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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S·전기차 수요 증가에… 전 세계 ‘리튬 전쟁’ 불붙었다

    ESS·전기차 수요 증가에… 전 세계 ‘리튬 전쟁’ 불붙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이차전지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배터리 양극재로 쓰이는 리튬 가격이 급등세다.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으로 바닥을 쳤던 리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1㎏당 20달러를 넘어섰다. 27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1kg에 20.21달러로 6일 연속 20달러를 넘었다. 1㎏당 14달러대를 기록한 지난 1월보다 약 43% 상승했고, 지난해 평균 가격보다 110% 올랐다. 리튬 가격이 20달러대를 넘은 것은 2023년 11월 이후 2년 5개월만이다. ESS와 보급형 전기차 수요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을 저장해주는 ESS 시장이 급성장했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수요가 이동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ESS를 중심으로 이차전지가 반등하면서 배터리 셀 업체들도 원료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장시성 리튬 광산이 지난해 8월부터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가격 폭락기에 수익성이 악화된 일부 광산의 가동이 지연됐다. 이에 공급 과잉이 일부 완화되면서 리튬 가격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주요국은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 확보를 위해 산지를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인 리튬 생산국은 호주, 중국, 미국,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이다. 특히 염호가 많은 남미에 세계 리튬 매장량의 60%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남미 뿐 아니라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광산을 사는 것부터 채굴, 정제, 가공, 배터리 생산까지 수직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아프리카는 “중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의 원광 수출 제한 등 자원 민족주의 정책 속에서도 독점적인 수출 쿼터를 확보하며 리튬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도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점토형 리튬을 생산하는 네바다주 태커 패스 광산 프로젝트가 2027년 완공되면 연간 4만t의 탄산리튬을 생산하게 된다. 약 8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텍사스주부터 플로리다주에 걸친 지하 염수층인 스맥오버 지역도 리튬 산지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공급망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광권 인수를 마무리하고 1500만t 수준 염수 리튬을 확보했다. 전기차 700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들도 북미, 호주, 칠레, 캐나다 등 리튬 생산 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리튬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태는 아니지만 공급망이 쏠려 있으면 변동성 대응이 어려워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 북러 장기 군사동맹 가속… 러 뒷배로 대미 ‘몸값’ 키우는 北

    북러 장기 군사동맹 가속… 러 뒷배로 대미 ‘몸값’ 키우는 北

    북한과 러시아가 중장기 군사협력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러시아 첨단 군사기술의 북한 이전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러시아를 ‘뒷배’로 한 북한의 대미 협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로(북러) 두 나라 사이의 정치군사적협력과 협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가일층 강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일련의 문제들이 토의되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전날 벨로우소프 장관이 2027~2031년 북러 상호 군사 협력 계획을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언급한 ‘일련의 문제들’은 이와 관련된 논의일 가능성이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고체연료 엔진 개발과 같은 북한의 첨단 군사기술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러시아의 지원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특히 북한이 2024년 8월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결정한 이후 군사 협력이 더 활발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공개한 8700t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핵추진잠수함)의 핵심 추진체계인 소형 원자로는 러시아 퇴역 핵잠에서 넘어왔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협력으로 러시아의 군사기술을 장기적·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 셈이다. 북한은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확대, 전자전 무기체계, 정찰위성 확보 등 새 국방계획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북한이 아직 성공하지 못한 정찰위성이나 막바지에 이른 핵잠 건조 지원에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러 간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기술 이전, 공동 생산, 합동군사훈련 정례화 및 부품 공급망 구축 등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다른 나라와 구체적인 분야에서 중장기 계획을 체결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장기 계획에 입각한 군사협력 사례는 현재까지는 북러 간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를 의식한 ‘몸값 키우기’란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미국의 압박에도 자신들의 핵 무력은 영향이 없다는 것을 미국에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 “중국서 겸손 배웠다”… 현대차, 기술케미로 캐즘 넘는다

    “중국서 겸손 배웠다”… 현대차, 기술케미로 캐즘 넘는다

    전기차 ‘아이오닉V’ 출시로 재도약배터리·AI 등 中 업체 손잡고 ‘리셋’향후 5년 동안 신차 20종 출시 예정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로 공략프라이빗 부스 운영… 기술 협상도 ‘추격자’ 중국을 견제하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의 기술 혁신으로 ‘한중 기술 협력’ 강화가 불가피하다. 26일 찾은 ‘오토차이나 2026’(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장에서 한국 자동차 업계가 중국의 ‘자동차 굴기’를 바라보는 시각 변화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겸손’을 배워 재도약하겠다고 밝혔고,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협업을 강화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4일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아이오닉V’ 출시 간담회에서 “도전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도약하는 것이 (정주영) 창업 회장님의 철학”이라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는 지난 24년간 중국에서 1200만대를 판매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상황이 좋을 때 안주하고 과신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 이후) 파트너사, 딜러, 고객의 목소리를 들었고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12만 8000여대로 2016년 110만대를 넘던 판매량은 크게 위축됐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아이오닉V를 선보였다. 배터리(CATL)와 자율주행(모멘타) 등을 중국 기업들에 맡겼다.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중국 기준 600㎞를 넘길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신차 20종을 중국에서 출시한다. 해외 수출 물량을 포함해 연간 50만대 판매가 목표로, 지난해부터 중국에 80억 위안(약 1조 5500억원)을 투자했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의 성공 여부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호주, 동남아 순으로 (출시를) 생각하고 있고 중동이나 중남미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재호 중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이오닉V는 바이트댄스의 자회사인 더우바오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음성 인식, 스마트 추천, 개인화 서비스 등을 경험할 수 있고 바이두도 지원한다”며 “중국 젊은 고객이 선호하는 스마트 기술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모멘타와의 자율주행 협업으로 이미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2+’ 수준이고, 향후 도심에서도 운전대를 잡지 않는 ‘레벨 2++’까지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에 내놓은 제품들은 가성비 좋은 싸구려라는 꼬리표를 뗀 것은 물론 세계 최상위급 기술들이 적용됐다. 중국 1위 업체 BYD는 오프로드 브랜드 ‘팡청바오‘의 첫 번째 럭셔리 세단 시리즈 ‘팡청S’와 스포츠카 콘셉트 모델 ‘포뮬라X’ 등을 공개했다. 영하 32.7도의 투명한 냉동고 안에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바오3’에 충전기를 꽂아 12분만에 완전 충전에 이목이 집중됐다. 상온에서는 9분이면 97%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BYD의 ‘양왕’ 브랜드는 최대 시속 496.22㎞로 현존하는 자동차 중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전기 스포츠카 U9X를 전시했다. CATL은 항공 스타트업 오토플라이트와 협력해 개발한 수직이착륙기(eVTOL)를 선보였다. 특히 CATL의 ‘선싱’ 3세대 배터리는 10%에서 98%까지 충전하는 시간이 통상 6분 27초에 불과했다. 지리자동차그룹 부스에는 운전대가 사라진 중국 최초의 로보택시 전용 프로토타입 ‘EVA 캡’이 공개됐다. 전동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문이 열리는 방식으로 내부 공간은 이동하는 응접실에 가까웠다. 토종 브랜드의 내수 점유율이 69.5%에 달하는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화 전략을 내놓았다. 폭스바겐은 중국 전용 전자 아키텍처(CEA) 기반의 ‘ID. AURA T6’를 선보였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 기술을 적용한 신형 S클래스를 전시했다. 러시아 자동차 전문지의 뱌체슬라프 바실렌코 기자는 “중국 전기차의 기술 진보 속도는 경이롭고 한국차를 앞선 것 같다”면서 “현재 러시아에는 충전 인프라가 열악한데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든 중국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러시아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앞세워 중국 자동차 업체들을 자신의 생태계 안으로 끌어당기는 모습이었다. 중국 완성차 및 부품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안정적인 전장용 메모리 물량을 확보하려 줄을 서 상담을 요청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AI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다 보니 전장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프라이빗 전시실’도 운영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솔루션 등으로 보이지 않는 기술 협상을 이어갔다. 윌리엄 완 삼성전자 중국법인 파운드리 마케팅 실무자는 “모든 차량용 반도체 웨이퍼에 대해 (통상은 샘플검사를 하지만) 100%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며 철저한 불량률 관리를 강조했다.
  • “오히려 좋아”…대만이 美 무기 10조원어치 사도 중국이 유리한 이유 [밀리터리+]

