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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교 입학원서에 부모 직업·출신 유치원까지…‘사립학교가 너무해’

    초등학교 입학원서에 부모 직업·출신 유치원까지…‘사립학교가 너무해’

    사립초등학교들이 요구하는 입학원서에 부모 직업과 출신 유치원과 어학원, 심지어 부모의 종교까지 불필요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국 사립초등학교 75곳의 입학지원서를 분석해 이같이 발표했다. 사립초등학교들 중 33%인 25곳이 입학지원서에 부모의 직업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또 55곳은 출신 유치원을, 23곳은 영어 유치원 등 ‘출신 어학원’을 쓰도록 했고, 부모의 종교를 묻는 학교도 13곳이나 됐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는 학생의 과거 외국 거주 경력을, 인천의 한 초등학교는 부모의 학력을 묻기도 했다. 박 의원은 “사립초등학교의 학생선발권은 학교장에게 있으며 대부분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추첨제로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굳이 부모의 직업과 종교, 학력, 아이의 출신 유치원까지 적어내라는 것은 ‘금수저 아이들’을 식별하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다가 그리워’…탈출해 도로 질주한 바다사자

    ‘바다가 그리워’…탈출해 도로 질주한 바다사자

    고향의 바다가 그리웠던걸까. 동물원에서 탈출한 바다사자 한 마리가 독일의 도심을 한동안 마비시켰다. 결국 바다사자는 경찰에 의해 '체포'돼 다시 동물원으로 돌려보내졌다. '찰리'라는 이름을 가진 바다사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오전 독일 코부르크 동물원 담장을 넘어 뒤뚱거리며 차들이 달리는 도로까지 기어나왔다. 보통 아침식사 시간이 되면 맨앞에서 사육사가 가져다주는 생선을 기다리던 찰리였지만, 이날은 식사시간이 되기도 전에 동물원을 빠져나왔다. 차들 사이를 기어가던 찰리의 탈주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질주'에 지친 찰리는 하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 옆으로 다가갔고, 이내 경찰과 동물원 사육사에 의해 붙잡히고 말았다. 바다사자가 동물원을 탈출해 도심에서 목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미국 샌디에고 시월드에서도 바다사자가 탈출해 한 식당에 들어간 일도 있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김영탁의 시식남녀] ‘아구, 통술 공화국’을 찾다

    [김영탁의 시식남녀] ‘아구, 통술 공화국’을 찾다

    ‘마산’하면 ‘아구찜’이다. 서울이나 전국 어디를 가도 온통 ‘마산아구찜’식당이다. 상관없다. 마산 아구찜은 이미 전국구이기 때문이다. 원조 논쟁? 역시 중요하지 않다. 그냥 마산이다. 마산은 아구찜 식당마다 제각각 하나씩 아구의 일가를 이뤄왔다. 말 그대로 '아구 공화국'인 셈이다. 마산역으로 마중 나온 이상옥, 성선경, 이주언 시인을 만났을 때 마산역 광장의 시계탑은 오후 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끼니를 놓친 시인 무리들은 오동동할매아구찜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표준어는 '아귀'다. 하지만 이 지역 말로 '아구'라고 불러야 금세 입속에 침이 고인다. 아구는 생긴 모양이 흉측하고 못생겨서 바닷고기가 흔할 땐 어망에 걸려도 어부들이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다에 던져버린 생선이다. 이제는 껍질과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꼬리 또한 특유의 맛이 있어 뼈만 남기고 알뜰하게 발라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껍질은 콜라겐이 많아 사람의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아귀의 간은 비타민A가 많아 고소하고 진하며 남자들의 강장식품이다. 요리는 찜, 탕, 수육 등이 있다. 지방마다 요리방법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원조 격인 마산 지역은 아귀를 말려서 다시 불렸다가 아주 매운 양념으로 요리하는 것이 특별하다. 지금도 말린 아구로 아구찜을 만드는 식당이 있는데, 연세 드신 분들은 말린 아구찜이 오리지널이라며 그 맛을 만끽하기도 한다. 옛 음식은 이렇듯 추억 혹은 익숙함으로 형체를 바꿔 DNA에 각인된다. 하지만 말려서 꾸득꾸득한 마산 특유의 아구를 제외하고 생아구찜과 탕, 수육을 시켰던 것은 성선경 시인이 결정한 듯하다. 마산 특유의 아구를 주문하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 이주언 시인의 설명을 듣고 알았다. 그의 입을 빌려 보면, 생아구로 만든 것보다 말린 아구 맛이 덜했다고 한다. 생선은 신선도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옛날에는 아구를 말려서 보관해두었다가 콩나물 등을 넣고 찜요리를 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생선을 보관하기 위해 말려야 했고, 말린 생선은 신선도가 떨어져 국물 맛이 잘 우러나지 않고, 그래서 여러 가지 야채를 넣고 찜요리로 만든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일행들은 한편으로는 마산막걸리잔 기울이느라, 한편으로는 아구찜과 수육을 오가며 젓가락질하느라 고개를 주억거렸던 것 같기도 하다. 시의 거리 마산의 시인들은 타관에서 온 시인의 손을 '시의 거리'로 잡아 끌었다. 시를 돌에 새겨서 세워놓은 소박하고 조용한 공원이었다. 마산이 한눈에 보이는 중심부여서 사방팔방으로 트였다. '누나야 석류꽃이 피었습니다/ 푸르듯 붉은 꽃이 가지마다 피었습니다/ 오월달 맑은 날에 잊은 듯이 피었습니다/ 누나가 가신 날에 잎사귀마다 그늘지어/ 하늘가 높은 곳에 몸부림치며/ 그때 같이 석류꽃이 피었습니다'('석류' 전문) 현촌 김세익(1924~1995) 시인의 시비는 날개 형태로 날아가는 돌 같다. 김세익 시인은 함경남도 홍원 출신으로 마산여고 교사로 10년을 마산에서 살았다. 이석(본명 이순섭·1925~2000)을 비롯해 조두남, 이은상, 이원수, 임화 등 수많은 시인과 예술인들을 배출하고 보듬은 마산의 품은 넉넉하고 따듯한 남쪽 도시이며 출렁이는 바다를 거느리고 있다. 마산은 '가고파'의 고장, 곧 노산의 고장이다. 또한 3·15 의거의 고장으로 그 정신을 강조하다 보니, 옥에 티 같은 노산의 흠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볼 수도 있을 법하다. 노산문학관이 될 뻔하던 건물은 마산문학관이 됐다. 전북 고창에는 미당문학관이 있다. 친일 흔적은 흔적대로 두고 미당의 문학적 업적은 업적대로 기리고 있다. 좀더 시간을 두고 객관적인 접근이 이뤄진다면 노산의 공과 역시 평가받을 수 있으리라. 합포만을 통째로 담은 통술집 '통술집'이라는 말이 궁금했다. 도대체 '통술'이 뭘까? 뭔가 큰 인심이 배어 있는 듯도 한데…. 술집은 바닷가의 특성을 잘 살린 곳이다. 술집이라고 부르기엔 먹거리가 너무 풍부하고, 음식점이라고 부르면 찾아가는 목적에 어긋나는 느낌이다. '통술집'은 식사를 하지 않고 찾아야 한다. 여기서 나오는 여러 가지 안주는 밥이 될 만큼 충분히 먹고도 남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안주로 만들어내기에 바다를 통째 안주로 낸다는 의미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요즘은 치킨 같은 다른 안주가 한두 가지 섞여 나오는 곳도 있다고 한다. 주인의 과잉친절 혹은 엉뚱한 애교인 셈이다. 술이 들어오는데 플라스틱 물통에 소주, 막걸리, 맥주가 꽉 채워져 있다. 성선경 시인과 필자의 연속적인 건배로 벌써 빈 병은 퇴역하고 남은 술병들은 병정처럼 통 속에 서 있었다. '바다를 가운데로 빙 둘러앉아서/ 이야기의 옷고름 풀어헤쳐요/ 당신은 소라의 가슴으로/ 당신은 가자미 눈짓으로/ 추억의 살점 저미어 건네 봐요/ 여기선 우리,/ 바다를 통째 건져서 마셔 봐요' (이주언 '통술집') '오동추야 오동동 긴 이야기 한겨울 깡통시장 다녀가고/ 속살 얼비치던 여인 치맛자락 쓸듯 합포 바다 잔잔한 설렘 시심으로 다녀가고'(김일태 '통술을 비워가는 사이') 도대체 바다에서 나오는 생선과 해물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푸짐하여, 가히 전주에 있는 전주막걸릿집보다 못함이 없었다. 오히려 바다를 밥상으로 끌어당겨서 더 풍부하고 넘실거린다. 이주언 시인의 농익은 사랑이 저미는 시는 맛과 살〔肉〕을 통해서 사랑의 행위가 이루어지고 드디어 우리와 바다가 통째로 동일화한다. 특히 소라의 가슴과 가자미 눈짓은 은근하여 추억의 살점이 몸 안으로 살며시 들어온다. 김일태 시인은 통술을 비워가는 사이 긴 이야기를 깡통에 넣고 흔들고 있었다. 그렇게 축약된 얘기는 시가 되어 벌써 시심은 합포 바다에 다다랐다. '접시 위의 메로 구이는 결국 파국을 보여주지, 잔뜩 긴장한 속살 사이에서 툭 튀어나온 물렁물렁한 뼈, 그 뼈의 촉이 쓴 기억은 십 년이 지났다, 또 십 년이 지날 것이다, 기억을 향해 울기 시작한 물고기의 벌어진 입과 결별해 버린 저녁'(박서영 '메로 구이') '문을 열 때 멀뚱히 쳐다보는 눈/ 접시 위에 시 한 수로 누웠다/ 마주친 눈에 바다로 가는 물길이 잡힌다'(최석균 '도다리 시인') 온갖 해산물에 메로구이까지 내놓는 마산 통술집도 시인들의 술통을 다 채우지 못했다. 성선경 시인이 내밀하게 소개한 '부광수산'에서 도다리까지 저며낸 뒤에도 긴긴 밤은 쉬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 숙취로 쓰린 속은 복국 한 사발 들이킨 뒤 덜컹거리는 귀경 열차에서 성 시인의 시편 '복찌개'를 읊조리며 달랬다. '속 쓰린 소리 복, 복, 복/ 쓰린 속을 달래는 소리 복복, 복복, 복복/ 소기 풀리는 소리 복복복, 복복복'(성선경 '복찌개')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생태 돋보기] 볼바키아, 질병을 퇴치하라/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생태 돋보기] 볼바키아, 질병을 퇴치하라/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요즘 지카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교통과 운송수단의 발달로 이런 질병이 전 세계로 급격히 퍼진다니 심히 우려스럽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매개되는데 뎅기열·말라리아·웨스트나일바이러스·뇌염 등 수많은 전염병들이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 이런 질병과 모기의 세포질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인 볼바키아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세포질 불합치’라는 작용을 이용해 질병을 매개하는 모기를 퇴치할 수 있을 것이다. 볼바키아에 감염된 수컷과 감염되지 않은 암컷이 교미를 해 낳은 알은 깨어나지 못하고 죽는다. 유전자변형 모기가 아닐뿐더러 감염된 수컷 모기가 생식능력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함께 살아온 진화적 산물인 줄로만 알았던 하찮아 보이는 곤충의 공생미생물체가 인류에게 이렇게 어마어마한 자원이 되다니. 이게 다가 아니다. 볼바키아는 모기 같은 절지동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기생 선충에서도 발견된다. 이 선충에서의 작용은 성비교란 작용과 전혀 다르다. 이 선충들은 볼바키아 없이는 새끼를 낳는 것이 불가능하다. 즉 볼바키아가 선충의 알 생성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기생선충류에 의한 상피병(림프수종)과 사상충증이라는 질병은 전 세계에서 각각 불구와 실명을 일으키는 위험한 질병 요인이다. 이 선충류 기생충들이 몸 안에 들어오면 약 10~15년을 살며 매일 수천 마리의 새끼(마이크로필라리아)를 혈액으로 뿜어낸다. 새끼를 죽이는 약인 구충제를 매일 복용해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볼바키아는 곤충에서 성비를 교란하고, 선충에서 알 형성에 필수적이다. 역이용한다면 우리가 질병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과학적 상상은 현실이 되곤 한다. 여러 나라에서 볼바키아를 이용해 모기를 방제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또 항생제의 하나로 선충류에서 볼바키아를 제거해 알을 낳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 빌게이츠재단과 국제건강혁신기술기금 등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볼바키아는 1924년 모기의 세포에서 처음 발견했다. 그 후 50년의 침묵과 외면이 흐른 뒤 드디어 존재 가치가 드러났다. 이것을 이용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멘델의 유전법칙을 재발견한 베이트슨의 명언을 되새겨 보자. ‘예외를 소중히 하라.’ 우리는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예외를 휴지통에 던져 버렸을까.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예외를 만나게 될까.
  • 올망졸망한 충남 섬, 가을 낭만을 품다

