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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장 등 승무원 7명 수배/경찰/없어진 구명보트 타고 도주 가능성

    ◎항해사 소환… 운항실태 등 조사 【부안=특별취재반】 서해훼리호 침몰사고원인을 수사하고있는 검·경합동수사본부(반장 이동기전주지검 부장검사)는 12일 서해훼리회사가 사고당시 규정을 어긴채 정원을 크게 초과해 승객을 태운데다 승객명부를 작성하지않고 항해사마저 탑승하지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빠르면 13일중 유동식사장(72)을 소환,혐의사실에 대해 집중 추궁,사법처리하기로 했다. 합동수사본부는 또 군산해운항만청 당직 통신과 직원 강등호(27)·김주태씨(35)등 2명이 사고여객선이 출항신고를 하지않고 출항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지체없이 호출해 소재와 동정을 파악하지 않은 혐의사실도 밝혀내고 이들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합동수사본부는 사고당시 배에 타지 않았던 항해사 박만석씨(52)를 이날 서울에서 연행,그동안의 사고배 운행실태 등에 대해 조사했다.일부가 살아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 공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수사본부는 사고여객선의 구명보트 5척 가운데 1척이 없어진 점을 중시,백운두선장(56)등 생존 승무원들이 타고 달아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합동수사본부는 특히 백선장등이 구조된뒤 어청도를 거쳐 15마일쯤 떨어진 공해상으로 달아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따라 백선장의 소재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또 백씨가 사고현장 인근 위도 야산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날 밤 경찰관 2백명을 동원,수색을 벌였다.
  • 미국:중(세계의 개혁현장:11)

    ◎“변화만이 살길” 지구촌의 혁신노력 조명/산업계 생존전략 “감량·기술개발”/IBM 30만명중 8만명 연내 해고 미국의 산업이 일본이나 EC,한국이나 대만·싱가포르 같은 후발공업국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구문에 속하는 일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는 「미국산업의 공동화」가 운위되고 있다.2차산업은 경쟁력을 잃어 다 밖에 있고 미국에는 3차산업만 남게 됐다는 말이다.그러니까 고용이 증대되지 않고 고용이 늘지 않기 때문에 미국경제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국의 산업계가 완전히 주저앉아 버리고 만 것은 아니다.나름대로 피나는 변신의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밖으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추진되고 있고 안으로는 민관협조체제,공동기술개발,뼈를 깎는 감량경영 등 생존전략들이 속속 강구되고 있는 것이다. NAFTA는 한마디로 미국의 기술,캐나다의 자원,멕시코의 노동력을 활용해 북미산업을 보호하고 나아가 북미시장을 지키자는 것이다.민관협조체제라는 것은 실은 미국이 지금까지 줄곧 견지해왔던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고 업계간 기술공동개발이란 반독점법(Anti Trust Law)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다.다소 속된 표현을 쓰면 이제 『무엇인들 못하랴』하는 입장인 것이다. 지난 4월28일 디트로이트에서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사상 유례가 없는 민관합동대책회의가 열렸다.브라운 상무장관,라이히 노동부장관,타이슨 경제자문회의장 등 각 부처 관계관들과 빅3(GM,Ford,Chrysler)대표들이 대거 참석한 이 회의에서 구체적인 정책이 결정된 것은 아니나 업계에서는 공해규제완화,미제 자동차및 부품의 대일시장진출확대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대일통상정책 추진 등을 건의했으며 정부는 자동차산업 지원의지를 확실히 했다. 특히 미국정부는 차세대자동차로서의 무공해차량(Clean Car)개발에서 적극적인 정부지원을 약속했고 부품개발에서 업계가 앞으로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노력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번 디트로이트 대책회의는 클린턴 행정부의 적극적인 자국산업보호 정책과 수출확대정책을 확인한 것으로 이는 미국이 그동안 일본에 대해 맹렬히 비난해왔던 「불공정관행」의 답습이란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 숙명의 라이벌관계에 있는 빅3가 대일경쟁력회복이란 기치 아래 기술공동개발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이들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6월 자동차연구위원회(USCAR)를 설립하고 그간 산발적으로 이루어져 오던 공동기술 프로젝트를 통합,체계화 하는 한편 산하에 10개 기술협력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사에의 기술노출을 꺼려 처음에는 기초단계의 기술개발에만 국한해 오던 빅3의 기술협력관계는 최근들어 제품개발 내지 제조공법 개발단계까지 확대 심화되고 있다.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 경쟁업체들이 핵심기술의 공유라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도 공동기술개발의 심도를 높여가고 있는것은 기술개발에 공동협력하고 있는 일본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눈에는 눈」이란 정공법인 셈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극심한 시장경쟁에서 기업이 버텨 나가기 위해서는 경영의 합리화가 필수적이다.경영합리화의 첫 단계는 대략 생산업체 총비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를 줄이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다.미국에 불고 있는 감원바람은 바로 이러한 간단한 원리에서 출발하고 있다.그런데 그 규모가 상식을 뛰어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그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간판기업인 IBM을 들 수 있다.IBM은 95년까지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만명을 감축할 계획이다.IBM은 본래 금년에 5만명을 감원할 계획이었는데 최근 연내에 3만5천명을 추가로 감축하겠다고 발표,93년 1년에만 무려 8만5천명이 IBM을 떠나게 됐다.이러한 과감한 기업재편작업을 통해 IBM은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루이스 거스너 IBM회장은 최근 『우리는 그동안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 들어서는 경영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방위산업이 주축이었던 웨스팅하우스사는 재빠른 변신으로 살아남은 케이스.냉전의종식과 함께 방위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 웨스팅하우스사는 제품의 활용목적을 「걸프전」에서 「치안및 방범」으로 바꿨다.불법이민이나 마약밀매를 공중에서 적발해낼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비행기 개발,강도침입 등 비상사태를 조기 발견해 자동적으로 해당 경찰에 신고해주는 가정안전시스템 등이 바로 웨스팅하우스사가 집중개발하고 있는 분야들이다. 전후 한때는 전 세계 총생산의 48%를 혼자서 생산했던 초공업국 미국이 이제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 사망·실종 2백명선/오늘 선체 인양… 희생자 파악될듯

    ◎2백60여명 승선… 67명은 구조/부안 여객선 참사… 58구는 인양 【부안=특별취재반】 지난 10일 상오 전북 부안군 위도앞바다의 서해훼리호(선장 백운두·56) 침몰사고 실종자에 대한 수색작업이 이틀째 계속됐다. 사고대책수습본부는 11일 해경경비정,해군함정,해운항만청의 예인선등 20여척의 선박과 해경 특수해난구조단,해병 UDT대원등 80여명을 동원,전날 44구에 이어 14구의 사체를 추가로 인양했다. 서해훼리호는 10일 상오 9시40분 승객 2백60여명(경찰추산)을 태우고 위도의 파장금선착장을 떠나 부안군 격포항으로 가다 위도부근 해상에서 침몰했었다. 당시 사고해역에는 강풍과 높이 4∼5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었으나 서해훼리호는 출항을 강행,항진을 포기하고 회항하는 순간 강풍과 파도에 휘말려 침몰했다. 사고후 부근에서 조업중이던 어선등에 의해 67명만이 구조돼 이번 사고 희생자는 사체가 인양된 58명을 포함,2백명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이날 현재 수습본부는 이 사고와 관련,신고된 실종자는 1백40여명이라고 발표했다. 사고배에승선,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은 고광신 경제기획원 총괄국장을 비롯해 10명,합참인사참모부 김종훈대령,부안경찰서 직원 부부 12명,충북대 교수·직원등 낚시회 회원 7명과 위도 상가에 조문온 친·인척및 주민들이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이날 해경 해난구조단원등을 동원,침몰 여객선으로부터 사체등을 인양한후 15m아래 침몰한 선체를 인양할 계획이었으나 수압으로 여객선 출입문이 열리지 않아 승객사체및 선체 인양에 실패했다. 이에따라 대책본부는 대형 크레인등 선체인양장비를 장착한 해군의 인양선(3천t)이 기항지인 목포항을 떠나 이날 하오 늦게 군산항에 도착함에 따라 빠르면 12일부터 선체 자체를 군산항까지 예인한후 사체인양작업을 펴기로 했다. 부안군 위도에 임시 안치됐던 사체 44구는 이날 전북대병원,부안 혜성병원,군산의료원,이리 원광대병원,전주 예수병원과 영동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들 병원을 비롯,도내 11곳에 분향소가 처음으로 설치됐다. 한편 이번 사고를 수사중인 검·경합동수사반은 사고당일 항해사 박만석씨(52)대신 갑판장 최정만씨(42)가 조타수역할을 맡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함께 사고선박회사인 (주)서해훼리,군산지방해운항만청,해운조합관계자등을 상대로 ▲무리한 출항 ▲정원초과등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또 사고배의 선장 백운두씨가 생존,위도에 숨어있다는 첩보에 따라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다. 이번 사고는 지난 74년2월 충무앞바다 해군함정 침몰사고 이후 단일선박사고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침몰배는 길이 33.9m,너비 6m로 90년10월 군산대양조선에서 건조돼 지난해 10월부터 위도∼격포간을 하루에 한차례씩 운항해왔다. □특별취재반 ▲전국부=임송학·박성수·남기창·조승건기자 ▲사회부=김성호·박홍기·오일만기자 ▲사진부=남상인·김수환·최병규기자
  • 정원 초과에 항해사 없이 운항/서해훼리호 수사

