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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 특산품종 ‘꽃게’ 자원 회복…22만 마리 방류

    서해 특산품종 ‘꽃게’ 자원 회복…22만 마리 방류

    충남도는 서해안을 대표하는 꽃게 자원량 확대를 위해 태안·서천·당진 등 3개 시군 연안에 어린 꽃게 22만 마리를 순차 방류했다고 30일 밝혔다. 꽃게는 국내에서 연중 수요가 높은 품종이나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 성장 저하, 자원량 감소 등 영향으로 어획량이 줄어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에 방류한 어린 꽃게는 지난 4∼5월 보령에서 확보한 어미 꽃게를 통해 인공 부화시킨 개체들이다. 연구소에서 갑폭장을 1.0㎝ 내외까지 성장시켰다. 연구소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액화 산소를 주입한 활어차를 활용해 운반했으며, 방류 전 질병 검사도 진행해 안전하고 우량한 종자임을 검증했다. 어미 한 마리당 평균 100만립 이상의 수정란을 포란해 자원 증강 효과가 예상된다. 도 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가두리 부화장 시범운영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며 “지역특산 품종을 지속 방류해 꽃게를 비롯한 자원 감소 위기에 놓인 수산자원의 개체수를 늘리고 어업인 소득 증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외식 창업’ 도전 청년 20명 모집…AI마케팅‧브랜딩 수강

    서울 ‘외식 창업’ 도전 청년 20명 모집…AI마케팅‧브랜딩 수강

    서울시가 외식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위해 실전형 창업 교육 프로그램 ‘프렙 아카데미’ 9기 정규과정을 오는 30일부터 3주간 모집한다. 이번 기수는 기존 수료생의 피드백을 반영해 1인 자영업자를 위한 ‘AI 기반 마케팅 과정’을 신규 도입하고, 브랜딩 수업 비중 확대. 성공 창업가 특강 확대 등 실질 창업 역량을 대폭 개편했다. 여기서 프렘 아카데미는 2021년 ‘골목창업학교’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외식업 분야에 특화된 체계적 창업 교육이다. 지금까지 총 155명의 수료생 중 84명이 창업에 성공했으며, 90.5%의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 외식업 3년 생존율(50.9%, 올해 1분기 기준)보다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교육과정은 예비 창업자에게 필요한 창업 및 경영 필수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체계적인 강좌로 구성되어 있다. 수료 이후에는 창업 전·후 전문가 컨설팅, 창업자금 융자지원(최대 7000만원)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모집 대상은 외식업 창업을 희망하는 서울시 거주 청년(만19~39세, 의무복무 제대군인은 최대 42세)이며, 교육은 9월 9일부터 11월 25일까지 3개월간 매주 월~목 운영된다. 모집 기간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요즘처럼 외식 창업의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생존하려면, 차별성을 가진 창업자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정규과정은 검증된 전략과 실전 경험을 통해 특색있는 나만의 전략을 갖춘 창업가로 육성하고, 더 나아가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배임죄 남용에 기업활동 위축”…李대통령 ‘경제형벌’ 대수술 예고

    “배임죄 남용에 기업활동 위축”…李대통령 ‘경제형벌’ 대수술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배임죄 남용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제도적 개선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과도한 경제 형벌로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곧바로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제3차 비상경제점검 TF 회의에서 “우리 국민주권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 기업활동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서 기업 경영 활동을 하다가 잘못되면 감옥에 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 탓에 국내 투자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신뢰 위반을 이유로 경제적·재정적 제재 외에 추가로 형사 제재까지 가하는 것이 국제적 표준에 맞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부터 경제형벌 제도 개선을 위한 본격적 정비를 시작해 1년 내 30% 정비와 같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추진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획기적 규제혁신을 포함한 산업별 발전방안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정 편의적이고 과거형이거나 불필요한 규제는 최대한 해소 또는 폐지하고 기업이 창의적 활동을 해나가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조치하겠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그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100조원 이상 규모의 국민펀드를 조성해 향후 20년을 이끌 미래전략 산업에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미래산업, 인공지능(AI) 중심의 첨단 산업으로 대한민국 경제 산업 생태계를 신속히 전환하겠다”며 정부 부처들에게도 “기업의 활력 회복과 투자 분위기 확대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그는 국가 성장전략의 패러다임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성장 전략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그동안 불균형 성장 전략으로 특정 기업과 수도권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며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이제는 불균형 성장의 폐해가 지속적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이 대한민국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생존전략이라며 공정한 성장을 통해 대한민국 모든 문제의 원천인 양극화를 완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조직 개편도 예고했다. “이제 부처의 진용이 다 갖춰졌으므로 비상경제점검 TF를 장기과제를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TF’로 전환하겠다”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로운 TF를 담당해 관련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 주도 국제 ‘식물 종자’ 보전에 전 세계 52개 기관 참여

    한국 주도 국제 ‘식물 종자’ 보전에 전 세계 52개 기관 참여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국제 식물 종자 보전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30일 산림청에 따르면 산하기관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국제식물원보전연맹(BGCI)과 추진 중인 ‘국제 식물 종자 중복보전 사업’에 전 세계 52개 기관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식물 종자 중복보전 사업은 기후변화로 생존 위협을 받는 야생식물 종자를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과 식물원 등에서 수집한 종자를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조성한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 저장하는 국제 협력사업이다. 시드볼트는 지구적 재난에 의한 야생식물 종자의 멸종을 대비한 영구 저장시설로 ‘식물 방주’로도 불린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국제 식물 종자 중복보전 사업은 공모한 52개 기관 중 최종 20개 기관을 8월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 기관은 기탁뿐 아니라 종자 수집·저장 등에 기술 전수와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이번 사업은 3년간 매년 2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지속해 추진할 예정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기후 위기 시대에 식물종 보전은 현세대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라며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를 활용한 국제 협력을 확대해 한국이 국제 종자 보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 “한 장의 민생쿠폰이 ‘역사숨결’ 불어넣다”