    올망졸망한 충남 섬, 가을 낭만을 품다

    원산도 등 서해안 관광 중심축 싱싱한 해산물·낚시터 풍부 황금 모래톱에 쪽빛 수평선도 “충남 서해안 섬에서 호젓한 가을의 정취를 즐기세요.” 가을을 앞두고 충남도가 가을 관광지로 풍치가 아름다운 서해안 섬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도는 12일 “서해안 섬은 완만하고 올망졸망한 모습에 분위기가 푸근해 혼자 여행해도 크게 낯설지 않고 서울 등 수도권과 가까워 가는 길도 큰 어려움이 없다”며 관광객을 유혹한다. 도는 정부가 내년부터 10년간 6167억원을 들여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세종시·전북도와 함께 추진하는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에서 보령 원산도를 서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으로 삼을 계획이어서 섬 홍보에 더 정성을 쏟는다. 2018년 대천항과 해저터널로 이어지는 원산도에 테마랜드를 조성하면 도내 서해안 섬 전체로 시너지 관광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한다. 육지와 연결된 안면도를 제외하면 충남에서 가장 큰 섬인 원산도는 아직 자연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다. 피서철이 지난 오봉산해수욕장과 원산도·저두 해변은 걷기 좋다. 바지락과 조개도 잡을 수 있고, 주변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여우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호도(狐島)는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청정해역이다. 섬 주민 대부분이 물질해 싱싱한 생선과 해삼, 전복 등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화살을 꽂아놓은 활과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삽시도는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 바위 틈에서 시원한 먹는물이 나오는 석간수 물망터가 신비롭다. 황금곰솔 등이 있고 암초가 많아 우럭 등 배 낚시터로 제격이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히는 서산 가로림만에 있는 고파도는 잔잔한 파도에 실려온 2만여평의 황금빛 모래톱이 특징이다. 쪽빛 수평선이 아름답다. 역시 가로림만의 웅도는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육지와 이어졌다 끊어졌다 한다. 빼어난 해안경관을 자랑하고 낙지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충남 최북단에 있는 당진 난지도는 갯벌체험에 캠핑과 트래킹하기 좋다. 유부도는 서천군 15개 섬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산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기수역 갯벌로 철새 먹잇감이 지천이어서 넓적부리도요새 등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이 지정한 국제멸종위기종 20여종이 서식한다. 태안 가의도는 태초의 모습과 기암괴석이 널려 있고 옹도는 2013년 106년만에 민간에 개방된 등대 섬이다. 도는 이들 섬을 한데 묶은 작은 관광홍보 책자 ‘9개의 섬 이야기’를 펴내고 섬마다 갖기 다른 특징을 소개했다. 이홍우 도 관광산업과장은 “섬은 해수욕장을 끼고 있어 여름철 물놀이에 좋지만 천혜의 자연을 간직했으면서도 덜 알려진 충남 서해안 섬이 가을 정취와 멋을 즐기는 데는 그만이다”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운전 틈틈이 스트레칭 고기는 굽기보다 찌기

