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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I ♥ U’ 광주 U대회의 맛, 사랑합니다

    [커버스토리] ‘I ♥ U’ 광주 U대회의 맛, 사랑합니다

    [광주 북부] ●아따, 숙취가 확 풀려부네… 문경정 짱뚱어탕 전문점 짱뚱어는 물속을 헤엄치기보다 뻘밭 위에서 뛰어다니는 걸 더 좋아하는 물고기다. 플랑크톤을 먹고 살며 오염된 곳에서는 살지 못한다. 서남해안 갯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간척과 매립, 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르면 짱뚱어는 칼륨과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노화 방지 효과가 있는 셀레늄, 항암 효과의 게르마늄 등을 함유한 고단백 스태미나 식품이다. 또 타우린 성분이 많아 해독에 도움이 된다. 전날 과음했다면 아침 해장으로 짱뚱어탕이 그만인 이유다. 상호는 20년 전 가게를 시작한 주인의 이름에서 따왔다. 메뉴는 짱뚱어탕 달랑 하나. 짱뚱어를 뼈째 갈아 들깨와 우거지를 듬뿍 넣어 마치 어죽처럼 걸쭉하다. 밑반찬으로 4년 된 묵은지가 나오는데 짱뚱어탕에 밥을 말아 묵은지를 곁들인 맛이 일품이다. 주로 보성 벌교 갯벌에서 짱뚱어를 가져온다. 겨울잠을 자는 짱뚱어의 특성상 여름에 물량을 확보해 대형 냉동실에 보관한다. 옛날에는 통째로 끓였는데, 영양분이 풍부한 머리와 지느러미를 버리는 게 아까워 가는 방법으로 바꿨다. 시래기 등을 넣어 구수하게 끓인 탕은 추어탕보다 그윽한 맛을 낸다. ●야들야들허니 애기 속살 같구마잉… 조림한상 갈치 정식 갈치에는 칼슘과 인이 풍부해 어린이의 성장과 중장년의 골다공증에 좋다. 갈치 정식을 시키면 조림과 구이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전채로 녹두죽이 나오며 양배추쌈, 양념게장, 가지무침, 콩나물 등 10여 가지의 밑반찬이 곁들여진다. 구이를 먼저 먹고 조림을 맛보는 게 좋다. 조림의 맛이 더 강렬하기 때문이다. 노릇노릇 구워진 두 토막의 구이는 크기는 작아 보이지만 살이 통통하다. 양념간장에 찍어 양배추쌈을 싸 먹어도 된다. 조림에는 무와 감자 외에도 고구마 줄기가 들어가 있다. 조림도 갈치 두 토막이다. 병어 정식, 병어회무침비빔밥(점심 특선), 고등어구이, 홍어삼합, 굴전(바지락전) 등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광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광주 남부] ●탱글탱글 쫄깃쫄깃 그냥 지나치기 거시기 허요… 진식당 낙지볶음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 혀에서 느끼는 통각(痛覺)이란 말이 있다. 광주 진식당은 캡사이신을 쏟아부어 무조건 맵게만 조리하면 맛집으로 소문나는 우리나라의 이상한 맛집 트렌드에 일침을 놓는 집이다. 주메뉴는 자극적이지 않은 낙지볶음과 아구찜. 볶음 요리는 대체로 조리하는 과정에서 열을 가하면 재료 본연의 식감이 사라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곳의 낙지볶음은 탱탱하고 쫄깃한 낙지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식객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결은 싱싱한 재료에 있다. 혼자 요리와 서빙을 도맡아 하는 주인아주머니가 하루에 두 번 근처 양동시장에 직접 나가 낙지를 들여온다. 주로 장흥, 목포, 무안산(産) 낙지를 쓰는데 꽤 큼직한 것들을 사용한다. 오전에 들여온 낙지는 점심시간에, 오후에 사온 낙지는 저녁때 동이 난단다. 저렴한 가격(중 2만원, 대 3만원)과 푸짐한 밑반찬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하다. 묵은지에 돼지등뼈를 넣고 찐 김치찜이 나오는데 김치를 찢어 공깃밥 위에 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다. 낙지볶음의 매운 정도는 손님의 취향에 따라 조절 가능하다. 허름하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가족,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잔 기울이기에 그만이다. 사전에 예약하면 좀 더 일찍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워메, 이 달달하고 촉촉한 것이 다 뭐다냐… 궁전제과 나비파이와 팥빙수 정직하게 만들어서 정직하게 판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궁전제과가 살아남은 비결이다. 1973년 영업을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궁전제과는 기본을 중시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나비파이도 모든 제빵사가 만들 수 있지만 맛있게 만들기는 힘들다는 페이스트리다. 바게트 속을 파내고 으깬 계란, 채소 등으로 채운 공룡알빵, 국산 통팥을 직접 삶아 올리는 옛날식 팥빙수도 맛있다. 2층에 카페가 있는데 아메리카노가 1500원에 제공된다. 광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목포] ●부레 맛이 이라고 고소한 줄 진짜 몰랐제… 영란횟집 민어회 목포역에서 5분만 걸으면 민어의 거리가 나오는데 골목 초입에서 이 가게가 눈길을 붙든다. 민어 요리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곳이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찾았던 곳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여름철 보양식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민어를 회로, 무침으로, 전으로 내온다. 민어 큰 것은 어른 상반신만 한 것도 있어 횟감으로 쓰이는 부위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접시에 담겨진 회의 붉은색 기운이 부챗살처럼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을 보면 황홀한 느낌마저 감돈다. 이 집을 민어 전문점의 으뜸으로 치는 건 잘 숙성시킨다는 점 때문이다. 부레와 껍질, 완자 등이 딸려 나오는데 서울 등의 음식점 주인들이 ‘부레 하나 먹으면 민어 한 마리 먹은 거나 진배없다’며 생색내듯 내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부레는 다소 질긴 감이 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배어 나왔다. 서울 강남 등에서 엄청나게 돈 아깝게 여기며 사 먹는 민어탕이 이 집에선 작은 양이지만 그냥 서비스로 제공된다. 물론 제대로 맛보기 위해 따로 시키면 1인분에 5000원. 뻘낙지도 부드럽고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한우 맛에 낙지 맛 더한께 말이 필요 없당께… 독천식당 갈낙탕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 안을 들여다보면 꽤 비좁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설수록 으리으리한 공간에 놀라게 된다. 그만큼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집이다. 영암군 학산면에서 원래 가게를 시작했지만 목포 호남동에도 2호점이 있다. 육회를 곁들인 낙지비빔밥이 가장 인기 있다고 들었는데 한 그릇에 1만 9000원이나 받는 ‘갈낙탕’도 꽤 인기를 끄는 모양이다. 매일 아침 들여온 한우를 정성껏 손질해 발라낸 갈비와 낙지를 함께 끓여 내온다. 알맞게 익어 식감이 좋은 낙지보다 갈비맛이 정말 일품이어서 뜻밖이었다. 주인장은 한우가 원체 지방이 많아 손이 많이 가는데, 다른 집의 서너 배 정도는 더 손질하는 등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목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영광] ●서른 가지 반찬, 입이 떡 벌어지는구마잉… 동락식당 한정식 한정식은 전통 반상 차림을 현대식으로 개량한 것이다. 백반과 구분이 모호할 수 있는데, 한정식은 옛 대가들의 반상 차림이 변형된 것으로 해석하는 관점이 많다. ‘흰쌀로 지은 밥’이라는 뜻의 백반은 서민적인 상차림의 상업화로 본다. 곡창지대 전라도는 예부터 물산이 풍족했고, 사대부와 호족 등 대가들을 중심으로 격식 있는 상차림이 발달했다. 남도 한정식의 유래다. 과거 한정식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한 상 차려 대령했지만, 요즘은 음식을 하나씩 내오는 코스 요리 형태로 변형됐다. 모친에 이어 2대째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주인은 전통적인 방식,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을 내온다. 반찬 가짓수에 따라 7만원, 10만원, 12만원, 15만원 순으로 올라간다. 30여 가지 반찬이 가지런하게 놓인 7만원 상은 4명이 먹기에 딱이다. 12만원부터는 명물 영광굴비도 맛볼 수 있다. 서해와 남해안 진흙이나 갯벌에 서식하는 동죽조개를 회로 뜬 게 이색적이다. 고구마순의 맛이 감질나며 꽃게알무침과 간자미찜, 토하젓 등도 입맛을 돋운다.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온 돼지머리고기도 여느 음식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맛이다. 300년 넘은 한옥에 차려진 식당 안마당에서 태양초와 빨래를 말리는 풍경은 덤이다. ●어찌까잉, 설탕 뺀 착한 케이크가 다 있다냐… 남도땅 치즈케이크 달콤한 치즈케이크의 ‘적’은 칼로리다. 한 조각에 400㎉가 넘는 것도 있다. 한 시간 쉬지 않고 재빨리 걸어야 소모되는 열량이다. 21년째 운영 중인 카페는 딸기와 블루베리 등 10가지의 치즈케이크도 판매하는데, 한 조각이 40~50㎉에 불과하다. 지방을 빼고 과일로 단 맛을 낸 덕에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밀가루인 빵을 쓰지 않고 땅콩버터를 가공해 치즈를 받친다. 치즈와 섞는 과일은 인근에서 재배하고 유산균도 직접 만든다. 일제시대 양조장을 개조한 건물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낸다. 