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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의장 “코로나 발생 1년… 소상공인 보호 위한 추가 조치 필요”

    서울시의회 의장 “코로나 발생 1년… 소상공인 보호 위한 추가 조치 필요”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코로나19 발생 1년을 맞아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와 체계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말부터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집합금지시설 및 영업시간 제한 업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그동안 서울시는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를 위해 저금리 융자지원, 세제지원, 공유재산 임대료 유예 등의 간접지원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현금지원인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2회 연속 지원했지만 올해 다시금 실효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임대료와 세금 등 고정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긴축을 펼치고도 도산 위기라는 벼랑으로 밀려나 있는 자영업자들을 살려 지역경제의 실핏줄이 터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또 백신 접종 과정을 구조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시민이 빠짐없이 접종할 수 있을 만큼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보된 백신을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차질 없이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시는 국가가 혼자 힘으로 해내기 어려운 일들을 앞장서서 실천하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의장은 “지난 1년이 상처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년은 회복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며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모든 조치가 적기에 진행될 수 있도록 입법적·재정적 뒷받침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지하 700m에 매몰된 광부들의 쪽지…中 금광 폭발 사고(영상)

    지하 700m에 매몰된 광부들의 쪽지…中 금광 폭발 사고(영상)

    중국 현지시간으로 10일 산둥성 치샤의 금광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광부 22명이 매몰된 가운데, 약 700m 깊이의 지하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생존자들이 보낸 쪽지가 공개됐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구조대는 매몰 현장으로 내려 보낸 쇠줄을 누군가 아래에서 잡아당기는 것을 느꼈고, 곧바로 음식과 약, 종이, 연필 등을 내려보냈다. 이후 이를 다시 감아올렸을 때 쇠줄 끝에 쪽지가 매달려 있었다. 해당 쪽지에는 폭파사고로 매몰된 광부 중 12명이 아직 생존해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고 발생 후 무려 7일 만에 도착한 쪽지는 작은 종이에 연필로 급하게 쓴 흔적이 역력했으며, “우리와의 연락을 멈추지 말아달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생존자들은 쪽지를 전달한 통로를 통해 항생제와 진통제 등을 전달했으며, 생존자 중에서도 부상자가 있는 탓에 의료품 전달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생존자로 확인된 13명은 지하 698m에, 나머지 9명은 지하 648m 지점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0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구조대는 단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는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발생했지만, 금광 업체 관계자들이 사고 후 30시간이 지난 11일 밤에야 지역 당국에 보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업체 관계자 3명은 늑장 보고로 구류돼 엄중 처벌될 예정이며, 치샤시 당서기와 시장 등 지방당국 고위직도 면직됐다. 한 구조대원은 “업체의 늑장 보고 때문에 구조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지나가버려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英코로나19 완치자 3명 중 1명 5개월 내 재입원…후유증 영향

    英코로나19 완치자 3명 중 1명 5개월 내 재입원…후유증 영향

    영국에서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했던 완치자 3명 중 1명꼴로 5개월 이내에 재입원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후유증 때문에 기저질환 등이 악화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특히 완치자 8명 중 1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레스터대학 연구진과 통계청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다가 회복된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 1차 파동 당시 병원에서 퇴원한 4만 7780명 가운데 29.4%는 140일 이내에 다시 병원에 입원했고, 12.3%는 사망했다. 코로나19 중증을 겪은 환자들은 완치 이후 심장 질환과 당뇨, 만성 간 및 신장 질환과 같은 후유증을 갖게 됐다. 연구진의 캠레시 쿤티 레스터대 교수는 “사람들이 집으로 갔다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죽어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거의 30% 정도의 사람들이 재입원한 것을 볼 수 있다. 수치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쿤티 교수는 “우리가 코로나19의 장기 여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19가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 세포를 파괴해 제1형 당뇨를 유발한 것인지, 코로나19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 것인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당뇨병의 놀라운 새로운 원인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생존자들이 심장 질환과 간 질환을 앓는 연구 결과를 봤다면서 스타틴과 아스피린 복용 등 후속 보호치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북부 브리스톨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연구원들은 지난해 브리스톨 지역의 사우스미드병원에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 4분의 3이 완치 3개월 이후에도 후유증을 겪는 것을 발견했다. 관련 증상은 호흡곤란과 만성피로, 근육통 등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 생존자 찾는 구조대원들

    [포토] 생존자 찾는 구조대원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인 16일(현지시간) 마무주에 있는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어떤 흡연자보다 심각”…美 의사, 코로나19 환자 폐 사진 공개

    “어떤 흡연자보다 심각”…美 의사, 코로나19 환자 폐 사진 공개

    미국 텍사스주(州)의 한 외과 의사가 코로나19 환자의 폐는 어떤 흡연자의 폐보다 훨씬 더 안 좋아 보인다면서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13일(현지시간) CBS DFW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텍사스테크대(TTU) 보건과학센터 외과 조교수인 브리트니 뱅크헤드켄들 박사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일어난 뒤로 지금까지 환자 몇천 명을 치료해왔다. 뱅크헤드켄들 박사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누구에게 이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들의 폐는 우리가 지금까지 본 흡연자들의 어떤 끔찍한 폐보다 더 나빠 보인다”고 밝혔다. 또 CBS DFW와의 인터뷰에서는 지금까지 매우 많은 건강 전문가는 코로나19 생존자의 장기적인 후유증이 아닌 사망률에 집중해 왔다고 지적했다. 뱅크헤드켄들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종종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폐렴은 폐에 액체가 가득 차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폐포(공기주머니)가 액체로 가득 차면 충분한 산소를 얻을 수 없고 이는 기침과 호흡 곤란 등 증상으로 이어진다. 뱅크헤드켄들 박사는 CBS DFW에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모든 환자의 폐는 X선 사진에서 심각한 상태로 보였다”면서 “무증상 환자 중 70~80%에서도 폐에 심각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난 괜찮고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흉부 X선 사진을 찍으며 상태가 매우 안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뱅크헤드켄들 박사는 이런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CBS DFW를 통해 건강한 사람과 흡연자 그리고 코로나19 환자의 폐 사진 3장을 공개했다. 건강한 사람의 X선 사진은 폐에 검은색 공간이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이 사람이 많은 양의 산소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반면 흡연자의 X선 사진에서는 폐 내벽이나 폐포의 염증과 손상을 나타내는 흰 실선들과 흐릿함이 관찰된다.그런데 마지막 코로나19 환자의 X선 사진 속 폐는 거의 완전히 흰색으로 변해 있다. 폐 음영(lung opacities)으로 알려진 이런 증상은 건강한 사람의 폐와 대조를 이루는데 이는 폐 속에 액체와 박테리아 그리고 면역체계 세포와 같은 것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또 이 환자가 건강했을 때만큼 폐로 충분한 산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뱅크헤드켄들 박사는 “(코로나19 환자의 폐 X선 사진에는) 흰색의 밀집한 반흔(일종의 흉터)이 폐 전체에 걸쳐 많이 보일 것”이라면서 “만일 당신이 호흡 문제를 느끼지 않더라도 폐 X선 사진에는 이런 증상이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환자는 영구적인 폐 손상이나 반흔을 갖게 되지만 이런 증상이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만일 코로나19에서 회복한 뒤에도 여전히 숨이 가쁘다면 즉시 병원에 가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레이디 가가·제니퍼 로페즈 바이든 취임식 국가·축하공연

    레이디 가가·제니퍼 로페즈 바이든 취임식 국가·축하공연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제니퍼 로페즈가 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 무대에 오른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취임식에서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부르고, 로페즈가 축하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14일 발표했다. 준비위는 “레이디 가가는 예술가이자 연기자이면서 성 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데 앞장섰다”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학가 성폭력 문제를 막기 위해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과 긴밀히 협력한 일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로페즈에 대해선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라틴 예술가이면서 국가 통합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에서 노동조합으로는 가장 먼저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한 국제소방관협회(IAFF)의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지부장인 앤드리아 홀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전미청소년 시대회 우승자인 어맨다 고먼이 축시를 읽는다. 또한 취임식이 끝난 후 90분 동안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여러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되는 특별 쇼‘셀레브레이팅 아메리카’는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사회를 맡고, 록가수 존 본 조비와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 데미 로바토, 앤트 클레몬스가 축하 공연을 펼친다. ABC, CBS, CNN, NBC, MSNBC가 생중계한다. 준비위는 이들에 대해 “미국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라며 “미국이 직면한 깊은 분열과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통합을 위한 차기 대통령 및 부통령의 확고한 비전을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소수자 인권, 기후변화 등 진보적 목소리를 내온 레이디 가가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원 유세했던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자 안타까워하며 ‘일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는 이날 트위터에 “역사적인 취임식에서 국가를 부르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면서 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페즈도 지난해 2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무대를 선보였고, 코로나19로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에 경종을 울려왔다.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로페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자 “이민자들이 만든 이 나라에서 왜 ‘이민자’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만드는가“라고 항의했다. 4년 전 트럼프 취임식 때 국가는 16세로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전했던 재키 에반초가 불렀다. 전날 밤 축하 콘서트에는 컨트리음악 스타 토비 키스와 리 그린우드, 록밴드 스리 도어스 다운이 함께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는 비욘셰가 국가를 불렀는데 나중에 입만 달싹였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제임스 테일러도 공연했다. 그 4년 전에는 미국 해군 밴드 시 챈터스가 국가를 불렀고, 아레사 프랭클린이 ‘마이 컨트리, 잇 이즈 오브 디(Thee)’를 불렀는데 영국 국가와 아주 비슷하게 들려 혼동스러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취임식 모두 군 장병들이 국가를 불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는 제시 잭슨 목사의 딸인 샌티타 잭슨과 오페라가수 매릴린 혼이 함께 불렀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첫 번째 취임했을 때는 아마추어 가수 후아니타 부커가 국가를 불렀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취임 때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칸터 이삭 굿프렌드가 미해병대 밴드와 함께 국가를 제창했다. 1973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 재즈가수 에델 에니스를, 1961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오페라가수 마리안 앤더슨에게 국가를 부르게 했는데 그녀는 4년 전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도 같은 임무를 맡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62명 태운 인도네시아 여객기 추락… 생존자 없는 듯

