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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사이드] 민원 집결지된 복지부 ‘황당’

    시간강사,비브리오 패혈증,담뱃값 인상 등…. 보건복지부가 재정경제부,교육인적자원부,해양수산부 등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현안들이다.복지부는 이들 부처의 입장이나 요구사항과는 정반대여서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특히 이들 부처의 요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이란 점도 복지부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국민연금,건강보험과 관련해 국민들의 항의섞인 민원이 쏟아지고 있는 마당에 복지부 직원들은 다른 부처와의 신경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직원들 사이에서는 “만만한 게 왜 우리 부냐.”는 한숨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 vs 교육부 최근 한 시간강사의 자살사건으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개선이 문제다.6만명에 달하는 시간강사에게 국민연금과 직장건강보험 혜택을달라는 게 교육부의 요구다. 교육부는 월 80시간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뿐 아니라 시간강사들도 다음달부터 국민연금 및 직장건보 가입대상에 포함시키자고 요구하고 있다.시간강사의 월 평균 근무시간은36시간에 불과해 처우개선 차원에서 시간강사를 건보가입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이에대해 복지부는 시간강사에게만 특혜를 줄 수는 없고,이미 관련법안이 입법예고까지 끝난 사항이라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더구나 시간강사가 직장보험에 가입하면 소속 대학이 절반의 보험료를 부담하게 되는데 부담주체들의 모임인 한국대학법인연합회와 한국전문대학법인엽합회 등에서도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복지부 이상석 연금보험국장은 “별도의 법개정절차를 거치면 몰라도 이번에는 어렵다는 데는 법제처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vs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비브리오패혈증을 법정전염병에서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사전에 예방이 가능하고,사람끼리 전염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전염병으로 굳이 지정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생선회 소비가 줄면서 어민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지난 10일에는 복지부와 국립보건원에 이런 요구를 담은 공문도 보냈다.해양부는 한발 더나아가 복지부가 비브리오패혈증을 법정전염병으로 유지하려는 것은 관련 예산을 확보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비난마저 하고 있다. 복지부는 그러나 지난 2000년 비브리오패혈증이 제3군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된 것은 의원입법에 따른 것이었고,치사율이 높은 질병이기 때문에 국민건강 관리차원에서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건원 권준욱 방역과장은 “어민들의 피해가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치사율이 워낙 높은 위험한 질병이라 법정전염병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성수 기자 sskim@
  • 청소년음악회 서울 편중 탈피를 / 예술의전당 국책공연장 역할 아쉬워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청소년음악회’가 이달에는 21일 오후7시30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성공적으로 정착한 프로그램인 만큼,이른바 ‘국책공연장’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이 음악회는 1990년 이후 14년을 이어왔고,올해는 7차례나 열리는 데도 언제나 화제를 모은다.이달에도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티켓은 대부분 팔려나갔다.뛰어난 기획력 때문이다. 우선 고정 출연진의 면면이 화려하다.음악회 TV중계에 자주 나서는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피아니스트 박은희가 해설자로 나선다.정치용이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도 붙박이다. 연주회 시작전 열리는 로비 콘서트의 비중도 결코 가볍지 않다.이달에는 강창우가 이끄는 올라 비올라 사운드가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비올라의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낭만시대의 거장들’.4월엔 슈베르트,5월엔 멘델스존을 섭렵했다.6월은 ‘쇼팽과 리스트’.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피아니스트 김대진을 내세우는 것도 의도적일 것이다.신예 피아니스트 현영주도 나선다. 게다가티켓값은 어른 1만2000원,청소년 7000원으로 내용에 비하여 싸다.묵직한 기업의 협찬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달에도 성공은 예정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청소년 음악회의 성공을 두고 예술의전당은 “국책공연장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증거”라고 내세우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러나 역설적으로,거듭 성공할때마다 아쉬움도 비례하여 커진다.‘고정 팬’이 많은 서울보다 문화적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에 이런 음악회는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차례 공연에 그치지 말고,이런 기획력을 지역 문화공간과 청소년들의 욕구에 연결하는 것이 어떨까.생선도 한마리는 비싸지만 열마리라면 반값에도 주는 법이다.그래도 부담이 크다면 규모는 조금 줄여도 좋을 것이다. 애써 개발한 좋은 프로그램을,많은 지역 문화공간에 값싸게 공급하는 역할을 예술의전당이 해서는 안되는 것일까. 서동철기자 dcsuh@
  • 바쁜시간 아이반찬 뚝딱 해결 / 냉장고속 재료 활용 요리법

    퇴근하면서 어린이집에 들러 딸(4)을 데리고 온 조선호텔 김윤정(34·서울 공릉동)대리.현관문을 들어서면서 “오늘 저녁은 뭘 해먹지….”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과는 어제 먹던 된장찌개 데우고 밑반찬 몇 가지로 대강 먹는다 해도 한참 크는 아이에겐 제대로 된 밑반찬 하나쯤 해줘야 할 텐데…. 엄마로서 의무감은 크지만 막상 그 시간에 시장 갈 여유도,긴 시간을 들여 조리할 수도 없고.아이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다. 비단 김윤정씨 같은 맞벌이 부부뿐만 아니라 전업 주부라도 아이들 반찬 만드는 것은 만만찮은 일거리다. 하지만 냉장고 속을 잘 살펴보면 금방 뚝딱 해낼 수 있는 재료가 있다.돈도 들이지 않으면서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꾸밀 수 있다. 이런 재료로 어린이 음식 50가지를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어린이 반찬&간식’(세이북스·9800원)이 나왔다.영양사와 소아과 원장,요리 연구가 등이 참여해 메뉴와 식재료,어린이 성장 발육 등에 대해 자문했다. 책은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이라면 냉장고에 있을 법한 흔한 재료와 새내기주부들도 따라할 수 있는 메뉴 등으로 구성돼 실용성이 강하다.단호박·등푸른생선통조림·쇠고기·치즈·달걀 등이 주요 재료다. 또한 요리의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부담감 없이 즐겁게,부재료는 있으면 넣고 없으면 안 넣어도 되며 적당한 재료를 대신 넣어도 좋다,자주 쓰는 양념은 미리 만들어 보관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숙성돼 맛도 좋아진다.밑간할 땐 쇠고기는 30분,돼지고기는 20분,닭고기는 15분,생선은 10분 정도면 된다.’는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 아이들의 별난 성격을 음식으로 교정하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이기철기자 chuli@
  • [먹고 사는 이야기] 상추쌈 있어 즐거운 밥상

    상추쌈이 있어 밥상머리가 더욱 즐거워지는 계절이다.비록 “보리밥 파찬국에 고추장 상추쌈을…” 읊조리는 농가월령가가 아니더라도 한입에 밀어 넣으면 함포고복(含哺鼓腹)이 따로 없다.아니 밥상에 올라온 방금 씻은 파릇한 상춧잎만 보아도 미리부터 뱃속이 넉넉해지며 고향의 텃밭을 떠올리는 게 우리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상추는 통상적으로 집 주위의 자투리 땅에다 심는 텃밭 채소다.할머니와 어머니들은 틈나는 대로 물과 거름을 주어 상추를 길러냈다.그들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 상추이기에 정서적으로 더욱 가까이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몽고에 끌려간 고려 처녀들이 떠나온 고향을 그리며 원나라 궁중의 뜰에 심었던 것도 상추였다.실제로 중국 문헌을 보면 고려의 상추는 천금을 주어도 구하기 힘들다 해서 천금채로 기록돼 있다. 상추는 여름에 주로 먹지만 성장기간이 짧고 내한성이 강해 연중 공급이 가능하다.영양학적으로 베타카로틴과 철분,칼슘,칼륨,구리 등을 함유하고 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며,우리가 상식처럼 알듯 졸음을 실어온다는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째는 상추 줄기에 들어있는 락트칼륨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원인이다.락트칼륨은 신경안정작용을 하며 진정 및 최면 효과가 있어서 불면증에 특효가 있다. 두번째는 식욕을 돋워주는 상추의 쌉쌀한 맛이다.그 맛 때문에 상추쌈이 올라오면 평소보다 밥을 많이 먹게 된다.밥에는 당질이 많이 들어있다.당질은 뇌에서 식욕과 수면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합성을 촉진시킨다.따라서 밥이나 떡처럼 당질이 많은 음식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증가시켜 몸이 나른하고 졸립게 한다. 특히 과식을 하게 되면 소화기관으로 혈액이 집중돼 상대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된다.그 결과 신선한 산소와 영양소가 부족하게 되면 에너지가 소진돼 생리적으로 더욱 졸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졸음이 밀려든다고 해도 고향의 냄새와 텃밭의 정겨움이 느껴지고,게다가 베타카로틴과 몸에 좋은 영양소를 듬뿍 담고 있는 신선한 상추의 독특한 맛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우선 점심 식사를 가볍게 하면 된다.소화기관으로 몰리는 혈액의 양을 줄여 보다 많은 맑은 피가 뇌로 흐르게 하라는 얘기다.이를 위해서는 밥의 양을 줄이고 두부,생선 등 소화가 잘 되는 단백질 식품과 과일을 곁들여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이런 음식은 온 몸에 생기를 불어넣고 두뇌 회전도 빠르게 해준다. 아침 식사를 적절히 먹어 점심에 과식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가벼운 맨손체조도 소화를 촉진시켜 졸음을 쫓아준다.물론 최상은 낮잠이다.아무리 일상이 바쁘더라도 때로는 상추쌈을 핑계삼아 잠시 오수를 즐기는 여유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그게 마음만이라도 넉넉하게 할 수 있는 삶의 멋이 아닐까.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양학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멀리건

