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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성과급 논란, 문제 있다면 손 대겠지만 좋다는 사람도 있어”

    최태원 “성과급 논란, 문제 있다면 손 대겠지만 좋다는 사람도 있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에 대해 “스테이크홀더(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그 문제에 손을 대야 한다”면서도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보진 않는다.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구성원에게 가능한 많은 행복을 주고 싶지만 단서가 있다. 스테이크홀더(이해관계자)와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것으로, 구성원의 행복이 이해관계자를 침해한다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그 문제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스테이크홀더란 직원뿐만 아니라 주주, 고객, 협력업체, 지역사회까지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진 모든 대상을 총칭한다. 최 회장은 이어 “한쪽에선 SK하이닉스 직원이 아닌데도 좋다는 사람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게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도 물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보진 않는다.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인프라 되면 짓는 것”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을 둘러싼 일각의 관치 논란에 대해선 “조건이 충분한지를 계속 따지지만, 대한민국에 필요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다른 곳은 저희도 못 찾고 있다”면서 “인프라는 정부나 지자체가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고, 이것을 잘해 주시면 우리는 거기다 짓겠다는 단순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속도전’을 위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선 “메가 특구를 만들어서 지방으로 가면 52시간제 유예를 검토한다고 들었다”며 “사업주는 52시간제를 지켜야겠지만 근로자가 더 하겠다면 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지 않나. 자유의지를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과이익, 무슨 개념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최 회장은 경제 성장을 위한 규제 개선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상속세 제도 개선에 대한 질문에 “상속세뿐만 아니라 과거 고성장 시대 제도를 아직도 똑같이 갖고 있다”면서 “이제 저성장으로 들어왔고 성장이 필요하다면서도 성장하는 기업을 도와주는 제도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제도는 작은 기업은 좋아져야 하고 가난하면 뭔가 줘야 하고 부자는 증세를 해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서 “중소기업·중견기업이 더 이상 커지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성장 동력과 동기가 어디서 나오나”라고 우려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라는 정치 시스템과 자본주의라는 경제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성장을 못 하고 한쪽 바퀴가 안 돌아가니까 민주주의도 문제가 생긴다”며 “두 바퀴가 옛날처럼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성장 정책으로 회귀해야 한다. 성장이 돼야 분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제안한 인공지능(AI) 초과이익 배분론에 대해서는 “저희가 내는 세금으로 정부가 알아서 하는 데는 아무 토를 달 이유가 없다”면서도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겠지만, 그게(초과이익 배분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개념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AI, 시장 커져 돈 버는 것…제조업 위기 숙제 많다”한국 제조업 위기 상황을 두고는 “AI로 갑자기 제조업이 현격하게 바뀌어서 생존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낸 건 아니다.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AI 트렌드에 올라타 수요가 늘어났다. 제조업 경쟁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시장이 커져서 덩달아 돈을 버는 것”이라며 “아직은 AI로 생산력을 올리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 피지컬AI를 하겠다는 계획은 세웠지만 풀어야 할 숙제 중에 한 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내년 3월 만료를 앞둔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으로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의장으로서 APEC 정상회의를 지원한 활동을 꼽았다. 아쉬웠던 것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라면서 “나름 무지 뛰어다녔는데 안 되는 건 안 되더라”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우선주 제외 기준으로 한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시총 1위 자리에 올랐던 데 대해선 “대한민국이 고쳐야 할 것 중 하나가 1등, 2등 따지는 것”이라며 “전혀 감회는 없었다. 주가야 왔다 갔다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한-유럽 우주항공 파트너십 강화한다

    한-유럽 우주항공 파트너십 강화한다

    우주항공청이 20~21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리는 ‘2026 한-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6)에 참석해 유럽 주요 우주기관과 기업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우주청은 오태석 청장이 EKC 2026 개막식에 참석해 ‘한국의 우주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조 연설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오 청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제5차 국가우주위원회에서 확정한 우주항공 산업 육성 전략을 소개하고 2045년 우주항공 5대 강국 도약을 위한 비전을 유럽 우주항공 분야 전문가들과 공유한다. EKC 2026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와 유럽 9개국 한인과학기술자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매년 여름 한-유럽 과학기술인이 교류하는 학술행사다. EKC 2026이 열리는 프랑스 툴루즈는 에어버스 본사를 비롯해 유럽 우주항공 산업의 생산, 연구 인프라가 집약된 우주항공 대표 도시다. 우주청은 이틀 동안 국내 우주항공 클러스터 발전모델을 구체화하고 위성 사업 등 기존 협력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20일에는 프랑스 우주항공 혁신 클러스터인 ‘에어로스페이스 밸리’를 찾아 산·학·연·관 협력 구조와 스타트업 육성 등 선진 클러스터 운영 모델을 논의하고 글로벌 위성 제조사인 에어버스 D&S를 방문해 민간 주도의 위성 대량 생산 체계를 확인한다. 21일에는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의 툴루즈 우주센터를 방문해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관제 시스템 등 위성 운영 인프라를,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TAS)에서는 차세대 디지털 탑재체 통합실 등 주요 핵심 시설을 둘러보고 협력 가능성을 파악할 계획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우주는 어느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개척할 수 없는 만큼 글로벌 공동의 번영과 우주 안보를 위해 유럽의 주요 기관들과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한화 필리, 트럼프 ‘골든돔’ 가까이”…‘마스가’ 존재감 [배틀라인]

