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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년적자 회사 회생시킨 경규한 사장

    만년적자 회사 회생시킨 경규한 사장

    “그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그룹이 우리를 포기하는구나. 사실상 도산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리바트 경규한(57) 사장은 지난 1999년 6월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해진다고 했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고려산업개발에 편입해 있던 리바트가구가 그룹에서 분리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거치면서 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리바트가구를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리바트가구는 당시 매년 20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사무환경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재직중이었던 경 사장은 “누가 봐도 그룹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한 상태였다.”며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떠올린다. 경 사장의 예상대로 ㈜리바트가 현대그룹의 품에서 벗어나자마자 사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임금 15% 삭감이라는 회사 방침이 알려지자 자발적으로 회사문을 나서는 사원들도 생겨 났다. 그래도 회사를 지키겠다는 사원들이 퇴직금을 모아 자본금 50억원을 마련했다. 협력회사와 대리점들도 힘을 보탰다. 공장 설비는 고려산업개발에서 빌려 썼다. 그러나 독립한 지 1년이 지나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자 전임 사장도 사직했다. 졸지에 사원들의 추대로 2000년 사장직에 오른 경 사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몰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산업개발 감사실 부장과 현대종합목재 관리본부장, 리바트 가구 관리본부장을 거치는 등 ‘재무통’으로 활약한 경 사장이 내린 결론은 ‘짠물경영’과 ‘감동경영’이었다. 그동안 리바트가구가 현대그룹이라는 울타리에 안주하면서 내실없는 ‘과시경영’으로 일관한 게 제일 큰 패착이었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그는 “가구업은 부가가치를 낼 수 없는 업종이기 때문에 튼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야 합니다.IMF때 가구 10대 메이커 중 리바트만 그룹분리라는 형식으로 명맥을 유지했고,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도산해 관리기업으로 추락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라며 절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부터 경 사장은 ‘짠물경영’을 모토로 내걸고 협력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자재는 외상으로 사고, 가구를 팔아 걷어들인 현금은 최대한 확보하는 식으로 ‘캐시 플로(Cash Flow)’를 개선해 나갔다. 매출 규모보다는 영업이익 개선에 주안점을 뒀다. 회사의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내실있는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데 경영방침에 초점이 맞춰졌다. 매출액(2935억원) 기준으로는 가구 업계에서 ㈜한샘 다음이었지만 경 사장은 영업이익을 최대화하는 데만 몰두했다. 결국 사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매년 105억∼1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98년부터 업계 최초로 도입한 소사장제를 6개 생산라인으로 확대했다. 소사장제란 협력업체에 생산라인을 맡겨 생산을 책임지게 하는 방식. 물론 생산에서 나온 이익금은 소사장과 직원들이 함께 나눠 가진다. 회사가 생산직 직원들의 분배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획기적인 경영시스템이다. 경 사장은 소사장제를 확대·개편한 뒤 “근로자들이 회사에 정해진 월급을 받고 시간만 때우는 근로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했다.”면서 “열심히 일할수록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짠물경영’ 방식은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직에도 적용됐다. 회사가 어려울수록 사원 1명이 3명분 일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원이 사장 결재를 받으려고 문 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는 비능률을 없애기 위해 사원들이 직접 컴퓨터를 통해 사장에게 결재를 올리는 무서류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신입사원들도 6개월만 지나면 4∼5년차의 일을 맡을 수 있도록 전자업무를 시스템화했다. 경 사장의 ‘짠물경영’은 결실을 거둬 리바트는 2005년 6월말 현재 직원 1인의 매출액이 10억원에 이를 정도로 견실한 경영구조를 이룰 수 있었다. 경 사장이 들고나온 또 다른 무기는 ‘감동경영’. 고객을 감동시키는 물류서비스와 세련된 디자인만이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서 도입했다. 그는 “IMF를 거치면서 4∼5년 적자를 내는 동안 회사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했었다.”면서 “가구를 배달하는 대리점에 나가보니 ‘경쟁사들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무기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망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경 사장은 물류서비스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했다. 업계 최초로 물류·배송회사들을 협력업체로 끌어들여 가구를 전문적으로 배달하는 택배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컴퓨터나 전화를 이용해 주문하면 공장에서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방식이다. 대리점은 전시장 기능만 맡도록 해 경영부담을 덜어주고, 대신 가구 가격을 인하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냈다. 특히 배송직원들에게 제품·예절·기능교육을 강화해 수준높은 서비스를 이끌어냈다. 가구를 배달·설치할 때는 리바트가구뿐 아니라 타사제품의 손잡이, 문짝, 수평조절 서비스 등을 해줘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도 썼다. “매일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들어가 고객들의 반응을 꼼꼼히 챙긴다.”는 경 사장은 “리바트가구의 배달·설치 서비스에 감동했다는 글을 하루에도 수십건씩 읽을 때가 제일 즐겁다.”며 환하게 웃는다. 경 사장은 디자인 개발에도 회사의 운명을 걸었다. 디자인을 다양화하지 못하면 절대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믿음에서다. 디자이너를 80명으로 늘려 전체 직원의 25%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절반 정도인 40∼50명을 매년 이탈리아와 독일 등으로 보내 세계 가구 디자인의 흐름을 배워 오도록 했다.‘짠물경영’을 펴던 경 사장으로서는 대단한 결심이었다. 경 사장의 이런 디자인경영은 성과를 거둬 지난해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디자인 대상 대통령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주방가구 ‘하이리빙시리즈’, 학생용 ‘스칼라’, 혼례용 ‘데이지’ 등 계절마다 히트상품을 양산해냈다. 이런 경 사장의 경영능력은 회사를 살리겠다는 사원들의 의지와 결합돼 마침내 지난해 고려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나머지 12%의 지분까지 인수, 직원들과 협력업체·대리점에 나눠 줄 수 있었다. 경 사장은 “고려산업개발의 지분을 인수하는 날 지난 5년간 고단했던 회사 회생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면서 “다시 태어나도 ‘가구맨’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3) 일본경제 회생의 원동력 렌고

    [일본을 다시본다] (13) 일본경제 회생의 원동력 렌고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도쿄도(都) 치요다구(區)에 있는 도쿄전력 본사.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된 지 오래된 알찬 기업이지만, 올해 직원(3만 8950명)들의 임금을 삭감했다. 지난 3월 노사는 올해 연봉을 지난해에 비해 1인당 평균 3000엔 가량 줄이는데 합의했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4년째 내리 삭감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독점적 산업에서 경쟁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사측의 요구를 노조가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사측은 오래 전에 사원 전용병원을 설립해 직원들이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회사 소유 주택도 임대해 주는 등 후생복지에 적극적이다. 도쿄전력의 예에서 보듯이 일본의 노사화합은 철저히 회사는 직원을, 직원은 회사를 위하는 ‘상생의 노사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에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렌고는 회원수 765만여명으로 일본에서 규모가 가장 큰 노조연맹.61곳의 크고 작은 노동조합이 가입해 있다. 도쿄전력에 들른 뒤 인접해 있는 렌고 본부를 찾았다. #렌고의 탄생은 노사 갈등의 산물 취재에 응한 다다요시 구사노 사무국장은 “렌고는 노사 갈등의 후유증을 이겨내기 위해 노동조직끼리 자연스레 의기투합해 형성된 이익단체로 규정할 수 있다.”며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무난히 버텨내고 새로운 경제활력을 되찾아 가는 이면에는 렌고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렌고는 총평, 동맹, 신산별, 중립노련 등 4개의 중앙 노동조직이 통합돼 1989년 출발했다.50년대초부터 시작된 노사의 극한 대립구도로는 노동자도, 회사도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은 게 작은 출발점이었다. 이후 생산성본부가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 지금의 사회경제생산성본부의 효시다. 생산성본부는 당시 ▲노사협의 충실화(사전협의) ▲생산성 향상(경제적 효과) ▲기업의 성장을 통한 고용증가 등 3대운동을 줄기차게 펼쳤다. 렌고가 힘을 얻으면서 매년 5월쯤이면 노조의 연례행사처럼 등장하는 춘투(春鬪)가 차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한 업체가 노사협상을 위해 투쟁전선을 형성하면 다른 업체들이 잇따라 모방하는 춘투(春鬪)는 ‘쓸모없는 유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노동정책본부의 쓰네유키 다나카 기획조사그룹장은 “일본에서 춘투는 매스컴에서 가끔 등장하는 용어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노사관계는 서로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춘토(春討)’로 자리매김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의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2003년 연합총합(連合總合) 생활개발연구소가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조합에 관한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노조와 회사의 관계에 대해 ‘조합이 양보하고 있다.’는 응답이 49.2%였다. 반면 ‘회사가 양보하고 있다.’는 응답은 8.0%,‘어느 쪽도 양보하는 것이 없다.’는 17.0%였다. 노조가 회사를 위해 더 많이 양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도쿄전력 노조의 다카시 가와타 중앙서기장은 “일본 노사는 협력관계의 틀이 잘 짜여져 있다.”며 “다만 노조가 회사를 위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앞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春鬪→春討로… 다음 목표는‘고용과 사회복지’ 하지만 노사화합은 더 이상 렌고의 목표가 아니다. 일본의 실업률은 2%대에서 5%대로 높아지고 있고, 고령화 문제로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그런 맥락에서 렌고가 고용과 사회복지를 향후 과제로 삼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렌고는 4년 전부터 실업자 140만명의 일자리찾기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 운동에는 경단련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렌고는 아울러 2002년 10월 ‘21세기 사회보장 비전’이란 보고서를 마련해 출생에서 성장기에는 아동복지를, 취업·결혼·출산 등을 위해서는 의료·육아지원 등 각종 복지와 고용보험 등을, 퇴직 이후에는 연금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정부측과 협의를 통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사회보장기금 신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노사화합의 공생관계 모델 구축을 통해 일본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됐던 렌고. 이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노동자의 실질적인 사회복지를 통한 ‘일본의 새로운 10년’의 중추역을 자임하고 있다. bcjoo@seoul.co.kr ■ 고민하는 렌고 |도쿄 특별취재팀|렌고가 요즘 드러내 놓고 고민하는 문제가 바로 비정규직이다.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1997년 24.6%(1260만 5000명)에서 2004년 34.5%(1690만 2000명)로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숫자로는 430만명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은 75.4%(3854만 2000명)에서 65.5%(3208만 8000명)으로 645만명 줄었다. 앞으로 적절한 정책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년내 비정규직이 전체 고용자의 50%에 육박할 것으로 렌고는 추정하고 있다. 비정규직 가운데 골칫거리가 이른바 ‘프리터’(FREETER·대학을 졸업했지만 뚜렷한 직장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와 니트족(NEET:Not in Employment,Education or Training·교육이나 기술습득은 물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 일본 국민백서에 따르면 프리터는 98년 182만명(가사노동 포함)에 불과했으나, 이후 줄곧 늘어 2003년말에는 45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청년층(15∼34세)의 약 20%에 해당되는 숫자다. 니트족의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 연구에 따르면 1995년 29만 4000명이던 것이 2000년에는 75만 1000명(청년층 인구의 2.2%),2005년에는 87만 3000명(2.7%)으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2010년쯤에는 98만 4000명(3.4%),2015년 109만 3000명(4.1%),2020년 120만 5000명(4.8%)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 사회경제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니트 인구 및 비정규직의 증가는 직접적으로는 노동 투입을 감소시키는 한편 간접적으로는 자본투입에도 영향을 미쳐 잠재성장률의 저하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는 니트족의 증가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2000∼2005년 0.25% 포인트,2005∼2010년 0.28% 포인트 줄어들고 2020년쯤에는 잠재성장률(1.47%)이 0.72%로 반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bcjoo@seoul.co.kr ■ 구사노 렌고 사무국장 |도쿄 특별취재팀|“산업(업종)별로 키울 것은 키우고, 줄일 것은 줄여주는 역할을 렌고가 해야 합니다. 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고는 개인이 잘 될 수 없습니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의 구사노 다다요시 사무국장은 “앞으로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며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의 양극화를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사노 사무국장은 도쿄대를 졸업한 뒤 1953년 닛산자동차에 입사해 당시 노조원으로 100일간의 임금투쟁에 참여하는 등 노조활동에서 강성 인물이었다. ▶일본의 노사관계를 평가해 달라. -전체적으로 협력관계가 정착됐다. 하지만 민간기업과 달리 공무원노조는 노동기본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대립적 요소가 강하다. ▶일각에서는 ‘렌고의 비투쟁성을 빗대 일본 노조는 죽었다.’는 얘기도 하는데. -렌고가 업종별 임금상승안도 내놓지 않고 뭐하느냐는 비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자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게 렌고의 생각이고 역할이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보다 임금이 적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임금기준을 금액까지 정해 주고 있다. ▶앞으로 렌고의 역할은. -사회보장제도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노조만으로는 안된다.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시장경제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시장에 맡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사회를 가속화시키면 약자만 더 어렵게 되고, 그렇다고 경제상황이 하루아침에 크게 나아지지도 않는다. bcjoo@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1) 장애인 천국(미국)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1) 장애인 천국(미국)

