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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과 곡식의 신에게 바치는 사직제례악 116년 만에 공연

    땅과 곡식의 신에게 바치는 사직제례악 116년 만에 공연

    “황제는 태사지신(太社之神)께 감히 고하옵니다. 삼가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덕은 커서 만물을 싣고 있고, 공은 높아 백성을 생존케 하시었습니다. 바라옵건대 흠향하시옵고, 복록을 내려 도와주시옵소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황제가 신에게 첫 번째 술잔을 올린 뒤 제사의 연유를 고하는 축문을 낭독하자 무대 양쪽에 설치된 스크린에 한자어로 된 홀기(笏記)의 내용을 한글로 풀어쓴 자막이 떴다. 이어서 순서를 안내하는 집례의 지시로 수안지악(壽安之樂) 연주와 열문지무(烈文之舞) 춤이 뒤따랐다. 신을 맞이하는 ‘영신’부터 제사에 쓰인 축문과 폐백을 태우는 마지막 ‘망료’까지 모든 과정은 정적이고 단순했지만 정해진 절차와 예법에 따라 절도 있게 진행되는 의례가 주는 경건함은 특별했다. 땅과 곡식의 신을 모시는 사직대제에 쓰이던 사직제례악이 복원돼 116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은 11일과 12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사직제례악 공연을 최초로 선보인다. 공연에 앞서 이날 전체 시연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역대 왕들의 제사인 종묘제례와 더불어 사직제례는 조선 시대 왕이 직접 주관하는 가장 중요한 의식이었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 종묘제례악과 달리 사직제례와 사직제례악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1908년 일제의 강압으로 폐지돼 명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1988년 전주이씨대동종약원(현 사직대제보존회)이 사직제례를 복원한 이후에도 사직제례악은 오랫동안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국립국악원은 2014년 ‘사직서의궤’(1783)와 일제 강점기 왕실 음악 기구였던 ‘이왕직아악부’의 음악 자료 등을 토대로 사직제례악을 복원했지만 결과만 발표하고 일반 관객 대상 공연은 하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대한제국 시기 예법을 기록한 ‘대한예전’(1898)의 내용에 따라 복원한 사직제례악이다. 황제국의 제례는 규모와 복식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황제의 복식은 이전 왕의 복식에 비해 화려하고, 특종과 특경 등 악기도 추가됐다. 악학궤범을 바탕으로 복원한 악기인 관(管), 화(和), 생(笙), 우(竽)도 등장한다. 120여 명의 장악단원·무용단원이 참여하고 천장과 바닥에 LED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규모도 커지고 화려해졌다. 중앙대 이대영 교수가 연출로 참여했다.
  • “일자리 상실과 폐업 두려움”vs“10원 인상은 조롱”…내년 최저임금 ‘샅바’ 싸움

    “일자리 상실과 폐업 두려움”vs“10원 인상은 조롱”…내년 최저임금 ‘샅바’ 싸움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1330원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힘겨운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1일 정부세종청사 최임위 대회의실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적용할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이어갔다. 9차 회의에서 최초 요구안과 1차 수정안을 꺼낸 노동계와 경영계는 추가 수정안을 제시하며 간격 좁히기에 나섰다. 노동계는 고물가와 실질임금 하락 등을 고려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 필요성을 내세워 올해(9860원)보다 27.8% 많은 시간당 1만 26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산출한 ‘적정 생계비’에 소비자물가 전망치와 가구 평균 경상소득 대비 근로소득 비율을 적용해 환산한 금액이다. 이후 올해 대비 13.6% 많은 1만 1200원을 1차 수정안으로 내놨다. 소득 상·하위 5%를 뺀 비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를 토대로 산출한 금액으로, 한국노총은 “실현 가능성과 실질적 논의 진전을 위해 대폭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초 요구안으로 ‘동결’을 주장했던 경영계는 1차 수정안은 최초안보다 10원 올린 9870원을 제시했다.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생계비, 소득분배 등 결정 기준과 기업의 지급 능력을 고려할 때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런 노사 간 입장 차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재확인됐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이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과거와 같은 수준의 인상률이라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라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할 수 있게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임위가 5500명의 근로자를 상대로 실시한 2025년 최저임금액 적정 인상률 묻는 설문에 12% 이상은 7.4%에 불과하고 3% 미만이라는 응답이 38.4%에 달했다는 결과도 제시했다. 류 전무는 “근로자조차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에 대한 고용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일자리 상실과 폐업의 두려움 속에 있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원하지 않는 과도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반면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시대에 최저임금만 올리지 말자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10원 인상은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노동자, 국민의 삶이 어떻게 망가지든 최임위를 지켜보고 있는 많은 사람이 얼마나 절망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조롱”이라고 반발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노동자 가구 생계비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필요하다”라고 토로했다. 최저임금은 노사가 수정안을 제시하며 격차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한 후 중재안을 마련해 표결한다. 1988년 제도 도입 후 합의 결정은 7차례에 불과하고 지난 2008년 이후 사라졌다.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이날 “노사가 합의로 심의 촉진 구간을 요청하지 않는 한 공익위원은 끝까지 노사 위원들에게 수정안 제출을 요구하겠다”라며 적극적인 논의를 주문했다.
  •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바다 있는 행성 존재할까?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바다 있는 행성 존재할까?

    지구에서 단 40광년 떨어진 우주에 있는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전문매체의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017년에 발견된 LHS 1140 b 행성은 고래자리에 있는 적색왜성 LHS 1140를 돌고 있는 암석의 행성이다. 질량은 지구의 약 6.5배, 반경은 1.73배 정도로 슈퍼지구 중 하나로 꼽힌다. 슈퍼지구는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져 있지만 질량은 지구의 2~10배에 이르는 천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중력이 강해 대기가 안정적이고, 화산 폭발 등의 지각 운동이 활발해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훗날 인류가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행성으로 분류된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연구진은 제임스웹 망원경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슈퍼지구에 예상보다 더 많은 얼음이 있고 대기가 습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슈퍼지구에 흡수된 빛의 파장에서는 대기의 주요 성분인 질소의 흔적이 발견됐다. 또 행성이 암석으로 만들어질 만큼 밀도가 높지 않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종합했을 때, LHS 1140 b 행성이 얼음바다로 둘러싸여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행성의 일부 지역은 섭씨 20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 해양 생물이 살 수 있을 정도의 따뜻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연구진은 “LHS 1140 b는 현재까지 알려진 온대(열대와 한 대 사이의 기후) 외계 행성 중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라면서 “외계 생명체가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지만,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액체 상태의 물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행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 열을 훨씬 더 잘 유지할 수 있고, 안정적일 기후를 가질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이번 발견은 잠재적으로 인류가 거주 가능한 외계 행성을 찾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미시간대학 천문학과 라이언 맥도날드 교수는 “암석이나 얼음이 풍부한 ‘거주 가능 외계 행성’에서 대기의 흔적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HS 1140 b는 거주 가능 영역에 속하는 가장 작은 외계 행성 중 하나이며, 이 세계에서 공기의 증거를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게재 승인을 받았으며, 출판 전 논문이 게재되는 아카이브(arXiv) 웹사이트에 실렸다.
  • [그러니까!] 올해도 죽지 않고 돌아온 ‘상속세’… 왜 고치려 하나