    “한화 필리, 트럼프 ‘골든돔’ 가까이”…‘마스가’ 존재감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가 미사일방어청(MDA)의 20억달러 규모 MRIV(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 사업을 수주하며 미국 국방 조선·시험지원 공급망에 본격 진입했다.● MRIV는 골든돔 전용 함정이 아니라 미사일 비행시험을 추적·계측하는 특수목적선으로, 골든돔 센서·요격체계의 시험평가를 해상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수주 의미는는 미국 국방 특수임무선 실적을 확보하고, 향후 군수지원함·잠수함지원선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가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미사일 비행시험을 추적·계측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돔’ 본토 방어 구상도 지원할 특수목적선 건조에 나선다. 미 교통부는 1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조선소에서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2척을 건조하는 데 20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필리조선소가 선박을 건조하고 미 선박관리업체 토트 서비스(TOTE Services)가 선박건조관리자(VCM)를 맡는다. 1번선은 2030년 6월 인도될 예정이다. 러셀 보트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현지 행사에서 “이 새로운 선박은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을 위한 대통령의 정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골든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든돔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본토 방어의 핵심과제로 추진하는 차세대 공중미사일 방어 체계다. 이번 수주의 의미는 한국 기업이 소유한 미국 조선소가 미사일방어 시험지원선을 건조하며 미국 국방 조선·시험지원 공급망에 첫발을 디뎠다는 점에 있다. 요격함 아닌 미사일 시험의 ‘눈과 귀’MRIV는 미사일을 직접 요격하는 전투함이나 골든돔 전용선이 아니다. 태평양 요격시험에서 표적과 요격체의 비행 궤적을 추적하고 원격측정 자료를 수집하며 시험 데이터 분석과 시험장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특수목적선이다. 골든돔에 투입될 센서와 요격체계 역시 반복적인 비행시험과 성능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1번선인 ‘골든 디펜더’(Golden Defender)는 골든돔 관련 센서와 요격체계의 시험평가를 해상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신형 계측선 2척은 미사일방어청이 약 50년간 운용해 온 노후 계측선을 대체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골든돔은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극초음속무기와 순항미사일 등을 막기 위한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다. 백악관은 우주 기반 추적센서와 다층 요격체계를 결합하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조선소’ 아닌 한국 기업 소유 미국 조선소다만 이번 사업을 한국 조선소가 미국 군용선을 직접 수주한 사례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MRIV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인력과 공급망을 활용해 건조된다. 미국 내 생산 원칙을 유지하면서 한국 자본과 조선 생산관리 역량을 현지 산업기반에 접목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조선 기반을 확충하고, 한화는 미국 국방 조선·시험지원 공급망 진입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미 교통부는 이번 사업을 트럼프 대통령의 ‘해양 지배력 회복’ 정책과 연계했다. 미 해군이 아닌 교통부 산하 해사청이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사업에서 검증한 선박건조관리 방식을 적용해 일정과 비용을 관리하는 것도 특징이다. NSMV 생산기반 활용…국방 특수선으로 확대필리조선소는 미 해사청의 해양대학 훈련선(NSMV)을 건조하며 미국 정부 발주선 경험을 축적했다. MRIV도 NSMV 사업에서 검증된 생산라인과 공급망, 숙련인력을 활용해 건조된다. 미 정부는 토트 서비스가 NSMV 사업에서 적용한 선박건조관리 방식을 재도입해 비용과 일정, 성능 위험을 줄일 계획이다. 필리조선소는 그동안 존스법 적용 상선과 훈련선 건조가 주력이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사업 영역은 미사일방어청의 국방 특수임무선 분야까지 확대됐다. 구축함·잠수함 등 전투함정 수주는 아니지만, 미국 핵심 국방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한화는 2024년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한 뒤 50억 달러 규모의 시설·인력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도크와 안벽, 블록 조립시설을 확충하고 디지털 조선·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현재 연간 2척 미만인 생산능력을 장기적으로 최대 20척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다만 이는 설비 투자와 숙련인력 확보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가능한 중장기 계획이다. 특수임무선 교두보…전투함은 장기 과제이번 계약은 한화의 필리조선소 인수 이후 확보한 대표적인 국방 특수선 수주 실적이다. 동시에 한미 조선협력(MASGA)의 상징적 성과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도 나온다. MRIV를 일정과 계약 조건에 맞춰 인도하면 군수지원함과 잠수함지원선, 정보수집선 등 비전투 지원함·특수임무선 분야로 실적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전투함정 시장은 별도의 영역이다. 구축함과 호위함 등에는 미 해군 규격과 보안인가, 전투체계 통합, 군용 품질보증, 무기체계 공급망 인증 등 훨씬 높은 기준이 적용된다. 생산시설 확충과 미국 내 숙련인력 확보도 계속 진행해야 할 과제다. MRIV와 같은 특수임무선에서 군수지원함·잠수함지원선·정보수집선으로 실적을 넓힌 뒤 장기적으로 전투함정 건조 역량을 입증하는 경로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번 수주의 성패는 계약 규모보다 미사일방어청 사업 수행 실적을 축적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필리조선소가 MRIV를 성공적으로 인도하면 한미 조선협력은 투자와 상선 건조를 넘어 미국 국방 조달체계 안에서 입지를 넓히는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 우크라, 北노동자도 있는 ‘러시아판 쿠팡’ 공격…“직원 31명 사상” [배틀라인]

    우크라, 北노동자도 있는 ‘러시아판 쿠팡’ 공격…“직원 31명 사상”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와일드베리스 물류센터를 드론으로 타격하며 정유시설을 넘어 후방 물류망까지 종심공격 범위를 넓혔다.● 우크라이나는 해당 시설이 드론 부품·항법장비 공급에 활용됐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민간 물류시설 공격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의 후방 방어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민간인 사상으로 국제법·외교적 논란도 불러올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습으로 러시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센터 두 곳이 잇따라 피격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들 시설이 러시아의 드론 생산에 필요한 부품과 항법장비 공급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정유시설과 군수공장에 집중됐던 우크라이나의 종심타격이 민간 유통망을 통해 분산된 러시아 군수 공급망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18일(현지시간) 예브게니 페르비쇼프 러시아 탐보프주 주지사는 이날 새벽 코톱스크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센터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야간 근무자 7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주 옐렉트로스탈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센터도 같은 날 공격받았다. 회사 측은 코톱스크 시설의 화재는 진압됐으며 옐렉트로스탈에서는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와일드베리스는 고려인 출신 기업인 타티야나 킴이 2004년 창업한 러시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로, 국내에서는 ‘러시아판 쿠팡’으로도 불린다. 특히 옐렉트로스탈 물류센터는 지난해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으로 보도된 지역이다. 다만 이번에 피격된 시설이 당시 북한 노동자들이 배치된 동일 사업장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러 드론 부품·항법장비 공급시설”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군이 러시아의 드론 생산용 부품과 항법장비 공급에 이용된 물류시설 두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공격받은 와일드베리스 시설이 민간 상품뿐 아니라 러시아 무인기 생산에 필요한 이중용도 부품의 보관·배송 거점으로 활용됐다는 주장이다. 같은 날 모스크바주 노긴스크에서는 격추된 드론 잔해가 유류기지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2명이 다쳤고 인근 산부인과 병원도 대피했다. 러시아 당국은 밤사이 모스크바주를 겨냥한 대규모 드론 공세가 이어졌다고 주장했지만 전체 발사·격추 규모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완성품 공장 넘어 후방 물류망까지 타격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드론 생산망을 완성품 공장뿐 아니라 부품 조달과 보관, 배송을 담당하는 후방 물류망까지 추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자상거래 물류망은 전자부품과 배터리, 통신·항법장비를 전국 단위로 신속하게 분류·배송할 수 있어 전시에는 민간과 군수 유통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 대규모 드론 공세는 러시아 수도권 방공망에도 상당한 부담을 준다. 러시아가 모스크바와 주요 산업시설의 방어를 강화하면 전선과 군사기지에 배치할 방공자산이 줄어들 수 있고, 방어망을 넓게 분산하면 개별 시설의 방어밀도가 낮아진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을 막기 위해 고가 요격탄과 전자전·감시자산을 계속 투입해야 하는 비용교환비 문제도 커진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을 집중 타격해 연료 생산과 공급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제능력이 줄면서 현지 휘발유 생산량이 계절 평균의 약 65% 수준까지 떨어졌고, 러시아 정부는 대형 유통업체의 식품 배송차량에 연료를 우선 공급하는 조치까지 내놨다. 민간인 사상에 국제법·외교 부담다만 민간 물류시설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우크라이나에도 정치·법적 부담이다. 우크라이나가 해당 시설의 군수 기능을 주장하더라도 예상되는 민간 피해가 구체적인 군사적 이익에 비해 과도했는지, 피해를 줄이기 위한 표적 선정과 공격 시점 조정 등 예방조치를 취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을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로 규정해 보복 공격과 추가 동원의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러시아의 드론 공급망을 교란하는 군사적 효과와 서방의 지원 여론을 훼손할 수 있는 민간 피해 사이에서 정교한 표적 선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하정우 “AI, 핵무기처럼 관리하는 시대 온다…초과 세수 청년 성장에 투자해야”

