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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이상 혹독한 생존훈련/북 특수부대 훈련 어떻게 하나

    ◎이번 침투조는 정예 게릴라 요원 강릉 앞바다로 침투한 북한의 무장공비 20여명 가운데 20일까지 붙잡히지 않은 6명 정도는 이른바 「침투조」라고 불리는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의 특수대원으로 알려져 있다.이들은 혹독한 훈련을 통해 단련된 정예 게릴라 요원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국방부가 파악하고 있는 침투조들의 훈련 과정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이다.귀순한 북한의 전직 공작원들에 따르면 남파 공작원들은 「김정일 군사대학」 등 북한의 남파간첩 전문양성소에서 1∼4년 동안 혹독한 생존훈련을 받는다.이들이 받는 훈련은 사격과 폭파·무술·통신 등 기본적인 군사훈련으로부터 수영·잠수·낙하산·스키·고공침입·납치·운전 등 다양한 기술이 망라돼 있다.이들은 두 사람이 짝을 지어 한 사람이 10m 거리에서 단도를 던지면 상대가 이를 피하는 식의 숨막히는 「실전훈련」까지 거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또 자연 지형지물을 이용하거나 땅을 파서 은신처인 「비트(비밀아지트)」를 만들어 밤10시부터 새벽4시까지의 야간에는 도주하고 주간에는 숨는 방법으로 군·경의 추적을 피하는 은신훈련도 받고 있다.남파간첩들은 1∼2시간내에 비트를 만들어 몸을 숨길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보통 2∼3명이 1개조로 움직이며 보통 기관총과 권총·수류탄·단도·쌍안경·지뢰탐지봉·무전기·의약품·삶은 찹쌀과 육포·군복·발싸개등 비상식량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이 대규모 병력동원이 어려운 험준한 강원도 산악지형을 이용,비트를 확보하고 가을산에 널려있는 과일 등을 비상식량으로 확보하는 버티기작전으로 나갈 경우 추격작전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군관계자들의 우려이다. 따라서 이들을 조기에 소탕하기 위한 가장 좋은 작전은 이들이 은신처를 확보할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않고 야간에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이동하는 퇴로를 봉쇄하는 것이라고 귀순자들은 말하고 있다.
  • 서울신문사 「깨끗한 한강지키기」/불광천 쓰레기 20t 말끔히

    ◎주민·직능단체·학생 등 3천명 참가/“환경보전 실천” 한마음으로 구슬땀 서울신문·스포츠서울과 서울시가 함께 마련한 「깨끗한 한강지키기 불광천 현장캠페인」이 13일 서울 마포구 중암동 불광천 중암교 둔치에서 중·고교생 등 3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광나루·중랑천·탄천·양재천·묵동천에 이어 올들어 여섯번째로 열린 「깨끗한 한강지키기」 행사로 마포구청이 주관하고 교육부·환경부·서울시교육청·KBS가 후원했으며 한국암웨이(주)가 협찬했다. 행사에는 노승환 마포구청장,이종일 마포구의회의장,방일철 서부교육청 장학사,이중호 서울신문사 깨끗한 산하 지키기운동 본부장 등 관계자들을 비롯,녹색 마포구민 실천협의회,바르게살기운동 마포구협의회 등 직능단체와 지역주민들도 대거 참가했다. 선일여고·광성고·숭문고·증산중·상신중·이대부속중·구산중·중암중 등 8개 중·고교 학생 및 인솔교사 2천여명도 오염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환경보호의 의지를 다졌다. 참가자들은 불광천과 홍제천의 합류지점인 상암교∼성산1교∼성산대교 입구에 이르는 1㎞구간을 따라 쓰레기를 수거하고 제초작업,하천청소작업을 벌여 3시간 동안 20t의 오물을 거뒀다.하천 바닥에서는 폐타이어를 비롯,각종 생활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노승환 마포구청장은 격려사를 통해 『환경오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져 지구생태계 파괴에 이를 정도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문제는 국민 하나하나가 올바른 윤리의식을 갖고 환경보전에 노력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암중 2년 조상희군(14)은 『학교에 다니며 오염된 불광천을 바라볼 때면 마음이 무척 아팠다』며 『하루 빨리 불광천이 깨끗해져 친구들과 수영하며 놀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사 깨끗한 산하지키기 운동본부가 「작은 환경실천 생활화」 차원에서 연중행사로 마련한 「깨끗한 한강지키기」 행사는 오는 11월까지 서울 30여곳의 지천에서 계속된다.
  • 햇빛 화상·눈 충혈/얼음찜질이 최고

    ◎고려대 홍명호 교수가 권하는 「피서지 건강관리법」/물집 생기면 터지지 않게 조심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피서지에서도 건강관리에 신경을 쓸 때다.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바닷가에서 일광욕을 즐기다 피부화상을 입은 경우도 있고 땀을 흘리면서 여름등산을 즐기다 땀띠·물집등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이에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을 고려대의대 가정의학과 홍명호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여행자 설사=여름휴가로 해외여행하는 사람들이 물을 바꿔 마실때 장내 독성 대장균에 의해 설사가 나타난다.예방법으로는 반드시 물을 끓여 마시되 생수 대신 이온수를 택하도록 한다. △장티푸스=장티푸스균이 더러운 손이나 오염된 음식물 등을 통해 전염됨으로써 발병한다.고열,두통,쇠약감,식욕감퇴,붉은 반점 등이 며칠이상 지속되면 이 병을 의심할 수 있다.반드시 끓인 음식을 먹고 조리하는 사람은 항상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하며 남은 음식물은 오래 보관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좋다. △일본뇌염=갑작스런 두통과 고열·혼수·경련을 동반하고 치명률이 높으며 생존자도 지능저하·인격장애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뇌염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며 어린이의 예방접종이 필수적.캠핑이나 야외활동때에도 반드시 모기장이나 모기약을 준비해야 한다. △화상=햇볕화상의 주범은 자외선으로 일광욕을 한뒤 피부가 따갑다고 느껴지면 일단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얼음을 채운 찬 물로 하는 것도 괜찮지만 차게 한 우유로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또한 피부가 벗겨질 때는 긁지 말고 콜드크림을 발라 피부를 보호해 주어야 한다.특히 피부가 아프고 가려운 증상이 계속될 때는 하루 한두알 정도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진정효과가 있다.그러나 일정기간 치료해도 낫지 않으면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땀띠=찜통더위 속에서 한꺼번에 많은 땀을 흘리면 땀구멍이 막혀 땀띠가 생기기 쉽다.땀띠는 시원하고 깨끗한 물로 자주 씻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일단 땀띠가 생기면 깨끗이 씻은 뛰 땀띠파우더 등을 바르는 것이 좋다. △물집=피서지에서 물집이 생겼을 때는 터뜨리지 말아야 한다.세균감염으로각종 피부질환을 앓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그러나 집으로 돌아와서는 물집을 제거한뒤 소독을 하고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발라 두면 쉽게 낫는다. △귓병=귀에 물이 들어가서라기보다는 물을 빼내기 위해 귀를 후비다 상처난 부위에 세균이 감염돼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물이 들어갔을 때는 그쪽 귀를 아래로 하고 누우면 물이 저절로 흘러 나오게 된다.그래도 물이 안 나오면 성냥개비나 손가락으로 후비지 말고 면봉으로 가볍게 닦아낸다.이와 함께 만성 중이염을 앓아오던 환자들은 휴가철기간에 재발이나 악화가 되지 않았는지 반드시 점검해 보아야 한다. △충혈=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티가 들어있는 것처럼 까칠거리며 가려움증이 있으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안약이나 얼음찜질을 한다.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영을 마친후 깨끗한 물이나 식염수 등으로 눈을 씻어낸다. 홍교수는 『여름철 휴가가 끝나면 그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의심되는 증세가 있으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 “다시 태어나 기뻐요”/377시간만에 새아침 맞은 박승현양/인터뷰

