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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GO 플러스] “대입 개선안 공교육 악화 시킬것”

    ‘범국민교육연대’는 지난 3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에서 ‘교육부 입시안 평가 및 대입제도 개혁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교육연대는 이날 토론회에서 “교육부의 입시 개선안은 공교육 위기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교육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개선안은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확대와 여러 방법을 통한 학생 선발을 강조하는 현 제도를 발전시킨 것으로,우리 교육의 근본 문제인 대학서열 문제를 방치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길섶에서] 고향냄새/ 김경홍 논설위원

    가끔 수산시장에 들를 때가 있다.어떤 이들은 생선비린내에 코를 싸잡아 쥐기도 하지만 어촌 출신들에게 생선비린내는 바로 고향냄새다.싱그러운 산이나 흙냄새도 좋지만 비릿한 바다냄새는 그것만으로도 세월을 훌쩍 넘어 옛날로 달려가게 만든다. 어린시절,우리들의 놀이터는 방파제이거나,어판장이거나,배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작은 부두였다.아이들은 어선들이 들어올 때쯤이면 긴 철사의 끝을 구부려 만든 갈고리와 깡통 하나씩을 들고 어판장 주변을 기웃거린다.마침 어판장에는 갓 잡아온 생선들이 여기저기 무더기로 쌓여있고 뱃사람들과 상인들의 경매가 한창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둘러선 틈새나 다리사이로 갈고리를 집어넣어 재빨리 생선을 낚아채 달아난다.어른들이 “이놈들!”하고 소리치지만 한번도 붙들리거나 노획물을 빼앗긴 애들은 없었다.어른들은 누구네 집 애들인지 다 알고 있었지만 그 때 우리는 감쪽같이 성공한 줄로만 알았다.옹기종기 둘러앉아 구워먹던 오징어,고등어,꽁치,양미리 등등.다시 돌아가고 싶은 날들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가계부만도 못한 대학 장부

    가계부만도 못한 대학 장부

    ‘횡령한 공금으로 대학 설립.교비로 골프치고,이사회 회의록 조작해 부인과 친구들을 이사로 임명.설립자 아들은 부총장,총괄실장,기획처장 감투달고 전횡.교수는 총장 맘대로,학생 선발은 잘못투성이….’ 경북외국어테크노대(경북학원),대구외국어대(경북교육재단),경기대(경기학원) 등 교육인적자원부가 2일 발표한 상반기 사립대 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3개 대학의 대표적인 비리 및 편법 운영 내역이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의 불법 집행액 176억여원을 회수하도록 조치하고,총·학장 등을 포함해 파면·해임 14명 등 관련자 67명에 대한 징계를 조치했다. 교육부는 10년 이상 감사를 받지 않은 대학들에 대한 별도의 감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번 감사에 참여한 교육부 관계자는 “설립자와 총장이 맘대로 주무르다 보니 대학 회계장부가 우리집 가계부만도 못해 기가 막혔다.”고 혀를 찼다. ●학교 돈이 내 돈…뒷주머니로 비자금 조성 한나라당 전 의원인 박모(65)씨가 설립한 경북외국어테크노대(2년제)와 대구외국어대(4년제)의 교비는 ‘학교돈’이 아니라 박씨의 ‘개인 돈’이었다.두 대학은 경북 경산에 있다. 박씨는 등록금 통장에서 불법 인출해 본인과 친·인척 명의의 계좌로 이체,118억원을 횡령했다.이 중 61억원(35억원 추후 반환)은 2003년 문을 연 대구외국어대 설립자금으로 사용했다. 나머지 57억여원은 영수증을 폐기해 사용처도 확인되지 않았다.박씨는 근무하지도 않은 교원과 임기가 끝난 외국인 교수의 인건비,기자재·시설공사 과다 계상 등의 수법으로 58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박씨는 교비로 산 외부 기숙사도 아들 명의로 등기했다.박씨는 대구외국어대를 설립하면서 법인설립 허가신청서에 교사 신축비로 35억 6200만원을 출연하는 것으로 기재,같은 해 7월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5억 4800만원만 출연했다.학교 기자재와 공사비 2억 5300만원도 교비에서 불법 집행했다.한 이사는 골프장 그린피,식대 등 6700만원을 학교돈으로 썼다. 경기대(4년제) 전 총장 손모(52)씨는 교비 59억여원을 불법 인출해 56억여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손씨는 6억여원을 아직 반납하지 않았다.또 골프부 훈련용 회원권을 개인 명의로 구입해 사용하는 등 교직원 3명과 짜고 체육부 훈련비 15억 5900만원을 횡령했다.교비 4억 2500만원은 업무추진비,변호사 비용 등으로 부당 집행했다. ●내 맘대로 교수임용·학생선발 ‘교수 채용’도 엉망이었다.경북외대는 교수 채용자를 미리 결정한 뒤 심사절차도 없이 면접만으로 2001∼2004년 90명을 선발했고,이 중 54명은 공고도 하지 않은 특별채용이었다.연구 경력이나 실적이 미달된 교수 지원자격 미달자 9명을 임용했다.대구외대는 심사위원도 없이 설립자인 박씨가 면접하고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교수 10명을 채용했다. 박씨의 아들은 규정에도 없는 경북외대 총괄실장,대구외대 기획처장,사이버대 부총장 등을 역임하며 전횡을 일삼았다. 특히,경북외대와 대구외대 모두 부인과 친구를 이사회 임원으로 임명하고 이사회 회의록도 날조했다.경북외대의 경우 63차례의 이사회 중 실제 열린 것은 2차례뿐이었다. 경기대는 교수를 채용하면서 특정 지원자의 연구실적을 과대평가해 6명의 합·불합격이 뒤바뀌었다. 또 면접 심사 때 특정인에게 만점을 주고 나머지는 최하위 점수를 주거나 연구실적이 없는 지원자도 임용했다.2001∼2004년 체육특기자 수시모집에서 입상 실적을 잘못 반영해 불합격자 1명을 합격시켰다.합격한 31명도 틀린 점수를 매기는 등 대입 전형조차 허술했다. ●고교 ‘입시교사’ 접대,고개숙인 대학 교수 경북외대는 해당 고교마다 담당 교수와 직원들을 배치,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경북외대는 ‘학생유치지원금’ 명목의 성과금을 지급,고교 교사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비로 썼다.이 학교는 지난해 6200만원,올해 1억 3100만원 등 2년 동안 1억 9300만원을 부당 집행했다. 한편 교육부는 학교법인 경북학원과 경북교육재단 임원 전원의 승인을 취소하고,임시이사를 파견할 계획이다.경기학원에 대해서도 임원 전원의 취임승인 취소 계고 조치를 하기로 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 피맛골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 피맛골

    피맛골이라는 지명을 스쳐듣고 우연히 그곳을 찾아든 이들은 대부분이 우선,‘에게,이게 뭐야.’ 하고 눈살부터 찌푸릴 터이다.당연한 반응이다.서울의 어디를 가나 흔하게 대할 수 있는 지저분하고 꾀죄죄한 풍경이 애써 나들이한 발걸음을 선뜻 골목 안으로 한 걸음 더 옮기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광화문 교보문고 뒤편에 남아 있는 피맛골은 고작 두 사람이 지나쳐도 쉽게 어깨를 부딪치게 마련인 비좁은 골목길에다가 길이도 20여m를 넘지 않는다.그렇다고 무슨 뛰어난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찬 것도 아니다.고작해야 열차집이라는 두어 평 남짓한 빈대떡집과 대림식당이라는 생선구이집,그리고 반대편 초입에 서린낙지라는 간판의 낙지집이 한 눈에 들어올 뿐이다. ●의식주 해결할 물산의 집합소 이 교보문고 뒤편의 피맛골 말고도 종로 2가에서 인사동으로 접어드는 어름에 또 다른 피맛골이 남아 있다.서피맛골이라는 이름으로 제법 그럴듯한 장명등 간판까지 내걸고 떠들썩한 주점가로 변하여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지만,정작 인사동 일대의 관광지구 작업에 편입되어 피맛골 자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변질시킨 듯한 싸구려 지분 냄새를 숨길 수가 없다. 피맛골이란 이름의 이 특이한 뒷골목은 원래 종로 1가 교보문고 뒤편에서 시작하여 종로 2가를 거쳐 3가에 이르기까지 연결되어 있었지만,큰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도중에 여기저기 골목이 끊기는 바람에 결국 두 곳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다.나로서는 이 두 곳 중에서도 피맛골 하면 역시 교보문고 뒤편의 지저분하고 꾀죄죄한 골목이 그 이름에 걸맞은 것 같아서 못내 그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일찍이 조선시대에는 지금 종각이 있는 종로 네거리 부근을 운종가라고 하였는데,이 운종가는 소위 ‘상것’들이 사는 곳이었다.운종가의 이 ‘상것’들은 사농공상이라는 봉건 가치의 가장 아랫자리를 차지한 상인들로,종이나 백정 혹은 갖바치 같은 다른 상것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천한 신분이었다. 당시의 가장 윗자리 신분에 있던 사대부의 입장에서 보자면,이 운종가의 상것들은 여느 상것들과도 달리 참으로 처치곤란한 일종의 필요악이었다.애오라지 학문과 수신에만 힘써 마침내 입신출세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필생을 바쳐야 하는 사대부로서 비록 굶어 죽을망정 어찌 당장에 급하다 하여 먹고 입고 자는 따위 천한 값어치에 눈길을 줄 수가 있으랴. 바로 그런 윗자리 신분의 필요에 따라 그들 대신에 먹고 자고 입는 데 필요한 모든 물산들을 주무르는 이들이 모여 이룬 거리가 다름 아닌 운종가였다.종각 네거리 일대에 이른바 육의전이 늘어섰으니,포목 무명,명주,종이,모시,생선 등이 운종가의 주된 물품이었으며,나아가 구리개나 동대문의 배우개 저자거리에는 옥패물,유기며 사기그릇,호랑이 가죽이며 수달가죽,엽초,과일 등 조선 팔도의 모든 물산들이 빠짐없이 다 모여들었다. ●윗자리 행차 피한데서 유래 운종가가 번화하면 할수록 높은 가마 위에 앉아 물렀거라,비키거라,호령과 함께 이곳을 지나치는 윗자리들은 저마다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외로 돌리지 않은 이가 없었다. ‘쯧쯧,선현께서 이르시되 상업이 흥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느니….’ 운종가의 상것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런 윗자리들이 또한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비록 신분상 아랫자리에 위치한 천한 상것이라지만,누구보다 영리하고 사리에 밝아 윗자리들의 허허실실이며 허장성세를 뚜르르 꿰뚫는 데다가 이재와 처세술 또한 뛰어나 정도 이상의 부를 이루어 먹고 입고 자는 일에 신분에 걸맞지 않은 호화를 누리는 그들로서는 윗자리의 때 아닌 눈살이며 외고개짓이 마음 편할 수는 없었다. ‘쳇,그놈의 잘난 벼슬 좀 잡았다고 거들먹거리는 꼴이란….’ 이런 아랫자리와 윗자리 사이의 눈살이며 외고갯짓이 한데 어울려 운종가 뒷골목에 언제부터인가 희한한 명칭의 골목길이 생겼으니,바로 피맛골이었다. 운종가에 한번 윗자리의 행차가 떴다 하면,아랫자리들은 재빨리 뒷골목으로 숨어들어 윗자리의 행차를 피하다 보니 뒷골목 이름 자체가 피맛골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렇듯 윗자리를 피해 숨어든 아랫자리들을 노려 다시 싸리나 간짓대에다가 술을 빚는 용수를 내건 선술집이 생기고,그 옆에는 다시 1m 남짓한 백지 괘등을 내건 장국밥,설렁탕,곰탕집들이 생겨나니,피맛골은 윗자리들은 결코 넘볼 수 없는 아랫자리들만의 공간이 된 것이다.아랫자리들이 만든 이 소중한 놀이공간은 피맛골이라는 이름으로 조선 봉건시대 500여년을 면면히 맥을 이어왔다. 만일 그대가 아직도 이 시대의 아랫자리라고 여기거나 혹은 사는 일 자체를 힘들어한다면 한번쯤은 피맛골로 발걸음을 옮길 것을 권하고 싶다.함께 올 동료가 없다면 스스럼없이 혼자 와도 좋다.그리하여 이제 막 땅거미가 스멀거리기 시작하는 피맛골에 접어들어 열차집(02-734-2849)의 허름한 유리문을 밀치고 들어서라.벌써 빈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 자리라도 가서 낯선 사람에게 합석할 것을 부탁하라.백이면 백 기꺼이 응해줄 터이다. ●빈대떡에 소주 몇잔… 세상 시름 훌훌 마침내 자리를 잡으면 3장에 7000원인 빈대떡 한 접시에다 소주 한 병을 시켜라. 빈대떡이 아니라면 굴전이나 파전을 시켜도 좋다.그리하여 술과 안주가 탁자에 놓이면 소주 한 잔을 따라서 목 안에 깊이 털어넣어라. 그리고 문득 주변을 돌아보면 그대는 이미 혼자가 아니다.얼핏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얼굴,그대에 비해 크게 잘난 것도 없고 못난 것도 없는 얼굴,한 잔의 소주 혹은 한 사발의 막걸리에 이미 불콰하게 술기운이 오른 얼굴,바로 그대 자신의 얼굴이 뭉실뭉실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속에서 그대를 이 시대의 아랫자리에 위치하게 한 윗자리들의 허허실실과 허장성세에 대해 중구난방으로 떠들고 있을 터이다. 그대가 술과 함께 밥도 먹을 작정이라면 열차집만이 아니라 옆에 있는 대림식당(02-730-1665)으로 가도 좋다.삼치와 굴비,고등어 따위 생선구이 백반들이 저마다 5000원에다가 된장찌개 또한 맛이 뛰어나다.이 대림식당을 끼고 좀더 골목으로 접어들면 몇 걸음 안 가서 부산복집과 처마를 나란히 한 청진식당(02-732-8038)을 만나게 된다.불고기와 오징어볶음이 4000원에 비하면 넘칠 정도로 풍부한 양에다가 반찬은 물론 공기밥 한 그릇이라도 더 주기 위해 꾹꾹 눌러담는 주인아주머니의 큰 손이 먹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는 것 자체까지도 공연스레 즐거워지게 한다. 만일 그대가 혼자가 아니라 서너 명의 벗들과 함께라면 좀더 골목을 에돌아 5000원짜리 한정식으로 이름난 남도식당(02-734-0719)을 찾거나 교보문고 뒷길에 있는 안성또순이집(02-733-5830)에 가서 20년 동안 생태찌개 한 가지만을 지켜오는 특별하고 맛깔스러운 고집을 만나기 바란다.비록 한 냄비에 4만원이지만 네 명이 충분히 먹고도 남아 크게 비싸지는 않은 편이다. 일찍이 시인 신경림은 노래했다.‘못난 놈은 서로 얼굴만 봐도 반갑다.’피맛골 안의 여기저기에서 만나는 결코 낯설지 않은 얼굴,바로 자신을 닮은 얼굴들이 어찌 반갑지 않으랴.잘난 놈만 먹고 노는 게 아니라 못난 놈도 즐겁게 먹고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이 피맛골이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8) 기장의 명물 멸치·미역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8) 기장의 명물 멸치·미역

