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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1700년대 미라 몸속에서 발견된 ‘대장암 유전자’

    (연구)1700년대 미라 몸속에서 발견된 ‘대장암 유전자’

    현대인의 가장 무서운 적 중 하나로 꼽히는 암은 현대인들의 잘못되고 불규칙한 생활 습관 및 식습관에서 기인한다는 관념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암은 이미 수 백 년 전에도 존재했으며, 때문에 암의 발병 원인을 현대인의 잘못된 습관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5년 헝가리에서 발견된 미라 265구를 연구해 온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은 이들 미라가 대부분 1731~1838년에 생존했던 중산층 사람들 또는 성직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낮은 습도와 온도 등의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이들 미라 중 보존상태가 양호한 미라 20구에서 조직샘플 51개를 채취해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들 미라 중 한구에서 대장암 발생 초기에 관여하는 중요한 유전자인 ‘APC 유전자’ 돌연변이 형태를 발견했다. 이것은 대장암 등 일부 암이 현대에 들어와 발생한 신생 질병이 아니며, 유전적 특징에 따라 발병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대장암을 포함한 일부 암이 현대인의 불량한 식습관이나 신체활동 부족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현대의 학설을 뒤집는 결과이기도 하다. 연구를 이끈 텔아비브대학의 리나 로신-아베스펠드 박사는 “대장암은 근대에 들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암 질병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과거에도 대장암과 깊은 관련이 있는 유전자가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했으며, 그 결과 APC 돌연변이 유전자 다양한 변형 유전자를 찾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근대 이전의 시대에도 유전적 성향으로 인한 암이 이미 존재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만 단 한구의 미라에서만 이러한 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표본 조사를 더욱 확대해 추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촬영 중 총 맞는 시리아 카메라 기자

    촬영 중 총 맞는 시리아 카메라 기자

    TV 촬영 중 등에 총 맞는 시리아 카메라 기자의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시리아에서 뉴스 촬영 중인 카메라 기자가 등에 총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군복 차림으로 위장한 여성 리포터가 군복 입은 시리아 군인과 인터뷰 중이다. 잠시 후, 총성과 함께 뒤쪽에서 인터뷰를 촬영 중이던 카메라 기자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카메라 기자 허리에 총격을 받은 것이다. 카메라 기자가 든 카메라가 땅바닥에 곤두박질치고 총성이 계속 이어진다. 그와 함께 내동댕이쳐진 카메라에 총에 맞은 카메라 기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된다. 한 군인이 포복으로 기어와 총격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그를 끌고 간다. 땅바닥에는 허리 총상에서 나온 흥건한 피가 그의 몸을 따라 흔적을 남긴 모습과 건물 구석으로 자리를 피한 카메라 기자의 모습이 보인다. 한편 총상을 입은 카메라 기자의 부상 정도와 생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영상= ViralHIT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뱀은 내 친구!’ 킹코브라 애완견처럼 다루는 12살 소년 ☞ 재력 앞에 180도 태도 뒤바뀌는 여성…‘씁쓸한 실험’
  • 해고 위기 4인방이 헤비메탈 배운 사정은…

    해고 위기 4인방이 헤비메탈 배운 사정은…

    연극 ‘헤비메탈 걸스’(오른쪽)가 김수로 프로젝트 16탄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한층 더 강력한 웃음과 탄탄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회사의 정리해고 대상에 오른 30·40대 여직원 4명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해고 위기에 직면한 이들 여직원은 한 달 뒤 새로 부임하는 사장이 헤비메탈 ‘광팬’이라는 정보를 입수한다. 워크숍 장기자랑 때 신임 사장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작정 헤비메탈 학원을 찾아간다. 전직 헤비메탈 밴드 출신의 괴팍한 두 남자에게 헤비메탈을 한 달 단기속성으로 배우게 되면서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다. 김수로 프로듀서는 “연극이 주는 따뜻한 메시지에 반했다”면서 “김수로 프로젝트 시리즈로 무대에 올리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김수로는 작품에도 직접 출연한다. 배우 박준규·채동현과 함께 헤비메탈 학원을 운영하면서 알코올 중독에 빠져 사는 전직 헤비메탈 밴드의 드러머 ‘승범’ (왼쪽)역을 열연한다. 극작가 겸 연출가 최원종은 “자유로움의 상징인 헤비메탈 음악과 정형화된 틀 속에서 생활해야 하는 회사원들의 일상이 대비되면서 발생하는 강렬한 코믹 요소와 포복절도할 상황들은 이 시대의 동시대적인 웃음인 동시에 현대인들의 자화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2013·2014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2013년 초연 당시 현대 소시민들이 직장 생활에서 겪는 애환을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헤비메탈 음악을 통해 직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음달 15일부터 6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쁘띠첼씨어터, 4만 4000~5만 5000원. 1588-1555.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20m ‘고래 보트’로 대서양 횡단”…한 퇴역군인의 꿈