    “오히려 좋아”…대만이 美 무기 10조원어치 사도 중국이 유리한 이유 [밀리터리+]

    대만이 이번 주 미국과의 주요 무기 구매 계약 체결을 공식 확인했다. 중국은 앞서 미국과 대만의 대규모 무기 거래를 견제해 왔지만 이번에는 다소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3일(현지시간) “이번 주 대만은 미국과 총 6건의 무기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약 66억 달러(한화 약 9조 7600억원)에 달한다”면서 “여기에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이하 하이마스) 로켓 시스템과 미사일, 재블린 대전차 유도 미사일, M109A7 팔라딘 자주포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은 39억 달러 규모의 하이마스 시스템이다. 하이마스는 2005년 6월부터 미 육군에 배치된 MLRS, 즉 대구경 다연장 로켓포를 소형 및 경량화한 다연장 로켓포다. 로켓 여러 발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는 데다 기동성까지 갖춘 무기다. 대만의 정확한 구매 수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하이마스 시스템 82문의 판매를 승인했다. 여기에는 M57 에이태큼스 탄도미사일 420발, 정밀 유도 기능을 장착한 다연장 로켓(GMLRS) 1203발도 포함돼 있다. 더불어 방공 자문 비용과 기타 미사일 체계 재고 확보 비용, 155㎜ 포탄을 포함한 대구경 포병 탄약 공동 생산 시설 구축 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의 주요 쟁점은 납품 일정이다. 하이마스의 경우 2032년 12월까지 납품이 완료되어야 하며 M109A7 팔라딘 자주포의 납품 기일은 2034년 12월이다. 모든 미사일과 방공 서비스는 2030년 말까지 제공돼야 한다. 미국 무기 빨라야 2023년에 가는데…이러한 납품 시점은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 침공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추겠다는 목표 시점과 연관돼 있는데, 문제는 미국이 해당 무기들의 납품 일정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사실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 시기를 설정한 것은 설령 지연 가능성이 없더라도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대만군이 이처럼 강력한 미군의 전력을 인도받기 전에 중국이 (대만 무력 통일) 계획을 실현하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의 납품 일정이 대부분 2030년 이후인 것에 반해 중국의 군사력 준비 완료 시점은 2027년인 만큼 중국에게 미국과 대만의 무기 거래 일정이 유리한 국면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 미군의 방공망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미국이 대만뿐 아니라 동맹국과 계약한 무기의 납품 일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상황으로 촉발된 무기 공급 지연은 역시 중국에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일본도 납품 지연 발생, 한국은?일본은 이미 미국 무기 납품 지연 통보를 받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일본 방위성 당국자를 인용한 지난 16일 보도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중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에게 전화해 토마호크 미사일의 납품 지연 가능성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도 미국산 다른 장비의 납품 지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 대규모 공습 과정에서 토마호크를 비롯한 주력 미사일을 대거 소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란 전쟁 개전 이후 4주 동안 소진된 토마호크 미사일은 850기가 넘는다. 미국의 납품 지연 통보를 받은 고이즈미 방위상은 미국 측 사정을 이해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일본 납품분에 대해 “확실히 대응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무기 공급 차질은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독일 공영방송 ZDF에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이란 전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전쟁이 계속되면 우크라이나에 공급되는 무기가 줄어들 것인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무기 지원·납품 지연 여파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방위사업청은 2031년까지 총 7530억원을 투입해 미국산 SM-3 미사일 20~30여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SM-3 미사일을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응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대이란 군사작전 초반 대규모 공습을 퍼부으면서 미사일 재고량에 ‘빨간불’이 켜졌고 현재까지도 안정적인 공급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우크라, 무인지상차량 2만 5000대 투입해 병력 대체…무슨 돈으로 할까? [밀리터리+]

    우크라, 무인지상차량 2만 5000대 투입해 병력 대체…무슨 돈으로 할까? [밀리터리+]

    우크라이나가 최전선의 부족한 병력을 무인 지상 차량(UGV)으로 완전히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전선 물류를 병력에서 로봇으로 완전히 전환하려는 의도로 올해 상반기에만 UGV 2만 5000대를 계약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국내 UGV 제조업체들과의 회담 후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생산망 안정화를 위해 내년도 계약 체결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페도로프 장관은 “UGV가 최전선에서 중요한 병참 및 대피 임무를 수행한다”면서 “3월 한 달 동안에만 군은 UGV를 이용해 9000건 이상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목표는 최전선 물류의 100%를 로봇 시스템으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최전선의 물류를 모두 로봇에 맡기겠다는 것으로 인간이 피를 흘리지 않는 미래 전쟁이 현실화한 셈이다. 우크라이나군, 첫 드론·지상 로봇만으로 진지 점령실제로 하늘엔 드론, 땅에는 UGV만으로 이루어지는 미래 전쟁은 현실이 됐다. 지난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단 한 명의 병사가 직접 공격에 참여하지 않고 드론과 UGV만을 이용해 러시아 진지를 점령했다”면서 “이번 전쟁에서 무인 시스템이 적진을 점령한 최초의 사례이자 역대 모든 전쟁을 통틀어서도 거의 확실히 최초”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에 투입된 다양한 로봇의 이름을 열거하며 지난 3개월 동안 총 2만 2000건의 임무를 완수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소중한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첨단 기술의 활용”이라면서 “1년 안에 1200㎞에 달하는 전선에 배치할 수만 대의 UGV를 대량 생산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 대출그러나 전장에 무인 시스템을 투입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막대한 자본이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1월 이후 약 3억 3000만 달러(약 4875억원)를 투입해 18만 대 이상의 드론과 UGV, 전자전 시스템을 전선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연합(EU)이 22일 러시아 동결 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약 155조 원)의 무이자 대출을 해주기로 하면서 큰 숨통이 트였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면서 “자금 지원 없이 우크라이나는 무기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드론 생산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하루 2000대 제작할 능력이 있지만 절반만 생산된다”면서 “이는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생존과 방어를 위해 이 돈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열린세상] 농업 인재 키워 기후위기 헤쳐 가야