    “한 장의 민생쿠폰이 ‘역사숨결’ 불어넣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중앙아시아 강제이주의 상흔을 간직한 이곳 ‘고려인마을’에 조용한 기적이 피어나고 있다. 정부가 발행한 ‘민생소비쿠폰’ 한 장이 잊힌 존재들을 비추는 희망의 등불이 된 것이다. 고려인마을은 일제강점기 연해주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귀환해 정착한 곳이다. 조국을 잊지 않았던 이들은 오랜 망명의 세월 끝에 광주에 뿌리내렸으나, 국적 없는 외국인으로 살아가야 했다. 투표권은 물론, 재난지원금과 복지 혜택에서도 번번이 배제되는 ‘제도 밖의 삶’이었다. 그런 이들에게 ‘민생쿠폰’은 단순한 금전적 수단을 넘어, 공동체로 편입되고 있다는 신호다. 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마을 상점마다 “소비쿠폰 쓸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경제적 행위인 동시에, 역사에 대한 응답이자 인간에 대한 연대의 표현이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쿠폰은 돈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자는 약속”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쿠폰을 통한 소비는 동포 자녀들의 교육비, 지역 아동 돌봄 서비스 등으로 연결되며, 마을의 지속 가능성을 견인하고 있다. 2013년부터 조성된 특화거리는 고려인문화관, 문빅토르미술관, 홍범도공원, 중앙아시아 테마거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망명의 기억’과 공동체의 뿌리가 서린 삶의 박물관이다. 그러나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일용직 일자리가 급감하며, 마을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때 광주시민들의 소비가 마을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외국인 신분의 고려인 동포들은 여전히 투표권이 없고, 대부분의 정부 지원 정책에서도 배제돼 있다. ‘독립운동 후손’이라는 정체성은 자긍심이 아니라, 침묵 속에 방치된 역사였다. 그럼에도 고려인들은 묵묵히 살아간다. 광주의 거리마다 러시아어가 스미고, 자작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마을은 “시민이란 무엇인가”를 되묻는다. 소비쿠폰이 이들에게 닿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결제가 아닌 ‘기억의 귀환’이자 공동체가 내미는 손이다. 고려인마을의 생존 전략은 ‘기억을 파는 관광’이다. 디아스포라의 삶과 문화를 지역경제로 승화시키려는 노력 속에서, 민생쿠폰은 그 결실을 이끄는 실질적 매개가 된다. 쿠폰은 마을경제의 또 다른 축이자, 시민이 외면하지 않았다는 연대의 증표다. 광주는 그들에게 ‘망명자의 귀환지’이며, 새로운 시작의 땅이다. ‘쿠폰 한 장’은 이방인을 이웃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소비는 작지만 분명한 선언이다. “당신의 존재를 기억합니다.” 고려인마을은 여전히 제도 밖에 놓여 있지만, 그들이 품은 조국에 대한 기억과 공동체 정신은 진정한 시민의 울림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 광주는 이 오래된 기억 위에 새로운 희망의 꽃을 피워내고 있다. ‘민생쿠폰’이라는 작은 실천이 만들어낸 이 풍경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의 참모습일지 모른다.
  • 행정예고만 6개월째… 산불처럼 타고 있는 임업인 민생

    행정예고만 6개월째… 산불처럼 타고 있는 임업인 민생

    산림 순환 기여도 안하는 수입 바이오매스에 22만 임업인 생존위기김지응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장, 1인 시위 나서“행정예고만 6개월째, 관련 부처 강 건너 불구경” 사단법인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회장 김지응)가 산업통상자원부의 ‘늑장 행정’에 항의하기 위해 무기한 1인 시위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1월 국내 산림 순환을 촉진한다는 취지에 어긋나는 수입산 우드펠릿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축소를 예고했지만, 관련 고시 개정이 6개월이 지나도록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지응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장은 29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20만 임업종사와 펠릿제조사는 죽어 간다’ 등의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국내 임업계를 위협하는 수입산 바이오매스 의존도 완화를 위해 직접 시위에 나섰다. 바이오매스 발전은 태양광, 풍력 등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공급수단 중 하나다. 잔가지나 재선충피해목, 산불 피해목 등을 활용해 우드펠릿(칩)을 제조하고, 발전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산림에 방치된 미이용 목재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산불 예방과 신규 산림 조림 등에 기여한다. 하지만 수입산 우드펠릿(칩)이 낮은 가격을 내세워 국내에 무분별하게 수입되면서 국내 임업계를 위협하는 실정이다. 관세청 통계와 업계 추산에 따르면, 수입산 우드펠릿은 1t당 20만원, 국내산은 37만원 선에서 유통된다. 반면 바이오매스 REC 가중치는 전소 기준 수입산이 1.5, 국내산이 2.0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바이오매스 발전소들은 대부분 수입산 우드펠릿을 위주로 사용해왔다. 정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원목 목재펠릿 사용량 340만t 중 98%가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된 물량이었다. 연간 수입 금액도 7000억 원에 달했다.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 관계자는 “수입산 우드펠릿은 국내 산림 자원 순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편법 연료’”라면서 “국내 22만 임업인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하루 빨리 REC 가중치를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8일 버려지던 벌채 부산물 등 국내 산림자원의 이용을 활성화하고 바이오매스의 수입의존도를 완화하는 개선안(바이오매스 연료·발전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수많은 논의와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을 통해 확정하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신ㆍ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및 연료 혼합의무화제도 관리‧운영지침(공고 제2025-024호)」 일부개정안 행정예고를 공고했다. 하지만 행정예고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는 고시 제정을 미룬 채, 수많은 이해관계자에게 현실 불가능한 상생 협약을 통한 합의만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지연으로 정부를 믿고 수천억 원을 투자했던 국내 연료 제조업계는 폐업, 부도, 가동 중단이 속출하고 있으며, 누적 적자가 수천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는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 여파는 전국 220만 명의 사유림 산주를 비롯하여 20만 명의 임업인, 1000여 협력사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정책 시행이 지연되는 동안 국내 관련 산업은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산불처럼 타들어 가고 있지만, 관련 부처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지응 협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적 추진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6개월째 행정예고라는 초유의 사태에 말문이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관련 부처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을 능동적이고 빠르게 수렴해달라”며 “산불 예방과 탈탄소 사회 조성이라는 산업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한 탄력적인 정책적 조치가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평창 금메달에 세계선수권 5관왕… 조난사고로 생사불명

    평창 금메달에 세계선수권 5관왕… 조난사고로 생사불명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바이애슬론 여제’로 불린 독일의 라우라 달마이어(31)가 파키스탄에서 등반 중 조난돼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다. 29일(현지시간) 독일 ZDF방송 등에 따르면, 달마이어는 파키스탄 카라코룸산맥에 위치한 라일라봉(해발 6096m)을 등반하던 중 28일 낮 12시쯤 해발고도 5700m 지점에서 낙석 사고를 당했다. 함께 등반 중이던 파트너가 구조를 요청해 29일 오전 헬기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오후 들어 해가 지면서 구조 작업은 중단됐다. 소속사는 “낙석 위험이 여전해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헬기 정찰 결과 달마이어가 최소한 중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며, 생존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관광청은 30일 오전 수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마이어는 2018 평창올림픽 여자 7.5㎞ 스프린트와 10㎞ 추적에서 금메달, 15㎞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7년 호흐필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여섯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5개를 목에 걸며 세계 최정상 바이애슬론 선수로 활약했다. 2019년 5월 돌연 은퇴를 선언한 그는 이후 ZDF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등반과 스키 가이드 등 아웃도어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 “설마 그 다음 해고자는 나?”…‘이것’ 등장에 1만2천명 해고 ‘쓰나미’

    “설마 그 다음 해고자는 나?”…‘이것’ 등장에 1만2천명 해고 ‘쓰나미’

