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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전 논술] 급변하는 사회가 야기하는 문제와 적응 방안

    ●다음 글은 세계의 변화가 인간의 삶에 미치게 될 영향을 살피고 있다. 제시문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사회가 야기하게 될 문제를 점검해 보고, 이에 적응하여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정보는 전문적으로 ‘비트(bit)’라고 부르는 단위로 규정, 측정된다. 지금은 독서와 타이핑에서 피아노 연주, 다이얼 조작, 암산에 이르는 광범한 범위의 작업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속도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확정되어 있다. 학자들 간에 그 정확한 수치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두 가지 기본 원리에 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그 원리는 첫째,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시스템에 과도한 부담을 주면 능률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중략) 실험 결과는 한결같이 어떠한 작업이든지 모두 어떤 속도를 초과하면 수행하기가 불가능해진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모두 신체적인 솜씨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속도의 최대 한계는 신체적 제약보다는 정신적인 제약에 의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실험들은 또한 실험 대상자에게 제시되는 행동 선택 가능성의 수가 많을수록 이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이 실험 결과들은 분명히 우리가 어떤 형태의 심리적 혼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급속도로 끊임없이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경영자들이나 공부해야 할 것은 많은 데다 거듭되는 시험에 시달리는 학생들, 그리고 소란을 피우는 어린이와 요란한 전화 소리, 망가진 세탁기,10대 아이들 방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로큰롤 음악 소리, 응접실의 TV 소리에 시달려야만 하는 주부―이런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감각에 밀어닥치는 정보의 파도 때문에 자신의 사고 능력과 행동 능력이 손상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전투에 시달리는 군인이나 이재민, 문화 쇼크에 걸린 여행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증상들의 일부는 이러한 종류의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rd)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보 문제 연구의 개척자 중의 한 사람인 미시간 대학 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밀러(Miller,James G.) 박사는 “어떤 사람에게 그가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정보를 공급하면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실제로 정보의 과부하는 여러 가지 정신 질환과 관계 있을지도 모른다고 시사하고 있다. 예컨대, 정신 분열증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부정확한 연상 반응’이다. 실험 대상자의 마음 속에 연결되어야 할 관념과 말들이 연결되지 않거나 또는 그 역의 경우가 생긴다. 정신 분열증 환자는 제멋대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고도로 개인화된 범주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삼각형·입방체·원뿔형 등 여러 가지 종류의 나무토막을 대면시킬 때 정상적인 사람은 이것들을 기학학적인 형태에 따라 분류할 것이다. 정신 분열증 환자들에게 이것을 분류하라고 하면 십중팔구 “이것들은 모두 군인이다.”라든가 “이것들은 나를 슬프게 만든다.”라는 식으로 대답하게 될 것이다. 밀러는 ‘커뮤니케이션의 혼란’(Disorders of Communication)이라는 책에서 연상 텍스트를 이용하여 정상인과 정신 분열증 환자를 비교하는 실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실험 대상자중 정상인들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여러 가지 단어를 다른 단어나 개념들과 연관짓도록 요구했다. 그 중 한 그룹은 시간 제한 없이 문제를 풀도록 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시간적인 압박 하에서―빠른 속도로 정보를 투입하는 상황에서―문제를 풀도록 했다. 시간에 쫓긴 실험 대상자들은 시간 제한을 받지 않은 정상인들에 비해 정신 분열증 환자와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심리학자인 우스단스키(Usdanski,G.)와 채프먼(Chapman,L.G.)은 이와 유사한 실험을 통해 강제된 속도와 고속의 정보 투입 여건하에서 문제를 푼 실험 대상자들이 저지르는 과오의 유형들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했다. 이 두 사람은 역시 반응 속도의 증가가 정상인들에게도 정신 분열증 환자 특유의 과오 패턴을 초래하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밀러는 “정신 분열증은(아직 알려지지 않은 과정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신경 계통의 ‘잡음’을 증가시키는 어떤 대사 장애로 인해) 인식적 정보의 처리와 관련된 채널의 용량을 떨어뜨린다고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정신 분열증 환자들은 표준적인 속도의 정보 투입에 대응하는 데도 마치 정상인들이 빠른 속도에서 겪는 것과 마찬가지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결과 정신 분열증 환자들은 표준 속도에서도 마치 정상인들이 빠른 강제적 투입 속도에서 저지르는 것과 마찬가지의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요컨대, 밀러는 과중한 정보의 부담 아래에서의 인간 행동의 와해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정신 병리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잠재적 충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금 사회 변화의 일반적인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생활 속도에 적응하고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여 더욱더 단기간 동안에 이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강요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느리게 진화하는 사회에서 필요로 했던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정보를 처리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적어도 일부의 사람들을 인식적인 과잉 자극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것이 기술 사회에서 정신 건강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앞으로 규명해야 할 문제이다. -엘빈 토플러,‘미래 쇼크’ ● 지문의 분석 이 글은 엘빈 토플러가 쓴 ‘미래 쇼크’의 일부분이다. 앨빈 토플러는 개개인이 짧은 기간에 많은 변화에 처하게 됨으로써 유발되는 파멸적인 스트레스와 방향 감각의 상실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으로 ‘미래 쇼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문화의 충격이라는 인류학의 용어는 이미 상당한 정도로 일반화된 개념이다. 한 문화권의 생활 방식에 젖어 있던 사람이 전혀 다른 문화권 속으로 들어가게 됐을 때 겪는 격심한 혼란이 그것이다.‘미래 쇼크’란 이러한 개념을 차용한 것으로 현재의 문화 속에 살고 있는우리가 미래의 문화 속으로 갑자기 진입하게 될 때 느끼는 혼란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개념은 미래 사회의 문화가 현재의 문화와 완전히 다르며 우리가 그러한 미래의 문화에 접하게 되는 속도가 충격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미래의 변화는 상상할 수 없이 너무 빠른 가속도로 전개되기 때문에 이런 변화의 가속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또 인간은 이러한 미래에 어떻게 적응(또는 적응에 실패)할 것인가를 미리 내다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미래에 예상되는 기술적, 사회적 변화가 그 속도를 점차 가속화함으로써 개인이나 집단의 적응이 한층 어려워질 것임을 예견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 인간이 사회 전반과 개인 문제에서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시급히 터득하지 못한다면 대대적인 적응 파탄의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글쓴이는 그동안 그가 만나본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그들의 변화에 대한 관심과 적응에 대한 불안감, 미래에 대한 공포심을 경험하고 다음과 같은 확신을 제시한다. 즉, 미래 쇼크는 머나먼 잠재적 위험이 아니라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걸려 있는 실재의 질병임이 분명하다. 이 정신 생물학적 상태는 의학적 또는 정신병리학적 용어로도 설명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변화병이다. 특히, 변화의 속도는 변화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급속한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나가려면 미래에 대한 새로운 자세, 즉 미래가 현재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새롭고도 민감한 인식, 곧 미래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과중한 정보의 부담(정보의 과부하) 아래에서의 인간 행동의 반응을 고찰하고 있다.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는데, 그 시스템에 과도한 부담을 부면 능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은 여러 실험의 결과를 통해서 이미 증명되었다. 이를 토대로 글쓴이는 정보의 과부하가 인간 행동을 와해시킴으로써 정신 병리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대 사회는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정보를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처리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상황이 초래할 인간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글의 주제는 정보의 과부하가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 출제의도 현대는 기술 정보 사회로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그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이 변화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거나 변화에 적응하는 길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미 가속적 추진력이 붙은 사회는 자율적인 조절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게 된다.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수험생도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이 문제에 대해 무관심할 수가 없다. 따라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환경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생각해 볼 것을 촉구하는 데에 출제 의도가 있다. ● 생각하기 먼저 서론에서 기술 정보화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와 변화의 속도는 이미 거부하기 어려운 현실임을 인정하고, 이러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전략을 탐구하겠다는 논지 전개 방향을 밝히면 좋을 것이다. 이 글의 방향이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와 관련되므로 그러한 측면과 관련된 논의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물론 정보화 사회 속에서 급변하는 모습들이 야기할 문제점들을 제시문에 근거하여 정확히 짚는 것이 문제 해결의 주된 방향이 될 것이다. 그러한 논의의 방향은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나누어 논의를 전개하면 구체성을 띠게 될 것이다. 또한 논의를 전개할 때 주된 전제가 어떤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의 목표는 인간다움의 실현에 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변화와 그 대응도 궁극적으로는 이 목표의 완성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글을 맺으면 출제자가 요구하는 답안에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어떻게 쓸까 글 전체의 주제 방향은 정보화 시대 속에서 급변하는 사회의 영향과 적응 방안 정도로 잡을 수 있고, 그에 따른 주제문은 ‘어떤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의 목표는 인간다움의 실현에 있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서론 부분에서는 기술 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우리의 생활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삶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다. 이런 점과 관련된 논의가 전개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논의의 방향이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라는 점을 제시하면 된다. 본론 부분에서는 정보화로 인한 변화의 영향과 적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될 것이다. 먼저 정보화로 인해 급변하는 사회가 야기하게 될 문제점을 제시할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 양상과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불안과 소외에 시달리는 모습과 관련된 논의를 전개해 문제의 핵심을 구체화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먼저 개인적 차원에서의 적응 방안을 언급할 수 있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 차원에서의 적응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하여 결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과 기술의 진보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나타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인간적 가치를 회복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올해 ‘경영 키워드’는 이것!