    미국을 ‘장애인의 천국’이라고도 한다. 미국의 장애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정신적·물리적 ‘고난’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다고 훈장처럼 붙여진 표현이다. 미국의 장애인 정책은 시혜나 동정적 지원이 아닌 보편적 인권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그러한 정책의 철학적 기반 위에 ▲법과 제도 ▲교육 ▲사회 속으로의 통합이라는 요소가 삼위일체로 작동하고 있다. |락빌(미 메릴랜드주) 이도운특파원|“사랑이나 인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장애인 교육을 위해서는 전략적 정책과 이를 실현시키는 사회적 일관성이 필요합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 시 외곽에 자리잡은 ‘칼 샌드버그 러닝 센터’. 메릴랜드주에서 교육 프로그램이 가장 체계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장애인 특수학교다. 성장과 언어 장애, 다운증후군, 자폐증 등의 증상을 가진 6∼12세 어린이 105명이 다니고 있다. 이 학교의 목표는 장애인 어린이들에게 “성공의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학교는 여름방학에 들어갔지만 여름학기(서머스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 건물로 들어가자 왼쪽 첫번째 교실에서 시청각 교육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는 듯하자 교사들이 “밖으로 가자.”며 학생들을 인도했다. 교사들은 “날씨가 더우니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남으라.”고 말했고,8명의 학생 가운데 2명이 그대로 남아 교육용 비디오를 시청했다. 이 학교는 장애인 어린이들도 충분한 가치 판단 능력이 있다고 믿고,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유도하기 위해 가급적 자율권을 많이 부여한다. 교사들의 손을 잡고 교실 밖을 나서는 6명의 어린이들. 모두가 또렷한 눈망울에 밝은 표정이었다. 옆에 있던 교사에게 “장애인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교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면서 “그러나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은 일단 학교 밖을 나가면 학교 안에서처럼 잘 행동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건너편 교실에서는 학습 장애가 있는 1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수업의 교사는 교실 정면에 삼각형과 사각형, 원 등 도형과 숫자가 적힌 큰 보드를 설치하고 어린이들에게 ‘트라이앵글’ ‘스퀘어’ ‘서클’이라는 단어를 가르치고 있다.8명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세 가지 도형과 숫자를 구분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이 학교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토니 르완은 “105명의 학생을 장애증상이 아니라 나이, 성격, 학우들과의 어울림 등을 토대로 반을 나눈다.”고 말하고 “또 필요한 수업이 다를 때는 반을 바꾸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층 밑으로 내려가자 언어전문가인 던 매드슨 교사가 어린이들에게 정확한 발음을 가르치는 교실이 나왔다. 어린이들은 노트북 컴퓨터처럼 생긴 ‘보이스 인 박스’라는 장치를 이용했다. 박스에 그려진 동물이나 식물을 누르면 그에 해당하는 단어가 소리로 나왔다. 미국의 시인이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전기작가인 칼 샌드버그의 이름을 딴 이 학교는 당초 1962년 일반 공립 초등학교로 설립됐다.70년대 들어 베이비붐 세대의 졸업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는 바람에 잠시 문을 닫았다가 1978년 복합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을 위한 특수학교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 학교는 일반 초등학교와 다름없는 시설을 유지하는 데 힘쓰는 한편 학생들이 독립성을 갖춰 사회로 나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해 왔다. 이같은 노력과 정성이 외부에 알려져 현재 이 학교는 워싱턴 인근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특수학교가 됐다.105명의 학생 가운데는 외교관·교수·군인·세계은행 직원인 부모를 따라온 10명의 외국인 학생도 있으며, 한국 학생도 한 명이 있다. dawn@seoul.co.kr ■ 제임파라 교장 인터뷰|락빌(미 메릴랜드주) 이도운특파원|칼 샌드버그 러닝 센터의 제인 파라 교장은 “부모와 사회의 관심 속에서 공정하면서도 개인의 필요에 맞는 교육을 받는다면 장애인 학생들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운영 방침은. -최고의 교사진과 최고의 지도법을 찾는다. 그래야만 창의적이고 숙련된 교육이 가능하다. 교사들은 동료들이 훌륭하다고 느끼면 그에 걸맞은 직업의식을 공유하게 된다. ▶장애인에게 교육이 갖는 특별한 의미는 무엇인가. -그들이 성장했을 때 어디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물론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사회 속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장애가 심한 어린이에게도 간단한 읽기와 셈은 반드시 가르치려 한다. 또 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을 키워주려 한다. ▶장애인 교육의 인권적 측면은 무엇인가. -장애인은 교육을 받을 동안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권의 보호를 받는다. 장애인의 인권이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막상 학교를 떠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에게 학교 밖 세상은 학교 안보다는 못할 것이다. 물론 미국 사회는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는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장애인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스태프(교사와 교직원)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신규 교사들이 학생들의 행동을 잘 다룰 수 있고, 학생들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교육 외적인 잔무가 너무 많다. 파라 교장은 인터뷰를 마친 뒤 직접 학교 시설들을 안내해줬다. 그는 교실과 복도에서 마주치는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현재 어떤 수업을 받는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dawn@seoul.co.kr ■ 美 장애인 법과 제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장애인 관련 제도를 아우르는 법은 1990년에 제정된 장애인법(ADA: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금지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내용의 ADA는 미국의 장애인들에게는 ‘권리장전’과도 같다. ADA의 주요 내용은 장애인이 고용이나 의사소통, 교통 수단 및 각종 시설 이용, 연방 및 지방정부의 활동에서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장애인 개인의 시민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장애인이 차별행위로 피해를 입을 경우에는 연방법원에 제소해 각종 시정명령, 금지명령 등을 받아낼 수 있도록 규정했다. 최근 우리 정부와 장애인 단체가 논의 중인 ‘장애인차별금지법’도 바로 이 법을 모델로 삼고 있다. 지난 1월에 개원된 미국의 제109회 의회에는 7월11일 현재 50건의 장애인 관련 법안이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는 이라크 전쟁 등 각종 전투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위한 법안도 다수 포함돼 있지만 교육과 의료 지원 개선 등 순수하게 장애인의 삶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들도 적지 않다. 미 의회에서는 각종 법안을 제정·개정할 때 장애인 관련 사항이 필요한가를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인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미 의회에 계류 중인 50개의 장애인 관련 법안 가운데는 “기업들은 종업원들에게 ADA의 내용을 정확히 고지하라.”고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도 포함돼 있다. ADA에 기초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을 위한 신 자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 2002년 보건부 산하에 장애인국(Office of Disability)을 신설했다. 이 정책의 핵심은 ▲장애인 활동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첨단기술 개발 ▲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교육 기회 확대 ▲고용확대 ▲지역사회와의 완벽한 조화 등이다. 이 정책에 따라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37억 달러(3조 7000억원)의 예산이 장애인 교육을 지원하는 데 할애됐다. 또 1억 2000만 달러(1200억원)의 예산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 장치나 시설을 개발하는 데 배정됐다. dawn@seoul.co.kr ■ 美 버지니아주 폴스 처치 ‘신체장애인연대’를 가다 |폴스 처치(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미국 버지니아주 북부에 자리잡은 폴스 처치 시. 워싱턴에서 66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5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주택가 중심의 부도심 지역이다. 그 중심거리인 사우스 조지 메이슨 드라이브에 이 지역의 대표적 건물인 다섯 동의 고층 아파트가 나란히 서있다. 이 아파트 단지 안의 3705동 105와 106호에서 중증 장애인 7명이 이웃 주민들과 어울려 여느 미국인과 다름없는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자 장애인의 대표 도우미인 올란도 포울리스가 문 앞에서 맞아줬다. 이 집에는 메리카(Merica)라는 별칭이 붙어 있었다. 영어로 America(미국)는 Miracle(기적)과 발음이 거의 같다. 두 단어를 모두 염두에 두고 붙인 이름이다. 아파트로 들어서 보니 105호와 106호를 터서 모두 6개의 방과 4개의 화장실,2개의 거실과 주방 등 넓은 공간이 확보돼 있었다. 아파트 안에서 가장 먼저 기자와 인사한 사람은 전신마비 장애가 있는 션 워자스첵, 그 다음은 하반신 장애가 있는 캐시 파였다. 장애 정도가 좀더 심한 션은 눈빛으로, 정도가 조금 나은 캐시는 말로 “환영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캐시는 거실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로 네티즌들과 채팅을 하고 있었다. 캐시는 “왼쪽 손만을 이용해 자판을 쳐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상대편 친구들이 이해해 준다.”고 말했다. 캐시의 컴퓨터에는 웹카메라도 장착돼 이따금씩 화상 채팅도 즐긴다고 했다. 션은 두 손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휠체어에 연결된 ‘패스 파인더’ 컴퓨터를 머리로 작동하고 있었다. 왼쪽 관자놀이 부근에 설치된 마우스를 움직여 컴퓨터의 커서를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션은 “하이 돈(기자의 영어 이름), 안녕하세요.”라고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인사했다. 문장과 함께 컴퓨터가 소리도 내보냈다. 기자가 “안녕하세요, 당신은 어떠세요.”라고 하자, 션은 다시 “대단히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속도는 느렸지만 의사소통은 분명했다. 반대편 거실로 건너가자 하반신이 불편한 라뤼 라이트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라뤼는 장애 정도가 덜해 이따금씩 바깥으로 쇼핑을 나가기도 한다. 라뤼는 장애인이 외출을 원하면 미니 버스 등 교통수단을 제공해 주는 ‘메트로 액세스’라는 프로그램을 주 정부가 하루 24시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뤼가 원하면 버스나 지하철도 이용할 수 있다. 모든 버스에는 출입구에 휠체어 탑승용 리프트가 설치돼 있으며, 지하철은 어느 역이나 엘리베이터로 접근이 가능하다. 션과 캐시, 라뤼와 함께 지내는 빌과 브랜디, 디, 샤리타는 장애 정도가 심해 주로 침대에 누워 TV나 책을 보는 시간이 많다고 했다. 아파트는 숲으로 둘러싸여 창문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안정감을 줬다. 이 아파트의 북쪽 거실 문을 열면 아파트 수영장으로 연결된다. 라뤼와 캐시 등은 이따금씩 수영장쪽으로 나가 햇볕도 쏘이고 주민들과 대화도 나눈다고 했다. 주민들 가운데 장애인이 모여 산다고 해서 특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올란도는 전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도 “그 집뿐만 아니라 어느 가정이나 적어도 한가지씩의 문제는 안고 살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그들이 장애인이라고 지역사회로부터 소외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웃 주민들은 이곳에 사는 장애인들이 외출할 때면 출입문을 열고 기다려 주거나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션 등이 거주하는 아파트 105호와 106호는 지난 2000년에 장애인의 부모들이 돈을 모아 구입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로 연령은 26세부터 40세까지이다. 고교 때까지는 특수학교 등에서 수업이 가능하지만 일단 학교를 졸업하면 각자가 생활 공간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장애인은 졸업후 각자의 집에서 생활한다. 이 공간은 일부 부모들이 “장애인들도 다른 이웃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만든 것이다. 또 각자의 집에 살 경우에는 장애인 10명에 전문 도우미가 한사람 꼴이어서 전문적인 재활 등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는 것도 이곳을 만든 이유였다. 올란도의 경우는 아프리카 감비아 출신으로 영국 등에서 전문적으로 장애인 도우미 교육을 받았다. 올란도와 함께 마리차 로페스 등 모두 10명의 도우미가 이곳에서 식사와 청소, 빨래, 목욕 등을 도와 준다. 올란도는 이곳이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참고할 만한 공간이라고 판단,‘신체장애인연대’라는 이름을 붙여 다른 장애인들과 교류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은 매달 700달러씩을 생활비로 내지만 버지니아 주 정부로부터 지원도 받는다. 올란도의 월급은 주 정부에서 지급한다. 그대신 매달 주 장애인위원회에서 관계자가 방문하고,3개월마다 한번씩 주 의료국 담당자가 운영 상황을 평가한다. dawn@seoul.co.kr ■ 특별기고 “인권 향상돼야 진짜 선진국” / 조영황 국가인권위 위원장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정신으로 대하여야 한다.’ 1948년 12월 10일 파리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조의 문구는 5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자 희망으로 남아 있다. 세계 도처에서 전쟁과 테러가 그치지 않고 빈곤과 차별의 상처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상황에도, 인류는 역설적으로 반세기 전의 숭고한 사명을 떠올리며 평화와 공생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인권 개념은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등장했다. 국가기관은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권적 측면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국민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의 인권이 고난의 투쟁을 상징했다면,21세기 우리사회의 인권은 생활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수많은 결정에서 알 수 있듯이, 바야흐로 인권문제는 경찰, 교도소, 군대 등 국가기관을 넘어 학교, 다수인보호시설, 기업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영역의 중요한 현안으로 부상했다. 세계 속에서 한국의 인권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혹자는 전직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나 한국정부가 가입한 수많은 국제인권규약, 그리고 소위 ‘인권선진국’에만 문호를 개방한다는 각종 포럼에 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거론하며, 한국을 인권선진국 대열에 슬며시 밀어 넣기도 한다. 물론 획일적 경제논리와 폭력적 안보논리가 횡행하던 군사정권 시절의 무자비한 인권탄압에 비하자면, 한국의 인권수준은 몰라보게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 되짚어 보면 한국을 인권선진국으로 부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58개국의 여성인권 상황을 분석하면서 한국을 54위에 올려놓았고, 미국의 국제인권 NGO인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2004년 세계 각국의 시민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 수준을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그룹(46개국)에서 빠져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삶으로 들어가 보면 한국의 현실은 더욱 열악하다. 장애인, 빈곤층, 성적 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문제 등은 선진국과 비교하기 민망할 지경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신문이 인권선진국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공동기획 ‘인권 선진국으로 가는길’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기획은 사회보장제도가 탄탄하게 보장돼 있는 복지국가 대신 우리의 현실에서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 8개국의 실태를 현장취재를 통해 집중분석했다는 점에서,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지하게 모색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흔히 21세기는 ‘인권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것은 과거 국가의 경쟁력이 생산성과 효율성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면 미래의 경쟁력은 친인권 정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국가적 재난으로 등장한 저출산 사태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없으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그대로 두고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할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분명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지만, 인류는 이미 50여년 전 그 길을 따라나섰고 우리는 이제야 인권 선진국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 [‘생명복제’ 왜 희망인가] 복제기술 실용화 눈앞… ‘무병장수’ 현실로