    ◎운항일지 압수·선박사관계자 소환 【부안=특별취재반】 서해훼리호 침몰사고원인 수사에 나선 검·경합동수사본부(반장 이동기·전주지검 정주지청 부장검사)는 11일 이번 사고의 원인을 ▲회사측의 무리한 출항 ▲선장 등 승무원의 미숙한 운항 ▲안전조치 미흡 ▲정원 초과 등으로 보고 군산서해훼리(대표 유동식·70)의 운항일지를 압수하는 한편 관계자들을 불러 운항과 관련한 직무유기 및 직무태만 등에 대해 집중 조사에 나섰다. 합동수사반은 특히 사고 선박의 경우 ▲선장과 기관장을 포함해 14명의 승무원이 승선토록 돼있는데도 항해사도 없이 9명만이 승선한 점 ▲해운조합과 해운항만청에 출항신고를 하지 않은 점 ▲정원초과 등이 생존자 증언에 의해 밝혀짐에 따라 회사측의 불법 운항에 대해 추궁했다. 수사반은 또 당시 사고해역의 기상이 당국의 기상관측과는 달리 상당히 악화돼 있었는데도 해운조합이나 항만청으로부터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는 군산서해훼리측의 주장에 따라 이들 기관의 업무태만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수사반은 이날 조사에서 서해훼리호가 설계 잘못으로 배의 선체 윗부분에 결함이 있어 평소 운항때는 갑판 위로 승객들이 나오는 것을 막았으나 이날은 많은 승객들이 갑판위에 있어 사고를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다는 선박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수사반은 이와함께 정확한 승선자 수를 파악하기 위해 격포항 주변에 주차돼있는 차량의 차적조회를 실시,차주의 실종 여부를 조사키로 했으며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실종자 신원파악에 주력하기로 했다.
  • 정치권 물갈이 범위(재산공개 공직사회:3)

    ◎정기국회뒤 당정개편 가능성/여론동향·청와대의지 따라 가변성/정계구도 재편과 연결짓는 관측도 재산공개 정국의 앞날은 누가,얼마나 다치느냐에 달려있다.희생자가 많으면 물갈이 폭도 클 수 밖에 없다.단순한 자리바꿈에 그칠 것인지,대폭의 당정개편이 단행될 것인지,항간의 설처럼 「헤쳐 모여」식의 정계개편으로까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그러나 재산공개 자체가 변화를 전제로 한 것이며 이에 맞춰 정치권도 상당기간 개혁의 몸살을 앓을 것만은 분명하다. 재산공개 사흘이 지났지만 정치권은 표면상 뚜렷한 동요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여전히 정중동의 분위기이다.현재까지 투기의혹 등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의원수는 민자당 20여명,민주당 7∼8명,국민당과 무소속이 5∼6명선.해당 의원들이 해명에 열을 올리고 있을 뿐 다른 의원들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관망하겠다는 자세. 지난번 재산공개를 통해 비리·의혹부분들이 걸러진 만큼 큰 문제야 있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뉴스로서 신선감이 적고 의원들의 면역성도 강해져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강력한 실사방침이 천명되면서 심상치 않은 이야기도 계속 흘러 나오고 있다.금융실명제의 실시를 예상하지 못하고 금융자산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타인 명의로 부동산을 숨겨 놓은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소문이다.양도성예금증서(CD)의 애용은 상식에 속하는 것이고 가명계좌는 물론 보좌관,비서관등의 이름을 빌린 차명계좌도 적지 않다는 것.반면 재산을 공개한 2백92명의 의원가운데 금융자산을 신고한 의원은 50여명에 불과하다.국세청의 전산망까지 동원된다는 상황이고 보면 숨겨진 재산들이 상당부분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발각되면 처벌을 면할 길이 없다.정치생명도 끝이다. 결국 재산공개에 따른 정치권의 변화는 실사와 사정의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여론의 동향,청와대의 의지도 결정적인 변수이다.정파,계파간 파워게임에 따른 상대방 비리에 대한 제보경쟁도 사상자의 수를 결정짓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의지는 시간이 지날 수록 단호해지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김영삼대통령은 면밀한 실사를 통해 권력을 빌려 치부하는 풍토를 개혁차원에서 척결하라고 지시했다.김대통령은 특히 최근 들어 정치권을 겨냥,개혁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역설했다.이는 정치의 체질 자체를 바꾸려는 대수술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로도 비쳐졌다. 이같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정치권의 구체적인 변화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금년말쯤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당정개편이다.굳이 재산공개를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연말 당정의 대폭적인 물갈이는 이미 예고된 것과 다름 없었다.각료,고위당직자중 상당수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지만 재산공개와 정기국회를 통한 검증과정을 거치기 위해 교체를 유보해 왔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함에 따라 한동안 숨을 죽였던 정계개편설도 다시 나돌고 있다.김대통령이 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현재의 민자당구조로는 곤란하다는 인식이 상존하고 있다.이번 재산공개로 거론되고 있는 민자당의원들의 대부분이 민정·공화계이다.가능성에 있어서는 당지도부 개편과 연관지어 김종필대표의 거취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정치권 인사들은 말하고 있다. 앞으로 실사·사정의 회오리에 정치환경은 더욱 맑아질 수 밖에 없게 됐다.의원들은 각박해졌다고도 말한다.그야말로 적자생존의 원리가 적용될 것이라는 지적이다.여야가 정치관계법 등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치환경의 변화에 맞게 개정시킨다는 방침아래 작업을 서두르는 것도 이같은 공통의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할수 있다.
  • 지하철노조 파업결의 배경·전망

    ◎2기 지하철과 통합싸고 노­사 팽팽히 맞서/“인사적체 해소” 주장속 거대노조 추진/노/“통합노조 파업땐 교통마비”… 제2공사 계획/사/준노위 중재기한 19일… 파업돌입은 더 두고봐야 서울시 지하철공사 노조가 8일 파업을 결의함으로써 하루 5백여만명의 지하철 이용 시민들이 또다시 지난 89년과 같은 「교통전쟁」의 악몽을 되새기게 하고있다. 파업은 결의됐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지도부에 위임된 상태다.노조 지도부는 앞으로도 사측과 교섭을 벌인다는 기본입장을 밝히고 있다.따라서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측이 중재신청에 따른 중앙노동위의 중재기한은 19일이고 그전의 쟁의행위는 불법이다. 올해 지하철공사의 노사분규는 임금인상으로 비롯된 지난해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올해 임금협상은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이고 쟁의발생신고,중재신청등의 분규절차를 밝게된 것은 단체협약에 대한 입장차이에 있다. 단체협약의 조항은 모두 1백46개.일부는 합의를 도출한 부분도 있지만 상당수는 양측이 팽팽히 맞서 있다.이 가운데서 가장 첨예한대립을 보이는 대목은 내년말 완공될 2기 지하철공사의 운영주체 결정문제다. 노조측은 노사 동수의 「운영권 통합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한다.속뜻은 현재의 지하철공사를 통합한 공사를 통합한 공사를 설립하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다. 노조가 통합공사를 주장하는 것은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1호선에서 4호선의 지하철 1기노선의 열악한 근무환경여건을 해결하려는데 있다.이를테면 생존권 싸움이다.지하철공사의 공식답변은 운영주체결정은 서울시에서 하는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시가 검토하는 방안은 통합공사를 포함해 제2공사설립,시 직영사업소 설치등 3가지다. 통합공사로 결정할 경우 기존 1기 지하철 운영 경험과 기술을 살린다는 장점은 있으나 공사직원이 2만명을 넘게된다.이 경우 경인지역 최대규모의 단일 노조가되고 파업에 들어가게되면 대중교통이 아예마비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통합공사는 89년 1주일동안 파업을 했고 거의 연례적으로 파업을 결의하는지하철 노조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된다는 것이다. 제2공사를 설립한면 선의의 경쟁관계로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어 시가 가장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방안이다.노조는 이에 대해 제2공사설립은 사장·임원등의 자리가 늘어 결국 시의 고위직 인사적체를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박정현기자〉
  • 종군위안부 백21명/생계지원대상 확정/월15만원 지급