    “20m ‘고래 보트’로 대서양 횡단”…한 퇴역군인의 꿈

    직접 설계한 고래 형태의 선박을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겠다는 한 퇴역 군인의 야심찬 계획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8일(현지시간) 특수부대 출신으로 수많은 도전을 통해 신기록을 세워 온 영국 남성 톰 맥클린(73)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맥클린은 고래 모양의 선박 ‘모비’(Moby)를 건조하기 시작했다. 길이 20m, 무게 62t, 승무정원 10명의 이 선박을 건조하는 데에는 총 10만 파운드(1억 7200만 원)가 투자됐으며, 세부 건조 과정은 맥클린이 모두 직접 감독했다. 모비 호는 3년 전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서 단기간의 첫 항해를 마쳤다. 그 뒤로 지금까지 묵묵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이 선박은 곧 대대적인 개조 과정을 거친 후 북대서양 횡단 항해에 나설 예정이다. 맥클린은 소음과 냄새가 심했던 기존의 디젤 모터를 전기 모터로 바꾸고 함교, 휴게실, 침실 등의 내부 설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적지 않은 나이인 맥클린이 이러한 모험에 나서는 것은 식을 줄 모르는 도전정신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연명을 위해 돈을 버는 생활 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해나갈 때 살아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맥클린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각박한 상황 속에서 겨우 5살의 나이에 고아원에 버려졌다. 그곳에서 모진 구타와 학대를 당하면서 독립심과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배웠다고 그는 말한다. 이후 17세가 됐을 때 영 육군 공수여단(Parachute Regiment)에 입대했으며, 보르네오, 아덴, 말라야 등지에서 6년간 복무한 뒤 105명 중 3명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공수특전단(SAS)에 선발됐다. 그는 “내 인생의 모든 사건은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과정 같았다. 고아원 생활은 육군 생활을 위한 발판이 됐고, 육군 생활의 경험을 통해 SAS에 복무할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토록 파란만장한 과거를 통해 강인한 정신을 갖추게 된 그는 20대 후반부터 이미 여러 가지 도전에 성공해왔다. 그는 1인 조정 분야에서 몇 가지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대서양을 요트로 횡단하는 업적을 이루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청소년 대상 비영리 국제 아웃도어 교육단체인 ‘아웃도어 바운드’(outward bound) 산하 교육센터 하나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도 이번 모험은 이전에 없던 기념비적 도전이 될 전망이다. 맥클린은 “지금까지 해봤던 모든 일과 다른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며 “환영 인파 속에서 항해를 마칠 수 있다면 멋진 은퇴식이자 최고의 업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삼성생명 ‘장기 간병+사망 보장’ 통합유니버설LTC종신보험 출시

    삼성생명 ‘장기 간병+사망 보장’ 통합유니버설LTC종신보험 출시

    삼성생명은 고령화 시대에 맞춰 장기 간병과 사망을 동시에 보장하는 ‘통합유니버설LTC종신보험’을 내놨다. 치매, 중풍 등으로 장기요양 상태가 되면 간병자금으로 일시금과 연금을 주고 사망 시 추가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장기요양 판정 이전에 사망하면 1억원을 지급한다. 장기요양 1, 2등급으로 판정 시에는 진단보험금으로 일시금 9000만원을 바로 내준다. 1, 2등급 판정 5년 이후 생존 시 해마다 1000만원씩 최대 5년간 연금을 지급한다. 장기요양 판정 이후에 사망했을 경우에는 추가로 1000만원을 준다. 가입 연령은 15세부터 60세까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종인 “바보 같은 룰로는…” 문재인표 공천혁신안 대수술 시사

    김종인 “바보 같은 룰로는…” 문재인표 공천혁신안 대수술 시사

    “정치적 판단 못하는 항목 많아” 오늘 당무위서 당규 개정 논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8일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만들어진 공천혁신안에 대한 수술을 시사했다. 비례대표 홍의락 의원 등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자 구제 논란에서 촉발됐지만 이면에는 당 대표의 재량권이 없다시피 한 ‘시스템 공천’ 룰을 손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현역들의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문재인표 혁신안’을 무력화할 경우 구주류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김 대표가 수위 조절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대표 측은 29일 당무위에서 현 지도부의 공천 권한 확대에 필요한 당규 개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 1개월 기자회견에서 “당무위에서 어떻게 결론 날지 모르겠지만 지금 혁신안은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항목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또한 “만들 때는 아무 말 안 하다가 이런 사태가 터지니까 왜 재량으로 정무적 판단을 못 하느냐고 하는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금처럼 바보 같은 룰(공천혁신안)로는 해 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비대위원장을 맡겼으면 비상하게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의원들의 총선 경쟁력을 가늠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끝냈다. 공관위는 조사 결과를 봉인해 놓고 29일부터 현역 의원 공천 면접을 본 뒤 이르면 주말(3월 5~6일)쯤 3선 이상 중진(24명) 중 50%, 초·재선(71명)의 30%에 대해 가부 투표로 배제 대상을 추릴 예정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경쟁력 평가는 여론조사와 의정 활동 및 지역 실사 자료를 종합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는 당초 공관위원 가부 투표로 부적격자를 거른 뒤 ‘생존자’만 공천 면접을 할 계획이었지만 일단 전체를 대상으로 면접을 치른 뒤 심사 결과를 발표할 때 2차 컷오프 명단도 밝히는 것으로 변경했다. 최소 10여명에서 최대 30여명에 이를 공천 배제 대상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4전5기’ 끝에 오스카 거머쥔 리오나도 디캐프리오

