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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중 수은농도 선진국의 최고8배

    혈중 수은농도 선진국의 최고8배

    우리나라 국민의 혈중 수은(Hg)농도가 비록 국제적 인체영향기준을 밑돌지만 일부 선진국 국민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은 인체 신경계와 생식기관에 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유해 중금속으로, 최근 인체·생태계 노출이 증가되는 추세다. 환경부는 6일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전국 20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수은·납(Pb)·카드뮴(Cd) 등 세 가지 유해 중금속의 혈중농도를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 수은의 혈중 평균농도가 ℓ당 4.34㎍(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1g)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독일 인체모니터링위원회가 일반인 중 민감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으로 권고한 15㎍보다는 낮지만, 미국(0.82㎍), 독일(0.58㎍) 평균치보다는 5∼8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중국(3.5㎍)보다는 조금 높았고 일본(18.2㎍)보다는 크게 낮은 편이었다. 연령 별로는 40대가 4.79㎍으로 가장 높았고,50대(4.52㎍),30대(4.18㎍),60대 이상(4.06㎍),20대(3.98㎍) 등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평균 5.01㎍으로 여자(3.76㎍)보다 1.3배가량 높았다. 환경부는 “대부분 선진국보다 수은농도가 높게 검출됨에 따라 올해 중 산업단지내 거주민과 산모·태아 등 민감집단에 대한 정밀조사에 나서는 등 체계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암물질인 카드뮴의 혈중 평균농도 역시 ℓ당 1.52㎍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5㎍)보다 낮게 검출됐다. 그러나 미국(0.47㎍)과 독일(0.44㎍)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납의 경우 미국보다는 높았지만, 독일·일본 등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환경부는 “납 농도가 낮은 것은 88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무연휘발유를 조기 보급한 효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정보 뱅크] 아는만큼 더 건전 성교육 ‘열린마당’

    항문찌르기와 치마들추기, 브래지어 끈 당기기 등은 아이들의 치기어린 장난정도로 여긴다. 하지만 성교육 전문가들은 “이같은 행동도 엄연한 성폭력이며 만일 어린이들이 문제의식 없이 성장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성(性)에 대해 터놓기를 꺼리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성교육을 받는 체험 전시회가 성황 중이다. 다음달 5일까지 일산 한국 국제전시장(KINTEX )에서 열리는 ‘2006 성교육 대탐험전’은 코흘리개 아이부터 청소년까지 자궁에서 이성관계까지 연령대별로 성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일단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도록 뛰놀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가령 자궁을 재현한 유아 체험관에서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 어떻게 지냈는가를 살핀다. 엄마와 아빠, 아이가 함께 분만하는 과정도 지켜볼 수도 있다. 또 몽정을 공장에 비유해서 정자가 생성되는 과정과 생식기와 관련된 질병도 알려준다. 성장발달 호르몬으로 신체 외형이 변화하는 것이라는 것도 증명한다. 이 밖에도 성기 만지기 등 아이의 행동에 따른 성교육 대처 방법도 일러준다. 초경과 몽정, 안전한 성을 위한 상황 판단법, 자신 보호, 도움 청하기 등 상황극을 통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또 학부모가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성교육 전문가도 따로 배치됐다.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김영란 공동대표는 “체험 전시관을 방문한 것으로 성교육을 모두 마쳤다고 할 수 없지만 아이들이 성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성교육을 삶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031)995-8600∼3.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연령별 성교육 이렇게… 성장기의 어린이들은 성에 대한 지각력도 나이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4세 유아에서부터 초등학교 6학년생들이 각각 물을 만한 질문과 이에 대한 대답을 정리한다. ●4∼6세 (1)출생 남녀가 접근하면 수태를 하고 임신, 태아가 발달하는 과정을 거쳐 아기가 출생한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준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수태 과정을 설명하면서 주저하는데, 정확한 표현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낫다. (2)생식기 명칭 부모들은 생식기를 유아적인 용어로 설명하는데 유아적인 명칭은 성을 장난스럽게 보거나 더럽거나 하찮은 것으로 보게 될 위험이 있다. 올바른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 (3)성의 차이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 차이를 알려 주면서 서로 다르다는 것은 나쁘다는 것이 아니며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성의 정체적인 면을 긍정적인 면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의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7∼9세 아이들은 남녀의 신체적 차이를 확실히 이해하고, 자신의 신체를 노출시키는 것을 수줍어한다. 아이들이 임신과 출산 등 생리적인 번식에서 정신적, 신체적 변화와 사춘기의 성징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도록 한다. 최근에는 신체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서 월경이나 몽정을 경험한 아이들도 있다. ●10∼12세 (1)월경 예비 지식이 없이 갑자기 월경을 하게 되면 몹시 놀라며 타인에게 말하기 부끄러워서 혼자 고민한다. 생리대를 준비해 주고 생리 현상을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월경 자체는 신성하고 소중하지만 주변을 더럽힐 수도 있으므로 신경을 쓰도록 알려준다. (2)사정 여자 아이들이 월경을 경험하듯이 남자 아이들은 흔히 꿈을 꾸다가 사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을 처음 하면 무척 당황하고, 심지어 병이 생겨 고름이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게 된다. 특히 아버지가 미리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13∼15세 (1)이성 교제 반드시 적절한 지도와 상담이 필요하다. 현재 마음이 끌리는 대상은 나중에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가능한 한 객관적인 안목과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 준다. (2)이성에 대한 관심과 성욕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성욕을 느끼고 반응하는 데 있어서 남녀의 차이가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남자는 성행동이 충동적이고 여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회·문화적으로 여성에게 더욱 성행동을 억압하도록 강요하기 것이라는 사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3)순결 현실에서 성적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가 변함에 따라 순결 위주의 성교육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무조건 순결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상대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정신적 사랑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사랑의 진실한 의미를 알 수 있도록 도와 준다. (4)자위 행위 자위의 순간에는 쾌감을 느끼지만, 그 뒤에는 허탈감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많으며, 죄의식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강한 청소년이라면 자위 행위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자극적인 책을 탐독하거나 지나치게 성에 대한 생각에 골몰하지 않도록 좋은 습관을 들이고, 운동이나 활기찬 생활로 정력을 쏟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도움말 구성애의 푸른아우성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우울증 환자 軍복무 면제

    우울증 환자 軍복무 면제

    앞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군 복무가 면제된다. 반면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이 있더라도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면 현역으로 군대에 가야 한다. 국방부는 2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징병신체검사규칙’ 개정안이 다음달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병역 회피에 악용될 소지가 있거나 의료기술의 발달로 치료 가능성이 높아진 질환 12개는 기준을 강화하고, 심각성이 새롭게 인정된 희귀성 난치 질환 14개는 완화했다. 개정된 규칙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저하증, 강직성 척추염, 양안 망막박리로 수술한 경우나 비뇨생식기계 결핵으로 합병증이 있는 경우, 양측 정류고환으로 합병증이 있는 경우 등은 기존에 현역 또는 보충역 대상이었으나 다음달부터는 면제받게 된다. 이와 함께 기관지 확장증으로 3회 이상 치료받았거나 기관지 천식이 악화돼 최근 1년 이내 3회 이상 입원치료를 한 경우나 우울·기분장애 및 신경증적 장애로 입원경력이 1개월 이상일 경우 등도 면제 대상이다. 반면 흉터자국이 심한 켈로이드성 반흔, 손가락이 6개 이상인 수지과다증이지만 기능장애가 없는 경우, 팔 관절 회전이 30도 이내에서만 가능한 경우 등 7개 항목의 경우는 기존엔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현역으로 복무해야 한다. 레이노드 증후군으로 합병증이 없는 경우나 비루관 협착은 기존의 면제에서 보충역 대상으로 강화됐다. 병역면탈용으로 악용돼 온 사구체신염과 눈의 굴절이상, 건선 등의 피부질환 등은 면제 대상으로 유지하되 판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자세한 내용은 국방부(www.mnd.go.kr)나 병무청(www.mma.go.kr)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고장난 남성 꿰매주고 고쳐주고