    운전 틈틈이 스트레칭 고기는 굽기보다 찌기

    추석 명절 기간 장시간 운전은 몸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또 맛있는 음식은 과식을 불러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명절을 지내는 동안 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11일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들었다. Q. 명절 기간 운전이 부담된다면. A.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추석 명절을 보내다 보면 무릎과 허리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장시간 운전 때문이다. 이때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앉아 있으면 누워 있을 때보다 2~3배의 하중이 허리에 몰린다. 또 어깨나 허리, 무릎, 발목 근육만 자극하다 보면 과도한 사용으로 피로가 유발된다. 따라서 출발 전 의자의 각도를 110도 정도로 몸에 맞춰 조절하고 엉덩이와 등을 바짝 붙여 앉는 것이 좋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이나 키가 작은 사람은 허리에 쿠션을 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두 시간마다 운전자를 교대하면서 허리와 어깨 돌리기, 무릎 굽혔다 펴기 등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 긴장을 풀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약간 배고픈 듯 식사하고 운전 중 조금씩 간식을 먹으면 졸음을 예방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Q. 체중이 늘지 않게 하려면. A. 다이어트를 의식해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식사량을 크게 줄이면 보상심리로 간식으로 배를 채우게 되고, 포만감은 없고 칼로리는 높아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 추석 음식 중 열량이 많은 음식이 떡과 전 같은 기름진 음식이다. 한끼 열량은 450~550㎉인데 간식인 약과나 유과도 열량이 각각 170㎉, 120㎉인 고열량식이고 편하게 마시는 식혜나 맥주도 열량이 100㎉나 된다. 그래서 야채는 한 번 데쳐서 조리하고 기름 대신 물로 볶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물을 사용해 볶는 것이 좋다. 튀김용 재료는 가급적 큼직하게 썰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고 팬을 뜨겁게 달군 뒤 기름을 둘러 사용해 기름 흡수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갈비 같은 고기는 단순히 굽기보다 오븐을 이용하거나 찜을 하면 된다. 식혜나 수정과에 설탕을 많이 넣기보다 기본 재료에 충실한 맛을 즐기는 것이 좋다. Q.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A. 구부리거나 쭈그려 앉아 일하는 여성들에게는 퇴행성 관절염이 흔하다. 무거운 물건은 남성이 운반하도록 해 무릎에 과도한 하중이 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절 통증을 줄이려면 관절 주위 근육이 튼튼해야 한다. 근육이 튼튼하면 관절이 안정되고 염증이 생길 위험이 낮아진다. 따라서 살코기, 생선, 달걀, 콩 등 양질의 단백질을 끼니마다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관절과 허리 디스크 부위는 수분과 함께 영양이 공급되기 때문에 하루 1.5ℓ 정도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줘야 한다. 적절한 체중 관리는 기본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건강하고 행복한 뇌를 만드는 음식은?

    건강하고 행복한 뇌를 만드는 음식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 몸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또한 우리는 모두 뇌가 우리 몸의 일부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 우리의 식생활이 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우리의 기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커피 한 잔(이나 5잔)을 마시거나 허기를 느낄 때 샌드위치를​​ 집어드는 정도인 것이다. 하지만 저서 ‘이트 컴플리트’(Eat Complete)의 작가로 유명한 드루 램지 미국 컬럼비아대 정신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영양 부족이나 잘못된 식생활이 사람의 인지 능력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음식이 실제로 뇌의 기능을 좋게 할 수도 나쁘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뇌의 능력을 최고로 끌어내기 위해 제한적인 특별 식단을 먹거나 잘 모르는 ‘슈퍼푸드’를 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변화를 자신의 식단에 더하기만 하면 더 활기차고 행복하며 심지어 더 똑똑해지는 기분이 될 수 있다고 램지 교수는 최근 인터넷 강연 사이트인 ‘빅싱크닷컴’(BigThink.com)에 게시된 영상에서 밝혔다. 그렇다면 오늘부터라도 당장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색상이 다양한 채소 다음에 식사할 때는 당신 앞에 놓인 접시에 담긴 요리를 자세히 살펴보자. 무엇이 눈에 들어오는가? 그 대답이 만일 베이지색 파스타와 감자가 곁들여진 베이지색 치킨이라면, 당신의 뇌가 최고의 상태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비타민과 영양분은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램지 교수는 지적한다. 건강한 다이어트는 다양한 색채로 가득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인 것이다. “접시에 담긴 요리가 다양한 색상이길 원해야 한다. 녹색과 빨간색, 주황색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색상은 각각 다른 식물성 영양소가 들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이는 효능이 다른 약과 같다”고 램지 교수는 말한다. 따라서, 다음 기회에 마트에 가게 되면 붉은색 고추와 녹색 잎이 많은 채소를 장바구니에 넣고 베이지색만 보이던 식사를 끝내야 한다. ■ DHA가 많은 등푸른생선 또한 램지 교수는 “생각해 보면 뇌를 구성하는 분자 모두는 원래 당신이 먹던 식품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뇌가 필요로 하는 분자 중에서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오메가3 지방산, 특히 DHA(도코사헥사엔산)라는 종류다. 램지 교수도 “실제로 DHA는 뇌세포를 형성하고 있는 물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뇌에 도움이 물질을 더 많이 섭취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먹어야 좋을까? DHA는 많은 해산물에 포함돼 있지만, 정어리와 같이 작고 지방 성분이 많은 등푸른생선이 좋다. 만일 이런 생선이 먹기 싫다면 연어를 먹어도 좋다. ■ 캐슈너트와 조개류 철분이 부족하면 몸이 무거워지고 피로로 이어진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몸에 중요한 이 영양소를 섭취하는데, 붉은 고기를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은 알고 있는가? 당신이 스테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타입이라면, 캐슈너트는 물론 심지어 조개류 등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도 된다고 램지 교수는 지적한다. 또한 대합과 같은 조개류와 갑각류는 비타민 B12와 아연 등과 같이 뇌에 중요한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생선 많이 먹은 아이, 읽기 능력 뛰어나(연구)

    생선 많이 먹은 아이, 읽기 능력 뛰어나(연구)

    기름진 생선을 먹는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읽기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진이 아이들의 읽기 능력은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을 섭취한 뒤 현저하게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기존 연구에서도 주의력과 읽기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효과가 일반 학생들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결과는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고등어와 연어, 다랑어와 같은 기름진 생선을 식사로 섭취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스웨덴에 있는 일반 학교 12곳에서 무작위로 선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 6개월간 읽기 능력을 평가했다. 참가 학생 중 절반에게는 처음 3개월간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을 함유한 보충제를 섭취하게 했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위약(플라세보)을 섭취하게 했다. 이후 컴퓨터를 사용해 아이들의 읽기 속도와 시각적 분석, 듣기 기술, 어휘 검사, 음운론적 해독 시간 등의 읽기 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처음 3개월간 오메가3와 오메가6 보충제를 섭취한 아이들은 위약을 먹은 아이들보다 독해 능력에서 64% 더 뛰어난 개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단어를 10% 더 빨리 해독할 수 있었다. 이는 위약을 먹은 아이들보다 5배 더 높은 개선이었다. 시각적 분석 검사에서는 12배 더 나은 능력을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처음에 위약을 먹었던 아이들도 3개월 뒤 진행한 두 번째 실험에서 보충제를 먹었을 때는 읽기 능력의 개선 효과가 16배 더 증가했다. 이에 대해 영국 옥스퍼드대의 알렉스 리처드슨 박사는 “‘부모가 자녀에게 오메가3를 더 먹게 노력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한다면 ‘그렇다’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생선과 해산물은 오메가3와 오메가6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면서 “하지만 만일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보충제라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가을 전어/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을 전어/강동형 논설위원

