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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2g 한 뼘 ‘사랑이’ 태어난 날 엄마는 1% 희망을 놓지 않았다

    302g 한 뼘 ‘사랑이’ 태어난 날 엄마는 1% 희망을 놓지 않았다

    302g. 유난히 추웠던 지난 1월 25일 서울아산병원 신관 6층 분만실에서 태어난 ‘이사랑’(여)은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도 쉽게 잡을 수 없는 가냘픈 모습이었다. 사랑이 엄마는 인공수정으로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갑작스러운 임신중독증으로 예정보다 4개월이나 빨리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할 수밖에 없었다. 400g 미만의 초극소저체중미숙아(초미숙아)가 생존할 확률은 1%. 키 21.5㎝의 사랑이는 폐가 완전히 생성되기도 전에 태어나 소생술을 써서 가까스로 심장을 뛰게 할 수 있었다. 또 기관지에 ‘폐표면활성제’를 투여해야 겨우 숨을 몰아쉬는 등 생존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 의료진과 이인선(42)·이충구(41·남편)씨 부부는 사랑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초미숙아는 호흡기계, 신경계, 위장관계, 면역계 등 신체 모든 장기가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출생 직후부터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미숙아 동맥관 개존증, 태변 장폐색증, 괴사성 장염, 패혈증, 미숙아 망막증 등의 합병증을 경험할 위험이 높고 체중이 적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작은 주삿바늘을 사용하려 해도 바늘 길이가 사랑이의 팔뚝 길이와 비슷해 삽입이 쉽지 않았다. 몇 방울의 채혈만으로도 바로 빈혈이 생기기 때문에 채혈도 어려웠다. 가장 큰 난관은 의료장비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오로지 의료진의 노력으로 아이를 살릴 수밖에 없었다. 주치의인 정의석 신생아과 교수와 이병섭 신생아과장을 비롯해 김기수·김애란 교수 등 초미숙아 전문가가 모두 모였다. 전 세계적으로 300g 미만의 초미숙아는 생존 사례조차 없다. 그런데 사랑이가 태어난 지 1주일째 몸속의 양수가 빠지면서 체중이 295g까지 떨어졌다. 의료진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인공호흡기 치료로 생명의 끈을 붙잡으면서 체중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3개월 뒤 기적적으로 사랑이의 몸무게는 600g이 됐다. 사랑이 엄마 이씨는 미숙아 괴사성 장염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모유 수유라는 말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유를 유축했다. 몸이 불편한 아내를 대신해 남편 이씨는 매일 병원으로 모유를 가지고 와 사랑이를 응원했다. 잠을 줄여가며 돌봤던 사랑이는 100일을 넘겼고, 그제서야 부부는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할 수 있었다. 169일간의 집중 치료를 마친 사랑이의 몸무게는 지금 3㎏으로 늘었다. 12일 사랑이를 안고 병원을 나선 이인선씨는 “가족 모두 사랑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단 한순간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중환자실 의료진 모두가 사랑이의 아빠, 엄마가 돼 헌신적으로 보살펴 줬다”고 환하게 웃었다. 정 교수는 “손바닥 한 뼘도 되지 않는 사랑이를 처음 봤을 때 그 작은 아이가 가쁜 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니 그저 살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위기 상황 때마다 사랑이 스스로 극복해 내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랑이는 국내에서 보고된 초미숙아 중 가장 작은 아기로 기록됐다.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운영하는 400g 미만 초미숙아 등록 사이트에는 세계에서 26번째로 작은 아기로 등재된다. 500g 미만 초미숙아는 2014~2016년 163명이 출생했고 생존율이 점차 높아져 28%에 도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거기가 어딘데’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 셀프탐험 미션에 ‘당황’

    ‘거기가 어딘데’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 셀프탐험 미션에 ‘당황’

    ‘거기가 어딘데??’ 지진희-차태현-조세호-배정남이 제작진도, 베두인도 없이 오직 넷이서 ‘리얼 탐험’을 펼친다. 오는 13일 방송되는 간접체험 탐험예능 KBS2 ‘거기가 어딘데??’에서는 오만 아라비아 사막에서의 마지막 밤 여정이 그려진다. 지진희-차태현-조세호-배정남이 오직 탐험대끼리만 사막 횡단을 하는 ‘셀프 탐험 미션’에 도전하는 것. 이날 지진희-차태현-조세호-배정남은 제작진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고 아연실색했다. 제작진, 카메라스태프, 베두인의 동행 없이 오직 대원들끼리GPS좌표만 보고 마지막 베이스캠프를 찾아오는 미션이 있다는 것. 갑작스러운 미션의 등장에 탐험대장 지진희는 “(제작진이) 힘들어서 그런 거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고, 제작진은 멋쩍은 웃음을 터뜨려 의구심을 한층 더 자극했다. 이어 탐험대는 사막 최고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아이템’인 콜맥세트(콜라+맥주)를 보상으로 걸고 미션을 시작했다. 콜맥세트를 향한 부푼 기대도 잠시 탐험대는 광활한 사막에 단 넷 밖에 없는 상황을 체감하자마자 “우리 국제 미아 되는 거 아니야?”라며 걱정을 토로했다. 급기야 배정남은 멀어져 가는 제작진 차량을 발견하자마자 “우와 다들 차 타고 가네? 얄미운 차들!”이라고 외치며 설움을 폭발 시켰다는 후문. 한편 머지않아 미션에 적응한 탐험대는 순수하게 탐험의 묘미를 만끽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차태현과 조세호는 “우리끼리 오니까 재미있다”, “카메라 없으니까 진짜 우리끼리 놀러 온 것 같다”며 지금까지의 여정과는 다른 특별한 감회를 드러냈다고. 이에 지진희-차태현-조세호-배정남의 셀프 탐험 미션이 시청자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예상돼 본 방송을 향한 기대감이 수직 상승한다. 한편, KBS2 ‘거기가 어딘데??’는 탐험대의 유턴 없는 탐험 생존기를 그린 10부작 탐험중계방송. 오는 13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KBS2 ‘거기가 어딘데??’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좁고 어두운 동굴 속 흙탕물로 뛰어들고…동굴 소년 구조 영상 공개