    고장난 남성 꿰매주고 고쳐주고

    산부인과 의사는 대부분이 남자다. 어느 면에서는 인기도 남자 의사쪽이 여자 의사보다 더 많다. 반대로 남성만의 비경(秘境)인 비뇨기과를 보는 여자 의사는 없을까. 있다면 남자 비뇨기과 의사보다 더 인기를 모을 것이라는 단순 논리가 적용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선 단 하나뿐인 여자 비뇨기과 의사 - 김진복(金鎭福·36)씨가 지금 서울에서 개업을 하고 있다. 고장난「남성」들이 말하자면 여인의 섬섬옥수(纖纖玉手)로 수리되는 곳.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동 대로변에 있는「대생(大生)의원」이 그 곳이다. 머뭇머뭇 들어서는 청년, 얼굴만 보아도 알아차려 무척 앳돼 보이는 청년이 수줍은 듯 들어선다. 머뭇머뭇 진찰실 안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시쳇말로「왔다」다. 『진찰받으러 오셨어요?』 이 집 여의사의 부드러운 미소 공세가 우선 청년을 안심시킨다. 얼굴을 일별하는 순간, 이 집 여원장은 벌써 모든 것을 간파한다. 청년은 그「지역」의「이상」을 치료하러 온 것이라고…. 성병진료, 포경수술, 정관절제수술 이것이 이 병원 여원장의 주특기인 진료과목이다. 산부인과와 외과도 함께 본다. 『범상한 판단으론 여자 의사에게「그 곳」을 보이는 게 한층 부끄러울 것 같지만 그렇질 않아요. 오히려 엄숙한 분위기가 없어 더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난「여자」가 아니라「의사」고, 그러면서도 분위기는「여성적」으로 꾸밀 수 있으니까요』 전문의는 아니고 GP(일반의). 표방한 진료과목이 비뇨기과, 산부인과인 것뿐이다. 꽤나 뚱뚱한 체구. 『원래 비뇨기과가 아니라 정관절제수술을 좀 공부했어요. 소록도 나(癩)병원에 근무할 때 나환자들의 정관을 절제하는 시술의(施術醫) 노릇을 했죠. 그때 직접, 간접으로 간여한 정관수술이 한 5, 6백 건 될까요? 내친 김에 비뇨기과를 그대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의대 나오자 소록도 자원, 신랑들의 정관절제(精管切除) 맡아 58년에 우석의대를 졸업. 이듬해 7월 소록도 병원 근무를 자원해 남해의 유적지로 내려갔다. 「비뇨기과와의 인연」은 그때부터. 스물 일곱의 꽃다운 처녀였다. 그 싱싱한 나이의 처녀가, 아무리 의사의 몸이기는 하지만, 남성들의 그것을 꿰매고 수리하는 작업으로 매일 매일을 소일한다는 게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니었다. 주위의 눈총이 우선 무서웠다. 『전공할 게 없어 하필이면 비뇨기과냐…』. 측근들도 그녀를 심히 못마땅해 했다. 『정관절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내 나름의 어떤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병원을 찾아오는 부인들의 많은 수가 인공유산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 난 생각했습니다. 가족계획의 실천을 남성 쪽에 돌릴 수는 없을까고요. 그래서 정관절제수술을 우선 연구하게 되었어요』 소록도 병원엔 전국에서 발견된 나환자들이 들어 온다. 남자, 여자, 늙은이, 젊은이 할 것 없이 이들의 계층은 각양각색. 남자 환자와 여자 환자 사이에「로맨스」가 싹튼다. 이들은 결혼을 할 수가 있다. 단, 결혼 직전 남성쪽이 정관절제수술을 받아야 한다. 소록도 병원 개원 이래 지금까지 실천되어 오는 그들 나름대로의 단종법(斷種法). 김진복씨는 여기서「시집도 안 간 나이」에 단종의「메스」를 들었다. 처음엔 부끄러워 환자 얼굴 못봤으나 의료조무원이 옆에서 거들어 준다. 생식기 아래 부분을「메스」로 짼 다음 실오라기 같은 정관을 찾아 낸다. 그것을 다시 잘라 양쪽 끝을 동여매면 수술이 끝나는 것이다. 처음엔 아무리 의사지만 부끄러워 환자 앞에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메스」를 쥔 손이 경련을 일으켜 수술을 못하고 당황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쌓은 이력이 3년여. 6백 명에 가까운 나환자들의 정관수술을 김씨는 손수 해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분명히 정관절제를 받고 결혼을 했는데 그 부부 사이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난 거예요. 모두들 수근댔죠. 「옆치기」(다른 남자와의 정교)임이 분명하다고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미심쩍은 데가 있었어요. 끈질기게 캐봤더니…』 「옆치기」가 아니었다. 정관수수을 받은 지 1년 만에 이들 부부는 거의 미칠 지경으로 아이가 갖고 싶어졌다. 의료조무원을 매수해 비밀히 정관복원수술을 자기 집에서 실시했다. 마취도 안하고 바느질 하는데 쓰이는 보통 바늘과 실로 잘라진 정관을 이었다. 수술 소요시간 3시간. 참으로 기적 같이 이 수술은 성공되어 그로부터 1년 뒤인 59년에 이들은 아이를 낳았다. 소록도에서만 있을 수 있는 신화. 『이상한 일이었죠. 그땐 복원수술이란 말조차 없던 때거든요? 바느질 하듯 꿰맨 정관이 이어졌다니 놀랄만한 일이었죠』 61년 5월 국립의료원으로 전입된 김진복씨는 몇 달 뒤 공무원 생활을 청산, 선명회 특수피부진료회에서 1년 남짓 근무한 뒤 곧 지금의 자리에다「대생의원」을 차렸다. 62년부터 가족계획이「무시」되면서 그녀는 정관절제 시술의(醫) 교육도 받았다. 시술의사 교육은 서울의대에서 있었는데 물론 그녀는 거기서도 홍일점. 교실엘 들어갔더니 모인 의사들이 모두 한 마디씩 했다. 『아주머니 무얼하러 오셨죠? 여긴 아주머니가 오실 곳이 못 됩니다』. 하룻밤 실수로 찾아오는 청년을 친동생처럼 여겨 보건소에 등록을 하려 했더니 거기서도「점잖게」사양했다. 『여자가 할 일이 못된다』는 게 담당자의 말. 간신히 시술의 지정을 받았다. 「대생의원」주위엔 크고 작은 공장들이 들어 차 있다. 20 전후의 젊은 공원들이 이 병원의 단골이다. 「어쩌다 당한 하룻밤의 실수」로 온통 구겨진 얼굴을 하고 오는 청년들을 보면 의사라는 직업인으로 보다는 친동기간 같은 애정과 연민을 함께 갖게 된다고. 따라서 김씨의 의료 시술엔 모성애적인 분위기가 있다. 가난한 환자에게선 치료비도 탐하지 않는다는「인술」의 참모습을 그녀는 여성만의 입김으로 실천하고 있다. 『며칠 전에 환자 측근에게서「테러」를 당했어요. 병 고쳐준 대가로는 너무 가혹한 일이죠. 의사 노릇 못해 먹겠습니다』 전송하는 얼굴이 온통 퉁퉁 부어 있다. 한국 유일의 비뇨기과 여의사가「남성」에게서「테러」를 당했다는 것이다. 「테러」이유는 진단서를 요구하는 대로 꾸며 주지 않았다는 것. 남성에게는 더 없는 협조자인 그녀가, 남성에게서 폭행을 당했다니 좀 슬픈 마음이 들었다. [ 선데이서울 69년 5/4 제2권 18호 통권 제32호 ]
  • 수능 D-6, 수험생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수능 D-6, 수험생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수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이 상당히 불안해질 때. 집중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시험일이 다가오면서 불안한 마음이 가중되면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수면장애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게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토종아로마 전문업체인 ‘미(美)바이오메드´의 양미란 대표의 도움말로 아로마 테라피를 이용한 수험생의 건강 관리법을 알아보자. ●스트레스를 날려줘 스트레스는 평상시에도 관리해주어야 한다. 라벤더, 레몬 등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아로마와 크레이프루트, 레몬, 네롤리 등으로 만든 안티스트레스 제품은 긴장해소, 신경안정에 도움을 주고, 자신감과 침착함을 준다. 안티스트레스 제품은 발향목걸이나 옷깃에 2∼3방울 뿌려 수시로 향을 맡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샤워젤에 5∼10방울 섞거나, 입욕제로 사용해도 좋다. ●집중력을 높여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이 시기에는 페퍼민트나 로즈마리 등으로 두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공부방, 서재, 연구실 등의 공간에 발향기나 발향목걸이를 이용한다. 로즈, 멜리제 등은 잠을 자도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여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는 경우에 숙면을 유도한다. 우울증을 해소하기도 하고, 신경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자기 전에 베개에 2∼3방울을 떨어뜨리거나, 거품비누나 샤워젤에 5∼10방울을 섞어 사용해도 된다. ●천연아로마 제품을 선물로 토종아로마 전문업체 ‘미(美)바이오메드’가 천연 아로마 제품을 쏩니다. 감기에 약한 분들을 위한 ‘독감고(5㎖)’, 여성에게 좋은 ‘로즈애프터(5㎖)’,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안티스트레스(10㎖)’,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콘센트레이션(10㎖)’,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스위트드림(10㎖)’을 한 세트(20만원 상당)로 묶어 선물로 드립니다. ☞이곳을 참고하세요. ●토종약초를 이용해 감기 예방 수험생에게 감기는 절대 피해야 할 질환이다. 특히 요즘처럼 지독한 감기라면 한번 걸리면 오랜시간 공부에 지장을 받는다. 유자 티트리 유칼립투스 등의 아로마가 감기에 특히 효과가 좋다. 토종박하와 라벤더, 유자 등을 섞은 ‘독감고’아로마를 이용해 간편하게 감기를 예방할 수도 있다. 생수 200㎖에 독감고 아로마를 10∼20방울 떨어뜨려 잘 흔들어 섞은 뒤 공기중에 수시로 분사한다. 마스크, 손수건 등에 5∼10방울 묻혀 흡입해도 좋다. 하루 3∼5회, 아로마를 1∼2방울 떨어뜨려 양손을 비빈다. ●꾸준한 건강관리 토종약초인 인진쑥과 구절초를 이용해 여성 수험생이 겪을 수 있는 생리증후군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여성 질환을 예방하고, 아로마의 천연향이 컨디션을 맑고 환하게 해준다. 속옷·생리대에 한방울씩 묻혀 사용하거나, 뒷물할 때 3∼4방울 섞어도 좋다. 건강한 여성은 시원한 느낌이 있지만 생식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화끈거리거나 가려울 수 있다. 레몬, 페퍼민트, 라벤더 등을 이용한 아로마를 꾸준히 사용하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인다. 거실, 사무실, 공부방, 침실에 발향기를 두고 5∼6방울 떨어뜨려 향을 피운다. 뜨거운 물 1컵에 2∼3방울 떨어뜨려 코로 흡입하거나 물에 5∼10방울을 섞어 분사해도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Doctor & Disease] “男모르는 병 자궁암 정복 희망있다”

    [Doctor & Disease] “男모르는 병 자궁암 정복 희망있다”

    “자궁경부암은 좀 별난 암입니다. 다른 암과 달리 HPV바이러스가 거의 유일한 발병원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다행히 최근에 상당히 유력한 것으로 보이는 백신들이 개발돼 임상시험 중인데, 앞으로 상용화되면 이 암의 발병 억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암센터 자궁암센터장으로 자궁암 치료 분야에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상윤(52) 박사는 “자궁경부암이 ‘여성의 덫’인 것은 사실이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 경로가 상당 부분 드러나 다른 암보다 빨리 정복될 가능성도 있다.”며 ‘두려움’ 대신 ‘희망’을 전했다. ▶자궁경부암이란 어떤 질병인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암이다. 정상 상피세포에서 이형성증을 거쳐 암으로 진행하며,0기일 때를 상피내암,1∼4기 때를 침윤성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문제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17세 이전의 이른 성관계,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 배우자가 다른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일수록 발생률이 높았는데, 이는 HPV가 성관계로 감염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박 박사는 HPV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고위험군에 속하는 HPV는 대부분 체내 면역체계에 의해 사멸되지만 일부가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인 자궁경부 상피이형성증을 유발하며, 이 중의 일부가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합니다. 따라서 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절제된 성생활을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절제가 질병을 구축하는 상황인 셈이지요.” ▶자궁경부암은 어떻게 세분하는가. -조직학적 관점에서 편평상피세포암과 선암으로 구분한다. 편평세포암은 자궁경부암의 80%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선암은 11% 정도 점유율을 보이지만 발생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35세 이하의 젊은 여성에게 많다. ▶유형이나 병기별로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가장 흔한 증상은 질출혈로, 폐경기 이후에 출혈이 있거나 폐경 전인 경우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불규칙하게 출혈이 보인다. 출혈은 성관계나 심한 운동 후, 대변 볼 때, 질 세척 후에 주로 나타난다. 폐경 전 여성의 경우 갑자기 생리량이 늘고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이밖에 감염되면 질 분비물 증가와 함께 악취가 나며 암이 요관과 골반 좌골신경으로 전이되면 하지로 방사되는 골반통이, 방광과 직장으로 전이되면 옆구리 통증, 배뇨곤란과 혈뇨, 직장출혈,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암이 진행되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매우 많다. ▶최근의 유병률과 발병 추세를 소개해 달라. -현재 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15명 정도이고 사망률은 10만명당 3.5명 정도로 최근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생활의 서구화로 여성생식기암 중 난소암, 자궁내막암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연령대별로 보이는 특이점은 없나. -상피내암은 35∼40세 사이에 많으며, 침윤성은 30세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50대에 정점에 달한 후 급감하는 경향을 보이나 최근에는 20대의 자궁암 발생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내진과 자궁경부질세포검사를 통해 대부분의 자궁경부 이상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상이 있을 경우 간단하게 질확대경검사나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이밖에 필요에 따라 방광경 및 에스결장경검사나 경정맥 신우조영술을 시도하며,CT나 MRI,PET 검사를 통해 세부 치료계획을 세운다. ▶일반적인 증상을 통해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나 질출혈, 요통, 골반통,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질출혈의 경우 염증이나 질이 허는 미란, 호르몬 분비체계가 바뀌어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을 알려면 산부인과 전문의 진찰이 필수적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치료법은 다양하다. 암 이전의 전암단계일 경우 원추절제술만으로도 완치되며 치료 후 임신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침윤성 암은 대부분 광범위한 자궁적출술이나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이 필요하다. 초기 침윤성 암은 광범위 자궁경부 적출술과 복강경 임파절절제술을 적용해 환자에게 임신 기회를 주기도 한다. 광범위 자궁적출술인 수술법은 1기와 2기초인 경우에 시행하며 초기 암은 거의 완치될 정도로 예후가 좋다.2기말부터는 화학 및 방사선치료를 병행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시행한다. ▶재발 등 치료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나 후유증은 없는가. -자궁경부암도 다른 암처럼 재발할 수 있으므로 치료 후 철저한 추적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술 합병증으로는 급성인 출혈, 장폐색, 혈관·요관손상, 직장파열, 폐렴, 폐색전증 등이 있으나, 드문 편이다. 만성 합병증으로는 방광과 직장의 기능부전이 대표적이다. ▶진단이나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상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자궁경부암은 조기검진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조기검진 중요성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건강증진 프로그램 및 청소년의 성교육에도 조기검진 교육이 포함돼야 한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출혈·월경이상·골반통증땐 ‘의심’ 박 박사가 전하는 자궁경부암의 위험인자는 대략 다섯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먼저,17세 이전에 성관계를 가졌거나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 다른 여성들과 두루 성관계를 가진 배우자를 둔 여성이 문제다. 그뿐이 아니다. 남편이 포경, 음경암을 갖고 있거나 흡연과 잦은 음주에 노출된 여성도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런 여성들이 특정 증상을 보이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또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장기이식 수술을 받은 후 면역억제 치료를 받은 경우에도 발생률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병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도 상세히 소개했다. “성교 또는 질 세척 후 출혈이나 악취가 나는 질 분비물이 보이면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또 월경 이상, 폐경후 출혈, 골반통, 요통, 빈뇨, 설사, 변비에 체중감소도 중요한 증상으로 꼽히는 만큼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박상윤 박사는 ▲서울대의대·대학원 및 고려대의대 대학원▲원자력병원 산부인과 과장▲미국 예일대 연수▲미국 워싱턴암센터, 독일 마인츠대학 교환교수▲대한부인종양학회▲미국임상암학회, 미국암연구협회, 국제부인암학회 회원▲대한암학회·대한부인종양학회 편집위원▲산부인과 내시경학회 보험위원장▲대한부인종양학회 심사위원장▲현, 국립암센터 자궁암센터장·자궁암연구과장·호발암연구부장
  • [주말화제] 마약탐지견 도전하는 최고참 훈련견 ‘타이거’의 기도