    멸치로 찌개를 끓인다? 놀랍다.멸치로 찌개를 끓이는 이 당연한 일을 두고 왜 놀라느냐고 묻는다면,찌개에서 멸치의 역할이 뭐냐고 되묻고 싶다.‘멸치찌개’하면 당연히 찌개거리나 어묵에 멸치를 넣어 끓여낸 국을 연상하리라.그러나 부산 기장에서는 멸치대접이 융숭해 다른 곳에서는 ‘보조’에 불과한 것이 융숭한 ‘주연’ 대접을 받는다.우린 뒤 버리는 국물용이 아니라 어엿한 생선의 반열에 올라있는 것.그 찌개라는 게 값은 단돈 5000원 정도지만,맛깔스럽기 비할 바 없는 데다 속풀이 해장에도 그만이어서 전국의 술꾼들이 부러워할만 하다.미나리와 우거지,방앗잎 등이 어울린 얼큰한 기장의 멸치찌개 맛이란. 미안하지만 기장을 벗어난 곳에서는 이런 멸치찌개를 먹기가 쉽지 않다.대형 권현망 어선에서 잡아들인 멸치는 배에서 곧바로 끓는 물에 데쳐 건멸치로 만들어야 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그렇다 보니 생멸치를 애써 포구까지 실어갈 이유가 없다.멸치찌개,멸치회,멸치구이,멸치젓,건멸치 등등 다양한 멸치문화가 기장에서 형성되고 있으니 가히 ‘멸치의 메카’라 할 만하다. ●봄멸치 몰려들 때면 ‘멸치축제’ 열려 멸치를 두고는 삼천포나 통영도 말깨나 하는 곳이지만 부산이란 거대 배후지가 기장멸치의 명성을 보장하다 보니 아무래도 명성에서 기장에는 못미친다.기장 멸치는 권현망이 아니라 자망(刺網)으로 잡는다.참새가 얽혀 잡히는 촘촘한 자망에 멸치는 여지없이 대가리가 꿴다.그물에 하얗게 달라붙은 멸치를 배에서 털 수 없으니 그물을 통째로 실어와 포구에서 멸치털이를 한다.그래서 봄멸치가 몰려들 때면 아예 기장에서는 ‘멸치축제’가 열리며,곳곳에 널린 멸치를 줍는 재미도 또한 그곳만의 여락이다. “오영수 선생의 소설 ‘갯마을’의 배경이 바로 요아입니까?” “아하,그래요.갯마을은 영화로 본 적이 있습니다.영화 촬영도 여기서 했겠군요?” “영화에서 풍광 좋은 대목은 거지반 요서 찍었다꼬 봐야지.” 바다가 마주 보이는 대변 포구의 한적한 음식점에서 김진옥(66) 기장문화원장과 멸치찌개를 앞에 두고 앉아 바다 이야기로 빠져드는데,들을수록 기장의 갯내가 진하게 우러 나온다. ‘기장현읍지’에는 이곳 일대를 구포(九浦)라고 명명해 놓았다.무지포(기장읍 신암과 대변 사이),공수포(공수마을),을포(일광면 이천리),동백포(동백리),가을포(송정 일대),독이포(장안읍 문동리),월내포(월내리)를 아우르는 말이다.기장 바다를 둘러보니 실제로 만(灣)의 드나듦이 심하다.내만이 형성되어 바람이 피해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마을이 들어섰다.대변항에는 기장 유일의 섬인 죽도(竹島)가 있어 포구의 바람막이와 방파제 역할까지 한다. ●공수마을 ‘멸치후리잡이’ 흔적만 남아 공수마을을 찾았다.옛 공수포가 있던 포구.어민 김소랑(63)씨는 포구에서 조금 떨어진 멸치후리어장 ‘고래기안’으로 필자를 안내했다.고래가 떠밀려온 곳이어서 이런 이름이 생겨났다.후리는 양쪽에서 사람들이 잡아끌어 고기를 잡는 어법.여름에 많이 하는데 추석이 지나 찬바람이 불면 고기가 사라진다.오늘날 공수포의 후리어업은 ‘체험관광 어업’에 지나지 않는다.그물은 어촌계에서 관리하며,뱃삯까지 포함해서 한번에 20만원씩 받고 대여한다. 옛 방식대로 배를 몰고 나가 그물을 타원형으로 드리운 뒤 한 쪽에 10여명씩 모두 20여명이 모랫벌로 그물을 잡아끈다.예전에는 ‘엄청’ 잡혔지만 지금은 망상어,메가리,고등어 등이 조금씩 들 뿐이다.주종이었던 멸치는 별로 들지 않고 있으니 멸치후리라고 부르기도 뭣하다. 옛날에는 후리로 멸치나 꽁치를 잡았다.오영수의 소설을 보면 멸치후리에서 악기를 치고 요란법석을 떨면서 멸치떼를 몰아가는데,공수마을에서는 예전에도 악기를 동원하지는 않았단다.후리는 물살이 빠르고 물이 흐린 사리 물때가 좋다.조금 때는 물이 잔잔하고 맑아 눈 좋은 멸치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보통 오후 3∼4시에 끌어당기는데,하루에 오전 오후 두번이나 그물을 드리울 때도 있다. ●왕실에까지 올려졌던 기장 미역 그러나 멸치만으로 기장의 삶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기장미역이 또한 멸치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기장미역은 기장멸치와 더불어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왜 똑같은 미역인데 유독 기장미역만 예부터 왕실 진상품 반열에 올랐을까. 기장 바닷가로 나서면 의문은 금세 풀린다.파도가 거칠다.부산을 휘돌아 동해로 치고 올라가는 모퉁이답게 파도도 강박스럽다.물살이 급하니 미역발도 드세다.게다가 기장바다는 온통 돌밭이다.크고 작은 돌이 제법 큰 여(암초)와 더불어 만을 형성한다.기장미역은 끓여 보면 그 진가가 여지없이 드러난다.대개의 미역은 끓이면 풀리지만 기장미역은 아무리 끓여도 원형을 간직한다.물살의 힘이 미역의 힘을 만들어냈으니,이곳 산모(産母)들이야말로 천혜의 자연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기장 미역의 진실을 알려면 ‘시르게질(돌씻기)노래’를 알아야 한다.“어이샤 어이샤 이돌을 실걸려고/찬물에 들어서서/바다에 용왕님네/구부구비 살피소서/나쁜 물은 썰물따라 물러가고/미역물은 덜물따라 들어오소/백색같이 닦은 돌에/많이많이 달아주소.” 백색 같이 돌을 닦아서 미역포자가 많이 붙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은 노동요.자연산 미역이 사라지고 양식 미역이 등장하면서 이런 돌씻기노래도 사라지고 말았다.“미역이 제 스스로 나는 줄로 알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실게질’이라고 나무에 철정을 붙여서 바위에 붙은 잡초를 제거해야 미역이 붙지요.”국립수산진흥원의 이윤 연구관(해양미생물학)은 미역 포자가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다며 이렇게 설명했다.마치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날리듯 미역포자도 물결을 타고 떠돌면서 자리를 잡는다.바위에 붙어야 하는데 정작 다른 조류들이 뒤덮고 있으면 곤란하므로 돌씻기를 잘해 포자가 잘 붙도록 해야 한다는 것.“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다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떠돌고 있습니다.그 중 미역포자는 비교적 큰 경우지요.소금기만 있는 바다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바위 잘 닦아야 미역 많이 자라 요즘도 천연미역이 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미역씻기 자체가 워낙 고된 노동이기 때문에 대부분 자연산을 포기하고 대량 생산체계인 양식으로 바꿔 미역을 길러낸다.다행히 명맥은 아직 끊이지 않아 인근 두호와 항리에서는 아직도 천연미역을 채취한다.미역은 아무 곳에서나 나지 않는다.‘미역밭’이라 해서 바닷물 속에도 바위마다 밭이름이 정해져 있고 소출량도 다르다. 이곳 대변에도 벌목암,외지암,사전암,우모암 등 바다 속 미역밭이 제각각이다.그러다 보니 그 밭에서 미역을 길러보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 ‘추잠’이라는 투표를 통해 미역밭을 할당하곤 한다.민주적 방식이므로 결과에 불만이 있을 수 없다.일단 그 해 자신의 밭이 결정되면 손수 시르게질을 비롯,온갖 품을 들여 ‘미역농사’를 짓는다.사적 소유와 다른 어촌의 공동체적 삶이 ‘총유(總有)적 경영’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얕은 밭의 미역은 썰물때 낫을 들고 들어가 베어낸다.하지만 미역숲이 주로 수심 6m쯤 되는 곳에 이뤄져 대부분은 썰물이라 해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해마다 가을이면 마을의 ‘선두’가 멀리 제주도까지 가서 잠녀들을 모집해 온다.잠녀들은 떼를 지어 마을로 들어오는데 한창 때는 대변항에만 100명이 넘게 들어오기도 했다.잠녀들은 선두에게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미역베기에 나선다.가을부터 5월까지 잠수일을 하다가 돌아간다.엄동설한에도 주저없이 물로 뛰어드는 잠녀들이 없었더라면 기장미역의 명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이렇게 일한 잠녀들에게는 생산량의 5분의 1 정도가 지분으로 할당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시르게질·잠녀 8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시르게질도 사라지고,잠녀들도 오지 않는다.압도적 생산량을 보장하는 양식 줄미역이 등장하면서 천연미역은 점차 종적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지금도 춘궁기의 미역을 ‘밥줄’로 생각한다.보릿고개에 어김없이 굶주린 뭍의 생명을 구하곤 했던 까닭이다.예나 지금이나 기장시장과 좌천시장,동래시장 등에 가면 기장에서 생산된 미역과 멸치,그리고 다시마,갈치 등이 좌판을 장악하고 있고,어촌 노파들은 좌판에 손수 뜯어말린 미역이며 멸치 등속을 내어 판다. 기장군청을 찾으니 “아침이 좋은 고장”이란 슬로건이 눈에 띈다.실제로 기장의 명소 1번지로 꼽히는 시랑대(侍郞臺)에서는 정말 아침다운 아침을 만날 수 있다.차성 8경의 하나로,돛단배가 멀리서 포구로 들어서는 원포귀범(遠浦歸帆)의 뛰어난 경관이었으니,가히 시인묵객들이 찾아들어 즐길 만한 곳이다.시랑대에 견줄 만한 명승지가 곳곳에 널려 있다.고려말 정몽주와 이색 등이 찾아 즐겼다는 삼성대,일출 경관이 뛰어난 적선대,윤선도의 유배지로 추정되는 황학대 등이 그곳이다 ‘교남지’에 따르면,대변 앞바다의 죽도도 예전에는 손꼽히는 명승지였다.뛰어난 경관에다 신선한 미역과 멸치,갈치떼가 살아움직이니 아침이 좋을 밖에. 이렇듯 풍요로운 곳이었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기장민의 삶이 얼마나 참담했던가를 금방 읽어 낼 수 있다.임진왜란 때는 “남녀노소는 물론 개·고양이 할 것 없이 살아있는 모든 것이 살육을 당했다.”고 해 지금도 ‘혈제(血祭)’라는 말로 기억될 정도다.그 때 왜장 구로다 나가마사(黑田長政)가 쌓은 왜성이 지금도 이곳에 남아있다.왜란 때만 그런 게 아니었다.시시 때대로 왜구들이 떼지어 몰려와 사람을 해치고 산물을 약탈해 갔다.오죽했으면 의병장 김산수·김득복 부자가 죽으면서까지 무덤을 기장 해변에 둬 사후에도 왜구를 지키게 해달라고 유언했을까.
  • 대입제도 개선안 대학들 변별력 찾기 고심