    하정우 “AI, 핵무기처럼 관리하는 시대 온다…초과 세수 청년 성장에 투자해야”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청년 고용 감소와 양극화에 대비하기 위해 초과 세수를 미래세대와 지역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 전 수석은 18일 한국경제인협회 제주하계포럼에서 “AI로 기업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고용이 줄어드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며 “고용 없는 성장과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어 초과 세수를 미래 먹거리뿐 아니라 청년 세대와 지방 성장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 한국의 경쟁력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꼽았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특이점은 메모리’라는 발언을 소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에는 분명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 전 수석은 AI가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 단위인 ‘토큰’을 생산하는 ‘지능 공장’ 구축 경쟁이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전 수석은 “각국이 AI를 핵무기처럼 관리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앞으로는 강력한 AI 모델 자체가 수출 통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앞으로는 지능을 수출하는 국가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버린 AI를 단순히 한국어를 잘하는 AI가 아니라 전력과 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GPU), 데이터센터, 데이터, 원천기술, 응용기술 등 AI 생태계 전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하 전 수석은 “필요한 자원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확보하려면 협상 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그 핵심이 메모리 반도체”라며 “세계적인 제조 경쟁력 역시 한국의 중요한 무기”라고 말했다. AI 3대 메가 프로젝트를 “고부가가치 지능 토큰 생산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하며 태평양 해저케이블 투자 필요성도 제시했다. AI 확산에 따른 사회 변화에 대한 대비도 주문했다. 그는 “AI로 기업 생산성이 높아지면 고용이 줄어드는 것은 필연적이다. 고용 없는 성장과 K자형 양극화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초과 세수를 미래 먹거리에도 써야 하지만 청년 세대 성장과 지방 성장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 “기후·전력·고령화 복합위기…보험, 리스크 경고하는 ‘연구소’ 돼야”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 “기후·전력·고령화 복합위기…보험, 리스크 경고하는 ‘연구소’ 돼야”

    정경선 현대해상 지속가능최고책임자(CSO) 부사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신기업가정신’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앞으로 한국이 마주할 가장 큰 위기는 기후변화와 인공지능(AI), 초고령화가 동시에 닥치는 ‘복합 위기’”라며 “사람과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미래를 위한 보험료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한국이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기후재난, 미중 갈등과 관세전쟁 등 복합적인 위험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화가 약화되면서 자원 확보 비용은 높아지고 효율성은 떨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전환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을 통해 협력사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전환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심각한 위험으로는 초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현재 생산가능인구 4~5명이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20~30년 뒤에는 1.5명이 1명을 부양하는 구조가 된다”며 “돌봄은 아직 자동화하기 어려운 영역이어서 간병과 돌봄 비용이 폭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생산가능인구 감소뿐 아니라 돌봄 인력이 다른 산업에서 빠져나가는 만큼 경제적 손실은 훨씬 커질 것”이라며 “지금 예상하는 비용보다 실제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복합위기 시대에 정 부사장은 보험사의 역할이 단순한 보상에서 위험 예방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부사장은 “보험사는 기업이 위치한 지역을 기반으로 기후 리스크, 인구구조 등 주변 산업 분석을 통해 먼저 위험 리스크를 제시하는 일종의 ‘연구소’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후 다시 보험으로 연결되는 ‘토탈 리스크 관리 매니지먼트’가 돼야 한다고 보고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군함 80% 한국서 만들자”는데…美, 바로 못 사는 이유 [밀리터리+]

    “군함 80% 한국서 만들자”는데…美, 바로 못 사는 이유 [밀리터리+]

    미국 군함의 75~80%를 한국에서 건조한 뒤 미국에서 최종 조립하자는 구상이 나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조선 역량을 활용해 미국 해군의 함정 건조 지연을 줄이자는 취지다. 다만 이는 미국 정부가 확정한 사업 방식이 아니라 미 의원이 제시한 아이디어다. 해외 건조를 제한하는 법과 노조 반발, 현지 공급망 부족도 넘어야 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26 한미 조선 협력 전략대화’에서 아미 베라 미 하원의원은 선체를 비롯한 군함의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라 의원은 “선박의 75~80%를 한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이 이를 구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감한 군사기술이 들어가는 장비는 미국에서 생산하고, 한국에서 만든 선체와 부품을 미국으로 가져가 최종 조립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미국의 부족한 생산능력은 한국 조선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 조선업계를 직접 거론하며 외부에서 건조한 선박을 구매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펜실베이니아주 육군전쟁대에서 열린 ‘국방혁신서밋’에서 “한국과 다른 지역에서 오는 기업들 몇몇을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와 선박 건조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지역 밖에서 만들어진 일부 선박도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지역 밖’이 미국 영토 밖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가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미 해사청용 국가안보 다목적선이 건조되고 있다는 점을 함께 거론했지만, 이를 한국에서 만든 미 해군 전투함을 곧바로 구매하겠다는 뜻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신속히 건조할 수 있는지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노후 함정을 빠르게 교체하려면 동맹국의 조선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은 셈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80% 건조’는 아직 미 해군이나 국방부가 채택한 공식 방침이 아니다. 미국이 실제 계약을 추진하려면 법과 제도부터 손봐야 한다. 최종 조립만 미국서 한다고 해결될까 미국은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라 해군 함정과 선체의 외국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현재 미 의회가 논의 중인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는 일부 비전투함에 예외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전투함까지 한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완성에 가까운 선체를 만든 뒤 미국에서 전투체계와 무장을 탑재하는 방식도 현행 규정을 자동으로 피할 수 있는 해법은 아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해외에서 제작한 선체와 대형 블록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별도로 정해야 한다. 미국 조선업계와 노동조합의 반발도 변수다. 대규모 물량을 한국 조선소에 맡길 경우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군함 건조가 지역 경제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직결된 만큼 의원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쉽지 않다. 미 해군의 발주 관행도 속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브리트니 클레이턴 랜드대학원 교수는 미 해군이 건조 과정에서도 설계를 계속 변경한다며 복잡한 획득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조선소가 공정을 맡더라도 설계가 자주 바뀌면 비용과 납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분산형 건조가 반드시 더 싸고 빠른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제작한 대형 선체 블록을 미국까지 운송하고 현지 조선소에서 정밀하게 결합하려면 별도의 물류·생산 체계가 필요하다. 미국 내 숙련 인력과 기자재 공급망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한국의 빠른 건조 능력을 온전히 활용하기 어렵다. 한화는 현지화, HD현대는 단계적 협력 국내 조선업계도 미국 시장을 바라보는 전략에서 차이를 보였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최고경영자(CEO)는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생산 방식을 사례로 들었다. F-35 부품을 여러 나라와 기업이 나눠 생산하듯 군함도 국가별로 공정을 분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를 미국 사업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한국에서 확보한 설계·건조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미국 내 생산기반과 연결해 미 정부의 공급망 단절 우려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HD현대는 미국 조선 생태계와의 관계 구축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석환 HD현대 미국법인장은 조선소만 확보한다고 선박을 자동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현지 계약업체와 협력업체, 엔지니어링 기업 등과 단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도 한국 조선사의 역량을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미 해군은 최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전투함과 급유함의 설계·건조 능력을 묻는 정보요청서를 보냈다. 당장 한국 조선소에 군함을 발주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미국이 기존 건조 방식만으로 함정 부족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신호로 볼 수 있다. 청와대도 한미 양국이 조선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오는 23일 워싱턴DC에 한미조선협력센터를 열고 공동 건조와 공급망, 인력 양성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실적으로는 급유함과 수송함 등 비전투함, 선체 블록 제작, 설계 지원, 유지·보수·정비 분야부터 협력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이후 미국이 법을 개정하고 현지 생산기반을 확충해야 전투함 공동 건조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한국에서 군함의 80%를 만들자는 구상은 미국의 함정 부족과 한국의 건조 능력을 연결한 매력적인 해법이다. 그러나 의원의 제안이 실제 발주로 바뀌려면 미국의 법과 정치, 노조, 공급망이라는 장벽부터 넘어야 한다.
  • GC녹십자, 美 진출 노리고 오창공장 1400억 투자

