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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체무해하고 수명 긴 뇌 삽입형 기기 코팅기술 나왔다

    인체무해하고 수명 긴 뇌 삽입형 기기 코팅기술 나왔다

    뇌에 전자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기계나 외부장치를 움직일 수 있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을 비롯해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신경질환, 심장박동조율기 같은 다양한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들이 활용되고 있다. 인체 삽입 기기들은 인체조직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이 생기기 쉽고 이로 인해 기기의 성능 저하 때문에 장기간 사용이 어려워 정기적으로 이식을 해야하는 불편이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인체무해 삽입형 의료기기 코팅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공동연구팀은 뇌를 포함한 삽입형 의료기기들에 인체 무해한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를 통해 삽입과정에서 조직손상을 최소화하고 염증반응을 억제해 기기의 수명을 기존 기기보다 4배 이상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이번에는 뇌에 삽입되는 장치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에 집중했다. 뇌심부자극기나 BMI 칩은 뇌에 삽입되면 뇌 면역반응으로 인해 안정적 동작이 저해되고 기기수명이 단축돼 교체를 위한 정기적인 추가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인체에 삽입되는 기기 표면에 인체에 무해한 단분자막과 윤활유를 얇고 균일하게 코팅했다. 이를 통해 기기가 인체에 삽입되는 동안 마찰을 감소시켜 조직 손상을 줄이고 면역거부반응으로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기기에 붙는 것을 막았다.연구팀은 생쥐의 뇌에 이번에 개발한 코팅기술을 적용한 신경탐침을 삽입한 결과 32개의 뇌신호 측정 전극 중 90% 이상의 전극에서 뇌신호가 정상적으로 측정되는 것을 확인했다. 코팅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신경탐침에서 관찰되는 신호의 2배였으며 칩 삽입 중 조직손상도 최소화된다는 것도 관찰됐다. 기존에 코팅막 처리되지 않은 탐침은 면역세포가 기기에 붙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호측정 기능이 떨어졌지만 코팅기술이 적용된 탐침은 기존 전극보다 4배 이상 긴 4개월간 안정적으로 뇌신호를 측정할 수 있었다. KIST 뇌과학연구소 뇌과학기획단 조일주 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다른 인체삽입 기기에도 활용할 수 있어 삽입형 의료기기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켜 환자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종장기이식 수술 성공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 나왔다

    이종장기이식 수술 성공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이종장기이식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거부반응을 예측해 이식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공동연구팀은 동물의 장기나 인공장기를 이식할 때 성공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인공혈관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심각한 질병이나 상해를 치료할 때 장기이식이 대안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증되는 장기의 숫자가 부족해 다른 동물의 장기(이종장기)를 이식하거나 인공장기를 이식하려는 시도와 관련 연구들이 늘고 있다. 특히 무균돼지는 침팬지나 원숭이와 달리 이식했을 때 결핵이나 에이즈 같은 질병이 발견되지 않고 저렴하게 대량생산이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이식의 가장 큰 걸림돌은 면역거부반응이다. 대표적인 면역거부반응은 장기이식 과정에서 혈관이 연결된 뒤 혈액이 응고돼 혈관이 막히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제 혈액이 흐르는 혈관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검증하는 방법 밖에 없다. 연구팀은 혈관을 구성하는 주요성분인 콜라겐과 피브린이라는 단백질을 바탕으로 튜브 형태의 틀을 만들고 여기에 하이드로겔을 넣고 섭씨 37도에서 굳혀준 뒤 압축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인공혈관을 만들었다. 기존에 인공혈관을 만들려면 혈관내피세포를 7~21일 동안 배양해야 했지만 이번 기술은 하이드로겔로 만든 혈관에 혈관내피세포를 부착시켜 3일 이내에 인공혈관을 만들 수 있다.이번에 개발한 인공혈관은 체외 실험은 물론 동물모델을 이용한 체내 실험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돼지의 혈관내피세포를 인공혈관 안쪽에 배양해 인공돼지혈관을 만든 뒤 사람의 피를 순환시키는 체외 실험을 실시했으며 사람과 유사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한 생쥐에게 인공돼지혈관을 이식해 체내실험도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을 통해 특정 유전자를 조작해 혈관을 만들 경우 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잘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정영미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혈관 플랫폼은 실제 혈관과 구조적, 물리적, 생물학적 특성까지 모사해 이식했을 때 혈관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라며 “제작법도 간단해 의료기업이나 병원 등에서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한 뒤 전임상실험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뇌 속 치매원인물질 스스로 잡아먹고 분해시키는 방법 찾았다