고속버스 화물 서비스를 통해 전국에 배송하는데, 주인 휴대전화에는 500여명의 고객 번호가 저장돼 있다. 영광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나주] ●껍데기 안 먹어봤으면 말을 말어… 영산포 강변홍어 홍어를 30여년 넘게 즐겼는데 이 집에서 처음 맛보며 깜짝 놀란 메뉴가 있었다. 마침 한여름 소나기가 퍼붓는 차에 영산포 홍어거리를 찾았는데 몇년 전까지만 해도 즐비하던 홍어음식점들이 택배 업소로 바뀌어 있었다. 손님과 실랑이할 일도 없고 이문도 많이 남아 그런 것 아닌가 여겨져 씁쓸했다. 한 가게를 찾아 잘하는 집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이 집을 소개했다. 원래 자리에서 옮겨와 새로 지은 건물이라 아늑한 데다 여주인이 밝고 편안하게 손님을 맞는 게 인상적이었다. 깜짝 놀란 메뉴란 다름 아닌 홍어껍데기 절편. ‘웬 홍어 음식에 떡이 나오지?’ 싶었는데 주인이 뼈를 먼저 한소끔 끓이다가 큰 뼈를 건져내고 말린 껍데기를 넣어 푹 고은 뒤 눌러 만든 절편이라 했다. 처음엔 오만상을 찡그릴 정도였는데 입 안에서 돌리며 느끼는 맛과 향의 조화가 빼어났다. 물론 홍어애도 나오는데 타지에서 먹던 것보다 훨씬 신선하고 담백했다. 노란색 튀김옷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던 홍어전도 특유의 알싸한 맛이 좋았다. 흑산도 홍어삼합을 시켰는데 보리애국이 덤으로 나왔다. 좋은 재료로 맛을 냈으니 당연히 맛있었고 다른 곳보다 매콤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 ●맑은 고기 육수, 여까정 와서 곰탕 안 먹을랑가… 나주 곰탕거리 나주를 찾는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금성관, 나주목사 내아 등이다. 내아 앞 주차장에 차를 대면 곰탕 냄새가 진동하며 코를 자극한다. 기자가 찾은 것은 토요일 점심 때였는데 어느 집이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얀집과 노안집이 서울과 광주 등에 분점을 내는 등 지명도가 높다. 하얀집은 4대째 100년이 넘었다고 하고, 노안집은 3대째 55년 넘게 영업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남평할매집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뼈를 고아 삶는 여느 곰탕과 달리 나주곰탕은 고기로 우려낸 육수를 써서 담백하고 깔끔하다. 도톰한 수육도 쫄깃한 맛이 빼어나다. 나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화순] ●뽀얀 국물에 콕! 피부에 겁나게 좋아부러… 약산흑염소가든 예로부터 흑염소는 여성들의 보양식으로 사랑받았다. 지방 축적률이 좋아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소화가 잘 되고, 필수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비타민A, 칼슘, 철분이 많다. 대신 콜레스테롤은 적다. 주위의 가축들 가운데 야생성이 가장 많이 남아 있고,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는 까닭에 인적이 드문 섬이나 고산지대 등의 청정지역에서 사육된다. 약산이란 상호는 완도 약산면에서 따왔다. 이곳에서 방목하던 흑염소를 썼지만 이제는 섬 지역에서도 흑염소 방목이 쉽지 않아 전북 장수와 순창에서 키운다고 했다. 약용으로 쓰던 흑염소를 식용으로 품종 개량을 하는 한편, 암컷을 쓰지 않고 수컷도 거세가 되지 않은 것만 쓴다. 또 적당히 가둬 키우기도 하면서 야성을 죽인다고 주인은 귀띔했다. 누린내가 날 것이란 선입견을 깨뜨리듯 깔끔한 맛이다. 일행은 샤브샤브로 먹었는데 뼈로 우려낸 육수가 깔끔하기 이를 데 없고 고기도 부드럽게 넘어갔다. 특히 직접 담근 된장은 감칠맛이 빼어났다. 특히 이 집은 삼지구엽주를 작은 잔으로 네 잔쯤과 천엽 삶은 것을 안주로 서비스하는데 손님이 원하면 목이 긴 조막병 하나를 5000원에 판매한다. ●뚝심으로 팔팔팔 100% 국산 팥이랑께… 화순시장 봉순이네 팥죽 원래 나주 영산포 살던 여주인이 이곳으로 옮겨온 지 10년 만에 이제는 화순시장 들르는 이들이 찾는 맛집 일번지로 변모했다. 부부가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부터 질 좋은 국산 팥만 사용해 맛을 내는 칼국수와 팥죽(동지죽)을 손님들에게 내놓자고 약속해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첫술을 뜰 때부터 마지막 술을 뜰 때까지 입 안에 팥 특유의 맛과 향이 남아 있어 정말 좋은 팥으로 맛을 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국산과 외국산 가격에 별로 차이가 없지만 10년 전만 해도 차이가 상당했을 텐데 주인의 뚝심이 손님들의 사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흐뭇했다. 화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장성] ●기름 좔좔 입에선 사르르 이것이 한우지라… 불태산 진원성 숯불구이 소고기 시장이 완전 개방된 지 벌써 14년이 흘렀지만, 한우는 프리미엄 고기로 대접받으며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외래 품종과 혼혈 없이 사육된 우리 고유의 소 한우는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아미노산은 피를 맑게 하고 위장 기능을 좋게 해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 또 한우에는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아연이 있다. 한우 부위는 39가지로 나뉘는데, 8년째 불태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집은 갈비가 주 메뉴다. 소고기 등급판정은 마블링이라고 불리는 근내지방도가 중요하다. 마블링이 적당히 있어야 입에서 부드럽게 녹고 고기 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갈한 접시에 담겨온 고기에는 선명한 마블링이 보인다. 도자기 화로에 숯불을 올려 고기를 굽는 게 독특하다. 반찬으로 나오는 전은 소 허파를 부친 것이다. 해파리냉채는 시원한 맛을 내고, 생간과 처녑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이곳은 원래 축사였으나 주인이 현대식 한옥으로 개량했다. 고기는 광주에서 가져온다. 구이 대신 고소한 맛을 내는 생고기비빔밥(8000원)도 한끼 식사로 적당하다. ●낚시꾼 손맛 보고 입맛 돋우러 온당께… 풍미회관 ‘2층 한정식’ 장성댐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한정식(4인 8만원)을 시켜 한 상 가득 접시를 올려놓으며 먹을 수 있고, 가볍게 생고기정식과 불낙정식(이상 1인 1만 5000원), 불백정식(1인 1만원)을 택해도 된다. 한정식은 상 바닥이 모자라 접시를 2층으로 쌓아야 한다. 다른 정식을 시켜도 삼합과 게장, 고등어호박조림, 보쌈 등을 함께 맛볼 수 있다. 한정식이나 백반 외에도 오리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게 눈에 띈다. 유황오리한방탕, 훈제·생오리로스, 생오리주물럭, 생오리탕이 있다. 산성인 다른 고기와 달리 오리는 알칼리성으로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고,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리는 또 대사조절기능을 높여 체내의 독을 없앤다. 장성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충주] ●하버드·예일大 학생들도 충주 물맛에 반하겄지유?… 황금가든 메기매운탕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답게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조정 종목에서는 치열한 라이벌 관계로 이름난 미국 하버드 대학과 예일 대학 조정팀의 경쟁을 ‘직관’할 수 있다. 전남 장성호는 국제적 관전 수준에 미달해 최첨단 관람 시설을 갖춘 충북 충주 탄금호국제조정 경기장에서 이번 대회가 치러진다. 조정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거나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라면 5일부터 사흘 동안만 펼쳐지는 탄금호로 향하자. 조정 경기를 지켜본 뒤 충주호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히 매운탕 거리라 할 정도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황금가든은 오랜 전통과 뛰어난 맛으로 이웃하는 교리가든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황금가든은 호수에서 100m쯤 안쪽에 세워진 1호점과 수변에 바로 인접해 있는 2호점이 있다. 2호점에서도 매운탕을 맛볼 수는 있지만 여기는 떡갈비로 더 유명하다. 1호점에서 인기 있는 메뉴는 송어회와 메기매운탕, 쏘가리매운탕 등이다. 메기매운탕은 다른 곳과 달리 기름진 느낌이 전혀 없고 양도 푸짐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었다. 대회 기간 산란철과 겹쳐 쏘가리를 맛보기 어려운 점이 아쉽기만 하다. ●예약은 안 받아유 어서들 오셔유… 원조중앙탑막국수 메밀싹막국수 손님이 워낙 많아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명함에 새길 정도다. 원래 중앙탑 근처에 있었던 가게를 충주시 단월동으로 옮겼다. 다른 막국수집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메밀싹이 고명으로 얹어져 나오는 게 돋보인다. 밝은 보랏빛을 띠는 메밀싹을 국수와 함께 말아 입안에 넣었더니 첫맛이 달콤하면서도 메밀 특유의 향이 전해져 좋았다. 하지만 젓가락 수가 늘어날수록 여느 집과 다를 게 없다는 얘기를 하는 이도 있다. 물과 비빔 모두 6000원, 곱빼기는 7000원. 메밀로 빚은 만두와 찐빵, 부추전, 막걸리가 있으며 겨울에는 만둣국, 수제비, 칼국수전골 등이 판매되는 메밀전문음식점이다. 모든 메뉴를 포장 판매하는데 국수는 20분 안에 드실 수 있는 분만 사가라고 권한다. 충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부고] 美해군 최초 여성 병기 교관 지낸 도산 안창호 선생 장녀