    가을 전어 머리에 깨 서 말이 들어 있다는 의미를 아는가. 전어가 왜 ‘돈 전’ 자 전어(錢魚)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과거 흔하디흔한 생선이 귀한 몸이 된 대표적인 사례가 전어가 아닐까 한다. 전어는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 이때쯤에 가장 많이 잡히는 물고기다. 보잘것없지만 이름의 유래는 다양하다. 서남해안 사람들은 임금님에게 진상한 생선이라는 의미의 어전(御前)의 앞뒤를 바꿔 전어가 됐다고 얘기한다. 자신들에게는 흔한 생선이지만 어엿한 진상품이니 좋은 생선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일 것이다. 신동국여지승람에는 전어가 화살처럼 생겼다고 전어(箭魚)라고 쓰고 있다. 당시 한양 사람들은 ‘돈과 상관없이 사 먹는다’고 해서 전어가 됐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얘기일 것이다. 분명한 건 ‘전어와 돈’을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을이 되면 바다와 인접한 농촌 지역은 일손이 달릴 정도로 바빴다. 그런데도 바다에 나가 전어를 잡는 어부들이 있었다. 이들은 땅이 없어 농사를 짓지 못하는 가난한 어부들이었다. ‘망덕 포구. 노를 저어 포구로 들어오는 전어배는 은빛으로 가득하다. 포구에는 아낙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다. 냉장 시설이 전무하던 시절. 전어배가 도착하면 아낙들은 큰 광주리에 전어를 가득 담은 뒤 머리에 이고 종종걸음을 친다. 마침 밭일과 논일을 하다 저녁을 준비하던 마을 아낙들은 쌀이나 보리를 들고 나와 전어와 물물 교환한다. 전어장수 광주리에는 어느덧 쌀과 보릿자루가 놓이게 된다.’ 전어는 가난한 어부들에게 양식이었고 돈이었다. 전어에 ‘돈 전’ 자가 들어간 것은 이러한 연유가 아닐까 상상해 본다. 전어는 구워 먹고 회로도 먹는다. 회로 먹을 때는 무침으로 먹어야 제맛이다. 전어 무침은 막걸리 안주로 제격이다. 전어 구이는 머리부터 먹어야 깨 서 말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석쇠에 구운 전어를 양념간장에 찍어 머리째 먹는 모습은 뜨악하다. 하지만 한번 도전에 성공하면 다섯 마리도 먹을 수 있다. 가을 전어의 고소함을 느끼려면 먹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깨 서 말이 들었다는 감탄사가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소함에 더해 전어 머리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또 한번 놀라게 된다. 먹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맛이다. 추석을 전후해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전어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진다. 하지만 어부들과 횟집 주인들은 콜레라 때문에 울상이라고 한다. 요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전어 1㎏에 지난해 4만원 하던 것을 1만원대에 살 수 있다고 한다. 며느리 돌아온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전어 먹고 콜레라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산지의 전어 맛보다는 못하겠지만 올해는 ‘가을 전어’를 돈 생각하지 않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In&Out] 한식을 통한 ‘마음외교’/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

    [In&Out] 한식을 통한 ‘마음외교’/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

    ‘음식은 문화 그 자체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한국의 문화로서 한식을 찾는 세계인이 늘고 있다. 우리는 이들에게 정확하게 한식의 문화에 대해 알리고 한식의 맛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한식을 세계인이 맛있게 먹는 음식을 넘어 한류 드라마와 케이팝처럼 세계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고유의 정서와 문화로 키우고 알려야 한다. 한 나라의 음식에는 그 나라의 자연, 생활방식, 철학이 녹아 있다. 음식을 담는 그릇도 우리 문화다. 질그릇이든, 도자기이든, 유기그릇이든, 외국인들은 그릇 하나, 식탁보 문양 하나까지 모두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한다. 일찍이 자국 음식 세계화를 통해 세계인을 사로잡는 ‘마음외교’,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간파한 일본은 1964년부터 정부 주도로 일식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목표를 세계 3대 요리 등극으로 정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전략 수립과 예산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일식인구 배증 5개년 계획’ 정책하에 정부 주도의 인력 양성 프로젝트, 해외 레스토랑 지원 제도, 해외 일본 음식 레스토랑 추천장 계획, 식문화 보급 및 홍보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때만 해도 날 생선을 먹는 것은 미개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80년대 들어서야 초밥과 스시가 세계인의 문화에 스며들어 갔는데 이러한 성공 뒤에는 일본 정부의 스시 고급화와 엄청난 마케팅이 동반됐던 것이다. 일본이 이 스시의 세계화에 기울인 노력의 시간은 50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에 비하면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정부도 한식재단을 통해 기록물 작업과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왔으며 특히 올해부터는 한식문화를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식재단은 한식이 일본, 태국, 베트남 음식 등에 고전하는 이유를 표준화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2008년 8개 국어로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을 발간하는 등 한식의 글로벌 컨트롤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식이 재료와 조리법이 특수해 세계화하기 어렵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는데 이를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표준화를 통해 극복한다면 얼마든지 한식의 세계화가 가능하다. 프랑스 파리에 뛰어난 맛의 한식집이 있는데 그 집에는 조리장이 없다. 대신 표준화된 레시피가 있었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열광하는 한식 고유의 맛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에서 먹는 비빔밥과 미국에서 먹는 비빔밥의 맛이 같다면 한식이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다고 믿는다. 표준화는 획일화가 아니라 최고의 맛을 지키는 일관성이다. 최근 한식재단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세계인이 좋아하는 한식 TOP 10’을 선정해 보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선정된 한식은 특별히 한식재단이 제시한 7대 요소인 형태, 모양, 맛, 그릇, 테이블 세팅, 식사 편의성, 스토리텔링을 모두 갖추도록 개발됐다. 더 나아가 재단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오는 28일 서울에서 개막하는 ‘2016 월드 한식 페스티벌’의 주제를 ‘한식, 미래를 말하다’로 정했다. 개막 포럼에서는 각 세대의 학계와 언론계, 현장의 실천적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한식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세계화를 위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식의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신문화와 유산으로서, 세계인과 마음을 나누는 공공외교 수단으로서 한식의 미래를 꿈꾸어 본다.
  • 오늘의 눈으로 본 ‘20년 전 그녀들의 감성’

    오늘의 눈으로 본 ‘20년 전 그녀들의 감성’

    이불, 정서영, 김소라는 모두 여성이고, 비슷한 시기에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아트선재센터에서 각자 본격적인 데뷔전을 가진 후 작가로 줄곧 활동하고 있다. 3명의 작가가 20년 전의 전시들을 오늘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커넥트 1: 스틸 액츠(Still Acts)’전을 갖고 있다.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지난해 11월 문을 닫았다가 9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연 아트선재센터가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는 의미로 기획한 전시다. 아트선재센터는 1995년 미술관 부지에서 열린 ‘싹’ 전에서 출발해 1998년 정식 개관한 이후 시설 보수를 위해 2005년 처음 휴관했고, 이번이 두 번째 휴관이었다. 김선정 관장은 “‘싹’전부터 2005년까지의 작업을 살펴보기 위해 그 기간에 개인전을 가진 여성작가 3명의 작품을 중심으로 예전과 현재를 잇는 전시를 기획했다”며 “미술관과 작품 소장에 대한 여러 담론을 촉발하는 계기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1~3층에서 열리는 전시는 한 작가가 한 층에서 전시하는 개인전 형태로 구성됐다. 3층에선 세계적 작가로 맹활약 중인 이불(52)의 전시가 열린다. 아트선재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이불의 대표작 ‘사이보그’를 오랜만에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과장된 신체 비율을 가진 이불의 사이보그는 이상적인 외모에 대한 여성의 열망이나 이를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을 떠올리게 하면서 여성에 대한 시선이 지배적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었다. 이번 전시에는 1998년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사이보그 연작 가운데 4점이 설치됐다. 과거의 작품이지만 비닐로 감싸고 바닥에는 종이 박스를 깔아 현재의 느낌을 부각시켰다. 구슬과 스팽글로 화려하게 장식한 조기를 담은 비닐봉지 수십 개로 벽면을 메운 작품 ‘장엄한 광채’도 20여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싹’전에서 선보였던 이 작품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물고기가 썩어 들어가며 비린내가 악취로 변하면서 위력을 발휘한다. 뉴욕현대미술관 전시 당시 시각 중심의 미술에 후각을 끌어들이며 전통적인 시각예술 위계를 교란시킨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쉽게 변하는 생선을 사용해 시간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조각이 가지는 재료의 한계를 넘어서는 작업이다. 생선에 올린 수공예 비즈 장식은 한국 여성의 노동 문제와 맞닿아 있다. 2층에는 조각가 정서영(52)이 2000년 개인전에서 보여준 세 점의 작품이 16년 전과 같은 모습으로 설치됐다. 작가가 친구로부터 받은 엽서 한 면에 인쇄된 수영장 사진 한쪽 구석의 전망대 이미지에서 착안해 만든 작품 ‘전망대’와 흰색 스티로폼을 깎아 만든 거대한 크기의 꽃봉오리를 형상화한 작품 ‘꽃’, 아파트 수위실의 책상을 연상케 하는 ‘수위실’을 선보인다. 1층 공간에는 김소라(50) 작가의 ‘라이브러리’가 설치됐다. 2004년 김홍석과의 2인전 ‘안타르티카’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기증받은 1100여권의 책으로 책장을 메웠던 작가는 이번에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버려도 되는 책’ 100여권으로 대신했다. 전시는 11월 2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新전원일기] 철학을 심고 삶을 일군다…욕심 버리고 생명 키운다 …속도 줄이고 느리게 걷자

