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생존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안내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도정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AI 경쟁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144
  • “역사를 감추지 말라”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울림

    “역사를 감추지 말라”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울림

    “여기에 그들이 살았다” 슈톨퍼슈타인의참회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된 한국과 달리 유럽은 10월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아일랜드는 다시 록다운이 시작됐고 프랑스는 신규 확진자 수가 4만명을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독일도 하루 확진자 수 1만 4000명을 찍으며 가장 심각했던 지난 4월을 뛰어넘었다. 역대 최고 수치다. 이러다 진짜 2차 팬데믹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스런 요즘이다. 상황은 지난 4월보다 심각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그때만큼 크지 않다. 일단 겪어 본 일이 됐고, 무조건 죽는 병이 아니며, 무증상으로 넘기는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말도 안 되는 온갖 음모론, 예를 들면 5G 네트워크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이라든지, 혹은 전혀 위험하지 않은 병이라는 루머까지 더해져, 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과 극우들이 베를린 거리로 쏟아져 나온 후로(인파가 어마어마했다), 크고 작은 집회들이 다시 생겼다. 얼마 전엔 도심 재정비를 이유로 오랜 기간 버려지거나 빈 건물을 점거해 살아온 스콰터(무단 점유자)들을 정부가 내보내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크게 열렸다. 이번 집회엔 스콰트를 옹호하는 좌파 중심 세력과 시위자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길에 세워져 있던 몇몇 차량이 전소되고 부상자도 많이 나왔다. 요새는 밤에 도통 나다니질 않으니 시내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다음날 아침 트위터에 올라온 여러 영상들을 보며 시위가 상당히 거셌음을 뒤늦게 알았다.●소녀상 지키기 위한 집회는 계속 그런가 하면 한국과 관련된 집회도 있었다. 베를린 모아빗 지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였다. 소녀상은 설치된 지 일주일 만에 철거 위기에 놓였다. 비문의 내용이 문제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로 끌려간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여성들과 생존자들의 용기를 기리는 내용이 독일과 일본의 외교 관계에 부담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미테구청장은 베를린에 사는 일본 시민들로부터 소녀상에 반대하는 서한을 많이 받았으며,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철거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 언론은 소녀상이 설치된 첫날부터 일본 외교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일 역사를 잘 모르는 독일 사람들도 일본이 진짜 잘못한 게 있으니 저렇게 첫날부터 막으려 드는 게 아니겠냐는 쓴소리를 했다. 소녀상을 설치한 독일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바로 철거 명령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거리 집회를 했다. 다행히 철거 명령은 중지됐다. 베를린 시민과 교민들의 집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교민들의 작은 음악회도 열리는 중이다. 법원은 아직 중재 중에 있다. 소녀상 설치 기간은 원래 1년이었는데 법원 결정에 따라 그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집회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소녀상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잠시 서서 동상을 둘러보고 있었고, 어떤 터키계 아저씨는 무슨 동상이냐고 물었다. 남자친구가 자기가 아는 선에서 열심히 독일어로 설명을 해 주었다. 직접 본 소녀상은 왠지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대단한 애국심을 가지고 들른 게 아닌데, 소녀상을 보는 순간 계속 이 자리에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소녀상 뒤편에 그려진 할머니가 된 소녀의 그림자와 나비에 더욱 마음이 아렸다. “일본이 왜 아직까지 감추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돼. 독일도 일본과 똑같은 전범국가이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잖아. 만약 일본이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해 왔다면 한국도 일본을 용서하지 않았을까?” 독일인 친구가 물었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 일어난 일에 대해선 유감스럽지만 우리 세대의 잘못이 아니니 죄책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일본이 한국에 저질렀던 일들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면 우리도 용서하지 않았을까. 진심으로 우러난 사과를 100년이 돼 가도록 못 받고 있으니, 그 상처와 아픔이 트라우마와 적대와 보이지 않는 반감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도 대물림되고 있는 게 아닐까.●베를린 한복판에 유대인 추모 공간 물론 독일에도 여전히 히틀러를 숭배하고 나치를 추종하는 네오나치 세력과 극우들이 존재한다. 과거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부채감도 남아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와 국민들은 그릇된 역사를 인정하고 학살된 유대인들을 위한 참회와 보상을 분명히 해 왔다. 일본과는 비교도 안 되게 말이다. 12년 전 처음 베를린에 왔을 때, 도시 곳곳에 새겨진 그 노력들을 보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관광명소인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가는 길에 맞닥뜨렸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언제 가도 인상 깊다. 주변 건물에 둘러싸여 낮고 넓게 유대인 추모의 공간을 이루고 있는 곳. 우리나라로 치면 시청 광장 같은 위치라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다. 이곳을 한국과 일본의 상황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도쿄 요요기공원 같은 곳에 학살한 한국인을 기리는 추모 공간을 엄청 크게 만들어 놓았다고 상상하면 된다.●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떠난 유대인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멀리서 보면 검은 사각의 돌들이 광장에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가면 각기 다른 높이의 직사각형 기둥들이 낮은 땅 밑에서부터 세워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검은 기둥들이 2711개나 있다. 가장 긴 사각기둥은 사람 키의 3배가 될 만큼 높다. 사방이 보이지 않는 검은 기둥 사이를 걷다 보면 갑자기 길을 잃을 것 같은 불안감과 갇힌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처음 갔던 날은 어둡고 추운 날씨여서 더 음울하게 느꼈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서 느낀 불안감은 전쟁 당시 유대인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하게 해 준다. 그래서 비석처럼 차갑고 검은 사각기둥 사이에서 숨을 멈추게 된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학살당한 유대인 희생자들의 침묵이 모여 있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을 처음 간 이후, 여러 번 다시 갔다. 날씨와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은 매번 다르게 느껴진다. 날씨가 쨍쨍할 땐 아이들이 뛰노는 밝은 공원으로, 날씨가 흐리고 사람이 없을 땐 거대한 공동묘지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한결같이 느껴지는 게 있다. 잘못된 과거를 기억하고 반성하려는 독일 정부와 사람들의 의지다. 그 의지가 베를린 한복판에 드러나 있다. 그래서 나는 이곳이 베를린에서 그 어떤 명소보다도 가장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베를린이 과거를 기억하는 법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거리 곳곳에 새겨진 유대인 추모의 흔적은 또 있다. 돌바닥 사이에 새겨둔 ‘슈톨퍼슈타인’(Stolperstein)이다. ‘걸림돌’이라는 뜻의 이 작은 황동도금판에는 나치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의 이름과 출생일, 사망일이 적혀 있다. 그리고 이 도금판은 그들이 살던 마지막 주거지 혹은 마지막 일터 건물 앞에 박혀 있다. 그 오래된 건물들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미테 거리를 걷다 보면 이 작은 도금판을 종종 보게 된다. 도금판은 하나나 두 개씩 박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건 여덟 개가 한꺼번에 박혀 있다. 독일군이 들이닥쳐 한꺼번에 잡혀간, 그래서 사라진 가족의 이름이리라. 슈톨퍼슈타인은 독일의 한 예술가에 의해 시작됐다. 베를린에서 나고 자란 군터 넴니히 작가가 1992년 쾰른에서 선보였고 4년 뒤에 베를린에 왔다. 현재 이 금판은 유럽 1200개 도시로 퍼져 나갔다. 각 도시의 건물 앞에 사라진 유대인들의 이름이 새겨지고, 총 7만 5000개(2019년 말 기준)가 넘는 슬픈 명패가 만들어졌다.‘여기에 ○○○가 살았다.’ 세계 20개국의 언어로 도시마다 다르게 새겨진 기념판은 모두 이런 문장으로 시작된다. 대부분은 아우슈비츠 같은 강제 수용소로 사라진 유대인들의 이름이지만 집시, 성 소수자, 흑인, 공산주의자 등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사람은 이름을 잊었을 때만 잊혀진다.’ 평소 탈무드의 글을 자주 언급한 군터 작가가 28년 동안 이 작업을 지속해오는 이유다. 베를린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은 이처럼 개방돼 있다. 과거를 숨기기에 급급한 일본과 과거를 지우려고 모든 걸 새로 짓기에 바빴던 한국을 보고 자란 터라 그 개방된 방식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전쟁으로 파괴된 많은 부분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 카이저 빌헬름 교회나 무너진 장벽의 일부를 야외 갤러리로 만든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이제는 너무 유명한 관광지가 된 국경 검문소 체크포인트 찰리, 장벽박물관까지, 도시 곳곳에 열어 둔 반성과 성찰의 공간에서 독일인들의 용기를 본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 말이다. ●일상으로 접하는 부끄러운 역사의 기록 하루는 남자친구와 아이들을 데리고 기술박물관에 다녀왔다. 미술 갤러리나 박물관 가는 걸 좋아하는 내가 스스로 찾아갈 일은 거의 없는 박물관이지만(기술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건조하다), 아이들을 핑계 삼아 동행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척 즐거웠다. 점심 먹은 것까지 포함해서 서너 시간은 있었지만 반도 못 볼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20세기 중반까지 베를린에서 가장 중요한 기차역이었던 ‘안할터 반 호프’의 화물 창고 부지가 박물관 땅으로 쓰였다. 전체 7800평이나 된다. 원래의 건물과 새로 지은 건물이 이어져 있고 내부에는 수십 척의 실제 항공기와 배, 기차, 선로 등이 전시돼 있다. 그 밖에 자동차와 카메라, 인쇄기 등 기계로 만들어진 모든 구조물의 내부와 원리도 볼 수 있다.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곳은 오래된 선로와 기차의 변천사를 전시해 둔 공간이었다. 빌헬름 황제의 고습스러운 증기기관차부터 베를린 S반(지금도 다니는 지상철)의 초창기 모습과 역까지 실물로 남아 있다. 당장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픈 마음이 드는 순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유대인을 실어 나르던 기차가 동시에 보인다.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에서나 보던 그 기차 칸, 아니 화물차 한 칸이 실제로 있었다.저 안에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벌벌 떨면서 갇혀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안내판엔 1941년부터 3년 동안 184대 기차가 유대인을 실어 날랐고, 그 수는 총 300만명에 달한다고 쓰여 있다. 기차칸 앞에는 히틀러의 사진과 이 화물칸에 탔다가 죽은 12명의 유대인 이야기도 전시돼 있다. 아이들도 그 기차칸을 보았다. 여덟 살짜리 사내아이는 자연스럽게 나치와 히틀러에 대해 궁금해했고, 사람들이 다들 싫어하는데 왜 히틀러를 빨리 못 죽였냐고도 물었다. 유대인 박물관과 같은 특별한 곳이 아닌, 일반 박물관에서도 어두운 역사의 한 부분으로 솔직하게 언급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니 이곳의 아이들은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그들의 잘못된 과거를 마주하고 제대로 배울 기회를 가질 것이다. 부끄러운 역사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어려운 일이 베를린에선 일상의 경험으로 공유되고 있다. 그 점이 자주 부럽고, 가끔은 여전히 놀랍다.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신경영 철학 위에 ‘뉴삼성’ 비전 기대합니다