    일제때 종군 위안부로 끌려간 한국여성중 생존한 1백21명에게 평생동안 매달 15만원이 지원된다. 보사부는 31일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생활안정지원법」이 지난 6월 제정됨에 따라 수혜대상여성을 1백21명으로 확정하고 이들에게 생활안정을 위한 일시금으로 5백만원을 지원하며 8월분부터 매달 15만원씩의 생계비를 평생동안 지급키로 했다. 또 아직 신고를 하지 않은 종군위안부 출신 여성의 경우 거주지 시·군·구 가정복지과 또는 재외공관에 신고,위안부 경력을 확인받으면 곧바로 생활안정지원법이 규정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마천마을 희생정신/겸양으로 더 빛나다

    ◎“할일 했을 뿐인데”… 찬사 “사절”/김대통령의 평가에 오히려 감사/흥분 가라앉히고 다시 논·밭일 열중 『사람으로서 할일을 했을 뿐인데…』 지난 26일 해남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사고현장에 온몸으로 뛰어들어 생존자를 구조했던 해남 마천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는 것을 오히려 계면쩍어 했다. 「사랑의 실천」이니,「국민정신의 덕목」이니 하는 갖가지 화려한 찬사가 마천마을에 쏟아지고 있으나 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논에서 김을 매던 주민 천용진씨(45)는 『대통령의 이처럼 아름다운 희생정신은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는 감사의 뜻이 오히려 고마울 뿐』이라며 『이번 사고로 부서진 마을식수원을 대신해 정수장을 마련해주고 마을 길을 포장해준다니 뭔가 빚을 지게된것만 같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44명의 생존자들을 죽음에서 건져낸 1백53명의 사람들이 살고있는 마천 마을은 봄이면 복숭아꽃 살구꽃피고 한여름이면 매미가 울어대는 평범한 산골마을이다. 10년전만 하더라도 마을 집이 1백호 가까이 되었지만 지금은 이농현상으로 47가구로 줄었고 빈집만도 10여채나 된다. 사고 4일째인 29일의 마천마을은 여느 산골마을처럼 차라리 적막하기까지 했다.마을 사람들은 태고적부터 해온대로 이날도 바로 66명의 목숨과 함께 산산조각 나버린 여객기가 떨어진 운거산과 마을사이에 널려진 논·밭에서 논두렁 풀을 깎고 담뱃잎 수확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김영삼대통령이 직접 방문했다는 흥분도,사고소식을 듣고 생존자를 한사람이라도 더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실낱같은 길조차 없는 1㎞의 산길을 단숨에 내달았던 그날의 격렬함따위는 벌써 오래전일인듯 했다. 평화스런 산골마을에 끔찍한 참사가 있었다는 흔적은 임시 영안실이 설치됐던 마을 저편의 화원동국민학교에서 마지막 환경정리작업을 하는 군·경찰과 공무원 몇몇의 바쁜 발길에서나 애써 찾아 볼 수있을 뿐이었다. 이 마을 주민들이 사고이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고 당일 현장에 달려갔던 어린이들이 밤이 되면 무서움을 전보다 더 탄다는 점. 추은숙씨(32·여)는 『아이들이 자면서 깜짝깜짝 놀라고 잘때는 예전과 달리 꼭 엄마·아빠와 함께 자려한다』고 귀띔해 준다. 동네 어른들이 『비행기가 떨어졌으니 사람들을 살리러 가자』고 나설때 멋모르고 앞서 달려나갔던 어린이들이 눈앞에 펼쳐진 참상의 잔영을 씻어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날 맨먼저 참사현장에 도착해 생존자를 업고나온 것은 어른들이 아니라 바로 마을 꼬마들이었다. 마천동네에서는 옛날 여객기 추락지점에 절터가 있다해서 절골로 통하는 사고현장은 이 동네의 식수원으로 사람들의 접근을 철저히 금하고 있었기 때문에 길이 전혀 없었다. 어른들은 낫과 삽으로 나무와 가시덤불을 치고 새롭게 길을 만들며 가느라 늦었지만 야산을 놀이터 삼아 뛰어놀던 어린이들은 다람쥐처럼 숲속을 빠져 나갔다. 어른들이 현장에 가까이 접근했을 때 어른들을 앞질러 내달았던 꼬마들은 벌써 자기 또래의 꼬마를 떠메고 내려오고 있었다고 부모들은 어린이들의 활약상을 무용담처럼 들려줬다. 그러나 막상 생존자들을 구할때는 멋모르고 용감했던 어린이들도 날이 어두워지며 밤이 되면 엄마·아빠품을 파고 들더라는 것. 이날 사고 첫 신고자 김현식씨(21)로부터 사고소식을 처음 듣고 뒷수습을 현장에서 지휘했던 이 마을 이장 김진석씨(60)는 『우리마을 사람들의 순박함은 그저 타고난 대로 이지만 부상자 운반을 위해 이웃들이 입었던 옷을 찢어 임시들것을 만들때는 「이장을 더 오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민들의 희생정신을 고마워했다.
  • 김현식씨 남의 표로 탑승해/사망자 뒤바뀌어 확인소동(조약돌)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실을 맨 처음 신고했던 생존자 김현식씨(21)는 직장상사인 송종희씨(31)대신 급하게 출장가는 바람에 송씨이름으로 된 항공표를 사용,한때 송씨가 사망자로 분류돼 가족들이 생존여부를 확인하느라 소동. 김씨는 또 사고를 처음 신고했으나 탑승자명단에 없어 비슷한 이름의 김해식씨(58)가 사고로 사망했음에도 김씨로 착각돼 생존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가족들이 한때 안도. 그러나 27일 서울여의도병원으로 옮겨진 김씨가 이 경위를 밝히고 아시아나측이 명단을 정정하자 다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 아시아나는 대리탑승자인 김씨의 경우 계약관계가 성립안돼 법적보상대상이 되지않는다고 판단했으나 도의적책임과 함께 그의 공로를 인정,배상금에 상응하는 보상을 결정.
  • 아시아나기 실종서 발견까지 시간대별 상황