    [‘생명복제’ 왜 희망인가] 복제기술 실용화 눈앞… ‘무병장수’ 현실로

    생명복제의 일부인 줄기세포 연구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불치·난치병 환자들에게 구체적인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황우석 박사의 연구 성과가 공개되면서 처음 접하게 된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복제 기술이 실질적으로 질병 치료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의 기대는 막연한 것이다. 이런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황우석 교수의 강연 내용을 토대로 향후 10년을 전후해 줄기세포 연구를 포함한 생명복제 기술이 인류에게 안겨줄 희망의 근거와 분야별 연구의 진척도를 살펴본다. ●동물의 번식과 개량 유전적 진보를 얘기하려면 개체를 대량으로 번식시키는 기술이 전제돼야 한다. 젖소의 경우 형질이 우수한 젖소를 번식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개체를 대상으로 여러 대(代)를 거듭해 질병 감수성 등 특성 형질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우량형질 발굴 및 보존이 가능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많은 가축 중에서 우량종을 가려낸 뒤 복제를 통해 능력 개량을 이룬다면 축산업의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이 같은 복제기술의 실용화는 3∼5년 후면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치료용 단백질 생산 질병 치료에 매우 중요한 치료용 단백질은 공급량이 태부족해 값이 비싸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혈액을 정제해 추출하기도 하나 역시 고비용과 2차 감염이 문제다. 이런 단백질을 형질전환 동물의 젖이나 오줌, 혈액에서 대량으로 얻을 수 있게 되는데, 여기에 적용되는 기술이 바로 체세포 핵이식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원하는 복제동물 실험군 확보가 가능해 치료용 단백질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세계적으로 화상이나 창상 치유에 연간 600t이나 소요되는 인간 혈청알부민의 경우 유전자적중(gene targeting) 기술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미국, 영국 등지에서 일부 성공사례가 발표됐으며, 국내에서도 10년 이내에 산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정 영양물질 생산 송아지에게는 이상적인 우유지만 인간에게는 모유보다 못하다. 이런 우유의 성분을 인간에게 적합하게 바꿀 수 있을까? 체세포 핵이식 기술과 유전자 적중기술은 이런 기대를 현실로 바꿀 수 있다. 우유를 개별 소비자군이 필요로 하는 영양상태로 바꿔 생산하는 것. 예컨대 우유의 특정 단백질에 면역반응을 보이거나 락토오스 같은 성분을 분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성분을 제거한 우유를 생산,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 역할은 형질전환 복제 젖소가 맡게 되는데, 역시 향후 10년 이내에 실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이식용 동물 생산 심장, 안구 등 절대적으로 부족한 장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려면 지금의 기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공 장기의 개발과 형질전환 기법에 의한 장기제공용 동물의 생산, 줄기세포 및 조직공학적 접근 등이 필수불가결하다. 특히 형질전환 동물에 의한 인간 장기의 대량생산은 면역 거부반응, 종(種)특이성, 미생물학적 감염 위험성 등의 난제가 있지만 이런 문제를 형질전환 및 체세포 복제술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동물에서 인간의 장기를 얻기 위해서는 동물과 인간 장기의 해부학적 유사성, 생리학적 적합성 및 대량 생산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여기에 부합하는 동물이 바로 돼지다. 돼지는 인간과 면역체계가 다르고, 병원성 미생물의 전파 가능성도 있어 당장 실용화하기는 어렵지만 돼지의 세포에서 인간에게 이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한 뒤 이를 복제하고, 여기에 미생물을 통제할 수 있는 사육시스템을 적용한다면 머잖아 인간이 필요로 하는 장기를 제공할 돼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줄기세포 치료) 백혈병, 파킨슨병, 당뇨병 등 세포성 질병에 세포이식치료가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은 면역 거부반응이라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이 경우 환자 자신의 세포를 채취해 이를 원하는 치료용 세포로 만들어 이용한다면 치료효과는 훨씬 좋을 것이다. 여기에 적용되는 기술이 바로 인간배아 복제술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난자를 이용하지 않고는 세포를 역분화시키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체세포 복제에 의한 배아 줄기세포 확립은 아직 세계적으로 성공 사례가 없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주목받는 것은 체세포 복제에 의한 배아 줄기세포 확립을 겨냥한 연구를 통해 그 직전 단계인 배반포 배양까지 성공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 기술이 현실화되면 여기에서 얻어지는 난치·불치병 치료 효과는 그 범위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는 게 의학계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 도움말 :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쾌도난마 한국경제/장하준·정승일 대담

