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생선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 후보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 100주년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 커리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 순방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46
  • “서툴지만 해볼래요” 아이도 외국인도 젓가락질 삼매경

    “서툴지만 해볼래요” 아이도 외국인도 젓가락질 삼매경

    젓가락을 사용하면 손가락에 있는 30여개의 관절과 70여개의 근육이 움직이며 두뇌 활동을 도와준다. 젓가락질이 정확한 손놀림과 집중력 향상에 좋은 이유다. 우리나라가 골프와 양궁 강국이 되고 반도체, 줄기세포, 복제기술 등 미세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우수한 것도 젓가락의 힘이라고 한다. 젓가락이 세계를 들어 올린 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국 작가 펄 벅은 “한국인의 젓가락질은 밥상 위의 서커스를 보는 것처럼 신기하다”고 극찬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젓가락의 위대함이 충북 청주시의 젓가락 테마사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젓가락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한국만의 색채와 장인정신을 입히자 외국의 반응까지 뜨겁다. 젓가락을 통한 새로운 한류 열풍이 기대되고 있다.지난달 25일 태국 방콕의 한국문화원 전시관. 일본·영국·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태국주재 문화원 관계자와 태국 현지인 등 300여명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청주시의 젓가락특별전을 보기 위해서다. 개막 축하공연으로 사물놀이와 젓가락 장단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전시관은 한순간에 축제장으로 변했다. 피부색은 달랐지만 흥겨운 장단에 모두가 하나가 됐다. 관람이 시작되자 외국인들은 한국 젓가락의 매력에 눈과 귀를 모두 열었다. 젓가락의 역사와 사용법을 배운 외국인들은 서툰 손놀림으로 젓가락질을 하며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젓가락질이 재미있고 신기한 듯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젓가락 만들기 등 체험코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국문화원이 인터넷을 통해 체험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모집 하루 만에 정원을 초과했다. 주태국 한국문화원 강은아 원장은 “2013년 한국문화원 개원 이후 다양한 콘텐츠를 태국에 전파했는데 이번 젓가락특별전은 더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젓가락콘텐츠를 더욱 발전시키면 동남아는 물론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사업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다음달 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특별전은 조상들의 지혜를 담아 청주가 만든 옻칠 수저, 분디나무 수저, 방짜유기수저 등을 소개한다. 옻칠은 방습, 방염, 방충 효과가 뛰어나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고 중부권에 자생하는 분디나무는 잎과 열매가 맵고 항균성이 좋다. 구리와 주석을 78대22의 비율로 합금해 만들어 낸 유기는 무독, 무취, 무공해의 특성을 지녔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한국의 수저 유물 등도 함께 전시된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이범석 청주 부시장은 지난 2일 “특별전은 청주에서 열린 ‘젓가락 페스티벌’에 대한 나라 안팎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주태국 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이뤄졌다”며 “젓가락을 테마로 한 전시가 젓가락 비문화권에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청주의 젓가락사랑은 2015년 시작됐다.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를 통해 청주가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와 함께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게 계기가 됐다.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은 한·중·일 3개국이 매년 1개 도시를 선정해 활발한 문화교류를 진행하는 것이다. 사업 취지에 맞게 청주시가 3개국이 함께할 수 있는 소재를 고심하던 중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의 명예위원장을 맡은 이어령(83) 전 문화부 장관이 젓가락을 제안했다. 젓가락은 3개국이 2000년 넘게 사용한 필수품이자 나라의 음식문화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식탁이 커 길고 끝이 뭉뚝한 나무젓가락을 주로 사용해 왔고 일본은 생선가시를 자주 발라 먹다 보니 젓가락이 짧고 끝이 뾰족하다. 한국은 고기와 전 등 무거운 음식을 먹어 금속젓가락을 사용해 왔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3개국의 젓가락 이야기보다 더 좋은 소재가 없다’며 무릎을 탁 쳤다. 또한 청주는 젓가락과 인연이 깊다. 청주권에서 5000여종의 수저 유물이 출토됐고 고려가요 ‘동동’에 분디나무젓가락 이야기가 나오는데 분디나무는 청주권에 대량으로 자생하고 있다. 옛 수저에는 생명을 상징하는 디자인과 문양이 그려졌는데, 청주는 인류생명문화의 상징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로리볍씨 유적이 있는 곳이다.첫걸음은 2015년 11월에 개최된 젓가락페스티벌이다. 청주시는 11월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선포하고 이날을 전후해 다양한 젓가락 행사를 열었다. 젓가락을 테마로 한 학술회의와 전통 유물부터 창작품까지 3개국의 진귀한 젓가락 1000여점을 전시한 젓가락특별전을 열었다. 또한 젓가락질 도사를 뽑는 젓가락경연대회도 가졌다. 세계 최초의 젓가락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일본 NHK가 젓가락페스티벌의 주요 내용을 세계 150여 지역에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영했다. 중국과 일본 주요 매체들도 페스티벌의 내용과 취지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지난해 열린 젓가락페스티벌도 대박 행진을 이어 갔다, 유물과 창작젓가락 등 기상천외한 젓가락 3000여점이 호기심을 자극해 방문객이 5만 2000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최초 젓가락협동조합인 ‘가락공방’과 이종국 작가가 펼친 ‘내 젓가락 갖기 프로그램’ 작업장 역시 관람객으로 붐벼 1000여명이 자신만의 젓가락을 만들어 갔다. 젓가락 판매까지 이뤄져 방문객이 행사 기간에 구입한 젓가락이 1억원어치나 됐다. 올해는 3개국의 젓가락 전문가들이 3개국의 젓가락 문화를 이해하는 책을 내기로 했다. 청주시는 특색 있는 디자인과 스토링텔링을 접목한 청주만의 젓가락 50여종과 젓가락 장단 공연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달에는 젓가락 상품 개발과 글로벌마케팅, 페스티벌 등 모든 젓가락 테마사업을 주도할 젓가락연구소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내에 설립할 계획이다. 젓가락연구소 설립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젓가락연구소가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해서 콘텐츠 개발 등 모든 젓가락 테마사업을 주도하게 된다”며 “청주만의 특성이 가미된 젓가락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세계화해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주요 도시에 상설 판매장을 운영하고 전시회, 박람회 등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내 젓가락 갖기·선물하기 운동도 전개한다. 3개국이 공동으로 젓가락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는 젓가락이 3개국의 공동문화인 데다 포크와 나이프 역사보다 1500년 가까이 오래됐고, 젓가락질이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유전자라는 점에서 문화유산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콘텐츠진흥팀장은 “한·중·일 3개국이 손을 잡고 젓가락 테마사업을 펼치는 것은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벨 평화상감”이라며 “젓가락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직지와 함께 청주를 상징하는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젓가락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꿈꾸고 있다. 그는 “젓가락콘텐츠를 통한 장인들의 다양한 창작활동을 유도해 그들이 경제적 가치를 얻도록 할 방침”이라며 “젓가락 공방이나 갤러리 등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청주공항 등 지역 내 곳곳에 청주젓가락 상설판매장을 만들고 수출도 하겠다”며 “이미 유럽 사람들 사이에는 한국 젓가락을 수집하는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젓가락을 통해 문화가 산업이 되고 지역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미경의원 “체육복지 조례 개정... 일자리 창출 기대”

    서울시의회 김미경의원 “체육복지 조례 개정... 일자리 창출 기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미경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구 제2선거구)이 발의한 「서울시 체육복지 진흥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제27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원안 처리됐다. 이번 임시회에서 통과된 이 조례는 전문적이며, 다양한 체육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는 요즘, 체육복지 진흥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체육 관련 경력자 및 전문인력을 활용하는데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소외계층의 생활체육참여율을 제고하고 신종 스포츠 수요 및 변화하는 시민고객의 체육 욕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2014년 4개였던 체육복지진흥사업을 2015년 6개, 2016년 7개로 매년 늘려 소외계층의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체육복지진흥사업의 종사자들 역시 학생선수 경력자 뿐 아니라 직장운동경기부의 은퇴선수와 현역선수들이며, 이들은 스포츠지도자, 생활체육지도사, 마사지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체육관련 전문가를 활용하고 있으므로, 이 조례는 체육 관련 경력자 및 전문인력을 활용함에 있어 이에 대한 지원의 법적 근거 마련에 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김미경 의원은 “이 조례를 통하여 체육 관련 경력자 및 전문인력의 활용을 장려하여 체육 소외계층이 체육활동을 하는데 만족도를 높이고 더불어 체육 분야 인력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세종청사 10분 거리 ‘원조 생선구이’