    신경영 철학 위에 ‘뉴삼성’ 비전 기대합니다

    우리의 스승 이건희 회장님.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하실 때 받은 울림을 잊을 수 없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과 기업 환경은 회장님이 혁신을 처음 외친 그때보다도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신경영 철학은 지금도 유효한 경영 비전입니다. 신경영의 핵심은 변화와 신뢰입니다. 생존을 위한 변화, 그리고 리더와 조직원 간의 신뢰입니다. 저는 당시 삼성 비서실 재무팀 부장으로 있으면서 프랑크푸르트로 소집돼 회장님이 신경영을 설파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았고, 그 내용을 정리해 직원 교육용 책으로 만드는 일을 수행했습니다. 당시 회장님은 신경영을 선포하면서 “제2의 이완용이 온다”며 경제 식민지 문제를 언급하셨는데 저는 그때 무슨 말씀인지 사실 전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4년 뒤인 1997년 11월 외환위기를 겪게 되면서 그제서야 그 뜻을 이해하고 당신의 혜안에 다시 한번 감복했습니다. 이제 당신이 가시면 누가 더이상 위기를 말하고 이를 준비하기 위한 혁신과 변화를 외칠까요. 하지만 우리는 마냥 슬퍼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병철 회장님이 인재제일·사업보국·합리추구라는 경영철학하에 당신이 신경영 비전을 내놓고 삼성을 최고의 기업 반열에 올려놓으신 것처럼 당신의 신경영 기반하에 새 시대의 ‘뉴삼성’을 이끌 비전이 나올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잃은 슬픔을 이겨 내고 거세게 몰려오는 위기에 무너지지 않도록 계속 준비할 것입니다. 이제 당신은 모든 짐들과 걱정을 내려놓고 편히 잠드소서. 고 이건희 회장님 가시는 길에 제가 가진 모든 존경과 정성을 모아 이 추도사를 바칩니다.
  • 文, 오늘 예산안 시정연설… ‘위기에 강한 나라’ 강조

    文, 오늘 예산안 시정연설… ‘위기에 강한 나라’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555조 8000억원 규모의 2021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한다고 청와대가 27일 밝혔다. 문 대통령이 국회를 찾는 것은 지난 7월 21대 국회 개원연설 이후 104일 만이며, 2017년 추가경정예산안을 포함하면 다섯 번째 시정연설이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 대한 대국민 감사와 함께 경제 회생을 위한 초당적 협력 호소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대변인은 “연설에서 강조할 부분은 ‘위기에 강한 나라’”라며 “일찍이 겪어 보지 못한 위기에서 희망을 만들어 낸 국민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예산안을 통해 내년에 어떻게 방역과 경제를 동반 성공시켜 위기에 강한 나라를 굳건히 해 나갈 것인지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을 위한 화두인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해 확장적 재정 운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회가 예산안 심사를 통해 뒷받침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특수고용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 확대, 택배기사나 보건의료 종사자와 같은 대면 필수 노동자 보호 대책 마련 등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국회 협력을 당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정기국회에서 처리되도록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수처를 언급하더라도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검찰개혁에 대한 언급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정기국회는 문 대통령이 입법과 예산을 통해 국정 장악력을 유지할 사실상 마지막 정기국회란 점에서 개혁 과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어느 때보다 크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국회 개원연설의 연장선에서 야당과의 소통, 협치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북한군에 의한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 공동조사 제안에 대해 북측이 묵묵부답인 가운데 남북 관계를 언급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교류 확대 등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이 선순환하는 평화경제 기반 구축에도 힘쓰겠다며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문] ‘울분’ 유승준 “내가 테러리스트냐” 강경화에 글… 외교부 “개인 입장”(종합)

    [전문] ‘울분’ 유승준 “내가 테러리스트냐” 강경화에 글… 외교부 “개인 입장”(종합)