    [주말화제] 마약탐지견 도전하는 최고참 훈련견 ‘타이거’의 기도

    모두 일류가 될 수는 없는 법. 공항 마약탐지견도 다를 게 없다. 정식 탐지견으로의 신분상승을 위해 고된 훈련을 받고 있는 ‘타이거’의 독백을 들어 보자. 저는 인천 운북동 933의 1 관세청 마약탐지견센터에 살고 있는 타이거랍니다. 며칠 후면 만 두돌이 되는 수캐예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으로 나름대로 뼈대있는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도통 이곳에서는 주목을 못받고 있어요. 아직 프로야구 2군과 비슷한 2군(훈련견) 신세거든요. 동생들도 벌써 늠름한 1군(탐지견)이 돼 폼잡고 다니는데…. 제가 훈련견 중에 나이가 제일 많다네요. 센터에는 66마리의 탐지견과 훈련견들이 살고 있습니다. 수백만원이 나가는 귀한 몸들이죠. 탐지견이 되면 가격은 더 뜁니다.8가지 이상의 마약을 알아내는 탐지견들은 중형차 한 대 값을 호가하죠. 아참, 일반인들이 탐지견들을 사고 파는 건 금지돼 있어요. 저는 요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답니다. 다음달 23일 제 운명을 결정할 탐지견 승급시험이 있거든요. 이번이 재수(再修)예요. 지난번 1차 16주 집중테스트에서 낙방하고 말았지요. 세번까지 응시기회가 주어지지만 대개 두번 안에 결정나기 때문에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죠. 땅콩버터에 숨긴 코카인이나 고춧가루 속에 든 헤로인을 빨리 찾아내야 하는데 제겐 너무 어려워요.10마리 중 고작 2∼3마리만 최종합격증을 받습니다. 주위에서는 걱정이 많아요. 얼마 전 중간평가에서도 성적이 별로여서 턱걸이로 통과했거든요. 교관 한 분이 “타이거, 너 열심히 해야 돼. 이번엔 정말 운이 좋아서 붙었어.”라고 걱정해 주시더군요. 탐지견 정년은 보통 8살입니다. 선배들의 은퇴는 훈련견들에게는 신분상승의 기회가 되지요. 탐지견이 되면 한 마리당 한 명씩 핸들러(관리사)가 따라다니며 목욕, 운동, 놀이를 시켜주지만 저희 훈련견들은 대부분 시간을 1.5평의 우리에 갇혀 지내는 신세랍니다. 끝내 탐지견이 못된 훈련견은 동물보호센터나 세관직원들에게 무상 분양되는데 이 과정에서 생식기능이 제거됩니다. 특수견 출신이라는 게 알려지면 사람들의 돈벌이에 악용되고 평생 씨받이나 종견 노릇만 하다 죽게 되기 때문이라나요. 저는 친구들 사이에서 ‘몸짱’‘얼짱’으로 통하지만 탐지견이 되기에는 부족한 게 많대요. 움직이는 검색대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데 겁을 내고 어두운 곳도 싫어하죠. 어릴 적엔 다른 강아지보다 용맹했다던데. ‘핸들러와 놀기는 좋아하지만 집중력 부족. 딴 짓을 잘함. 마약을 찾은 뒤에도 표현력 부족, 끈기도 부족.’제가 지난번에 받은 성적표예요. 한 교관이 “성격이 좋아서 친구가 많고 몸도 튼튼한데 공부는 못하는 산만한 아이”라고 하시더군요. 성적과는 관계 없이 교관들에게는 인기만점입니다. 다시 훈련시간이네요. 최선을 다하면 후회는 없을 겁니다. 저의 좌우명은 ‘盡犬事待天命(진견사 대천명)’입니다. 다음달 최종시험을 통과해 멋진 탐지견으로 공항에서 뵙길 바랍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난자적출 ‘여성의 고통’ 왜 침묵하나

    난자적출 ‘여성의 고통’ 왜 침묵하나

    “모 신문사 과학부 기자에게 항의 전화를 한 적이 있다. 난자가 여성의 몸에서 꺼내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000기자는 ‘난자기증이 헌혈하는 것처럼 하는 것 아닌가요.’란다.”한국여성연합민우회 명진숙 사무처장이 계간지 ‘환경과 생명’ 가을호 특집 ‘황우석과 과학기술의 신화를 넘어서’에 기고한 ‘황우석연구와 생명공학에 대한 여성의 입장’이라는 글에서 언급한 대목이다. 극단적 사례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이 문제를 다루는 기자조차 난자적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한 단면이다. 사실 불임 때문에 인공수정 시술을 받는 부부들, 특히 부인들은 ‘난자적출’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불임시술 전문병원에서는 ‘고통이 적다.’며 여성의 주기에 맞춘 자연배란주기법을 쓴다고 선전하지만 성공률이 낮아 특별할 때만 쓰이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과배란유도제를 투여하고 매일 호르몬 주사를 맞히고 호르몬의 혈중농도 확인을 위해 정기적으로 채혈검사를 실시한다. 여기다 난자가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식기를 통한 초음파검사도 매일 한다. 난자 채취 때는 마취를 통해 수술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한달에 몇개의 난자를 얻을 수 있다. 인공수정 경험자들은 이 과정에서 돈은 돈이거니와 고통과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배란유도제와 호르몬 투여에 따른 부작용도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쉽지 않은 과정으로 얻기에 외국에서는 겨우 20여개의 난자로 실험하거나, 난자를 구하지 못해 연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황 교수팀은 지난해 2월 연구에서는 16명으로부터 242개의 난자를, 지난 5월 연구에서는 18명으로부터 기증받은 185개의 난자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여성 1명에게서 10개 이상의 난자를 받았다는 얘기다. 기증동의를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를 떠나 이 대목에서 명 사무처장은 한국 사회의 특이성을 짚어나갔다.“생명공학기술의 발달은 출산기술의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결혼한 여성=임신’이라는 등식이 너무도 확고하게 자리잡은 한국적 문화가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입양같은 우회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오직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불임=죄악’이고 한국은 당연히 ‘불임클리닉의 왕국’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이들 난자가 얼마나 만들어지고, 실제 얼마나 쓰였고, 동시에 얼마나 쓰여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지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이 안 됐다는 점. 명 사무처장은 “인공수태 시술기관으로 등록된 전국 8개 국·공립의료기관에 정보공개를 요구한 결과 2개의 기관만이 배아의 냉동보존 및 폐기에 대한 동의서를 갖추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난자를 다루는 기술만 발달할 경우 자칫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난자공급처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존중받아야 할 여성의 수태기능이 난자의 생산지로 전락해버릴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명 사무처장은 생명공학기술 발전을 ‘여성의 고통’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이라도 인공수정과 난자에 관련된 엄격한 규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명 사무처장은 “생명공학기술은 전문가의 영역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간주하면 할수록 여성의 몸은 도구화되고 여성의 재생산 능력을 끊임없이 대상화될 것”이라면서 “여성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생명공학기술을 비판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포기했던 남성 복원할 수 있습니다