    뇌 속 치매원인물질 스스로 잡아먹고 분해시키는 방법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치매원인물질이 스스로 잡아먹어 치매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이화여대 약대 공동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함께 치매 유발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타우단백질을 자가포식으로 분해하는 원리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자가포식은 세포 스스로가 불필요한 세포 성분이나 세포소기관, 단백질을 분해시켜 에너지원으로 재생하는 현상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 증가율은 연평균 16%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60세 미만에서도 환자 수가 꾸준이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30대에서도 치매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어 치매 예방과 치료에 대한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치매의 주요 원인은 알츠하이머로 알려져 있으며 보통 뇌신경세포 속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뭉치면서 신경세포를 파괴해 인지기능과 기억력 상실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알코올이나 뇌졸중 같은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과 정확한 발병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치매가 발생하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달 초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아두카누맙이라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에 대한 임상4상 시험을 조건부로 승인하기는 했지만 효과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상반된 의견을 내고 있다. 기존에는 대부분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좀이라는 물질로 치매 원인물질인 타우단백질 제거를 유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효과가 확실치는 않다. 연구팀은 치매를 유발시킨 초파리와 생쥐에게 mRNA 유전자를 조작해 ‘UBE4B’라는 단백질을 증가시키면 타우단백질이 스스로 분해되는 자가포식현상이 촉진돼 타우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이 감소하며 치매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 프로테아좀을 이용해 분해하는 것보다 자가포식 작용이 타우단백질을 더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UBE4B를 이용한 타우단백질 분해조절 인자에 대해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연구를 이끈 류훈 KIST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치매원인 물질 중 하나인 타우단백질 분자가 자가포식작용에 의해 분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라며 “이번에 발견된 타우단백질 분해 메커니즘은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확인된 만큼 사람의 치매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생쥐를 빼고 과학연구를 말할 수 없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생쥐를 빼고 과학연구를 말할 수 없는 이유

    과학과 의학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로 20세기 들어 인간의 기대수명은 19세기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간의 수명 증가와 과학, 의학기술의 발전 이면에는 생쥐나 개, 원숭이, 토끼, 돼지 같은 실험동물들의 희생이 있습니다. 특히 생쥐를 포함한 설치류들은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국내에서도 동물실험의 90% 이상이 설치류를 이용한 것입니다. 전체 포유류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쥐는 약 3600만년 전 지구상에 나타나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약 1800종이 살고 있습니다.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이후 쥐는 식량을 축내고 병을 옮기는 골칫거리였습니다. 이랬던 쥐가 인류의 구원자로 역할을 바꾼 것은 19세기 후반~20세기 초 의학과 생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부터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는 할 수 없었던 각종 생체 실험대에 쥐가 대신 올라가게 된 것이지요. 현대 과학사는 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과학 발전에 있어서 이렇듯 지대한 역할을 하는 쥐가 과학 연구를 소개하는 언론 보도에서는 제대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 연구·독성학분과,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재단 과학박물관 공동연구팀은 동물 연구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는 과학 보도는 대중들이 연구 성과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는 등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6월 1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미국국립의학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생명과학, 의학, 보건학 등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 데이터베이스 ‘펍메드’(PubMed)를 이용해 2018~2019년 생쥐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연구논문 623편을 선정한 뒤 이들 논문에 대한 뉴스 보도들도 찾아 함께 분석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623편의 논문 중 405편의 제목에는 ‘쥐’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지만 218편에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논문 제목에 ‘쥐’가 포함된 논문들은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으며 그나마 언론 보도된 것들에도 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쥐에 대해 언급되지 않은 보도들이 쥐를 언급한 뉴스들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는 것이 2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 사람의 유전자와 90% 이상 일치하는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실험을 통과한 약물이나 의료 기술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3단계의 임상 시험을 추가로 거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나 과학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단계의 기초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전달할 때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는 효과를 보였지만 사람에게는 적용이 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대중매체에서 잘못 다룰 경우 해당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보도 일선에 있는 사람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과학연구 성과를 보도할 때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정확히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edmondy@seoul.co.kr
  • 침으로 간 자극하니 우울증 치료되네

    침으로 간 자극하니 우울증 치료되네

    국내 연구진이 침 치료를 통해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정지연 박사는 대전대 한의과학대학, 원광대 임상시험센터, 원광대 한의대 공동연구팀과 함께 침 치료로 우울증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뇌, 행동, 면역학’에 실렸다. 연구팀은 간이 소통과 배설 기능을 주관한다는 ‘간주소설’(肝主疏泄)의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우울증을 유발시킨 생쥐를 이용해 실험했다. 그 결과 제대로 된 침 치료를 받은 생쥐는 개방된 공간에서 생쥐의 움직임을 보는 개방장 실험이나 낯선 물체에 대한 관심을 관찰하기 위한 구슬파묻기 실험에서 행동반응이 각각 36%, 76% 향상된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과가 간 기능과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했다. 그 결과 우울증 개선 침 치료를 받은 생쥐들에게서만 흔히 간수치로 불리는 간효소 AST 수치가 32% 정도 개선된 것이 확인되면서 우울증과 간기능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항암치료 대표 부작용, 심독성 심장질환 차단법 찾았다

    항암치료 대표 부작용, 심독성 심장질환 차단법 찾았다

    과학의 발달로 다양한 암치료 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암 치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외과수술, 화학항암요법, 방사선치료이다. 악성 세포인 암세포가 워낙 끈질기다보니 이를 없애는 과정에서 정상세포나 유전자들도 피해를 입게된다. 암의 전이 만큼이나 항암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에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항암제, 방사선치료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인 심장손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생체반응연구팀, 강원대 의생명과학대 공동연구팀이 항암제 ‘독소루비신’과 흉부방사선 치료과정에서 발생하곤 하는 심독성으로 인한 심장손상을 줄이는 방법을 찾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독소루비신은 유방암, 방광암, 림프종, 백혈병 등 다양한 형태의 암환자에게 처방되는 화학요법 약물이며 흉부방사선치료는 식도암, 폐암 등에 처방되는 치료방법이다. 문제는 이들 치료법이 효과도 크지만 탈모, 골수억제, 구토 등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이와 함께 심독성으로 인한 심부전, 심장마비 같은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생쥐실험을 통해 독소루비신과 방사선이 심장혈관세포의 DNA 손상을 일으키고 복구되지 못한 DNA가 늘어나고 지속적으로 손상되면서 세포변이를 일으켜 혈관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했다. 심혈관 섬유화로 인해 심장근육세포의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L1세포부착인자’가 많이 발현되는 것도 관찰할 수 있었다. L1세포부착인자는 암세포 발현에 관여해 암세포 증식과 이동, 성장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다.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치료과정에서 오히려 암 증식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 증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암치료 과정에서 심장이 손상된 생쥐를 대상으로 L1세포부착인자에만 결합하는 항체물질을 주입하면 심장혈관세포의 지속적인 DNA 손상을 막아 심독성 부작용을 줄이고 암세포의 전이와 성장도 막아 생존율이 50% 이상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윤진 원자력의학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할 때 발생하는 DNA 손상과 심독성을 줄이는 특정 항체를 개발해 사용하면 항암치료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항암제 심독성을 조절할 수 있는 임상약물 개발을 위한 추가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침으로 우울증 개선한다…우울증과 간기능 연관성 확인

