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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원, DJ가 타던 에쿠스 노벨평화상 기념관에 기증

    박지원, DJ가 타던 에쿠스 노벨평화상 기념관에 기증

    박지원 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7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타던 차량을 노벨평화상 기념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차량은 ‘2008년형 에쿠스 450’ 모델이며, 다리가 불편했던 김 전 대통령을 배려해 특수 제작됐다. 노벨평화상 기념관은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념하는 의미로 전남 목포 삼학도에 건립되며 오는 6월 15일 개관한다. 박 전 원내대표는 보도자료에서 “지난 5일 목포에 내려왔는데 많은 시민들이 김 전 대통령의 차를 보고 싶어 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타셨던 자리에 앉아 목포까지 오면서 송구스럽기도 했지만 그분의 체취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생전에 강조하셨던 좋은 정치와 남북평화에 대해서 더욱 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차량은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최근 박 전 원내대표에게 넘겨줬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추상화의 대가 김환기 일대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펴낸 이충렬

    [저자와의 차 한잔] 추상화의 대가 김환기 일대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펴낸 이충렬

    참 어렵사리 책을 낸다. 인물에 대한 연구·자료조사뿐만 아니라 주변인을 취재하고, 관련된 집안의 출판 동의와 도판 협조를 얻는다. 사실 여부에 대한 감수를 받은 뒤에야 책을 한 권 완성한다. ‘간송 전형필’의 시작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간송미술관 개관 25주년 기념전에서 만난 간송에게 매료돼 10년 이상 그에 대한 자료를 모았다. 이후 1년여 동안 자료 정리 등에 고스란히 쏟아붓고 2010년에야 간송 전기를 냈다. 문화재를 지킨 간송을 연구하면서 그 같은 사실을 세상에 알린 이가 혜곡 최순우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곧이어 혜곡을 파고들었다. 그렇게 2년 만인 2012년에 ‘혜곡 최순우’를 냈다. 혜곡이 남긴 문화재 해설 280편, 미술에세이 205편, 논문 41편, 사료해제 86편 등 모두 600여 편을 읽고 또 읽었다. “전기 작가는 악착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충렬(59) 작가는 이번엔 1899년 황성신문부터 사소한 쪽지와 편지, 일본에서 발행된 기사까지 2000장에 달하는 자료를 모았다. 한국추상화의 대가로 불리는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를 불러내기 위해서다. 수개월 동안 자료를 연도별로, 월별로, 일별로 정리하면서 그를 익혔다. 수화의 오랜 벗인 김병기(97) 화백과 이준(94) 화백 등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듣고, 가족들을 만나 살을 붙였다. 그렇게 1년 이상 매달려 또 한 권을 냈다. 김광섭 시 ‘저녁에’의 마지막 구절이자 , 제1회 한국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수화의 작품명이기도 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유리창 펴냄)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만난 이 작가는 “전기를 쓰려면 그 인물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가 왜 이런 생각을 했고,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알아야 전기를 제대로 쓸 수 있다”고 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게 보통이라, 살아생전 교류했던 다른 사람들을 두루 만나 얘기를 듣고 편지나 쪽지를 복사해 수차례 검토했다. 그가 이처럼 ‘크로스체크’(교차검증)를 중시한 것은 전기의 덕목인 사실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유족들도 “직접 대화를 하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생생하다. “어릴 때는 위인전을 많이 읽었지만 어느새 전기를 읽지 않게 됐어요. 평전은 쏟아지는데 전기는 거의 없죠. 돈 많은 사람들이 대필작가를 쓰고, 자기 이야기를 포장해서 내놓으니 너무나 뻔하고 식상해서 전기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겁니다. 스토리텔링(이야기 기법)이 중요하다고 봐요. 전기가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장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서이기도 하고요.” 그의 말대로 ‘어디서 무엇이 되어’는 마치 근현대사 속 지식인들의 삶과 생각을 담은 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 등장인물만 수십명이다. 결혼식 주례를 선 고희동부터 전시를 도와준 최순우, 신문에 작품을 발표해준 이헌구, 피란 시절 술친구였던 이중섭이나 인생의 동반자 김향안을 만나게 해준 일본 시인 노리타케 가츠오까지 당대의 내로라하는 예술문화인들이 거의 다 등장한다. 이전까지는 집필에 들어서기까지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출판에 이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유족들이 감수하는 과정에서 편집을 3번이나 바꿨다. 그런데 아직도 유족들에게는 불편한 이야기가 책에 있다. 지금까지 수화 탄생일이 2월 27일(양력)로 알려져 있지만 이 작가는 3월 26일이라고 주장한다. 음력 2월 19일이니 양력으로는 그게 맞다는 것이다. 수화와 김향안, 시인 이상이 얽힌 사연은 떨떠름하다. 이런 몇 가지 이유로 유족에게 도판 동의를 얻지 못한 탓에 이번 책은 컬러판으로 내지 못했다. 그는 “삼각관계로 잘못 알려진 이 이야기를 바로잡고 그가 얼마나 헌신적으로 수화를 내조했는지 설명하고자 했는데 이상이 등장하는 것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책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털어내기 위해 그는 새달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독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미국 피닉스에 사는 그가 한국에 온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예술과 문화를 위해 큰일을 한 사람들을 앞으로도 계속 탐구해 전기를 쓸 예정입니다. 다음은 여류 작가가 되지 않을까요. 간송, 혜곡, 수화처럼 어려운 삶 속에서도 예술혼과 창작열을 불태운 사람이겠죠.”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가정부 20여년… 제 삶의 주인이 되어가다

    가정부 20여년… 제 삶의 주인이 되어가다

    상류층인 발데스 집안의 입주 가정부 라켈은 20년 넘게 주인 부부와 4명의 자녀를 돌봐 왔다. 라켈은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리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불만 없이 묵묵히 일한다. 라켈의 마흔한 번째 생일날, 발데스 부인은 그녀를 위해 새로운 하녀를 들이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라켈은 새 하녀가 올 때마다 비정상적이고 유치한 방법으로 그녀들을 쫓아낸다. 그후 라켈의 두통은 심해지고 급기야 발데스 부부의 침실에서 쓰러지고 만다. 루시가 새 하녀로 들어오고 발데스 가족은 루시를 마음에 들어한다. 라켈도 따뜻한 마음씨의 루시는 차마 쫓아내지 못한다. 그리고 루시의 고향집에 내려가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생전 처음으로 연애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루시와의 즐거운 생활도 잠시다. 루시는 생일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29일 밤 11시 15분 EBS 금요극장의 상영작은 칠레 감독 세바스티안 실바의 두번째 장편 ‘하녀’(원제:The Maid)다. 2009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그해 열린 제6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실바는 상류층 가정부로 오랫동안 일한 중년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실바 감독 가족들이 생활하는 집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아 자전적 경험에 근거해 시나리오를 쓴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는 표정 없는 무뚝뚝한 라켈의 얼굴을 시종 비춘다. 백지 같은 얼굴에서 관객은 어떤 인상을 그려 넣게 될지도 모른다. 단순한 일상에서도 수십 가지 감정 변화를 일으키는 라켈을 카메라는 세밀하게 포착한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플롯이 복잡하게 여겨질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침실, 부엌, 서재, 거실, 정원으로 이어지는 한정된 공간에 들어가 가족 구성원이 된 듯한 착시효과로 인해 영화의 정서가 밀도 있게 다가온다. 영화를 보는 동안 유쾌함과 쓸쓸함이 교차한다. 마지막에 완전히 달라진 라켈의 변화된 모습을 지켜보는 데서 관객들은 만족을 느낄지도 모른다. 영화는 작지만 소중한 교훈을 전달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된다는 것’. 계급 갈등과 성적 긴장감을 통해 자본주의를 비판했던 한국영화 ‘하녀’와 비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칠레영화 ‘하녀’는 훨씬 소박하지만 더 현실적이고 따뜻하며 섬세하다. 올 선댄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크리스털 페어리’로 또 한 번 주목받은 실바 감독은 기억해야 할 칠레 영화계의 미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범종 만드는 장인들의 예술혼·집념·사랑 이야기

