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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순식간에 덮치는 충돌 순간…헝가리 유람선 참사

    [영상] 순식간에 덮치는 충돌 순간…헝가리 유람선 참사

    강풍·폭우에도 유람선 운행 강행기상 악화에도 구명조끼 착용 안해소방관 96명에 군·경·잠수부 동원영화제작진 강물에 조명 비춰 수색 도와“물살 강하고 바람 불어 구조 어려움”한국인 관광객 34명 가운데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 상태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에서 강풍과 폭우가 쏟아지는 밤에도 유람선 운행이 강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배는 충돌한 직후 순식간에 침몰했고 불어난 급류에 사람들이 휩쓸리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고가 일어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는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대형 크루즈급인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빠른 속도로 침몰했다. 실제 사고 영상을 살펴보면 다리로 향해가는 유람선 뒤로 대형 크루즈선이 다가오다 다리 부근에서 충돌하며 회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한 목격자는 현지 인터넷 매체 ‘인덱스’에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서 한 대형 크루즈선이 ‘허블레아니’를 뒤에서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이 충돌로 허블레아니가 전복돼 급류에 휘말린 듯 빠른 속도로 가라앉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근처에 있던 다른 선박 탑승자들은 “사람들이 물에 빠졌다”고 소리치며 발을 동동 구른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의 한 기상서비스 웹사이트가 공개한 기상관측용 CCTV 화면을 보면 대형 크루즈 선이 머르기트 다리의 교각 쪽으로 향하다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리 아래에서 크루즈가 방향을 튼 직후 앞서 가던 작은 선박을 뒤에서 추돌하는 듯한 장면도 확인할 수 있다. 부딪힌 선박은 ‘허블레아니’로 추정된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패키지 투어를 알선한 참좋은여행 측도 기자회견에서 “야경 투어를 거의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도착까지 몇 분 남지 않았는데 갓 출발한 ‘바이킹 크루즈’라는 큰 배가 배(허블레아니) 후미를 추돌했다고 구조자 중 한 분이 말했다”고 밝혔다. 구조된 한국인 관광객의 통역을 돕고 있는 한 현지 교민도 “구조된 사람 중 한 분은 ‘큰 유람선이 오는데 설마 우리를 (들이)받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두 배가 부딪히고 전복이 됐다고 한다”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갑판에 나와 있던 탑승객들은 수영을 해서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아래층에 있던 탑승객 중 상당수는 침몰하는 유람선 밖으로 나오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교민은 전했다. 외신과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날 날씨도 좋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쪽은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다뉴브강 수위도 상당히 높았다. 헝가리 M1 방송은 강물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높이는 5m에 이르고 며칠 내에 5.7∼5.8m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뉴브강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다른 유람선에 타고 있었다는 한국인 관광객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앞에서 모든 배가 갑자기 섰다며, 비가 많이 오는 데다 유속도 빨라 인명 피해가 클 것 같다는 말을 인솔자가 했다고 전했다. 저녁 들어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현지 유람선 업체들은 정상적으로 배를 운항했다. 다른 배에 타고 있다가 글을 올렸던 한국인 관광객은 ‘안전 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줬다’고 전했다. 외교부도 공관에서 확인을 통해 ‘허블레아니’에 탔던 관광객들이 구명조끼 입지 않는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다뉴브강 야경 코스는 이전부터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이달 중순 다뉴브강 야경투어를 체험했다는 한 관광객은 “밤 10시쯤 배를 탔는데 배에 구명보트는커녕 구명 재킷도 안 주고 안전장치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우리나라 같았으면 운행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달 여행을 했다는 또 다른 관광객도 “배에 한국인이 80∼90%였다”면서 “구명조끼도 없고 사고 나면 어떻게 하라는 안내문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허블레아니’는 다른 배와 충돌한 뒤 기울어지면서 급류에 휘말린 듯 빠르게 가라앉았다. 비교적 소형 유람선인 ‘허블레아니’와 충돌했던 배는 규모가 더 큰 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M1 방송은 강물이 불어난 상황에서 곳곳에 소용돌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배와 충돌했던 다른 배에서는 별다른 피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선박을 운영하는 파노라마 데크 측은 어떤 상황에서 사고가 일어났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당국의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국회의사당과 가까운 세체니 다리에서는 한쪽 교통을 통제하고 소방, 경찰 인력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30일 새벽까지도 현지에서는 빗줄기가 그치지 않아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M1 방송은 현재 다뉴브강의 수온이 10∼15도 정도로 낮아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기 위한 헝가리 구조당국이 군·경·잠수부까지 동원해 새벽 수색을 벌였지만 강풍에 물살까지 거세 수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재난관리국은 생존자를 찾기 위해 전문 소방관 96명, 소방차, 레이더스캔 등의 특수장비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군 병력과 잠수부, 수상경찰 등 수십 명의 구조 인력이 총동원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헝가리 전국구급차협회 측도 현장에 앰뷸런스 17대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구조와 수색 작업의 범위를 헝가리 쪽 다뉴브강 전체로 확대했다고 국영 M1 방송이 보도했다. 헝가리 다뉴브강 일대에서 구조선 외에는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 민간에서도 구조 작업을 돕고 나섰다. 다뉴브강 양쪽에 정박한 선박들이 강물에 탐조등을 비추며 심야 수색 및 구조를 도왔고, 사고 지점 하류에 있는 다리 위에서 촬영 중이던 영화 제작진도 강물에 조명을 비췄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강둑에서 경찰관들이 아래로 손전등을 비추며 실종자들을 찾는 장면이 현지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폭우로 물살이 강하고 빨라진 데다 바람이 세게 불고 수심이 깊어져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강한 물살 탓에 자정 전에 구조 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팀 관계자는 BBC 방송에 “시간이 지나면 강한 물살이 강에 빠진 사람들을 하류 쪽으로 보낼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 확률이 낮아질 것을 염려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새벽 2시쯤 머르기트 다리에서 3m 떨어진 다뉴브강 바닥에서 침몰한 유람선을 찾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곳에서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됐는지, 유람선을 언제 인양할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M1 방송은 강물이 불어난 상황에서 곳곳에 소용돌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배와 충돌했던 다른 배에서는 별다른 피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선박을 운영하는 파노라마 데크 측은 어떤 상황에서 사고가 일어났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당국의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사당과 가까운 세체니 다리에서는 한쪽 교통을 통제하고 소방, 경찰 인력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30일 새벽까지도 현지에서는 빗줄기가 그치지 않아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M1 방송은 현재 다뉴브강의 수온이 10∼15도 정도로 낮아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헝가리 침몰’ 유람선, 도착 몇분 남기고 대형 크루즈에 추돌