    좁고 어두운 동굴 속 흙탕물로 뛰어들고…동굴 소년 구조 영상 공개

    태국 치앙라이 주 탐루엉 동굴에서 고립된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13명을 구조하는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총 5분 30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이 각국에서 발벗고 나선 잠수사들 및 구조 전문가들과 함께 컴컴하고 물이 불어 오른 좁은 동굴 통로에서 안간힘을 쓰며 구조에 나선 모습이 역력하다. 여전히 동굴 곳곳이 성인 목까지 차 오를 만큼 물이 가득했고, 물이 차오르지 않은 곳도 콸콸 물살이 제법 강하게 흐르고 있어 걷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서양 잠수사는 장비를 착용하고 헤드랜턴 불빛에만 의존한 채 검붉은 흙탕물 속으로 잠수해 들어갔다. 동굴 천장에 설치한 로프와 도르래를 이용해 생존자들을 들것에 실어 날랐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은 구간에서는 여러 구조대원들이 온전히 맨손으로 이들을 옮겨야 했다. 구조 중간중간 의료진이 생존자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장면도 눈에 띈다. 흰색 칠판에는 동굴에 투입된 국가별 구조대원 숫자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썼다 지운 흔적이 보인다. 들것에 실린 아이들은 잠을 자듯 누운 채 동굴을 빠져나왔고, 의료진의 점검을 받을 때에는 잠시 얼굴이 보이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기무사,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세월호 희생자 수장’ 제안

    기무사,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세월호 희생자 수장’ 제안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고 세월호 참사 유족을 사찰한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들을 수장하는 방안을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때 “감성적인 모습 시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사실도 확인됐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때 희생자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공개한 ‘세월호 관련 조치 동정’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4년 6월 3일 박 전 대통령 보고용으로 작성한 ‘중요 보고’에서 세월호 인양에 반대하는 ‘네티즌 여론’이 93%라며 “국민적 반대 여론 및 제반 여건을 고려해볼 때 인양 실효성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무사는 “실종자 가족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 인양 불필요 공감대(를) 확산”해야 한다면서 인양 관련 전문가의 인터뷰·언론 기고를 통해 “인양의 비현실성”을 홍보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특히 인양 비용만 최소 2000억원, 인양 기간도 6개월 이상 길어질 것이라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2014년 6월 7일에는 청와대에 ‘해상 추모공원’ 조성을 제언했다고 문건에 적었다. 기무사는 1941년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해군 전함 애리조나호 기념관을 예로 들며, 시체를 바다 또는 강에 흘려보내거나 가라앉히는 수장(水葬)은 “매장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장례의 하나”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일일 보고 문건에서는 “실종자 수색 종료 시 전원 수습 여부와 관계없이 선체는 인양하지 않는 것으로 가족들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인양 반대 여론을 확산시켜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한 인양 필요성 제기’ 차단”을 조언했다.세월호 참사 한 달쯤 뒤인 2014년 5월 14일 ‘조치 요망사항’에서 기무사는 “VIP의 사과와 위로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지율이 하락”했다면서 “감성에 호소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박 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기무사는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연설을 하면서 희생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사례로 들며 “대국민 담화 시 감성적인 모습 시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닷새 뒤인 그해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눈물을 흘리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기무사는 또 박 전 대통령에게 가족 중 유일하게 생존한 5살 어린이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이라고 건의했다. “생존자 중 유일하게 고아가 된 권모양에게 평생 장학금 지원 등 후원 시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모성애 이미지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기무사의 제안이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3명 구한 호주 의사 부친상 비보… 소년들 진정제 먹고 잠수

    13명 구한 호주 의사 부친상 비보… 소년들 진정제 먹고 잠수

    동굴 빠져나온 뒤 임종 소식 접해 1억ℓ 물 빼낸 배수펌프 고장도태국 동굴 소년들의 기적 같은 탈출을 가능케 한 ‘숨은 영웅’ 중 1명으로 꼽히는 호주 남부 출신 마취과의사 리처드 해리스가 동굴 속에서 생존자들을 돌보느라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한 사실이 11일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30년 경력의 잠수 베테랑인 그는 실종 열흘 만에 발견된 유소년 축구팀 13명이 전원 구조되기까지 자진해서 동굴로 들어가 이들을 보살폈다. 생존자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구조 계획 수립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 일간 사우스모닝헤럴드 등 외신들은 13명을 모두 탈출시킨 뒤 마지막으로 동굴을 빠져나온 해리스가 아버지 임종 소식을 전해듣고 큰 슬픔에 잠겼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태국 구조에 참여한 19명에게 ‘올해의 호주인상’을 수상해야 한다는 요청이 쇄도했다.뉴욕타임스는 구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거대한 배수시설과 동굴 안으로 물이 더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건설한 댐이다. 당국은 구조를 시작하기 전까지 1억ℓ가 넘는 물을 빼내 동굴 내 수위를 낮췄다. 수영과 잠수 경험이 전혀 없는 소년들이 가능한 한 더 긴 구간을 걸어서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실제로 전원 구조에 성공한 직후인 10일 오후 배수펌프가 갑자기 고장 나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BC방송 등은 이날 잠수 전문가 등 구조대 100여명이 동굴 안 1.5㎞ 지점에서 정리 작업을 하는 도중 메인 펌프가 고장 나 수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순식간에 차오르는 물을 피해 서로 소리치며 높은 곳으로 올랐으며 공포감이 엄습했다고 목격담을 풀어놨다. 유소년 축구팀 13명은 잠수 전 ‘공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항불안제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소년들이 마취 상태였냐’는 등의 억측에 “마취 상태에서 어떻게 나오겠냐.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돕는 진정제였다”고 부인했다. 고립된 지 16~18일 만에 생환한 소년들은 감염 우려 탓에 가족들을 직접 대면하진 못하고 있다. 첫날 구조된 4명만이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이날 알려졌다. 제싸다 촉담렁숙 공중보건부 사무차관은 “그들은 구조돼서 감사하고 기쁘다는 말을 했다. 또 집에 가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소년들은 몸무게가 1~2㎏ 빠진 것 외에는 건강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오늘의 눈] 태국 동굴 5㎞와 세월호 40m…기적 만든 건 어른들의 책임감/안동환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태국 동굴 5㎞와 세월호 40m…기적 만든 건 어른들의 책임감/안동환 국제부 기자