    ◎기적의 생환/수영장 놀러가 팥빙수 실컷 먹겠다/「착한 딸」 다짐 지킬수 있어 정말 다행 『제가 지금 확실히 살아있는 건가요.아직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어요』 3백77시간의 고립.그 끝모를 절망과 어둠의 공간에서 기적적으로 한줄기 생명의 빛을 움켜잡은 박승현(19)양은 생환 이틀째인 16일 아침 서울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온통 자신의 얘기로 가득찬 신문을 보면서도 살아있다는 사실이 좀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부모님 생각을 제일 많이 했어요.그동안 잘해드린 것없이 속만 썩여드렸는데 이렇게 또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는구나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도 났고요.오빠와 남동생도 무척 보고싶었어요.살아서 나가면 정말 착한 딸이 돼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는데 그걸 지킬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에요』 박양은 전날 밤 잠을 설친 탓인지 다소 초췌해 보였으나 죽음의 문턱에서 17일만에 돌아온 소녀의 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건강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구조될 때 머리쪽에 나있던 조그만한 구멍이점차 넓어지면서 푸른 하늘이 보이는 순간 「이제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박양은 『갇혀있으면서 무섭다거나 죽는다는 생각은 별로 안했으며 친구들과 놀러다녔던 일 등 즐거웠던 기억을 주로 떠올렸다』고 말해 자신의 낙천적 성격이 「죽음의 유혹」을 이겨낸 요인이 됐음을 은연중에 드러내 보였다. 박양은 또 『사고가 일어났던 날 3층사무실에 근무하는 박해정언니가 나를 만나기 위해 지하 1층에 내려와 같이 얘기를 나누다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에 놀라 함께 도망쳤는데 건물이 무너진 뒤 머리 뒤쪽에서 언니가 「제발 구해줘.아파…죽겠다.살려줘」라고 소리치는 외마디가 들렸다』며 되살리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구조되기 얼마전 사촌동생 은영이가 꿈에 나타나 「오늘이 3일 하오2시39분」이라고 말해 매몰된 지 한 5일정도 지난 걸로 알았다』는 박양은 『숨을 제대로 못쉴 때 가장 고통스러웠고 목이 말라 천장에서 떨어지는 녹물을 마시려고 했으나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스타킹에 적셔 입에 대기만 했다』고 말했다. 박양은 또 『몇번이나 머리위에서 구조대원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고함을 질렀으나 듣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쳐 너무 안타까웠다』며 『지금도 나처럼 구조대원이 멀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절망하는 생존자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하루 빨리 구조되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물 한모금 먹지 않고 무려 열이레를 버틸정도로 침착하고 어른스런 박양도 19살짜리 신세대답게 퇴원하면 가장 친한 친구 혜진(18)이와 수영장과 롯데월드에 놀러가 좋아하는 팥빙수를 실컷 먹고싶다는 소망을 수줍게 고백했다.
  • “매몰자 더 버티기 힘들것”비관적 분위기(「삼풍」참사/구조스케치)

    ◎굴착기 투입에 일부가족들 한때 항의/희생자중 3명 며칠째 신원 확인안돼 ○…구조된 직후 사망한 이은영(21)씨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생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고대책본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자가 더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비관적인 분위기. 건물 잔해에 깔려 출혈을 하고 있는 부상자들이라면 이틀이상 버틸 수 없고 깔리지 않았더라도 5일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과 산소공급을 받지 못했다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합동 구조반은 사고발생 4일째인 3일 절단기와 산소용접기,해머 등을 이용한 손작업에 한계가 드러나자 중장비와 첨단장비로 구조 작업에 착수. 구조반은 이날 상오 붕괴된 건물의 콘크리트 잔해에 전기드릴로 구멍을 뚫은 뒤 콘크리트 절단기로 30㎡ 크기의 직육면체 모양으로 절단,굴착기와 대형기중기로 들어올리고 있다. ○첨단장비로 수색 박차 ○…구조반은 육군에서 땅굴탐지에 사용하는 시추공 탐지카메라 2대를 긴급지원 받아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많은 지점에 전기드릴로 깊이 1m 가량의 시추공을 뚫은뒤 카메라를 넣어 반경 7m 안을 촬영한 영상을 통해 매몰자의 위치와 생존여부를 확인중. ○…작업진행 방식을 놓고 지휘본부와 실종자 가족들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바람에 이날 상오 11시쯤부터 3시간 동안 구조작업이 중단되는 소동. 현장에서 굴착기 작업이 진행되는 사실을 몰랐던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상오 11시 지휘본부로 몰려와 『굴착기를 이용하면 지하에 있는 생존자가 다 죽는다』고 거칠게 항의. ○…붕괴사고로 막내 여동생을 잃은 김영철(37)·영선(33)·영석(31)씨 삼형제는 사고직후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여동생 수영씨(25·인천시 남구 용현3동)를 찾는데 눈물겨운 노력. 수영씨는 부천 모 백화점에 다니다 출퇴근 시간은 훨씬 길지만 보수를 조금 더 많이 주는 이 백화점으로 사고 3일전 옮겨 수입브랜드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발생 닷새가 지나도록 지하 수색작업이 진척되지 않자 시신이 발굴되더라도 무거운 잔해에 짓눌려 형체를 알아볼 수 있겠느냐는 또다른 걱정.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은 치아검사나 키검사 등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시간이 계속 흐른다면 이 방법도 어려워 유전자 지문감식도 불가피하다는 견해. ○…희생자 가운데 3명의 신원이 며칠째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동부시립병원에 안치된 여자 희생자 1명은 꽃무늬 바지와 흰색 부츠차림의 30대로 추정되며 임신 7∼8개월 가량의 임신부처럼 배가 불러 있고 왼쪽 손가락에는 꽃무늬모양의 금반지를,오른쪽 새끼손가락에는 금실반지를 끼고 있다. 이 병원에 안치된 또 다른 여자 희생자는 회색 치마에 검은색 컬러가 달린 베이지색 상의 차림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으로 추정되고 있고 보라매병원에 안치된 희생자는 커트 머리에 분홍색 반팔티와 회색치마를 입은 통통한 체격의 여자로 배꼽 오른쪽에 배꼽처럼 파인 작은 흉터가 있다. ○위도주민 위로금 전달 ○…지난 93년10월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로 마을주민 수십명이 숨지는 변을 당한 전북 부안군 위도면 주민이 이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대책본부에 구조비용으로써달라며 1백여만원의 성금을 내놓았다. ○…이날 상오 11시쯤 서울교대 체육관에서 실종자가족임시협의회 대표 박태식(35·주식회사 베이직 삼풍백화점 직영매장 전무)가 실종자 가족 40여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서울 강남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 ○…김모씨등 2명은 이번 사고로 숨진 백화점직원 민모양(22)의 유해를 「이미원」이라고 대책본부에 등록해놓고 유족행세를 하다 경찰에 적발되는 등 보상금을 노린 「가짜유족」이 등장. ○3억어치 귀금속 발견 ○…이날 사고현장에서는 3억원어치의 귀금속이 근 금고가 발견돼 주인에게 넘겨졌다. 이 철제금고는 4층 귀금속가게에 있던 것으로 사고로 숨진 주인의 처남 김모씨가 이날 하오 9시쯤 경찰의 입회아래 찾아내 습득물신고센터에서 공식인수절차를 마치고 주인의 부인 김영선씨(40·송파구 오륜동)에게 전달. ○…주한미군은 3일 삼풍백화점 붕괴사건과 관련,애도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4일 미국독립기념일을 맞아 실시할 예정이던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 ◎「삼풍」 참사 유명인사 주변/고 서석재씨 미망인 외동딸 잃고 통곡/김상헌 판사 어머니 못찾아 “애간장”/대검 김진세 검사장도 처남댁 수소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 가운데 정·재계와 법조계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신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그만큼 삼풍백화점 주변에 유력 인사들이 많이 살고 있던 탓이다. 83년 미얀마 아웅산 테러사건때 순직한 서석준 전부총리의 외동딸 이영(27·미하버드대 재학)씨는 사고당일 하오 5시40분쯤 친구와 함께 삼풍백화점을 찾았다가 친구가 차를 주차시키는 사이 백화점으로 먼저 들어간 뒤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씨의 미망인 유수경(54·국민대 가정교육과교수)씨와 오빠 익호(30)씨 등 친지는 이영씨마저 잃는 것이 아닌가 하며 눈물속에 이영씨의 생환을 기다리고 있다. 김경회(56) 전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의 부인 배은영씨(53)는 A동 엘리베이터를 타려다 B동으로 옮겨 더 큰 화를 모면했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 김상헌(33) 판사와 김진세 대검찰청 강력부장검사의 가족들도 사고 당시 삼풍백화점으로 쇼핑하러 갔던 어머니 장태숙씨(60)와 처남댁을 각각 애타게 찾고 있다. 올해초 임용성적 1등으로 여검사가 된 서울지검 형사2부 강수진(24) 검사의 어머니 김숙자씨(51·명지대 교수)도 부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어서 평소대로 대학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회장의 숙모이자 구자경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구자일 일양화학회장의 부인 김청자씨는 이번 사고로 숨졌고,현대건설 주철응(58) 상무와 해태그룹 계열광고사 코래드의 권익표 부사장의 부인 강인숙(52)씨는 실종됐다. 지하 1층에 매장을 갖고 있던 삼풍백화점 이준(73) 회장의 맏며느리 추경영씨(45)는 사경을 헤매다 14시간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이밖에 대우자동차 김태구 사장의 부인 김영배씨,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대표이사 이윤우(49) 부사장의 부인인 권영옥(46)씨,삼성건설 박운영(63) 고문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삼성자동차 김경태 고문의 부인 등 삼성 가족 10여명이 부상당했다. 법조계에서는 정광진 변호사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맏딸 윤민(29)씨와 둘째딸 유정(28),셋째딸 윤경(25)씨를,서울지검형사6부 윤연수 검사가 부인 서해경씨(26),아들 원진군(2),딸 하은양(1),처제 서명숙씨(24)를 잃었다.또 노종상(60) 변호사의 딸 성은(26)씨는 결혼을 하루 앞두고 신혼여행 물품을 사러 갔다가 남편이 될 김승환(32)씨를 잃었고 서울고법 유지담(54) 부장판사는 부상을 입었다.
  • 39세 영어교사 홍성태씨 기적의 생환(「삼풍」참사/생사의 갈림길)