    62명 태운 인도네시아 여객기 추락… 생존자 없는 듯

    62명을 태운 인도네시아 국내선 여객기가 지난 9일 오후 바다에 추락했다.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생존자 관련 소식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6분쯤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보르네오섬 폰티아낙으로 출발한 스리위자야항공 보잉737-500 여객기가 이륙해 4분 뒤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뒤 자카르타 앞바다에 추락했다.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사고기에는 승객 50명과 승무원 12명이 탑승했고, 승객은 성인 40명, 어린이 7명, 유아 3명이라고 확인했다. 구조 당국은 10일 현장에 대한 집중 수색을 진행해 추락 지점과 블랙박스 위치를 확인했다. 또 해상에서 훼손된 신체 일부와 동체 파편 등도 발견했으며 수색작업이 진행될수록 수거품은 더욱 늘었다. 군 당국은 큰 파편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상 크레인도 투입하기로 했다. 사고 여객기가 소속된 스리위자야항공은 자카르타에 본사를 두고 국내선을 주로 운행하는 저가 항공사다. 현지 매체들은 여객기 노후가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추정하고 있다. 해당 기종은 1994년 5월 처음 등록돼 26년간 운항해 온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카르타 인근에서 발생한 2018년 10월 보잉737맥스 여객기 추락 사건 등 최신 기종의 사고와는 차이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항공사 책임자는 “이륙이 예정보다 30분 늦어졌지만 이는 폭우 때문이지 기체에는 이상이 없었다. 기체 상태도 양호했다”고 주장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벨소리 따라가보니”…러 일가족 삼킨 눈사태 유일한 생존자 14살 아들 (영상)

    “벨소리 따라가보니”…러 일가족 삼킨 눈사태 유일한 생존자 14살 아들 (영상)

    갑작스러운 눈사태로 부모와 동생을 모두 잃은 러시아 소년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세계 최북단 도시 탈나크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유일한 생존자는 14살 아들이다. 러시아 비상사태부에 따르면 이날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크라스노야르스크 타이미르반도 탈나크 지역의 한 스키장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건물 4채가 매몰됐다. 매몰된 건물 중 1채에는 일가족 4명이 투숙 중이었다. 재난당국은 구조 차량 29대와 구조대 242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이 과정에서 45살 남성과 38살 여성, 생후 18개월 된 아기의 시신이 차례로 수습됐다. 하지만 구조대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수색에 임했다. 자원봉사자들도 손을 거들었다. 거세게 몰아치는 눈보라와 강풍으로 구조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구조대는 눈 속에서 울려퍼지는 전화 벨소리를 쫓으며 매몰자의 위치를 좁혀갔다.다음 날 아침까지 계속된 필사의 노력 끝에 구조대는 3m 아래 눈 속에 파묻혀 있던 14살 소년을 구조했다. 앞서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지만 소년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자원봉사대원 막심 이니호프는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려오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려 노력했다”면서 “악천후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삽을 들고 현장으로 가 무너진 건물 잔해와 눈을 파헤쳤다”고 밝혔다.영하 25도 강추위 속에 오랜 시간 무너진 눈에 파묻혀 있던 터라 소년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극심한 동상과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지만, 집중 치료 끝에 지금은 인공호흡기 없이 자가호흡을 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사고가 난 탈나크 지역은 세계 최북단 도시인 러시아 노릴스크에서도 북쪽으로 25㎞를 더 들어가야 한다. 타스통신은 이번 눈사태 면적이 300㎡, 약 90평에 달한다고 비상사태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설] 日 정부, 위안부 피해자 배상판결 엄중히 받아들여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일본 정부가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역사적인 최초의 법원 판결이 나오자 예상했던대로 일본 정부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일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면서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한·일관계가 파탄날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고 있다. 제국주의 일본을 이끌었던 선대(先代)의 반인륜적 전쟁범죄에 도의적으로라도 고개를 숙여도 모자랄 판에 반성은커녕 오히려 큰소리라니,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 일본 정부가 항소하지 않겠다고 함에 따라 이번 판결은 그대로 확정될 것이다. 일본 정부는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제기한 이번 소송의 심리에 ‘다른 나라의 재판에서 국가는 피고가 되지 않는다’는 국제법상의 이른바 주권면제 원칙을 내세워 불응해 왔다. 하지만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는 “이 사건 행위는 일본 제국에 의해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것”이라며 “국가의 주권적 행위라고 해도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에 대한 재판권이 있다고 본다”며 우리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인정했다. 반인도적 범죄 행위까지 국가면제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당연하고도 옳은 판단이다. 신임 강창일 주일대사가 전망한 것처럼 이번 판결로 한·일관계의 정상화는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018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확정판결보다 더 큰 파장이 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징용 배상판결은 일본 개별기업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이번에는 일본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한·일관계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해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 오랜 고통과 한(恨)까지 모른체 할 수는 없다. 할머니들이 얼마나 억울하고 사무쳤으면 수십년전의 치욕과 고통을 끄집어내며 소송에 나섰겠는가. 게다가 조정과 재판이 7년 넘게 길어지면서 소송에 나선 할머니 12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5명 밖에 남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때는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등 이번 원고승소 판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일본 정부는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들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배제된 정부간 약속은 정당성이나 실효성 측면에서 치명적인 하자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법원 판결을 엄중히 받아들여 선대의 잘못을 진정으로 사과하고, 피해자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이 일본 정부의 도리다.
  • “미성년 의붓아들 성폭행” 프랑스 유명 정치인의 민낯

    “미성년 의붓아들 성폭행” 프랑스 유명 정치인의 민낯

    프랑스의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교수인 올리비에 뒤아멜(70)이 30여년 전 미성년자인 의붓아들을 상대로 성폭행, 근친상간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최근 몇 년간 예술·문화계에서 ‘미투’ 고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간 정치 분야에서 이름을 떨친 학자의 추악한 이면이 드러나며 프랑스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가디언 등은 5일(현지시간) 의붓아들에 대한 성적 학대 혐의를 받는 뒤아멜이 회장으로 있던 프랑스 명문대학 시앙스포(파리정치대학) 감독 기구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진행하던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했다. 이 주장은 그의 의붓딸인 변호사 카미유 쿠슈네르(45)가 쓴 책 ‘라 파밀리아 그란데’(대가족)에서 불거졌다. 피해자의 쌍둥이 형제이기도 한 쿠슈네르는 그들이 14살이던 1980년대 처음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책에 나온 증언에 따르면 뒤아멜은 의붓아들의 침대로 가서 “내가 보여주겠다. 모든 사람이 다 이렇게 한다”며 그를 만지고 성폭행했다. 피해자는 당시 쿠슈네르에게 비밀을 지켜 달라고 간청하며 “네가 말하면 나는 죽는다”고 했다. 학대는 최소 2년간 이어졌지만, 가족과 친척은 이를 알고도 오랫동안 쉬쉬했다. 쿠슈네르는 이를 이탈리아 마피아 내 침묵과 복종의 규칙인 ‘오메르타’라고 표현하며 “뒤아멜에 대한 사랑과 그가 저지른 끔찍한 짓 사이에서 가족들이 나서지 못했다”고 썼다. 그는 일간지 르몽드에 “더 이상 조용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히며 “나는 피해자라는 말이 불편하다. 내 쌍둥이 형제는 생존자다”라고 말했다.이번 폭로는 이들이 프랑스 유명 정치인 일가라는 점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뒤아멜은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문화장관을 지낸 자크 뒤아멜의 아들이자 그 자신도 유럽의회 사회당 의원 출신인 유명 정치인이다. 쌍둥이의 친부는 국경없는 의사회를 설립한 프랑스 전 외무장관 베르나르 쿠슈네르고, 친모인 역사학자 겸 작가 에블린 피지에가 이혼 후 뒤아멜과 재혼했다. 쿠슈네르 전 장관은 이런 사실이 알려진 이후 “딸의 용기에 감탄한다”며 “아주 오랫동안 우리를 짓눌렀던 무거운 비밀이 행복하게 풀렸다”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은 다른 피해자 가능성과 공소시효 만료 검토 등을 놓고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뒤아멜은 트위터에 “인신공격” 때문에 모든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히며 시사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도 왜곡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에선 최근 미성년 성학대에 대한 고발이 이어졌다. 지난해 출판인인 바네사 스프링고라가 유명 작가 가브리엘 마츠네프의 꾐에 넘어가 미성년자 시절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털어놨고, 2019년엔 배우 아델 에넬이 자신의 데뷔작 감독인 크리스토프 뤼지아로부터 12살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정식 고소했다. 에넬은 지난해 열린 제45회 세자르 영화제 시상식에서 아동 성범죄 혐의로 40년 간 도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로만 폴란스키가 감독상을 수상하자 이에 반발해 시상식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2세 딸과 40세 아버지의 죽음…노르웨이 산사태 현장 시신 7구 수습