    GC녹십자, 美 진출 노리고 오창공장 1400억 투자

    GC녹십자가 미국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SCIG)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한다. GC녹십자는 충청북도청에서 충청북도, 청주시와 청주시 내 중장기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GC녹십자는 오창공장에 향후 8년간(2026년~2033년) 총 5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해당 투자 계획에는 중장기 연구개발(R&D) 비용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 중 20% SCIG 생산 설비 구축에 투입되는 비용은 1400억원이다. 회사는 최근 ‘더 팹 파이브’(THE FAB FIVE) 선언을 통해 시장 가치와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5대 최우선 순위 파이프라인을 재정립한 바 있으며, ‘20% SCIG’(GC5136B)를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상위 자산으로 선정했다. 이번 대규모 설비투자로 SCIG 전용 라인 구축 및 상용화 로드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비임상 단계에 있는 20% SCIG는 최적화된 공정을 바탕으로,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3상 시험계획서(IND)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GC녹십자는 해당 파이프라인의 상용화 후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GC녹십자가 이번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는 배경에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의 압도적인 시장성이 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연간 20조원(144억 달러) 이상의 세계 최대 시장이다. 현재는 정맥주사(IV) 제형의 사용 비중이 높지만, 환자의 자가 투여가 가능해 편의성이 우수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 출시된 20% 고농도 SCIG 제품은 단 3종에 불과하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부가가치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혈장분획제제 영역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용범 “韓, AI 혁명 가장 빠르고 전방위적…신국가론·신재정론 집중”

    김용범 “韓, AI 혁명 가장 빠르고 전방위적…신국가론·신재정론 집중”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7일 “대한민국은 AI(인공지능) 혁명이 가장 빠르고 가장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장 가운데 하나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구보다 먼저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AI시대 거시적 생산관계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AI 분야 석학 등이 참여한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합니다’(We Must Act Now: A Statement on AI’s Transformation of the Economy)라는 성명을 거론하며 “(AI 시대를 맞아) 지금부터 새로운 제도와 거버넌스를 준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내가 최근 발표한 ‘AI 생산혁명론’ 연작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고자 한다”며 “내가 앞으로 집중하려는 것은 두 번째 갈래, 즉 AI 혁명 시대의 신국가론이자 신재정론이라 부를 수 있는 거시적 생산관계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생산혁명 시대에 국가는 어떤 경제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재정은 단순한 재분배를 넘어 어떻게 생산능력을 조직하고 미래 역량을 축적하는 제도가 되어야 하는가. 국가와 기업, 금융은 어떤 새로운 생산관계를 형성해야 하는가”라고 적었다. 김 실장은 이러한 생산관계에 대해 “이 분야는 아직 충분한 이론도, 검증된 정책모형도 존재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지금 필요한 건 이념적 구호가 아니다.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가설, 그리고 이를 둘러싼 생산적인 토론이다. 앞으로 신국가론과 신재정론을 차례로 탐색해 보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 뤼튼 박민준 “내년이면 사무 업무 대부분 AI 비서가 할 것…AI 시대 승부처는 데이터”

    뤼튼 박민준 “내년이면 사무 업무 대부분 AI 비서가 할 것…AI 시대 승부처는 데이터”

    박민준 뤼튼테크놀로지 대표는 “내년이면 사람이 컴퓨터로 수행하는 대부분의 사무 업무를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기업들이 AI를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데이터 체계를 미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경제인협회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AI 기술 도입은 쉬웠지만, 기업의 AI 전환(AX)은 없었다’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생성형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액션 에이전트(Action Agent)’ 시대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등에 직접 접속해 구독 취소나 배송 변경, 쿠폰 발급 등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내년이면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AI 비서가 따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지 않더라도 AI가 컴퓨터를 직접 조작해 대부분의 사무 업무를 처리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AI 도입보다 AI 전환(AX)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자료에 쉽게 접근하고 업무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정리해 놓아야 한다”며 “AI가 달릴 수 있는 ‘철도’를 먼저 깔아주는 것이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뤼튼 역시 생존을 위해 AX를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글로벌 AI 기업과 경쟁하려면 적은 인원과 자본으로도 생산성을 극대화해야 했다”며 “AX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AI 산업의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AI 기업 앤트로픽이 공개한 ‘컴퓨터 유즈(Computer Use)’를 전환점으로 꼽으며 “과거에는 AI가 답변만 했다면 이제는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AI가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AI를 ‘똑똑한 신입사원’에 비유했다. 그는 “신입사원이 입사하자마자 1인분을 하지 못하듯 AI도 업무를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기업이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정리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AI 전환 과정에서는 조직 문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리하게 AI를 도입하면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며 “임직원들이 직접 AI를 사용해 업무 환경이 개선되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핵심 업무부터 AI와 함께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뤼튼의 내부 AX 사례도 소개했다. 박 대표는 “하나의 AI 에이전트에 모든 역할을 맡기면 맥락이 복잡해져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업무별로 역할을 나눈 ‘멀티 에이전트’ 체계가 훨씬 높은 효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무소속 한동훈·민주당 이건태, 보완수사권 폐지 ‘끝장토론’

    무소속 한동훈·민주당 이건태, 보완수사권 폐지 ‘끝장토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7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공개 토론 제안에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응한 데 대해 “감정싸움이 아니라 국민의 관점에서 생산적인 토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여당 인사들을 향해 잇따라 공개 토론을 제안한 지 사흘 만에 맞상대가 정해지면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끝장토론’이 성사됐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스스로 ‘이재명 대장동 변호인’이라는 민주당 이건태 의원이 제가 드린 보완수사권 폐지 토론 제의에 민주당 대표 선수로 응해주셨다”며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에 앞장선 분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김한규 의원 등, 유시민 평론가, 송영길 의원까지 모두 거절하길래 이 중요한 토론이 성사 안 되나 했는데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한 의원의 공개 토론 제안을 수락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검사 20년,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 대장동 사건 변호인으로 정치 검찰의 실상을 직접 겪었던 저와 토론하자”며 “국민이 보는 앞에서 보완수사권 폐지가 왜 필요한지, 검찰이 왜 수사권을 가져가서는 안 되는지 하나하나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번 토론은 한 의원이 지난 14일 김한규 민주당 의원 등을 향해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국민 앞에서 공개 토론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한 의원은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 누구라도 좋으니 뒤로 숨지 말고 국민들 앞에서 공개 토론하자”고 했다. 한 의원과 이 의원은 모두 검사 출신이다. 이 의원은 사법연수원 19기로, 한(사법연수원 27기) 의원보다 선배다. 양측은 향후 토론 시기와 장소, 진행 방식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 최태원 “SK하이닉스 주식 우상향…‘대졸 인재’ 시대 끝나간다”