    [그러니까!] 올해도 죽지 않고 돌아온 ‘상속세’… 왜 고치려 하나

    ‘상속세 제도’ 개편론이 올해도 죽지도 않고 돌아왔습니다. 지금까진 매년 개정 기대감 속에 단골손님처럼 얼굴을 내밀고도 7월 말 정부가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 뚜껑만 열면 빈손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기류가 확연히 다릅니다. 정부의 정책 검토가 상당히 무르익으면서 개편안 추진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상속세가 부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한 ‘부자 세금’이기 때문에 굳이 제도를 고쳐 더 깎아줄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도 여전합니다. 그럼에도 1990년대 말에 정립된 제도를 2024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엔 이견이 없습니다. 20여년 사이 저출산·고령화와 핵가족화로 가족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고, 가계 소득도 늘었고, 집값도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상속세, 사망에 따른 대물림 재산에 매기는 세금 먼저 상속세 개념부터 보겠습니다. 상속세란 사망으로 인해 대물림되는 재산에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살아생전에 재산을 물려주면 상속세가 아닌 증여세가 부과됩니다. 두 세금은 ‘쌍둥이 세금’으로 세율 체계가 같습니다. 세금은 물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물려받는 사람이 내야 합니다.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세금도 부모가 내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상속·증여세는 수증자 부담이 원칙입니다. 돌아가신 분이 세금을 낼 순 없지 않겠습니까. 또 흔히 상속인과 피상속인을 헷갈려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상속인은 물려받는 사람입니다. 피상속인은 물려주는 사람, 즉 사망자입니다.‘일괄공제’ 5억, ‘배우자 공제’ 최대 30억까진 비과세 그럼 상속세는 얼마나 내야 할까요. 현행 상속세율은 과세표준 1억원 이하 10%,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2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30%,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입니다. 물려주는 재산이 2억원일 때 20%인 4000만원을 떼가는 건 아닙니다. 조세 제도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죠. 세액은 재산총액이 아니라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해 산출됩니다. 과세표준을 풀어서 설명하면 ‘부과하는 세금의 표시 기준’이란 뜻입니다. 국가는 국민에게 세금을 거두지만 개인에게 최소한의 생존 비용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 부분 ‘비과세’합니다. 바로 공제 제도를 통해서입니다. 각종 공제 금액를 차감한 뒤 남은 재산, 실질적으로 세금을 물리는 액수가 바로 과세표준입니다. 상속세를 매길 때 기본적으로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 공제’ 5억~30억원이 적용됩니다. 일괄공제는 물려받는 실질 재산의 5억원까진 안 받은 것으로 쳐서 빼 준다는 의미입니다. 즉, 부모로부터 5억원 미만을 물려받으면 상속세를 내지 않습니다. 물려받는 재산이 5억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구간별 세율이 적용됩니다. 8억원을 물려받는다면 일괄공제 5억원을 뺀 3억원에 대해 세금이 매겨집니다. 3억원 구간의 세율이 20%라고 6000만원을 바로 떼 가는 건 아닙니다. 누진공제가 적용돼 1억원에 대해 10%, 나머지 2억원에 대해 20%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계산하면 5000만원입니다. 누진 공제로 1000만원의 혜택을 보는 것이죠. 배우자 공제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세법은 배우자가 가구 재산 형성에 공동으로 기여했다고 보고, 배우자에게 상속되는 재산에 대해선 세금을 최대한 많이 물리지 않으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제액도 최대 30억원까지 범위를 넓혀 놓았습니다. 배우자가 재산을 물려받을 땐 기본적으로 5억원이 공제되고, 5억원을 넘기면 배우자의 법정 지분에 따른 한도액과 30억원 둘 중에 적은 금액에 상속세가 매겨집니다. 과거에 머무른 제도, 과한 세율… 개편 힘 실어 그렇다면 이런 상속세를 왜 지금 뜯어고치려고 할까요. 바로 세율은 1999년 이후 26년째 유지되고 있고, 일괄공제·배우자 공제액은 1997년부터 28년째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말 고급 아파트 기준은 5억원이었습니다. 10억원이면 작은 빌딩도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0억원이 넘습니다. 당시 빌딩 한 채 물려줄 때 상속세를 냈다면, 지금은 집 한 채 물려줄 때 상속세를 내야 합니다. 부자 세금이었던 상속세가 이제 중산층 세금까지 내려왔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해 상속세 부과 기준을 높이자는 게 개편론의 요지입니다. 우리나라 상속세가 다른 국가보다 과하다는 점도 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입니다. 최대주주 주식을 물려받으면 20% 할증이 붙어 최고세율은 60%까지 올라갑니다. 최대주주의 주식을 물려받으면 경영권도 함께 넘겨받기 때문에 더 많은 세금을 내라는 것이죠. 60%의 상속세율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이 최대주주 할증평가제 때문에 2020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사망했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한 유족에게 부과된 상속세는 12조원에 달했습니다. 전 세계에 전례 없는 최고액입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상속세 제도가 있는 나라는 19개국에 불과합니다. 평균 최고세율은 26%로 우리나라 50%의 절반 수준입니다. 오스트리아·캐나다·룩셈부르크·노르웨이·포르투갈·스웨덴·호주·뉴질랜드·멕시코·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에스토니아·이스라엘·라트비아·리투아니아·콜롬비아·코스타리카 등 19개국에는 아예 상속세 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또 미국,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주요 선진국은 배우자 상속 재산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상속세 제도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분노를 느끼는 사람도 꽤 됩니다. 세제당국인 기획재정부는 7월 말 발표할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막바지 작업에 분주합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상속세 개편안을 올해 세법 개정안에 담는다”고 확답하면서 개편안이 어느 수준으로 마련될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 바다 존재할 수 있는 ‘슈퍼지구’ 찾았다…“외계생명체 살 가능성 높아”[핵잼 사이언스]