    [열린세상] 농업 인재 키워 기후위기 헤쳐 가야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라는 말이 있다. 농업은 인간의 노력과 기술뿐만 아니라 온도와 습도, 강수량 등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기후의 영향을 온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는 유례없는 기후변화의 파고를 실감하고 있다. 기록적인 산불과 폭염, 폭우와 폭설, 극한 가뭄과 홍수 등 거대 재난의 발생은 인간의 삶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섭씨 1.1도 상승했고, 한반도는 이보다 훨씬 높은 섭씨 1.6도 이상 상승했다. 향후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기온은 더욱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농업 분야에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심각하다.사과의 주산지가 대구에서 강원도로 이동하고 바나나·망고 같은 아열대 작물 재배가 늘어나는 등 국내의 농산물 생산 지형이 바뀌고 있다. 또한 봄철 과수 개화기 냉해, 영농기 폭염 및 폭우, 수확기 저온 및 태풍 등 이상기상, 가축 질병 확산 등으로 농업 생산과 수급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농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이상기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 삶에 큰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농업 생산을 안정화하고 식품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등 농업을 성장산업화하기 위한 대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2025년 12월 범정부 차원에서 제4차 기후위기 종합 대책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스마트 농업 확산, 농업 위성을 활용한 기상 및 농업 관측 강화, 기후 적응형 신품종 개발, 영농형 태양광 확대, 농식품 기후변화 대응센터 출범 등 농업 분야 대책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예측 불가능한 재난이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재난과 하반기 강릉에서 발생한 극한 가뭄이나 물 부족 사태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이러한 기후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 속도를 높이고, 정부와 농업계 등 민간이 함께 지속적으로 대책을 점검하며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일선 농업 현장에 기상 상황과 병해충 정보 등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현장의 농업인이 이들 정보를 쉽게 이해함으로써 이상기상에 대응해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농업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농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농업 및 탄소 저감형 가축 사양 관리, 기후 적응형 품종 개발·보급 등을 확대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대비, 기업 등 민간과 협력해 비료 등 주요 농자재 비축 기반을 강화하고 비상시에 대비한 대체 농자재 공급 플랜도 정밀하게 구축해야 한다. 국내 농업 생산의 감소와 국제 곡물 수급 불안 등에 대비해 주요 식량과 사료 등의 비축 기반을 강화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대책은 국민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의 육성이다. 최근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식량 등의 공급 불안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식량안보는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 없으며, 우리 스스로 굳건하게 지켜 나가야 한다. 지구온난화의 가속화에 따른 기후위기는 국가 운영과 국민의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인식 하에 농업을 국민 먹거리를 지키는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교육계도 기후변화 교육센터와 스마트 온실 등을 바탕으로 현장감 있는 교육을 통해 기후변화 역량을 갖춘 디지털 농업 인재를 양성해 지속 가능한 한국 농업의 내일을 뒷받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주명 한국농수산대 총장
  • [차현진의 박람궁리] 신현송 한은 총재에게 바란다

    [차현진의 박람궁리] 신현송 한은 총재에게 바란다

    지난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임명을 위한 인사청문회는 씁쓸했다. 통화정책에 관한 비전이나 소신을 묻기보다는 재산 문제나 가족의 국적 등 흠결을 찾는 데 시간을 쏟았다. 66년 전 4·19 혁명 직후의 혼란기를 연상케 했다. 당시 김진형 한은 총재가 3·15 부정선거 지원을 이유로 구속되었다. 참신한 인물을 찾던 허정 대통령 직무대행은 배의환 호놀룰루 한인 상공회의소 회장을 후임자로 임명했다. 배의환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은행을 거쳐 미국 국무부에서 근무한, 보기 드문 국제통 금융전문가였다. 해방 직후 금융연합회(현재의 농협중앙회) 회장을 지냈으나 이승만 정부와 인연이 없어서 1948년 한국을 다시 떠났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때 배의환은 한국 여권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미국 여권으로 입국했다. 거기서 꼬투리를 잡혔다. “한은 총재는 미국인”이라는 시비 끝에 석 달 만에 사임했다. 역사상 최단임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신현송 총재는 그럴 일이 없다. 이제는 공직자로서 애국심과 실력을 보여 줄 때다. 그의 넓은 인맥과 설득력, 그리고 명성을 활용하면 큰일을 할 수 있다. 햘마르 샤흐트 라이히스방크 총재가 좋은 예다. 샤흐트는, 신 총재가 근무했던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초 설계자다. 또한 1조%에 이르렀던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끝낸 독일의 영웅이다. 샤흐트는 총재로 내정되자마자 몬터규 노먼 영란은행 총재부터 찾아갔다. 금을 빌리기 위해서다. 당시 국제 금본위제도를 이끌던 노먼 총재는 오래전부터 샤흐트와 교류했고, 샤흐트의 유창한 귀족 영어를 좋아했다. 그래서 라이히스방크에 선뜻 금을 빌려줬다. 오늘날로 치자면, 영독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다. 그랬더니 독일 렌텐마르크화 가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샤흐트의 개인기가 독일을 살렸다. 신 총재의 실력과 개인기가 금융위기에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국제금융 어젠다를 이끌면서 한국을 빛낼 수도 있다. 새로운 지급 인프라 구축이 그중 하나다. 현재 진행 중인 지급 혁명은 한마디로 블록체인기술로 SWIFT 등 기존의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려는 시도다. 그런데 각국 중앙은행들의 대응은 거의 낙제점이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라는 요란한 단어까지 작명했지만, 그것을 구현한 것은 중국밖에 없다. 태국,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CBDC를 통한 국제 송금을 연구하지만, 국제금융 변방국들이라서 영향력이 없다. 미국은 한국 등과 함께 별도의 실험을 진행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추진력을 잃었다. 이런 우왕좌왕을 끝내려면 SWIFT에 비해 기술적으로 우월하고 정치적으로 더 중립적이며 포용적인, 국제기구 성격의 국제 지급망을 신설하는 것이다. BIS 직원에서 주주로 격상된 신 총재가 그 어젠다를 이끌 최적임자다. 미국은 SWIFT의 소멸이 당장은 싫겠지만, 그 후속작을 한국이 이끄는 것을 마다할 리 없다. 만일 한국에라도 설치되면, 세계 금융안정은 물론 한반도 전쟁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 신 총재가 한국은행 안에서 추구해야 할 숙제도 있다. 한국은 실시간 총액결제시스템(RTGS) 구축 면에서 브라질이나 인도보다도 뒤져 있다. 2001년에는 한국은행이 세계 최초로 간편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그때와는 딴판이다. 각성과 분발이 필요하다. 물론 신 총재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이다. 샤흐트가 이끌던 라이히스방크는 물가를 잡았지만, 대출을 줄이지는 않았다. 물가안정과 중앙은행 자산 규모는 별개라는 말이다. 한국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은행의 자산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면서도 물가 관리에 실패하지 않았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상황이 역전되었다. 지금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자산이 한국은행보다 훨씬 많다. 독립성을 가진 외국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 때 한국은행은 독립성을 앞세워 돈 대신 말과 글만 푼 것이다. 신 총재에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차현진 호서대 디지털금융경영학과 교수
  • [산림백서] 자원 위기 시대, 나프타를 넘어 ‘K우드’로