    2세 딸과 40세 아버지의 죽음…노르웨이 산사태 현장 시신 7구 수습

    노르웨이 산사태 현장에서 실종자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 CNN 보도에 따르면 3일 추가로 발견된 시신 3구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7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노르웨이 경찰은 “5번째, 6번째 희생자 시신이 수습된 곳 근처에서 7번째 희생자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산사태 관련 사망자는 7명, 실종자는 3명으로 좁혀졌다. 지난달 30일 새벽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30㎞ 떨어진 예르룸 아스크 지역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가로 300m, 세로 700m 크기의 구덩이가 생기면서 주택 여러 채가 무너져내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10명이 실종되고 10명이 다쳤으며, 1000명 가까운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즉각 실종자 명단을 추린 노르웨이수자원에너지관리국(NVE)과 경찰은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드론과 헬리콥터를 동원해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추가 붕괴 가능성이 커 지상 구조대를 투입하는 건 위험하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사고 지역의 모든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고 공중 수색을 이어간 노르웨이 당국은 순차적으로 지상 구조를 시작, 사고 사흘 만에 30대 남성 시신 1구를 수습했다. 2일과 3일에는 연달아 6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발견된 희생자 7명 가운데 신원이 파악된 사람은 50대 어머니와 29세 아들, 40세 아버지와 2세 딸 등 5명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중에는 13살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노르웨이 경찰 대변인은 “5개 구조팀이 위험을 무릅쓰고 동시다발적으로 실종자 수색을 벌이고 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생존자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지언론은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일 사고 현장을 둘러본 하랄5세 국왕과 소냐 왕비, 호콘 왕세자 등 노르웨이 왕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노르웨이 국왕은 신년사를 통해 “슬픔 속에 신년을 맞이한 예르룸 지역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이번 사태로 집을 잃고 절망감에 빠진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난길에 오른 주민 1000명이 머무는 호텔을 방문해서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위로했다.앞서 현장을 찾은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 역시 “그야말로 대참사다. 역사상 최악의 산사태”라면서 “자연의 힘에 황폐해진 예르름을 보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주민들도 사고 현장에 촛불을 밝히는 등 추모를 이어갔다. 사고 지역은 ‘퀵 클레이’, 즉 예민비가 극히 높은 점토질 지반으로 알려졌다. 강한 압력을 받으면 액체 상태로 변할 수 있는 위험 지대다. 노르웨이 정부는 2005년 이 지역에 주택을 건설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옛 도청 부지에 D·N·A 인프라… 북구를 미래 대구 성장 축으로”

    “옛 도청 부지에 D·N·A 인프라… 북구를 미래 대구 성장 축으로”

    “옛 경북도청 부지와 삼성창조캠퍼스, 경북대를 연계한 트라이앵글 지역을 도심융합특구로 조성하겠습니다.”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통해 북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배 구청장은 “옛 경북도청 부지 개발 종합개발 추진과 함께 엑스코선 건설, 복현고가교 철거 등도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하 배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옛 경북도청 부지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2월 도청 부지 개발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7월에는 도청 부지개발추진단을 신설해 도청 부지 개발의 기반 마련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지난해 3월 도청 부지 및 주변 권역별 발전과 미래 북구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도청 부지 종합개발 기본 구상안을 마련했다. 이는 대구시의 도심융합특구 조성계획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또 이 계획으로 지난해 12월 22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심융합특구로 최종 선정됐다. 도청 부지 및 주변 지역에 데이터(D), 네트워크(N), 인공지능(A) 분야의 핵심 인프라 구축과 기업 및 청년 창업공간, 첨단기술 연구개발(R&D) 시설을 유치하겠다. 이를 통해 이곳에 우수한 복합 인프라를 갖춘 도심 내 고밀도 혁신공간을 조성하겠다. 그렇게 되면 경북도청 부지는 금호워터폴리스와 엑스코 등 인근 지역과 함께 미래 대구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북구는 대구 경제 핵심 축으로 도약하게 된다.” -경북도청 이전 후 주변인 산격동 인근이 낙후됐다는 지적이 있다. “산격동 등 옛 경북도청 주변 지역은 전형적 구도심 지역으로 상당히 낙후돼 있다. 경북도청 이전 후 시청별관마저 이전이 확정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이 높았다. 도청 터 및 주변 지역의 개발은 지역주민들의 간절한 염원 실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에 따라 도심융합특구 용역 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발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개발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지역 주민들의 행복이 실현될 수 있는 개발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난해 12월 29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내년부터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28년 준공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엑스코선 건설로 도심융합특구와 시너지 효과 창출이 기대된다. 또 경북대와 엑스코 등의 많은 유동인구에 도시철도망을 제공해 대중교통 복지사각지대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심융합특구 조성에 발맞춰 구상하고 있는 계획은. “산격동 구암서원과 침산동·칠성동에 걸쳐 있는 근대산업유산, 경북대 스마트타운을 연계해 역사와 첨단을 아우르는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 또 다양한 문화공간과 신천 수변공간 개발을 통한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스마트시티 및 빅데이터 관련 도시기반시설을 구축하겠다. 교통체계를 개선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북구의 성장이 대구의 미래라는 말도 있다. “옛 도청 부지 개발과 함께 대구 군공항 이전도 추진된다. 여기에다 금호워터폴리스가 착공에 들어갔다. 2023년까지 금호워터폴리스가 조성되면 금호강의 수려한 수변, 그리고 유통단지와 연계한 첨단 미래형 복합산업단지가 조성된다. 대구의 미래산업을 견인할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지난 한 해 북구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감염병의 확산과 긴 장마, 잦은 태풍으로 온 나라가 힘들었고 북구 주민에게도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 최우선 과제는 당연히 구민들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빈틈없는 방역과 감염병 확산 방지였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 경제 회복을 위해 120억원을 들여 129개 희망일자리를 만들었다. 저소득 위기가구를 위한 긴급 복지지원금 182억원, 소상공인 생존자금 388억원을 투입, 긴급복지 지원정책을 시행했다. 대면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치매예방버스 운행과 치매안심 기억보따리 운영 등의 치매안심서비스, 노인복지관 서비스 공백 최소화를 위해 비대면 노래교실, 건강강좌 등을 실시했다. 옥산로 일대와 이태원길 구간에 희망의 빛거리를 운영해 주민들에게 희망과 극복의 메시지를 전달했다.”-임기 동안 구정 운영 성과를 꼽는다면. “경제 쇠퇴, 성장동력의 부재, 인구유출과 고령화 등으로 산격동, 침산동, 복현동, 칠성동 등 구도심 지역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이들 지역에 주민 자생적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대구 국제고, 청소년 문화의 집 등의 개교를 통해 청소년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었다. 국제고 개교는 글로벌 인재 양성의 터전으로, 청소년 문화의 집은 청소년들에 대한 다양한 활동 공간으로 각각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격시장 청년몰과 칠성야시장 개장으로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동안 중대형 마트의 유입과 상인들의 고령화 진행 등으로 전통시장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칠성야시장의 경우 대구를 대표하는 야시장으로 관광명소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권 내 녹지공간 확충으로 주민 행복체감 지수를 높였다. 대표적으로 명봉산, 함지산을 비롯한 6개 구간의 등산로 정비와 연암공원, 침산공원 등 5개 구간에 맨발산책로를 조성했다. 또 대구3공단 공업단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 저감과 열섬·폭염 완화를 위한 차단 숲 조성을 완료했다. 올해는 동암로 및 구리로 일대에 미세먼지 차단 숲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북구가 역사 문화도시로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있다. “2015년 제1회 바람소리길 축제를 개최했다. 그동안 지역마다 산재했던 작은 축제들을 통합해 북구민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면서 즐기는 축제이다. 금호강변에 ‘오토캠핑장’을 조성했다. 캠핑장 16면과 다목적광장, 편의시설, 놀이시설 등이 있어 주말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고 있다. 또 어두침침했던 상가 뒷길을 정비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는 ‘이태원길’도 올해 개장했다. 이태원문학관, 버스킹 존, 이태원광장 등을 조성했다.” -올해는 어떤 부문에 중점을 두고 구정을 추진할 계획인가. “감성마켓 조성 사업으로 서리지로를 만든다. 도시철도 3호선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서리지 입구까지 이색 이정표와 포켓전망대를 만들겠다. 3~4월에 열리는 하중도 유채꽃 축제를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겠다. 구암동 고분군에 첨단기술인 VR을 도입해 고분군 발굴현장을 체험토록 하겠다. 게임적 요소를 가미해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구암동 고분군을 운암지 수변공원 등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개발할 계획이다. 국민대표 간식인 떡볶이를 소재로 한 페스티벌 개최를 구상하고 있다. 세계 최초 떡볶이박물관이 북구에 있어 지역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복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높다. “장애인 체육재활센터를 고성동 시민운동장 내에 만들겠다. ‘행복북구 통합 가족센터’를 2022년 준공 목표로 건립하겠다. 고령층의 건강관리, 운동, 여가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경로당사업을 추진하겠다. 가동이 중단된 서변가압장에 어린이 물놀이장과 꿈 놀이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들을 위한 평생학습 야간강좌도 운영하겠다.”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올해는 ‘뜻이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유지경성의 자세로 구정을 펼치겠다. 북구의 비전이 담긴 정책들이 순조롭게 실현돼 북구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새해에도 주민 여러분 가정과 직장에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고 항상 건강하길 기원드린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만질 수 없음을 만지는 언어:촉각의 소노그래피/전승민