    ‘올해의 경영 키워드는 뭘까.’ LG경제연구원은 6일 내놓은 ‘돌아보는 2005 경영키워드 7’ 보고서에서 “올해는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한 한 해였다.”면서 “블루오션 신드롬과 M&A, 합종연횡, 지수 1000, 명품 마케팅, 트리플 악재(삼중고),‘1조 클럽’ 기업 증가 등을 올해 경영의 최대 화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국내 경제성장률이 4% 안팎에 머물자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엔진 확보에 나섰고, 이를 위한 사상과 방법론으로 ‘경쟁을 피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을 찾자.’는 블루오션 전략을 앞다퉈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들이 M&A를 통해 성장하려는 시도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생존을 위한 ‘적과의 동침’도 올해 경영의 두드러진 추세로 지목했다. 삼성과 IBM의 비메모리반도체 협력,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낸드플래시 합작 진출 등을 합종연횡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증시 활황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좋아진 점, 제품과 브랜드에 고급 이미지를 심기 위해 기업들이 앞다퉈 ‘명품’ 마케팅을 펼친 점, 환율 하락-국제유가 상승-국제금리 상승 등 3개 악재가 겹친 사실 등도 올해의 주요 화제로 꼽혔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SK㈜,LG전자 등의 순이익이 1조원(2004 회계연도 기준)을 웃돌아 ‘1조 클럽’ 멤버가 12개로 늘어난 것도 의미있는 사건으로 평가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무릇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다. 개발이 우선시되던 때에는 ‘서자’처럼 천대받던 환경문제가 이제는 안방에서 떵떵거리고 있다. 그만큼 환경문제가 절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급성을 요하는 국책사업이라도 환경을 해칠 우려가 제기되면 하루아침에 백지화되는 것이 요즘 세태다. 국가나 단체, 기업들도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결국 시민들이 스스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환경의 혜택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만으로는 한계 시민들은 1990년대부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는 팔을 걷고 나섰다. 하지만 초기에는 환경단체에 기대 대리전을 펴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들은 복잡하기만 한 환경문제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데다 조직적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경단체가 먼저 주민들을 각성시켜 시위현장으로 내모는 경우도 많았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합작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과를 거뒀지만 주민들의 뜻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환경단체는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0년대 들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주민들 스스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침해 원인자와 투쟁을 벌이는 사례가 잦아졌다.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율동공원에 있는 맹산이 ‘반딧불이’ 서식지인 데다 자연경관이 수려하자 맹산을 지키기 위해 각종 노력을 펼쳐 왔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부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실버타운이나 영상단지, 위락시설 등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 냈다. 지금은 매년 8월 열리는 반딧불이 체험행사가 정착돼 누구 하나 맹산에 함부로 손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 또 용인시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인 수지읍 낙생저수지에 수상골프연습장을 건설하려 하자 용인·성남 주민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나서 지난 7월 ‘낙생저수지 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백지화를 요구, 급기야 용인시는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다. ●주민 스스로를 지키는 몸짓 충남 연기군 전의면 원성리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전체 24가구 주민 가운데 8명이 간암이나 폐암으로 숨지고 4명이 암을 앓는 ‘해괴한’ 일이 발생하자 마을에 있는 안티몬 공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배출된 광재가 논에 매립돼 지하수를 오염시킴으로써 암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티몬은 난연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마을 지하수에서 안티몬 성분이 검출됐으나 국내에는 기준치가 없고 법적으로 규제할 근거도 없다. 반면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등에서는 수질기준을 정해 이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내년에 충남도와 함께 1억원을 들여 면역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한편 연기군에 요구해 상수도를 설치토록 했다. 충남 당진군 송산면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이 제철소 건설을 위해 갯벌을 매립하려고 하자 반발하고 있다. 전남 여수 시민들은 1997년부터 시내를 관통하는 연등천 살리기에 나서 4급수이던 수질을 숭어·은어·농어가 뛰노는 2급수로 바꿔 놓았다.1970년대 후반까지도 목욕하고 빨래했던 연등천에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코를 찌르는 혐오대상으로 전락하자 시민들이 나선 것. 그동안 주민들은 자녀인 초·중·고생과 함께 날을 정해 길이 5.65㎞, 폭 10∼40m의 연등천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님비는 경계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환경보전 의지는 때로 과잉반응으로 나타나 전체의 이익을 훼손하는 ‘님비현상’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주민들은 1994년 정부가 인근에 있는 굴업도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하려 하자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여 백지화시켰다. 당시 낙후된 섬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방폐장 유치이며, 방폐장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방폐장이 들어서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올해 덕적도 주민들은 방폐장이 지자체들의 유치경쟁 속에 입지가 선정되는 장면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인천 김학준 광주 남기창 대전 이천열기자 kimhj@seoul.co.kr ■ [전문가제언] 실패의 경험서 성공해법 찾아야 /구자건 연대 환경공학부 연구교수 수년 전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실패는 뼈아픈 일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도에서 공학 전문가들이 각 분야의 실패 사례를 진단한 책이었다.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사고,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등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 관리능력 부재를 보여준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새만금 간척사업, 한탄강댐 건설사업, 경인운하 건설사업….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건 합리적 해결점을 찾는 데 실패한 대형 국책사업들이다. 대형사업에 투자되는 재원과 시간이 한두 푼, 한두 시간이 아닌 만큼 국가재원의 절약이란 측면에서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과 특성을 잘 알고 실패를 성공으로 변화시킬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학’을 제창한 일본의 한 학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실패를 하고서도 그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시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화호’의 실패를 딛고 ‘새만금’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하지 있을까.‘사패산터널’에서 아픔을 경험한 우리 사회는‘천성산터널’에서 거듭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 숱한 실패를 경험하고도 또다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대형사업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주체와 승인기관, 협의기관 사이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비판에만 익숙한 시민단체는 타협엔 너무 인색한 것은 아닐까.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 빅딜’을 성사시켜 주민기피시설인 소각시설을 ‘혐오시설’이 아닌 재정자립도를 올려주는‘생산시설’로 변모시킨 자치단체가 있다. 민간기업보다 한발짝 앞서 ‘환경경영’ 개념을 도입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의 계획 단계부터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전략환경평가제도가 도입되고, 많은 공공기관들이 ‘환경친화적 설계지침’을 자체 마련하고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가 ‘실패’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고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는 방임하고 무임승차하기엔 너무나 많은 부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 토양·수질오염 실태 중국 쑹화강의 벤젠 오염 사태가 연일 국제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은 이곳의 수질오염에 이은 토양오염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토양의 오염은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수질오염·대기오염으로 이어지며 결국 농작물 피해로 귀결돼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부 역시 토양환경보전법을 강화해 토지오염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류저장시설과 폐광으로 인한 토지오염 사례는 곳곳에서 보고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복원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된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된 유류저장시설 1만 1708곳 가운데 258곳은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한 오염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반드시 토양정화를 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한 곳당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8000만∼9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된 주유소 땅 1㎡를 완전 복원이 아닌 최소한의 법 기준에 맞추는 데 평균 26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폐광으로 인한 피해는 사람에게까지 이른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하다.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08개 조사 대상 폐광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 또 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린 것도 폐광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광 주변의 농경지 오염으로 인한 농작물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충청북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폐광주변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경지 36곳 가운데 7곳에서 납과 카드뮴·구리 등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 검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만 연간 20억∼30억원 이상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토양이 오염되면 그 복원에는 오염방지에 드는 비용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들게 된다.”면서 “비용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행복한 국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토양오염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열린세상] 국방개혁과 한미동맹/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중국인들이 즐겨 쓰는 ‘도광양회(韜光養晦)’는 빛을 감추고 어둠을 기른다는 의미로 재능을 감추고 모호성을 가지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이는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를 건립했던 유비(劉備)가 조조(曹操)의 식객 노릇을 하면서 조조를 기만하기 위해 썼던 술책이었다. 유비가 범상하지 않음을 간파한 조조의 참모들이 그를 일찍 제거하여 후환을 없애자고 누차 건의하였다. 이를 눈치챈 유비가 몸을 낮추어 조조를 비롯한 참모들이 경계심을 풀게 만들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후 개혁 개방과 더불어 경제발전을 위해 덩샤오핑은 이를 중요한 전략적 기조로 삼으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해 자이툰부대의 1진 이라크 파병 시 환송식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라크에서 우리 군의 따스한 활약상으로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니 다행이다. 지난 17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자이툰 부대 파병에 사의를 표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재건 지원을 다짐하였다. 그런데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었던 18일에 불거진 ‘이라크 주둔 한국군 1000명 감군’ 보도로 미 행정부가 무척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마침 부시 대통령은 당일 경기 오산시 미 공군기지에서 이라크 철군 계획은 ‘재앙을 낳는 처방’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어떠한 공식 통보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국은 향후 자이툰 부대 인원 1000명 감축과 관련하여 국회동의를 거친 후 미국에 공식적인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치르는 큰 잔치인 APEC에 참가한 손님에게 ‘역풍’으로, 미국내 비판 세력들에게 이라크에서 미군철수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국방부의 국방개혁법안은 2020년까지 전군 병력을 현재 68만명에서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고,2010년까지 육군 1·2·3군사령부를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군 구조개편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부는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3단계의 개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핵심과제로 상·하부 군구조 개편, 지상군 위주의 상비병력 조정 및 부대구조 개편,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전쟁억제력 확보 등을 상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개혁안을 법제화하고 자주적 방위역량 확충을 위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총 621조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방개혁에 필요한 순비용은 67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방부의 국방개혁법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계심을 풀어야 한다. 국방비 분담에서의 실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방개혁안이 가지는 당위성과 자주적 국방의 상징적 의미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이미 합의한 용산기지 이전은 미국의 범세계적 방위태세검토(GPR)에 따른 주한미군 재조정과는 달리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국민적 자존심의 회복이라는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회수에 대해서도 국방비 부담을 감안한 적정한 시기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도광양회’는 중국이 미국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여 정치군사적 차원에서 미국과의 불필요한 경쟁과 마찰을 피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국력의 소모를 줄이고 실리주의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군사력 강화를 위한 경제력을 키워나가기 위함이다. 한국의 자주 국방을 위해서는 이를 밑받침할 국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쌓여야 국방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기본 인식이 필요하다. 국민적 자존심회복과 국익을 고려한 사려 깊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外資, 하나로텔 경영나서

    하나로텔레콤의 위기 타개를 위해 대주주인 외국자본이 경영일선에 직접 나섰다. 하나로텔레콤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전반을 책임지는 한시적인 비상기구로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경영위원회 의장은 하나로텔레콤의 사외이사인 박병무 뉴브리지캐피탈 코리아 사장이 맡았다. 권순엽 대표이사 부사장은 위원으로 참여한다. 하나로텔레콤은 “경영위원회는 이사회가 결정하기 어려운 조직개편, 영업전략 등 현안에 대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인 박 의장은 이날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의 지분 매각설과 관련,“지금까지 어떤한 지분매각 협상은 없었다.”며 “장기적인 전략으로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증자 가능성도 부인했다. 박 의장은 “하나로텔레콤은 증자의 필요성도 없고, 계획도 없다.”며 “자체 생존을 위한 수익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도높은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박 의장은 조만간 전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뜻도 밝혔다. 박 사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원 통상지원반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다. 뉴브리지캐피탈 고문, 로커스홀딩스 대표,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을 지내며 30여차례 기업의 인수합병을 지휘했다.이기철기자 culi@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31)이용오 한국동서발전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31)이용오 한국동서발전 사장