    바다 존재할 수 있는 ‘슈퍼지구’ 찾았다…“외계생명체 살 가능성 높아”[핵잼 사이언스]

    지구에서 단 40광년 떨어진 우주에 있는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전문매체의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017년에 발견된 LHS 1140 b 행성은 고래자리에 있는 적색왜성 LHS 1140를 돌고 있는 암석의 행성이다. 질량은 지구의 약 6.5배, 반경은 1.73배 정도로 슈퍼지구 중 하나로 꼽힌다. 슈퍼지구는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져 있지만 질량은 지구의 2~10배에 이르는 천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중력이 강해 대기가 안정적이고, 화산 폭발 등의 지각 운동이 활발해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훗날 인류가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행성으로 분류된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연구진은 제임스웹 망원경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슈퍼지구에 예상보다 더 많은 얼음이 있고 대기가 습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슈퍼지구에 흡수된 빛의 파장에서는 대기의 주요 성분인 질소의 흔적이 발견됐다. 또 행성이 암석으로 만들어질 만큼 밀도가 높지 않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종합했을 때, LHS 1140 b 행성이 얼음바다로 둘러싸여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행성의 일부 지역은 섭씨 20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 해양 생물이 살 수 있을 정도의 따뜻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연구진은 “LHS 1140 b는 현재까지 알려진 온대(열대와 한 대 사이의 기후) 외계 행성 중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라면서 “외계 생명체가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지만,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액체 상태의 물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행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 열을 훨씬 더 잘 유지할 수 있고, 안정적일 기후를 가질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이번 발견은 잠재적으로 인류가 거주 가능한 외계 행성을 찾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미시간대학 천문학과 라이언 맥도날드 교수는 “암석이나 얼음이 풍부한 ‘거주 가능 외계 행성’에서 대기의 흔적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HS 1140 b는 거주 가능 영역에 속하는 가장 작은 외계 행성 중 하나이며, 이 세계에서 공기의 증거를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게재 승인을 받았으며, 출판 전 논문이 게재되는 아카이브(arXiv) 웹사이트에 실렸다.
  • [열린세상] 인구 전담 부처 신설에 대한 제언

    [열린세상] 인구 전담 부처 신설에 대한 제언

    대한민국의 저출생·고령화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명 밑으로 처음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유일한 국가다. 저출생 영향으로 고령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 가는 나라가 된다. 주요 외신들도 “한국의 가장 큰 적은 낮은 저출산”, “흑사병 창궐 이후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보다 더 빠르게 한국 인구가 감소한다”고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의 인구 문제는 위기를 넘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됐다. 최근 정부는 부총리급의 ‘인구전략기획부’(이하 인구부) 신설을 발표했다. 일본은 내각부의 특명담당 대신이 인구정책을 담당하는데, 스페인처럼 제3부총리인 생활·인구대응부 장관이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도 있다. 인구부는 저출생, 고령사회 대응, 인구의 국가 간 이동 등 인구정책 전반을 포괄한다. 과거 경제기획원과 유사하게 인구정책의 강력한 컨트롤타워로서 전략·기획, 조정 기능에 집중하도록 했다. 저출생 사업에 대한 사전 예산 배분·조정 기능이 신설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산 편성 시 반영하게 된다. 인구정책 권한을 일원화하도록 기존 대통령 주재 위원회는 인구부 장관 소관 인구위기대응위원회로 개편한다. 이달 중에 관련 내용을 담은 법률을 발의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구 문제로 중증을 앓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의 인구 문제 전담 부처 신설은 의미가 있다. 인구부가 권한과 책임에 맞는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세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저출생 주축 세대인 MZ세대는 개인의 행복과 공정을 중시한다. 권위주의 시대의 경제기획원이 일곱 차례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중앙집권적 경제발전을 주도하던 때와는 상황이 명확히 다르다. 최근 국책연구원에서 “여아 한 살 일찍 입학시키면 출산율을 높일 것”이라고 발표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편될 위원회는 MZ세대를 포함한 정책 수요자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상시 소통을 통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 둘째, 인구부의 저출생 사업 예산 배분·조정 기능이 부처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다. 연구개발(R&D)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기재부는 운영과 역할이 중복된다. 혁신본부에 대해선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있다. 구체적인 정책은 기존 부서가 담당함으로써 선수와 심판의 딜레마에서는 벗어나겠지만, 인구부가 심의한 예산액을 기재부가 편성 예산에 충실히 반영하지 않는다면 관련 집행 부처는 예산 심의 절차만 늘어났다는 볼멘소리를 낼 수 있다. 셋째,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선 과감하고 추가적인 재정투자가 필수적이다. 새로운 재원 발굴 노력도 필요하지만, 어려운 세수 상황을 고려해 기존 재정의 효율화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대표적인 사례다. 내국세의 20.79%를 전국 시도 교육청에 자동 배정하기 때문에 교부금 규모는 매년 커지지만 학생수는 매년 줄어들어 교부금이 남아돈다. 2022년 교부금은 76조원이었고, 불용·이용 예산은 7조 5000억원이었다. 인구특별회계를 신설해 교부금 일부를 전입시키고, 이를 육아휴직 급여, 아동수당 등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현금 지급’ 확대에 쓰자. 대한민국호(號)가 인구 감소의 늪에서 탈출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구부가 인구 문제와 관련된 복지, 교육, 주거, 노동 제도를 혁신할 수 있는 소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정치권·언론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양성일 고려대 특임교수·전 보건복지부 1차관
  • 현대차 역대급 임금 인상에 ‘무분규’… 실리·생존 공감대