    문학의 칼 칼날과 포옹할 수 있을까? 한강에게 언어는 세계와 자신을 가르는 칼이다. 언어는 전체 의미 중에서 표현 가능한 부분만을 잘라 기표에 담으므로 진실은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왜곡된다. 그래서 문학 하는 이들에게 언어는 축복이면서 동시에 영원한 고통이다. 문학의 괴로움은 그것이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비-진실해지는 이 운명에서 비롯한다. 현실의 경험을 기표로 쪼개어 재조합하는 언어로는 그 어떤 실재에도 완벽히 다다를 수 없다. 현실을 조각내지 않는 언어는 과연 가능할까? 한강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2011)은 진실을 조각내는 언어의 칼금과 대결하며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포착하려 한다. 그것은 현실을 분절하는 한계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현실을 가장 훼손하지 않는 순수한 상태의 언어에 의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언어가 언어이기를 포기할 때 획득되기에 순수를 추구할수록 더욱 비-순수해지는 역설 속에 있다. 그 ‘순수’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사람에게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실은 어떤 인과나 합리적 추론으로 증명되는 참인 명제가 아니라 오직 몸으로 살아낼 때만 느끼는 힘의 압력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남자와 여자는 이 거대한 진실을 유한한 인간의 몸뚱이로 견디는 사람들이다. 남자의 진실은 영원한 실명, 여자의 진실은 계속되는 실어이다. 그러나 그들의 상실과 고통은 보상이나 처벌의 체계에서 비롯하지 않으며 당위나 인과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각자의 진실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 영원히 실패한다. 예정된 실패의 운명 속에서 ‘희랍어 시간’이 길어 올리는 물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간은 삶을 이해하기 위해 끝없이 발버둥치는가이다. 이 궁극의 물음에 대해 소설은 질문으로 되돌아가 그것을 파괴하는 재귀적인 답을 제시한다. 삶이 인간에게 들이미는 통각은 소거되어야 할 병증이 아니라 그가 살아 있음을 감각하게 하는 생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한강의 소설은 인물의 아픔에 관한 원인을 굴착하기보다 그 아픔을 온몸으로 함께 통과한다. 서사는 플롯의 인과와 시간의 합리적 흐름에 복무하지 않고 다만 고통의 양태와 통각을 소슬히 응시하기 위해 흐른다. 그래서 ‘희랍어 시간’에서의 시간은 선형적이지 않고 소설의 언어 역시 일반의 언어로부터 탈구되어 있다. 요컨대 한강은 인간과 문학이 삶에 대해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그러나 ‘왜’로 시작할 수밖에 없으므로 언제나 오류일 수밖에 없는 어떤 질문과 대결한다.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105쪽) 신성의 잠재태로서의 고통 ‘희랍어 시간’의 시간은 환(環)으로 흐른다. (“세상은 환이고 산다는 것은 꿈꾸는 것입니다.” 26쪽) 소설에서 읊어지는 보르헤스의 말처럼 첫 번째 장은 ‘1’에서 시작해 21번째 장까지 진행된 후 마지막 장에서 ‘0’으로 돌아간다. 시간이 1에서 0을 향해 구부러지는 이유는 남자와 여자의 삶이 전생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전사(前史)는 작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2013)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1) 남자와 여자는 ‘해부극장’ 연작에 나오는 백골의 전생이며, 백골의 고통은 곧 여자가 느끼는 통증이다. 그것은 말의 소리가 신체의 발음 기관을 경유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갈 때 발생하는 비릿하고 붉은 통각이다.2) 세 치의 혀와 목구멍에서 나오는 말들, 헐거운 말들, 미끄러지며 긋고 찌르는 말들, 쇳냄새가 나는 말들이 그녀의 입속에 가득 찼다. 조각난 면도날처럼 우수수 뱉어지기 전에, 막 뱉으려 하는 자신을 먼저 찔렀다.(‘희랍어 시간’·165쪽) 여자의 고통이 언어가 파열될 때 발생한다면 남자의 고통은 반대로 무언가가 덩어리로 뭉개질 때 발생한다. 완전히 실명하게 되리라 진단받은 마흔을 목전에 두고, 그는 마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것처럼 16년간의 독일 생활을 접고 모국으로 돌아온다. 사물과 풍경의 날카로운 경계는 그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진다. 그는 실명 이후의 삶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남자의 삶 역시 독일과 한국에서 보낸 시간으로 분절되어 있으므로(“그때 내 인생은 거의 정확히 절반씩 두 언어, 두 문화로 쪼개어져 있었던 셈입니다.” 40쪽) ‘희랍어 시간’은 여자와 남자가 공유하는 고통 그 배면의 시간이다. 여자는 두 번째로 찾아온 실어 증상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강의를 신청하고, 남자는 자신을 둘로 쪼개는 힘을 피해 “수천 년 전에 죽은 언어 (…) 마치 고요하고 안전한 방”(119쪽)과 같은 희랍어 속으로 숨어든다. 이 공통의 시간 너머에 있는 그들의 고통에는 이유가 없다. 백골들이 그러하듯 그들의 아픔은 단지 붉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성에서 비롯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저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으므로 아파야만 하는 것이다. 까닭 없이 고통받는 인간은 신을 찾아 헤맨다.3) 소설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의 고해는 세 통의 편지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발송되는 편지는 독일에서 살던 시절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내는 사과문이다. 그녀는 청각장애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장애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녀를 욕망한다.(“우리는 언젠가 함께 살게 될 것이고, 나는 눈이 멀 것이라고. 내가 보지 못하게 될 때, 그때는 말이 필요할 거라고.” 47쪽) 그는 “백치처럼 순진하게”(47쪽) 그녀에게 독순술 수업에서 배운 대로 말을 해 보라고 요청한다. 남자는 그녀의 청각장애를 자신의 예정된 실명과 동등하게 고려하지 못한다. 그녀의 독순술이 그의 ‘결핍’을 보충하는 자질이 될 이유는 조금도 없다. 누군가의 언어 행위는 그의 자발적 선택과 의지에 의한 것이지 다른 이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요컨대 언어는 강요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그가 그녀에게 품는 모든 욕망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정당화되고 그것이 그녀에게도 좋은 것이라 ‘백치처럼’ 그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녀는 사과하는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세계를 두 눈으로 또렷하게 볼 수 있다고 해서 타인의 고통을 왜곡되지 않은 상(像)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부 사물을 보는 눈과 인간의 고통을 보는 눈은 다르다. 한편으로, 인간이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는 것은 그 또한 다른 인간으로부터 상처받을 수 있음을 내포한다. 두 번째 편지의 수신인은 여동생 란이다. 그는 여동생에게, 앞으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게 될 그의 운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똑같은 병을 앓았던 아버지였음을 말한다. 그의 시력 상실은 부계 유전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어스름이 정말 완전한 밤으로 이어지는지”(82쪽)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자신과 똑같은 아들을 끝까지 멀리한다. 아버지는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데에 결국 실패하면서 삶으로부터의 자기 소외 속에 생을 마감한다. 그는 어둠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삶의 빛 속으로 한 발짝도 걸어 나가지 못했던 셈이다. 이제, 앞서 소설이 던진 유일한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도착한다. 인간이 부서지지 않는 이유는 그의 영혼 안에 어리석고 나쁜 것과 함께 어떤 좋음 또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통을 감각하고 수용하는 능력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새’는 그것의 체현물이며(“그의 얼굴 속에 새 같은 무엇인가가 살아 있다는 것을, 그 따스한 감각이 그녀에게 즉각적인 고통을 일깨운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147쪽) 개별 존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혼과도 같은 것이다.(“새 같은 무엇인가가 문득 육체를 떠났고, 그 육체는 더이상 어머니가 아니었다.” 145쪽) 말하자면 새는 인간이 생의 통각에 반응하는 마음의 일부로서 육체와 정신을 이어 준다. 새를 통해 인간은 육체의 통증을 실존적인 고통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뒤에서 논의되겠지만, 인간은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새’로 인해 자기 파멸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새를 두고 인간이 각자 품고 있는 어떤 신성(神性)의 잠재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유한자로서의 운명에 함몰되지 않고 ‘인간적이지 않은’ 차원으로 도약하게 만드는 그 무엇은 분명 신성하다. 요컨대 인간은 선험적인 신성을 배태하므로 고통받는다. 여자는 특히 이 신성의 언어적 측면이 육화된 존재다. 문자가 소리로 변할 때 언어가 겪는 분절의 고통을 그녀는 자기 몸의 통증으로 겪는다. 심장과 혀를 경유하여 귀로 도달하는 모든 파열하는 소리는 여자에게 폭력이다. 그래서 실어증은 파괴하는 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다. 침묵은 그녀를 에워싸고 보호한다. 실어의 원인은 심리치료사가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55쪽)다. 여자는 언어의 신성 그 자체이지만 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그녀 역시 구원을 바란다. 어머니가 뱃속의 그녀를 지우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현실 속 무언가의 실존이 얼마나 연약하고 위태로운 우연에 기대고 있는지 아는 그녀는, 그래서 무언가의 존재를 위협하거나 변형시키는 힘에 대해 온몸으로 대항한다. 그녀에게 폭력은, 어떤 존재를 그것의 고유한 자리로부터 박탈시키는 모든 종류의 유형력이다. 목소리 역시 그러하다. 음성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다른 존재들을 밀어낸다.(“그녀는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했다. (…) 목소리는 훨씬 넓게 퍼진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넓게 퍼뜨리고 싶지 않았다.” 51쪽) 여자에게 말은 육체적인 고통이다. 그러므로 실어는 존재들을 지켜내기 위해 고통을 온몸으로 견디는 사랑의 행위-신의 사랑이다. 그녀는 말하지 않는 대신 언어를 시선으로 번역한다. “신은 보는 존재이거나, 시선 그 자체인 건가요?”(104쪽)라는 대학원생의 물음은 반쯤 정답을 향해 있다. 타인의 고통을 무참히 다룬 죄를 고해하고 받은 상처를 토로하던 남자가 여자를 만나는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남자가 찾던 신의 모습은 여자의 몸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점점 희미해지는 시야 속에서 그는 과연 그녀를 ‘볼’ 수 있을까? 신과 인간의 소노그래피 그녀가 희랍어로 힘겹게 써 내려가는 시는 마치 예수가 부활하기 전 무덤 속에서 썼으리라 짐작되는 것이다. 한 여자가 땅에 누워 있다. 목구멍에 눈(雪) 눈두덩에 흙. (64쪽) 차가운 무덤 속에 묻힌 신의 눈에는 흙이 있고, 입과 목은 차가운 눈으로 막혀 있다. 그녀는, 신은 말할 수 없다. 무덤 안은 남자와 여자가 발 딛고 있는 현실 세계다. 카타콤베 묘지에 갔던 남자의 기억이 떠오른다. 여러분, 왜 관 속에 유골이 없을까요? (…) 박물관에 가져다놓은 거 아니에요? (…) 누군가가 훔쳐갔나요? (…) 다아 여기 있습니다. (…) 관 속에 보이는 흙을 분석하면 칼슘과 인 성분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수천 년이 흐르면, 사람의 뼈가 삭아서 이런 흙이 되는 겁니다.(153쪽) 백골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남자는 자신이 곧 그 백골이라는 것을 안다.(“수천 구의 육체들이 뼈까지 깨끗이 삭아버린 거대한 무덤 속에, 그토록 따뜻한 몸을 가진 우리가 모여 있었다는 게.” 155쪽) 그는 구토감을 느낀다. 온몸에 묻은 죽음의 흙냄새와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여자에게 고해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 앞에 서 있는 이가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 마치 부활한 예수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그가 정원지기인 줄로만 알고 예수의 시신이 어디에 있느냐 묻는 막달라 마리아와 같다.(요한복음 20:15) 그는 앞으로 펼쳐질 영원한 어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신에게 거듭 질문한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 말, 거기서 듣고 있나요?(161쪽) 두 사람의 과거로 구부러졌다 돌아오곤 하던 현재는, 남자와 여자가 ‘어둠’ 속에서 서로 마주하게 되는 배타적인 둘만의 시간, 즉 17장부터 21장까지의 시간 동안 직선으로 그러나 더 천천히 흐른다. 건물 안으로 날아온 새를 구하려던 남자는 발을 헛디뎌 안경을 깨뜨리고 강의실로 돌아가지 못한다. 밖으로 나온 여자가 남자의 소리를 듣고 그에게로 향한다. 그런데 그녀가 그에게로 다가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감지하고 밖으로 나간다. 빈자리들이 이상한 통각을 띠고 그녀의 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아보았다. 그녀의 시간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어긋난 것 같았다.(160쪽) 남자의 시간이 그녀에게로 다가갔던 것이다. 그는 점점 흐릿해지는 자신의 시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 있다. 잘 보이지 않으면 가장 먼저 소리가 잘 들릴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감각되는 것은 시간입니다. 거대한 물질의 느리고 가혹한 흐름 같은 시간이 시시각각 내 몸을 통과하는 감각에 나는 서서히 압도됩니다.(39쪽) 두 사람의 대화는 남자의 빈자리가 발생시키는 시간의 진동을 여자가 감지하면서 시작된다. 이 시간의 감각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된다. 남자는 여자의 구두 소리를 듣고 난간을 주먹으로 두드려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듣지 못하는 사람이라 해도 이 진동은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133쪽) 여자가 ‘들은’ 것은 귀로 들어오는 소리가 아니라 그녀의 몸 전체, 피부 세포에 닿아 그것들을 흔드는 진동이다. 그들의 대화는 시신경에 의한 시선도, 청신경에 의한 소리를 통해서도 아닌 바로 이 촉각의 소노그래피(sonography)를 통해 이루어진다.4) 시인이 존재들에게 엑스선을 투과시켜 백골들의 영상을 얻어낸다면(“검푸른 뢴트겐 사진에 담긴 나는/그리 키가 크지 않은 해골” ‘해부극장 2’)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소노그래피를 통해 육체의 말랑한 조직들, 피부나 혀, 심장에서 반향된 영상을 보여 준다. 엑스선은 말랑한 것들을 찍을 수 없고 초음파는 뼈를 투과할 수 없다. 통증은 말랑하고 붉은 것의 감각이다. 뼈에는 통각 세포가 없기 때문이다. 소설은 뼈가 육신을 가졌을 적의 고통의 서사다. 소노그래피의 언어는 존재 자체가 내뿜는 파동이므로 소리로 쪼개지지 않는 언어다. 이것 역시 몸으로부터 유래하지만 “폐와 목구멍과 혀와 입술을 움직여, 공기를 흔들어 상대에게 날아”(55쪽) 가는 목소리가 갖는 폭력성은 없다. 여자가 말 대신 택한 시선의 언어 역시 그런 점에서 비육체적이다.(“시선만큼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접촉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느꼈다. 접촉하지 않으면서 접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55쪽) 이때 접촉의 감각은 시각이나 청각이 배제된 상태의 대리보충, 즉 실제 피부의 감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5) 소노그래피의 촉각은 오감의 유무와 관계없이 존재가 뿜어내는 살아 있음의 파동, 즉 여자가 말한 ‘시간’의 감각이다. 한강은 특유의 독특한 문체로 두 인물 사이에 반향되는 소노그래피를 형상화한다. ‘희랍어 시간’에는 큰따옴표나 작은따옴표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언뜻 자유간접화법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자유간접화법은 문장 안에서 형식적 서술자와 서술 내용이 담는 의식의 주인을 불일치시키며 서술자보다 인물을 부조한다. 그러나 한강의 문장에서 3인칭 화자는 남자와 여자의 의식 이면으로 유보되지 않는다. 따옴표 없이 곧장 전해지는 말은 인물의 목소리를 3인칭 서술자와 동일한 층위에 위치시키며 그들 간의 위계를 무너뜨린다. 모든 소리는 세계의 일부로 스며들어 있다. 소설은 이 지점에서 자기 안으로 시를 틈입시킨다. 인용부호에 의해 절단되지 않는 하나의 커다란 말뭉치(corpus)를 만들어 내는 서술은 남자와 여자, 그리고 3인칭 서술자 각각의 인격을 부각한다.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는 한 공간-소설 안에서 인물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시가 되고 그들의 모든 말은 행과 연의 형식으로 배열된다. ‘희랍어 시간’은 세 인격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소리 풍경(soundscape)이다.6) 그녀는 그의 말을 똑똑히 듣고 있다. (…) 그녀는 그를 똑똑히 보고 있다. (…) 그늘진 그의 얼굴을, 그녀는 지금 온 힘을 다해 건너다보고 있다.(169쪽) 촉각의 소노그래피가 만드는 소리 풍경 안에서 듣는 일은 곧 보는 일이며, 보는 일은 곧 듣는 일, 존재의 파동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일이다. 진동은 소리가 글자로 박제되는 것과 달리 발생하고 감각되는 즉시 사라진다. 나타남과 동시에 사라지는 소노그래피는 존재를 파열시키거나 변형시키지 않고 다만 투명하게 통과한다. 모든 인물의 말이 인용부호 없이 제시되지만 특히 여자의 목소리는 서사 세계 안에서도 음성화되지 않는 가장 시적인 목소리다. 