    ‘헝가리 침몰’ 유람선, 도착 몇분 남기고 대형 크루즈에 추돌

    “정박 중이라 구명조끼 안 입었을 듯”“탑승 인원은 모두 34명…현지 가이드 포함”6살 아이도 탑승…사망자 7명, 실종 19명한국 관광객 30여명이 탑승한 헝가리 유람선은 정박한 채로 대형 선박인 현지 ‘다뉴브 바이킹 크루즈’에 추돌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참좋은여행 측은 전날(현지시간) 밤 9시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회사 이상무 전무는 “국경을 넘나들며 운행하는 현지의 대형 선박 ‘다뉴브 바이킹 크루즈’가 야경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던 한국인 여행객 탑승 유람선을 추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착이 몇 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갓 출항한 ‘바이킹 크루즈’가 유람선 후미를 추돌했다고 구조자 중 한 분이 전했다”고 밝혔다. 또 여행사 측은 사고 선박 탑승 인원이 모두 34명이라고 확인했다. 이 전무는 “인원에 혼선이 있었는데 저희 고객은 30명에 인솔자 1명이 맞다”면서 “하지만 현지 가이드 1명과 사진작가 1명, 선박 운전하는 분 1명까지 추가돼 총 34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탑승 당시 좋지 않았던 현지 기상 상황에 대해 이 전무는 “기상 상황에 따라 출항 금지 등 기준이 있을 테고 상황에 따라 출항 했을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조금 더 상황 파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행사 측은 현지 시각이 현재 새벽 4시로 심야인데다가 아직 여행사 직원들이 헝가리에 파견되지 않아 사실관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탑승객 중에는 6살 어린아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장은 현지인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졌고 19명은 실종상태다. 사망자와 실종자 명단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된 구조자는 총 7명으로 정모(31·여)씨, 황모(49·여)씨, 이모(66·여)씨, 안모(60)씨, 이모(64·여)씨, 윤모(32·여)씨, 김모(55·여)씨 등이다. 생존 여행객들은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전무는 현지 선박사 책임이냐는 질문에 “선박 선사에 1차 책임이 있으나 여행사도 고객에 책임을 지니 우리 회사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여행사 측은 오늘(30일) 오후 1시 비행편으로 선발대 직원 14명을 파견한다. 외교부는 소속 직원 6명과 소방청 소속 인원 13명 등으로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 이중 1명은 이미 현지로 출발했고 일부는 오후 1시쯤 출발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외교부 “신속대응팀 오늘 헝가리 도착, 골든타임 단정 못해”

    외교부 “신속대응팀 오늘 헝가리 도착, 골든타임 단정 못해”

    다뉴브강서 크루즈 회전하다 유람선 충돌 사고사고선박에 70세 이상 노인, 6살 여아 탑승“구명조끼 없었다” 관광객들 증언 이어져신속대응팀 19명 현지 급파, 오늘밤 도착 목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는 한국 관광객 33명이 탑승 중이었으며 30일 정오 기준으로 이미 구조된 7명 외에 추가 구조는 없는 상황이라고 외교부가 30일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30일 “지난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부다지구에서 한국인 단체여행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이 탄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 후 가라앉는 불행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아직 사망자 7명에 대한 신원확인은 안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오까지 구조자는 7명으로 현지 병원 3곳에 분산돼 치료중이다. 나머지 19명은 실종으로 분류돼 있다. 통상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은 6시간으로 알려져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현지는 이미 한 달간 비가 와 강이 많이 불어난데다 유속도 빠르고 수온은 15도 이하로 매우 추운 상황이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그 점은 우려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골든타임을 특정시간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최대한의 생존자 구조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배를 탄 33명의 한국인 중 30명은 관광객이고 1명은 현지 가이드, 나머지 2명은 한국부터 동행한 가이드였다. 70세 이상 노인이 1명, 10세 미만이 1명 포함됐다. 가장 어린 탑승자는 6살 여아였다.사고 원인은 대형 크루즈 선의 회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원인규명이 필요하지만 크루즈가 턴을 하다가 충돌한 것으로 안다”며 “크루즈 선박의 선사가 스위스이기 때문에 향후 보상 등의 문제는 국가간에 협의가 돼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생존자 중 위중한 환자가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다만, 유람선은 총 45명이 승선할 수 있는 규모로 유람선의 이름은 ‘머메이드 쉽’, 크루즈는 ‘바이킹리버크루스’로 알려졌다. 구명조끼의 비치 여부에 대해서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앞서 이곳을 들렀던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구명조끼가 비치돼 있지 않다는 증언이 다수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종합대책반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끈다. 우선 외교부 6명, 소방청 13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 19명이 오후 1시 출발한다. 군용기를 띄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영공 허가 등 행정절차가 많아 민항기가 더 신속하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적어도 오늘 내 현지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식축구 VS 야구선수… 누가 더 오래 살까

    미식축구 VS 야구선수… 누가 더 오래 살까

    야구선수 평균 7년 더 살아… 수명대결 ‘승’ 몸싸움 많은 미식축구 심장·뇌질환 많아 심혈관 2.4배… 뇌신경질환 비율도 3배↑ “잦은 머리 충격탓… 권투·하키도 증상 비슷”동물원에서 호랑이와 사자를 보고 온 아이들은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질문을 던져 어른들을 당황시키곤 한다. 1970~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TV 만화영화를 보다가 문득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렌다이저’와 ‘그레이트마징가’가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를 두고 친구들과 말다툼을 벌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중국 전통무술과 종합격투기나 권투 중 어떤 것이 더 강할까를 두고 두 문파의 고수가 맞붙은 동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그런데 미국 과학자들은 좀더 심각한 궁금증에 대한 증명에 나섰다.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식축구 선수들과 야구선수들 중에서 누가 더 오래 사는가에 대한 것이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 환경보건과, 행동과학과, 역학과, 하버드 의대 인지신경과, 다나파버 암연구소,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물리치료 및 재활의학과, 모어하우스대 의대 심혈관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북미프로풋볼리그(NFL)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던 프로선수들의 사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25일자에 발표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MLB 선수들의 수명이 NFL 선수들보다 길다는 것이 밝혀졌다. NFL 선수들은 MLB 선수들보다 수명이 짧을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과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는 비율도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프로선수들과 일반인들의 수명이나 건강과 연관 지어 분석한 연구들은 많았다. 문제는 운동선수들은 신체적 조건이 일반인보다 우수할 뿐만 아니라 현역 선수로 남아 있는 사람들은 운동선수들 중에서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역학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건강 노동자 효과’(healthy worker effect)라는 편향성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 편향성을 없애기 위해 종목은 다르지만 전직 운동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1979~2013년까지 최소한 다섯 시즌 이상 활동한 NFL 선수 3419명과 MLB 선수 2708명의 건강기록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NFL 선수들은 MLB 선수들보다 심혈관질환 발병률은 2.4배 높게 나타났고 각종 뇌신경질환을 앓는 비율도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석 기간 동안 사망한 NFL 선수들은 517명, MLB 선수들은 431명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시 평균 나이는 각각 59.6세, 66.7세로 전직 메이저리거의 수명이 7년 가까이 길었다. 사망한 NFL 선수들 중 498명은 심장질환, 19명은 뇌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이었으며 이 중 20명은 심장질환과 뇌질환을 함께 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생존해 있는 NFL 선수들도 두통부터 우울증, 무감각증, 각종 불안증과 강박증, 분노조절장애, 단기기억상실, 파킨슨병, 치매 등 다양한 뇌신경질환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MLB 선수들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224명,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16명으로 나타났다. 마크 와이스코프 하버드대 환경보건과 교수는 “NFL 선수들에게서 나타나는 신경질환의 원인 중 하나는 경기 중 반복적으로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NFL 이외에 신체적 충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복싱이나 아이스하키와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나 소음 등 외부 자극이 심한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北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통일부 “전파 가능성 대비”

