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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세 지미 카터, 22일로 미국 역대 생존 최고령 대통령 기록

    94세 지미 카터, 22일로 미국 역대 생존 최고령 대통령 기록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인 지미 카터가 22일로 미국 역사상 최장수 대통령의 기록을 세웠다. 1924년 10월 1일 미국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태어난 그는 이날로 94세 172일을 맞아,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넘어서 미국 역사상 최장수 대통령이 됐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그는 최근 여러 가지 기록을 경신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우선 그는 2017년에 대통령 취임 40주년을, 지난해 10월에 94세를 맞았었다. 쾌활하고 겸손한 성품의 그는 해군 장교 시절을 보냈고 대통령 취임 전에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지냈다. 그의 대통령 재임 기간 캠프 데이비드 협정, 이란 인질 위기, 에너지부와 교육부 창설 등의 일을 했다. 1980년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에게 패해 정계를 떠났다. 카터는 56세이던 1981년 백악관을 떠난 뒤 부인 로잘린 여사와 함께 그들의 고향인 남부 조지아로 돌아갔다. 90살이 넘은 고령이지만, 카터는 여전히 중요한 사회 운동과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 세계 평화와 보건 활동과 관련한 카터 센터 프로그램과 해비타트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2002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지금도 에모리대 선데이 스쿨 강좌에서 가르치고 있다. 카터 센터의 대변인인 디애나 콩길레오는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대통령과 카터 여사는 세상을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지칠 줄 모르는 결의와 마음은 세계 수백만 명의 극빈층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카터는 2015년 의사들이 그의 뇌로 퍼진 일종의 흑색종(피부암의 하나)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카터는 그해 8월 기자회견에서 “난 몇주 남은 것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의외로 편안하다”며 “신나고 모험적이고 만족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90세에 첫 방사능 치료를 받았고 넉 달 뒤 놀랍게도 암이 치유됐다. 카터는 자신이 항상 진실을 얘기해 온 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데이비드 호크니 전, 오늘(22일) 개막 “갖고 싶은 그림”

    데이비드 호크니 전, 오늘(22일) 개막 “갖고 싶은 그림”

    생존작가의 중 최고 경매가 작품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호크니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국내 최초 개인전을 연다. 서울 시립미술관은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데이비드 호크니’전을 22일 공식 개막한다고 밝혔다. 호크니의 1972년작 ‘예술가의 초상’은 한화 약 1019억원에 판매되며 생존 작가의 그림 중 최고 경매가를 기록해 더욱 관심이 모인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화가’로 불리는 호크니는 20세기 최고의 구상주의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동성애, 인물, 풍경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작품을 남기면서 회화의 물성 강화와 구상주의를 이끌어 왔다. 호크니는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탐구를 거듭하며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멈추지 않고 폭넓은 작품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예술가의 초상’을 비롯하여 ‘더 큰 첨병’, ‘클라크 부부와 퍼시’, ‘움직이는 초점’과 ‘푸른 기타’ 시리즈 등이 있다. 테이트미술관 큐레이터는 호크니에 대해 “훌륭한 스토리텔러이자 미술사적 지식도 해박하다”며 “기술적인 측면도 탁월해 ‘존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한 점을 제외한 호크니의 회화, 드로잉, 판화, 사진 등 모든 예술품 총 133점이 전시된다.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오늘(22일)부터 오는 8월 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전시 관람료는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3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 평소보다 높은 관람료에 대해 서울시립미술관측은 “이번 전시는 여타 다른 블록버스터 전시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LG전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인재 ‘러브지니’ 발대식

    LG전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인재 ‘러브지니’ 발대식

    LG전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전문인재 육성 프로그램 러브지니(Love Genie) 6기 발대식을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발대식은 이틀 동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와 경기 광주시 곤지암 리조트에서 열린다. 2014년 시작한 러브지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운영하는 CSR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러브지니 6기 32명은 8월 중순까지 노동, 인권, 윤리, 환경, 안전보건, 사회공헌 등에 관한 교육을 받고, 스스로 기획한 CSR 활동을 실행하는 활동을 한다. 활동 성적이 우수한 대학생들에게 LG전자는 해외법인 및 CSR 현장을 방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러브지니 수료자 전원에게 LG전자 신입사원 입사 지원 시 가산점을 부여한다. 지난해 활동한 러브지니 5기는 자동심장제세동기 위치를 알리는 ‘동기찾기 프로젝트’를 펼친 바 있다. 국내 급성 심정지 환자 생존율이 10%가 채 안 되는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충남대와 협업해 캠퍼스 안에 설치된 자동심장제세동기 위치를 알리는 캠페인이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019 세계물의날 개념식 개최

    제27회 ‘2019 세계 물의 날’ 기념식이 22일 오후 2시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세계 물의 날’은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물 문제 해결에 전 세계적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 유엔이 1992년부터 3월 22일을 지정·선포한 날로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19년 UN에서 정한 세계 물의 날 주제는 ‘물,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이다. 모든 사람이 생존을 위해 숨을 쉬듯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전국방방곡곡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물복지를 실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시민단체, 물산업관련 기업체대표, 학계 관계자 등 1300여명이 참석한다. 기념식 순서는 금년 주제인 ‘물,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와 관련한 영상 상영, 수질개선 정책에 기여한 유공자 정부포상(4명), 대통령 축사, 퍼포먼스, 주요내빈 세레모니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국내 최대 규모의 물산업박람회인 ‘2019 워터코리아’(WATER KOREA)가 22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며, 이달 말까지 8개 구·군에서도 ‘세계 물의 날’ 기념식과 가뭄에 대비한 절수운동 캠페인, 하천 정화활동 등 다양한 맑은 물 보전활동을 펼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며 “물 재이용시설 확충, 물 기업 육성 등 물 관리 선진화를 선도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물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남원산 미꾸리 연중 대량 생산