    명상으로 두려움 떨치게 한 코치 동료 순직에도 포기 없던 구조대 보고보다 안전 최우선한 주지사 헌신이 일군 기적은 자부심으로 부럽고 아프다, 4년 전 그날 탓에태국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 소년들과 코치 등 13명의 전원 구조에 전 세계가 아낌 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 태국 정부와 구조대는 작전명 ‘멧돼지를 집으로’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치앙라이 교민 권영진씨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태국 국민들이 “뿜짜이”(자부심)라고 외치며 환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굴 속에서 조난된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지켜냈다는 자부심일 것이다. 전원 구조라는 말이 기쁘고 감동스럽지만 우리에게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4년 전 4월 세월호 참사 당일 우리들도 그토록 듣고 싶었던 소식이 아니었던가. 칠흑 같은 5㎞ 거리의 동굴 내부나 수심 40m 시계 제로의 해저 모두 인명을 구조하기 쉽지 않은 극한 상황이다. 자력으로 숨쉴 수 있는 지상의 동굴이라고 다르지 않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깜깜한 동굴 내부 물속은 깊이조차 가늠되지 않았다. 태국 구조대원들은 흙탕물이 넘치는 최장 800m에 이르는 네 곳의 침수 구간을 뚫고 2인 1조로 잠수 경험이 전혀 없는 아이들을 구조해야 했다. 일부 구간은 폭이 60㎝도 안 돼 산소통을 벗고 빠져나왔다. 지난 6일 전직 태국 네이비실 대원 사만 푸난(37)이 구조 활동 중 산소 부족으로 순직할 정도로 현장 상황은 위태로웠다. 태국 동굴 조난과 세월호 침몰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하지만 재난에 대처하는 태도를 짚어 볼 수 있다. 인간의 숨은 본성이 위기에 맞닥뜨린 순간 나오듯 한 국가의 실력은 위기 대처 능력으로 간파된다. 무빠 팀원들과 코치는 지난달 23일 탐루엉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작스러운 폭우로 침수된 동굴 속에서 고립됐다. 이들이 동굴 내부 5㎞ 지점에서 발견된 건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이었다. 구조대가 생존을 확인하기까지 극도의 고립감과 언제 물에 잠겨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떤 11~16세 아이들에게 생의 버팀목이 된 건 25세 보조코치 에까뽄 찬따웡이었다. 코치는 소년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게 매일 명상을 가르쳤다. 아이들은 코치가 깨끗한 물을 마시도록 지도했고 남은 과자들을 양보한 채 굶주렸다고 증언했다. 에까뽄 코치는 소년들을 보살피는 데 자신의 체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소년들이 모두 구조될 때까지 동굴에 남아 마지막으로 귀환했다. 최전선에서 구조 활동을 지휘하며 모든 책임을 감당한 나롱싹 오솟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어떤가. 그는 폭우로 언제 동굴이 잠길지, 아이들의 생존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구조 책임자가 됐다. 그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열었고, 생존자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나롱싹 지사는 생존자들의 건강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한 호주인 의사 리처드 해리스가 결정한 생존자 구조 순서를 그대로 따랐다. 지난 8일 소년 4명이 처음 구출됐을 때 구조자 신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그의 판단이었다. 구조 순서를 둘러싼 혼선이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대거 몰려든 국내외 언론 앞에 구조 상황을 브리핑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언론들은 기자회견에서 그 어떤 ‘언론 플레이’도, 과장·거짓 정보도 없었다고 평가한다. 세월호의 최초 구조 신고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9분에서 52분으로 공식 추정된다. 배가 급격히 기울던 오전 9시 39분 승객들에게 퇴선 방송도 하지 않고 가장 앞서 탈출한 이들은 다름 아닌 선장과 항해사들이었다. 당시 대통령은 세월호가 40m 아래로 가라앉으며 골든타임이 거의 끝난 시점까지 연락 두절 상태였다. 대법원은 관련 형사 사건에 ‘부실 구조행위로 대량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원통해하는 유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고 설명도 하지 않는 몰염치한 태도로 일관했다. 전 세계가 ‘동굴의 기적’이라고 한다. 모든 기적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세상에서 기적이라고 칭하는 사건들의 실체는 희생과 헌신, 책임이 일궈 낸 ‘해피 엔딩’이다. 기적은 ‘운’이 아니다. 모든 책임과 노력을 다하며 만들어 내는 것이다. ipsofacto@seoul.co.kr
  • 올빼미 보금자리 강탈한 ‘못되먹은 다람쥐’

    올빼미 보금자리 강탈한 ‘못되먹은 다람쥐’