    최태원 “SK하이닉스 주식 우상향…‘대졸 인재’ 시대 끝나간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주가에 대해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보면 우상향한다”며 장기 보유를 당부했다. 한국의 인공지능(AI) 산업은 미국과 중국을 따라가기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와 ‘AI가 가져올 미래와 한국경제의 성장 담론’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사회는 이재욱 서울대 AI연구원장이 맡았다. 이날 대담에서 SK하이닉스 주가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은 최 회장은 “주가는 기업의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며 “기대가 커지면 크게 오르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시 조정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아직 4살짜리 아이와 같지만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메모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메모리 수요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한 것도 이런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라며 “다음 달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샀다 팔았다 하기보다 그냥 보유하는 것이 자산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가 너무 빨리 올라 현실을 적응시키는 과정에서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가 신입사원 채용에서 학력 제한을 폐지한 것을 언급하며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만 인재라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생이나 대학 재학생, 더 어린 인재를 채용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며 AI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으로 인간 고유의 사고력과 공감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AI 도입으로 생산성이 높아졌다면 사람을 줄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을 계속 만들어야 성장할 수 있고 직원들도 특정 직무에 머무르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산업의 경쟁 구도와 관련해서는 미국·중국과 정면승부가 아닌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최고 성능의 AI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고, 중국은 토큰 비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미국은 훨씬 많은 비용을 쓰지만 중국은 적은 비용으로도 성능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국처럼 토큰 비용을 낮추기도 어렵고 미국의 품질 경쟁을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다”며 “AI 인프라를 구축한 뒤 그 위에서 미국과 중국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나 한국이 강점을 가진 틈새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부담스러워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이나 AI 애플리케이션을 수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는 메모리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 역량과 지능을 수출하는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도입이 단순한 인력 감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생산성이 높아졌다면 사람을 줄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을 계속 만들어야 성장할 수 있고 직원들도 특정 직무에 머무르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쟁 중인데 대선 불복 타령”…트럼프 연설, 美방송사도 외면 [핫이슈]

    “전쟁 중인데 대선 불복 타령”…트럼프 연설, 美방송사도 외면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대국민 연설을 열고 2020년 대선과 선거 조작 의혹을 다시 꺼냈다. 백악관은 미국인들이 “충격받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주요 방송사들은 반복되는 허위 주장 가능성을 우려해 생중계를 외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약 24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선거제도와 투표기 보안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외국 세력이 미국 선거에 영향을 주려 했으며 정보기관과 이른바 ‘딥스테이트’가 이를 은폐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2020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미 유권자 정보 2억 2000만 건을 불법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는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정당 선호도 등 유권자 등록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악관 정부 투명성 태스크포스와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가 관련 자료를 수집했으며 자신이 조사 결과를 직접 검토했다고 말했다. 당시 미 정보당국이 중국의 정보 확보 사실을 알고도 자신과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 등 적대국과 비국가 단체가 미국 선거 인프라를 침해할 능력을 갖췄다는 기밀 해제 보고서도 공개했다. 백악관은 연설과 함께 관련 문건을 모은 별도 웹사이트를 열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언론은 중국이 확보했다는 유권자 파일이 이미 공개된 기록에 가깝다고 팩트체크했다. 실제 투표 결과 조작이나 부정선거를 뒷받침할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0년 당시 미국 정보당국은 외국 정부가 투표 집계나 투표용지를 조작해 대선 결과를 바꾸려 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정보기관 수장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사였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월 관련 평가를 보고받고도 당시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기록이 없다고 전했다. 이란전 확대됐는데 “곧 성과 볼 것” 한마디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초반 약값 인하 등 자신의 국정 성과를 열거했다. 미국이 이전보다 안전하고 강하며 부유해졌다고 강조하며 선거 유세를 연상시키는 자화자찬도 이어갔다. 반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 범위를 넓히는 상황에서도 전쟁 목표나 출구전략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미군은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한다며 엿새째 공격을 이어갔고, 교량 등 기반시설까지 타격 대상으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에서 “크게 이기고 있다”며 “그 노력의 결실을 매우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실의 의미나 공습 종료 조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은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전쟁 중 대국민 연설을 열고도 현재의 안보 위기보다 6년 전 자신이 패배한 선거에 더 무게를 뒀다는 비판이 나온다. 백악관이 예고한 ‘충격적인 내용’도 새로운 정책 발표보다는 기존 선거 의혹을 확대 재생산한 데 가까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유권자 등록 때 미국 시민권을 입증하도록 하는 ‘미국 유권자 자격 보호법’(SAVE Act) 통과를 의회에 촉구했다. 비시민권자의 연방선거 투표는 이미 불법이며 실제 사례도 드물다고 AP는 전했다. 시민단체들은 법이 시행되면 출생증명서나 여권 등을 곧바로 제출하기 어려운 유권자 수백만 명이 선거 참여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CNN·ABC·NBC 외면…폭스만 끝까지 생중계 미국 주요 방송사의 대응도 이례적이었다. 폭스뉴스와 폭스는 연설 전체를 생중계했지만 CNN과 ABC, NBC는 정규 방송망에서 실시간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ABC와 NBC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연설을 제공하면서 중대한 발표가 나오면 정규 방송을 중단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실제 연설에서는 긴급 편성할 만한 새로운 정책이나 국가안보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CNN도 연설을 뉴스 사건으로 취급해 내용을 지켜봤지만 생중계는 하지 않았다. 진행자 케이틀런 콜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사실과 다르거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반복해왔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CBS는 정규 프로그램 대신 특별보도를 편성하고 전문가 분석과 사실 검증을 함께 제공했다. 진보 성향 방송 MS NOW는 연설을 중계하다가 약 17분 만에 끊고 분석으로 전환했다. 연설이 끝날 때까지 화면을 계속 내보낸 주요 방송은 사실상 폭스뉴스뿐이었다. 백악관은 연설 전 주요 방송사에 생중계를 촉구하며 미국인들이 대통령의 말을 직접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실시간으로 그대로 전달하는 대신 내용을 확인한 뒤 보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 “푸틴, 최악의 약점 뚫렸다”…전략폭격기 기지서 대폭발 [밀리터리+]