    [산림백서] 자원 위기 시대, 나프타를 넘어 ‘K우드’로

    최근 중동 전쟁의 여파로 원유와 나프타 가격이 요동치며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원료 확보와 유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 공급되는 화석 자원에 의존하는 우리의 산업 구조는 국제 정세 변화로 인한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위기 속에서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자원이 나무, ‘K우드’로 대표되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다. 산림 녹화에 성공한, 국내 전역에서 자라고 있는 재생 가능한 자원인 목재와 농업 부산물인 볏짚 등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석유를 대신할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목재를 구성하는 셀룰로오스·헤미셀룰로오스·리그닌은 석유화학 원료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는 에탄올을 거쳐 에틸렌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각각의 전환 기술은 상용화 단계다. 리그닌은 플라스틱이나 접착제의 주원료인 방향족 화학물질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목재를 구성하는 성분은 석유화학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적인 화학 구조를 지닌다. 나아가 목질계 자원이 공급되는 양에 따라 규모별로 한 번에 처리해 여러 화학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통합 바이오 리파이너리(Bio-refinery)’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 수확한 목질계 자원에 적용해 화학 제품이 생산되면, 기존의 수입 원유의 장거리 수송을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 제품 생산의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다. 수확된 국산 원목은 우선 제품 내에 탄소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목제품으로 제조된다. 해당 목제품의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톱밥 등의 부산물이 화학 제품으로 전환될 바이오 리파이너리 대상 원료가 된다. 목질계 자원은 ‘목질 전체 선순환 이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 재료로의 활용이 가능하다. 이런 접근은 산림 관리 측면과 자원 안보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산림 내 임목은 지속적인 경영과 관리가 요구되나 경제성 부족으로 산림 내 방치되는 목질 자원이 적지 않다. 방치된 자원이 수집·이용·순환되면 산림의 건강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새로운 산업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 기반의 접착제, 수지, 코팅 소재 등은 각종 건축용 공학 목재와 산업용품 및 생필품 제조에 사용돼 석유화학 소재뿐만 아니라 철강을 비롯한 각종 산업 기반 소재를 대체하게 된다. 해외 화석 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자립형 원료 공급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원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런 기술이 곧바로 석유화학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바이오매스는 구성 성분이 다양하고 반응 과정에서 변수도 많아 기존의 실험 중심 접근으로는 상용화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머신러닝을 활용해 공정 조건을 최적화하고 반응 효율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AI는 방대한 실험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기술 개발 속도를 올리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다. 목질계 자원의 탄소 전환 공정은 석유화학 공정을 단번에 대체하는 해법이 아닌 산업 기반 자원을 다원화하고 화석 자원 공급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현실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대안이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한 목질계 자원의 순환형 산업 구조 구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여환명 한국목재공학회장
  • 봄날은 왔다… 신품종 심는 농가

    봄날은 왔다… 신품종 심는 농가

    지방자치단체들이 농업 경쟁력 향상과 소득 증대를 위해 신품종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오미자 신품종 ‘핑크미소’를 개발해 농가 보급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핑크미소는 기존 붉은색 오미자와 차별화된 분홍색 품종으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알려진 고미신N 함량이 1.5배 높다. 게다가 기존에 3~4회 이상 나누어 수확하던 것을 일시에 수확할 수 있어 노동력 절감 효과가 큰 데다 수량성도 기존 오미자보다 1.7배 높아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 정읍시는 이달부터 신품종 고구마인 ‘호풍미’의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호풍미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육성한 신품종으로 덩굴쪼김병, 더뎅이병 등 주요 병해충에 강하고 당도가 높으면서 식감이 부드러워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특히 수확량이 많고 조기 재배에 적합해 지난해 시범사업에서도 농가 수익 증대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강원 원주시는 최근 자체 육성한 다래(청연·대보)와 복숭아(원미황도) 신품종 보급에 나섰다. 청연은 9월 상순에 수확하는 조생종 품종으로, 당도가 20브릭스 이상으로 높고 향이 진해 소비자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았다. 대보는 숙기가 9월 하순으로, 과실 크기가 30g 이상으로 월등하고 가공성이 좋아 농가가 선호하는 품종이다. 원미황도는 8월 초중순 수확하는 황도로, 착색 및 보구력이 좋아 경매시장에서 좋은 가격을 받고 있다. 강원 철원군은 강원도농업기술원이 자체 개발한 콩 ‘대왕2호’를 영농 현장에 안착시키고자 육성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대왕2호는 장·두부 제조용 흰콩으로 일반 콩과 비교해 쓰러짐과 꼬투리 터짐에 강하고 색이 밝아 가공업체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또 알이 커 전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대원’ 품종보다 수확량이 7% 이상 많고 꼬투리가 높게 달려 기계 수확에 적합한 특성이 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농가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신품종 개발과 보급, 체계적인 기술 지도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SK하이닉스 이익률 72%… TSMC·엔비디아 넘었다

    SK하이닉스 이익률 72%… TSMC·엔비디아 넘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률 약 72%를 기록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웃도는 수익성을 보였다. 계속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매출액 52조원, 영업익 37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 기록 행진도 이어 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늘리며 실적 호조를 이어 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률이 71.5%로 지난해 4분기 58.4%를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7조 6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5% 증가했고, 앞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4분기(19조 1696억원)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매출액은 52조 5763억원으로 198.1% 증가했다. 영업익과 매출 모두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기업용 고성능 저장장치(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 갔다”고 설명했다. 실적의 핵심은 ‘수익성’이다. 영업이익률 72%는 단순한 업황 반등이 아니라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된 메모리 산업 구조 변화의 결과로 보인다. 반도체 파운드리 1위인 TSMC의 1분기 영업이익률(58.1%)을 크게 웃돌았고 AI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2026회계연도 4분기(2026년 1월 종료 기준) 영업이익률인 65.0%도 앞섰다. 또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2분기 영업이익률(67.6%)보다 4.4% 포인트,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43.0%)보다 29.0% 포인트 높다. 비수기 넘은 수요 확대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판매 확대이는 단순 비교를 넘어 의미가 크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라는 고부가가치 팹리스 기업이고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메모리 제조업체다. 그럼에도 동일한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했다는 것은 AI 가치사슬에서 ‘메모리’가 핵심 수익원으로 이동했음을 보여 준다. 이런 수익성은 HBM·범용 D램·eSSD 수요 급증이 동시에 맞물린 ‘삼박자’ 효과에서 비롯됐다. 우선 HBM은 AI 연산의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으며 가장 높은 수익성을 창출했다. 회사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4세대인) HBM2E부터 원가와 수율, 성능 등 종합적 제품 경쟁력과 고객 신뢰도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3년간 고객 요청 수요가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6세대 HBM인 HBM4도 고객 요구 성능에 맞춰 생산 확대를 준비 중이며, 7세대 HBM4E는 내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 연속 출시HBM 성능 향상·HBM4 생산 확대6세대 D램·321단 cSSD 공급 탄력HBM의 생산량 확대는 범용 D램 시장에도 파급효과를 미쳤다. HBM 생산은 범용 D램 대비 더 많은 웨이퍼를 소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최신 세대 D램인 DDR5 등 범용 제품 공급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는 90% 이상 상승하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향후 회사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저전력 D램 LPDDR6와 192GB(기가바이트) 소캠(SOCAMM)2 양산을 통해 고성능 D램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낸드 부문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회사는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중간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고성능·고용량 eSSD 채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321단 쿼드레벨셀(QLC) 낸드를 개발했고 고객 인증을 통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321단 개인용 고성능 저장장치(cSSD) ‘PQC21’ 공급을 시작했으며 eSSD도 전 영역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올해 말까지 국내 낸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321단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메모리에 대한 강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메모리 가격 상승은 과거와 다른 구조적 변화”라며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의미한 생산능력 확대까지 좀더 시간이 걸리고 우호적 가격 환경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장기공급계약(LTA)과 관련해 고민을 드러냈다. 이는 단기 호황이 아닌 중장기 공급 부족 국면 진입을 시사한다. 미래 전망도 청신호수요 구조적 변화… 장기계약 유리“재무 건전성 위해 100조 확보 목표”수익성 개선은 재무구조에도 반영됐다. 올해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54조 3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34조 9000억원) 대비 19조 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반면 차입금 규모는 줄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2조 9000억원 감소한 19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5조원의 ‘순현금’을 달성하며 재무 건전성이 한층 강화됐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청주 M15X 공장 증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 등 대규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 자금 유치와 순현금 확보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이 필수적”이라며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 푸틴 다음 타깃은 나토? 유럽 위기감 속 커진 K방산 [밀리터리+]