    ‘성장하려면 국가의 강력한 개입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에는 시장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기업인, 관료, 정치인 할 것 없이 너도 나도 시장주의자를 자처하고 있다. 여기에는 재벌찬양론자도 재벌해체론자도 차이가 없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면 모두가 “No!”라고 외친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와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코웃음을 친다. 이유는 “시장도 실패할 수 있으니까.”다. 경제를 마냥 시장에만 맡겨놓을 수는 없다는 것. 이들은 자유주의 열풍이 불어닥친 김대중 정부 이후 한국 상황을 살펴보며 저성장, 저투자, 고용 불안이 구조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박정희 모델이 종속적이라고 비판하는 개혁주의자들이 전면에 나섰으나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지고 불평등은 짙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 개혁이 제대로 일어나고 있지 않아서일까? 이들은 오히려 너무 잘 이뤄지고 있어서 나온 결과라고 역설한다. 정부가 맹신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시장주의)적인 경제 체제는 근본적으로 세계 금융 자본을 위한 시스템으로 저성장을 지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선진국 대열에 오르기 위해 성장을 거듭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걸친 것이라는 부연. 그렇다면 현 정부는 왜 신자유주의를 선택했을까? 두 사람은 과거 체제의 문제점을 잘못 진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박정희 체제’가 시장주의와 거리를 둔 개발 독재를 펼쳤기 때문에 그 시대를 배척하기 위해 ‘시장주의가 곧 민주주의’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덧붙여 박정희식 경제체제를, 비자유주의 또는 반시장적이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시스템으로 평가한다. 이제는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국가가 경제에 개입해야 성장의 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릴 수 있다는 결론이다. 장하준·정승일 교수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자유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재벌들에게도 노동시장 유연화에만 목을 매고 있을 것이 아니라, 고용 보장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노동 운동 진영에도 맞서싸워야 할 주적은 재벌이 아니라, 주주 자본주의 논리를 앞세운 신자유주의 물결이라고 충고한다.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대담무쌍하게 비판하고 있는 이들 두 교수가 여덟 차례에 걸쳐 한국 경제 현안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월간 ‘말’의 이종태 기자가 이를 책으로 엮었다.‘쾌도난마 한국경제’(부키 펴냄)다. 경제 용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98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무작정 인영을 끌고 별장으로 간 기준은 인영에게 모든 걸 버릴 테니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인영이 출근을 하지 않아 걱정하던 재민은 인영이 기준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오자 의아해한다. 한편 희주의 부모는 기준의 집을 찾아와 희주와의 결혼을 허락한다고 말한다.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대한민국을 이끄는 가요계의 지존인 톱가수 스페셜을 선보인다. 김건모 박정아 배기성 김현정 이정 이성진 현영이 출연한다.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을 위한 로맨틱 작업송 라이브 무대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성대모사편에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독특한 개인기도 만날 수 있다. ●사이언스+〈과학으로 키우는 나무〉(YTN 오후 1시25분) 산림과학원에서는 기능성 나무 개발을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능성 나무란 병충해, 중금속 등 오염물질에 강한 수종의 나무. 산림 보호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우수한 품종의 나무 개발이 필수요소가 되었는데, 기능성 나무 개발의 현황과 계획을 알아본다. ●똘레랑스 차이 혹은 다름(EBS 오후 11시40분) 인터넷 공간에서 자행되고 있는 사이버 테러. 누리꾼들(네티즌)의 비인간적, 폭력적 행위로 인해 인터넷 댓글 달기가 가진 맹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새로운 유형의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사이버 수사대와 명예훼손 상담센터를 찾아가 사이버 테러, 폭력의 현황과 예방책을 들어본다. ●변호사들(MBC 오후 9시55분) 주희는 ‘알렉스 윤’이라는 명패를 들고 석기의 방으로 들어선다. 주희를 본 석기는 얼굴이 굳고, 주희도 놀라 얼이 빠진 채 방을 나선다. 주희는 조퇴를 하고 사무실을 나서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이곳저곳 돌아다닌다. 집에 돌아온 주희는 담담하게 세희에게 석기가 돌아왔다고 말하고…. ●그녀가 돌아왔다(KBS2 오후 9시55분) 한 지붕 아래 사는 민재와 소령은 사사건건 부딪친다. 게다가 하록의 영화에 출연하던 조연배우와 바람이 나 집을 나간 수임의 딸 연두까지 맡게 된다. 남자 둘이 살던 조용한 집에서 티격태격 소란이 멈추지 않지만 민재는 막연히 가족의 온기 같은 걸 느낀다.
  • 기업들 ‘쥐어짜기’

    ‘원가 10% 절감, 이메일 다이어트, 기름값 줄이기….’ 원자재값 급등과 환율 급락에 이은 유가 급등으로 경영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기업들이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더욱이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수 회복마저 지지부진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대부분 악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줄일 수 있다면 모두 줄여라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경비를 10% 절감하고 임원들이 해외 출장시 단거리는 이코노미클래스를 쓰는 한편 출장 대신 화상회의를 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삼성SDI는 직원들의 이메일이 한계용량을 넘지 않도록 해 서버 관리업체에 내는 비용을 줄이자는 취지의 ‘이메일 다이어트’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기아차는 연초부터 실시한 30% 비용절감 운동에 따라 간부들에게 주던 유류비를 30% 줄이는 한편 종이컵 대신 머그잔을 사용토록 했다. 삼성전자도 비용절감을 위해 전기 등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원자재, 에너지, 사무용품 등의 절약을 일상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약 22% 감소한 50억달러 규모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총체적인 원가절감 운동을 펴고 있다.●하반기 전망과 전략 현대차는 수출 호조와 내수판매 회복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초 설정한 경영목표를 유지한 가운데 해외생산 및 판매시장의 다변화, 원가절감, 신차투입 등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D램,LCD 부문 등의 회복세를 점치며 당초 잡았던 경영계획의 수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대신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등 대외 악재가 지속돼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결제 통화의 다변화나 달러화 자산 축소, 생산성 향상 등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LG전자는 하반기 첨단 휴대전화기,PDP·LCD TV 등의 수출 확대를 통해 난관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LG화학은 제품 수주에서 출하까지의 시간을 줄이고 신제품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등 ‘실행 스피드’를 올리는 데 주력키로 했다.●상반기 실적은 ‘부진’ 삼성전자는 작년 1·4분기와 2분기에 각각 4조원과 3조 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2조 1499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도 증권가 전망치 기준으로 1조 78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LG전자도 2분기 휴대전화 출하량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2·4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1분기 2798억원에 못미치는 24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도 상반기 수출 호조로 작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율이 15.7%에 달했으나 내수는 4.0% 감소했다.산업부 종합 jhj@seoul.co.kr
  • [‘주5일 근무’ 시대] 문제점과 대책

    [‘주5일 근무’ 시대] 문제점과 대책

    주 40시간 근무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해 7월 1000인 이상 대기업과 금융·보험업, 공기업에 이어 1일부터 300인 이상 기업과 국가 및 공공기관으로 확대 시행된다.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 정도가 실질적인 주 5일 근무시대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를 바라보는 경영계와 근로자의 시각은 확연히 대비됐다.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에 따른 문제점과 대책 등을 짚어본다. ●정부 “작업환경 개선등 1300억 지원” 정부는 29일 이와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노동부 엄현택 근로기준국장은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귀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생산성본부 및 한국노동연구원과 연계해 생산성 향상 기법과 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컨설팅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생산현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97억원을 지원하고, 클린사업장 조성 자금 1000억원도 올해 투입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도 농어촌 보건지소의 경우 근무시간을 조정하거나 인근지역과 연계 등을 통해 긴급환자 발생시 대비하도록 토요근무체제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서울 서초구보건소 배은경(49) 소장은 “대도시 병·의원의 경우 토요일 오후까지 정상진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진료공백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농어촌지역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달았다. 토요 휴무제를 하기로 한 만큼 상황이 예전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기업들 “인건비 가중… 신규채용 줄것”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팀 양진석 전문위원은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 시행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는 기업인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심지어 어떤 사업주는 단체교섭을 대신 해달라고 푸념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이런 사태는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이 제도가 30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면서 해당 기업의 ‘지불능력 부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기업 규모별로 이익창출(수익성) 능력의 격차가 크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반발의 강도는 셀 것”이라고 양 위원은 전망했다. 그는 “올해 유가와 환율 등 경제환경이 나빠 기업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라며 “이는 곧 인건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시간이 기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주 4시간 줄어들었는데도 임금은 이전과 똑같다는 얘기다. 이같은 인건비 상승은 기업의 신규채용 억제로 이어질 것으로 경총은 내다봤다. 현재 고용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양 위원은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노사가 상생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면서 “단체협약도 노(勞)의 입장만 고수할 게 아니다.”고 조언했다. ●적용 제외 근로자 상대적 박탈감 클 듯 주 40시간 근무제가 300인 이상 사업장과 일반 공무원으로 확대되면서 189만명이 추가로 혜택을 보게 된다. 지난해부터 적용받는 178만명을 포함하면 367만명이 이틀을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영세기업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사회 양극화를 부추겨 갈등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남대문시장에 근무하는 J(39)씨는 “대기업 직원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데 월급도 적고 쉬지도 못한다.”면서 “조건 좋은 직장인들을 보면 괜히 화가 치민다.”고 자괴감을 표출했다. 또 1일부터 적용되는 기업 가운데 20%가량이 근무조건 변화에 따른 임금조정 등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등장했다. 월차휴가 폐지, 생리휴가 무급화, 휴가사용촉진제 등을 둘러싸고 노사간의 마찰도 예상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제조업 임금상승률 ‘경쟁국중 최고’

    국내 제조업체의 임금 상승률이 주요 경쟁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27일 발표한 ‘최근 제조업 임금 추이 및 주요국과의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체의 달러환산 시간당 임금은 2001년 6.32달러에서 지난해에는 9.71달러로 연평균 1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성장으로 인플레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의 임금 상승률이 한국과 비슷한 15.3%를 기록한 반면 싱가포르 3.0%, 태국 1.1%, 일본 0.6%, 타이완 0.3% 등 주요 경쟁국들과는 큰 폭의 차이가 났다. 특히 올해 1∼3월 한국의 달러 기준 임금 상승률은 32.3%로 중국(14.9%), 타이완(11.6%), 싱가포르(11.6%), 일본(1.8%) 등을 크게 앞질렀다. 이 때문에 1인당 국민소득 대비 한국 제조업 임금은 각각 태국의 2.4배, 타이완과 싱가포르의 1.6배, 일본의 1.1배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측은 “지난 수년간 국내 제조업 임금이 꾸준히 오른 데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영향이 크다.”면서 “대내외 경제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생산성 향상 범위내의 임금 및 환율 안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삼성, 90나노 기가비트 D램 양산