    현대차 역대급 임금 인상에 ‘무분규’… 실리·생존 공감대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6년 연속 무분규 임금 교섭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5월 23일 상견례 후 46일 만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기본급 인상과 성과금 지급 등을 바탕으로 노사가 빠르게 이견을 좁혔다는 분석이다. 과거 ‘강성노조’의 대명사로 불렸던 현대차 노조가 회사와 상생을 도모하며 실리를 추구하는 분위기로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12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10~11일 예고됐던 부분 파업은 유보됐다. 잠정합의안이 오는 12일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과하면 6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달성한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1만 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지난해 경영성과금 400%+1000만원과 2년 연속 최대 경영 실적 달성 기념 별도 격려금 100%+28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임금 교섭 타결 관련 별도 합의 주식 5주 지급 등이 담겼다. 이와 별개로 노사는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 달성이 예상되는 9월 무렵에 품질 향상 격려금 500만원+주식 20주 지급에도 특별 합의했다. 기본급 인상 폭은 지난해 처음으로 11만원을 넘었던 것보다 1000원 더 오른 것이다. 성과금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기본급, 성과금, 수당 등을 모두 합하면 연봉이 평균 11% 정도 오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노사 협상의 쟁점이었던 정년 연장 문제는 숙련 재고용 제도(촉탁계약직)를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조합원이 원하면 만 60세 퇴직 후 만 62세까지 촉탁직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셈이다.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술직 사원을 내년 500명, 2026년 300명 추가 채용한다. 이미 확정된 내년 채용 인원 300명까지 합하면 총 1100명을 뽑게 된다. 또 매년 60억원을 출연하는 사회공헌기금과 별도로 올해 지급되는 성과금 중 직원 1인당 1만원을 공제해 기부하고, 회사는 이를 포함해 총 15억원을 출연하는 ‘노사 공동 특별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기금은 저소득층 육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돌봄 지원 활동 등에 기탁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 내에서도 ‘초강성’으로 평가받던 8대 집행부, 9대 집행부에 이어 이번 10대 집행부도 파업 없이 합의를 끌어내면서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6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루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대내외적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보다는 실리를 챙기며 생존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노사도 전날부터 이어진 협상 끝에 이날 오전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본급 11만 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및 격려금 500%+1520만원+주식 36주 지급 등이 골자다.
  • 육견협회 “지원책 없으면 개고기 계속 팔겠다”

    육견협회 “지원책 없으면 개고기 계속 팔겠다”

    대한육견협회가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의 시행을 앞두고 이달 말까지 지원책이 발표되지 않으면 개 식용 종식에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육견협회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특별법(개식용종식법) 제정 6개월, 공포 155일이 지난 지금까지 폐업·전원 지원에 대한 기준이나 기본계획마저도 제시하지 않은 채 우리의 권리를 방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식용 개 사육 농민과 종사자들의 기본권과 재산권은 방기·침탈돼 회복 불가능하게 됐고 거리에 나앉을 날만 다가오고 있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개식용종식법은 오는 8월 7일부터 시행된다. 협회는 또 개식용종식법의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폐업·전원을 지원하기보다 되레 직권을 남용해 생존권을 훼손하고 있다며 감사원에 농식품부 관계자를 감사 청구했다. 개 농장의 식용견을 처리하려면 도축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농식품부 관계자가 개 도축을 동물보호법 10조 4항 위반이라고 판단해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해당 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지난 2월 여야의 신속한 합의로 공포된 개식용종식법은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하거나 도살·유통·판매하는 것을 모두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협회는 이 법으로 관련 산업 종사자의 직업 선택 자유, 국민의 먹을 자유 등이 훼손된다며 지난 3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 “교사 직업적 정신질환 위험성, 일반직 공무원의 2.2배”

    “교사 직업적 정신질환 위험성, 일반직 공무원의 2.2배”

    교사들의 직업성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다른 공무원보다 두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보훈병원 민진령 연구부장과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민경복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10년간 공무원연금공단의 공무원 산업재해 신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옥스퍼드 직업의학’(Occupational Medicine Oxford)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공무원 4만 6209명의 10년치(2009~2018년) 공무원 산업재해 신청과 승인 결과 데이터를 제공받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교육 공무원의 직업적 정신질환 발생 위험도는 일반직(행정·기술) 공무원과 비교하면 2.16배 높았다. 정신질환별 세부 위험도는 우울증 2.07배, 급성 스트레스 2.78배, 기타 정신질환 2.68배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나이에 따른 생존율 등의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인 ‘생존 곡선’ 분석에서도 다른 공무원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교육 공무원의 생존 곡선은 10년 새 일반직 공무원은 물론 경찰 공무원, 소방 공무원보다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교사들의 정신질환이 최근 몇 년간 증가한 게 아니라 10년 또는 그 이상 잠재하고 있던 문제가 최근에 표면화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경찰과 소방 공무원, 일반직 공무원의 생존 곡선이 교육 공무원의 밑에서 장기간 평행선을 형성하다가 마지막 시점에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은 인사상 불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직업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실제로 소방관과 경찰관의 정신질환 위험은 일반 공무원보다 각각 20%, 83% 낮았다. 연구팀은 “업무상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경찰 공무원의 경우 직업성 정신질환을 호소하면 근무나 승진 등의 불이익을 받는 낙인 효과로 인해 과소 보고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공무원 그룹에서 직업성 정신질환이나 스트레스를 숨기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 경기도 소상공인, 5년 생존율 회복 더뎌···절반 못 버텨

    경기도 소상공인, 5년 생존율 회복 더뎌···절반 못 버텨

    경기도 소상공인 5년 생존율, 팬데믹으로 하락한 후 회복 안 돼 음식점업, 소매업, 서비스업 순으로 생존 어려워지난해 경기도 소상공인의 5년 생존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하 경상원)이 발간한 [경기도 소상공인 경제 이슈 브리프 ‘여전히 웃지 못하는 소상공인, 우리 지역 소상공인 5년 생존율은?’]에 따르면 경기도 소상공인의 5년 생존율은 2019년 60.8%에서 2023년 44.3%로 하락했다. ‘5년 생존율’은 기준연도로부터 5년 전 신생기업 중 기존 연도까지 생존해 있는 신생기업의 비율이다. 업종별 5년 생존율은 소매업 48.9%, 서비스업 51.9%, 음식점업 35.3%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9년 5년 생존율 소매업 64.2%, 서비스업 65.7%, 음식점업 54.1%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023년을 기준으로 업종별로 1년, 3년, 5년 생존율을 살펴보면 음식점업 생존율이 가장 낮았으며 그다음으로 소매업, 서비스업 순이다. 2019년 대비 5년 생존율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업종을 중심을 살펴보면, 음식업은 한식 면 요리전문점(-29.4%p), 제과점업(-29.4%p), 한식 해산물 요리 전문점(-26.9%p) 순이었고, 소매업종은 건어물 및 젓갈류(-31.9%p), 여자용 겉옷(-29.6%p), 통신기기(-27.4%p)이며, 서비스 업종은 기숙사 및 고시원(-39.6%p), 기타 스포츠 교육기관(-30.7%p), 여관업(-27.7%p) 순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생존율이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온라인 및 비대면 방식으로 소비패턴 변화, 대기업 및 대형프랜차이즈와 경쟁 심화, 원재료비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 경기도의 소상공인들은 소비패턴 변화, 경쟁 심화, 원재료비 상승, 상권쇠퇴 등 총체적 난관을 겪고 있고, 생존을 위한 자금 및 세제지원을 우선적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서는 강화해야 하는 소상공인 정부 정책으로 ‘금융지원 확대’와 ‘세제 혜택 확대’,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 경감’ 등의 의견이 확인됐다. 경상원 김경호 원장 직무대행은 “이번 발간된 소상공인 경제이슈 브리프는 경기침체 등 불리한 대외환경에 놓여 있는 경기도 소상공인의 생존 현황과 그 원인에 대해 다루었다”며 “향후 경상원은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소상공인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여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이준평화박물관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이준평화박물관