    [부고] 美해군 최초 여성 병기 교관 지낸 도산 안창호 선생 장녀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장녀 안수산씨가 24일 오후 1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별세했다. 100세. 고인은 1915년 LA에서 3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신한민보와 흥사단, 3·1 여성동지회 등에서 활동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미 해군 정보장교와 해군 최초의 여성 병기 교관, 국가안전보장국(NSA) 비밀정보 분석가 등으로 활약했다. 2003년 흥사단 창단 9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고인은 생전 ‘아시안 아메리칸 저스티스 센터’가 수여하는 ‘미국용기상’을 한인으로는 최초로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조명을 받아 왔다. LA카운티는 앞서 도산 기일인 지난 3월 10일을 ‘안수산의 날’로 선포했다. 고인은 작고한 아일랜드계 남편 프랜시스 커디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안창호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장례식은 27일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기고] 군복무, 자랑스러운 명예가 돼야/박창명 병무청장

    [기고] 군복무, 자랑스러운 명예가 돼야/박창명 병무청장

    “이곳은 생각보다 정말 비참하고 참담하고 너무나 어렵고 힘든 곳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폭음 속에서 놀란 가슴을 움켜쥐고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붉은 피에 물들어 죽어 가는 전우들을 보면 몸서리치게 부모님이 그립습니다. 집에 돌아가고도 싶지만 나라를 잃으면 가족들도 잃는 것이라는 대대장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용기를 내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꼭 집으로 돌아가 그리운 어머니의 쑥개떡을 먹기를’ 간절히 바랐던 학도병은 그러나 6·25전쟁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낙동강 다부동 전투에서 무수한 또래 전우들과 함께 장렬히 산화했다. 그의 나이 17세. 요즘 같으면 부모 품에서 사랑받으며 꿈을 키워 갈 나이에 소년병은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 한복판에서 감당하기 힘든 죽음의 공포와 싸우다 짧은 삶을 마감했다. 생전에 그가 남긴 한 통의 편지에는 위기에 내몰린 조국을 지키겠다는 충정과 함께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10대의 소박한 염원이 담겨 있다. 조국을 위해 일신의 안위를 저버린 사람이 어디 그뿐이랴. 아직도 이 땅 곳곳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했으나 유해를 찾지 못해 시신조차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선열들의 흔적이 가득하다. 과거 사단장 복무 시절 국군 유해 발굴사업을 수행하며 어렵사리 찾아낸 국군 용사의 시신과 유품에 가슴 먹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국민 개개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할 때 국가는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번영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병역의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는 의무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아직도 부당한 방법으로 병역의무를 기피하려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 이는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대다수 젊은이들에게 박탈감을 안겨 주는 부도덕한 행위이며,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범죄행위다. 병무청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병역 기피자 인적사항 공개제도’를 도입하고 다음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는 병역 기피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성실한 병역이행 풍토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병역을 기피한 사람에 대해 형사처벌은 물론 인적사항 공개를 통해 자발적인 병역 이행을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성실하게 병역을 이행한 대다수 젊은이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정착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새 제도 도입에 따라 입대 시기가 됐는데도 귀국하지 않고 불법으로 외국에 체류하고 있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징병검사를 받지 않거나 입영(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불응한 사람은 신상 정보가 공개된다. 공개되는 사항은 기피자의 성명, 나이, 주소, 기피 일자, 기피 요지 등이다. 다음달 1일 이후 기피한 사람부터 적용되며, 공개된 인적 사항 등은 기피자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등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병무청 홈페이지에 게재된다. 호국보훈의 달도 얼마 남지 않았다. 몸 바쳐 지킬 조국이 있음에 감사하고 기꺼이 자신을 내놓았던 순결한 넋들을 기린다면, 병역 의무는 피하면 좋은 무언가가 아니라 앞장서 실천해야할 자랑스러운 명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美호수서 ‘고환사냥꾼’ 파쿠 낚여 남성들 ‘벌벌’

    美호수서 ‘고환사냥꾼’ 파쿠 낚여 남성들 ‘벌벌’

    식인물고기로 알려진 ‘피라냐’의 친척 뻘이자 이빨이 사람과 유사해 국내에서는 ‘인치어’로 불리는 파쿠(Pacu)가 미국의 한 호수에서 잡혔다. 최근 미 현지언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저지주에 위치한 스위즈 호수에서 파쿠 한마리가 낚시에 잡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파쿠는 휴가 중이던 론 로시 부자의 낚시에 잡혔다. 로시는 "이 호수에서 여러차례 낚시를 했는데 생전 처음보는 물고기였다" 면서 "처음에는 말로만 듣던 피라냐로 생각했는데 인터넷을 찾아보고 파쿠라는 것을 알았다" 며 놀라워했다. 이 물고기에 현지언론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파쿠가 희귀어류이자 남성들에게 달갑지 않은 '고환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이 원산지인 파쿠는 주로 견과류와 해초를 먹고 살지만 알몸으로 헤엄치는 남자들의 고환을 먹이로 착각해 공격하기도 해 ‘볼 커터’(Ball Cutter)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남성들에게 있어서는 공포의 물고기인 셈.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뉴저지주 환경당국도 조사에 나섰다. 환경부 대변인 로렌스 한나는 "스위즈 호수는 인공호수로 겨울이 되면 온도가 떨어져 파쿠가 살기 힘들다" 면서 "아마도 주민들 중 누군가 애완용으로 키우다 이곳에 방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에게 뿐 만 아니라 토종 어류와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조사 중"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판영진 사망, 차 안 숨진 채 발견..마지막 남긴 SNS 글 보니 ‘한달전 무슨 일이?’