    “푸틴, 최악의 약점 뚫렸다”…전략폭격기 기지서 대폭발 [밀리터리+]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장거리 공습의 핵심 거점인 엥겔스-2 공군기지를 다시 겨냥했다.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자리한 기지 주변에서는 강한 폭발과 화재가 포착됐지만, 전략폭격기 피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6일(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와 키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사라토프주 엥겔스와 인근 사라토프에서 이날 새벽 드론 공습경보가 울린 뒤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현지 주민들이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는 밤하늘을 밝히는 섬광과 기지 방향에서 치솟는 불길이 담겼다. 러시아 독립매체 아스트라는 공개된 영상을 분석해 엥겔스-2 기지 안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쟁 상황을 추적하는 일부 채널도 영상 속 화재 지점을 군 기지 내부로 특정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러시아도 군사시설 피해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로만 부사르긴 사라토프주 주지사는 드론 위협으로 방공망이 가동됐으며 일부 민간 시설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조사 결과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엥겔스 공군기지 피해 여부에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러 본토 600㎞ 날아 전략폭격기 거점 겨냥 엥겔스-2 기지는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약 600㎞ 떨어져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향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때 활용하는 대표적인 후방 공군기지다. 이곳에는 Tu-95MS와 Tu-160 전략폭격기가 배치돼 있다. 두 기종은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으며, 러시아군은 실제 전쟁에서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Kh-101 등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이들을 투입해왔다. 엥겔스 기지는 러시아 장거리 항공전력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번 공격으로 폭격기나 활주로, 연료·탄약 시설이 손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공개된 영상만으로는 폭발 지점과 피해 범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후방의 전략폭격기 기지 주변까지 도달했다면 러시아 방공망의 부담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전선과 가까운 군사시설뿐 아니라 본토 깊숙한 곳의 비행장과 정유시설, 탄약고까지 동시에 방어해야 한다. 엥겔스 기지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을 여러 차례 받았다. 2022년 12월에는 드론 공격으로 Tu-95MS 폭격기가 손상된 정황이 나왔고 같은 달 두 번째 공격에서는 기지 기술요원 3명이 숨졌다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 지난해 3월에도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기지 일대에서 거대한 폭발과 2차 폭발이 이어졌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주변 주택과 민간 시설이 파손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군은 탄약 저장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폭격기 숨겨도 활주로·연료시설은 그대로 노출 러시아는 반복되는 공격에 대응해 엥겔스 기지에 전략폭격기용 대형 방호시설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위성사진에서는 Tu-95MS와 Tu-160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격납고 최소 17개가 건설 중인 정황이 확인됐다. 러시아는 그동안 전략폭격기를 야외 계류장에 세워뒀다.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이어지자 폭격기 위에 타이어를 올리거나 계류장 바닥에 가짜 항공기 형상을 그리는 임시방편도 동원했다. 그러나 드론이 연료 저장고와 탄약시설, 항공기 자체까지 위협하자 결국 대형 방호시설 건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Tu-95MS는 이미 생산이 끝났고, Tu-160도 생산 재개 속도가 더디다. 한 대를 잃으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러시아로서는 폭격기 보호가 절실하다. 하지만 격납고가 항공기 자체를 숨겨도 활주로와 연료 저장고, 탄약시설, 정비 장비까지 모두 가릴 수는 없다. 비행장 기능을 유지하려면 항공기뿐 아니라 넓게 퍼진 기반시설이 함께 살아남아야 한다. 나토와 우크라이나도 이런 약점을 겨냥하고 있다. 두 측은 항공기를 한 대씩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활주로와 지상지원 시설, 복구 장비를 반복 타격해 비행장 전체를 장기간 마비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번 폭발이 실제 엥겔스 기지 내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러시아가 폭격기용 격납고를 늘리고도 기지 전체의 취약성은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을 다시 보여주게 된다.
  • 양양 연안에 ‘돌기해삼’ 양식단지…18만마리 방류

    양양 연안에 ‘돌기해삼’ 양식단지…18만마리 방류

    강원 양양군은 돌기해삼 특화 양식 단지를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단지는 현남면 동산리와 인구리 연안에 만들어진다. 9월까지 다목적 해삼 모듈 50기를 설치한 뒤 해삼 종자 18만 마리를 방류한다. 돌기해삼은 육질이 뛰어나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고부가가치 수산물이다. 군은 2021년부터 해삼 모듈 364기를 설치하고 해삼 종자 172만 8000마리를 방류하는 등 돌기해삼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량은 지난해 8603㎏으로 전년(6545㎏)보다 30%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생산액은 1억 6300만원에서 1억 8300만원으로 12% 늘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서식 기반을 꾸준히 확충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자원량과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 하남시장 “K-컬처·국가정원·AI로 ‘기업·일자리 도시’로 도약한다”

    하남시장 “K-컬처·국가정원·AI로 ‘기업·일자리 도시’로 도약한다”

    서울과 맞닿은 뛰어난 교통망에도 ‘베드타운’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경기 하남시가 산업도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17일 미사섬에 조성을 추진중인 K-컬처 복합단지와 국가정원, AI 혁신클러스터를 앞세워 기업을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수도권 동부 경제거점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경기도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하남시 재정자립도는 A등급(매우 우수)이지만 인구·사업체·고용은 C등급(보통),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D등급(미흡)으로 평가됐다. 2023년 기준 하남시의 1인당 GRDP는 서울 강남구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수도권 최고 수준의 교통망을 갖췄지만 산업 기반이 부족해 주민 상당수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법인지방소득세도 격차가 크다. 2025년 기준 하남시는 330억 원으로 화성시(4076억 원)의 12분의 1, 이천시(3032억 원)의 9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지역 경제를 이끌 대기업과 첨단산업 유치가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하남시는 투자유치 전담 조직을 신설해 기업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이글루코퍼레이션과 성원애드피아, 연세하남병원 등 13개 기업·기관을 유치해 약 1조 원의 투자와 2500여 개의 일자리를 확보했다. 시는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K-컬처 복합단지와 국가정원 조성사업을 연계할 계획이다. K-팝 전문 공연장과 영화·영상 제작시설, 한강 수변 국가정원이 들어서면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과 관광객 유입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교산신도시에는 약 3조 원 규모의 AI 혁신클러스터도 조성한다. AI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을 집적해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K-컬처와 함께 하남의 미래 성장을 이끌 양대 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시장은 “도시 경쟁력은 인구보다 기업과 일자리에서 나온다”며 “산업 기반을 확충해 시민들이 지역 안에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경제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KB국민은행-코스닥협회, 코스닥 활성화 업무협약

    KB국민은행이 코스닥 상장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코스닥협회와 협력을 강화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코스닥협회와 ‘코스닥시장 활성화와 코스닥 상장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두 기관은 코스닥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서비스를 연계한 맞춤형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한 기업 대출을 비롯해 성장 단계별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기 위한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 [정은귀의 시선] 여름날의 일