    푸틴 다음 타깃은 나토? 유럽 위기감 속 커진 K방산 [밀리터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친 뒤 1년 안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지역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네덜란드 정보기관의 공식 경고가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멈추더라도 유럽 안보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나토도 한국 방산업체를 직접 찾아 첨단 기술과 현지 생산 전략을 점검했다. 유럽 안보 위기가 K방산의 새 기회와 맞물리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군사정보보안국(MIVD)은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투가 멈춘 뒤 가장 유리한 조건에선 1년 안에 나토를 상대로 지역적 도전에 나설 수준까지 전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러시아가 곧바로 유럽 전면전에 뛰어든다는 뜻이라기보다, 제한적 군사 행동이나 영토 도발로 나토의 결속을 시험할 수 있다는 경고에 가깝다. MIVD는 러시아를 유럽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으로 지목했다. 중국과의 밀착도 위험을 더 키운다고 봤다. 중국은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경제·기술 측면에서 떠받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쌓은 경험으로 서방의 군사·민간 목표를 겨냥할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MIVD가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유럽이 스스로 더 큰 안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 “전쟁 끝나도 끝 아니다”…유럽 안보 불안 확산 영국도 비슷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최근 사이버UK 2026 행사에서 국가가 직접 관여했거나 국가와 연계된 고충격 사이버 사건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NCSC는 인공지능이 공격자의 취약점 탐색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도 짚었다. 유럽 안보 당국이 군사 위협과 사이버 위협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나토도 한국 방산 역량을 직접 점검했다. 나토 주재 30개국 대사단은 지난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찾아 K9 자주포, 천무, 유무인복합체계(MUM-T), 무인차량, 무인기, 위성 등 현대전 포트폴리오와 협력 비전을 공유받았다. 이어 같은 날 경기 판교의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해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무인수상정과 AI 기반 자율운항,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기술을 확인했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토 32개 회원국 가운데 스페인과 헝가리를 제외한 30개국 대사단이 한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정례 일정이 아니라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 대외협력을 넓히는 과정에서 이뤄졌고 현장 방문지로 방산기업을 택한 점이 의미 있다고 짚었다. ◆ 현지 생산이 승부처…폴란드와 협력 확대 유럽이 주목한 대목은 단순 구매가 아니라 현지 생산 체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현지 생산 공장 ‘H-ACE 유럽’ 착공과 폴란드 합작법인을 통한 천무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 계획을 제시했다. 유럽 각국이 기술 이전, 공급망 안정, 자국 일자리 창출을 함께 따지는 만큼, 현지화 전략이 수주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폴란드 정상회담도 같은 흐름을 보여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 뒤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체결한 442억 달러(약 65조 5220억원) 규모 방산 총괄계약의 안정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는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도 방산 협력을 양국 관계의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고 기술 이전, 폴란드 현지화, 생산기지 이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결국 유럽은 러시아 견제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전쟁이 멈춘 뒤 다시 커질 수 있는 군사 위협과 공급망 불안, 역내 생산능력 한계가 한꺼번에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에서 K방산은 성능과 납기 경쟁력에 더해 현지 생산과 공동개발 카드까지 내세우며 유럽 안보 지형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구윤철·신현송 오늘 첫 회동… 성장·물가 ‘두 토끼’ 잡을까

    구윤철·신현송 오늘 첫 회동… 성장·물가 ‘두 토끼’ 잡을까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사흘 만인 23일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첫 회동을 갖는다. 재정을 풀어 경기를 살릴지,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을지 ‘정책 딜레마’를 어떻게 풀지가 시장의 관심이다. 22일 재경부·한은 등에 따르면 구 부총리와 신 총재는 23일 서울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조찬 회동을 갖는다. 역대 부총리와 한은 총재 간 회동 가운데 가장 이른 시점의 만남이다. 이번 자리는 신 총재의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로 인사를 나누는 상견례 성격이 강하지만, 만남 자체에 대한 상징성이 크다. 신 총재는 기준금리로 수요를 조절하고 유동성을 관리하는 통화정책의 수장이다. 지난 21일 취임식에서도 금융안정이라는 단어만 5차례 강조하며 물가와 금융시스템 안정에 무게를 뒀다. 반면 구 부총리는 재정을 풀어 경기를 떠받쳐야 하는 입장이다. 한쪽은 브레이크(금리), 다른 쪽은 액셀(재정)을 밟는 구조다. 역대 정부에서도 대체로 긴장관계를 형성해온 두 기관의 수장들이 속전속결로 회동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대내외 경제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동전쟁의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수입물가는 전달 대비 16.1%나 올라 28년 만에 가장 큰폭으로 올랐다. 수입물가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달 대비 1.6% 상승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딜레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 포인트 낮췄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성장률을 기존 전망보다 0.1~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1일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예산 편성에서도 ‘적극재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물가와 성장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기준금리 결정의 운신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 총재로서는 다음달 28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재정당국과의 정책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첫 회동을 통해 서로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견해를 나누는 것은 지금과 같이 경제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기고] K콘텐츠 산업의 성패는 IP에 달렸다

    [기고] K콘텐츠 산업의 성패는 IP에 달렸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은 ‘국중박’, 박물관 기념품은 ‘뮷즈’(뮤지엄+굿즈)로 불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으로 글로벌 핫플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누적 방문객 650만명을 기록하며 루브르, 바티칸 박물관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굿즈 매출도 연간 400억원에 달했다. 전통 문화 공간이 하나의 ‘글로벌 소비 경험 플랫폼’으로 확장된 사례다. K콘텐츠 열풍은 김밥, 라면, 팬덤 문화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콘텐츠는 이제 감상을 넘어 경험과 소비 그리고 산업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흐름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핵심이 있다. 바로 지식재산권(IP)이다. K팝과 K드라마는 세계적 성공을 이어 가지만 수익의 핵심인 IP는 해외 플랫폼과 유통 구조에 귀속되는 경우가 많다. 콘텐츠는 국내에서 생산되지만 정작 자산은 외부에 축적되는 구조다. 글로벌 흥행작 ‘오징어 게임’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작품은 세계적 흥행을 거뒀지만 IP의 상당 부분은 글로벌 플랫폼에 귀속됐고 제작사는 제작비와 일정 수익을 얻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콘텐츠 산업은 이미 IP 중심으로 재편됐다. 월트디즈니와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유통·상품화를 통합하며 장기 수익 구조를 구축한다. 이들에게 콘텐츠는 출발점일 뿐 수익은 IP에서 완성된다. 일본도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산업을 중심으로 원천 IP를 굿즈·게임·테마파크까지 확장해 관리한다. 대한상의 연구에 따르면 IP 사용료 수출이 10% 증가하면 국내총생산(GDP)은 약 0.4% 상승한다. 그러나 한국은 글로벌 IP 라이선서 상위 50에도 안정적으로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원천 IP 확보 구조, 장르 간 연계, 수익 다각화, 금융화 구조가 결여돼 있어서다. 콘텐츠는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구성하는 산업 자산으로 기능해야 한다. 반면에 우리는 개별 콘텐츠 흥행에는 강하지만 산업적 축적 구조는 취약하다. 성공은 반복되지만 자산이 쌓이지 못하는 이유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생산력이 아닌 IP 주도권에 있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IP 중심 산업 구조의 재설계로 가야 한다. 첫째, 콘텐츠를 개별 작품 단위가 아닌 세계관·캐릭터·서사 중심의 IP 단위로 관리하는 산업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콘텐츠·관광·소비재로 이어지는 IP 확장 생태계를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셋째, 제작사가 IP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과 제도를 함께 개편해야 한다. 단순 콘텐츠 생성 지원을 넘어 IP 소유와 수익 참여를 전제로 한 지원정책이 요구된다. 성공을 자산으로 바꾸는 것은 제도의 몫인 까닭이다. K콘텐츠는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콘텐츠를 국가자산으로 전환하는 산업 구조다. 콘텐츠를 만드는 나라에서 IP를 보유하는 나라로의 전환, 그것이 핵심이다. 현 정부가 콘텐츠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격상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최적의 시기다. 김도식 동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베트남 뚫은 韓철도… 원전·공급망도 협력