    판영진 사망, 차 안 숨진 채 발견..마지막 남긴 SNS 글 보니 ‘한달전 무슨 일이?’

    배우 판영진 사망, 차 안 숨진 채 발견..마지막 남긴 SNS 글 보니 ‘한달전 무슨 일이?’ ‘배우 판영진 사망’ 배우 판영진(58) 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배우 판영진은 지난 22일 오후 11시 45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자신의 집 앞 마당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민이 발견해 119 구조대에 신고했다. 배우 판영진은 숨진 채 운전석에 앉아있었으며 조수석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판영진은 지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배우 판영진이 평소 우울증을 알았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배우 판영진은 2008년 독립영화 ‘나비두더지’의 주연배우로 출연한 바 있다. 한편 배우 판영진 사망에 판영진이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배우 판영진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년을 버티어 온 일산 이 집 이젠 내주고 어디로”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판영진은 지난 19일엔 “저 잡풀은 잡풀이요. 저 소나무는 소나무요. 잡풀이 어찌 소나무가 되리요. 다만 혼신을 다 한들 개체의 한계인 것”이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사진=배우 판영진 페이스북(배우 판영진 사망)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배우 판영진 사망, 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 ‘20년 버티어 온 집 내주고..’ 한달 전 무슨 일 있었나

    배우 판영진 사망, 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 ‘20년 버티어 온 집 내주고..’ 한달 전 무슨 일 있었나

    판영진 사망, 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 지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보니 자살암시? ‘안타까운 죽음’ ‘배우 판영진 사망’ 배우 판영진(58)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판영진은 지난 22일 오후 11시45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자신의 집 앞 마당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판영진은 운전석에 앉아있었으며 조수석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주민이 이를 발견해 119 구조대에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판영진은 지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판씨가 평소 우울증을 알았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판씨는 2008년 독립영화 ‘나비두더지’의 주연배우로 출연한 바 있다. 한편 배우 판영진 사망에 판영진이 생전 남긴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배우 판영진은 5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년을 버티어 온 일산 이 집 이젠 내주고 어디로”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판영진은 6월 19일엔 “저 잡풀은 잡풀이요. 저 소나무는 소나무요. 잡풀이 어찌 소나무가 되리요. 다만 혼신을 다 한들 개체의 한계인 것”이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사진=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배우 판영진 사망, ‘20년 버티어 온 집 내주고..’ 과거 SNS 글 보니

    배우 판영진 사망, ‘20년 버티어 온 집 내주고..’ 과거 SNS 글 보니

    배우 판영진(58)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판영진은 지난 22일 오후 11시45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자신의 집 앞 마당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판영진은 운전석에 앉아있었으며 조수석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주민이 이를 발견해 119 구조대에 신고했다. 한편 배우 판영진 사망에 판영진이 생전 남긴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배우 판영진은 5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년을 버티어 온 일산 이 집 이젠 내주고 어디로”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판영진은 6월 19일엔 “저 잡풀은 잡풀이요. 저 소나무는 소나무요. 잡풀이 어찌 소나무가 되리요. 다만 혼신을 다 한들 개체의 한계인 것”이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사진=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공간으로 나온 문자 추상으로 들어간 인간

    공간으로 나온 문자 추상으로 들어간 인간

    한국 추상회화의 거목으로 불리는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은 동양정신의 정수를 한자를 해체한 ‘문자 추상’과 ‘군상’이라는 주제로 표현했다. 그는 회화 작업에 주력한 화가였지만 회화의 추상 언어를 입체화하는 작업에도 열정을 보였고 조각 작품 수도 상당하다. 대전 시립이응노미술관에서는 그의 조각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회 ‘이응노의 조각, 공간을 열다’가 열리고 있다. 미술관의 명예관장이기도 한 고암의 부인 박인경(90) 여사가 지난달 기증한 미공개작 57점을 포함해 1960~80년대 제작된 조각 100점과 조각을 위한 드로잉 20점, 콜라주 2점 등 총 125점을 선보인다. ●미공개작 57점 등 1960~1980년대 작품, 조각예술의 흐름 조명 전시는 회화와 맞물린 조각을 통해 현대적 조형 감각을 형성해 가는 고암의 예술적 여정을 추적해 볼 수 있도록 조각예술의 흐름을 10년 단위로 구분해 양식·의미 변화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조명했다. 작품의 크기가 비교적 큰 80년대의 작품을 가장 큰 공간인 1전시실에 놓기 위해 역순으로 배치했지만 거장의 예술 여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를 보기 위해선 4전시실부터 반대 방향으로 둘러볼 것을 권한다. 고암은 1958년 도불 이후 잡지 조각 콜라주 작업을 통해 회화의 평면성이 부조적 형태감을 갖춰 가는 과정에 주목하다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조각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 시기 대표적인 조각은 ‘얼굴’과 ‘토템’ 시리즈다. ‘토템’은 극도로 추상화된 얼굴과 간결하면서도 꿈틀거리며 상승하는 선의 율동을 끌과 망치로 쪼아 만든 직립형 추상으로, 거친 질감과 원시적인 형태가 빚어내는 강렬함이 인상적이다. 고암의 조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기는 1967년 ‘동백림사건’으로 인한 2년여의 수감 기간 동안이었다. 그는 옥중에서도 쉬지 않고 옥중 배식으로 나온 밥풀과 종이, 고추장, 간장 등을 이용해 전통 재료의 전형성을 넘어선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들었다. ●2년여 수감 기간에 나온 밥풀·종이·간장 등으로 실험적 작품 제작 프랑스 정부의 주선으로 석방돼 다시 파리로 건너간 뒤 고암의 조각은 문자 추상이나 군상 등 회화 작업과 연관성을 가지며 좀 더 과감하게 전개된다. 사의적, 서예적 추상에서 나타난 형상과 기호들이 조각적 형태로 나타나는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옛날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던 장승을 연상하게 하는 나무 부조 ‘남과 여’(1973)는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서예적 추상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암은 1970년대 말 붓으로 서체를 쓰듯 인간 형상을 무수히 나열한 군상을 주로 그렸다. 사람이 점차 단순화, 추상화되는 경향을 보인 이 시기에 조각으로도 사람 형상을 표현했다. 사람들이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높이 3.5m의 대작 ‘구성’,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여섯 사람이 군무 형태를 취하고 있는 ‘군상’, 붓글씨의 리듬과 형태가 인체 형상으로 추상화된 ‘군상’ 조각 등이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1980년대 들어 고암의 조각은 좀 더 추상적이며 자유분방한 운동감을 드러낸다. 문자, 사람, 꽃, 태양, 미지의 생명체 등을 모티프로 한 추상적 조각들이 나타났다. ●붓글씨의 리듬·형태, 인체 형상으로 추상화한 작품 ‘군상’ 최초 공개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 전시와 관련한 도록, 기사, 포스터 등의 아카이브도 선보인다. 또 생전에 고암이 작업에 사용했던 손때 묻은 도구와 문짝에 문자 추상을 그려넣은 장식장, 문자 추상을 그린 스탠드 갓, 두드려서 이미지를 만든 양은 조리기구 등을 한자리에 모아 아틀리에 공간을 재현했다. 박 여사는 지난달 18일 고암의 조각, 회화, 판화, 드로잉 등 작품 95점과 자신이 수집한 그의 유럽 활동 관련 자료 총 3576점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덕분에 대형 나무 조각 작품들이 파리 교외 보쉬르센에 한옥을 옮겨 놓은 ‘고암서방’(顧庵書房)의 창고에서 나와 햇빛을 보게 됐지만 많은 작품들이 제작 연도가 분명치 않고, 해체된 상태로 보관 중이던 작품은 원형 복원을 위해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은 “이번에 새로 기증된 작품에 대한 아카이브 분석과 연구를 통해 연대 미상 작품들의 연원을 밝히고 해체 작품의 원형 복원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두앵이 고암의 문자 추상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이응노미술관은 2010년 설치한 전시실 내부 가벽을 최근 철거해 대부분의 벽면이 유리창으로 이뤄진 초기 설계 모습을 되찾았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 (042)611-9821. 글 사진 대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죽어서도 화려한 2500년 전 왕족 유골 공개