    포기했던 남성 복원할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 비뇨기과는 고장난 비뇨기들의「메카」다. 수줍음 속에 하루에도 수백 명의「고장난 행렬」이 이 의학의 비경(秘境)을 순례한다. 비뇨기과는「생식기과」를 애써 좀 점잖게 표현한 것. 질환이 많기론 생식기 분야가 다른 병과보다 더하다. 남성 불임증과 정관복원수술이 우리 임상의학계에서 하나의「이슈」로 등장한 것은 불과 4, 5년 전부터의 일. 잃어버린「남성」을 찾는「인간복원공사」의「해머」소리는 따라서 수술실 속의「메스」소리일 수도 있다. 불임증 환자는 여자쪽이 더 많고, 정관수술 받기는 30만 명 우리나라 불임부부는 전체 가임부부의 10%. 이중 60%가 여자쪽에, 40%가 남자쪽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 최근의 통계로 밝혀졌다. 임신하는 데는 보통 ①생식가능연령의 부부여야 하고 ②부부 동서기간이 정상임신 분만성립에 충분해야 하며 ③임신 가능한 성행위가 반복되어야 하고 ④임신 중에 중절수술 같은 것을 하지 않아야 하는 등의 몇 가지 의학적 조건이 따른다. 이런 조건하에서 만 3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치 못하면 비로소 그 부부는 불임부부로 규정되는 것이다. 62년부터 가족계획사업이 활기를 띤 이래 지금까지 약 30만 명의 남성이 정관절제수술을 받았다.「불임환자」를 자원하는 현대판 내시족이 미국에서는 연간 4만 5천명, 인도에서는 180만 명으로 불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이 보다 더 절박한 이유로「남성복권(復權)」을 원할 경우 시행되는 수술이「바소바소스토미」라는 이름의 정관문합(吻合)술. 바로 남성복원공사의 큰 역사(役事)다. 정관수술했으나 사정 달라져, 기능복원 원하는 사람도 □ 정관복원수술 남자의 생식기는 두 개의 큰 공장에 비유할 수 있다. 하나는 고환이라는 공장이며 여기서는 정자와 남성「호르몬」이 생산된다. 다른 하나는 부성기라는 공장이며 여기서는 정자의 젖이 되는 정액이 생산된다. 남성「호르몬」은 혈관을 통해 온 몸에 순환되어 남성으로서의 특성을 유지케 하며 정자는 정관이라는 수송로를 통해 창고에 운반되었다가 때가 오면 생명의 생산공장인 여성 생식기에 사정된다. 이와 같이 고환이라는 공장에서 정자가 만들어지는 데는 약 2개월이 걸리고 창고까지 수송되는 데는 자기 크기의 10만 배나 되는 7m의 거리를 20일 전후 걸려 운반되며 창고에서 생명 생산공장에 사정되는 데는 약 10초가 걸린다. 이때 이 세 가지의 통로를 전부 차단하면 거세(去勢)술이 되고 정자의 수송로인 정관만을 차단하면 남자 불임술인 정관절제술이 되는 것이다. 정관절제술을 받은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엔 부득이한 사정으로 정자의 통로를 다시 이어달라는 사람들이 대학병원 비뇨기과로 몰려들고 있다. 서울대병원서 복원수술 받은 사람, 5명은 다시 아들딸 낳아 즉 ①자녀의 사망 등으로 아기가 다시 필요하게 되었을 때 ②심경의 변화로 자녀가 현재 이상 더 필요하게 되었을 때 ③경제적 사정의 호전 또는 주위 환경의 변화가 왔을 때 ④재혼했을 때 ⑤정신적 장애가 심할 때, 보통 의사들은 정관복원수술을 감행한다. 지금까지 서울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정관문합수술은 모두 52례(例). 이중 정자가 출현한 성례는 36례로 밝혀졌으며, 5례가 자녀를 다시 출산하는 행운을 누렸다.「남성복권」이 문자 그대로 실현된 셈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정관문합수술은 지난 64년 서울대학병원 비뇨기과에서 실시되었다. 최초의 수술자인 최수명(가명·42)씨는 1남 2녀를 거느린 가장. 가족계획의 수단으로 정관절제를 했는데 외아들이 갑자기 병으로 죽었다. 면밀한 사전 검사를 거친 뒤 복원수술을 실시, 이듬해에 남자 아이를 분만했다. 국수올 만큼 가는 절단된 정관을 다시 잇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여기에 소모되는 재료들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얻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난점이 있다. 남자불임증 환자도 늘어가는 경향, 11년 동안 10배 이상으로 정관복원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요즘은 절제수술을 할 때 미리 복원에 편리하도록 처리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 각종 사고사(死)가 늘어남에 따라 복원수술을 해야 할「케이스」는 점차로 많아지고 있으며 그 성공률도 거의 세계수준만큼 높아져가고 있다고 서울의대 비뇨기과 교실에서는 밝히고 있다. ◇ 남성불임증 남성불임증 환자는 1955년의 경우 전체 비뇨기과 외래환자 중에서 1.72%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러던 것이 연차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60년엔 3.7%, 65년엔 18%로 늘었으며 66년엔 22%를 나타내어 55년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와 같은 남자불임증 환자의 증가경향은 일반적으로 남자불임증에 대한 사회적 계몽, 사회적 인습에서 탈피하려는 남성측의 자각, 경제적 생활수준의 향상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체 불임부부의 40%나 되는 남자불임증의 원인은 - 첫째, 정자형성기능에 장애가 생겨서 오는 조정(造精)기능장애. 둘째, 정자수송로에 폐색이 있어 생기는 수정(輸精)기능장애. 셋째, 정액성분에 이상이 있는 활정(活精)기능장애. 넷째, 사정기능에 장애가 있어 생기는 사정기능장애 등으로 대변된다. 가장 많은 것이 조정기능장애이며 원인불명도 전체의 30%나 되고 있다. 정액검사별로는 무정자증이 47.15%, 정자 감소증이 35.26%이며 정상 및 기타가 16.81%로 나타나고 있다. 요즘 갑자기 남성 불임증이 격증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중요한 것은 각종 성병 후유증으로 오는 것과 직업, 기호품 과잉섭취에서 오는 것 등이 있다. 용접공·벤진·납(鉛)다루는 사람에 출산기능 잃는 사람 많아 고열 하에서 전기 용접이나 기타의 일을 오래하는 사람, 유기물질,「벤진」,「톨루엔」, 납 등을 취급하는 직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고환기능의 파괴로 불임증에 걸리거나 유산을 경험하게 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밖에 남자불임증을 유발하는 기호품으로는 - ▲ 담배 =「니코틴」은 배아상피에 파괴를 가져오고 정자의 운동성을 약화시킨다. 동물실험에서는「니코틴」의 투여로 임신율이 2분의 1로 낮아졌다. 사람에서도 하루에 20개비 이상의 담배는 임신에 해롭다. 준가임남자 188명 중 76명이 과도한 끽연을 하고 있었음이 보고되었다. ▲ 코피 = 하루에 20잔 이상의「코피」를 마시면 전립선 기타 정로(精路)에 자극을 주고 긴장, 과로를 일으켜서 임신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 알코올 =「알코올」만성중독은 다른 종류의 중독 때와 같이 세정(細精)관에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고 흔히 음위(陰萎)가 된다. 이와는 반대로 적당량의 음주는 최음제가 되고 때로 조루증이나 냉감증 부인의 치료목적에서도 효과를 본다. 근래 의학계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남성불임증 가운데 면역성 불임증이란 게 있다. 부부가 비정상 성교인 음경흡철증으로 남자의 정액을 빨아먹음으로써 부인이「알레르기」가 생기고 불임이 된 예, 성교결과 질이나 자궁 등의 성기 점막에서 정액 성분이 흡수되어 항체가 생긴 결과 불임이 된 예 등이 보고되고 있다. 최경만(가명·54)씨는 전통사회에서 자란 소위 양반집 자손. 20세 때 결혼한 부인에게 애가 없었다. 그로부터 얻은 첩이 모두 다섯 명, 하나같이 이들도 임신을 못했다. 50이 넘어서야 자신에 결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학병원 비뇨기과를 찾았다. 정액검사 결과 정자 감소증으로 판명되었다. 불임증 극복엔 집에서 노력할 일도, 배란기 등 택해 조절해야 남자불임증의 치료는 원인불명이 30%나 된다는 점에서 어려운 때가 많다. 보통 일반요법, 내분비요법, 조사(照射)요법, 외과요법 및 인공수정 등으로 나뉘는데 어느 것이나 면밀한 검사와 인내로써 치료에 임해야 성공률이 높다. 일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는 - ▲ 방사조절 = 임신능력이 낮은 남자는 5일 이상 금욕했다가 부인의 배란기를 찾아서 24시간 이내에 2회 이상 집중 성교한다. 가급적 부부의 극치감을 일치시키는 게 좋다. ▲ 성교체위 = 성교가 끝나고 음경을 발거(拔去)하기 전에 부인은 양다리를 가슴쪽으로 구부려 정액이 후질궁륭부(後膣穹窿部)에 괴어 유실되지 않도록 하고 20분간은 기침, 대소(大笑), 재채기 등을 하지 않는다. ▲ 수욕(水浴) = 온도자극 및 기계적 자극을 일으킬 목적으로 각종 좌욕, 세척을 온수 혹은 냉수로 하여 성 중추나 성기에 자극을 가한다. ▲ 최음제 = 발기중추를 자극하고 성기의 충혈 및 그의 흥분을 도모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서울대학병원의 경우 월 평균 30건의 남성불임증 환자가 찾아오고 있는데 이들은 진보된 현대의학의 혜택으로 놀랄만한 성과를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정관복원수술도 한층 호전된 외과기술의 덕분으로 그 성공률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료제공 = 이희영(李熙永)교수(서울의대 비뇨기과) [ 선데이서울 69년 2/9 제2권 제6호 통권 제20호 ]
  • 법원 ‘성전환자 권리’ 고심

    법원 ‘성전환자 권리’ 고심

    ‘이브가 된 아담’ 연예인 하리수씨. 성염색체가 XY로 남성이지만 군입대 신체검사에서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하씨는 성전환자임을 밝히고 당당하게 연예활동을 시작했다.2002년 법원은 하씨에게 여성의 행복을 찾아주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전환자들에게 ‘그녀의 행복’은 멀기만 하다.A(31)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을 여성으로 생각하며 자랐다. 그는 군복무를 마친 지난 2000년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여자가 되고 싶었던 A씨는 법원에 호적을 고쳐달라고 신청했지만 법원은 “특별법 등 법적 근거가 없고 성염색체의 구성이나 본래 신체적 특징, 군복무까지 마친 사실과 성전환수술을 받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회통념상 여자로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성적소수자 권리찾기 관심가져야 하씨와 달리 성전환 수술을 받고도 여자가 될 수 없었던 A씨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또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50대 여성 B씨도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성전환자들이 커밍아웃을 꺼리고 하급심 판결을 자포자기 심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대법원에 성전환 문제가 상고된 것은 A씨 등 2건 전에는 없어 확정 판례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최종판결을 앞두고 객관적인 기준 마련에 나섰다. 대법원 비교법실무연구회는 지난 13일 성전환자의 호적정정 인정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전국 판사 30여명과 성전환 전문의 등이 참여했다. 성전환자의 현황은 단체에 따라 5000∼3만명에 이를 정도로 편차가 크고 믿을 만한 통계조차 없다. 토론회에 참석한 연세대 의대 이무상 교수는 “해마다 수백명이 성전환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동남아 등지에서 은밀히 시술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상당한 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연구회 관계자는 “법원이 소수자들에게 소극적이었다는 반성과 함께 무분별한 허가는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시됐다.”고 말했다. ●성전환자 판단 기준 마련 시급 성전환 여성을 강간하고도 강간죄로 기소되지 않은 전례는 있다. 대법원은 1996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이 성폭행 당한 사건에 강간죄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염색체, 생식기의 구조 외에도 성전환 수술시기, 성역할, 일반인의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법리적인 시각은 성전환 여성을 남성으로 본 것이다. 강간죄의 객체는 여성만이 가능하다. 법원이 강간죄의 판례를 나름대로 해석해 남녀의 성을 판단하고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법원은 2002년 7월 성전환자의 호적정정을 처음으로 허가했고 2003년 7월까지 21건이 허가됐다. 그러나 A씨와 같이 여러 이유를 따져서 하급심에서 허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유럽에서는 지난 72년 스웨덴이 처음으로 성전환 관련법을 마련했고 2002년 유럽인권재판소는 여자와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두었다가 이혼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영국인을 여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토론회에서는 지난 80년 성전환자특별법을 제정한 독일 사례도 발표됐다. 독일은 ‘적어도 3년 이상 성정체성으로 고민해야 하며 성별 변경 전에 혼인하지 않은 상태일 것’ 등 비교적 완화된 기준을 세웠다. 실무연구회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 결과는 대법관들과 대법원 법정국 등에 보고돼 판결이나 법안 마련에 참고자료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Doctor & Disease] 경희의료원 비뇨기과학 장성구 교수