    [公슐랭 가이드] 세종청사 10분 거리 ‘원조 생선구이’

    오늘도 세종청사의 하루 일과가 끝났다. 집에 가고 싶지만 내일 열리는 회의의 보고 자료를 마저 완성해야 한다. 저녁을 먹고 다시 야근해야 할 듯하다. 왠지 엄마가 해준 밥을 먹고 싶은 날. 이럴 때 정답은 ‘원조 생선구이’다. 원조 생선구이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세종마치상가에 있다.메뉴는 상호가 말해주듯이 생선구이다. 갈치 구이(1만 2000원)와 고등어 구이(9000원), 갈치 조림(1만 3000원), 고등어 조림(1만원)이 주력 상품이다. 언뜻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먹어 보면 합리적인 가격임을 대번에 알 수 있다. 다른 생선구이 집과 다른 점은 생선의 크기다. 예전에 ‘수다맨’ 강성범씨가 개그콘서트에서 중국 옌볜에 사는 거대한 동물들을 빗대 웃음을 선사한 바 있는데, 여기 생선구이야말로 옌볜 인근에서 낚은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반찬이 한정식집을 연상시킬 정도로 많이 나온다. 짭조름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게 특징이다. 생선구이 없이 반찬만으로 밥 한 공기를 뚝딱할 수 있다. 기본 반찬으로는 최고급에 속하는 양념게장과 굴무침도 나온다. 미역국도 빼놓을 수 없다. 고소한 맛이 어린 손님 입맛에도 알맞다. 양과 질 모두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한 손님은 “이모, 밥 한 공기 더요”라고 외치고 싶은 유혹에 쉽게 빠진다. 생선이 건강에 좋은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과식을 부르는 음식 맛은 때때로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원조 생선구이는 정부세종청사에서도 가깝지만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가족 손님도 많다. 주말이면 아이를 동반한 손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차는 지하 주차장에 여유롭게 할 수 있다. 식사를 하면 주차비는 당연히 공짜다. 친절한 주인이 계산할 때 알아서 주차권을 챙겨 준다. 박재혁 명예기자 (기획재정부 조세분석과 사무관)
  •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찌개에 퐁당 김밥에 쏙쏙 불판에 지글…맛있는 널 사랑햄~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찌개에 퐁당 김밥에 쏙쏙 불판에 지글…맛있는 널 사랑햄~

    햄(Ham)은 원래 돼지 뒷다리 또는 돼지 뒷다리를 자연 숙성시킨 것을 뜻한다. 스페인의 하몽, 이탈리아의 프로슈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돼지고기 부위 중 인기가 없는 뒷다리살 등을 염지(고기에 간이 배고 부드럽게 하는 과정), 훈연, 가열 등을 해서 만든 가공식품을 햄이라 부르고 하몽, 프로슈트는 생햄이라고 부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선 중기의 요리서인 ‘증보산림경제’에는 ‘납육’(肉)이라고 돼지고기를 밀 삶은 물에 데친 뒤 소금, 식초 등에 재었다가 말리는 요리법이 나온다. 외국의 햄 제조 방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40대 이상이 ‘햄’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기억은 생선과 전분으로 만든 ‘분홍 소시지’다. 젊은 세대는 “스팸?”이라고 되묻기도 한다. 우리의 햄은 어디서 길을 잃었을까.국내에 햄이 처음 소개된 때는 한국전쟁 이후다. 1937년 미국 호멜사에서 처음 출시한 ‘스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전투식량이 되면서 세계 각지에 퍼졌다. 출시 당시 스팸은 대공황의 여파가 남아 있던 1930년대 후반 미국 저소득층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한국전쟁 당시와 직후 국내에서 스팸은 소시지, 베이컨에 김치를 섞어 만든 부대찌개의 주요 재료가 된다. 국내의 육(肉)가공 업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3년이다. 진주어묵을 팔았던 평화상사는 1969년 진주햄소시지로 이름을 바꾼다. 이때 나온 햄은 생선과 전분을 섞은 어육혼합 소시지다. 계란물을 살짝 입혀 기름에 구워 먹는 형태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금도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지닌 추억의 도시락 반찬으로 대접받는다.국내 햄 시장의 큰 변화는 1980년대에 시작됐다. 햄에 들어간 고기의 함량이 중요해지며면서 롯데, CJ 등 대기업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롯데햄(롯데푸드)은 ‘순살코기로 만든 본격 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살로우만’ 햄과 소시지를 1980년 9월 출시했다. 돼지고기 함량 88.3% 이상으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프랑크 소시지, 비엔나 소시지, 베이컨 등도 ‘살로우만’의 이름을 달고 나왔다. 당시 나왔던 육가공 제품의 형태가 지금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다.그해 12월 CJ제일제당은 ‘백설햄’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이 육가공 업체 1위로 도약하게 된 제품은 1981년에 나온 ‘런천미트’다. 롯데푸드의 ‘로스팜’과 함께 그동안 미국에서 수입됐던 사각캔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이 여세를 몰아 미국 호멜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87년 ‘스팸’을 내놨다. ‘세계적인 명성, 세계적인 품질, 스팸을 제일제당이 만듭니다’라는 광고에 이어 2002년 ‘따듯한 밥 위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TV 광고로 일반인들에게 ‘햄’ 하면 ‘스팸’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스팸 출시 첫해 500t이었던 매출 규모는 2016년 2만 1342t으로 늘어났다. 스팸을 명절 선물세트에 넣기도 하는 한국인의 스팸 사랑이 만든 결과다. 2014년 1월 24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국제판에 한국인의 스팸 사랑을 다룬 기사를 실었을 정도다.햄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다양한 용도로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밥이 주식인 우리의 식단에 짠맛이 잘 어울렸다. 스팸김치볶음밥이 대표적이다. 요리하기 편하도록 김밥용 햄, 슬라이스 햄 등이 나오면서 햄은 1990년대 소풍이나 회사 야유회 김밥의 필수품이 됐다. 한국육가공협회에 따르면 육가공제품(햄, 소시지, 베이컨, 햄)의 판매량은 1990년 4만 5644t에서 지난해 19만 7924t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이 중 햄과 캔(햄) 제품의 판매량은 6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생선, 전분 등이 일부 들어간 혼합 소시지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3만 7518t에서 2만 7175t으로 줄어들었다.육가공 제품의 국내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인공첨가물 논란 등 건강 관련 뉴스가 발생할 때마다 줄어들었다. 이에 제조업체들은 고기의 함량을 높이고, 인공첨가물을 빼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롯데푸드는 2005년 경북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을 넣은 ‘의성마늘햄’을 출시해 건강 논란을 피해 갔다. 마늘은 미국 주간 타임지에 10대 건강식품으로 소개됐는데 의성 마늘은 단단한 ‘육쪽마늘’로 품질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햄에 암 예방 효과가 있는 마늘을 쓰면 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첨가물 이슈가 육가공 시장에 상존하는 위험 요소다. 고기 제품에 붉은색을 띠게 하는 합성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2010년 ‘더(The)건강한햄’, 롯데푸드는 2013년 ‘엔네이처’ 브랜드를 출시하고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을 내놨다. 대신 고기의 함량을 높였다.가장 최근의 충격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015년 10월 햄·소시지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사건이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육류가 단백질, 비타민 등의 공급원으로 반드시 필요한 식품이며 우리나라 국민의 가공육 섭취 수준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가공육 섭취량은 1일 평균 6.0g이다. WHO 발표는 가공육을 매일 50g씩 먹으면 암 발생률이 18%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식약처는 다만 가공육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채소 등 다양한 식품 섭취, 적당한 운동, 균형 있는 식습관 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들은 닭고기를 사용한 제품 생산을 늘렸다.햄과 소시지는 사회적 변화상을 반영해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2013년 이후에는 캠핑 열풍으로 야외에서 구워 먹는 햄과 소시지가 한 부분을 차지했다. 캠핌용 제품은 가정용 제품보다 크고 굵다. 다른 식품을 더한 제품도 인기다. 대상은 캠핑용으로 4가지 치즈를 넣은 ‘콰트로 치즈 그릴비엔나’를 출시했다. 2015년 이후에는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브런치(아침 겸 점심) 문화가 식문화로 유행하면서 슬라이스 햄이 인기를 끌었다. CJ제일제당은 브런치 시장을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도 햄과 소시지 소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인 가구가 주요 가구 형태로 자리잡으면서 햄샌드위치, 소량 포장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혼술 문화가 퍼지면서 간편한 안주로 햄이나 소시지가 선호되고 있다. 어린이 간식으로 자리잡은 진주햄의 ‘천하장사’, 롯데푸드의 ‘키스틱’ 등은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나오고 있다. 햄, 왠지 꺼려지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이 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미경의원 “학생선수 학습권-인권 법적 보장”