    [新전원일기] 철학을 심고 삶을 일군다…욕심 버리고 생명 키운다 …속도 줄이고 느리게 걷자

    귀농이나 귀촌, 생태운동이나 자연농법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추천하는 ‘최고의 귀농 바이블’이 바로 일본인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라는 책이다.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 무경운을 실천하는 완전 자연농법의 필요성을 주장한 이 책을 번역한 최성현(60) 작가는 무려 30년째 귀농 생활을 해 온 자급농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 세계 16개국 언어로 번역돼 자연주의자들의 귀감이 됐고, 지금까지도 ‘자연에 가장 해를 덜 끼치면서 인간 스스로에게도 가장 이로운 농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나는 친구의 추천을 통해 생태적 귀농의 또 다른 대부라 할 수 있는 야마오 산세이의 ‘더 바랄 게 없는 삶’, ‘어제를 향해 걷다’를 읽으며 ‘과연 이토록 아름다운 우리말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번역자가 누굴까’ 하고 궁금해했다. 그리고 지난주 그를 만났다. 그는 충북 제천 산골에서 홀로 지내며 자연농법을 실험하다가 지금은 가정을 이루어 강원 홍천에서 3대가 함께 사는 귀농 생활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아내와 어머니께서 풍성한 시골 밥상을 그득하게 차려 놓으신 채 기다리고 계셨다. 때아닌 진수성찬을 얻어먹으며 가족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알고 보니 최씨 부부는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를 통해 작가와 독자의 인연으로 만나 결혼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최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지구학교’를 열어 지금까지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 온 자연농법의 기술을 가르친다. 지구학교는 커다란 건물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원두막에서 자연과 벗하며 최씨가 자연농법을 배우는 살아 있는 귀농 멘토링 장소다. 그는 ‘쥐구멍에 볕들이기’라는 정감 어린 이름의 모임도 함께 운영하며 ‘경청’을 유일한 원칙으로 삼아 그 누구도 서로에게 갑질을 하지 않는 완전한 평등을 추구하는 소통과 놀이문화도 실험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00% 책의 영향이다.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라는 책이다. 내게는 복음서였다. 그만큼 강력했다. 1988년 3월에 충북 제천으로 귀농했다. 마을과 3㎞ 정도 떨어진 산속이었다. 집 한 채가 있을 뿐인 곳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살았다. 그런데 2007년 무렵 제천시가 새로 제정한 문화·관광 개발 지역에 그곳이 포함돼 됐다. 떠나야 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제3의 터전을 찾을 생각이었다. 부부간에 긴 대화를 나눴다. 그 결과 내 고향을 사원으로 삼기로 했다. →보통 귀농 하면 도시 생활의 염증 때문에, 복잡하고 비정한 도시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안티 도시’로서의 귀농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최성현 농가의 귀농은 좀 다르다. -그것도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 준 영향 때문이다. 그 책을 읽은 뒤로 나는 누굴 만나나 자연농법을 이야기했다. 그 얘기밖에 할 줄 몰랐다. 그렇게 길이 정해졌다. 높은 곳에는 다른 사람들이 가게 내버려 두고, 나는 바닥에서 자연농법으로 자급자족을 하며, 철학을 연구하고, 시를 짓고 싶었다. 그게 가장 좋다고 그 책은 나에게 아주 강력하게 말했다. 문명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후쿠오카의 말에 나는 100% 공감했다. →주로 어떤 농작물을 어떤 농법으로 기르고 있는지, 올해 폭염 때문에 힘들진 않았나. -1000평 정도의 땅에 주곡인 벼농사를 비롯해 여러 가지 콩, 수수, 녹두, 팥, 옥수수, 보리, 호밀과 같은 잡곡 농사도 하고 있다. 감자, 고구마, 야콘, 땅콩, 배추, 무, 파, 오이, 호박, 고추, 부추, 들깨, 수박, 참외, 오크라, 딸기, 가지, 토마토, 옥수수, 토란 등이 있고, 산야초나 과일나무도 있다. 처음엔 땅이 황폐했다. 화학비료와 트랙터에 오랫동안 시달려 온 밭이라 땅이 기력을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자연농법을 실현한 지 5~6년 만에 그동안 떠났던 수많은 벌레들, 풀들, 동물들이 돌아오며 땅이 살아났다. 땅이 웃음을 찾게 된 것이다. 땅을 갈지 않기 때문에 물을 더럽히지 않는다. 비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땅을 더럽히지 않는다. 풀 두고 가꾸기를 하기 때문에 지구의 열기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자연농법은 가뭄에 강하다. 모든 논과 밭이 풀과 풀의 잔사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병충해에도 강하다. 벌레를 죽이는 농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천적들이 알아서 균형 있는 생태계를 유지한다. →농사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완전 자급농이다. 상업적으로 농산물을 내다 파는 것이 거의 없다. 가족들 먹고사는 것이 풍족하지 않지만 삶의 가치를 실천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어서 좋다. →농촌에서 가정을 꾸려 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가사노동 분담은 어떻게 하나. -아내와 어머니가 계시기에 요리는 내 차례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가끔 설거지를 할 뿐이다. 쓰레기통 비우기와 분리 배출은 늘 내가 한다. 청소도 하고 그러지만 어머니나 아내가 보기에는 많이 부족할 것이다. 우리 애는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이다.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튼튼한 몸, 둘째는 책 읽는 버릇이다. 우리 부부는 그걸 돕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도 아이에게 좋다. 그리고 혼자서도 자연농법으로 논밭 농사를 해낼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자연농법은 정말 좋다. 인류의 미래가 거기에 있다. 아이 인생에 자연농법을 선물로 주고 싶다. →‘오래 봐야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에 보면 살아오면서 느낀 자연의 가르침, 일상의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다. 귀농 이전과 이후의 가장 큰 차이라면. -만약 귀농을 하지 않고, 일이 잘 풀렸다면 지금쯤 대학의 철학 선생이 돼 있을 것이다. 대학은 대학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지만 대학 바깥은 바깥대로 좋다. 무엇보다도 자유스러워 좋다. 아무도 연구비를 주지 않는 건 아쉽지만(웃음). 인류는 현재 지구를 파괴하는 부끄러운 방식으로 밥상을 차리고 있다. 인류의 농업은 환경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 나는 그 길을 찾고 있다. 씨앗을 뿌리며, 논둑을 거닐며…. 그 길에서 찾은 새로운 인생의 아름다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 →생태적인 비전을 꿈꾸는 지구학교는 어떤 곳인가. -인류는 인류라는 우물에 갇혀 눈이 있으되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로 살고 있다. 우물에서 나와 지구에서 보면 인류는 큰 벌레다. 무서운 속도로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경악스러운 속도로 지구를 먹어치우고 있다. 앞날이 걱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큰 탈이 날게 분명하다. 자연농법은 현재까지 인류가 찾아낸 가장 지구에 좋은 길이다. 거기서 출발하자는 게 지구학교다. 교재는 나의 논밭이다. 자연농법의 철학과 실제를 배운다. 3월부터 12월까지 한 달에 한 번 모인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다. 고등학교 학생, 무직자, 가정주부, 종교인, 회사원부터 정년 퇴직 대학 교수까지 다양하다. 30대가 가장 많다. →귀농·귀촌을 준비하거나 꿈꾸고 계신 분들께 조언을 해 준다면. -세상에서, 혹은 그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 먹는 것을 먹고, 가장 가난한 사람이 사는 집에서 살아도 좋다고 여기는 자리까지 가면 좋다. 그것이 편하고 미래도 밝다. 환경과 나는 하나다. 다른 방식으로 말하면 나와 나 아닌 것은 하나다. 나는 나 아닌 것이 있어서 산다. 나 아닌 것에 잘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해야 한다. 남에게 욕을 하면 금방 욕이 내게로 돌아오는 것처럼 공기와 물, 땅에서도 같다. 돌아온다. 반드시 돌아온다. 소나 닭이나 돼지도 같다. 모든 것이 그렇다. 그의 농가에서 잊을 수 없는 세 가지를 경험했다. 첫 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농가의 밥상이었다. 그의 부인과 어머니께서 직접 차려 주신 농가의 밥상에는 고기나 생선이 전혀 없이도 최고의 맛을 내는 고유의 식재료들이 가득했다. 햇감자와 강낭콩을 가득 넣어 만든 잡곡밥, 집에서 빚은 된장의 구수함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된장찌개, 온갖 나물과 푸성귀들로 만든 밑반찬들, 그저 고추장에 찍어 먹기만 해도 맛있는 오이, 그리고 멜론처럼 연둣빛 빛깔을 내면서 멜론보다 훨씬 달콤한 맛을 내는 신기한 참외까지. 그 모든 것이 자연농법의 축복이었다. “많이들 먹어요”를 연발하시는 어머니 덕분에 배가 이미 부른데도 먹고 또 먹었던 풍성한 밥상은 잊지 못할 환대의 기억이다. 두 번째는 탐나는 작업실이었다. 툇마루와 장지문과 구들장이 남아 있는 낡은 한옥이 그의 작업실로 쓰이고 있는데, 작업실의 분위기가 너무 아늑해 저절로 글이 술술 풀릴 것 같은 설렘을 느꼈다. 밤에는 쏟아지는 별빛과 은은한 달빛을 벗 삼아 더욱 용맹정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 번째는 바로 내가 떠날 때 그가 손에 쥐여 준 햇밤 세 알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워낙 비가 쏟아져서 차가 막힐까봐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하려고 황급히 자동차문을 닫으려는 내게 그는 ‘햇밤 세 알’을 내 손에 꼭 쥐여 주었다. 방금 밤나무에서 떨어진, ‘제때 여물어 제때 떨어진’ 밤알들이었다. 느림의 철학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그를 인터뷰하고는 나도 모르게 ‘빠름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지금도 그 햇밤 세 알을 새하얀 접시에 담아 두고, 방 안으로 성큼 쳐들어온 때 이른 가을 향기에 뭉클한 희열을 느낀다. 남들보다 빠르고,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바라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까지도 착취하며 살아왔다. 뒤돌아보니 나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더 성숙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했고, 때로는 나 자신이 ‘조숙함’을 넘어 ‘웃자라 버린’ 느낌에 쓸쓸해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성장 신화의 내면화’였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오래 피어나는 꽃이 되고 싶었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존재의 모습이 아니라 인공의 신화였다. 그렇게 빨리, 많이, 오래 피는 꽃은 생화가 아니라 조화인 것이다. 내 방 안에 조금 일찍 도착한 가을 소식, 이 햇밤 삼형제를 당분간 먹지 않아야겠다. 이 눈부신 가을의 징표로, 그리고 ‘지구학교’를 다녀온 ‘미숙한 청강생’의 마음으로 간절한 바람을 실어 보낸다. 아직 너무 늦지 않았기를. 우리가 자연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이 순간이 ‘지구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학교’에 입학하기에 너무 늦지 않은 순간이기를. 글쓴이 작가 정여울 2013년 제3회 전숙희 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공부할 권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이 있다.
  • [길섶에서] 바이칼 (3)오물/이경형 주필