    삼성전자가 90나노미터 회로선폭 공정을 기가급 D램에 확대 적용하는데 성공하며 세계 최초로 ‘나노&기가’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90나노(1나노=10억 분의 1m,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공정을 적용한 1Gb(기가비트) DDR2 D램의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고 23일 밝혔다. 90나노 공정은 기존의 0.11㎛(미크론·110나노)급 공정 대비 약 40%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어 원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다른 반도체업체들은 110나노 공정 적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6년 1Gb D램 개발에 성공하며 ‘기가시대’를 개막했지만 당시 공정은 0.18㎛였다.99년 1Gb DDR 개발은 0.13㎛에서 이뤄졌고 지난 2003년 7월에는 0.10㎛를 적용해 1Gb DDR을 양산하며 ‘나노&기가’시대를 준비했다.‘나노시대’는 지난해 9월 90나노 512Mb DDR 생산으로 시작, 이후 512Mb DDR2 및 512Mb 그래픽 DDR3에도 90나노 공정이 적용됐지만 기가급에 적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제품은 동작전압 1.8V의 90나노 1Gb DDR2 400/533/667로 90나노 공정을 적용한 1Gb D램으로는 최초로 인텔의 인증도 획득했다. 기가급 D램은 최근 PC 환경이 64비트 시대를 맞이하면서 메모리의 용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돼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 전문기관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올해부터 D램 시장은 기존 256Mb D램에서 512Mb D램으로 전환, 본격적 대용량 D램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English

    ■웃기는 영어(4) Taxi Drivers’ Favorite Jokes A little boy and a little girl are playing.The little boy pulls down his shorts and says,“I have one of these and you don’t.” The little girl starts crying and crying and runs home to her mother. The next day the boy and girl are playing together again.Once again the boy points to his private parts and says,“I have one of these and you don’t.” But the little girl just keeps on playing.“How come,” says the boy,“you’re not crying today?” “My mother told me,” says the little girl,pulling up her dress,“that with one of these I can get as many of those as I want.” (Words and Phrases) play: 놀다 pull down∼:∼을 끌어내리다 shorts: 반바지 start ∼ing:∼하기 시작하다 the next day:다음날 point to ∼:∼을 가리키다 private parts:음부 keep on ∼ing:∼하기를 계속하다 how come:왜(how come 다음에는 평서문의 어순이 옴) pull up ∼:∼을 끌어올리다 as many ∼ as I want: 내가 원하는 만큼 많은 ∼ (해석) 꼬마 머슴애와 꼬마 계집애가 놀고 있었습니다. 꼬마 머슴애가 반바지를 끌어내리고 말했습니다.“난 이런 게 있는데, 넌 없지.” 꼬마 계집애가 울음보를 터트리면서 집으로 엄마한테 달려갔습니다. 다음날 머슴애와 계집애가 다시 함께 놀았습니다. 다시 한 번 머슴애가 은밀한 곳을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난 이런 게 있는데, 넌 없지.” 그러나 꼬마 계집애가 그냥 계속 놀기만 했습니다. 머슴애가 “오늘은 왜 울지 않는 거야?” 치마를 걷어 올리면서, 꼬마 계집애가 말했습니다,“엄마가 그러는데, 난 이걸 갖고 원하는 만큼 거시길 많이 가질 수 있거든.” (해설) 남자라면 어렸을 적 이 유머와 같은 놀이를 한 번쯤은 했을 것입니다. 자기만 고추(one of these)가 있다는 걸 여자애에게 자랑해본 적이 없습니까? 이런 자랑에 분해 울고 있는 여자애한테 현명한 엄마가 해준 한마디 조언이 참 재미있습니다. 고추도 아닌 걸 갖고 고추를 원하는 만큼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조언은 동서양을 떠나, 남성에 대한 여성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But the girl just keeps on playing 오늘은 버터걸이 뜨거운 차에 혀 덴 얘기를 해보는 거죠. But the girl ▶버터걸이죠. just ▶자스(jus)민 티(t)를 마시다가 혀가 데었죠. 왜 하필 혀냐? 그때 그때 달라요. keeps ▶그래서 혀에 깁스(keeps)를 했죠. on ▶놀러온(on) 친구한테 절실하게 말하죠. playing ▶“나 깁스 풀래(play) 잉(ing)~ㅠㅠ” ■영작문 두려워말라(2) 지난 호에서 우리는 영작문을 잘 하려면 영작할 내용을 영미인의 사고방식대로 정리해야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2005년 6월13일자 연합뉴스의 기사 일부인데, 이 내용을 영어로 옮긴다고 가정해 보세요.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매출액 500억원 이상 8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78.6%인 66개사가 ‘직원 기 살리기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 중 92.4%가 기 살리기 프로그램 실시 후 생산성 향상, 이직률 감소, 조직 분위기 쇄신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답했다. 위 내용을 word-for-word 형식으로 영어로 번역하려다 보면, 금방 영어답지 않은 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한 결과,…하다.”와 같은 표현이 영어에 없으며, 또한 “∼가 …등의 효과를 거두다.”라는 표현보다는 “∼이 … 등의 효과를 가져 오다.”라는 표현이 영미인의 사고에 더욱 부합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따라서 위 내용을 영어로 옮기려면, 다음과 같이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84개의 기업을 조사하고, 전체의 78.6%인 66개사가 ‘직원 기 살리기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는 결과를 13일 밝혔다. 이 중 92.4%가 기 살리기 프로그램이 생산성 향상, 직원 이직률 감소, 조직 분위기 쇄신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답했다. 이렇게 한 다음, 위 내용을 영어로 word-for-word 형식으로 옮겨보면 영작이 훨씬 쉽게 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The employment·personnel portal site(www.incruit.com) investigated 84 corporations with more than 50 billion won sales,and disclosed on June 13 that out of them,64 corporations,which was 78.6 percent,are running the program for boosting the morale of their employees.It was also reported that 92.4 percent of these 64 corporations agreed that the spirit-boosting program has brought positive effects such as the increase of production rate,the decrease of unemployment rate,and refreshing the atmosphere of organizations. ■ 절대문법을 알려주마(4) ‘동사’야 너 어디로 가니 언어 사용의 목적은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고, 의사소통의 목적은 의미를 통한 정보 전달에 있다. 따라서 언어를 배우는 일차적인 과정은 의미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아는 것이다. 영어는 동사를 중심으로 한 앞·뒤의 자리에 어떤 단어가 위치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언어이다. 예를 들어 ‘I can can a can in a can.’이라는 문장을 보자.can의 위치에 따라 첫 can은 ‘할 수 있다.’의 의미를, 두번째는 ‘따다.’, 세번째는 ‘깡통’, 네번째를 ‘통’의 뜻을 갖는다. 그래서 ‘나는 통에 있는 깡통을 딸 수 있다.’로 해석되는 것이다. 영어를 학습할 때 우리가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려야 하는 개념은 “영어는 동사가 자리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동사를 중심으로 각 단어의 자리가 결정되었을 때 의미는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알아보자. 언어는 그 언어가 사용되는 심리적·물리적 환경을 반영하여 형성된다. 문화에 따른 생활양식, 사고방식 및 습관까지 담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어는 주어가 행하는 동작의 행위들이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부터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전개된다. 그러나 영어는 구체적인 사실들로부터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확장되는 언어이다. ‘나는 어제 친구들과 식당에서 햄버거를 먹었다.’의 우리말은 상황 설명이 나온 뒤에 비로소 동작이 나온다. 반면 영어는 ‘I ate a hamburger at the restaurant with my friends yesterday.’ 식으로 동작이 앞서고 동작을 설명하는 말이 뒤따라 온다. 또 한국어에서는 사람을 지칭할 때 ‘홍길동’과 같이 성, 이름 순으로 얘기하지만, 영어에서는 ‘길동 홍’처럼 이름, 성 순서로 보다 더 구체적인 사실이 앞에 오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주소를 쓸 때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인들이 주소를 쓰는 경우의 예)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OO 빌딩 7층 (영미인들이 주소를 쓰는 경우의 예)12345 Main St.Los Angeles.California.USA 영미인들은 우리와 달리 구체적인 장소부터 덜 구체적이고 범위가 큰 장소 순서로 주소를 적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 우리가 영어 문장을 읽고 쓸 때 의미 전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는 분명해진다. 주어를 중심으로 동사의 동작을 행하는 내용들이 구체적인 사실에서부터 덜 구체적인 사실들로 의미가 전개된다는 개념을 머리에 갖고 영어문장을 대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편에는 이러한 사고의 개념이 언어사용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구체적인 문장을 통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김성수 회장은 -1976년 전남대 건축학과 졸 -1989년 전화 학습 관리법, 오디오 심화학습법 도입 -어머니 교실 1000여회 개최 -㈜무무 잉글리시 회장
  • 이영훈교수 “박정희시대 뒤집어 보면 분배 잘돼”

    이영훈교수 “박정희시대 뒤집어 보면 분배 잘돼”

