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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피해지 이전 생태계 회복에 100년 걸려

    산불 피해를 당한 산림이 산불 발생 이전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무려 100년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대형 산불 피해가 난 강원 고성과 삼척, 경북 울진 등에서 1996년부터 산불피해지 복원 연구(장기생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산불은 식생뿐 아니라 토양·수생생물·곤충·야생동물 등의 생존에도 심각한 영향을 줬다. 3일 산불피해지 변화와 복원 자료에 따르면 해당 지역을 복원하더라도 3~5년은 토양 유출이 심각했다. 숲 생태계가 산불 이전 수준까지 되돌아가는 데 필요한 시간은 어류가 3년으로 가장 빨랐다. 이어 수서무척추동물이 9년, 개미류 13년, 조류 19년, 야생동물은 35년, 토양은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했다. 토양 변화는 숲의 성장과 함께 이뤄지기에 다른 생물에 비해 회복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식생복원 측면에서 자연복원지에서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영역을 달리해 형성됐다. 정상과 능선부는 소나무가, 비탈면과 계곡부는 참나무류가 자리잡았다. 소나무 숲의 경우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전국 평균의 28%에 불과할 정도로 척박했고 참나무 숲은 곁가지(맹아지)가 발생해 키가 작은 관목 형태로 자랐다. 피해지 복원 때는 자연복원과 인공복구를 적정한 비율로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으로 평가됐다. 자연복원은 피해 정도가 약해 나무가 상당 부분 살아 있거나 특정 동식물자원이 분포하는 지역, 급경사 지역이 대상이다. 인공복구는 송이 등 임산물 생산 지역이나 자연회복력이 약한 곳에 계획적으로 나무를 심는 방식이다. 피해지에 심는 나무도 목적이나 지형, 생산력 등을 고려하고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그 종류를 결정한다. 그동안 산불은 산림·주거 지역 등에서 인명·재산 피해를 내 그 예방과 진화에 관심과 투자가 집중됐다. 여의도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3762㏊의 피해가 발생한 1996년 고성산불과 사상 최대인 2만 3794㏊의 산림이 사라진 2000년 동해안 산불로 피해지 복원에 대한 관심이 대두됐다. 남성현 산림과학원장은 “산불 대책에서 예방·진화와 함께 피해지 복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2, 3차 피해를 방지하고 정상적인 숲 조성을 위한 복원 대책과 전략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1066일 동안 1052건…미국 총기난사 범죄 현주소

    1066일 동안 1052건…미국 총기난사 범죄 현주소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 동부지역에서 총기난사로 14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당해 큰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지난 3년 동안 미국 내에서 하루에 한 번 꼴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왔다는 통계자료가 공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3일 총기난사 사건기록 웹사이트 ‘슈팅트래커닷컴’(ShootingTracker.com)의 자료를 인용, 미국 내에서 2015년 12월 3일을 기준으로 과거 1066일 동안 총 1052회의 ‘대형 총기난사’(Mass shooting)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슈팅트래커닷컴은 익명의 다수에게서 투자를 받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방식으로 제작된 웹사이트로, 2013년부터 발생한 미국의 대형 총기난사 사건자료를 수집해 공개하고 있다. 여기서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란 4명 이상의 사람이 총기에 의해 부상당했거나 사망한 것을 의미한다. 자료에 따르면 이번 LA 총기난사는 지난 2012년 12월 20명의 어린이와 6명의 성인 희생자를 발생시켰던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 이후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총기 사건이다. 지난 3년간 미국 내 대형 총기사건 사망자는 1347명, 부상자는 3817명에 달한다는 사실도 이번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슈팅트래커닷컴은 대형 총기사건의 대부분이 주요 미디어에 보도되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는 ‘대형 총기난사’에 대한 정의가 올바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언론에서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내린 ‘대량살상’(mass killing)의 정의에 따라 총기난사 사건을 다루고 있다. FBI에서 말하는 대량살상은 ‘4명 이상의 사람을 휴지(休止)기간 없이 비교적 단시간 동안에 살해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다수가 총에 맞은 사건일지라도 사망자가 4명 이하라면 언론은 이를 ‘대형 총기난사’ 사건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2012년 테네시 주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총기사건에서는 18명이 총에 맞아 기적적으로 17명이 생존했는데, 언론에서는 이를 대형 총기난사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이들은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20년은 ‘골골’…100세 시대의 재앙