    “저는 잊혀진 중년 아저씨일 뿐” “이민권 취득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어”“적어도 병역법 어기지 않아… 합법적”강경화 입국 불허에 입국 허가 재차 요청병무청장 불허 방침에도 공개 반박 글 병역 기피 의혹으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지난 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입국 불허 방침을 거듭 밝히자 “나는 정치범도, 테러리스트도, 범죄자도 아니다”라며 “영구 입국 금지는 엄연한 인권침해”라고 입국 허가를 강 장관에 재차 요청했다. “한국 떠난 지 19년, 영구 입국금지형평성에 어긋난 판단” 유승준은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강 장관을 향한 장문의 글에서 “저는 이미 잊혀져도 한참 잊혀진, 아이 넷을 둔 중년 아저씨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에 악영향을 끼칠 인물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유승준은 “부디 저의 무기한 입국금지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주시고, 이제는 저의 입국을 허락해 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유승준은 “적어도 저는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다”면서 “제가 내린 결정은 합법적이었으며 위법이 아니면 법적 재제를 가할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에게도 인권이 있고, 범죄자들도 지은 죄만큼만 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18년 8개월 동안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돼 입국금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영구히 입국금지라는게 맞는 처사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엄연히 인권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항의했다.강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유승준이 최종 승소한 대법원 판결 이후 재차 사안을 검토한 결과 비자 발급 불허를 결정했다고 밝혔었다. 강 장관은 ‘유승준의 입국 금지 조치가 계속 돼야 하느냐’는 질의에 “(대법원 판결 후) 다시 이 사안을 검토했다”면서 “다시 비자 발급을 허용치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유승준은 대법원 승소 판결에도 지난 7월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이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하자 최근 재차 소송을 냈다. 강 장관은 이와 관련, “(대법원에서) 꼭 입국을 시키라는 취지에서가 아니고 절차적인 요건을 다 갖추라고 해서 외교부의 재량권 행사를 위법하다고 판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시민권 취득 안 하면 영주권마저잃을 수 있는 부득이한 사정 있었다” “19년 간 온갖 거짓기사·오보에 오명” 이에 대해 유승준은 입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은 지금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으면 영주권마저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과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선택은 이민자들로서는 지극히 흔하고 당연한 선택이었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준은 “사랑과 관심이 없어지면 연예인의 생명은 끝이나 다름없다”면서 “저는 한국 연예계를 떠난지 19년이 다 되어간다. 그냥 떠난 정도가 아니라 지난 19년 간 온갖 말도 안되는 거짓 기사들과 오보들로 오명을 받아 왔다”고 억울해했다. 유승준은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했으며 2015년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게 해 달라고 신청했다가 거부당했다. 그는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3월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으나, LA총영사관이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해 또 소송을 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의 취지는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으로, 비자를 발급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외교부 “비자 발급은 영사 재량사항”“강 장관 답장할 계획도 없다” 유승준의 글에 대해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신청인이 개인적으로 표명한 입장으로 이해하고 있다. 추가로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승준에게 비자를 발급할 조건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비자 발급은 해당 영사가 제반 상황을 감안해서 발급하게 되는 재량사항”이라면서 “비자 신청이 있을 경우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비자 발급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유씨의 공개 글에 강 장관이 답장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말에 “없다”고 말했다. 유승준은 지난 13일 자신에 대한 입국금지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모종화 병무청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소셜미디어에 장문의 공개 반박 글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모 병무청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무청 입장에서는 (유승준의) 입국이 금지돼야 한다”고 밝혔었다.다음은 유승준 SNS 글 전문 외교부 장관님 가수 유승준입니다. 저를 아시는지요. 저는 아주 오래 전 한국에서 활동했었던 흘러간 가수입니다. 1997년에 데뷔를 해서 2002년 초까지 활동을 했었지요. 5년이라는 그리 길지도, 또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정말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 나이 20대 초반 이었고, 미국 영주권을 가진 재미교포 신분으로 활동했습니다. 조금 반항적이었던 청소년기를 이겨내고 이루었던 꿈이어서 그랬는지, 저는 당시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고 올바르게 살고자 했으며, 더 나아가 다음 세대들에게 모범이 되려고 늘 노력했습니다. 할수있는 능력 안에서 기부하는 일에도 앞장 섰으며 금연 홍보대사등의 활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 힘썼습니다. 그래서 였을까요. 땀흘리고 노력하는 모습에 남녀노소 할것 없이 정말 많은 사랑과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2002년 2월 한순간의 선택으로 그 모든것이 산산이 부서졌습니다.제가 미국 시민권을 선택한 대가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병역기피자라는 낙인과 함께 무기한 입국금지 대상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군에 입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데뷔 때부터 이미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이민을 간 영주권자였고, 그 무렵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으면 영주권마저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팬들에게 이 사정을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국에 입국하고자 했지만, 인천공항에서 입국 자체가 거부되고 저에게는 아무런 해명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 극히 개인적인 선택 이었습니다. 병역 의무를 파기함으로 대중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 주었습니다.팬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현실적인 실리를 선택한 비겁한 행동 이었다고 비판 받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정은 합법적 이었으며 위법이 아니면 법적 재제를 가할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도 이제 19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제는 저를 기억하는 팬들도 저처럼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나이가 될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바쁘신 분에게 제 얘기를 이렇게 드리는게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이번에 국정감사에서 장관님께서 저에게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연예인입니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과 관심으로 생존하는 직업이고요, 사랑과 관심이 없어지면 연예인의 생명은 끝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한국 연예계를 떠난지 19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냥 떠난 정도가 아니라 지난 19년간 온갖 말도 안되는 거짓 기사들과 오보들로 오명을 받아 왔습니다. 그 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인기와 명예, 좋은 이미지는 이제 어디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지금 군에 입대하거나 복무 중인 젊은 청년들 대다수가 저를 모르는 세대들입니다. 저는 이미 잊혀져도 한참 잊혀진, 아이 넷을 둔 중년 아저씨에 불과합니다. 장관님, 그런 제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대한민국의 안보, 질서와 외교관계가 정말 저 같은 일개 연예인의 영향력으로 해침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런 영향력도, 그런 능력도 없는 일계 연예인일 뿐 입니다. 저는 정치범도 테러리스트도 범죄자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악영향을 끼칠 인물은 더더욱 아닙니다. 연예인도 사람인지라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합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크고 작은 잘못을 하고, 법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처벌을 받고, 위법은 아니지만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정도만큼 인기를 잃고 자연스레 퇴출되기도 합니다. 제가 과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선택은 이민자들로서는 지극히 흔하고 당연한 선택이었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팬들을 실망시킨 잘못에 대한 평가는 팬들이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관님께서는 올해 초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만나, 한국 정부가 2020~2022년 인권 이사국으로서 국제적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신 바 있습니다. 외국인에게도 인권이 있고, 범죄자들도 지은 죄만큼만 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8년 8개월 동안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것으로 간주되어 입국금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영구히 입국금지라는게 맞는 처사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것이 엄연한 인권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관님께서는 2019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단지 절차를 지켜 재량권을 행사하라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씀하셨지만, 대법원 판결문에는 재량권 행사시 지켜야 할 지침이 다 나와 있습니다. 장관님께서 부디 저의 무기한 입국금지 문제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고민해 주시고, 이제는 저의 입국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정인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동시에 추진해야”

    문정인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동시에 추진해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7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평화포럼’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종전 선언’이 그 시작점이 된다는 것이 문 특보의 주장이다. 문 특보는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신냉전 부활’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냉전의 연대기를 돌이켜보면 한반도에 신냉전이 다시 오는 상황은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서든 막아야 한다”며 “그러려면 북한의 비핵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동시에 추진해서 한반도에 핵무기도 없고 항구적인 평화가 만들어지는 상황이 왔을 때 평화가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동시 병행추진은 상당히 중요하다”며 “그 입구에 있는 것이 종전선언”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평화를 만드는 것은 과정이지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며 “종전선언을 입구로 비핵화를 추동하고 평화체제를 만드는 과정에 우리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을 향해서도 “전향적으로 나와야 한다. 핵을 가지고는 생존과 번영을 담보하지 못한다”면서 “미국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는 사이 남북 간 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로 나선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향후 북미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성공 뒤 상황에 대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고, (북한이 바라는)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은 거부하며, 중국의 개입은 꺼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조기에 한반도 평화-비핵화 교환 협상을 재개하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또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트럼프식 개인외교를 재검토하고 바텀업(상향식) 방식의 양자 또는 다자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새 행정부가 제재와 압박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려면 비핵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설득하며 양자 또는 다자협상을 시도하겠지만, 북한은 진전된 핵 능력을 내세워 비핵화보다 핵 군축 협상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새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과 정책 재검토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북한의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제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사이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예상 낙찰가 최소 ‘1014억 원’…275㎝ 조각상 경매 나온다

    예상 낙찰가 최소 ‘1014억 원’…275㎝ 조각상 경매 나온다

    역사상 가장 비싼 조각품 중 하나가 경매에 나온다. 예상되는 낙찰가는 최소 9000만 달러, 한화로 약 1014억 원에 달한다.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오늘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오는 조각품은 스위스 현대미술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작품 ‘키가 큰 여인 I’(GRANDE FEMME I)으로, 자코메티가 사망하기 6년 전인 1960년 작품이다. 청동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자코메티 후기 예술의 대표적인 작품이며, 단단하고 무거운 질감과 약 275㎝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가 특징이다. 작품의 규모 특성상 외부 전시가 필수적이지만, 단 한 번도 외부 전시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경매를 진행하는 소더비 측은 해당 작품이 최소 9000만 달러(한화 약 1014억 원)에 낙찰될 것으로 내다봤다.자코메티의 작품 중 가장 비싸게 팔린 것은 실물 크기 청동상인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남자’(1947년 작품)로, 2015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 4130만 달러(당시 환율로 1549억 36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조각 작품 가운데 역대 최고가 경매 낙찰 기록이었다. 자코메티의 여러 작품은 1억 달러 안팎의 고가에 낙찰되어 온 만큼, 이번 작품 역시 최소 9000만 달러에서 시작돼 기존 낙찰가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소더비 측은 이번 경매의 낙찰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소더비 측은 “자코메티는 생의 마지막 10년 동안만 청동 조각을 만들었다”면서 “작품이 공개된 뒤 뉴욕 맨해튼에 전시될 뻔도 했지만, 자코메티가 이를 만족스러워하지 않아 성사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코메티의 작품은 수집가들과 일반 대중들이 쉽게 공감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 주제가 보편적이면서도 독특한 예술적 스타일이 있는 만큼 예술 시장에서 꾸준히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코메티의 작품 다음으로 비싸게 팔린 조각품은 미국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65)의 ‘토끼’(Rabbit)으로, 지난해 크리스티 경매에서 9107만 5000달러(약 1082억 5000만원)에 낙찰 돼 생존작가 작품 경매로는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입국 금지는 엄연한 인권침해”...유승준, 외교부 장관에 호소