    교육인적자원부가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뒤 대학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능 성적을 9등급화하고 학생부 반영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선안이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변별력을 갖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각 대학은 고교 정상화라는 원칙을 엄수하며 고교간 학력 격차를 인정하지 않는 교육부안에 난색을 표하며 긴급회의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그러나 각 대학이 처한 상황에 따라 대책의 방향과 수위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위권 대학,“고교간 격차 반드시 반영해야” 상위권 대학은 고교간 학력 격차를 입시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어윤대 고려대 총장이 “고교간 학력격차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대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를 입시전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은 30일 “고교 등급제는 교육부가 우려하는 대로 서열화를 낳을 우려는 있지만,단순히 내신 비중을 높이면 변별력만 없어진다.”면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고교간 격차를 반영할 수 있는 실질적 내신 평가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고교 등급제와 논술·면접 강화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백윤수 입학관리처장은 “교육부가 고교 등급제를 금지하는 등 학생선발 방법을 제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학생 선발권은 학교측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상위권 대학은 위기감 호소 중상위권 대학은 일부 상위권 대학이 우수 학생을 ‘싹쓸이’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싸여 있다.수능 1등급에 속한 2만여명의 학생이 자신의 순위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상향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성균관대 현선해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발표안대로 밀어붙인다면 많은 학생이 상위권 2∼3개 대학으로만 몰려 중상위권 대학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대학도 변별력의 문제점을 지적하긴 마찬가지였다.현 처장은 “고교등급제와 어느 정도의 본고사 허용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여의치 않으면 학생 특성과 활동내역 등을 판단할 수 있는 논술과 심층면접 등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수준의 다른 대학과 공동보조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됐다.한양대 최재훈 입학관리실장은 “정시모집은 필답고사도 금지되고 논술·면접도 길게 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교등급제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다른 대학이 한다면 우리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형방법 다양화 모색해야 서강대와 이화여대 등은 고교등급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대신 전형방법 다양화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불완전한 자료로 학생을 선발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각 고교 선배의 합력률이나 평균 점수로 후배 입시생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모순을 지닐 수밖에 없으며,수능의 도입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서강대는 교육학 전공 교수들로 TF팀을 구성해 지난 4∼5년의 입시자료를 바탕으로 입학성적과 수학능력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고교추천제 활성화,경시대회 입상 경력이나 학생회장 활동 등 경력 심사 등을 고려한다.박동숙 입학처장은 “학교간 차이를 구분할 만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등급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아주대는 지능지수(IQ) 검사를 심화한 적성검사를 강화하는 방법을 검토한다.학교측은 “학생부만으로 전형할 때는 특정 고교에 몰리지만,IQ검사 등을 심화한 적성검사로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영규 채수범 김효섭기자 whoami@seoul.co.kr
  • [건강칼럼] 볕많이 쬐면 光노화 온다

    볕 볼 일이 별로 없는 도시인들은 대체로 피부가 희다.항상 볕과 가까이 해 피부가 검게 탄 시골 사람들과는 이런 점에서 대조적이다.그러나 피부색이 검고 흰 것이 단순히 색깔의 차이만을 뜻하지는 않는다.햇볕에 탄 피부는 빨리 늙는다.자외선이 피부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바로 ‘광노화 현상’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늙는 자연노화와 달리 지나치게 자외선에 노출돼 나타나는 광노화는 그 정도가 자외선 노출 시간과 비례한다.주로 자외선 B가 DNA와 결체조직에 손상을 입혀 광노화를 일으키지만,자외선 A와 적외선도 광노화를 촉진시켜 햇볕은 피부에 무척 위험한 존재다.특히 고령일수록 광노화에 의한 피해는 더 심각하다.노년을 즐기려다 노화를 재촉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단 피부가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건조해지면서 거칠어지고,굵은 주름이 나타난다.또 피부가 탄력을 잃으면서 늘어지게 되고,침착이나 소실 등 색소 변화와 함께 모세혈관이 확장돼 쉽게 멍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만 할 일은 아니다.조금만 신경쓰면 광노화는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으며,필요하면 치료도 가능하다.가장 좋은 예방법은 햇볕에 피부를 드러내지 않는 것.노출이 불가피하다면 SPF(자외선 차단지수)15이상의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챙 넓은 모자나 양산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그러나 이런 방법이 자연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광노화의 심술인 주름까지 막아주지는 못한다.이때는 피부과를 찾아 비수술요법인 서마지리프트 치료를 받으면 쉽게 고민을 덜 수 있다.여기에 IPL퀀텀을 병행하면 피부 탄력은 물론 색소질환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얼굴의 주름처럼 세월의 빠름을 절감하게 하는 것도 없다.그러나 그런 우울함을 떨치고 다시 시작하자.피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온몸의 건강을 위해 단백질은 물론 보습을 돕는 견과류,생선과 과일 등을 자주 먹고,여기에 적당한 운동과 ‘즐겁다’는 생각을 더하면 이보다 나은 피부건강법이 따로 있을까.
  • 부성애 다룬 영화 2편 새달3일 나란히 개봉

    세상살이가 어려워져 가족에게서라도 온기를 느끼고 싶어진 걸까.지난해에는 ‘콩가루 집안’을 다룬 영화가 많더니,올해는 해체된 가족을 통합하는 영화로 물갈이되는 추세다.새달 3일 개봉하는 ‘가족’과 ‘돈텔파파’ 역시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가족 소재의 영화다.전자가 아버지와 딸의 화해를 농도 짙은 드라마로 그렸다면,후자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코미디로 버무렸다. ●주현·수애 주연 ‘가족’ 중견 탤런트 주현과 신인 탤런트 수애가 스크린에서 조우한 ‘가족’은 초가을 극장가를 시험에 들게 할 것 같다.아버지와 딸이 엮는 감동의 드라마로 시종일관 진지한 시선을 견지하는,요즘 보기드문 비장르 국산영화이기 때문이다.그 흔한 코미디 요소에도 기대지 않은 채 뿌리깊은 오해에 빠진 부녀(父女)가 화해하는 과정을 담담히 묘사했다. 정은(수애)은 소매치기 전과 4범.3년만에 교도소에서 출소했지만 아버지(주현)와의 만남은 냉랭하기만 하다.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열살짜리 어린 남동생 정환(박지빈)과 어렵게 사는 홀아버지.엄마의 죽음이 아버지 탓이라고 믿는 정은은 그에 대한 반항으로 집밖을 겉돌며 소매치기 창원(박희순)과 어울려 왔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부녀의 관계는 정은이 창원일당의 협박을 받으면서 급반전한다.빼돌린 돈을 갚으라며 창원이 정은을 위협하자 무뚝뚝하기만 하던 아버지는 아무도 몰래 뒷수습에 나선다. 기교없이 소박한 화면이 가족드라마의 진지함을 더한다.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모를 아버지와 정은의 관계,철부지 동생에 대한 정은의 애틋한 사랑,시시각각 정은 가족을 옥죄어오는 창원 일당을 번갈아 비추며 영화는 분노와 연민,위기감 등의 다양한 감정을 풀어놓는다. 가족이야기라는 보편적 소재의 영화는 관객의 눈물샘을 건드려 정면승부할 태세다.아버지가 시한부 삶을 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정은의 미묘한 감정변화,폭력배들에게서 딸을 지키려고 목숨까지 내놓는 아버지의 깊은 속정이 후반부를 숙연하게까지 만든다. 암투병 환자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주현은 연기인생 35년만에 처음 삭발투혼을 발휘했다.꾸밈없이 중성적인 여주인공의 캐릭터도 모처럼 새롭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정웅인·유승호 주연 ‘돈텔파파’ ‘웰메이드 영화 포기 선언’까지 해가며 호들갑스럽게 ‘싸구려 오락물’임을 표방한 영화 ‘돈텔파파’(제작 기획시대). 하지만 질펀한 욕설로 범벅된 ‘싸구려’인생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제외하고는,‘아버지와 아들’이라는 보편적인 코드로 풀어가는 평범한 영화다. ‘돈텔파파’로 바뀌기 전 제목은 ‘아빠하고 나하고’.사실 이 영화에는 이전 제목이 더 어울린다.야한 코미디를 곳곳에 포진시키긴 했어도,아버지와 아들의 눈물 찔끔 나는 사랑이야기가 영화의 가장 큰 줄기이기 때문. 나이트클럽 진행자인 철수(정웅인)는 고교시절 하룻밤 실수로 태어난 초원(유승호)을 홀로 키우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초원은 더없이 맑고 순수한 아이지만,나이트클럽에서 자란 탓에 “즐거운 시간 되세요∼”라며 웨이터 말투를 흉내내는 ‘아이답지 않은 아이’이기도 하다.그러던 어느날 초원을 버리고 외국으로 떠났던 엄마 애란(채민서)이 속옷회사 이사로 귀국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아이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모습은 정웅인이 닮으려했다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의 더스틴 호프먼까지는 못해도 그 언저리에는 닿아있다. 잡다한 유머에 잔웃음을 날리다가도 문득 청량감이 밀려오는 건,밑바닥 인생이지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건강한 삶의 태도 때문이다.거기다 한없이 사랑스러운 ‘집으로’의 꼬마 유승호의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까지 더해지면 아무리 신파라도 영화의 감성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지나치게 ‘오버’한다 싶은 몇몇 화장실 유머만 빠진다면 코미디도 재미있는 편.특히 여장남자인 보리수 역,임호의 변신은 파격 그 자체다.TV에서 20년간 코미디프로의 PD를 맡아온 이상훈 감독의 영화 데뷔작.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대입전형 개편안] ‘학교교육 정상화’ 기대반 우려반

    [대입전형 개편안] ‘학교교육 정상화’ 기대반 우려반

    교육부의 2008년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해 교사,학부모,학생 등은 취지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교육부의 목표가 과연 달성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학들도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자율성 있는 선발이 가능토록 보완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어차피 또 바뀔것” 고등학교 진학담당 교사들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수능에 나온다는 점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지만 대학별 면접제도 등의 강화로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배재고등학교 진학담당교사 김용복(50) 교사는 “수능 비중을 낮춰 변별력이 떨어지고 대학 면접구술 시험 등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이에 대한 과외가 생겨날 수 있어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꼬집었다. 특목고 열기도 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대원외국어고등학교 이경만(46) 진학담당 교사는 “교육부의 정책이 나와도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뽑으려고 하기 때문에 대학이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 생각된다.”면서 “20여년 동안 교육계에 몸담아온 경험으로 미뤄볼 때 정책이 달라져도 현실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생 아들을 둔 김옥순(49)씨는 “내신 성적 위주가 되면 학교 내에서의 경쟁이 심해져 다시 학원으로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고,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박모(42)씨는 “특목고 열기를 잡고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다는 대책이라고 하지만 결코 사교육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원가 구술면접 대비반 성황 서울 송파구 M보습학원 박보찬(28) 선생은 “벌써 학원마다 구술면접 대비반이 다 생겼다.실질적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면서 “올초 외국어고등학교들이 영어시험만으로 학생선발을 한다고 해 준비생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P보습학원 민모(44) 선생은 “문과는 면접과 논술이 중요하지만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이 더 중요해 실효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들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전국교직원노조는 “대학선발권이 강화돼 일류대학 중심의 대학서열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갑 한국교총 대변인도 “중등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 절감효과가 있겠지만 학력저하 현상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생 선발 어떻게 하지” 주요 대학들은 “학생 선발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대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은 “수능 1등급만 해도 2만명이 넘어 변별력을 전혀 가지지 못한다.”면서 “수능은 자격요건으로 쓰고 내신으로 선발하라는 것인데,내신의 변별력이나 신뢰도가 급격히 높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김 본부장은 “학교교육을 내실화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을 할 수 있도록 면접과 논술에 나름의 방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최소화하고 선발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도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수능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변별력이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학생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 하나가 줄어든 만큼 대학으로서는 자체 전형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고사 부활의 우려에 대해 김 처장은 “각 학교는 이미 실질적으로 본고사에 준하는 전형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수능이 차지했던 부분은 대학 나름의 전형으로 대체,전문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학부모와 교사들은 이번 교육부의 개선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중학교 2학년 딸을 둔 윤모(41)씨는 “수능 한번으로 대입이 결정되는 것보다 고등학교 생활을 평가하는 내신 점수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환영했다. 서울고등학교 김모(43) 진학교사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수능에 나온다면 공교육 정상화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효섭 이재훈기자 newworld@seoul.co.kr
  • [대입전형 개편안] 문답풀이