    인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타타컨설팅서비스(TCS)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1만명 이상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AI 등장에 따른 혁명적 변화로 인해 기존 일자리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29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뭄바이에 본사를 둔 TCS는 중간·고위 관리직을 통틀어 1만 2000명 이상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직원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TCS는 이번 대량 해고가 AI를 전면 도입하고 신사업 영역 투자를 통해 회사를 ‘미래형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부터 뒤흔들리는 격변의 시대에 생존을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이라는 설명이다. 수십 년 동안 TCS 같은 기업들은 저렴한 숙련 인력을 활용해 전 세계 고객들에게 소프트웨어를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사업모델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AI가 많은 업무를 자동화하고, 고객들이 단순한 인건비 절약보다는 더 혁신적인 솔루션을 요구하면서 이 모델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TCS는 성명을 통해 “여러 재교육과 재배치 계획이 진행 중”이라며 “배치가 어려운 직원들을 조직에서 내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 전문업체 팀리스디지털의 네티 샤르마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IT 기업 전반에서 관리자들은 해고되고 실무자들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합리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데이터 보안 분야의 신규 채용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량 해고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TCS의 이번 결정이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이 안고 있는 심각한 ‘기술 미스매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분석한다. 그랜트 손턴 바라트의 리시 샤 경제학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의 생산성 향상으로 기업들이 기존 인력 체계를 재검토하고, AI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직무로 인적 자원을 재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의 주요 IT 기업들은 매년 60만명의 신입 대졸자를 채용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이 숫자는 약 15만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팀리스디지털이 밝혔다. 최근 모터 기술 회사 아톰버그의 창업자인 아린담 폴은 AI가 인도 중산층에 미칠 잠재적 충격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존재하는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거의 40~50%가 사라질 수 있다”며 “이는 중산층과 소비 시장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썼다.
  • 순천대 “전남은 의료 취약지… 국립의대 설립을 국정과제로”

    순천대 “전남은 의료 취약지… 국립의대 설립을 국정과제로”

    전남 해마다 70만명 원정 진료 떠나상급병원 지역의료 이용 25% ‘꼴찌’의료 수요 느는데 의사·병원은 감소진료 접근성·의료 공급 구조적 위기두 국립대 전남 동서 권역의 구심점교통·교육·의료 인프라 입지도 유사두 캠퍼스 진료 기능 연합한 새 모델 국립순천대는 최근 국회와 국정기획위원회를 방문,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의 당위성을 적극 설명하고 관련 정책이 국정 과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는 등 전력을 쏟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순천대는 지난해 11월 국립목포대와 전남도 통합 국립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지난 5월에는 국립목포대, 전남도와 함께 ‘통합의대 설립 공동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 실무위원회를 통해 통합형 국립의대 설립 구상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의회도 ‘통합 국립의대 설립 지원 특위’를 구성하며 전남도 의대 설립을 위한 만반의 지원에 나섰다. 전남도는 고령화 등으로 의료 수요가 높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광역자치단체여서 의료 취약지로 불린다. 중증응급·외상환자의 절반이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고 매년 70만명이 타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등 오랜 세월 수많은 위험과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국립순천대는 의료개혁의 전환점이 전남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사 수를 늘리는 문제는 단순한 숫자의 게임이 아닌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의사를 양성할 것인가에 대한 구조적 해법이라고 설명한다. 순천대는 의료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국립의대 설립’이라는 점을 부각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립순천대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박기영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정책 자문과 공공의료 모델 구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는 심각한 쏠림현상을 겪고 있다.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수술받은 환자의 절반가량은 서울 외 지역 거주자다. 지방에서 수도권 병원을 찾는 이들은 단지 ‘좋은 병원’을 선호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사는 곳에는 고난도 치료를 감당할 수 있는 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17개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에는 상급종합병원 역시 화순군에 단 1곳 있다. 이마저도 광주 권역에 인접해 순천·여수·목포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시 ‘골든타임’ 내 이송되기 어렵다. 박 명예교수는 이를 두고 “의료 불편을 넘어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의료 격차는 개인의 불편이 아니라 지역이 지속가능할 수 있느냐를 논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라며 “지금 전남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지역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23년 전남의 상급종합병원 지역 의료이용률은 전국 최하위인 25.4%,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해 전남도민의 지역 외 진료비 지출은 약 1조 8000억원으로, 도 전체 진료비의 3분의1에 해당한다. 호남선과 전라선 새벽 기차는 빅5 병원 진료를 위한 환자 이동으로 예약이 어렵다.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급증하고 있음에도 은퇴 의사 증가로 동네병원이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고 청년의사 이탈로 의사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전남은 진료 접근성과 의료공급 양측에서 모두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 역시 지역의료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지역의대 신설 등을 검토한다. 하지만 정원 문제를 둘러싼 의정 간의 입장 차가 지속되고 공공의대 성격이나 설립 주체, 운영 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국립순천대는 대안으로 “국립대 기반의 의과대학 설립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공공의대는 제도의 목적과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의료계 반발 등 사회적 쟁점을 동반해 왔다. 이에 비해 기존 국립대학 체계를 활용한 국립의과대학 설립은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안정적이며, 교육의 공공성 역시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향후 법률 제·개정이 필요하지만 국립의대가 갖는 가장 큰 강점은 교육 인프라와 수련 연계 시스템을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의료인 양성의 공공성까지 함께 확보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의료 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 트랙 ▲지역인재전형 및 지역의사제 의무복무 트랙 연계 ▲국립대병원 네트워크 기반 수련·협업 체계 구축 등으로 설립 이후 빠르게 지역사회의 의료 복지를 뒷받침할 수 있다. 해외 선진국들도 앞서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미국·영국·캐나다 등은 도시 중심의 기존 의과대학 체계로는 지방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들 국가는 지역 대학들이 협력해 새로운 형태의 의과대학과 교육 과정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타파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WWAMI 지역의료 프로그램이다. 워싱턴대 의과대학이 주관해 워싱턴, 와이오밍, 알래스카, 몬태나, 아이다호 등 5개 주의 대학이 협력해 교육·수련·배치의 연계 시스템을 갖췄다. 학생들은 의학과 교육과정 일부를 지역 대학에서 이수하고 임상 수련도 각 주의 병원에서 저학년 때부터 진행한다. 의료 인력의 지역 정착률을 높이는 의료교육의 혁신 모델로 평가된다. 영국의 헐 요크 의과대학(HYMS) 역시 복수 대학 간 통합 의대 설립을 통해 지역 맞춤형 교육과 공공의료를 실현하고 있다. 전남도와 지역 대학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까지 했던 캐나다의 노던 온타리오 의과대학(NOSM University)은 북부 온타리오 지역 내 여러 도시의 소규모 병원·교육기관과 연계해 의료 인력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역 수요에 기반한 의학교육 체계를 정착시켰다. 국립순천대는 “의료 취약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해외에서는 이미 지역 중심의 통합 의대 모델 등을 운영 중”이라며 “국내에서도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순천대와 국립목포대, 전남도는 현재 ‘전남형 통합 국립의과대학’ 설립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는 단일 대학 중심의 의대가 아니라,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뚜렷이 나뉜 전남도의 의료 현실을 고려한 두 개의 진료권을 설정하고 복수 캠퍼스 체제로 교육과 진료 기능을 연합시키는 새로운 모델이다. 인구가 일정하게 밀집된 동·서권역, 두 권역에서 구심적 역할을 하는 국립대학, 광역교통망과 교육·의료 인프라가 결합된 입지 조건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불어 두 국립대학은 그간 복수 캠퍼스를 염두에 둔 의대 유치 논의를 꾸준히 이어 왔고, 이제는 유사한 규모의 대학이 1대1 통합이라는 전례 없는 결단을 통해 지역교육혁신에 동참하겠다는 용기를 내고 있다. 박 명예교수는 “국립의대는 단순히 병원을 세우는 게 아니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역의료 교육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이라며 “공공의료의 지속성과 지역 의료인 양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해법으로 전남에서 시작하는 ‘통합 국립의대’ 모델은 매우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 교제살인·스토킹 범죄 잇달아 ‘불안 확산’… “확실한 분리조치 필요”