    ‘적반하장(賊反荷杖)’ 지팡이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인가 보다. 지난 5일 라이브릭, 뉴스플레어 등 여러 외신이 공개한 영상 속 다람쥐가 그 못되먹은 주인공이다. 하지만 냉혹한 자연 세계에서 종종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에, 다람쥐를 나무랄 순 없어 보인다. 소개된 영상 속엔 나무 위를 기어 올라간 다람쥐가 ‘자신의(?)’ 보금자리로 당당히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람쥐가 들어가자마자 속에 있던 진짜 주인이 얼굴을 내민다. 바로 올빼미다. 무단 침입자 다람쥐의 욕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한 공간을 함께 살 수 없는 다람쥐의 ‘생존 본능’이 곧 차후 행동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결국 보금자리 문턱까지 밀려난 올빼미는 다람쥐의 공격을 피해 멀리 날아가고 만다.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포착된 드라마틱한 영상을 공개한 남성은 “역시 자연 속의 공간 경쟁은 너무나 치열한 것 같다”고 말했다.사진 영상=AllVideoKingdom/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태국 동굴소년들 구한 ‘잠수하는 의사’, 구조 완료 직후 아버지 부고

    태국 동굴소년들 구한 ‘잠수하는 의사’, 구조 완료 직후 아버지 부고

    태국 치앙라이 주 탐루엉 동굴에 고립된 유소년 축구팀의 단원들과 코치 등 13명을 무사히 구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호주 출신의 ‘잠수하는 의사’ 리처드 해리스가 큰 슬픔에 빠졌다. 구조 작업을 완료한 직후 아버지 부고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더 오스트레일리언 등 호주 현지 언론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동굴에 남아 있던 5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고 해리스 등 구조요원들이 마지막으로 빠져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고 11일 보도했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마취과 의사로 일하는 해리스는 동굴 잠수 분야에서 30년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는 생존자들이 발견된 뒤 동굴 속을 직접 잠수해 들어가 이들 13명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구조 순위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3차 구조 작업이 최종 완료된 뒤 가장 마지막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가 일하고 있는 병원의 앤드류 피어스 원장은 “해리스에게 직접 부고를 전했다”면서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매우 큰 슬픔”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가 가족들의 사생활을 지켜주길 원했다”면서 “그가 곧 돌아오면 가족들과 함께 있을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태국 동굴소년’ 무사귀환에 전세계 축하 물결

    ‘태국 동굴소년’ 무사귀환에 전세계 축하 물결

    동굴에 갇혀있던 태국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이 17일 만에 극적으로 전원 구조되자 전 세계에서 안도와 격려의 물결이 일고 있다. 태국 구조당국은 10일(현지시간) 저녁 동굴에 남아 있던 5명의 마지막 생존자를 무사히 구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훈련을 마친 뒤 동굴에 들어갔다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된 지 17일 만이다. 이들의 구조 소식에 SNS 및 국제사회에서는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아주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모두가 자유로워졌다. 아주 잘했다”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메이 영국 총리도 구조 관계자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등 세계 각국에서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축구계에서도 축하와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간판 미드필더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월드컵 준결승전을 1-0 승리로 마치고 트위터에 “이 승리를 오늘의 영웅들에게 바친다”며 소년 12명의 얼굴 사진을 올렸다. 포그바는 “얘들아 잘했어. 너희는 정말 강해”라고 소년들을 칭찬하며 기도하는 손 모양의 이모티콘도 덧붙였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수비수 카일 워커(맨체스터 시티)는 소년들에게 유니폼을 보내고 싶다며 트위터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워커는 소년들의 구조 소식에 “놀라운 소식”이라고 기뻐하며 낡은 잉글랜드 유니폼 상의를 입은 소년의 사진과 함께 “이들에게 셔츠를 보내고 싶은데 주소를 알려주실 분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밖에 포그바의 소속팀인 맨유는 소년들과 구조에 힘쓴 이들을 다음 시즌 홈 경기장인 올드 트래퍼드에 초청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 [월드피플+] ‘안녕’ 죽음 앞둔 5살 딸과 작별 인사 나눈 부부

    [월드피플+] ‘안녕’ 죽음 앞둔 5살 딸과 작별 인사 나눈 부부

    부모의 인생에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 만큼 비통하고 절망적인 순간도 없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영국 데일리메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 외신은 뇌종양에 걸린 딸 조이 캐서린 다제트(5)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눈 부부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뉴욕주 페어포트 출신의 조이는 2년 전 7월, 산재성 내재성 뇌교종(DIPG)진단을 받았다. DIPG는 암세포가 뇌 조직에 침투해 모든 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 질환으로 현재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운동장에서 넘어져 며칠 동안 발을 절뚝거리던 딸이 일주일 후 한쪽 팔까지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엄마 케이시와 아빠 벤은 딸을 즉시 응급실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조이는 4~10세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희귀 종양에 걸렸고, 생존율이 1%미만에 불과하다는 선고가 내려졌다. 의사의 기대치보다는 오래 살았지만 결국 한 달 전부터 조이의 병세가 빠르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아빠 벤은 “지난 달 27일 이후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 조이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여러 차례 항암 치료를 받아왔지만 더 이상 효과가 없음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아빠는 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쓸쓸하지 않게 지역 사회 주민들, 가족과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그러나 조이는 결국 지난 4일 엄마와 아빠 품에 안겨 잠든채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다. 부부는 “딸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 해리포터를 보던 도중에 숨을 거뒀다. 우리는 2년 간 딸과의 이별을 준비해왔지만 결코 충분하지 않았다. 조이는 그저 모두를 환하게 밝히는 빛 같은 아이였을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나뿐인 딸 조이가 떠나고 나서 부부는 여전히 딸의 치료비를 감당하는 중이다. 그런 부부를 돕기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 펀드미’가 개설돼 지금까지 37000달러(약 4100만원) 정도의 기금이 모였다. 한편 조이의 장례식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9일 열렸다. 사진=페이스북(케이시 다제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자치광장] 거리가게 상생 위해 노력할 때다/배광환 서울시 안전총괄관