    26일 발표된 대입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원점수+석차등급제’ 도입의 기대효과는. -현행 방식은 성적 부풀리기와 지나친 석차경쟁 조장의 폐단이 있다.학교생활기록부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면 학교들도 쉬운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내신 등급을 세분화할 필요는. -7차 교육과정 과목 개설 최소인원이 20명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15등급 이상 세분화는 어렵다. 학교간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내신비중을 강화하는 데 문제는 없나. -고교등급제나 학교간 격차 인정은 고교 서열화를 조장하고,우수고교 진학경쟁을 과열시킬 우려가 있다.수능과 대학별 논술,심층면접,서류전형 등으로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내신 비중 확대에 따른 학부모들의 바짓바람·치맛바람이 우려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교수·학습계획 및 평가계획을 사전 공개해 평가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것이다. 독서지도를 어떻게 활성화하나. -폭넓은 독서문화를 유도하고,학습 과정에서 나타난 독서활동을 충실히 기록하자는 취지다.2006년까지 독서 매뉴얼을 개발하고 연구학교를 운영하며 교사연수를 실시할 것이다. 재수생 감소 효과는. -2004학년도를 기준으로 재수생의 55∼65%는 등급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하락했다.등급제를 적용하면 재수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만큼 수능 점수를 올려 명문대 또는 유망학과에 진학하려는 재수생이 줄어들 것이다. 수능의 변별력이 약화되면 본고사를 부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텐데. -학생부를 중심으로 대학이 논술·심층면접 등을 활용하면 학생선발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의 의견이다.국·영·수 위주의 본고사는 제한할 것이다. 논술,심층면접 비중이 높아지면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것 아닌가. -수능시험에 대비한 반복적·비생산적인 사교육비는 소모적이지만 독서능력과 토론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지출은 소모적인 것이 아니다.다만,이러한 교육 수요를 학교 안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 명문고 학생들은 불리하지 않은가. -실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비평준화 명문고 출신은 내신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특목고 출신과 마찬가지로 특정교과 우수자,학교장 추천에 의한 특별전형 등으로 진학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하게 열려 있다.무엇보다 해당 학생들은 그런 불이익을 이미 예상하고 진학했다. 학력이 저하된다는 우려도 있는데. -학력저하의 요인은 반복적인 문제풀이 중심의 수능시험,쉬운 문제 중심의 내신 부풀리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 시안은 이를 막아 교육정상화와 수준별 심화학습을 가능케 할 것이다.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하는 이유는. -일정기간 출제위원들이 합숙하며 출제하는 현재의 폐쇄형 출제방식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교수들의 강의 및 연구 중단에 따라 출제위원 위촉에 어려움을 겪었고,좋은 문항을 만들어 내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으며,과거의 문항과 일관성 및 동질성이 부족하여 한 차례밖에 쓸 수 없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대입전형 개편안] 私교육비 경감·공교육 살리기

    새 대입제도 개선안은 대학의 학생 선발 도구를 국가고사인 수능시험에서 일선 고교의 학교생활기록부로 되돌려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과도한 수능시험 경쟁으로 학교 수업시간에는 잠을 자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학교 교육의 황폐화 현상과 수능에 쏠린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의 추’ 학원서 학교로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에서 ‘EBS 수능방송’을 단기 처방으로 내놓은 데 이어 학생부를 강화하여 ‘교육의 추’를 학원에서 학교로 옮기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이를 위해 수능시험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추고 학생부를 9등급으로 세분화하여 점수·석차 경쟁을 막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과 영역과 비교과 영역을 두루 담은 학생부를 세밀하게 기록하도록 하여 전형에 반영함으로써 학교 수업을 정상화시켜 과외 수요를 줄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석수 교육부 학사지원과장은 “독서 활동이 평가되고 대학별 논술과 심층면접이 강화되면 사교육의 타깃이 수능에서 독서·논술·면접 등 내신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수능을 위한 소모적인 학원 강의나 과외보다 독서와 논술,토론을 위한 사교육이 생산적이며 질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 학생선발 자율권 강화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데도 자율권을 크게 강화시켰다.그동안 대학입시는 국가가 사실상 개입하다시피 했지만 상당부분을 대학에 넘기겠다는 것이다.같은 차원에서 대학도 학생 선발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입학 사정관’을 도입하는 등 더 이상 수능성적에 얽매이지 말라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교육부는 수능 준비가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재학생이 학원 과외에 매달리고,‘재수는 기본’이라는 인식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논술·면접고사 강화될듯 그러나,대학이 비슷비슷한 수준의 지원자 가운데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하여 자체 논술·면접고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과거 본고사와 다를 것 없는 필답고사를 도입하거나,고교 사이의 학력차이를 반영하는 고교서열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는 것은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005 수시2학기 모집]가톨릭대학교

    전체 모집계획인원의 21.7%에 해당하는 390명을 선발한다. 입학원서는 9월 1일부터 6일까지 인터넷으로만 접수하며 시험은 전형별로 10월 9·10일 이틀 중 실시된다. 고등학교장추천, 교과성적우수자, 특기자, 참인간, 가톨릭교회지도자추천, 자기추천자 전형 등 6개 특별전형을 통해 모집한다. 이 중 특기자전형의 모든 모집단위와 자기추천자전형의 인문학부, 사회과학부, 자연과학부는 전공예약제를 적용해 전공별로 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과성적우수자, 특기자 전형은 수능시험과 무관하게 실시된다. 의예과, 간호학과 32명을 포함해 170명을 선발하는 고등학교장추천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로만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교과성적우수자전형은 80명을 선발하며, 학교생활기록부 반영교과 중 국민공통기본교과 및 심화선택과목에서 ‘수’가 각각 1개 이상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영어, 불어, 중국어, 일본어 우수 응시자 중 37명을 선발하는 특기자전형은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는다. 참인간전형은 선행자, 효행자, 봉사활동 우수 응시자 중 13명을 선발한다. 가톨릭교회 지도자추천전형은 교회지도자의 추천을 받아 33명을 선발하는데 지원자의 종교나 신앙은 자격요건과 무관하다. 김의진 학생선발본부장
  • 스승 김춘수시인 쾌유빌며 포도예술제 여는 류기봉 시인

    “김춘수 선생님의 건강상태는 처음보다 많이 호전됐습니다.맥박과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왔고요.다만 의식만 없을 뿐이지요.”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시인’ 류기봉(39)씨.그는 지난 4일 기도폐색으로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식불명 상태인 김춘수(82) 시인의 둘도 없는 애제자이다.그는 요즘 이틀이 멀다하고 자신의 집(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에서 분당병원을 찾아 스승의 몸을 주무르며 건강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24일 오후에도 류씨는 병상에 누워 있는 김 시인의 손을 꼭 잡았다.“선생님,저 류군 왔습니다.선생님의 포도나무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어서 일어나 포도 드셔야죠.”“……”“선생님,일요일에는 약속하신 대로 꼭 노래도 불러주시고,춤도 추셔야 합니다.” 류씨는 이 자리에서 오는 29일 자신의 포도밭에서 열리는 ‘포도예술제’의 행사내용을 귀엣말로 보고했다.김 시인은 듣기라도 하듯 몸을 약간 뒤척였다.이 예술제는 다름 아닌 김춘수 시인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것.김 시인이 쓰러지기 직전에 ‘올해는 멋있게 해보자.’며 스스로 의욕을 보인 터라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포도예술제는 원래 지난 98년,선생님께서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포도밭을 방문했다가 그곳 사람들이 포도나무에 그림도 그려놓고,작은 문화축제를 하는 것을 보고 온 뒤 저에게 권유하셨지요.” 이렇게 해서 남양주시 작은 마을에 김 시인 등 문인 20∼30명이 포도수확철인 이맘때 모여 시낭송 등 예술제를 열었다.그러던 김 시인이 얼마전 “그동안 포도예술제 행사가 조금 딱딱해진 것 같다.올해는 내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어 흥을 돋우겠다.”고 제안,기대 속에 이번 예술제를 준비해 왔다. 결국 반쪽이 된 이번 행사에는 김 시인의 친필시 ‘디딤돌,처용’을 비롯해 소설가 박완서씨의 친필 소설 원고 등이 포도나무에 전시된다.또 조영서·정진규·이수익·송상욱·서정춘·노향림·조정권·이문재·남진우·박남준·이원규·고두현·이덕규·김행숙·심언주씨 등 여러 문인이 참석,각자의 이름을 새긴 포도나무 아래서 김 시인의 쾌유를 비는 시낭송회 등을 할 예정이다. 1993년 김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한 류씨는 지난 13년 동안 일주일에 2∼3차례 김 시인을 찾아가 같이 지내며 사제간의 정을 두텁게 쌓았다.김 시인이 쓰러진 날에도 류씨는 문안차 분당자택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급히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선생님이 기도폐색을 예견하셨을까요? 마지막 쓰신 시 ‘옹두리와 뿌다귀’의 ‘자네 목구멍에 걸린 생선가시’라는 구절이 자꾸 생각납니다.또 저에게 전화를 걸어 ‘류군 너무 덥다.이런 더위는 처음 본다.못 견디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예술의 향기 솔솔 양평에 가볼까