    리오나도 디캐프리오가 20여 년에 걸친 오스카 도전사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아들을 죽이고 부상한 자신마저 버린 동료에게 복수하고자 혹독한 대자연에서 처절한 생존 의지를 표현한 그가 29일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의 수상은 아카데미상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주요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면서 ‘당연한 일’이 돼 버렸다. 시카고 비평가협회상,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등 상이라는 상은 모조리 가져가 아카데미상을 받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디캐프리오는 그동안 조연과 주연으로 아카데미상 후보로 4차례 이름을 올렸으나 번번이 수상에 실패했다. 그만큼 수상에 실패한 배우는 적지 않지만 워낙 스타 배우이다 보니 그를 두고 ‘오스카 징크스’라는 말이 돌았고, 심지어 ‘레오의 레드 카펫 광란’(Leo‘s Red Carpet Rampage)이라는 게임까지 나왔다. 오스카와의 질긴 악연은 1994년에 시작된다. 디캐프리오는 ’길버트 그레이프‘(1993)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어니‘ 역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당시 만 19세의 풋풋한 외모에 순진무구한 지적장애아 연기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으나 수상의 영광은 ’도망자‘(1993)의 토미 리 존스에게 돌아갔다. ’바스켓볼 다이어리‘(1995), ’로미오와 줄리엣‘(1996) 등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디캐프리오는 ’타이타닉‘(1997)에서 또 한번 굴욕을 맛봤다. ’타이타닉‘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14개 부문이라는 역대 최다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나 정작 주연을 맡은 디캐프리오는 후보로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타이타닉‘에서 그는 “내가 세상의 왕이다”(I’m the King of the World!)라고 외쳤으나 공염불에 그친 셈이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두번째로 작업한 ‘에비에이터’(2004)로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그는 두번째로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으나 ‘레이’의 제이미 폭스에 가로막혔다. 그의 세번째 도전은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였다. 다이아몬드를 밀수출하는 용병 출신의 대니 아처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으나 ‘라스트 킹’(2006)의 포레스트 휘태커에 밀렸다.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을 연기한 포레스트 휘태커는 당시 골든글러브, 미국배우조합상뿐 아니라 각종 비평가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최근의 실패는 다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함께 작업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였다. 당시 골든글로브는 드라마 부문에서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에게, 뮤지컬·코미디에서는 디캐프리오에게 상을 주었으나 아카데미상은 몸무게를 21㎏이나 줄이며 호연을 펼친 매튜 맥커너히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수상으로 오스카와의 질긴 악연을 청산했으나 그가 ‘레버넌트’에서 보여 준 연기가 ‘남우주연상감’이냐는 논란의 소지가 있어 개운치 않은 측면이 있다. 영화에서 영하 30도의 한겨울에 벌거벗거나 들소의 생간을 씹는 등 투혼을 불살랐으나 ‘고생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언정 아카데미 수상에 실패한 전작들에서 보여준 것 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당진 “철탑 공화국에 또?… 안 된다” vs 한전 “국가 기간산업”

    [이슈&이슈] 당진 “철탑 공화국에 또?… 안 된다” vs 한전 “국가 기간산업”

    “변환소 건축허가는 재량권이 인정되지 않는 기속행위다. 또 변환소와 철탑은 별개의 문제다.”(한전) “별개가 아니다. 변환소가 들어서면 철탑이 세워진다. 공익성을 침해하는 사업은 거부할 재량권이 있다.”(충남 당진시) 당진시가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반려하자 이에 반발한 한전이 행정소송을 냈고 그 1차 변론이 진행된 지난달 21일 대전지법에서 양쪽은 이렇게 팽팽히 맞섰다. 당진지역 송전탑 설치 문제가 ‘제2의 밀양사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둘의 갈등은 한전이 2018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제출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당진시가 지난해 8월 반려하면서 본격화됐다. 전압을 낮추는 것이 변전소라면 변환소는 전기손실과 고장 방지 등을 위해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시설이다. 북당진변환소는 송악읍 부곡리에 들어선다. 시의 건축허가 반려는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한전은 북당진변환소 건설과 함께 당진화력발전소에서 변환소까지 철탑 27㎞를 신설한다. 송악읍, 송산·석문면 등 3개 읍·면을 거치면서 철탑 80여개가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산만을 거쳐 경기 평택까지 가는 송전선로로 기존에 깔려 있는 당진화력~신안성변전소 송전선의 고장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최진호 한전 중부건설처 차장은 “경남 밀양은 시의 허가가 난 상태에서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막혔는데 당진은 자치단체의 허가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이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반려 취소 행정소송과 함께 김홍장 시장 등 당진시 공직자 5명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송전철탑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8일 시에 따르면 변환소 건축허가를 반려할 수밖에 없는 지역 현실을 법원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 충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력발전소가 몰려 있고, 당진이 그 중심에 있다. 당진화력 9, 10호가 시험가동에 들어가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전기생산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당진화력 외에도 현대그린파워, GS복합화력 등 발전 시설이 널려 있다. 이런 탓에 15개 노선에 모두 189㎞의 송전선로와 526개의 철탑이 군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시민들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전기를 제공하려고 당진이 ‘철탑 공화국’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철탑이 지나는 마을에서 예전에 없던 문제들이 터졌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석문면 교로2리는 1999년 철탑이 세워진 뒤 선로 300m 이내 주민 13명이 암으로 숨지고 11명이 투병 중이다. 정미면 사관리에서는 주민 6명이 암에 걸렸다. 74가구 170명이 사는 마을에서 철탑 200m 안에 있는 17가구에 암 발병이 집중됐다. 인접 신시리까지 합하면 42명이 암 등 중병에 걸려 숨지거나 앓고 있다. 사관리에는 거대한 철탑이 줄지어 있고 공중에 고압전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이 마을에는 1997년 신당진변전소가 들어섰고 면 전역에 전기를 보내는 철탑 107개가 세워졌다. 이원석(57) 정미면 개발위원장은 “철탑이 들어선 뒤 주민들의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면서 “바람이 불거나 날씨가 흐리면 고압전선에서 ‘우~웅’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 주민들이 소음과 함께 공포에 시달리며 산다”고 전했다. 서울대 안준복 교수팀은 1999~2003년 전국 154㎸ 및 345㎸ 송전선로 주변을 역학조사해 일반 지역보다 위암은 1.2~1.3배, 간암은 1.3~1.6배 발병률이 높았다는 결과를 2004년 안팎에 발표했다. 당진시는 경기 양주시 장흥 등에서도 암 환자 발생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당진화력~북당진변환소 철탑이 추가로 들어서면 345㎸의 전기가 더 흐른다. 재산상 피해도 적지 않다. 이원석 개발위원장은 “당진 땅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데도 송전철탑 아래 땅값은 평당 2만~3만원에도 안 팔려 고향을 떠나기도 어렵다”고 혀를 찼다. 철탑이 세워지면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로 지역 이미지가 훼손된다고 당진시는 말한다. 김 시장은 “변환소와 철탑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당진시민의 건강과 재산권 피해에 대한 적절한 조치 또한 필요하다. 지역의 생존권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면서 “시장이 시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국가 정책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진시민과 시민단체는 북당진변환소 건설 얘기가 나오던 2014년 4월 송전선로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대책위 집행위원인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당진화력에서 경기 안성까지 이미 송전선이 깔려 있고 고장에 대비해 두 가닥을 설치했는데 ‘고장’을 명분으로 신설을 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 경기지역을 통과하는 선로는 해저 및 지중화로 하고 당진만 철탑을 세우도록 한 대목은 명백한 지역차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송전선 신설이 불가피하다면 충남 구간도 지중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화력발전과 관련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유 사무국장은 “정부와 한전이 처음엔 6호기까지 짓겠다고 했는데 그 발전소가 벌써 10호기까지 왔다”며 “이번 변환소와 철탑도 당진화력 회(灰)처리장에 발전소를 더 증설하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백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충남도의회도 최근 결의안을 채택해 국회와 정부에 보냈다. 작은 힘을 보탠 것이다. 한전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변환소 등은 기존 선로가 고장 나 전기가 끊기면 수도권에 대혼란을 불러올 것에 대비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당진시가 사업계획서를 반려한 행위는 명백한 업무방해라고 한전은 주장했다. 최 차장은 “선로가 두 가닥이라고 해도 철탑 자체가 무너지면 수도권에 정전 사태가 오기 때문에 별도의 철탑이 필요하다. 감사원의 정전 대비책 요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지역 전선 지중화는 직류라 적합한 것이지 철탑을 세우는 당진과 지역차별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속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전측은 또 “전자파와 관련해서는 아직 인체 피해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귀향’ 75만 관객 돌파, 4일 만에 손익분기점 넘었다