    한국동서발전 이용오 사장은 연금술사라는 별명을 종종 듣는다. 지난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사한 6개 발전회사 가운데 재무구조와 인력구조가 가장 열악했고, 노동조합도 강성이었던 이 회사를 불과 4년 만에 최고의 발전회사로 키워 놨기 때문이다. 신용등급도 최근 A3에서 A2로 1단계 올려놨다. 이 사장은 14일 “경영혁신을 이루려면 평가 결과 잘하는 직원은 보상하고, 못하는 직원은 퇴출시키는 구조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과거 공기업이 성과에는 인색하고, 실패에는 가혹해 결국 성과는 못내더라도 실패하지 않으려는 풍조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인재양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도 직원들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이 사장을 만나 동서발전만이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비결을 들어봤다. ●국내기업중 최초 디지털 채권 발행 ▶분사 초기 열악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6개 발전회사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동서발전이 2001년 한전에서 분사할 때 재무여건과 설비구성이 가장 열악해 한전에서 동서발전으로 전직을 꺼리는 직원이 많았다. 부채규모를 줄이는 것이 최대 현안이었다.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변동금리 채권인 디지털채권을 발행하고, 또 발전회사 최초로 글로벌채권을 발행하는 등의 노력으로 부채규모를 분사 당시 2조 3051억원에서 현재는 1조 2598억원으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동서발전은 ‘외환 및 부채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달 특허출원하기도 했다. 비록 비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다른 기업들이 우리가 개발한 부채관리 시스템을 사고 있다는 점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 ●‘외환·부채관리 시스템´ 특허출원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는 발전원가를 낮추는 노력도 있었다고 들었다. -발전원가의 60%가 원료비다. 원료비를 낮추면 그만큼 발전원가를 내릴 수 있다. 원료비를 줄이기 위해 2002년 연간 30만t을 쓰고 있던 알래스카 석탄의 단가를 낮춰 다시 계약했다. 단가를 낮추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은근한 압력도 있었지만 회사를 위해 밀고 나갔고, 결국 단가를 낮춰 연간 5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또 연간 250만∼300만t의 호주산 석탄을 수입하기 위해 종전에 썼던 12만t급의 전용선을 17만t급으로 바꿨다. 석탄수송 전용선을 대형화해 해양수송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 ▶인재를 키우기 위해 열정을 쏟는 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한전에서 분사할 때 인력구조가 취약했다. 회사 자원 가운데 핵심은 역시 사람이다. 인재들이 있을 때 회사 경영이 제대로 될 수 있다. 초창기에는 당기순이익의 2%를 사람을 키우는 데 썼다. 지금은 5%로 늘렸다. 대략 50억원을 인재양성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로 직원의 45%가 해외연수를 했다. 넓은 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라는 취지다. ●발전원가 낮춰 年 50억원 절감 ▶신입사원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뽑는 것도 인재양성 차원인가. -물론 인재양성 측면도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은 공기업의 책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2002년부터 매년 70∼80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이처럼 매년 젊은 신입사원을 채용하다 보니 현재 2000명이 조금 안 되는 전체 임직원 가운데 70%가 주임 이하 젊은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동서발전이 소유하고 있는 당진화력발전소는 발전소가 아니라 마치 오피스텔처럼 보인다. -당진화력발전소를 처음 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 외국 신용평가회사에서도 당진화력발전소를 견학하고 놀랍다고 말한다. 동서발전은 발전소를 공원같이 조성해 환경오염원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고 기업의 이익을 지역주민들에게 환원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발전회사 최초로 ‘발전소 공원화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공원화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발전소별로 지역 특색을 살린 식재계획을 반영해 독특한 경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이밖에도 석탄의 분진을 방지하기 위한 비탄방풍림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적인 발전소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매년 70~80명 신입사원 뽑아 ▶혁신경영 차원에서 추진하는 ‘TORSIM’ 체제는 어떤 것인가. -TORSIM은 ‘Total Reliability & Safety Innovation Management’의 첫 글자를 딴 합성어다.‘전사 설비·안전 혁신경영’을 뜻한다. 이는 수십년 동안 운영돼온 발전소 업무 전반의 과거 관행과 타성을 과감히 버리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영혁신체제를 만들자는 의미다. ▶TORSIM 추진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사장이 직접 주도하는 전사적 미래성장 프로젝트로 추진하기 위해 사장 직속의 전문가 그룹인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난달 발대식을 가졌다. 팀은 10명의 전담요원과 6명의 겸임요원으로 구성했다. 특히 우리 회사를 퇴직한 5명을 포함한 외부전문가를 자문단으로 위촉했다. 이들은 발전소 정비, 운전, 운영제도 및 안전 분야에 대해 전사업소의 실태를 점검하고 국내외 유수기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필요하면 외부전문기관 용역도 시행해 발전설비 및 안전 분야에 대한 최적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전사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해외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발전분야도 국가간 장벽이 없어지고 글로벌화되고 있다. 동서발전이 갖고 있는 역량을 모회사인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결집해 한전과 동반자 입장에서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달 우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무연탄 순환유동층보일러와 관련해 국내외 학계, 제작사, 전력그룹사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워크숍도 이러한 관점에서 추진됐다. 앞으로도 전력그룹사간 유기적 공조로 해외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38년 전력맨’ 이용오 사장은 이용오 사장은 38년 동안 전력사업에 몸담아온 ‘전력맨’이다. 이 사장의 혁신은 발전소처럼 멈추지 않는다. 한국전력 평사원에서 시작해 전력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자기 혁신을 했고,2001년 한전에서 분사할 당시 재무구조가 꼴찌였던 동서발전을 2004년 6개 발전회사 경영평가에서 1등으로 변신시켜 놓았다. 공기업 사장으로서 드물게 연임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인재양성을 기업의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한다.1993년 한전 도쿄사무소장 시절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깨달아 CEO가 된 뒤부터 직원 해외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 칭화대 법학박사와 미국 MBA 수료자를 배출했다.1명은 인디애나주립대학 법학석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4명은 미국 MBA 과정을 이수 중이다. 이 사장은 전직원의 배우자와 미혼직원들의 생일날 꽃다발과 케이크를 보내고, 자녀들에게는 직접 고른 책을 보낸다. 불쑥 찾아온 꽃다발과 케이크에 부하 직원이자 후배들이 기뻐할 생각에 이 이벤트를 계속 하겠다고 말한다. ▲전주(62) ▲전주고·전북대 상경대 ▲한국전력공사 경영정보처장·인력관리처장·서울지역본부장 ▲동서발전 사업단장·관리본부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저금리채권 활용 부채비율 100% → 68%동서발전이 지난 2001년 4월 한국전력에서 분사했을 당시의 차입금 규모는 2조 3051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00.4%에 달했다. 부채비율을 줄이지 않으면 갈수록 늘어만가는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에 따라 동서발전은 즉시 부채비율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2002년 5월 3년 만기의 디지털채권 1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일반 채권은 발행 전에 지급금리와 만기가 정해지는 반면 동서발전이 국내 최초로 발행한 디지털채권은 일정 조건에 따라 금리수준이 달라지는 채권이다. 발행 당시 조건은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기준으로 3년 동안 이 선을 넘지 못하면 일반 고정금리채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장하고, 이 선을 넘을 경우 매우 낮은 금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디지털채권 발행으로 들어온 자금으로 2001년 당시 IMF때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9.4%의 고금리 차입금을 갚았다. 이를 통해 33억원의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2003년 6월에는 발전사 최초로 5년만기인 사무라이 채권 2030억원어치를 발행했다.5년 엔화 리보(0.23%)에 가산금리 1.10%를 더한 1.33%로 발행한 초저금리 채권이다. 이같은 저금리채권으로 부채를 갚아 380억원의 금융비용을 줄였다. 지난해 4월에는 7년 만기 글로벌채권 2890억원어치를 다른 회사보다 0.11% 싼 4.85%에 발행했다. 이때 발행한 글로벌채권은 철저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발행금액의 8배인 2조원의 주문이 밀려들었다. 이같은 인기 때문에 동서발전은 다른 회사보다 0.11% 싸게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 동서발전 박현철 자금팀장은 “획기적인 금융기법을 동원한 부채개선 노력으로 현재는 분사 당시 100% 웃돌던 부채비율이 68%로 줄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대학,그 위기와 거듭나기/이해준 공주대 사학 교수