    20년은 ‘골골’…100세 시대의 재앙

    지난해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82.4년의 수명을 누릴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 대비 0.5년 증가했다. 그러나 생애기간 중 약 17년 동안은 건강이 안 좋은 상태로 보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명이 늘어난 만큼 유병 기간이 길어져 자칫 노년기를 병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남자와 여자 각각 79.0년, 85.5년이다. 남녀를 합하면 82.4년이다. 전년과 비교해 남자는 0.5년, 여자는 0.4년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4년에 비해서는 각각 4.5년, 4.1년 늘었다. 한국 남성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1.2년, 여자는 2.4년 높다. 남녀의 기대수명 차이는 6.5년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1985년(8.4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다. 과거에 높았던 남성의 간 질환 사망률이 줄어들면서 기대수명 차이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40세인 남성과 여성의 기대여명은 각각 40.2년, 46.3년이다. 60세 남자는 22.4년, 여자는 27.4년이다. 2013년과 비교해 남녀 모든 연령층에서 기대여명이 늘었다.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유병 상태로 보내는 기간도 짧지 않다. 지난해 출생아 기준 유병 상태는 남자 14.1년, 여자 19.6년이다. 이는 전체 기대수명의 17.8%, 22.9%에 달하는 기간이다. 유병 기간을 빼고 건강한 상태로 보내는 기간은 남자 64.9년, 여자 65.9년이다. 65세 남자와 55세 여자에 이르면 기대수명 중 질병이나 사고 없이 보내는 기간의 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다. 건강한 날보다 ‘골골대는’ 날이 더 많은 것이다. 기대수명 중 본인 스스로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기간은 남자 11.1년, 여자 17.8년으로 실제로 유병 상태로 보내게 될 기간보다 짧았다. 지난해 40세인 남성이 향후 건강한 상태로 생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간은 30.0년이다. 여자는 29.6년이다. 본인의 기대수명 중 건강할 것으로 평가하는 기간의 비율은 남녀 각각 85.9%, 79.2%이다. 이런 수치는 유럽 주요 14개 국가의 통계와 비교하면 가장 낮다. 유럽연합(EU) 국가의 남자들은 기대수명 가운데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하는 기간이 92.5%에 이르렀다. 여자의 경우 89.9%였다. 남자는 스위스(97.5%), 여자는 아일랜드(97.2%)가 건강하게 살 거라고 평가하는 기간이 가장 길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유병기간에 대해서는 “의학의 발달로 예전보다 질병이 조기에 발견되기도 해 유병기간이 오히려 길어지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사망 원인별 사망확률을 보면 지난해 출생아는 암으로 숨질 확률이 가장 높았다. 남자(28.4%)는 전년보다 0.3% 포인트 늘었고 여자(16.9%) 역시 0.3% 포인트 늘었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남자 9.6%, 여자 12.3%로 뒤를 이었다. 뇌혈관질환은 남녀 각각 9.0%, 10.7%로 3위였다. 암이 제거된다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남자 4.8년, 여자 2.8년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여성가족부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여성가족부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 이야기’ 14회에서는 여성·청소년 정책을 총괄하는 여성가족부 소속 공무원을 소개한다. 여가부의 역할과 업무를 살펴보고, 새내기 공무원에게 공직 적응기와 시험 준비 과정 등을 들어 봤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양성평등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정책결정 과정과 공직, 정치·경제 활동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참여를 도모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가부는 지난달 각 지자체 산하 위원회의 여성 위원 비율을 조사해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지자체에 설치된 각종 위원회의 위촉직 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2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2017년까지 위원회의 여성 위원 비율을 4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여가부는 여성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기획하고 정부의 각종 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여성인력 개발 방안을 연구한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역량개발과 유해환경으로부터의 보호, 위기청소년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주여성의 권익을 보호하고 다문화가족 정책을 다루는 것도 여가부의 몫이다. 여가부 공무원은 보통 국가직 5·7·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일반행정직)을 통해 선발된다. 물론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여가부에서도 경력경쟁채용시험이나 지역인재 추천채용제 등을 통한 채용이 이뤄진다. 최근에는 정부청사 이전 후 여전히 서울에 남게 된 부처 가운데 하나인 여가부에 지원하는 공무원이 다소 늘고 있다. 조준홍(33) 주무관은 2012년 국가직 7급 공채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조 주무관은 “7급 공채의 경우 7과목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합격하는 전략보다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며 “온라인 강의를 기반으로 기초를 쌓은 뒤 기출문제 등을 많이 풀어본 게 도움이 됐다”고 조언했다. 이어 “희망하는 부처의 업무나 정책을 살펴보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한다면 면접은 물론 실제로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주무관은 2013년 공직에 발을 들인 뒤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업무를 맡다가 지난해 초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가부는 여성·청소년 관련 정책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 및 기념사업 업무도 맡고 있다. 조 주무관은 “아직은 공직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피해 할머니를 지원하고 있는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 주무관은 출근과 동시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 관련 언론보도를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단순히 언론보도뿐 아니라 각종 유관기관 및 단체들의 소식도 함께 파악한다. 이후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e역사관 홈페이지(www.hermuseum.go.kr)에 새로운 소식을 정리해 올린다. 또 민간단체 등에서 요청한 홈페이지 자료 사용 및 각종 문서 관련 협조 등을 검토한다. e역사관과 페이스북(www.facebook.com/hermuseum) 운영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 기념사업의 일환이다. 조 주무관은 “관련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디자인 개편을 기획하면서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진실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 주무관은 또 주기적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담당하고 있는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한다. 할머니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지원 물품이나 서비스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등을 꼼꼼하게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모두 238명이고, 이 가운데 47명만이 생존해 있는 상황이다. 여가부는 매달 생활안정지원금 104만원을 지원하고, 할머니들의 개별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일대일로 지정된 지자체 소속 공무원과의 연락망을 갖추고 있다. 틀니, 휠체어, 주택 개·보수 등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조 주무관은 “피해 할머니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더욱 촘촘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관련된 공모전, 전시 행사 등의 일정에 맞춰 회의를 준비하고, 유관기관의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조 주무관의 몫이다. 그는 지난해 1월 프랑스에서 앙굴렘국제만화축제가 열렸을 때는 ‘일본군 위안부 한국만화기획전’이 제대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맡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관련된 수많은 행사를 담당했던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할머니들을 처음으로 만났을 때’를 꼽았다. 그는 “국내외에서 증언활동을 하며 평화운동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와 김복동 할머니에게 당시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그 감정을 간직하면서 관련 업무를 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장애인·이주 노동자… 소외된 이웃들의 희망 영화제

    장애인·이주 노동자… 소외된 이웃들의 희망 영화제

    “인권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 사람 사이의 약속입니다. 영화제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이야기하고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온 ‘인천인권영화제’가 올해로 20돌을 맞았다. 공감과 연대를 뜻하는 ‘트다, 맺다, 엮다’라는 주제 아래 인권침해의 사회상을 반영한 국내외 독립영화 21편이 3~6일 인천 남구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된다. 작품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창길 인천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일 “1996년 출발한 인권영화제가 20년 동안 열렸지만 생존권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소외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에는 중증장애인, 이주 노동자, 장시간·저임금 및 정리해고에 시달리는 노동자, 국가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 피해자와 성적 지향 등의 이야기를 다룬 독립영화들이 다수 상영된다. 특히 오는 6일 세월호 참사 발생 600일을 맞아 세월호 유족들의 슬픔을 다룬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 ‘바다에서 온 편지’도 관객들을 맞는다. 올해 영화제의 특징은 과거에 상영했던 독립영화들을 관객 앞에 다시 선보이는 ‘앙코르 영화’가 재조명된다는 점이다. 개막작인 아르헨티나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히아레스(Colegiales), 민중의 의회’(2006년작)는 2008년 영화제에서 소개됐다. 2001년 경제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의 시민들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다룬 영화다. 이 외에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상처를 짚은 애니메이션 ‘오월상생’(2007년작), 2007년 부당 해고 이후 3000일 넘게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기타이야기’(2009년작) 등이 있다. 영화제 기획을 맡은 인권운동공간 ‘활’ 소속 기선 활동가는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 국가가 최소한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노동권을 침해받은 노동자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소통이 잘 안 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물려 이런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보자는 취지에서 각 영화 상영시간마다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영화제이다 보니 관객 수는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인권 문제를 다룬 저예산 독립영화가 설 자리도 마땅치 않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추상적 개념의 인권이 영화 속 실제 사람들의 표정, 심경, 그 사람의 발자취, 행동을 영상으로 직접 마주하면 인권에 대한 공감이 더욱 커진다”면서 “혐오 없이 교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짜장면집·초밥집 창업 어디가 좋을까