    서울시의회 김미경의원 “학생선수 학습권-인권 법적 보장”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미경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2)이 발의한 「서울시교육청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및 인권보호 조례안」이 지난 4월 28일 제27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김미경 의원은 그동안 대학진학과 엘리트선수 육성을 위한 과도한 훈련과 대회참가로 인해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잦은 폭력과 구타로 인해 학생선수들의 기본적 인권마저 무시되고 있는 학교 체육 현실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학교체육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과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및 인권 보장을 위한 지원 방안 등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내 학생선수는 총 7,743명으로 이중 20.9%인 1,622명은 「학교체육진흥법」 및 ‘서울시교육청 학교운동부 운영 지침’의 규정에 따른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특히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선수(37.2%, 406명)가 가장 많은 최저학력 미달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지난해 서울시내 학생선수 중 운동을 중단한 중도 포기율은 평균 8.3%로, 최근 3년간 중도 포기 현황을 살펴보면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학생선수들의 최저학력기준 미달과 중도 포기의 증가는 대회출전의 제한과 진학 및 진로목표의 상실로 인한 학교 부적응, 나아가 사회부적응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으나, 현재 이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조례는 ▲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인권보호를 위한 지원계획 수립(제4조), ▲ 인권보호를 위한 시책 추진 및 실태조사 실시(제5조), ▲ 학교운동부지도자에 대한 정기적 연수 실시(제6조), ▲ 학생선수를 위한 학업정보의 제공 및 위탁교육에 관한 사항과 관계 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제7조~제9조) 등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김미경 의원은 “오늘날 학교 체육은 과도한 입시위주의 경쟁으로 인해 단순히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경기 실적만을 추구하게 됐고, 이로 인해 학생선수들의 학습권과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 “학생선수들이 직면하고 있는 반인권적이고 비교육적인 환경을 개선하여 학생선수가 기본적인 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정신적‧신체적 폭력으로 인한 인권침해 행위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조례 제정의 취지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조례 제정을 계기로 학생선수의 학습권과 인권이 보장되고 더 이상 엘리트 체육 위주의 학교체육이 존속되지 않도록 학교체육에 대한 인식과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전통시장 맛집 탐방 - 광장시장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전통시장 맛집 탐방 - 광장시장

    시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의 장소다. 어머니가 장바구니를 들고 가족을 위해 찬거리를 장만하러 가던 곳이며, 설날이나 추석 때면 제수음식이나 명절음식 또는 설빔 등을 마련하기 위해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로 인해 활기찬 ‘장터’가 벌어지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백화점, 대형마트, 대형할인점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정겨웠던 시장통의 옛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동네에 가게가 모이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시장은 ‘예전부터 있어(在) 전해 내려온(來) 시장’이라 해서 ‘재래시장’이라 했고, 이제는 ‘전통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지금도 전통시장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서울에도 120개 이상 남아 있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전통시장이 가게와 주변 환경을 깨끗이 정비하고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한 결과 손님들이 다시 찾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전통시장은 대형상가가 줄 수 없는 색다른 분위기와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시장 곳곳에 줄지어 자리잡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값싸게 제공하는 가게들이 구수한 냄새와 정겨운 분위기로 손님을 끄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작고 개방되어 있는 가게가 대부분이지만, 시장 상인은 물론 수많은 고객이 오가는 곳이라 입소문이 빨라 맛과 명성을 자랑하는 곳들이 많다. 광장시장은 1905년 개설한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으로, 서울 도심 한가운데인 종로4가와 예지동에 걸쳐 있다. ‘광교’와 ‘장교’ 사이를 복개해서 만들려고 했다 하여 ‘광장시장’이라 불리게 됐다. 포목, 직물, 의류, 침구, 수예, 나전칠기, 주방용품 수입품, 청과 건어물, 정육, 생선, 야채, 제수용품 등 ‘고양이 뿔 빼고는 다 있다’는 전국 최대 규모의 도소매시장이다. 역사와 규모가 있는 만큼 시장통 맛집 또한 즐비하다. 빈대떡, 국수, 김밥, 육회, 순대, 곱창, 족발, 수제비, 만둣국, 오뎅, 떡볶이, 모듬전, 비빔밥, 보리밥, 닭튀김, 생선회, 매운탕, 토스트 등등 100여개의 식당이 밀집해 있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식당가다. 그래서인지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띈다. 즉석에서 맷돌에 녹두를 갈아 부쳐 주는 빈대떡집이 곳곳에 있어 길모퉁이 작은 테이블에서 막걸리 한 잔과 빈대떡을 즐기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순희네 빈대떡’집은 ‘배트맨’, ‘가위손’의 팀 버턴 감독이 극찬했던 곳이다. 바삭한 식감에 고소한 맛을 자랑해서 항상 붐비고 포장 손님도 줄 선다. 칼국수, 콩국수, 잔치국수, 열무국수 등 국숫집들도 즐비하게 포진하고 있다. 시원한 멸치국물에 즉석에서 면을 썰어 칼국수를 끓여내는 ‘강원도 손칼국수’는 2대째 이어온 집으로, 빈자리를 기다려야 하며 단골손님도 많다. 김밥집은 바쁜 상인이나 손님들로 붐빈다. ‘마약김밥’집은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줄을 서는 진풍경을 보여준다. 단무지와 당근 등만 넣고 깨를 뿌린 꼬마김밥은 겨자소스에 찍어 먹는데, 중독성이 있다. ‘마약’은 먹을수록 또 먹고 싶어진다 하여 손님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육회골목에는 이름난 육회집이 여러 곳 있다. 소고기 육회와 육회비빔밥으로 유명한 ‘자매집’은 줄이 길어 은행처럼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 광장시장 외에도 전통시장의 맛집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 삶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정겨운 전통시장에서 장도 보고 시장통 맛집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즐거움은 결코 작지만은 않을 것이다.
  • 뚜벅뚜벅, 제주를 기억하다