    ‘귀향’ 75만 관객 돌파, 4일 만에 손익분기점 넘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휴먼 드라마 ‘귀향’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향’은 전날 27만 6522명 관객을 더해 누적관객 75만 6663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귀향’은 손익분기점을 무난하게 넘겼다. 이 작품은 60만 관객이 손익분기점이다. 영화 ‘파울볼’과 ‘두레 소리’ 등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이 14년 동안 시나리오를 다듬으며 공들인 영화 ‘귀향’은 7만 5000명이 넘는 국내외 시민 후원 12억원이 모여 만들어졌다. ‘귀향’은 개봉 첫날 스크린수 512개(상영횟수 3215회)로 출발했다. 이튿날 529개(2462회), 사흘째 587개(2220회), 나흘째 769(2135회)개로 늘어났다. 개봉 당시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귀향’은 네티즌과 관객들의 뜨거운 응원으로 조금씩 척박한 환경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영화 ‘귀향’은 각본과 연출, 제작을 맡은 조정래 감독이 지난 2002년 ‘나눔의 집(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시설)’ 봉사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배경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다. 오늘도 귀향은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조용히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영상=와우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조양호 한진 회장 “무사안일주의는 혁신 가로막는 장벽”

    조양호 한진 회장 “무사안일주의는 혁신 가로막는 장벽”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임원 전부를 소집한 자리에서 “무사안일주의는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면서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개선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26~27일 1박 2일 간 열린 대한항공 임원 세미나에 참석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위기의식을 가지고 모든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끌어올려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같은 위기에 직면한다 하더라도 얼마만큼 준비돼 있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임원들이 솔선수범하도록 당부했다.  조 회장은 “항공 산업이 다른 산업과 비교해 변화를 선도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발 더 앞서 그에 걸맞는 시스템의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면서 “대외 환경의 변화상에 대해 제대로 파악해 보다 빨리 미래를 예측하고, 트렌드를 따라잡아 변화를 이끌어내야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대한항공 구성원으로서 자신감 있는 도전을 하라고 언급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해 시도조차 않으려는 소극적인 자세는 이제 버려야 한다”면서 “자신감과 근성을 갖고 변화에 대한 고민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임원 세미나는 매년 초 열린다. 올해는 국내외 임원 147명이 참석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세미나에서 올해 사업계획부터 물류환경 변화, 무인기 사업 전망, 글로벌 경제전망과 대응전략, 브랜드 전략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금 협상 문제로 평행선을 달리는 대한항공과 조종사노동조합의 갈등은 더 심화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은 지난 24일 준법 투쟁에 나선 조종사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여부를 놓고 찬반투표에 부친 노조가 절차상 위법을 저질렀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또 조종사 노조원들에게 회사 비방 스티커를 가방에 부착하도록 한 노조위원장과 집행부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도 제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울광장] 물갈이쇼는 답이 아니다/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물갈이쇼는 답이 아니다/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물갈이, 가슴 뛰게 하는 말이다. 선거의 계절이 닥치면 어김없이 ‘혁신’과 ‘개혁’을 앞세운 이 ‘물갈이’가 여의도를 달군다. ‘피바람’과 ‘학살’이란 말이 짬 없이 따라붙건만 그런 피비린내의 기억까지 되짚어 가며 기분을 잡칠 까닭이 장삼이사(張三李四)에겐 없다. 하는 것 없는, 아니 차라리 없어야 좋을 국회의원 X들 하나라도 더 갈아치워야 지난 4년의 울분이 조금이라도 풀릴 처지가 유권자들이다. 넉 달 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자기 지역 국회의원 교체를 원했다. 29%는 바뀌든 말든 관심을 끊었다. 정당 집단의 생존 본능이 이런 표심을 지나칠 리 없다. 새누리당에선 ‘대표도 공천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말까지 나왔고,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 11명을 이미 탈락시켰다. 3선 이상은 절반까지도 날릴 태세다. 뭐 놀랄 일도 아니다. 늘 그래 왔다. 4년 전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 10명 중 4명꼴로 공천장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국회 의석을 절반 넘게 가져갔다. 두 달 전만 해도 야당의 독자 개헌을 막게 120석만이라도 달라고 했던 당이다. 16대(2000년) 31.0%에서부터 17대 36.4%, 18대 38.5%, 19대 41.7%…. 4년마다 매번 물갈이율, 현역 탈락률이 늘었다. 지금의 더민주는 같은 기간 5명 중 1명 이상 현역들을 날렸다. 새누리당에 못 미쳤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몰아친 17대 총선을 빼곤 매번 졌다. 총선에서의 승산은 정당의 ‘새피’ 수혈량과 비례한다는 수식이 가능할 듯도 싶은 물갈이사(史)다. 한데 의문은 여기서 생긴다. 바로 “그래서 뭐?”냐는 물음이다. 그래서 정치가 나아졌느냐, 살림살이가 나아졌느냐, 대체 누구를 위한 물갈이고 누구를 위한 승리냐는 것이다. 16대(40.7%), 17대(62.5%), 18대(44.5%), 19대(49.3%)에 매번 절반 가까이 또는 절반 넘게 새 인물을 갖다 넣었지만 국회는, 헌 정치는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매번 뒤로 내달려 4년마다 ‘최악의 국회’를 갈아치웠다. 결론은 자명해진다. 물갈이의 진폭이 크면 정당의 승산은 올라간다. 그러나 정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국회도 바뀌지 않는다. 정치인 물갈이는 결코 정치 물갈이가 아니다. 국민을 위한 것이라지만 그저 정당 집단, 더 좁게는 그 안의 계파, 더 좁게는 그 계파 안의 수장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공천 방식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갈등은 삼척동자가 다 알다시피 4월 총선을 넘어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당내 지형을 구축하려는 친박계와 비박계의 세 싸움이다. 영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앞세운 더민주의 공천 작업은 친노 수장 문재인 전 대표의 차도지계(借刀之計)일 따름이다. 대표직을 내놓고 임시휴업에 들어간 그로서는 공천 과정에서 손에 피를 안 묻혀 좋고, 계파 갈등과 야권 분열로 어느 때보다 전망이 어두운 총선 결과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 상황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물갈이쇼의 2막을 맡게 될 영입 인사, ‘새피’들은 또 어떤가. 정치의 ‘정’ 자도 생각해 보지 않다가 당 대표의 황감한 요청에 감복해 총선판에 뛰어든 ‘어쩌다 정치인’이거나, 금배지를 못 달아 방송과 SNS를 누비며 이름 팔기에 여념이 없었던 정치 엔터테이너의 처지로 대체 무슨 정치를, 누구를 위해 하겠다는 것인가. 그들에게 묻는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정치인이 되겠다는 것인가. 장황한 정치 입문의 변을 늘어놓고는 결국 충성스런 계파원으로 전락한 무릇 ‘선배’들과는 뭐가 다르다 말할 텐가. 당 지도부나 유력 실세와 이런저런 연을 갖고 있지 않은 인사가 있다면, 계파정치에 기꺼이 참여할 준비를 마친 인사가 아니라면 기자에게 연락주기 바란다.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 자격 없는 금배지는 걸러 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 나라 정치를 복원할 전부일 수는 없다. 꼬리를 자르고 도망쳐 목숨을 부지하는 도마뱀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면 오히려 정치 복원의 독일 뿐이다. 잘라 낸 꼬리 앞에서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데 그친다면 이제껏 그랬듯 그 손으로 앞으로 4년 내내 여의도를 향해 손가락질만 하고 말 것이다. 필리버스터 기록 경신으로 정치 부재의 현실을 거듭 증명하는 국회의 모습은 결국 우리 유권자 모두의 자화상이다. 차라리 눈을 감자. 그리고 지난 4년의 기억을 붙들고 투표하자. 그래야 지금의 반짝세일에 현혹되지 않는다. jade@seoul.co.kr
  • (연구)200년 전 미라 몸속 ‘대장암 유전자’ 발견