    ◎“사라진 여객기 찾아라” 긴장의 132분/3시38분/레이더망서 자취 감춰/5시25분/생존승객 지서에 연락/4시30분/전남도경에 실종신고/5시40분/헬기·경비정 추가출동/4시58분/군 헬기 3대 바다수색/5시48분/군 헬기 사고지점 발견 ○구조활동 매우 신속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고때 신속한 구조활동으로 인명피해를 줄일수 있었던 것은 해군에서 발진한 헬기3대 중 한대를 조종한 이창묵소령(36·해사34기)이 사고지점을 빨리 찾았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정확한 시간은 지난 26일 하오3시38분이며 이소령이 발견한 시간이 하오5시50분이어서 2시간12분동안의 공백시간에 정부당국과 군·경 수색팀들은 그야말로 숨막히는 긴장속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여객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자 관제탑요원들은 즉각 비상주파수를 열어놓는 한편 사고기와의 무전연락을 계속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자 12분뒤인 하오3시50분쯤 「실종」으로 판단,아시아나 항공측에 이 사실을 알렸다. ○군당국에 협조요청 아시아나측은 이때부터 전직원이 비상근무에 들어갔고 임원과 직원이 모두 대기하는 가운데 하오4시30분 사고 추정지역관할인 전남도경과 목포시경에 「실종」을 알렸다.아시아나의 박상환이사는 『실종소식에 전직원이 얼어붙을 정도로 놀랐다』면서 『그뒤 곧바로 자체 레이더시설과 통신망으로 추적했지만 허사였다』고 말했다. 실종소식을 받은 전남도경은 상황의 심각성으로 볼때 군의 지원이 절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4시53분 해군등 군당국에 사고 소식을 전했다. 당시 경찰과 군당국은 목포지역이 항구인 까닭에 실종비행기는 바다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때문에 상황접수후 5분뒤인 4시58분쯤 출동한 해군 ALT­3 헬기 3대는 목포 앞바다를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했다. 그러나 목포 앞바다는 구름이 낮게 깔린데다 시간당 30∼5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바람도 강하게 불어 헬기수색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도 군당국에 일단 실종을 알린뒤 하오5시10분쯤 경찰청에 이를 보고했으며 보고와 동시에 본청은 목포지역 관내의 가용 경찰력을 총출동시켰다. 이런 가운데 사고비행기에 탑승했다 기적적으로살아난 김현식씨(21)는 사고지점에서 필사적으로 빠져나와 2시간 가량뒤인 5시25분 마을 어귀에서 만난 시민에게 사고소식과 지점을 알렸다. 이 사실도 즉각 경찰에 보고 됐고 화원면 주민들이 총동원되어 구조작업에 나섰다. 추락지점이 맨처음 해남경찰서에 보고된 것은 하오5시35분.그러나 현장 상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아 경찰 관계자들은 발을 굴렀다. 경찰은 사고현장 위치를 군당국에 재차 알려주는 한편 경찰헬기 5대와 바다를 가로질러 가기위해 경비정 2대를 추가로 출동시켰다. ○수송기까지 대기 공군도 이에 가세,5시40분쯤 HH­47 헬기 1대를 사고현장으로 급파했고 부상자 수송에 대비,C­130 수송기 1대까지 대기시켰다. 가장 먼저 발진했던 해군 헬기 3대 가운데 이소령이 탄 헬기가 사고지점에 이른 것은 하오5시48분쯤.사고후 2시간 이상이 지난 시각이었다. 이소령은 현장 발견 즉시 사고지점을 함께 출동한 헬기2대에 알리는 한편 본부에 급전,군·경등에 구조요청을 했다. 사고현장을 발견한 이소령은 차마 돌아갈수 없었다. 비록 초속13∼18m의 강풍이 부는데다 골짜기가 깊고 나무가 울창해 헬기를 공중에 정지시키기가 어려웠으나 그는 즉각 인명구조용 줄을 내려 어른 1명과 어린이 1명을 끌어올렸다. 이때 함께 출동했던 고은상중령 등이 탄 헬기 2대도 현장에 도착했다. 이소령이 몰고간 해군 ALT­3기는 해군이 프랑스에서 도입한 다목적기였기에 인명구조에 용이했다. 기관총이 앞에 장착돼 사격도 할 수 있으며 인명구조용 호이스트가 달려 줄을 내려 올릴수 있었다. 그러나 한번에 한명밖에 올릴수 없게돼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었지만 그는 거동이 가능한 사람에 한해 한번에 2명씩도 끌어올렸다. ○12명 인근국교 옮겨 얼마쯤 지나자 사고지점발견보고 즉시 출동했던 다른 육군 UH­30기 2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이어 육군항공 대소속 UH­1H헬기 6대도 달려왔다. 이소령은 이때까지 무려 12명의 생존자를 부근 화원국교까지 옮겼다. 구조작업은 다른 헬기에 의해서도 속속 이뤄지는 한편 부근 주민과 경찰관들도 현장에 속속 도착해 들것 등으로 부상자를 옮겼다.
  • 매봉산 사람들(외언내언)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마라톤평야에서 페르시아의 원정군 10만을 맞아 아테네군 1만명이 처절한 격전을 치렀다.예상을 뒤엎고 열세인 아테네군이 원정군을 물리치고 대승한다.이승전보를 아테네시민에게 한시라도 빨리 알려주기 위해 젊은 용사 필리피데스가 아테네를 향해 숨가쁘게 달렸다.42㎞를 달린끝에 아테네에 도착한 젊은 용사는 『기뻐하라 우리가 이겼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마라톤의 전설적 유래이다. 해남 화원반도의 매봉산 중턱 아시아나 여객기의 추락사고 현장에서 죽을 힘을 다해 마을을 찾아 헤맨 전기공 김현식씨.그는 아테네를 향해 달리던 필리피데스 보다 더 절박하고 다급한 심정이었으리라. 자신도 비행기추락때 중상을 입고 기절했던 몸,부서진 날개 틈새로 빠져나와 또 한사람의 탑승객을 부축하고 가파른 산비탈을 두시간동안이나 헤치고 다녔다. 마침내 마천마을에 도착한 김씨는 논에서 일하던 마을주민에게 『비행기가 떨어졌어요.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라고 알린뒤 실신해버린다.참으로 감동적이고 극적인 장면이다.자신도 목뼈를 가누지 못할 정도의 중상에 온몸은 피투성이였다.자기 한몸의 부상이나 고통은 아랑곳없이 처참한 현장의 부상자들을 살리기 위해 그가 취한 행동은 참으로 고귀한 인간정신의 승리가 아닌가.그의 목숨건 신고로 즉각 구조활동이 시작되었고 신속한 구조활동으로 희생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화원면 마산리 마천부락 주민들의 헌신적인 구조활동도 각박한 세태에서 한줄기 청량제를 보는 듯하다.추락현장은 폭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중상자들을 실어날랐다.목숨이 경각을 다투는 절박한 상황에서 마을주민들은 구조반이 도착하기 전까지 10여명을 구조했다.소박한 농민들이 인간애의 대드라마를 연출해낸 것이다.여객기가 추락했는데 40여명의 생존자가 나올 수 있다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김현식씨같은,그리고 마천부락주민들같은 헌신적 인간애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기적」이다.
  • 탑승자 기록 미비…희생자 집계 혼선/보잉737기 참사 뒷수습 현장

    ◎군경·공무원·주민 혼연일체… 온정 실감/사망확인에 “울음보”… 분향소 이외로 썰렁 명백한 인재였다.그러나 생존자를 구조하고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현지 주민,공무원,군인이 보여준 눈물겨운 노력은 인정을 실감케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생존자와 사망자가 한데 있는 병원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사고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내달려온 가족들의 통곡과 안도의 한숨이 엇갈렸다.그럼에도 전국 곳곳에서는 이들을 도우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은 하루였다. ▷대책본부◁ ○…이균범전남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대책본부는 27일 상오 2시30분쯤 임시대책위가 구성된 해남 화원동국민학교에서 사고수습대책을 발표,장례절차및 보상등에 관해서는 유족들과 충분히 협의해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고문의 안내를 위해 전남경찰청상황실(062)222­0812,해남군청상황실(0634)35­4106,해남경찰서상황실(0634)35­0112 등 3대의 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추락현장 근처에 임시로 안치됐던 사체 49구 가운데 47구가 이날 12시30분부터 헬기에실려 목포 유달경기장으로 옮겨졌으며 이중 2구는 유족들에게 인계됐다. 대책본부는 신원이 확인된 사체는 광주지역 병원으로 이송하고 미확인 사체는 목포지역 병원으로 옮길 계획이었으나 해남지역의 기상상태가 좋지않아 일단 목포 유달경기장으로 이송한뒤 유족들의 희망에 따라 인계키로 했다.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2층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측은 당초 알려진 탑승자수와는 달리 탑승신고가 되지 않은 어린이 4명이 더 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자 신원파악을 하느라 갈팡질팡. 본부측은 10여명의 직원이 사고현지 대책본부와 전화를 통해 상황을 보고 받으며 어린이의 신원파악을 위해 성인의 성을 비교,가족들을 찾기위해 비행기표에 적힌 전화번호를 사용하기도. 이에대해 항공관계자들은 비행기에 탈때 표를 사지 않는 어린이들이라도 출발직전 파악하는게 상례인데 이번의 경우를 보면 아시아나가 평소에 마치 여객기를 시내버스운영하듯이 해온게 아니냐며 일침. ○…황인성국무총리는 27일 추락사고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군·경·공무원들을위로 격려한뒤 전남도에 설치된 「사고수습 대책본부」에 성금 5백만원을 기탁했다. 한편 강영기광주시장도 전남도 수습대책본부를 방문,사상자 위로금으로 1천만원을 전달했다.또 정시채의원등 민자당 소속8명의 의원들도 이날 사고 현장을 들러본후 성금 2천만원을 수습대책본부에 기탁했다. 한편 이날 이해구내무,이계익교통부장관등이 잇따라 화원동국교를 방문,사체운구 상황을 점검하고 유족들을 위로. ▷영안소◁ ○…사망자들의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화원동국교에는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부,전남 여성단체연합회원등 각종 사회단체에서 구호의 손길을 펼치며 유족들을 위로. 이들은 신원확인을 하느라 26일밤부터 끼니를 거른 유족들에게 준비한 식사와 음료수등을 제공하며 울부짖는 유족의 두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슬픔을 나누기도. ○…영안소가 마련된 화원동국교에는 이날 사고소식을 듣고 서울등지에서 달려온 가족·친지들이 사망자를 확인한뒤 울음바다를 이루는등 아수라장. ○…아시아나항공은 27일 상오 서울 중구 회현동 본사에마련했던 사고대책본부를 폐쇄해 김포공항 사고대책본부로 일원화하고 강서구 마곡동 승무원 훈련원과 사고 현지인 해남동국교에 분향소를 각각 마련.그러나 대부분의 유가족들이 해남현지로 내려가고 사전준비소홀로 유족들에게 알려지지않아 승무원훈련원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없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만이 분향소를 지켜 더욱 썰렁한 분위기. 한편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금호그룹 전직원들은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시한다는 뜻에서 이날부터 「근조」라고 쓰인 검정 리본을 가슴에 달고 근무. ○…사고 항공기에 탑승했다 부상당한 여승무원 김정아씨(24·서울 강서구 방화2동)와 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여자승무원이 아시아나항공에 2명이나 더 있어 이들은 밤새 안부를 물어오는 전화 때문에 진땀. ○…사고기장 황인기씨(48)와 이종극씨(39)등 사체 3구가 이날 하오8시20분쯤 항공편으로 유가족과 함께 도착한 뒤 신촌 세브란스병원등 3곳에 안치됐다. 이에 앞서 김중한씨(30)등 사체 3구는 육상교통을 이용,서울로 옮겨졌다.기장 황씨의 사체를 세브란스병원에 안치한 유가족들은 『승객들에게 죄송하다』면서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 아시아나기 참사 해남 마산리의 7월 26일