    “입국 금지는 엄연한 인권침해”...유승준, 외교부 장관에 호소

    가수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입국 허락을 요구했다. 27일 유승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의 무기한 입국금지 문제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이제는 입국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군에 입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병역 의무를 파기함으로 대중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겼고 신의를 저버리고 현실적인 실리를 선택한 비겁한 행동이었다고 비판 받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적어도 나는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연예인이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과 관심으로 생존하는 직업이고 사랑과 관심이 없어지면 연예인의 생명은 끝이나 다름없다. 나는 한국 연예계를 떠난지 19년이 다 되어간다. 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인기와 명예, 좋은 이미지는 이제 어디가도 찾아볼 수 없다. 이미 잊혀져도 한참 잊혀진, 아이 넷을 둔 중년 아저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내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냐, 대한민국의 안보, 질서와 외교관계가 정말 저 같은 일개 연예인의 영향력으로 해침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외국인에게도 인권이 있고, 범죄자들도 지은 죄만큼만 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엄연한 인권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승준에게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티브 유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강 장관은 “정부가 관련 규정(을 검토한 후) 결정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대법원이 지난 3월 유씨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해선서는 “(대법원 판결은) 절차적인 요건을 갖추라는 뜻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이 (판결한 취지는) 외교부가 제대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유씨를) 입국시키라는 게 아니라 절차적인 요건을 갖춰라, 재량권을 행사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판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승준은 병역 기피를 이유로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했다. 이후 유씨는 만 38세이던 2015년 9월 LA총영사에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도록 해 달라고 신청했다. 당시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사람이라도 국익을 해칠 우려가 없는 한 만 38세가 되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LA 총영사는 법무부가 2002년 유씨의 입국을 금지했다는 점을 들어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유씨 비자 발급 거부는 정당하다”라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7월 “LA 총영사는 법무부 지시가 아니라 법에 따라 유씨의 비자 발급 여부를 자체적으로 심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하다”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유씨는 파기환송심을 거쳐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다만 대법원 판결 취지는 비자발급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으로, 비자를 발급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다음은 유승준(스티브 유) 인스타그램 글 전문. 외교부 장관님, 가수 유승준입니다. 저를 아시는지요. 저는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 활동했었던 흘러간 가수입니다. 1997년에 데뷔를해서 2002년 초까지 활동을 했었지요. 5년이라는 그리 길지도 ,또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정말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 나이 20대 초반 이었고, 미국 영주권을 가진 재미교포 신분으로 활동했습니다. 조금 반항적이었던 청소년기를 이겨내고 이루었던 꿈이어서 그랬는지, 저는 당시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고 올바르게 살고자 했으며, 더 나아가 다음 세대들에게 모범이 되려고 늘 노력했습니다. 할수있는 능력 안에서 기부하는 일에도 앞장 섰으며 금연 홍보대사등의 활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 힘썼습니다. 그래서 였을까요. 땀흘리고 노력하는 모습에 남녀노소 할것 없이 정말 많은 사랑과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2002년 2월 한순간의 선택으로 그 모든것이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제가 미국 시민권을 선택한 대가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병역기피자라는 낙인과 함께 무기한 입국금지 대상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군에 입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데뷔 때부터 이미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이민을 간 영주권자였고, 그 무렵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으면 영주권마저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팬들에게 이 사정을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국에 입국하고자 했지만, 인천공항에서 입국 자체가 거부되고 저에게는 아무런 해명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극히 개인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병역 의무를 파기함으로 대중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팬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현실적인 실리를 선택한 비겁한 행동 이었다고 비판 받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정은 합법적 이었으며 위법이 아니면 법적 재제를 가할수 없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도 이제 19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제는 저를 기억하는 팬들도 저처럼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나이가 될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바쁘신 분에게 제 얘기를 이렇게 드리는게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이번에 국정감사에서 장관님께서 저에게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연예인입니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과 관심으로 생존하는 직업이고요, 사랑과 관심이 없어지면 연예인의 생명은 끝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한국 연예계를 떠난지 19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냥 떠난 정도가 아니라 지난 19년간 온갖 말도 안되는 거짓 기사들과 오보들로 오명을 받아 왔습니다. 그 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인기와 명예, 좋은 이미지는 이제 어디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 군에 입대하거나 복무 중인 젊은 청년들 대다수가 저를 모르는 세대들입니다. 저는 이미 잊혀져도 한참 잊혀진, 아이 넷을 둔 중년 아저씨에 불과합니다. 장관님, 그런 제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대한민국의 안보, 질서와 외교관계가 정말 저 같은 일개 연예인의 영향력으로 해침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런 영향력도, 그런 능력도 없는 일계 연예인일 뿐 입니다. 저는 정치범도 테러리스트도 범죄자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악영향을 끼칠 인물은 더더욱 아닙니다. 연예인도 사람인지라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합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크고 작은 잘못을 하고, 법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처벌을 받고, 위법은 아니지만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정도만큼 인기를 잃고 자연스레 퇴출되기도 합니다. 제가 과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선택은 이민자들로서는 지극히 흔하고 당연한 선택이었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팬들을 실망시킨 잘못에 대한 평가는 팬들이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관님께서는 올해 초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만나, 한국 정부가 2020~2022년 인권 이사국으로서 국제적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신 바 있습니다. 외국인에게도 인권이 있고, 범죄자들도 지은 죄만큼만 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8년 8개월 동안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것으로 간주되어 입국금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영구히 입국금지라는게 맞는 처사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것이 엄연한 인권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관님께서는 2019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단지 절차를 지켜 재량권을 행사하라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씀하셨지만, 대법원 판결문에는 재량권 행사시 지켜야 할 지침이 다 나와 있습니다. 장관님께서 부디 저의 무기한 입국금지 문제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고민해 주시고, 이제는 저의 입국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정보와 확률, 그리고 확증편향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정보와 확률, 그리고 확증편향

    ‘신호를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쓰기 시작한 칼럼이 이제 4년이 넘었다. ‘신호를 찾아서’의 의미는 이 세상에는 유용한 정보인 ‘신호’와 그렇지 못한 ‘잡음’이 존재하며, 따라서 유용한 신호를 잡음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구별할 것인가 하는 의미에서 정해진 제목이다. 이후 내용의 범위를 확장해 일상에서의 합리적인 판단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다. ‘정보’(information)라는 용어는 학문적 용어이기도 하다. 70년 전 클로드 섀넌에 의해 만들어진 정보이론은 오늘날 통신 기술의 기반이 된 이론으로 통신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이 배우는 과목이 됐다. 이 이론에서 말하는 ‘정보’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의미와 매우 비슷하지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정보의 양이 수치적으로, 정량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다양한 정보 중 어떤 것이 더 많은 정보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곧 유용한 정보인지를 제시해 주는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보기가 4개인 문제보다 보기가 5개인 문제가 더 어려운 문제이므로 어떤 두 정보가 있을 때 전자의 답을 알게 해주는 정보보다 후자의 답을 알려주는 정보가 더 유용하다는 것이다.정보의 양이 숫자로 표현되며 그 크기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경우, 우리가 믿거나 예측하는 모든 진술은 확률적으로 참이며, 새로운 정보는 그 진술이 참일 확률을 변화시키는 관계를 가진다는 사실 또한 이해하게 된다. 쉬운 예를 들어 보자면, 월급날에 월급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나 예측은 월급을 받기 전까지는 확률적으로만 참일 것이다. 월급날이 점점 다가오면서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되지 않거나 또는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면 당신이 월급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은 점점 더 참에 가까워진다. 확률을 1에 가깝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편 정보의 양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왜 새로운 정보에 민감한지도 설명해 준다. 월급날이 되기 전에 직원들이 회사의 미래에 대해 불안한 표정으로 한쪽에서 수군거리고 있다면 당신은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정보는 당신이 월급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예측의 확률을 낮출 가능성이 크며, 당신의 생존에 중요한 내용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정보는 대체로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 새로운 정보들은 인류의 생존에 중요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인간은 새로운 정보에 항상 욕심을 내도록 진화돼 왔다. 이를 호기심이라고 한다. 세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아이들이 세상을 배워 나갈 수 있게 만드는 데 호기심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호기심과는 반대의 역할을 하는 본능적 편향도 존재한다. 바로 앞선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확증편향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이미 가진 믿음과 배치되는 증거를 무시하고 이를 지지하는 증거만을 받아들이는 경향을 이야기한다. 확증편향은 인간이 가진 대표적인 오류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인간의 확증편향이 오류를 강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 양극화를 강화시킨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확증편향은 분명히 진실을 찾는 데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확증편향은 왜 생겼으며, 어떻게 하면 이를 줄일 수 있을까? 다음번 칼럼에 이를 이야기해 볼까 한다.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까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까