    [정은귀의 시선] 여름날의 일

    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은 얕은 물가에서 꾸물대지 않고 일 속으로 머리부터 뛰어들어 확실한 몸짓으로 헤엄쳐 보이지 않네. 그 일에 완전히 동화된 듯싶어, 반쯤 잠긴 공처럼 튀어 오르는 검고 매끈한 바다표범 머리처럼. 나는 무거운 짐 끄는 황소처럼 스스로 멍에를 멘 사람들을 좋아해. 물소처럼 묵묵히 참으며 끄는 이들. 진흙탕 속에서 끙끙 앞으로 나아가고 해야 할 일을 계속해서 해내는 이들을. -마지 피어시, ‘쓰임이 되기 위해’ 중 여름에 읽기 좋은 시들을 찾아 정리하다 공통점을 하나 발견한다. 모두 무언가를 하고 있다. 이 삶의 목적이 무언지 질문하던 시인은 밭에 나가 잡초를 뽑는다. 아침의 경이를 발견하는 것도 시인의 눈이다. 여름 저녁엔 세상의 소음 가운데 책을 읽으며 고요에 깃들기도 한다. 오늘 읽는 시는 우리에게 수영하는 사람을 보여 준다. 제목이 뜻밖이다. ‘To Be of Use’라니, ‘쓸모 있기 위하여’ 정도가 금방 생각난다. 시의 제목으로는 좀 직접적이지 않나 싶지만 여기서 ‘use’가 효율이나 생산성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세계의 실제적인 필요에 자신을 내어주는 일을 말하기에 ‘쓰임’으로 옮긴다. 시인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한다. 모두 일하는 사람들이다. 첫 연에서 노동은 수영에 비유된다. 여기서 얕은 물가는 단순한 위치가 아니라 일의 주변부에서 미적거리며 시간을 끄는 걸 말한다. 머리부터 뛰어든다는 것은 전적으로 몰입한다는 의미겠다. 어느새 보이지 않게 헤엄쳐 가는 사람들. 그들은 그 일에 완전히 동화되어 물결 속에서 유영한다. 시인은 이어 황소와 물소의 육중한 이미지로 일을 묘사한다. 노동은 깨끗하거나 우아하지 않다. “진흙탕 속에서 끙끙 앞으로 나아가고”는 노동이 얼마나 질기게 우리를 얽어매는지 실감나게 보여 준다. 이는 육체노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일은 우리에게 헌신과 몰입을 요구한다. 시간에 맞추어 배달하는 일, 조사하는 일, 마감 시간에 쫓겨 기사를 쓰는 일, 갈등과 이견을 조정하는 일, 납품 날짜를 맞추는 일, 심사하고 판단하는 일, 짓고 짜고 만드는 일, 모두 열정과 끈기, 결단력, 버티는 힘을 필요로 한다. 시 뒷부분에서 시인은 개인의 몰입과 지속적인 헌신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리듬을 이야기한다. 일에서 각자의 개별적인 성취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동작이 다음 사람의 동작으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리듬을 응시하는 시인은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을 말한다. 혹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노동이 너무 낭만적으로 이상화되는 건 아닌지? 그러나 시인은 분명히 말한다. 일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어렵고 난처한 일이기에 많은 이들은 얕은 물가에서 머뭇거릴 것이다. 물결을 거슬러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기에 머리부터 뛰어들어 헤엄쳐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은 단 한 번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일이어야 한다. 내게서 네게로, 우리에게로. 방학이 되었지만 나의 일도 같은 리듬으로 이어진다. 매일 읽고 쓰는 일은 상상만큼 우아하지 않다. 나의 일도 진흙탕 속에서 끙끙거리듯 고심 속에서 무언가를 이어 간다. 답 없는 미로를 자주 헤맨다. 시인은 ‘세계의 일은 진흙처럼 흔하다’고 말하는데, 흔하다(common)는 건 공동의 작업이라는 의미도 된다. 노동은 진흙을 빚는 것, 무형에서 유형으로 형식을 만드는 일이다. 언제부턴가 노동의 의미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우리. 떠나서 놀고만 싶은 우리, 작은 노력으로 큰 것을 얻고 싶은 우리에게 매일 반복되는 일의 의미를 한번 말해 보고 싶었다. 뜨거운 계절에는 더 단단하게 우리를 여며 줄 무언가가 필요하기에. 오늘 우리는 무엇을 빚고 있는지. 나의 손과 발, 머리가 하는 일이 이 세계에 어떤 쓰임이 될지, 그걸 상상하며 일에 몰입하는 것, 즐겁지 아니한가? 그 일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의 리듬이 된다면 더욱!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바다거북과 붉은 노을… 하와이가 내게로 왔다