    [자치광장] 거리가게 상생 위해 노력할 때다/배광환 서울시 안전총괄관

    서울시는 그동안 거리가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단속 위주의 관리 정책은 운영자 생존권 주장 및 집단·물리적 저항으로 효율적인 관리가 어려웠고, 도로 무단 점용으로 시민들은 보행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서울시는 2013년 ‘거리가게 상생정책자문단’을 구성, 4년 6개월간 논의를 거쳐 ‘서울시 거리가게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젠 거리가게 운영자가 기본 조건에 맞게 신청하면 내년부터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거리가게 운영자는 도로점용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도로점용허가증을 교부받아야 한다. 도로 점용 허가는 1년이며, 운영자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 둘째, 설치 기준은 서울시 가로 설계·관리 매뉴얼에 따라 가로시설물 설치 영역 내에 설치해야 한다. 셋째, 도로점용허가 후 거리가게 권리나 의무를 타인에게 전매, 전대 또는 담보로 제공하거나 전가 등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 법률상 유통, 판매 금지 물품도 판매해선 안 된다. 넷째, 거리가게 운영자는 연 1회 이상 거리가게 준수 사항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다섯째, 거리가게 점용 허가에 대한 도로점용료를 납부해야 하며, 허가받은 면적을 초과해 점용한 경우엔 과태료를 부과·징수한다. 각 자치구에선 이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실정에 맞게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원활한 정착과 시행을 위해 서울시는 각 자치구와 업무 협의를 지속 추진할 것이며, ‘제2기 거리가게 상생정책자문단’도 구성해 가이드라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거리가게 시범사업 선정, 상인 교육 등도 할 계획이다. 이제 거리가게 운영자와 관리처 간 긴 숨바꼭질을 끝내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은 부족하고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분명한 건 서울시는 거리가게 운영자들의 생계권 보장과 시민들 보행 환경 개선 등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소통을 통해 나은 정책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의미처럼 더이상 갈등이 아닌 상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일본은 가장 선진적인 노점상 관리 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다. 특히 후쿠오카는 포장마차 노점이 일본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일본 최초로 포장마차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포장마차 공모제를 도입했다. 단순히 공공공간을 점유하고 영업하는 노점상이 아니라 공공성을 갖는 후쿠오카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포장마차 노점이 지역 상권을 살리고, 지역 명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더 나은 고민과 정책으로 거리가게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해 본다.
  • [In&Out] 산업과 기술을 벼랑 끝으로 떠미는 공사비/이복남 서울대 산학협력중점교수

    [In&Out] 산업과 기술을 벼랑 끝으로 떠미는 공사비/이복남 서울대 산학협력중점교수

    산업과 기술이 내우외환으로 침몰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일감은 줄어들고 손실은 늘고 있다. 건설공학과를 졸업하는 청년 2명 중 1명은 일자리가 없다고 한다. 산업체는 수주를 해도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경영 악화와 미래 불안은 신규 채용은 물론 기존 인력마저 줄어들게 한다.건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주범은 공사비 삭감과 입찰제도다.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예정가격을 삭감하면서 근로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높은 적정임금 지급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겠다며 도입한 주 52시간 근로제는 건설 현장이나 건설이 가진 속성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산업체를 마술사로 보지 않으면 시행하기 힘든 정책과 제도다. 지금 상황을 방치하면 한국 건설의 내일이 없다. 한국 건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정받지만 과거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앞날이 더 걱정이다. 그 이면에는 기술력 저하가 있다. 외국의 기술력이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기술은 다른 산업과 달리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선진 기업은 재교육과 신기술 발굴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다. 세계 최강인 미국 기업은 인력의 약 15%를 교육과 기술 발굴에 투입한다. 달리 말하면 15% 정도의 여유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건비 저감보다 미래 생존을 위해서다. 유능한 인재를 많이 보유한 기업일수록 수주액은 늘어나고 그만큼 투자액도 증가한다. 오늘보다 내일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다. 국내 건설이 인력부터 줄이는 것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우리 건설은 딴 세상이다. 공공 공사의 손실이 심각하다. 손실이 늘지만 업체 수는 증가한다. 문 닫는 업체보다 신장 개업 업체가 더 많다. 공사비 거품을 이유로 예정가격의 20~30% 삭감을 요구한다. 건설과 국내 제도를 이해하는 전문가라면 이런 주장은 할 수 없다. 업체 수 증가는 유령 회사가 남설되기 때문이고 회계상 흑자는 입찰에서 살아남으려는 눈가림에 불과하다. 공사비 거품론은 투입 비용이 외국보다 높다는 사실이 무시되기 때문에 제기된다. 지불되는 돈보다 건설에 투입되는 비용이 외국보다 비싼 현실은 외면한다. 국가계약법의 원가 산정도 반세기나 지난 낡은 방식이다. 어떤 산업도 제품 소비자가 생산원가를 일일이 따져 구매 가격을 결정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추정한 가격은 희망 가격일 뿐이다. 국가계약법은 희망 가격을 구매 정가로 둔갑시킨다. 낙찰은 반드시 정가 이하로 해야 함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건축 면적당 공사비에서 우리나라는 영국의 35%, 미국의 38%, 일본의 44%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게 국내 공사비의 현실이다. ‘소득주도성장’은 기업과 개인 모두를 살리자는 정책이다. 산업과 기업을 살려야 일자리도 늘어난다. 낮은 공사비는 산업체보다 근로자 일자리부터 먼저 붕괴시킨다. 공사비 삭감이 소득주도성장의 목적이 아니라면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야 한다. 일자리 만들기 주도 세력이 산업체인 만큼 정당한 공사비를 지불하는 정책과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건설 현장에 적정임금 지급과 근로시간 제한제 도입은 근로자 복지를 보장하자는 것이고 산업체에는 일자리 파이를 나눠 고용을 늘리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산업체는 파이 쪼개기보다 늘리기가 희망이고 대가보다 낮은 원가 투입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경영이다. 이런 기대를 가질 수 없게 만드는 것이 공사비 현실이다. 기업의 경영 목표를 이익 창출이 아닌 손실을 줄이는 데 둔다면 산업과 기술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 살아 돌아온 동굴소년들 결승전 관람은 어려울 듯