    예술의 향기 솔솔 양평에 가볼까

    드라이브 명소인 양평에 가면 궁금했던 것이 있다.‘아니 시골에 웬 갤러리가 이렇게 많은 거야,언젠가 한번 들어가 봐야지.’ 하지만 마음뿐,왠지 아는 사람 없는 잔칫집마냥 서먹했던 도심의 화랑 생각이 나 선뜻 발을 들이지 못했다.그러나 어렵게 문턱을 넘어서자 편안한 전원적 분위기가 손님을 맞았다.편하게 보고,마시고,이야기도 나누고. 가까운 곳에 드라이브를 가고 싶다면,약간의 예술적 허영심까지 있다면,주저 말고 양평으로 떠나자.화가만 280여명,문학·음악인 등까지 합치면 450여명의 예술인이 모여 산다는 ‘한국의 바르비종’으로.예술투어 프로그램까지 운영되고 있다니 더욱 매력적이지 않은가. ■ 화가마을 ‘양평에 이런 두메산골이 있었나.화가라고 하더니 산에서 도를 닦는 모양이군.’ “험하죠? 그래도 이곳 양지산 자락에만 화가들이 10여명 모여 삽니다.항금리 화가마을이라고 하지요.” 불편한 심사를 눈치라도 챘는지 ‘닥터박컬렉션&갤러리’의 큐레이터 손갑환(41) 실장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구불구불,울퉁불퉁한 비포장길 끄트머리.승용차 바닥을 몇 차례나 긁힌 끝에 도착한 곳은 여류화가 김영리(46)씨의 보금자리 겸 작업실이었다.김씨는 ‘양평예술투어’에 아틀리에를 개방한 양평의 예술인중 한명이다. 연락을 받은 김씨가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허름한 농가(나중에 물어보니 우사라고 했다)를 대충 고쳐 쓰는 듯한 집안엔 그림과 그림도구 일색이다.홍익대 미대와 대학원을 마치고 국내서 작품활동,뉴욕에서 10년간 학업과 작품활동,귀국해 양평의 이 두메로 흘러든 지 벌써 10년이란다.처음 10여년은 ‘도시와 인간’이란 테마에 천착했고,이후엔 자연으로의 회귀,지금은 자연의 해체를 보듬는 생태적 테마에 매달린단다. 유치원생이라는 그의 7살배기 아들이 손님들에게 물을 한 잔씩 따라 준다.이야기에 열중하는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함이다.딸 쌍둥이를 낳은 후 12년 만에 얻은 늦둥이다.쌍둥이중 하나는 올해 서울대에 합격해 다니고 있고,다른 하나는 재수중이란다.과외는커녕 학원도 구경하기 힘든 산골에서 시골 학교를 나와 서울대에 덜컥 합격했으니 부모로선 눈물겹도록 기특할 수밖에. 그림에서 아들 얘기로,다시 집안 얘기 및 양평의 화가들 이야기를 듣는 동안 1시간이 후딱 지나갔다.양평 예술투어는 이렇듯 도심 갤러리에서 느끼기 어려운 예술인들의 작업현장과 소박한 삶의 단면을 느낄 수 있는 코스로 짜여져 있다. 손 실장,김씨와 함께 집을 나서 양평읍 초입에 있는 양평군민회관으로 향했다.이곳엔 양평 맑은물사랑 미술관(031-770-2472) 및 창작스튜디오가 있다.양평군측이 관내의 예술인들을 위해 마련해준 전시 및 창작공간이다.미술관에선 서양화가 조영호(44)씨의 ‘생태’전이 열리고 있었다.기괴한 듯하면서도 무언가 강렬한 희구의 메시지가 느껴지는 듯한 작품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도덕과 아름다움을 걷어낸 생태의 심연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조씨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관람객들.생태전은 14일 끝나고,20일부터는 조근상씨의 ‘전통악기전’이 2주간 열린다. 미술관 옆 창작스튜디오에 들어가니 큼직한 도자기 작업을 하던 아줌마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쪽으로 쏠린다.김영리씨를 비롯해 서양화가 김호순,이봉임씨 등이 오는 9월 서울에서 열게 될 도자전을 준비중이라고 했다.명함을 보니 모두 화가들이다.웬 도자전이냐고 했더니 회화작업을 위한 ‘자금마련’이 목적이란다.파블로 피카소도 어려울 적 돈이 되는 도자기를 만들어 팔아 그림에 매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하긴 지난해 이천·여주에서 열린 도자기엑스포에 갔다가 ‘피카소 도자기 특별전’에서 도예가 피카소의 생경한 면모를 본 적이 있었다.도자전은 오는 9월3일부터 9일까지 청담동 가산화랑(02-516-8886)에서 ‘물메리 사람들의 이야기전’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멤버중 한 사람인 이봉임(48)씨가 북한강변 서종면의 ‘문화의집’(011-296-1511)을 소개한다.서양화가인 그의 남편 이근명(48)씨가 운영하는 곳으로,지역주민들에게 ‘인기 짱’이란다.지역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전시,음악행사가 지역주민 전체는 물론 서울 등 외지에서 마니아들이 몰려올 정도라고 했다. 매 주말 열어온 ‘우리동네음악회’가 오는 21일 50회째를 맞는다.서종면 거주 화가들이 동네 아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전시하는 ‘우리동네그리기전’ 역시 역사가 꽤 오래됐다. 요즘은 매주 토요일 북한강변 서종체육공원에서 ‘8월의 북한강 주말음악축제’를 열고 있다.시골행사라고 얕보지 마시기를.지난 7일 첫회엔 타악그룹 ‘4PLUS’가 열정적 공연을 선보였고,14일엔 국립국악원 단원들로 구성된 ‘다움 우리소리 앙상블’이 국악의 진수를 선보였다.21일엔 체코의 금관5중주단인 ‘체코프라하 브라스앙상블’이 출연한다. ●양평예술투어 ‘화가마을로 떠나는 예술기행’이란 이름으로 진행된다.양평 화랑가 작품 감상,강변 습지 탐방,아틀리에 탐방,도예체험 등이 포함된다.1인 참가비 2만원.10명 이상이어야 운영되기 때문에 몇 가족이 모여서 함께 움직이는 게 좋다.이 프로그램은 5년 전 손갑환 실장이 만들었다.우연히 파리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아틀리에를 탐방한 뒤,갤러리에서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달리 작가의 진솔한 삶과 열정적인 작업과정을 보면 일반인들이 예술에 대해 좀더 깊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다.문의 (02)553-0246. ■ 갤러리카페 몇년 전 남한강변에서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강상면 병산리에 이르러 독특한 외관의 건물에 들른 적이 있다.갤러리아지오.양평에 거주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옆방엔 자그마한 카페가 있던 곳.작품 감상을 하고 카페에 들르면 4000원짜리 스파게티와 2000원짜리 커피가 기다리고 있었다.스파게티 맛이 서울 유명 레스토랑 못지 않았고 커피향도 참 진했었는데.예술적·생리적 배고픔을 한꺼번에 달래는데 제격이었다. 아지오는 지금도 있다.다만 쇼나조각 전문 갤러리로 바뀐 것이 다를 뿐.아니 카페에서도 이젠 차 종류만 팔아 스파게티를 맛볼 수 없다.쇼나(Shona)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인구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부족 이름.이 부족은 조각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쇼나조각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다.스케치나 밑그림 없이 순수하게 돌과 자연에 깃들어 있는 형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것이 특징. 석재사업을 하던 이영두(52)씨가 대리석이 유명한 짐바브웨를 오가다 쇼나조각의 매력에 푹빠진 뒤 아지오를 인수해 지난 2월 쇼나 전문 갤러리로 재오픈했다..일산의 ‘터치 아프리카’와 함께 국내에 2곳뿐인 쇼나조각 전문 갤러리다.카페에선 몇가지 커피와 함께 국화잎을 띄운 국화차,영국 왕실에서 즐겨마신다는 산딸기홍차,보이차 등 20여가지의 차를 낸다.찻값은 균일하게 5000원.(031)774-5121. 아지오처럼 작품 감상과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강하면 전수리의 ‘몬티첼로’,북한강변 서종면 문호리의 ‘인더갤러리’가 있다.몬티첼로(031-774-9301)는 도예공방과 전시실,카페,아트숍을 갖추고 있다.지금 진행중인 전시 테마는 ‘세라믹가든’.세라믹 도예가와 플로리스트의 만남이다.30일까지. 공방은 도예가 윤현경(45)씨의 작업실.다양한 재료와 모양의 작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예전엔 체험교실도 운영했으나 장소가 비좁아 요즘엔 못하고 시연만 한다고.부담없이 구입할 만한 것도 많다.화병이나 물병용으로 좋은 피처는 2만원,사발이나 주발 7000∼9000원,큼지막한 면기 2만 5000원 등. 카페에선 바게트 모양의 빵에 고기와 야채 등을 넣어 만든 호기 샌드위치와 커피가 함께 나오는 샌드위치 세트가 먹을 만하다.1만 2000원. 인더갤러리(031-771-6191)는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북한강변을 따라 20분쯤 달리면 나온다.얼핏 보기엔 작은 창고모양으로 볼품 없게 생겼지만,일단 들어가면 오히려 작아서 어울리는 곳이다.1층은 전시실.여름특별기획으로 ‘흐르는 강물전’(30일까지)이 열리고 있다.윤경림 등 6인 초대전이다.인더갤러리 박인아실장은 “고여 있지 않아서 맑은,늘 살아 숨쉬는 강물같은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2층은 북한강이 한 눈에 들어오는 카페.차와 간단한 음식을 판다.이밖에 서종면 문호리의 ‘갤러리 서종’(031-774-5530)과 강상면 교평리의 ‘전원갤러리’(771-1959),‘예사랑도예공방’(774-0307),가일미술관(584-4700)도 들러볼 만하다. ■ 바탕골 예술관 보는 것,듣는 것만으로 채울 수 없는 예술적 허영심을 갖고 계시다면 강하면 운심리의 ‘바탕골예술관’으로 가보시길.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이란 말을 덧붙이고 싶다. 먼저 도자기 공방.흙은 만지면 IQ에 EQ까지 높아진다는데.이곳에선 흙을 마음껏 만지고,흙에 그림도 그리고,그릇을 만들고,굽는 과정도 구경할 수 있다.가스가마,천연장작가마에서 각양각색의 도자기를 꺼내는 모습을 못보면 두고두고 서운할지 모른다. 체험료는 도자기 5000∼1만 5000원,공예는 5000∼2만 5000원.한시적으로 8월31일까지 반짝이 티셔츠 및 머그컵 만들기,바비큐파티,미술관 투어 등을 묶어 1인 4만원(어린이 3만 2000원)에 판매한다. 미술관1에선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요’전이 열리고 있다.박석호,박의순 등 13인이 각자에게 익숙한 재료인 섬유,종이,목재,금속,흙을 이용해 ‘물고기’라는 소재를 재미있게 표현했다.미술관2에선 숭숭이장,문갑,경대 등 선조들의 미감을 잘 살린 전통 목가구전이 진행중이다. 바탕골극장에선 무용공연 ‘Carnival In Yangpyeong’이 29일 펼쳐질 예정.국민대 문영,이미영 교수의 연출과 지도로 ‘날개 없는 꾀꼬리’,‘몽환’,‘Freedom’ ‘Re-Turn’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홈페이지(www.batangol.com)에 들어가 회원 가입후 할인 쿠폰을 출력해 가져가면 체험료나 관람료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강하면 전수리 남한강변에 올 10월 완공되는 ‘닥터박컬렉션&갤러리 양평아트센터’(02-553-0246)도 바탕골예술관에 이은 대형 복합예술공간으로 태어날 예정. 글 양평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신우와 양평 맛드라이브 서울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남짓한 북한강과 남한강 줄기를 따라 맛집도 즐비하다.녹음이 짙은 산과 매혹적인 강에 어우러진 강변의 음식점들.이들만으로도 훌륭한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물론 어떤 음식점이냐가 관건이다.“맛 없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며 맛을 장담하는 현수막을 내건 집도 있지만 쉽게 발이 들어가지 않는다.국내 최초의 남성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전국의 맛집을 순례했던 정신우씨를 따라 나섰다. ●45번 국도(조안∼화도) 정신우씨가 첫번째로 들른 맛집으로 45번 국도상의 연세중교 앞의 죽여주는 동치미국수(576-4070).평일 오후지만 빈 자리가 없어 한참을 기다린 끝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동치미국수(4000원)의 살얼음이 살짝 언 국물은 무더위를 금방 식힐 정도로 시원했다.