    범종 만드는 장인들의 예술혼·집념·사랑 이야기

    ‘에밀레종’으로 더 잘 알려진 성덕대왕 신종(국보 29호). 742년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대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생전에 완성을 보지 못했고, 혜공왕에 이른 771년에 완성됐다. 우리는 막연하게 에밀레종이 세계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울림을 가진 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송광사나 해인사, 통도사 등을 방문했다가 저녁 무렵에 듣게 되는 종소리에서, 짝퉁 보신각종의 제야의 종소리에서 에밀레종 소리를 상상해 보곤 한다. ‘고스트라이터’(대필작가)에서 지난해 제8회 세계문학상를 수상해 문단의 샛별이 된 소설가 전민식(오른쪽·48)의 두 번째 장편소설 ‘불의 기억’은 범종을 만드는 장인들의 처절한 예술혼과 집념, 사랑 이야기다. 전민식은 어느 날 사찰에 놀러 갔다가 예불시간에 들려온 종소리에 ‘꽂혔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싶어하는 글쟁이적인 속성이 그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범종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끈 것이다. 또 그는 호기심이 생겼단다. 왜 이리 종이 많은 것인가? 불교의 탄생지인 인도에 가도 종은 없는데 한국 사찰에는 온통 왜 종인가? 종소리를 통해 중생을 구제한다는 대승불교적인 기원 탓에 종은 중국과 한국에 많았는데, 중국은 일본 제국주의와의 전쟁과 2차대전 이후 내전, 문화혁명기를 거치면서 종이 사라졌다. 소설은 금속공예 졸업전시를 앞둔 박동주를 찾아온 쇠 냄새 나는 강철규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무형문화재인 강철규는 10년 전 아내를 살해한 강력범으로 징역을 살다 모범수로 풀려났다. 아버지가 출옥하기 직전 외동딸인 해원은 박동주의 아버지 한위와 함께 살던 금형리 집에서 가출해버렸다. 해원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이는 장면을 다락에서 지켜보다 말을 잃었고, 동주는 해원을 사랑한다. 박한위는 신라 때 성덕대왕 신종을 만들던 집안의 후손이다. 박한위의 아버지는 왜 자신의 아들이 아닌 강철규에게 무형문화재 지위를 물려줄 수밖에 없었을까.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초대형 범종을 만드는 일이 진짜 있었을까 싶어 뉴스를 검색하게 할 정도로, 전민식은 참말같은 거짓말을 소설에 풀어놓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천한 장인들이 만들던 한지나 백자, 청자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대형 범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전민식은 ‘비결’이 존재하는 듯 계속 냄새를 풍긴다. 소재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낯선데, 그래서 인터넷 웹진에 연재했던 소설을 단행본으로 묶어내면서 기존의 원고를 절반 정도 버리고 새로 쓰다시피 했다. 추리기법을 활용한 전개로 지루하지는 않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치~즈”…최고의 ‘살인 미소’ 고래 포착

    ‘가장 행복한’ 고래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태평양에서 포착한 범고래붙이(흑범고래)는 흔히 볼 수 없는 ‘살인 미소’로 전 세계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와이 코나 해안에서 포착한 이 사진은 입의 양 끝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고 있는 듯한 범고래붙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실 범고래붙이는 사진 속 이미지와 달리 동족 고래를 공격할 만큼 성격이 사납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이 희귀한 장면을 본 야생전문사진작가 등 고래 전문가들은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포착한 미국의 사진작가 덩 페리네(60)는 “나는 이 고래들에게 ‘스마일리’(Smiley)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오랜 시간 해양 동물들을 카메라에 담아왔지만 이렇게 활짝 웃는 듯한 고래를 포착하기는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범고래붙이는 최대 몸길이가 수컷 6m, 암컷 5m 가량이며 몸무게는 2t에 달한다. 수명은 55~60년 사이며 지능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수산청(National Marine Fisheries Service)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범고래붙이의 개체수는 급격하게 줄고 있어 보호가 시급한 상태다. /인터넷 뉴스팀
  • [주말 인사이드] 부럽다, 외국갑부들의 기부홀릭… 한국은 억만장자 24명 중 ‘0명’

    [주말 인사이드] 부럽다, 외국갑부들의 기부홀릭… 한국은 억만장자 24명 중 ‘0명’