    바다거북과 붉은 노을… 하와이가 내게로 왔다

    시간을 늦추는 섬, 마우이거대한 바위처럼 엎드린 바다거북머물고 싶은 야자수 해변·금빛 노을 산불에도 변함없는 바다·화산 숨결에너지 넘치는 섬, 오아후개발·도시화에도 자연 보전은 철칙태양의 서커스·카카오 과수원 체험도심·태평양 품은 레아히 풍경 압권 바다거북이 열댓 마리가 모래사장 위에 거대한 바위처럼 엎드려 있다. 무리 사이로 작은 바다거북 한 마리가 천천히 모래 위를 기어오른다. 태평양 너머로 붉은 석양이 번지고, 노을빛이 거북들의 단단한 등껍질을 감싸는 순간 하와이 마우이섬 북쪽 호오키파 해변은 거대한 자연극장으로 변한다. 등껍질에 붙은 해조류와 기생생물을 햇볕에 말리고 떼어내기 위한 자연스러운 생태 활동이다. 여행자의 눈에는 마우이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장면으로 남는다. 바다거북이 머무는 호오키파 해변을 뒤로하면 마우이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면적 약 1883㎢의 마우이는 제주도(약 1847㎢)보다 조금 큰 하와이 제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바다와 화산, 농촌 풍경이 어우러진 섬이다. 북쪽 해안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만났다면, 서쪽 카아나팔리 해변에서는 천천히 흐르는 휴식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카아나팔리 해변은 카훌루이 공항에서 차로 약 45분 거리다. 카아나팔리 해변에서 맞는 아침은 창을 열면 먼저 들려오는 것이 파도 소리이고, 발코니 너머로는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과 수평선 너머 몰로카이섬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여행의 중심은 많은 일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풍경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에 있다. 에릭 프랭컴 더 웨스틴 마우이 리조트 앤 스파 마케팅 총괄이사는 “일정을 채우기보다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며 “천천히 쉬는 것이 마우이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마우이는 단순한 휴양지라는 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화산이 빚어낸 대지, 바다와 함께 살아온 문화, 변치 않는 풍경을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여유가 이 섬에는 있다. 이곳에서의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한 사람과 오래 간직할 장면을 만들어가는 시간에 가깝다. 마우이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김연주 윤스택시 대표는 “사이가 좋지 않던 사람들도 며칠 머무르다 보면 관계를 회복해서 나간다”고 전했다. 2023년 8월 발생한 대형 산불은 마우이의 시간을 잠시 멈춰 세웠다. 옛 하와이 왕국의 수도이자 19세기 태평양 포경 산업의 중심지였던 역사 도시 라하이나를 삼키며 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마우이는 복구와 재건의 시간을 지나며 다시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카아나팔리 해변 주변 리조트와 상점에는 다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로사 하와이 관광청 한국사무소 과장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우이를 찾는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우이를 가장 깊게 느끼는 방법은 시선을 낮추고 바닷속 세계를 마주하는 것이다. 마알라에아 항구 옆에 자리한 마우이 오션 센터는 하와이 해양 생태계를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다. 1998년 문을 연 이곳은 하와이 해양 생태계 보전과 교육을 위해 조성된 시설로, 상어와 가오리,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살아가는 바닷속 세계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혹등고래 전시관에서는 거대한 돔 스크린을 통해 실제 바닷속을 옮겨놓은 듯한 4D 영상이 펼쳐진다. 천장과 벽면을 타고 울려 퍼지는 고래의 울음소리가 공간을 채우면 관람객은 잠시 마우이 앞바다로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한다. 티아라 오션 센터 교육 총괄이사는 “고래들이 매년 겨울 알래스카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이 마우이 바다로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마우이의 서사는 푸른 바다에서 끝나지 않고 거대한 화산의 대지로 이어진다.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의 해발 3055m 할레아칼라 화산의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면 풍경은 몇 차례 변화를 거듭한다. 야자수는 사라지고 붉은 화산 토양과 초록빛 목초지가 펼쳐진다. 렌터카로 올라갈 경우 기온 변화가 크니 가벼운 방풍 재킷을 챙기는 것이 좋다. 해발 500~1000m 고지에 자리한 쿨라 업컨트리는 하와이 하면 떠오르는 해변과는 전혀 다른, 서늘하고 목가적인 풍경을 품은 지역이다. 비옥한 화산 토양과 서늘한 기후 덕분에 다양한 농업이 이어진다. 쿨라 업컨트리의 한 농장인 ‘푸에오 농장’을 운영하는 린다 러브는 붉은 흙을 가리키며 “화산이 만들어낸 이 땅에서 우리는 자연의 흐름을 따라 농사를 짓는다”고 말했다. 이 대지 위에서 만난 특별한 맛은 오스트레일리아 핑거라임이다. 초록색 가죽 같은 껍질에 손가락만 한 크기의 투박한 열매를 반으로 가르자, 투명한 알갱이가 쏟아져 나왔다. 혀끝에 올리고 입안에서 굴리자 알갱이가 톡톡 터지며 라임 특유의 상쾌한 산미가 퍼졌다. 함께 맛본 시원한 코코넛 워터와 코코넛 젤리는 화산 지대 농장이 선사하는 또 다른 자연의 맛이다. 저녁은 드넓은 파인애플 밭 한가운데 자리한 오래된 상점, ‘할리이마일레 제너럴 스토어’에서 이어진다. 빛바랜 간판과 나무 외벽이 남아 있는 이곳은 겉보기에는 소박한 시골 잡화점이지만, 하와이 음식 문화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1990년대 초 하와이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해산물, 육류를 적극 활용해 지역의 개성을 살린 요리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이른바 ‘하와이 리저널 퀴진’의 중심 공간으로 이름을 알렸다. 카아나팔리 해변의 복합문화공간 ‘웨일러스 빌리지’는 마우이의 또 다른 활기찬 모습이다. 럭셔리 브랜드부터 하와이 감성이 담긴 부티크 등 100여개 매장이 입점해 있는 이곳은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광장 한쪽에서 우쿨렐레 강습이 열리고 훌라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의 장이다. 바닷가에 자리 잡은 오션프론트 레스토랑 ‘훌라 그릴’에서는 미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대표 디저트인 마카다미아 넛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쿠키 크러스트를 조합한 ‘훌라 파이’를 맛보는 동안, 창밖의 바다는 식사의 풍경까지 여행의 일부로 만든다. 해가 완전히 저물면 카아나팔리의 밤은 축제의 열기로 물든다. 해변 무대에서 펼쳐지는 ‘드럼스 오브 더 퍼시픽 루아우’에서는 하와이 전통 축제의 리듬이 이어진다. 쿵. 쿵. 쿵. 육중한 북소리와 함께 횃불이 밝혀지고, 무용수들은 훌라를 통해 바람과 파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어지는 불쇼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하 화덕 이무에서 오랜 시간 익힌 전통 돼지고기 요리 ‘칼루아 피그’까지 더해지면, 음악과 음식, 춤이 어우러진 하와이식 밤 풍경이 완성된다. 공연이 절정에 이르면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무대와 하나가 된다. 파도 소리와 불빛, 전통 음악이 어우러진 카아나팔리의 밤은 마우이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로맨틱한 순간으로 남는다. 마우이에서 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법을 배웠다면, 오아후섬에 도착하는 순간 하와이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마우이 카훌루이 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40분이면 닿는 이 섬은 자연 속 휴식이 중심인 마우이와 달리 도시의 활력과 문화의 에너지가 공존하는 곳이다. 고층 빌딩과 쇼핑몰, 레스토랑이 밀집한 호놀룰루는 하와이의 경제·문화 중심지다. 나단 정엽 리 한국하와이 마이스 팀장은 “오아후는 마우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섬”이라며 “하지만 개발과 도시화 속에서도 자연 보전 원칙만큼은 엄격하게 지켜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아후 북쪽에 자리한 카마나누이 과수원에서는 하와이의 또 다른 농업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카카오 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나뭇가지에 럭비공 모양으로 매달린 카카오 열매가 눈에 들어온다. 농장 가이드 켈시가 잘 익은 열매를 반으로 가르자, 안쪽에는 하얀 과육에 둘러싸인 카카오 씨앗이 모습을 드러냈다. 쌉싸름한 초콜릿 맛을 예상했지만, 입안에 퍼진 것은 망고를 닮은 새콤달콤한 열대 과일의 향이었다. 이곳은 카카오 재배부터 발효, 건조, 로스팅, 초콜릿 제작까지 이어지는 ‘팜(농장) 투 초콜릿’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농장이다. 와이키키에서는 하와이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새로운 무대가 펼쳐진다. 세계적인 서커스 예술단 태양의 서커스가 하와이에 선보인 상설 공연 ‘아우아나’다. 하와이어로 ‘새로운 여정을 떠나다’라는 의미를 담은 이 공연은 섬의 신화와 역사를 단순히 재현하는 대신, 공중 곡예와 퍼포먼스, 라이브 음악, 전통 훌라를 결합해 하와이 문화를 현대적인 예술로 풀어낸다. 공중으로 솟구치는 곡예사의 움직임과 무대를 가르는 음악이 이어지는 순간, 하와이의 오래된 이야기는 눈앞의 생생한 장면으로 되살아난다. 오아후 남동부 해안에 우뚝 솟은 레아히(다이아몬드 헤드)는 약 30만년 전 화산 폭발로 형성된 응회구로, 하와이를 대표하는 화산 지형이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약 1시간 안팎이면 충분하지만, 마지막 전망대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걸어 올라온 시간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가파른 계단과 터널을 지나 정상에 서면 와이키키 해변과 호놀룰루 도심,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온다. 19세기에는 군사 요충지로 활용됐던 이곳은 이제 여행자들이 하와이의 자연과 도시 풍경을 동시에 만나는 장소가 됐다. 특히 아침 햇살이 바다를 비추는 순간이나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능선은 오아후에서 만나는 가장 인상적인 풍경 중 하나다. 며칠 동안 마우이와 오아후를 오가며 만난 하와이는 풍경 그 자체보다, 그 앞에 오래 머물게 하는 힘을 가진 곳이었다. 화산이 빚은 대지와 바다, 원주민 문화가 어우러진 두 섬은 바쁜 일상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눈앞의 순간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석양이 내려앉은 호오키파 해변에서 바다거북 무리 사이를 천천히 걸어 나오던 어린 거북의 모습은 그 여정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자연이 만든 풍경과 사람이 이어온 문화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어우러진 하와이는 오래도록 기억되는 로맨틱한 섬이다.
  •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 확보…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속도 붙인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 확보…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속도 붙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를 확보했다. 마지막 외부 주주 지분을 모두 확보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개발, 양산, 자동차 생산 현장 투입 등을 둘러싼 의사결정은 물론 미국 증시 상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028년 휴머노이드 로봇 현장 투입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가 2020년 맺은 계약에 따라 보유 중이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9.65%)에 대한 풋옵션(보통주 매도청구권)을 현대차그룹에 행사했다. 풋옵션은 약정한 조건에 따라 주식을 상대방에게 팔 수 있는 권리다. 이에 따라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존 주주인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이 지분을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보유 비중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참여한 HMG글로벌이 56.5%,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2.6%,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 등이다. 현대차그룹이 처음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약 1조원을 들여 인수하던 2021년 당시 소프트뱅크 지분은 20%였지만, 이후 증자 과정에서 10%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분 인수를 계기로 로보틱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를 추진해 2028년에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 2029년에는 기아 조지아 공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분 관계가 단순해지면서 기업 가치 30조원 이상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작업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드컵쇼 통해 산업활용 가능성 확인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5일(현지시간)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 5일 북중미 월드컵 16강전 하프타임 무대에서 아틀라스가 펼친 퍼포먼스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했다. 아틀라스가 수만 명이 밀집한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를 재현하고 공을 주심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전용 통신 채널을 구축하고, 강한 햇빛과 고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과 제어 기능을 개선했다. 발이 걸리거나 미끄러질 수 있는 잔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발과 잔디 표면 간 상호작용을 모델링하는 방식을 학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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