    뚜벅뚜벅, 제주를 기억하다

    봄 여행주간이 오는 29일부터 시작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국내여행 수요 창출을 위해 벌이는 대형 이벤트다. 새달 14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봄 여행주간에도 여러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제주에서는 ‘제주시 원도심의 재발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도시 재생 전문가와 함께 제주 재생 현장을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의아하다. 제주에 원도심이 있다고? 보통 원도심이라고 하면 대도시가 외연을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낙후되어 가는 도심 지역을 일컫는다. 그런데 이를 지방 소도시 정도로 인식되는 제주에 적용하니 어딘가 생경하게 느껴진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나라 안에서 가장 극심하게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 제주다. 개발로 인한 상전벽해가 하루아침에 생겨난다. 그러니 원도심을 기억이 축적되는 장소라고 전제한다면 제주야말로 숱한 원도심을 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글로컬제주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제주 원도심을 돌아봤다. 오롯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제주인 듯 아닌 듯한 풍경들이 제법 많았다.원도심은 제주 사람들의 기억과 추억이 축적된 장소다. 제주의 지리, 역사적 근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는 제주목관아와 제주성(城)이 있었던 구도심을 일컫는다. 제주공항을 기준으로 보면 제주시 동쪽에 해당된다. 제주성을 중심으로 일도 1동, 이도 1동, 삼도 2동과 건입동, 중앙로, 칠성동 등이 포함된다. 삼도동은 제주 삼성신화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제주를 일군 삼형제가 활을 쏴 정한 각각의 거주지가 그대로 이름이 됐다. 맏이가 일도, 둘째가 이도, 막내가 삼도를 중심으로 거주지를 형성했다고 한다. 원도심이다 보니 제주에서 가장 먼저 생긴 간선도로, 극장 등 기록으로서 최초가 된 것들이 꽤 많다. 제주 최초의 제빙공장 터, 거울공장 터, 발전소 터, 1920년대 목욕탕 터 등도 이 일대에 있다. 1950년대 가장 먼저 양복점과 양장점이 들어선 패션의 거리이기도 했다. 미용실, 다방 등의 간판도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지금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가장 번화한 곳은 칠성로다. 지금껏 ‘제주의 명동’ 역할을 하는 곳이다. 고·양·부 삼성 시조가 세 지역의 땅을 나눠 차지할 때 북두칠성 모양으로 대를 쌓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각각의 대는 일제강점기 무렵까지 보존됐으나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금은 칠성로란 이름으로만 남았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칠성로 일대는 제주의 중심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연동 등 이른바 ‘신제주’에 자리를 내줬고, 새 천년이 되면서 화려함도 잃었다.원도심 투어의 출발지는 동문로터리다. 이어 산지천 일대-건입동 동자복-금산수원지(김만덕 기념관)-탑동광장-북초등학교-관덕정-삼도동 문화의 거리-오현단 등을 돌아본 뒤 동문시장에서 마무리한다. 동문로터리와 동문시장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어 사실상 출발과 종착지가 같은 원형의 코스로 이뤄졌다. 동문로터리 건너편의 ‘동문시장’ 간판을 내건 옛 건물이 눈길을 끈다. 1965년 세워진 옛 동양극장 건물이다. 건물엔 제주 바다의 이미지가 배어 있다. 외벽의 원형 창문은 여객선을 떠올리게 하고 지붕은 물결치는 파도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원도심의 랜드 마크로 삼을 만한 자태다. 원도심 한복판엔 산지천이 흐른다. 한라산에서 발원해 원도심 중심부를 관통한 뒤 산지포구에서 바다와 몸을 섞는 하천이다. 한때 최고의 상권을 자랑했던 동문로, 칠성로, 중앙로, 탑동, 동문시장 등이 이 하천 양쪽에 매달려 있다. 서울의 청계천처럼 오염이 심해지면서 1960년대 복개됐다가 2002년 옛 모습을 되찾았다.사람이 사는 마을은 물길 주변에 형성되기 마련이다. 산지천도 마찬가지. 기원전 1세기쯤부터 제주와 육지를 잇는 뱃길의 중심지 노릇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지천 끝자락의 산지포는 제주의 관문이자 최고의 상업지역이었다. 오늘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범으로 회자되는 의녀 김만덕(1739~1812)의 객주터가 있던 곳도 산지포였다. 객주를 통해 재산을 모은 만덕은 조선 정조 때 나라에서 보낸 구휼미가 풍랑으로 전복되자 평생 모은 재산을 내놓아 관덕정에 가마솥을 걸고 죽을 쑤어 굶주리는 백성을 먹였다. 이를 기리는 기념관이 산지천 아래쪽에 있다. 김만덕 객주터는 최근 옛 모습대로 재현돼 주막집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객주터 바로 위에는 복신미륵이 떡하니 서 있다. 복신미륵은 행운과 복을 가져다 주는 미륵보살을 뜻하는 말이다. 제주성 동쪽에 있는 자복이라 해서 동자복이라 불린다. 용담동의 서자복과 함께 제주성을 향해 마주 보고 서 있다. 동자복은 입상이다. 신장이 286㎝, 얼굴이 161㎝이다. 눈 위에는 눈썹을, 앞가슴에는 맞잡은 팔의 소맷자락을 표현했다. 예전 제주에도 성이 있었다. 제주성은 사람들의 생활공간을 갈랐다. 서울의 이른바 ‘4대문 안’을 떠올리면 알기 쉽겠다. 성 밖에는 초네따이(시골아이)가, 성 안에는 시에따이(도시아이)가 살았다. 지금도 제주목관아 뒤편의 ‘묵은성’(지나간 옛 성을 뜻하는 사투리) 지역에는 평수 너른 옛집들이 남아 있다. 제주성벽은 일제강점기에 산지포구와 오현단 등의 조성 공사에 쓰이느라 산산이 해체됐다. 몽돌해변을 매립해 조성한 탑동광장, 설립 연도가 올해로 꼬박 110년이나 된 북초등학교를 휘휘 돌아가면 관덕정(보물 제322호)에 이른다. 제주목관아 앞에 있는 관덕정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꼽힌다. 조선 세종 때인 1448년 처음 지어진 뒤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른다. 관덕정 앞 뜨락엔 돌하르방 2기가 서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도 내 40여기의 돌하르방 중 하나다. 근래에 조각된 돌하르방에 견줘 단연 비범한 자태다.도로를 건너면 삼도동 문화의 거리다. 미술, 공예 등 작가들의 공방이 밀집돼 있다. 제주도 한량들의 회합 장소였던 향사당 등 볼거리가 은근히 많다. 이 골목에 제주 고유의 초가집이 남아 있다. 초가는 안거리와 밖거리 2채로 이뤄져 있다. 단단한 돌담과 새(띠), 집줄로 바둑판처럼 얽어 맨 초가지붕은 태풍도 견딜 만큼 견고하다. 오현단은 제주 발전에 공헌한 송시열 등 다섯 명의 현인을 배향하는 옛 터다. 유적지 둘레를 제주성지가 둘러치고 있다. 오현단에서 남수각을 거쳐 내려오면 동문시장이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주)동문시장, 동문재래시장, 동문공설시장 등으로 나뉠 만큼 규모가 크다. 오메기떡 하나 사들고 천천히 돌아보기 딱 좋다.이제 화북포구를 말할 차례다. 원도심의 ‘연관검색어’쯤 되는 곳이다. 다소 떨어져 있긴 해도, 원도심의 형성과 관련이 깊고 정서 역시 맞닿아 있어 함께 둘러보는 게 좋다. 화북포구는 고전소설 ‘배비장전’의 고사가 얽힌 곳이다. 풍경만큼이나 담긴 이야기들도 곱다. 예전 화북포구는 제주에서 뭍과 연결되는 두 곳의 관문 중 하나였다. 수많은 비바리(갯마을 처녀의 사투리)들이 뭍에서 군역 등을 마치고 돌아오는 연인을 마중하던 곳이자, 눈물로 배웅하던 곳이다. 그렇게 쌓인 비바리들의 애환의 두께가 ‘배비장전’을 낳은 것일 터다. 포구는 억척스러운 삶의 역사가 담긴 공간이다. 섬인 탓에 포구가 필요했지만 화산섬의 거친 자연은 이를 쉬 허락하지 않았다. 바닥이 얕고, 바위는 뾰족해 배를 부수기 일쑤였다. 제주 사람들은 노고에 지혜를 얹어 이를 해결했다. 수중 암초인 ‘여’나 그보다 높은 ‘코지’를 중심으로 돌을 쌓아 파도의 위력을 줄이고, 내부를 ‘안캐’, ‘중캐’, ‘밧캐’의 세 칸으로 나눴다. 아직 원형을 잃지 않은 제주의 몇몇 포구들이 일직선으로 뻗은 뭍의 나룻터와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동문로터리 인근 대동호텔(064-722-3070)은 1971년 세워진 유서 깊은 곳이다. 지금도 재일교포나 일본인 등 수십년 인연을 가진 이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동문시장 안에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오메기떡이 특히 알려졌다. 횟집도 있다. 1층에서 생선을 고르고 2층에서 먹는 형태다. 기념품으로 인기인 말린 옥돔 등도 싸게 살 수 있다.
  • 후보 발길 4곳 중 1곳 시장 ‘민심 장보기’… 보수가 더 잦아