    베트남 뚫은 韓철도… 원전·공급망도 협력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신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국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1조원이 넘는 신도시 개발 사업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약 222조원) 달성을 위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내일(23일) 베트남의 호찌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이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라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로템은 현지 타코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호찌민시 메트로 2호선에 최대 3억 5000만 달러(5169억원) 규모의 철도 차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은 “베트남이 국가 발전 비전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도시, 신공항 사업을 통해서도 양국 인프라 협력의 모범 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베트남 측에 동남신도시개발 1지구 7억 4000만 달러(1조 937억원), 자빈 신공항 운영 컨설팅 사업 7000만 달러(1034억원) 규모 사업에 한국의 협력 의지를 전했다고 한다. 양국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신규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양해각서(MOU)’ 등 총 12건의 MOU도 체결했다. 우선 양국은 ‘동물 위생 및 검역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통해 최초로 열처리 가금육 상호 수출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이 11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육류 시장 진출 지원으로 이어지는 데다 한국산 의약품의 베트남 수입 시장 진출 확대로 연 1000억원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MOU 중에는 전력망 고도화를 통한 베트남 재생에너지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에 기여할 수 있는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도 포함됐다. 인공지능(AI), 통신, 전파, 사이버보안, 디지털전환 등 디지털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한국 정부 최초로 수중 유산 조사 협력으로 베트남 해역 내 수중 유산 공동 발굴 조사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의 MOU도 포함됐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946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양국은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을 지난해의 1.5배 수준인 15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 정상은 중동 전쟁 상황에서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력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하고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인 베트남 측으로부터 남북 대화 협력 의지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의 구상을 설명했다”며 “또 럼 당서기장님께선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 협력 재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인적 교류 활성화도 강조했다. 한국에서 10만명 규모의 다문화 가정을 이루게 한 베트남을 ‘사돈의 나라’라고 지칭한 이 대통령은 “또 럼 당서기장님께선 베트남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베트남 내 우리 재외동포와 한·베트남 2세들의 편리한 체류를 지원하겠다 말씀해 줬고 저도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의 권익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했다. 또 럼 서기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또 럼 서기장은 “베트남 기업이 한국 기업의 생산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베트남의 자립적이고 자주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며 “베트남은 인프라 개발, 스마트시티, 반도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원전, 스마트 항만 및 차세대 항만 건설 등 우선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 콘돔 못 구하면 벌어질 일…가격 대폭 인상 확정, 이란 전쟁의 나비 효과 [핫이슈]

    콘돔 못 구하면 벌어질 일…가격 대폭 인상 확정, 이란 전쟁의 나비 효과 [핫이슈]

    세계 최대 콘돔 제조업체인 말레이시아 카렉스가 제품 가격을 20~30% 인상하고, 추가 인상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공급망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고 미아 키앗 카렉스 CEO는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이란 전쟁으로 운송비가 상승하고 배송이 지연되면서 많은 고객사의 재고량이 평소보다 줄었다. 이는 콘돔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고 물가가 비싸다. 지금으로서는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에너지 및 석유화학 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원자재 조달이 어려워지자 콘돔 업체들은 공급망 병목 현상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는 유사한 원자재를 사용하는 의료용 장갑 제조업체도 마찬가지다. 고 미아 키앗 CEO는 “2월 말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콘돔 제조에 사용하는 합성 고무부터 니트릴, 포장재, 알루미늄 호일, 실리콘 오일 같은 윤활제까지 모든 품목의 비용이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미국 국제개발처를 비롯한 해외 원조 예산이 대폭 감소되면서 전 세계 콘돔 재고량도 크게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콘돔 수요는 약 30% 증가했으며 배송 차질로 인한 공급 부족 현상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면서 “유럽 및 미국 등지로의 배송은 이전에는 한달 정도 걸렸지만 현재는 약 두달이 소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콘돔이 절실히 필요한 곳에 도착한 후에도 선박에 실려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개발도상국들은 제품이 도착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렉스는 전 세계 콘돔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제조업체로 듀렉스 등 글로벌 브랜드에도 OEM 공급을 하는 기업이다. 콘돔 공급 흔들, 공중 보건에도 영향전문가들은 전쟁 등의 상황으로 콘돔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성병 증가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원치 않은 임신의 증가는 교육·경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안전하지 않은 낙태 증가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콘돔 공급망이 무너질 경우 난민, 이주민, 성 노동자 등 취약 계층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미 의료·보건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라면 예방 수단마저 부족해져 감염병 확산 및 건강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
  • 전기차 10% 벽 깬 제주… 고유가 속 ‘V2G 섬’ 도약할까