    죽어서도 화려한 2500년 전 왕족 유골 공개

    2500년 전 왕자 혹은 공주의 유골이 프랑스에서 발견됐다. 이 유골에는 당시의 화려했던 일상을 짐작할 수 있는 금·은·동의 액세서리가 그대로 걸쳐져 있어 학계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프랑스 트루아 인근의 라보 지역 인근에서 발견한 이 무덤은 2500년 전 이 지역에 살았던 켈트족 왕가(王家)의 것으로 추정되며, 무덤에서는 금과 은 등으로 만든 다양한 액세서리들이 출토됐다. 켈트족은 프랑스 남부 지방에 살던 유목 민족으로, 오랜 기간 동안 유럽을 이주하며 지배했다. 유럽의 켈트족은 사상 최대의 고대 사회 및 종교를 형성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개된 유골은 화려하게 장식된 바퀴 두 개의 마차 안에 누워 있었고, 팔과 목에는 역시 화려한 문양의 목걸이와 팔찌가 고스란히 걸려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칼집에 들어있는 검과 다양한 유물들도 형체가 보존된 채 발견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려하게 장식된 그리스식 도기와 동으로 만들어진 가마솥 등도 유골 옆에 나란히 묻혀 있었다. 해당 유골의 성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 고고학자들은 무덤의 전반적인 표식이 남성을 의미하지만 유골의 형태와 함께 묻힌 유물들로 봐서는 여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들을 통틀어 봤을 때 해당 유골의 주인은 수 천 년 전 이 지역에 살았던 켈트족 공주 또는 왕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발굴 작업을 이끄는 베스티앙 드뷔 박사는 “무덤에 묻힌 마차와 솥, 구리로 만든 도기 등은 고대사회로부터 내려져오는 화려한 무덤의 성격을 고스란히 나타낸다”면서 “수 천 년전의 장례문화를 매우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덤은 지난 해 10월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뒤 여전히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덤 깊숙한 곳에 더 많은 유물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국립고고학연구센터 측은 “유물들의 보존상태에 비해 유골의 상태는 양호하지 않다. 이 때문에 유골의 성별을 밝혀내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다만 땅에 묻히기 전 매우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이는 유골 주인이 생전 지위가 높은 사람이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백문이불여일행] 무뚝뚝한 딸, 1주일간 매일 아빠께 전화를 걸다

    [백문이불여일행] 무뚝뚝한 딸, 1주일간 매일 아빠께 전화를 걸다

    백문이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 백번 듣고 보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실제로 해보는 것, 느끼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보고 듣는 것’ 말고 ‘해 보고’ 쓰고 싶어서 시작된 글. 일주일간 무엇을 해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 ● “아빠, 나야”… 어색한 첫 통화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는 지금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스물 일곱 큰 딸.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지내보고 싶단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초년생이 독립하기에는 ‘현실’이란 벽이 너무 높다. 내 방보다 작은 서울 원룸의 집값을 듣고 ‘독립=먼 미래의 일’이라고 바로 깨달았다.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고, 부모님 또한 가게를 열면서 한 집에서 ‘잠’만 같이 잔 지 3년 정도 됐다. 출근할 때 집을 나서며 주무시고 있는 부모님 얼굴을 볼 때면, 마음 한 켠이 시리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다녀올게”, “응” 짧은 대화가 전부다. 아들보다 더 아들같은, 큰 딸의 무뚝뚝함은 부모님과 닮았다. 어버이날, 생일같은 특별한 날 “사랑해”란 말로 마음을 전하려 하면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틱틱’대다가 아무렇지 않게 “뭐 먹을까?” 하는 게 우리집의 모습이다. 애교와 사랑스러움은 13살 된 강아지 ‘복실이’가 홀로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아빠에게 매일 전화하기’는 일주일의 체험 중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해본 적은 없지만, 못할 것도 없겠다 싶었다. 그냥 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만 누르면 되는 쉬운 일. 그런데 막상 하려니 묘하게 긴장이 됐다. 무슨 얘기를 하지? 이걸로 글을 쓰고 싶어서 하는 거라고 말해야 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멈추려는 마음으로 일단 통화버튼을 눌렀다.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자동으로 들리는 안내멘트가 끝나고 몇번의 신호음 끝에 “여보세요” 아빠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나야” 말이 끝나자마자 아빠는 바로 “엄마 바꿔줄까?”라고 했다. 평소 엄마가 전화를 안 받을 때마다 아빠에게 전화해 “엄마 좀 바꿔줘”라고 했기 때문일거다. “아니, 아빠한테 전화한거야”라는 말에 아빠는 “왜? 무슨 일 있어? 어딘데?”라고 놀란 듯 물었다. “그냥 전화한거야. 회사야”라고 말하니 아빠는 이런 상황이 어색해도 싫지 않은 듯 했다. “아 그래? 아빤 일하러 가려고. 우리 딸 좋은 일 있고, 좋은 하루 보내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했다. 아빠의 단골멘트다. “응 아빠도 좋은 하루 보내” - 첫 통화를 끝내고 시간을 보니 20초라고 찍혀 있었다. ● “아빠를 부탁해”… 아빠라는 이름의 무게 어느날 거실에서 TV를 보던 아빠가 “다른 집 딸들은 ‘아빠 사랑해’ 하면서 안아주기도 하고, 뽀뽀도 한다던데”라고 딸 들으라는 혼잣말을 했다. 아빠의 말을 들었지만, 못 들은 척 누워있는 강아지를 예뻐하며 딴청을 피웠다. 주변의 말을 들어보면 아들도 딸도, 아빠와의 사이가 엄마보다 가까운 집은 드물다. 바깥에서 일을 하시는 아빠는 집에서 자녀와 함께 있어주는 시간이 엄마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에 지친 아빠들이 집에 들어와 자녀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까맣게 몰랐던 것 같다. ‘엄마’만큼 ‘아빠’도 힘들다는 것을. 학교에서 사회에 나오면서 아빠가 내색하지 않았던 힘듦을 헤아려보게 됐다. 사실 그 무게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부모님 집에 살면서 내가 번 돈을 나에게만 쓰는 나도, 버거울 때가 있는데 아빠는 결혼 전에는 가족들을, 결혼 후에는 부인과 딸아들을 위해 37년을 쉬지 않고 일했다. 나와 동생을 어느 정도 다 키운 지금에서야 자신의 노후를 위해 돈을 번다는 아빠. 어색한 첫 통화를 시작으로 조금씩 별 거 아닌 말들을 따뜻하게 건넬 수 있게 됐다. 통화시간은 여전히 1분 남짓이지만 “아빠 뭐해?”, “뭐 먹었어?”라고 용건 없이 거는 전화가 이젠 어색하지 않다. 아빠도 더 이상 딸의 갑작스런 전화에 놀라지 않는다. 불과 1주일도 안됐는데. ● “아빠 사랑해”… 일주일의 통화 가족들과 여행을 가본 지 정말 오래됐다. 초등학교 때 간 제주도 여행이 마지막 기억이다. 학창시절에는 시험공부, 대학에 들어가서는 해외여행을 다닌다고 정작 부모님 생각을 못했다. 부모님은 “우리 딸 좋겠다”며 여행다니는 내 모습을 좋아하시지만, 정작 본인들이 가는 데는 인색하다. “나중에”란 말을 입에 달고 사신다. 쉬는 것에 익숙치 않은 부모님의 모습이 안쓰러울 때가 많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가게를 쉬는 것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시는 것을 볼 때마다 괜히 화가 난다. 며칠 전, 제주도에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친구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부모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생전 처음 낚시도 하고, 스쿠터도 탄 사진을 아빠에게 보냈다. 행복한 기분에 평소보다 더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제주 5일장에 가서 블러드오렌지라는 과일을 한 봉지 샀다. 공방에 가서 엄마에게 줄 천연향수도 만들고, 돌아오는 공항에서 아빠에게 줄 담배 한 보루도 샀다. “아빠 무슨 담배 사다줄까?” 딸의 전화에 아빠는 평소 피던 담배 이름을 불러줬다. 집에 도착해서 아무렇지 않게 공항에서 산 담배를 건네니 아빠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옆에 있던 엄마는 “뭐가 좋은 거라고 담배를 사다 주냐”라고 투덜대신다. 그래도 아빠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잘샀다 싶다. ‘아빠’란 단어를 가장 많이 불러봤던 일주일이었다. 같이 살고 있다는 이유로, 혹자는 떨어져 살고 있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특히 아빠에게 전화 한 통 하는 것이 참 야박했다. “아빠 사랑해” 끝내 쑥스러워 말 못했지만, 일주일동안 매일 통화하면서 아빠는 그 마음을 조금은 알아차리신 것 같다. 통화목록의 아빠 이름이 더는 어색하지 않다. ● 아빠를 위해 함께 보면 좋을 방송프로와 책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2015, SBS) : 평소 표현이 서툰 아빠들이 딸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아빠와 딸의 7일간’(2007, TBS) : 아빠와 딸이 사고로 인해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7부작 일본 드라마. 코믹하지만 깊은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다. ‘이젠 아빠를 부탁해’(정병길 저) : 현재 아빠들의 존재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아버지를 생각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유승준 저) : 아버지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갈 남자들을 위한 책이다.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슈퍼맨으로서의 아빠가 아닌, 가족과 함께 인생길을 걷는 동반자로서의 아빠의 역할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새끼에 물개 사냥 교육하는 어미 북극곰 포착