    언제나 술집에 와서 위스키를 두 잔씩 마시고 가는 남자가 있었다.어느 날 남자가 술을 한잔만 시켰다.바텐더가 그 이유를 물었다. “언제나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가 있었죠.일 년전에 그 친구가 죽었어요.그 친구를 생각하며 내 것 한 잔 마시고,친구 것 한 잔은 대신 마셔주고…. 그런데 제가 어제 의사로부터 금주령을 받았어요.그래서 그 친구 술만 마시려구요.” 골프 라운드에서 잘 써먹는 ‘멀리건’의 유래 가운데 하나가 이와 흡사하다. 골프 혈맹동지 4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의 이름이 멀리건이었다고 한다.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들은 떼로 모여 다니며 라운드를 즐겼는데,어느 날 동지들을 남겨두고 멀리건이 먼저 저 세상으로 갔다.멀리건은 떠났으나 나머지 세 사람은 라운드를 계속했고,친구가 생각날 때마다 고인을 추모하는 뜻으로,공을 하나 더 친 데서 멀리건이 유래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처음 친 공은 타수에서 빼고 새롭게 공을 하나 더 치는 것을 멀리건이라고 한다.물론 정식 골프경기에서는 통용되지 않으며,골프 룰에도 나와 있지 않은 단어다.또 멀리건의 유래에 관해서도 ‘설’이 분분하다. 골프를 함께 하던 친구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며 캐나다로 가버렸다.그 친구가 빠진 자리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공백이었다.그녀는 충실한 기사였으며,언제나 돈을 잃어 주는 맛있는 ‘도시락’이었기 때문이다.그녀가 떠난 뒤로,우리는 운전도 서로 미루다가 간신히 윤번제로 하기로 합의했다.실력이 엇비슷한 우리끼리는,지갑의 돈이 바람 한번 쐬고 다시 돌아오는 식의 내기도 하지 않게 됐다. 그런데,그녀는 우리에게 멀리건을 남기고 떠났다. “이 사람,나 없어서 외로울 거야.니들 가끔 공도 같이 치고….” 친구가 자신의 애인을 우리에게 맡기고 떠나면서,곱게 봐달라고 한 말이다.착한 친구는 고양이 세 마리에게 생선가게를 통째로 넘겨준다는 생각은 못했나 보다. “떠 넘기는 거니,아니면? 솔직히 이제야 고백하지만 너처럼 맛있는 도시락이 없었는데….” “나 대신 멀리건이야.” 친구 대신 운전도 해주고,내기에서는 돈도 잃어 주겠다는 것인지,아니면 우리가 다른 용도로써먹어도 된다는 것인지,나는 잘 모르겠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癌 알면 알수록 커지는 희망 조기발견땐 87.8% 완치

    ‘암(癌)중모색’은 희망이다.무서운 암이지만 아는 만큼 이긴다. 해마다 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약 10만 여명.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대부분 암 진단을 받으면 이를 ‘사형 선고’로 여긴다.암은 무섭지만 현대의학도 가만 있지는 않고 있다.조기에 발견하면 87.8%가 5년 이상 생존,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다.심지어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폐암도 초기에 치료받으면 63%가 완치된다. 대한암학회가 암 극복의 희망을 찾기 위해 올해부터 춘계학술대회 기간인 6월 둘째주를 암주간으로 정하고,대국민 홍보활동에 나선다.그와 함께 암의 진단과 치료,예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일반인들의 암 극복을 도울 계획이다. ●최근 10년새 사망률 1.5배 늘어 국내에서 4명 중 1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암은 최근 10년간 1.5배나 사망률이 증가했다.암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손실액도 19조원으로 GDP의 3.6%나 된다. 지난 2001년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진단된 악성종양 9만 1944건중 남자가 56.3%로 여자 43.7%보다 10.0%포인트 높았다.높은 흡연율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작업장 유해환경,불규칙한 식생활과 잘못된 음주문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별 암 발생률은 60∼64세 15%,65∼69세 13.8%,55∼59세 12.4%,70∼74세 10.3% 순이다.55세 이후 급속하게 암 발생률이 높아져 이때부터 암 정기검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발생 부위별로는 위 20.3%,기관지·폐 11.9%,간·담관 11.8%,대장 10.5%,유방 7.1%,자궁경부 4.4% 순이다.여전히 위암 발생률이 높다.맵고 짠 음식,불에 태운 생선과 고기가 주 요인이며,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은 것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대장암의 증가도 주목된다.서구식 식생활 유입과 고령인구의 증가가 원인이다. 성별로는 남자의 경우 위암(24%),폐암(16%),간암(16%),대장암(10.5%),방광암(3.4%),전립선암(2.8%),식도암(2.7%) 순이었는데 이중 대장·전립선암을 제외한 다른 암의 공통적인 발병 원인으로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여자는 유방암(16.1%),위암(15.3%),대장암(10.5%),자궁경부암(10.1%),갑상선암(8.3%),폐암(6.6%),간암(6.5%) 순이었다.이중 유방암의 뚜렷한 증가는 독신,모유수유 기피,비만과 운동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암의 경우 7대 도시 60∼64세 환자가 18.3%로 가장 많은 데 비해 기타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은 65∼69세가 가장 많았다.공해,작업장 유해환경,스트레스,비만,운동부족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의 사망률 1위,폐암 폐암의 경우 발생률은 2위지만,사망률은 1위였다.완치가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서다.조직학적 분류로는 편평세포암이 전체 폐암의 33.1%,선암이 26.5%로 전체 폐암의 증가와 함께 선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서구적 발생 패턴을 보였다.선암은 흡연이 중요한 발암 인자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전체 환자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우는 47.2%에 불과했으며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아예 암 발병 사실을 모른 경우도 40.9%나 됐다. 대한암학회 박찬일(서울대 의대 교수) 이사장은 “한국인의 암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암은 곧 죽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나 최근 선진 외국에서는 ‘암은 더불어 살 수 있는 병’이라는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런 인식 전환과 함께 암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홍보는 물론 조기검진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콩고기 탕수육·밀고기 꼬치 “암소갈비 안부럽네요”/ 채식 10년 유태인씨 가족 식탁 탐방