    北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통일부 “전파 가능성 대비”

    통일부는 북한을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우려에 대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특성상 남북 접경지역을 통한 전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29일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발표하거나, 국제기구에서 북한 지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확인한 바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통일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지자체, 군 당국 등이 서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남북간 협력이 필요한 현안 발생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방역 협력 의사를 (북측에) 수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도 밝혔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소개하면서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예방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이르며 바이러스 생존력이 매우 높은 가축 질병이다. 특히 북중 접경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한에도 유입될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일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24일 함경북도 내 소식통의 전언이라며 “노동당의 지시로 5월 15일에 각 기관, 기업소마다 돼지고기 판매 및 유통, 식용을 금하는 통지가 내려왔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2월 ‘축산부문을 위협하는 집짐승전염병’이라는 정세해설을 싣고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 상황을 전하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자발찌 차고 선배 약혼녀에 ‘몹쓸 짓’ 하다 살해…30대 구속

    전자발찌 차고 선배 약혼녀에 ‘몹쓸 짓’ 하다 살해…30대 구속

    전남 순천경찰서는 선배의 약혼녀를 강간하려다가 살해한 혐의(강간치사)로 A(36)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김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7일 오전 6시 15분부터 오전 8시 15분 사이 순천시 한 아파트에서 선배의 약혼녀인 B(43)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려다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강간하려 하자 B씨가 아파트 6층에서 화단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아파트 화단에 쓰러져 있던 B씨를 병원에 이송하지 않고 다시 집으로 옮겼다. 이 영상도 아파트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당시 B씨는 추락으로 크게 다쳤지만 미세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B씨에게 성관계를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쓰러진 B씨를 방으로 옮겼다고 시인했지만 그 외 혐의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성범죄로 모두 10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출소한 A씨는 이번에는 전자발찌를 찬 채 집과 가까운 피해자 아파트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강간치사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부검 결과 B씨의 사인이 질식사로 드러남에 따라 추가 조사를 통해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대중 군산조선소 재가동 안하면 고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군산조선협의회는 29일 “현대중공업이 이달 말까지 재가동과 관련된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관 협의회장은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며 협력업체들은 이미 오래전에 한계상황에 처했으며, 더는 버틸 여력이 없다”고 강경 대응 배경을 설명했다. 협의회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손해배상, 항만부지 원상복구, 공장 등록 취소 등 3가지 소송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손해배상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기업 이윤 추구를 위해 협력업체를 끌어들여 놓고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손실을 안겨준 데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항만부지 원상복구 소송은 공장 문을 닫은 만큼 산업용지로 변경된 조선소 부지를 애초대로 항만시설보호지구로 되돌려 부두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장 등록 취소는 공장을 가동하지 않으면 산업단지 입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관련 법에 따른 것이다. 앞서 협력업체들은 지난 4월 현대중공업을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전북지역본부도 현대중공업에 ‘공장 재가동 촉구 및 시정명령서’를 보냈다. 박 협의회장은 “86개 협력업체 가운데 68개 업체가 도산하거나 군산을 떠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데도 현대중공업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소송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자연으로 날아간 우포따오기, 야생에서 잘 적응