    ◎절망 이긴 사투 27시간/지하 암흑속 말소리 듣고 정신차려/“유언이라도 전해달라” 콘크리트더미서 호소/“조금만 참아라… 살려낸다” 구조대원이 격려 『꿈만 같습니다.제가 살아 있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 지하에 매몰됐다가 27시간 만인 30일 하오 9시쯤 극적으로 구출된 서울 대원외국어고 홍성태 교사(39)는 생존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유…언을 전해 주…세요』 『구조대가 도착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당신은 살 수 있습니다』 절망적 상태에 빠졌던 홍씨를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은 사고현장에서 자원봉사를 벌이던 박희용(33·서울 마포구 아현동)씨.29일 하오 9시쯤이었다. 이때부터 두꺼운 콘크리트 벽을 사이에 두고 홍씨와 박씨 사이에 들릴듯 말듯한 가느다란 대화가 시작됐다. 『1분밖에 더 살 수 없을 것 같아요.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전해 주세…』 『약한 소리하지 마세요.당신을 꼭 살릴 겁니다』 평범한 삶을 살던 홍씨가 졸지에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은 얄궂게도 너무나 가정적인 성품 탓 때문이었다.사고가 난 29일 상오 출근길에 부인과 아들(9)이 『퇴근하면서 맛있는 빵을 사오라』는 부탁을 지키기 위해 들른 것이다. 이날 홍교사는 수업을 마치고 자신의 차로 귀가길에 나서 성동구 구의동에서 동료교사를 내려줬다.이때가 하오 5시 30분.이날따라 길이 잘 뚫렸다.평소보다 곱절 빠르게 달려 20여분만에 백화점에 도착했다.그러나 1층 제과점으로 막 들어가는 순간,무너져 내리는 콘크리트 더미를 안고서 빨려드는 듯 지하로 떨어졌다. 사고가 난지 3시간이나 지난 밤 9시.마침내 「생명의 은인」인 박씨와 조우하게 된 것이다. 『누가 살아 있어요.거기 누구 있어요』『돌더미…를… 치워 주…세요…』 박씨는 『조금만 기다리세요.곧 치워 드릴께요.당신은 이제 살았어요』라고 홍씨에게 힘을 주었다. 홍씨는 자기의 이름과 주소,집 전화번호를 박씨에게 또박또박 알려 주었다. 홍씨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으면서도 밖의 상황이 몹시 궁금한 듯 박씨에게 바깥 소식을 묻기도 했다. 『바깥 일은 어떻게 돼 갑니까』『당신을 꼭 살릴 겁니다.구조대가 들어오고 있어요.조금전처럼 약한 마음은 갖지 마세요.가족들도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대화가 오고 갔다. 가족들의 애타는 「환생의 염원」과 홍교사의 처절한 사투가 하늘을 감동시킨 것일까. 홍교사는 지하에 갇힌지 꼭 27시간만인 이날 하오 9시쯤 비가 내리는 가운데 극적으로 구출돼 병원으로 옮겨졌다.옆구리와 다리만 조금 다쳤을 뿐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 「인간승리」 드라마의 대단원을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병원으로 급히 달려온 홍씨의 아버지 홍운표(71)씨와 어머니 서석귀(65)씨는 마치 득남이나 한 것처럼 기뻐했다.부인 지미영(36)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소리없이 웃기만 했다.그 남편에 그 부인이었다. ◎1차 해체 3∼4일 걸릴 듯/2차붕괴 위험… 작업 지연/어제 상오 주기둥 뒤틀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책본부는 30일 이틀째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A동과 마주보고 있는 B동 및 A동 외벽의 붕괴 위험 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책본부는 삼풍백화점의 1차 해체 및 복구작업에만 3∼4일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동은 이날 상오 가로빔이 무너져 내린데 이어 주기둥까지 뒤틀리기 시작한데다 4층 수영장에 가득차 있는 물이 건물 틈새로 스며들 가능성도 있어 붕괴 위험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 A동은 남아있는 외벽이 흔들리고 있고 지하 2·3층 주차장의 승용차 등에 남아있는 휘발유와 유독가스 때문에 현장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대책본부는 이에따라 붕괴의 가능성이 높고 생존자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B동 지하에 대한 해체작업은 늦추기로하는 한편 A동 지하에는 상대적으로 생존자가 적을 것으로 보고 이날 하오 1시부터 본격적으로 매몰된 콘크리트 구조물을 해체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 광복 50주년 기념/203인 인물다큐멘터리 제작

    ◎오늘의 한국을 이룩하는데 기여/「대한국인」의 업적 영상·자막처리 광복 50주년을 맞아 오늘의 한국을 이룩하는데 폭넓게 기여한 2백3명의 인물 다큐멘터리 영상물이 제작된다. 음향 효과의 대가 김벌래씨가 제작하는 「203인 인물 다큐멘터리」는 기존의 「한국소리 100년 대한국인」이라는 영상물을 배경 화면으로 인물,성명,직업,주요 업적 등을 영상과 자막으로 처리한다. 한국의 1백년을 소리와 영상으로 집대성한 김벌래씨의 「한국소리 100년 대한국인」은 93년 대한민국 영상음반 대상,골든 비디오 대상,에밀레 대상 등을 수상한 수작이다. 대상 인물은 역대 대통령 국회 상임위원장 군장성 등 정치인,30대 그룹 창업주 대표이사 은행장 등 경제인,대학 재단 이사장 총학장 등 교육인,TV 및 신문 발행인 대표이사 등 문화예술인,종합병원장 등 의료인,대법원장 변호사 등 법조인,체육훈장 표창 수여자 등 체육인이다.한 사람의 업적이 상영되는 시간은 15초 이내이다. 이 가운데 역대 대통령과 고인이 된 사람은 정부의 추천을 받아 무료로 삽입한다.그러나 생존자 등 나머지 인물은 인물 사진과 글자 자막비,특수영상,효과 처리비 등 2백만원에서 5백여만의 협찬비를 내야 한다. 이 영상물은 내년 광복 50주년 기념행사기간에 공식 상영되며 해외주재 공관과 각급 교육기관에도 배포된다.문의 얼 문화기획표현.514­3838.
  • 한강:하/생태계 복원… 자정력 키워야(서울 6백년 만상:6)