    (연구)200년 전 미라 몸속 ‘대장암 유전자’ 발견

    현대인의 가장 무서운 적 중 하나로 꼽히는 암은 현대인들의 잘못되고 불규칙한 생활 습관 및 식습관에서 기인한다는 관념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암은 이미 수 백 년 전에도 존재했으며, 때문에 암의 발병 원인을 현대인의 잘못된 습관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5년 헝가리에서 발견된 미라 265구를 연구해 온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은 이들 미라가 대부분 1731~1838년에 생존했던 중산층 사람들 또는 성직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낮은 습도와 온도 등의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이들 미라 중 보존상태가 양호한 미라 20구에서 조직샘플 51개를 채취해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들 미라 중 한구에서 대장암 발생 초기에 관여하는 중요한 유전자인 ‘APC 유전자’ 돌연변이 형태를 발견했다. 이것은 대장암 등 일부 암이 현대에 들어와 발생한 신생 질병이 아니며, 유전적 특징에 따라 발병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대장암을 포함한 일부 암이 현대인의 불량한 식습관이나 신체활동 부족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현대의 학설을 뒤집는 결과이기도 하다. 연구를 이끈 텔아비브대학의 리나 로신-아베스펠드 박사는 “대장암은 근대에 들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암 질병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과거에도 대장암과 깊은 관련이 있는 유전자가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했으며, 그 결과 APC 돌연변이 유전자 다양한 변형 유전자를 찾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근대 이전의 시대에도 유전적 성향으로 인한 암이 이미 존재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만 단 한구의 미라에서만 이러한 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표본 조사를 더욱 확대해 추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플루엔자가 인류의 생존을 계속 위협하는 이유

    인플루엔자가 인류의 생존을 계속 위협하는 이유

    감기의 원인이 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간의 면역체계로부터 ‘몸을 숨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과학자들이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발표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래 인간의 면역체계는 바이러스 침입을 감지하는 능력, 그리고 침입 사실을 신체에 경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감기바이러스는 침투 과정 중에 면역체계에 들키지 않도록 해주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것. 크리스티안 홀름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조교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속에는 침투 사실을 감춰주는 단백질이 포함돼있다”며 “이 메커니즘 때문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면역체계가 자신을 포착해 저항을 시작하기 전에 빠르게 체내에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공통적으로 포함돼있는 단백질 구조를 일반 체세포에 적용시키는 방법으로 이러한 사실을 알아냈다. 해당 단백질에 노출된 세포들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포함한 여타 바이러스들에 대한 반응 속도가 줄어들었다. 홀름 교수는 “바이러스를 보다 위험하게 만드는 이러한 요소 대해서 더 많이 알수록 치료법을 개발하기도 쉬워진다”며 이 연구가 향후 감기 및 기타 바이러스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발견은 류머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인간의 면역체계가 과다하게 작동해 신체의 정상적 세포와 조직을 공격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염증 등으로 이어진다. 홀름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체계가 만성적으로 과다하게 활동함으로 인해서 발생한다. 따라서 면역반응 억제를 통한 증상 완화도 가능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이러한 치료법의 가능성을 보다 상세히 탐구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CDC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18세기 미라서 ‘대장암 유전자’ 발견…‘癌 원인’ 찾을까?