    자연으로 날아간 우포따오기, 야생에서 잘 적응

    경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증식·복원을 해 자연으로 내 보낸 우포따오기 10마리가 자연속에서 8일째 건강하게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경남도는 29일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지난 22일 자연으로 방사한 따오기 10마리를 일주일 동안 모니터링한 결과 따오기들이 복원센터 근처 우포늪 주변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건강하게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문화재청, 경남도, 창녕군은 지난 22일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야생방사장에서 따오기 40마리를 자연방사했다. 10마리는 유도방사 방식으로 모두 자연으로 내보냈고, 30마리는 방사장에서 스스로 밖으로 나가 자연속으로 날아가도록 하는 연방사 방식으로 방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방사를 하고 있는 30마리 가운데 7마리는 스스로 방사장 밖으로 나가 자연속으로 날아갔다. 창녕군은 야생 방사장에 남아있는 23마리가 모두 스스로 자연으로 나가기 까지는 2~3개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복원센터는 자연으로 나간 따오기 17마리 모두 우포늪 주변 자연에서 자유스럽게 먹이활동을 하며 야생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2마리는 방사장에서 6㎞쯤 떨어진 낙동강 인근까지 활동범위를 넓혀 오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관련 전문가 10명과 자원봉사자 30명이 자연으로 방사한 따오기 먹이활동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복원센터와 창녕군은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해 논습지 등 대체 서식지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창녕군은 따오기 번식을 위해 둥지를 만들어 놓은 곳(영소지) 주변에서 분변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할 예정이다. 또 먹이자원을 분석하고 먹이터 확대 및 먹이자원 보전대책 수립 용역을 연말까지 추진하는 등 따오기가 자연에서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관리방안을 강화할 계획이다. 도와 창녕군은 창녕 장마분산센터 부지안에 따오기를 비롯한 천연기념물 구조·치료센터를 올 연말 준공할 예정이다. 도는 환경부, 문화재청, 창녕군과 협업으로 전국 조류 활동가를 중심으로 따오기 네트워크를 구성해 따오기 보호 및 구조·치료 활동을 펼 계획이다. 도는 자연에 방사된 따오기가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안착할 때까지 탐방객이나 사진작가 등이 따오기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창기 경남도 환경정책과장은 “자연방사한 따오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포늪을 비롯한 인근 습지를 잘 관리해 따오기가 잘 적응할 수 있는 친환경 생태계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반발 확산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에 반대하는 전북 소상공인·시민단체·정당 등이 29일 시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와 전북 중소상인연합회, 정의당·민주평화당 전북도당,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20여개 단체·정당은 이날 전주시청 광장에서 ‘롯데로부터 우리 땅 지키기 시민운동본부’를 출범했다. 이들 단체는 발족식에서 “전주시가 성금으로 건설한 종합경기장을 롯데쇼핑에 장기임대하는 것은 사실상 (롯데에) 무상으로 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는 시민에 대한 배임이자 지역경제와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가 경기장 부지를 50년 이상 최대 99년까지 롯데에 임대하는 동안 초토화한 지역 상권과 무너진 지역 경제는 땅을 돌려받는다고 해서 회복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에 임대하는 부지는 현재 롯데백화점 전주점 규모의 2배 이상이어서 매출액도 현재 연간 3000억에서 6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 2000개 이상의 지역 점포의 폐업과 최소 8000명 이상의 실직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앞으로 시가 경기장 개발을 강행하면 전주시-롯데 협약에 관한 법적 소송과 김승수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김승수 전주시장은 “시가 경기장 부지의 3분의 2에 정원·예술·놀이·미식을 주제로 한 ‘시민의 숲’을 조성하고, 롯데가 나머지 3분의 1에 국제 규모의 전시장과 국제회의장 등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와 200실 이상 규모의 호텔, 백화� ㅏ된?�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어 백화점이 들어서는 판매시설 부지만 롯데쇼핑에 50년 이상 장기임대해주고, 롯데쇼핑은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어 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는 요지의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김 시장은 지난 임기 때부터 공언한 ‘롯데와 경기장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전주시는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종합경기장 개발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광장] 기생충 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생충 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부스스한 머리에 세파에 찌든 표정의 부부. 남루한 집구석 벽에 액자로 걸려 있는 사자성어가 눈에 들어온다. 안분지족(安分知足).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한다’는 뜻이다. 최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의 기택(송강호)네 가정 가훈이다. ‘기생충’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은 한국적 배경이 짙게 깔려 있다. 서민 아파트 지하실(플란다스의 개)이나 군사독재 시절 도농 복합도시(살인의 추억) 등의 이해 없이 그의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는 쉽지 않다.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작품이라 해외 관객들에게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고 봉 감독이 직접 밝힌 이유다. 하지만 빈부의 극단 대비라는 영화 속 구도는 영화제에 모인 각국 전문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양극화 심화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 공통의 문제라는 비극적인 현실을 웅변하는 까닭이다. 빈부격차의 확대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다. 세계은행(WB) ‘빈곤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프랑스의 상위 1%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00년대 초반 10% 후반대를 기록하다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미국의 수치는 오름세로 반전해 2010년대에는 20% 언저리까지 치솟았다. 일본과 프랑스 역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한국과 대만의 상위 1%의 전체 소득 비중은 1980년 각각 7%, 6% 수준이었다가 2010년 12%로 뛰어올랐다. 미국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도 1988년부터 2008년 전 세계 1인당 실질소득 증가액의 소득분위별 수취 비중 분석을 통해 세계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 증가액의 68%를 가져갔다는 결론을 내린다. 최상위 2~5%는 25%, 1%는 19%를 쓸어 담았다. ‘임금 소득의 비중이 낮아지고 자본 소득 비중이 커지면서 상위 1%의 부를 소유한 부자들의 부가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는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의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빈부격차 면에서 한국도 세계 최선두권이다. ‘세계불평등 데이터베이스’(WI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43.3%를 차지하고 있다. 47.0%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극심한 양극화는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위축된 중산층’ 보고서는 전 세계 주요국 중산층(중위소득의 75~200%)의 총소득이 1985년 부유층의 3.9배에서 2015년 2.8배로 크게 줄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OECD 회원국의 중산층 인구 비율은 같은 기간 64%에서 61%로 떨어졌다. 중산층의 붕괴는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대규모 소비 여력을 지닌 중산층이 감소하면 소비 및 투자 위축과 소득 감소, 그에 따른 중산층의 추가 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0.03포인트 악화되면 경제성장률도 0.35% 포인트씩 떨어진다. 불평등은 사회를 병들게도 한다. 리처드 윌킨슨 영국 노팅엄대 명예교수는 저서 ‘더 스피릿 레벨’(평등이 답이다)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기대수명이 낮아지고 우울증과 정신질환 유병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불평등지수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확산된 1980년대 이후 악화됐다. 개별 국가로서는 세계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성장은 불평등 해소의 특효약이지만 1950~1970년의 예외적 시기를 지난 뒤에는 글로벌 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불평등 완화를 위한 답을 알고 있다. OECD 등은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의 인상과 감세 폐지, 교육 및 복지정책 강화 등을 권고했다. 한국 등 재정 여건이 양호한 국가는 재정지출 확대도 필수적이다. 최고임금 제도도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두 중산층 이하의 실질소득을 끌어올리는 조치다. 관건은 실천을 위한 의지다. 빈부격차 확대를 더이상 방치했다가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이념도 성향도 관계없다.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혁명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생충은 혐오의 대상이다. 숙주의 영양분을 빨아먹는 속성 때문이다. ‘기생충 같은 놈’이라는 욕설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기생충의 대표적인 생물학적 특성은 공존이다. 숙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채 몰래 기생을 해야 자신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온전히 뺏는 대신 나누는, 파멸 대신 공존을 선택하는 ‘기생충 자본주의’를 상상하자. douzirl@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호모 뮤지시언시스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호모 뮤지시언시스