    전북 남원시농업기술센터(소장 나상우)가 연중 미꾸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조기채란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남원시농업기술센터는 미꾸리 조기채란 기술을 개발해 자연산란 시기 보다 3개월 빠른 1월에 인공부화 치어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그동안 미꾸리 치어는 노지양식장의 수온이 상승하는 6월부터 농가에 분양해 양식효율이 떨어졌지만 이번 조기채란 기술 개발로 양식환경이 최적기인 4~5월에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양식장 수온이 오르면 치어가 성장하지 못하고 월동에 들어가 폐사율이 높은 문제점이 있었다. 남원시농업기술센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년 동안 연구를 진행해 조기채란 기술을 확보했다. 정의균 미꾸리 육성 담당은 “조기채란 기술을 개발해 언제든지 원하는 시기에 치어를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남원시농업기술센터는 2009년 미꾸리 인공종묘생산 연구동을 만들어 치어생산과 보급, 성어양식 기술 연구·개발로 연간 1000만 마리의 치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치어 부화 기술력도 높여 치어 생존률을 85%까지 끌어올렸다. 한편 남원시에는 광한루 인근에 40여곳의 추어탕 전문점이 모여 추어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웨이고? 아이고!/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웨이고? 아이고!/박현갑 논설위원

    전통산업과 혁신산업 간 충돌의 이면에는 늘 기술 발전이 있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산업구조와 소비행태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나라나 기업의 운명이 바뀌었다. 산업혁명 초기 영국 런던 시내에 등장한 자동차는 전통적인 운송 수단인 마차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마부들은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고 이는 ‘레드플래그법’이라는 규제로 이어졌다. 자동차 운행속도는 시속 4.2㎞ 이내로, 자동차 55m 앞에는 안전한 주행을 위해 붉은 깃발을 든 기수를 둬야 한다는, 지금 생각해 보면 황당한 규제였다. 이 규제가 30년간 지속되는 사이 영국 마부들은 일자리를 지켰으나,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은 벤츠를 앞세운 독일과 포드자동차의 미국 등으로 넘어갔다. 2000년대 이후 은행업 변화도 마찬가지다. 인터넷뱅킹 등이 활성화되면서 영업점 인력은 갈수록 줄고 있다. 맥도날드 매장처럼 순수 민간 부문은 무인주문기 도입이 대세가 된 지 오래다. 혁신으로 인한 충돌의 해결은 정부의 짐이다. 이 해법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국가 발전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그제 서울과 성남 지역의 50개 택시회사가 승차 거부 없는 ‘웨이고’(waygo) 서비스 시범 실시에 나섰다고 밝혔다. 1년 넘게 끌어온 택시업계와 IT 업계 간 갈등 이후 나온 첫 상생 모델이다. 상반기 중 3000대 투입을 목표로 중형택시 120대로 시작해 4월부터 본격 운행한다. 고객이 카카오택시앱에서 목적지를 입력한 뒤 일반 택시인 ‘웨이고 블루’나 여성기사가 운행하는 여성 전용 사전예약 택시인 ‘웨이고 레이디’를 선택하면 승차 거부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웨이고 차량은 불친절과 난폭운전, 과속운전, 말 걸기가 없는 ‘4무(無) 서비스’를 기본으로 공기청정기, 휴대폰 무료충전 등의 편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요금은 현행 택시요금(기본 3800원)과 같지만, 서비스 호출비 3000원이 추가된다. 이 서비스 요금은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심야시간대에는 ‘따따불’ 요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웨이고가 혁신 모델인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승차 거부 없는 택시나 4무 서비스는 모든 이용자의 기본 권리다. 승차 거부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승차 거부를 당하지 않는 조건으로 3000원을 더 낼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다. 차량 부족으로 배차 속도는 느리지만, 승차 거부 없이 택시요금에 15~20% 정도 더 주면 이용 가능한 ‘타다’를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공공성을 감안해야 하는 운송업의 특성상 일정 정도 규제가 불가피하겠지만, 서비스 요금 인하 등 이용자 중심의 개선책을 보강해야만 지구촌의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eagleduo@seoul.co.kr
  • 1019억원 경매 최고가 낙찰 생존 작가 英 호크니, 서울시립미술관서 첫 개인전

    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영국 팝아트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국내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전을 22일부터 오는 8월 4일까지 서울 중구 서소문 본관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호크니는 지난해 ‘예술가의 자화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이 경매에서 약 9030만 달러(약 1019억원)에 낙찰되며 현존 작가 중 최고 작품가 기록을 경신한 인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곱 개의 소주제(▲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기 ▲로스앤젤레스 ▲자연주의를 향하여 ▲푸른 기타 ▲움직이는 초점 ▲추상 ▲호크니가 본 세상)하에 133점을 선보인다. 관람료는 성인 1만 5000원, 청소년 1만 3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KT, 통신망 재난안전 3년간 4800억원 투자

    화재 요인 제거·통신망 붕괴 방지 초점 KT가 지난해 발생한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 청문회를 앞두고 통신망 재난안전 대응 계획을 수립해 21일 발표했다. 3년 동안 4800억원을 투입해 통신구 소방시설을 보강하고, 통신국사 전송로를 이원화하는 등의 계획을 담았다. 다만 KT는 4800억원을 어디에 집중 투입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고, 향후 당국·유관기관 등과의 협의 과정에서 금액이 조정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KT는 분야별 전문기술인력을 투입해 전국 통신구 및 전체 유무선 네트워크 시설에 대한 통신망 생존성 자체 진단을 한 결과와 정부의 ‘통신구 화재안전 기준안’, ‘주요 통신시설 등급 지정 및 관리 기준안’을 반영해 KT 통신재난 대응 계획을 수립했다고 했다. 통신구 내 화재 발생 요인을 제거하고, 사고 발생 시 광대한 통신망 붕괴 상황을 방지하는 데 대응 계획 초점이 맞춰졌다. KT는 화재 내구성이 약한 플라스틱 재질의 통신구 내 전기시설 제어반을 불이 안 붙는 스테인리스 재질로 교체하고, 제어반 내부에 자동소화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제어반 주변 통신·전원 케이블에는 방화포를 덮어 화재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기로 했다. 중요 통신시설 생존성 강화를 위해 ‘중요 통신시설 등급 지정 및 관리 기준안’에 따라 우회통신 경로를 확보하고, 통신재난 대응 인력 지정·운용 및 출입통제, 전력 공급 안전성 확보도 추진한다. 정부의 통신국사 등급지정 기준 강화로 KT의 경우 중요 통신시설 지정 통신국사의 수는 기존 29개에서 400여개로 증가한다. 중요 통신시설 지정 통신국사가 되면 우회통신 경로 확보, 통신재난 대응 인력 지정 및 운용, 전력 공급 안전성 확보에 대한 관리 기준이 강화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애플 세계 첫 심전도 시계…한국이 먼저 개발했는데”