    생명과학의 발달로 평균수명과 기대수명이 점점 길어지면서 ‘100세 시대’, ‘호모 헌드레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병 100세’가 아닌 ‘무병 100세’를 위해서는 암과 치매 정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암과 치매가 없는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과학기술 발달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많은 과학자는 과학기술의 뒷받침만큼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 공중보건대학원 전염병학, 네바다대 보건대 환경·직업보건학과 공동 연구팀은 실제로 사회적 참여 수준이 높은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치매 발병 확률이 낮고 뇌도 훨씬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노인의학:심리과학’ 21일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실시한 ‘보건 ABC 연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ABC 연구는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의 급격한 퇴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한 70~79세 남녀 노인 3075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 건강조사다. 연구팀은 ABC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 요양원에 거주하는 293명을 무작위 추출해 사회적 참여도에 관한 관찰 및 설문조사 결과와 대뇌 피질의 특성 및 뇌세포의 세포 활성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확산 텐서 MRI’ 사진을 비교 분석했다. 사회적 참여도 점수는 보드게임, 다른 사람과 영화 보기, 각종 수업이나 강연회 참석, 종교 활동,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이웃이나 친인척과 어울리기, 자원봉사활동, 매일 함께하는 대화 상대가 있는지 여부로 측정됐다. 비교 분석 결과 사회적 참여도 점수가 높은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뇌세포 활성도가 높고 대뇌 회백질이 더 넓고 두꺼워 치매 발병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뇌세포 숫자가 줄어들면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시아 펠릭스 피츠버그대 박사(노인신경과학)는 “많은 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치매 발병에 따른 의료 비용은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이런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의 체계적인 사회적 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암학회와 에머리대 의대 신경과학교실, 재활의학교실, 애틀랜타 보훈병원 재활교실, 윈십 암 연구소, 앨라배마 버밍햄대 통합암센터, 노스웨스턴대 의대 의료사회학교실 공동 연구팀 역시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독서를 하는 노인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고 노년 암 발병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암이 발생하더라도 생존 기간이 더 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암’ 21일자에 실렸다.연구팀은 생활습관과 암 발병 가능성,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조사한 ‘암예방 연구 Ⅱ 영양조사’ 자료를 재분석했다. 연구팀은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약 7만 8000명을 무작위 추출해 암 발생 여부, 유산소 및 근육 강화 등 신체 활동, 평소 앉아 있는 시간, 식습관, 독서 시간 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신체 활동과 지적 활동 시간이 긴 사람들은 암은 물론 치매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규칙적인 운동과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는 노인의 경우 암이 발생하더라도 5년 생존율과 완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노인들도 일주일에 150~300분 정도 산책이나 속보 같은 신체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사망 위험이 최대 45%가량 줄어들고 이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이 이런 연구 결과를 보면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무시하지만 이를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명한 음식점의 셰프들이 자신들의 레시피를 숨김없이 공개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식당이 똑같은 맛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안다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 “형제복지원 30년 전 악몽 남편 아픔 덜어주고 싶어” 그래서 아내는 투사가 됐다

    “형제복지원 30년 전 악몽 남편 아픔 덜어주고 싶어” 그래서 아내는 투사가 됐다

    “과거 형제복지원 사건을 하나하나 밝혀내지 못한 채 일부 범죄로만 기소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제라도 수사와 재판상의 과오를 바로잡는 것만이 피해 생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고경순 대검 공판송무과장)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1호 법정에서 31년 만에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심이 열렸다.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는 이유로 지난 1989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형제복지원 원장 고 박인근씨의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다시 판단을 해 보자는 취지다. 이날 법정 한편에는 이향직(49) 형제복지원 피해자협의회 집행위원장과 아내 이방울(40)씨가 있었다. 이 위원장은 중학교 1학년이던 1984년 형제복지원에 들어가 1987년 5월 폐쇄될 때까지 살았다.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피해 가출생활을 하던 중 아버지에게 붙잡혀 잠시 파출소에 맡겨졌던 게 화근이었다. 경찰은 “좋은 옷과 푸짐한 음식을 주고 학교도 보내 준다”는 거짓말로 회유했지만, 실제로 그가 마주한 형제복지원은 ‘한국판 아우슈비츠’였다. 박정희 정권 때 설립된 전국 최대 부랑아 수용시설인 부산 북구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3000여명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학대·성폭행·살인 등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7년째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이 위원장 곁에는 언제나 아내가 있다. 전국 길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할 때도, 대법원 앞에서 비상상고 심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할 때도, 피해자 모임에서도 두 사람은 늘 ‘세트’다. 서울신문은 지난 22일 경기 광주시 자택에서 “아직 형제복지원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씨를 만났다. 생존자 가족이자 활동가로서 이씨가 느낀 피해자의 고통과 남은 과제에 대해 물었다. ●결혼하고 나서 툭툭 피해 사실 털어놔 -남편이 형제복지원 피해자라는 사실은 언제 처음 알았는지. “결혼하고 같이 살면서 툭툭 던지듯이 형제복지원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하더라. 밥을 먹다가도 ‘내가 있었던 형제복지원에선 김치에 고춧가루가 너무 없어서 세면서 먹었다’고 하고, TV 군대 예능에서 흙벽돌이 나왔는데 ‘저 사람은 1~2장 들기도 힘들어하는 걸 10장씩 지게에 지고 날랐다’고 하고. 그때는 내가 잘 알지 못하니까 ‘당신 힘들었겠다. 고생 많았네’ 이 정도로만 받아들였다.” -그러다 실상을 알게 된 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룬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신이 저런 데 있었던 거냐’고 막 눈물이 났다. 그때 심경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나서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2013~2014년쯤 남편이 ‘진상규명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면서 ‘서명을 받고 다닐 건데 같이 해줄 수 있냐’고 묻더라.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 가족이기 때문에 형제복지원 피해를 더 잘 알았고, 그 트라우마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33년이 흘렀지만 형제복지원에서 보낸 3년은 지금까지도 피해자의 삶을 옥죈다. 매일 구타를 당했고, 또래 아이가 맞아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고, 성폭행 피해를 입을 뻔하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배고픈 아이들은 지네와 뱀, 흙덩어리를 주워 먹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이 위원장은 옛 기억을 떠올리면 숨이 막힐 듯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했다. 이씨 역시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날 인터뷰를 앞두고도 부부는 비상약을 먹었다. 이씨는 “나도 남편도 트라우마 때문에 언제 쓰러질지 몰라서 항상 붙어 다닌다. 서로 챙겨 줘야 한다”고 했다. -활동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촛불정국 때 태극기부대가 우리에게 인분을 뿌린 일이다. 당시 남편과 가방에 서명서만 잔뜩 챙겨서 무작정 광화문에 갔는데 생각보다 시민들 반응이 좋았다. 반면에 일부 태극기부대에선 엄청 욕하고 삿대질은 기본에 인분까지 가져와서 뿌리더라. 남편은 ‘무시하자’고 하는데 상처가 컸다. 추위는 견딜 수 있었지만 그 모멸감은….” -피해자들의 노력으로 지난 5월 과거사정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최근 대법원에서 비상상고심도 열렸다. “처음에 활동을 시작할 때는 막연한 희망만 있었다. 하나하나 반응이 올 때마다 놀란다. 비상상고심도 한참 소식이 없어 대법원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는데 어느 날 직원이 와서 피켓을 찍어 가면서 ‘좋은 일 있을 거예요’ 그러더라. 그리고 얼마 안 돼 공판기일이 잡혔다는 연락이 왔다. 남편이 그만큼 열심히 해서 진전이 된 거니까 고맙다.” -비상상고심에서 특수감금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위원장) 부랑인 강제수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한 내무부훈령 410호 자체가 위헌이었다는 점을 이번에 대법원에서 밝혀 준다면 그걸 근거로 국가 상대 소송이 가능해진다. 지금은 소송을 한다고 해도 우리가 증거를 하나하나 찾아서 위법이 있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모든 활동을 함께하는 부부 -이 위원장 인터뷰나 페이스북 글에서 ‘아내가 모든 활동을 함께 한다’고 강조하던데. “이 사람은 항상 그런다. 대법원 방청 때도 그렇고 형제복지원 피해자 자격으로 정치인이나 변호사를 만날 때 ‘나도 가도 되나’ 싶어 머뭇거리면 늘 ‘너도 가야지. 피해자 가족도 같이 들어가서 얘기 들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이 위원장) 우리 단체 이름이 피해자협의회인데 ‘피해자’라는 단어 속에는 피해 생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가족, 사망자 유가족, 실종자도 다 포함된다.”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도 많을 것 같다. “저번에 부산역 앞에서 서명을 받는데 노숙인들이 와서 ‘나도 여기 있었다’고 막 그러더라. 남편이 가서 보니까 얼굴들이 다 낯이 익었다고 한다. 한 분은 남편 전화번호를 받아 가기도 했다. 과거사법이 통과된 것도 모르고 계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궁금하다고 하더라.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남편한테 ‘우리는 그분들에 비하면 호텔에 사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피해자들이 너무 힘들게 살고 있으니까 빨리 보상받고 남은 생이라 도 편하게 살면 좋겠다.” -가정을 꾸린 생존자들이 드물다고 들었다. “혼자 사는 분들이 대다수다. 경제적 어려움과 트라우마 때문에 가정을 꾸리기 힘들다고 하더라. 남편과 나도 모아둔 것 없이 신혼살림을 시작해서 단칸방과 반지하를 전전하며 힘들게 살았다. 결혼 전에 남편도 처음에는 나를 많이 밀쳐냈다. 당신 옆에 있어 준다는데, ‘그냥 가라’고 하더라. 그래도 그때는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피해자들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 -어떤 점이 끌렸는지. “꾸미지 않은 순수한 모습(웃음). 그 시절엔 ‘폰팅’이라는 게 있어서 전화로만 연락을 하다가 처음 만난 날 흰 티에 청바지 입고 안경 딱 쓰고 평범한 가르마를 해서 나왔는데 느낌이 좋더라. 나도 가정사가 좋지 않아서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겉돌았는데 남편을 만나고 남편한테 기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바라는 건. “많은 이들은 ‘과거사법이 통과됐으니까 끝난 거 아니냐’고, ‘30년 전 얘긴데 아직도 해결 안 됐냐’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삶은 똑같다.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형제복지원 문제가 빨리 해결되고 국가가 책임을 져서 남편이 아픔을 덜어내고 평범한 가족처럼 살고 싶다.” “(이 위원장) 조만간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잘못된 테두리를 만든 건 국가지만 우리한테 직접적으로 다가온 가해자는 부산시니까 부산시를 상대로 먼저 싸우고 싶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부산·성남·인천 “테스형! 잔류가 왜 이렇게 힘들어”