    최근 학계의 논쟁 가운데 선 인물이 있다. 바로 서울대 이영훈 교수다. 우리의 근대 경제성장이 식민지 때 시작됐다는 주장에 이어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에서 저임금 등의 꼬리표를 떼내자는 주장까지 내놨다. 이런 주장도 주장이지만 그의 특별함은 여기에 실증적 통계자료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쏟아지는 비판에 홀로 맞서고 있는 이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악역을 자처한 까닭은. -나는 실증주의자다. 온갖 오해에도 불구하고 내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은 자신과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내 주장은 식민지·박정희 시대에 대한 서술이 사실과 다르며,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자는 것이다. ●70년대 생산성 향상과 임금증가율 비슷 ▶박정희시대 논란은 어떤가. -흔히 저임금과 농어촌·중소기업 배제를 거론한다. 그러나 이는 60년대 데이터를 봤을 때나 맞는 말이다.60년대 이후 상황이 변했다. 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 지난 40여년간 고착화됐다. 상황 변화는 70년대의 고미가 정책과 대기업-중소기업간 산업연계정책인데, 고도성장은 이런 정책으로 가능했다. 저임금 부분도 노동을 한 단위 더 투입하는데 따른 생산성 향상과 임금 증가율이 비슷하게 갔다는 게 중요하다. ▶전태일은 어떻게 말하겠는가. -전태일로 70년대 상황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70년대의 임금이 생계비의 절반이었다는데 이는 단정하기 어렵다. 정말 그랬다면 빈곤의 세습과 광범위한 슬럼화가 누적되는 이른바 ‘사회적 침전’ 현상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뒤집어 보면 분배가 잘됐고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는 것이다. ▶삶의 질을 통계로 평가할 수 있나.. -통계로 모든 역사를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학적 접근법이어서 수많은 신화와 도덕적 허구를 깰 수는 있다. 그게 통계의 힘이다. ▶허수열 충남대 교수는 통계 수치만 보고 한·일 민족간 차별은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는데…. -그 지적을 높이 평가한다. 허 교수 자료는 식민시기 생활수준이 최소한 수평을 유지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이는 수탈론 부정이다. 식민시기 경제성장을 30년대 후반의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근본주의·원리주의는 중세적 사고 ▶경제사 연구에 ‘민족’을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허 교수와 다른 관점인 것 같은데…. -우리는 민족근본주의에 빠져 있다. 모든 기준이 민족이다. 그러나 근본주의, 원리주의는 중세적 사고방식일 뿐이다. ▶박정희 시대를 민주와 인권으로 평가하면 어떤가. -그것도 다시 봐야 한다.10·26 뒤 사면복권된 사람이 800명도 안된다.4000만 인구 중 일부다. 보통사람들은 일상적인 생활을 했다. 암울했다기보다 외려 자기실현 과정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 안 그렇다면 당시 10%대의 고성장을 설명할 수 없다.800여명을 비용으로 중화학·자동차공업, 철강산업을 일으킨 것은 평가받을 일이다. ▶시대를 평가함에 있어 도덕적 관점은 무의미하다는 뜻인가. -도덕적 잣대로 국가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다. 그런 비판자들이 알아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나라 만들기’는 장기적 과정이다. 미국 흑인들은 1950년대에야 공민권을 얻었고 조선도 반석에 오르는 데 70년이 걸렸다. 각 시대는 각각 담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 이승만과 박정희도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 두번째는 헌법이념과 대의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권리·의무의 주체로서 나설 수 있는 ‘교양인’으로서의 국민이 있느냐다. 조선시대 소농 중심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근과거 집권세력은 상대적으로 청렴 ▶과거사 문제와 관련, 클린턴처럼 먼저 사과할 수는 없을까.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했다. 그리고 부패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과거 집권세력은 상대적으로 청렴했다고 본다. ▶결국 경제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보는 관점인 것 같은데. -어떤 사물을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 성숙한 자세다.20세기 우리 역사도 그렇다. 식민지에, 분단에, 전쟁에 얼마나 끔찍한 경험이 많았나. 비판할 일이 있으면 해야겠지만 기본은 통합으로 가야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이영훈교수가 주장하는 수량경제사란 이영훈 교수의 접근법은 수량경제사적 관점으로, 이는 서구에서 20세기 초부터 지속되어온 방법이다. 물가, 이윤, 임금 등 장기적인 경제지표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역사를 서술하자는 입장이 그것이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서구의 경우 90년대 들어 거의 폐기됐다는 반론도 있다. 통계로 인간의 삶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정부는 각종 거시경제지표가 건전하다고 발표하지만 서민들은 와닿지 않는다고 아우성이고, 언론은 정부가 실체를 제대로 모른다고 비판하기 일쑤인 점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 방법론은 60년대 이후 일본에서 활발히 다뤄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80년대 중반 안병직 교수가 주도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받아들였다. 수량경제사가 한국의 근대 문제를 본격적으로 건드린 것은 90년대 중반. 그러나 우리에게는 공신력있는 자료와 기록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서구 제국과 달리 근대적 의미의 통계가 도입된 것은 20세기 초였으니 그 이전 자료가 남아 있을 리 없었다. 이에 따라 낙성대팀은 양반가와 촌락의 각종 고문서에서 의미있는 통계치들을 추출해 냈다. 지금의 ‘가계부’ 개념과 비슷한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 출간되자마자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후기’ 등의 연구물도 이들 고문서에서 추출한 자료를 기초로 했다. 즉, 경북 예천의 박씨가 문헌, 전남 영암의 문씨가 계(契)문서 등을 통해 농촌경제를 분석하고, 족보를 분석해 인구사로 연구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물론 비판도 많다. 일본 학계의 논리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못한 또 다른 식민주의 폐해라거나 제한된 자료에 근거한 만큼 해석 역시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반론 등이 그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현대重노조 노사상생 선포

    “노사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관계다. 이제 투쟁 대상을 같은 업종의 외국 경쟁업체로 바꿔 우리 모두의 몫을 키워야 한다.” 현대중공업노조가 노사 상생을 바탕으로 21세기 선진노조 건설을 지향하는 이념과 강령을 새로 만들어 15일 오후 사내 체육관에서 1만 8000여 전체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선포식을 가졌다. 현중 노조는 노사가 상생으로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노조운동 이념 및 노조 강령 각 6개항과 선언문 3개항을 선포하고 이를 앞으로 노조활동 지표 및 잣대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강령에서 특히 분배와 관련해 “회사에 요구하고 투쟁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회사 생산성 향상에 적극 참여해 경쟁력과 파이를 키워야 공정한 분배가 이뤄질 수 있다.”며 분배의 실천대안도 제시했다. 탁학수 노조위원장은 “새로 정립한 이념·강령에는 선진·복지 노조의 위상을 반석위에 올려놓고 국민과 국가경제에 희망을 안겨주겠다는 노조의 뜻이 담겨 있다.”며 “기업 생존은 노사의 책임이며 상급단체·외부 노동단체·경쟁사 노동조합이 지켜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전문가들은 현중노조의 이번 선언이 현대차, 두산중공업 등 이념성향이 강한 대기업 노조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갑용 울산동구청장을 비롯한 현중노조 전 위원장 7명과 현장 활동가 14명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중노조 이념·강령 선포식은 노조창립 정신을 뒤흔드는 자본협력선포식이라며 철회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빈곤층 장애·노인에 일자리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들은 최근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근로부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근로부조제도는 빈곤층이나 차상위계층에 있는 장애인·노인·만성질환자 등에게 숲가꾸기, 거리 교통질서 정리, 공해방출 감시 등의 일자리를 맡겨 소득을 제공해주는 새로운 제도다. 자문위원들은 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기초연금제를 도입하고, 임금인상률 가이드 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려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주목된다. 자문위원들은 노 대통령에게 제출한 올해 1·4분기 의견서에서 “전체 빈곤층 가운데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적용을 받는 가구는 30∼40%에 불과한 실정”이라면서 근로부조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자문위원들은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사회보험 및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가 매우 커지고 있어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문위원들은 또 “임금 인상률이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하고 임금상승률을 공식화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처럼 생산성 향상과 물가상승률을 감안, 임금 인상률을 정해 2년 정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자문위원들은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인해 잠재 성장률은 2010년이면 4.2%로 떨어질 것이고, 총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경 이후에는 취업자 수의 절대 규모가 감소하기 시작해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일본 등의 선진국이 적극적인 재정지출 정책을 펴다가 재정지출 억제정책으로 전환했던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재정지출을 동원해 단기 경기부양에 나서는 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중앙PSAT연구소 실전풀이]

    다음 글은 세계적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동향과 우리나라의 FTA 추진에 대한 신문기사의 일부이다. #기사 1 이제는 노동·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의 투입에 의해 고도성장을 이루기는 어렵다. 인력도 늘지 않고, 근로시간은 줄어들고, 저축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생산성 향상 없이는 5%의 성장조차도 이룰 수 없게 됐다. 대외 개방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경제 성장의 필수요건이며,FTA는 이런 맥락에서 추진되는 것이다.(중략)물론 특정 계층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게 하면서 대외 개방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농업·농민·농가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 정책은 피해 계층에 적정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이들에 대한 보살핌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FTA 체결에 대한 판단은 냉철한 머리로 한국의 장래를 고려, 결정해야 한다.FTA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를 국제적 외톨이로 남게 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인도를 추락시킨다는 점을 정치 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사 2 중국과 인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선언했다. 친디아(China+India)로 불리는 두 나라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21세기 국제질서가 새로운 재편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리는 사건이다. 물론 중국과 인도의 현 경제 현실은 세계경제의 4분의1을 독차지하는 미국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두 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추세를 보이는 데다, 시장규모만으로도 세계 인구의 39%를 차지할 정도다. 중국경제의 미국 추월 시점은 이미 전문가의 학문적 탐구대상이 된 지 오래다. 양국은 이번 제휴과정에서 군사적 충돌 등 수십년간 갈등을 겪어 왔던 국경 분쟁을 상호 동등한 안보원칙에 따라 해결하는 외에,FTA 체결을 위한 기초작업을 벌여간다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우리의 시선을 먼저 끌어들이는 대목은 양국의 FTA 체결이다. 양국 경제의 통합은 세계 공장과 탁월한 정보기술(IT)간의 융합을 촉진,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에도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친디아 경제권에 매몰되느냐 아니면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최대 경제권을 시장으로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모두가 노력하기에 달려 있다. 위 기사에서 보여지고 있는 FTA에 대한 입장과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이 주장할 수 있는 것은. (1)시장의 진입 및 선점이라는 측면을 생각할 때, 이러한 FTA 전쟁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수년 내에 주요 교역국은 ‘그들만의 FTA 리그’를 완성할 텐데, 이 대열에서 소외되면 속절없이 2부,3부 리그에 남을 수밖에 없다. (2)FTA는 선택적 자유화이기 때문에 무역전환 효과가 발생하고, 이는 범세계적 차원에서 자원배분을 왜곡시킬 수 있다. 또 다수의 FTA가 체결되면 국가별로 관세율이 달라지고 원산지 증명을 해야 하는 등 수출입 비용이 늘어난다. 뿐만 아니라 협상 과정에서 정치적 이유로 특정 품목의 개방 폭과 속도가 결정되면 이는 국내산업 구조조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3)FTA의 필요성은 물론 기대되는 이익과 불이익, 피해산업 지원대책 등에 대해 매스컴 등을 통해 충분히 설명하고 협상 진행과정과 주요 쟁점 등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4)경쟁력이 없는 주곡 생산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농업진흥지역으로 묶어둔 농지를 지자체의 개발계획에 따라 주거 및 산업 용지, 레저·스포츠, 시설용지 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문전옥답(門前沃畓)이 비탈진 야산보다 가격이 훨씬 낮은 모순을 없애고 농민들의 자산소득을 적절히 보장해 줘야 한다. (5)산업경쟁력은 정부가 보호만 한다고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방을 통한 치열한 경쟁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뼈를 깎는 자기혁신으로 향상될 수 있다. ●풀이 및 정답 위 기사는 FTA 추진이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며,FTA 실시로 인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까지 마련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친디아 경제권과 같이 우리나라도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필자의 견해와 달리,FTA 체결로 인해 발생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2)가 정답이라 할 수 있다.
  • [‘생존위기’ 사과농가] 중국산 수입대기·묘목값 급등 ‘죽을맛’

    [‘생존위기’ 사과농가] 중국산 수입대기·묘목값 급등 ‘죽을맛’