    “애플 세계 첫 심전도 시계…한국이 먼저 개발했는데”

    2015년 심전도 체크 스마트워치 개발 의료기기 인증 테스트만 3년째 기다려 “스타트업 생존 위해 정책 지원 유연해야” 애플이 지난해 11월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애플워치4’를 출시하자 전 세계 언론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붙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심전도를 잴 수 있는 스마트워치는 이미 2015년 말 한국의 스타트업 ‘휴이노’가 개발한 상태였다. 3년 넘게 의료기기 인증을 기다리다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20일 서울신문과 만난 휴이노 길영준(45) 대표는 “해외 출시 소식에 처음에는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애플이 똑같은 것을 만들어서 홍보를 해주니 나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여전히 국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인식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게 길 대표의 설명이다. 길 대표가 창업의 길에 나선 때는 2014년 7월이다. 부산대 컴퓨터공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심전도를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겠다며 스타트업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제 연구 분야가 여러 생체신호를 기기로 측정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까지 만드는 겁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만성심혈관계 환자수가 1000만명이 넘는데 심전도를 체크할 때마다 병원을 4~5번씩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듬해 말 시계형 심전도 측정 기기를 개발했지만 고난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정작 테스트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휴이노의 스마트워치는 손목에 차고 다니면서 반대쪽 손을 기기에 대면 즉각 심전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장치로 기존 심전도 장치와는 작동 원리, 크기가 전혀 달랐다. 길 대표는 “제품을 처음 내놨을 때는 검사 담당자들도 ‘이렇게 작은 기기를 어떻게 만들었지’라는 반응뿐이었다”며 “1~2년 후에야 시험 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앞이 막막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휴이노의 스마트워치가 정보통신(ICT) 분야 1호 규제샌드박스 대상에 선정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비록 특례기간 2년, 환자수 2000명 이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심전도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길 대표는 “현행 규제 아래에서는 환자들이 스마트워치를 직접 들고 의사를 찾아가야 했는데 이런 불편이 해소된 게 의미가 있다”며 “이달 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까지 이뤄질 예정이어서 기기를 활용할 일만 남았다”고 웃어 보였다. 국내에서 금지된 원격의료의 초기 단계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진료, 처방이 아닌 스마트 모니터링 기능만 활용되는 것”이라며 “원격의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진 (기기) 활용도 한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길 대표는 스타트업을 위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특히 의료기기,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최소 5~6년은 버틸 만한 계획이 필요한데 이 위험을 알면서도 나서기는 쉽지 않다”며 “지원 기간, 금액을 획일화할 것이 아니라 정책을 산업 특성에 맞게 단계적, 탄력적으로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호주 해안가서 죽은 ‘개복치’ 발견…사인은 플라스틱 쓰레기?

    호주 해안가서 죽은 ‘개복치’ 발견…사인은 플라스틱 쓰레기?

    마치 머리만 헤엄치는 것 같은 특이한 외모를 가진 개복치가 사체로 해변에서 발견됐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에 위치한 바다와 연결된 머리 강어귀에서 죽은 개복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두 명의 낚시꾼들에게 발견된 이 개복치는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외상은 없으며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발견자인 리네트 그젤라크는 "동료 낚시꾼과 함께 해변을 거닐다 거대한 물체가 해변에 쓸려와 있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처음에는 난파선에서 흘러온 나무인 줄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체로 발견된 개복치는 길이 2.5m 정도로 동족들에 비해 작은 편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박물관 어류 전문가인 랄프 포스터는 "개복치는 호주에서는 매우 보기 힘든 물고기"라면서 "개복치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은 보트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들어 개복치가 흐느적거리는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착각해 먹고 죽는 것이 종종 목격된다. 또한 빠르게 움직이는 보트도 개복치를 위협하는 주요 사인 중 하나다.귀여운 외모로 인기가 높은 개복치는 복어목 개복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온대 및 열대 해역 대양에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 전 해안에도 나타난다. 배지느러미가 없고 눈과 아가미가 작으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매우 크고 특이하게 생겼다. 입은 새의 부리 모양으로 매우 단단하다. 귀엽게 생겼지만 실제 몸길이가 약 4m, 평균 몸무게가 1톤에 이르기에 바다에서 실제로 마주치면 위압감이 든다. 또한 알을 가장 많이 낳는 어류이기도 한데 한 번에 3억 개가 넘는 알을 낳는다. 그러나 생존율은 매우 낮아 3억 개가 넘는 알들 중에 성체가 되는 개체는 1~2마리에 불과하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오징어, 갑각류, 해조류를 먹지만 특히 해파리가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다 자란 개복치는 바다사자, 범고래, 상어 등을 제외하면 바다에서 천적이 거의 없다. 성격은 온순한 편이며, 잠수부에게 위협을 끼치지 않는다. 개복치의 학명은 ‘Mola mola'(몰라 몰라)인데 이는 라틴어로 ‘맷돌’을 의미한다. 개복치는 종종 맑은 날 수면에 누워 일광욕을 하는듯한 모습은 보이곤 하는데 이를 빗대어 영어로는 ‘Ocean Sunfish’라고 불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한국 따라잡은 중국 복제동물 기술, 복제견 경찰 임무 시작