    “오늘 저녁 상이 푸짐하네요.콩고기 탕수육에 꼬치고기까지 나오고….”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2동 유태인(58·법무사)씨 집.유씨와 부인 김수복(52),둘째딸 지은(27),셋째딸 은경(17·고2),쌍둥이 형제 덕현·주현(14·중1) 등 채식주의자 가족이 모처럼 단란하게 둘러앉았다. 이들은 거실에 앉자마자 상을 2개 붙여 펴더니 전기 그릴을 올려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하지만 고기가 타는 누린내는 전혀 나지 않았다. 이들이 굽는 고기는 콩이나 밀의 단백질을 뽑아 만든 콩고기·밀고기.그러나 씹는 맛은 고기와 비슷했다.맛도 괜찮았다.상추에 싸서 먹자 소고기,돼지고기를 먹는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된장찌개에 나물… 간식은 고구마 채식을 먼저 시작한 이는 유씨였다.검찰 공무원이었던 유씨는 잦은 외식과 과음 탓에 건강이 나빠져 지난 1993년 초 병원을 찾았다.‘고지혈증’이라며 더 심해지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은 유씨는 이때부터 완전 채식으로 돌아섰다.“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고기를 멀리하고 채소를 먹었다.”는 유씨는 “당시에 콩고기는 커녕 먹을 야채도 몇 가지 되지 않아 채식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유씨의 채식에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부인이었다.김씨는 “채식하는 남편을 두고 고기 먹기가 미안했고,‘두부와 콩을 먹자.’며 반찬 투정하는 남편이 미워지기도 했다.”며 “너무 힘들어 한때 이혼까지도 생각했다.”고 돌이켰다.하지만 이들 부부는 사랑과 이해로 이혼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고,온가족의 식단이 채식으로 변했다. 10년째 채식을 실천한 유씨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예순으로 가는 나이가 믿기지 않게 피부도 좋아진 유씨는 채식 예찬론자가 되었다. 전가족이 채식으로 돌아선 뒤 가장 바쁜 사람 또한 김씨였다.아침마다 도시락 3개를 싸기 때문.자녀들이 완전 채식으로 입맛이 싹 바뀐 탓이다.날마다 아이들 도시락 챙기기가 귀찮다는 김씨는 한때 학교 급식을 권하기도 했다.하지만 “학교에서 나오는 김치에서 비린내가 나서 먹지 못하겠다.”며 3남매는 도시락을 꼭꼭 챙긴다.비린내는 김치를 담그면서 넣는 액젓 때문이다. 물론 덕현·주현군은 또래의 아이들이 즐겨먹는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피자도 먹지 않는다. 지은양은 “처음에 채식을 하니까 먹을 게 거의 없는 것도 힘들었지만 친구들이 결벽증 환자처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 더 힘들었다.”며 “지금은 남자 친구와 채식 전문식당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와 두부요리.또한 제철에 나오는 신선한 나물을 빠뜨리지 않는다.고구마와 감자가 간식이다. ●콩으로 쇠고기·생선 맛까지 내 요즘에는 콩고기·밀고기 등 고기와 거의 맛이 같은 육류 대용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그래서 메뉴 선정도 쉬워졌다. 건강과 환경·생명을 위해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사이에 콩고기 제품의 등장은 희소식이었다.채식주의자들은 육류가 아닌 채소와 견과류·콩·해조류 등을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육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마음처럼 쉽게 식단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기를 씹을 때의 쫄깃쫄깃한 질감을 잊지 못하기 때문.그래서 육류 대용식품인 콩·밀고기는 채식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도와주는 징검다리이자 채식 요리를 더욱 풍성하고 맛있게 만드는 대안이 되고 있다.항생제와 성장촉진제로 키우는 소와 돼지·닭에 대한 반감으로 채식 콩·밀고기를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채식 고기의 주류는 역시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만든 콩이다.콩으로 햄·소시지,쇠고기,떡갈비,닭고기,생선 등의 맛을 낸다.메뉴는 전골,육개장,햄버거,양념 치킨까지 만들 수 있다.살 수 있는 곳으론 베지푸드(031-591-4181)와 채식사랑(031-437-8606) 등이 대표적이다.백화점이나 할인점에는 햄·소시지만 나와 있다. 이기철기자 chuli@
  • [먹고 사는 이야기] ‘똑똑한 밥상’ 차리기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진다.”는 신조로 평생 연구에 몰두했다.끊임없이 자신의 머리를 훈련시키는 일종의 ‘두뇌 클리닉’으로 발명왕에 올랐다.반면 상대성 이론을 구명한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뇌 구조는 일반 사람들과 크게 달랐다.그의 뇌는 수학적인 추론을 관장하는 정수리 하단부가 일반인에 비해 15% 정도 컸다고 한다. 뻔하지만 우리 부모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물음.천재는 아인슈타인처럼 타고나는 것일까,아니면 에디슨처럼 만들어지는 것일까.뇌 또한 신체의 다른 부위처럼 부모로부터 물려 받는다는 점에서 분명 머리는 타고난다.하지만 영양상태에 따라 뇌의 활동이 영향을 받고 반복훈련으로 인지능력이 향상된다는 점에서 보면 두뇌는 후천적으로도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 뇌는 움직이고,말하고,생각하고,학습하는 모든 생체활동을 총괄하는 인체의 사령탑이다.많은 양의 에너지와 산소가 필요하다.따라서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는 데는 역시 영양이 중요하다.특히 뇌가 급성장하는 어릴적 영양이 관건이다.사람은 통상 350g 정도의 뇌를 갖고 태어난다.뇌는 생후 1년만에 1000g에 이를 정도로 커지고 사춘기에 이르면 성인의 뇌 무게인 1300∼1500g에 도달한다. 그러면 뇌의 활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는 무엇인가.영양학자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철분과 DHA,비타민C,아연,요오드 등을 꼽는다. 철분이 두뇌활동을 돕는다는 것은 영양학의 상식.철분은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해주는 헤모글로빈의 주요 성분으로서 부족하면 산소 공급에 차질이 발생,두뇌발달이 지연되고 성장도 둔화된다.실제로 마이애미 대학의 허타드 박사팀 연구에 의하면 어린 시절 빈혈 증세가 있었던 아동은 건강했던 아동보다 학업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또 참을성도 부족하고 매우 산만하였다고 한다.철분 식품은 쇠간,붉은 살코기,맛조개,계란 등이다. DHA는 뇌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지방산으로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참치,고등어,청어,연어,꽁치 등의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으며,어릴 때 먹을수록 뇌에 잘 축적된다. 비타민C는 두뇌를 맑게 하고,지능지수를 높이는데 필요한 영양 식품.비타민C는 딸기,귤,토마토,풋고추 등의 과일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데,뇌신경 전달물질의 합성을 돕는다.잣,땅콩 등의 견과류와 육류,굴 등에 많이 포함된 아연도 기억력을 좋게 만드는 영양소이다.요오드가 많은 해조류도 머리를 맑게 해준다. 두뇌음식의 기본은 천연 식품이어야 한다는 것과 세 끼니를 충실히 먹고,간식으론 우유나 과일을 섭취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천연 식품의 다양한 맛과 질감의 자극을 받은 아이는 두뇌 발육도 양호하고 편식도 하지 않는다.아이를 총명하게 키우기 위한 ‘똑똑한 식탁’ 차리기는 부모의 몫이다.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양학
  • 야구장뒤 또다른 전쟁 진흙속 진주찾기 15년 / 프로야구 현대유니콘스 스카우트 김 진 철

    “내가 뽑은 선수가 우승의 주역이 됐을 때는 대박을 터뜨린 것 같은 희열을 느낍니다.” 해마다 6월이 다가오면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김진철(45) 운영지원팀 차장은 긴장하기 시작한다.미래에 팀을 짊어질 ‘미완의 대기’를 서로 영입하기 위해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격돌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는 프로야구선수 출신 1호 스카우트로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 일을 15년째 해온 ‘최장수’지만 여전히 신경이 곤두선다.올해부터 고졸 지명선수가 대학에 들어가면 지명권이 상실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올 1차 지명은 다음달 5일로 팀 연고지별로 1명씩 지명한 뒤 6월 30일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1명씩 9명까지 모두 10명의 신인을 우선 지명한다. 숨은 보석을 찾기 위해서는 ‘스파이’ 못지 않은 활동으로 부상 여부,가족 관계 등 선수에 대한 모든 것을 꿰뚫어야 한다.특히 고교선수들은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성적으로는 가능성을 알기 어렵다.노트북과 스피드건 등으로 무장한 채 경기장과 연습장을 일년 내내 따라다니며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하고 분석해야 한다. 또 지명제도 아래에서는 팀에 필요한 선수를 다른 팀에 빼앗기지 않도록 순번도 잘 정해야 한다.다른 팀이 어떤 순서로 지명할 것인가도 예상해야 한다.그는 “선수를 지명하는 현장에서 남들이 보기에는 각 구단의 스카우트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일하지만 지명할 선수에 대한 정보가 새나간다면 몇년간 들인 공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보안에 상당한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확률 50%의 도박 성공과 실패 확률 모두 50%의 도박을 할 수밖에 없는 스카우트에게 기쁨과 괴로움은 엇갈려 찾아 올 수밖에 없다.김 차장은 97년 김수경과 2000년 조용준을 입단시켜 성가를 높였다.인천고 졸업반 당시 김수경은 몸이 마르고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35㎞에 불과했지만 98년 신인왕을 움켜쥐며 팀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2차지명 5번으로 영입한 조용준은 올해 각종 세이브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그는 “조용준은 키가 작아 다른 팀에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손이 크고 골격이 좋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반면 좋은 선수라고 데려온 고졸선수가 안 풀리고 조기방출될 땐 직업에 대한 회의까지 들며 괴롭단다.“그대로 놔뒀다면 대학에 진학해 체육교사라도 했을 것”이라는 후회가 든다는 것. 또 몇년씩 공들인 끝에 지명한 선수가 “큰 물에서 놀겠다.”며 미국 프로야구로 가버리면 ‘닭 쫓던 개 먼산 보는 격’이 되기도 한다. ●‘0점’ 가장 사생활을 아예 포기한 사람이 바로 스카우트다.선수들의 장·단점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기가 열리는 봄부터 가을까지 전국 각지의 경기장을 제집 드나들듯 하며 연간 수백 경기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겨울 훈련지도 빼놓지 않는다.서울에서 경기가 있을 땐 인천이 집인 김 차장은 오전 6시30분이면 집을 떠난다.미리 동대문구장에 도착해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도 눈여겨 보며 기량을 점검한다.야간경기가 있는 날은 밤 12시가 훨씬 넘어야 집에 돌아갈 수 있다.지방경기를 보려고 1주일씩 집을 비우는 것도 예사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 한번 제대로 가지 못해 가족을 생각하면항상 미안함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관중의 환호와는 거리가 먼 무대 뒤에서 늘 마음고생을 해야 하는 직업이 스카우트이지만 팀에 ‘젊은 피’를 수혈한다는 책임감과 ‘될성부른 떡잎’을 키운다는 보람에 후회는 없다고 한다.“스카우트는 생선을 고르는 사람입니다.아무리 주방장이 실력이 좋아도 한물 간 생선을 갖다 주면 좋은 회를 뜰 수 없습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로모카메라 즐기는 사람들 / 百寫百色 마술의 셔터