    교제살인·스토킹 범죄 잇달아 ‘불안 확산’… “확실한 분리조치 필요”

    최근 울산과 대전 등지에서 전 연인이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른바 ‘교제살인과 스토킹 범죄’ 등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9일 낮 12시쯤 대전 서구 괴정동의 한 주택가에서 3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우체국 집배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가 피해 여성을 심정지 상태로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피해 여성의 전 연인으로 알려진 20대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도주 경로를 추적 중이다. 전날인 28일 울산 북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 병원 주차장에서 30대 남성이 결별한 2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해당 남성은 과거 폭행과 스토킹으로 두 차례 112에 신고됐고, 경찰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앞서 지난 26일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50대 여성 사회복지사가 스토킹 피해 끝에 살해되는 사건도 벌어졌다. 피해자는 경찰 보호를 받던 중이었고, 60대 가해 남성은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이어 발생한 사건에 경찰청은 29일 전국 시도경찰청장 및 경찰서장이 참여한 화상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회의에서는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유치장 유치’ 조치와 함께, 접근금지 대상자 주변을 기동순찰대가 정기적으로 순찰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연인 또는 배우자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교제살인’이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단체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181명의 여성이 현재 또는 과거 남성 파트너에게 살해당했다. 살인미수로 생존한 피해자도 374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 등에 대한 보다 강력한 분리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장욱 울산대 경찰학과 교수는 “교제폭력과 스토킹은 감정적 집착과 통제 욕구가 결합된 형태로 피해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 즉각적인 사법처리와 함께 경찰이 유치장 격리 등 적극적인 분리조치를 집행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최소 15.8시간마다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해 있음에도 공권력이 적절한 개입을 하지 않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피해자들의 신고 비율이 낮은데다, 신고를 하더라도 반복적으로 유사 범죄가 발생하는 건 명백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과거에는 교제폭력, 교제살인을 ‘둘 사이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범행이 반복돼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인식 개선과 함께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 통계 구축뿐 아니라 피해자 안전가옥 등 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선영 경기도의원, 경인방송 ‘박성용의 시선공감’ 생방송 출연해 지역화폐 확대 필요성 강조

    김선영 경기도의원, 경인방송 ‘박성용의 시선공감’ 생방송 출연해 지역화폐 확대 필요성 강조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김선영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은 28일 저녁, 경인방송 ‘박성용의 시선공감’에 출연해 지역화폐 확대 정책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며, “지역화폐는 단순한 소비 수단이 아닌, 위축된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는 촘촘한 연결망이자 공동체 회복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방송에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절박하다”라고 전한 후, “단골이 끊기고 매출이 줄었다는 상인들의 하소연이 지역화폐로 다시 손님을 맞이하는 희망의 이야기로 바뀌고 있다”라고 현장의 생생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역 안에서 소비가 돌고 도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바로 지역화폐의 역할이며, 지역 공동체의 생존과도 직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선영 부위원장은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닌 지역 내 소비 유도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지역화폐로 물건을 사면, 그 소비는 또 다른 상인의 매출이 되고, 다시 지역 일자리로 이어지며 한 번의 소비가 여러 차례 지역 내부를 순환하는 구조가 바로 ‘경제 선순환’”이라며, “이 구조가 튼튼해질수록 자영업자는 버틸 수 있고, 지역경제의 체력도 살아난다”라고 역설했다. 최근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같은 정책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현금은 대형마트나 온라인으로 빠져나가기 쉽지만, 지역화폐는 소비가 지역 내에서 머물도록 설계돼 실질적 지역경제 효과가 크다”라고 설명한 뒤, “단순히 예산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예산이 ‘돌고 도는’ 시스템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지역화폐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보조금 중심 모델에서 정책 연계형 모델로 전환할 시기”라며, “청년기본소득, 산후조리비, 아동돌봄지원금 등 각종 복지정책을 지역화폐와 연계하면 정책효과와 지역경제 효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라고 설명하고, “이제는 ‘지급’ 중심이 아닌 ‘순환’ 중심의 예산 운용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선영 부위원장은 디지털 결제 시스템 도입, 인센티브 확대, 소비자 편의성 제고를 비롯한 제도적 기반 강화 필요성도 함께 언급하며, “단순 결제수단이 아닌 ‘지역경제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통해 주민 참여형 운영 모델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밝힌 다음, “지역화폐를 활용한 교육·문화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경험 중심 소비, 관계 중심 소비로 확장시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부위원장은 “지역화폐는 우리가 서로를 돕는 사회적 연대의 표현이며, 지역을 살리는 힘”임을 강조하며, “도민 여러분과 함께 지역경제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제주 환경단체들, 해안사구 보전 조례 제정 추진 “환영”

    제주 환경단체들, 해안사구 보전 조례 제정 추진 “환영”

    제주자연의벗과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으로 제주도의회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5일 ‘제주특별자치도 해안사구 보전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것에 대해 환영 논평을 냈다. 해안사구는 모래해안에서 모래가 바람에 날라가 쌓여 이루어진 언덕으로,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폭풍이나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완화하며, 순비기나무 등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이자 지하수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한 의원은 “최근 제주도는 해안가에 황근 등 제주자생 세미맹그로브 숲을 조성하여 신규 탄소흡수원을 확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미 제주의 여러 해안사구에는 세미 맹그로브 식물인 순비기나무 등 염생식물의 군락지가 조성되어 있다” 면서 “기존 해안사구의 관리와 보전을 위한 조례 제정을 통해 더 이상의 해안사구 훼손을 방지하고 복원하는 것은 제주지역 자연 생태계의 보전 뿐만 아니라 제주지역 탄소중립 정책 추진에도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례안은 해안사구의 보전을 위한 도지사와 도민의 책무를 명시하고, 보전과 관리를 위한 5년 단위의 기본계획 수립, 실태조사 실시, 해안사구보전위원회의 설치, 보전·관리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시행 근거 등을 담았다. 특히 도유지 해안사구를 대부·매각·교환·양여 등이 불가한 행정재산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조문을 명시해 해안사구의 소멸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와 관련 이들 단체는 “제주지역 해안사구 면적은 2017년 국립생태원 발표에 따르면 제주도는 과거에 비해 82.4%나 감소해 전국에서 해안사구 훼손율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해안사구는 인간 거주지를 보호해주는 자연 방파제로서 늘어나는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필수적인 곳이며 블루카본의 대표적인 곳으로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의 대안 거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해안사구 보전은 단순한 자연생태계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며 “이번 제주 해안사구 보전조례 제정 추진은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형 구강 돌봄 인프라 구축 논의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형 구강 돌봄 인프라 구축 논의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더민주·시흥3)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를 비롯한 치과의료·돌봄 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기존 의료시설 등을 활용한 경기도형 공공치과 모델 구축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김 의장은 지난 28일 집무실에서 김미숙 의원(더민주·군포3)과 함께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스마일재단,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등과 간담회를 갖고, 치매 환자 및 고령·장기요양 대상자 등을 위한 공공치과의료 기반 구축 필요성을 논의했다. 이들 단체는 이 자리에서 구강 관리는 노년기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라는 점을 강조, 기존 공공·민간의료 시설을 활용한 방식의 구강 돌봄 인프라 마련에 경기도의회의 정책적 뒷받침을 요청했다.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임지준 회장 등은 “구강보건은 단순한 의료 인프라가 아닌 돌봄 정책의 핵심 기반”이라며 “기존 의료시설을 이용한다면 많은 예산이 투입되지 않고도 공공치과의료 인프라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진경 의장은 “치매, 고령 장애인을 위한 구강 돌봄 인프라 구축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경기도 차원의 실현 가능성을 적극 검토해 도의회 차원의 정책적 지원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 ‘폭역 취약계층 보호’…광주시, 2억 들여 피해 대책 시행