    침으로 우울증 개선한다…우울증과 간기능 연관성 확인

    국내 연구진이 침 치료를 통해 우울증을 개선하는 동시에 간기능도 회복시키는데 성공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정지연 박사는 대전대 한의과학대학, 원광대 임상시험센터, 원광대 한의대 공동연구팀과 함께 동물실험을 통해 침 치료를 통해 우울증 개선이 가능하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뇌, 행동, 면역학’에 실렸다. 한의학에서는 각종 영양소의 대사와 저장을 하는 간이 정서나 감정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봐왔다. 간이 소통과 배설기능을 주관한다는 ‘간주소설’의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우울증을 유발시킨 생쥐를 이용한 실험을 했다. 우울증 생쥐를 대상으로 간의 기를 보호하고 우울증 같은 신경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음곡, 곡천 등 경혈에 7일 동안 침 치료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침 치료를 하지 않은 생쥐집단, 단순히 침 자극으로 우울증 개선이 되는 것이 알아보기 위해 가짜 혈자리에 침 치료를 한 생쥐집단을 구성해 비교했다. 그 결과 제대로 된 침 치료를 받은 생쥐는 개방된 공간에서 생쥐의 움직임을 보는 개방장 실험이나 낯선 물체에 대한 관심을 관찰하기 위한 구슬파묻기 실험에서 각각 36%, 76% 행동반응도가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이 발생하면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주변에 대한 관심은 물론 움직임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다른 비교집단들에서는 우울증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과가 간 기능과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했다. 그 결과 우울증 개선 침 치료를 받은 생쥐들에게서만 흔히 간수치로 불리는 간효소 AST수치가 32% 정도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침 치료가 우울증과 간지질 대사가 개선되는 것은 에너지 대사와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렙틴 수용체가 1.7배 정도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지연 한의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침 치료로 우울증 개선이 가능하며 ‘간주소설’ 이론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면서 “침을 활용한 우울증 치료를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 미시간서 치사율 35% ‘한타바이러스’ 첫 사례 보고

    美 미시간서 치사율 35% ‘한타바이러스’ 첫 사례 보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미시간 주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최초 보고돼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N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보건 당국은 지난 7일 미시간 주에 사는 한 여성이 한타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타바이러스는 쥐 등 설치류의 소변이나 침, 대변을 통해 인간에게 감염되며, 몇몇 종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지만 이외의 종은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한타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 유행성출혈열(신증후출혈열)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며 치사율이 높은 편이다. 고열과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미국과 남미에서 발생하는 한타바이러스 중에서도 흰발생쥐(하얀발생쥐)에 의해 퍼지는 신 놈브레 (Sin Nombre) 바이러스는 폐증후군은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한타바이러스학회장을 맡고 있는 송진원 고려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서 발생하는 한타바이러스 감염병의 치사율은 1∼15% 수준이고, 미국을 포함한 북미, 남미 대륙의 경우 폐부종을 일으키기에 치사율이 35∼40%에 달한다. 미시간 주에서 보고된 여성 환자는 한타바이러스로 심각한 폐 질환 증상을 보여 입원했으며, 현재 건강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여성은 미시간 주에서 보고된 최초의 한타바이러스 환자로 기록됐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7년 1월 기준 보건 당국이 1993년에 최초로 한타바이러스 감염사례를 확인한 뒤 현재까지 미국에서 보고된 감염 사례는 728건에 불과하다. 뉴멕시코가 109명으로 가장 많았고, 콜로라도가 104명으로 뒤를 이었다.미시간 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한타바이러스를 옮기는 설치류와 접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번 신 놈브레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당국은 한타바이러스의 증상이 코로나19와 매우 유사한 만큼 더욱 유의해야 하며, 한타바이러스가 의심되는 사람은 지역 보건부에 반드시 연락을 취해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타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 치명적이지 않으며, 사람간 전염은 매우 드물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만 주로 관찰되는 일부 한타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이미 백신이 개발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전문가들 역시 “한타바이러스는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동물-사람간 전염되며, 팬데믹을 유발한 코로나19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한타바이러스는 1950년대 한국의 한탄강에서 유래한 질병이다. 최근에는 송진원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이 제주도에서 채집된 제주도 고유종인 제주등줄쥐(Apodemus chejuensis)에서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형의 한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에 칙~칙~ 뿌리면… 코로나 바이러스 뚝?

    코에 칙~칙~ 뿌리면… 코로나 바이러스 뚝?