    귀엽고 깜찍한 최신형 디카(디지털 카메라)와 디카가 장착된 휴대전화가 쏟아지고 있다.이 와중에도 검고 네모진 구닥다리 모양이 있으니,바로 로모(Lomo) 카메라다. ●“환한 배경 찍어보니 노을장면이 됐네” 실제인지,사진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디카가 정교하게 사진을 찍어낼 때 로모는 가끔 ‘내가 이렇게 찍었나.’할 정도로 허술하지만 특이한 그림을 담아낸다.환한 배경을 찍었지만 사진을 인화하면 노을지는 장면을 찍은 듯 주변이 어둡다.믿을 수 없지만 이것이 로모의 매력이다.피사체를 허술한 듯 하면서도 개성있게,평범한 듯 하면서도 특별하게 연출한다. 하나의 피사체를 놓고 백인백색(百人百色)의 사진이 나온다.핸드메이드(수작업) 제품이어서 카메라마다 차이가 있고,이 때문에 같은 장면을 같은 구도로 찍어도 다른 모습으로 표현된다. 로모는 내 손에 맞게 길들여야 한다.로모를 아무리 많이 다뤘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카메라로는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바꿔 말하면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는 것이다.마치 잘 길들여진 애완동물처럼. 로모는 꿈을 꾸는 듯한 분위기에 바랜 듯한 색감 등을 내기도 한다.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로모의 장점은 중심부는 밝고 주변부를 어둡게 하는 터널 임팩트(Tunnel Impact) 효과.일반 카메라에서 빛 조절을 잘못했을 경우 생기는 현상을 로모는 멋스럽게 표현해낸다. ●‘중심부 밝게, 주변부 어둡게’ 최대장점 “로모를 갖고 의기양양 사진을 찍어댔는데 인화해보니 생각한 대로 나온 것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처음에는 잘못 찍은 줄 알았는데 계속 그렇게 나오니까 ‘사진에 소질이 없나 보다.’라며 의기소침했죠.로모의 매력을 몰랐던 거죠.” 입문 3년차 박승혜(26) 씨는 로모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이 ‘절망’,‘좌절’이었다면 지금은 ‘성취’,‘희열’이라고 말한다. 학교 선배한테 선물로 로모를 받았다는 김신애(20·학생) 씨도 “일반 카메라나 디카는 의도한 대로 나오지만 로모는 의외의 사진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거든다.사진을 찍고나서 현상하고,인화하기까지의 과정이 기다려질 정도라나. 로모의매력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파고든다.로모카메라 동호회들의 첫 연합모임이 있었던 지난 5월 중순,남성수(54·자영업) 씨와 딸 소민(10·계성초등 3년) 양은 로모속에 공원의 모습을 담느라 쉴 틈이 없다. “인터넷으로 마땅한 취미를 찾던 중 로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딸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동호회에 가입하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남성수) “로모로 사진 찍는 게 좋아요.아빠랑 사진 찍고 현상해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도 하고요,다른 사람들이랑 함께 보기도 해요.너무 재미있어요.”(소민) ●일반카메라와는 다른 의외사진 만들어 로모 마니아들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카메라 속에 세상을 담는다.당연히 에피소드도 많다.사전 동의 없이 사진을 찍다가 혼쭐이 나는 것은 부지기수.사진을 찍다가 불법주차를 한 운전자가 ‘카파라치’로 오인하는 바람에 카메라를 뺏긴 적도 있다.물론 이런저런 설명 끝에 필름을 사수하긴 했다고. “언젠가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생선파는 할머니를 찍었다가 배부르도록 욕을 먹었죠.부산 할머니 말투,정말 무섭잖아요.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는 아저씨들과 술 한잔 기울이기도 했죠.” 새벽시장의 모습을 좋아하는 성동훈(21·대학생) 씨가 촬영에 얽힌 일화를 술술 풀어놓는다. 1만 5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스타일임팩트’(www.styleimpact.com)와 ‘로모 ABC’(cafe.daum.net/lomoabc)를 운영하는 배지환(27·SIDT 대표)씨는 이렇게 말한다. “로모는 특정 부류의 소장품이 아닙니다.내가 원하는,좋아하는,담고 싶은 세상을 표현해주는 도구죠.또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해 주기도 하고요.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화창한 날,작은 로모 하나 손에 들고 나만의 특별한 세상을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로모 카메라는? 로모 카메라(KGB 카메라)는 옛 소련 레닌그라드 광학연구소 라디오노프 박사가 개발한 35㎜ 기계식 자동카메라다.한때 스파이가 쓰던,소위 ‘첩보용 카메라’라며 로모의 신비감이 극대화되기도 했다.하지만 군사용으로 쓰였을지는 몰라도 첩보용이라는 것은 낭설이라고.그만큼 정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옛소련서 개발… 100% 수작업 제조 세계적으로 ‘로모그래퍼’라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기도 했다.1998년 국내에 로모가 처음 들어왔을 때도 사용자들이 스스로를 로모그래퍼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요즘은 꽤 보편화된 편이라 ‘로모 유저’라는 말을 더욱 많이 쓴다.로모는 플래시를 쓰지 않고 밤에 사진을 찍을 수 있다.오히려 플래시를 쓰면 로모의 장점으로 꼽히는 터널 임팩트(Tunnel Impact) 효과가 감소될 수 있다고 해 플래시 사용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 로모로 더 좋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비싼 필름을 써야 한다? 천만에.로모를 이용해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한 관건은 로모를 얼마나 손에 익혔고,얼마나 길들였느냐다.사진찍기를 취미로 삼는 것은 비싸고 성능 좋은 카메라를 사야 하고 필름도 갈아끼고 현상·인화를 해야 하므로 돈이 많이 들어 간다고 한다.하지만 로모라면,좀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로모를 잘 다루게 되면 싸구려 필름으로도 좋은 연출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래시없이 밤 촬영 가능 로모가 환상적인 표현을 해내는 ‘마법의 카메라’라고 기대한다면 실망이 더 클 수 있다.로모는 아무리 초점을 잘 맞추고,색상 연출을 잘 하고,구도를 잘 잡아도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하루에 하나밖에 생산하지 못한다는 희소성을 지니고 있다.외국에서 구입하기도 하고,중고품을 살 수도 있다.하지만 이럴 경우 A/S를 받을 때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로모코리아(www.lomo.co.kr)가 국내 배급사.250g,24만 4000원. 최여경기자
  • [맛 에세이] 먹는 것도 순리대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아시죠? 먼저 냉장고 문을 연다.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넣는다.그리고 냉장고 문을 닫는다.이 순서의 논리대로 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죠.무슨 일을 하든 순서대로,순리대로 하면 무리는 없는 법입니다.문제는 순리를 거스르는 데서 생기니까요. 음식도 순서가 중요합니다.만드는 것도 그렇고,먹는 것도 그렇습니다.음식을 만들 때 순서는 정말 중요합니다.기자 초년병 시절,요리를 맡았는데 어떤 요리 선생님이 주신 레서피(recipe)를 읽다가 레서피를 대거 수정한 적이 있습니다.너무 복잡하면 독자들이 따라 하지 못하겠다는 짧은 생각에 오려두기,붙이기를 반복해서 10단계에 육박하는 레서피를 서너 줄로 깔끔하게 정리해 버렸죠.스스로 너무 기특해 하고 있는데 지나가다 이것을 본 선배가 기겁을 하며 레서피를 그런 식으로 손보면 안 된다고 혼을 내더군요.그때만 해도 그게 얼마나 본질을 왜곡시키는지 몰랐습니다. 손님 접대 요리 일순위인 잡채를 해보면 그 순서의 중요성을 대번에 알게 됩니다.잡채를 하려면 고기,당면,표고버섯,목이버섯,양파,당근,시금치 등 여러 가지 재료가 필요한데 요리책들을 보면 그 재료 하나하나에 각각의 양념을 해서 볶거나 삶는 지난한 과정을 다 거친 후 모두 큰 그릇에 담아 섞어 완성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레서피를 보면 또르르 또르르 잔머리가 돌아갑니다.왜 이렇게 복잡해야 하는 거지? 어차피 볶아 섞는 건데 섞어 볶으면 일이 쉽잖아….퓨전이 별 건가.물론 이렇게 해도 모양새는 잡채 비슷하게 되긴 합니다.그러나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어보면 전혀 다른 요리라는 걸 알게 됩니다. 음식을 먹는 데도 순서는 중요합니다.한상에 모든 음식을 차려내는 우리네 상과 코스별로 음식을 내오는 서양 상의 차이가 있긴 한데 기본 원리는 똑같습니다.가벼운 맛에서 무거운 맛으로,심심한 맛에서 짭짤 매콤한 맛으로….레스토랑에서는 메뉴를 구성할 때 이 부분을 아주 중요시 여깁니다.차고 뜨겁고,기름지고 담백하고,상큼하고 묵직한 맛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뷔페에 가면 먹는 순서가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토마토 샐러드와 생선초밥,LA 갈비,김치를 한 접시에 수북이 쌓아서 세 번 정도 드나든 후 과식했다고 소화제를 찾는 이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요. 뷔페는 원래 7회 이상 도는 게 기본이랍니다.수북이 한 접시씩 일곱 번이 아니라 음식의 종류를 바꿔가며 일곱 번을 도는 거죠.우선 차갑고 새콤한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상큼한 맛의 야채샐러드로 입맛을 돋운 후 파스타나 간단한 해물을 먹죠.코스를 좀 길게 하려면 이쯤에서 입맛을 닦아주는 차가운 셔벗이 들어가면 좋죠.그리고 메인이랄 수 있는 고기를 거하게 먹고 달콤한 디저트와 진한 커피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거죠.“어치피 뱃속에 들어가면 섞일 건데….”라는 발상은 때려 넣고 볶는 잡채나 매한가지거든요.그런 건 국민 소득 1000달러 이하일 때 하는 생각이고요,이제는 먹는 것도 즐겁고 지혜롭게 즐겨가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신 혜 연 월간 favor 편집장
  • [열린세상] 와룡선생 상경기