    한국 따라잡은 중국 복제동물 기술, 복제견 경찰 임무 시작

    유전자 복제 기술로 태어난 두 달 난 개가 중국 최초로 경찰 임무를 시작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암컷 늑대견 쿤쉰이 경찰 훈련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쿤쉰은 세계대회에서 상을 받은 경찰 탐색견의 유전자를 복제해 탄생했다. 쿤밍의 늑대견은 중국 최초의 복제 경찰견으로 중국 과학자들은 7살 난 암컷의 유전자를 떼내 쿤쉰을 만들었다. 쿤쉰의 엄마견은 여러 건의 범죄 사건 해결에 대한 공로로 상을 받기도 한 뛰어난 경찰견이다. 특히 2016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체포할 수 있었던 결정적 증거인 호텔 열쇠를 찾아냈다.뛰어난 유전자를 타고난 쿤쉰은 훈련소 생활에 잘 적응하고 사람에게도 무척 친화적이다. 어둠이나 낯선 장소를 두려워하지도 않고 숨겨진 음식을 찾아내는데 뛰어난 후각 능력을 발휘한다. 6개월 후에는 경찰대학에 진학해 약물이나 증거 탐지 훈련을 받게 된다. 경찰 복제견 탄생 프로젝트는 윈난농업대와 베이징의 동물 복제 회사 시노젠 간 협력으로 이뤄졌다. 쿤쉰 엄마견의 유전자가 베이징의 실험실로 보내진 다음 수정체는 다른 개에게 이식돼 출산은 대리모격인 다른 개가 했다. 쿤쉰을 낳은 대리견은 비글종으로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자연출산이 아니라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경찰 복제견이 태어났다. 복제견 탄생에는 38만 위안(약 6000만원)의 비용이 든다. 경찰 복제견의 탄생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는데 적합한 엄마견을 찾는 것만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쿤밍 경찰측은 쿤쉰의 엄마견이 1000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나올까 말까한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쿤쉰을 탄생시킨 베이징의 동물 유전자 복제회사 시노젠측은 뛰어난 유전자를 보존하는데 복제가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복제견을 처음 경찰과 군에서 이용한 것은 한국으로, 2007년부터 복제견이 투입됐다. 하지만 동물 복제 연구와 상업적 사용은 중국에서 훨씬 활발해 지난 1월에는 다섯 마리의 복제 원숭이가 탄생했다. 이 원숭이들은 인간의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실험에 투입될 예정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

    결혼하면 당연한 듯 아이를 낳던 때가 있었다. 1960년대엔 급속한 인구증가를 경제발전의 저해요소라고 보면서 오히려 자녀를 3명으로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러다가 197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자’더니, 1980년대엔 ‘둘도 많다’고 했다.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출산에 목매는 형국이다. 지난해 초혼인 신혼부부 110만 3000쌍 가운데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37.5%(41만 4000쌍)로 집계됐다. 2017년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1.9% 포인트 줄어든 35만 7800명. 합계출산율은 1명이 채 안 되는 0.98명(2018년 기준)이다. 이것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고령화사회를 부른다고 비판한다. 결국 화살은 ‘출산하지 않는 이들’에게 돌아간다.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기획은 어쩌면 그들에 대한 해명일 수도 있다. 무자녀 부부들은 왜 출산을 포기할까. 더불어 한국 사회가 출산을 ‘강요’할 수 있는 사회일까. ● 세상이 저희 부부의 출산만 기다리는 건가요 지난해 결혼한 김영민(가명·32)씨 부부는 반려견 체리와 함께 산다. 부부가 체리를 데리고 산책하던 어느 밤이었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체리를 빤히 바라봤다. 할머니는 다가와 “부부가 개를 키우면 안 된다”고 핀잔했다. 반려견한테 애정을 다 쏟아서 아기는 안 낳게 된다는 논리였다. 한번은 택시기사에게 ‘빨리 아이 낳으라’는 충고도 들었다. 마흔 다 되어 낳으면 자식이 대학 갈 무렵 환갑이라는 거다. 나이 들면 뒷바라지하기 힘드니 젊을 때 낳으라는 이야기였다. 결혼한 지 일 년도 안 됐는데 환갑을 걱정하다니. 게다가 가족도 친구도 아닌 낯선 이들까지 출산을 종용하는 게 당혹스럽다.영민씨 부부는 현재 출산을 유보한 상태다. 경제적 부담이 한몫했다. 신혼부부라 주택 마련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빠듯하다.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압니다. 사실 부모님께 받은 만큼 아이에게 해줄 자신도 없어요.” 현실적으로는 매달 들어갈 교육비가 벌써부터 영민씨를 망설이게 한다. 교육부가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들어간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월평균 29만 1000원으로 나타났다. 태어날 아이가 행복할지도 의문이다. 영민씨는 이른바 ‘88만원 세대’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나들고, 취업에 성공해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시대를 경험했다. 자신이 거쳐온 입시경쟁과 취업경쟁 속에 아이를 밀어 넣을 상상을 하니 아득하다. 영민씨는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기 전에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 아이를 낳으면 잘 키울 것 같다지만…출산은 ‘선택’ 가족상담사 임혜민(33)씨는 직업상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통 아이의 심리적 문제로 찾아오지만, 부모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음악치료를 전공한 혜민씨는 아이들과 노래를 듣거나 악기를 연주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편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속내를 꺼낸다. 부모들은 임씨에게 “선생님은 아이 낳으면 잘 키울 것 같다”고 말한다. 그녀는 아이를 ‘좋아하는 것’과 ‘키우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봤다. 결혼한 지 4년째인 혜민씨와 남편 심재관(40)씨는 자신들의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요가와 수영을 배운다. 혜민씨가 피아노를 치면 재관씨는 베이스기타를 들어 합주한다. 주말이면 근교로 나가서 캠핑도 즐긴다. 모두 아이가 없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요즘 비혼도 많고, 무자녀 부부도 많습니다. 하나의 룰(4인 가족)만 고집할 필요가 있나요.”(재관씨) “삼대가 한집에 살던 시절에는 엄마가 바쁘면 삼촌과 이모가 돌보고, 그마저 안 되면 첫째가 막내를 봐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이를 낳아도 돌볼 사람이 없으면 키울 수가 없어요. 부모에게 맡기라는 것도 이기적인 거죠.”(혜민씨) 하지만 사회는 오히려 이들의 선택을 ‘이기적’이라고 한다. 저출산의 원인을 비혼주의자와 무자녀 부부에게 돌리는 탓이다. 혜민씨는 최근 면접에서 겪은 일을 털어놨다. “아이가 없어서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했더니, 면접관이 ‘아이가 국력인데 국가 경쟁력에 보탬이 돼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하시더군요.” 아이는 있어도 없어도, 면접 상황이 불편해지기 일쑤다. 특히 기업이 출산과 육아 문제로 여성을 기피하는 실태는 여전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임신·출산·육아휴직 차별 실태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중소 사업장 노동자(30~44세)의 68.6%가 ‘출산휴가나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때 차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출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 공백이나 인건비 부담 때문에 출산하는 여성을 마뜩잖게 본다는 얘기다. ● 근원을 찾을 수 없는 인식…‘아이가 없으면 불행하다’ 윤정희(가명·46)씨와 김은호(가명·51)씨는 1996년 결혼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녀가 없다. 노력을 해도 생기지 않은 경우다. 정희씨는 결혼 초 병원에 다니며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난임 치료는 고된 과정이었다.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회사도 그만뒀다. 배란을 체크하고,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아이가 생기기를 기다렸다. 정희씨를 가장 괴롭게 만든 건 불안감이었다. 이대로 아이가 안 생기면 어떡하지, 노후는 어떻게 준비할까. 집에만 있으니 온갖 잡념이 밀려왔다. 반면 은호씨는 무덤덤했다. ‘없으면 말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 무심함에 정희씨는 오히려 안심됐다. “남편이 간절히 바랐다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일 년이 지나도 임신이 안 되자 결국 둘이서만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두 사람은 자녀 대신 시간과 여유를 얻었다. 부부는 자주 해외여행을 떠난다. 양가 부모를 모시고 열흘간 터키에 머무르면서 효도도 했다. 정희씨는 “아이가 있다면 교육에 도움 되는 곳으로 가지, 맥주 마시러 중국 칭다오에 가는 일은 못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부부는 끊임없이 불편한 상황에 빠진다. “왜 아이를 안 갖느냐”는 물음이 수시로 달려들었다. 정희씨가 “저는 불임이에요”라고 말하면 상대가 되레 당황했다. 아이가 없으면 불행할 거란 편견도 정희씨 부부를 ‘비정상 가족’으로 만든다.● 낳으면 끝일까. ‘울타리가 없는 아이들’의 세상은 어쩌고 윤현준(가명·50)씨는 아내 박수연(가명·48)씨를 ‘짝지’라고 불렀다. ‘아내’나 ‘와이프’보다 훨씬 동반자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2007년부터 함께 살았지만, 혼인신고는 최근에야 했다. 현준씨는 대학에서 강의하느라, 박씨는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덧 12년이 흘렀다. 자녀 계획은 엄두도 못 냈다. 둘 다 직업적 성취가 우선이었다. “대학에서 만나는 청춘들이 참 싱그럽습니다. 아이를 낳았다면 저렇겠지라는 생각도 하고요. 한때는 아이를 많이 낳아서 축구팀을 만드는 상상도 했는데, 짝지를 만나고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 밤늦게 돌아오는 아내에게 육아 부담까지 지울 순 없으니까요.” 두 사람이 무자녀 부부를 택한 결정적 계기는 ‘세월호 참사’다. 세월호 희생자 중 현준씨 지인의 아이가 있었다. 덩치 좋던 사람이 며칠 만에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현준씨는 “인간의 고통을 쥐어짜는 소리가 무엇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면서 “아이를 낳으려면 그 아이의 생존과 인권을 보호할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너무 무책임하다”고 성토했다. 누군가는 둘의 삶이 소중해서, 또 누군가는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유보하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낳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출산을 통과 의례로 인식한다. 혜민씨 어머니는 한번은 ‘사람의 도리’라며 설득했다고 했다. 아이를 낳아서 가족을 이루는 건 마땅한 도리라는 뜻이다. 임씨는 “엄마로서 한 명을 잘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상담사로서 수많은 가정이 안정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도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사회를 이롭게 만드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래서 부부는 출산을 ‘선택’의 문제라고 봤다. 혜민씨는 “지금은 무자녀 부부의 삶을 선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땐 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람의 가치관은 살아가면서 언제든 변하는 법이다. 재관씨는 “우리 부부가 자녀가 있는 다른 부부들의 삶을 존중하는 것처럼 그들도 무자녀 부부의 선택을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인터뷰한 이들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도 짚었다. 현준씨는 “우리 사회는 개인에게 출산과 육아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수연씨도 “저출산 대책이 쏟아지지만, 정작 미혼모나 보육원 아이들에 대한 정책은 보완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낳는 데만 집착할 게 아니라 ‘울타리가 없는 아이들’을 돕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기획①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② 나도 육아휴직 쓰고, 칼퇴하고 싶은데…아빠들의 고민③ “저출산이 ‘문제’라니···국가가 너무 염치 없지 않나요?”
  • 광주 민변 “日전범기업 상대 집단 소송”