    후보 발길 4곳 중 1곳 시장 ‘민심 장보기’… 보수가 더 잦아

    “대통령 후보마다 전통시장에 오는데 바쁜 건 알지만 시장 한편에서 대담회라도 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전통시장 살리겠다면서 문제점은 듣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가니 딱하죠.”-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과일가게 주인 박만금(79)씨 “아무래도 시장이 평소에는 소외돼 있는데 아예 시장에 오지 않는 사람보다야 얼굴이라도 한번 보여주는 후보자에게 마음이 더 끌리는 게 인지상정 아닙니까.”-가락시장 생선가게 주인 최성호(51)씨대선 선거운동이 26일로 반환점을 찍은 가운데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홍준표(자유한국당), 안철수(국민의당), 유승민(바른정당), 심상정(정의당)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유세지로 네 번 중 한 번은 재래시장을 선택했다. 전통적으로 시장이 서민친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온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전통시장은 주요 방문처였다. 그러나 모든 후보가 전통시장을 공략하는 건 아니다. 보수 성향의 후보가 특히 진보 성향의 후보보다 월등히 방문 비율이 높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지지자층이 세대별로 극명히 나뉘는 가운데 시장은 보수 성향의 장년층과 노년층이 많다는 점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전통시장을 둘러싼 각 후보의 셈법을 들여다봤다. 이날까지 5명의 후보가 찾은 민생현장은 모두 166곳(TV 토론 및 언론 출연, 기자회견, 정치권 방문 제외)으로, 이 가운데 전통시장이 41곳(24.7%)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서울 광화문광장, 대구 동성로, 광주 금남로, 부산 서면 등 번화가가 37곳(22.3%)이었고, 산업현장 16곳(9.6%), 기차역·터미널 15곳(9%), 정부·공공기관 12곳(7.2%), 여성·장애인·노인단체 12곳(7.2%), 직능단체 11곳(6.6%), 묘역 10곳(6%), 대학가 8곳(4.8%)이 뒤를 이었다.사실 시민들은 전통시장보다 대형마트를 더 많이 찾는다. 하지만 선거에선 ‘전통시장의 힘’이 월등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정관 전남대 정치학과 교수는 “시장은 선거에서 여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장소”라면서 “표심과 직결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장을 보거나 음식을 먹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후보자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차희원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는 “시장 방문은 후보자의 소탈함을 강조하고, 실제 시민과 접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장년층과 노년층에게는 시장 방문처럼 직접 경험하고 만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보의 성향별로 방문 횟수는 크게 차이가 났다. 홍준표 후보가 18번 전통시장을 방문해 가장 많았고, 유승민 후보(11번), 안철수 후보(6번), 심상정 후보(5번)가 뒤를 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1곳에 그쳤다. 앞으로 이 차이가 좁혀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2012년 18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때보다 차이가 더 크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109개 방문 장소 중 37개(33.9%)가 전통시장이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94개 중 16개(17.0%)였다. 아무래도 세대별로 지지층이 구분되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실제 홍 후보는 대학가를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았지만, 시장과 기차역·터미널을 후보자 중 가장 많이 들렀다. 문 후보(11번)와 안 후보(8번)는 번화가를 가장 많이 찾았다. 유 후보도 번화가를 8번 갔지만, 시장 방문 횟수보다는 적었다. 심 후보는 대학가(3번)와 노동·산업현장(5번)을 많이 방문했다. 후보들마다 주요 지지기반을 찾는 횟수가 훨씬 많은 셈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대 교수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보다는 시장 방문이 서민과 밀착해 있다는 이미지 조성에 유리하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자주 찾는 유세장소이지만, 보수 성향 후보자가 장·노년층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해 더 자주 방문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의 잦은 방문에 대해 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후보자들의 방문을 단순한 보여주기식으로 취급하거나, 장사에 방해가 된다며 손사래 치는 경우도 있었고 반면 시장 상인들의 어려운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와 고맙다는 얘기도 있었다. 서울 화곡동 남부시장의 옷가게 주인 안모(53·여)씨는 “선거 때만 되면 찍어 달라고 방문할 뿐 평소에는 서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전혀 관심도 없지 않냐. 쇼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약재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7·여)씨는 “정치인들이 온다고 해서 시장에 도움 될 것이 하나도 없다”며 “우르르 사람들을 끌고 와서 장사하는 데 방해나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답해했다. 반면 이 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57·여)씨는 “선거 때만이라도 시장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마포구 망원시장 농산물 도매점 직원인 이모(28)씨는 “시장을 찾아와서 일일이 악수하는 것보다는 전통시장과 관련된 정책들이나 제대로 내놨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구 남대문시장 인삼가게 주인 염재창(44)씨는 “시장에 와서 시끄럽게 구호를 외치는 것이 거북하다”며 “조용히 다니면서 상인들이랑 진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문재인 부인 김정숙 “승리 예감? 성적표 받아봐야”

    문재인 부인 김정숙 “승리 예감? 성적표 받아봐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6일 “성적표를 받아봐야 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겸손하겠다”고 밝혔다.김 여사는 이날 오전 부산 서면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승리를 예감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여론이 전라도도 그렇고, 광주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그럴수록 더욱더 마음을 낮춰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에 대한 내조와 건강관리에 대해서는 “식사를 다 챙겨놓고 다닌다. 요즘은 긴장된 시간이 많아 소화가 잘되는 음식과 해산물을 좋아해 생선을 꼭 챙긴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시장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범어사 전 주지 수불 스님이 선원장인 안국선원을 찾아 “남편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며 불심에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게으르면 고혈압을 이길 수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게으르면 고혈압을 이길 수 없다

    음식은 싱겁게 음주는 한잔만약물치료·생활요법 병행해야중년을 지나 고령으로 가는 길에는 복병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고혈압’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고혈압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이 752만명이고, 환자 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심장과 뇌, 신장, 대동맥에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을 앗아 가거나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런데 고혈압 자체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문제는 고혈압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려면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으르면 절대 고혈압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하늘이 준 운명에 따라 살겠다고요? 5~10년 뒤 후회하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조언을 새기길 바랍니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았다면 혈압약 복용은 기본입니다. 일반적으로 19세 이상 성인이 2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상태가 계속 악화하면 약을 처방합니다. ‘완치’의 개념이 없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한편으로 약은 합병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기도 합니다.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혈압 120~139㎜Hg, 확장기 혈압 80~89㎜Hg)부터 혈압을 잡으려고 해도 고된 삶이 기다립니다.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진행하는 ‘생활요법’에 들어가야 합니다.●고혈압 ‘주적’은 소금… 밥상서 아웃! 첫 번째는 ‘소금’입니다. 박성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소금 섭취량은 하루 6g 미만으로 서서히 줄이면서 싱거운 맛에 적응해야 한다”며 “될 수 있으면 소금에 절인 음식은 먹지 말고 식탁에 간장과 소금을 올리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물을 갖고 있으려 하기 때문에 혈액의 부피를 늘리고 혈관 압력을 높입니다. 스낵 1봉지(1.5g), 라면 1개(2.5g)만 먹어도 이미 소금 4g을 섭취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국과 김치, 생선구이만 먹어도 3g의 소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따라서 소금을 줄이려면 굳은 결심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박 교수는 “레몬과 식초 등의 신맛을 이용하거나 카레가루 등 향신료에서 맛을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묽은 간장을 사용하고, 소금에 절인 채소는 손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춧가루나 후추의 매운맛은 혈압을 높이진 않지만, 소금을 곁들이지 않고 먹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음식에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소금에 절여서 만든 김치, 깍두기 등은 4~5쪽 정도로 절제하고 장아찌, 젓갈 등 염장식품은 피합니다. 소금을 하루 6g 이하로 계속 제한하면 수축기 혈압을 5㎜Hg 줄일 수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 위주의 저지방식을 꾸준히 먹으면 수축기 혈압이 무려 8~14㎜Hg 감소한다고 하니 실천하기 어렵더라도 꼭 도전하시길 바랍니다.●금주 2~4㎜Hg·스트레스 6㎜Hg 낮춰 절주도 필수입니다. 이광제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올리고 혈압약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하루에 허용되는 양은 소주와 맥주 모두 겨우 2잔입니다. 심지어 여성과 저체중 남성은 1잔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하는 분이 많겠지만 꾸준히 금주하면 보상으로 수축기 혈압 2~4㎜Hg을 줄이는 효과를 얻습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담배도 끊어야 합니다. 특히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여도 6㎜Hg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정이나 직장에서 늘 마음을 이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유산소 운동 도움… 근력은 서서히 운동은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체조, 줄넘기, 에어로빅이 좋습니다.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어 가볍게 시작해 2주 간격으로 서서히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운동 강도는 최대심박수의 50~60% 수준입니다. 최대심박수는 220에서 나이를 빼면 나옵니다. 약간 땀이 날 정도로 주 5~7회, 최소 30분 이상 운동하면 수축기 혈압이 4~9㎜Hg 줄어듭니다. 꾸준히 노력해 체중을 10㎏ 줄이면 수축기 혈압은 무려 5~20㎜Hg가 감소합니다. 생활요법은 최소 기간이 ‘6개월’입니다. 제대로 실천하는 것만큼 꾸준한 실천도 중요합니다. 이 교수는 “6개월 이상 생활요법을 실천했는데도 계속 혈압이 오르면 약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도 생활요법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합병증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최동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운동요법이 고혈압 치료의 전부라고 오해해 운동에만 매달리는 환자를 간혹 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노력의 결실 반대의 상황은 무엇일까요. 가슴이 터질 듯 아프다가 돌연사하는 ‘심근경색’, 높은 압력에 견디기 위해 심장이 부어오르는 ‘심부전’,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뇌졸중’ 위험이 3~7배 높아집니다. 아니면 시력을 잃거나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온라인 유통가에도 ‘신선’ 열풍