    절묘한 순간을 포착한 한 장의 사진일 뿐이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장면이다.최근 이스라엘 출신의 야생전문 사진작가 로이 갈리치가 북극과 노르웨이해 사이 스발바르 제도에서 촬영한 북극곰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물개를 사냥하는 어미 북극곰과 이를 뒤에서 지켜보는 새끼. 북극곰은 물개가 얼음 구멍으로 숨을 쉬기위해 올라오는 순간을 기다리다 번개처럼 잡아낸다. 영양분이 풍부한 물개를 주식으로 삼는 북극곰은 이같은 사냥 기술을 오랜 시간 대를 이어 배워왔다. 사진 속 장면 역시 어미가 물개를 잡는 모습을 새끼에게 가르치는 것으로 인형같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를 지켜보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사진작가 갈리치는 "북극곰은 물개가 얼굴을 내미는 순간을 잡기위해 오랜 시간 숨죽여 기다린다" 면서 "작은 발걸음 하나도 얼음 사이로 물개가 느끼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극은 정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투의 현장과도 같다" 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극곰의 물개 사냥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의 면적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북극곰의 '사냥터'가 급속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북극곰은 배를 채우기 위해 눈에 보이는 것은 닥치는대로 잡아먹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노르웨이 극지연구소는 북극곰이 돌고래를 공격해 잡아먹는 장면을 사상 처음으로 포착한 바 있다. 이는 북극이 점차 따뜻해지면서 평소 여름철에 북극 쪽으로 이동하는 흰부리 돌고래들이 이른 봄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배고픈 북극곰의 '레이다'에 걸려든 탓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캐나다 환경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극곰 주요 서식지인 보퍼트해 해역의 개체수를 조사한 이 연구에서 북극곰은 2004년 1600마리에서 2010년 900마리로 줄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만년 전 냉동된 ‘미라 강아지’ 사상 첫 부검

    1만년 전 냉동된 ‘미라 강아지’ 사상 첫 부검

    1만 2000년 전에 얼어붙어 미라가 된 암컷 개의 부검 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견종의 유해 중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이 강아지의 부검 결과는 관련 연구에 지대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적으로’ 미라가 된 개가 발견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생전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이 시체에는 털, 이빨, 피부, 장기가 온전히 보존된 것은 물론 강아지가 마지막으로 섭취한 음식까지 그대로 위장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라는 처음 2011년 러시아 극동부 야쿠티아 공화국에서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인 투맷(Tumat) 마을의 유리와 이고르 형제는 매머드 상아를 찾아 돌아다니던 중 얼음 속에 갇힌 작은 짐승을 보고 야쿠티아 공화국의 북동부 연방대학교에 연락을 보냈다. 곧 대학교 측에서 발굴팀을 파견했으며, 이들은 얼음 속의 시체가 고대 견종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탄소연대측정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조사해 본 결과 약 1만 2450년 된 유해라는 것을 파악 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유해를 냉동시킨 뒤 수년간 이미 DNA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부검을 처음 시작한 것은 올 해 4월이었고 자세한 결과는 최근에서야 발표됐다. 부검은 동북부 연방대학 의학과 전문가들이 맡았다. 의학과의 다리마 가메바 교수는 “보통 사체의 신체 조직은 사망 이후에 분해되기 마련인데, 이 미라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번 유해의 특별함을 설명했다. 유해의 복부를 열어본 결과 심장, 간, 폐가 온전히 남아있었고 장의 일부도 남아있었다. 위도 완전했는데, 열어보니 1㎝정도 되는 잔가지 두 개가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산사태에 휩쓸린 불쌍한 고대 강아지가 근처의 나무를 물고 늘어졌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조사는 올 가을에 시작할 예정이며 위 조직 일부는 이미 일본 토호쿠 대학으로 전달된 상태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세르게이 페도로프는 “이 개가 발견된 지역에서는 그 이전에도 돌로 만든 도구나 뼈로 만든 화살촉 등 고대 인류의 흔적도 종종 발견됐었다. 이번 여름에 고고학자들과 같이 해당 장소를 다시 방문해 고대 인류가 남긴 흔적이 더 있는지, 이 강아지의 주인도 발견할 수 있을지 찾아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유해를 조사한 다른 국가 과학자들 또한 새로운 발견에 기뻐하고 있다. 벨기에 왕립 자연사박물관의 미처 저몬프 박사는 “세계 각국에 어른 개의 유해는 있지만 이번처럼 강아지의 유해가 발견된 적은 없다. 더불어, 벨기에서 발견된 3만6000년짜리 고대 견종 유해나 2만 6000년 정도 된 유해도 많지만 그 중 이렇게 보존 상태가 좋은 것은 없다”며 이번 발견의 의의를 강조했다. 사진=ⓒ시베리안 타임즈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꼭꼭 숨겨라… 최고인민회의도 모르는 北 국방비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꼭꼭 숨겨라… 최고인민회의도 모르는 北 국방비