    ‘폭역 취약계층 보호’…광주시, 2억 들여 피해 대책 시행

    광주시가 오는 9월 말까지 두달간 폭염대응 대책을 시행, 폭염 취약계층의 건강 보호에 나선다. 광주시는 폭염으로부터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숙인, 쪽방촌 주민, 취약노인, 건강 취약계층 등 총 3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응급물품 지원 등 본격적인 폭염 대응 대책을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광주시는 이달 말부터 9월 말까지 2개월 간을 폭염대응기간으로 정하고, 2억원의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해 맞춤형 생존·건강유지 물품을 지원한다. 노숙인·쪽방주민 1000여명에게는 생수(얼음물)와 쿨매트, 냉찜질팩, 썸머쿨파스, 삼계탕 밀키트, 손선풍기 등 긴급 생존물품을 제공한다. 또,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자 1만4000여명에게는 쿨수건과 쿨토시, 자외선 차단 마스크, 파우치백 등으로 구성된 냉방용품 세트를 전달한다. 건강 취약계층 1만8000명에게는 쿨토시, 양우산 등 폭염 극복 생활용품을 보건소를 통해 배부한다. 특히, 노숙인과 쪽방주민에게는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무등노숙인쉼터 등과 협력해 무더위 쉼터 운영, 야간 순찰, 응급잠자리 제공 등 현장 보호활동도 강화한다. 사회복지관 20곳은 각 관할구역 내 비주거시설 거주자를 대상으로 물품을 직접 배포하며 안부 확인도 함께 진행한다. 취약노인 대상 물품은 광역 및 기초 수행기관 간 연계를 통해 체계적으로 배포된다. 또, 건강 취약계층에게는 자치구 보건소 방문건강관리팀이 가정 방문이나 유선 및 문자 상담을 통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무더위 쉼터를 안내한다. 정영화 복지건강국장은 “이번 폭염대응 계획은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온열질환 예방에 중점을 둔 조치”라며 “앞으로도 시민 모두가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폭염에 취약한 시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공포영화 보는 듯” 야구공 크기 ○○ 땅굴서 ‘떼’로 바글바글 기어나와…무슨 일이?

    “공포영화 보는 듯” 야구공 크기 ○○ 땅굴서 ‘떼’로 바글바글 기어나와…무슨 일이?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세계 최대 크기 거미인 타란튤라들이 짝짓기를 위해 땅속에서 대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수만 마리의 타란튤라가 도로와 초원에 나타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28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타란튤라의 연례 짝짓기 철을 맞아 기온 상승과 습도 증가로 지하 굴에 숨어있던 거대한 거미들이 땅 위로 올라오고 있다. 텍사스주는 이미 본격적인 짝짓기 시즌에 돌입했으며, 남부 텍사스 초원과 사막 지역에서 타란튤라들이 연일 목격되고 있다. 아이다호대 크리스 해밀턴 부교수는 “타란튤라는 극도로 은밀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평생 거주한 사람들조차 실제로 본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처음 마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초원 지역에서 다수의 타란튤라 무리를 볼 수 있다고 해도, 1950년대 오컬트 영화 ‘타란튤라’에서 집채만 한 거미가 애리조나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장면과는 완전히 다르다. 미국에 서식하는 29종의 타란튤라는 대부분 지름이 약 11.4㎝ 내외에 불과하다. 땅 위에 나타나는 개체들은 주로 수컷이다. 미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암컷 타란튤라들은 “기본적으로 집순이”라고 한다. 수컷은 최대 10년까지 살 수 있지만, 암컷은 25년까지도 생존할 수 있다. 수컷에게 짝을 찾는 여행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암컷의 굴까지 약 1.6㎞ 정도를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수컷들이 뱀이나 올빼미, 여우에게 잡아먹히거나 자동차에 치여 죽는다. 일부는 탈진하거나 탈피 실패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국립 산림청 야생동물 생물학자인 크리스티 페인터는 “이 작은 녀석들이 안쓰럽다”며 “단지 짝을 찾고 싶을 뿐이고, 그것도 자신을 잡아먹지 않을 상대를 원한다. 하지만 설령 암컷이 잡아먹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소고기 사 먹는 날과 복지의 미래