    노무동원 피해 14만…소송은 1000명뿐 25일~새달 5일 광주시청서 서류 접수 일제강점기 해외 동원 노무자 등 강제 징용 피해자를 모아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추진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소송 계획과 일정 등을 밝혔다. 민변과 시민모임은 “징용피해 배상을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지난해 대법원 판결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일본 기업과 정부가 합리적 협의마저 완강히 거부하는 만큼 정당한 권리행사를 위해서라도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보상 및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따르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22만 4835건 가운데 66%인 14만 7893건이 노무동원 피해자다. 그러나 소송에 나선 피해자들은 15건의 손해배상 소송 원고를 모두 합쳐도 100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과 시민모임은 이에 따라 우선 피해자로 확정받은 노무동원 피해자 또는 유족 가운데 광주와 전남에 주소를 둔 소송인 모집에 나선다. 군인·군무원·학도병 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을 상대로 별도 소송을 진행하는 원고는 제외한다. 민변과 시민모임은 광주시청 1층에 접수창구를 마련해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신청서류를 받고,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심의 결정통지서,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위로금 등 지급결정서, 문서와 사진 등 피해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를 1통씩 준비하면 된다. 현재 이 지역 생존 피해자는 540여명으로 파악된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10월 30일 대법원 판결을 기준으로 손해배상 청구 시효를 고려해 다음달 29일 안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현존하는 일본 전범기업은 모두 341개로 알려졌다. 민변 관계자는 “피해자 대다수가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권리의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한일 양국 정부로부터 사실상 권리행사를 방해받았다”며 “인간 존엄성마저 빼앗긴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은 불가피하게 정당한 권리행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민변과 시민모임은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방치한 채 한일 우호나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은 즉각 사죄와 배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호주서 50년 된 ‘냉동 정자’로 양 태어나…세계 최장 기록