    [Doctor & Disease] 경희의료원 비뇨기과학 장성구 교수

    많은 사람들이 있는 듯, 없는 듯 여기는 방광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염증도 염증이지만 문제는 방광에 자리잡은 암, 바로 방광암이다.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회원이자 오랫동안 암학회와 비뇨기종양학회 등에 몸담으며 방광암의 실체 알리기에 주력해 온 경희의료원 비뇨기과학 장성구(53) 교수를 만나 방광암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그는 방광암을 이렇게 진단했다.“우리가 배설하는 오줌에는 많은 발암물질이 섞여 있으며, 이걸 담고 있는 방광이 이런 발암물질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건 상식입니다. 이 때문에 방광암은 비뇨생식기 종양 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먼저, 방광암은 어떤 질환인가. -앞서 지적했듯 소변에는 체내에서 걸러 배출하는 많은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이런 물질의 영향으로 요로상피세포의 변성이 초래돼 발생하는 암이다. 콩팥과 방광을 잇는 요관이나 신우 등에 생기는 암도 방광암과 발생 기전이 흡사하다. ▶방광암은 어떻게 구분하나. -일반적으로 표재성, 침윤성, 원격전이성으로 구분한다. 표재성은 종양의 뿌리가 방광의 점막층에만 생겨 근육층에 이르지 않은 단계이고, 침윤성은 근육층까지 종양의 뿌리가 침투한 상태, 원격전이성은 폐나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유형별 점유율은 어느 정도인가. -표재성이 70%, 침윤성이 20%, 원격전이성이 10%쯤 된다고 본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혈뇨가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방광염과 비슷한 소변시 통증, 소변이 잦은 빈뇨나 소변을 보고 돌아서도 다시 마려운 재뇨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증상 중에 통증없이 소변만 붉게 나오는 ‘무통성 유관적 혈뇨’가 있다. 이 경우 2∼3일이 지나면 저절로 혈뇨가 없어지는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졌다고 여기고 지나쳐 조기진단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방광암의 원인은 무엇인가.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원인은 흡연이다. 학계에서는 흡연의 폐해가 폐보다 방광에 더 치명적이라고들 말하고 또 그렇게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예전 중동건설 붐이 한창일 때 중동에 파견된 근로자들이 강물에서 목욕을 하다가 더러 시스토조마(주혈흡충)라는 아랍권 토착 기생충에 감염된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에게 방광암이 많다. 또 방광 결석도 방치하면 암으로 발전하며, 배꼽 제대와 방광 연결부위에서도 드물게 선종 암이 생기기도 한다. ▶발병 추세는 어떤가. -요로생식기암 중 증가율은 전립선암이, 암 발생 빈도는 방광암이 가장 높다. 통상 인구 10만명 당 10명(남자 8명, 여자 2명 정도) 정도가 걸리는 등 예전과 비슷한 발생빈도를 유지하고 있다. 재밌는 경향은 방광암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많고, 전립선암은 선진국에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립선암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면서도 방광암 발병률이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방광암에 취약한 사람이 따로 있나. -특별히 그렇지는 않지만 흡연자는 확실히 문제다. 한때 미국에서는 다량의 물을 섭취하면 방광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해서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론적으로는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초기에 해당하는 표재성의 경우 경요도절제술이 좋은 치료법이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 방광 내부의 발암 부위를 깎아낸 뒤 방광에 결핵예방약인 BCG를 투여해 조직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치료법이다. 침윤성은 방광을 통째로 들어내는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적용한 뒤 장의 일부를 떼어 대체용 방광을 만들어 준다. 원격전이성은 수술이 어려워 항암제 치료를 해야 하는데 그나마 약물에 대해 반응하는 경우는 30% 선에 그쳐 치료가 어렵다. ▶이런 일련의 치료법이 갖는 한계나 부작용도 없지 않을 텐데…. -표재성은 치료에 별 문제가 없으나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적용해야 하는 침윤성의 경우 임파선 등으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나중에 전이가 확인되면 항암제를 다시 투여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이 경우 약물에 반응하는 경우도 30%선에 그쳐 수술 전에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 개발은 물론 반응률을 높이고 내성을 줄인 항암제 개발이 필요하다. 아마 머잖아 그렇게 되지 않겠나. ▶치료 후유증은 어떤가. -재발이 문제인데, 재발은 후유증과 전혀 다른 얘기다. 방광암의 발생기전이 갖는 특성상 언제든 조직 변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발암, 즉 재발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수술 후 2년간은 매 3개월마다 검사를 받는 등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의 진단 및 진료시스템에 문제는 없나. -방광암을 가진 사람이 오랫동안 방광염 치료를 받거나 민간요법 등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만 매달려 문제를 감당하기 어렵게 키운 경우가 적지 않다.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검진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방광암은 뚜렷한 예방책이 없고 그나마 금연이 알려진 유일한 예방책이라고 강조한 장 교수는 정책상의 문제도 짚었다.“침윤성도 항암제를 투여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현행 의료보험 체계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의사는 결과적으로 부당진료를 하게 되고, 환자는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적어도 침윤성까지는 최소한의 항암제 투여를 인정해야 말이 되지 않겠는가.” ■장성구 교수는 ▲경희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미국 Roswell-Park 암연구소 연수▲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대한암학회 상임이사▲대한비뇨기종양학회 운영위원▲대한암협회 집행이사▲대한비뇨기과학회 상임이사▲현, 경희의료원 비뇨기과학 교수 겸 종합기획조정실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조물주의 실수 - 하늘아래 처음 보는 결혼식

    조물주의 실수 - 하늘아래 처음 보는 결혼식

      들러리가 없다.「웨딩·마치」도 없다. 넒은 예식장엔 외로운 결혼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네 명의 친구들 뿐. 주례가 있을 리 없는 기막힌 결혼식장- 면사포 속 신부의 두 눈에 이슬이 맺힘은, 더욱이 상견례를 올릴 신랑이 없기 때문이었다. 사랑해선 안될 불구(不具)의 몸, 단장(斷腸)의 몸부림 7년 끝에 12월 12일 하오 7시 논산의 미원(美園)예식장에서는 애틋한 화제를 일으킨 한 처녀의「신랑없는 결혼식」이 쓸쓸히 올려졌다. 김형진(金亨眞)(27·논산읍 화지동)양. 여성으로서 마땅히 있어야 할「기능」을 갖추지 못하여 한탄하던 이 불구의 여심은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는 쓸쓸한 예식장에서 이날「독신의 화촉」을 울면서 밝혔다. 골격이나 용모, 살결과 음성까지 어느 것 하나 흠 잡을데가 없는(신장 153cm, 35-24-35) 김양은 선천성 질(膣)폐쇄증 환자.「웨딩·드레스」에의 파란 꿈은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성불구자임을 알게 된 7년 전에 이미 산산이 깨어졌다. 결혼 첫날밤이면 탄로날 자신의 말 못할 비밀. 결혼이란 그녀로선 감히 생각지도 못할 죄악이었다. 실의와 비탄 속의 7년, 찢어질듯한 가난 속 -. 『결혼을 하자. 제2의 탄생을 하는 거다』그녀는 결혼식을 올렸다. 슬픔을 신랑삼아, 그리고 그녀에게는 이미 먹여 살려야 될 세 동생이 딸려 있었다. 김양이 자신의 신체 구조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한 것은 20세 되던 해. 여성으로 있어야 할「생리」가 없는데 의아심을 품은 그녀는 21세 되던 62년에 산부인과 전문의사를 찾은 결과 자신이 도저히 여성으로서 제 구실을 못할 성불구자임을 알게 되었다. 김양은 부산의 어느 직장에 취직했다. 월급날이면 유명하다는 산부인과를 찾아 다니기에 거의 미치광이가 되다시피 했다. 그녀가 다닌 용하다는 산부인과만도 서울 부산 등에 7개-. 그러나 그 중 한 군데서만『가능성은 없지만 해보자』는 것이었고 나머지는 모두가『수술을 해 봤자 별 수 없다』는 절망적인 선언이었다. 더구나 남자로 성전환도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보면 그녀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죽고 싶다. 난 이제 살 수 없다』그녀는 회사를 결근했다.「보이·프렌드」P가 이튿날 찾아왔다. P와는 5년 동안이나 교제를 한 사이. 결혼할 단계였다.『그런데 내가 성불구라니…』그녀는 몸부림을 쳤다. 그날 밤 어둡고 싸늘한 바닷가를「데이트」하던 P는 그녀의 완강한 버팀에 끓어오르는 격정을 억눌러야 했다. 하숙방으로 돌아온 김양은 밤을 지새며 생각했다. 연인의 뜨거운 청혼에도 홀로 울어야만 했던 비밀 겨우 요도(尿道)만이 수줍은 듯 도사리고 있는 자신의 생식기. 이러한 비밀도 모른 채 P는 결혼을 서두르고-. 『내가 만일 결혼한 여자라면 P의 관심을 끌지도 않았을텐데-』 그녀는 문득 결혼식을 생각했다. 그리고「신랑없는 결혼」을 결심했다. 어쨌든 자신은 이미「결혼한 몸」이란 걸 세상에 선언해야 될 것 같았다. 여자로서 일생 한 번 입어 보게 되는「웨딩·드레스」에의 유혹이 보다 선명하게 그녀를 감쌌을는지도 모른다. 12월 12일. 그「나 혼자만의 결혼식」이 올려지던 날은 따뜻하고 청명했다. 소문을 엿든 사람들은 흔히 있는 영혼식 정도로 저마다 지레 생각들을 했다. 김양에게는 그러나 섬겨야 될 영혼조차도 없는, 너무나 눈물겨운 결혼식이었다. 『세 동생을 키우는데 전심전력을 다 하겠어요. 그들의 착실한 어버이가 되는게 소망이며 꿈입니다』 김양은, 아니 김여사는 다소곳이「의지」를 반짝인다. 생의 보람을 찾으려는 5년 동안의 끈질긴 투쟁은 그녀를 이제 월수 6만원의 사업주로 키웠다. 미용사 3년 만에 작은 미장원을 하나 차린 것이다. 결혼(?)도 했다. 동생들이 훌륭한 모습으로 커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동생 영애(13)양이 올해 논산「쌘뽈」여중에 특기(문예)장학생으로 들어갔을 땐 뛸 듯 기뻤다고 어버이(?)다운 한 마디도 잊지 않는 김양 - 그녀는 지금 논산에서「뼈저리게 외로운 신혼」을 보내고 있다. <논산 = 배기찬(裵基燦)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2/22 제1권 제14호 ]
  • [임혜리의 色色남녀] 일대일은 지루해