    [열린세상] 소고기 사 먹는 날과 복지의 미래

    드디어 민생회복 재난지원금을 받았다. 경제 순환의 물꼬가 되길 기대한다. 다들 소고기 사 먹겠다며 신이 났다. 한편에서는 “이왕 줄 거 좀 많이 주지 겨우 이 돈으로 뭐 하냐”는 얘기도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래도 이게 어디냐 공짜인데!”라며 설왕설래 말이 많다. 이 돈으로 사 먹은 소고기, 정말 공짜일까? 결국 우리가 갚아야 할 전 국민의 내돈내산이다. 얼어붙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 지급한 지원금은 결국 누군가 갚아야 할 돈이며 내 자식, 손자에게 빚을 늘려 주는 세대 수탈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복지의 길을 가야 할지, 바람직한 복지란 무엇인지에 대해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지정책은 흔히 ‘고기를 주는 것’에 비유된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꼭 필요한 응급처방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고기만 받는’ 시스템은 국민의 근로 의욕과 자존감을 해치고, 결국에는 지속 불가능한 비용구조를 낳는다. 사회자본인 정신적 가치에 타격을 입혀 국가경쟁력까지 약화시킨다. 우리나라는 이미 심각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구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복지 수급자는 급증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세금 기반은 점점 좁아지는 현실이다. 한정된 재원을 쏟아부어 ‘보편적 현금지원’을 늘리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부담과 불만만 떠안게 된다. 그래서 복지정책의 철학부터 바꿔야 한다. 국민이 스스로 일어서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고 차등적 지원과 역량 강화, 일자리 연계를 핵심축으로 삼아야 한다. 이 방향이야말로 복지를 ‘소비적 비용’이 아니라 ‘생산적 투자’로 전환하는 길이다. 일각에서는 “왜 차등 지급을 하느냐”, “국민을 줄 세우느냐”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복지의 본질적 목적은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 보장과 역량 강화에 있다. 소득이 높은 가구에도 동일하게 현금을 주는 것은 불공정일 뿐 아니라 오히려 복지 수혜의 타당성을 흔들어 버린다. 상위 계층에까지 과도한 지원이 흘러가면 정작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게 돌아갈 자원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차등적 복지는 불공정이 아니라 ‘필요에 따른 공정’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차등화 없이는 재정 효율도, 국민적 수용성도 담보할 수 없다. 이번 지원금이 보여 준 것처럼 소득수준에 따라 지원액을 구간화하고, 사각지대를 촘촘히 메우면서 동시에 역량 강화형 지원과 연계하는 시스템이야말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향후 복지 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인 것이다. 복지의 새로운 모델은 3단계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 첫째, 기초 생존권 보장은 보편적으로 제공하되 둘째, 소득·자산 수준에 따라 현금·현물 지원을 차등화하고 셋째, 근로 가능자에게는 자립을 위한 교육·훈련·일자리 연계 등 조건부·성과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실제로 유럽 주요 복지국가들도 이 같은 구조를 채택해 보편성과 차등성, 권리와 책임을 조화시키고 있다. 우리도 이제 ‘기계적 평등’이 아닌 ‘필요 기반의 공정’을 실현해야 한다. 이런 상식이 무너지는 무조건적 평등의 길이 과연 선(善)일까? 복지란 구호(救護)인가, 원조(援助)인가? 차등 복지는 불공정이 아니다. 오히려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더 두텁게, 자립 가능한 사람에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다. 이번 소비쿠폰의 차등 지급은 단순한 소비 진작 정책을 넘어 대한민국 복지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방향을 상징한다. 복지는 더이상 ‘얼마를 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스스로 일어설 기회를 줄 것이냐’로 진화해야 한다. 물론 경제의 성장은 복지의 지름길이다. 국가는 국민을 먹여살리는 데에 그쳐선 안 된다. 국민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의 사다리를 놓는 것, 그것이 진짜 복지국가의 길이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 포유류, 알고 보니 최고의 ‘개미 덕후’…개미핥기 전략만 12차례 진화

    포유류, 알고 보니 최고의 ‘개미 덕후’…개미핥기 전략만 12차례 진화

    개미는 작지만 압도적인 생물량을 자랑한다. 지구상 개미는 2경 마리에 달하며, 이는 사람 한 명당 250만 마리의 개미가 존재한다는 추정치로 이어진다. 흰개미까지 합치면 이들의 생물량은 절지동물 전체 생물량의 50%인 5억t을 넘어 인류 전체 무게를 합친 것보다 많다. 개미 섭식, 200종 포유류서 확인… ‘개미 덕후’ 전략 12회 독립 진화이처럼 방대한 생물 자원인 개미와 흰개미는 포유류의 주요 먹잇감이 되어왔다. ‘개미 섭식자’(myrmecophages)는 200종의 포유류에서 관찰되며, 인간과 가까운 침팬지도 도구를 이용해 흰개미를 잡아먹는 것이 확인됐다. 인류의 조상 역시 개미나 흰개미를 섭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뉴저지 공대 필립 바덴 교수 연구팀은 4099종의 포유류 식이 패턴과 진화 계통도를 분석해 포유류의 개미핥기 생존 전략 진화 과정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현생 포유류 가운데 개미핥기처럼 개미와 흰개미만을 전문적으로 섭식하는 종은 20종에 달했다. 또 포유류의 진화 과정에서 ‘개미핥기 전략’이 12번이나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기 후기부터 개미 번성…포유류의 주요 먹이로 부상포유류는 중생대에도 존재했으나 당시에는 생태계에서 주도적이지 않았다. 개미나 흰개미의 개체 수도 많지 않았다. 1억 4500만년 전 백악기 초에는 개미나 흰개미의 조상이 전체 곤충의 1% 미만에 불과했다. 그런데 백악기 후기로 접어들면서 개미 수가 증가했다. 정확한 이유는 불분명하나 속씨식물 같은 새로운 식물의 등장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신생대에는 속씨식물이 크게 번성했고 개미와 흰개미의 숫자도 급증해 2300만년 전 마이오세에는 전체 곤충의 35%를 차지하게 됐다. 많은 포유류는 개미와 흰개미가 풍부해지고 공룡이 사라진 새로운 환경에서 ‘개미핥기 전략’을 채택했다. 크기가 작은 주머니개미핥기는 하루 2만 마리, 몸집이 큰 땅늑대는 하루 30만 마리를 섭취해야 배를 채울 수 있는데, 이는 개미와 흰개미가 연중 공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신생대 중기 이후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서 많은 포유류가 개미와 흰개미를 주식으로 삼게 됐다. 진화의 막다른 골목, 개미핥기 전략의 한계와 위협하지만 개미핥기처럼 진화하면 사실상 다른 먹이를 섭취하기 어려워져 전적으로 개미와 흰개미에만 의존하게 된다. 이는 진화적으로 볼 때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신생대에 많은 포유류가 개미핥기 전략을 선택했지만 다시 다른 먹이를 먹을 수 있게 진화한 사례는 코끼리땃쥐의 일종인 마크로스셀리즈(Macroscelides)가 유일하다. 따라서 이들 종은 개미나 흰개미 개체 수가 줄어들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현재는 개미나 흰개미의 생물량이 충분히 유지되고 있으나, 인간의 토지 사용 확대와 살충제 같은 화학 물질 남용이 수천만 년 진화의 결과물인 이 생명체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 포유류, 알고 보니 최고의 ‘개미 덕후’…개미핥기 전략만 12차례 진화 [와우! 과학]

    포유류, 알고 보니 최고의 ‘개미 덕후’…개미핥기 전략만 12차례 진화 [와우! 과학]