    “중국산 사과가 수입되면 사과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입니다.”경북 영주시 풍기읍 이영철(58)씨는 요즘 표정이 어둡다. 중국산 사과가 수입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30여년 동안 사과농사를 지어왔다는 이씨는 “쌀에 이어 중국산 사과까지 개방하면 농민들은 다 죽으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그동안은 작황이 부진해도 가격이 높은 것으로 위안을 삼았으나 이제는 이것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낙담했다. 이처럼 중국산 사과 수입과 관련해 농민들의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지난 1997년 경북 안동시 일직면에 정착,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강화수(42)씨는 “인건비와 농자재 가격 등이 매년 상승하는 데다 최근에는 쌀농사가 전망이 안보여 사과농사로 몰리는 바람에 사과 묘목값도 1년새 3배나 급등했다.”면서 “이같은 현실에서 수입개방까지 되면 농민들의 설 땅은 없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 가금면 정구봉(60)씨는 “정부가 말끝마다 농민을 생각한다면서 막상 정책은 이와 동떨어지게 추진한다.”며 “수입시기를 최대한 늦춰 농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 최대 사과 주산지인 경북 북부지역 시장·군수들도 발벗고 나섰다. 안동시 등 15개 시장·군수들은 최근 영주시청에서 모임을 갖고 ‘경북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사과 수입에 대해 적극 대처하고 대정부 건의를 위한 창구도 일원화하기로 했다. ●수입 개방은 시간문제 중국산 사과의 수입 개방은 시간문제다. 현재 중국산 양벚(체리)에 대한 수입위험평가가 진행 중이다. 이 평가가 마무리되면 사과에 대한 평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8월 사과에 대한 수입위험평가를 우리 정부에 신청했다. 병충해 유무를 검증하는 8단계 수입위험평가를 통과해야 하지만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이내에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사과가 수입되면 국내 사과시장은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 뻔하다. 중국산 사과 값이 국산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이다. 농협조사연구소에서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사과 주생산지인 산둥성과 허베이성, 산시성 등 3곳을 방문,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에 4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수입됐을 경우 관세, 해상운임, 통관비, 수입업자 수수료 등을 붙여 국내 농산물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가격은 8720∼9490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산의 3분의1수준이다. 국산 사과 값은 2만 7000원 정도이다. 농협조사연구소 오정윤(34)조사역은 “중국산 사과 값이 싼 것은 인건비가 낮은 데다 1990년 이후 우수품종 도입, 대량 생산, 재배기술 향상에 힘써 생산성을 높인 결과”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2100만t으로 우리나라 38만t의 55배에 이른다. 중국산 사과의 품질도 국산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농협 조사팀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이시종(충북 충주) 의원은 “중국 사과생산지 3곳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당도·경도·육질 등을 비교한 결과 국산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특히 산시성 일대는 해발 1200m의 고지대로 병충해가 적어 연간 15차례 농약을 살포하는 우리와 달리 4차례 정도만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2002년 10월 캐나다 수출을 계기로 전 국토의 8분의1에 이르는 121만㎢를 ‘병충해 무발생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사과수출에 전력하고 있다. 중국 사과가 수입될 때 쯤이면 일본과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일본산 고급 사과도 수입될 전망이다. 국내 과수농가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일본의 품질 공세 사이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우려가 높다. ●품질 고급화·생산성 향상 급선무 경북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인 권영창 영주시장은 “사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고급화와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키 낮은 사과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사과 유통근대화사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도사로 목회활동을 하다 농촌이 좋아서 귀농했다는 경북 안동시 북후면 이상호(46·사과농사 7년째)씨는 “중국산 사과수입을 품질 고급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유기농법으로 무공해 사과를 생산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시 금릉동 유종현(47)씨는 “농산물 수입은 이미 대세여서 막을 수가 없다.”면서 “농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주·안동·충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LG ‘블루오션’ 전략 주도

    LG ‘블루오션’ 전략 주도

    “피 튀기며 싸울 필요없다.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 경쟁이 무의미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라.” 구본무 LG 회장이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 기술과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이른바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을 적극 추구하라는 ‘어려운 숙제’를 냈다.LG는 구본무 회장과 강유식 ㈜LG 부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노기호 LG화학 사장 등 CEO들이 25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LG스킬올림픽에서 의식변화 주도, 전문가 육성, 시스템 정비와 같은 ‘블루 오션’ 전략의 도입 및 적극적 활용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루오션’ 전략은 경쟁이 심해 피투성이로 싸우는 시장(레드 오션·Red Ocean)에서 경쟁자를 이기는 데 집중하는 대신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 즉 블루오션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또 가치와 비용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가치와 비용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레드오션과 다르다. 저가 출혈경쟁으로 중견기업들이 쓰러지고 있는 PC시장이 레드오션이라면 MP3플레이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애플의 ‘아이팟’은 블루오션 전략을 잘 활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사업모델이나 제품을 생각할 때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등과 같은 일상적 개선활동 외에 우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검토해서 근본적인 차별화 노력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LG는 지난 1947년 창업 이래 라디오·전화기·TV·세탁기를 포함, 생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제품들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독창적인 사업영역을 개척해 왔기 때문에 블루오션 전략을 위한 기반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농업공학 연구소

    [산하기관 탐방] 농업공학 연구소

    한국 농업기계화의 현주소를 알고 싶으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농업공학연구소를 찾으면 된다. 농촌진흥청 산하기관인 농업공학연구소는 농민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농업 관련 자동화·공장화·지능 로봇화 장비를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그동안 이곳에서 개발된 농기계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표적인 장비로는 온실의 겨울철 난방비 절감을 위해 작물이 자라는 부분만 손쉽게 난방할 수 있는 ‘중앙권취식(捲取式·두루마리식) 보온터널 자동 개폐장치’와 땅속 3m 깊이의 지열(地熱)을 끌어내 온실 냉난방에 활용하는 ‘지열-히트 펌프 시스템 등이 있다. 이 중 ‘중앙권취식 보온터널 자동 개폐장치’는 최소한의 난방 공간을 유지, 생산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버튼 하나로 ‘비닐 보온터널’이 자동으로 여닫히는 등 사용이 간편해 캐나다, 일본 등지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마늘 파종기를 비롯한 마늘쪽 분리·선별기, 마늘 수확기 등은 생산비를 절감시켜 국산 마늘이 수입 마늘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뒷심이 되고 있다. 사과, 복숭아, 감귤 등의 당도와 산도를 실시간으로 판정·등급화할 수 있는 ‘비파괴 당산도 판정시스템’은 각종 과일의 부가가치를 10∼30%까지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친환경 농업을 위해 개발한 ‘종이멀칭 이앙기’는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종이를 논에 깔면서 이앙하는 농기계로, 친환경 고부가가치 쌀 생산에 한몫하고 있다. 이밖에 원적외선 방사 파장을 쌀 건조작업에 활용한 ‘원적외선 곡물 건조기’와 가공한 쌀을 씻지 않고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무세미 조세시스템’도 고품질 쌀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연구소의 이같은 시설과 장비는 일반에 개방돼 있어 연간 2000여명의 농민과 농업 관련 종사자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이달 말 완공을 목표로 개·보수 중인 전시관에는 2층 1562㎡ 규모로, 트랙터·경운기·이앙기를 포함한 주요 농기계는 물론 재래 농기구 등도 전시돼 있어 농기계 발전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특히 연구소에서 개발한 승용 경운기, 파종기 및 이식기, 수박·참외 등 박과 채소 접목 로봇, 무인 경운트랙터 등도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씻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사과 생산을 위한 살균·세척시스템과 사과·배 등 비파괴 선별시스템 등 20여종의 장치도 볼 만하다. 연구소 내 바이오 메카트로닉스 연구실, 파종이식기계 연구실, 정밀농업기계 연구실 등 19개 연구실은 미리 신청하면 언제든지 둘러볼 수 있다.(031)290-1800.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전자태그 ‘생활혁명’ 이끈다