    1907년 7월 14일 오후 7시 헤이그 드융호텔. 헤이그는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고종이 이상설, 이준, 이위종을 특사로 파견한 곳이다. 특사들은 1905년 일본이 강제로 조약을 체결하고 조선의 외교권을 침탈한 것에 대해 세계에 그 부당함을 알렸다. 그러나 일본의 방해 공작은 치밀했으며, 세계 열강들은 자국의 이익을 따르느라 작은 나라의 생존권에는 관심이 없었다. 세 특사는 6월 27일 각국 외무부 장관을 찾아가 헤이그 독립호소문을 전달했다. 이준은 열강들의 냉대에 ‘왜 대한제국을 제외시키는가’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위종은 다른 방법을 확인하려고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특사들은 해외 언론사들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도와 달라고 외쳤지만 세계는 외면했다. 특사들은 부당한 조약에 세계가 관심을 가질 줄 알았다. 적어도 공감을 해줄 줄 알았다. 그러나 세계 질서는 냉혹했다. 이준은 순국했다. 충격적인 자살 소식에 세계는 잠깐 귀 기울여 주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날 신문은 ‘one drama’라는 헤드라인으로 이준의 마지막 저항운동이 그저 별일 아닌 듯 치부해 버렸다.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국가에게 세상은 모질었다. 이준평화박물관은 세 특사가 묵었던 호텔을 박물관으로 개조해 1995년 8월 5일 개관했다. 박물관은 3층짜리 건물인데 1층은 강당이며, 2층과 3층은 세 특사가 묵었던 방으로 자료들을 네덜란드 역사와 함께 전시하고 있다. 2층 입구에서 송창주 관장의 안내를 들을 수 있었다. 여든이 넘으셨다는데 정갈하고 꼿꼿하게 설명을 이어 갔다. 송 관장은 남아 있는 사진과 자료들로 호텔 방을 복원했다고 했다. 이준 열사가 묵었던 침실은 침대와 세면대로 장식해 당시 모습을 재현했는데, 방 한구석에는 이준 열사 묘비석이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묘비석은 초기 묘비석의 사진과 달랐다. 이 묘비석은 한동안 방치돼 있다가 박물관이 소장하게 됐다. 묘비석에 관한 내용은 송 관장의 설명으로만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송 관장의 설명이 없었으면 이곳은 그저 전시품을 나열한 곳에 불과했을 것이다. 송 관장 역시 전시를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당시 신문 기사, 세 특사의 동선 지도, 역대 대통령들의 방명록 등이 두서없이 진열돼 있다. 세 특사의 행적과 전시 물품에 대한 송 관장의 설명에 진심이 담겼을 뿐이었다. 고령인 그의 나이와 체력을 생각한다면 이후 누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전시에도 돈이 필요하고 전문성이 필요하다. 해당 박물관과 문화체육관광부 해외홍보국에서조차 ‘이준평화박물관’과 ‘이준열사기념관’을 혼용하고 있다. 평화를 향한 이준 열사의 뜻을 기리려면 이준평화박물관으로 통일돼야 한다. 이곳은 평화와 저항 운동의 중심지로서 유럽 유일의 독립운동 유적지이자 역사 문화 영토다. 이를 관리하고 보살피는 것 역시 대한민국이 해야 할 일이다. 한 개인에게 그 많은 일을 다 시키고 있었다는 게 미안했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공직자의 창] 기후변화와 과수의 생존 전략

    [공직자의 창] 기후변화와 과수의 생존 전략

    지난 2일 통계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2%대를 이어 가면서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사과와 배 등 과일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사과는 지난해 봄 개화기 저온 피해와 여름철 잦은 강우로 탄저병 피해까지 늘어나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나 급감했다. 올해 초부터 ‘금 사과’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을 달고 있는데 그 영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햇사과를 수확할 때까지 상황은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사과는 생육기 평균기온이 15∼18℃ 정도로 서늘한 데서 잘 자라는 북부 온대과수다. 겨울 휴면기간에는 영하 30℃까지 견디지만 개화기에는 영하 3.9℃가 되면 꽃의 90%가 동해(凍害)를 입는다. 기후변화로 높은 겨울철 평균기온은 개화기를 앞당기고 여름철 폭염과 폭우는 병해충 발생 확률을 높이며 가을철 고온은 사과 착색을 방해하고 당도도 떨어뜨린다. 노지에서 재배되는 사과 생산이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이유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과수의 생산 안정성과 미래의 과수 재배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크다. 과수 생산기술을 개발, 보급하고 정책 지원을 통해 생산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집중해야 할 분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변화된 기후 조건에 적응할 수 있는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주력해야 한다. 고온에서도 착색이 잘 되거나 아예 색이 다른 사과를 개발해서 보급하는 것은 좋은 예다. 농촌진흥청은 수년 전부터 기후 적응형 품종을 육성하고 권역별로 보급하고 있다. 색깔이 잘 드는 붉은 사과 ‘컬러플’(홍천), 황금빛 사과 ‘골든볼’(군위), 추석용 조생종 ‘아리수’(영천), 재배가 쉬운 ‘이지플’(충주) 등이다. 개화기 저온 피해를 피하기 위해 기존 품종 대비 7∼10일 정도 꽃이 늦게 피는 품종도 육성하고 있다. 둘째, 기상재해를 예측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농진청은 농장 단위로 ‘기상재해 경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기상예보와 함께 폭염, 폭우, 서리, 동상해 등 재해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78개 시군에 서비스 중이고 내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과수 재해 경보시스템’은 개화기 저온 피해를 예측해서 농가가 미리 피해 방지시설을 점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과수화상병 예측 서비스’는 지역별로 정확한 예방 약제 살포 시기를 알려 병 발생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상재해 경보서비스를 농협 플랫폼, 농작물재해보험 등과 연계해 서비스 이용률을 높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현장에 스마트 농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과수원에 다축(多軸)형 수형 등 기계화에 적합한 재배환경을 도입하는 것이 그 예다. 곁가지가 아닌 원 줄기에 사과가 달리는 다축형 수형을 도입하면 가지치기 및 꽃 솎기 작업의 기계화, 무인 농약 살포 등 자동화가 원활해져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 또 농진청은 영상을 활용해 과수원의 병해충을 진단하고 생육 상황을 평가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는 데이터에 기반해 적은 노력으로 더 안정적인 고품질의 과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미래나 다름없다. 기후변화가 과수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큰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는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정확히 분석하고 냉철하게 대응하는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할 때다. 서효원 농촌진흥청 차장
  • 美민주 하원 지도부도 사퇴 요구… ‘후보 바이든’ 내주 생존 기로