    음악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한다. 차분한 노래를 들으면 생각을 하게 되고, 흥겨운 노래를 들으면 춤을 추게 된다. 음악은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감성적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음악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인데 이런 정서적 유대감은 인류가 사회적인 동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간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왜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즐기는가? 음악은 생물학적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인간다움을 보여 주는 인류 진화의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다. 말하는 능력, 즉 언어는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우리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다. 그래서 언어의 기원은 음악의 기원과도 연결된다. 노래를 부르려면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말하고 도구를 만드는 인간이 바로 노래하고 음악 하는 인간인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정교한 정보 교환을 위한 소리의 다양화는 생존능력 향상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생사와 관련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자기들만의 언어로 공유하는 집단이 바로 공동체다. 정확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톤이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서 높낮이가 다른 소리를 내는 능력을 보다 정교화하는 과정은 인간의 언어가 발달하는 과정과 다름없다. 높낮이가 다르고 길이가 다른 소리, 그게 바로 노래다. 초기의 언어는 마치 합창의 허밍과도 같은 ‘흠흠흠’ 하는 소리에서 출발했다는 스티브 미슨의 주장은 그래서 일리가 있어 보인다. 정교한 의사소통은 사냥꾼 인간에게는 꼭 필요한 기술이었다. 사납게 날뛰는 매머드를 향해 무작정 소리를 지르고 창을 던지며 무모하게 달려드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 이보다는 사냥에 참여하는 구성원들 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어떻게 사냥감을 제압할 것인지를 서로 간의 충분하고도 효율적인 언어로 대화하며 협동하는 것이 사냥의 성공률을 높이는 기술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정교한 언어로 충분하고 정확하게 대화하는 능력은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중요한 능력이었다. 인간의 진화는 우리의 DNA가 세대를 거듭해 내려가면서 새로운 생명체로 재탄생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음악도 항상 새로워진다. 배우지 않아도 새로운 세대에는 새로운 음악이 이어지는 것이다. BTS의 노래가 전 지구에 울려 퍼지는 것도 새로운 음악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현대 인간은 행복해지려고, 그리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려고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호모 뮤지시언시스다. DNA가 서로 연결되고 복합돼 새로운 진화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듯이 변화하는 음악도 진화가 우리에게 준 또 하나의 선물인 것이다. 소통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흠흠흠’ 부드러운 허밍으로 노래하듯 대화하는 호모 뮤지시언시스로 가득한 여의도를 상상해 본다.
  • 18세 미만 기본권 보장… 아동친화도시로 가는 성남

    18세 미만 기본권 보장… 아동친화도시로 가는 성남

    학대·차별없이 누구나 4대 권리 누리게 은수미 시장, 아동친화도시 조성 선포 7월 추진위, 9월엔 아동위원회 구성 9~11월 표본 1500명 조사·의견 수렴 내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인증 목표경기 성남시가 ‘아동친화 도시’ 만들기에 한창이다. 아동친화도시는 유엔 협약에 따라 18세 미만 모든 아동·청소년이 보호대상을 넘어 4대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주체가 되도록 하는 지역을 말한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아동보호 전담기구 설치, 아동권리 전략, 아동영향 평가, 안전조치, 관련 예산 확보 등 10개 원칙을 모두 충족하면 인증한다. 세계 30여개국 1300개 도시가 인증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선 서울 성북구가 2013년 첫 기록을 세운 이후 경기 광명·수원시 등 31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뒤를 이었다. 현재 성남시 등 44곳에서 준비 중이다. 28일 성남시에 따르면 아동수당 월 12만원, 초등학생 치과주치의, 아동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다함께 돌봄 센터’에 어린이식당 운영 등 아동복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성남시 아동인구는 전체 95만 916명의 15.3%인 14만 5737명이다.아동의 4대 기본권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기본적 보건서비스를 받는 등 기본적 삶을 누리는 ‘생존권’, 학대와 방임·차별·폭력 등 유해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보호권’, 교육·종교·문화생활 등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필요한 ‘발달권’, 표현·양심의 자유 등 의견을 말하고 존중받는 ‘참여권’이다. 시는 예산 1억 2200만원을 들여 2020년 말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목표로 10개 원칙 이행에 필요한 세부항목을 추진한다. 비차별, 아동이익 최우선, 생존과 발달, 아동의견 존중을 원칙으로 유니세프 인증은 ▲아동 참여 ▲아동 친화적 법체계 ▲아동권리 전담기구 설치 ▲아동영향 평가 ▲예산 ▲아동실태 보고 ▲아동권리 홍보 ▲아동을 위한 독립적 대변인 운영 ▲아동안전 조치 시행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오는 7월 아동정책에 관한 제언·의결 기구인 성남시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를, 오는 9월 아동참여기구인 아동위원회를 각각 구성한다. 더불어 시의회, 교육지원청, 경찰서, 소방서와 업무협약을 맺어 아동권리 증진사업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9~11월엔 18세 미만 아동과 부모, 아동 업무 종사자 등 표본 1500명을 대상으로 놀이와 여가, 참여와 시민의식, 안전과 보호, 보건과 사회 서비스, 교육 환경, 가정 환경 등 6가지 일상생활 영역에 대한 지역사회 아동의 권리 실태조사와 이를 기준으로 한 지자체 사업, 예산, 법체계 분류와 분석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 두 조사에는 성인과 아동 모두의 의견을 반영하며 결과는 아동친화도시 방향을 설정하는 기초자료로 쓴다. 아동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성남시의 사업도 전수조사한다. 이어 전략 수립, 사업 실행, 영향평가, 모니터링을 한 뒤 목표 시점까지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을 계획이다. 시는 아동친화도시 추진을 알리고 시민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지난 27일 시청 한누리에서 ‘아동친화도시 조성 선포식’을 가졌다. 시민 200여명 앞에서 은수미 시장이 공식 선포하고 성남시 청소년행복의회 의장·부의장인 고등학생 2명이 대표로 나와 ‘아동권리헌장’을 낭독했다. 은 시장은 “아동의 권리를 한껏 보장하는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아이들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참여자치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공개질의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가 28일 전주시의회에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에 대해 공개 질의한 뒤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북참여자치는 “시의회가 2012∼2019년 3차례나 뒤바뀐 전주시의 종합경기장개발 방식을 승인하거나 묵인함으로써 존재감 없는 의회로 전락한 것은 물론 공동 책임이 있다”면서 공개 질의 배경을 설명했다. 참여자치는 2012년 당시 송하진 전주시장(현 전북도지사)이 시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동의 없이 롯데쇼핑과 협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답변할 것을 시의회에 요구했다. 또 “지난해 전주시가 롯데와 협약 해지를 위한 협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했음에도 최근 갑자기 입장을 바꿔 다시 롯데에 종합경기장개발을 맡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시의회가 그 배경과 원인을 충분하게 조사하고 검토했는지를 물었다. 이어 “전주시가 ‘외국인투자 촉진법’을 이용해 롯데와 50년 임대 계획을 협의 중인데, 이는 실체가 없는 유령 법인(외국인 투자법인)과 협의를 하는 셈”이라며 사실상 롯데에 특혜를 주는 이런 협의에 시의회가 동의하는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종합경기장개발에 재벌기업 롯데를 불러들임으로써 지역 경제의 생태계와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무너뜨리는 행위가 진정으로 전주시의 발전과 시민을 위한 것인지 주민의 대표로 선출된 시의원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것도 요청했다. 참여자치는 “종합경기장 개발계획은 2012년 송하진 전 시장의 ‘기부 대 양여 방식’(롯데에 종합경기장 부지의 절반을 양여)의 사업에서 2016년 김승수 시장의 ‘재정사업 방식’(롯데 배제하고 전주시의 재정으로 개발), 올해 김 시장의 ‘기부 대 임대 방식’(종합경기장 부지의 18.7%를 롯데에 최소 50년 임대)으로 3번이나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전주시가 정반대의 방식으로 (이 사업 계획을) 손바닥 뒤집듯 했는데도 시의회가 모두 승인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암묵적으로 동의, 존재감 없는 의회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를 포함한 전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오는 29일 시청 광장에서 ‘롯데로부터 우리 땅 지키기 전북 시민운동 발족식’을 열고 전주시-롯데의 종합경기장 개발계획 철회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FCA·르노 손잡고 세계 1위로…‘카마겟돈’ 합종연횡 시작됐다