    동굴에 2주 이상 갇혀 있다가 10일까지 사흘에 걸쳐 전원 구조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 선수 12명이 나란히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을 ‘직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지난 6일 태국축구협회에 친서를 보내 소년들이 살아 돌아오면 16일 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21회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관중석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레전드 호나우두를 비롯해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존 스톤스, 아르헨티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 일동도 이들의 생환을 간절히 염원했다. 먼저 공개된 동영상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어 눈길을 끌었던 솜퐁 자이웡(13)은 ‘삼사자 군단’이 우승하는 모습을 꼭 지켜보겠다는 간절한 뜻을 동굴 속에서 친구들에게 털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결승 킥오프 시간까지 닷새 남짓 남은 시점에 구출돼 시간적으로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 모두 생환의 기쁨과 함께 평생의 꿈인 월드컵 직관이 이뤄졌다고 들뜰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현지 의료진이 찬물을 끼얹었다. 먼저 구조된 8명의 건강 검진 결과 심신이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병원에 적어도 일주일은 머무르며 천천히 주의 깊게 회복 과정을 예찰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중보건부의 통차이 러트윌라이라타나퐁은 “아이들은 (모스크바에) 갈 수 없다. 한동안 병원에 머물러야 한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젯사다 촉담렁쑥 태국 공중보건부 사무차관 역시 “아이들은 텔레비전 중계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월드컵 결승전 관람 꿈은 무산되더라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를 찾을 수는 있을 것 같다. 이 구단은 이날 소년들이 전원 구출되기 직전 올드 트래퍼드에 초청한다는 뜻을 공식 성명을 통해 밝혔다. 전날까지 구조된 8명의 입을 통해 그렇게 갇힌 곳에서 잘 지낼 수 있었던 비결도 드러나고 있다. 주장 두간펫 프롬텝(13)이 빼어난 리더십으로 팀원들의 존경을 받고 있어 아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지내게 했다는 것이다. 평소 한 팀에서 어울려 훈련하고 늘 생활하느라 규율이 몸에 배인 것도 생존에 큰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에서 태어난 아둘 삼온(14)은 여러 언어를 할 줄 알아 처음 자신들을 발견했던 호주인 잠수부와 대화해 자신들의 상황을 알렸다. 피라팟 솜피앙자이(17)는 마침 갇힌 날이 생일이어서 아이들에게 나눠 줄 스낵류를 지참해 아이들이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지역명+청소년활동

    전국 5개 국립청소년수련원과 지역 청소년수련시설, 공공기관이 여름방학 동안 1500여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부터 포털(네이버) 검색창에 ‘지역명+청소년활동(또는 봉사활동)’을 입력하면 손쉽게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 국립청소년수련원 가운데 충남 천안의 중앙수련원은 ‘생생한 생태체험 캠프’, ‘생존 수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강원 평창수련원은 2박 3일간 가족과 야외체험 활동을 함께하는 ‘청소년 아웃도어 페스티벌’,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을 익히는 ‘생존탐험캠프’ 등을 운영한다. 전남 고흥 우주센터는 우주비행사 훈련을 간접 체험하는 ‘항공생리훈련과정’을, 경북 영덕 해양센터는 가족과 함께 해양안전 체험을 할 수 있는 ‘청소년가족바다꿈축제’를 실시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개발연구원 등 20개 공공기관도 경제교육(한국개발연구원 ‘청소년경제교실’), 예술·문화캠프(경기창작센터 ‘반짝반짝 예술캠프’), 역사탐험(독립기념관 ‘우리가족 역사탐험대’) 등을 마련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세상 빛 본 소년들… ‘17일 기적’ 뒤엔 진짜 영웅 있었다