    개미는 작지만 압도적인 생물량을 자랑한다. 지구상 개미는 2경 마리에 달하며, 이는 사람 한 명당 250만 마리의 개미가 존재한다는 추정치로 이어진다. 흰개미까지 합치면 이들의 생물량은 절지동물 전체 생물량의 50%인 5억t을 넘어 인류 전체 무게를 합친 것보다 많다. 개미 섭식, 200종 포유류서 확인… ‘개미 덕후’ 전략 12회 독립 진화이처럼 방대한 생물 자원인 개미와 흰개미는 포유류의 주요 먹잇감이 되어왔다. ‘개미 섭식자’(myrmecophages)는 200종의 포유류에서 관찰되며, 인간과 가까운 침팬지도 도구를 이용해 흰개미를 잡아먹는 것이 확인됐다. 인류의 조상 역시 개미나 흰개미를 섭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뉴저지 공대 필립 바덴 교수 연구팀은 4099종의 포유류 식이 패턴과 진화 계통도를 분석해 포유류의 개미핥기 생존 전략 진화 과정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현생 포유류 가운데 개미핥기처럼 개미와 흰개미만을 전문적으로 섭식하는 종은 20종에 달했다. 또 포유류의 진화 과정에서 ‘개미핥기 전략’이 12번이나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기 후기부터 개미 번성…포유류의 주요 먹이로 부상포유류는 중생대에도 존재했으나 당시에는 생태계에서 주도적이지 않았다. 개미나 흰개미의 개체 수도 많지 않았다. 1억 4500만년 전 백악기 초에는 개미나 흰개미의 조상이 전체 곤충의 1% 미만에 불과했다. 그런데 백악기 후기로 접어들면서 개미 수가 증가했다. 정확한 이유는 불분명하나 속씨식물 같은 새로운 식물의 등장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신생대에는 속씨식물이 크게 번성했고 개미와 흰개미의 숫자도 급증해 2300만년 전 마이오세에는 전체 곤충의 35%를 차지하게 됐다. 많은 포유류는 개미와 흰개미가 풍부해지고 공룡이 사라진 새로운 환경에서 ‘개미핥기 전략’을 채택했다. 크기가 작은 주머니개미핥기는 하루 2만 마리, 몸집이 큰 땅늑대는 하루 30만 마리를 섭취해야 배를 채울 수 있는데, 이는 개미와 흰개미가 연중 공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신생대 중기 이후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서 많은 포유류가 개미와 흰개미를 주식으로 삼게 됐다. 진화의 막다른 골목, 개미핥기 전략의 한계와 위협하지만 개미핥기처럼 진화하면 사실상 다른 먹이를 섭취하기 어려워져 전적으로 개미와 흰개미에만 의존하게 된다. 이는 진화적으로 볼 때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신생대에 많은 포유류가 개미핥기 전략을 선택했지만 다시 다른 먹이를 먹을 수 있게 진화한 사례는 코끼리땃쥐의 일종인 마크로스셀리즈(Macroscelides)가 유일하다. 따라서 이들 종은 개미나 흰개미 개체 수가 줄어들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현재는 개미나 흰개미의 생물량이 충분히 유지되고 있으나, 인간의 토지 사용 확대와 살충제 같은 화학 물질 남용이 수천만 년 진화의 결과물인 이 생명체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 [사설] 막판 관세협상, ‘조선업·기술력’ 돌파구로 최상의 성과를