    FCA·르노 손잡고 세계 1위로…‘카마겟돈’ 합종연횡 시작됐다

    닛산과 동맹 유지 땐 판매량 세계 최대 車업계 지각변동… 생존 경쟁 막 올라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탄생이 임박했다. 이탈리아·미국계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글로벌 1위인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공룡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FCA는 27일 르노에 합병을 제안했다고 발표했다. 르노도 이날 오전 프랑스 파리에서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논의했다. FCA는 성명을 통해 합병된 기업은 FCA가 50%, 르노가 50%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거래가 체결되면 양사 연합은 세계 1위로 올라서고 FCA와 르노의 약점 중 일부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CA는 이탈리아 피아트가 2014년 파산한 미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여기에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이 합류하면 미국·이탈리아·프랑스·일본을 잇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로 자리매김한다. FCA와 르노가 합병하면 일단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3위의 자동차회사가 된다. 지난해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는 각각 1083만대, 1059만대를 판매했고 FCA와 르노는 합쳐서 870만대를 판매했다. 르노와 닛산의 동맹이 유지되고 FCA까지 가세하면 총판매량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FCA가 르노에 합병을 제안한 것은 ‘카마겟돈’(자동차와 세상의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성한 단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자동차산업이 자율주행·차량공유·친환경차 확산 등으로 대혼돈을 맞으면서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합병·제휴 방식으로 덩치를 키워 미래차 개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 지각변동은 한국 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다. 강력한 상대의 등장은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신산업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경북대 생태환경연구소,‘ 세미나 개최

    경북대 생태환경연구소는 29일 오후 12시 30분에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 생태환경대학에서 ‘세계식량 및 영양안보를 위한 농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세미나는 민두홍 교수(미국 캔사스주립대학교 농학과)가 글로벌 수준에서 농업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며, 개발도상국과 미국 간의 농업 협력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기우 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은 “세계인구의 증가와 함께 식량 및 영양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듯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최근 청년 농업인의 소득증대, 도시농업의 활성화 및 귀농귀촌인의 증가로 농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국외에서의 농업 역할을 살펴보는 기회를 통해 우리 농업을 재조명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북대 생태환경연구소는 생태환경 분야의 연구 활성화와 관련 교육 및 산업 부문과의 연계를 위해 2009년에 설립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지난 금요일, 아이들을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나서 시내에 나갔다.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는 한산했다. 문제집을 파는 코너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40대로 보이는 여성 예닐곱이 진지한 표정으로 국어독해, 수학 문제집을 고르고 있었다. 한쪽엔 초등학교 교과서도 팔았다. 한 권에 5000원 정도였다. 지난 3월 학부모 총회 때 딸의 담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3월 말부터 교과서 수업에 들어갑니다. 교과서는 집에 보내지 않고, 숙제도 없습니다. 수학익힘책도 학교에서 저와 같이 풉니다. 아무 신경 쓰지 마세요. 대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수학익힘책을 집에 보내드릴 테니 우리 아이들 많이 칭찬해주시고 격려해주세요.” 부모가 자녀에게 교과서를 미리 공부시키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 같았다. 그런데 서점에서 이렇게 쉽게 교과서를 구할 수 있다니…. 부지런하고 꼼꼼한 엄마들은 이미 교과서를 사서 봤을 것이다. 난 한참 멀었다.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다행스럽게도 별 탈 없이 학교에 적응했다. 혼자 학교에 가고, 끝나면 집에 오고, 친구들과도 잘 논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처음에는 아주 기본적인 화장실 스스로 가기, 실내화 갈아신기 같은 것만 잘해도 감지덕지했는데, 이제 딸의 공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선행학습.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일이 돼버렸다. 처음엔 ‘초등학교 1학년이 배울 게 뭐가 있다고, 열심히 뛰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만 잘 들으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보통은 공부도 어릴 때 해야 효과가 있다는 말로 받아들인다. 반대의 뜻도 통한다. 어린 나이에 배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부도 머리가 굵어지면 쉽게 이해한다. 중학교 1학년 때인가, 초록색 성문기초영문법을 보기 시작했다. 당최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었다. 학원 선생님은 네댓 번 보면 괜찮을 거라고 했다. 이해되지 않는 외국말을 달달 외우라는 소리가 싫어서 결국 학원을 관뒀다.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그 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슥슥 잘 읽혔다. 이렇게 쉬운 걸 왜 4년 전에 억지로 배우려 했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불신이 큰 나지만 자식 키우는 처지가 되자 마음이 심하게 흔들린다. 이런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적어도 한글은 깨우치고 학교에 가야지. 초등학교 1~2학년이면 영어 알파벳이랑 음가(파닉스)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3학년 되면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운다는데, 그전에 수영을 배워놓으면 더 좋겠지. 요샌 줄넘기도 필수라는데 동네 문화센터 줄넘기 강좌라도 듣게 해야 할까. 선행학습이란 무엇인가. 교육당국은 학생 스스로 또는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학교 수업 진도보다 최소 1개월 이상 미리 공부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학교 수업 준비를 위해 1~2주 먼저 공부하는 ‘예습’과는 다르다.교육과정평가원이 2013년 발간한 ‘학교교육 내 선행학습 유발 요인 분석 및 해소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중 86.2%가 영어 또는 수학 선행학습을 경험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학부모) 9720명을 조사한 결과다. 학교급으로 보면 초등학생의 84.1%, 중학생의 87%, 고등학생의 89.5%가 선행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 설문을 분석해보니 ▲학급 내 성적이 높을수록 ▲진학 희망 고등학교가 특목고 또는 자사고일 경우 ▲월평균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어머니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선행학습 시간이 길었다. 3월 초에 만난 대학선배 언니 A가 해준 기막힌 이야기가 떠올랐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A는 둘째를 올해 초등학교에 보냈다. A는 어렵사리 유명한 수학학원 강사 전화번호를 구했다. (유능한 사교육 강사 연락처를 확보하는 게 학부모의 정보력이라고 한다.) A는 강사에게 둘째 교육을 의뢰했다가 면박을 당했다. 강사가 그러더란다. “어머니, 너무 늦으셨네요. 특목고 가려면 6살 때부터 준비해야 해요.” 선행학습은 사교육을 받는 주요 목적 중 하나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사교육비 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을 받은 초등학생 가운데 39.7%가 선행학습이 목적이라고 답했다. 학교수업 보충이 86.2%로 가장 많았고 보육(17.6%), 진학준비(15.9%) 등의 순이었다.다만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는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그해에는 초등학생의 65.6%가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았다. 반면 학교수업을 보충할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은 2007년 49.6%에서 1.7배 이상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졌기 때문은 아닐까. 사교육에서 성행한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무력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사교육을 통해 미리 교과 내용을 학습한 학생에게 학교 수업이 재미있을 리 없다. 그런 학생이 많으면 교사들도 기본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선행학습을 받지 않은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당하게 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주입식 선행학습에 익숙해진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선행학습이 대학입시를 위한 속도 경쟁을 부추겨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나왔다. 오죽하면 법으로 선행학습을 금지했을까. 지난 2014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선행학습을 전제로 한 학교 수업 ▲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와 수준의 시험 출제 ▲대입전형 논술 시험 등에서 고교 교육과정 벗어난 문제 출제 등을 금지했다.법 시행 이후 학교에서는 선행학습을 유발을 할 수 없게 됐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아침 저녁 보충수업과 방학 특강을 통해 교과과정을 미리 배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다. 방과후 학교에서도 선행학습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다만, 지난 3월 국회에서 공교육정상화법이 개정된 덕에 초등학교 1·2학년도 방과후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정규교과에 포함되기에 초 1·2 대상 영어 수업은 선행학습에 해당된다. 하지만 국회는 교육현장과 학부모 요구를 받아들여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했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대한 학부모 반응은 둘로 갈린다. 선행학습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반기는 쪽도 있지만, 학교에서 공부를 더 안 시키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부모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어느 쪽이든 공교육법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걸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딸은 수학 시간이 제일 싫다고 한다. 지난주에 들고 온 수학익힘책을 보니 한자리수 덧셈과 뺄셈을 배우고 있다. 예컨대 ‘5와 3의 합은 8입니다. 5와 3의 차는 2입니다’ 이런 걸 배우는 모양이다. 손가락 10개로 더하고 빼기를 해결하는 딸에게 딱 맞는 수준이다.딸은 선행학습은커녕 ‘후행학습’마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딸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 가끔 10이 넘어가는 두자릿수 덧셈을 시켜볼 때가 있다. 그러면 딸은 빽 소리를 지른다.(손가락 10개로 셈을 할 수 없어서다. 잘 구부러지지 않는 발가락을 동원하다가 성질을 낸다.) 돈을 셀 때 1000원을 1만원이라고 하고, 100원을 10원이라고 하기에 세자릿수 읽기를 가르쳐보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딸은 어김없이 화를 낸다. “엄마, 학교에서 배울 거잖아. 왜 엄마가 가르치려고 해?” 그럼 학교에서 배운 덧셈과 뺄셈을 복습해보자고 붙잡아 앉히면 또 저항한다. “아니, 학교에서 배운 건데 왜 엄마랑 또 해? 싫어!” 속에서 천불이 난다. 공부하지 않겠다는 고집만큼은 아주 자기주도적이다. ‘됐다, 됐어.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속으로 뇌까려봤자 아쉬운 쪽은 나다. 어느새 서점에서 사온 덧셈 연산 책을 펴놓고 어르고 달래며 3장만 풀어보자고 애원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복직’ 입니다.
  • 북한, 볼턴 보좌관 향해 “인간오작품…꺼져라” 맹비난