    짜장면집·초밥집 창업 어디가 좋을까

    창업은 쉽지 않다. 서울 골목상권의 한식당과 중국집, 치킨집 등은 5년 내에 절반 이상이 폐업한 것으로 조사돼 창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소규모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관련 컨설팅을 받으려면 적지 않은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 이런 소상공인을 위해 서울시는 1일 빅데이터를 이용해 제작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golmok.seoul.go.kr)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대로변 상권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소상공인들이 창업하는 골목상권 정보는 부족해 이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상권분석은 43개 업종의 개·폐업 인허가 건수와 교통카드 데이터 신용카드 매출소비자료, 임대 시세 등 약 2000억개 빅데이터를 활용해 임의로 1008개의 골목상권으로 나눠 이뤄졌다. 시는 창업이 많은 외식업종 10개를 선정해 창업위험도를 알 수 있는 ▲점포 수요 대비 공급비율(과밀지수) ▲유동인구와 거래 건수(활성도지표) ▲폐업률·영업지속기간(안전성지표) ▲매출 증감률(성장성지표) 등을 만들었다. 외식업종 10개는 분식집, 양식집, 중국집, 일식집, 한식당, 제과점, 패스트푸드, 치킨집, 커피음료, 호프식주점 등이다. 창업할 사람들은 과밀지수가 낮은 곳을 고민해볼 만하다. 양식집을 개업하고 싶은 사람은 용산구 이태원로 19길을, 중국집을 차리고 싶다면 강남구 삼성로 57길을 눈여겨 봐야한다. 시 관계자는 “과밀지수는 단순히 해당 업종이 얼마나 운영되고 있느냐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수요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만든 것”이라면서 “하지만 과밀지수 등 지표만 믿고 창업을 해선 낭패를 보기 쉽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청담동의 삼성로D 골목상권은 분식집의 과밀지수가 34.65로 가장 낮지만 임대료가 높아 떡볶이를 팔아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런 분석은 상권분석 홈페이지를 활용하면 좋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먼저 예비 창업자는 ‘상권신호등 서비스’에서 4단계(주의-파랑, 의심-노랑, 위험-주황, 고위험-빨강)로 표시된 지역별 창업위험도를 확인한다. 상권신호등 서비스는 지역의 점포밀집도와 유동인구, 매출, 폐업건수 등에 가중치를 적용해 만들었다. 해당 지역의 폐업신고율과 3년 내 폐업신고율, 평균 영업기간, 점포증감률 등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지역의 폐업신고율이 높거나, 영업기간이 짧다면 창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008개 골목상권 현황을 보여주는 ‘맞춤형 상권검색 서비스’도 새내기 창업자에게 유용하다. 이 서비스는 지역별 골목상권의 점포 수와 점포당 매출 평균액, 하루 유동인구, 창업생존율, 업종과밀지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맞춤형 상권검색 서비스에선 지역의 주거인구와 근무자 수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다른 상권과 비교하고 싶다면 ‘원클릭 상권검색’에서 관심 상권을 보관함에 담으면 된다. 기존 상인들을 위한 ‘내 점포 마케팅’ 서비스도 있다. 골목상권으로 분류되지 않은 지역의 성·연령·시간대·요일 등의 유동인구와 사람들을 모으는 집객시설, 아파트 가구 수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지정 범위는 가로·세로 100~1000m다. 시 관계자는 “주변 유동인구에 대한 분석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진행할 것인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신용보증재단 등 창업지원기관을 위한 전문가용 서비스(golmokxpert.seoul.go.kr)와 정책활용 서비스(golmokpolicy.seoul.go.kr)도 별도로 운영한다. 최영훈 시 정보기획관은 “요청이 있다면 전문가용 서비스와 정책활용 서비스의 일부 기능도 골목상권분석서비스에 포함시킬 것”이라면서 “시기는 이르면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생활밀착형 43개 업종의 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년 생존율은 19.9%에 불과했다. 특히 골목상권의 10년 생존율은 18.4%로 상가와 오피스 밀집 지역인 발달상권(21.2%)보다 낮았다. 평균 영업기간은 골목상권이 8.96년으로 발달상권(8.34년)보다 길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폐업한 업체만 따져 보면 골목상권이 2.09년으로 발달상권(2.11년)에 비해 짧다. 또 일반 점포의 3년 생존율(58.4%)은 프랜차이즈(73.0%)보다 훨씬 낮았다. 서울의 자영업자 수는 570만명, 평균 창업비용은 9230만원이며 평균 부채는 1억 2000만원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태평양 횡단…‘64세’ 최고령 알바트로스의 기적

    태평양 횡단…‘64세’ 최고령 알바트로스의 기적

    무려 64세의 나이에도 바다를 건너 태평양의 한 섬에 새끼를 낳으러 온 철새 한 마리가 환경보호 운동가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1956년부터 연구되고 있는 노령의 레이산 알바트로스(Laysan albatross) ‘위즈덤’이 미국 미드웨이 산호섬 국립야생보호구역(Midway Atoll national wildlife refuge)에서 최근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즈덤은 지난해 같은 지역에서 목격된 이래 정확히 1년여 만인 지난달 19일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계자들은 위즈덤이 짝짓기를 한 직후 섬을 떠났지만 얼마 뒤에 돌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즈덤은 1956년에 처음 연구용 표식을 다리에 달게 된 이래 현재까지 생존해 있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전 세계 야생조류 중에 가장 나이가 많다. 레이산 알바트로스는 보통 1년에 1개의 알을 낳고 약 6개월 동안 새끼를 돌본다. 위즈덤의 경우 현재까지 최소 36마리 이상의 새끼를 낳았다. 이들은 또한 폭 2m가 넘는 거대한 날개 덕분에 해상을 수백 ㎞씩 비행해 먹이를 구하며 오징어나 날치 알 등을 주로 섭취한다. 레이산 알바트로스의 평균적인 비행 거리를 기준으로 삼고 계산할 경우 위즈덤은 약 450만㎞를 비행하며 살아온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보호구역의 총책임자 댄 클라크는 “우리는 위즈덤의 생존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사람들”이라며 “위즈덤의 귀환은 매우 흐뭇한 일이다. 알바트로스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수십 년째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21종의 알바트로스 중 무려 19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심각한 환경오염에 노출돼있으며,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실수로 먹여 새끼가 사망하는 등의 사고로 인해 개체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클라크는 “위즈덤이 처음 표식을 달았던 1950년대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 바닷새 수는 70%만큼 줄어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위즈덤의 등장은 희망의 상징이 됐다”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中, 10년 내 10대 분야 獨·日 수준 견인” 대부분 韓 주력 산업과 겹쳐 기업 ‘비상’

    “中, 10년 내 10대 분야 獨·日 수준 견인” 대부분 韓 주력 산업과 겹쳐 기업 ‘비상’