    부산·성남·인천 “테스형! 잔류가 왜 이렇게 힘들어”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 중 한 팀은 10월의 마지막 날 강등의 눈물을 뿌린다. 유행가 노랫말처럼 잊을 수 없는 10월의 마지막 밤을 맞게 되는 것이다. 지난 23~24일 열린 K리그1 파이널B 26라운드에서도 다음 시즌 강등 팀이 가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27라운드에서 최종 판가름이 나게 됐다. 사실 24일 인천-부산전 후반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인천의 강등이 유력했다. 성남이 23일 수원 삼성을 2-1로 제압하고 승점 25점을 쌓은 상황이었다. 부산 역시 전반 43분 이동준의 선제골로 승점 28점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21점에 머무른 인천이 구단 사상 처음 2부로 강등될 터였다. 그러나 한 편의 드라마가 연출됐다. 후반 29분과 30분 김대중과 정동윤의 연속골이 터지며 인천이 역전승을 거둔 것. 생존왕으로서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인천은 승점 24점을 쌓아 성남과 부산을 1점 차로 바짝 쫓았다. 비기기만 해도 1부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던 부산은 막판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가슴 졸이는 강등 전쟁을 이어 가게 됐다.최종전에서 10위 부산과 11위 성남은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12위 인천은 이미 1부 잔류를 확정한 8위 FC서울과 원정 격돌한다. 승점이 같을 때 순위를 정하는 최우선 기준인 다득점에서 부산과 인천이 24골로 같고, 성남은 2골 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이 서울을 꺾으면 무조건 1부 잔류에 성공하고 부산-성남전 패자가 강등된다. 두 팀이 비기면 성남이 강등이다. 인천이 서울에 패하면 인천은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7년간 이어 왔던 ‘잔류왕’ 타이틀을 내려놓는다. 다만 인천이 서울과 비기면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긴다. 부산이 성남을 꺾으면 인천과 성남의 승점이 같아지는데 다득점에서 앞선 인천이 다소 유리하다. 성남으로선 인천이 득점 없이 비기기를 바라면서 부산에 패하더라도 3골 이상 넣어야 강등을 피할 수 있다. 물론 부산도 최종전에서 패하고 인천이 서울과 비기면 다득점을 따지고 다득점도 같으면 골득실에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제2차 정기회 개최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제2차 정기회 개최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회장 김정태, 서울특별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영등포2)는 23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17개 시·도의회 운영위원장과 김인호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서정협 서울특별시장 권한대행, 김영철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정기회를 개최했다. 김정태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전례없는 재난 상황에서도 지방정부는 자기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며,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와 자영업자 생존자금,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부산시의 긴급민생지원금을 비롯해 각 지방정부가 추진한 코로나 대응은 위기에 처한 지역 주민과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추동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은 국가적 방역 체계 마련과 국민들의 참여와 협력에 더해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협력할 때만 시민들의 복지와 안전, 행복을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김 회장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이번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고,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으로 예산대비 채무비율을 상향 조정해 코로나19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지방재정 수요를 확충하기 바라며, 이를 위해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님들의 혜안과 지혜를 모아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자.”고 당부했다. 이어진 본회의에서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 의 국회통과 촉구 건의안과 협의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고, 광역의회 부활 30주년 공동기념 사업, 지방분권 의제 발굴,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지방분권TF 연대활동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 설립 23주년을 맞이하는 협의회는 시도의회 공동 이해 관련 사안을 협의하고 의회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지방의회 숙원과제 해결과 지방자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단체이다. 회원은 17개 시·도의회 운영위원장이며, 월 1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5000년전 ‘뇌 수술’ 받은 20대 남성, 생존했을까

    [핵잼 사이언스] 5000년전 ‘뇌 수술’ 받은 20대 남성, 생존했을까

    5000년 전 뇌 수술을 받은 남성의 두개골에 대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 연구진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에서 발굴한 유골이 청동기 시대에 살았던 20대 남성의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이 남성의 두개골을 3D로 촬영하고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당시 이 남성은 돌로 만든 메스가 이용된 뇌 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 나왔다. 연구진은 “뼈의 위치로 봤을 때, 두개골 주인은 약간 왼쪽으로 돌려 눕고 다리는 무릎을 강하게 구부린 채 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붉은 색소 조각이 두개골 골절 부위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당시 고대의 ‘의사’가 돌로 만든 수술 도구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 뇌에 작은 구멍을 뚫는 두부 절개술(천두술)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의 수술 도구는 각기 다른 종류의 돌을 이용한 3가지 유형의 ‘흔적’을 남겼는데, 작고 긴 선형이나 평평한 홈 형태의 크고 깊은 흔적, 두꺼운 칼날이 남긴 흔적 등이다. 연구진은 “20대로 보이는 이 두개골 주인 남성은 운이 좋지 않았다. 비교적 생존율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직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두부 절개술을 시도한 흔적이 두개골 표면에서 명확하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차례의 두부 절개술을 받고도 살아남았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이 남성의 죽음은 비교적 드문 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5000년 전 당시 고대 의사들의 수술은 치료 또는 의식을 목적으로 행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뇌 수술의 주된 목적은 심한 두통을 완화하거나 혈종을 치료하고, 두개골 손상이나 간질 등을 극복하는 데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종류의 원시적 절차를 수행했던 선사시대 의료진은 대마초와 버섯, 또는 샤머니즘적인 주술 등을 통증 완화를 위한 마취제로 사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트럼프도 투여한 약” 렘데시비르, 첫 ‘코로나 치료제’ 됐다