면발은 툭툭 끊어지면서 부드러웠다.비교적 저렴한 가격 덕분에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이 많이 찾았다.국수 한 그릇으로 허전할 것 같으면 김치를 넣어 만든 찐만두(5000원)나 찐계란(3개에 1000원)을 곁들이면 된다.퇴촌면에 있는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768-6868)가 여기의 본점이다. 이어 그는 서울종합촬영소로 올라가는 길의 초원(576-8941)은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그만이라고 소개했다.종갓집에서 국도를 따라 500m 정도 올라가면 오른쪽에 나오는 카페 행복의 강(576-4050)은 북한강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야외 테라스에는 강과 눈높이가 거의 같아 물이 찰삭거리는 소리가 다 들린다.네티즌들이 한때 북한강 최고의 명소로 꼽기도 했다.주스가 8000원. ●88번 지방도(퇴촌∼양근대교) 양수대교를 건너 좌회전해 조금 나오면 강초매운탕(772-9059)과 본가해장국(772-2577)이 지역에선 널리 알려진 집이다. 생선구이를 전문점 해마(771-9202) 맞은편의 라리아(774-9717)도 프랑스식 레스토랑 겸 카페로 마니아들에겐 널리 알려져 있다.불어로 공기를 뜻하는 라리아는 63빌딩과 워커힐호텔 출신의 조리사들이 포진하고 있단다.화이트와 짙은 브라운이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와 유리창을 통해 훤히 내다보는 남한강은 한폭의 그림이다.멀리 용문산도 보인다. 북한 여름 보양식인 초계탕을 하는 평양초계탕(772-8229)도 팬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맛집이다.초계탕은 닭고기를 가늘게 찢고 오이·묵 등을 무쳐 함께 담아낸 것으로 닭찬국물에 부어낸 것이다.2인분에 3만원,4인분 4만원.기본으로 나오는 물김치에도 살얼음이 둥둥 떴다.초계탕이 나오기 전에 유일하게 따뜻한 음식으로 메밀전이 나온다.평양식 막국수(5000원)도 별미다.초계탕을 먹고 난 육수에 말아 먹어도 그만이다. 한국두부연구소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초심(768-8848)은 직접 만든 두부 요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손두부·철판순두부·칼국수와 함께 손만두를 하고 있다.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이어 퇴촌밀면(767-9280)은 3년 숙성한 백김치와 얼음이 서걱거리는 육수가 그만이다. ●363지방도(양수리∼수입리) 양수대교를 건너 좌회전,363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다 오른쪽의 연꽃언덕(774-4577)은 생선 매운탕과 장어구이를 내놓고 있다.북한강을 쭉 올라가면 카페와 음식점이 밀집한 서종면 문호리에 닿는다.문호리 마을 가운데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버섯전골과 비빔밥이 전문인 한우리(772-4368)와 길옆이지만 산속처럼 적요하게 느껴지는 카페 로뎀(772-5777) 등도 드라이브객을 붙잡는다. 문호리에서 조금 올라간 수입리에도 카페와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문호리가 옛날 시가지라면 수입리는 요즘 한창 들어서기 시작하는 곳이다.매운탕과 간장게장 전문인 낙원(774-1938)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곳은 토방(774-2521).두부전골,두부김치 등을 구수하게 내온다.내부 인테리어도 고풍스럽고,밑반찬으로 나오는 메뉴도 맛깔스럽다.말만 잘하면 비지를 공짜로 얻을 수 있단다. ●6번국도(양수리∼양근대교) 양수대교를 지난 두물머리 근처의 촌미(772-6778)는 유기농 농산물로 음식을 만드는데,순두부 정식이 7000원이다.또 카페 오데뜨를 겸하고 있는 두물머리밥상(774-6022)도 유기농 쌈밥과 순두부를 내놓는다. 양수콩나물국밥(771-5995)은 6번 국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원조집이다.콩나물을 직접 길러 전주식으로 끓여낸다.경춘선 국수역 뒤쪽의 모비딕(774-4548)은 원양어선 출신의 주인이 흰 고래인 모비딕을 형상화해서 지었다고 한다.궁중비빔밥과 조랭이떡국이 전문이다.옥천면옥(772-9693)은 양평 최고의 평양식 냉면집으로 꼽힌다.4대째 이어오고 있으며 굵으면서도 쫀득한 면발을 자랑한다.양평역 옆의 화천갈비(771-2487)는 동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진 집이지만 시간에 쫓겨 찾지 못했다. ●정신우씨에겐 요리하는 탤런트,국내 최초의 남성 푸드스타일리스트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16세 때 자취를 하면서 스스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집안의 김치를 모두 담그는 등 조리에 20년 내공이 쌓였다.서른 즈음의 어느날 “요리가 천직임을 문득 깨달은” 그는 국내외의 푸드스쿨을 다니며 요리와 스타일링을 공부했다.이후 전국의 맛집 순례도 다녔던 그는 최근 ‘게으른 음식남녀 집에서 밥해먹기’란 책도 냈다. ●산당-강하면 운심리 바탕골예술관(031)772-3959 양평지역 최고의 음식점으로 강하면 운심리 바탕골예술관 근처의 한식을 코스화한 산당(772-3959)을 들 수 있다.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꼭 한번 들를 만한 곳이다.요리 예술가이자 음식 연구가인 임지호씨가 음식,특히 한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음식점이다.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재료를 이용해 조리사 마음대로 만든 음식이지만 감동을 준다.맛이 다소 생소한 것도 있지만 다음 코스를 기대하게 한다.물론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채 자연의 맛을 찾고 있다. 음식은 강(3만 3000원),하늘(5만 5000원),자연(7만 7000원) 세 종류다.자연은 최소한 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음식은 앙증맞기도 하지만 예술적으로 담겨 나온다.하지만 간단찮은 가격이 단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강의 메뉴를 보면,고등어까지 세 종류의 회가 나오는데 회를 찍어 먹을 양념으로 측백나무잎을 갈아 만든 측백나무 소스와 산초절임이 나온다.돼지 목살을 녹차가루에 비벼 장작으로 익힌 바비큐,감자를 실처럼 썰어 튀긴 위에 적포도주 소스를 올린 것,연근을 적포도주에 졸여 뽕잎을 올려낸 것,방게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방게 튀김 등 12가지가 나온다. 그 다음에 김치 4종류,젓갈 2종류,산나물 9가지,굴비구이,간장게장 등과 함께 동충하초쌀로 지은 밥이 나온다.음식 이름으론 다른 음식점과의 차이점을 찾기가 어렵겠지만 실제로 하나하나가 아주 독특하다.식사를 마친 다음 2층에서 커피나 녹차를 가지고 올라가면 전원카페 못지않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산당 입구에 쓰인 ‘음식은 종합예술이고 약이며 과학이다.’는 글귀를 나오면서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어머니 가마솥밥-서종면 문호리에서 정배리쪽(031)772-9252 카페가 밀집한 서종면 문호리에서 정배리쪽으로 빠지다가 왼쪽 길가의 어머니 가마솥밥(772-9252)은 현지인들이 가장 먼저 추천하는 음식점이다.주인은 서종면 토박이다. 생선 구이가 주메뉴.삼치구이를 주문했더니 생선을 은박지에 싸서 구워냈다.노릇하게 고루 익었다.간은 약간 싱거운 듯 삼삼했다.살코기는 입안에서 녹는 듯했다.여기에 나물과 김치·젓갈 등 20여 반찬이 한 상 가득하다.가마솥으로 지은 밥이 나무 밥통에 담겨 나온다.가마솥에서 밥을 지은 까닭인지 밥맛이 한결 찰지고 구수하다.나물은 모두 텃밭에서 기른 것이란다. 된장찌개 국물에 밥과 콩나물 등을 함께 넣고 비벼 먹어도 그만이다.식사를 마친 다음에 나오는 누룽지 숭늉도 구수한 맛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준다.누룽지가 토실토실해 입맛을 자꾸 다시게 한다. 2명 이상일 경우 여러 가지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어머니정식(3만원)을 시키면 골고루 맛볼 수 있다.간장게장과 생선구이·불고기가 함께 나오는 까닭이다.간장게장만 별도로 주문하면 1만 5000원이다.삼치·조기·꽁치구이는 5000원,굴비와 안동간고등어는 1만원이다. ●외할머니집-삼봉리 구봉부락서 왼쪽(031)576-7272 45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외할머니집’이란 간판이 곳곳에 눈에 띈다.언제나 포근하고 정겨운 이름 탓에 구봉부락(삼봉리)에서 왼쪽으로 핸들을 꺾었다.비포장 도로를 거쳐 2∼3㎞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외할머니집(576-7272)이 나왔다.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맛은 많이 알려진 듯 손님들이 가득했다. 겉보기엔 흐름한 초가집이지만 실내는 나무로 아가자기하게 엮었다.할머니가 아니라 40대 후반의 주인 부부가 한다.하지만 손맛이 깊다.가장 대표적인 식단은 대나무통보리밥(7000원).보리밥을 대나무통에 담아 낸다.상추·무·호박·고사리 등의 산나물과 고추장·참기름도 함께 나오는데,그릇에 담아 쓱싹 비벼먹는 맛이 그만이다.여기에 된장찌개를 조금 넣어도 좋다.향이 강한 참기름은 너무 많이 넣으면 다른 재료의 맛을 느끼지 못한다.한여름인 요즘에도 두릅초회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식사가 나오는 동안 도토리묵무침(1만원)이나 파를 썰어넣어 두툼하게 익혀 내오는 녹두전(8000원)으로 입맛을 돋워도 좋다.시간 여유가 있고 일행이 있다면 돌솥한방백숙(3만 5000원)도 좋다. ●종갓집-서울종합촬영소 길목 맞은편(031)576-1100 푸드스타일리스트 정신우씨가 북한강 일대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음식점이 서울종합촬영소 올라가는 길목 맞은편의 종갓집(576-1100)이다.촬영소 입구인 탓에 영화배우와 탤런트 등이 많이 찾는 집이다. 종갓집의 대표 메뉴는 장어구이.주인 최성환(51)씨는 “장어구이 비법은 8대째 북한강에 터를 잡고 살아온 종가에만 비전돼 온 것”이라고 전한다.그는 경주 최씨 반가정파 32대 종손이다.장어의 기본 양념으로 대추·생강·인삼을 졸여서 쓴다.장어는 찬 기운을 가진 식재료여서 따뜻한 기운이 강한 생강과 인삼 등을 써야 탈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안주인 추숙녀(48)씨의 설명이다. 뒷마당의 바비큐 그릴에서 장어에 붓으로 양념을 바르면서 굽는다.장어를 싸 먹는 야채는 텃밭에서 모두 기른 것이다.“직접 농사도 짓지만 일손이 부족해서 농약은커녕 비료도 못 뿌린다.”는 것이 추씨의 하소연 섞인 야채 자랑이다.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무공해란 이야기다.장어정식은 1만 8000원,1㎏에 3만 8000원이다. 또 한가지 빠지지 않는 것이 훈제돼지갈비(1인분 8000원·200g).참나무 연기로 돼지갈비를 4시간 정도 훈제한다.돼지의 기름기와 특유의 냄새가 모두 빠진다.고루 익은 고기를 한방 재료로 양념을 해서 먹는데,어찌보면 햄과 비슷한 맛이 났다.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추씨는 “원래 장어구이 전문점인데 훈제돼지갈비가 더 널리 알려지는 바람에 이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 더 많다.”고 자랑했다.장어구이나 훈제돼지갈비를 먹고 나면 구수한 된장찌개나 열무국수(3000원)를 먹으면 된다. 이외도 닭백숙과 닭도리탕이 3만원,버섯전골 2만 5000원,영양돌솥밥과 감자전·도토리묵이 각 8000원이다. 양평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양평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깔깔깔]