    혈관에 주사하는 대신 코에 뿌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치료 기술이 개발됐다. 이 치료제는 백신처럼 코로나19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보건과학센터 지퀴앙 안 교수가 이끄는 텍사스대 의대 인간감염·면역연구소, IGM 바이오사이언스, 휴스턴대 약대 공동연구팀은 항체가 포함된 비강 분무제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는 물론 예방까지 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6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4일자에 실렸다. 항체치료제는 인체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되고서 이에 대항해 만든 항체 중 특정 병원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것들만 선별해 만든 치료제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선 덕분에 일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경증환자 또는 고위험군 환자들에 대해 비상용으로 사용 승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피하주사가 아닌 정맥주사 방식이고 바이러스가 주로 발견되는 폐에 영향을 미치려면 고용량을 주입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체에 내성을 보이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들도 등장하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연구팀은 ‘면역글로불린 M’(IgM)이라는 물질을 재조합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변이바이러스에도 작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항체를 개발하고 이를 정맥주사가 아닌 호흡기를 통해 폐에 직접 전달이 가능한 비강 분무제로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항체물질은 이전에 개발돼 사용되고 있는 항체치료제들보다 20개 이상의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에 강력한 중화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변이바이러스에 6시간 동안 노출된 생쥐에게 항체 비강 분무제를 사용하면 폐 속에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키기 전 항체 비강 분무제를 뿌릴 경우 백신처럼 감염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코에 뿌리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나오나

    [달콤한 사이언스] 코에 뿌리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나오나

    혈관에 주사하는 대신 코에 뿌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치료 기술이 개발됐다. 이 치료제는 백신처럼 코로나19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보건과학센터, 텍사스대 의대 인간감염·면역연구소, IGM 바이오사이언스, 휴스턴대 약대 공동연구팀은 항체가 포함된 비강분무제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는 물론 예방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6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4일자에 실렸다. 항체치료제는 인체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뒤 이에 대항해 만든 항체 중 특정 병원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것들만 선별해 만든 치료제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선 덕분에 일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경증환자 또는 고위험군 환자들에 대해 비상용으로 사용승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피하주사가 아닌 정맥주사 방식이고 바이러스가 주로 발견되는 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고용량을 주입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항체에 내성을 보이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들도 등장하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연구팀은 면역글로불린M(IgM)이라는 물질을 재조합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변이바이러스에도 작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항체를 개발하고 이를 정맥주사가 아닌 호흡기를 통해 폐에 직접 전달이 가능한 비강 분무제로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항체물질은 기존에 개발돼 사용되고 있는 항체치료제들보다 20개 이상의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에 강력한 중화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변이바이러스에 6시간 동안 노출시킨 생쥐에게 항체 비강분무제를 사용할 경우 폐 속에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키기 전 항체 비강분무제를 뿌릴 경우에는 백신처럼 감염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지퀴앙 안 텍사스대 의대 교수는 “동물실험에서는 치료와 예방효과가 확인됐지만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면서도 “이번 기술은 일종의 ‘화학마스크’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위험이 큰 직종에 있는 이들에게 마스크, 백신과 함께 3중 안전장치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엄마가 아이 구하려 위험 무릅쓰는 까닭은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엄마가 아이 구하려 위험 무릅쓰는 까닭은

    엄마들은 자식을 위해 위험한 상황에 과감하게 몸을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교수는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부모가 자신의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식을 구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진화론적 설명 말고는 부모의 희생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 주는 연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이유를 뇌과학과 유전학적 측면에서 분석한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뇌 속 특정단백질 ‘칼시토닌 수용체’ 때문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 뇌과학센터, 리켄 생물시스템동역학연구센터, 뇌회로·행동생리학연구실, 행동유전학연구실, 센슈대 자연과학연구소, 국립 수의·생명과학대 동물과학과, 도쿄대 의대, 농업생명과학대학원, 도쿄대 고등과학연구소, 후쿠시마의대 공동연구팀은 엄마가 아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뇌 속 특정 단백질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6월 2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시상 아래쪽, 입천장 바로 위쪽에 존재하는 ‘시상하부’, 그중 ‘중심 내측전시각중추영역’(cMPOA)에 주목했습니다. 아몬드 크기 정도로 작지만 먹고 마시는 행위, 체온 조절, 호르몬 분비, 감정 조절 등에 관여하는 자율신경계 중요 부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cMPOA에 있는 7종의 주요 뇌신경세포(뉴런) 중 양육과 관련된 20개의 후보 단백질을 찾아냈습니다. 그중 칼시토닌 수용체라는 단백질이 양육 행동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칼시토닌은 혈액 속 칼슘량을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인데 칼시토닌 수용체는 칼시토닌을 받아들이고 결합하는 단백질을 말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칼시토닌 수용체를 갖고 있는 cMPOA의 뉴런 숫자는 새끼를 낳은 경험이 있는 암컷 생쥐가 짝짓기를 하지 않은 암수 생쥐나 짝짓기를 한 수컷 생쥐들보다 훨씬 많습니다. 또 출산 경험이 있는 암컷 생쥐는 칼시토닌 수용체 cMPOA 뉴런의 활성화 정도가 높고 다른 뇌 부위와의 연결성도 활발하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출산 경험이 있는 암컷 생쥐에게 칼시토닌 수용체 cMPOA 뉴런의 활성을 낮추거나 차단하자 양육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새끼들을 방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MPOA 뉴런 차단한 암컷 생쥐, 새끼 방치 또 연구팀은 생쥐들이 공포감을 느끼는 높이에 새끼들을 올려놓고 어미 생쥐의 행동 관찰실험도 했습니다. 실험 결과 칼시토닌 수용체를 가진 cMPOA 뉴런 활성도를 낮춘 어미 생쥐들은 고소공포증 때문에 새끼를 구하려 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어미 생쥐들은 새끼들을 찾아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나 희생 같은 단어들로 표현되는 양육 행위의 이면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런 과학연구 결과들을 보면 도킨스 교수가 이야기한 것처럼 ‘유전자의 조종’이나 ‘양육 기계’로 설계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수많은 도덕적, 윤리적 행위들의 과학적 배경을 알게 됐다고 해서 그것들의 가치가 폄하되거나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edmondy@seoul.co.kr
  • 파국 알리는 벨소리… 무대 위 더 실감나네