    지방대학들은 요즈음 신입생 충원과 재학생 유지 및 취업에 있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신입생 미충원율을 포함하여, 어렵게 모집한 신입생이 휴학하거나 지역간·학교간 이동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취업률 역시 수도권 대학에 비하여 취약하여 바야흐로 생존을 위한 획기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대학들은 과거처럼 ‘성장과 규모’의 지향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과감한 구조적 개혁과 질적 변화를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존립과 발전을 기약하는 화두로 특성화와 구조개혁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좋게 보면 제자들을 잘 되게(?) 하는 일인데 무슨 노력인들 못하겠는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이런 교육적 현실에 익숙할 수가 없다. 그리고 때로는 과연 ‘대학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라는 근본적 회의에 빠질 때도 많다. 사실 이러한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난 10∼20년간의 방만한 대학정원 확대정책과 대학의 소극적 위기대응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현재의 대학 위기는 백화점식 양적 팽창에 주력해온 지난 대학정책의 필연적 결과이자, 자체 노력 없이 유지되어온 대학의 안전망이 경쟁력을 상실하게 한 까닭이기 때문이다. 좀더 비판적으로 말한다면 무임승차의 즐거움과 남 탓으로 일관하던 과거의 관행들이 현재의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크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대학들이 특성화에 사활을 걸고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비교우위와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장만 서면 계획서를 들고 이리저리 쫓아다니거나 변신의 귀재가 되는 것도 대학의 본연의 모습은 결코 아니다. 특성화란 기본적으로 경쟁력 있다고 하는 일부 학과와 학문분야를 선택, 집중지원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대학 공동체 구성원들의 공생에 관한 합의와 실천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비 특성화 학과(학부)의 재구조화와 학과·학문·계열간 연계체제 구축을 통한 중층적 종합적 학문구조의 생성 노력이 필요함이 지적되고 있다. 예컨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통합이라든가, 외국어학과와 경영행정계열의 통합 연계, 철학·역사·심리학·국문학 등을 기초로 하여 예술과 창작·영상·애니메이션 등을 중층으로 구성하는 문화콘텐츠 개발 등과 같은 간 학문적인 통합 학문구조를 만들어 단위대학 전체의 학문적 재구조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 학문구분과 학과체제에 기초한 대학편제를 과감하게 재구조화하는 접근이며, 특히 지방 소규모 대학에서 효과가 있는 전략이 될 것이다. 한편 기초학문, 그리고 대학 본연의 기능인 교육과 연구의 상대적 소외와 부실도 매우 긴요한 현안문제이다. 기술의 진보나 지식의 축적은 경쟁을 통하여 보다 높은 수준으로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재편·발전시키는 아이디어는 오히려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가 주효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인문사회분야나 기초과학분야의 성장과 발전이 없는 경영효율은 마치 불만만 터트리는 입(口)을 무시하다가 온 몸이 굳어버리게 된 ‘이솝우화’를 연상케 한다. 그런 점에서 대전의 한 대학이 산업대학으로서는 이해가 안되는 문화예술관을 건립하여 수준 높은 경쟁력과 창의력의 원천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은 참으로 신선하고 선도적인 것이라 여겨진다. 한편 특성화나 경쟁력의 강조가 자칫 교육활동의 강화와 내실화에 역행하게 된다면 이 역시 주요한 경계 대상이다. 대학 특성화나 경쟁력 강화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교육활동에 기반을 두지 못하는 연구 활동은 취약하게 되어 있고, 연구결과의 피드백이 없는 교육활동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경쟁력과 특성화가 더욱 강조될수록 교육활동의 내실화와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해준 공주대 사학 교수
  • 구글·MS 인터넷 영토확장 사활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거칠 것 없는 영역 확장을 따라잡기 위해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지형을 바꾸는 전략적 제휴에 몰두하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비즈니스위크가 최근호에서 전했다. 야후는 지난 7일 디지털비디오녹화기(DVR) 업체인 티보(TiVo)와 제휴를 발표했다. 또 MS는 타임워너 계열의 아메리카온라인(AOL) 인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구글 주가가 주당 395달러를 기록, 올초보다 무려 95% 가까이 오른 데 견줘 두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겁지 못했다. 업계에선 현재 정보기술(IT) 산업의 패러다임이 PC에서 인터넷(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에 있으며 구글과 MS가 주도권을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구글 주가 올들어 2배 급등 구글의 비약적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올 3분기 매출은 전기의 곱절인 16억달러까지 치솟았고 수익은 3억 8100만달러로 무려 6배나 뛰었다. 창업 이후 6년간 메일, 블로그 등으로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온 구글은 진작부터 모바일(무선통신) 단말기를 통해 핵심 인터넷 서비스를 전달해왔다. 구글은 나아가 8일 모바일을 통해 지도와 인공위성 사진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의 생존 전략은 결국 휴대전화를 이메일, 웹브라우징, 음악 다운로드, 심지어 TV 시청까지 가능한 미니 컴퓨터로 진화하는 과정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웹검색, 무선 이메일,MP3를 통합한 단말기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MS·야후의 추격도 의미있어 그러나 시장의 차가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야후와 MS의 응전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고 잡지는 강조했다. 지난 2001년부터 SBC커뮤니케이션과 제휴해온 야후는 자사의 음악, 사진 콘텐츠,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SBC-야후폰’을 내년 시장에 내놓아 구글의 영토 확장에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이 전화에는 MP3와 130만 화소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까지 끼워지며 가격은 200∼300달러로 전망된다. 한발 나아가 티보와의 제휴를 통해 야후의 날씨와 교통 정보를 티보의 DVR 장비를 통해 검색할 수 있게 하겠다는 야심이다. MS는 반면 개인화 온라인 서비스라 이름붙여진 ‘윈도 라이브’를 내놓아 인터넷 접속과 동시에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메신저 등을 함께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MS가 인터넷 전화와 메신저 부문의 강자인 AOL 인수 경쟁에 사활을 거는 것도 구글을 따돌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생존의 짝짓기’ 시작됐다

    ‘생존의 짝짓기’ 시작됐다

    정치권이 내년 지방선거와 다가올 대선을 겨냥해 ‘몸집 부풀리기’에 본격 나섰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의 통합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뉴라이트와의 연합을 모색 중이다. 민주당과 조만간 창당될 국민중심당도 정권 창출이 어려운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다각도로 통합이나 연대의 길을 찾고 있다. 열린우리당내 통합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호남지역과 수도권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선 민주당과의 재결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영남지역 인사 등 반발 세력을 고려해 선뜻 당력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 당직자는 “장기적으로 전략적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다.”면서 때가 오면 통합론이 전면에 대두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합론이 점점 힘을 얻는 데는 민주당의 미묘한 태도변화도 한몫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당 내에서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민주당도 ‘창조적 파괴’를 통해 높은 차원의 한국정치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여당의 통합론에 우회적으로 답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민노당과의 연대도 꾸준하게 추진중이다. 통합론에 줄곧 반대입장을 보인 민주당도 그러나 속내는 그리 편치 않아 보인다. 군소정당 무리에서 탈출하기 위해 역시 새로운 모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뚜렷한 대권 후보가 없어 ‘불임정당’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독자생존을 위해서는 그럴싸한 ‘얼굴마담’을 찾아야 한다.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건 전 총리 영입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한 대표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충청권에 지역기반을 둔 국민중심당과의 통합·연대 가능성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확실한 지역기반을 가진 두 정당이 합쳐 ‘고건’이라는 대권 후보를 내자는 시나리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자민련을 흡수한 국민중심당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확실한 ‘얼굴마담’이 없다는 것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창당 이후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민주당과의 연대에 적극성을 보이는 가운데 다른 정당과의 접촉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여당과의 접촉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신국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정책이 맞으면 한나라당과의 연대도 가능하다.”면서 문을 더욱 넓게 열었다. 10·26 재선거 압승으로 느긋한 행보를 보였던 한나라당도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일차적으로 보다 많은 아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지난 7일 신보수주의 단체인 뉴라이트 창립대회에 참석해 연합을 언급한 것도 세 확산 의지로 해석된다. 당 인재영입위원회도 최근 토론회를 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인재영입 준비에 착수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관계 ‘지적 충전’이 필요하다/윤민호 일본 금융정보센터 특별연구원

    지적 충전이라는 단어는 주로 학교 공부나 각종 정보 매체로부터 얻는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당한 시기를 정해 시간을 갖고 자신을 수련하고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이론적·실질적인 무장을 위해서다. 지금의 한·일관계가 바로 이런 지적 충전의 시기인 것 같다. 지적 충전의 주체는 그 사회의 지도자가 견식과 의지를 갖추는 것이다. 올해 초에는 한·일 국교 정상화 40주년 ‘한·일 우정의 해’라는 단어가 크게 부각됐다. 그러나 2월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독도)의 날 제정과 조례의 채택,4월 일본 역사교과서 검정 합격,5월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외교상 한국과의 정보 공유가 두렵다는 발언,6월 합의없는 한·일 정상회담,10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유례없는 외교 마찰관계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일 강경 외교 노선을 내세운 신 한·일 독트린을 채택,3월 발표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과의 외교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일본에 강한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외교는 교섭에 의해 국제 관계를 처리하는 일종의 전문 기술 분야이다. 교섭을 위해서는 유리한 정보를 입수, 활용하는 정보전도 필요하다. 특히 IT의 발달로 2000년 이후의 한·일 양국의 정보는 수많은 정보 매체에 의해 전달되고 있다. 또 누구나 자유롭게 접한다. 그러나 정보나 지식의 깊이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만큼 변화가 빠르고 생명력이 짧다. 노벨상을 탄 경제학이론을 한·일관계에 적용해 보자.2001년의 ‘비대칭정보하의 시장경제;물건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 상품에 대한 정보량에 대한 차이가 있어, 상품에 대한 식별이 어려워지면 시장에서는 최저의 상품이 유통된다.’ 일본에서의 한국에 대한 정보는 극히 일부의 관심이나 관계있는 국민에게만 유통이 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상식 수준인 우리땅 독도는, 올 2월까지 대다수의 일본 국민들과 이 섬이 소속된 시마네현의 지역 사람들조차 어디에 있는지, 누구의 영토인지조차 몰랐다. 우리에게는 풍부한 정보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정보의 유통도 없었고, 내용조차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독도가 자국의 영토라는 의식을 갖게 된 상태이다. 2005년도의 ‘게임이론;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여러 종류의 인간 관계에서 생존을 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상대방을 보고, 결국 상대방의 입장과 그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국내의 정치 사정이 어려워지면 일본과의 관계를 들고 나와 정치적인 역경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지난 1월 우리 정부는 40년 전의 한·일 국교 정상화 교섭에 관한 외교 문서의 일부를 공개했다. 민감한 내용이 많았다. 아직 관련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일본을 당혹시켰다.9월 베이징의 6자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거론을 요구하는 일본의 입장을 무시해 버렸다. 만약 이같은 행동들이 우리의 국익을 위한 게임이라면 국민들이 이해하고 동조했을 것이다. 임기가 아직 2년 이상 남은 우리의 지도자는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우리로부터 수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아온 일본의 지도자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남은 임기 1년 동안에 일본의 장래를 위한 새 내각도 출범시켰다. 결과적으로 전략적 사고를 추구하는 지도자를 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와의 차이는 점점 커질 것이다. 외교적인 갈등으로 국익을 위한다는 전략이 국민에게 노출되면, 그 전략은 무용지물이다. 또한 어려울 때일수록 순간순간의 지적 충전도 중요하다. 윤민호 일본 금융정보센터 특별연구원
  • [neo PSAT와 함께 하는 실전 강좌]