    온라인 유통가에도 ‘신선’ 열풍

    G마켓·11번가·옥션·티몬 등 ‘신선식품 브랜드’ 잇따라 론칭 생산 실명제 등으로 차별화 추구 아마존프레시도 시장확대 본격화 온라인 유통업계의 신선식품 판매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잇따라 시장에 새로 뛰어들거나 프리미엄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선 곳도 늘고 있다.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지난달 온라인 전용 식품 브랜드 ‘지테이블’을 새롭게 출시하고 제철 신선식품 9종을 선보였다. G마켓 식품 담당자가 직접 산지로 찾아가 상품의 생산부터 가공,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을 검수한다는 게 특징이다.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도 지난해 말 신선식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 스타트업 ‘헬로네이처’를 인수하고 서울 전 지역 새벽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며 신선식품 판매를 강화했다. 옥션도 신선식품 브랜드 ‘파머스토리’로 신선식품 판매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생산자 실명제를 도입해 신뢰도를 높였다. 지난해 말 신선식품 판매 서비스 ‘신선생’을 시작한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는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과 손잡고 전용 상품을 내놓는 등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글로벌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2007년 처음 실시한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아마존 프레시’를 미국, 영국에 이어 지난 21일 일본에서도 세 번째로 개시했다. 아마존재팬은 육류와 생선 등 10만점 이상의 상품을 취급하며, 주문 후 최단 4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품질 관리가 까다롭다는 위험 부담을 안고도 업체들이 신선식품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유인 효과 때문이다. 신선식품은 구매 주기가 짧아서 통상 2~3일마다 새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를 자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는 배송비 등을 이유로 한 번에 여러 가지 상품을 함께 장바구니에 담는 경향이 있어 특히 다른 제품의 매출 동반상승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초 신선식품 직매입 서비스 ‘티몬프레시’를 시작한 티몬에 따르면 서비스 첫 일주일(1월 24~30일) 대비 3월 첫 주(3월 1~7일)의 육아용품(302%), 가공식품(252%) 등 슈퍼마트 전 품목 매출이 함께 올랐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정글의 법칙 조보아 활약에 시청률 상승 “무인도 간다면 지상렬♥”

    정글의 법칙 조보아 활약에 시청률 상승 “무인도 간다면 지상렬♥”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 조보아가 화제다. 21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수마트라’ 6회에서는 김세정, 육성재 등 선발대가 생존을 마치고 후발대로 바통을 넘겼다. 김병만과 선발대였던 곽시양이 잔류하고 지상렬, 강남, FT아일랜드 최종훈, 크로스진 신원호, 조보아가 합류해 깊은 정글 속에 살고 있는 멘타와이 부족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다. 홍일점 조보아는 쾌속선 6시간 이동, 육로와 수로로 또 3시간 이상 이동, 그리고 이어지는 진창길 로드에서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쌩쌩했다. 오빠들의 손을 뿌리치고 먼저 앞서 나가다가 진흙 구덩이에 푹 빠져도 해맑게 웃을 뿐이었다. 뿌리 열매를 먹겠다고 씩씩하게 땅을 파헤치고 새우도 덥석덥석 잡아내던 조보아는 뱀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은 비명이 아닌 감탄사. 조보아는 “우와 예쁘게 생겼어”라며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조보아의 예상치 못한 활약 덕택일까. 지난 21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수마트라’ 6회의 시청률은 지상파 금요 예능 1위는 물론, 전주보다 0.6%p 상승한 12.8%(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MBC의 ‘발칙한 동거’, tvN의 ‘윤식당’, jtbc의 ‘크라임씬3’까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낸 것. 조보아 이름은 방송 당일은 물론, 익일까지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식 중이다. 이날 순간 최고 시청률 16.9%까지 치솟은 장면은 조보아를 둘러싼 지상렬과 최종훈의 신경전이다. ‘맥아더의 아들’이라 자칭하는 인천 바닷가 출신 지상렬과 48cm 크기의 물고기까지 잡아봤다는 FT아일랜드의 최종훈은 낚시꾼의 자존심을 걸고 사냥에 나섰다. 한참 낚시에 열중하던 지상렬은 “보아 어떻니?”라며 은근슬쩍 최종훈의 마음을 떠봤다. 최종훈은 “성격 완전 좋죠”라고 말했지만, 지상렬을 빨개지는 최종훈의 얼굴을 놓치지 않았다. PD가 “조보아 씨가 낚시 잘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래요”라고 전하자 순간 두 사람의 눈빛이 돌변했다. 결국 지상렬은 2마리, 최종훈은 그의 3배인 6마리를 잡아 최종훈이 승기를 잡은 듯했다. 최종훈은 조보아에게 제일 큰 물고기를 챙겨주고 먹여주며 팬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조보아는 지상렬에게 “오빠 이거 드셔보세요”라며 최종훈이 발라준 생선 살을 건넸고 지상렬은 “오장육부에서 난리 났다”며 특유의 언변으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알고 보니 조보아는 정글 출국 전부터 “지상렬 선배님 재미있으신 것도 좋은데 되게 진국이실 것 같아요. 되게 잘 통할 것 같아요”라고 말할 정도로 지상렬의 팬이었던 것. 심지어 “무인도에 간다면 병만족장님까지 다 합쳐서 멤버들 중에서는 지상렬 오빠랑 가고 싶다”며 큰 호감을 드러냈다. SBS ‘정글의 법칙’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멸치도 생선’ 봄 입맛 돋우는 기장 축제

    “고소한 봄 멸치 가득한 기장멸치축제로 오세요.” 부산 기장군은 ‘제21회 기장멸치축제’를 21~23일 사흘간 기장읍 대변항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수산물이 주제인 전국 최초의 축제로 기장을 대표한다. 축제 첫날 오전 11시 풍물패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생멸치 및 특산품 대전, 해산물 마술쇼, 플라이보드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오후 7시부터는 개막식과 더불어 화려한 축하공연이 축제의 열기를 고조시킨다. 22, 23일에는 가족이 함께하는 멸치털이 체험, 어업지도선 승선 운항 체험, 맨손 활어 잡기 등 기장멸치축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체험행사와 볼거리를 마련해 관광객들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 축제의 백미는 멸치회 무료 시식과 대변항 빛의 연출이다. 무료 시식회는 3일간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행사장에서 진행된다. 밤에는 대변항을 루미나리에로 단장해 은은하고 이국적 분위기를 띠는 빛의 항구로 변신시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름다운 조명과 음악분수를 볼 수 있는 멸치테마광장의 상징탑과 함께 매일 밤 진행되는 해상 불꽃쇼로 축제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해마다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대한민국 먹거리 축제의 원조인 기장멸치축제를 잊지 않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KIA-kt(수원) LG-한화(대전) NC-롯데(사직) 삼성-두산(잠실) 넥센-SK(문학 이상 오후 6시 30분) ■정구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오전 9시 순창공설운) ■궁도 함안군수기 전국남녀대회(오전 7시 함안 백이정) ■역도 전국실업선수권, 전국춘계대학생선수권(오전 10시 양구 용하 역도전용경기장)
  • 중국 은감회, 고위 관료 아내들 은행 끼워넣기 취업 엄금

    부패로 낙마해 무기징역형을 사는 링지화 전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의 부인 구리핑은 내연남을 살해하도록 지시하고 유명 앵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온갖 추문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링지화·구리핑 부부는 ‘뇌물 재테크’에도 탁월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받은 뇌물을 중국 최대 민영은행인 민생은행에서 주로 세탁했다. 링지화는 이를 위해 자신의 부하였던 마오샤오펑 전 민생은행장에게 압력을 넣어 아내를 민생은행 리스 자회사 대표로 취업시켰다. 구리핑이 민생은행에 진입하자 금융권에 일명 ‘부인 클럽’이 생겼다. 고위 관료 부인이 속속 낙하산을 타고 은행과 증권사에 취업한 것이다. 구리핑과 비슷한 시기에 민생은행 감사위원회 주임으로 발탁된 인물은 쑤룽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의 부인이었다. 쑤룽 역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패로 낙마한 저우번순 전 허베이성 서기는 아내를 은하증권 이사 자리에 앉혔으며 전 국가 통계국장 왕바오안은 아내를 은하증권 부총재 자리에 앉혀 치부책을 관리하게 했다. 인민일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매체인 협객도는 16일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앞으로 고위 관료 부인의 금융기관 낙하산 취업을 엄격하게 금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협객도에 따르면 은감회는 지난 7일 발표한 ‘은행업의 혼란을 정리하기 위한 공작 통지’를 발표하고 고위 관료 배우자의 위법적인 금융기관 취업 금지 및 ‘부인 클럽’ 해체를 주요 반부패 업무로 정했다. 은감회는 문건에서 “고위층 배우자의 위법한 취업은 월급을 도둑질하는 짓이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자 부패의 ‘근친번식’”이라고 질타했다. 이 작업은 은감회 신임 주석 궈수칭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 산둥성 성장에서 은감회로 온 궈 주석은 중국 건설은행 회장,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이 궈 주석의 매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우리 곁을 오래 지켜온 생선구이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우리 곁을 오래 지켜온 생선구이