    최근에 친구에게서 뜻밖의 통보를 들었다. 그녀는 얼마 전 4년에 걸친 ‘권태로운 연애’(?)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술이나 한잔하자고 권했더니 차나 한잔 마시자고 했다. 차를 마시면서 자신의 이별사건에 대해 간략하게 전하는 그녀의 태도는 의외로 담담하게 보였다.“그래도 그 남자는 너한테 잘해주고 성격도 그만하면 좋은데…. 네가 유난하고 까탈스러운 것 아니?” 물론 그 남자가 그녀와 어울리는 짝이라는 생각은 절대 해본 적이 없었지만 막상 헤어졌다는 말을 들으니 오히려 내 마음이 더 짠해지는 것이었다. 그녀의 이별성명은 이랬다.“한 때는 한 남자에게 완전히 사랑받는다는 느낌으로 엄청 행복했고 그래서 사랑한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의 감정보다는 그냥 정(情)으로 묶여 있는 것 같고 그 정 속에는 서로의 몸에 길들여진 성적 욕망이 늘 고리를 잡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데 세월이 흐를수록 섹스는 사랑의 필요조건이 될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결론이 났어. 도대체 사랑이 뭘까?” 그녀는 그 남자와 잠깐 같이 있으면 휴식이 되고 오래 있으면 뇌가 퇴화되는 걸 느낀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내가 보기에도 백치미(白痴美)를 가진 남자였던 것 같았다. 그리고 어제 모처럼 짬을 내어 영화를 보았다. 노 화가의 누드모델을 하면서 애인노릇을 하다 정사 중에 죽게 만든 17살의 여자에게 중독된 40대 이혼남의 연애담이자 사랑과 섹스, 인간의 권태와 소외 등을 표현한 영화였다.“한 남자만 사랑하는 것은 따분해요!”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여자는 동시에 두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왜 안되냐고 반문하고 그녀와 이별준비로 선물을 사던 40대 철학교수는 전혀 분석이 안되는 그녀에게 점점 집착하며 결혼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도 좋다는 굴욕적인 제안까지 한다. 그 순간 그녀가 던지는 한마디는 “우리 섹스하자!”였다. 주인공 남자는 다른 남자와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그녀에게 많은 돈을 쥐어주고 교통사고를 당한다.“너는 창녀야!”라고 절규하고 언젠가 여자의 목을 조이던 남자에게 나중에 그녀는 조용히 말한다.“당신이 돈을 주지 않았을 때도 나는 당신에게 갔었다.” 스토커 수준으로 변한 그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집에 찾아갔을 때 그녀의 엄마는 그의 등에다 칼을 꽂는 대사를 날린다.“세실리아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요!” 영화를 보고 난 후 광화문 길을 걸었다. 사랑한다고 느낄 때는 그 남자와 섹스도 황홀했는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로에 대해 깊이 알수록 허무함이 생겼고 점점 섹스도 하기 싫어졌다는 친구의 얼굴과 영화 속 여주인공의 얼굴이 겹쳐지는 듯했다. 흔히 여자는 섹스보다는 감정을 중시하고 남자는 동물적 본능인 섹스에 집착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남자들에게 물어보면 자기들도 정신적 교감이 통해야 섹스에 대한 욕망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면 섹스는 뇌로 하고 사랑은 마음으로 하고 결합은 생식기로 하는 인간은 도대체 무엇인가? 섹스하기 전 아님 한 뒤에 고민해볼까?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세상에 이런일이] 男부끄럽게 성전환 절로?

    |양곤(미얀마) AFP 연합|미얀마의 한 여성이 하룻밤 새 가슴이 없어지고 남성 생식기가 생기는 등 남자로 변하는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양곤에서 19㎞ 떨어진 아웅 미야이 타르 야르에 사는 틴 산다르(21)씨는 13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보름 다음 날이었던 지난 6월21일 아침에 일어나 내 성기가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가슴도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제 이름도 남자 이름으로 바꿔 ‘탄 세인’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의사들과 보건부에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를 진찰했다. 또 미신이 사람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이 사건이 ‘기적(?)’으로 알려지면서 하루 수백명씩 그가 머물고 있는 사원으로 찾아와 돈을 기부하며 소원을 비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부모와 그를 본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탄 세인이 남녀 성이 한 몸에 있는 자웅동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를 진찰한 의사들은 보건부의 공식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말을 아끼고 있다. 탄 세인은 자신이 남자가 된 것을 확신한다며 “사원에 올 때마다 다음 생에서는 남자가 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다음 생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4) ‘원조’ 예언자들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4) ‘원조’ 예언자들