    ●유형가이드-세부 정보의 추리 추리를 할 때는 글에 담긴 정보를 단순 이해하는 것보다 사고 과정을 통해 정보의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글의 정확한 이해는 추리의 기본이다. 그러나 이해가 수동적, 정태적이라면 추리는 능동적, 동태적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독해의 자세, 집중력 있는 사고 훈련이 필요하다. ●예시유형 다양한 정보를 합성하거나 정보 사이의 관계를 토대로 글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생성 가능한 정보를 추리하고 판단하는 문제 유형이다. ●해법 (1)추리 대상이 되는 정보의 종류와 성격을 분명하게 파악한다.-추론 형식으로 재조직할 수 있는 정보를 추리 대상으로 삼을 때, 글에 담긴 정보들은 추론 형식 속에서 근거(전제)이거나 결론일 수 있다. 이 경우 이미 드러난 전제 혹은 결론과 쌍을 이루는 전제나 결론이 추리의 대상이 된다. 이와 달리 대상과 그 속성을 추리의 대상으로 삼을 때, 제시된 특정 대상을 통해 속성을 추리하는 경우도 이 유형이 묻고자 하는 주된 요소이다. (2)주어진 정보를 논리의 형식과 관계에 따라 범주화한다.-글에 담긴 정보들은 전제와 결론의 관계,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의 포함 관계, 대립 혹은 상반 관계, 대체 관계 등으로 범주화될 수 있다. ●문제 다음 글에서 언급된 ‘보고서’의 내용으로 적합한 것을 (보기)에서 골라 묶은 것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주도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어가는 가운데 사회적 차원에서 CRS(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사회책임)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A연구소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국내법이나 국제 규범으로 제도화되고 있어 향후 그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사회적 책임을 사회공헌 활동으로 축소 해석하거나,‘지속가능성 보고서’ 발간을 기업의 이미지 제고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회책임경영의 핵심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적 관계를 모색하는 것임에도 국내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부분을 배제하고 있음도 지적하였다. 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운동단체를 비롯해 학계와 여러 시민단체, 인권단체, 노동단체, 여성단체들과 연대 협력하여 기업과 산업의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경영과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다양한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고,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어 나가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 보고서에서는 외국 기업의 성공 사례를 들면서 CRS운동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들을 제시했는데 우선 기업의 경영부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기업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사회적 협약을 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자본과 투자 영역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ocial Responsible Investing)를 촉진할 필요가 있으며, 기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의 녹색소비자운동이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함을 제시하였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유엔이 제시한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 원칙이나,OECD의 다국적 기업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견인할 수 있는 대표적 국제 규범이므로 우리 시민 사회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보기> (ㄱ)CRS운동은 기업이 생태 효율을 높이면서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보장해야 한다. (ㄴ)반 환경적 기업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도록 공익적 차원의 소비자 운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ㄷ)기업윤리의식 고취를 목적으로 기업 경영자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ㄹ)기업이 자신의 경영 전략을 재검토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해 사회책임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1) (ㄱ) (2) (ㄱ),(ㄴ) (3) (ㄴ),(ㄹ) (4) (ㄷ),(ㄹ) (5) (ㄱ),(ㄷ),(ㄹ) ●해설 지문에서 환경운동단체와 기업의 연대 그리고 녹색소비자운동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CRS운동이 기업의 생태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판단할 수는 있으나, 그것이 기업의 최대한의 이윤 추구를 보장하는 것과는 논리적으로 배치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ㄱ)은 보고서의 적절한 내용이 될 수 없다. 지문에서 CRS의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 점에서 CRS가 단순히 기업의 윤리 의식 교육을 고취시키는 것에 국한될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으므로 (ㄷ) 또한 부적절하다. 반면, 둘째 단락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사회책임투자를 촉진할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ㄹ)은 적절한 추론이다. 따라서 정답은 (3). 출제:김병구(숙명여대 교수/국문학 박사)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포인트 블루오션(blue ocean)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포인트 블루오션(blue ocean)

    블루 오션이란 말이 최근 신문 경제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블루 오션이란 한마디로 미개척 시장을 말한다. 기업에는 매력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요즘 기업치고 이 개념을 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기업이 없다. 건설, 유통, 통신, 무역, 자원개발 등에서부터 시내버스 업계까지 블루 오션 전략을 도입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블루 오션에 관한 책은 경영자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블루 오션이란 프랑스 유럽경영대학원 인시아드의 한국인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1990년대 중반 가치혁신 이론과 함께 제창한 기업 경영전략론이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 미개척 시장과 같은 경쟁사와의 생존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말한다. 즉,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말한다. 올 2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자마자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주목받으며 26개 언어로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반면 레드 오션(red ocean)은 현재 존재하는 모든 산업을 말한다. 기업들은 경쟁사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며 시장은 핏빛의 레드오션이 되고 만다. ●블루 오션 성공 사례 블루 오션 전략의 특징은 차별화와 저비용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외국 기업들이 접근하지 못한 미래형 기술개발과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 전략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비타 500’도 블루 오션 전략의 성공 사례다. 슈퍼마켓을 통한 유통 개혁과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맛과 향을 찾아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 ●블루 오션 전략 한 경제연구원이 블루 오션으로 ‘헤엄쳐 가’ 성공하는 전략으로 이런 점들을 들었다. 첫째,‘모방하지 말라.’이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모방해서야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는가.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창조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풋(Input) 관리에 매진하라.’는 것이다. 블루 오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투자를 꾸준하게 해야 결국 새 시장을 뚫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트렌드와의 적합성을 높여라.’고 주문한다. 미래에 다가올 소비의 흐름과 유행을 예측해 그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블루 오션을 선점해도 지키지 못하면 바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연구원측은 그런 예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조개구이집과 얇은 삼겹살집이 대부분 사라지 고만 점을 들었다. 일단 들어간 데 만족하지 말고 ‘수성(守城)’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자면 첫째, 블루 오션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좁혀야 한다고 설명한다. 경쟁자가 쉽게 진입하지 못하게 기술이나 특허 또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움직이는 블루 오션을 만들어라.’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서비스의 질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다양화함으로써 경쟁자들이 뒤따라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나만의 블루 오션 마니아를 확보하라.’이다. 블루 오션을 지키려면 열렬한 팬이 필요하다고 한다. 최근 저가 화장품이 성공한 것은 10,20대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볼 것인가 블루 오션은 지난 4월 책으로 소개된 뒤 재계는 물론 정계를 ‘광풍’처럼 휩쓸고 있다. 블루 오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경제가 성장 속도가 둔화돼 쇠퇴기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따라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기존 시장을 무시하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란 쉽지도 않고 실패할 수도 있다. 혁신의 성공 확률은 30%밖에 안 된다고 한다. 지키기도 매우 힘들다. 따라서 블루 오션 전략을 최고의 가치로 보고 여기에만 매달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사실이다. 블루 오션이란 성공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벤처기업과 비슷하다. 보수적인 기업들은 따라서 기존 시장을 포기하고 새 영역 개척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레드 오션에만 집착해서도 미래의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레드 오션과 블루 오션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포인트 블루 오션 전략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한국 경제에서 왜 필요한지, 허점은 무엇인지 파악한다.
  • [CEO칼럼] 장수 기업의 비결/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칼럼] 장수 기업의 비결/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상예술의 귀재다. 그가 만든 ‘쥬라기 공원’은 우선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뜨겁게 호응을 받았다. 그는 호박화석에 갇혀 버린 모기가 빨아먹은 공룡피의 DNA를 복원한 공룡자연공원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과학적 신비성 여부야 모르겠지만 공룡과 모기의 비유는 탁월하고 기발한 발상이다. 거대 공룡은 몇 백만 년 전에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진 동물이다. 그러나 모기는 지금도 맹위를 떨치며 존재한다. 공룡은 거대했고 강했지만 소멸해 버렸다. 미물에 지나지 않는 모기가 수백만 년 종족을 보존하고 지금까지 생존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기업 생존의 비결 역시 거대함과 강함에 있지 않다. 특히 최근 소니와 GM 같은 글로벌 기업이 흔들리는 모습은 이와 같은 사실을 반증해 주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기업성장 50년의 재조명’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경제가 전쟁의 폐허에서 출발한 1955년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글로벌 경쟁에 처한 현재까지 100위권 안에 남아 있는 기업은 7개사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1955년 100대 기업 중 CJ,LG, 현대해상, 한진중공업, 한화, 한국전력 등만이 2004년 100위권 안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1955년 1위였던 삼양사와 1965년 1위였던 동명목재는 이미 100대 기업에서 빠졌고 1975년 1위였던 대한항공은 24위로 밀렸으며 1985년 1위였던 삼성물산은 18위로 떨어졌다.1975년만해도 27위였던 삼성전자가 1위에 올랐다. 재벌들의 경우도 1964년 10대 그룹 중 삼성과 LG만이 10대 그룹에 남았다. 그만큼 시장은 냉혹하다. 그러나 한 세기를 넘겨 가면서도 굳건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기업들도 있다. 아리에 드 지우스 교수는 100년 이상의 기업들을 연구하며 장수 기업의 네가지의 공통된 특징을 추출하였다. 400년후 일본의 스미토모,196년된 미국의 듀퐁 등 현존하는 세계 27개 장수기업의 경영사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첫째는 이유없이 위험한 곳에 자본을 투자하지 않는 ‘보수적 자본 조달의 원칙’과 둘째, 시대환경과 변화에 놀랍게 적응하는 과감한 자기변신의 노력 즉 ‘세상에 대한 민감성’을 들었다. 셋째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관용’이며, 마지막으로 종업원 스스로 조직 전체의 부분이라 여기고 경영자는 회사를 임기동안 지키는 청지기로 여기는 ‘회사와의 일체성 의식’이었다. 장수 기업에 대한 또 하나의 고전적인 연구는 알프레드 챈들러의 ‘전략과 구조’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기업의 흥망성쇠는 환경 적응에 있음을 찾아냈다. 기업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개념으로 효과성과 효율성을 들었다. 효과성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뜻하며, 효율성은 안정과 통제라는 내부 관리적 일관성을 의미한다. 장수기업 특징은 이러한 상호 모순되는 개념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균형 감각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기업이 망하는 지름길은 반대로 자만감이라 했다. 성공에 대한 자만감은 교만을 낳고 교만은 철저하게 견지해야 할 균형 감각을 무너뜨려 실패를 맞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100년 전통을 자랑하고 맥주에서 중공업으로 주력 업종 변신에 성공한 두산그룹의 오너 형제들이 다투면서 검찰에 오가는 모습 때문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종업원들의 ‘회사와의 일체성 의식’에 금이 가고 있다. 그래서 그나마 장수기업이 귀한 한국에서 오너 일가들의 싸움 때문에 기업이 큰 상처를 입지나 않나 염려스럽다. 살아 남기 위해 리더십이 변해야 한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서울이야기(24)] 문화로 청계천 읽기