    시골 바닷가에서 사는 와룡선생은 한 번도 경성에 가본 적이 없었다.경성을 다녀온 이웃이 자랑을 할 때면 그는 뚝심있게 “나는 볼일이나 있으면 모를까 사진이나 한 장 박으려고 경성 가는 일은 없을끼다.” 하면서 버텨오던 터였다.그의 말투는 거칠었지만 진솔하게 들렸다.그는 늘 시골사람들의 자존심을 강조하면서 제법 원칙과 소신을 가진 듯 반(反)경성을 외치기도 하고,당당하게 경성의 깡패들에게 맞서기도 했다.마을 사람들은 그를 대견하게 여겨 마침내 동네 읍장으로 뽑아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성의 왕초로부터 한번 다녀가라는 전갈을 받았다.그렇지 않아도 그는 언젠가는 경성에 한번 다녀와야 한다고 생각해 오던 터였다.마을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바다에서 잡은 해산물을 경성 같은 큰 도시에 팔아야 했다.마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왕초의 환심을 사야 했다.더구나 같은 부족이지만 건너편 산간마을에 사는 무리들이 툭하면 “땔감을 보내라.”,“쌀도 사서 보내라.”,심지어는 “양어장 생선은 필요 없으니,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자연산 생선을 보내라,안 그러면 재미없다.”고 떼를 쓰던 중이었다. 와룡선생은 고민에 빠졌다.그동안 무턱대고 큰 소리를 땅땅 쳤었는데,막상 왕초를 만나려니 겁부터 났다.“누가 읍장이 될 줄 알았나,괜히 겁없이 떠들어댔잖아,체통이 있지,이제 와서 납작 엎드릴 수도 없고.”,“만약 마을 사람들이 그런 내 꼴을 보면 뭐라 카겠노,요즈음은 집집마다 테레비가 안 있나,참말로 고민이데이.”그는 참모회의를 소집했다.“자네들 생각은 어떤가,내가 왕초 만나러 갈 때 꼬리를 내려야 하겠나,안 카면 고개를 빳빳이 들고 가야 옳겠나?” 그때 읍 사무장이 나섰다.“왕초를 만나는 것도 일종의 외교행위입니다.외교는 뭐니뭐니 해도 역시 명분보다는 실리입니다. 명분은 선거용일 뿐이고,읍장은 마을의 실익을 챙겨야 할 책임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체통이 밥 먹여 줍니까.옛말에 ‘모로 가도 경성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그것을 소위 실용주의라고 하지 않습니까?” 순간 와룡선생은 사무장의 손을 덥석 잡으면서 “역시 변신의 귀재는 다르구먼,5대에 걸쳐 읍장을 모셔온 경륜이 어디 가겠나,하긴 그래서 내가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네를 사무장으로 임명하지 않았겠나.”하면서 기뻐했다. 와룡선생은 독서도 많이 했고 비교적 유식해 보였다.경성을 향해 달리는 기차 안에서 그는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떠올렸다.“그래,바로 이거야,사람이 하룻밤 자고 일어나 보니 벌레가 되어있었다고 했지.벌레면 어때,마을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전술적 변신이라고 하면 되지.” 와룡선생은 역시 ‘와룡선생스러웠다’.필요에 따라서는 고전작품도 제 멋대로 해석하고,그것을 박력있게 몸으로 실천해보이는 배짱 또한 두둑했다.경성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의 치기는 하늘을 찔렀다.그는 언론의 센세이셔널리즘을 부추기는 말들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지난번 이웃마을과 싸움이 났을 때 경성의 왕초가 도와주지 않았었더라면 저는 지금쯤 감옥에 있을지도 모릅니다.”,“경성은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요,자유와 정의가 넘쳐나는 실로 기똥찬 세상입니다.” 그는 이쯤해서 끝내려고 했다.그때 재기가 넘치는 수행원이 “이왕 여기까지 오셨는데,마지막 쐐기를 박으시는 것이 안 좋겠습니까?”하며 다가왔다. ‘그래 어차피 이판-사판이다.’ “경성의 이상과 제도,협력이 가장 성공적으로 꽃피운 마을이 바로 저희 마을입니다.”라는 말로 그는 대미를 장식했다.기차역까지 마중나온 사무장이 “만나 보신 왕초의 인상은 어땠습니까 .”하고 물었다.“아 좋고 말고,역시 ‘텍사스’ 출신이라 그런지 화끈하더군.꼭 나를 닮은 것 같단 말이야.”하면서 으스대며 마을로 향했다. 이 영 자 가톨릭대교수 사회학
  • 한국인 비만 주범은 흰쌀밥?