    “물질은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가족, 친구, 건강 등에서 얻는 만족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자신의 회사를 홍보하는 ‘괴짜 사업가’로 잘 알려진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최근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한 말이다. 과거 화재로 집이 남김없이 타 버렸을 때 가족들이 자신 곁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 귀중한 어떤 물건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업가적인 방식으로 기부금을 사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브랜슨 회장의 이 같은 ‘통 큰’ 기부는 세계적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과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프랑스 정부의 부자증세 정책에 반발해 잇따라 국외로 ‘세금 망명’을 떠난 것과 크게 대조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세계 부호들이 늘고 있다. 올 들어 브랜슨 회장을 비롯한 12명의 세계적인 부호들이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새로 참여했다. 기빙 플레지는 2010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의 주도로 시작됐다. 세계 억만장자들이 생전에 또는 유언을 통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서약하는 것이다. 초기에 참여한 인사들은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앨리슨을 비롯해 영화 ‘스타워스’의 감독인 조지 루카스, CNN 창업자 테드 터너,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등이다. 지난해까지 미국 출신의 억만장자 93명이 기부 서약을 했으나 올해 들어 세계 각국의 부호들이 동참하고 있다. 러시아의 광산 재벌인 블라디미르 포타닌 인테로스그룹 회장, 우크라이나 철강회사 인터파이프 창업자 빅토르 핀추크, 세계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독일 SAP의 하소 플라트너 공동 창업자, 호주 광산재벌 포트스쿠메탈의 앤드루 포리스트 CEO 등 세계 8개국의 ‘슈퍼리치’ 12명이 동참해 기부 서약자가 105명으로 늘어났다. 아프리카 수단의 이동통신 갑부 모 이브라힘, 인도 위프로테크놀로지의 아짐 프렘지 회장,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의 탄스리 빈센트 회장, 남아프리카공화국 광산 재벌 패트리스 모체페 아프리카레인보미네랄(ARM) 회장도 눈에 띈다. 한국, 일본, 중국의 내로라하는 부호들은 아직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이들 부호 105명의 재산을 모두 합하면 무려 5000억 달러(약 560조원)에 이른다. 세계 23위 수준인 노르웨이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5015억 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세계 각국의 부호들이 공개적으로 ‘기부 커밍아웃’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5인의 슈퍼리치가 갖고 있는 독특한 ‘기부 DNA’가 따로 있는 것일까. 실제로 그렇다. 우선 이들은 세상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이다. ‘인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아짐 프렘지 회장은 평소 공공교육 개혁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01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 각지에 시범학교를 세우고 교사를 재교육하는 등 인도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2010년 재단을 설립하면서 20억 달러를 기부한 데 이어 지난달 기빙 플레지에 가입하면서 22억 달러를 추가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인으로는 처음 기빙 플레지에 동참한 패트리스 모체페 회장 역시 1999년 아내와 함께 설립한 ‘모체페 가족 재단’에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재단은 교육과 농업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체페 회장은 특히 부정부패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의 정치 발전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슈퍼리치들은 ‘조국애’도 남다르다. 레오니트 쿠치마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위인 철강 갑부 빅토르 핀추크는 “21세기를 살아가는 기업인으로서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다음 세대에게 조국과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 기부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청년들에게 사회참여 기회를 주는 데 집중하겠다는 핀추크는 자국 내 동료 기업인들의 동참을 촉구해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자신의 자녀들에게 재산보다는 기부 정신을 대물림하는 것도 전 세계 기부 갑부들의 특징이다. 1990년대 말부터 매년 박물관과 학교 등에 수백만 달러를 쾌척한 러시아의 ‘기부왕’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너무 많은 돈은 자녀들이 인생에서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할 동기를 빼앗아 간다”며 전 재산의 사회환원을 약속했다. 영국 이동통신업체인 ‘폰스포유’를 창업한 존 코드웰 역시 자녀에게 자신의 막대한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코드웰은 재산의 절반을 자녀에게 맡겨 그들에게도 사회를 돕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3월 포브스가 발표한 1조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전 세계 억만장자 1426명 가운데 한국인은 총 24명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부자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누구도 아직 기빙 플레지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버핏과 게이츠는 앞서 기빙 플레지 캠페인을 시작한 뒤 자발적인 기부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부호들이 많은 신흥국들을 방문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문화적 관습의 차이 때문에 동참자들을 찾기 어려웠다. 특히 중국,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자녀들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의식이 강한 데다 정치적·경제적 이유로 재산 공개에 소극적이다. 기빙 플레지는 도덕적 의무를 강조한 진지한 서약이지 법적 강제력이 수반된 행위는 아니다. 기빙 플레지를 주도한 게이츠는 “공개적으로 서약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기부에 대한 관심 역시 확산될 것”이라면서 부호들이 먼저 행동에 나서 달라고 권유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열망을 나누자는 얘기이기도 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정주영 회장 12주기 범현대가 한자리에

    정주영 회장 12주기 범현대가 한자리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2주기를 맞아 범 현대가(家)가 한자리에 모였다. 20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범현대가는 12주기 전날인 이날 저녁 정 명예회장이 생전에 머물던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에서 제사를 지냈다. 제사에는 정몽구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 범현대가 일가 40여명이 참석했다. 범현대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해 10월 정몽구 회장의 부인 고 이정화 여사의 3주기 제사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범현대가는 이날 제사를 마친 뒤 기일인 21일 오전 경기 하남 창우리 선영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현대중공업은 21일 울산 본사 내 체육관에 분향소를 마련해 오전 8시부터 추모식을 갖는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을 비롯해 김진필 노조위원장, 최원길 현대미포조선 사장, 한승철 노조위원장 등 그룹 임직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군산조선소와 서울사무소에서도 동시중계로 볼 수 있다. 지역주민 등 일반인도 분향이 가능하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마우스 클릭 한 번에 소비하는 칼로리는 얼마?

    마우스 클릭 한 번에 소비하는 열량(칼로리)는 과연 얼마나 될까? 18일 IT전문 기즈모도 일본판에 따르면 아무리 작은 움직임도 장시간 반복하면 꽤 높은 열량을 소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 PHP연구소가 올해 초 출판한 ‘뭐든지 칼로리 환산’이란 책에 따르면 한 번 클릭으로 소비하는 열량은 약 1.4칼로리다. 좀 더 살펴보면 근육의 형태를 원통형으로 단순화해 지름 1cm의 바닥에 손가락 끝 관절을 구부리는 근육과 제2관절을 구부리는 근육의 길이, 그리고 지방을 제거한 근육의 밀도를 함께 계산하면 집게손가락을 구부리기 위해 사용하는 근육의 총 부피는 10.8㎤, 총 무게는 11.7g이 된다. 근육 1g의 초당 평균 ATP(아데노신3인산) 소비량은 16.7μ mol(마이크로몰)이므로, 총중량 11.7g의 근육이 초당 소비한 ATP 총량을 계산하면 11.7g × 16.7μ mol / g ≒ 약 195μ mol이다. ATP 에너지는 1몰당 7.3칼로리므로 소비 열량이 약 1.42칼로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계산은 근육이 완전히 수축하는데 사용한 열량이므로, 실제로는 좀 더 적은 열량이 소모된다고 한다. 만약 그 수치가 ‘1클릭=1칼로리’라고 한다면 하루 8시간 근무한다고 가정한 사무직이 30초에 1회 정도 클릭하면 하루 소비열량은 960칼로리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달리기로 환산하면 일반적으로 ‘몸무게(kg) × 주행거리(km)=열량(칼로리)’라고 돼 있으므로 몸무게 50kg인 사람이 약 19.2m를 달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편 PHP연구소는 일본 ‘경영의 신’으로 평가받는 마쓰시타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이 생전 설립한 경영연구소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위안부 대구 역사관 시민들 힘으로 만들겠다”