    [서울이야기(24)] 문화로 청계천 읽기

    ●문화로 가득찬 청계천 “눈부신 햇살이 아름다운 거리에/오고가는 사람들 흥겹게 노래한다./사랑하는 사람들이 여기모여 웃음꽃 피우네./푸른 가로수 길가에는 그대 희망찬 발걸음이/불빛 가득찬 청계천에 우리의 소망이 피었네.” 조용필이 부른 ‘청계천’의 모습이다. 눈부신 햇살과 불빛, 푸른 물과 가로수,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 청계천, 그곳엔 흥겹게 노래하고 웃음꽃 피우며, 꿈과 희망과 소망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사랑과 기쁨과 미소가 충만해 있다. 청계천은 아름다운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다리에 얽힌 역사가 있고, 미소와 기쁨을 자아내는 예술이 있으며, 꿈을 일구고 흥겹게 즐기는 사람들의 삶이 있다. 이러한 청계천은 어느 한 사람이 만든 사유물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해 만들고 또 만들어가는 공공공간이다. 그래서 청계천은 ‘역사’,‘예술’,‘삶’,‘참여’의 문화적 키워드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이다. ●청계천은 역사다 ‘하천’시대(조선시대∼1950년대),‘복개’시대(1960∼1990년대),‘복원’시대(2000년대)의 역사적 숨결이 담겨있는 청계천. 우선, 자연하천이자 서민의 생활터전이었던 하천시대의 역사를 더듬어 보자. 다리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스며 있다. 상류층에서 일반 백성에 이르는 사회계층들의 삶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도성 최대의 다리로서 어가와 사신의 행렬이 지나가는 교통로이자, 정월대보름이면 수천명의 민초들이 다리밟기를 행하던 ‘광통교’, 중인과 상인계층들의 삶터로서 수심을 측정했던 수표와 보물 제838호 수표교의 옛터이자 겨울이면 서민들의 연날리기 명소였던 ‘수표교’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사연과 역사가 담겨 있다. 물론, 하천시대의 역사는 아직 온전히 복원되지 못했다. 광통교는 원위치에 자리잡지 못했고, 정조가 수원화성에 행차하는 모습을 담은 길이 192m의 세계최대 도자벽화 ‘정조대왕능행반차도’에서나 그곳의 자취를 연상해 볼 수 있다. 수표교도 복원되지 못한 채 그 터만 남아 있다. 서민들의 생활터전으로서 청계천의 모습 또한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의 ‘청계빨래터’와 징검다리 속에서만 더듬어 볼 수 있다. 수표교 근처 ‘준천사터’등 천변 곳곳에 위치한 유적 기념비들과 함께, 앞으로 더 복원해야 할 하천시대 청계천의 역사를 성찰하고 그 모습을 꿈꿔보는 것, 그 자체도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역사가 아닐까. 다음으로, 산업화·근대화의 엔진이자 도심산업문화의 정점이었던 복개시대의 역사를 만나 보자. 복개시대의 대표적 상징물인 ‘삼일고가’,‘삼일빌딩’,‘삼일아파트’를 우선 들 수 있다. 삼일고가는 무학교 아래에 세 개의 ‘존치교각’으로 남아 있다. 건축당시 서울의 최고층 빌딩이었던 삼일빌딩은 삼일교 앞에 건재하고, 다산교에서 황학교 사이에 포진한 역시 건립당시 최고의 아파트였을 삼일아파트는 위층이 모두 헐린 채 2층의 영업공간으로 남아 있다. 복개시대의 역사는 무엇보다 여전히 청계천을 지키고 있는 도심산업문화의 자취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수표교 부근의 공구, 세운교 부근의 전자·조명, 배오개다리 부근의 시계귀금속, 오간수교 부근의 신발도매, 맑은내다리 앞 관상어 상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예전과 달리 깔끔한 디자인으로 통일된 간판들의 모습에서 새롭게 태어나려는 상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새벽다리를 사이에 둔 한국 최초의 근대시장 광장시장과 건자재 종합시장 방산시장, 마전교에서 다산교 사이의 평화시장들, 영도교 앞 황학동 도깨비시장, 고산자교 부근의 마장동 축산시장 등 상인과 서민들의 삶터이자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었던 시장들도 여전히 복개시대 청계천의 정서를 담고 있다. 이러한 도심산업문화를 창출한 역사의 기저에는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평화시장 앞에 생을 바쳤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있다. 그의 분신장소 앞에는 과거의 낡고 초라한 표석 대신 늠름한 모습의 동상이 건립되었고, 동상이 위치한 버들다리는 전태일 다리로, 부근의 패션의 거리는 전태일 거리로 다시 태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복개시대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부 상권이 옮겨지고, 주변지역이 개발되고, 시장이 타운으로 변모하고, 허름한 간판과 골목이 새로운 이미지 통합(CI)과 더불어 정비되고는 있지만, 청계천은 여전히 생태공원이나 여가공간의 차원을 넘어선 상인들과 노동자들의 생계공간이자 삶터다. 생태환경 복원에 이어 삶의 공간으로서 문화복원이 이루어지도록 복개시대의 자취들을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젠 문화도시 서울을 견인할 복원시대의 역사를 체험해보자. 복원공사를 하면서 경험했던 다양한 사건과 자료와 꿈들, 청계천의 과거·현재·미래를 이제는 마장동 두물다리 앞에 위치한 1728평의 복합문화공간인 ‘청계천문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청계천 시점부에 조성된 2100여평의 ‘청계광장’은 서울광장과 연계해 광장 문화의 새 역사를 선언하고 있다. 삼일교 앞에 조성된 ‘베를린 광장’ 역시 분단극복과 평화통일의 임무를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공사기간에 영업이 어려운 황학동 벼룩시장 노점상들의 생계공간으로 마련된 ‘동대문 풍물벼룩시장’은 이제 동대문의 명물이 되었다. 청계천이 중랑천과 만나 한강으로 흐르는 곳에 위치한 35만평의 ‘서울숲’은 복원시대를 상징하는 핵심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다. 복원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그만큼 복원시대의 역사는 앞으로 청계천에서 우리 모두가 만들어내는 문화를 통해 겹겹이 쌓여갈 것이다. ●청계천은 예술이다 청계천에서는 예술적 혼과 정신의 편린들을 만날 수 있다. 광통교와 수표교, 오간수문의 건축양식에서는 그 시대의 장인정신을,‘정조대왕능행반차도’에서는 김홍도를 비롯한 정조시대 최고의 화가들의 혼을 느낄 수 있다. 창덕궁 후원의 옥류천을 형상화한 마전교의 ‘옥류천’,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오간수교의 ‘문화의 벽’, 청계미니어처와 프로그램분수, 만남과 화합을 상징하는 8도석이 마련된 청계광장, 물과 어우러진 다양한 조각품과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장통교 앞 관철동의 젊음의 거리는 ‘피아노 거리’로 변모해 건반 모양의 돌벤치에 앉아 거리아티스트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청계천의 삶이 예술과 결합되는 다양한 축제들 또한 만날 수 있다. 무교·다동 음식문화축제와 동대문패션축제 등 상권활성화와 화합을 도모하는 지역축제를 비롯, 다리밟기를 현대화한 답교 퍼레이드 등 다양한 천변 민속축제들이 펼쳐질 것이다. 이제 막 복원된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은 아직은 협소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청계천에는 다양한 예술적 사건들이 흐를 것이다. 정서와 감수성을 풍요롭게 해주는 삶과 사람과 예술을 청계천에서 만들어 보자. ●청계천은 삶이다 청계천은 그속에서 생계를 꾸리고 인생을 가꾸는 상인과 기업들의 삶터다. 또한 청계천은 그곳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놀이터다. 따라서 청계천의 삶과 사람, 그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들 그 자체가 청계천의 문화다. 준설사업을 시행했던 암행어사 박문수, 천변에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았던 남이장군, 수표교 밑에서 그림을 그렸던 천재화가 장승업을 만날 수 있다. 복개시대 이 곳의 주인이었던 광장시장 거리의 악사 백연화, 청계천 설치미술가 설승순, 황학동 만물시장의 시인 홍이종, 청계천 하구에서 빈민운동을 했던 제정구,4단밥상 배달 아줌마 박호순, 전태일의 동료였던 재단사 배강일 등도 이곳의 살아 있는 역사다. 영도교 앞 20년 전통 멸치국수 포장마차와 곱창골목의 상인들, 광장시장에 있는 삼류 ‘바다극장’과 오간수교 부근의 ‘뉴서울카바레’에서도 청계천 상인들의 멋과 낭만이 배어 있다. 이제 새롭게 복원된 청계천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둥지를 틀고 삶을 일구어갈까. 어떤 사람들이 이 곳에서 새로운 추억과 사건들과 이야기들을 만들어갈까. 그 삶들을 함께 지켜 보자. ●청계천은 참여다 청계천은 함께 만들었다. 청계천을 만든 ‘7인’ 혹은 ‘20인’ 등 언론에서는 특정인들을 조명하고 있지만, 열린 물길을 접하러 그곳을 찾은 수백만의 시민들, 그들의 문화적 욕망이 청계천 복원의 실질적 힘이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50m 길이로 조성된 ‘소망의 벽’에는 2만여 명의 소망과 염원이 담겨 있다. 버들다리 위의 전태일 동상과 4000개의 기념동판에는 “시민의 힘으로 만들자.”를 외치며 수년간 싸워온 청계천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와 전태일 열사의 뜻을 기리는 시민들의 성금이 녹아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청계천 아티스트 프로그램은 매주 문화달리기를 통해 얻은 기금과 시민들의 청계천 문화의 다리 성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청아람’ 등의 자원봉사단도 청계천을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심부름꾼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사초기부터 생존권 수호를 외쳤던 청계천상권수호대책위원회,‘청계천은 차별천’이라 외치는 장애인이동권쟁취시민연대, 청계천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 폭력없는 사회를 외치는 ‘청소년 맑은물 축제’ 참석자들, 그들의 목소리는 청계천을 인권천이자 문화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중요한 참여의 소리가 될 것이다. 인근의 기업들도 ‘오천팔백미터 사람, 자연, 문화의 어울림, 희망이 흐릅니다’ 등 다양한 플래카드를 내걸며 청계천 복원에 참여하고 있다.01번 청계천 순환버스, 지하철과 함께 하는 청계천 나들이,2개 코스의 도보관광 등 공공기관도 청계천 문화에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청계천은 미래고 꿈이다 청계천 문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문화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기에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이제 갓 물리적으로 복원된 청계천에서 역사와 예술과 삶을 감동으로 조우하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와 문화기획들이 산재한다. 그래서 본격적인 문화복원과 문화창출은 지금부터다. 우리는 청계천에서 어떠한 문화를 발견하고, 어떠한 문화를 심을 것인가. 서울시에서는 주변의 문화벨트(북촌, 대학로, 정동, 남촌, 장충, 돈화문길, 서울숲)와 연계해 ‘청계천문화벨트’를 조성한다고 한다. 또한, 청계천 브랜드 개발, 문화공간 및 시설 조성, 관광상품 개발, 축제이벤트 전략 등을 골자로 하는 ‘청계천 장소마케팅 전략’도 구상 중이다. 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에서는 ‘전태일 광장과 기념관’을 추진하고 있고, 구보학회에서는 ‘박태원 천변테마파크’를 구상하고 있다. 장애인인권단체에서는 장애인이동권을 찾고자 하고,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청계천포럼을 만들고 있다. 개발업자들은 천변에 초고층 빌딩을 기획하고 있다. 청계천은 역사·예술·삶이 있는 도심의 문화갯벌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청계천을 탐색하고, 즐기고, 성찰하고, 싸우고, 만들어 보자. 청계천엔 문화가 흐르고 미래가 흐를 테니까. 이무용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부연구위원
  • [서울광장] 좋은 장관, 나쁜 장관/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좋은 장관, 나쁜 장관/이목희 논설위원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정색하고 언론이나 야당에 싸움을 거는 모습을 접하고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몇번 거듭되는 것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름의 생존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과 야당에 ‘당당히’ 맞서다가 돌아온 뭇매는 전혀 아프지 않을 수 있다. 대통령에게 갈 언론과 야당의 십자포화를 몸으로 막은 장관은 이전 정권에서도 점수를 땄다.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앞세운 참여정부에서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추 장관이 설령 업무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개각이 이뤄진다면 쉽게 바꾸기 어려운 정황이 은연중 만들어진 셈이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다른 측면에서 행동 양태가 주목을 끈다. 김 장관의 공세는 자신의 업무 영역인 노동계를 향해 분출됐다. 당연히 노동계로부터 퇴진압력으로 되돌아왔다. 김 장관이 사퇴하든지, 아니면 노동계가 김 장관 거부 주장을 접어야 노·정 관계가 풀린다. 그러나 아직은 양측의 오기가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성격상 노동계의 요구에 밀린다는 인상을 주기 싫을 것이다. 노동계가 전략적으로 김 장관 사퇴론을 접을 때 오히려 그의 교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추 장관과 김 장관의 처지는 현 내각이 가진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노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의 겉모습을 모방하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외부를 향한 공격성은 당장은 시원할지 모르나 소득없는 기분풀이일 때가 많다. 특히 대부분이 코드나 이념과는 관계없는, 행태의 문제일 뿐이다. 이력으로 볼 때 지금 내각에서 가장 진보적인 인사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하지만 김 장관이 언론·야당과 일부러 싸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 타협적이 아닌데도 관할 영역에서 감정 마찰을 빚은 사례 역시 별로 없다. 코드에서 자유로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처신은 모범사례가 될 만하다. 참여정부의 방향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대미관계 등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신뢰감을 얻고 있다. 정부 고위인사들을 자주 만나는 정치학 교수의 말.“참여정부 고위공직자 중 상당수가 자신들의 오류를 언론이나 야당의 발목잡기로 돌리려는 경향이 강해요. 그러면 대통령에게 먹힌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이의 말.“노동부 장관은 내각에 노동계의 입장을 전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영합하라는 얘기가 아니죠. 재경부 장관은 그래도 기업쪽을, 노동부 장관은 노동자쪽을 이해한다는 기본인식은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좋은 장관’은 정치싸움, 감정대립을 만들지 않는다. 언론과 야당, 그리고 담당업무 영역은 설득대상이지 공격대상은 아니다. 언론, 야당, 담당 영역으로부터 존경은 못 받더라도 신뢰는 얻어야 한다. 노 대통령과 이 총리는 기본적으로 정치인이다. 그들이 언론과 야당을 공격하면 정치행위이다. 장관은 다르다. 소모적인 투쟁을 우선시한 장관의 결말이 어떠했는지 역사가 알려준다. 참여정부가 반환점을 돌면서 내각의 면모 일신이 거론된다. 내각내 차기주자들의 여당 복귀 시점이 저울질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새 총리 추천을 요청했다는 설도 나온다. 연말 안에 큰 폭의 개각이 이뤄질 개연성이 높다. 각료인선 기준은 다양할 것이다. 이번에는 ‘따뜻한 성품’을 주요 항목으로 넣어보길 바란다. 정권이 후반기로 갈수록 언론과 야당의 비판이 심해지는 편이다. 곳곳에서 이익단체들의 요구와 반발이 거세진다. 이를 뚫고 참여정부의 마무리를 부드럽게 하려면 소신있으되, 온유한 장관이 내각에 많이 포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핵심기술 유출 ‘무방비’