여자의 문장들은 기울어지면서 남자의 목소리와 구분된다.7) 19장 ‘어둠 속의 대화’ 후반부에는 이렇게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두 사람의 파동이 중첩되는 대목이 있다.8) 서사 표층에서 실제로 발화되는 음성은 남자의 목소리뿐이므로 소노그래피가 아니라 일반적인 감각으로 읽어낼 경우, 소설은 오직 남자의 독백으로만 가득 찬다. 그러나 여자와 남자의 대화는 각자가 소환하는 기억의 단위들로 교환되며 소리가 아닌 언어, 파동의 접면들이 교차하며 이루어진다.(“잉크 위에 잉크가, 기억 위에 기억이, 핏자국 위에 핏자국이 덧씌워진다.” 155쪽) 언어의 칼금을 막아내기 위해 언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는 소설은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서로 겹치며 일으키는 간섭을 현상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화해할 수 없었다.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 독한 취기 같은 피로가 그녀의 의식을 둔하게 만든다. 그의 목소리가 마치 꿈인 것처럼, 아주 먼 곳에서부터 토막토막 끊긴 채 울려온다.(166쪽) 여자의 파동은 남자에게로 전해진다.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어요. 더이상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어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응시하려 애쓴다. 초점 없는 그의 눈을 또렷이 마주 보려 애쓴다.(167쪽) 여기서 남자의 응답은 여자의 파동과 똑같은 기울임체로 발화된다. 두 존재가 고막을 통해 소리를 교환하지 않고도, 살을 맞대지 않고도 그 무엇보다 깊은 층위에서 교감하는 장면이다.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과거로 여러 통의 편지를 쓰던 인간은 신의 고통 안에서 그와 함께 현재적으로 공명한다. 이 장면에서 남자의 목소리는 여자의 그것으로 중첩되며 같은 기울임체로 서술되지만, 여자의 목소리는 남자의 그것으로, 다시 말해 기울어진 목소리가 평평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여자는 신성의 체현자이기 때문이다.(“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그런 침묵을 본 건 처음이었어.” 78쪽) 구원의 빛이 침묵의 어둠 속에서 새어 나온다. 나를 만지지 마라 이제, 소설의 질문에 대한 두 번째 답이 제시된다.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고통을 감각하는 신성이 서로에게 중간태인 동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대 희랍어에는 수동태와 능동태가 아닌 제3의 태, 중간태가 있다.(18쪽) 중간태는 어떤 행위가 주어에 재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대상에게 했던 행위가 다시 주체로 돌아오는 이 재귀적 운동은 소노그래피의 언어가 보이는 양태다. 소노그래피의 방식은 그 자체로 중간태적 추론이다. 그는 대상에게로 뻗어 나간 자기 파동의 반향을 소노그램으로 읽어 낸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그것의 원인을 축자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에게 계속해서 질문하는 일이다. 아무리 유사한 경험을 하더라도 고통은 결코 동일한 정도로 감각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의 아버지는 남자와 같은 유전질환으로 인해 시력을 이미 잃은 사람, 그래서 누구보다도 그를 잘 이해할 수 있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은 동일한 조건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주파수를 오롯이 피부로 느끼는 일이다. 그것은 타인의 삶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의 삶을 추체험하는 일이다. 가령, 남자가 곧 실명하리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불투명한 비닐봉지를 자기 눈에 갖다 대며 “이건 소파고 이건 책장이야. (…) 이렇게 걸어도 안 넘어질 수 있어.”(146쪽)라며 일부러 왔다 갔다 하던 여동생처럼 말이다. 동생은 오빠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닥칠 ‘어둠’이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을 거라는”(147쪽) 위로를 보낸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고통은 내가 영영 닿을 수 없는 점근선의 영역이다. 반면 마지막 고해, 요아힘과의 이야기는 남자 역시 언어의 육체성이 자아내는 폭력을 경험했음을 들려준다. 그 폭력은 곧 타인의 고통을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포획하여 해석해 버리는 일이다. 요아힘은 남자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욕망을 타인과 자신의 고통 안에서 어떻게 겹쳐 두어야 하는지 모르므로 남자에게 상처만을 남긴다. 그는 고통의 완전한 극복과 단절을 믿는다. 시한부 선고의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10쪽) 말하는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꼭 같은 경험을 몸의 기록으로 가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어둠과 죽음의 병실을 물리친 그에게 생의 감각은 생동하는 육체의 폭발적인 감각, 물컹하고 뜨거운 것이다. 요아힘은 여자에게는 고통이었던 육체적인 것과의 접촉을 갈망한다. 남자가 어둠을 품은 이라면 요아힘은 빛의 질서를 품은 이다. 남자가 비논리와 모순을 껴안는 문학을 사랑한다면 요아힘은 사고를 명징하게 자르는 철학을 사랑한다. 고통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났다고 믿는 이의 강한 확신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누구보다도 눈을 멀게 만든다. 자신이라면 완전한 어둠이 다가올 그때를 위해 점자를 배워 두겠다는 철학자의 명랑한 조언은 남자의 신앙인 소멸의 이데아를 산산조각 낸다. 다시 한번, ‘백치처럼’ 순진한 이 조언은 남자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요아힘에게 그것은 단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소멸의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그건 깨끗하고 선하고 숭고한 소멸 아닐까? 그러니까, 소멸하는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깨끗하게, 아름답게, 완전하게,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진눈깨비 아닐까?(118쪽) 이것 봐. 죽음과 소멸은 처음부터 이데아와 방향이 다른 거야. 녹아서 진창이 되는 진눈깨비는 처음부터 이데아를 가질 수 없는 거야.(118쪽) 빛이 소멸한 세계에서 앞으로의 생을 계속해야 하는 남자에게 요아힘의 논증, 어둠 속에는 좋음의 이데아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반박은 그의 마지막 희망을 꺼트린다.(“네 말을 들은 순간, 덧없는 전 세계가 빛을 잃었지.” 118쪽) 그래서, 점자를 통해 남자와 진정으로 닿기를 바라던 요아힘의 욕망은 언어의 폭력적인 육체성과 실상 같은 것이다. 남자는 요아힘으로부터 깨닫는다. 자신이 독일에서 여자에게 던진 사랑의 말, 너는 나의 목소리가 필요할 테니 같이 살게 될 것이라는 그 고백이 폭력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받은 상처로부터 타인에게 준 상처를 깨달은 마리아는 이제 눈앞에 현전한 예수ㅡ언어의 육신을 본다. 신과 인간의 목소리는 구별되지 않고 한데 뒤섞인다. 남자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신의 파편들,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희랍어 시간의 여자 그 자체다. 그녀의 이름은 “펄펄 내리는 눈의 슬픔”(100쪽)이다. 고통받는 두 인간의 신성은 한데 섞이고 소노그래피는 중첩된다. 말할 수 없는 이와 볼 수 없는 이의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해는 공통원소 없는 그 존재들의 배면에서 투명한 파동을 통해 전해진다. 파동은 한 곳으로 수렴하지 않고 서로의 몸 안을 투과하며 지나간다. 이제, 신은 요아힘과는 다른 ‘접촉’의 방식으로 남자를 구원하고 눈으로 목이 막혔던 그녀 역시 그 구원으로 인해 부활한다. 따로따로 제시되던 목소리는 한 연으로 묶이면서 말을 주고받는 직접적인 대화의 국면에 도달한다. 1인칭 단수 화자들은 ‘우리’를 직감한다. 어두운 초록색 흑판에 백묵으로 문장을 쓸 때 나는 공포를 느껴요. (…) 태연하게 내 혀와 이와 목구멍으로 발음된 모 음운들에 공포를 느껴요.(167쪽) 구원은 끝없이 멀어지는 존재가 내 안으로 들이닥쳐옴을 느낄 때 일어난다. 부활한 예수는 마리아에게 “나를 만지지 마라”(Noli me tangere)는 말을 남기며 떠나간다.(요한복음 20:17) 멀어지는 자신을 붙잡지 말라는 이 말은 타자를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납치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타자를 몇 번이고 무한히 떠나보냄으로써 그의 존재를 부조하라는 율법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남자를 부축해 그의 집까지 데리고 온 여자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손바닥에 쓴다. 그녀가 그에게 최초로 대답한 말은 떠난다는 말이다. 첫 버스를 타고 갈게요.(171쪽)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워지는 이 접촉은 소설이 시종일관 지양해 온 폭력적인 접촉과 다르다. ‘어둠 속 대화’의 절정 이후 남자는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는다. 그러나 두 몸의 접촉 이후 다만 ‘모른다’는 진실의 무자비한 범람만이 남자를 압도한다.(“심장과 심장을 맞댄 채 여전히 그는 그녀를 모른다.” 183쪽) 그가 그녀를 안자마자 뒤이어 열네 번의 ‘모른다’가 연속해서 등장한다. 그래서 그가 그녀에게 입을 맞출 때까지도 둘의 접촉은 항구적인 비접촉이 되는 것이다. 강력하게 현전하는 단 하나의 진실은 “맞닿은 심장들, 맞닿은 입술들이 영원히 어긋”(184쪽)나는 ‘시간’이다. 마리아는 이제 떠남 속에서 빛이 아닌 어둠을 본다. 이때의 ‘봄’은 시각과 무관하게 생의 파동을 온몸으로 수용하는 행위다. 그러므로 예수의 부활은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적을 의미하지 않는다.9) 그것은 죽음 안에서 떠나가는 생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구원은 영생이 아니라 떠나감의 현전 안에서 일어난다. 보르헤스가 말한 시간-존재를 태우는 불(122쪽)이 여자와 남자를 통과하고 나면 새는 날아가고 백골만이 남는다. 개별 존재의 신성이 육신 속에서 체현된 것이 새라면 죽음 이후부터 그 신성은 뼈들이다. 플라톤이 말했듯 진실에 대한 앎은 전생으로부터 온다. 우리는 그것을 다만 상기할 뿐이다. 전생의 기억은 시로 돌아온다. 그때 우리는 바다 아래의 숲에 나란히 누워 있었어요. 빛도 소리도 그곳에는 없었지요. (…) 마침내 당신이 아주 작은 소리를 낼 때까지, 입술 사이로 둥글고 가냘픈 물거품이 새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곳에 누워 있었어요.(185~186쪽, 21장 ‘심해의 숲’) ‘심해의 숲’의 다른 이름은 ‘해부극장 3’으로 부활 이후 무덤가에 나란히 누운 여자와 남자의 그림이다.10) 죽었던 신과 고통받는 인간이 함께 나란히 누울 수 있다면, 인간의 신성은 더는 논증이 불필요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의 신성과 달리 인간의 신성은 죽음으로부터 몸을 ‘일으켜’ 고통을 내려다보는 일이 아니라 다만 죽음 안에서 옆에 누운 다른 이의 뼈를 쓰다듬는 일이다.11) 구원을 바라던 신은 부활하여 드디어 입술을 연다. 시종일관 남자의 목소리를 사용하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0’에서 오직 한 번 여자의 목소리로 발화한다. 현전하는 이 말씀, 로고스는 음성도 문자도 아니다. 그것은 그 무엇도 파괴하고 밀어내지 않는 언어, 촉각으로 전해지는 파동의 말씀이다. 남자와 여자는, 우리는, 그리고 인간은 영원히 어긋나는 방식으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 결국, 구원의 반증은 ‘우리’라는 단어다. 그래서 소설은 ‘0’의 끝에서 다시 ‘1’로 돌아간다. 신은 말한다. 에모스, 에메테로스. 나의, 우리들의.(10쪽) 역설의 구원 한강의 문학에서 시간은 정말로 환(環)처럼 흐른다. 그러므로 ‘희랍어 시간’이 이곳에 당도하기 전에 이미 읽은 이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그는 눈사람이다.(‘작별’12)) 언 몸이 진눈깨비로 흩날리며 조금씩 사라지는 중이다. 눈사람은 남자가 갈망하던 소멸의 이데아의 현현이면서 새와 백골의 중간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가장 많은 것을 안다. 그는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몸 안의 심장을 얼리는 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피와 살과 내장과 근육이 있는 몸을 다시 갖고 싶지 않”(150쪽)다고 확신한다. 아이와 애인과 가족과 작별하며 그가 마주하는 최후의 질문은 “그러니까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가 인간인 건지”(150쪽)이다. 이는 ‘희랍어 시간’이 던지는 질문과 같은 물음이다. “사는 일이 거대한 장례식일 뿐이라면/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13)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 최후까지 남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눈(雪)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소멸하는 것처럼 한강의 인물들은 사랑할수록 점점 멀어져 간다. 그러나 바로 그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서로의 “진동이 출발하고 도착하는 투명한 접지”(‘작별’, 133쪽)가 된다. 나와 당신은 같아질 수 없으므로, 당신은 언제나 나를 떠나는 중이므로 나는 당신과 연결된다. 눈사람은 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의 실체는 다만 촉각의 소노그래피뿐이며 그것은 “변함없이 진동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고요히 걸쳐져 있”(134쪽)음을 안다. 그리고 이 파동을 타고 전해지는 “무색무취인 데다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요함이어서 거의 인간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134쪽)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사랑은 강렬한 접촉이 아니라 다만 끝없이 멀어지는 ‘사이’에서 전해진다. 언어는 이때 비로소 완전한 순수에 도달한다. 의미는 분할되거나 상실되지 않는다. 따옴표로 분절되지 않는 목소리들이 행과 연을 만들면서 소설 속에 시를 쓴다. 그것은 인간을 구원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래서 죽음 안에서 삶은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작별’과 ‘희랍어 시간’의 마지막 장면이 모두 두 존재의 입맞춤으로 끝나는 것은 붉은 혀와 입술이 인간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지만 또한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는 뜻일 테다. 우리는 서로를 만지지 않음으로써 서로의 진실을 감각한다. 나의 파동이 쓰다듬을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살이 아니라 다만 당신의 뼈, 시간의 불에 타고 남은 마지막 눈의 결정이다. 내가 당신으로부터 멀어지기에 당신은 나를 구원한다. --------------------------------------------------------------------------------------------- 1) 시집의 해설을 쓴 비평가 역시 한강의 시들은 “말과 동거하는 인간의 슬픔과 고통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의 화자들을 ‘희랍어 시간’ 속 남자와 여자로 잠시 연결하며, ‘희랍어’를 “순수한 언어의 능력에 집중하는 소설”이라 평한 바 있다. 조연정, 해설 ‘개기일식이 끝나갈 때’,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142~143쪽. 2) “나에게 혀와 입술이 있다.// 그걸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 구불구불 휘어진 혀가/ 내 입천장에/ 매끄러운 이의 뒷면에/ 닿을 때//(…)// 나에게 붉은 것이 있다,라고/ 견디며 말한다” 한강, ‘해부극장 2’, 한강, 위의 책. 3) “진심이야./ 후회하고 있어./ 이제는 아무것도 믿고 있지 않아.” 한강, 위의 글. 4) 소노그래피는 초음파를 이용해 시각 영상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5) 양현진은 실명과 실어가 몸짓, 촉각에 의한 소통에 주목하게 한다고 본다. 그러나 피부의 직접적인 접촉과 몸짓만을 대화로 보는 것은 국소적인 독해다. 소설에서 시각과 청각이 배제될 때 도드라지는 것은 시간, 즉 파동의 흐름이다. 양현진, ‘한강 소설의 촉각적 세계 인식과 소통의 감수성’, ‘한국문학이론과비평’, 70집,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 2016. 6) 사운드스케이프는 여러 가지 소리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듣는 영상’으로 단지 소리가 만드는 공간적 환경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지각하는 청취자의 지각 속에서 그려지는 풍경이다. 7) 한강은 대상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기울임체를 사용한다. 시집에 수록된 ‘해부극장 2’의 백골과 ‘조용한 날들 2’에 등장하는 달팽이의 목소리가 그렇게 나타난다. “(건드리지 말아요) (…) (하지만 상관없어, 네가 찌르든 부숴뜨리든)” 8) 서로 다른 두 개의 물질이 동일한 시공간을 점유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서로 다른 두 개의 파동은 동일한 공간에 동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두 파동이 동일한 지점에서 교차할 때 일으키는 상호작용을 파동의 중첩 현상이라 한다. 9) “죽은 몸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믿는 게 아니라, 죽음 앞에서 꿋꿋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장뤼크 낭시, ‘나를 만지지 마라’, 이만형·정과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5, 37쪽. 10) 한강의 시 ‘해부극장’ 연작은 두 편뿐이지만 소설의 ‘심해의 숲’은 남자가 쓰는 또 한 편의 시다. 11) 낭시는 예수의 부활을 수직 변화로 이해하지만 소설이 말하는 인간의 신성은 수평적이다.“이 ‘자세’가 (…) ‘부활’을, 다시 말해 ‘들어올림’이라는 사태를 만든다. (…) 무덤의 수평성과 직각을 이루는 수직성으로서의 들림 혹은 일으켜 세움인 것이다.” 장뤼크 낭시, 위의 글. 12) 한강, ‘문학과 사회’, 2017년 겨울호, 문학과지성사. 13) 한강, ‘회상’, ‘서랍에’, 문학과지성사, 2013.
  • 노르웨이서 대규모 산사태…싱크홀로 빨려 들어가는 주택 (영상)