    호주서 50년 된 ‘냉동 정자’로 양 태어나…세계 최장 기록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이 50년 전 동결 보존한 정자로 메리노 양 수십 마리의 임신·출산에 성공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세계 최장 기록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1968년부터 동결 보존한 정자를 이용해 양 56마리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실험을 진행했다. 그중 새끼가 태어난 사례는 34건으로, 임신율은 61%다. 이 비율은 12개월 동안 동결한 정자를 사용했을 때의 임신율인 59%와 거의 비슷하다.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시몬 데 흐라프 부교수(생명·환경과학)는 “새끼 양들의 탄생으로, 정자를 동결한 뒤 나중에 시행하는 인공수정이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안전하고 안정된 생식 기술임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정자는 - 196℃의 액체질소에 동결 보존돼 있었는데 연구팀은 실험 직전 해동해 움직임과 속도, 생존 능력 그리고 DNA 상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50년이든 1년이든 상관없이 동결 보존한 정자의 상태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에 쓰인 동결 보존 정자는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의 야스 평원에서 약 8000마리의 양을 사육하는 농가들 중 워커스 가문이 소유한 숫양 4마리에게서 나온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태어난 새끼 양들은 빅토리아주(州) 콜레인 마을에 있는 한 농장에서 대리 사육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2년간 이들 양을 연구실 밖에서 태어난 양들과 비교해 지난 수십 년간 선택적 사육이 메리노 양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살필 계획이다. 끝으로 데 흐라프 교수는 “장기간 동결 보존을 해도 생식 기능이 유지됐다는 사실은 예를 들어 화학적 암 치료를 받기 전에 정자를 보존하길 원하는 남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소식”이라면서 “게다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구하는 대처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시드니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당 없이 한국당 일색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국회 토론회

    여당 없이 한국당 일색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국회 토론회

    한국당 김명연·홍철호 발의 “대통령 소속 소상공인정책위 신설” 소상공인聯 “개별법 대응 한계” 목소리 불구 여당 대응입법 없어 소상공인의 보호·지원·육성 등에 대한 기본정책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소상공인정책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토론회가 18일 국회에서 열렸다. 법안을 발의한 김명연·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과 한국당 지도부가 대거 토론회에 참석했다. 현 정부의 최저임금 급격 인상 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불만이 누적되는 와중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발제를 한 이종영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상공인 업종은 우리나라의 풀뿌리 경제를 이루고 있으나 진입장벽이 낮고 생활밀착형이란 특성을 보인다”면서 “소상공인 정책은 기존 중소기업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측면에서 다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스타벅스나 나이키 역시 시작은 소상공인이었다”면서 “한국 소상공인들이 은행 문턱조차 넘기 힘들어 소외 당하는 현실을 극복하고 세계적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토론자인 소상공인연합회 권순종 부회장은 “지금까지 소상공인들은 중소기업기본법의 끝자락에서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방치되어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유통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탈과 관련한 법조문 하나 바꾸는데 몇 년이 걸리는 등 개별법 지원의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철호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근시안적 정책에 의해 소상공인의 생존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어 소상공인들에 대한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엔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승재 회장과 업종·지역 단체 소속 회원 1500여명이 참석했다. 법안 발의 의원 2명과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등 참석자는 한국당 일색이었다. 자료집에 축사를 전한 이들 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출신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유일했다. 현재 국회엔 3개의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안이 계류 중인데, 김명연·홍철호 의원 제정안 외 나머지 1건은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식민지 유산의 올바른 극복을 위하여/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식민지 유산의 올바른 극복을 위하여/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 부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발언으로 여야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3ㆍ1절 기념사에서 색깔론을 극복하자고 호소한 대통령에 대한 도발이다. 그런데 나 원내대표를 ‘아베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비난한 여당의 대응 또한 퇴행적이다. 안 그래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실패의 범인 찾기가 벌어져 일본 주범론이 범진보 일각에서 회자되던 참이다. 작금의 사태는 한국 범보수의 아킬레스가 여전히 북한 인식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대척점에서 범진보의 아킬레스가 여전히 일본 인식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런 소모적ㆍ유아적 논쟁 자체가 식민지 유산의 질곡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근대 국제체제 속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개별 민족국가는 대내적으로 근대적 사회경제 질서의 확립과 대외적으로 자주적 평등질서의 보장을 불가분 불가결의 기본 요소로 한다. 그래서 민족주의는 전략적으로 근대화와 자주화 동시 달성을 목표로 한다. 근대화 프로젝트와 자주화 프로젝트의 상승 조합이 민족주의의 본래 모습이다. 그런데 19세기 조선에서 두 기획은 상쇄 조합의 함정에 빠졌다.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조선은 ‘자주의 나라’가 돼 근대 국제체제에 편입됐지만, 이는 ‘근대 없는 자주’였다. 그로부터 30여년, 갑신정변·갑오개혁 등의 주체적 근대화가 좌절되고, 1910년 대한제국은 일본에 병합됐다. 그로부터 식민지적 근대가 시작됐지만, 이는 ‘자주 없는 근대’였다. 우리 민족주의는 이 ‘가짜 자주’와 ‘가짜 근대’를 동시에 극복해야 했으며, 우리가 벗어나야 했던 것은 ‘근대화와 자주화의 상쇄 조합’이라는 함정이었다. 해방으로 우리는 자주화와 근대화라는 두 가지 프로젝트를 상승 조합으로 이끌어 갈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남한에서 근대화 프로젝트와 자주화 프로젝트는 다시 분열돼 상쇄 조합에 빠졌다. 근대화 프로젝트가 전략이 되면 자주화의 과제가, 자주화 프로젝트가 과제가 되면 근대화의 과제가 주변으로 밀려나 부정됐다. ‘오직 근대화’와 ‘오직 자주화’의 분열과 대립이 해방 후 한국 민족주의를 다시 상쇄 조합의 함정에 빠뜨렸다. 지리적으로도 분열됐다. 한국에서는 ‘오직 근대화’가 주류를, 북한에서는 ‘오직 자주화’가 국시를 이루는 사회가 됐다. 한국에서 ‘오직 근대화’가 주류를 이룬 계기는 사실은 4ㆍ19혁명으로 등장한 장면 정권에서다. 장면 정권은 이승만의 배일 정책과 민족경제 노선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한일 국교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일본 자본에 의한 경제 재건을 시도했다. 친일파가 한일 교섭의 전면에 재등장한 것은 실은 이 시기였다. 5ㆍ16으로 등장한 박정희 정권은 이 인맥을 계승해 장면 정권이 시도했던 경제협력 방침의 국교 정상화를 완성했다. 1980년 신군부를 거치면서 ‘근대화’는 한국에서 일종의 신앙이 됐다. 이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자주화 민족주의’로 표출하면 ‘자주화’가 유일 노선으로 정착한 북한에 연계해 ‘빨갱이’ 낙인을 붙여 배제했다. 한국에서 ‘빨갱이’ 낙인은 근대화 프로젝트와 자주화 프로젝트의 상쇄 조합이라는 함정의 다른 이름이다. ‘빨갱이’로 몰려 사형 선고까지 받은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은 ‘근대화 프로젝트’와 ‘자주화 프로젝트’가 상승 조합을 창출할 기회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한일 공동선언로 한일 화해를 이루고, 2000년 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 화해에 나선 것이 이를 상징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시도한 한일ㆍ남북 화해의 병행노선이 실패한 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위기가 중첩·심화된 것이 2017년의 위기다. 그래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성패는 자주화ㆍ근대화 상승 조합을 창출해 내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자주화와 근대화는 민족주의라는 축의 양 끝에 달린 두 수레바퀴 같은 것이라 두 힘이 같은 방향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민족주의는 전진하며, 반대 방향으로 어긋물려 돌아갈 때 같은 자리에서 맴맴 돈다. 두 힘의 상승 조합을 창출해 한국 민족주의의 질곡에서 빠져나오는 것, 이것이 진정 식민지 유산을 극복하는 길이자 올바른 친일청산이다. 색깔론에서 벗어나 민족주의의 두 기획을 하나로 엮어 나가자는 데 대통령의 본뜻이 있다고 믿는다.
  • “무대 위 집에서 시작… 진짜 집 세우기가 꿈이랍니다”