    ◎“뒷산에 비행기 추락… 모두 나오시오”/산마을 인간애가 희생 줄였다/주민 3백여명 필사적 구조작전/빗속 진흙길 부상자 업고 줄달음/뒤늦게 온 유가족·구조대원엔 식사대접 『뒷산에 비행기가 떨어졌으니 동네사람들은 모두 낫과 삽을 들고 마을회관으로 모이시오』 아시아나 여객기추락 직후인 26일 하오 5시30분.전남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이장 김석진씨(60)의 비상을 알리는 급박한 목소리가 마을 스피커를 타고 온동네에 울려 퍼졌다.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마을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것없이 삽과 톱등을 들고 마을회관으로 달려왔으며 『우선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는 김씨의 설명을 대충 듣고 운거산으로 내달았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과 덤불을 연장으로 잘라 헤치며 해발 3백20m의 운거산 8부능선에 다다른 이들은 너무나도 참혹한 현장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저기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처참하게 산산조각난 비행기 잔해와 옷가지,짐꾸러미 등등. 쓰러진 사람들에게 달려가 옷가지를 찢어 상처를 싸매 지혈을 해주었고 비행기 잔해 사이에 끼여 신음하는 사람들을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힘센 장정들은 부상자들을 들쳐업고 산밑으로 뛰고 노인이나 부녀자들은 사고현장에서 정신없이 승객들을 보살폈다. 이렇게 하길 1시간쯤.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어느새 3백여명의 마천부락 주민들로 대규모 「인명구조단」이 자연스레 구성됐다. 아시아나항공 737편 보잉 737국내선 여객기 추락사고의 구조작전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결국 44명의 귀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끔찍한 대형참사속에서 여객기 추락사고치고는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많은 인명을 구한 것이다. 사고 여객기 승객 김현식씨(21)가 하오 5시20분쯤 홀로 산밑으로 기어내려와 마을에 사고소식을 전한 뒤부터 군·경의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이루어지기까지 두시간동안 마천부락 주민들의 필사적인 희생노력이 없었다면 이번 사고는 엄청나게 더 큰 재해로 이어졌을 것이다. 한차례 폭우가 내린 뒤끝인데다 40도의 급경사인 산을 오르내리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미끄러운 산길을 오르면서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당기느라 주민들의 몸은 어느새 땀으로 뒤범벅됐다. 이장 김씨는 김성수씨(23)등 청년 3∼4명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생존자들을 마을로 후송시켰고 나머지 주민들은 승객들의 안전벨트를 낫으로 끊어가며 생사를 확인했다.청년들이 생존자들을 등에 업고 막 산을 내려갈때 면사무소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군용헬기가 계곡위에서 맴돌았다.헬기에서 구조로프와 카고네트가 내려왔고 주민들은 무게가 가벼운 어린이 4명을 우선 헬기로 올렸다.곧이어 또다른 헬기가 도착하자 주민들은 헬기에서 내려온 군인 1명의 도움을 받아 생존가능성이 있는 중환자를 로프에 묶기 시작했다. 『헬기에서 구조로프를 내렸을때 강한 바람으로 로프가 흔들리는 바람에 한사람을 묶는데만도 10분씩이 걸렸습니다』주민 천용진씨(45)는 온몸이 피로 물든 자신을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박연규씨 등 동네주민들과 함께 8명의 생존자를 로프에 묶어 헬기로 올려 보냈다. 박씨는 『서로 살려달라고 몸부림치는 환자들을 대할때 누구부터 구해야할지 괴로웠으나 어린이나 피를많이 흘린 중환자에게 먼저 손이 닿았다』면서 사고 신고가 조금이라도 빨랐더라도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주민들은 생존자들을 확인하기위해 사고 현장인 고도 2백50m의 계곡을 중심으로 직경 1백여m안쪽의 숲과 나무를 헤치며 샅샅이 뒤졌다.다리가 부러진채 근처 숲에 쓰러져 있던 40대 승객은 『나는 괜찮으니 급한 환자부터 옮겨달라』고 애원해 함께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고 당시 이곳에는 비바람이 세차게 불어 여객기가 추락할때 「꽝」하는 굉음을 천둥소리로 잘못 알아들었다』는 주민들은 한결같이 사고소식을 뒤늦게 알아 유가족들에게 죄를 진 것같다고 말했다. 마을에 남아있던 주민들은 각 가정에 있는 밥솥 30여개를 총 동원,생존자와 뒤늦게 달려온 구조대원등 3백여명에게 따뜻한 저녁식사를 대접했다.또 화원면장 김한철씨(53)는 근처 방앗간에서 2백여명분의 주먹밥을 만들어 사고 현장에 긴급 운반하기도 했다. 『많은 희생자가 나 마음이 아프지만 구조된 생존자들만이라도 빨리 완쾌되길 바랄뿐입니다』이 마을 사람들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사고현장에 찾아와 울부짖는 유가족들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었다. □특별취재반 전국부 임정용부장 최치봉기자 박성수〃 남기창〃 김수환〃 사회부 김재순〃 박찬구〃 사진부 김명환〃 남상인〃
  • “「곧 착륙」기내방송 순간 쾅”/구사일생… 사고신고 승객 김현식씨

    ◎“살아야 한다” 일념에 동체구멍 빠져나와/산세험해 마을 찾느라 2시간이상 헤매 『살아났다는 사실이 꿈만 같습니다』 사고당시 파손돼 나간 비행기 날개틈사이로 기내에서 극적으로 빠져 나와 동료탑승객 1명과 2시간이 넘도록 산길을 걸어 마을에 도착,사고소식을 전했던 생존자 김현식씨(21)는 사고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사고당시 상황은. ▲도착시간 2∼3분가량을 앞두고 갑자기 기내방송이 나왔다.공항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5분간 선회한 후 착륙하겠다는 내용이었다.그러나 10여분이 지나도록 아무 얘기가 없어 승객들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며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잠시후 또다시 곧 착륙하겠다는 기내방송이 나왔는데 순간 비행기가 구름속으로 솟구치는듯 하더니 쾅 하는 폭음과 함께 정신을 잃고 말았다. ­산속에 추락한후 어떻게 빠져 나왔나. ▲한참이 지난걸로 기억된다.정신을 차려보니 기내 곳곳에는 살려달라는 아우성과 함께 대부분 승객들이 옷이 찢겨지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오로지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찾던중 비행기 동체 왼쪽날개 부분이 파손돼 떨어져 나간 틈을 발견하고 가까스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산속이었는데 마을은 어떻게 찾았나. ▲사고소식을 전하기 위해 인가를 찾았으나 산세가 워낙 험난하고 깊은 산중이라 마을을 찾기까지 2시간이상이나 걸렸으며 산을 오르내리기를 수차례 거듭해야 했다. ­비행기에서는 어느 좌석에 탔나. ▲비행기 앞부분 14번좌석 C석에 안전벨트를 하고 있었다. ­사고지점은 정확히 산 어디쯤이었나. ▲산중턱 윗부분 나무숲이었다. ­다친 곳은 없는가. ▲목뼈를 가누지 못하겠고 허리 다리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 44명 생존확인… 더 늘듯/1백6명 탄 아시아나기 추락