    ◎분류하수관·수중보 득보다 실이 많아/라인강처럼 자연과학방법 총동원을 수천년동안 우리를 지켜온 한강.그러나 한강은 지금 베푸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낚시와 수영하는 기쁨을 잊은지 이미 오래됐고 식수를 주는 일 또한 예전과 같지 않다.이 모두 한강이 지칠대로 지쳐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강의 상처를 치유해준 기억은 별로 없다.우리가 한 일은 그저 버리고 쏟아붓고 더럽히고 그대로 방치한 것이 고작이다. 지금 한강은 운명의 기로에 서 있다.새롭게 탄생할 것인지의 여부가 판가름 나는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우리는 한강을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야 할 것인가. ○수질개선 노력 지속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논쟁이 한창인 오염된 식수원을 맑게 하는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지금까지 숫하게 들어왔던 분류하수관증설 및 정수장의 수질관리체계 개선과 폐수방류금지등 임기응변적인 대책은 오염수치를 놓고 승강이를 더해줄 뿐이다. 미래학자나 환경분야 전문가들은 한강살리기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한강을 포함한주변 생태계를 되살리는데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수질오염에 대한 대응개념 이상의 내용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생물학·생화학·미생물학·물리학·기후학·지질학등 모든 자연과학의 총체적 개념이 동원되어야 가능한 목표치인 것이다. 상수원 보호지역을 단순히 묶어 놓는 상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그 지역을 대상으로 물이 정화될수 있도록 동·식물을 이식,번창시키며 강변유역을 시멘트로 막아두지 말고 자연 식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가꾸는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한복판에 자리잡은 강으로서 한강보다 더 많이 오염됐다가 이같은 생태계 보호대상으로 돌봐지고 있는 강은 많다.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한복판을 흘러가는 라인강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라인강의 오염회복은 복잡한 과학기구를 동원한 것이 아닌 강변의 둑을 허무는 아주 단순한 것에서 시작했다. ○갈대숲 조성 효과 생태계를 무시한채 콘크리트의 강둑과 운하를 만들면서 주변의 동식물은 물론 미생물까지 모두 사리진 죽은 강이됐다는 자각에서 출발했다.즉 강둑을 헐어 물이 자연스럽게 넘나들게 한다면 넘친 곳에는 흘러간 물이 나름대로 지류를 만들고,지류가 완만히 흐르면서 배후 습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자연히 유속이 줄고 수생식물들이 자라며 이내 자연의 자정·회복능력이 강화돼 「자연」이 되살아날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전제가 되는 것은 물이 왠만큼은 깨끗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있는 수질개선 노력을 그만두란 말은 결코 아니다. 이 계획은 유럽의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WWF(세계야생동물재단)이 지난 63년부터 부르짖어 이미 실행에 옮겨진 것이다.우리와 비교해볼 때 환경보호 목표와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을 느낄수 있다. 결국 인공적인 모든 것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고 고도의 자연환경보호책은 다시 자연의 상태로 환원하는 것이란 말이된다. 한강에 인공적으로 설치했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많다.방수시설이 안된 분류하수관이 폐수를 스며나오게 하는가 하면 수위조절을 위해 만든 수중보는 갈수기때 수질오염을가중시키고 오물질이 보 아래 쌓여 물고기를 집단폐사케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근본대책 아쉬워 반면 긍정적인 계획이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한강철교와 반포대교에 이르는 공원부지 주변과 동작대교와 한남대교 사이등 4곳 13만7천㎡부지에 조성한 갈대숲이 바로 그것이다.갈대는 다른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조건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생존할뿐 아니라 그 뿌리로 인해 토양의 자정능력이 높아지고 주변유역을 생기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의 한강은 지금 이같은 고도의 대응력을 지닌 보호대책을 필요로 한다.하루 아침에 깨어나 마련되는 그런 단편적인 수질관리 대책이 아니라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한 근본적인 대책만이 우리 민족의 젖줄인 한강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 넣을수 있을 것이다.
  • 검경,헛소문에 “빗나간 수사”/서해훼리 참사

    ◎목격담 집착… 숨진 백 선장 등 수배/허둥대다가 억측만 양산/갑판원 주검 보고도 “생존 확신”오판 국내최대의 해난사고인 서해훼리호 침몰사건과 관련,수배를 받아온 백운두선장(56)등 선원 3명이 15일 하오 사고선박에서 사체로 발견됨으로써 백선장등의 생존을 전제로 한 검경합동수사가 초동단계부터 엄청난 허점이 있었음을 입증했다. 이번 수사는 특히 불확실한 현지주민들의 목격담과 증폭된 소문에 집착한 수사팀들의 성급한 판단을 근거로 수사에 착수,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유가족은 물론 국민모두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있다.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으로 끝난 사망선원에 대한 수배소동은 검찰과 경찰 합동수사본부가 사고당일 백선장등을 목격했다는 일부 주민들의 진술내용을 「확신」,성급하게 수사방향을 결정하면서 이미 예견됐었다. 수사본부는 백선장등 수영에 능한 선원이 초기에 사체로 발견되지 않고 사고당일 백선장등을 목격했다는 최문수씨등 유진호 선원 3명의 진술 등을 근거로 백선장등의 생존을 확신,성급하게 백선장등 7명의 선원들에 대해 지명수배령까지 내리는 졸속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좀더 냉정하게 접근했더라면 최씨의 목격진술에는 애초부터 신빙성을 의심할 여지가 많았다는 점을 알수 있었다. 최씨 진술 가운데 ▲백씨의 행색이 물에 빠진 것 같지는 않았다 ▲빨간 모자를 손에 쥐고 있었다 ▲백씨의 복장이 집에서 나갈 때의 사복차림이 아닌 제복차림이었다는 점등은 물에 빠져 경황중에 구조된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수사본부는 『백선장을 좋게 생각하는 마을 주민들이 거짓말할 가능성은 있지만 최씨등이 거짓말할 동기가 전혀 없다』는 말까지 하며 최씨 진술을 믿고 백선장의 행적을 쫓는데만 급급했다. 더구나 경찰 2개중대를 동원한 수색결과 백씨등이 은신했거나 도피했다는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고 지난13일 갑판원 김재광씨가 선실에서 사체로 발견됐음에도 백선장등의 사망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황 총리 등 위로금 전달 황인성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일동은 15일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에 대한위로금 3천만원을 최창윤 총무처장관을 통해 사고수습대책본부장인 이강년 전북지사에게 전달했다.
  • 상설전시구역/D­28일(대전엑스포’93:3)