    ●스승과 제자 스승이 제자들을 불러모은 다음 첫번째 제자에게 썩은 생선을 건네주며 물었다. 스승 : 무슨 냄새가 나느냐? 제자1 : 썩은 냄새가 납니다. 스승 : 그것은 네 마음이 썩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제자에게는 김을 주며 물었다. 스승 : 이 김은 무슨 색깔이 나느뇨? 제자2 : 검은 색입니다. 스승 : 그것은 네 마음이 검은 탓이로다. 마지막 세 번째 제자에게는 간장을 한 사발 주면서 물었다. 스승 : 무슨 맛이 나느냐? 제자3 : (잔머리를 굴려본 뒤)이럴수가! 단 맛이 느껴집니다! 그러자 스승은 짧고 빠른 어조로 지시를 했다. 스승 : 그럼,원샷!
  • 무더위에 지쳤지? 몸보신 음식

    무더위에 지쳤지? 몸보신 음식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이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하지만 올 여름 내내 폭염에,열대야에 시달렸던 몸은 지칠 대로 지쳤다.무더위 후유증을 어떻게 이겨낼까.운동선수들의 ‘건강식’에서 그 지혜를 빌려보자.프로축구 FC서울의 김은중(25)선수의 아내인 최윤정씨,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최경환(32)선수의 어머니 이재순씨,LG투자증권 씨름단의 남동우(30)선수 아내 박승미씨가 스포츠 스타들의 건강비법을 공개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닭살 커플의 ‘닭살인삼구이’ ●프로축구 MVP 김은중선수 프로 스포츠 중에 가장 경기시간이 길고 체력소모가 많은 것이 축구다.전후반 90분,1시간30분 동안을 더위에 뛴다는 것은 일반인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또한 순간적으로 전력질주를 하므로 그 운동량은 어마어마하다. 이런 프로축구선수 중 토종공격수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김은중선수·지난 7월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에서 MVP를 오르기까지 했다.하지만 이런 강철 체력을 지닌 스포츠 스타라도 더운날씨에는 어쩔 수 없나보다.1월 결혼한 새색시 최윤정(25)씨는 “오빠가 경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쓰러지듯 잠든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녀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주 하는 음식이 ‘인삼닭살구이’이다.인삼과 닭살을 주제로 한 영양만점인 음식이고 조리하는 방법이 간단해 아침저녁으로 해준다.닭은 식은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에게 영양 보충으로 좋은 식품이며 인삼과 함께 섭취하면 이열치열로 속을 따뜻하게 하여 여름을 이기는 데 효과적이다.그래서 여름철에 삼계탕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기름기 많은 삼계탕 종류의 음식을 싫어하는 김선수를 위해 삼계탕의 영양을 두루 가지고 있으면서 담백한 음식이 뭐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찾아낸 음식이 바로 이것이라 한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닭가슴 살을 손질하고 얇게 저며 포를 뜬 다음 수삼을 먹기 좋게 잘라 포를 뜬 닭가슴 살에 말아 프라이팬에 구워내면 끝.“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닭고기의 담백함과 수삼의 아작아작함이 어우러져 맛이 그만이다.”라고 자랑한다. 옆에 있던 김은중선수도 한마디 거든다.“올 여름은 여러 모로 저를 세심하게 챙겨주는 아내덕분에 쉽게 지나가는 것 같다.”며 “특히 아내가 만들어주는 인삼닭살구이는 먹으면 힘이 난다.몸에 좋은 인삼과 닭을 한꺼번에 먹으니까 경기도중 피로감이 확실히 덜하다.”면서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또한 김선수는 처가에서 보내 온 감식초를 장복하고 있다고 한다.감식초 3수저에 요구르트 1개와 꿀 1수저를 섞은 것과 과일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오빠,아∼ ”하고 최씨가 이야기하자 입을 벌리며 인삼닭살구이를 받아먹는 김선수를 보고 있으니 정말 닭살이 확 돋았다. ■목이 굵은 사람에 딱 ‘칡대구탕’ ●씨름판의 테리우스 남동우선수 180㎝가 넘는 큰 키에 100㎏에 가까운 거구들이 날렵한 동작으로 힘을 겨루는 씨름은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이다.샅바싸움을 할 때 보면 선수들의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도대체 무엇을 먹기에 이런 거구들이 저렇게 날렵하고 힘이 셀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다. 9월 말에 열리는 추석장사씨름대회를 앞두고 무더운 여름내내 고된 훈련에 땀을 쏟았던 LG 황소씨름단의 테리우스 남동우(29)선수는 훈련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그는 올해는 좋은 성적으로 아내 박승미(23)씨에게 보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고된 훈련을 마치고 오는 그에게 임신중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항상 건강식을 챙겨주었다.나이가 어려 음식과는 거리가 먼 줄 알았는데 남편을 위하는 마음으로 부모님께 묻고 요리책,인터넷을 뒤져가며 음식을 만들어 그를 감동시켰다.아내 박씨는 “99년 무릎을 다친 후로 시합이나 고된 훈련을 마치면 항상 다리 쪽의 근육이 뭉치고 어깨가 결린다고 해요.그래서 각종 책과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음식이 칡대구탕입니다.”라고 말했다.잦은 연습으로 근육이 뭉치고 스태미나가 떨어진 남선수에게 가장 어울리는 음식이 칡대구탕이라는 것. 우선 칡은 뒷목·어깨·머리가 아프거나 뻐근할 때나 감기기운이 있을 때 좋은 음식이며,대구는 말 그대로 입이 커서 붙여진 이름인데 기를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이 적어 담백하면서도 맛이 좋다.칡과 대구가 어울린 이 탕은 비만이거나 목이 굵고 느긋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의 건강식으로 적합하다고 한다. 만드는 법은 일반 대구탕 끓일 때와 비슷하다.다만 칡을 넣는다는 것이 틀리다.먼저 냄비에 칡과 무 등을 넣고 고추장과 약간의 된장을 넣고 푹 익을 때가지 끓인다.그리고 대구와 야채를 넣으면 된다. “은은한 칡냄새와 담백한 대구가 일품이에요.시원한 국물맛은 정말 끝내줘요.”라고 남선수는 자랑한다.아내 박씨도 “오빠의 체질에 딱 맞는 음식 같아 자주 해줘요.그리고 대구탕은 그렇게 잘 끓이지 못해도 먹을 만하거든요.”라며 웃는다.그녀는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그를 위해 닭도리탕,삼계탕,헛개나무즙 등을 자주 준비하며 다리 허리 등 안마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또한 아침에는 수삼을 곱게 갈아 죽으로 만드는 ‘수삼죽’과 우유에 검정깨를 듬뿍 얹어 준다고 한다.남선수는 “이렇게 챙겨주는 아내와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 이번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단백질짱· 비타민짱 ‘꿀장어구이’ ●두산 최경환선수 올해 프로야구계의 화제는 단연 두산베어스의 선전이다.전문가들이 올해 초 전력이 가장 약한 팀으로 꼽았던 두산베어스가 1위를 달리고 있다.이러한 결과를 만드는데 1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최경환(32)선수다.팀내에서 타율 도루 타점부문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고참으로서 선후배들의 화합에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활약 뒤에는 숨은 공신이 있다.다름아닌 어머니 이재순(57)씨.이씨는 입맛이 까다롭고 음식 때문에 탈이 잘 나는 아들을 위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음식을 만든다. 요즘 아들을 위해 가장 많이 만드는 어머니표 음식은 ‘장어구이’다.장어가 몸에 좋은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양질의 단백질(해독작용과 세포재생력이 좋은 점액성 단백질 및 콜라겐)과 양질의 지방(고혈압,당뇨,간염 등 성인병에 특히 좋은 불포화 지방산), 또 발육증진 등에 좋은 비타민 A(쇠고기의 300∼1300배),노화방지,생리활성 등에 좋은 비타민 E,남성 정력증강의 뮤신,콘도로이친,비타민 B 등 영양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특히 장어는 올해부터 영양탕과 삼계탕을 제치고 가장 많이 찾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이씨는 아들을 위해 농협에서 국내산 민물장어를 구입한 후 손질을 하고 머리와 뼈는 따로 두었다가 장어탕을 끓인다.일단 손질한 장어를 프라이팬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운 후 약한 불에서 장어소스와 꿀을 넣고 함께 조린다.이렇게 만든 장어를 살짝 익힌 양배추와 곁들이면 된다. “우리 경환이는 매운 맛을 싫어해 장어소스에 꿀을 꼭 넣어요.몸에 그만이지.그리고 살짝 익힌 양배추를 얼음물에 담가 식힌 뒤에 싸서 먹으면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그만”이라고 한다.또한 이씨는 “물에 담가 핏물을 뺀 장어 뼈와 머리를 깨끗하게 씻어서 냄비에 참기름과 달달 볶다가 생강과 물을 부어 끓이면 뽀얀 국물이 나오는데 이것을 장어구이와 먹으면 여름철에 좋다.”고 했다. 최선수는 “저에게는 어머님이 해 주시는 음식이 최고 보약”이라며 매일 집에서 먹는 장어덕분에 지금도 최고의 성적과 컨디션을 유지하며 운동을 한다고 한다.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어머니처럼 챙겨주고 지켜줄 여자를 만나야 하는데…”라며 “인연이 있다면 꼭 만나겠지요.”라며 웃는다. ■ 건강보양식 직접 만들어 볼까 ●닭살인삼구이 재료 수삼 적당한 것 2뿌리,닭가슴살 250g,참기름·통깨 약간씩,구이양념(간장·생강물·청주·다시마물 2큰술씩,설탕·물엿 1큰술씩) 만드는 법 (1)닭가슴살은 힘줄 부위와 얇은 막을 제거한 다음 넓고 얇게 저며 썬다.(2)분량대로 구이양념을 만들어 골고루 저어준다.(3)그릇에 (1)의 닭가슴살을 구이양념으로 버무려둔다.(4)수삼은 잔뿌리를 잘라내고 껍질을 벗겨 씻은 다음 6㎝ 정도 길이로 저며 썬다.(5)양념한 닭가슴살에 수삼을 알맞게 놓고 돌돌 말아 꼬치로 고정시킨다.(6)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알맞게 구운 다음 그릇에 담아 통깨를 뿌린다. 팁 수삼닭살이 팬에서 적당히 구워졌을 때 불을 약하게 줄이고 구이양념을 묻혀가며 구워야 한다. ●꿀장어구이 재료 장어 2마리,양배추,꿀.장어소스(장어뼈물·간장·맛술 각각1컵,청주½컵,계피 10㎝,마른 홍고추 3개,생강 1쪽,마늘 5쪽,설탕 4큰술,후추 약간) 만드는 법 (1)장어는 뼈를 발라 손질한 것을 사고,뼈도 함께 가져온다 (2)장어는 깨끗이 닦아 5㎝길이로 잘라 놓는다 (3)장어뼈는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한번 데친 뒤(그래야 흙비린내가 없어진다) 새로 물 4컵을 넣고 1컵 분량으로 졸인다.(4)계피와 마른 홍고추는 가위로 3등분하고 생강은 편썰어 나머지 재료와 함께 장어뼈 삶은 물에 넣고 그 양이 반이 될 때까지 졸여 소스를 만든다 (5)팬에 장어가 노릇노릇 할 때까지 굽는다.(6)팬을 키친타월로 닦아내고 불을 약하게 줄인다.(7)팬에 소스를 넉넉히 넣고 꿀을 넣는다.(8)익힌 장어를 넣고 적당히 졸인다.(9)양배추를 살짝 삶아 얼음물에 식힌후 장어밑에 깔아 낸다. 팁 장어를 손질할 때 물에 넣어 씻으면 살이 물러져 맛이 덜해진다.깨끗한 행주로 살짝 닦는 것이 좋다. ●칡대구탕 재료 대구 한마리,칡 300g,무 400g,두부 1모,미나리,대파,콩나물,쑥갓,고춧가루 1큰술,고추장 2큰술,다진 마늘,생강,소금 등 양념. 만드는 법 (1)대구는 손질하여 어슷하게 토막낸다.(2)칡,두부,무는 납작하게 썰고 미나리,대파,풋고추는 먹기 좋게 썬다.(3)콩나물은 머리,꼬리를 떼어 다듬어 놓는다.(4)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풀고 칡과 무를 넣어 끓인다.(5)다진 마늘,생강,풋고추를 넣고 끓인다.(6)무가 익으면 대구와 콩나물을 넣고 끓인다.(7)두부,대파,미나리를 넣고 소금,청주,후추를 넣고 간을 맞춘 뒤 쑥갓을 얹어 낸다. 팁 대구를 손질할 때는 찬물에서 깨끗하게 손질하고 끓는 물을 끼얹어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 진상규명 필요한 미제사건

    여권의 의중에 담긴 진상규명 대상 과거사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그동안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진상규명 필요성이 제기돼 온 사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단 여권은 17대 국회에 제출할 법안으로 친일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법 등을 비롯해 ‘미제(未濟) 사건’으로 남은 채 논란에 휩싸여 있는 KAL 858기 폭파사건의 진실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신체제에서의 각종 의혹사건들이 중점 조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4년 선고 20시간만에 8명의 사형을 집행했던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남민전 등 조직 사건 및 73년 유럽거점 간첩단 사건,이른바 ‘동백림 간첩사건’ 등의 조작 과정에 대해 우선적으로 진실 규명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종길 박사와 장준하 선생의 죽음의 경우 의문사위가 조작 사실을 밝히며 최소한의 실체에 접근하긴 했지만 은폐·조작 과정과 책임 관련자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궁에 휩싸여 있어 추가 조사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 핵심 의원은 “상황에 따라서는 정수장학회 외에 육영재단과 영남대 설립과정 등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계된 사건들에 대한 조사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움직임에 맞춰 과거사 진상조사와 관련된 시민단체들도 덩달아 바빠졌다.일부 단체들은 과거사 청산을 위한 연석회의를 구성,이미 2차례 회동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모임을 갖기로 했다.다음달 3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심포지엄을 갖고 국회에 계류된 13개 관련 법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국회에 과거사진상규명 특위를 설치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으로 진실 규명과는 거리가 먼 정쟁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이정득 사무국장도 “국회 및 국정원의 활동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공식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 하늘아래 異國지대 속으로