    18세기 미라서 ‘대장암 유전자’ 발견…‘癌 원인’ 찾을까?

    현대인의 가장 무서운 적 중 하나로 꼽히는 암은 현대인들의 잘못되고 불규칙한 생활 습관 및 식습관에서 기인한다는 관념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암은 이미 수 백 년 전에도 존재했으며, 때문에 암의 발병 원인을 현대인의 잘못된 습관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5년 헝가리에서 발견된 미라 265구를 연구해 온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은 이들 미라가 대부분 1731~1838년에 생존했던 중산층 사람들 또는 성직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낮은 습도와 온도 등의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이들 미라 중 보존상태가 양호한 미라 20구에서 조직샘플 51개를 채취해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들 미라 중 한구에서 대장암 발생 초기에 관여하는 중요한 유전자인 ‘APC 유전자’ 돌연변이 형태를 발견했다. 이것은 대장암 등 일부 암이 현대에 들어와 발생한 신생 질병이 아니며, 유전적 특징에 따라 발병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대장암을 포함한 일부 암이 현대인의 불량한 식습관이나 신체활동 부족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현대의 학설을 뒤집는 결과이기도 하다. 연구를 이끈 텔아비브대학의 리나 로신-아베스펠드 박사는 “대장암은 근대에 들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암 질병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과거에도 대장암과 깊은 관련이 있는 유전자가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했으며, 그 결과 APC 돌연변이 유전자 다양한 변형 유전자를 찾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근대 이전의 시대에도 유전적 성향으로 인한 암이 이미 존재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만 단 한구의 미라에서만 이러한 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표본 조사를 더욱 확대해 추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드피플+] 다운증후군환자에게 희망을…최고령 할아버지 생일

    [월드피플+] 다운증후군환자에게 희망을…최고령 할아버지 생일

    장애인들에게 혹독했던 2차 세계대전 시기에 태어나 76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세계 최고령’ 다운증후군 환자가 최근 생일을 맞아 눈길을 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현재 생존하고 있는 최고령 다운증후군 환자’로 기네스에 정식 기록된 케니 크리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76번째 생일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인 케니 크리지는 1940년 쌍둥이 여자 형제 도로시와 함께 태어났다. 출생 당시 크리지의 건강상태는 매우 좋지 못해 의사들은 그가 사산된 것으로 오인할 정도였다. 다행히 의사들이 그가 죽지 않았음을 사실을 깨달아 크리지는 살아날 수 있었지만 이후로도 그의 생존은 험난했다. 40년대 당시 다운증후군 환자들의 기대수명은 12세에 불과했을 정도로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와 인권 존중이 부족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가까운 가족들의 사랑 덕분이다. 크리지의 조카딸 마리 쇼튼은 “현재는 다운증후군 환자들도 동일하게 대우받고 대접받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할머니께서는 삼촌을 지키기 위해 많은 희생과 노력을 하셨으며 할아버지 또한 크리지가 아이였을 때부터 그를 사랑하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크리지의 어머니 아이리스는 90대의 나이가 될 때까지 크리지를 직접 보살피며 함께 살았다. 그런 아이리스가 사망한 뒤 크리지는 조카와 함께 살다가 3년 전부터 현재 지내고 있는 요양원에 들어왔다. 요양원 직원들에 따르면 크리지는 하모니카 불기와 사탕 먹기를 좋아하며, 다른 노인들과 농담을 즐기는 등 유쾌한 생활을 하고 있다, 요양원장 앤 니콜슨은 “케니는 매일 곁에 있어도 즐겁게 해줄 사람”이라며 “그는 매너가 좋고 온화한데, 이것은 그의 부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크리지의 생일맞이 소식에 영국 다운증후군 협회 관계자는 “의학의 발달과 주변사람들의 사랑 덕분에 다운증후군 환자들의 수명이 연장된 것은 참 좋은 일”이라며 다운증후군 환자들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역대 가장 오랜 수명을 누렸던 다운증후군 환자는 미국인 버트 홀브룩이다. 그는 2012년 83세로 숨을 거뒀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데스크 시각] 모든 집 거실에 블랙박스를 설치한다면/김상연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모든 집 거실에 블랙박스를 설치한다면/김상연 정치부 차장