    ‘러시아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는 바이칼호는 지구상에서 가장 이채로운 담수 동물상을 보여주고 있다. 식물이 1080여 종, 동물은 1550여 종인데 이 중 80%가 이곳에서만 사는 고유종이다. 지난달 시베리아 동남쪽 바이칼 여행 중에 연안의 작은 마을 리스트비얀카의 생태박물관에 들렀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민물에 사는 물개인 네르파(바이칼물범) 두 마리가 대형 수조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재롱을 떤다. 복어처럼 배가 불룩 나와 보기만 해도 미소가 나온다. 수족관에는 연어의 일종인 ‘오물’, 투명한 물고기 ‘갈라만카나’, 바다의 청소부로 불리는 민물 새우 ‘에피슈라’ 등 바이칼 고유종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냈다. 작은 유람선으로 바이칼호를 둘러보는데 식탁에 ‘오물회’가 나왔다. 이곳에서만 잡힌다는 말에 호기심에서 몇 점을 맛보았다. 양파와 섞어 무쳐낸 것인데 훈제한 듯 약간 숙성된 것이었다. 나중에 ‘오물’을 검색해 보니 바이칼호의 ‘멸종위기’ 어종이었다. 생선 이름이 하필이면 ‘오물’인가 하면서 기분이 야릇했는데, 괜한 시식으로 생태를 깨뜨린 것 같아 ‘오물회’의 뒷맛이 영 개운치 않았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궁합좋은 약과 음식] 자몽·자두·청량음료 통풍약 복용 땐 안 돼요

    독벌레에 물린 것처럼 갑자기 엄지발가락이 붓고 극심한 통증이 있다면 통풍을 의심해 봐야 한다. 통풍은 말 그대로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픈’ 질환으로, 관절 자체가 나빠서 생기는 게 아니라 혈중 요산 농도가 짙어져 생긴다. 소변으로 빠져나가야 할 요산이 체내에 쌓이면 결정체가 만들어지는데, 이 결정체가 비교적 체온이 낮은 부위인 발가락이나 손가락에 모여 염증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은 단백질의 한 종류인 ‘푸린’이라는 물질이 몸속에서 분해되면서 생긴다. 통풍을 치료할 때는 요산의 배설을 촉진하고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급성 통풍이 나타나면 염증을 줄이는 콜히친, 인도메타신,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등의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사용한다. 또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알로푸리놀,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프로베네시드, 벤즈브로마론 등도 사용한다. 콜히친을 복용할 때는 자몽 주스를 피해야 한다. 이 약과 자몽 주스를 함께 먹으면 자몽에 든 ‘플라보노이드’란 성분 때문에 혈중 콜히친 농도가 증가해 구토, 복통, 설사,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약을 복용할 때는 술을 자제해야 한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복용하며 매일 3잔 이상 술을 마시면 간 손상, 위출혈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알코올은 체내 요산 합성을 증가시키고 소변으로 요산이 배설되는 것을 억제한다. 특히 맥주나 막걸리 등의 곡주에는 푸린이 많아 혈중 요산이 더 늘 수 있다. 과당이 포함된 청량음료나 빵도 요산을 증가시켜 술만큼 위험하니 통풍이 있다면 되도록 먹지 말아야 한다. 물은 요산을 배설시키기 때문에 자주 마셔야 하고 채소류, 아몬드, 코코넛, 치즈를 제외한 유제품, 자두를 제외한 과일류 등 알칼리성 식품도 좋다. 푸린이 많이 든 고기, 등 푸른 생선, 조개, 멸치, 새우, 시금치, 아스파라긴산 등은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영하에도 꿈쩍 않는 식중독균… 냉장고를 믿지 마