    #1. 1992년 한·중 수교 후 임가공을 중심으로 한국 중소기업들이 중국 동부 연안인 산둥성 지역으로 활발히 진출했다. 하지만 2000년 1만개에 이르던 기업이 2013년에는 4700여개로 급감했다. 중국 기업의 성장과 인건비 상승, 환경규제 강화, 외국투자기업 혜택 축소 등으로 동남아로 이전하거나 폐업하고 있다. #2.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인 모기업을 따라 난징에 동반 진출한 중소기업은 중국 기업과의 치열한 원가 경쟁으로 생산 물량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모기업도 중국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요 변동으로 채용과 해고를 수시로 반복해야 하는 애로를 겪고 있다. “중국은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을 꿈꾸는데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5년 전, 10년 전 중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해 답답합니다.” 2014년부터 중국 시안(西安)에 파견돼 있는 권대수 중소기업청 중국협력관의 경고다. 권 협력관은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으로 현장을 돌며 분석한 기록 ‘한국 중소기업의 위기와 도전’을 출간했다. 결론은 중국이 더이상 ‘제조업의 블루오션’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청 중국협력관 사무실이 칭다오에서 내륙 쪽인 시안으로 이동 배치된 것도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서부 내륙으로 옮겨 갔기 때문이다. 특히 권 협력관은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제조 강국 2025’를 주목해야 한다고 중국 진출을 꿈꾸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조언한다. 권 협력관은 “중국은 제조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3단계, 30년 계획을 수립했다”면서 “제조 강국 2025는 첫 단계 10개년으로 자동차, 조선 등 10대 분야 중점 산업을 2025년쯤 일본과 독일에 근접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이 추진하는 10대 중점 산업이 한국의 주력 산업과 상당 부분 겹쳐 10년 후 한국 경제와 중소기업에 커다란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에서 ‘참깨를 줍고 수박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면서 “한국의 중소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기술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라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와우! 과학] 갑오징어의 ‘스텔스 능력’ …자기장도 숨긴다

    [와우! 과학] 갑오징어의 ‘스텔스 능력’ …자기장도 숨긴다

    갑오징어는 포식자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 색깔을 변화시켜 주변 환경 속에 숨어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갑오징어가 이같은 시각적 위장술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몸에서 방출되는 ‘전기장’(electric field)까지 감출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서던대학교 생물학과 조교수 크리스틴 베도르와 듀크대학교 쇤케 존슨 공동 연구팀은 갑오징어의 소위 '스텔스 능력'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해양 생물 중에는 전기장을 감지해 먹이의 위치를 찾아내는 포식자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갑오징어의 천적 중 하나인 상어 또한 전기장을 아주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갑오징어 역시 전기장 방출 강도를 약화시키는 고유의 생존 비법을 개발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베도르 박사는 수조 속에서 쉬고있는 갑오징어에게 어두운 바다 속에서 반짝이는 여러 천적 생물들의 모습 찍은 영상을 보여주는 실험을 통해 갑오징어 특유의 은신 능력을 확인했다. 본래 갑오징어는 호흡과 배설을 겸하는 머리 양쪽의 ‘깔때기’(siphon)와 몸통을 둘러싼 외투(mantle) 안쪽의 빈 공간인 ‘외투강’ 등의 신체 기관에서 전기장을 발산한다. 이 전기장은 호흡과 같은 신진대사 작용에 따른 이온 교환(ion exchanges) 현상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그 강도가 아주 약하다. 실제로 갑오징어가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발하는 전기장의 강도는 10~30μV(마이크로볼트·100만분의 1V)로, 이는 AAA규격 건전지에 비교해 7만5000배 더 약한 수준이다. 그러나 상어를 포함한 일부 생물은 이토록 약한 전기장마저 감지해 갑오징어를 찾아낼 수 있다. 이에따라 갑오징어는 천적이 다가올 경우 전기장 발산 강도를 기존보다 더욱 줄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실험에서 갑오징어는 상어나 그루퍼(물고기 일종) 등의 영상을 확인하고는 은신 상태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 제자리에 멈춘 갑오징어는 촉수로 깔때기를 막고 호흡 속도를 낮췄으며, 외투의 움직임을 자제하는 방법을 통해 전기장 강도를 6μV까지 감소시켰다. 이는 평상시 발산하는 전기장의 강도와 비교해 무려 89% 줄어든 수치다. 베도르는 갑오징어의 이러한 은신 전략의 실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전기장 발생장치와 상어들을 동원,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휴식을 취하는 갑오징어와 같은 세기로 전기장을 발생시키자 상어들은 매번 기계의 위치를 찾아내 물어뜯었다. 그러나 은신상태의 갑오징어 수준으로 전압을 낮췄을 때는 발각 확률이 50%로 줄어들었다. 만약 은신을 시도했는데도 불구하고 발각 당했을 경우 갑오징어가 취할 수 있는 최종 회피수단은 먹물을 뿜어낸 뒤 외투강 속의 물을 강력히 분사해 도망가는 것 뿐이라고 베도르는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오히려 상어를 유인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베도르는 “상어들은 분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장에 흥분을 느끼며, 갑오징어가 분출하는 잉크의 맛에도 이끌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영국 왕립학회보(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에 발표됐다. 사진=ⓒ위키피디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지구 온도 2도 이상 오르면 ‘인류생존 위험’

    전 세계인의 눈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 쏠리고 있다. COP21은 1997년 교토의정서를 대신해 2020년 이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체제를 정립하기 위해 열리는 것이다. 구체적인 목표는 이미 설정돼 있다.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인류가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과 해결에 대한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과연 ‘2도’의 의미는 무엇일까.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지난해 발표한 ‘IPCC 제5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기온 대비 2도 이상 오르면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 기온이 1도만 상승해도 생태계 파괴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폭염, 폭우, 연안 홍수 등 기상 재해가 늘어나고, 기후로 인한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 약간의 온도 변화가 생태계를 얼마나 위험하게 하는지는 최후의 빙하기였던 1만 8000년 전 지구의 기온이 지금보다 고작 6도밖에 낮지 않았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보고서는 “현재 지구 온난화는 인간에서 비롯됐으며,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온실가스는 지난 133년간(1880~2012년) 지구 평균기온을 0.85도 올렸고, 지구 평균 해수면은 지난 110년간(1901~2010년) 19㎝ 상승시켰다. 지구의 기온이 1.6도 상승하면 생물의 18%가 멸종 위기에 놓이고 2.2도 상승하면 24%, 2.9도 높아지면 35%의 생물종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바닷속 산호는 1도만 상승해도 멸종 가능성이 커지고 북극 생태계도 위험에 처한다. 2100년에 지구 평균기온이 3.5도 이상 높아지면 기온 상승에 가속도가 붙어 걷잡을 수 없게 돼 그린란드의 빙상이 거의 완전히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전 지구의 해수면이 최대 7m 높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2도 상승을 막는 것은 가능할까. IPCC 보고서와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는 1.8도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감 정책 없이 현재 추세로 배출할 경우 지구 평균온도는 3.7도 상승하게 된다. 목표인 2도 상승의 2배 가까이 되는 것이다. 느슨한 온실가스 저감정책을 시행할 경우에도 지구 평균온도는 목표치인 2도를 넘어서 2.2도까지 오른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상승폭이 2도 미만이라고 해서 안전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며 “2도는 지구 생태계가 온난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기준 온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2도 이상 상승할 경우 많은 생물종이 적응할 시간 없이 빠르게 멸종해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남편 키 클수록 아내 행복감 느껴…효과는 18년” (韓 연구)