    ‘비만! 지방이 문제냐,탄수화물이 문제냐.’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덩달아 다이어트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비만의 원인이 지방이냐,탄수화물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다.‘지방은 곧 비만’이라는 상식을 뒤집고 다이어트식이라며 돼지껍질 스낵을 즐기는가 하면 인체의 필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전문가들을 통해 비만 논란의 진위를 짚어 본다. ●‘지방 vs 탄수화물’ 비만논쟁 지방은 농축된 에너지원으로 1g당 9㎉의 열량을 낸다.1g에 4㎉를 내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두 배가 넘는다.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살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바로 ‘앳킨스 다이어트(Atkins diet)’ 방식이다.이 방법이 좋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쌀밥보다 돼지껍질 스낵을 먹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좋다.”고 말한다.탄수화물은 섭취한 즉시 에너지로 전환되어 체내의 지방을 소비시키지 못할 뿐더러,남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돼 체내에축적된다는 것.반면 돼지껍질 스낵이나 정제된 지방에는 탄수화물이 거의 들어있지 않으며,지방은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체력을 소모해야 하는 경우 몸속의 지방을 연소시킬 수밖에 없어 자연스레 살이 빠진다고 주장한다. ●지방 다이어트는 안전한가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당과 탄수화물 대사 개선이 필요한 사람,즉 선천적인 내분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제한적으로 시도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이들은 당 대사가 느려 정상인보다 많은 지방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앳킨스 다이어트의 경우 돼지껍질 대신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지 않는 어유(魚油) 등 양질의 지방을 사용해야 하고,단백질과 비타민제제를 따로 섭취해야 하는 등 복잡한 수칙이 필요하다.”며 “건강한 사람이 지방섭취를 통해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지방이 지나치게 쌓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은 지방이 문제 청소년이나 젊은 층의 비만은 대부분 지방이 문제다.이들이 즐겨먹는 햄버거의 경우,지방 함량이 40%나 돼 삼겹살(25%)보다 많다.맛을 내기 위해 10% 정도의 유지가 포함되기 때문이다.여기에 감자튀김과 콜라를 곁들인 햄버거세트는 한식 세끼의 열량과 맞먹는다. ●중년 이후는 탄수화물이 적 한국인 비만은 지방보다 탄수화물이 문제가 된다.신촌 허내과 원장 허갑범 박사는 “한국인은 섭생의 특성상 고기에서 얻어지는 지방보다 곡류를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요인”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이 패스트푸드를 간식으로 먹고,쌀밥으로 다시 끼니를 때우는 식습관은 열량 축적면에서 가히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 섭취를 방해해 살을 뺀다는 제니칼은 미국 등지에서 비만 치료보조제로 상당한 효과를 입증했으나 한국인에게서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인 탓이다. 허 박사는 “특히 ‘3백 식품’으로 불리는 흰 쌀밥과 밀가루,백설탕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이들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릴 뿐 아니라 체내 지방으로빨리 전환돼 결과적으로 지방 저장을 촉진하는 신진대사를 습관화하기 때문이다. ●대안은 한식이다 건강한 식단의 영양소 비율은 60(탄수화물):20(단백질):20(지방).그러나 우리는 에너지의 80%를 흰 쌀밥으로 충당한다.그 결과 탄수화물형 비만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어야 좋을까.대안은 우리 고유의 식단,즉 한식에 있다.같은 밥을 먹고도 예전에는 비만을 거의 걱정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다양한 곡류와 현미를 주로 먹었기 때문이다.섬유질이 많은 곡류는 소화,흡수가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즉 탄수화물의 지방 전환을 느리게 하며,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씨눈이 보존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현미나 잡곡밥,나물류에는 식이섬유는 물론 심장병과 암,노화를 방지하는 식물성 화학물질이 풍부하다.여기에 생선이나 닭가슴살,두부 등 단백질 식품과 된장시래기국을 곁들이면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면에서도 손색없는 식단이 된다. ■ 도움말 허갑범 허내과 원장,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 일러스트 김정택화백 taxi@
  • “5·18, 희망의 씨앗돼야 한풀이식 행사 의미없어”/ 5·18 동지회 상임의장 김준태 시인

    ‘이제 5·18은 무덤이 아닙니다.둥근 씨앗입니다.배달겨레 씨종자입니다.’ 시인 김준태(55)씨가 올해로 23돌을 맞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바친 헌시의 일부이다.이 시에서처럼 그는 5·18을 항상 ‘희망’으로 노래한다. ‘아아,광주여 무등산이여/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을 흘리는/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중략)…(‘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중에서) 그가 5·18을 주제로 쓴 시는 500여편에 달한다.‘5월 시인’이란 별명이 항상 그를 따른다.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국밥과 희망’ ‘불이냐 꽃이냐’ ‘통일을 꿈꾸는 색주가’ ‘아아 광주여,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등이 그것들이다. 지금도 난립한 5·18단체의 통합을 위해 ‘5·18민주유공자항쟁동지회’ 상임의장직을 떠맡고 있다.5·18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 시인인지도 모른다. ●‘건준' 참여로 총살당한 아버지 그의 시 정신과 이력은 우리나라 역사와 이데올로기적 대립에서 잉태된 듯싶다.일제 때 할아버지는 일본 오사카의 탄광노무자로 징용됐다. 아버지는 남태평양 남양군도에 끌려갔다.천신만고 끝에 전장을 탈출한 아버지가 6·25전쟁 와중에 여운형이 이끌던 ‘건국준비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고향의 한 산골짜기에서 총살형을 당했다.당시 시인의 나이는 3살.6·25를 거쳐 군복무 시절 직접 베트남전에 참전한 그는 80년대는 5월 항쟁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그의 시와 삶의 여정에는 전쟁과 대립에 대한 증오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넘쳐난다. 그는 대학시절인 스무살 때 고(故) 조태일 시인이 주관하던 시전문지 ‘시인’을 통해 김지하 등과 나란히 등단했다. 20대 당시 그의 시를 관통하던 주제는 ‘고향’ ‘대지’(흙)였다.시집 ‘참깨를 털면서’는 70년 개발독재시대 이농현상과 땅,고향에 대한 사랑과 감정 등을 비판적 시각으로 담아낸 초기 작품으로 꼽힌다. 그는 80년 초 광주의 전남고교에서 독일어 교사로 재직 중 5·18을 맞는다.그의 운명은 평범한 교사에서 ‘저항시인’ ‘참여시인’으로 바뀐다. ●평범한 교사에서 저항시인으로 살벌한 군부독재 시절 그는 ‘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란 107행짜리 장편 시를 발표한다.이 시가 80년 5·18 항쟁기간 중 ‘전남매일’ 1면에 실리면서 ‘필화’를 겪게 된다.이 시는 원문이 외신을 탔고 ‘민중 선동혐의’로 계엄당국의 수배조치가 내려졌다.해당 신문사는 폐간되고 만다.그 역시 사랑하는 제자들을 뒤로한 채 한달여 동안 잠적했다. ‘가족이 너무 그리웠다.’는 그는 잠시 집을 방문했다가 주변에 잠복 중이던 보안사 요원에게 붙잡혔다.한달여 동안 각종 고문과 협박 등으로 교육청이 아닌 보안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교단을 떠난다. ‘현실을 외면하는 문학은 살아 있는 문학이 아니다.’ 그는 호구지책으로 시내 학원 강사로 전전하는 동안에도 역사와 민주와 통일을 노래한 시들을 쏟아냈다.지금까지 시집 12권과 산문,평론,5·18항쟁 창작 오페라,콩트 등 모두 23권을 펴냈다. ‘역사는 소금 뿌린 생선이 아니라 펄펄 살아 뛰는 생선’이란 그의 지론처럼 역사와 통일,민족문제 등에 천착한 시기였다.시대정신을 외면하고는 시를 쓸 수가 없었다고 회고한다. 3년여 학원강사 생활을 마친그는 전남 영암의 한 중학교를 거쳐 광주과학고로 전입했으나 수업을 배정받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는 교사’ 생활이 이어졌다. 교단을 영원히 떠나기로 마음먹은 그는 88년 신생 지방지였던 전남일보 문화부장으로 입사한다.그는 언론인으로서 5·18의 원인과 경과·결과 등을 총괄하는 ‘광주·전남 현대사’를 기획,일부 왜곡된 5월정신을 바로 잡는다.1944∼1961년의 이 지역 항쟁사 등을 담아냈다. ●“史草는 사관이 아닌 기자가 기록” ‘오늘날의 사초(史草)는 사관이 아닌 기자가 기록한다.’는 그는 광주매일로 자리를 옮겨 ‘정사 5·18팀’을 만든다.프랑스,미국,베트남 등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혁명현장 등을 돌며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뒤 5·18 특집 시리즈를 내고 그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는다. IMF위기 때 잘려나가는 동료 기자들을 보고 스스로 언론 현장을 떠난 그는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거쳐 지금은 조선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쓰는 것과 가르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그는 5·18을 통해 ‘출세’를노리는 일부 인사들과 다르게 살아왔다.그래서 금기시되곤 했던 5월단체 등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5·18기념식은 바뀌어야 한다.”는 그는 “언제까지 한을 붙들고 살풀이하는 식의 행사가 되풀이돼야 하느냐.”고 반문한다.추모제도 없애고 시민 누구나가 하나되는 공동체 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를 만든 역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한 그는 ‘5월정신이 남남(극우-진보) 및 남북화해와 통일로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앞으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강연과 집필활동에 열중할 것이라고 다짐한다.‘우리 후세에게 좋은 세상,전쟁과 갈등이 없는 나라를 물려주는 게 꿈’이란다. 글·사진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펄떡이는 생선… 좌판 아줌마의 억센 손길… / 생명이 숨쉬는 서해포구