    영하에도 꿈쩍 않는 식중독균… 냉장고를 믿지 마

    폭염의 기세가 꺾이고 날이 제법 선선해졌지만 식중독은 식품 위생에 소홀하기 쉬운 가을철에도 걸릴 수 있어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1~2015년 학교 식중독 발생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9월에 발생한 학교 식중독은 모두 31건으로, 매년 평균 6.2건씩 발생했다. 월별 평균 식중독 발생 건수는 5월 6.2건, 6월 5.2건, 7월 3.0건, 8월 4.2건, 9월 6.2건으로, 5월과 9월에 발생한 식중독이 한여름인 7~8월 식중독 발생 건수보다 많다. 5월과 9월에 식중독 발생 건수가 많은 이유는 ‘부주의’다. 긴장감이 떨어져 급식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다. 가을철은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하지만 낮 동안 기온이 높아 식중독균이 잘 증식할 수 있다. 추석 음식 등을 상온에 뒀다가는 세균이 자랄 대로 자라 배앓이를 하게 될 수 있다. 균은 상온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데, 특히 어패류를 통해 감염되는 장염비브리오는 다른 균에 비해 증식력이 매우 좋아 최적의 조건이 갖춰지면 1000개의 균이 2시간 30분 내에 100만개 이상으로 증식할 수 있다. 하지만 열에 약해 가열 조리하면 없어지기 때문에 되도록 어패류는 익혀 먹는 게 좋다. 장염비브리오는 저온에선 증식이 억제되기 때문에 생선은 구매 즉시 5도 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이 균은 소금이 없는 물에도 약해 생선을 수돗물에 잘 씻는 것만으로도 식중독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음식은 냉장고에 두되 길어도 닷새는 넘기지 않는다. 냉장고에 둔 음식에서도 곰팡이가 피듯 세균이 증식할 수 있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있다. 식중독균 중에는 4~5도의 냉장고에서 자랄 수 있는 저온세균도 있다. 오염된 육류·생우유·아이스크림 등을 통해 감염되는 여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균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균이다. 리스테리아균은 저온은 물론 고(高)염도 음식에도 잘 적응해 성장하기 때문에 식품 제조 단계에서부터 균의 오염을 막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냉동고도 세균 증식을 억제할 뿐 사멸시키지는 못한다. 대표적인 겨울철 식중독균인 노로바이러스는 심지어 영하 2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오래 생존하고 단 10개의 입자로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어느 때나 식중독을 일으키지만 추운 날씨로 실내 활동이 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겨울철 사람 간 감염으로 쉽게 발생한다. 가을·겨울철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조리된 식품은 바로 먹고, 어쩔 수 없이 냉장고에 뒀다면 다시 먹을 때 재가열해야 한다. 냉동한 음식을 해동한다고 상온에 오래 방치하면 식중독균이 자랄 수 있다. 먹기 하루 전날 냉장실로 옮겨 서서히 해동하는 게 가장 좋다. 한번 해동한 음식은 다시 냉동하지 않는다. 추석 선물로 고기나 생선 등의 신선식품을 장만했다면 꼭 얼음을 가득 채운 아이스박스에 담아 간다. 햇볕이 직접 닿는 자동차 트렁크 등은 온도가 높아 음식이 쉽게 상한다. 가까운 거리라도 차량에 음식을 2시간 이상 둬선 안 된다. 자동차 트렁크에 오래 보관한 음식은 아깝더라도 차라리 과감하게 버리는 게 낫다. 음식을 조리할 때 마늘을 많이 넣는 것도 식중독 예방법 중 하나다. 마늘에는 강력한 살균·항균 작용을 하는 ‘알리신’이란 성분이 풍부해 식중독균을 죽일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학생들이 아삭한 식감을 좋아해 학교급식 조리사들이 절임 김치보다 바로 무친 겉절이를 주로 만들다 보니 겉절이를 먹은 학생들에게서 식중독이 많이 발생했었다”며 “겉절이를 무치기 전날 배추를 다진 마늘에 절이게 하자 김치 식중독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미생물관리팀의 연구에 따르면 마늘을 우려낸 물로 채소를 씻기만 해도 식중독균을 줄일 수 있다. ‘항균성 식품을 이용한 간편 섭취 농산물 미생물 오염의 감소 및 분자생물학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00㎖의 물에 마늘 한 알 정도를 으깨 넣고 그 물에 채소를 잠시 담가 씻으면 단순히 물로 씻는 것보다 더 나은 항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를 물로만 씻어도 세균 수가 90% 감소했고, 마늘이 소량 첨가된 물로 다시 씻자 세균 수가 30% 더 줄었다. 마늘 한 알은 4g 정도며, g당 평균 126㎎의 알리신이 들어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추석 앞인데도 유통 40% 뚝… 노량진 수산시장 한숨

    추석 앞인데도 유통 40% 뚝… 노량진 수산시장 한숨

    현대화 내홍에 폭염 후폭풍 콜레라 괴담까지 겹쳐 ‘4중고’ 상인들 “매출 반토막” 울상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는데도 매출이 너무 줄었어요. 중국 관광객들이 사진이나 찍으러 오지 주부들이 들르지를 않아요.” 4일 찾아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건물의 한 상인은 주말에도 텅 빈 복도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 현대화 건물에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구(舊)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초점 없이 허공만 바라보던 한 상인은 “이맘때면 손님이 가득 차야 하는데 지난해에 비해 절반도 못 팔고 있다”고 전했다. 곳곳에는 빨간색 페인트로 ‘철거’, ‘사용금지’ 등의 글씨가 흉물스럽게 쓰여 있었다. 우리나라 수산시장의 대표 격인 노량진수산시장이 현대화 건물을 두고 벌어진 내홍, 폭염에 의한 어류 폐사, 명절 특수 실종, 콜레라 괴담 등으로 4중고를 겪고 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9월 첫째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유통된 하루 평균 물량은 15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7.1t)에 비해 40.1%나 줄었다. 지난달에도 지난해 8월보다 물량이 줄긴 했지만 첫째주 13.9%, 둘째주 26.7%, 셋째주 21.4%, 넷째주 23.7% 등으로 감소폭이 커 봐야 20%대 초반이었다. 상인들은 현대화 건물 이주 상인과 구시장에 남은 상인으로 이분화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차례상이 간소화되거나 아예 차례를 지내는 않는 사람이 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화 건물의 한 상인은 “보다시피 사람이 없지 않으냐. 횟거리는 물론이고 민어, 가자미 등 차례상에 올릴 생선을 찾는 손님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말인데도 아예 가게 문을 열지 않은 상점도 있었다. 제철을 맞은 전어와 새우 등을 진열대에 가득 채워 둔 상인들은 썰렁한 가운데 오가는 손님을 붙잡아 봤지만 헛수고였다. 윤헌주 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은 “상권이 분리됐고 현대화 시장으로 이전하길 거부하는 구시장 상인들과 수협 간에 충돌이 벌어지면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원인”이라며 “추석이 지나고 20일에 시민공청회를 열기로 했는데 현명한 해결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측의 갈등은 현대화 시장이 들어선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판매 면적이 줄어든 반면 임대료는 전보다 크게 올랐다는 게 구시장 상인들의 반대 이유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구시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구수한 맛이 사라졌고 새 건물은 마트나 백화점과 대적하기에 경쟁력이 약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수협 측은 유통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에 대해 “산지의 조업 부진으로 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 양식장에서 643만 마리(8월 30일 기준)의 어패류가 폐사했다. 시가로 85억원 어치다. 경남 거제 지역에서 발생한 콜레라로 인한 수산물 괴담도 문제다. 주부 안모(48)씨는 “차례상에 올릴 생선이야 어쩔 수 없이 사야 하지만 다른 생선은 먹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아무리 구워도 콜레라균이 많은 아가미는 안 익는다’, ‘바닷가에서 생선을 먹으면 콜레라에 걸린다’ 등의 괴담이 퍼지고 있다.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상인들의 손길마저 무뎌진 건 아니었다. 아니 손길은 더 바빠졌다. 수족관을 청소하고, 도마와 칼을 닦고 소독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떠난 고객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심정들이 바쁜 손길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남 거제지역 횟집 조선불황에 콜레라 직격탄까지?개점 휴업

    경남 거제지역 횟집 조선불황에 콜레라 직격탄까지?개점 휴업

    경남 거제시 지역 횟집이 조선업계 불황과 법정 전염병인 콜레라 발병으로 임시휴업 등 초상집 분위기다. 거제 지역 경제의 주축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장기 불황으로 손님이 줄던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콜레라 발생’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텅 빈 횟집을 주인들만 지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등 당국의 어정쩡한 콜레라 발병 조사 발표를 원망하는 목소리도 높다. 거제시 고현동 횟집 주인 정모(49)씨는 “22년째 횟집을 하고 있는데 요즘처럼 손님이 없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정씨는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이 호황이던 2010년 전후에는 횟집뿐만 아니라 거제 지역 모든 음식점들이 쉴 틈 없이 바빴다”면서 “하루빨리 콜레라 사태가 마무리되고 조선 경기도 회복돼 거제 지역 경제가 정상화됐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는 거제에서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뒤로 손님이 없어 휴업에 들어가는 횟집이 늘어나자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1일부터 ‘생선회(해산물), 위생적인 음식점에서 드시면 안전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10여개를 시내 주요 거리에 내걸었다. 김계식 거제시지부 사무국장은 “거제지역 400여곳의 회원 횟집 중 150여곳이 ‘추석 때까지 쉬겠다’면서 종업원을 휴가 보내고 임시휴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질병관리본부 등이 콜레라 감염 경로와 발병 원인 등을 정확하게 밝혀 내지 못하면서 발병 장소를 거제 지역이라고 발표한 것은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행정”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생명의 窓] 길고양이의 보은/정찬주 소설가