    美민주 하원 지도부도 사퇴 요구… ‘후보 바이든’ 내주 생존 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민주당 내 상·하원에서 브레이크 없이 분출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주말 경합주이자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 유세를 한 이후에 더욱 거세진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글로벌 리더의 위상을 확신시켜 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75주년 정상회의에 이어 다음주 공화당 전당대회까지가 생존의 마지노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하원 민주당 상임위원회 간사단 24명과 지도부 3명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에서 다수가 바이든의 대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일부 의원은 강력하게 사퇴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의원 2명의 말을 인용해 뉴욕을 지역구로 둔 법사위 간사 제리 내들러와 행정위 간사 조지프 모렐, 군사위 간사 애덤 스미스(워싱턴), 보훈위 간사 마크 타카노(캘리포니아) 의원은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스미스 의원은 “대통령이 물러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직격했고, 이들의 의견에 하킴 제프리스(뉴욕) 원내대표도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로이드 도깃(텍사스), 마이크 퀴글리(일리노이), 라울 그리핼버(애리조나), 세스 몰턴(매사추세츠), 앤지 크레이그(미네소타) 하원의원이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는데, 이번에는 지도부까지 가세한 것이다. 상원 일부 의원들도 휴회 이후 의사일정이 재개된 8일 후보 사퇴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교회 예배, 해리스버그 유세에 참석해 전통 지지 기반인 흑인,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해리스버그에서는 지지자들에게 “다크 브랜든이 돌아온다”고 농담하며 압박에 맞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크 브랜든’은 단정하고 유약한 바이든 이미지를 근육질로 표현한 것인데,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바이든을 조롱하는 의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전대가 시작되는 오는 15일 텍사스주 오스틴의 민권법 60주년 기념행사, 16일 라스베이거스의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행사 등 맞불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전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공식 후보로 추대되는 컨벤션 효과를 저지하겠다는 의도다. 그럼에도 서방 나토 회원국들은 바이든 재선 가능성을 의심하면서 트럼프 2기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회원국 당국자 20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중 다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TV 토론에 참패한 지난달 27일 훨씬 전부터 바이든에 대한 신뢰를 유보하고 있었다’고 발언했다. 회원국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개인적 접근, 방위비 지출 등 정책 변화, 나토 자체적인 외교·법적 조치 등 세 갈래로 트럼프 2기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동맹국들은 ‘(트럼프 측근이라고 주장하는 이들 중) 누가 진짜 트럼프 사절이고 누가 가짜인지’ 파악하는 게 주요 임무가 됐다고 짚었다. 정책 변화의 대표적 사례로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부가 주요 동맹국인 한국의 주한미군 2만 8000명 주둔비용 관련 협정의 조기 갱신을 요구하고 협상 중인 사실을 들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해 자주 불만을 제기해 온 만큼 트럼프 재집권 시 재협상이 훨씬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선제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바이든에 대한 우려와 트럼프에 대한 유럽인들의 공황 상태가 점점 더 실질적인 대화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중일 “상시 안보 채널 만들고 FTA는 RCEP 플러스 수준 돼야”

    한중일 “상시 안보 채널 만들고 FTA는 RCEP 플러스 수준 돼야”

    한중일 3국 경제 안보 전문가들은 8일 “가까운 시일 내에 동북아, 특히 한반도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현재 다른 지역에서 촉발된 위기와 비슷한 비상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한중일 3국 가드레일’의 필요성을 촉구했다.신각수 전 주일대사, 린이푸 전 세계은행 부총재,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상 등 한중일 전문가 20여명은 이날 니어재단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중일 서울 프로세스’ 회의에서 3국이 공존의 생존 방정식을 함께 풀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루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신 전 주일대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3국 간 다른 분야에 비해 정치 안보 분야 협력이 어렵지만 개선될 여지도 있다며 “퇴역 장성의 대화 플랫폼부터 시작해 3국 군 수뇌부 간 소통 채널을 만들자”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우발적인 사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핫라인뿐 아니라 상시적 안보대화 채널도 만들어야 한다”며 “낮은 수준의 신뢰 구축 조치부터 우선 시작해 진전 정도에 따라 점차 높은 수준의 조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대국 간의 대립으로 전략적 불안감이 커진 상황인 만큼 평소보다 강도 높은 3국의 대화와 접촉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인적 교류와 경제 분야의 협력도 강조됐다. 한중일 공동의 이익 범위를 확장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조속히 추진키로 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은 ‘역내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플러스’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주인 아츠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동아시아에는 이미 세 나라가 참여하는 RCEP이 있는 만큼 한중일 FTA는 더 높은 기준의 합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세계은행 부총재 역임한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는 정세 악화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 반복했다. 그는 “서방은 강력해지면 상대국을 식민지화했지만 중국은 그런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며 “3국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공동 협력해서 경제적 번영을 촉진하면서 지속적 발전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했다.
  • [최보기의 책보기] 세계 시(詩) 독자라면 소장 가치 충분한 해설집