    몇 해 전 미국 워싱턴 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한국인 주재원의 어린 딸 A양이 미국인 친구 B양의 집에 하룻밤 놀러 갔다(sleep over).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재잘거리던 중 A양이 “어제 아빠가 엄마한테 큰소리를 치며 싸우셨다”고 했다. 그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 다음날 경찰이 A양 집에 들이닥쳤다. 알고 보니 B양의 부모가 A양의 아빠를 가정폭력 혐의로 신고한 것이다. 요즘 엽기적인 자녀 학대·살해 범죄가 잊힐 만하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 험악해졌는지 모르겠다”며 억조창생이 말세를 말한다. 이는 틀린 말이다. 세상은 갑자기 험악해진 게 아니라 늘 험악했다. 이런 사이코패스적 범죄는 태곳적부터 있었다. 지금은 매스컴이 발달해서 모든 험악함을 빠삭하게 알 수 있게 됐을 뿐이다. 사실 ‘단란한 가정’이라는 이미지는 근대가 만들어 낸 ‘신상품’이다. 가정 단위의 상품 판매를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설이다. 근대 이전에 가족은 번식과 생계를 위한 집단의 성격이 강했다. 특히 평민 이하의 가정에서 자식은 노동력이나 재산으로 간주되기 십상이었다. 기근으로 생존이 극한에 처했을 때 아이들을 잡아먹었다는 끔찍한 얘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있다. 인간의 내면엔 천사뿐만 아니라 악마도 살고 있다는 말을 하려고 이런 불편한 예를 들었다. 사이코패스적 가족 범죄는 서구 선진국에서도 일어난다. 다른 것은 범죄 예방에 대한 자세다. 미국인들에게 가정은 사랑스런 공간이면서도 루벤스의 그림 ‘유아 대학살’과 같은 장면이 펼쳐질 수 있는 곳이다. 그러니까 B양 가족과 같은 신고 정신이 발휘되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가족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이는 위선적이다. 우리 내면의 악마에는 눈을 감고 천사만 보려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낭만주의적 가족관이 가져오는 폐해가 ‘냉장고에 아들 시신 3년간 방치’ 사건 같은 것이다. 불편하더라도 감시와 법을 강화하면 범죄는 확실히 줄어든다. 폐쇄회로(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가 범죄 예방에 기여한 효과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모든 가정의 거실에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한다면 가정폭력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길게는 2년 넘게 잠자고 있는 아동학대 방지 법안들을 이제는 국회가 하루속히 통과시키길 바란다. 북핵 문제도 중요하고 선거구 획정도 시급하지만 더 급한 건 이런 법이다. 지금도 어느 한 구석에서는 거짓말 같은 범죄가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땅의 평범한 시민들은 B양 가족처럼 불철주야 의심 많은 감시자로 거듭나야 한다. 너무 삭막한 거 아니냐고? 아니다. 내면에 악마가 산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은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라는 겸허함을 갖기에 사랑이라는 핑계로 가족에게 언성을 높이거나 인생관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가족을 소유물이 아닌 인격체로 보게 되고, 그러면 가정은 더 건강해진다. 그렇게 우리가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인간형으로 변모하더라도 ‘누구나 들으면 눈물이 난다는’ 노래, 김진호의 ‘가족사진’을 듣고 울컥하는 가슴은 여전할 것이다. 우리 내면엔 악마보다 몸집이 큰 천사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퇴근길엔 이어폰으로 ‘가족사진’을 들어야겠다. carlos@seoul.co.kr
  • 야윈 백수의 왕…사자도 전쟁은 끔찍했다

    야윈 백수의 왕…사자도 전쟁은 끔찍했다

    앙상한 뼈마디를 드러내고 서서히 스러져가고 있는 동물들의 사진이 전세계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정글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는 너무 야위어서 척추가 가죽 위로 도드라져 나와있고 멸종위기에 처한 아라비아 표범들은 아예 굶어 죽었다. 사진 속 뼈 밖에 남지 않은 동물들은 근 일년째 계속되는 내전으로 척박해진 나라 예멘의 동물원에서 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굶주림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이 동물들을 위해 사육사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전세계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멘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 타이즈(Taiz)는 전쟁으로 인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고 있다. 사람들이 먹을 식량도 부족한 판에 동물들을 먹일 음식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이곳 동물원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그 수가 17명으로 줄었고 남아있는 직원들은 몇 달째 월급도 받지 못한 채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물들을 지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동물원에는 새끼 2마리를 포함해 사자 20마리, 아라비아 표범 26마리, 아라비아 사슴, 원숭이, 스라소니, 독수리 등 약 280마리의 동물들이 있다. 이중 11마리의 사자와 6마리의 표범이 죽었다. 사육사는 생존을 위해 표범이 이미 죽은 형제를 잡아 먹도록 두어야 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처음 이 동물원을 본 광경은 “지옥 같았다”고 떠올리며 “동물들에게 하루 먹이를 주면 5일은 굶어야 했다. 그들은 피를 흘렸고, 먹을 만한 것이 있으면 서로 사납게 다투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 동물원 직원들은 소셜미디어에 고통 받고 있는 동물과 함께 ‘SOS 타이즈 동물원, 동물들이 굶고 있어요’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이 사진은 전세계 누리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스웨덴 말모에 사는 한 동물애호가이자 은행직원은 온라인(generosity.com)으로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2주도 안되어 3만3000달러가 모여 동물원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고, 동물의 상처를 치료하거나 먹이를 주는 데 사용되고 있다.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엄청난 궁핍 속에 있는 상황에서 동물을 위해 돈을 모으냐는 비난에 대해 “물론 무고한 사람들이 곤란에 처해있지만 인간은 도망을 치거나 다른 대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속 동물들은 선택권이 없다”며 “동물들을 돕는 건 우리 인간들의 의무”라고 말했다. 한편 타이즈는 현재 민병대와 후티 반군이 교전 중에 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구호품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시민들을 겨냥해 폭탄을 터트리고 있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연합군은 하루에도 여러 번 후티 반군 주둔지에 폭격을 가하고 있어 시민들은 하루하루 죽음의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UN에 따르면 최소한 6000명의 사람이 전쟁으로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시민들이다.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외로울 때 머리 아프셨나요? 고독과 뇌의 관계 확인(연구)

    외로울 때 머리 아프셨나요? 고독과 뇌의 관계 확인(연구)