    “무대 위 집에서 시작… 진짜 집 세우기가 꿈이랍니다”

    6월 노숙인 자립 위한 연극 시작이 목표 수익으로 주거공간 마련 프로젝트 시작 “길거리 캐스팅 난항 겪어도 희망 보여 역동적 예술 통해 서로 자연스레 섞일 것”“노숙인들에게 연극 무대가 하나의 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극 이후에는 진짜 집까지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 노숙인들을 주인공으로 연극을 만들고 그 공연 수익으로 노숙인 주거 공간을 짓기 위해 예술가와 노숙인 지원단체가 뭉쳤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비영리 예술단체 ‘에이가십(AGOSSIP)’의 이시형(36) 대표는 17일 “연극 무대가 노숙인들에게 무형의 집이 되고, 극단은 가족과 친구가 되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원래 직업은 건축 디자이너다. 중국 칭화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했고 미국 코넬대에서 건축으로 석사까지 마친 뒤 건축가로 일했다. 7년 전 귀국한 그는 분야를 넓혀 설치미술, 영상 등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활동했다. 그러다 2014년 처음으로 노숙인 밴드 멤버들이 참여한 옴니버스 연극을 연출하며 노숙인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 연출자로 참여하며 이들에게도 예술적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후 노숙인 배식 봉사 등에 종종 참여하던 그는 노숙인 자립을 위한 지속가능한 계획을 고민하다 연극을 떠올렸다. 노숙인 지원단체인 ‘달팽이 소원’을 찾아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집 없는 집’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집, 가족, 사랑을 주제로 빛과 소리를 활용한 퍼포먼스와 즉흥을 가미한 옴니버스 연극이 프로젝트의 중심이 될 예정이다. 그는 “연극은 역동적인 예술이어서 노숙인과 노숙인이 아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직접 거리로 나가 배우를 섭외하고 있다. 말 그대로 ‘길거리 캐스팅’이다. ‘달팽이 소원’의 윤건 대표와 강남역 등 노숙인이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노숙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연극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다. 물론 배우 섭외가 쉽지만은 않다. “내가 무슨 연극이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고를 보고 연극을 해보겠다고 찾아온 노숙인도 있었다. 이 대표는 “연극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보고 싶다고 하더라”며 “맨땅에서 노숙인 배우를 찾는 것은 처음이라 어렵지만 희망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거가 불안한 노숙인들이 갑자기 연습에 못 나오는 상황이 생길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그 모든 것이 연출가의 몫”이라고 답했다. 그는 “변수가 있으면 연출자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한 명의 노숙인에게라도 도움을 주려는 기획인 만큼 중간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까지 배우 섭외를 마친 뒤 6월에 첫 공연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오는 21일 프로젝트 설명회를 연다. 노숙인들과의 만남은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도 됐다. 건축학도로서 집을 대할 때는 학문과 일로 접근했지만, 집을 생존의 문제로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는 “그들도 우리와 똑같고, 우리도 누구나 노숙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연극이 잘 되면 카페와 갤러리, 주거 공간을 결합해 일자리까지 제공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기고] 바다, 그 낭만의 이면엔…/채광철 목포해양경찰서장