    ◎서울발∼목포행 어제하오 3시50분/악천후로 3번 착륙실패… 해남야산에/생존승객이 신고… 민관 철야 구조작업 【해남=특별취재반】 승객 1백4명과 승무원 6명등 1백10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이륙,목포공항에 착륙하려던 아시아나항공 733편 보잉737­500 국내선 여객기(기장 황인기·49)가 26일 하오3시50분쯤 악천후로 전남 해남군 매봉산 중턱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27일 상오1시 현재 탑승자 가운데 42명은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나머지 60여명은 대부분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사고여객기는 이날 하오2시20분 김포공항을 떠나 3시14분쯤 목포공항 상공에 이르러 24분동안 두번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세번째 착륙을 하기위해 선회하다 3백20m 높이의 매봉산 8부능선 계곡에 추락했다. 사고 여객기는 두번째 공항상공을 벗어나면서 관제탑에 『세븐 스리 스리 리빙 스케이트』(그 지점을 무사히 떠났다는 뜻)라는 마지막 교신을 한뒤 갑자기 연락이 끊어지면서 관제탑 레이더망에서도 사라진뒤 공항에서 15㎞쯤 떨어진 화원반도 야산에 추락했다. 기체는 추락하면서 세동강이 났고 이 바람에 상당수의 승객이 밖으로 튕겨 나와 숨지거나 기체속에서 깔려 그대로 숨졌다. 사고현장에는 부서진 기체의 잔해가 1㎞주변에 산산이 흩어졌다. 사고직후 승객 김현식씨(21·시흥공구상가종업원·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599의26)가 혼자서 기체에서 탈출,산길을 걸어나와 4시59분쯤 마을주민에게 연락,주민들과 경찰이 구조작업을 벌였다. 또 경찰·해군·공군 헬기 4대가 현장에 긴급출동,부상자들을 구조했다. □특별취재반 전국부 임정용부장 최치봉기자 박성수〃 남기창〃 김수환〃 사회부 김재순〃 박찬구〃 사진부 김명환〃 남상인〃
  • 새 단계 대북정책 한 외무에 듣는다/대담=김행수 정치부장

    ◎“북핵해결엔 점진적 접근 중요”/「경수로전환」은 북의 사찰수용 명분용/IAEA규정 준수땐 대북경협 재개/김 대통령 적절한 시기에 러시아방문 미·북한 2단계회담이 끝나 북한핵문제는 이제 국제원자력기구(IAEA)­북한,남­북,미­북한이라는 3개의 축을 중심으로 접점을 찾게 됐다.이 축들은 때로는 강한 연결고리를 갖고,때로는 독자적으로 돌아갈 것 같다.그러나 북한핵은 이제 해결의 첫 관문을 넘어섰을 뿐 완전한 투명성 확보까지는 갈길이 멀고 험난하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우리외교의 일선사령탑인 한승주외무장관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본사 김행수정치부장은 미·북 2단계회담이 끝난 시점인 21일 상오 정부종합청사 외무장관실에서 한장관과 만나 북핵문제와 관련한 향후전망,한반도 주변4강의 역할및 국제공조체제등 주요외교현안에 대해 긴급대담을 가졌다. ­정부는 미·북 2단계회담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그러나 일본과 미국의 일부여론은 다소 비판적이고 민자당 일부의원들도 마찬가진데. ▲구체적인 평가약속을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북핵문제는 한단계 한단계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그런 점에서 실패 또는 성공이란 판단은 곤란합니다.우리는 지금 이 문제를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끌고가고 있습니다.다만 명분을 살리면서 협상을 하고 있는 겁니다.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미·북한이 수차례 고위회담을 갖는등 주변정세가 변화하고 있습니다.우리의 기존 북핵정책과 남북대화방식도 변화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남북문제는 통일원이 있고….그렇지만 국제적인 연계가 있으니까,이번 발표문이 남북대화의 촉진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그러나 IAEA사찰에 불응하면 제재가 뒤따르지만 남북대화는 그렇지 않습니다.핵문제해결에 한국을 계속 배제하는 인상을 주는 게 북한으로선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현재로선 북한이 남북대화재개에 불응할 가능성이 큽니다.미·북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이 남북대화이니만큼 3단계회담을 시작하려면 대화를 하려고 하겠지만….현재로선 불투명합니다. ­발표문을 보면 IAEA와의 협의만을 명시하고 있는데. ▲핵사찰을 받겠다,또는 하겠다는 게 큰 의미가 없어요.아전인수가 아니라 결과가 중요하지 않습니까.9월중에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로 가는냐,아니면 안가는냐,다시말해 IAEA회원국으로서 의무이행 여부가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죠. ­북한핵개발수준을 놓고 국내외에 여러 추정이 있습니다.1,2단계 미·북회담을 거치면서 어느정도 드러났습니까. ▲시설이나 원자로 운영양상으로 봐서 핵물질을 만들어낸 것은 확실합니다.다만 신고량과 추정량이 다릅니다.사찰은 바로 그 차이를 규명하자는 것입니다.앞으로 북한이 만들 핵물질에 대해선 규제가 가능하나 이미 만들어놓은 것은 사찰을 해야 알 수 있습니다. ­물밑에서만 간헐적으로 논의되어온 경수로지원문제가 공식석상에 본격 등장했습니다.이에 대한 향후전망은. ▲마치 미국이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하나 지어주기로 약속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막연한 언질일 뿐입니다.경수로 지원문제는 북한의 국내용이며,사찰수락을 위한 명분이라는 게 정확합니다.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다시말해 핵에네지개발·핵무기개발·안전문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경수로로의 전환은 바람직합니다.먼 장래의 일이지만 그때는 우리를 포함해서 국제사회가 도와줘야 할 것입니다.이는 북한의 핵시설뿐아니라 사회 자체 개방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회담으로 북핵문제는 이제 3개의 대화통로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즉 북한과 IAEA,그리고 우리,미국등…. ▲앞서 지적했듯 남북관계는 단기적으론 불투명하지만 북한 자신의 경제복구를 위해서는 우리의 협조를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결국 대화에 응하리라고 봅니다.북한과 IAEA간의 협의에 성과 없을 때 오는 결과가 명백하기 때문에 가시적인 수락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미·북대화는 2단계까지 진행됐습니다.그러나 진전의 전제조건이 남북대화,IAEA사찰이기 때문에 중요성이 그만큼 떨어졌다고 봐야겠죠. ­대북제의및 북핵 대응에 있어 부처간 이견은 없습니까.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습니다.만약 차이가 있다면 정책의 대안문제가 아니라 결과와 과정에 대한 평가입니다.예컨대 1단계 미·북접촉이 잘됐느냐,못됐느냐,2단계결과는 어떤 것이냐 그런 것들이죠. ­20일 밤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과 의 통화내용은. ▲(웃으며)크리스토퍼장관은 자기들이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한국,나아가 국제사회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따라서 미·북 양자간의 대화가 아니고 핵문제해결의 장이며,앞으로도 계속 우리와 긴밀한 협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북한이 미·북대화를 핑계로 다른 의도를 보인다면 용인하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오는 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PMC에서 다시 만나 구체적인 대응책을 다시 논의할 것입니다. ­미·북회담에 있어 우리의 역할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 우리의 역할과 미국과의 의견조율은 어떻습니까. ▲직접 당사자는 우리인데,우리는 모르는 내막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소외감을 국민 누구나 느꼈을 것 같습니다.그러나 일의 성격상 협의내용을 널리 알릴 수는 없었습니다.양국은 접촉시마다 북한의 태도를 면밀히 공동분석했고 칼루치차관보도 회담참석에 앞서 현지 한국대사관에 들러 협의를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남북경협·이산가족방문문제등 남북대화의 전망은. ▲북한핵문제는 한민족의 생존뿐 아니라 동북아지역 전체의 안정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 문제를 남북관계발전과 연계시키는 입장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북한이 미·북간 제2차회담 결과에 따라 IAEA의 규정을 준수하고 상호사찰에 성의있게 임할 경우 우리는 대북경협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클린턴미대통령 방한시 신태평양 공동체구성을 제의한바 있는데 우리의 역할은 무엇이며 신태평양공동체에서 중국·대만·홍콩등 3개 중국의 대표권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것으로 봅니까. ▲신태평양공동체는 우리의 신외교에서 밝힌 포괄적 아·태협력체와 그 목적이 같습니다.한·미 양국은 공동목표달성을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3개 중국문제는 우리가 APEC의장국이었던 91년 거중조정을 통해 3개 중국의 APEC 가입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으므로 필요시 측면지원할 생각입니다. ­김영삼대통령의 미국방문은 언제쯤 이뤄질 전망입니까.러시아및 일본방문계획은. ▲클린턴대통령이 방한시 김영삼대통령을 초청했고 김대통령께서도 이를 기꺼이 수락했으나 아직 구체적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습니다.러시아방문은 옐친대통령이 김대통령의 연내 방문을 희망하는 정식초청장이 지난 6월 방문한 본인을 통해 정식전달된 상태입니다.따라서 여러 사정을 보아가며 적절한 시기에 추진될 것입니다.한·일 양국의 정상도 가까운 시일내에 만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 “「고객 제일주의」로 시은체질화 노력”/허준씨 외환은행장(새의자)