    [생명의 窓] 길고양이의 보은/정찬주 소설가

    저수지 쪽으로 산책하다가 산골짜기에서 가끔 길고양이와 마주치고는 했다. 한 마리는 검은색이고 또 다른 녀석은 갈색인데 두 마리 다 비쩍 말라 홀쭉했다. 산속에서 먹이라고는 날지 못하는 다친 새나 들쥐밖에 없었을 터. 늘 굶주린 모습인 녀석들은 나를 경계하여 슬금슬금 숲속으로 숨었는데 짠한 생각이 들곤 했다. 눈인사라도 나누고 싶어 다가서면 더 멀리 도망쳤다. 나와 낯이 익어서일까. 지난달부터는 검은 길고양이가 내 산방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녀석은 절대로 앞마당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의심이 많아서인지 뒤쪽 담을 타고 넘어와 부엌을 기웃거리다가 사라졌다. 측은한 마음이 들어 사발에 생선을 주어도 처음에는 잘 먹지 않았다.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다가 돌아가곤 했다. 그러나 불볕더위에 시달렸던지 요즘에는 태양광 그늘에서 대담하게 휴식을 취했다. 뱀을 물고 와 자랑하듯 태양광 그늘에 놓고 가기도 했다. 녀석은 내가 무엇을 저어하는지 잘 모를 수밖에. 산중 생활 16년이 됐지만 아직도 정을 붙이지 못한 생명이 있다면 혀를 날름거리는 뱀인 것이다. 녀석의 출현은 반갑지만 태양광만 보면 답답해진다. 석 달째나 무슨 기기가 고장 났는지 전력을 전혀 생산해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한 달에 5만~6만원어치 전기를 생산했는데 지금은 무용지물이 돼 있다. 도회지라면 전기회사를 찾아가 문제를 삼았겠지만 산중이라 전화 말고는 항의할 수단이 없다. 폐업했는가 싶었지만 남자 직원이 전화는 받고 있다. 후배에게 누진제에 대한 전화 강의를 한 시간 동안 들은 바 있어 전기계량기 검침원을 마주칠까 두려울 뿐이다. 그러나 검침원은 오토바이를 타고 곡예를 하듯 달려온다. 햇살에 피부를 보호할 목적인지 복면 같은 망사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그렇다고 그가 밉상이라는 것은 아니다. 계량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사내다. 지지난달에 태양광 계량기에 0이 찍혔다고 말해 준 이도 그 사내였다. 0이 찍혔다는 것은 태양광이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어제는 전기 검침원을 마당에서 마주치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또 검은 길고양이가 제법 긴 뱀을 물고 왔다가 놓고 갔다. 내가 혀를 끌끌 차자 검침원이 “고양이에게 밥을 줍니까?” 하고 물었다. 그의 말에 내가 “가끔 밥을 주지요” 하고 말하자 검침원이 “고양이가 제 딴에는 은혜를 갚으려고 뱀을 물고 온 것입니다”라고 알려 주었다. 검침원이 덧붙여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면 뱀을 물고 오지 않겠지요”라고 말했다. 검침하느라고 농가들을 드나들며 보고 들은 게 많은 그의 설명이기에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9살이 된 검둥개 지장이를 보니 그의 말이 맞는 듯하다. 지장이도 이따금 두더지나 뱀을 잡아 제 집 앞에 보란 듯이 놓아 두곤 했던 것이다. 나는 단순히 맹견 본능이 있어 그런 줄 알았는데 먹이를 챙겨 주는 내게 보은한답시고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는 지장이가 살생할 때면 야단쳐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려 줘야겠다. 물론 검은 길고양이나 지장이 처지에서는 내게 보은하고자 그랬을 터이다. 은혜를 잊지 않기는커녕 원수로 갚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세상인가. 이달 내 통장에서 빠져나갈 누진제 전기료에 대한 공포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 길고양이의 보은이 새삼 고맙지 않을 수 없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집 안에 물어다 놓은 뱀을 사립문 밖의 보이지 않는 풀숲에 버리고 왔지만 말이다.
  • [In&Out] 노량진시장이 지켜야 할 전통/김현용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장

    [In&Out] 노량진시장이 지켜야 할 전통/김현용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장

    노량진수산시장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심 속 바다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싱싱한 수산물을 저렴하게 맛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장소가 바로 노량진시장이다. 그 안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수산물이 가득하다. 각종 해산물이 저마다 펄떡이며 내보이는 활력은 보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넘쳐나는 생명력 뒤에는 어민들의 땀과 눈물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수조에 채워지는 물고기들은 밤낮을 잊은 채 목숨을 잃는 위험을 무릅쓴 어민들이 건져 올린 것들이다. 매일 노량진으로 보내지는 물고기들에는 힘겨운 노력을 인정받고, 국민에게 신선한 수산물을 전해 주고 싶다는 어민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전국 어민들이 스스로 조직한 비영리 협동조합단체인 수협을 통해 2002년 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어민은 목숨과 맞바꾸며 물고기를 잡고, 시장 상인들은 이를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면서 오늘날 노량진시장의 명성을 만들었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 뒤에는 그늘도 자리잡고 있었다. 옛 노량진시장은 1971년 현재 위치에 문을 열었다. 당시는 식품안전, 위생에 대한 관념 자체가 전무했던 시대였고 그저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지붕만 있으면 도매시장으로서 기능이 충분했다. 게다가 당초 도매시장 목적으로 지어진 시장의 공터 위에 수백 개의 소매 점포들이 난전처럼 자리잡으면서 위생이나 식품안전 관리 측면에서 대단히 취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민과 상인들의 노력 속에서 노량진수산시장은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2000년대 접어들면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점점 멀어졌다. 아무리 싸고 인심이 좋다고 외쳐 본들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편리한 쇼핑을 무기로 내세운 대형마트 앞에서 재래시장들은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소비자들은 더이상 비위생적이거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식품은 거들떠보지도 않게 됐다. 소비자들은 재래시장 대신 대형마트에서 지갑을 열기 시작했고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이 찾는 수도권 최대 수산물 도매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 역시 기로에 섰다. 변화의 흐름을 외면할 수 없었던 노량진수산시장은 2005년 현대화라는 길을 택했다. 어민을 대신하는 수협 그리고 중도매인과 소매상인을 비롯한 1000여명의 시장 구성원들은 변화에 공감하며 수십 차례 협의하고 상호 합의하에 새 시장을 만들었고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특히 소매상인을 비롯한 시장 구성원 의견을 십분 반영하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5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새집으로 이사하는 경사를 앞두고 돌연 일부 상인들이 이전을 거부하더니 ‘전통시장 지키기’를 명분으로 막무가내식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시장 건물에 금이 가고 벽돌이 떨어지고 생선이 썩으며 비린내가 진동하는 현실을 전통이라 포장해서 소비자를 불러 모으는 그들에게 과연 노량진시장의 주인이 누구인지,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중도매인과 상인 등 전체 시장 종사자 가운데 이미 80%는 새 시장으로 옮겨 노량진시장의 새로운 역사와 전통을 이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의 이전 반대 상인들은 비위생적이고 질척거리고 냄새가 나서 소비자가 외면하는 현실을 ‘전통’으로 왜곡하고 외부 세력까지 끌어들여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들로 인해 어민들의 노력과 상인들의 정성, 그리고 시장을 아끼는 소비자가 만들어 낸 노량진시장이 지금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노량진시장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계승 발전시켜야 할 진정한 전통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0.4%…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6개월 만에 최저

    0.4%…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6개월 만에 최저

    저유가와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조치 등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폭염 탓에 배추, 시금치 등 채소 가격이 껑충 뛰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4% 올랐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지난해 4월(0.4%)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통계청은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8%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률을 0.37% 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이례적인 찜통더위에 정부가 7~9월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내리면서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 가격이 12.6% 떨어졌다. 그 덕에 물가 상승률은 0.57% 내려갔다. 신선채소 가격은 폭염 때문에 큰 폭으로 올랐다. 배추(58.0%)와 풋고추(30.9%), 시금치(30.7%)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생선과 조개류 등 수산물 가격 지수도 1년 전보다 7.9% 올랐다.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빼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0.8% 수준”이라면서 “저유가 효과가 점차 축소되면서 물가 하방(하락)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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