    “트럼프도 투여한 약” 렘데시비르, 첫 ‘코로나 치료제’ 됐다

    미국 FDA, 렘데시비르 정식 사용 허가에볼라 치료제…코로나19 치료 첫 승인WHO는 ‘치료효과 글쎄’…효험 논란도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미 보건당국의 정식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렘데시비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승인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의약품이 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다는 정식 허가를 내줬다고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5월 FDA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정맥주사 형태의 약이지만,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여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이달 초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의 회복 기간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5일 더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여된 여러 치료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생산량을 늘리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회사 측은 연말까지 200만명 투여분 이상을 생산하고, 내년에 수백만회분을 추가로 더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길리어드는 이달 말까지 렘데시비르 생산량이 글로벌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대유행 시작부터 길리어드는 글로벌 보건 위기의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1년도 안 돼 미국에서 이 약을 필요로 하는 모든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는 FDA 승인을 얻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에서는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치료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또 경증 환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효험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치료 효과 논란…“국내 지침 변경은 아직” 앞서 로이터통신은 WHO가 입원 환자 1만 1266명을 상대로 진행하는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생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약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연구 결과를 더 검토해야 한다며 당장 국내 치료 지침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17일 WHO의 렘데시비르 연구 결과와 관련해 “최종 연구 결과에 대한 전문가적인 리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국내 치료지침 등을 변경하거나 개선하거나 할 여지 또는 필요는 현 단계에서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종말,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종말,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고대 흑사병부터 핵전쟁 위기까지인류 멸망에 가까웠던 상황 되짚어‘박멸’ 천연두, 세균 샘플 유출 위험현실 인지하고 생존의 길 찾아가야 541년. 이집트의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출항하는 배에 병원균 하나가 올라탔다. 역사가들이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이라 부르는 페스트균이었다. 더 오래전이었다면 이 병원균은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 채 소멸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인간이 만든 운송수단은 너무 빨랐다. 이집트를 떠난 역병은 순식간에 선원들의 몸을 점령한 뒤 멀리 그리고 널리 퍼졌다. 그중 한 곳이 콘스탄티노플(터키 이스탄불)이었다. 당시 세계의 중심 도시 중 하나였던 콘스탄티노플은 주민의 40%를 이 역병으로 잃었다. 이후 발현된 흑사병, 스페인 독감은 더 큰 피해를 인류에게 안겼다. 이런 종말적 상황은 먼 과거에도 있었다. 한때 지구의 주인이었던 공룡,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청동기 문명 등이 원인도 모르는 채 사라졌다. ‘하드코어 히스토리’는 청동기 시대의 붕괴부터 핵무기 시대의 위기까지 종말적 상황을 통해 인류 생존의 역사를 되짚는다. 인류 멸망 시나리오를 보면 거의 예외 없이 등장하는 게 있다. 핵전쟁과 바이러스다. 책에 따르면 인류는 지금까지 70년 이상 핵실험을 이어 왔다. 그 가운데 옛 소련이 1961년 투하한 열핵폭탄(수소폭탄) ‘차르 봄바’는 폭발력이 50메가톤에 달했다. 이는 다이너마이트 5000만t,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1만 3000~1만 8000t)의 4000배 가까운 위력이다. 이 폭탄이 발사되지 않으려면 인간이 ‘영원히’ 전쟁을 포기해야 한다. 저자는 묻는다. 그게 가능하냐고.오늘날을 두고 ‘장기간 평화’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강대국 간 전쟁이 70년 이상 일어나지 않고 있어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나폴레옹 전쟁, 30년 전쟁, 100년 전쟁 등 강대국 간의 대규모 전쟁이 인류 역사의 일반적인 특징이었다는 점에 비춰 보면 확실히 이례적이긴 하다. 국지적 분쟁은 있어도 초강대국 간의 충돌만은 용케 피해 온 셈이다. 문제는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다. 바이러스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다. 지금 전 세계인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지만 그나마 이는 인위적인 감염병이 아니다. 인간은 이미 병원균을 무기화하고 있고, 실제 이를 사용하기도 했다. ‘헬 게이트’를 열 유력한 주자로는 천연두가 꼽힌다.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병원균 중 하나로, 20세기 80년 동안 3억명에서 5억명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천연두는 1978년 사망자를 끝으로 박멸된 상태다. 샘플은 각각 미국과 러시아가 보관하고 있다. 한데 이는 말 그대로 ‘공식적인’ 상황이다. 가장 최근인 2014년을 비롯해 여러 차례 샘플이 발견됐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저자의 소망처럼 “부디 테러리스트가 이 샘플을 발견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인류가 종말의 위협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책의 부제는 ‘종말의 역사에서 생존의 답을 찾다’이지만 사실 뚜렷한 답은 없어 보인다. 책의 원제처럼 ‘종말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The End Is Always Near)는 현실을 인지하는 것만이 그나마 종의 절멸 위기에 대한 유일한 대비책이 아닐까 싶다. 아마 저자의 출간 목적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조각가 커플의 ‘격리 베이킹’ 경제난 멕시코에 희망으로

    조각가 커플의 ‘격리 베이킹’ 경제난 멕시코에 희망으로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생계가 막막해진 멕시코의 젊은 예술가 2명이 조각칼을 내려놓고 밀가루와 오븐으로 ‘생계형’ 예술 작업에 나서 인스타그램 스타가 됐다. 타의로 예술 대신 제빵을 선택했지만, 음식 문화를 중시하는 멕시코에선 어려운 시절 음식을 고리로 사람들이 희망을 찾고 있다. 수도 멕시코시티의 조각가 커플인 안드레아 페레로와 데이비드 아얄라 알폰소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로 생업이 위협받자 자신들의 작은 아파트에서 빵을 굽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진 건 43달러짜리 토스터 오븐이 전부였다. 페레로는 “우리는 빈털터리 상태였고, 오븐도 외상으로 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구워낸 브라우니와 케이크, 쿠키, 도너츠 사진들을 인스타그램 ‘격리(Cuarentena) 베이킹’, ‘방역 베이킹’ 계정에 매일 올렸다. 다행히 빵집은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곧 수백명의 고객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몇 달 후 주문이 넘치는 지경이 되자 예술가 동료 한 명도 직원으로 채용했다. 페레로는 멕시코시티 미술학교에 강의를 나가고 지난해 국제조각전에서 수상하는 등 촉망받는 예술가였다. 다양한 식문화를 자랑하는 멕시코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생존 전략으로서의 요리의 힘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요리사 겸 요리책 작가인 패티 지니치는 “멕시코에서 길거리 음식은 ‘거리로 나온 집’”이라고도 표현했다. 하지만 감염병으로 일자리 수백만개가 사라지자, 생계가 막막해진 사람들은 가정요리를 파는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페레로는 “브라우니 상자에 십자가와 사랑의 메모를 써 달라는 고객도 있다”며 1.75달러에 사람들에게 소소한 기쁨과 희망을 제공한다는 용기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한수영연맹 TFT 혁신안 발표... 김지용 회장은 사임

    대한수영연맹 TFT 혁신안 발표... 김지용 회장은 사임

    대한수영연맹 혁신 테스크포스팀(TF)이 22일 혁신안을 발표했다. 수영연맹 혁신TF팀은 수영계 갈등 해소와 운영 전반을 쇄신하기 위해 지난 6월 출범했다. TF팀이 이날 발표한 혁신안은 ▲경기력 향상과 저변 확대를 위한 건의 ▲선수 인권 보호 강화 방안 ▲공인 제도 개선 ▲대회 운영 방식 개선 ▲초중고 실업 연맹체 추가 ▲ 생활체육 수영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 ▲마케팅 및 미디어홍보 개선 ▲종목단체 발전을 위한 대한체육회 제도 개선 ▲유니버시아드대회 파견 시 대학연맹 역할 강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연맹의 노력 등 10가지다. 류진욱 혁신TFT 위원장은 “수영 종목 경기력 향상과 저변 확대를 위해 잠재력 있는 우수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게 국제 대회 참가 기회와 전지훈련 참가 기회를 종목 별로 더 늘려야 하고 매년 우수 지도자를 선정하여 수영 강국으로 연수를 보내는 등 지도자 수준 향상을 위한 대안도 필요하다”며 “혁신안은 수영 저변 확대를 위해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엘리트체육에만 편중되지 않는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경영 외 종목별 마스터즈 대회 확대, 마스터즈 기록인정제 도입 등을 비롯하여 생존수영, 아쿠아로빅 등 수영 연관 타 단체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발표된 혁신안은 현 집행부에서 가능한 건 즉각 실천하고 장기 과제는 차기 집행부가 추진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는다”고 했다. 수영연맹에 따르면 자격정지 상태였던 김지용 회장은 지난 8월 21일 사임서를 제출했다. 연맹은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예종석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간다. 임기가 올해 말까지였던 김 회장은 지난 6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수영연맹이 지난해 마케팅 대행 계약 해지 및 용품 후원사 교체 과정에서 금전적 손실을 보고,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에는 규정에 부합하지 않은 의류 및 용품을 선수단에 지급해 물의를 빚은 데 따른 조처였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한국 첫 훈련함 ‘한산도함’ 해군 인도