    “위안부 대구 역사관 시민들 힘으로 만들겠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기금 마련에 나섰습니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안이정선(58) 대표는 15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가장 나이가 적은 분이 80대 중반이다. 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기 전에 위안부 역사관을 건립해 후세들에게 일본의 만행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6일부터 연말까지 거리모금운동에 나선다. 주말마다 대구백화점 앞 등 대구 도심지에서 모금과 함께 역사관 건립 홍보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또 고려대 학생들과 함께 만든 의식 팔찌, 편지지 세트, 압화가방 등도 판매한다. 위안부 역사관 건립 운동은 2010년 1월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김순악 할머니가 생전에 모은 5000만원을 내놓고 시민모임이 결성되면서 본격화됐다. 그러나 정부와 대구시가 역사관 건립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시민모임의 요청을 거절하면서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이에 따라 자체적으로 모금해 역사관을 세우기로 하고 지난 1월 대구 중구 서문로 중부경찰서 건너편에 100여㎡의 2층 건물을 사기로 계약했다. 시민모임은 연말까지 모두 5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3년 전 돌아가신 김순악 할머니의 유산과 물품판매 비용, 추진위원 회비 등을 합쳐 현재까지 1억 5000만원을 모았다. 연말까지 나머지 3억 5000만원을 모금하겠다”고 밝혔다. 역사관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 사실 등에 대한 역사적 자료는 물론 일본군의 만행을 규명하기 위해 활동한 영상자료와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유품 등이 전시된다. 안 대표는 “‘정신대할머니 생활안정지원법’ 등이 제정돼 있어 정부와 대구시가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지원하는 데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그런데 정부는 아예 관심이 없고 대구시는 예산 부족을 내세우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서울시는 지난해 마포구에 개관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건립하는 데 5억원을 지원했고 다른 지자체들도 위안부 관련 사업에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구근대역사관 등의 사업에 수백억원을 지원한 것을 보면 대구시의 예산 부족 타령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대구에는 동구 검사동에 일제의 전투비행대가 주둔하면서 위안소가 있었고 당시 대구·경북이 전국에서 피해가 가장 컸던 점을 감안하면 위안부 역사관이 생생한 역사 교육장이 될 수 있다”면서 “기금 모금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8살 소년, 할머니 뻘 61세 여성과 결혼한 사연

    8살 소년, 할머니 뻘 61세 여성과 결혼한 사연

    8살 소년이 할머니 뻘인 61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려 논란이 일고있다.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 츠와니에서 이색적인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은 8살 사넬레 메시렐라로 얼굴에 아직 어린티도 벗지 못한 소년은 놀랍게도 자신보다 53살이나 많은 헬렌 샤반검(61)을 신부로 맞아들였다. 이날 멋진 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식장에 등장한 소년은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할머니뻘 신부와 100여명이 넘는 하객들 앞에서 정식으로 혼례를 치뤘다. 이들 커플의 나이 차 못지 않게 논란이 된 것은 신부인 샤반검이 유부녀로 5살 아들도 있다는 사실. 이같은 사실이 지역 사회와 현지언론에 알려지며 비난이 일자 이 결혼에 대한 사연이 전해졌다. 바로 소년의 작고한 할아버지 소원 때문이라는 것. 소년의 엄마(46)는 “생전에 할아버지는 멋진 예복을 입고 손자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면서 “신부를 직접 선택했는데 그녀가 바로 샤반검으로 할아버지가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결혼식을 통해 작고한 할아버지는 물론 아들에게도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가 가족에 따르면 이들 커플은 정식으로 결혼식은 치뤘으나 법적으로는 남남이며 함께 살지도 않을 예정이다. 신부 샤반검은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결혼식으로 사넬레는 언젠가 또래와 진짜 결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신랑 사넬레도 “결혼하게돼 정말 행복하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나중에 ‘젊은’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며 웃었다. 사진=멀티비츠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3억 주고 산 시골집 알고보니 300억 가치가…

    몇 년 전 30만 달러(약 3억 3000만원)를 주고 산 오래된 시골 집에서 무려 3000만 달러(약 327억원) 가치의 그림들이 쏟아져 나와 집 주인이 대박을 맞았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부동산 투자가인 토마스 슐츠와 레리 조셉이 개보수 후 판매할 목적으로 구매한 뉴욕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오두막에서 무려 3000만 달러 가치의 그림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로또 당첨같은 대박 사연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사이인 부동산 투자가 슐츠와 조셉은 당시 오래된 이 집을 30만 달러에 구매했다. 개보수를 거치면 10만 달러를 더 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그러나 공사를 위해 집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이들은 뜻하지 않게 창고와 다락방에서 수많은 그림과 스케치들을 발견했다. 이 그림은 지난 1999년 당시 85세를 일기로 작고한 화가 아서 피나잔의 작품. 평생 그림을 그려온 피나잔은 그러나 생전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변변한 전시회 한번 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부동산 투자가인 슐츠와 조셉은 피나잔의 그림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 맨해튼에서 전시회까지 개최했다. 이후 몇몇 작품은 50만 달러(약 5억 4000만원)에 판매됐고 감정 전문가는 총 가치가 3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술품 감정가인 피터 헤스팅 포크는 “피나잔은 매일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의 작품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면서 “사후에 일반에 공개돼 뒤늦게 평가를 받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작고한 피나잔의 사촌은 “고인은 생전에 여동생과 함께 외롭고 힘들게 살았다.” 면서 “평소 자신이 ‘피카소’ 처럼 유명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붉은 운구행렬… 남미 좌파 지도자 대거 참석

    암 투병 끝에 사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시신이 6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군사학교에 임시로 안치됐다. 차베스 대통령의 운구 행렬은 그가 치료를 받다 숨진 카를로스 알바레스 군 병원에서 이날 오전 출발해 약 8㎞ 떨어진 군사학교로 이동했다. 지지자 수십만명은 집권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진을 든 채 거리로 나와 지도자의 죽음을 애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의 시신이 군사학교 강당에 안치된 후 대통령의 가족을 비롯해 측근, 남미 일부 정상들은 추모 의식을 치르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차베스 대통령의 시신은 8일 장례식이 치러진 뒤 특정 장소로 옮겨져 영구 안치될 예정이다. 이날 호세 오르넬라 대통령 경호실장은 군사학교에서 AP통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차베스 대통령이 암 투병으로 고통을 겪던 중 극심한 심장마비 증세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차베스 대통령의 곁을 지킨 오르넬라 경호실장은 차베스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죽고 싶지 않다. 제발 죽지 않게 해 달라”고 말했다고 임종의 순간을 전했다. 장례식에는 남미 정상들을 포함해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차베스와 ‘형제’처럼 지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비롯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은 이미 카라카스에 도착했다. 세르비아는 올리베르 안티치 보좌관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장례식에 파견하는 한편 양국의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차베스 대통령에게 ‘세르비아 공화국 명예훈장’을 추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회의에 앞서 사망한 차베스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1분간 묵념하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정책에 큰 변화를 불러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차베스 대통령은 집권 기간 석유 생산 시설을 국유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다. 전문가들은 석유 정책에 유연성이 생길 수는 있으나 차베스 대통령이 생전에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기존 석유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건축가 정기용의 개성 넘치는 드로잉展