    “남편 키 클수록 아내 행복감 느껴…효과는 18년” (韓 연구)

    남편의 키가 클수록 아내의 행복감이 커지며 그 효과가 무려 18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건국대 손기태 경제학과(응용미시경제학 전공) 조교수 연구팀은 남편의 키가 아내보다 큰 부부일수록 아내 행복도가 높은 것과 연관성이 크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여성 7850명의 연구자료를 분석해 얻어진 이번 결과에서는 또한 남편의 ‘큰 키’ 효과가 해가 지날수록 감소해 18년이 지나면 결국 없어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손 교수는 “여성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진화적인 이유로 키가 큰 남성을 선호하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었다" 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서도 남성의 키는 여성에게 성적 매력과 운동 능력을 어필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재력과 권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돼 있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남편의 키가 더 클수록 아내가 더 행복감을 느끼는지는 아직 연구된 바가 없었다” 면서 “이번 연구로 남편의 키가 아내보다 큰 부부일수록 아내의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남편의 키와 아내의 행복 사이의 관계가 결혼 생활 동안 서서히 감소했지만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손 교수에 따르면, 결혼 지속 연수가 18년이 될 때까지 남편의 키가 아내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아내의 행복감이 사라지는 기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진화의 영향으로, 여성의 심리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손 교수는 남편의 키가 클수록 왜 아내가 더 행복해하는지에 대한 여러 이유가 있다고 해석했다. 그 이유는 키의 본질적인 가치로, 아직 원인을 해명할 수 없지만 여성이 단순히 키 큰 남성을 좋아한다는 것. 손 교수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는 사람들이 기름지거나 짜고 혹은 단 음식을 좋아하는 성향과 비슷하다. 이 음식은 생존에 꼭 필요하지만 인간 진화 과정에 있어 항상 부족했다” 면서 “그때문에 과거에는 음식에 대한 갈망이 ‘생식적 적합성’(reproductive fitness)을 높였다”고 말했다. ‘생식적 적합성’은 진화적인 관점에서 그런 성향을 가진 개체가 그렇지 않은 개체보다 더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손 교수는 왜 남편의 ‘큰 키’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설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아내는 남편의 키는 물론 연관성이 있는 신체적 매력이나 체력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여성은 키 큰 남성이 더 우위에 있음을 인식하고 있고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던 것을 이뤘을 때 행복을 느끼게 된다”면서 “따라서 키 큰 남성을 선호하도록 진화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또 “인간이 원하던 것을 얻게 되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싫증을 느끼게 되는 게 사실이지만, 놀라운 점은 그 효과가 18년 동안 지속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성격과 개인차이 연구’(Journal of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최신호(11월 28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당신의 심장을 뜨겁게 적실 두 편의 영화, ‘리틀 보이’ vs ‘히말라야’

    당신의 심장을 뜨겁게 적실 두 편의 영화, ‘리틀 보이’ vs ‘히말라야’

    다음달 극장가로 관객들의 심장을 뜨겁게 적실 두 편의 영화가 찾아간다. 전쟁에 나간 아빠를 돌아오게 하기 위한 99cm 소년의 위대한 도전을 그린 영화 ‘리틀 보이’,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휴먼 원정대의 도전을 담은 영화 ‘히말라야’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 ‘리틀 보이’는 99cm 작은 키 때문에 놀림 받던 소년이 우연히 발견한 특별한 능력으로 전쟁터에 나간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극 중 8살 소년 ‘페퍼’는 또래에 비해 작은 체구로 항상 친구들의 괴롭힘과 놀림의 대상이 된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친구이자 파트너가 돼준 것은 바로 아빠였다. 외톨이 신세인 ‘페퍼’에게 아빠는 언제나 “파트너, 할 수 있다고 믿어”라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하지만 아빠가 전쟁에 징병되자 ‘페퍼’는 아빠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한 기회로 오른 마술쇼의 무대에서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발견하게 되고, 이 능력으로 전쟁을 끝내고 아빠도 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가족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그런 ‘페퍼’의 노력을 그저 어린아이의 놀이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페퍼’는 그런 사람들의 반응에도 좌절하지 않고 아빠를 되찾겠다는 굳은 의지로 고군분투를 이어간다. 비록 작고 어린 소년이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믿음과 신념으로 이뤄진 ‘페퍼’의 위대한 도전은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할 예정이다. 과연 ‘페퍼’가 이 도전을 성공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영화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황정민)을 필두로 한 휴먼원정대의 도전을 그린다. 해발 8750미터의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신의 영역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데드존에 묻힌 동료를 찾기 위한 것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오로지 동료를 찾겠다는 목표만으로 특별한 도전을 시도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높은 몰입도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99cm 소년의 위대한 도전을 담은 영화 ‘리틀 보이’는 다음달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Wi-Fi 알레르기’ 때문에 세상 등진 10대 소녀의 사연