    [기고] 바다, 그 낭만의 이면엔…/채광철 목포해양경찰서장

    수평선 너머 바다를 바라보면 일상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낭만의 이면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순식간에 거세지는 파도와 차가운 수온으로 사고 때 생존시간이 짧아져 사고로 이어지기 일쑤다. 지난해 3월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항에서 승객 158명을 싣고 목포항으로 가던 여객선에서 생각만 해도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흑산도를 막 벗어나던 중 암초에 걸려 승객 35명이 다쳤다. 선장의 운항 부주의로 많은 인명피해를 낳을 뻔했다. 운항 부주의란 양식장 등 바닷길의 위험요소를 수시로 파악해 안전하게 운항하는 필수행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목포해경 관내 유도선 및 여객선, 낚시어선의 이용객은 2016년 428만명, 2017년 431만명, 2018년 458만명으로 증가 추세다. 목포해경에서 집계한 3~7월 안개철 해양사고 유형은 좌초 4건, 충돌 5건, 추진기 고장 6건, 기관고장 17건이다. 특히 운항 부주의 60%, 정비불량 40%로 대부분 인적 과실이었다. 이처럼 안전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웬만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이 정도쯤 괜찮겠지”라고 방심하다 화를 당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출항하는 선장과 승무원에겐 운항 전 안전점검과 운항 중 안전사고 예방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사전에 선박 정비를 충실하게 해야 하고 안전장비 없이 무리한 항해나 조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울러 순식간에 거친 파도로 인해 선박의 복원력에 걸림돌인 불법시설물과 무리한 과적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변화무쌍한 바다날씨에는 기상예보를 꼭 확인하고 어업정보 통신국과 실시간 정보교환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해변을 찾는다면 물이끼가 있는 미끄러운 곳을 피하고, 갯바위 주변은 너울성 파도로 위험하기 마련이어서 접근하지 않는 게 좋다. 지난해 해무 발생일수는 150일로, 67%인 100일이 농무기인 3~7월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와 겨우내 차가웠던 바다가 만나 짙은 안개를 발생시키고, 봄철 황사가 더해져 가시거리 확보가 어려워지는 농무기에는 각별히 주의하는 게 좋다. ‘거안사위’(居安思危·편하게 살고 있더라도, 위태로운 상황을 생각하라)라는 고사성어처럼 모두가 주의 깊게 살피고 준비한다면 낭만의 바다를 맘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피로 얼룩진 ‘테러 청정국’… 합법총기 참사에 뒤늦게 “규제 강화”

    피로 얼룩진 ‘테러 청정국’… 합법총기 참사에 뒤늦게 “규제 강화”

    테러범, 게임하듯 전세계로 SNS 생중계 범행 직전 총리 등 30여명에 선언문 보내 A등급 총기면허 소지자… 5점 모두 합법 경찰 늑장대응에 일부 시민 맨몸 저지도 부상자 50명 중 일부 위독… 사망자 늘 듯 ‘무슬림 이민’ 비판 호주 의원 날계란 봉변호주 국적의 백인 우월주의자가 자행한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 테러 사망자가 50명으로 늘었다. 학살범 브렌턴 태런트(28)는 범행 수분 전 범행을 암시하는 ‘선언문’을 뉴질랜드 총리 등에게 보냈고, 합법적인 경로로 취득한 총기를 난사했으며, 범행 시작 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40분 가까이 걸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는 등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던 뉴질랜드 사회가 전례 없는 테러와 인종주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경찰은 17일 첫 번째 테러 현장인 크라이스트처치 마스지드 알 누르 이슬람 사원에서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전날까지 사망자는 49명이었다. 현재 부상자 50명 중에 위중한 환자가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태런트는 지난 15일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서 총기 테러를 자행했다. 증언에 따르면 그는 생존자를 남기지 않으려는 듯 시신을 향해 연거푸 방아쇠를 당기기도 했다. 태런트는 마치 비디오 게임을 하듯 자신의 헬멧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범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에 공유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범행 당일 17분 분량의 이 영상을 일제히 삭제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7일 기자 회견에서 “나는 범행 9분 전 테러범으로부터 메일로 선언문을 받은 30여명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메일을 받은 지 2분도 되지 않아 이를 보안당국에 전달했으나, 선언문에 범행 장소 등의 상세한 내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태런트는 범행 수시간 전 인터넷에 자신의 계획을 쓴 74쪽의 선언문을 공개했다. 이 선언문에서 그는 백인들의 땅을 지키려 범행을 저질렀으며, 세계의 외딴곳까지 이민자들이 몰리는 현실을 알리고자 뉴질랜드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태런트가 사용한 반자동 소총, 산탄총 등 총기 5정은 모두 합법적 총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던 총리는 “그가 A등급의 총기면허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고 합법적으로 총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이 바로 우리의 총기 법이 바뀌어야 할 때”라며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러 사건 첫 신고 후 테러범 체포까지 36분이나 걸린 점을 꼬집어 “현지에서 경찰의 늑장 대응,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오지 않는 경찰 대신 스스로 테러범에 맞섰다.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 라임 나시드는 첫 번째 범행 장소인 마스지드 알 누르 이슬람 사원에서 범행 초반 태런트에게 달려들어 총을 빼앗으려 몸싸움을 벌이다 목숨을 잃었다. 린우드 이슬람 사원에서는 시민 압둘 아지즈가 신용카드 단말기, 태런트가 떨어뜨린 빈 소총을 태런트에게 집어던져 범행을 지연시켰다. 경찰에 체포된 태런트는 16일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에 출석해 백인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시를 하기도 했다. 한편 프레이저 애닝 호주 연방 상원의원은 자국 멜버른 인근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 참석해 “뉴질랜드 테러의 진짜 원인은 무슬림 극단주의자를 수용한 이민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가 십대 소년에게 날계란을 맞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유엔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합의

    유엔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합의

    유엔이 앞으로 10년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상당한 정도’로 감축하자는데 합의했다. 유엔환경총회는 5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4차 환경총회에서 장관급 성명을 내고 “각국은 지속할 수 있지 않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으로 훼손되는 지구의 생태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 방법으로)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상당한 수준으로 줄이는 일이 포함된다”고 선언했다. AFP통신은 이날 회의 과정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하는 기한이 2025년이었으나 2030년으로 5년 연장됐다면서 ‘희석된 합의’라고 보도했다. 심 키슬러 유엔환경총회 의장은 미국이 플라스틱 감축 합의 강도를 완화하는 역할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연간 3억t이며,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최소 5조t으로 추산한다. 연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800만t 이상이다. 이날 세계 곳곳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동맹휴업 시위인 ‘내일을 위한 금요일’이 개최됐다. 이 시위는 서울을 비롯해 워싱턴, 시드니, 멜버른, 방콕, 뉴델리, 싱가포르, 파리, 마드리드, 로마, 브뤼셀, 런던, 스톡홀름, 뒤셀도르프 등 수백개 도시에서 도시별로 수백∼수천명 규모로 각각 이어졌다. 참여 학생들은 기후변화가 환경과 인간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거리를 행진했다. 뉴욕 등에서 시위 학생들은 ‘플래닛 B(지구를 대신할 행성)는 없다’, ‘기후변화가 볼드모트(소설 해리포터에서 나오는 사악한 마법사)보다 나쁘다’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로이터통신은 뉴질랜드 총리는 이 시위를 지지한 반면 호주와 영국 교육장관은 수업에 불참하는 시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방과 후나 주말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반대 의사를 표해 대조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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