    서울 하늘아래 異國지대 속으로

    서울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마을’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동부이촌동,방배동 등 10여곳에 이른다.대외 접촉이나 거래가 늘어나는 등 서울의 국제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외국인 거리’에서 이국적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서울시민들의 ‘특권’이다.관광 목적이 아닌 취업 등을 이유로 서울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모두 10만 2882명이다.서울시민 100명 가운데 1명이 외국인인 셈이며,10년전인 지난 1995년(4만 5072명)과 비교할 때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서울의 외국인촌은… 지역별 외국인 수는 주한 외국공관들을 비롯,이태원이라는 ‘국제관광특구’가 있는 용산구가 전체의 8.6%인 8852명으로 가장 많다.또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서남권의 영등포구(7625명)와 구로구(6593명),금천구(6131명) 등에도 조선족 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만 2572명이다.이어 ▲미국 1만 1484명 ▲타이완 8908명 ▲일본 6139명 ▲필리핀 3894명 ▲베트남 2052명 ▲몽골 1936명 ▲캐나다 1723명 ▲프랑스 1076명 등의 순이다. 이처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서울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모두 10여곳에 이르는 ‘그들만의 동네’가 있다. ●70년대부터 외인촌 형성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외국인 마을로는 용산구 이촌1동과 한남동,이태원동 등 3곳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이촌1동은 70년대 한강외인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형성되기 시작,지금은 이 일대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일본인 1500여가구 500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서울에 거주하는 일본인 5명 중 4명은 이곳 주민인 셈이다. 60년대부터 주한 외국공관들이 속속 들어선 한남동은 400여명의 독일인을 포함,외교관 가족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용산 미8군기지에 근무하는 군인과 군속 등이 많은 이태원동에는 최근 주말이면 이곳 이슬람사원을 찾는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의 노동자들이 부쩍 몰리면서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또 프랑스어 간판과 표지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서초구 반포4동 프랑스 마을(서래마을)은 지난 1985년 당시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 학교가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지금은 상사 주재원과 외교관 가족 등 500여명의 프랑스인들이 둥지를 틀었다.‘맹모삼천지교’가 동양에서만 통용되는 이치는 아닌듯 싶다. ●90년대,‘코리안 드림’을 위한 보금자리 90년대 이후 ‘코리안 드림’을 품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새롭게 만든 외국인 마을도 눈에 띈다. 구로공단이 디지털산업단지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공단 근로자들의 거주지였던 구로구 가리봉동과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의 쪽방 형태의 속칭 ‘벌집촌’은 조선족 등 한국계 중국인들로 채워졌다.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외국인들은 줄잡아 2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또 9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의 보따리상들이 동대문일대 의류시장을 찾기 시작하면서 중구 광희동 일대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까닭에 이곳 골목골목에서 러시아어인 키릴문자를 접하기는 어렵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몽골인들이 늘면서 ‘몽골 타워’라 불리는 몽골 식품과 신문 등을 구할 수 있는 건물도 들어섰다. 이밖에 종로구 동숭동 혜화동로터리 동성고교 주변은 일요일 오후가 되면 필리핀 장터가 열린다.2년전쯤부터 혜화동 성당에서 필리핀인들을 위한 미사가 마련되면서 주말 나들이를 나온 이들이 좌판을 형성했다. 장세훈·이유종기자 shjang@seoul.co.kr ■구로구 가리봉동 ‘옌볜거리’ 서울시민들에게 자장면과 짬뽕이 없는 중국집을 상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그러나 이같은 한국식 중국요리가 없어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중국음식점들이 서울 하늘 아래 존재한다.이른바 ‘옌볜 거리’로 불리는 구로구 가리봉동 가리봉시장 일대가 바로 그곳이다. 90년대 후반부터 조선족 등 중국인 노동자들이 타향살이의 설움을 달래기 위해 모여들면서 200m에 이르는 도로 양쪽은 중국식료품점과 중국노래방,환전소,국제전화방 등으로 가득 찼다.이곳에서 10년째 과일가게를 열고 있는 조한수(51)씨는 “최근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곳을 찾는 중국동포 수는 절반 이상 줄었다.”면서 “대신 중국 정통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주말에는 내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위치한 10여곳의 중국음식점에는 자장면과 짬뽕이 없다.대신 중국 본토에서나 맛볼 수 있는 류산슬,라조육,자라탕,해삼탕,궁보기정,건두부볶음 등을 내놓는다.음식을 우리 입맛에 맞도록 했으며,가격도 1만∼2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 중 ‘삼팔교자관’(三八餃子館,02-856-3868)은 큼지막한 돼지고기를 납작하게 튀겨낸 ‘꿔보루’(1만 2000원)라 불리는 중국식 탕수육,식사 대용으로도 그만인 물만두(4000원) 등으로 유명하다. 중국 헤이륭장성 출신의 강용근(47) 사장은 “내국인 손님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청량리·안양·일산 등지에서 오는 단골 손님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또 중국의 재래시장에 온 것같은 착각이 들 만큼 다양한 종류의 중국제품을 갖춘 가리봉시장은 ‘보는 재미’가 쏠쏠하며,해가 질 무렵 등장하는 노점상에서는 양고기 꼬치구이라는 별미도 접할 수 있다. 옌볜 거리는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3번 출구로 나와 200m 가량 내려오면 닿을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중구 광희1동 러·중앙아시아촌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 12번 출구에서 서쪽으로 20m쯤 지나면 남쪽으로 향한 거리를 좌우로 러시아·중앙아시아촌이 눈에 들어온다.이 일대 가게에는 러시어가 병기돼 있으며 행인들도 대다수 코가 높은 러시아·중앙아시아인들이다.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기는 이 거리의 주소는 중구 광희1동. 여기에는 아예 10층짜리 건물 한 동을 몽골인들이 사용하는 ‘몽골타워’도 있다.광희1동 143의2에 위치한 ‘뉴금호타워’에는 술집과 노래방인 1·2층을 뺀 나머지 3∼10층에 몽골 식당을 비롯,몽골식 미장원,화장품점,식료품점,국제전화카드점,무역회사,화물운송업체 등이 들어있다.몽골 신문과 방송테이프는 각각 1000원,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3층에는 한국에 체류하는 몽골인들끼리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게시판까지 마련돼 있다. 5000원 정도이면 3층 몽골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몽골인 보이보 이나(23)는 “한국에서 번 돈을 몽골에 송금하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다.”면서 “주말에 주로 오며 몽골식 생필품을 사거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리 입맛에는 다소 맞지 않으나 러시아·중앙아시아의 현지 음식을 그대로 파는 가게도 있다.‘우즈베키스탄’과 ‘사마리칸트(02-2277-4261)’에서 쯔예플랴토를 비롯,타바카,플로브,슈르파 등 러시아 요리를 즐길 수 있다.음식값은 4000∼5000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편이다.술은 1500∼2000원선.사마리칸트의 샤리오(34)는 “평일에는 러시아 음식을 즐기려는 한국사람들도 상당수 몰린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서초구 반포4동 ‘프티 프랑스’ ‘프티 프랑스’(작은 프랑스)로 일컬어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은 이름에 걸맞게 와인 등으로 유명하다.이곳에서는 수백종의 와인을 백화점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 구입할 수 없는 와인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와인을 살 수도 맛볼 수도 있는 ‘와인숍&바’로는 ‘뚜르드뱅’(Tour Du Vin,02-533-1846)과 ‘비니위니’(Viniwini,02-592-9035)를 꼽을 수 있다.국내 최대 규모인 뚜르드뱅에서는 500여종의 와인을 소믈리에(Sommelier·와인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구입한 뒤 바에 앉아 직접 시음할 수 있다.비니위니는 300여종의 와인과 함께 100가지가 넘는 크라상과 델리 등을 갖추고 있어 출출함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전문판매장인 ‘텐투텐’(Ten to Ten,02-3477-0303)은 200여종의 와인과 40여종의 치즈,냉동야채 등을 골고루 진열하고 있다.이혜진(23·여) 매니저는 “몇 천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다양한 와인이 갖춰져 있다.”면서 “와인숍마다 특색이 있어 이곳에서 구하지 못하는 와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 와인숍에서는 주문배달도 가능하다. 또 여느 와인바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맘마키키’(Mammakiki,02-537-7912)를 들러보라.이곳을 운영하는 연극인 부부 정원경(37)·신리(46·여)씨는 “가격과 격식에 대한 부담을 없애고,선술집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말했다.1만 5000원∼3만원 선의 와인에 와사비 소스를 곁들인 삼겹살(1만 6000원),마늘 소스를 얹은 훈제연어(1만 9000원) 등을 안주로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이밖에 프랑스 제빵사가 직접 만드는 ‘파리크라상’(02-3478-9139)의 빵맛도 일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용산구 이촌1동 ‘리틀 도쿄’ ‘리틀 도쿄’로 불리는 이촌1동 일대 아파트 단지는 외관상으로는 일본 냄새가 거의 풍기지 않는다.일본사람들이 5000여명이나 몰려 살지만 왜색(倭色)은 의외로 미미하다.그저 아파트 단지로만 보일 뿐이며 부동산에 내걸린 일어간판이 그나마 이 지역의 특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사뭇 다르다.일본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이 더러 있어 왜색 먹을거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상사 주재원으로 한국에 왔다가 16년째 체류중인 미타니 마사키(56)가 운영하는 우동집 ‘미타니(02-797-4060)’에서는 5000∼9500원에 정통 일본우동을 즐길 수 있다.시금치와 미역,대파에 튀김옷이 들어간 이 가게 특유의 미타니 우동을 비롯,유부우동,튀김우동,야마가케우동 등이 메뉴판에 올라있다.덮밥은 8000원∼1만 4000원.미타니는 “모든 일본사람들의 식성에 맞게끔 도쿄식과 오사카식의 중간형태로 우동을 내놓고 있다.”면서 “면과 주요 재료는 모두 수입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식 라면과 돈가스,중화·일품요리를 즐기려면 ‘아지겐(02-790-8177)’을 찾으면 된다.사또 에이지가 운영하는 이 가게는 3년전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도쿄식이며 7000원∼1만 3000원선이면 일본 라면을 즐길 수 있다. 일본에서 직접 조리법을 배운 주방장이 음식을 만드는 ‘보천(02-795-8730)’도 우동전문점으로 인기가 높다.우동은 5000∼7000원선이며 초밥과 각종 덮밥도 있다.주인 용원중(45)씨는 “예전보다는 일본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30%정도는 일본사람들이 고객”이라고 말했다.또 간장이나 소바소스 등 일본식 생활용품은 ‘모노마트(www.monomart.co.kr)’에 거의 모든 것이 구비돼 있다.종업원 김금옥(25·여)씨는 “고객 가운데 한국인과 일본인의 비율은 6대 4”라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종로구 혜화동 ‘필리핀장터’ ‘젊음의 거리’ 대학로와 지척에 위치한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색다른 광경이 연출된다.동성중·고등학교 담장을 따라 100여m 남짓한 거리에는 생소한 물건을 사고파는 낯선 얼굴들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곳은 바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거주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일요 장터가 서는 곳이다. 필리핀 국민 절대 다수가 가톨릭을 신봉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들은 2년전쯤부터 혜화동 성당에 모여 일요 미사를 보고 있다.장터는 미사를 마친 필리핀인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인도 양쪽으로 늘어선 30∼40개의 좌판이 전부지만 없는 게 없다.화장품·샴푸·조미료·향료·소스 등 생활필수품부터 망고·코코넛·롱빈(콩류) 등 과일·야채류를 비롯,필리핀에서 건져올린 생선에 이르기까지 백화점이 부럽지 않다.또 필리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TV 드라마나 영화의 녹화테이프도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여기에 소형 트럭에 각종 조리기구와 음식을 싣고 나와 즉석에서 요리·판매하는 필리핀식 먹거리는 필리핀인 뿐만 아니라,이곳을 지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과 코를 자극하고 있다. 필리핀인 아내 알리스 큐(47)와 함께 이곳에서 노점을 열고 있는 박일선(55)씨는 “한때 장터를 찾는 필리핀인들이 2000∼3000명에 이르기도 했지만,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된 이후 지금은 5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면서 “노점상에 대한 집중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어려움이 많지만,필리핀인들에게는 유일한 나들이 공간이기에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당뇨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유자와 비슷한 ‘안빨라야’ 등 야채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찾는다고 덧붙였다. 우리민족 고유의 시골장터와 분위기를 견줄 수는 없지만,이색적인 볼거리와 먹거리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곳에 한번 들러봄 직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혁규의원 선거법위반 기소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윤갑근)는 11일 이장단 단합대회에 참석,식대를 지불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로 한나라당 박혁규(朴赫圭·경기광주) 의원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11일 제주에서 열린 실촌면 이장단 단합대회에 참석,이장 26명과 공무원 등 선거구민 33명에게 1045만 9000원 상당의 생선회와 양주를 군후배인 정모(46·불구속기소)씨 신용카드로 결제하도록 하고 자신의 의정활동을 소개하며 총선에서 지지해줄 것을 간접적으로 호소한 혐의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폭염속 南海 이상저온…갈치씨가 말랐다

    폭염속 南海 이상저온…갈치씨가 말랐다

    “어디로 갔니,갈치야.” 갈치 잡이는 8월 들어 제철을 맞는다.그러나 신나야 할 어부들이 요즘 잔뜩 풀죽어 있다.지난해 같았으면 배 한 척 가득히 번쩍이는 은빛 갈치를 잡아올려 만선의 깃발을 휘날렸을 법하지만 올 8월은 사정이 영 딴판이다.‘10년 만의 무더위’로 해상은 푹푹 쪄도 바다에서는 냉수대가 형성되면서 갈치가 거문도와 제주도 사이의 ‘황금어장’으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거문도에서 출어하는 갈치잡이 배들은 엔진을 끈 채 포구에서 ‘갈치의 소식’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생선회의 여왕’이라는 갈치회를 맛보려고 거문도와 백도를 찾은 관광객들도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해마다 이맘 때면 거문도 앞바다에 백열전구를 단 갈치잡이 배 250여척이 수놓았던 밤의 장관도 볼 수 없게 됐다.한해 평균 갈치잡이로만 100억원대 위탁판매 실적을 올렸던 거문도수협 위판장에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 ●예년보다 3~4℃ 낮은 냉수대 형성 40년 동안 갈치를 잡아온 거문도 갈치잡이배 선장 추정식(54·여수시 삼산면 덕촌리)씨는 기가 막히다는 듯 혀를 찼다.“바다도 고기가 덜 잡히는 해거리를 하지만 이번 여름 같은 해는 생전 처음”이라고 말했다.그는 “갈치는 수심 20∼30m,수온 26∼28℃에서 잘 잡히는데 요즘 이 해역대의 수온이 23∼24℃로 낮아 갈치 씨가 말랐다.”고 덧붙였다. 갈치어장은 해마다 5월 초 제주도 서쪽 해상에서 형성돼 여름철 여수 거문도 앞바다를 거쳐 가을에는 인천 앞바다까지 갔다가 겨울철 다시 따뜻한 제주도로 회유하면서 이동한다.지난해 10t 미만의 거문도 중소형 어선들은 7∼8개월 작업에 척당 9000여만원의 어획고를 올렸다.인건비,기름값,수리비 등을 빼고도 2000만∼3000만원을 손에 쥐었으나 올해는 출어 자체를 포기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거문도 수협 김승록 대리는 “들어오는 물량이 없다 보니 지난주에는 아예 위판실적이 없었다.이달 들어서 고작 50kg밖에 들어오지 않아 지난해의 600분의 1도 안 된다.”고 밝혔다. 위판량이 줄면서 값도 20% 이상 올랐다.현지에서 경매가 기준으로 10㎏들이 1상자(35마리)는 16만원,20마리 미만 상자는 22만원이다.지난해 13만원,18만원씩에 비해 23.1%,22.1%씩 오른 셈이다.경기가 좋았더라면 다소 비싸더라도 주부들이 거부감 없이 구매하기 때문에 훨씬 더 올랐을 거라는 게 경매사들의 얘기다. ●거문도 하루1t 위판… 작년 600분의 1 요즘 서울로 올라오는 갈치는 거문도 앞바다가 아닌 제주 서북방 해상에서 잡히는 것들이지만 그나마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제주도 성산포수협의 오문선씨는 “6일 하루 갈치 위판량이 440상자로 지난해 1000상자에 비해 턱없이 적다.”며 “10㎏ 기준으로 중치는 상자당 15만∼16만원으로 지난해 12만원보다 25.0% 올랐다.”고 말했다. 수협중앙회 제주영업본부 현동훈씨는 “지난해 제주도 전체 갈치 위판량은 1만 8342t(1316억원)이었으나 이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갈치 위판량이 지난해의 3분의1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국립수산진흥원 남해수산연구소 김주일(45) 연구관은 “거문도 앞바다를 비롯한 먼바다의 평균 수온이 23℃로 예년보다 1∼2℃가 높으나 수심이 깊은 곳은 군데군데 냉수대가 형성돼 유례없는 흉어를 보이고 있으나 그 원인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입량 줄어 가격 20%이상 올라 현지 반입량이 줄면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갈치 값이 20% 이상 올랐다.이곳 조성홍 갈치 전문 경매사는 6일 “지난주에 비해 이번주는 물량이 3분의1 이상 줄었다.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는 낚시로 잡아올린 은갈치의 경우 1㎏에 3만원씩,그물로 잡아올린 먹갈치는 1㎏에 7000∼8000원에 팔려 나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는 지난주 600g에 2만원에 팔던 은갈치를 이번 주 들어 2만 4000원에 팔고 있다. 여수 남기창·서울 채수범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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