    노르웨이서 대규모 산사태…싱크홀로 빨려 들어가는 주택 (영상)

    노르웨이 그제르드럼 지역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는 30일(현지시간) 수도 오슬로에서 30㎞ 떨어진 아스크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최소 10명이 실종되고 10명이 다쳤으며, 900명 넘는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실종자 명단에는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 이날 새벽 아스크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60대 마을 주민은 “두 차례 큰 울림과 함께 전기가 나갔다. 이웃이 빨리 대피해야 한다고 해 손자 셋을 데리고 뛰쳐나왔다”고 밝혔다. 눈과 함께 무너진 토사물은 마을을 덮쳤고 이로 인해 주민 20명이 다치거나 실종됐다.애초 실종자가 2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인근 병원 등에서 생사가 확인되면서 현재 실종자는 10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재난 당국은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드론 및 헬리콥터를 동원해 생존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추가 붕괴 가능성이 커 구조대가 접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헬리콥터 수색 외에 다른 구조 작업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연말연시라 사고 당시 집에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 길이 없어 정확한 실종 규모도 파악이 어렵다고 전했다. 솔베르그 총리는 “그야말로 대참사”라면서 “구조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지반이 무너져내리면서 생긴 싱크홀로 가옥 수채가 빨려 들어가는 등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관련 당국은 싱크홀이 점차 넓어지면서 주변 가옥이 차례로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지역에 재난 사태를 선포한 노르웨이 정부는 추가 붕괴 가능성에 따라 인근 지역까지 대피령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민 규모도 15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노르웨이수자원관리국은 최근 내린 많은 비 때문에 산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지역이 ‘퀵 클레이’ 지반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퀵 클레이는 예민비가 극히 높은 점토질 지반으로, 지진 등에 의해 교란되면 강도를 잃고 액체 상태로 흘러내린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핀란드, 캐나다, 알래스카, 러시아 등지에서 관찰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기록의 시간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기록의 시간