    ◎16개관설치 “첨단과학세계 초대”/4대의 우주관서 떠나는 신비여행/우주탐험관/항공산업의 변천사·미래상 한눈에/미래항공관 한밭벌 대덕골에서 펼쳐지는 대전엑스포의 성패는 상설전시구역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1조6천1백3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치러지는 대전엑스포가 소리만 요란한 단회성 잔치로 끝난다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대전엑스포조직위는 이번 개최의 배경을 『2000년대 국가발전에 대비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전의 특색을 부각 이에따라 청소년들에게 21세기의 비전을 제시하고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일깨워 첨단과학의 인재를 양산함으로써 경제발전의 요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상설전시구역은 이같은 미래의 꿈을 온국민과 후세대들에게 심어줄 각 분야의 과학기술발전을 선보이는 곳이다. 상설전시구역은 16개관을 설치,운영하게 된다.분야별로는 엑스포 개최지인 대전관을 비롯해 정보통신관·자연생명관·우주탐험관·자동차관·전기에너지관·테크노피아관·소재관·미래항공관·자기부상열차관·자원활용관·인간과 과학관·지구관·재생조형관·재활용온실 등으로 분류돼 있다.국제전시구역이 동쪽에 위치한 반면에 상설전시구역은 주로 서쪽에 설치돼 있다. 대전관은 엑스포 개최지를 부각시킨 전시관.중앙의 정부관 북쪽에 위치한 대전관은 지구의 반경을 형상화한 삼각트러스구조의 웅장한 건물로 과학·교육·교통의 중심지인 대전의 특색을 부각시켰다.대전의 심벌마크가 까치.이에따라 외부에 대전시민의 이념이 담긴 까치가 비상하는 모습을 희망·꿈·대전·시민·참여·영원·함께 등 7개 라인으로 영상화해 관람객을 즐겁게 맞고 있다. 전시관에는 30년대이후의 대전변천사 및 사계의 경치,2000년대의 초고속전철 작동모형과 행정타운 및 대덕연구단지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사진이 눈길을 끈다.1백40석의 영상관에서는 12m옴스크린에서 「꿈의 현실」로가 상영된다. 엑스포현장의 서문에 들어서면 북쪽에 지하 1층,지상 2층의 흰색 거대한 건물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이곳이 정보통신관.7천평 드넓은 부지에 부채꼴을 원형으로 두른 원통형시설은 우주 및 미래지향적 조형미와 전통적인 한국의 곡선미를 접합시켜 첨단과학에 전통의 미가 어울어져 장관을 창조했다. ○생명진화 영상쇼로 「담을 헐고 다리를 놓자」라는 주제의 전시관에는 통신의 발달과정과 종합정보통신망,그리고 국제영상통화 등이 선보이며 궤도전시관에는 통신의 중요성을 영상화한 텔레콤프라자와 미스터콤극장에서는 통신과 인간의 친근한 만남을 시도하는 한편 각코너에서 프리쇼의 안내가 통신의 중요성과 볼거리를 충족시켜준다.이밖에 3D극장에서는 미래통신의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구성했고 궤도열차를 타고 통신과정을 관람하는 라이드쇼를 즐길 수 있으며 영상관으로 옮기면 우주와 해저를 탐험하는 특수영상이 생동감과 박진감을 안겨주게 된다. 자연에서 생명이 시작되고 인간이 생존하게 된 과정을 보여주는 자연생명관.서문의 맞은편에 자리잡은 이곳은 생명의 기본단위인 세포의 분자구조를 6각형으로 구성한 외형과 스페이스프레임으로 형성한 지붕의 기하학적건축이 장관이다.전시내용은 프리쇼·메인쇼·포스트쇼로 구분된다. 생명의 진화란 프리쇼는 11억년전부터 시작된 바다의 작은 동물에서 공룡·포유류·인류의 탄생등 생명의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있다.아름다운 생명의 조화를 표현한 메인쇼는 두개의 소극장이 서서히 회전하며 대극장으로 합쳐지는 박람회사상 최초로 시도한 회전극장.A소극장은 동물들의 심포니,B소극장은 꽃의 낙원,이들이 회전식으로 합친 대극장은 인간체내의 탐험인 생명의 숲을 연출해 장관을 이룬다.또 태양과 뭍의 합작에 의한 생명의 조화,즉 무수한 식물과 동물이 어우러져 공생하는 자연계와 인간의 아름다운 생명을 묘사하고 있다. 자연과 생명의 정보전달의 장인 포스트쇼는 인삼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려인삼의 연구및 재배과정,로봇전시에 의한 생명공학과 인삼의 미래,인간의 탄생,물을 주제로 한 인간과 환경이 볼거리로 전시된다. 삼성그룹의 우주탐험관은 황금빛 찬란한 외관이 걸작.인류가 개척한 우주의 관문인 달기지와 로켓발사대를 조화롭게 디자인해 관람객들의 감탄을자아낸다. 도전의 장·탐험의 장·생활의 장은 우주의 풍광과 인류의 도전,그리고 21세기 우주시대의 생활상을 전시하며 60명을 탑승시킨 4대의 우주선이 우주탐험여행을 즐기게 된다. 우주탐험관과 나란히 서 있는 기아그룹의 자동차관은 자동차의 발달과 제조과정등 변천사를 소개하며 홍길동과 축지법의 옛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몄다.영상관은 미래형 자동차를 선보인다. 엑스포장내 남문쪽에 나란히 위치한 전기에너지관과 테크노피아관은 미래의 꿈을 심어주는 전기·전자·컴퓨터의 풍요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첨단과학의 잔치.전기에너지관은 태양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지혜,테크노피아관은 대지·태양·자연의 무한한 미래를 향한 가교로 결합시켜 환상의 세계를 연출하고 있다. 「힘·꿈·미래」를 주제로 한 이미지네이션관은 인간의 이미지네이션을 형상화해 유니크하고 충격적인 형태로 관람의욕을 불러일으키게 하며 「기술·꿈·소재」를 강조한 소재관은 발전하는 기업이미지를 표현해 미래의 무한한 도약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각종폐자원 재활용 미래항공관은 항공산업의 변천사와 미래상을 제시하고 각 취항지를 중심으로 세계각국의 명소·풍물·생활상을 소개해 「세계는 하나」임을 실감케 한다.또 자기부상열차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A·B·C구역으로 나눠 모형파노라마쇼로 미래형 기술을 실현하고 영상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체험하는 자기부상열차와 미래교통의 환상적인 시대를 제시해 꿈의 세계에 젖어들게 한다.미래항공은 한진그룹,자기부상열차는 현대그룹이 참여해 마련했다. 대우그룹이 보여주는 3천평규모의 인간과 과학관은 서문 남쪽에 위치해 과학발전을 통한 풍요로운 인류미래의 창조를 점치고 있다.그뿐 아니라 자연을 구성하는 생명체들의 아름다움과 생존을 위한 투쟁,인류의 탄생,창조적인 활동이 전시돼 끝없는 내일을 상상케 해준다. 서문 북쪽의 산기슭에 자리잡은 자원활용관은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에너지절약,순환과 창조를 주제로 한 재생조형관은 현란한 빛의 샤워 및 프리즘을 통해 폐자원의 재활용을 강조하고 있다.한편 재생온실에는 우리의 환경과 삶을위한 자원재활용을 입체적이고 영상화시켜 보여줌으로써 무질서·낭비·공해의 현실에 대한 큰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 소중한 삶의 터전인 지구에 대한 사랑과 보존을 강조한 서문정면 남쪽의 지구관을 둘러보고 장외로 나서면 공상의 세계에 대한 무한한 꿈과 현실적인 당면과제가 한꺼번에 교차된 값진 교훈을 오래도록 되새기게 해줄 것이다.
  • 한강과 물고기/최선록 본사 편집위원(굄돌)

    한강물이 썩어 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다.지난 6월 중순부터 뚝섬에서 성산대교에 이르는 한강물에는 더럽고 흐린 물에도 비교적 잘 사는 누치 잉어 붕어 등 민물고기가 6차례나 떼죽음을 당해 자연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1천8백만 수도권 주민들의 생명수이자 젖줄인 한강물은 50년대말까지만 해도 서울시와 강연안 모든 지역의 상수원으로 청징한 물을 공급해왔고 주민들의 스케이트 수영 낚시 뱃놀이 산책 천렵 등의 휴식처로서 사랑받아 왔던 아름다운 하천이었다. 그 무렵 국내 어류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서울을 굽이쳐 흐르는 한강에는 깨끗하고 맑은 물(BOD3ppm이하)에만 사는 은어 빙어 버들치 갈겨니 끄리 치리 피라미 모래무지 어름치 중고기 몰개 메기 황쏘가리 각시붕어 참붕어 가물치 등 80여종의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했었다. 그러나 60년대초에 들어와 한강은 급속한 인구증가와 늘어난 생산공장의 가동으로 도시의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대량 흘러들어 오면서 오염되기 시작했다.또 상류의 광산에서 흘러나온 폐수와 목장에서 내버리는 가축폐수 및 농작물에 뿌렸던 농약과 비료는 흡수되지 못한 채 개울이나 저수지를 거쳐 강물에 유입,수질오염을 더욱 가중시켰다.게다가 한강 종합개발과정에서 강밑의 골재채취는 인위적으로 물을 흐리게 할 뿐 아니라 태양광선의 수중조사를 차단,물고기의 소멸을 가져왔다. 현재 서울근교 한강에 서식중인 물고기는 오탁수에 강한 잉어 붕어 누치 강준치 미꾸라지 등 토착어종과 수입어종인 배스 블루길을 합쳐 20여종에 불과하다.결국 30여년동안 한강에서 60여종의 물고기가 멸종됐거나 자취를 감춘 셈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더이상 한강 물고기의 떼죽음과 멸종을 막아야 한다.물고기가 살 수 없는 강에서는 사람도 생존할 수 없고 한번 없어진 물고기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맑고 깨끗한 물 보존에는 한강수계의 생활하수·공장폐수·수질검사·수돗물 생산·수자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행정체계가 필요하다.또 한강주변의 모든 저수지에는 반드시 어도를 설치,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한강을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 “죽음의 스커드”… 이스라엘 보복은 “시간문제”

    ◎주택가에 직격탄… 피범벅 아비규환/대피소 몰려 TV보며 초조감 달래/유혈의 현장… 격분한 텔아비브 【텔아비브=김주혁특파원】 22일 하오8시30분쯤(한국시간 23일 상오3시30분) 이스라엘 전역에 걸쳐 날카로운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행인들은 저마다 휴대하고 다니던 방독면을 재빨리 착용하고 인근 건물을 향해 마구 뛰어 거리는 삽시간에 쥐죽은듯 조용해졌고 건물내에 있던 사람들은 방독면을 쓰고 대피소로 이동하느라 부산했다. 프레스센터가 설치돼 있는 텔아비브의 힐튼호텔 투숙객들도 6층에 마련된 대피소로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잠시후 『쾅』하는 폭발음이 멀리서 들려왔다. 이라크가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응사하는 소리 같았다.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에서 춤을 추던 하얀 물체가 미사일을 쫓아가 명중시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와 거의 동시에 『펑』하는 한발의 폭음이 들렸다. 텔아비브에 미사일이 떨어졌구나 하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화학탄이 터질 경우 화학가스가 낮에 깔리기 때문에 지하가 더 위험하다는 판단 아래 호텔고층의 객실을 밀폐해 만든 대피소에는 이미 투숙객들이 빽빽이 둘러앉아 TV와 라디오를 지켜보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텔아비브를 제외한 전지역에 대해서는 9시쯤 공습경보가 해제됐으나 텔아비브에는 30분이 더 지난 후에야 해제됐다. 23일 상오1시30분쯤부터 프레스센터에서 군대변인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3명 위독,22명 중상,62명 경상」이라는 중간피해상황 발표가 있은 뒤부터 외신기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같은시간 예루살렘의 호텔에서는 가족단위로 텔아비브에서 피신온 이스라엘인들이 대피하느라 북새통을 이루었다. 방독면을 착용해 답답해 하며 계속 울음을 터뜨리는 갓난아기를 가슴에 안은 젊은 이스라엘인 부부가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들이 가득차 있는데도 다급한 나머지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마음의 여유를 갖기 못한 채 기를 쓰고 올라타려고 하는 모습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처절한 집념,바로 그것이었다. 결국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청년 2명이 밖으로 나와 자리를 양보한 뒤에야 이 부부를 태운 엘리베이터가 움직일 수 있었다. 대피소에서 호텔내 수영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허겁지겁 올라온 사람을 비롯,각양각색이었고 공포에 질린 어린이들의 울음소리와 노인들의 흐느낌,기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후세인은 미친놈』 『더이상 참을 수 없어』하는 분노의 소리도 튀어 나왔다. 미사일이 떨어진 텔아비브시내 라사드간 지역의 주택가는 문자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20여채의 완파된 주택의 잔해가 흉측한 몰골을 드러냈고 반경 3백m의 인근주택의 유리창과 창살 등도 대부분 박살났다. 구급차의 사이렌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신음하는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군요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수백명의 외신기자들도 피해현장 취재에 열을 올렸다. 피해자를 포함한 이스라엘인들의 분위기로 봐서는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이 멀지 않은 것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언제까지나 이같이 불안한 생활을 해야 하는 이스라엘인들의 슬픈 운명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 “공해없는 거리”… 중국의 자전거 행렬(서울시론)