    [사설] 막판 관세협상, ‘조선업·기술력’ 돌파구로 최상의 성과를

    한미 관세 협상이 운명의 한 주를 맞았다. 협상 시한인 8월 1일을 앞두고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미국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을 갖는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수출 기업들에는 생존이 걸린 순간이다. 다행히 실마리도 보인다. 대통령실은 그제 “미국 측이 조선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가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산업 협력을 넘어 전략적 이해가 맞물린 ‘제조업 동맹’ 수준으로 확장될 수 있는 신호다. 미국은 조선업을 안보와 공급망 복원 차원에서 재건해야 할 핵심 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업의 중심에 서 있다. 조선업을 지렛대로 관세 인하와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실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탈중국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임을 각인시킬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여기에 정밀가공, 친환경 선박, 해양플랜트 기술 등 연계 분야까지 패키지로 제시한다면 협상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해양력 확장과 기술 굴기를 경계하며 대중 견제를 국가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간 조선 협력은 자유주의 공급망 복원의 명분까지 갖춘 전략 카드로서 미국으로서도 환영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카드를 제시하며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유럽연합(EU)도 같은 수준을 기준으로 최종 조율 중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이들보다 불리한 25% 관세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국가 산업의 미래는 위태로워진다.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는 구조적 타격을 입게 된다. 일본, EU보다 불리한 조건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협상에 임해야 하는 까닭이다. 관세 협상은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가의 문제다. 미국이 민감하게 요구하는 소고기·쌀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나 비관세 장벽 완화에 대해서는 국내 여론과 산업 기반을 고려해 신중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자급률이 낮고 산업적 충돌 우려가 적은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비핵심 품목의 수입 확대도 하나의 현실적 카드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국익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냉철한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 순수·상업 미술의 장벽 파괴… 대중문화 시대 ‘예술 기업가’ 탄생[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순수·상업 미술의 장벽 파괴… 대중문화 시대 ‘예술 기업가’ 탄생[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훌륭한 사업이 최고의 예술”출세를 꿈꾼 가난한 이민자의 아들대중 욕망하는 달러를 미술 중심에미술계 위선 폭로, 작품 팔아 대성공“난 기계가 되고 싶다, 당신은?”‘작품은 1점뿐’이라는 원본성 파괴대중이 향유하도록 대량생산 실현‘창작=산업 제조’로 본 혁명적 발상“누구나 15분간 유명해질 것”‘먼로’로 명성의 생산·소비·소멸 구현대중문화 도래 예견하고 흐름 선도예술가를 ‘대중이 꾸며낸 허상’ 정의 오랫동안 미술계에서 상업적 예술가라는 꼬리표는 가장 피해야 하는 단어였다. 예술가는 돈을 멀리하고 순수하게 창작에만 몰두해야 한다는 낭만적 신화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1928~1987)은 오래된 금기를 깨뜨렸다. 그에게 미술로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일은 또 다른 형태의 창작 행위였다. 그는 미술을 대중이 쉽게 소비하고 즐길 수 있는 상품으로 전환시키고 순수미술과 상업미술 사이의 견고한 벽을 허물었다. 그런데도 워홀은 현대미술의 개념을 바꾼 위대한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돈과 명성을 좇았던 그가 어떻게 미술사의 중심에 설 수 있었을까. 그의 일기와 편지, 인터뷰, 기록물을 통해 앤디 워홀이라는 이름이 최고급 브랜드이자 동시대의 문화 현상으로 확장돼 간 놀라운 여정을 따라가 보자. 첫 번째 명언 “사업을 잘하는 것은 가장 매혹적인 종류의 예술이다.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훌륭한 사업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이 도발적인 문장은 현대미술의 역사를 바꾼 혁명적 선언이었다. 언뜻 보면 돈을 많이 버는 예술이 최고라는 의미로 다가오지만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워홀은 비즈니스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지 않았다. 비즈니스는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며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거울이라고 여겼다. 이런 반예술적 사고의 배경에는 그의 성장 환경과 시대적 변화, 개인적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워홀은 슬로바키아 출신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펜실베이니아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출세를 꿈꿨고 자본주의 미국 사회에서 성공의 열쇠는 비즈니스라고 믿게 되었다. 워홀은 카네기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뉴욕에서 보그, 하퍼스 바자, 글래머 같은 유명 잡지의 일러스트레이터와 광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20대 초반에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나는 항상 상업미술가였다. 상업미술가로 시작했고 사업 미술가로 끝내고 싶다”는 그의 고백에서 드러나듯 미술과 광고, 예술과 비즈니스의 경계가 생각만큼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 그는 미국이 성공과 부에 집착하는 자본주의 사회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그의 생각이 집약된 대표작이 작품 1 ‘달러 사인’이다. 워홀이 작품 주제로 달러 지폐를 선택한 것은 도발이 아니었다. 예술은 돈을 초월한 고귀하고 순수한 활동이라는 전통적 미술관을 의도적으로 깨뜨리고자 했다. 그는 작품이 미술 시장에서 거래되는 과정에서 이미 자본과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달러 그림 시리즈 뒤에는 흥미로운 일화가 숨어 있다. 1960년대 초 워홀은 상업예술가로 성공을 거뒀지만 미술계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선보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무엇을 그려야 할지 아이디어를 구했지만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 여성 지인이 그에게 결정적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게 뭔데요?” 이 질문은 워홀에게 큰 충격이자 계시로 다가왔다. 그는 자신의 가장 솔직하고 개인적인 욕망과 마주쳤다. 그것은 바로 돈이었다.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상업미술가로 성공한 워홀에게 돈은 생존 수단, 성공의 발판이자 동시에 가장 매혹적인 대상이었다. 이 대화를 계기로 그는 대중이 욕망하는 달러를 미술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자본주의의 가장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상징을 표현한 이 작품은 미술계가 돈에 대해 가졌던 위선을 폭로하고 미술과 상업의 관계를 공론장으로 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워홀이 달러 그림 연작을 팔아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나는 돈을 특별히 좋아한다.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라는 자신의 예술철학을 현실에서 이뤄 냈다. 워홀의 달러 그림은 오늘날 미술품이 투자 자산으로 여겨지고 상업 문화가 미술의 중요한 소재가 되는 현상을 낳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두 번째 명언 “나는 기계가 되고 싶다. 당신은 그렇지 않은가?” 이 말은 미술의 본질을 예술가의 감정이나 천재성에서 시스템과 반복, 공정으로 이동시키는 혁명적 선언이다. “기계는 문제가 적다”는 그의 말처럼 미술에서 작가의 흔적인 감정과 개성을 배제하고 기계적인 과정과 시스템에 의해 작품을 생산하겠다는 의미였다. 워홀에게는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세상에 단 한 점뿐인’ 원본성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작품의 유일함과 원본성을 파괴해 극소수 재력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량 생산된 소비재처럼 대중이 소유하고 즐길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는 미술 창작을 산업 제조와 동일시한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그의 철학은 작업실 ‘팩토리’(Factory)에서 물리적으로 실현됐다. 1960년대 뉴욕에 문을 연 이곳은 이름 그대로 전통적 화실과 달리 공장처럼 운영됐다. 미술 공장에서 작품은 고독한 예술가의 창조 행위가 아닌, 여러 조수들이 협력하며 시스템과 과정에 의해 기계적 방식으로 대량 생산됐다. 워홀이 기계처럼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 선택한 기술이 실크스크리닝이었다. 공업용 인쇄 기법인 실크스크린은 한 개의 판만 있으면 동일한 이미지를 수백 번이고 똑같이 찍어 낼 수 있었다. 붓질의 흔적이나 작가의 손맛이 남지 않는 기계적인 과정은 워홀이 추구했던 대량 생산된 소비재와 같은 미술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었다. 작품 2 ‘코카콜라’는 워홀이 신문 광고에서 발견한 코카콜라병 이미지에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활용해 팩토리에서 제작됐다. 그는 콜라병의 이미지에서 예술가의 개성이나 붓질의 흔적을 지우고,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상품처럼 획일적인 형태로 표현해 미술도 반복적으로 복제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워홀에게 코카콜라병은 누구나 소비할 수 있는 대중적 상품으로 미국 사회 평등과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다. 그의 저서 ‘앤디 워홀의 철학’에는 이런 글이 나온다. “이 나라의 위대한 점은 가장 부자와 가장 가난한 자가 본질적으로 똑같은 것을 구매하는 전통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길거리 부랑자가 마시는 것보다 더 좋은 코카콜라를 살 수는 없다. 모든 코카콜라는 똑같고, 모든 코카콜라는 좋다.” 이 작품은 2010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536만 달러(약 385억원)에 낙찰됐다. 현대미술에서 민주성, 상품성, 평등성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킨 워홀의 혁명이 사회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쳤는지가 미술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세 번째 명언 “미래에는 누구나 15분 동안 유명해질 것이다.” 워홀의 저서에서 가져온 이 말에는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을 수십 년 앞서 꿰뚫어 본 놀라운 통찰이 담겨 있다. 과거에 명성은 왕족, 영웅, 배우, 가수, 운동선수처럼 극소수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선물이었다. 하지만 워홀은 TV와 잡지 같은 대중매체가 증가하면서 평범한 사람도 미디어의 조명을 받으면 유명인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예언의 핵심은 명성의 일시성에 있다. 워홀은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명성은 순간적인 화제성에 의존하기에 생명력이 짧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가 말한 15분은 한 인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강렬하게 타오르다 금세 식어 버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대중은 사람의 본질이나 업적보다는 미디어가 포장하고 유통하는 이미지를 폭발적으로 소비하고, 관심이 식으면 새로운 이미지로 쉽게 옮겨 간다. 즉 명성은 빠르게 소비되는 상품이 되었다. 오늘날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와 같은 소셜미디어(SNS) 환경은 워홀의 예언을 현실로 만들었다. 하룻밤 사이에 세계적인 스타가 탄생하고, 며칠 뒤에는 잊혀지는 현상이 일상화됐다. 한순간 대중의 관심을 끌면 누구나 쉽게 자신의 콘텐츠로 유명해질 수 있지만, 그 명성은 워홀이 말한 15분짜리 스포트라이트처럼 짧고 강렬하게 끝나 버린다. 유명인이든, 비극적 사건이든 미디어를 통해 과도하게 반복·노출되면 본질적 의미는 사라지고 무감각한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작품 3 ‘매릴린 먼로’ 연작은 명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며, 소멸하는가에 관한 워홀의 예언이 작품으로 구현된 사례이다. 워홀이 매릴린을 선택한 의도는 그녀의 사적인 삶이나 내면을 탐구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는 미디어가 만들어 낸 섹시한 스타라는 매릴린의 이미지, 즉 상품에 주목했다. 그의 눈에 20세기 대중문화의 가장 강력한 아이콘인 매릴린은 코카콜라병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둘 다 대중이 욕망하고 소비하는, 아름답게 포장된 대량 생산의 상징일 뿐이었다. 워홀은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매릴린의 얼굴을 기계적으로 반복해서 제작했다. 미디어가 그녀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복제하고 대중에게 유포하는 방식을 미술로 가져온 것이다. 차가운 반복 과정에서 한 인간의 개성과 고유성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화려하지만 공허한 이미지뿐이다. 워홀은 매릴린의 얼굴을 통해 유명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대중에게 소비된 뒤 사라지는지를 보여 줬다. 워홀은 “내 그림과 내 영화, 나의 표면을 보라.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항상 내 묘비가 이름도 없이 텅 비어 있기를 바랐다. 무언가를 새긴다면 허상이라고 적었으면 좋겠다”고 유언처럼 말했다. 그는 작품의 표면 아래서 숨은 진실이나 심오한 의미를 찾으려는 전통적 예술관을 거부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대중이 보는 이미지, 즉 표면 자체였으며 그것이 현대사회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그는 예술가로서 자신을 실체 없는 이미지, 대중이 만들어 낸 허상으로 정의했다. 워홀은 실상이 아닌 허상을 쫓고 이미지와 표면이 지배하는 대중문화의 도래를 누구보다 먼저 예견하고 흐름을 선도했다. 이것이 바로 워홀이 단지 돈과 명성을 좇은 예술가를 넘어 현대미술의 기능과 예술가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한 혁명가로 미술사에 기록된 이유이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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