    파국 알리는 벨소리… 무대 위 더 실감나네

    동명 영화를 무대로… 110분 웃음폭탄부부 동반 모임서 휴대전화 공개 게임인물들 얽히고설킨 감정 한눈에 보여불편한 진실이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폭소 터졌다가도 복잡한 심리전 공감“그럼, 우리 게임 한 번 해 볼까?” 이 제안이 어떤 파국을 불러오는지, 이미 사람들은 알고 있다. 휴대전화 속 비밀들이 밖으로 나오는 순간 어떤 민망한 참사가 일어나는지. 아니, 어쩌면 알고 있기에 등골이 더 서늘해진다. 연극 ‘완벽한 타인’은 이미 본 장면이라도 다시 손에 땀을 쥐게 되는 영화처럼 여전히 스릴 있고, 무대에서 어떻게 그려내는지를 기대하는 재미까지 더해 110분을 웃음으로 가득 채운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 출신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의 동명 영화(2016)를 무대로 옮겼다. 이탈리아 박스오피스에서 흥행한 것은 물론 이탈리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다비드 디 도나텔로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개봉 3년 만에 전 세계 18개국에서 다시 만들어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영화’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2018년 리메이크 영화로 개봉해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연극은 원작 영화대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했지만, 내용은 국내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신과 의사인 에바와 성형외과 의사인 로코 부부가 절친한 친구 커플들을 집에 초대한 뒤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서로의 휴대전화 속 내용을 모두 공유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대로 무대에서 펼친다. 에바와 로코의 집으로 꾸민 무대는 세련되면서도 긴장감을 유발한다. 7명이 무대 앞에 놓인 긴 탁자에 일렬로 앉아 객석과 마주하며 쉴 새 없이 티키타카를 주고받는 자체도 큰 재미다. 문자나 전화가 올 때 벽면 스크린에 알림음과 메시지가 뜨는 것도 이색적이다. 특히 현관, 발코니, 화장실 등 분리된 공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인물별로 클로즈업을 해 보여 주는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쾌감이 있다. 상황별로 다른 공간에 흩어진 모든 인물의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으로 얽히고설킨 감정을 한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건 무대라서 가능하다. 남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가면과 나만 알고 싶은 진짜 모습이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이어지는 무대 위 웃픈 상황에 한껏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복잡한 심리전에 공감하고야 만다. 엄청난 비밀을 숨기는 건 아니어도, 누구나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페르소나를 지닌 만큼 배우들의 표정과 대사 하나도 내 것처럼 함께 웃고 안타까워하며 빠져든다. 인터미션 없는 110분이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간다. 연극 ‘생쥐와 인간’, ‘뜨거운 여름’,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등으로 따뜻하고도 유쾌한 작품을 선보인 민준호 연출이 섬세하고 짜임새 있게 꾸린 극에 이시언, 양경원, 유연, 장희진, 박소진, 임세미, 정연, 김재범, 임철수, 김설진, 박은석 등 스타배우 15인이 총출동해 재치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휴대전화 울릴 때마다…알아도 재미있고 무대라 더 쫄깃한 ‘완벽한 타인’

    [리뷰] 휴대전화 울릴 때마다…알아도 재미있고 무대라 더 쫄깃한 ‘완벽한 타인’

    “그럼, 우리 게임 한 번 해 볼까?” 이 제안이 어떤 파국을 불러오는지, 이미 사람들은 알고 있다. 휴대전화 속 비밀들이 밖으로 꺼내어지는 순간 어떤 민망한 참사가 일어나는지. 아니, 어쩌면 알고 있기에 등골이 더 서늘해진다. 연극 ‘완벽한 타인’은 이미 본 장면이라도 다시 손에 땀을 쥐게 되는 영화처럼 여전히 스릴 있고, 무대에서 어떻게 그려내는지를 기대하는 재미까지 더해 110분을 웃음으로 가득 채운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 출신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의 동명의 영화(2016)를 무대로 옮겼다. 이탈리아 박스오피스에서 흥행한 것은 물론 이탈리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다비드 디 도나텔로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개봉 3년 만에 전 세계 18개국에서 다시 만들어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영화’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2018년 리메이크 영화로 개봉해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연극은 원작 영화대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했지만, 내용은 국내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신과 의사인 에바와 성형외과 의사인 로코 부부가 절친한 친구 커플들을 집에 초대한 뒤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서로의 휴대전화 속 내용을 모두 공유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대로 무대에서 펼친다.에바와 로코의 집으로 꾸며진 무대는 세련되면서도 긴장감을 유발한다. 7명이 무대 앞에 놓인 긴 탁자에 일렬로 앉아 객석과 마주하며 쉴 새 없이 티키타카를 주고받는 자체도 큰 재미다. 문자나 전화가 올 때 벽면 스크린에 알림음과 메시지가 뜨는 것도 이색적이다. 특히 현관, 발코니, 화장실 등 분리된 공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인물별로 클로즈업을 해 보여 주는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쾌감이 있다. 상황별로 다른 공간에 흩어진 모든 인물의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으로 얽히고설킨 감정을 한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건 무대라서 가능하다. 남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가면과 나만 알고 싶은 진짜 모습이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이어지는 무대 위 웃픈 상황에 한껏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복잡한 심리전에 공감하고야 만다. 엄청난 비밀을 숨기는 건 아니어도, 누구나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페르소나를 지닌 만큼 배우들의 표정과 대사 하나도 내 것처럼 함께 웃고 안타까워하며 빠져든다. 인터미션 없는 110분이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간다. 연극 ‘생쥐와 인간’, ‘뜨거운 여름’,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등으로 따뜻하고도 유쾌한 작품을 선보인 민준호 연출이 섬세하고 짜임새 있게 꾸린 극에 이시언, 양경원, 유연, 장희진, 박소진, 임세미, 정연, 김재범, 임철수, 김설진, 박은석 등 최근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며 인기를 얻은 스타배우 15인이 총출동해 재치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슈퍼맨처럼 ‘빠르고 강하게’ 만드는 유전자 발견했다