    핵심기술 유출 ‘무방비’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최근 보유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때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에 매각되면 수출주력산업의 핵심기술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국부 유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때문에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기술유출방지법) 제정이 시급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 상정된 지 1년여가 지나도록 ‘낮잠’을 자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현재로선 속수무책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오는 11월까지 보유지분 73.8% 가운데 22.8%(1억 500만주)를 해외와 국내에 6대4 비율로 우선 매각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또 경영권과 관련있는 지분 51%는 전략적 투자자나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각을 유보키로 했다. 그러나 매각 시기만 연기했을 뿐, 매각 주체에 대한 언급은 없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경영권이 해외기업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2일 “채권단이 보유 중인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전량을 해외에 팔더라도 현재로선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이 이뤄진 부분이 있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어 (지분 매각에)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국회에 계류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안은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연구기관이나 정부 지원 아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매각·기술이전 등을 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고,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정부에 사전통지토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기술유출방지법을 오는 11월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상정, 연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술유출방지법이 정부의 계획대로 제정되더라도 당장 시행에 들어갈 수는 없다. 국가 핵심기술의 종류와 범위를 구체화한 시행령을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단이 기술유출방지법이 시행되기 전에 나머지 51% 지분에 대한 조기매각을 결정할 경우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부터 기술유출방지법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채권단의 매각 일정상 나머지 지분 51%에 대한 매각은 오는 2008년 이후에나 가능해 최악의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기술 보호수단” VS “과학기술 국가보안법” 정부의 기술유출방지법 제정 일정이 예정대로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법안을 둘러싸고 산업계와 과학기술계가 팽팽히 맞서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지난해 11월 당정 협의를 거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상정됐지만 현재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산업계는 “국내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에서 더이상 무방비로 있을 수 없다며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자부와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1998년부터 올 6월까지 국내 핵심기술을 해외 등으로 빼돌리다가 적발된 건수는 82건이다.2003년 이전까지는 적발 건수가 연간 10건에도 못 미쳤으나 지난해 26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에는 6월까지 벌써 16건에 이른다.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예상액도 7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기술유출방지법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 민간기업 비밀 누설만을 처벌하도록 돼 있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과학기술계는 기술유출방지법이 ‘과학기술 국가보안법’이라는 혹평도 내놓고 있다. 이 법은 연구개발직 종사자들에 대한 전직 제한은 물론 퇴사 후에도 일정기간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 과학기술계 인사는 “현재 입법 추진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은 과학기술인들을 잠재적 산업스파이로 규정하고 있어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이 법이 시행되면 불필요한 간섭과 통제가 늘어 과학기술인들의 개발 의욕을 떨어뜨려 국가 기술경쟁력에 부정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술유출의 범위, 연구개발인력에 대한 보호장치, 법의 오·남용 방지 등에 대해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삼성 손보기? 윈윈전략?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중앙언론사 경제부장단 간담회에서 삼성의 공정거래법 헌법소원과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위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나 그 직후에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전격 채택함으로써 파장이 더욱 커진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재벌 총수의 국감 ‘소환’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 인해 여권핵심부가 삼성과의 밀월관계에서 ‘삼성 때리기’로 전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정부와 삼성이 생존할 수 있는 ‘윈-윈전략’에서 나온 해법이라는 분석도 더욱 그럴 듯하게 제기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꼭 개인적으로 봐준다, 안 봐준다 하는 문제를 떠나 원칙적 입장에서 봐도 정부가 이 문제를 칼로 무 자르듯이 싹둑싹둑 잘라가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삼성 편들기’라는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감안해 삼성의 현실적인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로도 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삼성에 대한 국민의 정서와 삼성의 경영권 방어라는 특수한 사정을 감안해서 나온 윈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발언의 전체적인 무게중심은 “타협적 대안이 나오면 좋겠다.”는 데 실려 있다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삼성 관계자도 이날 노 대통령의 언급에 이어 이 회장의 증인채택이라는 악재가 터지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국회 (금산법) 논의과정에서 타협점을 찾으라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특히 신병 치료차 미국에 체류 중인 이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실제로 출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도석 삼성전자 사장,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한 것도 이 회장의 불출석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회장이 증인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검찰 고발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으나, 건강상의 사유가 참작되면 고발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그래서 이 회장의 증인 채택은 실제 출석보다는 상징적 효과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박정현 김경두기자 jhpark@seoul.co.kr
  • 고유가 딛고 하늘길 개척 ‘선두다툼’

    고유가 딛고 하늘길 개척 ‘선두다툼’

    ‘창 VS 방패’ 국내 두 항공업계 사령탑의 경영스타일을 이르는 말이다. 대한항공 이종희(63) 총괄사장은 과감한 결단력으로 강한 추진력을 발휘, 업무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합리와 순리에 의한 고도의 설득작업이 최선의 리더십’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현장 경영이 최고 이처럼 두 사람의 경영스타일은 대조적이지만 현장을 중시한다는 점에는 궤를 같이한다. 이 사장은 지난 69년 대한항공 설립과 동시에 공채 1기 정비분야로 입사했다.30여년간 정비, 운항, 자재, 기획, 영업 등 각 분야를 섭렵했다. 특히 여객영업 분야에서만 20여년간 몸담아 아직도 신규 노선 개척 및 세계 항공사와의 제휴 업무를 직접 챙기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기업인 ㈜금호의 영업담당이사를 거치는 등 ‘영업통’으로 잔뼈가 굵은 박 사장도 현장을 누비는 체험 경영에 대해서는 누구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박 사장은 “항공사는 조종사, 정비, 캐빈서비스, 예약, 발권, 공항서비스, 화물, 시스템, 케이터링, 영업 등 다양한 직종과 부문에 따른 업무와 특성을 갖고 있어 CEO가 현장체험에서 배어 나오는 각 부문별 특성을 조율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시장이 블루오션 요즘 세계적으로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는 죽을 맛이다.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대형 항공사들이 고유가 등의 여파로 줄줄이 파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7대 항공사 중 델타, 노스웨스트, 유나이티드, 유에스에어웨이 등 4개 항공사가 이미 파산보호 중인 상태다. 그러면 이들보다 규모가 작은 국내 항공사들의 생존책은 뭘까. 실제로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액 7조 2100억원을 달성한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382억원으로 전년대비 281억원이 줄었고, 아시아나도 상반기 매출실적은 전년도에 비해 936억원(6.8%)이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404억원이나 감소했다. 두 사장은 모두 중국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세계 항공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중에도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의 항공 수요는 꾸준한 증가하고 있다.”며 “2014년까지 중국시장에서 매출 2조원을 달성하고, 취항도시를 30여개로 확대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박 사장도 “중국의 경우 연간 대략 1200만명이 넘는 신혼여행객이 생겨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출범 이후 해왔던 대로 중국과 일본시장 개척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저가항공 아직은 신경안써 국내 항공시장도 한성항공과 제주에어가 영업을 시작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등 저가항공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이를 바라 보는 두 CEO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이 사장과 박 사장은 저가항공사의 등장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자연스러운 추세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 사장과 박 사장은 상대 회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비결도 공개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A380을 비롯해 B787,B777 등 차세대 첨단 항공기 도입, 기내 서비스 향상, 기내 IT투자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사장은 “대한항공에 비해 열세인 노선망 확보를 ‘스타 얼라이언스’라는 세계 최대의 항공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극복해나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좌우명을 마음에 새기고 다닌다는 이 사장은 등산·골프가 취미다. 골프 라운딩이 없을 때는 서울·경기 일원의 산들을 찾는 걸로 건강을 관리한다. 삼시 세끼 거르지 않고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걸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박 사장은 틈틈이 골프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핸디캡 10개 정도의 수준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24) 장동규 한국감정원장