    전기차 10% 벽 깬 제주… 고유가 속 ‘V2G 섬’ 도약할까

    전기차 보조금 신청 2.6배각종 지원책 덕에 수요 많아졌지만‘카본 프리 아일랜드’ 기대 못 미쳐‘2040년 100% 전환’ 로드맵 마련 중스마트 그리드 구축이 관건제주, 전기차 ‘V2G’ 첫 실험 무대車 충전 넘어 남은 전력 저장·판매지능형 전력망 갖춰야 진짜 전환 “중동 전쟁 여파로 기름값이 ℓ당 2000원을 넘어서니 차 몰고 다니는 게 겁나요. 주행거리 25만㎞ 넘은 자동차를 이참에 전기차로 바꿔야 하나 고민입니다.” 배터리 안전성 때문에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던 제주 서귀포시 주민 이모(59)씨가 최근 고유가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최대 1000만원에 이르는 할인 경쟁에 나서고 각종 보조금까지 더해지면서 교체를 고민하고 있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도내 등록 차량 41만 3486대 가운데 전기차는 4만 5283대(10.95%)로 전체 등록 차량 대비 전국 최고 수준이다. 2013년 첫 보급 이후 13년 만에 10% 벽을 돌파했다. 도로를 채운 전기차 택시와 렌터카 행렬은 ‘전기차 섬’ 제주의 일상이 됐다. 보급 속도도 빠르다. 올해 민간 보급 목표는 6351대(승용 4998대, 화물 1337대, 승합 16대)다. 도는 상반기에만 4000대를 풀 계획이다. 국비 344억원이 투입되고 취약계층·소상공인·다자녀 가구에는 최대 200만원의 추가 지원이 붙는다. 여기에 ▲V2G(Vehicle-to-Grid·차량 전력망 통합 기술) 시범사업 참여 100만원 ▲내연기관차 폐차 최대 150만원 ▲매매 지원 최대 130만원까지 더해지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고유가 영향으로 올해 전기자동차의 보조금 신청도 급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2264대(승용 1536대, 화물 728대)로 전년(867대)보다 2.6배나 증가했다. 전기차 대당 구매보조금 단가는 승용차의 경우 980만원, 화물차 1550만원, 버스 1억 1200만원(차종별 차등)이다. 그럼에도 ‘카본 프리 아일랜드’ 초기 구상과 비교하면 전기차 보급률 10%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정책은 이어졌지만 목표가 수차례 수정됐다. 제주연구원은 2035년 50%, 2040년 100% 전환이라는 현실적 로드맵을 다시 짜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제주에서 열린 12번째 타운홀 미팅에서 “2040년 전 차종 전기차 전환은 너무 늦다”며 속도를 주문했다. 숫자는 분명 앞서 있지만 내용은 아직 미완이기 때문이다. 도는 문제의 핵심을 ‘몇 대 보급’이 아니라 ‘전기를 어떻게 쓰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주는 이미 재생에너지 역설에 직면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늘었지만 전력망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발전을 강제로 멈추는 ‘출력 제한’이 반복되고 있다.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도 남아 돌아 버리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해법으로 떠오른 것이 V2G다. V2G는 전기차 충전을 재생에너지로 직접 제공받고 남은 전력을 전력망에 다시 공급하는 기술이다. 남는 전력을 차량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전력망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전기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이동형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제주가 V2G의 첫 실험 무대다. 전기차로 전기를 충전만 하던 시대가 끝나고 저장했던 전기를 다시 팔 수 있는 시대를 여는 것이다. 카셰어링 업체 쏘카는 제주에 V2G 전용 터미널을 구축하고 양방향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9, EV9 같은 차종이 참여해 실제 전력 거래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 이 모델이 자리 잡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출력 제한 문제를 완화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기차 소유자가 전기를 팔아 수익을 얻는 구조까지 가능해진다. 전기차가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바뀌는 셈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에서 V2G 모델 기반의 분산에너지 특구 실증사업을 처음 시작했다”며 “이 모델이 정착되면 출력 제어 문제를 완화하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차에서 시작된 이 모델이 앞으로 건물과 에너지 설비까지 확장되면 도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는 V2G 시범사업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를 ESS로 활용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출력 제한 완화, 전력계통 안정화 등 분산에너지 기반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검증하고 향후 제도 개선과 상용화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기차, 태양광, 건물 에너지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스마트 그리드’의 구축 없이는 V2G도 반쪽짜리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생산과 소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지능형 전력망이 있어야 진짜 전환이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제주가 가장 빠르게 전환을 선도할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주문은 그래서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보급률 10%를 넘어선 제주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전기를 만들고, 저장하고, 다시 쓰는 섬. 전기차가 달리는 동시에 전력을 사고파는 시장. ‘탄소 없는 섬’이 구호에 머물지 현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20억弗 수출’ 금자탑 세운 K바이오… 유럽시장 점령 시작됐다

    ‘20억弗 수출’ 금자탑 세운 K바이오… 유럽시장 점령 시작됐다

    수출 1위 스위스… 1년 새 70% 급증헝가리·독일 등 유럽 중심 실적 확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액 연 13% 증가난치병 치료제 등 시장 성장 이끌어식약처 ‘약품 신속 허가’ 규제 혁신AI 기반 신기술 중장기 로드맵 수립 올해 1분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2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중동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K바이오 산업은 외연을 넓히며 존재감을 키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올해 1분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20억 달러(잠정)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의약품 수출액 28억 달러 가운데 71%에 이르는 규모다. 월별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1월 6억 6000만 달러, 2월 6억 9000만 달러로 각각 11.9%, 25.4% 증가했고 3월 역시 6억 5000만 달러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수출 지형도도 달라졌다. 스위스로의 1분기 수출액이 3억 4000만 달러(17%)를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1년 전보다 70% 급증한 수치다. 이어 미국(3억 3000만 달러), 헝가리(3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독일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상위 5개국이 전체 수출의 68.4%를 차지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대유럽 수출 증가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확대, 기술 수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우호적 시장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성장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1999년 위암 치료제 개발로 신약 개발국 반열에 오른 데 이어 2000년대 초 국내 개발 항생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바이오시밀러와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이 성장하면서 수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세계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4년 기준 6323억 달러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2028년에는 974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바이오의약품 생산액은 연평균 12.6%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바이오의약품은 기존 합성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분야로, 항암·자가면역질환 등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 수요와 줄기세포 기반 맞춤형 치료제 확대가 시장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자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에 대한 지원과 허가 절차의 혁신이다. 먼저 올해 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수출제조업 등록제, 제조·품질관리(GMP) 인증 기준, 원료물질 인증 체계를 법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수출 특화 제조시설 기준을 마련하고 CDMO 업체에서 사용하는 원료의약품 수입 통관 절차 간소화와 기술 자문 등 현장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허가 과정도 대폭 단축한다. 바이오의약품 허가 기간을 기존 406일에서 295일로 줄이고 향후 240일까지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심층 예비검토, 심사 항목별 동시·병렬 심사, GMP 실사 기간 단축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신속 허가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 기반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품질검사 인프라를 확충하고 항암제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제조에 특화한 시설 운영 기준을 정립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기반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중장기 규제 로드맵도 수립 중이다. 국제 협력도 확대한다. 중동 시장 확장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바이오헬스 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대상으로 GMP 교육을 실시해 수출 기반을 넓힌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백신 협력에도 참여한다. 민관 협업도 지속된다. 식약처는 2010년부터 민관협의체인 ‘다이나믹 바이오’를 운영하며 100건이 넘는 제도 개선을 끌어냈다. 올해도 바이오시밀러 3상 임상자료 간소화 등 현장 중심의 규제 개편을 이어갈 계획이다. 바이오의약품은 단순한 수출 품목을 넘어 희귀·난치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구조가 복잡하고 품질 관리가 까다로워 기술력과 규제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 불안정한 세계 정세 속에서도 수출이 늘어난 것은 이런 경쟁력과 제도적 기반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세계 주요국도 CDMO를 중심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국내 기업은 생산 능력 확충과 해외 진출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일본·중국 등이 공급망 재편과 투자 확대에 나서며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규제 대응 속도와 국제 협력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식약처는 규제 개선과 품질 관리 체계 고도화를 통해 산업 지원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 트럼프, 한국전쟁 때 만든 법 꺼냈다…치솟는 유가에 ‘에너지 전시동원’ [핫이슈]

    트럼프, 한국전쟁 때 만든 법 꺼냈다…치솟는 유가에 ‘에너지 전시동원’ [핫이슈]

    이란발 전쟁 충격으로 국제 유가가 흔들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시절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꺼내 들었다. 석유 생산은 물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공급망, 전력망 설비까지 지원해 에너지 불안을 누르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DPA 303조를 근거로 에너지 분야 대통령 결정문 5건을 내렸다. 대상은 ▲국내 석유 생산·정제·물류 ▲천연가스 송전·처리·저장 및 LNG 수출 역량 ▲석탄 공급망과 기저부하 발전 ▲전력망 인프라·장비·공급망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개발이다. 이번 조치로 미 에너지부는 해당 분야에 연방 자금을 투입하고 구매, 금융 지원, 구매 약정 등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백악관은 업계의 지연과 자금 부족, 시장 장벽을 줄여 에너지 프로젝트를 앞당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 유가 흔들리자 꺼낸 ‘한국전쟁법’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규정했다. 그는 탄력적인 국내 석유 생산·정제·물류 역량이 미국 방어 준비태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천연가스와 LNG 수출 역량이 부족하면 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석탄과 전력망도 같은 논리로 묶었다. 안정적인 기저부하 전력이 없으면 국방시설과 산업 확장, 대규모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변압기와 송전 부품, 전력전자 장비 같은 핵심 설비 공급망 취약성도 지원 배경으로 꼽았다. ◆ 당장 유가 잡힐까…시장은 반신반의 외신들은 이번 조치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키운 유가 충격 대응 카드로 해석했다. 유가가 오르면 휘발유값뿐 아니라 항공권, 주거비, 비료, 식료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DPA 발동이 국제 유가를 곧바로 끌어내릴지는 미지수다. 유전 개발, 정제 설비 확장, LNG 인프라 증설에는 시간과 투자, 인허가가 필요해서다. 단기 처방보다는 공급 확대 의지를 시장에 강하게 보여주는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DPA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제정된 법이다. 전쟁이나 국가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이 민간 생산과 공급망을 국가안보 목적에 맞게 우선 동원할 수 있도록 폭넓은 권한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인공호흡기 생산에 이 법을 썼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태양광 패널과 변압기 공급망 강화를 위해 활용한 바 있다.
  • 한국·인도, 전쟁 속 공급망 ‘맞손’