    세상 빛 본 소년들… ‘17일 기적’ 뒤엔 진짜 영웅 있었다

    현지 언론 헌신적 코치 노력 보도 공포에 떨던 소년들 명상 시키고 체내 에너지 비축 방법도 가르쳐 소량 남은 과자 아이들에 나눠주고 자신은 공복 상태로 9일 버텨태국 유소년 축구팀 ‘무 빠’(야생 멧돼지) 소년들의 ‘전원 구조’라는 기적 뒤에는 헌신적인 ‘영웅들’이 있었다. 지난달 23일 치앙라이의 탐 루엉 동굴 내부에 12명 소년들과 함께 폭우로 고립된 지 17일 만인 10일(현지시간) ‘마지막’(final)으로 구조된 에까뽄 찬따웡(25) 코치와 전 세계에서 자원한 다국적 구조대다.태국 언론들은 에까뽄 코치에게 ‘진짜 영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구조 당국은 지난 8일 시작된 첫 구조부터 ‘하루 4명’을 안전을 위한 상한선으로 정했다. 8~9일 이틀에 걸쳐 4명씩 총 8명이 구조됐고, 이날 남은 5명 중 소년 4명이 차례대로 동굴을 빠져 나왔다. 현장 책임자인 나롱삭 오소탕나콘 치앙라이 주지사는 “안전한 구조를 위해 한 번에 4명씩 데리고 나오는 게 구조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며 “베스트 구조 넘버는 ‘4’였다”고 말했다. CNN 등은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동굴 입구로부터 5㎞나 떨어진 지점에서 구조대에 발견될 때까지 소년들을 헌신적으로 돌봐 온 코치는 끝까지 ‘마지막’을 자처했다고 전했다.●태국 해군 요원들도 ‘구슬땀’ 복스, 가디언 등은 지독한 고립감 속에서 에까뽄 코치가 소년들에게 가르친 특별한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폭우로 수위가 높아진 동굴 내부에서 공포에 떨고 있던 11~16세 소년들에게 매일 1시간 넘게 명상을 가르치며 안정시켰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들을 다독이면서 체내에 에너지는 비축하는 생존법도 가르쳤다. 앞서 구조된 소년들의 진술에 따르면 에까뽄 코치는 동굴에 가져왔던 소량의 과자를 나눠 주고 자신은 거의 공복 상태에서 버텼다. 또 소년들이 복통을 일으키지 않도록 흙탕물 대신 천장이나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깨끗한 물을 마시도록 했다. 태국 보건당국 관계자가 이날 “앞서 구조된 8명 모두 건강하고 열도 없으며 (놀라울 정도로) 정신 상태도 양호하다”고 밝혔다. 에까뽄 코치의 헌신적인 보살핌이 빛을 본 셈이다. 에까뽄 코치는 열 살 때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지내다 열두 살 때부터 10년간 수도승으로 살았다. 3년 전 아픈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수도승으로서의 삶을 접고 치앙라이에 왔다가 ‘무 빠’ 축구팀의 보조 코치로 일했다. ●세계인 SNS ‘귀환 염원’도 희망 원천 에까뽄 코치는 지난 6일 소년들의 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동굴 안에서 끝까지 아이들을 책임지고 보살피겠다”고 한 자신의 약속을 지키고 마지막 생환자로 귀환했다. 현지 언론들은 소년들의 학부모들이 “우리는 절대로 코치가 처벌받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BBC는 태국 잠수부 40명과 해외 전문가 50여명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 중 미국, 영국 동굴 탐험가, 호주 의사 등 13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전문가와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 5명은 매일 동굴 속으로 들어간 기적의 또 다른 주역들이다.폭우가 언제 쏟아질 지 모르고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임무에 충실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일 동굴 내부에 산소통을 전달하고 빠져나오던 전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 사만 푸난(37)이 안타깝게도 의식을 잃고 숨졌다. 구조 당국이 ‘디데이’로 잡은 8일부터 다국적 구조대는 실종 15일 만에 4명을 구출하며 희망을 높였다. 이들은 9일 체력이 고갈된 일부를 제외하고 다시 들어가 4명을 구조한 데 이어 마침내 이날 ‘전원 구조’라는 쾌거를 전했다. 구조대 가운데 잠수가 가능한 의사 1명과 태국 네이비실 요원 3명은 지난 2일부터 9일째 언제 폭우로 잠길지 모르는 동굴 안에서 소년들 곁을 지키며 희생과 헌신을 다했다. 전 세계 소셜미디어에서는 국적에 상관없이 태국 소년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수많은 글들이 쏟아져 거대한 희망의 원천이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태국 동굴소년·코치 전원 ‘기적의 생환’

    ‘쁘라삐룬’(비를 관장하는 신의 태국어 명칭)은 두려움을 이겨 낸 소년들의 손을 들어 줬다. 태국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무 빠’(야생 멧돼지) 소년 12명과 코치 1명 등 13명이 탐 루엉 동굴에 고립된 지 17일 만에 전원 생환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네이비실은 1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유소년 축구팀원 12명과 이들의 코치가 모두 동굴 밖으로 빠져나왔으며 그들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 태국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9명의 다국적 구조팀을 투입하며 마지막 5명에 대한 구조 작전을 전개했다. 이날 오후 4시 12분 첫 구조 소식이 전해진 지 3시간 가까이 흐른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에까뽄 찬따웡(25) 코치가 구출됐다. 그는 소년들이 다 구출될 때까지 끝까지 동굴 안에 남았다. 태국 당국은 축구팀 13명이 동굴에 고립된 지 열흘 만인 지난 2일 처음으로 생존을 확인했고, 8일 구조 작업을 시작한 지 사흘 만에 전원 구조의 쾌거를 알렸다. 네이비실은 “이게 기적인지 과학인지 얼떨떨하다”고 임무 완료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마지막으로 구조된 소년 4명과 코치의 건강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구급차와 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월드피플+] 생후 15개월에 난소암 진단받은 여아의 희망일기

    [월드피플+] 생후 15개월에 난소암 진단받은 여아의 희망일기

    태어난 지 불과 15개월 만에 난소암 진단을 받은 여자아이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할로우(3)는 2016년 4월 병원에서 난소암 판정을 받았다. 난소암은 일반적으로 50대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할로우의 몸에서 자라던 암세포는 매우 공격적이었다. 의료진도 놀랄 만큼 암의 진행속도가 빨랐고, 의료진은 할로우의 부모에게 생존 확률이 50%에 불과하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전하기도 했다. 엄마인 비앙카(27)는 “할로우가 생후 15개월이었던 2016년 4월, 처음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에서 아이의 작은 몸 안에 자라고 있는 암 덩어리를 보여줬고, 나는 마치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할로우는 걸음마도 떼기 전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첫 번째 수술을 받았다. 암세포는 이미 왼쪽 난소를 덮은 상태였고, 첫 번째 수술에서는 난소를 제거함으로서 암세포의 전이를 막는 것이 목표였다. 이후 성인도 견디기 힘든 항암치료가 이어졌다. 할로우의 금색 머리카락은 모두 빠졌고, 고통스러워하는 어린 딸을 지켜보는 부모도 지쳐만 갔다. 하지만 할로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부모 역시 병마와 싸우는 어린 딸을 바라보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할로우의 엄마는 “처음에는 할로우 곁에서 매일 눈물을 흘렸다. 할로우가 잘못될까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함께 하는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행복한 순간을 공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할로우의 부모는 난소암을 앓는 3살짜리 딸이 어린 동생에게 입 맞추는 사진, 부모의 품에 안겨 누구보다도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진 등을 SNS에 공유하며 할로우의 용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할로우의 치료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까지의 수술과 항암치료가 다소 효과를 보여 차도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할로우의 엄마는 “이제 3살이 된 딸은 6~8주에 한 번씩 채혈을 비롯한 검사를 받고 암의 진행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면서 “하지만 부모로서 아이 곁에 있어줄 것이다. 나처럼 병마와 싸우는 아이를 가진 부모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 힘들더라도 당신의 아이가 얼마나 용감하고 강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일본 폭우 피해 사망자 130명 육박…실종자 80명 이상