    언제 누가 무슨 예언으로 세상을 움직였을까. 시대의 변천에 따라 예언자의 계보도 많이 달라졌다.20세기 초엔 손병희를 비롯한 신종교단체 지도자들이 ‘정감록’을 근거로 ‘후천개벽’을 예언했다. 그에 앞서 조선 후기에는 풍수지리와 점술에 밝은 ‘술사(術士)’들이 예언자로 활동했다. 그들은 정권에서 소외된 이른바 ‘원국지사(怨國之士)’들과 연합해 새 왕조의 창립을 꿈꾸었고,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예언서 ‘정감록’을 민간에 유포시켰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좀더 다양한 부류의 예언자들이 발견된다. 우선 고려 후기에는 미륵불의 화신이라고 주장하다가 사기꾼으로 단죄된 사람들이 있었다. 사실 고려시대만 해도 국가는 정치적 예언을 독점 관리하였으며, 이를 위해 천문과 지리 등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술관(術官)을 따로 설치했다. 국가가 예언을 제도적으로 독점하는 경향은 이미 고대로부터 비롯됐다. 우리와 이웃한 고대 중국은 물론, 서양문명의 뿌리로 알려진 로마제국에서도 정치적 예언은 국가의 통제를 받았다. 정치적 예언은 허가받은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만큼 고대사회에서 예언의 역할은 중요했다. 한국 고대의 예언자들은 크게 네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왕, 무당, 일관 및 승려가 그들인데, 이들은 예언의 원조였다.‘정감록’의 가장 깊숙한 뿌리였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신성한 왕들의 예언능력 고대엔 왕들이 직접 예언자 역할을 담당했다. 예컨대 신라 선덕여왕이 그랬다.‘삼국유사’에 나오는 설화인데 비교적 널리 알려진 이야기라 줄거리만 간단히 언급하겠다. 영묘사 옥문지에 개구리 떼가 모여 여러 날 동안 울어댔다. 이것을 보고 여왕은 여근곡이란 곳에 백제 군사가 잠복해 있는 줄을 알아냈다. 개구리는 눈이 툭 불거져 있어 성난 모습을 하고 있으므로, 병사로 해석했다. 개구리가 울던 옥문은 곧 여자의 생식기인데 여자는 음이요, 빛깔로 말하면 흰색, 방향으로는 서쪽이다. 여왕은 적군이 서쪽에 있음을 짐작했다. 그런데 남근이란 여근 속에 들어가면 죽는 법이라 여근곡의 적군은 물리치기가 쉬울 것으로 판단했다. 선덕여왕의 예언은 사물의 형태, 이름, 빛깔이 당시 사람들이 공유한 상징체계의 틀 안에서 이뤄졌단 점이 주목된다. 역사가들은 이 설화를 예로 들어 선덕여왕은 개인적으로 대단한 능력이 있었다든가, 또는 여왕의 권위가 만만치 않았다는 주장을 편다. 여기에 덧붙여 나는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고대의 왕은 신성시 됐는데, 왕의 초월적 능력에 대한 기대가 그 이면에 자리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집트의 파라오나 중국 고대의 진시황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신성한 능력의 소유자로 간주돼, 사시사철 천지의 순조로운 운행을 알리는 달력을 공포할 권리가 있었다. 심지어 고대 동양에서는 신기한 동식물의 출현, 별자리의 움직임을 비롯해 갖가지 천문 현상, 바람과 비 등 일체의 자연 현상에서 하늘의 뜻을 발견하고자 했다. 자연환경의 사소한 변화에도 한 나라의 정치적 공과가 반영되어 있다고 믿었다.‘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물론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도 이에 관한 기사가 수없이 많다. 왕은 이 모든 현상의 이면에 암시된 하늘의 뜻을 정확히 읽고 적절히 대응해야만 됐다. 그것이 하늘과 백성에 대한 왕의 의무였다. 이런 점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한국 고대엔 왕이 흉년이나 자연재해에 대해 직접 책임을 져야 됐다. 부여에선 여차하면 왕을 바꾸기까지 했다고 한다. 부여 왕은 정치적 수장이자 최고의 사제로서 책임을 져야 했다. 부여 사람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하늘의 의지가 절대적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전쟁이 벌어지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소를 잡아 그 발굽 모양으로 길흉을 점칠 정도였다. 일종의 동물 점(占)이 애용되었던 것인데, 그 방법이 중국 고대 은(殷)나라의 갑골점(甲骨占)과 비슷해 보인다. 고대에는 아직 세속적인 지식과 종교적인 신앙심이나, 정치권력과 종교적 권위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지 못하였다. 그런 가운데 왕은 최고 권력자이자 종교적으로 신성한 존재로서 하늘의 뜻을 정확히 읽어내야 된다는 사명을 떠안게 됐다. 심한 경우, 예언과 주술의 능력이 부족한 왕은 퇴출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상적인 왕은 선덕여왕처럼 예지 능력을 구비했어야 됐다. ●궁중의 무당 또는 일관들, 예언 전문가로 국정에 간여해 시일이 흘러감에 따라 정치와 종교는 점차 분리되었고, 정치권력이 종교적 권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왕 노릇을 하는 데는 여전히 정치적 예언능력이 요구되었지만, 왕이 직접 예언자여야 할 필요는 사라졌다. 왕은 궁궐 안에 예언자들을 고용했고, 그것으로 족했다.‘삼국사기’에 보면 이미 백제의 초창기인 온조왕 때,‘일관(日官)’이란 전문가가 측근으로 기용돼 있었다. 어느 한 해엔 왕궁의 우물물이 갑자기 넘쳤고, 도성에 사는 어떤 백성의 집에서 말이 소를 낳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더욱이 그 머리는 하나였으나 몸은 둘이었다. 이런 변고(?)에 대해 일관이 해석을 내놨다.“우물물이 갑자기 넘친 것은 대왕이 크게 세력을 일으키게 될 징조입니다. 소가 머리는 하나인데 몸이 둘인 것은 대왕이 이웃 나라를 병합하게 될 징조입니다.” 예언은 맞아들었다. 얼마 후 온조왕은 진한과 마한을 병합하는 데 성공했다. 일관의 정체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하다. 고구려에서는 일자(日者)라고도 하였다. 그는 천체의 이상현상을 예언으로 풀이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예컨대 149년(고구려 차대왕 4년) 5월에 다섯 별(歲星 또는 木星,熒惑 또는 火星,太白 또는 金星,辰星 또는 水星 그리고 鎭星 또는 土星)이 동쪽 하늘에 모였다. 일자가 보기에 흉한 조짐이었다. 그러나 그는 왕의 마음에 거슬리면 공연히 화를 당할 수도 있다고 판단해,“임금의 덕”이 있다는 증거라고 거짓으로 둘러댔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 늦어도 2세기에는 천문에 정통한 직업적인 예언자들이 고구려 왕실에 존재했다. 일자는 이를테면 전문직 관리로 왕을 보좌했다. 고구려 왕실에는 또 다른 부류의 예언자들도 있었다. 역시 고구려 차대왕 때의 기록이 참고가 된다. 왕이 사냥을 나갔다가 마침 하얀 여우가 보이기에 활을 쏘았다. 그러나 맞히지 못해 떨떠름해했다. 왕은 ‘무사(巫師)’에게 이 일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스승 사(師)’ 자를 붙여 무사라 일컫는 데서 짐작되듯, 최상급의 무당이었다. 무사는 그 일이 아주 나쁜 징조라고 말했다. 여우는 요사스러운 짐승인데 하물며 그 빛깔이 하얗다면 더욱 괴이한 일이라 했다.“임금님은 하늘의 뜻을 두려워하여 덕을 닦고 잘못을 반성하십시오. 만일 임금님이 덕을 닦으시면, 화가 변하여 복이 될 수 있습니다.” 왕은 화가 치밀어 올라 이렇게 간언하는 무사를 죽여 버렸다. 나라 안의 최고 무당으로서 예언자는 자연 현상에 은밀하게 담긴 하늘의 뜻을 제대로 알아맞혀야 했다. 여기서 반드시 언급돼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다. 무당은 자연 현상의 예언적 의미를 캐낼 때 현실정치에 깊숙이 개입할 수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들의 정치적 개입은 위의 이야기가 상징하듯 상당한 위험이 뒤따랐다. 우리에게 삼국통일의 명장으로 널리 알려진 김유신만 해도 본래는 고구려의 무당이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는 전생에 고구려의 무당 추남이었다 한다. 추남은 천지자연의 여러 현상을 예언으로 풀이하는데 능했다. 뿐만 아니라 점술에도 밝았다. 하지만 고구려 왕비의 뜻을 거스른 바람에 무고하게 죽음을 당했고, 이를 복수하기 위해 적국 신라의 귀족 가문에 환생했다는 이야기가 있다.‘삼국유사’에 보면, 고구려의 연개소문 역시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적국의 장수로 환생하였다고 했다. 환생에 얽힌 전설이 사실이었는가 하는 문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기억해야 될 점은 추남이든 또는 차대왕 때의 무사든 국가의 운명을 바로 예언해야 될 사명을 띤 무당들이 왕의 곁에 포진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들과 별도로 천문에 밝은 일자들 역시 예언을 임무로 삼았다. ●명산대천과 시조 사당의 제관들, 국운을 예언하다 7세기의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얼핏 무당과 비슷해 보이지만 엄밀한 의미로는 구별되는 새로운 부류의 예언자들이 등장했다. 사제 또는 제관(祭官) 즉, 나라의 중요한 제사를 담당하던 종교인들이 예언자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고구려 말기인 보장왕 때 일이다.654년(보장왕 13년) 4월, 마령 고개 위에서 신인(神人)이 나타나 고구려의 멸망을 예언했다. 마령의 신인이란 산신령을 가리킨 것이 거의 틀림없다. 신라의 경우 김유신의 전기를 읽어보면 삼산(三山)의 여신들이 국운을 수호하는 신으로 언급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고구려의 마령도 국가적으로 중시되던 명산이며, 그 곳의 산신이라면 특별한 신앙대상이 아닐까 한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마령 산신의 예언을 청취한 사람은 결코 평범한 사람일 수가 없다. 그는 산신령의 제사를 전담하는 사제였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딱히 고구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삼국에는 저마다 국가적인 제사의 대상이 정해져 있었다. 유명한 산천과 국가의 시조묘(始祖廟) 등이 신앙 대상이었다. 이들 종교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들도 따로 있었다. 고구려 요동성(遼東城)만 해도 시조 주몽(朱蒙)의 사당이 설치돼 있었는데 그에 얽힌 이야기는 마침 예언자에 관한 우리의 논의에 도움이 된다. 보장왕 때 당나라 장수 이세적(李世勣)이 고구려를 정복하기 위해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그 성 아래까지 쳐들어 왔다. 당나라 군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달아 성을 공격했다. 당 태종까지 친히 합세해 요동성을 수십 겹으로 에워싸 북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 요동성 주민들의 사기는 저하됐고 성은 함락직전이었다. 바로 그때 주몽 사당을 관리하는 사람이 나섰다.“우리가 모시는 주몽 사당에는 철판을 이어 만든 갑옷이 있고 날카로운 창이 있다. 전해오는 말로 이것은 전연(前燕·249∼370) 때 하늘이 내려 보냈다고 한다. 지금 적에게 포위되어 형세가 위급하다. 미녀를 단장하여 주몽 신에게 아내(‘婦神’)로 바치자.” 그의 제안대로 미녀를 바친 다음 제관이 다시 말했다. 주몽이 기뻐하시므로 성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란 이야기였다. 그러나 요동성은 바로 함락되고 말았다. ‘삼국사기’에는 주몽 사당의 제관을 단순히 무당(‘巫’)이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크게 괘념할 일은 아닐 성싶다. 요동성의 함락에 관한 내용은 고구려의 적국인 당나라 측의 사료를 거의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그 사당을 보호하고 관리할 ‘사제’ 또는 ‘제관’이 없었을 리는 만무하다. 이쯤에서 요점을 간추려보자. 첫째, 고구려의 건국 시조 주몽은 사후에 국방의 요충인 요동성을 수호하는 신으로 간주돼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비슷한 예로 신라의 문무왕도 죽어 국가의 수호신이 되었다. 문무왕과는 달리 주몽은 성곽의 수호신이었다. 그런 점에서 주몽 사당은 후대 중국 성황(城隍)의 원형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둘째, 주몽 신에게 젊은 여성이 희생으로 바쳐졌다는 점이다. 사람을 산 채로 무덤에 부장품으로 삼는 순장(殉葬) 풍습은 사라진 지 오래였으나, 종교적 희생은 오랫동안 끈질기게 존속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인용한 사료에서 확인되듯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 사당을 관리하는 제관이 있었고, 그는 수호신 주몽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바로 이 점이 지금 우리에겐 가장 중요하다. 백제의 경우에도 명산대천은 국가적 신앙의 대상이었다. 그렇게 중요했던 만큼 국가의 멸망을 예언하는 징조가 가장 분명하게 포착된 장소이기도 했다. 백제가 멸망하기 몇 해 전부터 기이한 현상들이 자주 목격됐다. 빨간 말이 북악의 오함사(烏含寺)에 들어와 울었다고 했다. 그 말은 사찰을 여러 날 동안 맴돌다 죽었다는 것이다. 북악이라는 명칭에서도 짐작되듯 그 산은 백제의 오악 가운데 하나였다. 명산 중의 명산으로 백제가 국가적 신앙대상으로 삼았던 북악 산신이 나라의 멸망을 알리는 징조였다면 의미심장하다. 하필 ‘말’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상징적이다. 앞서 예로 든 고구려의 산신도 마령 즉 ‘말 고개’에 출현했던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고대에 말은 전쟁 또는 군신(軍神)의 상징이었다. 멸망을 눈앞에 두고 백제의 우물, 강물 그리고 바다에도 재앙의 조짐이 역력했다. 서해안 해변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어찌나 많던지 백성들이 아무리 먹어도 남았다고 했다. 생초진(生草津)엔 거대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됐다. 그 길이가 무려 18척이나 됐다고 한다. 수도 사비성의 서남쪽으로 흐르는 사비하(금강)에는 큰 물고기가 죽어 떠올랐는데, 길이가 3척이나 됐다. 이어서, 사비하의 물이 핏빛처럼 붉게 물들었다. 도성의 우물물도 핏빛으로 변했다. 모두 ‘삼국사기’에 기록된 것들이다. 따져보면 우물물이나 강물이 붉게 변했다는 이야기는 큰 물고기나 거대한 여성이 폐사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대 한국인들의 관념에 따르면 물속에는 물의 신이든가 아니면 용이 살고 있었다. 그 형상은 특출한 사람의 모습일 수도 있었고 물고기 또는 지렁이와 같을 수도 있었다. 이러한 물의 신은 우선 고구려의 건국신화에 등장한다. 주몽의 외할아버지 하백이 바로 그렇다. 작은 물고기들은 물의 신(水神,河伯)의 신하로 인식됐다. 적에게 쫓기던 주몽이 무사히 강물을 건너 도망칠 수 있었던 것도 다름 아닌 물고기와 자라들 덕분이었다. 만일 주몽이 수신의 외손이 아니었더라면, 수중 생물들의 도움을 기대하긴 어려웠다는 것이 신화의 논리다. 백제 왕실은 고구려의 후예를 자처하였던 만큼 명산 못지않게 대천(大川)도 중요했다. 수도 사비성을 감싸 흐르던 사비하, 생초진 그리고 서해 바다의 수신은 모두 백제의 수호신이었을 것이다. 물론 수호신들의 죽음에 대한 관찰은 비현실적이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현상을 목격하고 보고하고 기록한 것은 보통사람들의 몫이 아니었다. 그것은 예언자인 제관들의 고유한 권리요, 또한 의무였다. ●호국사찰의 승려들, 불안한 미래를 보다 삼국에 불교가 전파된 뒤로 각 나라엔 호국사찰(護國寺刹)이 들어섰다. 기존의 산신과 수신에 더하여 부처님의 가호가 나라의 융성을 보장해주리란 믿음이었다. 그러다 나라가 망하게 되자 그 조짐이 호국사찰에도 나타났다. 백제의 경우, 천왕사(天王寺)와 도양사(道讓寺)의 탑이 벼락을 맞는가 하면, 백석사(白石寺) 강당에도 벼락이 쳤다. 왕흥사(王興寺)에선 배의 돛과 같이 생긴 것이 강물을 따라 절간 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목격됐다. 왕흥사 승려들은 이런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 한다. 정치적 예언은 본래 신성한 왕과 무당들의 독점적 영역이었으나, 역사 속에 새로 등장한 일관(日官)들, 불가(佛家)의 스님들에게도 예언의 권능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이런 고대 예언자들의 직업적 계보가 이어져, 조선후기엔 술사(術士)와 스님들이 정감록의 생산과 유통을 주로 담당하게 된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친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계란 이용 ‘닭줄기세포’ 세계 첫 배양