    ◎출퇴근때 장관… 또다른 삶의 생동감 자가용에 사람 많이 들어가기 경연을 했는데 28명이나 탔다고 합니다. 중국을 말하자면서 무슨 이야기냐 하시겠지만 결코 무관한 일이 아닙니다. 백두산 천지행을 위하여 중국을 여행하면서 누구나 하룻밤은 머물게 되는 상해의 하룻밤은,이조 17대 임금 인조의 둘째 아드님 효종이 8년간 볼모로 가있던 심양으로 다음날 여행일정이 잡혀 있다는 안내인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내 마음을 상심과 불면으로 쓸쓸히 해 주기에 넉넉했습니다. 중국기행이 가히 시론이 될 만큼 중국의 호텔로비나 엘리베이터나 관광지에는 한국사람과 한국어만 판을 치고 있으니 삼태기로 쏟아 붓듯이 중국으로 한국의 금쪽같은 외화가 유입되는 것이 정녕 눈에 보였습니다. 국가정책을 담당한 분들은 어떤 기상천외의 복안이 있으시기에 이러한 사태를 관망만 하시는지,아니 심지어는 정부예산으로 숱한 사람들을 중국에 보내기까지 하시는지,더욱이 90년 북경아시아올림픽에 우리가 가져다 퍼부을 외화를 생각하면서 나는 중국을 여행하고 있는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끈끈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쩌다 우리는 이산 40년을 만들어 놓은 전쟁가해국인 중국의 음흉한 속셈에 이렇게 놀아나고 있는 것일까?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민간차원의 개방을 가장하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외화를 쓸어 모으고 있습니다. 마치 거대한 공룡이 낮잠 자는 시늉을 하면서 작은 생명체들로부터 생존의 기력을 흡수해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고성능 흡입기로 우리의 재화를 빨아들이고 있는 곳에 우리가 무방비의 자세로 자진해 다가서고 있으니,옛날 효종의 볼모는 강요받은 볼모였지만 오늘 우리의 무절제한 중국행은 자기선택의 정신적인 볼모됨이 아니겠습니까. 알루미늄 새시로 테를 두른 통유리창 하나 볼 수 없는 상해에서 제일 고급에 속하는 곳이 홍교호텔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의 티스푼은 갈신스런 양은 조각이었고 음식그릇이나 커피잔은 이빠지고 금가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부산대학교 C교수는 쇼핑 할 때에 거스름 돈을 덜 받았고,나는 시종일관 그들을 의심하며 끝까지 사기 안 당하려고 조심했는 데도 드디어 눈속임에 넘어가 역시 손해를 보았고,연세대의 N교수는 환금 후 돈을 세어보니 부족하여 따졌는데 마치 준비나 하고 있었듯이 『죄송합니다』하며 손에 쥐고 있던 돈을 내 주더라는 것입니다. 무서운 사람들의 무서운 나라입니다. 「민간 차원의 개방 및 여행 자유화」라는 슬로건으로 민주화의 냄새를 풍기면서 실은 여행객의 돈주머니 달러화에 혈안이 되어 있는 집단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중국이 친근해 보일 수가 있겠습니까. 북한땅도 아닌 중국땅을 마치 북한으로 착각하고 우리 남한인들이 외화를 생각없이 마구 씁니다. 봉황호텔은 심양에서 최고라고 하지만 치약에서는 6ㆍ25 직후에 우리가 쓰던 박하와 석회 냄새와 떫은 풋딸기 맛이 나서 나는 미리 준비해 간 한국산 치약을 썼습니다. 수건은 얇고 갈신스럽고 전날 묵은 손님의 땀냄새가 밴 채 다시 접어만 놓았으니,그곳의 실정을 가히 짐작할 수 있으시겠지요. 그러나 중국약과 비단과 발모제를 사라고 충동 구매욕을 부채질하던 상해의 한족여인가이드와는 달리 심양의 조선족 여인 가이드는 유창한 모국어로 우리의 감동을 불러 일으키며 조선 여인의 슬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풍 곽씨 곽태순이구요,저의 남편은 김수영입니다. 남편은 정부 기관에서 일합니다. 이곳 여성들은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남성,남편을 좋아합니다. 저의 조선어가 부족하더라도 여러분은 교수님들이시니까 제자나 후배로 여기시고 잘 배워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아버님이 일제 때 이곳으로 오셨기 때문에 저는 심양에서 태어나 심양에서 자라났습니다. 여기서는 목수나 기술자나 운전수들이 벌이가 좋습니다. 선생질 하는 교수는 월급이 눅습니다. 그렇지만 비록 돈은 적게 벌어도 모든 인민들이 교수를 존경합니다. 기술이 제일 높은 사람을 일류 공정사라고 부르는데 교수님은 바로 일류 공정사입니다. 이곳이 사회주의 국가이긴 하지만 누구든 대학을 필업해야 좋은 직업을 얻습니다. 고등학교를 필업하면 70%가 대학을 가는데 그중에서 조선족이 제일 많습니다. 우리 요령성 인민은 3천6백만명이고 심양 교구민은 5백70만명입니다. 소수민족이 40만명인데 그중에서 조선족이 9만명입니다. 조선족은 농사를 잘 지어 개인기업을 합니다. 정부가 농민에게서 벼 5백g을 20원 주고 사서 가공해 입쌀 5백g을 18원60전에 배급합니다. 그러나 야미로는 입쌀이 80원입니다. 농작물을 내다 파는 것은 큰 개인 기업입니다. 조선족은 부지런하기 때문에 입쌀을 배급받고 게으른 사람은 옥수수 가루를 배급 받습니다. 조선족은 중국에서 제일 존경받는 백성입니다. 7군부 지도자 중에서 한명 꼴이 조선족입니다』 이렇게 가이드하는 조선족의 딸은 모국어로 일을 해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다른 도시에서 만난 조선족의 딸 가이드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부디 서울에서 한국어 문학과를 필업할 수 있도록 입학허가를 구해 주세요. 북경대학교 조선어학과 교수가 되는 것이 저의 인생 목표입니다』 이렇게 말하며 조선의 딸은 미래 첨단사회의 좌표를 설계하고 있었습니다. 조선이 아닌 중국에서 조선의 딸이 말입니다. 그러나 야바위꾼들이 설치는 나라 중국을 여행한 후,그래도 내가 다녀오기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도시의 장관을 보고 깨달은 감동 때문입니다. 출퇴근 시간에 볼 수 있는 자건거의 행렬과 무궤도 전기버스는 12억 인민이 사는 중국을 거의 공해 없는 나라로 유지해 주고 있었습니다. 중국에 다녀온 후 요즘 나는 갈등하고 있습니다. 나도 자전거를 탈까? 나부터 자가용을 없앨까? 한사람 출퇴근하자고 구르는 저마다의 차들이 서울거리를 메우고 있으니 서울의 공해를 어찌하나. 자가용을 타면 지각하고 자전거를 타면 지각을 안할 만큼 극심한 서울의 교통지옥을 어떻게 치유한단 말인가. 이 노릇을 어찌하나. 사람 28명이 들어갈 수 있는 자가용을 내몸 하나 태우고 끌고 다니다니. 그래서 요즘 나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환상의 꿈을 꿉니다.
  • 자유인 김현희 서울신문과 첫 단독인터뷰