    ‘Wi-Fi 알레르기’ 때문에 세상 등진 10대 소녀의 사연

    현대인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된 와이파이(WiFi) 전파에 대한 ‘알레르기’ 증상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영국 소녀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영국 옥스퍼드셔 카운티의 치핑 노튼 중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5세 소녀 제니 프라이의 사연을 전했다. 제니의 어머니 데브라 프라이와 아버지 찰스 뉴먼은 제니가 생존 당시 WiFi를 포함한 각종 전자기파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증상인 ‘전자파 과민증’(EHS/electro-hypersensitivity)을 앓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모는 제니가 학교에서도 무선인터넷 장치들 때문에 끊임없이 고통 받았으나, 학교 측에서 불만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며 학교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어머니 데브라에 따르면 제니의 증상이 처음 시작된 것은 2012년 11월 부터였다. 괴로워하는 제니에 놀란 어머니는 인터넷을 통해 WiFi 기술의 유해성에 대해 조사한 뒤 WiFi 전파가 위해하다고 믿게 됐으며 딸을 위해 집에서 무선인터넷 장치를 전부 제거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제니는 집에서는 편안한 상태로 지낼 수 있었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WiFi로 인한 두통과 피로감 등으로 괴로워했다. 어머니에 따르면 제니는 수업 중에도 자리를 옮겨 다녔으며 사람이 없는 빈 교실에 들어가 숨어있기도 했으나 이는 모두 WiFi 전파로부터 멀어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제니의 설명을 수긍하지 않았고, 수업 태도 불량을 이유로 처벌을 내렸다는 것. 이에 데브라는 제니의 증상과 관련된 자료들을 준비해 학교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려 했으나, 학교에서는 반대 증거를 수집해 맞서며 이를 받아주지 않았고, 제니를 위한 별도의 조치를 취해주길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제니는 지난 7월 11일, 집 근처의 숲 속 나무에 목을 매달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실제로 제니의 사망 이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니가 EHS를 앓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어떠한 의학적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EHS의 발생원인 자체도 아직 분명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EHS가 실제로 전자파 노출에 관련돼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공식 입장을 취하고 있다. 환자들의 심리적 문제 등 다른 원인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니의 부모는 보육원과 학교 등에서 WiFi를 제거하자는 운동을 벌이는 중이며, 정부 당국에게는 EHS를 보다 더 면밀히 연구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데브라는 “첨단 기술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러나 무선인터넷 기술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학교들이 인정하고, 학교 내에서의 무선인터넷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치핑 노튼 중등학교 교장 사이먼 더피는 “학생들의 안전은 우리 학교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으며, 제니의 경우에도 이는 마찬가지였다”면서 “(그러나) 학교의 무선인터넷 설치 상태는 관련 규정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당뇨병 치료제, 수명 120세까지 늘리는 효과있다” (美연구)

    “당뇨병 치료제, 수명 120세까지 늘리는 효과있다” (美연구)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메트포민이라는 성분이 다른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는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노화전문연구기관인 벅연구소(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eing)의 고든 리스고우 박사 연구진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당뇨병 치료제에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등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내년부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실시할 예정으로,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70대의 노인의 생물학적 건강상태를 50대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인간의 수명이 120세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2.5세, 세계인의 평균 수명은 69.8세((2008년 UN 보고서 기준)다. 연구진이 주목한 메트포민은 인슐린 이용성을 높이고 간에서 글리코겐 배출을 억제해 혈액내 당 수치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며, 2형 당뇨병의 1차 치료약제로 널리 쓰인다. 비교적 저렴하게 사용할 수 이 약은 세포 내에 산소분자 수를 높이면서, 체력을 증강시키는 동시에 수 십 년 더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올리는 안티 에이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벨기에와 영국 연구진 역시 메트포민의 안티 에이징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벨기에 연구진은 회충을 대상으로 메트포민의 효능을 실험한 결과, 이를 복용한 회충은 그렇지 않은 회충에 비해 노화가 더디고 더 오랫동안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카디프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서 메트포민을 복용한 당뇨병 환자의 수명이 더욱 길어진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 원인을 찾지는 못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심장마비, 심근경색, 뇌졸중 및 신장 기능 저하 등으로 오히려 수명이 더 짧은 경향이 있다는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의 해답은 다수의 대학과 연구진이 내년부터 진행할 메트포민 임상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 연구진은 암, 심장질환, 치매 등을 앓았거나 위험이 높은 70~80세 성인 3000명을 모집 중이다. 연구를 이끈 고든 리스고우 박사는 “당뇨병 치료제가 다른 질병을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임상실험을 통해 확인될 경우, 노화 속도를 늦춤으로서 노화와 관련된 질병이 오는 속도 역시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거부반응 없는 간 조직 이식 길 열렸다

    거부반응 없는 간 조직 이식 길 열렸다

    이스라엘과 독일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간세포’를 인공적으로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생성된 간세포는 간이 수행하는 다양한 생체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연구를 통해 간 조직 이식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 헤브루대, 텔아비브대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업사이트(Upcyte) 공동연구팀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기술로 간의 원래 기능을 잃지 않고 간세포를 빠르게 만드는 데 성공해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전에도 체외에서 간세포 배양에 성공한 적은 있지만 정상적인 간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간의 본래 기능을 잃지 않고 빠르게 간세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간은 1.5㎏ 정도의 무게에 럭비공만한 크기를 가진,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다. 위에서 영양분을 흡수한 피의 대부분이 흘러들어가는 간은 콜레스테롤을 처리하고 혈액단백질을 만들며 정상혈당을 유지하고 다양한 호르몬을 조절하는 한편 체내에 들어오는 약이나 술을 포함한 각종 독소의 해독 작용 등 수천 가지의 기능을 하는 중요한 장기다. 간은 재생능력이 뛰어나지만 일단 손상이 시작되면 정상기능을 회복하기 어렵다. 최근 세포치료 등을 위해 간 조직이나 간세포를 체외에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기존 간 조직과 제대로 결합되지 않아 근본적 치료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독성이 약한 HPV가 간세포 재생과 관련된 인터루킨6라는 물질을 자극해 간세포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밝혀 내고 사람의 간에서 세포 하나를 떼어 내 시험관에서 증식시킨 결과 49시간 만에 1015개로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국내 한 대학의 간 연구자는 “이번에 만들어진 간세포를 간질환 치료에 쓰려면 만성 간질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인 5년 이상 안정성을 보여야 한다. 또한 외부에서 간세포나 조직이 이식될 경우 종양으로 변형되는 경우도 있어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통합과 배려의 리더십이 절실하다/장영철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통합과 배려의 리더십이 절실하다/장영철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1900년대 초반,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만들어진 애국가는 일본의 침략을 막을 수 없었던 조선이 하느님께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를 외치면서 도움을 구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애국가의 간절한 소망은 비록 바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후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전쟁의 폐허를 거치면서 세계 빈곤국 중 하나로 전락하였음에도 이를 비교적 단기간에 극복하고 성공한 것은 선조들의 애국심 덕분이 아닌가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나라들이 많지만 우리처럼 아무런 자원이나 산업기반이 없으면서도 이렇게 발전한 나라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우리는 인적 자산을 중요시해 왔으며, 위기 때마다 국민들이 응집하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국가 발전을 이루겠다는 리더십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하였다. 그 결과 이제는 외국으로부터 부러움과 배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나라로 바뀐 것은 우리 모두의 커다란 업적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의 주력산업이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업의 수익성도 크게 약해져서 이자도 제대로 못 갚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산업은 아직 정착되지 않다 보니 일자리에 대한 근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발전과정에서 나타난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이고,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은 더 저하되고 국가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하는 계층이 늘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이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어 국가의 미래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하나의 현상을 놓고 상반된 해결 방안이 제시됨에 따라 신속한 타협이 어려워져 사회적으로도 큰 비용이 발생한다. 마치 임진왜란 직전 일본에 다녀온 사신들이 각기 상반된 보고를 하여 혼선을 빚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최근의 급격한 환경의 변화는 과거와는 질적으로 크게 다른 것 같다. 정보기술(IT)이 다른 산업을 지원하던 차원을 넘어섰다. 이제는 IT업체가 다른 산업의 제품인 시계, 자동차, 결제지불수단을 직접 만들겠다고 하니 기업 간 경쟁의 양상이 과거처럼 산업 내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산업 간의 경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어 대응 전략도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국의 주요 2개국(G2) 부상 등 세계적인 환경변화 요인이 커지는 상황에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생존을 위해서도 이러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과정에서 정립하였던 시스템들을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재편하여야 함은 물론 소외된 계층의 불만을 보듬어 나가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미래를 향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은 사실 쉽지 않다. 사공은 많지만, 배가 산으로 가지 않고 순항하도록 하는 어려운 일인 것이다. 집단이나 계층 간의 이해관계가 과거보다는 훨씬 더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어 공동의 미래를 같이 설계하도록 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우리 사회에 절실하다.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가는 통합과 배려의 리더십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리더십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이루어질 것이다. 진정한 리더십에는 남을 이끄는 역할뿐만 아니라, 대의를 위하여 리더를 존경하고 겸허히 협력해나가는 팔로십의 자세도 포함된다. 우리의 과거 경제발전도 사실 무일푼에서 어렵지만 서로 힘을 합쳐 극복해 나가는 열린 마음의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이룩한 성과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그때보다 나쁠 수는 없다. 통합과 배려의 리더십이 잘 구현되어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하느님이 보우하는’ 나라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알 듯 말 듯 ‘애돌애돌’ 했던… 최고령 소설가의 작품 다시 읽기