    『고객의 편에 서서 고객에게 도움을 주는 신상품과 각종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지난달초 외환은행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허준외환은행장(56)은 금융시장개방등 무한경쟁시대의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고객제일주의」를 꼽았다. 『우리나라의 금융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습니다.정부의 보호막 속에서 안주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경쟁력 있는 은행은 살아남고,경쟁력이 없는 은행은 도태되는 적자생존의 시대가 우리 금융시장에 닥쳐오고 있습니다』 그는 고객중심의 가치체계와 사고방식을 체질화하는 것만이 달라진 경영환경에 적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외환은행의 경영이념이 바로 「고객제일주의」라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의 이같은 「고객제일주의」경영방침은 행장취임 이후 짧은 기간에 이 은행의 면모를 새롭게 바꿔놓았다.그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 돈을 달러로 바꾸거나 달러를 우리 돈으로 바꿔줄 때 적용하는 환율이 고시되는 환율표의 변화다.이 환율표에는 그동안 고객이 달러를 파는 경우에도 은행을 기준으로 「매입률」이란 용어를 사용했으나 그는 취임후 첫 사업으로 환율표의 용어중 「매입률」은 「파실 때」로,「매도율」은 「사실 때」로 고쳤다.은행의 입장에서 선택된 용어들이 고객에게 혼란과 불편을 줄 수 있어 고객 중심으로 알기 쉽게 바꾼 것이다. 『당초에는 직원들에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줘야겠다는 행내 계도용 목적으로 착안한 것입니다마는 실제로 고객들로부터 기대이상으로 좋은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저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고객제일주의 경영방침이 종래 국책은행시절 몸에 밴 이 은행 직원들의 「비상업적」 체질 때문에 잘 먹혀들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은 옛날 얘기』라고 한마디로 일축한다.외부기관에 용역을 주어 창구서비스의 질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시중은행중 2위를 기록했으며,연말까지는 1위로 올려놓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4·19직후 내각수반을 지낸 고 허정씨의 외아들로 비교적 순풍에 돛단듯 승진가도를 달려온 허행장은 『현재 국제업무분야에서는 우위에 있지만 국내업무 쪽의 수신고가 열세』라고 시인하면서 『앞으로 국내 수신고를 경쟁시은수준으로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김철수장관에 듣는 상공자원정책/대담=정신모 경제부장(국정탐방)

    ◎“세계일류기업 육성만이 개정화시대 살길”/업종전문화 여신 등 우대로 강력 유도/가계수주 증가세… 설비투자 회복될 것/대북한 경협은 핵문제 해결된 뒤에야 추진 방침 『업종전문화는 우리 경제의 사활과 직결된 문제입니다.그룹 별로 경쟁력이 있는 업종을 집중육성해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들지 않고는 개방·국제화시대에 생존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민간 자율성 높여 한때 부처간 견해차이로 혼선을 빚던 업종전문화정책이 최근 경제장관회의에서 하반기부터 추진하는 것으로 결론이 지어졌다.당초 방안보다 민간의 자율을 높이는 쪽으로 수정이 됐다.김철수 상공자원부장관은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진통이었다』고 설명했다.서울신문 정신모경제부장이 그를 만나 업종전문화와 설비투자동향,수출 및 통상문제,전력사정 등에 관해 들어보았다. ­주력업종제 도입과 관련,정부내에서 진통이 컸지요.업종전문화정책을 왜 그렇게 강력히 밀고 나가십니까. 『기업집단이 각각 비교우위가 있는 업종에 기술과 인력을 집중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투자를 함으로써 세계의 일류기업으로 키우자는 취지입니다.백화점식 경영으로는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게 됐습니다.한 분야에 전력을 다해도 모자라는 판에 이것저것 다 잘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때문에 그룹별로 체중을 실어야 할 분야를 골라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우자는 것이지요.특히 기술개발의 파급효과가 주력업종의 계열기업으로 증폭되도록,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와 기술의 융합화 효과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그룹당 3개 이내로 정하도록 했습니다.물론 기업 스스로 선정합니다.기업공개나 재무구조 건전성 등 정부 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도 제시할 것입니다』 ○가동률 점차 호전 ­주력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있습니까.또 비주력기업에 대한 불이익은 없는지요. 『업종전문화는 기업의 비관련 다각화를 막고 주력업종 중심으로 경영노력이 집중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주력기업에 대해서는 가능한 범위에서 여신관리와 기술개발자금,공업입지 등에서 우대해 주고 업종전문화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에 대해서도 적극 해결해 줄 계획입니다. 주력기업의 자금이 비주력기업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력기업이 비주력기업에 출자하거나 투자하는 경우 공정거래법상의 출자 및 투자제한을 강화할 생각입니다.그러나 비주력기업의 강제처분 등 인위적인 규제는 없습니다.비주력기업의 처분에 따른 세제지원도 현재로선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설비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투자가 부진한 요인을 어떻게 보시며 또 그 대책이 있으신지요. 『올 설비투자 전망에 관한 관련기관의 조사를 보면 대체로 전년대비 6∼9% 증가로 나타납니다.그럼에도 1·4분기에 설비투자가 10.1%나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업의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따라서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살리려면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합니다.정부는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의지와 제도개혁에 대한 방향 및 그 일정을 가능한 분명히 제시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재고가 줄고 가동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수주가 그간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설비투자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3월말부터 추진되는 신경제 1백일시책의 효과가 가시화되는 하반기에는 투자분위기가 살아날 것입니다』 ­요즘 수출이 잘되고 있습니다.본격적인 회복세로 봐도 됩니까. 『5월말 현재 수출이 7.1% 증가해 작년 4·4분기의 1.2% 감소에 비하면 뚜렷한 회복세입니다.엔화 강세에 힘입어 철강·자동차·반도체 등 중화학제품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호전으로 대미수출도 4년만에 늘어나고 있고,중국의 개발수요확대로 이 지역 수출도 잘됩니다.그러나 아직 선진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하고 경공업제품의 수출도 계속 줄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보기는 이릅니다.하반기에는 업계의 수출의욕이 살아나 10% 내외의 신장이 기대됩니다』 ­클린턴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이 검역·통관절차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데… 한미간 주요통상현안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대응책은. ○전력 예비율 11% 『철강 반덤핑과 상계관세문제,지적재산권보호에관한 합의사항의 이행,금융시장개방,검역·통관절차에 관한 문제가 있습니다.그러나 80년대 후반처럼 한꺼번에 이것저것 걸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철강의 경우 미 상무부의 최종판정과 미 ITC(국제무역위원회)에서 산업피해 부정판정이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미간 산업기술협력을 위해 93년부터 97년까지 5년간 1천만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입니다.양국간 기술협력이 활성화되면 보완적인 산업구조의 결합을 통해 양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공동연구개발 등 기술협력을 통한 기술유대가 강화돼 통상마찰도 사전에 줄이게 될 것입니다』 ­올 여름 전력사정은 어떻습니까. 『보령화력발전소 등 총 6개소 2백96만㎾의 발전소가 새로 준공돼 전력공급예비율이 11.2%로 높아질 전망입니다.여름철 전력사정은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이나 여전히 적정수준(15%)에는 못미칩니다.정부는 발전소 보수기간조정,민간의 열병합발전소 활용 등으로 공급여력을 늘리고 전력수요증가율을 한자리로 억제한다는 목표아래 수요관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전자식 안정기와 전구형 형광램프 등 고효율 절전형 기기에 대한 장려금 지급,효율등급제 확대,절전 우수건물에 대한 전기요금 감면,빙축열기기 보급지원 등 수요관리책을 계속 강화할 작정입니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유보로 남북경협이 진전될 전망인데요.앞으로의 추진방향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그동안 남북교역이 꾸준히 늘어왔지만 올 1∼5월중에는 북한의 외환부족 및 핵문제 등으로 19%나 감소했습니다.제8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경제교류협력에 관한 부속합의서를 채택하고 직수송로 개설,청산계정 설치,상사분쟁 해결,투자보장 및 이중과세 방지 등 직교역과 투자를 실현키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 했으나 북한의 NPT탈퇴 등 핵문제로 인해 협의가 중단됐습니다.1차 타당성 조사를 마친 남포경공업단지에 대한 시범사업 추진도 중단됐습니다. ○병력특례제 운영 정부는 물자교역은 계속 허용하되 기업인의 방북과 북한에 대한 투자 등 경제협력사업은 북한의 핵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야 추진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여전하다고 합니다.외국인 고용 등 인력대책이 있습니까. 『최근 산업계 전반의 인력난이 해소되는 추세이나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여전합니다.기능 및 기술인력 부족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이는 서비스업종 취업선호,젊은 층의 3D(어렵고 힘들고 더러운)업종 기피현상,인문·사회계의 고학력자 과잉공급 등이 원인입니다.정부는 인력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공업고의 확대와 현장훈련제도의 강화,기술대학 설립 등 산업계 수요에 부응한 기술 및 기능인력 양성제도를 갖춰나갈 계획입니다.단기적으로 시급한 중소기업 생산직 인력난 해소를 위해 병역특례제도를 중소기업 위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자진신고 불법외국인 취업자 2만5천명에 대해서도 금년 말까지 출국을 유예했습니다.기업도 이제는 인력부족시대에 대응해 스스로 인력양성에 참여하고 자동화 등 경영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 감사원·검­경·국세청/뜨거운 사정경쟁