    늦봄의 나른함을 털어버리고 싶다면 포구에 가보자.요즘 서해안은 각 포구마다 파란 바다 색깔 만큼이나 싱싱한 생명력이 꿈틀거린다.펄떡거리는 생선,한 움큼씩 알을 머금은 꽃게의 버둥거림에선 손님 소매를 잡아끄는 좌판 아줌마들의 억센 손아귀 만큼이나 힘이 느껴진다. 봄 꽃게가 지천인 소래포구와 왕조개로 불리는 키조개 산지 보령 오천항을 찾았다. ●꽃게천국 소래포구(인천 남동구 논현동) 올 봄엔 꽃게가 풍년이다.요즘 소래포구엔 주말마다 싱싱한 꽃게를 싸게 사려는 나들이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지난해에 비해 꽃게 품질은 좋은 반면 값은 훨씬 싸다. 한 꽃게 상인 아주머니 왈.“올해 꽃게 안 먹으면 평생 후회할 겨.한 바구니씩 사가요.” 탱탱하게 알이 밴 살아 있는 암게는 1㎏에 2만 8000원,수게는 2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지난해 이맘때 암게 값이 최고 5만원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거의 절반 값이다. 아주머니는 좋은 꽃게를 사고,맛있게 쪄 먹기 위한 요령도 빼놓지 않는다. “꽃게는 꼭 크다고 좋은게 아녀.속빈 ‘맹탕게’를조심해야 해요.등은 푸르고,다리는 붉고,배는 누르스름하고,들어보았을 때 일단 묵직해야 해요.찔 때도 물은 조금만 붓고 센 불에 확 쪄버려야지,은근히 찌면 맛 버려요.” 포구에서 먹고 싶으면 인근 횟집에 가져가 쪄달라고 하면 된다.마리당 5000원 정도 주면 몇가지 반찬과 함께 찜,탕을 올린 꽃게상을 차려준다.소래포구에 가려면 서울외곽순환도로 장수나들목에서 빠져 남동구청·소래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거나,서해안고속도로 월곶나들목에서 빠지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문의 소래 어촌계(032-442-6887). ●키조개 주산지 오천항(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천항은 천수만 깊숙이 들어가 있어 방파제 등 피항시설이 따로 필요없는 천혜의 어항으로 꼽힌다.굴,전복,바지락 등 조개의 집합소로 불릴 만큼 조개가 많은데,특히 ‘조개중의 왕’으로 불리는 키조개 주산지다. 키조개는 곡식을 까불때 쓰는 키를 닮아 붙여진 이름.큰 것은 길이가 자그마치 30㎝에 달한다.한때 일본에만 수출되다가 최근 국내에 본격 출하되고 있다.채취가 금지된 산란기(7∼8월)를빼고는 사철 잡지만,5월에 가장 많이 나오고 맛도 좋다.키조개 맛의 핵심은 껍질을 여닫는 근육 부위,즉 관자다.현지에선 ‘눈’으로 부른다.이 눈은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 회로 먹기도 하고 굽거나 졸여먹기도 한다.부드럽고 쫄깃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나머지 부위는 양념과 야채를 넣어 두루치기로 요리하면 맛있다. 키조개 소매값은 현지에서 마리당 3000원 정도.좀 비싼 듯 하지만 잡는 과정을 알면 고개가 끄덕여진다.키조개는 전량 잠수부들이 잠수기 어선(일명 머구리배)을 타고 나가 수심 30∼40m까지 잠수해 일일이 캔다.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이다.조금만 파도가 일어도 작업이 어렵다.키조개 관자는 결대로,둥근모양이 나게 썰어야 씹을 때 질기지 않다.익힐땐 살짝 익혀야 살이 연하고,회로 먹을 때는 되도록 얇게 썰어 약간 얼린 상태로 먹어야 감칠맛이 난다. 순흥수산(041-932-4086) 등 오천항 도·소매업소에서 얼린 키조갯살 1㎏(관자 30여개) 1박스를 3만원에 살 수 있다.현지에서 키조개요리는 ‘선경키조개전문점’(〃-934-4679)이나 ‘소영식당’(〃-932-2989)이 잘한다.전골,구이 등이 각각 1만 5000∼2만 5000원(3∼4인분). 서해안고속도로 광천나들목에서 빠져 10번 지방도를 타고 천북을 지나 보령방조제를 건너면 오천항이다.오천항 인근에 힐하우스(041-934-5788) 등 여관 3곳이 있다.오천항에서 남쪽으로 30분 정도 가면 대천해수욕장 앞에 한화콘도(〃-931-5500)가 있다.문의 오천항 잠수기협지소(041-932-4215),보령시청 문화공보과(〃-930-3541).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맛 에세이] 준치와 가시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을 만큼 맛이 좋은 준치는 꽃피는 봄이 제철이다.진어(眞魚),준어(俊魚)등 으로 불리는데 유달리 한국인의 구미에 맞아 맛있는 생선으로 손꼽히고 있다.맛은 좋으나 가시가 많아 먹기 고약하기로도 준치가 으뜸.가시 때문에 조금씩 먹어 혀 사이의 미뢰세포에 잘 닿아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준치는 유난히 가시가 많은데 이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먼 옛날에 준치가 맛이 좋고 가시가 적어 사람들이 준치만 즐겨 먹어 멸족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그러자 용왕이 물고기들과 의논을 한 결과 “준치에 가시가 없어 사람들이 준치만 찾는 것이니 가시를 한 개씩 준치에 꽂아 주라.”고 명령했다.모든 물고기가 각기 자기 가시를 한 개씩 뽑아 준치 몸에 꽂으니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달아나는데,달아나는 준치를 뒤쫓아가서 꽂느라 꽁지 부분에 가시가 유난히 많다고 한다. 옛날 요리 문헌인 ‘규합총서’에는 준치 가시를 빼는 방법에 대해 적고 있다.“준치를 토막내어 그 조각을 도마 위에 세우고 허리를 꺾어 배나 모시수건으로 두 끝을 누르면 가는 뼈가 수건 밖으로 빠져 나올 것이니 낱낱이 뽑으면 된다.”고 하였다. 준치는 단백질 함량이 우수하고 비타민B군이 풍부하나 강한 산성 식품이므로 무,죽순 등의 채소와 곁들여 먹어야 한다.준치로 담근 준치젓은 오래 삭은 것이면 작은 가시째로 먹을 수 있다.신선한 준치는 맑은 장국으로 준치국을 끓여도 별미다.다른 생선과는 달리 꼬리와 머리는 그릇에 담아내지 않는다.먹기 직전에 식초를 한 방을 떨어뜨리면 맛이 더욱 좋아진다. 가시를 발라 회로도 먹고,토막 낸 준치에 부추·파·죽순 같은 채소를 넣고 양념하여 중탕해서 익힌 준치찜도 그 맛이 독특하다.준치자반,만두 등 별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준치자반을 많이 했을 때는 항아리에 담아 솔잎을 켜켜이 놓고 한지로 봉한 뒤,서늘한 곳에 두고 먹었다. 송나라의 유연재(劉淵材)는 한(恨)을 이렇게 말한다.“죽는 것이 한스럽지 않으나 다섯가지가 한스러워 못 죽겠네.첫째 한이 준치에 가시가 많다는 것이요,둘째 한이 금귤이 너무 시다는 것이요,셋째 한이순채가 너무 차다는 것이요,넷째 한이 모란꽃에 향내가 없다는 것이요,다섯째 한이 홍어에 뼈가 없다.”고 읊었다. 풍류객을 한탄하게 한 준치는 훈계용 선물로 이용되는 생선 가운데 하나다.‘맛있다고 마구 먹어대면 가시가 목에 걸리는 불행이 닥친다.’는 뜻이다.생선 하나에 담긴 뜻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김 정 숙 전남과학대 호텔조리과 학과장
  • 여름 보양식의 으뜸 ‘민어구이’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나른해지고 쉽게 피로해진다.입맛도 잃기 십상이어서 보양식(補陽食)을 찾게 마련이다. 보양식하면 보신탕이나 삼계탕,육개장이 떠오르지만 민어(民魚) 역시 가장 대표적인 보양 음식이다.5월부터 시작해 삼복 더위때가 제철이다. 음식 속담으론 “복 더위에 민어 찜은 일품,도미 찜은 이품,보신탕은 삼품”이라고 전해올 정도다. 이런 민어는 물고기 중에서 소화 흡수가 빨라서 어린이들의 발육을 촉진하고 노인 및 환자의 건강회복에 가장 좋은 식재료이다.‘동의보감’에는 민어를 회어(灰魚)라고 하며 노약자와 어린이의 보양음식으로 나와 있다. 이름에서 보듯 백성(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물고기가 민어다.평소 삶에 짓눌려 부모를 제대로 봉양하지 못한 사람은 제상에라도 꼭 올려야 하는 것이 민어였다. 민어는 비타민과 필수 아미노산,타우린 등의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흰살생선으로 비린내가 거의 없어 맛이 담백하다.단맛이 약간 돈다.싱싱한 민어로 회를 뜨고 남은 것으로 매운탕을 끓여도 좋다. 궁중음식의 유일한 남성 전수자인 김하진(49)씨가 민어구이(사진)를 소개했다.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등 5곳에서 강습하는 김씨는 ‘김하진의 맛깔진 반찬’등 5권의 요리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눈이 투명하고 아가미가 붉으며 비늘이 상하지 않은 것이 싱싱한 민어라고 귀띔했다.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민어살(300g). 양념:진간장 2큰술,다진 마늘 1큰술,다진 파 1큰술,생강즙 1작은술,참기름 1큰술,깨소금 2작은술,설탕 1큰술,후춧가루 약간. ●요리는 이렇게 (1) 민어는 비늘을 긁고 내장을 꺼낸 다음 깨끗이 씻어 뼈를 발라내 토막친다.껍질이 붙어있게 한다. (2) 양념을 골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2)에 (1)의 고기를 불고기 재우듯이 3∼4시간 재워둔다. (4) 석쇠에 은박지를 깔고 (3)을 구워 접시에 담아낸다.석쇠 대신 팬으로 구우면 맛이 반감된다. 이기철기자 chuli@
  • 사건 패트롤/ 폐암 앞에 무너진 양심