    북한, 볼턴 보좌관 향해 “인간오작품…꺼져라” 맹비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말한 데 대해 북한이 “궤변”이라면서 탄도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체 금지 요구는 ‘자위권 포기’ 요구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유엔 안보이사회 결의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가 이미 수차 천명한 바와 같이 주권국가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전면 부정하는 불법 무도한 것으로서 우리는 언제 한번 인정해본 적도, 구속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이든 발사하면 탄도를 그으며 날아가기 마련인데 사거리를 논하는 것도 아니라 탄도 기술을 이용하는 발사 그 자체를 금지하라는 것은 결국 우리더러 자위권을 포기하라는 소리나 같다”고 역설했다. 대변인은 이어 볼턴 보좌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대변인은 “우리 군대의 정상적인 군사훈련을 유엔 안보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걸고 들었는데, 정도 이하로 무식하다”면서 “우리의 군사 훈련이 그 누구를 겨냥한 행동도 아니고, 주변국들에 위험을 준 행동도 아닌데 남의 집일 놓고 주제넘게 이렇다저렇다 하며 한사코 결의 위반이라고 우기는 것을 보면 볼턴은 확실히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고 구조를 가진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보장을 위해 일하는 안보보좌관이 아니라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안보파괴 보좌관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구조적으로 불량한 자의 입에서 항상 삐뚤어진 소리가 나오는 것은 별로 이상하지 않으며 이런 인간오작품은 하루빨리 꺼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볼턴은 1994년 조미기본합의문을 깨버리는 망치 노릇을 하고 우리나라를 ‘악의 축’으로 지명하고 선제타격, 제도 교체 등 각종 도발적인 정책들을 고안해 낸 대조선 ‘전쟁광신자’로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볼턴은 이라크전쟁을 주도하고, 수십년간 유럽의 평화를 담보해 온 중거리 및 보다 짧은 거리 미사일 철폐 조약을 파기하는 데 앞장섰으며, 최근에는 중동과 남아메리카에서 또 다른 전쟁을 일으키려고 동분서주함으로써 호전광으로서의 악명을 떨치고 있다”면서 “대통령에게 전쟁을 속삭이는 호전광이라는 비평이 나오고 있는 것도 우연치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미일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하루 일찍 일본 도쿄에 도착한 볼턴 보좌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발사체를 ‘작은 무기들’로 표현하며 “(이 무기들이) 나의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내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다이노+] 어릴 때는 네 발, 커서는 두 발로 걷는 공룡 발견