    [사이언스 브런치] 슈퍼맨처럼 ‘빠르고 강하게’ 만드는 유전자 발견했다

    농구와 단거리 육상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꼽아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이클 조던과 우사인 볼트를 떠올린다. 이들의 공통점은 흑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운동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이들은 흑인인 경우가 많다. 의과학자와 의공학자들이 흑인들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이 필요한 경기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밝혀냈다. 스위스 취리히대 발그리스트대학병원, 약학·독성학연구소, 마이크로스코피·이미지분석연구센터, 취리히연방공과대(ETH) 바이오메카닉스연구소, 신경과학연구센터, 미국 델라웨어대 물리치료과,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센터, 하워드 휴즈 메디컬센터 공동연구팀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힘줄세포가 기계적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힘줄을 어떻게 신체의 움직임에 적응시킬 수 있는지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의과학 및 의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의생명공학’ 5월 25일자에 실렸다. 힘줄은 근육을 뼈와 연결함으로써 근육의 수축력을 전달해 관절 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단순히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물리적 역할 뿐만 아니라 신경이 많이 분포돼 길이가 늘어나는 것을 민감하게 감지하기 때문에 근육의 긴장도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포츠에서 힘줄의 역할은 더 크다. 적절한 훈련은 근육과 뼈 뿐만 아니라 힘줄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세포실험을 통해 힘줄세포 속 ‘E756del’라는 유전자가 힘줄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756del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쥐는 일반 생쥐보다 힘줄이 강하고 운동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생후 14~18주된 암컷 생쥐를 훈련시켜 힘줄을 강화시킨 뒤 힘줄세포를 분석한 결과 E756del 유전자가 증가한 것도 관찰됐다.재미있는 것은 E756del 유전자의 변형은 서아프리카계 조상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지금까지는 E756del 변형유전자가 아프리카 일대에서 유행하는 중증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이같은 이유로 E756del 변형유전자가 유전돼 온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운동선수가 아닌 아프리카계 미국인 65명을 무작위로 뽑아 E756del 유전자 변이를 분석하고 체력 측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변이 유전자를 가진 22명은 나머지 사람들보다 점프능력이 뛰어나고 순간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정도도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E756del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운동능력이 평균 13%, 최대 36% 정도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주도한 ETH취리히 정형외과·바이오메카닉스연구소의 제스 제릿 스네데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의 유전자를 파악하지 못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흑인들이 단거리 육상경기, 멀리뛰기, 농구 같은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부분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또 스네데커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E756del 유전자를 강화시키거나 변화시킴으로써 운동기능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폐이식 외에 답 없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원인 찾아냈다

    폐이식 외에 답 없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원인 찾아냈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폐포 벽에 만성염증세포가 침투해 폐를 딱딱하게 만드는 만성질환이다. 50~70세에 주로 발병하는 이 질환은 진단을 받은 이후 5년 이상 생존률이 20~30%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흡연이 주요 발병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어 호르몬 약물과 면역억제제를 이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정도 밖에 못해 폐이식이 유일한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 의대, 미국 브라운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폐 세기관지 내 상피세포에서 ‘PDCD5’라는 세포사멸 유도단백질이 많아지면 섬유화 유발 단백질이 과다분비된다고 2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연구팀은 특발성 폐섬유화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폐세포를 분석했는데 폐 세기관지 내 상피세포의 한 종류로 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클럽세포에서 PDCD5 단백질이 증가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클럽세포에서 PDCD5가 많아지면 섬유화를 촉진시키는 단백질이 많이 분비되고 결국 폐조직이 딱딱하게 굳게 된다는 것이다. 섬유화는 콜라겐 같은 세포외기질이 조직에 과다하게 축적되면서 정상구조를 파괴하면서 진행되는데 클럽세포에 PDCD5가 과다하게 되면서 폐 섬유화가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클럽세포에서 PDCD5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도록 유전자 편집을 한 생쥐에게는 섬유화를 유도하는 화합물을 주입하더라도 PDCD5 생성 유전자를 가진 생쥐에 비해 폐섬유화가 덜 진행되고 생존률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클럽세포가 아닌 다른 폐포상피세포에서는 PDCD5를 없애더라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연구팀은 클럽세포에서 PDCD5가 폐섬유화에 결정적이라고 밝혔다. 윤호근 연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클럽세포와 폐섬유화와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밝혀내고 PDCD5의 역할을 제시함으로써 폐섬유화증 치료에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조류독감 식별사’ 족제비, ‘포르말린 경보기’ 미생물