    “살고 싶은 마음에 친구 명의로 신용카드를 만들어 썼습니다.” 폐암말기 환자로 거동조차 힘든 서모(61·여)씨는 12일 경기 시흥의 자택에서 서울 노원경찰서 수사관의 방문 조사를 받고 끝내 고개를 떨궜다.서씨는 친구 명의로 신용카드를 만들어 폐암 치료비로 모두 2억여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는 30여년전 남편과 사별한뒤 친정어머니(87)를 모시고 살고 있다.생활비를 벌기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조금씩 돈을 모아 생선도매상을 차렸다.하지만 번창하던 도매상은 불경기의 여파로 부도를 맞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던 그는 2000년말 병원에서 폐암 판정을 받았다.그는 “출가한 외동딸이 보내주는 생활비로는 치료비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려면 한달 400만∼500만원씩 돈이 필요했다.그는 하는 수 없이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대출받기로 하고 친구 유모(61·여)씨에게 보증용으로 신분증 사본을 건네받았다. 그러나 직장도 뚜렷한 수입도 없는 서씨에게 은행의 문턱은 높았다.고민 끝에 서씨는 친구의 명의로 신용카드 7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현금서비스와 카드결제 등으로 항암치료비와 노모 봉양비를 마련하다 보니 ‘돌려막기’의 악순환에 빠졌다.서씨는 친구 명의의 신용카드로 150차례의 현금서비스를 받았고,455차례나 병원비를 결제했다. 몸은 몸대로 만신창이가 됐다.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6개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서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며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초보 마라토너 준비 이렇게 / 마라톤, 식이요법 실패땐 지옥훈련도 ‘말짱 도루묵’

    신록의 5월,전국이 달리고 있다.국내 마라톤 마니아는 100만명.조깅 인구까지 합하면 뛰는 사람이 200만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5월에는 마라톤 대회도 많다.오는 18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출발,총 21㎞를 뛰며 되돌아오는 대한매일하프마라톤대회를 비롯해 이 달에만도 전국적으로 20여개의 대회가 열린다. 마라톤 도전자들은 대회 날짜가 다가오면서 훈련 거리를 줄이거나 스피드 보충을 통해 훈련량을 조절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식이요법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마라토너의 에너지원인 식사 계획이 올바르지 못하면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훈련량을 조절하는 것처럼 영양도 조절해야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식이요법, 20km는 4일전엔 시작해야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려면 경기 시작 7일 전에,5㎞나 10, 20km를 달리려면 4일전에 식이요법 계획을 세워 시작하는 것이 좋다.7일 전부터 훈련량을 줄이는 풀코스 도전자는 훈련 거리를 1.6㎞ 감소시킬 때마다 열량 섭취량을 100㎉ 가량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래야 몸무게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경기 6일 전에는 과식하지 않으면서 허기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먹어야 한다.5일 전부터는 특히 식사를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단축 마라토너는 경기 4일 전부터 식이요법을 시작해야 한다.고탄수화물·저단백질·저지방 음식으로 바꿔야 하는데 찰밥과 빵,시리얼이 대표적인 음식이다.그동안 훈련량을 줄여왔기 때문에 경기 3일 전쯤이면 활력이 떨어진다.수분이 글리코겐과 함께 근육에 축적되므로 몸무게가 늘 수도 있다. 경기 이틀 전, 영양 조절에 실패하기 십상이다.경기가 열리는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생활 리듬이 깨지기 때문.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숙소 근처의 식당이나 식료품점을 알아두고 고탄수화물 음식을 준비해 가면 좋다.음주는 금물. 경기 하루 전에는 휴식을 취하고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글리코겐 저장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다.평소 먹던 음식도 여러번 나눠 먹는 것이 좋다.밤에는 800∼1000㎉ 가량을 섭취해야 한다.새로운 음식은먹지 않는 게 좋다. ●경기당일 커피·탄산음료는 금물 경기 당일 아침 식사는 가볍게 한다.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많은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고 지구력도 높아진다.그러나 경기시작 2∼4시간 전에 식사를 마쳐야 한다.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커피나 탄산음료는 금물이다. 경기 도중에는 10∼20분마다 ½∼¾컵 가량의 물을 마셔준다.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기에서는 30분마다 25g 정도의 탄수화물이 소비되므로 오렌지 주스 1잔이나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또 경기가 끝나면 바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면 빨리 회복할 수 있다.근육은 운동 후 1시간 이내에 탄수화물을 가장 잘 흡수한다.경기가 끝난 뒤 15분 이내에 50∼100g의 탄수화물 섭취가 좋다.액체 상태에서 시작해 건포도와 빵과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마라토너들이 섭취해야 하는 ▲탄수화물 음식은 찰밥·빵·국수·시리얼·과일 ▲단백질 음식은 기름기가 적은 고기류·생선·우유 및 유제품·콩 등이 있다.버터·갈비·참기름 등과 같은 기름진 음식,섬유소가 많은 음식,가스가 차는 식품은 평소 섭취하고 대회 직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 도움말 정구명 서울보건대 교수 이기철기자 chuli@
  • [씨줄날줄] ‘도로 민주당’

    한자어 徒勞(도로)는 웬만한 사람에게는 생경한 단어다.여기에서 徒는 ‘무리’가 아닌 ‘헛되다’라는 뜻이다.따라서 徒勞의 의미는 ‘헛되이 수고함’이다. 사자성어 徒勞無益(도로무익·헛되이 수고만 하고 보람은 없다)의 유래가 재미있다.옛날 젊은 중이 아리따운 처녀를 보고 가슴앓이를 하던 끝에 청혼을 했다.처녀는 10년동안 한방에서 동거하되 손도 잡지 않고 친구처럼 지내면 아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중은 수도하는 마음으로 참고 또 참았다.드디어 내일이면 10년이 되는 날 밤,마음이 들뜬 중은 부지불식간에 처녀의 손을 잡았다.깜짝 놀란 처녀는 갑자기 파랑새로 변해 날아가 버렸다.10년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여기에서 徒勞無益과 더불어 ‘10년 공부 徒勞아미타불’이라는 말이 생겨 났다고 한다. 徒勞는 따라서 우리말의 부사어 ‘도로’와 뉘앙스는 비슷하다.국어사전에는 부사어 ‘도로’를 ‘먼저대로’‘되돌아서서’ 등으로 풀이하고 있다.바다생선 도루묵은 본래 ‘도로묵’이었다고 한다.임진왜란 때 선조대왕이 “도로(먼저대로) 묵으로 부르도록 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도로묵’이 되었다는 속설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도로 민주당’이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신당을 추진 중인 민주당 신주류의 한 의원이 “도로 민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나돌기 시작했다.‘무늬만 신당’이라는 소리는 안 듣겠다는 뜻일 것이다.이를 위해 ‘DJ당’의 색채를 걷어낸다는 것이 신주류의 생각이다. 하지만 반격이 만만치 않다.방미 중인 한화갑 전 대표는 신주류의 신당창당 구상이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신당추진이 “패거리 정치이자 당권싸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한 전 대표의 당내 위상으로 미루어 그의 발언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더라도 신당창당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평가받고 있다.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신당이 정치 구매자이고 소비자인 유권자들의 기호와 기대에 맞추기만 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신당이 자중지란 속에 도루묵의 처지로전락한다면 우리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김명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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