    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 2월 24일 ‘2015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한국과 북한의 군사력 현황을 비교하며 “한국이 북한에 비해 엄청난 열세”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현역 전투병은 63만여명으로 119만명인 북한의 54%”라면서 “한국 군사력이 북한에 앞서는 부분은 13개 항목 중 장갑차와 헬기 등 2개 분야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북한의 노후한 장비까지 포함시켜 단순히 숫자만 비교한 것일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론의 동향은 심상치 않았다. 네티즌들은 “북한보다 압도적인 국방비를 쓰면서 아직도 북한에 뒤지느냐”고 들끓었다. 북한은 지난 4월 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회의에서 액수는 밝히지 않은 채 군사비가 전체 예산의 15.9%라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추산한 북한 재정 규모를 근거로 11억 5000만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북한은 해마다 예산의 15~16%를 지출한다고 발표해 왔다. 남한의 지난해 국방비는 325억 달러(35조 7000억원) 수준으로 북한의 30배 수준인 셈이다. 국방부는 이로부터 한 달여 후인 4월 14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군사비 규모가 남한의 3분의1 수준인 102억 달러(약 11조 2000억원)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의 군사비는 은폐된 부분이 많고 실제 구매력평가환율(PPP) 기준으로 따지면 100억 달러를 상회하기 때문에 30배 차이까지 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남한 63만명 vs 북한 120만명 ‘이길수 있나’ 이 같은 일련의 모습은 북한의 실제 군사비와 군사력을 놓고 이해 당사자 간 ‘진실게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국방비 관련 공식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다. 무엇보다 북한은 국내총생산(GDP)과 국가 예산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구소련 등 옛 사회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발표하는 국방비는 일부일 뿐 나머지는 은폐돼 있다고 분석된다. 북한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국방예산이 정부 예산의 30% 수준이라고 공표해 왔지만 1972년부터 17%라고 발표했고 이후 15~16%대 수준을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는 군비 가운데 경상유지 비용 부문만 예산으로 공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북한이 군사력 강화를 국가의 최우선 목표로 삼으면서도 평화를 중시한다는 국제적 선전의 명분을 쌓아야 하는 입장에서 군사비 지출을 최대한 적게 보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 당국의 북한 군비 분석은 은폐된 비용을 추산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한다. 북한군 병력 규모는 현재 120만명, 남한은 63만여명 수준이지만 40년 전인 1975년만해도 남한 63만명, 북한 56만여명 수준으로 북한군 병력 숫자가 적었다. 북한이 40년간 꾸준히 군사력을 증강해 120만 대군을 육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정의 15% 수준으로는 어렵다는 평가다. 북한의 군사 부문 경제는 국가 경제와 별도로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장비획득비, 군사건설비, 연구개발비나 퇴역 군인에 대한 연금 지출 등은 군사비 항목에서 제외됐을 개연성이 크다. 북한의 경우 군사 기지를 건설할 때 국유지를 사용하면 되고 군대를 동원해 건설하면 노임을 절약할 수 있다. 단순 경제규모 차이를 기준으로 군사비 지출을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군 당국의 판단이다. KIDA는 북한의 연간 핵 개발비용이 약 6억 5000만 달러이고 미사일 개발비용은 연간 5억 7000만 달러라고 추산하고 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신형미사일 개발과 성능개량에 주력하는 만큼 연간 무기·장비 획득비는 최소 15억 달러 이상일 것이라는 평가다. 이를 감안한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군사비 지출은 102억 달러 수준으로 북한 GDP의 20~30% 수준이라는 것이다. 남한의 지난해 군사비는 GDP 대비 2.38% 수준이다. ●군 당국 북한 위협 과대평가 논란도 특히 북한의 군비 지출 현황에 대해 아는 사람은 북한 권력층 가운데서도 극히 소수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역임했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생전에 “최고인민회의에서 예산을 심의할 때 심의에 들어가자 전 비서들이 모여 토론하는데 그때 나오는 숫자와 최고인민회의에 나온 숫자가 달랐고 국방비만큼은 얘기하지 않는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의 북한 군비 지출과 군사력 평가에도 과장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과거 군 당국이 이에 대해 일관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고 북한의 위협을 과대 평가해 국민들의 불신만 높였다는 의혹이다. 2013년 11월 국정감사 당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면 누가 이길 것으로 보이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한·미 동맹이 싸우면 우리가 월등히 이기지만, 남북한이 1대 1로 붙으면 우리가 불리하다”고 답변했다. 이는 국방부가 북한의 재래식 전력 위협을 과대 평가해 조직을 확장하고 예산을 더 확보하려는 이율배반적 태도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물론 이 같은 불신의 기저에는 정부 재정의 14.5%(올해 기준)를 국방 예산으로 투입해도 방산비리로 예산이 줄줄 샌다는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다. 무엇보다 국방부는 군사력 산출 방식에 대해 PPP를 중심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 객관적 평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는 “전년에 비해 북한군 포 숫자가 늘어나면 무기 단가에 늘어난 수만큼 곱해서 재정을 산출하는 식”이라면서 “문제는 이 단가가 우리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라 북한이 실제로 이를 얼마에 구입하는지 알 수 없어 부정확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북한 원화의 가치와 실제 상품에 대한 구매력을 과연 군사 부문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실제 북한 군사비는 40억 달러를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남북한 현존 무력을 비교 평가하기 위해 ‘전력지수’ 방식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 전차를 비교하면서 전차의 성능에 따라 가중치를 다르게 두고 이에 수량을 곱해 총점을 매기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물적 역량 중심의 방식으로 정확한 군사력을 측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공군력을 비교할 때 항공기의 숫자만큼 출격 횟수와 총체공시간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단일 무기 수치의 합으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함택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적의 위협을 극대화해야 하는 군의 속성상 북한의 위협 기준을 최대한 높이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 GDP와 예산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군의 발표가 완전한 신빙성을 갖고 있다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 병참지원 열악 전면전 수행능력 떨어져” 앞서 제시된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군사력 보고서도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 보고서의 남북한 군사력 비교는 각 무기 체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북한의 낡은 무기까지 계산해 ‘북한 군사력이 우세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문제는 이 같은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들이 록히드마틴 등 방산업체들의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의 공포’를 강조해 미국 방산업체들의 무기 구매를 유도하는 셈이다. 북한은 무기의 수량에서 우세하지만 해·공군 장비는 소형이고 노후화된 구식 장비가 많다. 북한군이 자주포, 방사포(다연장 로켓), 대공포를 많이 보유한 것도 한·미 연합군에 비해 공군의 제공권이나 지상 공격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포병의 수적 우세에 힘입어 전쟁 발발 시 초기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어도 병참 지원이 열악해 전면전 수행 능력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함 교수는 “군사력과 군사비는 대체로 비례하나 한 해 군사비뿐 아니라 누적 투자비가 어느 정도인가도 중요하다”라면서 “재래식 군사력은 남한이 우위이나 문제는 지정학적으로 서울이 휴전선에 가까이 있어 위협을 받아 방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대칭전력인 핵무기를 포함시키면 남북 간 군사력 우위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함 교수는 “남한이 재래식 무기에서 우위를 보여도 북한의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위력을 지닌 한·미 동맹의 억제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만년 전 ‘냉동’된 고대 강아지 부검…학계 관심 집중

    1만년 전 ‘냉동’된 고대 강아지 부검…학계 관심 집중

    1만 2000년 전에 얼어붙어 미라가 된 암컷 개의 부검 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견종의 유해 중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이 강아지의 부검 결과는 관련 연구에 지대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적으로’ 미라가 된 개가 발견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생전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이 시체에는 털, 이빨, 피부, 장기가 온전히 보존된 것은 물론 강아지가 마지막으로 섭취한 음식까지 그대로 위장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라는 처음 2011년 러시아 극동부 야쿠티아 공화국에서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인 투맷(Tumat) 마을의 유리와 이고르 형제는 매머드 상아를 찾아 돌아다니던 중 얼음 속에 갇힌 작은 짐승을 보고 야쿠티아 공화국의 북동부 연방대학교에 연락을 보냈다. 곧 대학교 측에서 발굴팀을 파견했으며, 이들은 얼음 속의 시체가 고대 견종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탄소연대측정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조사해 본 결과 약 1만 2450년 된 유해라는 것을 파악 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유해를 냉동시킨 뒤 수년간 이미 DNA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부검을 처음 시작한 것은 올 해 4월이었고 자세한 결과는 최근에서야 발표됐다. 부검은 동북부 연방대학 의학과 전문가들이 맡았다. 의학과의 다리마 가메바 교수는 “보통 사체의 신체 조직은 사망 이후에 분해되기 마련인데, 이 미라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번 유해의 특별함을 설명했다. 유해의 복부를 열어본 결과 심장, 간, 폐가 온전히 남아있었고 장의 일부도 남아있었다. 위도 완전했는데, 열어보니 1㎝정도 되는 잔가지 두 개가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산사태에 휩쓸린 불쌍한 고대 강아지가 근처의 나무를 물고 늘어졌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조사는 올 가을에 시작할 예정이며 위 조직 일부는 이미 일본 토호쿠 대학으로 전달된 상태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세르게이 페도로프는 “이 개가 발견된 지역에서는 그 이전에도 돌로 만든 도구나 뼈로 만든 화살촉 등 고대 인류의 흔적도 종종 발견됐었다. 이번 여름에 고고학자들과 같이 해당 장소를 다시 방문해 고대 인류가 남긴 흔적이 더 있는지, 이 강아지의 주인도 발견할 수 있을지 찾아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유해를 조사한 다른 국가 과학자들 또한 새로운 발견에 기뻐하고 있다. 벨기에 왕립 자연사박물관의 미처 저몬프 박사는 “세계 각국에 어른 개의 유해는 있지만 이번처럼 강아지의 유해가 발견된 적은 없다. 더불어, 벨기에서 발견된 3만6000년짜리 고대 견종 유해나 2만 6000년 정도 된 유해도 많지만 그 중 이렇게 보존 상태가 좋은 것은 없다”며 이번 발견의 의의를 강조했다. 사진=ⓒ시베리안 타임즈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스카이다이빙 사고 정인아 사망, 실종 3일만에 발견… 누구길래? ‘크크섬의 비밀 출연’