    한국은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전통적인 노르웨이와 일본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들이 생선을 워낙 좋아한다는 것인데, 생선요리 중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것이 생선구이다. 생선구이는 말 그대로 생선에 소금을 뿌리거나 양념장을 발라서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운 음식이다. 가정에서는 가스 불 혹은 오븐에 굽거나, 프라이팬에 기름을 자작하게 두르고 굽기도 한다.생선구이는 생선을 먹는 가장 오래된 방법으로, 선사시대까지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전통적 방법인 소금에 절이거나 소금을 뿌려 구우면 담백한 생선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고, 간장양념을 쓰면 풍미를 더할 수 있으며, 고추장양념을 하면 생선의 맛이 새롭게 변신한다. 생선구이는 청어, 고등어, 삼치, 전갱이, 도미, 대구, 가자미, 꽁치, 전어 등 한반도 해역에서 나는 대부분의 어종을 재료로 해서 우리 식탁에 오른다. 그래도 구이로 가장 많이 먹는 생선은 국민생선이라 불리는 고등어가 아닐까 한다.고등어는 제주도 남부에서 많이 잡히는데, 지금은 가두리 양식도 하지만 북유럽의 노르웨이 등지에서 수입해 오는 물량도 많다. 고등어는 선도가 급속히 떨어지므로 안동 등지에서는 예부터 상하기 전에 소금으로 절여서 꾸덕꾸덕하게 말려 자반으로 먹거나 유통해 왔으며, 제주도 등지에서는 배에서 잡는 즉시 염장해서 말려 뱃자반을 만들어 먹었다. 옛날에는 국내 자연산이 대세였으나, 이제 회감으로는 양식을 많이 쓰고, 식당에서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구이용으로 많이 사용한다.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는 국내산에 비해 무늬가 짙고 몸통이 덜 통통해서 구별이 쉬운 편인데, 저렴하고 식감도 좋으며 품질이 균등해서 인기가 높다.생선구이, 특히 고등어구이는 크게 비싸지 않아 집에서나 또는 식당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도 맛깔나게 요리하는 주부들이 많고, 전문 음식점 또한 많다. 종로5가 동대문시장 통에는 연탄불 생선구이 가게가 모여 있는 골목이 있다. 원조로 알려진 1974년 개업한 ‘호남집’, ‘삼천포집’(구 대중식당), ‘전주집’, ‘나주식당’ 등 30~40년 이상 된 생선구이 전문 가게가 10여곳 모여 있다. 연탄불에 은은하게 생선 굽는 냄새가 그냥 지나치기 어렵게 한다. 각종 생선구이가 있으나, 고등어와 삼치가 인기다. 생선을 푸짐하게 주고 반찬도 깔끔하다. 종로3가에도 생선구이 골목이 있다. 대로에서 안쪽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한일식당’이 보인다. 고등어, 꽁치, 삼치 등 구이 종류가 다양하다. 가게 바깥에서 초벌구이를 해두었다가 주문받으면 연탄불에 한 번 더 구워준다. 옷에 냄새도 배지 않고, 구이 냄새로 손님 끌기에도 좋다. 저렴하지만 생선구이가 푸짐하게 나오고 무쇠돌솥밥에 여러 반찬도 정갈하다. 인근 ‘전주식당’도 30년 된 집으로 돌솥밥으로 준다. 삼각지 대구탕 골목 뒤편에 ‘대원식당’이 있다. 작은 집이나 생선구이 정식 손님으로 줄이 길다. 가게 입구에서 할머니가 소금간을 미리 해놓은 고등어를 연탄불에 굽는데, 33년 경력이라 하신다. 가게는 조카가 경영한다. 고등어는 간이 적당하고 촉촉하게 구워져 입맛을 돋운다. 총 11가지 반찬을 내어오는데 어느 것 하나 허접한 것이 없다. 숭늉까지 준다. 저렴하지만 정성스레 차린 한 끼 밥상을 받는 기분이다. 완연한 봄이다. 주말 나들이를 겸해서 오랜만에 종로통이나 동대문시장을 둘러보고, 옛멋이 살아 있는 생선구이 골목에서 한 끼 식사를 즐기는 호사를 누려 보려 한다.
  • [이호준의 시간여행] 개미마을의 봄

    [이호준의 시간여행] 개미마을의 봄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을 출발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쯤 달렸을까? 어느 순간부터 버스가 숨을 헐떡거린다. 급경사가 시작된 것이다. 창밖의 풍경도 조금씩 채색을 바꾼다. 언제 도심을 지나왔느냐고 시침 떼며 묻듯, 납작하게 엎드린 집들이 강낭콩처럼 박혀 있는 풍경이 이어진다. 여기는 서울시 홍제동의 언덕바지에 자리 잡은 개미마을. 이제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달동네다. 이곳을 찾는 사람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십상이다. 말 그대로 시간여행이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을 바꾸는 시간이, 개미마을에서는 벽마다 박제된 채 걸려 있다. 텅 빈 골목에는 병아리 닮은 노란 햇살이 게으르게 뒹굴고 있다. 주민들은 모두 일터에 나갔는지 안 보이고, 젊은 남녀 몇 명만 낯선 나라에 온 듯 이리저리 카메라를 들이댈 뿐이다. 개미마을의 유래는 6·25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휴전 후 폐허 속을 헤매던 사람들이 이 언덕에 올라가 천막을 치거나 판자를 엮어 바람을 피하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처음에는 ‘인디언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옹기종기 들어선 천막이 서부영화에 나오는 인디언 마을 같아서였다나? 그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1983년부터는 개미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동네의 중간쯤에서 언덕으로 올라가니 할머니 한 분이 텃밭을 매고 있다. 밭이래 봐야 손바닥만 하지만 거기서 소일도 하고 가족의 부식도 가꾸는 모양이다. 이 동네는 바늘 꽂을 만한 땅도 밭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아! 꽃도 피었다. 집집마다 벽화로만 꽃이 핀 줄 알았더니 밭둑에도 피었다. 여린 손을 내밀고 있는 돌나물 군락에 제비꽃들이 나란히 서서 봄을 노래하고 있다. 대처보다 조금 늦긴 하지만 이곳에도 완연한 봄이 온 것이다. 맨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니 마을 구조는 간단하다. 한가운데로 난 큰길을 중심으로 집들이 양쪽으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중간중간에는 작은 골목들이 생선가시처럼 가지를 치고 있다. 그 작은 골목의 끝에는 어김없이 가파른 언덕이나 계단이 있다. 어느 계단은 얼마나 길게 뻗어 있는지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언덕 끝까지 차곡차곡 자리 잡은 집들은 형태도 다양하다. 제법 번듯해 보이는 집도 있지만 마지못해 모양만 갖춘 집들이 더 많다. 대개는 세월의 때가 켜켜이 얹혀 있다. 지붕은 요즘 보기 드문 슬레이트가 많다. 원래 기와였던 지붕도, 비가 새다 보니 여기저기 천막으로 메우는 바람에 아예 천막지붕이 돼 버렸다. 이 마을도 ‘재개발이냐 보존이냐 문화특구 지정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고 간 지 오래다. 재개발을 주장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맞서는 형국이다. 문제는 가파른 산자락이고 용적률 확보가 안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재개발을 추진할 만큼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데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인들 시간의 덫을 피할 수 있을까. 머지않아 이 마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칠 것이다. 아쉽다고 말하면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겠지? 황금색의 봄 햇살이 ‘누추’를 감싸는 마을을 천천히 벗어난다. 금세 질주하는 차들과 인파 속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떠나온 마을을 돌아보며 혼자 중얼거린다. 특별한 곳에 다녀온 게 아니야. 고작 몇십 년 전이었다고. 그 시절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았다고….
  • “식용소금에 ‘미세플라스틱’ 함유…제거 기술 도입 필요”