    MIT 등 美연구진, 셀誌에 발표 외로움과 관련한 뇌의 특정 부위가 발견됐다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MIT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등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이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외로움을 느끼는 동물 가운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위와 같은 부위를 발견했다. 인간은 진화 역사적인 측면에서 먹을 것이나 살 곳을 마련하기 위해 한 개인보다는 집단으로 협동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다. 따라서 우리 몸속에는 공동체 속에서 편안함을 찾으려 하는 본능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홀로 고립됐을 때 종종 외로움이나 고통, 비참함을 느끼게 된다. 외로움으로 표현되는 이런 감정과 관련한 뇌 부위는 뇌 뒤쪽에 있는 배측봉선핵(Dorsal Raphe Nucleus, DRN)에 있었다. 이는 등쪽솔기핵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연구진에 따르면, 집단으로 생활한 실험 쥐들은 DRN 뉴런(신경세포)이 활발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고립된 상황에 놓이게 되면 DRN 뉴런이 활성화돼 이후 사회적 접촉에 민감해졌다. 또한 고립된 다음 다시 집단에 합류시킨 쥐들에서도 해당 부위의 신경 활동은 급증했다. 즉 한 번 고립됐던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훨씬 사교성이 높아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집단에서 서열이 높은 쥐들이 고립이라는 사회적 변화에 관한 반응성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는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외로움의 영향을 더 받기 쉬울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케이 타이에 MIT 교수는 “집단 안에서의 사회적 경험이 모든 동물 개체에 똑같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쥐는 자신이 속한 사회적 환경을 좋아하지만, 그렇지 못해 매일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쥐는 사회가 그리 즐거운 것이 아니어서 소외감마저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발견은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 이번 연구에 대표저자로 참여한 질리언 매튜스 MIT 박사는 “약물 남용이 DRN 뉴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하던 중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통제군의 쥐를 일정 기간 격리한 뒤에 DRN 활동이 강화되는 것이 발견돼 추가 연구로 DRN 뉴런이 분리 반응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제 앞으로의 연구에서 DRN 뉴런이 단순히 외로움을 감지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원인이 되는지를 조사하고 DRN 뉴런의 차이가 사회성 수준에 차이를 유발하는지를 탐구할 계획이다. 타이에 교수는 “우리가 아는 한 외로움과 같은 정신적 상태는 뇌세포에서 특정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면서 “우리는 이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출발점에 도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최신호(2월11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위), MI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경포·낙산 도립공원 폐지 목소리 높다

    강원 강릉 경포·양양 낙산 도립공원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강릉시와 양양군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가 해제를 결정한 도립공원이 정부에서 폐지 결정을 미뤄 체계적인 보전과 개발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보다 못한 강릉시와 양양군은 최근 경포·낙산도립공원의 조속한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 건의서를 환경부에 보냈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경포(6.9㎢)와 낙산(8.7㎢)은 자연공원으로서의 보전가치가 현저히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전국 도립공원 평균면적(34.7㎢)의 20∼25%에 불과한 도시공원 수준”이라며 “비현실적 규제에 묶여 환경도, 발전도 챙기지 못하는 경포·낙산 공원을 이제는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포·낙산은 사유지 비율 또한 각각 70%와 48%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아 지난 30년간 재산권 침해 등 주민 불이익에 따른 민원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최근 공원 해제를 요구하는 주민 결의대회가 열리고 해안가에는 환경부 승인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잇따라 내걸리고 있다. 강릉시의회와 양양군의회에서도 지난해 말 “주민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규제 완화 차원에서 경포·낙산 도립공원을 해제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환경부 등에 발송했다. 경포·낙산도립공원은 ‘강원도 도립공원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지난해 9월 강원도 도립공원위원회에서 해제를 결정, 11월에 환경부 승인을 요청했으나 아직 결론을 보지 못하고 있다. 강릉시와 양양군 관계자는 “1979년(낙산)과 1982년(경포)에 각각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두 지역은 공원 규제로 인해 여타 지역개발 계획은 물론 환경보전 정책도 담보하기 어려워지면서 현재는 낙후와 주민 불편, 관광객 외면 등 삼중고에 갇힌 처지”라며 “낙산사와 하조대, 경포대와 경포호, 순포개호 등 보전가치가 있는 지역은 습지보호구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보호할 계획이므로 환경과 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에서 과감한 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릉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다운증후군환자에게 희망을…최고령 할아버지의 생일

    다운증후군환자에게 희망을…최고령 할아버지의 생일

    장애인들에게 혹독했던 2차 세계대전 시기에 태어나 76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세계 최고령’ 다운증후군 환자가 최근 생일을 맞아 눈길을 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현재 생존하고 있는 최고령 다운증후군 환자’로 기네스에 정식 기록된 케니 크리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76번째 생일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인 케니 크리지는 1940년 쌍둥이 여자 형제 도로시와 함께 태어났다. 출생 당시 크리지의 건강상태는 매우 좋지 못해 의사들은 그가 사산된 것으로 오인할 정도였다. 다행히 의사들이 그가 죽지 않았음을 사실을 깨달아 크리지는 살아날 수 있었지만 이후로도 그의 생존은 험난했다. 40년대 당시 다운증후군 환자들의 기대수명은 12세에 불과했을 정도로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와 인권 존중이 부족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가까운 가족들의 사랑 덕분이다. 크리지의 조카딸 마리 쇼튼은 “현재는 다운증후군 환자들도 동일하게 대우받고 대접받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할머니께서는 삼촌을 지키기 위해 많은 희생과 노력을 하셨으며 할아버지 또한 크리지가 아이였을 때부터 그를 사랑하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크리지의 어머니 아이리스는 90대의 나이가 될 때까지 크리지를 직접 보살피며 함께 살았다. 그런 아이리스가 사망한 뒤 크리지는 조카와 함께 살다가 3년 전부터 현재 지내고 있는 요양원에 들어왔다. 요양원 직원들에 따르면 크리지는 하모니카 불기와 사탕 먹기를 좋아하며, 다른 노인들과 농담을 즐기는 등 유쾌한 생활을 하고 있다, 요양원장 앤 니콜슨은 “케니는 매일 곁에 있어도 즐겁게 해줄 사람”이라며 “그는 매너가 좋고 온화한데, 이것은 그의 부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크리지의 생일맞이 소식에 영국 다운증후군 협회 관계자는 “의학의 발달과 주변사람들의 사랑 덕분에 다운증후군 환자들의 수명이 연장된 것은 참 좋은 일”이라며 다운증후군 환자들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역대 가장 오랜 수명을 누렸던 다운증후군 환자는 미국인 버트 홀브룩이다. 그는 2012년 83세로 숨을 거뒀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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