    ◎“시장서 쇼핑해도 저를 알아보는 사람 없어요”/김일성 기만 깨닫고 증오감 느껴 자백/남해안 바닷가ㆍ제주도 가보는 게 소원/성경ㆍ이야기국사 등 읽으며 사회적응 노력/통일 앞당겨져 부모ㆍ형제 빨리 만나봤으면… 김현희는 역시 예뻤다. 그녀에 대해서는 두가지 측면에서의 관찰이 가능하다. 하나는 북한의 선발된 특수공작원으로서 1백여명이 넘는 무고한 KAL기 승객과 승무원을 무참하게 살해한 테러리스트였다는 점. 또 하나는 만일 그녀가 이같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나지 않았던들 그녀 또한 양가의 맏며느리로서 남편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아내이며 주부로서 일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한 여인이 아닌가 라는 것이다. ○유족들에 용서빌어 따라서 「테러리스트」와 「미녀」를 동시에 만나 『당신은 스스로를 미인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무차별 질문공세를 펴야만 하는 기자의 심정은 착잡했다. 『저는 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부족한 점이 많고 평범한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도 큰 죄인을 살려준 것은 과분한 은혜입니다. 대한민국과 인민들이 살려주신 의미를 바로 알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김현희는 지금 용서를 빌고 있다. 하나님의 용서를 기구하며 유족들의 용서를 바란다. 그러나 그 용서는 힘든 것임을 그녀 자신이 너무도 잘 안다. 『성서를 읽지 않고 하나님을 모를 때는 왜 나만 이렇게 기구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기구한 운명을 비관하고 생의 의욕을 잃고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와서 하나님을 알고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성서를 읽음으로써 이런 시련속에 하나님의 뜻하신 바가 있다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흰 칼라를 받친 보라색 투피스에 머리를 묶은 김현희는 화장기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분만 가볍게 바른 얼굴이었다. 특별회견이 진행되는 2시간30분 동안 그녀는 때로는 입술을 깨물며,때로는 미소짓는 여유를 보이며 최근의 일과 신앙생활,앞으로의 생활계획과 소망,자신의 의식변화,북한에서의 공작원선발과정 및 훈련내용,김일성체제에 관한 인식,북한의 체제변화예상 등에 관해 또박또박 답변했다. 회견도중 어느 대목에서는 긴장이 되는 듯 심호흡을 하기도 했으며 대담하는 기자를 바라보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눈을 약간 아래로 깔고 깜박거렸다. 현재 김현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에의 적응문제이다. 본인의 표현대로 『사면은 됐으나 저지른 죄는 가셔지지 않았으며 유가족의 슬픔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이며,직업선택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그럴 상황도 아니다. 『지금 생활면에서 불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북에서 성장했으며 큰 죄를 지은 사람을 인민들이 어떻게 받아주실지 자신이 없는 것입니다. 모든면에서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에게는 역시 문제가 있었다. 우선 어휘의 문제이다. 김현희의 말씨가 이북 사투리라는 점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인민들이 어떻게 생활하는가를 보기 위해 새벽에 남대문ㆍ동대문시장에 가 본 일이 있다』 『남한 자본주의 사회는 창발성을 발휘하는 사회』,또는 『저도 조선사람이기 때문에 된장국ㆍ김치를 좋아한다』라는 등 때때로 튀어나오는 생경하거나 북한전용의 어휘는 얼마간거부감을 일으켰다. 이날 김현희는 「인민」이라는 단어를 5번,「조선」이라는 표현을 3번이나 썼다. ○수영장 아직 못가봐 김현희는 아직 지방까지는 돌아보지 못했으나 서울근교는 거의 다 구경했다. 민족역사에 관심이 많아 덕수궁ㆍ창경궁ㆍ비원은 물론,독립기념관ㆍ현충사도 둘러보았다. 그녀가 시장ㆍ백화점 등에 외출할 때 처음에는 『아,김현희가 아닌가』라고 알아볼까봐 겁이 났었으나 특별히 변장은 하지 않았다. 『여기는 남에게 신경쓰는 일이 없는지 물건파는 사람이 한번도 알아본 일이 없었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김현희가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남해안 바닷가와 제주도이다. 『북한사람의 소망은 거의 그렇지만 저 역시 남해안과 제주도에 가보는 것이 꿈입니다. 제주도에 가는 것은 「언니들」과 의논해 본 일이 있으나 아직 실현되지 못했으며,남해안에서는 수영을 하기보다 그곳 경치를 보고싶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수영실력은 공작원훈련을 통해 2㎞까지 헤엄칠 수 있는 정도지만 남한에서는 아직 수영해 본 일이 없다. 김현희의 사회적응에 있어서 다른 하나의 문제는 의식의 순화이다. 그녀는 아직도 명곡보다는 행진곡을 더 좋아한다. 이날 회견에 앞서 서울신문사의 협조에 의해 동석하게 된 일본도쿄(동경)신문과 아사히(조일)신문 기자들이 강아지 인형들을 선물했을 때 그녀는 『감사합니다』라며 기쁜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28살이라는 그녀의 나이 때문이었는지 그것은 잠시뿐이었다. 『통일을 저해하는 88올림픽을 반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했습니다. 그것은 전투임무였으며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중앙당을 위해,통일을 위해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생각했던 그녀의 테러의식이 순화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침상의 베갯머리가 썩도록 눈물을 흘리고 참회해야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엄청난 결과를 빚은 KAL기 격추범행에 대해 비록 비행기가 떨어지는 현장을 목격했다거나 시체의 참상을 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결과를 충분히 실감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었다. 『제가 실제로 격추현장을 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고한 동족을 죽이는 잔인한 행위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형제가 잘못될까봐 두려워 자백도 안했으나 진상이라도 바로 알려드려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다시는 지구상에 이같은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자백하게 되었습니다』­그녀는 바레인에서 검거된 후 자살할 생각도 했었다. 또 법정에서 유족들에게 매도당했을 때도 『왜 그때 바레인에서 죽지 못했는가』라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레인에서의 자살생각은 검거에 따른 「공작실패」가 그 원인이었으며 사실상 기회가 없어 실행을 못했던 것 뿐이었고 법정에서의 괴로움은 『사람의 죄는 하나님이 판정해 주신다』고 목사님이 많이 위로해 주어 견딜 수 있었다. 김현희의 하루 일과는 대개 아침 6시30분 기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일어나면 성경을 공부하고 청소ㆍ식사준비를 한다. 체조도 거르지 않는다. 8시부터는 식사,9시부터의 오전시간에는 수사기관 또는 다른 곳에서 의뢰하는 북한실태에 관한 원고를 쓴다. 오후에는 사회적응을 위해 역사소설ㆍ간증소설ㆍ교과서 등을 읽는다. 요즘 읽고있는 책은 간증소설과 김동길교수의 「너와나의 사랑을 위하여」이며,시리즈로 된 「이야기 국사」도 본다. 오후에는 지난날을 반성하는 수기를 쓰고 있으며 TV를 보거나 소설을 읽는다. 가끔 외출도 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니다. 오늘(6일)아침 읽은 성경구절은 잠언 3장 5ㆍ6절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그녀가 매일 읽고 있는 성경 가운데 제일 좋아하는 구절은 야고보서 제1장 2절로부터 4절까지이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하려 함이라』 ○부모생존 위해 기도 김현희의 신앙생활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되었다.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수사관들이 성경과 불교서적 등을 갖다주며 읽어보도록 권고했다. 성명말씀은 처음 대해본 것이었는데,잠언중에 좋은 구절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과 모르는 단어가 많던 차에 어떤 사람으로부터 목사님을 소개받게 되고 지정된 장소에서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다. 김현희가 이날 회견에서 잠시 입술을 깨물다 대답한 대목은 이런 질문 때문이었다. ­혹시 꿈에 부모형제나 고향산천을 보는 일은 없습니까. 『그거야 뭐,누구나 다 부모형제 그리워하는 것 아닙니까. 지금도 꿈속에서 자주 봅니다. 범행을 자백하기 전에는 부모형제가 큰 영향을 받지 않을까 고민해 왔습니다. 지금은 수용소에서 심한 고통을 받고 있을 것입니다. 저로서는 다만 기도로써 남북통일이 되어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때까지 살아있기만을 바라는 바입니다』 김일성에 대한 김현희의 인식은 「위대한 수령」으로부터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다. 『그에 대한 인식은 검거 후 8일만에 자백할 때부터 달라진 것입니다. 자백하게 된 동기는 북한에서 남한에 대해 「미국의 식민지」이며 「군사파쇼정권」이라고 교육받았으나 그것이 아니며 김일성이지금까지 인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때문이었습니다. 자백을 하고 나서는 한때 김정일의 지시를 잘못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혹은 한국의 일면만 보고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회의도 했었으나 날이 가면서 증오하게 되었습니다. 또 「미제」는 조선전쟁을 일으켰고 남한을 강점했으며 통일을 방해하는 철천지 원수라고 교육받았고,「일제」도 36년간 조선을 강점하고 학살ㆍ강탈을 일삼은 원수라고 해서 적대감정을 가졌으나 여기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세계는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 식민지가 아니고 서로 하나가 되어 도와가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8살 때 공작원으로 18살 때 공작원으로 선발됐던 김현희는 「통일을 위해 중앙당에 의해 선택된 사람」이라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통일을 위해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고 각오했다. 육체적ㆍ정신적으로 많은 단련을 받았다. 그녀를 감상적으로 「미녀」로 받아들이는 것은 오산이다. 위장된 일본공작원화 훈련을 위해 81년과 82년 1년6개월에 걸쳐 일본인화교육을 받았으며,중국인화 교육도 받은 전문테러리스트였다. 그녀는 「이은혜」라는 일본인 여선생과 생활하면서 언어 뿐만 아니라 일본생활ㆍ풍습ㆍ지리ㆍ역사를 익혔다. 태이프를 통해 야마구치 모모에,가토 도키코,시마쿠라지요코의 노래를 배웠으며 지도를 놓고 신주쿠(신숙)의 이세탄(이세단)백화점은 어떻고,유락조(유락정)는 젊은이들의 영화관이 많다는 것도 배웠다. 따라서 선생 「이은혜」로부터는 거의 일본인처럼 되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신문과 「문예춘추」같은 잡지도 술술 읽게 되었다. 김현희가 「이은혜」를 일본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으로 생각하는데에는 근거가 있다. 은혜 자신이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라고 말했고,조총련계 학생들이 까만 치마에 흰저고리를 입은 것을 보고 부러워 어릴 때 그것을 해달라고 어머니에게 졸랐더니 『그것은 조선사람만이 입는 것』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일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는 것이다. 또 은혜는 「조선사람」의 흉을 많이 보았다. 『조선사람은 밥먹고 물로 울럭울럭하며 입가심을 하지않나,국에 밥을 말아 훌훌 먹는다. 또 크기를 표시하는데도 일본사람들은 동그렇게 표시하는데도 조선사람들은 팔뚝을 내밀고 길이로 나타낸다』고 흉보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는 일본여인이라고 단정했다. 대학에 다닐 때에는 엄격한 통제로 인해,그뒤 공작원이 되어서부터는 사회와 동떨어진 생활을 해와 이성교제의 기회가 없었다는 김현희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 기자와 악수했다. 그녀의 손은 부드러웠으나 감춰진 힘이 느껴졌다. 역시 그녀는 웃어서는 안되는 테러집단의 예쁜 인형의 그림자였다.
  •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다/임춘웅 국제부장(서울칼럼)