    ‘조류독감 식별사’ 족제비, ‘포르말린 경보기’ 미생물

    귀소본능이 강한 비둘기는 오래전부터 연락을 주고받는 데 활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도 통신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인류가 우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이후 개와 원숭이 등 동물은 실험을 위해 사람보다 먼저 우주에 올라가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생쥐, 원숭이 등 동물이 실험 대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렇듯 동물을 빼놓고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은 생각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생의과학과, 국립야생동식물연구센터, 모넬 케미컬센서 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족제비과에 속하는 ‘페럿’을 이용해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5월 27일자에 실렸다. 한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의 분비물을 통해 주로 확산된다. 미국에서도 매년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매년 49억 달러(약 5조 5000억원)의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하고, 5000만 마리에 가까운 가금류들이 살처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후 15주 된 수컷 페럿 6마리에게 건강한 청둥오리의 배설물과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청둥오리의 배설물의 냄새를 구분하고, 오리의 거주 상태와 먹이, 검체 채취일에 따라 달라지는 냄새를 구분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이렇게 훈련된 페럿들은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청둥오리의 배설물을 매우 정확하게 구분해 내고, 또 다른 조류 감염병인 뉴캐슬병 바이러스나 전염성후두기관염 바이러스에 걸린 조류의 배설물과도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콜로라도주립대 글렌 골든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물을 이용해 감염병 여부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같은 원리를 응용해 사람들의 질병조기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아이다호대 생명과학과, 생명정보·진화학연구소, 물리학과, 미네소타대 식물·미생물학과, 미생물·식물유전학연구소, 하버드대 생체·진화생물학과, 일리노이대 미생물학과, 라이스대 생명과학과,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 우주생명과학연구부 공동연구팀은 박테리아를 이용해 독성 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5월 27일자에 발표했다. 포름알데히드는 메탄올이 산화되면서 만들어지는 톡 쏘는 냄새의 무색기체다. 이것을 37% 농도의 수용액으로 만든 것이 방부제나 살균제로 쓰이는 포르말린이다. 포름알데히드는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연소될 때 나오거나 산불, 담배연기, 자동차 매연 등에도 포함돼 있다.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눈, 코, 목에 자극이 생기고 호흡기 장애가 발생한다. 심할 경우 독성 폐공기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연구팀은 메탄과 메탄올을 영양분으로 사용하는 ‘메틸로트로프’와 ‘메틸로루브룸’이라는 미생물을 이용해 포름알데히드 감지센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들 미생물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EfgA’라는 단백질 성분이 포름알데히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독성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일정 이상이 되면 EfgA가 반응해 미생물 증식을 멈추고 신호를 보내도록 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아이다호대 크리스토퍼 막스 교수(미생물생리학)는 “이번에 개발한 미생물 센서 기술은 기존의 전자센서들에 비해 제조가 쉽고 검출 정확도도 높아 제약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암세포 쉽게 죽지 않고 끝없이 증식되는 이유 밝혀졌다

    [달콤한 사이언스] 암세포 쉽게 죽지 않고 끝없이 증식되는 이유 밝혀졌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암세포는 정상세포와는 달리 비정상적으로 무한증식한다는 특징이 있다. 외과수술, 화학적 항암요법, 방사선치료 등으로도 쉽게 죽지 않고 살아남아 환자를 괴롭히는 경우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가 외부 스트레스에도 끄떡없이 빠르게 증식하는 이유를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세포 분열 중 발생하는 DNA 복제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암세포가 죽지 않고 살아남게 만드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핵산연구’에 실렸다. 세포가 분열해 중식할 때는 세포 속 DNA가 함께 복제된다. DNA를 이루는 약 30억쌍의 염기물질이 복제되는 과정 중에는 다양한 원인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는데 이 오류를 제때 교정되지 못하면 복제스트레스가 발생해 세포가 죽게 된다. 복제스트레스는 복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때문에 DNA 복제가 멈춰 세포 분열과 증식도 멈추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에서 실시간으로 단백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단초점 세포형광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암 세포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세포 핵 내부에서 DNA 복제 스트레스 때문에 DNA 복제가 멈춘 위치로 NSMF 단백질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관찰됐다. NSMF 단백질은 신경세포 이동을 촉진해 뇌의 발달과 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생존과 확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NSMF 단백질은 PRP19, ATR 같은 DNA 복제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을 복제 오류가 발생한 지역으로 이동시켜 복제오류를 수정해 DNA 복제가 다시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상세포와 비교해 암세포에서는 NSMF 단백질 발현량이 특히 높았는데 이는 NSMF 단백질이 암세포 성장과 분열, 전이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관련 유전자를 제거해 NSMF 단백질 발현을 억제시키면 DNA 복제오류가 누적돼 DNA 복제가 멈추면서 암세포가 성장하지 못하고 죽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생쥐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채영찬 교수는 “지금까지 암세포의 복제스트레스 대응 과정은 미지의 상태로 남아있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뇌발달에 관여한다고 알려졌던 NSMF 단백질이 세포 복제스트레스 해소에도 참여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 암세포 복제 스트레스 대응방식을 교란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의 4세대 표적항암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자폐증 치료제 복용 아동, 소아비만 되는 이유 밝혀냈다