    ◎개혁시대 맞아 부패척결에 총력전/정보 총동원령… 저마다 비리캐기 박차/일부선 월권·과잉충성 등 부작용 우려 사정기관들끼리의 사정경쟁에 불이 붙었다. 거의 모든 전·현공직자들이 사정의 십자포화아래 놓여있다.검찰은 검찰대로,감사원은 감사원대로 정보능력에 총동원령을 내려놓은 상태다.국세청은 세무사찰이란 무기로 정부의 개혁의지를 실천하는 전위부대로 자리잡으려하고 있고 경찰은 가장 방대한 조직과 인원을 활용해 새로운 자리매김을 시도하는 중이다. 사정이 경쟁양상을 띠면서 사정기관들끼리 서로 건들지 않기로 했던 오랜 관행도 사라지고 있다. 국세청은 자체감찰과 감사원으로부터 집중적인 사찰을 당하고 있다.검찰에 곧 감사원의 칼날이 날아들 움직임이고 감사원은 검찰의 수사아래 노출돼있다.경찰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사정경쟁이 통제의 범위를 벗어나 초가삼간을 태우는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사정기관들은 조직의 생존을 위해 또 새대통령의 끝간데없는 개혁의지를 보좌하기위해 사상유례없는 화려한 사정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사정경쟁을 촉발시킨 것은 감사원이다.전국민의 기대속에 이회창감사원장을 맞은 감사원은 공직자비리와 특명사항을 전담하는 제5국(국장 백승우)을 지난3월 3개과에서 7개과로 확충한뒤 청와대를 첫 감사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무소불위의 칼날을 빼들었다.국세청과 국방부,서울시,국책은행을 차례로 섭렵하고 지금 국무총리실을 공략하고 있다. 국세청은 감사원보다 발동이 뒤늦게 걸렸다.국세청은 감사원의 서슬앞에 이달에만 50명이 넘는 직원이 사표를 제출한상태다.국세청은 자체감찰을 강화하면서 의사·변호사등 상대적으로 수입은 많으면서 소득신고액은 적은 직업군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재산공개를 한 고위공직자들의 세금납부여부도 새삼 검토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모·조모·이모·또다른 이모등 저명변호사 12명이 사찰반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다. 내부문제에서 감사원에 선수를 당한 국세청은 기존의 감찰 1·2계와 이달 초순 신설한 감찰3계를 합쳐 총51명으로 자체감사를 위한 정보수집에 나섰다.이들은 과거행적이 의심스러운 직원들의 재산변동상황을 추적조사중이다. 검찰의 입장이 가장 초조하다.뒤늦게 출발했을 뿐 아니라 언제나 조사할 수 있는 감사원이나 국세청과 달리 검찰은 불러오면 구속해야 체면이 유지된다.그만큼 발동이 늦게 걸린다고 보면된다. 검찰은 기존에 몇십년간 확보한 정보를 모두 풀어 조사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청와대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박준규국회의장등 거물급공직자 10여명의 내사이야기가 검찰주변에서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것이 그증좌다.감사원과 경찰에 선수를 당해 최고 엘리트사정기관으로서의 위신이 추락됐다는 인식이 검찰내부에 있다. 과거 고위 공직에 있었던 모든 사람이 일단 검찰의 수사대상에 포함돼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현재의 상태는 청와대의 의지와도 무관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경쟁적으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감사원장은 취임당시 대통령의 간섭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해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청와대에서 속도를 조절할 입장에 있지않다.검찰역시대통령의 지휘를 받지만 검사가 캐어낸 정보에 따라 수사하는 검찰에게 청와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현재의 개혁분위기에 걸맞지 않다. 검찰은 박기진제일은행장과 이동근민주당의원이란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일부는 경쟁 때문에 룰을 무시했다는 소리도 있다.박행장은 검찰이 조사대상으로 삼은 동생회사에 대한 대출이 불법이 아니라는 말을 남기고 지레 행장에서 물러났다.수사소식이 공개적으로 들리면 털어서 먼지는 나게 마련인데 조사대상이 불법이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않다는게 우리사회의 법감정이다. 청와대 당국자들은 감사원도 에러를 범했다고 말한다.국책은행임직원에 대한 은행구좌조사를 은행감독원에 요청한 것이 월권이 아니냐는 시각이다.감사원은 1백14명의 임직원에 대해 자료를 요청했음을 공식화했었다.비리가 많을 것으로 여겼던 안양세무서등을 샅샅이 뒤졌으나 현재까지 5백만원의 뇌물을 먹은 세무원 한사람을 파면시키는데 그쳤다.물론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이달말부터 징계와 파면대상자가 여러부처에서 줄줄이 나오게 돼있다. 경찰은 가장 유리하다.안기부와 기무사가 철수한 지방도시에서는 특히 경찰이 왕이다.이들이 철수함으로써 권력기관들끼리의 견제가 무너지는 예상밖의 부작용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경원학원사건은 경찰의 수확이다.그러나 당초 정부가 설정했던 교육개혁의 대상은 부정입학자를 치자는 게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교육부는 부조리를 봐주고 대학은 체제유지를 위해 학생들을 「감시관리」해주던 구시대의 관행과 그당사자들을 몰아내 학원을 정상화시킨다는게 개혁팀이 구상했던 교육개혁이라는 것이다.그것이 지나간 입시부정만을 파헤치는 결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정기관들의 경쟁적 활동을 놓고 청와대의 분할통치수법이라는 얘기도 있고 사정기관의 과잉충성의 소산이라는 설도 있다.사정경쟁은 어디까지 치달은 것인가,관심이 높다.
  • 부산 사고원인,하도급비리였다(사설)

    하도급비리문제는 개혁차원에서 척결되지 않으면 안된다.하도급비리의 뿌리가 너무 깊고 그로 인한 폐해가 중소기업의 생존문제는 물론 대형사고로까지 직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비이단속으로는 문제의 근원해결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이 어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분석하고 지적한 하도급 비리관련 지시내용은 경제주체들 모두가 주목해야 할 줄 안다. 김대통령은 최근 78명의 인명을 앗아간 부산 철도사고의 주요 원인을 하도급비리에서 찾고 있다.우리는 김대통령의 이같은 원인분석에 전적으로 견해를 같이한다.지금까지 나타난 불실공사나 이로인한 사건 사고의 대부분이 근원적으로는 하도급비리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보아왔다.그렇잖아도 덤핑가격으로 따낸 공사대금이 하청과 재하청을 거듭하면서 형편없이 깎이게 되니 제대로된 자재하나 쓸 턱이 없다. 이러한 하도급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이른바 한국병치유도 가능해진다고 본다.비단 건설공사뿐아니라 제조업의 하도급부조리도 마찬가지다.얼마전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비리 척결을 위해 직권조사를 강화하면서 조사범위를 확대했다.최근 중소기업지원 분위기가 고조되고는 있으나 하도급비리가 온존해있는 이상 그 효과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하도급비리는 적발된 것만 해도 90년 1백54건에서 92년에는 2백36건으로 증가추세에 있다.대기업의 보복을 무릅쓰고 신고된 것이니 만큼 적발된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 밖에 없다. 하도급비리는 직권조사를 통해 지속적인 단속도 중요하겠으나 특히 건설공사에 있어서는 하도급구조부터 바꿔야 한다.원청업자가 하청단계에서 지나치게 공사대금을 깎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 부실공사가 이뤄지지 않을만큼 첫 공사수주액의 일정비율은 하청업자에 지급토록 하는 명문규정이 있지 않고서는 부실공사는 막을수 없다.또 하나는 하도급 기업단위에 의해 이뤄지는 비리만 적발할 것이 아니라 기업관계자 개인차원에 의해 이뤄지는 비리를 찾아내야 한다.공사의 감독이나 물품의 검수과정에서 또는 대금의 지급과정에서 온갖 비리를 호소하고 있는 중소업자가 의외로 많다는 지적도 있다.마지막으로 하도급비리에 대한 제재에 엄격한 법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하도급관계규정에는 시정명령위반에 최고 1억5천만원까지의 벌금을 부과토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 적용이 안되고 있다는데 하도급비리가 여전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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