    며칠전 외신은 「고르바초프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짤막한 뉴스를 흘린 일이 있다. 뉴스는 요점인즉 고르바초프가 과연 어디에 살고 있는가가 궁금했던 기자들이 이날만은 찾아낼 요량으로 한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는 고르바초프 일행을 바짝 따라 붙었으나 모스크바 10번가에서 또 놓치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요즘 그 실체가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모양새가 좀 우습게는 됐지만 누가 뭐래도 소련은 아직도 강대국이다. 고르바초프는 그 소련의 최고지도자요,더구나 그는 「개방」과 「개혁」을 앞세우고 철의 장막들을 거침없이 쓸어내고 있는 세계의 슈퍼스타다. 그런 고르바초프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조차 비밀에 감춰진 오늘의 소련사회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이날 고르바초프를 따르다 닭쫓던 개꼴이 된 기자들은 그러면서 고르바초프가 아마도 모스크바강변의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잡은 5층짜리 노란색 저택에서 살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수년전 은밀하게 건축된 이건물에는 지하5층이 더있으며 크렘린궁으로 가는 지하철역과 지하비밀통로를 통해 연결돼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일본에서는 소련의 급진개혁파 기수 보리스 옐친이 쓴 「고백」이라는 수기가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돼 있다. 옐친은 이수기에서 오래전 고르바초프가 쓰던 모스크바의 한 별장을 방문했다가 놀란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벽난로가 붙은 50㎡의 홀,대리석과 나무를 모자이크해 만든 마루바닥,황금빛 융단,화려하기 비할데 없는 샹들리에,욕실과 방의 숫자는 셀수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모스크바 지국장을 하고 돌아와 「소련인들」이란 저서를 남겨 더욱유명해진 미국 뉴욕타임스지의 헤드릭 스미스기자는 그의 책에서 일화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그가 모스크바에 있을때는 브레즈네프시대 였고 당시에는 브레즈네프의 모친도 생존해 있었다고 한다. 어느날 레오니트 브레즈네프는 고향인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모친을 모셔다 그가 얼마나 출세를 했으며 얼마나 잘 살고 있는가를 보이고 싶었다. 자기의 전용차를 태워 이전 스탈린과 흐루시초프도 썼던 우노보의 자기 별장하며 모스크바의 일상거처인 거대한 아파트,크렘린궁 등을 두루 구경시켰다. 그러고 나선 헬리콥터를 동원해 그가 자주 사냥을 즐기는 수렵지역으로 날아가 그의 산장,그가 수집해 놓은 세계적인 엽총들을 두루 소개했다. 그런데 브레즈네프의 어머니는 전혀 감동을 하거나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견디다 못한 브레즈네프는 이렇게 물었다. 『어머님,어떻게 생각하세요』 그의 모친은 한참을 주저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아주 훌륭하구나! 레오니트,그런데 말이다 붉은군대가 쳐들어오지 않겠느냐…』 작년 11월 베를린장벽이 무너졌을때 그 뉴스의 충격이 너무나 커다른 자질구레한 얘기들은 묻혀 버리고 말았지만 실은 베를린장벽과 함께 또 하나의 장벽도 함께 무너지고 있었다. 동베를린 교외에 위치한 특별지구 반틀리츠저택지역이다. 길이 2ㆍ4㎞의 콘크리트장벽으로 둘러싸인 이 특별지구는 호네커 공산당서기장을 비롯한 동독의 최고위 당료 23가구가 사는 특별한 곳이다. 이 지역은 다른 동독사람들이 사는 곳과는 전혀 다른 별천지다. 23가구를 위해 수입품이 즐비한 백화점병원 수영장 극장 등 모든 편의시설이 들어차 있었다. 영화관에서는 할리우드나 파리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이 수시로 상영되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반틀리츠낙원은 베를린장벽의 붕괴와 함께 감옥으로 변했다. 새 정부는 호네커를 비롯한 전정치국원들을 모두 여기에 연금시켰던 것이다. 지난해 12월25일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 부부가 그의 군대의 총탄에 처형된 후 그가 입만 열면 외치던 「조국을 위한 희생」이 얼마나 허구였는가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가 살던 아파트는 방이 수십개나 됐고 실내의 장식은 호사의 극치였다. 세면대 수도꼭지까지 금박이었음이 드러났다. 평등한 사회를 건설해 보련던 마르크스의 이상은 이토록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꽤 오래된 얘기지만 소련의 크렘린궁을 구경하고 돌아온 일단의 미국기자들은 미국의 백악관은 크렘린의 곁방수준에도 못미친다고 술회한 일이 있다. 크렘린궁이 볼셰비키혁명 이후 건축된 것은 물론 아니지만 말이다. 우리의 평양사정은 어떨까. 자세히 밝혀진게 없으니 마음이야 편하지만 어디 그럴까.편린이나마 드러난게 전혀 없는것도 아니다. 신상옥ㆍ최은희 부부가 밝힌 것을 보면 그들은 김정일로부터 서독제 고급승용차 벤츠를 선물로 받았다. 그것도 몇차례나. 벤츠를 선물로 주고 받는 사회,그것이 한반도의 마르크시즘이다. 부정ㆍ부패 척결을 「혁명공약」 으로 내세웠던 3공화국 시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엄청난 축재를 한 것으로 알려진 모씨는 그것을 「콩고물」이라고 해 두고 두고 원성을 샀었다. 불해히도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는 이 평범한 말은 동서고금을 통해 진리로 남아있다. 모두가 가면을 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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