    [다이노+] 어릴 때는 네 발, 커서는 두 발로 걷는 공룡 발견

    신화에 등장하는 스핑크스는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동물은?’이라는 수수께끼를 내어 맞추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정답은 사람인데 엄밀하게 말하면 사람 역시 아기 때 네 발로 걷기보다 기어 다니다가 이족 보행을 하는 것이지만, 인간에 일생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 고대인의 재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새끼 때는 네 발로 걷다가 커서는 두 발로 걷는 공룡이 발견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국제 과학자팀은 1억 6000만~1억 7000만 년 전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에 살았던 초식 공룡인 무스사우루스 파타고니쿠스(Mussaurus patagonicus)의 연령대에 따른 골격 변화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알에서 막 부화한 새끼와 일 년 정도 자란 새끼, 그리고 다 자란 성체의 골격 화석을 비교해 이들이 어떻게 걸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무스사우루스는 새끼 때는 네 발로 걷다가 성체가 되면 앞다리가 짧아지면서 두 발로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골격 표면의 무게 중심을 분석해 무스사우루스가 새끼 때는 네 발로 걷고 성체 때는 두 발로 걷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왜 이런 변형 과정을 거치는지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새끼 때와 성체 때의 생태학적 지위가 다른 것이 이유일 수 있다.아무리 큰 공룡이라도 알의 크기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새끼는 작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거대한 초식 공룡이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대형 수각류도 작은 공룡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작은 크기일 때는 먹이 역시 거기에 맞춰 작은 풀이나 작은 동물일 것이며 자연 상태에 천적이 많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면 그때는 생태학적 지위가 바뀌면서 전혀 다른 패턴으로 살아가게 된다. 무스사우루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인간의 아기가 작은 어른이 아닌 것처럼 공룡 새끼 역시 단순히 성체를 작게 만든 것이 아니다. 이들의 생태학적 지위는 성체와 매우 달랐으며 나름의 생존 방식이 있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공룡이 어떻게 위험한 새끼 때를 버티고 그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의문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보이스3’ 절벽 아래 추락한 권율, 살아있을까?

    ‘보이스3’ 절벽 아래 추락한 권율, 살아있을까?

    ‘보이스3’ 권율이 살아있을까. 지난 25일 방송된 OCN 토일 오리지널 ‘보이스3’(남기훈 연출) 5회에서 송장벌레란 아이디를 쓰던 남성(이민웅)에게 작은 쪽지를 전달받은 방제수(권율). 그 안에는 심장을 멈추게 하는 분말이 들어있었고, 그는 이를 이용해 자살로 위장, 병원으로 이송되는 구급차 안 탈주를 계획했다. 제때 발견해 응급처치를 하면 20분 후 호흡이 돌아오지만, 운이 나쁘면 그대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계획, 목숨까지 건 탈주였다. 그런데 때마침 현장을 찾은 도강우(이진욱)와 방제수를 기다리고 있던 ‘와이어?’의 존재. 방제수의 탈주 계획은 물론이고 도강우가 현장을 찾을 것이란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던 그는 순식간에 도강우를 덮쳤고, 방제수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주인에게 이빨을 들이대면 안 되지. 너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기까지 했는데”라는 의미심장한 경고까지 날렸다. 방제수는 결국 “코우스케!”라고 절규하며 스스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비극을 선택했다. “누가 떨어졌든 살기는 힘들겠는데요?”라고 할 정도로 높은 절벽, 현장 감식 결과 역시 절벽에 있던 피는 방제수의 혈흔이며 양으로 봐서 사망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나홍수(유승목) 계장은 “방제수 특수부대 출신에 해경 출신이다. 방제수 시신 찾을 때까지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샅샅이 찾아”라고 했고, 잠수부까지 투입됐다. 그런데도 방제수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은 상황. “방제수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시청자들의 의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였다. 결국 방제수의 추락이라는 예상치 못한 반전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보이스3’. 사건의 중심엔 ‘와이어?’이 있었고 그가 어떤 이유로 도강우는 살해하지 않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나홍수(유승목) 계장이 도강우를 또다시 의심하기 시작해 오늘(26일) 밤 펼쳐질 전개에 호기심을 높인다. 방송 직후 공개된 6회 예고 영상에서 “너 예전에 내가 시켜서 도강우 핸드폰 추적 걸어놓은 거 있지”라던 나홍수. 과연 어떤 진실을 마주하게 될까. 미궁 속으로 빠진 방제수의 생존 여부, ‘와이어?’의 정체, 도강우를 향해 퍼져버린 의심과 비밀, 그리고 아내에게 살해 위협을 당한 구광수(송부건) 형사까지. 전율이 감도는 반전 전개로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보이스3’ 제6회, 오늘(26일) 일요일 밤 10시 20분, OCN 방송.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동영상] 하와이 마우이섬 조난 16일 만에 무사히 구조된 요가 강사의 비결

    [동영상] 하와이 마우이섬 조난 16일 만에 무사히 구조된 요가 강사의 비결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실종됐던 30대 여성이 자원봉사자들에게 무사히 구조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요가 강사인 어맨다 엘러(35). 친구와 가족들은 그날 아침 트레킹에 나선 그녀가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다음날 그녀의 SUV 자동차와 휴대전화가 차 안에서 발견됐다. 그녀의 행적이 2주 넘게 발견되지 않자 세 대의 헬리콥터를 띄워 수색했고, 구조를 도운 이에게 1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그런데 지난 24일 마카와오 삼림 공원 안의 깊은 계곡에서 구조 헬리콥터를 보고 손을 흔드는 그녀가 발견된 것이다. 미국 ABC 뉴스에 따르면 고펀드미 게정을 통해 많은 돈이 모금됐고 그녀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현상금은 그녀가 오후 5시쯤 발견된 날 아침에 5만 달러로 오른 상태였다. 그녀를 구조한 크리스 베르퀘스트는 “우리 모두 깜짝 놀라 얼어붙었다. 너무 빨리 날아가 지나치지 않도록 꼼꼼히 수색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중 수색에 나섰던 자비에르 칸텔롭스는 믿기지 않는 구조 소식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그녀를 발견한 것이 일생일대 최고의 날이었다”고 돌아봤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신발도 양말도 없이 맨발이었고 햇볕에 흉하게 피부가 탄 상태였다. 하지만 경미한 부상만 입었을 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고 자신을 구조한 자원봉사 남성들과 함께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동영상을 보면 엘러의 아버지는 딸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어린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 줄리아 역시 2주 넘게 조난 당했는데도 놀랍게도 건강한 몸이었다고 기뻐했다. 어머니는 딸이 살아 있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절망이 엄습하는 순간에도 우리가 구조 프로그램을 계속하기만 하면 그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한 결과 우리는 결국 그녀를 발견해낼 수 있었다.” 그녀는 체중이 줄긴 했지만 베리 류를 많이 따먹고 물이 풍부한 지역이라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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