    [최보기의 책보기] 세계 시(詩) 독자라면 소장 가치 충분한 해설집

    스마트폰 대왕이 인터넷 제국의 패권을 차지하면서 라이프 스타일이 획기적으로 변해버렸다. 골목 어귀에 모여 해가 지도록 수다를 떠는 동네 청소년들, 땅바닥에 금을 긋고 사방치기나 땅따먹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 보름달 둥실 뜬 밤이면 손에 손을 잡고 달을 쳐다보며 ‘달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어디 떴나 남산 위에 떴지’ 동요를 목청 높이 합창하던 학생들의 풍경은 벌써 전설이 돼버린 지 오래다. 오장육부이던 사람의 신체가 눈앞이나 손끝에 스마트폰이 붙으면서 오장칠부로 진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반비례로 ‘글자와 문장’이라는 텍스트가 힘을 잃는 시대인데 아직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무수한 책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 한복판에 문학이 있고 시(詩)가 있어 52년 전통의 문예지 <문학사상>이 잠정 휴간에 들어갔다는 소식마저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그래서일까? 시가 강의실 밖으로 나왔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평생 시를 붙잡고 살아온 여국현 시인(영문학 박사)이 월간 『우리詩』에 연재했던 <영시해설>을 다듬어 두 권의 책으로 펴냈다. 그동안 시인은 첫 시집 『새벽에 깨어』(2019) 등 자신의 시를 발표하는 한편 영시의 우리말 번역과 우리시의 영문 번역을 함께 해왔다. 이번에 펴낸 『강의실 밖으로 나온 영시 1, 2』는 ‘사랑, 자연, 사회’를 주제로 다룬 21편과 ‘인생, 삶과 죽음, 기타’ 주제로 21편의 원문, 번역, 해설이 실려있다. 저 먼 학생 시절 국정 교과서 공부로 이름이 익숙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눈 내리는 저녁 숲 가에 서서>, <선택하지 않은 길>(교과서에서는 <가지 않은 길>) 두 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눈 내리는 저녁 숲 가에 서서>의 4연 ‘숲은 아름답고, 어둠은 깊네/ 하지만 내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네/ 잠들기 전 가야 할 몇 마일의 길이 있네/ 잠들기 전 가야 할 몇 마일의 길이 있네.’가 반갑다. 한때 ‘But I have promise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에 얼마나 가슴이 뛰었던가! <선택하지 않은 길>의 4연도 마찬가지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먼 훗날/ 나는 어딘가에서 한숨 쉬며 말하게 되겠지;/ 숲속에 두 길이 갈라져 있었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선택했다고,/ 이 모든 차이는 바로 그 결과라고.’ 지금도 어떤 결단의 기로에 서면 늘 이 시구를 떠올리며 지혜로운 판단을 구하고자 애쓴다. 재미있는 사실은 시인이 쓴 시구의 뜻과 비평가들이 해석하는 시구의 뜻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잦았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 저자는 ‘시의 주인은 시를 쓰고 사라진 시인도 자신의 관점으로 시를 읽는 비평가도 아니다. 시의 주인은 바로 시를 읽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언어를 통해 시를 읽어갈 우리들 각자’라고 분명하게 밝혀준다. 시인이 시를 어렵게 썼든, 쉽게 썼든, 아름답게 썼든, 분노로 썼든 그 시를 읽으며 어떤 공감, 어떤 교훈을 얻을지는 오로지 독자 자유다. 그것을 놓치지 않으면서 어렴풋이 알고 있던 영미(英美) 유명 시인들의 시를 시대배경까지 더해 보다 깊이 이해하고, 느끼고,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두 말 필요 없이 소장할 각(角)이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불야성 만드는 인공조명, 동물에게는 ‘독’ [달콤한 사이언스]

    불야성 만드는 인공조명, 동물에게는 ‘독’ [달콤한 사이언스]

    맑은 날 남산같이 높은 곳에 올라 서울 시내 밤 풍경을 보노라면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어둠을 뚫고 밝게 빛나는 건물들과 길게 이어진 자동차의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루는 서울의 밤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광경이다. 19세기 말 토머스 에디슨이 미국 뉴저지 멘로파크 연구소에서 백열전구를 처음 공개했을 때만 해도 인공조명이 밤을 낮처럼, 특히 도시 전체를 불야성으로 만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공조명은 인간의 활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지만, 야간 인공조명은 빛 공해 수준에 이르러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 섬연구센터 및 환경관측소(CRIOBE) 연구진은 야간 인공조명(ALAN)은 어린 물고기의 생존 가능성을 낮춰 어류 보존과 어족 자원 관리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실험생물학회 연례 콘퍼런스에서 발표됐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해안선의 4분의1이 야간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산호 48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집단은 자연광에만 노출하고, 다른 그룹은 해변 리조트나 가로등에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광도의 야간 빛 공해를 노출한 뒤 산호를 서식지로 하는 물고기들의 반응을 비교했다. 특히 야간 인공조명이 어린 열대어 포획(유생 포획)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집중 관찰했다. 유생 포획은 어류의 주요 생활사 특성으로 해양 자원 보충과 어족 증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 많은 어린 물고기들이 인공조명이 있는 환경을 선호해 자연광이 있는 환경보다 2~3배 더 많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야간 인공조명은 어류의 성장, 신진대사 속도, 전반적인 생존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야간 인공조명이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유인하는 일종의 ‘생물학적 덫’으로 작용하고, 상당한 스트레스 요인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쥴스 슐라이글러 CRIOBE 연구원은 “빛 공해가 생물과 환경에 미치는 폐해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 중인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는 어족 자원의 증식과 보존을 위해 빛 공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 여자 톱랭커 무덤이 된 윔블던…10번 시드까지 2명 생존

    여자 톱랭커 무덤이 된 윔블던…10번 시드까지 2명 생존

    윔블던이 여자 단식 상위 랭커들의 무덤으로 변했다. 남자단식에선 톱 랭커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예고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단식 세계 랭킹 2위 코코 고프(20·미국)가 단식 16강 벽을 넘지 못하고 짐을 쌌다. 랭킹 톱10에는 2명만 살아 남았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인 고프는 7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7일째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랭킹 17위의 에마 나바로(23·미국)에게 0-2(4-6 3-6)로 패해 8강 진출이 무산됐다.전날 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23·폴란드)가 3회전에서 탈락했고, 3위 아리나 사발렌카(26·벨라루스)는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결장했다. 랭킹 4위 엘레나 리바키나(25·카자흐스탄)가 이번 대회 7일째에 생존한 최상위 시드 선수다. 상위 시드 10명 가운데 2022년 이 대회 챔피언 리바키나와 지난달 끝난 프랑스오픈 준우승자 자스민 파올리니(28·이탈리아) 2명만 남았다. 파올리니는 랭킹 7위다. 16강전에서 에마 라두카누(21·135위·영국)를 2-1로 물리친 룰루 선(23·123위·뉴질랜드)은 14년 만에 윔블던 여자 단식 8강에 오른 예선 통과 선수가 됐다. 또 세계 랭킹 123위가 윔블던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한 것은 최근 15년 사이 두 번째로 낮은 순위 기록이다. 선은 크로아티아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지난해까지 스위스 국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올해 뉴질랜드로 국적을 변경했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단식 8강에 오른 도나 베키치(28·37위·크로아티아)와 4강 진출을 다툰다.한편 남자 단식에서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2·이탈리아)와 3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가 나란히 8강에 안착했다. 신네르는 다닐 메드베데프(25·5위·러시아), 알카라스는 토미 폴(27·13위·미국)과 준준결승을 치러 이길 경우 준결승에서 맞대결한다. 2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노장’ 노바크 조코비치(37·2위·세르비아)는 전날 3회전에서 알렉세이 포피린(24·47위·호주)을 3-1로 돌려보냈다. 조코비치는 홀게르 루네(21·15위·덴마크)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 ‘여기가 지옥인가요?’ 해골 몰골 청년…굶주린 가자지구, 신은 어디에