    한국 첫 훈련함 ‘한산도함’ 해군 인도

    방위사업청이 21일 한국 최초 훈련함인 한산도함을 해군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한산도함은 함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신호를 줄여 생존성을 높이는 스텔스 함형을 적용한 함정이다. 전장 142m, 높이 18m, 경하톤수(선박 자체 무게)는 4500t급이다. 120명의 승조원 외에 300여 명의 교육생이 생활할 수 있는 격실을 갖췄고, 강의실과 실습공간을 분리했다. 컴퓨터 기반 훈련(CBT) 시스템이 탑재돼 구축함, 호위함 등 해군이 운용 중인 다양한 함정의 모의 전투 실습이 가능하다.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3개의 수술실과 진료실, 음압 병실을 갖추고 있어 해난 사고 시 의무지원과 다양한 구호활동, 감염병 대응도 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먹을 게 없어서...” 쓰레기 트럭에 구걸하는 북극곰

    “먹을 게 없어서...” 쓰레기 트럭에 구걸하는 북극곰

    북극곰이 러시아에서 쓰레기차에 올라타는 등 먹이를 구걸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방송인 ‘렌테베’(REN TV)는 자국 북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정확히 어디에서 촬영된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해당 영상에는 북극곰 무리가 도로에 정차해 있던 쓰레기 트럭을 가로막고, 트럭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모습을 촬영한 남성은 신기해하면서도 북극곰이 얼마나 배고팠으면 그랬겠느냐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현지 언론인 시베리아 타임스는 트럭 번호판을 고려해 봤을 때 아르한겔스크주(州) 노바야제믈랴 군도에서 촬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시베리아 타임스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극곰의 주요 활동무대인 바다 얼음이 점점 줄면서, 먹이 부족에 시달린 북극곰의 개체 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CUN)은 북극곰을 멸종 위험에 처한 종으로 지정했다. 이대로는 이번 세기말에 북극곰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되기도 했다.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 북극곰들도 사람들의 거주지 인근 쓰레기장을 뒤지며 인간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을 섭취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름의 생존전략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북극곰들이 얼음이 있는 바다로 아예 이동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크라스노야르주(州) 북쪽 극지인 타이미르반도에서 최근 2년간 연구를 진행한 러시아 전문가들은 북극곰들이 얼음이 있는 북극으로 이동하지 않고 육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연습벌레 키운 독사에서 우승 DNA 심는 신사로

    연습벌레 키운 독사에서 우승 DNA 심는 신사로

    첫 통산 200승 달성… 혹독한 훈련량으로 얇은 선수층 극복… “男 농구 안 가고 女농구 발전 힘쓸 것”‘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스포츠 격언이 있다. 선수 시절 아무리 훌륭했어도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역 시절 빛을 보지 못하다가 명지도자의 반열에 오르는 사례는 종종 볼 수 있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49) 감독은 한국 스포츠계에서 이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위 감독은 지난 시즌 여자농구 최초로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지난 10일 개막한 이번 시즌을 포함해 위 감독은 통산 213승55패 승률 79.5%의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위 감독이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은 2012~13시즌부터 우리은행은 6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아직 3경기밖에 안 했지만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에도 1위를 달리며 벌써 실력을 보여 주고 있다. 감독으로서 누구보다 화려한 길을 걷고 있지만 위 감독은 현역 시절 식스맨이었다. 프로 통산 7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13분 11초를 뛰었고 평균득점은 3.4점에 불과했다.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체육관에서 지난 19일 만난 위 감독은 “선수 땐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워낙 즐비했고 정말 열심히라도 안 하면 프로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선수로서 성공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계약기간을 버틸 수 있을까 고민하며 선수 시절을 보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비록 벤치 멤버였지만 위 감독은 벤치에서의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았다. 선수 기용에 대해 고민하고 경기를 파악하는 시야를 길렀다. 위 감독은 “훈수를 두면 더 잘 보이는 것처럼 벤치에서 보니 경기가 더 잘 보였다”고 웃었다. 위 감독이 부임하기 전 우리은행은 4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그쳤던 팀이다. 성적에 따라 감독 수명이 결정되는 프로의 세계에서 초보 감독이 맡기엔 그만큼 위험부담이 컸다. 특히 위 감독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코치직을 맡았던 인천 신한은행이 2011~12시즌까지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하고 있었기에 위 감독의 선택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꼴찌팀 감독서 트로피 올린 사령탑으로 그러나 위 감독은 첫 시즌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세간의 우려를 보기 좋게 씻어냈다. 지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렸고 우리은행은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강팀이 됐다. 위 감독은 “첫 시즌을 우승했지만 나도 언제 밑으로 내려갈까 걱정이 컸고 선수들도 그전에 연속으로 꼴찌한 탓에 자칫하면 내려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연달아 우승하며 달콤한 영광을 맛봤지만 위 감독이 마냥 호평받은 것은 아니다. 특히 위 감독의 훈련을 못 견디고 팀을 떠나는 선수들이 나온 영향이 컸다. 혹독한 훈련은 현역 시절 살아남기 위한 위 감독의 생존전략이자 선수층이 얇은 여자농구에서 살아남으려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이탈이 발생하면서 위 감독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다. 위 감독은 “연속우승을 하면서도 훈련량이 달라지지 않아 그만두는 선수가 있었는데 왜 더 여유를 갖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면서 “선수들이 나가면 딜레마에 빠진다. 좋은 성적을 얻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역할을 못 주고 게임도 못 뛰는 선수가 나가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선수들 위해 마음가짐까지 바꿔 선수들을 혹독하게 단련시키며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에 위 감독에겐 ‘독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힘들어하는데 자신의 방식을 계속 고집할 수 없었다. 변하기 위해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생각만 하고 막상 변화가 더뎠던 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에이스 박혜진(30)이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날 상황이 되면서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게 됐다. 박혜진은 위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털어놨고 위 감독도 변화를 약속했다. 위 감독의 표현대로 “내가 와서 리그 최고의 선수로 커 정말 뿌듯한 선수”로 생각하는 박혜진이었기에 허투루 약속할 수 없었다. 위 감독은 “연습 땐 화를 내더라도 시합 땐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잘 안 되더라”며 “애초에 연습 때부터 화를 줄이면 시합 때도 덜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도 솔직하게 화를 내고 있다는 위 감독은 “전에는 화를 내는지 몰랐다면 지금은 화를 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알고 있다는 건 그만큼 내가 자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달라진 자신을 설명했다. 바뀐 마음가짐은 훈련에서도 나타났다. 위 감독은 “전에는 내가 훈련을 100을 책임졌다면 지금은 50을 하고 선수들에게 50을 맡긴다”고 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훈련에서도 위 감독은 선수들을 엄하게 지도하는 한편으로 “잘했다”, “지금 플레이 좋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자농구 발전 위해선 어디든 갈 것 지도력을 인정받은 만큼 농구팬들 사이에선 ‘위 감독이 남자농구로 가도 잘할까’라는 주제로 토론이 이뤄지곤 한다. 선수별 수준 격차가 여자농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남자농구에서도 위 감독이 성적을 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위 감독은 “주변에서 같은 농구라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자농구로 가면 선수들 파악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면 경험만 하다 끝날 것 같다. 열심히는 가르치겠지만 성적은 열심히만 한다고 따라오는 게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여자농구에 오래 종사한 만큼 위 감독은 여자농구에 대한 사명감이 강했다. 위 감독은 “농구 인기가 침체기인데 미약한 힘이나마 여자농구 인기가 좋아지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고교 팀도 없어지고 걱정이 많이 된다. 매년 신인드래프트 할 때 보면 선수가 없어 마음이 아픈데 어린 학생들이 농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언젠가 현장을 떠날 날을 생각할 때도 위 감독의 시선은 여자농구를 향해 있었다. 위 감독은 “선수층이 적다 보니 고등학교만 봐도 1~3학년에 통틀어 6~7명이 전부”라며 “5대5 농구를 안 하고 오는 선수들이 태반이라 프로에 오면 다시 배워야 한다”고 솔직하게 현실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여자농구는 열심히 하고 운이 잘 맞으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선수 생활도 오래할 수 있다”며 “기회가 되면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 초등학교 선수를 가르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래의 일만 생각할 수는 없는 일. 위 감독은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고 그 이후의 일은 이후에 생각하려고 한다”며 “아직 3경기만 치렀지만 이번 시즌이 그렇게 일방적이진 않은 것 같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인데 좋은 시즌을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