    계란 이용 ‘닭줄기세포’ 세계 첫 배양

    국내 연구팀이 닭의 품질개량은 물론 계란을 이용해 고가의 치료용 단백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역분화 줄기세포 배양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한재용 교수팀과 아비코아생명공학연구소는 닭의 생식기에서 난자 또는 정자로 발전하는 원시생식세포를 채취, 체외에서 이를 줄기세포로 역분화시킨 다음 복제 닭을 생산할 수 있는 ‘역분화 줄기세포 생산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국제학술지인 ‘스템셀’(Stem Cell) 6월호에 실렸다. 이는 황우석 교수팀이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 해소를 위해 ‘수정란이 분화해 줄기세포가 되는 것과 반대로 줄기세포를 역으로 분화시켜 난자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이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5∼6일이 지난 닭의 수정란 배아에서 얻은 원시생식세포를 역분화시켜 인간의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줄기세포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줄기세포가 세포나 조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화능력도 확인, 다른 배아에 이식할 경우 줄기세포와 유전자가 같은 복제 닭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크기·외모 콤플렉스’ 가라

    남성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크기 콤플렉스’와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에서 비롯되는 ‘외모 콤플렉스’에 각각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예일대학 크레이그 레이먼 박사는 최근 코네티컷주 뉴헤븐 일대에서 서식하는 ‘모기 물고기’를 이용해 수컷의 생식기 크기가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발표했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암컷들은 평균적인 생식기를 가진 수컷에 비해 보다 큰 생식기를 가진 수컷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교미선택에 있어서도 생식기가 큰 수컷에게 유도됐다. 그러나 생식기가 큰 수컷은 포식자들로부터의 위협에 늦게 반응, 더 쉽게 먹잇감이 됐다. 즉 생식기의 크기에 따라 암컷을 유혹하는 번식능력과 포식자로부터 도망치는 생존능력이 정반대 양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레이먼 박사는 “동물들의 수정 과정이나 수정 이후의 선택조건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이뤄졌지만 생식기 크기 등 수정 이전의 선택조건에 대한 연구는 부진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교미 선택에서는 큰 생식기가, 자연 선택에서는 작은 생식기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생식기 진화에 대한 방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미국 캔자스대학 코트니 피 박사는 여성의 신체에 대한 칭찬 한마디가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는데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주변 사람들의 칭찬은 신체 또는 성격 등에 상관없이 여성의 사기를 진작시켜 심할 경우 여성들을 우울증까지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 박사는 “여성들이 자신없는 외모에 대해 수치심을 느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이같은 수치심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특히 부모가 딸에게 하는 칭찬은 우울증 또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 실태] 중금속·환경호르몬에 무방비…대책은 ‘느림보’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 실태] 중금속·환경호르몬에 무방비…대책은 ‘느림보’

    아이들의 건강이 위태롭다. 대표적 ‘환경 약자’인 어린이들이 일상 생활환경의 유해물질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어떤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조사는 지금까지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다.1일 국립환경연구원이 내놓은 이번 보고서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국은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한 대책을 나름대로 고심 중이지만 부처간 엇갈린 이해관계 등으로 발걸음이 한참 더디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2003년 6월∼2004년 6월)는 환경연구원과 서울대·영남대·인하대 등이 공동 수행했다. 도시(대구 S초교)와 농촌(울산 E초교), 어촌지역(경북 K초교)에서 1개교씩 골라 설문조사와 건강검진, 중금속의 생체노출 정도와 신경계 영향 등 다방면에 걸쳐 심층조사를 벌였다. 평균 혈중 납 농도는 혈액 ㎗당 2.68㎍(마이크로그램·1㎍=100만분의 1g)으로 안전기준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성인의 경우 50㎍ 이상이면 신체적 이상이 나타나는데, 선진국에선 유해물질에 취약한 아이들의 ‘의학적 우려수준’은 10㎍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저농도의 납에 노출되더라도 신경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결과 드러났다. 환경연구원은 “생활환경 주변으로부터 저농도의 납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아동의 신경계 발달과정이 영향을 받아 지능지수가 낮을 수 있다는 외국 연구결과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지역 초등생 검사결과 주목 이번 조사는 자칫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잠재적 폭발력을 갖고 있다.199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된 울산공단 지역 초등학생의 평균 납 농도(5.1∼5.4㎍)가 이번 조사보다 두배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그래프 참조).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 울산공단 초교생에 대한 추가적 검사결과를 내놓고, 내년엔 경기 시화·반월공단 초교생에 대해서도 같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혈중 납 농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공단지역 학생들의 지능이 낮거나 인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회적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납 노출은 ▲중금속 오염원(광업이나 제련소가 있는 도시) 인근 거주지역과 ▲납 성분이 든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는 오래된 집에 사는 아동들 ▲주요 교통요지에 사는 아동들에게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원은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유아기의 납 노출은 특히 위험한데, 이 시기의 인지기능 감소는 나중에 혈중 납농도가 감소하더라도 부분적으로 회복될 뿐이라고 보고돼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환경호르몬도 대거 검출 중금속뿐 아니라 환경호르몬(내분비계장애물질) 노출도 심각한 상태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최근 놀이방매트와 어린이옷, 장난감 등 23개 제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와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등이 대거 검출됐다.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켜 정상발육을 저해하고 생식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시모는 “1998년 컵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 논란 이후 정부는 일이 터질 때마다 땜질식 처방을 하고 있다. 어린이 건강을 위한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등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등의 인체영향에 대한 장기추적 사업(2003∼2022년)에 이어 올해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공동으로 10세 이상 아동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 혈중 중금속 오염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환경부가 환경보건정책과를 별도 조직으로 신설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인데, 요컨대 정부의 환경정책 무게중심이 물·대기·토양 등 오염매체에서 사람의 건강을 염두에 둔 수용체로 옮아가는 단계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의식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환경연구원 김대선 환경역학과장)라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어린이의 유해물질 심각성이 오래 전부터 문제제기돼 왔고, 선진국에선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경우 성과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일례로 올해 초 어린이용 풍선에 든 유해물질이 사회문제화되자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유해성 사전검증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몇달 지나지 않아 벌써 유야무야 상태다. 관계자는 “사전검증제 도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산업자원부 등의 입장과 상충돼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보다는 산업계 등에 미치는 파장이 더 중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건강칼럼] 흡입화상 더 위험/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지난 식목일, 강원도에서 큰 산불이 있었다. 봄철에는 건조한 대기 탓에 크고 작은 화재가 잦다. 불이 났을 때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화상이다. 가정에서도 사소한 부주의로 입기 쉽고 바로 대처하지 않으면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미리 화상 응급조치법을 알아두면 유익할 것이다. 화재 때 불과 대면하고 있지 않다고 방심하면 안된다. 직접 불에 덴 상처보다 화기를 들이마셔 호흡기를 덴 경우가 더 많고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흡입화상이라고 한다. 기도가 뜨거운 연기에 데이면 부드러운 점막이 부어올라 호흡을 막아버린다. 화재 때 질식 환자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경우라면 후유증이 클 수 있으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사고 후 목이 쉬고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거나, 검은 가래를 뱉으면 호흡기를 데었을 가능성이 크다. 흡입화상을 막기 위해서는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화재현장을 빠져나와야 한다. 이렇게 하면 코와 입으로 들어가는 연기의 열도 식히고 들이마시는 연기의 양도 줄일 수 있다. 가정에서 조금만 부주의해도 크고 작은 화상을 입기 쉽다. 화상은 보통 물집 여부와 상처 부위의 감각이 살아있는 정도를 보고 등급을 나눈다. 그냥 빨갛게 부어오르면 1도 화상이다. 상처부위를 흐르는 깨끗한 찬물로 10∼20분간 식힌 후 바셀린이나 화상 연고를 거즈에 발라 상처에 덮어준다. 물집이 잡히는 화상은 2도 이상이다. 피부가 벗겨지고 흉터가 남거나 상처가 감염될 수 있으므로 병원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화상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세균 감염이다. 감염된 상처를 방치하면 염증이 생겨 패혈증까지 올 수 있다. 또 생식기 화상, 눈 화상 등은 소홀히 대처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도록 권한다.2도 이상의 중화상일 경우에는 환자에게 음식을 주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옮기되 물집은 터트리지 않아야 한다. 옷을 입은 채로 뜨거운 물에 데었다면 빨리 옷을 벗기고 찬물에 상처부위를 담근 다음 병원에 데려간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色色남녀]두려워말고 배워라

    철학자 쇼펜하워는 ‘에로스는 만물의 근원이며 성관계야말로 모든 행위의 중심이다.’라고 말했다. 요즘 우리 사회는 그 ‘중심’이 흔들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아직도 이 땅의 많은 남녀들은 성관계라는 것을 섹스에만 초점을 맞추고 섹스를 생식기의 결합이나 접속정도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축구경기를 단순히 ‘튼튼한 다리들의 발차기’라고 얘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일상 속에 범람하는 섹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섹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작년에 35살 미모의 커리어 우먼인 후배가 10년 열애,6년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서로가 첫사랑이었고 유명한 캠퍼스 커플이었다. 그들 부부는 다행히(?) 아이가 없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그들은 최근 몇 년 간 섹스를 하지 않은 채 각 방을 썼다고 한다. 그야말로 운명적 사랑으로 만나 섹스리스(Sexless)커플로 살다 남남으로 헤어진 것이다. 섹스리스 커플은 대략 3개월 이상 섹스하지 않는 부부면 해당된다고 한다. 물론 섹스리스를 보는 관점이 다양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30대 전문직을 가진 섹스리스 커플이 점차 많아진다는 사실에 있다. 아마도 그들은 20대 청춘을 전문직 자격증 따기에 몰두하였고 남보다 자유로운 연애를 할 기회가 적었을 것이다.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지도 않았고 실전 경험도 많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중심적 생활에 익숙한 상태로 결혼을 했기 때문에 부부간의 성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래도 우리 부부는 아무 문제없다.’고 노래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배우자의 성적 무관심과 성적 무지로 자신을 억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문제를 상대에게 터놓고 얘기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암묵적으로 부부간의 성생활은 백지로 만든 채 가정을 유지하지만 과연 그것이 행복한 삶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심한 경우에는 아내와의 섹스는 피하면서 포르노를 보고 ‘혼자만의 성생활’을 즐기는 남편 때문에 미치겠다는 여자들도 있다. 정말로 아내를 죽이는(?) 남편이다. 그런가 하면 아내의 무심한 성욕과 섹스회피로 사는 낙이 없다고 가슴을 치는 남자들도 적지 않다. 나도 개인적으로 밝히는 남자보다 섹스에 무지한 남자가 더 무섭다. 내가 보기에 여자를 밝히는 남자는 여자의 성 심리와 신체적 구조 등에 대한 지식이 많아 매너가 젠틀맨이다. 반면에 섹스에 무지한 남자는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성향이 있으며 성적 콤플렉스마저 갖추었을 때는 ‘시한폭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섹스리스나 성적 갈등은 섹스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섹스는 오래하거나 횟수가 많거나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하고 싶은’마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관심갖기, 이해하기, 존중하기, 책임, 주는 것, 이 5가지의 부산물이 섹스이다.’라는 에리히 프롬의 말은 행복한 삶의 슬로건이라 할 수 있다. 섹스, 아는 만큼 할 수 있고 하는 만큼 느낄 수 있고 느끼는 만큼 행복도 커진다. ●임해리는 15년 독신의 경험을 토대로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와 ‘SQ를 높여야 연애에 성공한다’를 출간한 자타가 인정하는 ‘연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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