    “식용소금에 ‘미세플라스틱’ 함유…제거 기술 도입 필요”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MP·microplastic).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판 중인 식용소금에 이런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는 것을 연구 조사로 확인했다. 미세플라스틱은 바다 등의 환경에 존재하는 지름 5㎜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를 가리킨다. 플라스틱의 대량 생산에 성공한 1950년대 이후 플라스틱 제품의 연간 생산량은 계속해서 증가해 2015년 기준 약 3억2200만 t의 플라스틱이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플라스틱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강과 호수로 들어가 최종적으로는 바다로 유입된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 바닷속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는 것이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어패류 내에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 지적돼 이를 먹으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생선 등에 포함된 것이었다. 바닷물로 만드는 소금에도 이런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말레이시아 푸트라대학의 알리 카라미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는 식용소금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양을 조사했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4월 6일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호주와 프랑스, 이란,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포르투갈,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4대륙 8개국의 총 17개 브랜드의 소금을 말레이시아 연구실로 조달해 밀도 분리와 육안 식별로 미세플라스틱을 분리한 뒤, 마이크로 라만 분광법으로 구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단 하나의 브랜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식용소금에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플라스틱 양은 소금 1㎏당 1~10개로, 입자의 평균 크기는 160μm, 가장 큰 것은 980μm였다. 또한 추출된 미세플라스틱 입자 72개 중 41.6%는 플라스틱 폴리머, 23.6%는 안료, 5.5%는 무정형 탄소, 그리고 나머지 29.1%는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자의 형상은 63.8%가 단편, 25.6%가 가는 실, 10.6%가 필름 형태였다. 플라스틱 폴리머의 자세한 성분으로는 폴리프로필렌이 40%로 가장 많았고 플리에틸렌이 33.3%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가 6.66%, 폴리이소프렌·폴리스티렌이 6.66%, 폴리아크릴로니트릴이 10.0%, 폴리아미드-6(나일론-6)가 3.33%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안료 중 가장 많은 것은 프탈로시아닌으로 확인됐다. 이란과 뉴질랜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국가에서 한 브랜드 이상에 이 안료가 들어 있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연구로 알 수 있었던 것은 식용소금을 원인으로 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침입은 1인당 평균 나트륨 섭취 평균량을 따졌을 때 연간 37개의 입자 정도로 볼 수 있다. 이 정도의 양이라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지름이 149μm보다 작은 입자에 대해서는 여과 등을 이용해 적절히 분리하고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사진=사이언티픽 리포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중독된 사랑, 칼칼한 사랑, 풋풋한 사랑

    [公슐랭 가이드] 중독된 사랑, 칼칼한 사랑, 풋풋한 사랑

    구로구는 낙후된 공단지역이라는 오명을 극복하고 첨단 정보기술(IT) 산업단지로 우뚝 선 곳입니다. 구로구청 인근에는 구로구를 닮은 식당들이 많습니다. 오직 ‘맛’이라는 실력으로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지를 극복한 맛집들입니다.# 생선전문점 명가 구로구청 정문 건너편에 있는 ‘생선전문점 명가’는 2015년 5월 개업했습니다. 하지만 즐비한 형님 식당들을 제치고 요즘 구 직원들에게 가장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대로변에 있지만 ‘나홀로 식당’이라 계속 주인이 바뀌던 곳인데 이제 예약 없이는 기다림에 지쳐 먹을 수도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한번 맛보면 중독되는 명태조림은 안 매운맛, 중간 매운맛, 매운맛, 아주 매운맛 4단계로 나눠집니다.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알싸한 양념장과 함께 적당히 두툼하고 야들야들한 명태 특유의 살이 어우러져 최고의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곁들어져 나오는 콩나물을 양념과 함께 비벼 김에 싸 먹으면 같이 먹다가 한 명이 사라져도 모를 정도입니다. 양념장은 캡사이신을 쓰지 않고 청양고추만으로 맛을 냅니다. 센스 있는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맛을 더해 줍니다. 명태조림은 1인분에 9000원이며 2인 이상 주문 가능합니다. 대표 메뉴인 명태조림 외에도 고등어구이, 각종 매운탕도 맛볼 수 있습니다.# 전라도 매생이 칼국수 구로구청사거리에서 구로역 방향으로 180m 정도 가다 보면 테이블 8개의 조그마한 식당 ‘전라도 매생이 칼국수’가 있습니다. 이곳 또한 업종 변경이 심했던 곳인데 이제는 한참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강호’ 맛집으로 변했습니다. 대표 메뉴인 매생이 칼국수는 목 넘김이 부드러운 신선한 매생이, 쫄깃한 키조개 관자, 톡톡 터지는 오만둥이, 영양 만점인 황태와 다양한 채소가 어우러진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해산물의 풍미를 가득 담기 위해 매일 아침 3시간 동안 육수를 끓여 하루 정도 숙성을 시킵니다. 팥칼국수도 인기가 좋습니다. 팥을 갈지 않고 채에 걸러 껍질을 제거하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삶은 팥을 채에 거르면 양은 적게 나오지만 부드러운 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칼국수에 들어가는 생면은 통통하고 쫄깃해 씹는 맛을 더합니다. 직접 담은 생새우 젓갈과 알배기 쌈배추로 만든 겉절이도 사장님의 자랑거리입니다. 가격은 모두 7000원. 포장도 가능합니다.# 늘푸른채 샤브샤브 ‘늘푸른채 샤브샤브’는 구로구청 맞은편 먹자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먹자골목에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2층이라 고객들의 발길을 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선한 재료,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은 2층으로 올라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만듭니다. ‘늘푸른채’의 강점은 가게 이름 그대로 주문과 동시에 준비해 주는 재료의 싱싱함에 있습니다. 사장님의 후한 마음은 먹는 이들을 배부르게 만듭니다. 전, 샐러드, 고구마 맛탕 등 다양한 밑반찬과 샤브샤브를 거쳐 칼국수와 죽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즐기다 보면 ‘그만 주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적근대, 비타민, 배추, 치커리 등 10여 가지 채소와 멸치로 우린 육수는 영양과 맛을 동시에 충족시켜 줍니다. 신선초와 케일에 요구르트를 넣어 즉석에서 갈아 만든 디저트 녹즙의 상큼함은 애인의 달콤한 키스 같습니다. 사장님은 흔하게 샤브샤브를 먹는 순서와는 달리 고기를 먼저 먹은 후 그 육수에 채소를 넣어 특제 폰즈 소스에 찍어먹는 방법이 제일 맛있다고 권합니다. 구예니 명예기자 (구로구 홍보전산과 주무관)
  • 트럼프 “美·中관계 엄청난 진전… 미래에 더 많은 발전 기대”

    트럼프 “美·中관계 엄청난 진전… 미래에 더 많은 발전 기대”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엄청난, 진정한 진전을 이뤘다. 미래에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세기의 미·중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한 뒤 “시 주석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 문제와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등 갈등을 겪는 현안을 두루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우 많은 잠재적 나쁜 문제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북한에 대한 잠재적 대응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시 주석도 중국어로 답했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중국 국가주석에 100% 동의한다”고 응대했다.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업무오찬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에는 미 측에서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비롯, 스티븐 배넌 수석고문,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이 트럼프 대통령 좌우에 앉아 참가했다. 앞서 6일 오후 7시 10분쯤 마라라고 만찬장에 등장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리는 오래 대화하며 우정을 쌓았다. 나는 장기적으로 우리가 매우 매우 위대한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 5시 10분쯤 마라라고에 도착한 시 주석과 2시간이나 비공개 대화를 나눈 뒤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정상회담 일정은 티타임 같은 편안한 분위기로 시작돼 오후 7시 10분쯤 만찬 전까지 ‘탐색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우리는 벌써 오랜 시간 대화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전혀 없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북한·시리아 사태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못 들은 척 무시하고 만찬장으로 들어갔다. 앞서 AFP통신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은행 거래에 관해 어느 정도 양보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구체적 양보 구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돈줄 죄기’에 동참하는 방안으로 추정됐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자동차와 농업시장 추가 개방과 일자리 70만개 이상을 약속하는 일도 준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대신 보복관세 철회와 대만 문제에서의 양보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만찬은 오후 8시 50분쯤 시 주석 부부와 수행단이 마라라고를 떠나 숙소로 가면서 마무리됐다. 만찬 메뉴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기간 공언했던 ‘햄버거’가 아닌 스테이크, 생선, 와인 등 최상급 음식으로 채워져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 시 주석 부부는 만찬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와 외손자가 함께 부르는 모리화(茉莉花)를 들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모리화는 중국의 제2국가로 불리는 대표적 민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