    알 듯 말 듯 ‘애돌애돌’ 했던… 최고령 소설가의 작품 다시 읽기

    현존 소설가 중 최고령인 최일남(83) 작가의 작품 속 어휘를 정리한 ‘최일남 소설어 사전’(조율)이 나왔다. 여러 작가의 소설어 사전을 내며 소설 속 우리말의 외연을 넓혀 온 문학평론가 민충환(70) 전 부천대 교수가 엮었다. 민 전 교수는 “언젠가 ‘문학 작품 속 난해한 어휘의 뜻을 필자에게 직접 물어 확인, 정리해 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 책은 내가 작업한 것이 아니라 최 작가의 증언을 직접 채록한 기록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기 부천시 중동역 인근 고서점에서 최 작가의 단편집 ‘누님의 겨울’을 발견했다. 예전에 감명 깊게 읽은 그 책이 여느 책과 섞여 허드레 취급을 받는 게 마치 자신이 모욕받는 것 같았다고 한다. 최 작가에 대한 연민의 정이 솟아 지난해 한 해 동안 그의 소설 166편을 모두 찾아 읽었다. 작품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간혹 흰쌀에 뉘 섞이듯 뜻을 알 수 없는 말들이 독서에 적잖은 장애가 됐다. 민 전 교수는 “사전에 나오지 않는 말들의 뜻을 알기 위해 부득불 작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며 “내 물음에 금실로 한 땀 한 땀 뜬 듯한 작가의 정성 어린 답변이 혼자만 보고 우물쩍하기에는 너무 귀한 것이라 여겨져 책을 엮게 됐다”고 말했다. 책에는 구수한 방언, 일부 지역에서만 쓰는 지역어, 속담, 관용구 등 최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어휘의 뜻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고 3200여개의 예문도 달려 있다. 쑤싯돈(매우 적은 돈), 콩알콩알하다(불만을 자주 입 밖에 내다), 빗감도 앓는다(얼씬도 하지 않는다), 애돌애돌(매우 속상한 모양을 이르는 말), 되민증(시골 사람을 이르는 말), 다모토리(소주를 큰 잔으로 마시는 일 또는 그 술을 파는 선술집) 등 민 전 교수의 말처럼 작가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어휘도 수두룩하다. 최 작가도 어휘 뜻풀이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 손으로 쓴 글자의 맞춤한 해석이 녹록하지 않았다. 내 고장 특유의 방언과 말끝마다 곁들이기 쉬운 속담이나 관용어가 이렇게도 많고 꽤 까다로울까 싶었다. 평생토록 끼고 산, 먼지 낀 내 언어의 재고 관리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고 회고했다. 민 전 교수는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었을 때 작품에 나오는 ‘콩을 심으며 가다’가 무슨 뜻인지 몰라 매우 곤혹스러웠다고 했다. 이곳저곳에 자문한 끝에 ‘다리를 절름거리며 걸어가다’라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된 뒤 작품 속 난해한 어휘는 작가 생존 시 규명해 놔야 한다는 자각이 들었다. 그 후 이문구, 송기숙, 박완서, 오영수 등 작가들의 소설어 사전을 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영하 20도에서 살아남는 독종… 깔끔이에겐 ‘쩔쩔’

    영하 20도에서 살아남는 독종… 깔끔이에겐 ‘쩔쩔’