    올해 편집한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나는 위안부가 아니다’이다. 안세홍 작가가 25년간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여성 140명을 만나 그중 21명의 증언을 기록한 것이다. 여성들이 강간과 폭력을 당한 경험을 언어화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고, 작가가 녹취를 풀고 정리하는 데도 수년이 걸렸다. 어떤 사실들은 글이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뒤에서 머리채를 잡듯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진다. 2021년의 첫발은 네 권의 기록을 펴내며 시작할 것이다. ‘억척의 기원’은 여성 농민 김순애의 생애를 최현숙이 채록한 것이다. 김순애는 “더러운 팔자”를 타고났다며 스스로를 “미친년”이라 부른다. 남편은 외도를 했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늘 욕설을 뱉었으며, 무학자(無學者)라고 주변의 괄시까지 받던 그녀가 농사로 자립하고 여성농민회 활동까지 하게 된 변화의 시간을 풀어냈다.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울음과 한탄이 말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열적이고 상호파괴적인 가족관계, 상처가 누적된 삶은 느린 걸음으로 농촌사회와 가족 내에서 자기 몫을 되찾는 쪽으로 확장된다. 생애의 어떤 시점에 이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기로 마음먹고,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까지 갖는다. 계속 입을 다물면 내 겉모습과 과거 삶이 충돌하며 자아분열을 일으킬 것 같기 때문이다. ‘악취’는 ○○이 썼다. 이름과 그 어떤 것도 밝힐 준비가 안 된 저자는 18세에서 28세까지의 일을 투명하게 썼다. 왜 썼나. 우선, 과거에 성매매를 했던 경험을 떨쳐 내지 않으면 누구를 만나도 껍데기를 쓴 것 같아서다. 둘째,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남성들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저자는 가해자나 자신에게서, 지난 기억들에서 나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씻어낼 수 있을까. 글쓰기로 가능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더 망가지지 않기 위한 방법은 글쓰기밖에 없었다. 엘리자베스 로즈너의 부모는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았기에 로즈너는 ‘생존자’의 2세다. 부모는 미국으로 이민했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됐는데, 엄마는 굶주림의 기억 때문인지 게걸스런 식욕을 보였다. 닭뼈를 수북이 쌓아 두고 뼈다귀를 쪼개 골수를 빠는 모습은 흡사 동물 같아 작가인 딸은 그 소리를 듣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게다가 딸은 엄마의 모유를 통해 생존자의 불안증이 자신한테도 유전됐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평생 미국인으로 자랐지만 부모의 과거를 기록하겠다며 살인자의 땅 독일을 밟아 ‘생존자 카페’를 쓴다. 홀로코스트를 벗어난 이들 중 ‘생존자’라 불리는 걸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존자라 불리느니 차라리 수용소 몇 곳을 전전했다고 하는 게 낫다’는데, 어떤 비극적 경험을 한 사람들은 과거의 딱지가 따라다니는 데 몸서리친다. 모든 책은 ‘기록’으로서 의미를 지니는데 폭력, 배타, 차별로 점철된 삶을 산 이들에게 자기 증언은 특히 힘들다. ‘절박한 삶’에 등장하는 5명의 탈북자도 꿈에 그리던 한국에 온 지 10년도 넘었는데 인터뷰하면서 여전히 운다. 백장원씨는 탈출 시도 중 두 번이나 북송돼 구류됐고, 그 후 결국 북한 땅을 벗어났지만 도중에 딸을 잃어버렸다. 여태 11년간 딸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 마현미씨 역시 남편과 아들 모두 북한에 있고 혼자 도망쳐 왔는데, 아들 쌀밥 먹이려고 남한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해 안 아픈 데가 없다. ‘자유’가 있어 안도하지만 혈혈단신의 외로움에 어쩔 줄 모르고, 사회의 편견 때문에 탈북자라는 틀에 삶을 욱여넣고 있는 것만 같다. 사람들은 진실과 실체에 다가가려고 증언과 기록을 한다. 그러면 슬픔이 옅어질 것 같지만 실은 더 명료해진다. 입을 봉인한 침묵의 시간도 차가웠지만, 기록의 시간이 고통을 끝내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고백을 하는 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조명하기 위함이고, 기억과 증거의 한 형태로 존재가 규정되기 때문이다.
  • 평소 못본 헝가리 영화 한자리에…‘살아남은 사람들’ 外 12일 상영