    전자태그 ‘생활혁명’ 이끈다

    ‘한달 전 수입한 쇠고기에서 광우병 의심, 당국 유통 경로 추적….’ 이런 상황이 일어났다면 지금과 2년후의 대처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까. #장면1(2005년 5월) 당국은 유통경로를 쫓기 위해 부산하고, 언론은 구멍뚫린 수입 및 방역체계를 질타한다. 하지만 정부는 시스템 부실로 어려움을 겪는다. 음식점에는 불안한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장면2(2007년 8월) 유통경로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수입때 부착해 놓은 RFID를 통해 유통망을 추적, 남은 양을 수거한다. 유통이 안 된 고기를 먹을 수 있어 국민 불안도 없다. 휴대전화에도 곧바로 유통경로 표시가 뜬다. ‘전자태그(RFID)’를 통한 물류·유통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RFID란 물품이나 휴대전화에 칩을 장착, 사물을 지능화·네트워크화하는 기술. 현재 폭넓게 사용 중인 ‘바코드’, 스마트카드 기술보다 응용 범위가 넓어 ‘생활 혁명’을 예고한다.2∼3년이면 우리의 실생활에 적용될 전망이다. ●어떤 산업인가 정보통신부는 지난 9일 ‘U(유비쿼터스) 코리아’를 실현하기 위한 분야별 전략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북한 개성공단을 오가는 전략물자와 사람, 차량에 RFID를 부착, 통행·통관 절차를 간편화하고 전략 물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품에 RFID용 IC칩을 내장해 무선주파수를 이용, 정보를 읽어내겠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모든 분야에 적용되면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간의 의사 소통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환경’이 된다. ●어떤 용도로 쓰이나 시장 잠재성이 무궁무진하다. 물류, 유통에 이어 국방, 조달, 건설, 교통 등 전 산업에 이른다. 수입 쇠고기에다 RFID를 적용하면 유통경로를 파악할 수 있어 상품의 질과 내용을 보고 구매가 가능하다. 길 안내 및 위치정보 검색도 쉽다. 신호등과 교통 안내도는 물론 어린이의 위치와 주변장소 등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동·식물원에 갔을 때에는 동·식물에 부착된 RFID로 이들의 모든 정보를 알 수 있어 현장 교육용으로도 알맞다. 또 여행용 가방에 RFID를 부착해 놓으면 추적이 가능해 찾는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김포∼제주간의 수화물에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가짜 의약품 유통을 막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자동차 타이어에 RFID를 부착해 놓으면 공기압이 떨어질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기술수준 선진국에 비해 2∼3년 늦어 미국, 유럽, 일본 등 IT 선진국은 수년 전부터 기술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월마트, 테스코, 메트로 등은 RFID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 월마트는 상품을 납품하는 100개 거래처에 지난 1월부터 RFID 부착을 의무화했다. 내년 1월까지는 300개사로 확대한다. 우리나라는 이들보다 2∼3년 뒤졌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는 강하다. 정통부는 지난해 6개 시범사업 추진에 이어 올해는 6개 선도사업의 주관 기관을 선정했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지난 2월 인천 송도에 RFID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2010년에 세계 시장의 7%(53억 7000만달러)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1개당 RFID 공급가도 지난해 초 1000원에서 500원대로 하락, 응용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LG·SK 앞다퉈 준비중 삼성,LG,SK 등 업체들은 미래 핵심 부가산업으로 보고 앞다퉈 준비 중이다. 칩의 경우 올해 안에 본격 생산된다.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원은 핵심 칩과 고정형 및 휴대용 리더기를 9월 출시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수출용으로 RFID를 내장한 냉장고 등 전자제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제일모직은 RFID 기반 미래매장 등에 투자하고 있다.LS산전도 지금의 시장 규모보다는 잠재성을 중시,2008년에 이 산업을 개화시킨다는 목표로 선투자에 적극적이다. 올해부터 태그 양산라인을 가동시키기로 하고 지난 10일 천안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모바일 RFID는 내년 하반기에 시범 서비스를 한다. 단말기에 RFID 리더 칩을 내장해 물품 정보를 검색·구매하는 것이다.SK텔레콤은 유통 및 물류쪽과 RFID가 연계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KT&G와 제휴해 RFID를 이용한 원산지 표시 공동 프로젝트를 시범으로 진행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채종석 단장은 지난 9일 ‘U 코리아’ 행사장에서 모바일 RFID와 관련,“국제 표준화 문제,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 등이 해결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전자태그(RFID)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란 정보 축적과 발신 기능을 가진 칩을 통해 고주파 신호를 받아 내장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좁쌀보다 작아 옷이나 사물, 공간 등 어디에나 부착이 가능하다. 사용 중인 바코드는 가격, 제조일 등 간단한 정보 축적만 가능하지만 RFID는 기억 용량에 제한이 없다. 원산지, 이동 과정, 제품 상태 등을 담을 수 있다. 무선으로 신호를 주고받아 시간·거리에 제한이 없어 기존 IT 시스템과 실시간 정보 교환도 가능하다. ■ RFID 시범사업(2004년 선정) 1)‘물품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조달청) -사업자 LG CNS.3215점의 정부 구입 물품에 부착.30% 생산성 향상 기대.5월 구축 완료. 2)‘국방탄약관리시스템 사업’(국방부) -사업자 LG히타치. 실시간 탄약 재고관리로 5∼10% 공간 효율성 증대 효과. 3)‘수출입 국가물류 인프라 지원사업’(산업자원부) -사업자 이씨오. 화물 추적으로 인해 약 687억원의 인건비와 통신비 절감 기대. 4)‘수입소고기 추적서비스’(국립수의과학검역원) -사업자 한화S&C. 수입 통관부터 가공·유통·판매과정 추적. 원산지 및 검역정보 행정기관과 소비자에게 제공. 향후 10년간 생산유발 효과 1조 3600억원 추정. 5)‘항공수하물 추적통제시스템’(한국공항공사) -사업자 아시아나IDT. 제주공항에서 김포·부산·대구·광주·청주공항간 구축. 6)‘항만물류 효율화 사업’(해양수산부) -사업자 사이버로지텍. 경인내륙화물기지에서 철도터미널, 항만터미널까지 구축.8월 완료 예정. ●RFID 선도사업(2005년 선정) 1)‘감염성 폐기물 관리시스템’(환경부) -병·의원의 폐주사기, 장갑 등 감염성 폐기물 수거 박스에 부착. 창고 입고부터 최종 인계·처리하는 시점까지 실시간 관리시스템 구축. 2)‘신무기체계(R-15K) 자산관리시스템’(공군본부) -‘공군 F-15K 전투기 부품’ 등에 부착해 신무기 관리체계를 체계화하는 시스템. 3)‘개성공단 통행 및 전략물자 관리시스템’(통일부) -개성공단 반·출입 PC와 전략물자, 인원(북한방문증명서), 차량(수송장비운행 승인서) 등에 부착. 4)‘대관령 한우 관리시스템’(강원도) -평창군 대관령지역 한우농가 대상 사업. 생산, 도축, 가공 단계까지 한우 이력 관리. 5)‘항공화물 관리 시범사업’(인천시) -인천국제공항 항공화물터미널의 항공 수하물을 적재하는 화물 탑재용기에 RFID를 부착. 6)‘u-뮤지엄 서비스’(국립현대미술관) -웹 포털과 연계, 작품 정보를 제공하고 작품의 도난 방지. 수장고의 입·출고 관리와 이력관리, 티케팅 서비스 등에도 적용.
  • [혁신 공기업 탐방] 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 탐방] 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인터뷰

    한국전력공사(KEPCO)는 종종 ‘공룡’에 비교된다. 직원 수 및 자산 규모 등 외형적인 크기가 재벌기업 못지않게 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룡은 제때 변화하지 못해 멸종됐다. 한준호 사장도 이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장은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직내 벽을 없애지 않으면 변화에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 패거리 문화의 상징이었던 직군을 파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공기업 최초로 ‘부조리 신고 포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범주다. 한전이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데는 이같은 이유가 있었다. 한 사장과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다.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혁신의 방향부터 설명해 달라. -어느 조직이나 변화를 싫어한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강제적인 개편이 뒤따를 수 있다. 지난 2002년 4월 전력산업구조 개편에 따라 한전 조직이었던 발전부문이 6개 자회사로 떨어져 나갔다.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거대한 한전 조직을 유연한 조직으로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잭 웰치가 GE를 이끌면서 벽없는 조직을 만든 것처럼 한전 조직내 그래도 남아 있는 벽을 깨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한전은 내부에 파벌과 패거리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경영의 핵심은 올바른 인사에 있다. 인사제도의 혁신은 유연한 조직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그래서 보직인사 때 직군을 없앴다. 조직간 벽을 허물어 화합을 유도하려는 차원이다. 실제로 1직급 보직인사 때 사무·배전·송변전 등 직군에 관계없이 인사를 단행했다. 또 국제무대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할 글로벌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2015년까지 세계 최고의 글로벌 종합에너지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영역별·지역별·직무별 전문가집단을 양성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총 인력의 10% 수준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우리의 시야를 국제무대로 넓히고 각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벽은 허물어지고 조직활력이 높아질 것이다. 공기업 이전 문제가 큰 이슈다. 모두들 한전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복안이 있나. -한전이 먼저 어느 곳으로 이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정부 방침에 충실히 따르겠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복안을 짜고 있다. 공기업 최초로 ‘부조리신고 포상제도’를 만들었다. 이같은 윤리경영으로 부방위 청렴도 조사에서 최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한 것 같다.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가. -윤리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요체다. 취임 이후 무엇보다도 윤리경영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했다. 그 결과 부방위 청렴도 평가에서 15개 공직 유관단체 중 4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3년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서 상위권으로 크게 도약한 것이다. 향상도면에서는 전체 조사대상 기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조리신고 포상제도를 신설했고, 전자공개 입찰제도를 확대했다. 청렴계약제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변화와 혁신은 전직원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한전은 규모가 커 직원들의 의식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작은 물은 쉽게 물길이 바뀌나 지속성이 없다. 반면 큰물은 그 물길이 더디게 바뀌나 한 번 방향을 잡으면 파급력이 대단하다. 규모가 큰 것이 단점이자 장점일 수 있다.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직원들의 의식변화라고 할 수 있다.21세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고 우리 회사가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고, 그러한 변화는 타율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주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종전 계약관계에선 한전이 갑이었고, 하청업체가 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갑이 아닌 을의 자세에서 한전의 모든 제도와 절차를 개선하고 있다. 고객의 불편을 사전에 예방하고 민원사항을 적극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다.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비결은. -고객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한 것이 이유라고 생각한다.1984년부터 최근까지 소비자물가는 153% 상승했지만 전기요금은 4.7% 인상하는 데 그쳤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저렴하다. 한국이 당 74.58원인 데 반해 일본 201원, 미국 79.02원, 영국 106.28원 등이다. 고급화·다양화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서비스도 혁신했다. 이사하는 고객의 전기요금 계산을 24시간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세금계산서·전기요금 납부증명서도 인터넷으로 발급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추진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해 달라. -국가간 장벽이 없어지고 있다. 전력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한전이 갖고 있는 역량을 결집해서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의 전력 성장률은 연 10%에 달할 정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이같은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매년 3000만 이상의 발전설비의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허난성에 10만 규모의 순환유동층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한준호 사장은 한준호 사장은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섭섭한 에너지정책 전문가다. 동력자원부 자원개발·석유가스국장, 통상산업부 자원정책심의관·실장을 지낸 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공직생활 30여년 동안 에너지 분야에서만 20여년을 근무했다.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중소기업청장과 한국생산성본부회장, 대통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역임하며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업무수완을 발휘했다. 한 사장은 등산 경영론자다. 국내 대부분의 산을 가봤을 정도로 산을 좋아한다. 특히 직원들과 함께 등산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끈끈한 정을 나눈다. 지난 2월에는 임원들과 한라산을 등반하며 ‘산상 경영전략회의’를 가졌다. 그는 “산을 오를 때는 왼발과 오른발이 같이 움직여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거나 “나무와 바위, 계곡, 풀 등이 제자리에 있어야 산이 산답다.”고 강조한다. 모든 직원이 제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조직의 승패가 갈라진다는 얘기다. 2000년에는 경희대 대학원에서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활성화 요인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늦깎이’이기도 하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출입기자 등 동력자원부에 마지막까지 몸담았던 ‘막동회’ 회원들과 가끔 어울린다. ▲경북(60) ▲경북고·서울대 법학 ▲행시10회 ▲동자부 공보관 ▲산자부 기획관리실장 ▲중소기업청장 ▲중기특위 위원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사업장별 267개 소규모 봉사회 구성 한국전력공사의 사회봉사활동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업무의 특성상 산골오지에 사는 어려운 주민까지 대하다 보니 봉사활동이 오래 전부터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한준호 사장의 취임과 함께 사회봉사활동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사업장별로 이뤄지던 봉사활동을 조직적으로 이뤄지게 한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5월 전국의 사업장에 있던 소규모 봉사회를 267개 봉사단으로 구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의 봉사단원만 4033명에 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봉사활동을 위한 성금도 자발적으로 거뒀다. 전체 직원 2만명 가운데 89%인 1만 7400명이 성금을 내 모두 8억 6000만원을 마련했다. 사측도 봉사단 활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직원들이 거둔 성금에 해당하는 8억여원을 지원, 지난해에만 16억 6000만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봉사활동은 한전의 특성을 살렸다. 우선 저소득층에게 효율이 높은 조명기기를 무상으로 달아주는 사업을 했다. 지난해에만 5000가구에 고효율기기를 지원했다. 올해는 5만가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혹한기나 혹서기 동안 전기요금이 체납된 고객에 대해서는 단전을 유보하는 한편 저소득 가정에 대해서는 전기요금을 대신 내줬다.2437호 가정에 1억 2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저소득 가정에 대한 전기요금은 봉사기금과 별도로 캠페인을 통해 마련했다. 지난해 9월부터 2개월 동안 한전 직원들이 ‘빛 한줄기 나눔 캠페인’을 통해 1억 5000여만원을 추가로 조성했다. 지난 1월에는 간부급도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부장급 이상으로 승진한 222명 전원이 일산홀트복지타운과 가평꽃동네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한전은 2일부터 시작되는 어린이주간에는 미아예방을 위해 전국 놀이동산 등에서 어린이들에게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달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을 때는 송전선로 보호를 위해 직원들이 산불진화에 나섰다.”면서 “앞으로도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한전의 특성을 살려 사회공헌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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