    한국·인도, 전쟁 속 공급망 ‘맞손’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20일(현지시간) 중동 전쟁 상황 관련,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양국 교역량을 2030년까지 지금의 2배 규모로 확대하는 등 경제 분야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디 총리와 인도 정부 영빈관인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과 인도가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경제협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조선, 금융, 인공지능(AI), 국방·방산을 비롯한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중동 정세 관련 의견을 나눈 뒤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 회복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그간 인도 정부가 보여 준 일관된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며 “앞으로도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해 인도가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1973년 수교 이래 2010년 ‘한·인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 체결과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거친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히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의 틀을 고도화해 동반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기로 했다”며 “양국 간 첫 번째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핵심 광물, 원전,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15건에 이른다. 양국은 공급망 협력도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한·인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개선 협상을 가속화해 우리 기업에 보다 우호적인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공급망과 녹색경제 등 변화된 통상환경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신통상 규범을 충분히 반영한 방향으로 협정을 조속히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이번에 ‘중소기업 협력 MOU’를 개정해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는 등 연간 250억 달러(약 36조 8700억원) 수준인 양국 교역을 2030년까지 5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조선과 AI 등 전략산업 협력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인도 중앙 및 지방정부의 조선 시설 건설 지원, 선박 발주 수요 보장, 선박 생산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을 결합해 우리 기업이 인도 조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원유 수입을 계속하면서 석유 정제 사업이 발달했는데 나프타 쪽은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담 데스크’를 양국에 각각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모디 총리는 공동 언론 발표에서 “한국과 핵심기술 및 공급망 관련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양국 간 경제안보 대화 역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이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인도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 참여를 밝힌 데 대해 환영하며 “이런 협력 관계를 통해 평화롭고 발전하는 인도·태평양을 저희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100여년 전 타고르라는 인도 시인이 대한민국을 향해 ‘동방의 등불’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한국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총리 주최 오찬에서 친밀감을 더욱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모디 총리에게 자신이 소년공 시절을 거친 것과 모디 총리가 ‘짜이 왈라’(홍차 판매상)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통의 삶의 궤적을 갖고 있다고 친밀감을 보였다고 한다.
  • 노사 입장 얽히고설켜… ‘2년 제한’ 기간제법 개정 고차방정식

    노사 입장 얽히고설켜… ‘2년 제한’ 기간제법 개정 고차방정식

    범부처 TF ‘3년 이상 확대’ 검토“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결과 초래”1년 미만 계약직 추가 수당 주장기업, 비용 부담에 계약 회피 우려기간제 계약 갱신 횟수 제한 거론파견·도급 전환 ‘꼼수’ 횡행할 수도노동계 “사용 사유 엄격히 제한을”해석 둘러싸고 분쟁 커질 가능성한국어 강사 오모(34)씨는 반복되는 ‘기간제 지옥’에서 9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학 어학당과 외국인센터 등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11개월까지 일하다 계약이 종료됐다. 2년을 넘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씨는 “계약직 2년을 초과해 무기계약직이 되기가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2년 넘게 고용 시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법’(기간제법)이 ‘2년 고용 금지법’으로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기간제법은 계약직 노동자가 겪는 고용 불안정과 차별 대우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2년이라는 마지노선을 정해 평생 비정규직으로 부려 먹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로 입법됐다. 하지만 고용주들은 정규직을 고용하는 부담을 피하려고 2년이 되기 직전에 새로운 노동자로 갈아 끼우는 꼼수를 부렸다. 2006년 기간제법 제정 당시 노동계는 이미 “근로자를 2년마다 해고할 수 있는 악법”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정부는 “2년간 숙련된 노동자를 교체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신규 채용자에 대한 재교육 부담도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경영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계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노동계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정부는 기간제법 도입 20년 만에 재설계 작업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제도 개선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를 6월까지 마무리하고, 노사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종 개선안을 연내에 도출할 계획이다. 최대 쟁점은 기간제법이 규정하는 ‘2년 제한’을 손질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단순히 2년을 3~4년으로 확대하면 고용이 더 안정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기간제의 ‘고용 단절’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범한 ‘범부처 노동구조개혁 태스크포스(TF)’도 현재 2년인 기간제 사용 기간 제한을 3년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용 기간이 늘어나면 기간제를 합법적으로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 자칫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용자 측도 기간제 노동자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3~4년 쓸 수 있다면 정규직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어진다. 민주노총은 19일 “2년 제한을 완화해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다가 무산됐다”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계약 기간 연장을 놓고 노사의 입장이 고차방정식처럼 얽히고설켜 있어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는 1년 미만 계약직에 대해 추가수당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도입한 ‘공정수당’(임금의 5~10% 지급) 정책으로, 고용 불안을 임금으로 보전하는 장치다. 1년 미만 계약을 남용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단기 ‘쪼개기 계약’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제도가 정교하게 설계되지 않으면 기업이 수당 부담을 피하려고 계약 자체를 회피하거나 용역·프리랜서 계약만 늘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기간제의 계약 갱신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도입되면 짧게 계약하고 계속 돌려쓰는 고용 방식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하지만 단기 채용이 꼭 필요한 업종의 인력 운용이 경직될 수 있고, 파견이나 도급 전환으로 제도를 우회하는 꼼수가 횡행할 우려도 있다. 사용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도 기간제가 정규직 고용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차단할 대책 중 하나다.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기간제 채용을 못 하게 해 정규직 고용을 늘리는 방안이다. 현재 노동계도 사용 사유를 제한하는 방향의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유가 복잡해지면 해석을 둘러싼 분쟁이 커질 수 있고, 전문 기술을 요구하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유연한 인력 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초단시간 근로자’를 기간제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보호 범위가 확대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용 비용 상승에 따른 채용 기피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학계도 다양한 기간제 개편안을 내놓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존 2년 제한에 근로자가 원할 때 계약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이다. 박 교수는 “3년 연장을 허용하면 사용자는 고용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고 근로자는 충분한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된다”면서 “단 기업이 기간제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 근로조건에 차별을 없애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기간제 2년 제한을 사람이 아닌 직책에 걸어 해당 일자리가 2년 이상 유지되면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한 기업의 마케팅팀 내 ‘고객 데이터 분석’ 직책이 2년 이상 유지된다면 해당 직무 자체를 정규직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 교수는 “상시 필요한 일자리는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라면서 “까다로운 입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년 제한’ 조항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업주는 고용을 활발하게 하기 어렵고 기간제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지금은 비정규직 임금과 노동권 보장 방법을 고민할 때지 고용 자체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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