    건축가 정기용의 개성 넘치는 드로잉展

    건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국립현대미술관도 처음으로 건축가를 위한 전시를 준비했다. 첫 전시 대상은 바로 정기용(1945~2011)이다. 정기용은 전국 곳곳 기적의 도서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를 지은 것으로 널리 알려진 건축가다. 정기용은 숨지기 전 미술관 측에 2만여점의 소장 자료를 기증했고 미술관은 1년여 동안의 연구 끝에 그 가운데 2000여점을 추려내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이 2000여점의 아카이브를 선별적으로 공개하는 ‘그림일기 - 정기용의 건축 아카이브’전이다. ‘그림일기’라는 표현은 정기용이 생전에 남긴 책 ‘감응의 건축’에서 쓰인 말로, 일상적으로 늘 걸어다니는 통로가 누적돼 길이 되고 그 길이 우리 발걸음을 안내하는 지표가 돼 간다는 뜻에서 쓰인 용어다. 그림일기는 그런 뜻에서 인류학자들이 쓰는 용어다. 이는 흙에 대한 감수성과도 연결된다. 전시 기획을 맡은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공부 자체는 도예에서 건축으로, 건축에서 도시설계 쪽으로 넓어져 갔지만, 출발이 흙에 대한 관심이었던 만큼 오랜 세월 누적되는 건축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대 출신이라 누구보다도 많은 건축 드로잉을 남겼는데 이 개성적인 드로잉을 다 만나 볼 수 있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미술관 과천 본관. 무료. (02)2188-6000.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휘트니 휴스턴 생전 협박에 시달려

    휘트니 휴스턴 생전 협박에 시달려

    지난해 48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이 생전에 팬들로부터 수차례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4일(현지시간)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웹사이트에 공개한 128쪽 분량의 파일에 따르면 휴스턴은 전성기인 1988~99년 극성팬으로부터 협박성 편지를 받는가 하면 돈을 요구하는 위협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1988년 버몬트주에 사는 한 남자는 휴스턴에게 보낸 팬레터에서 “나를 알아봐주지 않으면 누군가를 해칠지도 모른다”면서 왜곡된 방법으로 휴스턴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 이 남성은 FBI의 심문에서 “휴스턴에 대한 사랑을 공개적으로 표현해 그녀의 명성에 흠집을 내려고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휴스턴은 또 리듬앤블루스(R&B) 가수 바비 브라운과 결혼한 직후인 1992년 한 인물로부터 10만 달러(약 1억원)를 내놓지 않으면 대중에 사생활 정보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나중에 그는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휴스턴에게 25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에는 한 네덜란드인이 휴스턴을 협박하는 편지와 자신이 작곡한 노래가 담긴 카세트 테이프를 보내기도 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CEO칼럼] 안 된다 하지 말고, 아니라 하지 말고/박상진 ㈜한양 부회장

    [CEO칼럼] 안 된다 하지 말고, 아니라 하지 말고/박상진 ㈜한양 부회장

    요즘 TV를 보면 수많은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젊은이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에 열광하고, 후보들이 만들어가는 성공신화에 함께 울고 웃는다. 예능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는 내게도 유독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2011년 ‘슈퍼스타K’란 프로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룹 ‘울랄라 세션’의 리더 고(故) 임윤택씨다. 오랜 무명생활을 거듭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그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으면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고된 일정을 소화하고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살아생전의 이야기들을 희망차고 유쾌하게 담은 자서전 ‘안 된다 하지 말고, 아니라 하지 말고’를 통해 외롭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내일의 목표를 향해 지칠 틈 없는 긍정적인 자세로 꿈을 향해 달리는 모습과 희망을 보여주었다. 비록 세상에서 다시 볼 수는 없지만 그가 남긴 ‘안 된다 하지 말고, 아니라 하지 말고’라는 커다란 울림의 긍정적인 메시지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사고는 인생관뿐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무한한 진가를 발휘한다. 4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고 현재는 한 기업의 CEO로서 많은 직원과 함께 일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왔지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치고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반대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결과물이 크든 작든 훗날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왔다. 일례로 임진왜란 때 기적에 가까운 승리를 이끈 ‘명량대첩’에 얽힌 얘기는 긍정의 힘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증명해준다. “신(臣)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모함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불리해진 전황에 따라 백의종군을 거쳐 함대를 지휘하게 된 이순신 장군이 왕에게 올린 문서의 대목이다. 이순신 장군이 적이 가진 함선의 수를 비교해 보고 단념해버리는 부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10여배에 가까운 적의 함선과 대군을 보고 어떻게 대처했을까? 승리할 것을 믿고 온 마음을 다해 싸우니 드라마에 나올 법한 승리가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긍정의 마인드가 만든 ‘기적 같은 승전보’인 것이다. 반대로 부정적인 자세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는 ‘노시보 효과’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1950년대 한 선원이 스코틀랜드의 한 항구에서 짐을 내린 뒤 리스본으로 되돌아가는 포도주 운반선의 냉동 창고에 갇혀버렸다. 오랜 시간 후 다른 선원들이 냉동 창고를 열었을 때 “몸이 점점 얼어붙고 있다. 이제 나는 곧 죽을 것이다”란 글을 남긴 채 차갑게 얼어 죽은 선원을 발견됐다.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보고 깜짝 놀랐다. 냉동창고의 온도는 영상 19도였고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얼어 죽을 것이란 그의 마음과 두려움이 실제로 그의 몸을 얼어붙게 하여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긍정의 힘은 착각이나 거짓의 약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주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라는 부정적 현실을 깨뜨리는 힘이다. “된다. 된다. 꿈꾸면 된다” 한 광고의 메시지처럼 꿈을 시각화하라. 마음에서 눈으로 이미 성공한 회사, 성사된 거래, 달성된 이윤 등을 볼 수 있다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긍정적 사고로 성공한 모습을 그리는 습관은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회사에서 복사 작업만 반복하더라도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들여다보라. 내가 지금 어떤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복사 작업을 어떤 업무에 활용할지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찾고 그곳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일해 보라. 남과는 다른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자는 비록 시작은 미약할 수 있겠으나 나중에 그 결과는 창대할 것이다.
  • “살아있는 한 계속 촬영… 삶·죽음 별개로 느껴지지 않아”

    “살아있는 한 계속 촬영… 삶·죽음 별개로 느껴지지 않아”

