 아니라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비겁한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대한민국”…역사가 우리에게 던진 경고

    “비겁한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대한민국”…역사가 우리에게 던진 경고

    토요일인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 3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박근혜 정부는 시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이른바 ‘반정부 행위’라고 규정했다. 정권의 이런 인식은 지난해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 진압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목숨을 잃은 농민 백남기 씨에 대해서도 ‘애초에 불법 시위에 참여한 것이 잘못’이라던 현 정권 및 새누리당 다수 의견과 맥이 닿아있다. 하지만, 시선을 국외로 돌려보면 반대의 평가가 나온다. 유엔은 지난 6월 17일 발표한 특별보고서에서 한국의 집회 금지 규정이 한국에도 적용되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부합하지 않으며 불법 집회 주도자 처벌 또한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비민주적 상황 하에서는 조직적 저항의 권리가 무조건적 법규 수호에 우선한다는 국제사회의 확립된 원칙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동서와 시간을 거슬러 불복종의 중요성을 피력했던 정치인, 철학자, 법조인들의 발언을 통해, 국민 주권회복을 위한 적극적 저항의 가치를 되새겨봤다. “인간에게는 불의한 법에 맞설 도덕적 의무가 있다…(중략)…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저질렀던 일은 모두 ‘합법’ 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헝가리의 독립투사들이 조국에서 행했던 일들은 모두 ‘불법’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마틴 루터 킹 주니어(목사), ‘버밍엄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우리는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이어야 한다. 옳음보다 법을 더 존중해서는 안 된다”-헨리 데이비드 소로(사상가), 저서 ‘시민 불복종’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좋은 시민이 되는 것이 항상 같은 일은 아니다”-아리스토텔레스(철학자) “역사적으로 전쟁, 학살, 노예제도와 같이 가장 끔찍했던 일들은 불복종이 아닌 복종의 결과였다”“법의 테두리를 넘어선 저항은 민주주의로부터의 일탈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다”-하워드 진 (역사·정치학자, 사회운동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할 만큼 애국심에 눈멀지 말라”-말콤 X(시민 운동가) “인류의 역사는 불복종 행위로 시작됐으며, 그와 동시에 인류의 자유와 이성도 시작됐다”-에리히 프롬 (정신분석학자, 사회심리학자) “국가가 요구하는 일일지라도 양심에 어긋난다면 절대 행하지 않아야 한다”-앨버트 아인슈타인(과학자) “실재하는 모든 국가는 부패했다. 그러니 선한 사람이라면 법을 지나치게 잘 지켜서는 안 된다”-랄프 왈도 에머슨 (사상가, 시인) “불의가 펼쳐지는 순간에 중립을 고수한다면 압제자의 편을 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코끼리에게 꼬리를 밟힌 생쥐 앞에서 그대가 ‘중립’을 지킨다면 생쥐는 당신의 중립에 고마워 할 수 없다”-데스몬드 투투 대주교 “불의한 법은 그 자체로서 일종의 폭력이며, 이를 위반한 자들에 대한 체포 행위는 더욱 그러하다”-마하트마 간디(정치인) “세계가 지속되는 한 그 안에는 여러 폐단도 존재한다. 만약 반대와 저항이 사라진다면, 이런 폐단들은 영속할 것이다”-클래런스 시워드 대로우 (미국 변호사) “법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기에 앞서, 존중할만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루이스 D. 브랜다이스 (미 대법원 판사) “우리는 오로지 법에만 의존한 채, 옳고 그름을 분별해야 하는 본연의 의무를 방기할 수 없다. 세상에는 좋은 법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법도 있기 마련이며, 나쁜 법에 저항하고 불복종 하는 것은 자유 사회의 가장 중요한 전통을 지키는 일이다”-알렉산더 빅켈 (미 헌법학자)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 역사가 이루어져야만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노무현 전 대통령(사회운동가, 정치인)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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