    [혁신 공기업 탐방] (24) 장동규 한국감정원장

    국내 대부분의 공기업은 설립 법률에 따라 해당 사업의 독과점이 인정된다. 철도가 그렇고 택지개발·전력사업 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일하게 민간 업체와 사업 경쟁을 벌여야 하는 공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감정원이다. 감정원 업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부동산 감정평가. 하지만 감정평가는 독점이 인정되지 않고 민간 업체와 똑같은 조건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일감을 따내야 한다. 그래서 감정원은 겉치레가 아닌 조직의 존립 여부를 위해 혁신을 벌이고 있다. 장동규 한국감정원장은 “다른 공기업은 먹고살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이 뒷받침해 주고 있지만 감정원은 사정이 다르다.”면서 “‘꽃놀이패’가 아닌 조직의 존립 차원에서 ‘사생결단’의 혁신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감정원을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는 세계 일류 부동산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수익 증대와 업무영역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정평가 시장이 더욱 치열해지고 부동산 시장 개방도 확산하고 있는데 감정원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국내 감정평가 수수료 시장은 4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감정원은 28개 대형 민간 법인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일감을 따내고 수수료를 받아 조직을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정부로부터 별도 예산 지원없이 100% 자체 수입으로 운영해야 한다. 일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연간 수입이 고작해야 1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경영 혁신과 구조조정, 성과 중심의 책임 경영 노력 없이는 경영수지를 맞추지 못한다. 결국 경쟁이 치열하지만 감정원은 공신력과 경험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점에서 공신력이 있다는 것인지. -감정원은 감정평가 의뢰를 받으면 다단계 평가를 거친 뒤 최종 감정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신뢰를 얻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내부적으로 덩치 큰 부동산의 담보 평가가 필요할 경우 감정원을 찾도록 규제하고 있다. 민간 평가업체에 비해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고 평가사고가 없는 것이 강점이다. 그래서 추구하는 혁신 역시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도 보상평가 일감은 많이 따지 못하고 있다. 보상평가 시장에서 감정원이 수주하는 일감은 전체 물량의 6%에 불과할 따름이다. 평가사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감을 수주하지 못하는 것은 민간 평가업체에 비해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곧이 곧대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보상평가는 사업 시행자가 추천하는 2개 업체와 땅주인이 추천한 1개의 감정평가사가 평가하도록 돼 있다. 그렇다 보니 땅주인이 감정원을 선호하지 않는다. ▶연간 수수료가 1000억원이라면 200조원의 부동산을 평가한다는 얘긴데, 평가 업무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은. -감정평가사는 국민의 재산을 다루는 전문가다. 감정평가사가 의도적으로 부동산 담보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가 이를 믿고 돈을 빌려준 은행이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보상평가였다면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재정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대로 낮게 평가한다면 국민들이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 심화는 서비스 경쟁보다는 의뢰자의 요구가격에 접근시키는 사태를 불러와 감정가격을 왜곡, 감정평가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 감정평가에 앞서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윤리헌장을 제정, 행동 지침을 마련하고 철저히 실행하고 청렴도 향상 대책반도 운영 중이다. 부패방지위원회에서 실시한 청렴도 측정에서 313개 기관 중 4등을 차지할 만큼 직원들의 윤리의식은 어느 기관보다 높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 수준의 윤리경영을 목표를 세웠다. 윤리경영·반부패경영 체제를 상시 가동해 청렴도 1위를 꾀하고 있으며, 고객으로부터 윤리경영 실태를 점검받는 등 모니터링을 통한 피드백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의 재산권을 다루는 직업이라서 투명·책임경영도 중요한데. -경영공시제도를 통해 모든 경영활동을 공개하고 있다. 누구든지 홈페이지에서 예·결산서와 운영계획서, 재무제표, 이사회 회의록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고객과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노사화합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책임 경영을 위해 2년 전부터 직급에 관계없이 직책을 부여하는 팀제를 실시하고 있다. 보수 지급과 인사 단행도 능력과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객지원센터, 고객상담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해피 콜’ 제도도 있는데, 감정의뢰서를 받으면 사전에 민원인에게 전화를 걸어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 해결책을 강구하고 민원이 끝나면 다시 불만 여부를 체크하는 등 민원인 입장에서 불편 사항을 체크하는 시스템이다. ▶조직과 직원들에 대한 혁신 추진 방향은. -혁신은 어렵거나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혁신이라고 본다. 더 좋은 제도가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전화받는 태도와 같은 하찮은 것,‘제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바꾸고 실천하는 것이 혁신이다. 혁신 추진 방향은 ▲전 직원 동참 ▲노조 참여 ▲1인 1제안 제출이 원칙이다. 기관장을 비롯해 모든 임직원이 참여해야 한다. 기존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자신과 동료·회사를 바라보고 창의성과 호기심으로 시스템과 제도,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서로 존중하는 팀워크로 신나게 일하고 싶은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직원에게 ‘1인 1아이디어’를 내도록 했다. 직원이 낸 제안은 대안으로 다듬고 실천 과제로 만들어 낸다.‘혁신 프런티어’를 중심으로 이를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조직의 혁신이 가능해진다. 직원들로부터 853건의 혁신 제안을 받아 실천 과제를 마련하는 중이다. ▶부동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업무는. -공시지가 조사작업은 물론 주택거래 신고지역 실거래가격 신고를 검증하고 있다. 아파트 기준시가 조사도 감정원의 몫이다. 하지만 감정원이 제공하는 시세는 민간 정보업체와 달리 모니터가 보내준 조사 결과를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전문 감정평가사들의 현장 검증을 거치고 있다. 오랫동안 땅값 조사, 집값 조사를 해온 풍부한 경험도 정확한 시세를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이다. ▶재개발·재건축 컨설팅 의뢰도 늘고 있는데. -현재 20건이 넘는 재건축·재개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난 2003년 정비사업 전문관리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많은 조합에서 일감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합과 시공사 등은 일하기에 녹록한 업체를 찾기 위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영세한 컨설팅사와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하고 조합원과 일반 아파트 청약자만 골탕 먹는다. 그렇다고 감정원이 로비하면서까지 일감 수주에 달려들 수는 없다. 감정원이 컨설팅을 맡으면 투명하고 조합이나 시공사가 아닌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감정평가 위주의 사업 구조를 재편해 부동산 정보 조사, 컨설팅, 도시 정비관리 등 관련 업무 비중을 20%에서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조직 어떻게 바꾸나 한국감정원에는 56명의 ‘혁신 전도사’가 활동하고 있다. 전국 각 지점과 부서별로 선발된 ‘혁신 프런티어’가 그들이다. 부서별로 1명씩 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시행, 점검하는 일을 맡는다. 직원들에게 혁신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모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들이 해야 할 일이다. 또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 이를 실천토록 하는 가교 역할도 한다. 프런티어 임명은 전 직원이 혁신에 참여한다고는 하지만 혁신을 이끌어가는 추진 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혁신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혁신 프런티어 대상도 개최해 이들의 활동을 점검하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감정원의 혁신 최종 단계는 체질화·시스템화. 체질화는 해야 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스스로 동참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템화는 개인·부서가 아닌 모든 직원이 혁신에 참여하고 성과가 조직 시스템에 의해 자연적으로 나타나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이달 중 혁신 매뉴얼이 완성되면 체계적인 조직 혁신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장동규 원장은 장동규(57) 원장은 건설교통부에서 잔뼈가 굵은 건설 부동산 전문가로 꼽힌다.1972년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7년 동안 군생활을 하다가 78년 건설부에서 새 길을 걸었다. 주로 토지·주택·도시국에서 일하면서 굵직한 부동산 정책을 입안했다. 수송심의관, 주택도시국장과 국토정책국장을 역임한 뒤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2004년 12월부터 감정원장을 맡고 있다. 주택 관련 세제에 관한 논문을 발표할 만큼 부동산 전문가로 통한다. 맡은 일에 대해선 실무자와 맞서 대적할 정도로 업무를 훤히 꿰고 있다. 전문 지식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성격이 호탕하고 선이 굵다는 평을 받는다. 건교부 재직 시절, 고시 출신이 아닌데도 따르는 후배가 많았다. 감정원장에 임명된 뒤 업무영역 확대, 부동산 인프라 구축, 정책지원 강화에 중점을 두어 조직을 이끌고 있다. ▲경남 밀양생 ▲경남 밀양 세종고, 육군사관학교 졸업, 국방대학원 수료 ▲건설부 토지·주택·도시국 사무관 ▲대통령 비서실 근무 ▲건교부 입지계획·택지개발·주택정책·육상교통기획과장 ▲주택심의관·감사관·수송정책심의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건교부 주택도시국장·국토정책국장·기획관리실장
  • [책꽂이]

    |실용·경제| ●고슴도치 길들이기(이름트라우트 타르 지음, 박정미 옮김, 해냄 펴냄)인간관계서. 몸에 돋친 가시로 가까이 가면 아프고 떨어지면 추운 고슴도치의 딜레마. 이 딜레마를 극복하는 해법 제시.9500원. ●착한 여자는 부자가 될 수 없다(로이스 P. 프란켈 지음, 정준희 옮김, 해냄 펴냄)여자들의 경제적 성공을 위한 전략서. 머니게임에 참여하고, 금융활동을 직접 책임지라고 조언.9000원. ●한국 최고의 브랜드(김승범 지음, 흐름 펴냄)브랜드 전략서. 새우깡, 칠성사이다 등 30년 이상 생존해온 국내 28개 롱런 브랜드 장수의 노하우를 집중 해부.1만 3000원. |유아·아동| ●고미 타로 아기놀이책 2단계(전3권)(고미 타로 지음, 이상술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구멍이 뚫려있는 손바닥만한 그림책. 종알종알대는 아이의 예쁜 입, 다양한 사물들의 감촉을 느끼게 하는 통로 등 3권의 책에 뚫린 구멍은 제각각 다른 상상력을 부추긴다.3세까지. 각권 5500원. |초등·청소년|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명작단편(한국명작단편선정위원회 엮음, 예림당 펴냄) 염상섭 ‘표본실의 청개구리’, 현진건 ‘운수좋은 날’, 김유정 ‘동백꽃’ 등 주옥같은 한국단편 15편이 눈높이를 살짝 낮췄다. 중·고교생 필독서로도 꼽히는 작품들로 아동문학가, 평론가, 소설가 등이 함께 엄선했다. 초등 중학년 이상.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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