    [달콤한 사이언스]자폐증 치료제 복용 아동, 소아비만 되는 이유 밝혀냈다

    자폐스펙트럼증후군은 자신의 세계에 갇혀 타인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발달장애로 아동 1000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나는 흔한 신경정신질환이다. 자폐증 아동은 행동, 심리치료와 함께 약물치료가 병행되는데 자폐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소아비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과학자가 중심이 된 연구팀이 이같은 항정신성약물로 인한 비만의 원인을 밝혀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공동연구팀은 도파민 및 세로토닌 수용체에 결합해 뇌 신경전달물질 작용을 차단하는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비만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실험의학저널’에 실렸다.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비롯해 조현병, 양극성장애 등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이다.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은 다른 정신성 약물에 비해 운동 부작용은 적지만 식욕을 과도하게 자극해 비만을 유발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동물실험을 실시했지만 사람과 같은 비만증상이 유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원인 규명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조현병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리스페리돈이라는 약물을 먹이에 섞어 먹이는 방식을 통해 비만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멜라노코르틴에 대한 반응성이 줄여 비만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식욕억제제를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과 동시에 투약하면 비만과 신경정신과 치료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손종우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에 의한 식욕증가와 비만 원인을 신경세포와 분자수준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을 처방받는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비만을 예방할 수 있게 해줘 질병치료에 집중하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가공식품 속 식용색소가 대장염, 알레르기 일으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가공식품 속 식용색소가 대장염, 알레르기 일으킨다

    우리가 먹는 식품들 중 채소나 육류 같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물을 제외한 가공식품들에는 다양한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다. 식품첨가물은 가공식품 의 제조와 보존을 위해 사용하는 것들로 식용색소 같은 인공착색료, 합성감미료, 화학조미료, 합성보존료, 산화방지제, 방부제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특히 인공착색제는 식품의 빛깔을 좋게 만들이 위해 쓰이는 색소로 아이스크림부터 사탕, 과자, 청량음료, 소시지 등 가공식품 대부분에 들어가 있다. 인체에 무해하고 맛이 나지 않고 향기나기도 하는데 식품위생법에 근거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의과학자들이 외과수술 같은 질병치료를 받는 사람, 노약자처럼 면역기능이 약한 이들은 식용색소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과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뉴욕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정밀면역연구소, 종양과학과, 게놈학·다중생물학연구소, 약물발견연구소, 약리과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비교의학연구분과, 뉴욕대 의대 생물분자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가공식품 속에 들어가는 식용색소, 인공착색제가 면역기능이 약화된 사람에게는 대장염, 알레르기 같은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5월 14일자에 발표했다. 대장염은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으로 심할 경우 대장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대장염은 정상적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면역세포 인터루킨-23(IL-23)이 활성화되거나 면역기능이 약화돼 조절장애가 발생할 경우 유발된다. IL-23은 대장염 뿐만 아니라 각종 면역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쥐 20마리에게 적색 40호(알룰라 레드 AC), 적색 3호(에리트로신), 황색 6호(선셋 옐로우 FCF), 청색 1호(브릴리언트 블루 FCF) 식용색소 4종을 물 1ℓ에 0.25g 정도로 희석시켜 한 달 이상 섭취시켰다. 이 같은 식용색소들은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약에 널리 쓰이고 있다. 식용색소 황색 6호는 현재 한국에서는 사용 금지돼 있다. 연구팀은 생쥐 절반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IL-23 조절기능을 포함한 면역기능을 제거했다. 연구팀은 인공색소의 염증질환 유발 여부를 확실히 실험하기 위해 면역기능이 약화된 생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은 인공색소가 포함된 물을 마시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인공색소가 없는 물을 마시도록 하고 관찰했다. 그 결과 면역기능이 약화된 생쥐들은 인공색소를 섭취한 뒤 대장염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색 40호, 황색 6호는 대장염을 쉽게 유발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면역기능이 약화된 생쥐들이라도 인공색소가 포함되지 않은 일반 물을 마시면 대장염이 생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기능이 정상적인 생쥐들은 적색 40호, 황색 6호가 섞인 물을 한 달 넘게 섭취해도 대장염을 비롯해 염증질환이 발병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세르지오 리라 교수(임상면역학)는 “과학자들은 지난 세기 대기·수질오염 증가와 식생활에서 식품첨가물이 포함된 가공식품 섭취가 급격히 늘었는데 이런 요인이 염증질환과 자가면역질환 발생률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리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공식품 내 식품첨가물이 염증 및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생쥐에게서 나타난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앞서 아동, 청소년이 황색이나 적색 식용색소가 포함된 식품을 많이 섭취할 경우 행동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기존 연구들도 있었지만 명확한 관계가 밝혀지지 않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늙은 세포 제거로 젊음·건강 되찾는다

    늙은 세포 제거로 젊음·건강 되찾는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의대, 캐나다 매니토바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노화 세포를 제거해 몸속 세포시계를 거꾸로 돌려 노화 때 발생하는 각종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메드’(Med) 5월 1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면역세포 중 하나인 ‘불변자연살해세포’(iNKT)에 특정 단백질을 결합해 활성화시키면 노화되거나 손상된 세포를 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로 비만 생쥐를 치료한 결과 혈당 수치를 비롯한 각종 건강지표가 정상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폐섬유증을 앓는 생쥐의 경우는 손상된 폐세포가 회복되고 치료받지 않은 생쥐보다 생존 기간이 더 길어졌다는 점도 관찰됐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노화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각종 질병을 손쉽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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