    평소 못본 헝가리 영화 한자리에…‘살아남은 사람들’ 外 12일 상영

    평소 영화관에서 보기 쉽지 않은 헝가리 영화를 한 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주한 헝가리 문화원은 올해 문화원 개원 1주년 기념으로 ‘2020 헝가리 영화의 날’ 행사를 12일 서울 CGV 명동과 13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다채로운 주제와 장르의 영화 다섯 편이 상영된다. ‘살아남은 사람들’(2019), ‘글루미선데이’(1999), ‘화이트 갓’(2014), ‘부다페스트 느와르’(2017), ‘유리 채색 화가-로트 믹셔의 예술’(2015)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 개봉되지 않은 ‘살아남은 사람들’은 ‘2019 헝가리 영화의 날’에서 상영됐던 단편 ‘나만의 내비게이션’(2013)을 연출한 토트 버르너바시 감독의 두번째 장편이다. 이 작품은 사랑의 치유력에 관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스토리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치유 과정을 한 10대 소녀의 시각으로 보여준다.‘글루미 선데이’는 독일과 헝가리 합작 영화로 롤프 슈벨 감독이 연출했으며 죽을만큼 아름다웠던 한 곡의 노래 ‘글루미 선데이’에 얽힌 한 여인과 세 남자의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부다페스트의 명소인 세체니 다리와 다뉴브강 등 풍경을 담은 영상미로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한편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의 ‘화이트 갓’은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한만 시선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3세 소녀 ‘릴리’와 애견간의 유대를 통해 개들에 대한 학대를 암묵적으로 비판하는 영화다. CG를 사용하지 않고 250마리에 달하는 개들의 연기로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될만큼 훌륭하다는 평을 받는다. ‘부다페스트 느와르’는 헝가리가 독일 나치 정권과 연대하려던 1930년대 중반의 불안감이 도는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죽음을 취재하던 기자가 비리의 고리를 추적하며 진실을 밝힌다는 범죄 스릴러다. ‘유리 채색 화가-로트 믹셔의 예술’(2015)은 유니크영화제에서 상영돼 호응을 받았던 헝가리 유대계 아르누보 예술가 로트 믹셔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그의 예술과 삶 그리고 20세기 헝가리 역사를 보여주며, 화려한 스테인드 글래스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부다페스트 로트 믹셔 박물관을 볼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소상공인 지켜라”… 강남, 공공요금 50만원 지원

    “소상공인 지켜라”… 강남, 공공요금 50만원 지원

    서울 강남구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 소상공인 지원에 팔을 걷었다. 강남구는 지역 식당 등 업소당 50만원의 공공 요금을 지원키로 한다고 9일 밝혔다. 지원 신청은 오는 14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받는다. 지원 대상은 지난 6월 30일 이전 개업한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소상공인이다. 단 유흥주점과 부동산임대업 등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지원 제한 업종은 제외된다. 최초 신청자의 경우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 통장사본, 매출액과 상시근로자 증빙자료 등을 구비해 강남구청 제2별관 지하1층 아카데미교육장을 찾아 접수하면 된다. 구는 지원금 신청으로 인해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5부제 방식으로 신청을 받는다. 앞서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지급받은 소상공인은 강남구청 홈페이지(gangnam.go.kr)에 간략한 개인정보 기재만으로 신청하면 된다. 추가 문의는 구 자영업자 공공요금 지원 콜센터(02-3423-5529)로 하면 된다. 앞서 강남구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피해를 입은 점포에 최대 4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또 중소기업·소상공인 354개 업체에 454억 3900만원 규모의 중소기업육성기금을 1년 무이자로 융자지원하는 등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코로나19의 3차 확산으로 강남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각종 정책뿐 아니라 직접적인 지원으로 지역 소상공인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열린세상] 질문은 바뀌지 않았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질문은 바뀌지 않았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어른들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나는 정이 무척 많은 아이였다. 머리에 이가 그득한 친척이 시골에서 올라와도 그들을 덥석 안고 따랐다. 집에 방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놀러 온 친척을 자기 옆에 재우던 아이는 나 하나였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조금씩 세상을 알게 될수록 인간에 대한 신뢰는 반비례해서 줄어들었다. 정이 많았던 아이는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는 신중한 어른으로 변했다. 그만큼 행복의 몫도 조금씩 줄어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온갖 경험과 함께 사람을 잘 믿지 않게 되긴 했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믿음 없이 세상을 살 수가 없다. 운전을 할 때도 다른 운전자들이 기본적인 규칙을 지킬 거라는 믿음이 없다면 도로에 나갈 수가 없다. 간혹 엉망으로 운전하는 사람이 있어 혼란을 야기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순발력을 발휘해서 속도를 늦춰 주거나 피해 줘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다. 물론 사고 유발자는 자신이 운전을 ‘영리하고 탁월하게’ 잘해서 사고가 안 난 줄 알 거다. 어쨌든 도로는 그렇게 타인을 배려하고 질서와 규칙을 지키는 더욱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인간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아야만 살 수 있는 우리는 간혹 판도라의 항아리 속에 갇힌 희망을 흘깃 본 듯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2017년 5월 10일,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함과 결과의 정의로움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들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 벅차하며 기대를 했는지를 기억한다. 2014년 4월 16일, 절대로 잊으면 안 되는 그날 이후, 광화문에 있던 세월호 분향소 앞을 지날 때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며, 너무 괴로워 외면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아이들 얼굴이 박힌 사진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었다. 인간에 대한 믿음도 없지만 모성애도 없는 나라는 인간이 그러했으니 인간에 대한 신뢰도 있고 뜨거운 사랑도 간직한 그 많은 사람들은 어떠했겠는가. 분노한 시민들은 상상하기 힘든 국정농단을 밝혀내고 대통령을 탄핵시키기까지 수많은 날들을 비바람 맞아가며, 추위와 싸우고, 노숙도 불사하며, 매연과 소음을 견디고, 끊임없이 흔들리는 도로의 진동을 견디며, 촛불을 들고 애를 쓰지 않았던가. 촛불 시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당선된 문 대통령과 180석의 더불어민주당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는 밝혀진 게 없이 내년 4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들도 성역 없는 진상규명 조사를 약속했지만 성역은 없어진 적이 없고, 발의된 법안들은 늘 수정돼 한계를 만들었으며, 아직까지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왜 세월호는 침몰됐는지, 왜 그 안에 있던 학생들을 포함한 304명을 구할 수 있었는데도 구하지 않았는지, 국정원은 왜 이례적으로 세월호에 개입했었는지, 박근혜 정부는 끝났는데도 왜 자꾸만 진실을 밝히려는 시도는 방해를 받는지, 동반 단식까지 해가며 진정으로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던 사람은 대통령이 된 후에 왜 침묵하는지,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인간에 대한 실망과 불신은 다시 고개를 든다. 단식하고 삭발하고 삼보일배하고 도보행진을 하고 농성하고 국민청원을 하고 유족과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여전히 밝혀진 것은 없고, 또다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48일간 단식하다 병원에 실려 갔던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는 지난 4일 다시 단식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국가가 하는 일에 여전히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생긴다.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만 한 사람들은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껏 한 사람의 선의에 기대 사회가 바뀐 적은 없으므로, 교통질서를 흩트리는 소수의 ‘잘난’ 사람들이 아니라 다수의 양심을 지닌,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던 수많은 시민들에 기대어 또다시 광화문으로, 청와대로 행진을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질문은 바뀌지 않았고, 진실을 밝히라는 요구와 사회적 참사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요구 또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1살 때 스페인독감, 102살엔 코로나 2회 완치…‘천하무적’ 할머니

    1살 때 스페인독감, 102살엔 코로나 2회 완치…‘천하무적’ 할머니

    스페인 독감이 창궐하던 해 태어나 102살엔 코로나19에 두 차례 걸렸다가 완치된 미국 할머니가 화제가 되고 있다. CNN방송은 전 세계를 휩쓴 전염병 사태를 한 세기에 걸쳐 이겨낸 앤젤리나 프리드먼(102) 할머니를 소개하며 “천하무적”으로 불린다고 3일(현지시간) 전했다. 프리드먼 할머니는 스페인 독감이 창궐하던 1918년에 태어났다. 스페인 독감은 1918~1920년 전 세계를 휩쓸었고, 약 5000만명이 목숨을 앗아갔다. 프리드먼 할머니는 스페인 독감 대유행 와중에 이탈리아를 떠나 뉴욕으로 향하던 배 위에서 태어났다. 연약한 1살 아기였지만 다행히 감염을 피해 살아남았다. 할머니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남편과 가정을 꾸리고 살던 시절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할머니는 암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비슷한 시기 암에 걸렸던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암을 이겨내고 100살을 넘겨 102살이 된 할머니는 지난 3월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직격으로 맞았다. 확진자가 불어나던 3월 프리드먼 할머니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됐다. 그런데 지난 10월 할머니는 또 다시 코로나19에 걸리고 말았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달 17일 또 한번 완치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할머니는 시력과 청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지만, 여전히 활기를 잃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드먼의 딸인 조앤 메롤라는 “우리 어머니는 천하무적”이라며 “어머니는 당신의 형제자매 11명 중 마지막 생존자로, 코로나19에 두 번 걸렸다가 극복한 사람 중 최고령일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원 관계자도 “프리드먼은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증외상’ 환자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아

    ‘중증외상’ 환자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아

    한 해 동안 발생한 중증외상 환자의 남성 비율이 여성에 비해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2일 ‘제1차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2018년 발생한 중증외상 환자는 모두 3만 2237명이며 이 중 남성이 2만 2148명(68.7%), 여성이 1만 84명(31.3%)이라고 밝혔다. 연령으로는 50대가 18.4%로 가장 많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중증외상을 비롯해 손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분들을 보면 남녀 비율이 적게는 6대4, 많게는 7대3 비율로 나타난다”며 “남성이 일반적으로 사회활동이 많거나 외부활동이 잦아 교통사고 등으로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50대 환자도 비슷한 이유”고 설명했다. 또 한 해 동안 발생한 중증외상 환자 5명 중 1명은 사망했다. 질병청은 환자가 이송된 병원을 방문해 3만 34명의 의무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 중 5522명(18.4%)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 조사는 운수(교통) 사고나 추락, 미끄러짐 사고 등으로 인한 외상 환자 중 저혈압, 의식 저하, 호흡 이상을 보였거나 구급대원이 소방청 기준에 따라 중증외상 환자로 판단한 사례를 수집해 진행됐다. 생존자 4명 중 1명꼴은 중증도 이상 장애가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자 2만 4512명 중 1만 7906명(73.0%)이 회복됐지만 나머지는 중등도 장애 4634명(18.9%), 중증 장애 1780명(7.3%), 지속식물인간 상태 169명(0.7%) 등 장애가 남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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