    일본 폭우 피해 사망자 130명 육박…실종자 80명 이상

    일본 서부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사망자가 130명 가까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12개 광역자치단체에서 12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연락이 닿지 않아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실종자수도 60~80명선에 달한다. 교도통신은 실종자 수를 86명으로, NHK는 63명으로 각각 집계해 보도했다. 재해발생 후 생존율이 크게 낮아지는 72시간이 지났지만 재난당국은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총무성 소방청은 지난 8일 오후 현재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인원을 1만 1000여명으로 추산했다. 농업 관련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농림수산성이 파악한 피해액은 26개 지역에서 25억엔(약 251억원)으로 나타났다. 농작물 피해 상황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지역이 많아 피해액은 향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또 고속도로를 포함해 12개 노선의 일부 구간에서 토사 유입 등으로 통행이 중단돼 물류 수송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인도에서 ‘혁신성장’ 화두 꺼낸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순방길에 동행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뉴델리에 도착하자마자 기자들에게 ‘혁신성장’을 꺼내 들었다. 문 대통령의 인도 방문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장 위원장이 기자들에게 혁신성장의 중요성을 설명한 것은 최근 경제정책 기조 흐름에 비춰 중요한 변곡점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 정보기술( IT) 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스타트업 기업인의 우상인 장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장관급인 4차산업혁명위원장에 위촉됐다. 장 위원장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등 3축이 있는데 시기별로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면서 “지금 시장은 혁신성장보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가 앞에 있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이전 정부가)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에 무심했기에 한 번은 이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어느 타이밍에 조정해야 할지는 제가 할 것은 아닌데 고민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의 언급은 지난 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빠른 시간 안에 시장과 기업, 국민이 혁신성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다. 하지만 장 위원장의 발언대로 경제정책의 우선순위에 밀려 그동안 성과가 미흡했다. 그런 탓에 일자리 상황은 갈수록 더 악화하고 소득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올 성장률도 3%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한국 기업은 생존의 위험에 내몰려 있는 등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져 있는 상황이다. 신산업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고 각종 규제는 거미줄처럼 촘촘하다. 문 대통령마저 “혁신성장에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 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며 우선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도입)을 추진하라”며 정부 경제팀을 비판했을 정도였다.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은 동전의 양면이다. 모두 수요를 진작해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개념이다. 단지 소득주도성장은 분배에, 혁신성장은 규제 개혁을 통한 기업 역동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혁신 창업으로 일자리를 늘려야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기반을 갖출 수 있다. 반면 소득주도성장은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혁신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동시에 추진해야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는 경제정책 운용에서도 혁신성장에 더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혁신성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득주도성장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기고] 한국 정당정치, 환골탈태할 때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한국 정당정치, 환골탈태할 때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여야에 체질 변화와 생존의 큰 과제가 주어졌다. 6ㆍ13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에는 압도적 승리를 감당할 만한 역량을 요구한 셈이고. 보수 야권에는 절망적 패배를 안겨 주어 환골탈태의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환골탈태는 지금 자유한국당의 비상 대책 해법이다. 보통 수명이 40년쯤 되는 독수리가 70살까지 살려면 새로운 부리와 발톱을 갖기 위해 기존의 것을 뽑아 버려야 하는 고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보수 야권의 제1당인 한국당의 상황은 수명을 거의 다한 독수리가 1년쯤 더 살다가 죽든지 아니면 고통스럽지만 변신해 30년을 더 살 것인지를 결단해야 하는 것과 같다. 바른미래당 또한 보수의 적폐 대상으로 전락할 위기에 섰다. 바른미래당의 전신 중 하나인 국민의당은 당의 형태를 갖추기도 전에 제20대 총선에서 지나친 승리를 해 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좀 심한 비유와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1000원어치 물건을 사러 갔는데, 가게 주인(국민)이 잘못 알고 만원어치 물건을 줘 버린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이에 대한 정확한 계산과 정산을 하지 않은 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실체가 부족한 바른정당과 보수 야권 계열의 바른미래당을 창당하게 된다. 바른미래당이 6ㆍ13 지방선거에 임하는 모습은 육체는 없고 영혼만 가진 귀신과도 같았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의 가치는 인정할 수 있으나 구체적으로 누구를 위한 정당인가를 분명하게 할 때가 됐다. 보수 야권의 정치인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텃새’보다는 새로운 지대를 향해 날아가는 ‘용감한 철새’가 돼야 할 것이다. 국가의 발전을 위해 능력 있는 집권 여당은 절대적이지만 더 좋은 민주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야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배 정당의 정치 DNA가 국가의 역할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선택한 국정 운영의 책임자로서 무엇보다도 ‘경제와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 야당 시절 겪었던 3중고, 즉 지역편중ㆍ계파패권ㆍ이념편향을 벗어나는 체질 혁신을 완성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탈지역주의 정당의 면모는 보여 주었지만 20대 총선 직전 당내 세력 상당 부분이 국민의당으로 분화되면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친문의 지배 순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지자가 좋아하는 정당’을 넘어서서 ‘국민이 좋아하는 정당’으로 비약하려면 고강도의 탈계파 체질로 전환하는 데 끝없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됐기 때문에 탈지역 편중과 탈계파 패권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탈이념 편향의 수권 정당 완성이다. 집권당이 된 이상 할 일은 국민의 삶, 민생에 전념하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올 하반기가 한국 경제에 골든타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문재인 정부와 함께 경제 프로젝트를 향한 쌍끌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요컨대 여야 각기 새롭게 구성ㆍ재편되는 전당대회 등을 통해 한국 정당정치를 환골탈태시킬 스마트한 정당 지도부와 리더십을 구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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