    “더 행복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촬영을 마치고 편집 작업을 하면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일본의 노 감독들처럼 살아 있는 한 계속해서 영화를 찍을 생각입니다.” 지난 19일 교통사고로 별세한 박철수(1948~2013) 감독이 이달 초 발간되는 문학계간지 ‘문학의 오늘’ 봄호에 남긴 생전 인터뷰 내용이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영화감독 겸 시인인 백학기(54)씨와 나눈 원고지 50장 분량의 길지 않은 인터뷰에서 유작이 된 영화 ‘생생활활’을 마무리하는 즐거움을 쏟아냈다. 2003년 ‘녹색의자’를 마지막으로 침잠했던 그는 신인배우 오인혜를 내세워 찍은 영화로 활기를 되찾은 듯했다. 파격 베드신이 있는 이 영화는 성과 사랑을 소재로 했다. 박 감독이 “한국미디어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의 주된 관심사를 들어봤는데 성과 섹스가 많았다”며 “인터넷에 수많은 음란물이 흘러 넘치고 있지만 성 빈곤을 넘어 ‘성 영세민’이라고 표현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20개 챕터로 구성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주연 오인혜에 대해 “10여년 이상 이 바닥에서 버티다가 고향으로 내려간 배우였는데, 간호장교, 꽃제비, 여기자 겸 작가, 헨리 밀러의 연인, 게이샤, TV토론 진행자 등 1인 10역을 능히 소화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영화감독이 영화를 만들고 미지의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최종적으로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사회현상을 냉정히 바라보며 감독으로서 끊임없는 문제의식이 내 가슴 속에 살아 있는 한 행복하다. 자본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찍어가는 방식을 고수하는 나는 참 행복한 사내다”라고 했다. 그는 한·중 합작드라마 ‘너는 내 운명’ 36부작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해 2006년 1년 동안 중국 베이징에 머무르기도 했는데 “공항에 고적대까지 보낸 중국의 환대에 깜짝 놀랐으나, 중국과 한국의 제작 시스템이 너무 차이가 커서 아연실색했고, 인생을 영화로 친다면 편집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시 약속된 투자가 무산돼 사재를 털어 넣어야 하는 등 아픔이 있었다. 후속작에 대한 계획도 있었다.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분단국가에서 한국사회를 동경하고 탈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거꾸로 한국 탈출을 꿈꾸는 사람들은 없을까? 그래서 한국 영화감독인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국에서 베이징, 그리고 북쪽으로 가는 로드무비 형식의 영화를 찍어볼까 한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과 같은.” 젊은 시절 읽었던 세계문학전집을 다시 읽고 있다는 그는 죽음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나는 만약 치유불가능한 병에 걸린다면 죽음을 스스로 기다리진 않을 것이다. 육십을 넘기고 칠십을 향해 가다 보니 삶과 죽음이 전혀 다른 별개의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유작 ‘생생활활’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공부하며 즐기는 박물관 여행

    공부하며 즐기는 박물관 여행

    강원도 영월은 박물관의 고을이다. 20여개의 박물관이 밀집돼 있다. 민화, 사진 등 ‘기본’ 아이템부터 지도, 곤충 등 아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아이템들이 ‘널려’ 있다. 이뿐 아니다. 경북 포항의 로보라이프뮤지엄 등 지역별로 독특한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각 지역의 이색 박물관을 소개한다. [강원 영월] 박물관 20곳 줄지어 보는 고을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난 것은 2005년부터다.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1기 신활력사업의 하나로 박물관 고을 육성 사업이 지정되면서 다양한 박물관이 속속 들어서게 됐다. 최근에도 인도미술박물관 등이 문을 열며 박물관 러시를 이어 가고 있다. 영월엔 특히 아이들에게 유익한 박물관이 많다. 그 가운데 조선민화박물관은 조선 시대 민화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현대 민화 100여점 등 300여 작품은 상설 전시된다. 민화를 목판에 그리거나 판화로 찍어 보는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2층에는 어른들만 출입이 가능한 춘화 전시관도 마련돼 있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88번 지방도→영월. 영월군 문화관광과(www.ywtour.com) 370-2037(이하 지역번호 033). ▲맛집 주천리 다하누촌은 토종 한우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한우 전문 상가다.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 고기를 사다 인근의 지정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방식이다. 372-0121. 주천묵밥은 도토리묵밥과 메밀묵밥이 별미인 집. 372-3800. ‘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일식당이 유명하다. 372-7743. ▲주변 볼거리 단종의 묘소인 장릉,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쳐진 청령포, 서강이 휘돌아 치며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낸 선암 마을, 큰 칼로 절벽을 쪼개다 만 듯한 기묘한 형태의 선돌 등이 유명하다. [경북 포항] 생활 로봇 한자리서 만나보는 미래 공간 로봇이 보편화된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경북 포항의 한국로봇융합연구원 1층에 조성된 로보라이프뮤지엄은 로봇을 활용한 주거 생활과 미래 로봇 환경을 구현한 박물관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평상시 로봇을 접하기 어려운 데다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조작해 볼 수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흥미로워한다. 전시된 로봇 중에는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실제 이용되는 것도 있다. 물개 로봇 ‘파로’는 병원이나 양로원에서 심리 치료용으로 쓰인다. 가장 인기 있는 로봇은 ‘제니보’다. 지능형 로봇 강아지로, 스스로 돌아다니고 감정 표현을 하며 코끝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주인을 알아보고 애교도 부린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김천 분기점→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나들목. 포항시 관광진흥과(phtour.ipohang.org) 270-2371(이하 지역번호 054). ▲맛집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는 일종의 잡어 칼국수다. 여러 사람이 ‘모디가(모여) 먹은 국수’란 사투리가 변해 모리국수가 됐다. 국수에 아귀와 물메기, 대게 다리 등 각종 해산물을 넣고 칼칼하게 끓여 낸다. 구룡포항 얼음공장 뒤 ‘까꾸네’가 많이 알려졌다. 276-2298. 동림횟집(247-6700), 재성회대게식당(276-2252) 등에서 회와 대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변 볼거리 내연산 계곡과 보경사, 오어사, 호미곶 등은 전국구 관광 명소다. 동빈 내항에는 비운의 천안함과 동일한 기종의 포항함이 전시돼 있다. 하옥계곡은 때묻지 않은 자연미가 살아 있다. [충북 진천] 문화재급 고대 범종의 종소리 진천종박물관은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한국 범종에 대한 연구와 수집, 전시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종 전문 박물관이다. 성덕대왕신종, 상원사 동종 등 한국의 종은 물론 전 세계의 독특한 종과 장식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맥이 끊긴 밀랍 주조 공법으로 복원복제한 문화재급 고대 범종들이 즐비하다. 박물관은 2층으로 조성됐다. 1층에는 복제된 문화재급 고대 범종들이 전시돼있다.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대표하는 종이 무려 7000여개나 된다. 2층엔 세계의 종 전시실이 마련됐다.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진천 나들목→좌회전→성석사거리 우회전→벽암사거리 좌회전→백곡저수지 방향 직진→장관교 지나 좌회전→종박물관. 진천군 문화체육과(www.jincheon.go.kr) 539-3623(이하 지역번호 043). ▲맛집 느티나무집은 민물매운탕과 닭백숙을 잘한다. 532-5534. 엄나무에걸린닭은 누룽지를 활용한 닭·오리죽으로 이름났다. 532-8200. 두부촌(533-9946)은 깻잎두부보쌈, 곰가내(532-0767)는 쌀밥 정식이 맛있다. ▲주변 볼거리 진천을 상징하는 것은 농다리다. 농다리는 돌을 원래의 모양 그대로 투박하게 쌓았다. 듬성듬성 구멍도 뚫렸고, 발로 밟으면 삐걱대기도 한다. 그 상태로 1000년 세월을 견뎌 왔다.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 보탑사, 정송강사(충북도기념물 9호), 덕산양조장(등록문화재 58호) 등도 둘러볼 만하다. [전남 순천] 한평생 모은 뿌리 깊은 문화유산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은 ‘샘이깊은물’ 등을 창간하며 한국 잡지사에 큰 획을 그은 고 한창기 선생이 평생 수집한 문화유산을 전시한 공간이다. 선생이 창간한 잡지 ‘뿌리깊은나무’에서 이름을 따왔다. 선생이 생전 수집한 우리 문화재는 무려 6500여점에 이른다. 박물관은 이를 유물 전시실과 야외 전시 공간으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정순왕후국장반차도’ 등 문화재급 유물도 있지만, 서민 생활용품도 제법 많다. 박물관 주변의 백경 김무규 선생 고택도 멋들어지다. 192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구례에 있던 상류층 양반집을 옮겨 왔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승주 나들목→승주 방면 우회전→서평삼거리 우회전→낙안읍성 방면 857번 지방도→낙안읍성 주차장→뿌리깊은나무박물관. 순천시 관광진흥과(tour.suncheon.go.kr) 749-4221(이하 지역번호 061). ▲맛집 전주산들청국장(725-6447)은 진한 청국장이 일품이다. 송광사 진입로의 길상식당(755-2173)은 산채정식, 별량면 일출길의 전망대가든(742-9496)은 짱뚱어탕을 잘한다. ▲주변 볼거리 박물관 지척에 낙안읍성이 있다. 남문까지 길게 이어진 성곽 길과 초가집, 흙길 등 온통 누런빛이 감도는 읍성의 풍경이 예스럽다. 금전산 자락의 금둔사는 매화로 유명한 절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찍 꽃을 피운다는 납월홍매가 이 절집에 있다. 순천의 아이콘은 역시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다. 갈대 데크를 따라 용산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것은 순천 여행의 필수 코스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문화마당] 강정마을을 평화의 책마을로 바꾸자/백가흠 소설가