    ‘여기가 지옥인가요?’ 해골 몰골 청년…굶주린 가자지구, 신은 어디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10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영구 휴전’은 난망하고, 고립된 가자지구는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린 배를 움켜쥔 채 생지옥에 산다. 본인을 ‘생존자’로 소개하며 동영상을 통해 가자지구의 참상을 전하고 있는 주민 사에드 모하메드는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21세 청년마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모하메드는 “21세 아흐메드 알 나자르는 뇌성마비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그의 생명이 위험하다”며 피골상접한 청년의 모습을 공개했다. 그가 공유한 동영상 속 청년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깡마른 몸으로 기저귀를 착용한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갈비뼈와 척추뼈가 그대로 드러난 것은 물론 흡사 살아있는 해골처럼 팔다리 지방과 근육이 모두 빠져 있었다. 가자지구 청년의 참담한 현실이 전해지자 후원이 답지했고, 모하메드는 지난 4일 청년을 다시 찾아 후원금으로 마련한 기저귀와 과일 등 생필품과 음식을 전달했다. 유엔 공식 기근 아니지만…이미 생지옥 지난 25일 발표된 유엔의 기아 감시 시스템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 약 49만 5000명이 재앙적 수준의 심각한 식량 불안에 직면했다. 이는 가자지구 주민 5명 중 한 명은 하루 종일 한 끼도 먹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경고다. 그러나 IPC는 가자지구의 기근을 선포하지는 않았다. 기근의 세 가지 조건 가운데 극심한 식량 부족에 직면한 가구의 비율은 충족하지만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어린이 비율(최소 30%), 굶주림이나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자 수(매일 인구 1만명당 2명) 등 다른 두 가지 조건에는 아직 들어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미 기근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자녀 6명과 함께 지내는 이야드 알-삽티(30)가 마지막으로 밀가루 한 봉지를 구한 것은 두 달 전이었고 그것도 3시간이나 줄을 서서 기다려 손에 쥐었다고 한다. 그는 피망 1개 가격이 2달러(약 2800원)를 넘는다며 “누가 그걸 감당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딸아이가 달걀을 먹고 싶다고 했지만, 달걀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NYT는 그러면서 IPC의 기근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전에 가자지구 주민들이 대거 사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2004년 IPC의 기근 기준 도입 이후 기근이 선포된 곳은 2011년 소말리아와 2017년 남수단 등 두 곳뿐인데, 소말리아에선 기근 선포 전에 10만명 넘게 숨졌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달 23일 기준 34명이 영양실조로 숨졌으며 대부분이 어린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마스, 영구휴전 요구 접고 16일간 군인 등 석방 제안” 일단 로이터 통신 등 외신 6일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는 일부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측에 제시한 수정 휴전안에서 그동안 고집해온 영구 휴전 요구를 접고 16일간 군인 및 남성 등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하마스 측 고위 소식통은 수정된 휴전안에 양측간 합의 후 16일 동안 군인과 그동안 풀려나지 못한 남성 인질을 풀어주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기간 중재국은 일시 휴전과 구호품 전달, 이스라엘-하마스 간 간접 협상 기간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다만 하마스는 그동안 고집해온 영구 휴전 요구는 접었고, 1차로 6주간 영구 휴전에 관한 간접 협상을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라엘은 중재국인 미국, 카타르,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 측의 새로운 휴전안을 전달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단 파견을 승인했으며, 협상단을 이끄는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이 카타르 도하를 방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 주 도하에서 협상이 본격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휴전을 위한 중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이 이어졌다.
  • 경남소방본부, 구급 장비 갖춘 ‘펌뷸런스’ 운영 확대

    경남소방본부, 구급 장비 갖춘 ‘펌뷸런스’ 운영 확대

    경남소방본부는 중증응급환자 생존율을 높이고자 의령·산청·함양소방서 센터 등에 펌뷸런스 차량을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펌뷸런스(Pumbulance)는 소방펌프차와 구급차의 합성어다. 구급장비와 구급자격자를 갖춘 소방펌프차를 뜻한다.도소방본부에는 차량 106대, 1164명이 펌뷸런스 장비·인력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인력·장비는 자동심장충격기 등 구급장비 29종을 활용해 의료취약지역 중증응급환자 골든타임을 지키고 있다. 구급차 부재 때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일이 생기면 현장에 우선 출동해 다른 구급차가 올 때까지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다. 지난해 2월 함안에서 펌뷸런스 대원이 심장정지 환자에게 가슴압박 등 응급처치로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이바지해 하트세이버(심장을 구한 사람, 심정지 환자 생명을 살린 구급대원·시민에게 수여)를 받은 사례도 있다. 김재병 경남소방본부장은 “펌뷸런스 운영 확대와 대원 교육을 통해 중증응급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구급차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40도 폭염에 결국 백기…파리올림픽 에어컨 2500대 설치

    40도 폭염에 결국 백기…파리올림픽 에어컨 2500대 설치

    친환경 올림픽을 내세우며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겠다던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가 40도가 넘는 폭염에 결국 ‘에어컨 없는 올림픽’이라는 원칙을 포기했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 조직위는 각국이 자체적인 비용으로 휴대용 에어컨을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이번 주 2500대가 주문됐다고 발표했다. 적지 않은 출전국이 파리의 무더운 날씨에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까 전전긍긍했고 결국 탄소 배출량을 줄여 친환경 올림픽을 치르겠다던 파리 조직위도 뜻을 굽혔다. 올림픽 빌리지의 부국장인 오거스틴 트란 반 차우는 “우리의 목표는 일생일대의 경기나 경쟁에 직면한 선수들에게 매우 구체적인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들은 일반적인 여름보다 쾌적함과 회복에 대한 요구 사항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 조직위는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 대신 찬 지하수를 끌어올려 순환하는 공법으로 외부보다 선수촌 내 기온을 6도가량 낮게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느 이달고 파리시장은 올해 초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운동선수들의 편안함도 중요하지만 저는 인류의 생존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맷 캐럴 호주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우리는 소풍가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한체육회가 친환경 특수 냉매제를 사용한 쿨링 재킷과 쿨링 시트를 준비하겠다고 밝히는 등 각국에서도 자체 대응에 나섰다. 결국 조직위는 각 팀이 자비로 휴대용 에어컨 장치를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미국,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그리스, 덴마크, 호주 등이 휴대용 에어컨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 나라의 자체 비용으로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게 하면서 설치 비용이 부담스러운 가난한 국가들과의 형평성 문제는 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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