    식중독은 여름철에 자주 걸리는 단골 질병 가운데 하나이지만 음식을 밖에 내놔도 잘 상하지 않는 겨울에도 걸릴 수 있어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겨울철 식중독 환자 수는 연간 평균 900여명으로, 이 가운데 55%(496명)가 노로바이러스에 노출돼 식중독을 앓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0~2014년에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연간 평균 40건씩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50%가 겨울철(12~2월)에 집중됐다. 흔히 겨울철에는 기온이 내려가 바이러스가 살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생존력이 강해 저온에서도 산다. 심지어 영하 2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오래 생존하고 단 10개의 입자로도 감염될 수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어느 때나 식중독을 일으키지만 추운 날씨로 실내 활동이 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겨울철 사람 간 감염으로 쉽게 발생한다. 환자의 침, 오염된 손을 직접 접촉하거나 화장실 문 손잡이, 세면대 수도꼭지, 변기 손잡이, 식기 등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환자의 구토물이나 분변 1g에는 1억개 정도의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구토물이나 분변에서 비말(분비물)이 형성되고 이것이 다른 사람의 손에 묻어 입으로 들어가면 1~2일 잠복기 후 발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몸 밖에서 성장할 수 있는 세균이나 기생충과 달리 장내에서만 증식하기 때문에 식재료가 변질해 생길 수 있는 세균성 식중독과는 전혀 다르다. 드물게는 구토하는 사람에게서 나온 바이러스 입자가 에어로졸(액체입자) 형태로 대규모 감염을 일으킨 적도 있다. 한 번 환자가 발생하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빠르게 옮길 수 있는 ‘2차 감염’이 가능한 감염병이다. 노로바이러스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혈액형이 따로 있다는 보고도 있다. 노로바이러스가 혈액형을 결정하는 항원을 감염의 수용체로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인데, 특히 B형이 노로바이러스에 아주 강하다고 한다. 다행인 점은 높은 감염력에도 감염으로 인한 증세나 후유증이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숙 경희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24~48시간 후에 심한 설사, 복통, 구토가 생기지만 건강한 성인은 이런 증세가 매우 미미하고 하루 이틀 내 자연적으로 낫는다”고 말했다. 윤경림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증상이 심하면 소아의 몸속 전해질이 균형을 잃어 경기를 일으키기도 하고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빠르게 돌연변이를 일으켜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예방할 수 없는 병은 아니다. 여느 바이러스 질환이 그렇듯 개인위생 관리가 필수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해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깨끗이 손을 씻어야 한다. 열에 강해 음식을 조리할 때는 중심부 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익혀야 한다. 주변에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면 가정용 염소 소독제를 40배 희석해 화장실, 변기, 문 손잡이 등을 소독해야 한다. 조리 기구는 물론 조리대와 개수대도 열탕 또는 염소 소독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증상이 사라지고 나서도 사흘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조리한 음식을 먹으면 음식물이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돼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환자는 치유되더라도 사흘간 음식을 조리해선 안 된다. 환자를 간호한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으려면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일반적인 세균성 식중독보다 치료하기가 쉽다. 스포츠음료나 이온음료로 부족한 수분을 공급하고 탈수를 막는 보존적 치료가 이뤄진다. 단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피하는 게 좋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고 지사제를 복용해선 안 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뱀의 ‘다리’가 없는 이유, 9000만년 전 화석서 찾았다

    뱀의 ‘다리’가 없는 이유, 9000만년 전 화석서 찾았다

    ‘뱀의 발’을 뜻하는 ‘사족’(蛇足)은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의미한다. 쓸모없는 것의 대명사가 된 뱀의 발(혹은 다리)은 언제, 어떻게 사라지게 된 것일까? 미국 자연사박물관과 영국 에딘버러대학 공동 연구진은 9000만 년 전 지구에 생존했던 파충류 디닐라이시아 파타고니카(Dinilysia Patagonica)의 화석을 연구한 결과, 뱀의 다리가 사라지게 된 ‘미스터리’를 풀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뱀이 바다에서 서식하는데에 있어 다리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진이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백악기 시대의 디닐라이시아 파타고니카의 화석을 연구한 결과, 뱀은 땅굴 안에서 서식하고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다리가 퇴화하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길이가 약 2m였던 이 고대 뱀의 화석을 CT스캐닝한 이를 데이터를 이용해 3D 가상모델을 제작해 현생 도마뱀이나 파충류 등의 내이(內耳)기관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이 고대 멸종뱀의 내이 기관(내이강)은 육지에서 땅굴을 파고 생활하는 동물들의 전형적인 내이기관과 매우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특히 이 고대 멸종뱀의 내이기관은 저주파 진동을 느끼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현생 뱀들은 이러한 저주파 진동 감지능력을 이용해 먹이를 탐지한다. 땅굴을 파고 여기에서 생활하거나 사냥하는 다른 동물들 역시 저주파 진동 감지능력이 비교적 뛰어나다. 연구를 이끈 에딘버러대학 연구진은 ‘뱀이 어떻게 다리를 ’잃게‘ 됐는지는 오랫동안 과학자들 사이에서 미스터리에 속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뱀이 바다가 아닌 땅굴을 파서 생활하는 습성을 택함으로서 다리의 기능을 잃는 쪽으로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뱀의 진화과정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떠난 YS 통합정신 후세대가 이어받아야

    김영삼(YS) 전 대통령 영결식이 어제 국가장으로 엄수됐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 각계 대표, 주한 외국 대사를 포함한 해외 조문 사절까지 1만여명이 넘는 조문객이 참석했다. YS의 운구는 광화문과 세종로를 지나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하면서 대통령과 9선 의원으로서 이승에서의 마지막 삶의 궤적을 반추했다. 추도사를 맡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온몸으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김 전 대통령의 삶을 추모했고 국가장인 만큼 김 전 대통령의 신앙인 개신교 의식을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까지 4대 종교의식을 통해 넋을 기렸다. YS의 육신은 어제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 안장됐지만 그의 철학과 정신은 후세들의 가슴속에 오롯이 살아남았다. 그가 2년 전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남긴 ‘통합과 화합’이란 유지가 대표적이다. 첫 국가장으로 거행된 YS 장례식의 장례위원회도 지역과 이념을 초월한 ‘통합형 장례위원회’였다. 장례위원 2222명의 명단에는 YS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는 물론 YS가 감옥에 보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총망라돼 있다. 분열과 갈등으로 찢긴 현 정치권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통합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인의 뜻을 되새겨 새로운 화합의 시대를 여는 것이 남아 있는 우리의 책임이다. 이를 위해서는 30여 년 동안 한국 정치를 지배했던 ‘양김(兩)시대’의 종언 이후 지역주의와 계파주의로 대표되는 후진적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급하다. 정치권은 새로운 시대에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갈등을 조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국가·정치 시스템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하고 이를 국민의 지지 속에서 실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기다. 대한민국은 지금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기 침체가 가중되면서 중산층들이 무너지고 있고 서민층의 생활고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고질적인 지역주의는 물론 첨예한 이념 대립의 악순환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국가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들은 여야를 떠나 국력을 총결집해도 해결하기에 벅찬 과제들이다. 당장 19대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비롯해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은 물론 내년도 국가예산 심의 등 현안들이 쌓여 있다. 지역과 이념의 대립으로 정치 자체가 갈등과 반목의 온상이 된 지 오래다. YS의 유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각성과 쇄신이 전제가 돼야 한다. 여야는 우선 경쟁적 협력 관계와 대화와 타협, 그리고 정책 경쟁이 가능한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힘으로 상대방을 밀어붙여 굴복시키는 ‘패권의 정치’가 아니라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상생의 정치가 절실하다. 화합과 통합은 국민적 염원이자 시대적 요구다. 동서의 지역 갈등과 좌우 이념의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고 상생과 공존의 길을 여는 길이기도 하다. 동과 서, 좌우를 아우르는 사회 통합과,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것이 고인이 남긴 뜻이자 우리 세대가 해결해야 할 시대적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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