    스카이다이빙 사고 정인아 사망, 실종 3일만에 발견… 누구길래? ‘크크섬의 비밀 출연’

    스카이다이빙 사고 정인아 사망, 실종 3일만에 발견… 누구길래? ‘크크섬의 비밀 출연’ ‘정인아 사망’ 모델 겸 배우 정인아(35)가 스카이다이빙 사고로 사망했다. 17일 한 매체는 “정인아가 지난 6월 13일 전남 고흥에서 스카이다이빙 트레이닝 중 기상 악화로 사고를 당했다”고 정인아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정인아는 지난 13일 전남 고흥에서 스카이다이빙 트레이닝 중 기상 악화로 사고를 당했다. 이후 실종 3일 만인 16일 시신이 발견됐다. 정인아는 준비 중인 영화에서 스카이다이빙 장면을 직접 연기하기 위해 1년가량 연습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장례식장은 인천 시민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9일 오전 6시다. 한편 정인아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다니는 재원으로, 2008년에는 MBC ‘크크섬의 비밀’에 출연했다. 생전 배우, 모델, 트레이너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정인아는 요가 강사 자격증, 필라테스 자격증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들 생전 국제결혼 몰랐다… 혼인 없었던 일로”

    #1. 중국 여성 A씨와 재혼을 한 40대 한국 남성 B씨는 혼인신고를 한 지 6개월 만인 2011년 11월 사망했다. A씨는 혼인신고를 전후로 2주 정도만 B씨와 함께 있다 중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B씨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그러자 B씨의 전처와 아들은 혼인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와서 전남편과 혼인신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B씨가 허위 신고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소송을 기각했다. #2. 40대 한국 남성 C씨는 2000년 두 살 아래 중국 여성 D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D씨는 이후 3년이 지나서야 배우자 초청 형식으로 입국해 7개월가량 머물다 중국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C씨가 사망하자 C씨의 어머니가 재산상의 이유로 혼인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법원은 “C씨가 가정을 꾸리는 게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머니의 손을 들어줬다. B씨와 C씨의 사례처럼 외국인 배우자를 상대로 내국인 사망자의 가족 등이 제기하는 재산권 관련 혼인무효 확인 소송이 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17일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망자에 대한 상속권이 있는 유족이 가족관계등록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망자에게 외국인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뒤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송이 늘어나는 것은 소송 결과에 따라 상속 재산이 큰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망자가 생전에 실제 재산이 없더라도 사망 보험금이나 사망자의 직계존속 재산 등을 둘러싸고 상속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혼인무효 확인은 법률상 요건이 엄격해 당사자 한쪽 또는 양쪽 모두 혼인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입증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1심에서 패소했던 유족들이 베트남 현지까지 직접 찾아가 사망자와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는 당사자의 주변 사람들조차 결혼 사실을 모른다는 것을 밝힌 뒤에야 항소심에서 승소한 사례가 있을 정도다. 2005년 4만 2000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국제결혼은 2013년 2만 5963건까지 떨어졌다. 과거 ‘배우자 쇼핑’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불법·편법 국제결혼 중개가 성행하며 취업 목적의 위장결혼, 사기, 가정폭력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혼인무효 소송도 국제결혼 열풍의 그늘 중 하나로 뒤늦게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혼인 당사자 한쪽이 숨진 경우 이혼 청구가 불가능해진다”며 “실제 결혼할 뜻이 없이 혼인신고를 한 외국인 배우자가 있다면 사망 후 상속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이혼 청구 등을 통해 가족관계등록부를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스카이다이빙 추락사, 배우 정인아 ‘생전모습보니..’

    스카이다이빙 추락사, 배우 정인아 ‘생전모습보니..’

    정인아 사망 모델 겸 배우 정인아(본명 정혜경)가 스카이다이빙 사고로 사망했다. 전남 고흥군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 도중 실종된 정인아가 실종 3일째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16일 보성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고흥군 고흥만 방조제 근처 해상에서 지난 13일 실종된 정인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정인아는 MBC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출연했으며 요가강사 자격증, 필라테스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는 다재다능한 배우였다. 그는 트레이너로서 연예인들을 지도하는 한편 피트니스 센터 경영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정인아, 스카이다이빙 사고로 숨져… ‘크크섬의 비밀’ 출연한 배우

    정인아, 스카이다이빙 사고로 숨져… ‘크크섬의 비밀’ 출연한 배우

    정인아, 스카이다이빙 사고로 숨져… ‘크크섬의 비밀’ 출연한 배우 ‘정인아’ 모델 정인아가 스카이다이빙 연습을 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년 35세. 17일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정인아는 지난 13일 전남 고흥에서 스카이다이빙 트레이닝 중 기상 악화로 사고를 당했다. 이후 실종 3일만인 16일 시신이 발견됐으며, 17일 장례절차에 들어갔다. 정인아는 영화에서 직접 스카이다이빙신을 선보이기 위해 1년째 트레이닝을 받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생전 배우, 모델, 트레이너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정인아는 요가 강사 자격증, 필라테스 자격증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에는 MBC ‘크크섬의 비밀’에 출연한 정인아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다니는 재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끼에게 물개 사냥 교육하는 어미 북극곰 포착

    절묘한 순간을 포착한 한 장의 사진일 뿐이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장면이다.최근 이스라엘 출신의 야생전문 사진작가 로이 갈리치가 북극과 노르웨이해 사이 스발바르 제도에서 촬영한 북극곰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물개를 사냥하는 어미 북극곰과 이를 뒤에서 지켜보는 새끼. 북극곰은 물개가 얼음 구멍으로 숨을 쉬기위해 올라오는 순간을 기다리다 번개처럼 잡아낸다. 영양분이 풍부한 물개를 주식으로 삼는 북극곰은 이같은 사냥 기술을 오랜 시간 대를 이어 배워왔다. 사진 속 장면 역시 어미가 물개를 잡는 모습을 새끼에게 가르치는 것으로 인형같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를 지켜보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사진작가 갈리치는 "북극곰은 물개가 얼굴을 내미는 순간을 잡기위해 오랜 시간 숨죽여 기다린다" 면서 "작은 발걸음 하나도 얼음 사이로 물개가 느끼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극은 정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투의 현장과도 같다" 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극곰의 물개 사냥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의 면적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북극곰의 '사냥터'가 급속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북극곰은 배를 채우기 위해 눈에 보이는 것은 닥치는대로 잡아먹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노르웨이 극지연구소는 북극곰이 돌고래를 공격해 잡아먹는 장면을 사상 처음으로 포착한 바 있다. 이는 북극이 점차 따뜻해지면서 평소 여름철에 북극 쪽으로 이동하는 흰부리 돌고래들이 이른 봄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배고픈 북극곰의 '레이다'에 걸려든 탓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캐나다 환경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극곰 주요 서식지인 보퍼트해 해역의 개체수를 조사한 이 연구에서 북극곰은 2004년 1600마리에서 2010년 900마리로 줄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인슈타인 미공개 편지 27통 경매서 4억 7700만원에 낙찰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생전에 남긴 미공개 편지 27통이 경매에서 총 42만 625달러(약 4억 7700만원)에 낙찰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역사 수집품 업체인 ‘프로파일스 인 히스토리’에 따르면 이 업체가 최근 진행한 경매에서 아인슈타인이 아들 한스에게 보낸 편지가 27통 가운데 최고가인 6만 2500달러(약 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편지들은 아인슈타인이 1940년대에 작성한 자필 원고로만 채워졌다. 가장 큰 규모의 컬렉션으로 개인 수집가가 여러 해에 걸쳐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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