    [문화마당] 강정마을을 평화의 책마을로 바꾸자/백가흠 소설가

    강정마을에 가보면 알겠지만, 왜 이곳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강정은 서귀포 도심과 중문단지 사이에 위치해 있다. 차로 10분 거리이고 올레길 중에서도 절경으로 꼽히는 7코스가 마을을 통과하여 지나간다. 본디 군 기지라 함은 전략적 요충을 감안하여 지리적으로 최적의 장소를 선택해야 하는 게 기본일진대, 제주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아름다운 곳에,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단지가 있고 도심에서 10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기지 부지를 선정한 것을 보면, 우리 해군의 최고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고려사항은 풍광이 아니었는가 싶다. 공사를 막으려는 마을주민들과 강행하려는 해군, 방관자로 한쪽 편만 들고 있는 경찰들과의 갈등이 꽤 오랜 기간 지속되어 강정마을은 현재도 심각한 상황이 매일 연출되고 있다. 모두 지쳐 강정 문제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갈 즈음, 작가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건설되고 있는 해군기지가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것으로 설계 변경되었다는 뉴스가 매체를 통해 터져 나온 직후였다. 알다시피 우리에겐 항공모함이 없지 않은가. 도대체 누구의 해군기지를 강정마을에 짓고 있는가 하는 걱정에서 시작되었다. 평화로운 생명과 수려한 풍경 위에 자리한 서귀포와 인근의 중문 관광단지가 혹시 이태원이나 동두천의 번잡함을 뒤따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 시작되었다. 지난해 11월 21일 젊은 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24명의 작가가 제주 강정마을에서 ‘강정평화 책마을’ 제안 행사를 마을주민들과 가졌다. 오랜 기간 고통당하는 강정마을 전체를 평화의 도서관으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무기와 군함으로 강제 무장당하는 아름다운 섬을 문화와 예술로 구출해 보자는 작가들의 뜻을 담았다. 작가들이 제안한 ‘강정평화 책마을’이 지향하는 것은 도서관 건물 하나를 짓고 책을 채우는 일이 아니다. ‘부수고 짓는’ 개발의 방식이 아니라 돌담, 대문, 빈방, 창고, 포구, 정자, 당산나무, 빈터, 공원, 버스정류장 등 마을의 다양한 공간들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강정마을이 본래 지닌 마을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살려내고 그 아름다움에 책을 통한 평화의 내용을 공존시키고자 하는 취지이다. 작가들은 강정의 문제를 정치적인 접근을 배제하고 모두가 공존할 수 있고, 생명과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운동으로 전개해 보고자 고심했다. 그 결과, 현재 ‘강정평화 책마을’의 방향성에 동의하며 연명한 작가들은 412명에 이르렀다.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온 문인뿐만 아니라, 평소 사회문제에 대한 의사표명을 아끼던 분들까지 적극적으로 나섰다. 연명작가들은 저서와 앞으로 출간될 책의 기증을 약속하고, 책마을에서 진행될 강연·낭독회 등에 재능 기부를 다짐했다. 보유하고 있는 책 중 상당수를 ‘강정평화 책마을’로 보내주고 있다. 주말(3월 2~3일) 작가들이 모여 ‘강정평화 책마을’ 제안식 및 현판 오픈 잔치를 연다. 그동안 숙성시킨 사업계획을 연명작가들과 강정에 관심을 가진 일반 시민들이 함께 공유하는 자리이다. 책을 통해 생명과 평화를 지키려는 작가들의 선언식인 셈이다. 문학하는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생전의 가치에 두고 있지 않다. 시대를 초월한, 우리가 이제껏 읽어온 수많은 명작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강정마을에 책마을을 세우는 일은 백 년 동안 이어질 작품의 초고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응원과 동참을 바란다.
  • ‘온달전’에 빠진 늦깎이 日 대학생, 韓 학사모 쓰다

    ‘온달전’에 빠진 늦깎이 日 대학생, 韓 학사모 쓰다

    “춘향전, 바보온달전이 모티프가 된 판타지 만화 ‘신(新)암행어사’를 보고 한국 고전에 푹 빠졌어요. 온달전을 좋아해서 열심히 리포트를 썼더니 교수님이 우수작으로 뽑아 학생들에게 돌려 읽히시더군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26일 서울대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쓴 일본인 오쓰카 사유리(37)는 들뜬 얼굴로 유창한 한국말을 쏟아냈다. 오쓰카는 국어국문학과 09학번. 유학생으로 동기들보다 14~15년 늦게 대학생활을 시작한 그는 “시원섭섭한데, 솔직히 말하면 공부하면서 힘든 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시원한 마음이 좀 더 크다”고 말했다. “똑같은 걸 읽는 데 다른 친구들보다 서너 배는 시간이 더 걸렸어요. 한국어 공부는 좋지만 졸업을 하기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영어 수업도 고역이었죠. 그래도 졸업이라니 신기해요.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인걸요.” 서른살이 되던 해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 데는 한 권의 만화책이 결정적이었다. 어느 날 남동생이 툭 하고 던져준 윤인환 작가의 만화 ‘신암행어사’였다. “바보온달의 이야기가 충격적이었어요. 지위 높은 공주가 바보 남편을 위해 헌신한다는 건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온달과 평강의 유대감에 감탄하면서 살아생전 이런 연애를 꼭 한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1시간에 3000엔(약 3만 5000원)을 주고 한국어 과외를 받았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좀 더 생생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하고 싶었던 그는 결국 2007년 2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서강대 한국어교육원에서 시작한 한국어 공부는 서울대 입학으로 이어졌다. “서울대에 입학했을 때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전혀 연고 없는 곳에서 시작한 대학 공부는 쉽지 않았어요. 수업에서나 대화할 때 느껴지는 뿌리 깊은 반일 감정 때문에 마음 아팠던 적도 많았지요.” 그는 앞으로 한국에 머물면서 문화교류를 통해 한·일 양국의 이해를 돕는 일을 할 계획이다. “물론 나이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서울대 졸업생이라는 걸 보고 반기다가도 제 나이를 말하면 금세 조용해지거든요. 하지만 포기는 없어요. 제가 꼭 하고 싶은 일이니까요.”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오늘 취임-새정부에 바란다] “청년·노인 일자리 늘려 숨통 틔워 주고 국민과 소통해 주세요”

    [박근혜 대통령 오늘 취임-새정부에 바란다] “청년·노인 일자리 늘려 숨통 틔워 주고 국민과 소통해 주세요”

    ●김원근(80·기초생활보장 수급자) 6·25 전쟁 때 팔 하나를 못 쓰게 됐는데 나이도 들어 이젠 소변 주머니까지 차고 산다. 국가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지만 그 돈으로는 한 달 생활을 꾸려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 매월 임대주택 월세에다 전기료·수도요금 내고 나면 병원비도 부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민들, 특히 어렵고 힘든 노인들을 잘 돌봐 줬으면 좋겠다. 노인 기초연금을 2배 올린다는 공약을 보고 반갑고 고마워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처음 했던 약속을 꼭 지켜 줬으면 한다. 우리야 이제 늙어서 일도 못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일자리 정책도 많이 펼쳐 주기 바란다. 서민들이 숨통 좀 열고 살았으면 좋겠다. 국민을 속이지 않고 깨끗하게 나라를 잘 이끌어 달라. ●이아인(23·취업준비생)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일자리가 너무 수도권에만 몰려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인턴 자리조차 그렇다. 인턴을 하려고 서울에 잠시 왔는데 부산으로 다시 돌아가면 취업 관련 정보나 기회에서 다시 뒤처지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다. 일자리는 물론 취업 특강, 사교육 시장까지 죄다 서울에 몰려 있으니 비수도권 취업준비생은 취업도 하기 전에 서울로 가야 하는 걸 당연시 여기는 풍토다. 그렇다 보니 버는 돈은 없는데 쓰는 돈이 엄청나다. 박근혜 정부의 10대 핵심공약 중 4개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로 수렴된다고 들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말고 약속했던 것을 지켜 주기 바란다. ●신광영(59·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로 어렵고 복잡한 상황이다. 새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지켜 나가며 국민에게 높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선거 투·개표 전에 국민을 상대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의 마음가짐이 집권 5년 내내 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대한민국에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본다. 전임 대통령의 사례를 보면 권력이 일상화되면서 오만해지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게 되면서 국민과 멀어지는 일이 많았다. 임기 말쯤에는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대통령이 되는 게 보통이었다. 새 대통령은 5년 내내 소통하고 약속을 지키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참된 리더가 되길 바란다. ●안진걸(41·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때에는 시민사회가 “제발 공약을 이행하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었다. 4대강 사업이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공약을 실천하면 큰 재앙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에 반해 차기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우리 시민사회가 그런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 공약만 보면 야당과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제발 공약을 잘 이행하는 대통령이 돼 줬으면 한다. 특히 경제 패러다임은 서민 중산층, 중소기업, 상공인, 노동자들에게 몫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또 국민의 칭찬과 비판을 달게 받을 줄 아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불안한 남북 관계도 신뢰라는 큰 그림 속에서 평화와 화해의 선순환으로 전환할 밑그림을 마련해야 한다. ●여민희(39·재능교육 학습지교사 해고노동자)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어머니의 마음’을 강조했다. 우리 아이들이 잘되고 가정이 잘되고 나아가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다 잘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대통령이 말한 어머니의 마음이라면 당면한 노동 현안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 재능교육뿐만 아니라 현대차, 쌍용차, 유성기업에서도 지금 농성이 진행 중이다. 재능교육 노동자들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혜화동 성당 옥상에 올라갔다. 박 대통령이 노동 문제를 내버려 둔다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머니는 가족을 외면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5년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하는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옥선(85·위안부 피해자)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여겨 살펴주길 바란다. 일본군 위안부 만행은 분명한 전쟁범죄이고, 한·일 간의 역사적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여성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은 할머니들은 꿈속에서 일본 군인을 만나 시달리는 악몽을 꾸고 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제국주의에 강제로 끌려가면서 모든 꿈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던 못다 핀 꽃이었다. 우리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피해자들에겐 마지막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살아생전에 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유지영(37·워킹맘·편집 디자이너) 아들이 19개월 된 일하는 엄마다. 내년쯤 아이를 국공립 어린이집에 입학시키려고 미리 신청했는데 대기 번호가 245번이다. 입학이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엄마들끼리 어린이집 입학보다 대학 보내는 게 더 쉬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 추첨제를 통해 입학할 아이를 뽑는데 주변을 보면 애가 셋 정도 돼야 우선순위에 들어간다. 쌍둥이를 가진 내 친구도 대기 번호가 50번이다. 평균 경쟁률이 10대1이다. 영어 유치원 등을 보내면 되지만 비용이 170만~180만원 정도라 한 달 월급을 다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공간이나 자금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된다. 지자체와 잘 협의해 모든 워킹맘들이 편하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도록 공간이 늘었으면 좋겠다. ●오정환(48·신발 도매업자) 신발 도매업을 한 지 25년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중소 상인 살리기 정책이 너무 골목상권과 소매업에 집중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우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세 상인들은 상대적으로 차별받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겉으로 많이 드러난 문제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다각도로 접근해 주면 좋겠다.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2008년부터 자영업자 고충민원센터를 운영 중인데 민원을 해도 사실상 처리되는 것이 없다. 민원을 접수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고충처리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출도 문제다. 서울시나 은행에서 5년 이상 된 개인사업자에게 대출을 많이 권하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사실상 받기가 어렵다. 자금 융통의 문턱을 낮춰 주기 바란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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